☆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라온하제 공용 게시판 - http://linoit.com/users/ho3fox/canvases/Houen3
그 애. 여전히 헐렁해 보이는 하얀 티셔츠 한 장과 품이 넓어 보이는 반바지 하나로 미리내를 어슬렁거리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본다면 웬 어린애 하나가 보호자도 없이 이 추운 미리내를 어슬렁거린다고 이야기하겠지만, 그 애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그 애가 안쓰러워 보인 다른 이들에게 약간의 원조를 받기도 했습니다. 돈이 없는 이로 보였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애는 어스름이 넘어가는 불빛의 노을이 지고, 완연한 밤하늘이 피어오르자 성큼, 걸음을 옮겼습니다. 언제나의 언덕으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그 애는 조막만 한 키로 성큼성큼 언덕 위를 올랐습니다. 얼떨떨하게 받은 손수 짠 목도리라던가, 모자를 들고 그 애는 완만한 언덕을 제집인 양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언덕 위로 올라온 그 애는 금방 다른 이의 기척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혹여 미리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인물이라면 바로 공격할 수 있도록 만발의 준비를 한 채였지만, 언젠가 보았던 인물이 그 애의 시리도록 푸른 시야에 맺혔습니다. 그 애는 작달한 키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습니다. 맨발에 소복소복 밟히는 보드라운 하얀 눈의 촉감은 언제나 좋았습니다.
"...저기..."
그 애는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조그마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습니다. 왠지 분홍빛으로 빛나는듯한 모습이, 빛을 가리는 밤하늘이라도 잘 보이는 것 같않았습니다. 그 애는 어쩐지 추워하는 상대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불쑥 말을 걸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라는 진부한 인사는 눈인사로 대신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추워요?"
그 애는 받은 목도리라던가 모자는 별로 필요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 애는 차가운 눈송이 바닥에 구르고 싶어하는 이였습니다. 그 애는 손에 든 목도리와 모자를 불쑥, 상대에게 내밀었습니다. 그 애는 순진한 듯, 차갑게 빛나는 청청한 눈동자로 상대를 보고 있었습니다.
한 번 나오기 시작한 재채기는 쉽게 끊기지 않았다. 너무 오랜만에 이런 미리내의 추위를 느껴서일까, 몸이 조금 놀란 것 같기도 했다. ...마음의 준비는 단단히 하고 왔는데도 말이예요... 이러다가 또 한동안 앓아 눕는 것은 아닐까, 싶긴 했지만, 가지 말라는 론의 말을 들을 걸 그랬나봐요... 싶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오늘은 꼭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보고 싶었기에 나름대로 고집 아닌 고집을 부려 결국 다행히도 별을 보는 데에는 성공했다. ...너무 춥기는 했지만.
애써 목에 두른 목도리를 두 손으로 붙잡지만 바들바들 떨리는 몸을 어찌하지는 못할 무렵,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한 박자 늦게 움찔, 하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마주친 푸른 눈동자와 잿빛의 긴 머리카락의 한 '신' 님. 자신보다도 훨씬 더 작은 그 '신' 님을 서로 다른 색의 멍한 두 눈동자로 바라보다가 몇 박자나 늦게서야 뒤늦게 ...핫, 하고 정신을 차렸다.
"아, 안녕하세요, '신' 님...!"
황급히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허리를 꾸벅, 숙여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추위 때문인지 빨갛게 물든 얼굴로, 고개를 느릿하게, 작게 끄덕끄덕였다.
"......네, 조금... ...제가 받아도 괜찮으신가요?"
자신에게 내밀어진 목도리와 모자와 '신' 님을 번갈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천천히 두 손을 내밀어 그것들을 받아들었다. 꾸벅, 다시 허리를 숙이며.
"...정말로 감사합니다, '신' 님. ...저는 리스라고 하는 평범한 홍학이예요. ...'신' 님의 성함을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으며 공손히 자기 소개를 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갸웃했다. 가끔씩 스쳐지나가듯 뵌 적은 있던 '신' 님이셨지만, 제대로 만나는 것은 지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호기심과 알고 싶다는 마음이 멍한 두 눈동자에 희미하게 반짝였다.
>>802 아니예요, 소아주! 소아주의 필력이 얼마나 대단한데요! 위에 독백들도 그렇고, 늘 감탄하고 있다구요! XD(야광봉) 그리고 낭만적이죠! 그래서 좋아요! XD 뭔가 소아의 홈그라운드로 놀러간 느낌...! 심지어 소아는 미리내의 관리자 님이시기도 하니까요! 그러니 소아의 귀여움이예요! XD 그리고 오타는 괜찮아요! 저도 오타 많이 나니까요...ㅎㅎㅎ
그 애는 받아도 괜찮으냐 묻는 상대의 질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조그만 손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그 애는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목도리와 모자를 내밀고 있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대로 받지 않는다고 해도 그 애로서는 아무렇지 않을 테지만, 역시 받아주는 쪽이 더 좋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찬찬히 받아들여 주는 상대에 그 애도 자연히 일자로 무표정이 펴져 있던 입가를 조금은 위로 호선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그 애는 상대의 자기소개에도 시퍼런 안광을 멍하니 띄우고 있다가 금방 고개를 갸웃거리고 말았습니다.
"평범...?"
그 애는 멍한 표정으로 금방이라도 다른 세계로 들어가버릴 것 같았습니다. 멍한 표정을 짓던 그 애는 금방 정신을 차린 듯, 이름을 조그맣게 말하였습니다. 소아, 라고 자신의 이름밖에 말하지 않은 그 애는 멍하니 리스를 한 번, 하늘에 떠 있는 별빛을 한 번 보았습니다.
"...리스님도, 별을 보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그 애는 문득 발그란 입술을 열고 물었습니다. 무수한 별을 보던 그 애는 어느새 리스에게로 시선을 옮긴 채였습니다. 싫어한다고 해도 어쩌진 않을 테지만, 이렇게 추운 곳의 별을 일부러 보러오는 `평범한` 신은 없을 것이었습니다. 그 애는 그만, 앞에 있던 리스를 상당한 괴짜라고 문득 생각해버린 걸지도 모릅니다.
"...저도 평범한 눈표범이에요."
그렇게 그 애는 늦은 자기소개를 문득, 띄엄띄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애의 푸르른 눈동자가 다시금 쏟아지는 별빛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헐렁한 하얀 반팔 티셔츠는 모른척하며, 불어오는 겨울의 매서운 바람을 온몸으로 받으며 말입니다.
'신' 님께서 살짝 미소를 짓자 기쁜 마음에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던 것도 잠시, '신' 님께서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시자 한 박자 늦게 똑같이 고개를 갸웃했다. ...뭔가... 제가 잘못 말씀 드린 걸까요...? 조금은 불안한 마음에 살짝 눈치를 보며 고민하던 중, '소아'라는 말이 들려오자 느릿하게 두 눈동자를 깜빡였다.
"...소아... 소아 님이셨군요. 만나뵙게 되어서 정말로 영광이예요, 소아 님."
기쁜지 작게 배시시 웃으며 다시 한 번 더 소아 님께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소아 님의 질문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별 씨들이 보고 싶어서... 다솜에서 열심히 미리내로 찾아왔답니다. ...환각으로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진짜 별 씨들이 보고 싶어서..."
그리고 다행히도 그렇게 고생한 보람이 있는 풍경이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밤하늘에는 쏟아질 듯한 별들이 가득히 빛나고 있었으니까. 어둠과 빛들이 대비되는 그 아래에 서있는 분홍색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다 이어진 소아 님의 말씀에 깜짝 놀라며 다시 소아 님을 바라보았다.
"...소아 님께서도... 이신가요? 하지만 소아 님께서는 '신' 님이시지 않나요? '신' 님들께서는 결코 평범하신 분들이 아니신데..."
약간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멍하니 소아 님을 바라보다가 문득 겨울 바람이 불어오자 살짝 몸을 떨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하지 않았던 소아 님의 목도리와 모자를 들고, 소아 님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소아 님께서는 춥지 않으신가요? 마음은 정말로 감사하지만... 저보다는 소아 님께서 하시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이 목도리 씨와 모자 씨..."
그 애는 높게 묶인 머리카락 사이로 아무것도 없는 휑한 자신의 가느다란 목덜미를 살며시 만졌습니다. 머리를 묶은 채로, 거기다, 바람이 숭숭 들어 올 것만 같은 반팔에, 짧은 반바지라면, 역시 `평범` 이라는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을 모양입니다. 그 애는 그러나, 리스의 말에 다시금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다면, 리스님도 `신`이시잖아요?"
어째선지 맞물리지 않는 대화였습니다. 그 애는 그저 상대의 말에 따라 자기소개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 방법은 좋지 못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 애는 걱정스러운 리스님의 말에 그저 대답했습니다. 담백하고, 상냥하지는 못한 몸짓이었습니다.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라, 라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그 애는 직은 두 손의 주먹을 꼬옥 쥔채 양팔을 벌려 자신이 하는 복장을 보라는듯했습니다.
"...저는 이 날씨가 좋아요."
그리고 당당히도 이렇게 매섭고 추운 바람과 날씨가 좋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역시 평범한 신들은 기함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애는 아직도 그 애가 준 목도리와 모자를 들고 재채기를 할 듯 말 듯한 분홍색 동그라미에 시선을 던져두었습니다.
소아 님의 말씀에 대한 대답은 한참만에야 머뭇거리며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완벽한 문장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야 '저는'이라는 말 뒤로는 그 어떠한 말들도 더 덧붙여지지 않았으니.
예전 같았으면 곧바로 "저는 '신' 님이 아니예요, 소아 님." 하고 대답했겠지만... 지금까지 너무나 혼란스러운 일들이 많았기에. ...저는... 어째서 곧바로 '신' 님이 아니라고 대답할 수 없는 걸까요? 이것조차, 진짜 '신' 님에 대한 무례가 될 수 있는데...
"......"
그러나 여전히 대답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자연스럽게 흐지부지 말을 넘어가게 되었다. 그 대신 소아 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감탄하듯 순수한 눈동자을 반짝반짝 빛내었다.
"...소아 님께서는 겨울 씨의 날씨가 좋으신가요? 대단하세요, 소아 님! 역시 '신' 님께서는 강하신 거군요...!"
두 손까지 꼬옥, 주먹 쥐어 동경과 존경 어린 두 눈을 초롱초롱 빛냈다. 자신은 추위에 버티는 것도 고작이었는데. 그렇기에 결국 참지 못하고 재채기를 작게 하다가, 잠시 고민을 하곤 소아 님의 말씀에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목도리 위에 또 목도리를 하고 모자까지 머리에 살짝 썼다. 얼굴이 반 이상 가려졌지만, 덕분에 추위가 조금은 가시는 듯한 느낌이었다. ...따뜻해요.
>>824 >>827 소아주의 상냥함과 소아의 귀여움에 역으로 제가 반해버릴 것 같아요...8ㅅ8(???) 그리고 아니예요, 소아주! 아직 괜찮아요!ㅋㅋㅋㅋ 어차피 주말이니까 불태울 거예요! XD >>826 아니면 은호 님께서 수고하시지 않게 리스가 환각으로 보여줄 수도 있지요! :)
그리고 소아의 엄마는 은호 님, 소아의 아빠는 가온이가 되는 거군요! :D(깨달음)(???)
>>832 소아 너무 귀엽죠! XD(야광봉) 사실 보고 싶은 장면이라든가 그런 게 있다면 리스에게 말씀해주시면 보여드릴 수 있답니다! 단, 환각들은 리스의 기억과 상상에 의존해서 그것들을 벗어나면 조금 어렵지만요... 그리고 족보가 꼬여도 재밌지 않나요? 엄마 은호 님, 아빠 가온, 이모 백호, 딸 누리, 아들 소아! 완벽하네요! :D(???)
그 애의 시리도록 푸른 눈동자는 무구히 빛나며 별빛에 반짝이는 홍학을 보고 있었습니다. 어떤 대답이 나올지도, 혹은 나오지 않을 그 분홍 입술에 파란 시선이 맞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애는, 길고 긴 대답을 기다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애는 듣지 않아도 괜찮고, 들어도 괜찮을, 그런 행동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네 맘대로 해라.` 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아뇨, 저는 그저 눈표범이기에 이런 날씨도 끄떡없는 거랍니다. `신` 이라서 강한 게 아니라요."
그 애는 담담히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날씨와 상관없는 이들이야 있겠지만, 그 애는 좀 더 본능적인 면을 강하게 타고난 아이였습니다. 거기다, 다른 이들과 같이 자란 경험이 없다 보니 돌려 말하기도 할 줄 몰랐습니다. 그저 그 애는 순수히 그 애의 감정을 상대에게 쏟아부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애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애는 얼굴 반이 가려지는 목도리를 보며, 역시 저 목도리는 자신이 쓰면 안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리스님이 저 정도라면, 그 애가 썼다면 아예 앞이 안 보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애는 따뜻하다며 기쁜 표정을 짓는 리스님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높다랗게 묶인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끄덕였습니다.
"네, 별씨들을 보러 왔어요. 항상 오는 곳이에요."
그 애는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리스님과 조금 떨어져 곧바로 푹신한 눈밭 위로 몸을 내던졌습니다. 이렇게 누워서 보는 별빛이야말로, 그 애의 하루의 마무리에 제격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애는 멍하니 빛나는 별 무리를 보다가, 리스님께 말했습니다.
"...리스님도 누워보세요. 등은 차가울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누워서 보면 별씨들이 더 많이 보여요."
조용히, 멍한 표정으로 소아 님의 말씀을 따라서 중얼거려 보았다. 마치 이 혼란스러움을 대변이라도 해주듯이, 그 말씀을 몇 번이고 반복하고 난 후에야 중얼거림이 멈추었다. 자신과 홍학. 소아 님과 눈표범. 그리고, '신' 님. 어딘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는 것만 같은, 그 혼란스러움. 푸르디 푸른 소아 님의 눈동자의 색이나 소아 님의 색은 자신에게는 전혀 없는 것들이었기에 멍한 눈빛으로 소아 님을 바라보다가, 결국 희미한 미소를 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혼란스러움이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자신보다도 훨씬 더 작고 어려보이는 작은 '신' 님의 모습이 마치 어린 아이를 보는 것 같아 그 순수함에 자연스럽게 미소가 나왔을 뿐. 다만...
"...그래도 역시 멋지세요, 소아 님. 이런 날씨에도 끄떡 없으신 것도 말이예요."
...이런 찬양 어린 마음은 자신 역시도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아무튼 이어지는 소아 님의 말씀에 다시금 밤하늘을 천천히 올려다보려고 했던 바로 그 순간, 소아 님께서 아예 눈밭 위로 눕는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란 듯이 멍했던 두 눈동자를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이어지는 소아 님의 제안 하나. 그에 고민하듯 잠시 머뭇거렸다. ...날개... 괜찮을까요?
자신은 등 부분이 바로 옷이 아니라 날개였으니. 그렇기에 더욱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큰 결심을 하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소아 님의 옆 눈밭 위에 조심스럽게 앉곤, 그대로 뒤로 천천히 누워보았다. 차가운 눈이 날개에 닿아오자 그 추위에 작게 몸을 떨었지만, 그렇게 밤하늘을 본 순간, 모든 추위를 잊을 수 있었다. 그야, 그만큼 밤하늘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으니.
"와아...!"
그에 진심으로 순수한 감탄사를 내뱉으면서 두 눈동자를 반짝반짝였다.
"소아 님, 저기 좀 보세요! 정말로 별 씨들이 밤하늘 씨에 가득해요! 엄청 많으세요! 와아아...!"
아주 순간적이었지만 신난 듯이 선명하게 활짝 웃으면서 두 손을 밤하늘을 향해 뻗어보았다. 별들이 손에 잡힐 것만 같았다. ...환각으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선명한 느낌. 별자리를 그려보는 듯이 작은 손가락이 천천히 밤하늘을 가로질렀다.
>>835 리스는 아닙니다. 그리고 리스에게 있어서 나름대로의 키워드...? 개성...? 중 하나이기도 하니까요, 환각은. :) 그리고 완벽합니다! 아무튼 안녕히 주무세요, 스레주! :)
>>836 >>838 ㅋㅋㅋㅋ하지만 이미 반할 것 같은걸요...!(???) 앗, 리스가 고모면 가온이의 여동생이 되어서 고모가 될게요! :D(안됨) 그리고 소아가 보고 싶다면 얼마든지 만들어줘야죠! 언제든지 말씀만 해주세요! XD 그런데 소아가 소아주에게 너무 가혹해요...8ㅅ8
사실 지금도 조금 졸리긴 해서...ㅠㅠㅠ 아마 다음 답레까지 잇고 기절할 것 같아요...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소아주께서도 너무 무리하시지는 마세요...!8ㅅ8
그 애는 눈표범이기에 이런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을 수 있고, 빠르게 달리기도 가능하지만, 분명 리스님은 그 애가 하지 못하는 일도 잔뜩 할 수 있을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애는 그것에 질투하지 않습니다. 그저 조그마한 독려를 보낼 뿐이었습니다. 어째선지 갈팡질팡, 곤란해 하는 작은 분홍 홍학에게 말입니다.
역시 밑에 깔 게 있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목도리라던가, 모자라던가, 몇 개라도 더 있었다면 리스님의 날개도 차갑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그 애는 차가운 눈밭 위로 닿는 날개를 힐끔 보고서 다시 푸른 눈을 돌려 가만히 별빛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내 들려오는 순수한 감탄사에 그 애는 다시금 리스님께 눈동자를 도르륵 굴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곤 조용히 따라 웃었습니다.
"네, 항상 이렇게 가득 넘쳐요. ...조금 차가워도... 누워서 보길 잘했죠? 그냥 고개를 젖히면, 절대 이런 광경은 못 보거든요."
분명 누군가와 같이 여기 이 언덕에서, 이렇게 누워서 별빛을 보는 것은 처음일 텐데도, 그 애는 어딘가 편안해 보였습니다. 별들을 손에 다 그러모을 듯 팔을 뻗는 리스님에, 그 애는 가만히 눈으로 별빛들을 쫓고 있었습니다. 분명 어제와 같은 자리일 테지만, 오늘 보는 이 풍경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진짜 별씨들을 본 느낌은 어떠세요?"
조금 더 이렇게 있어지고 싶다던가, 역시 그런 반응이 나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애는 자못 궁금하다는 듯 묻고서, 두 손으로 눈을 한 움큼 집어 올렸다 내리며, 놀고 있었습니다.
소아 님의 말씀에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지만 떠오르는 것은 고작해야 하늘을 나는 것, 물고기나 새우 등을 잡는 것 정도밖에 없었다. ...아니면, 자라면서 색이 변하게 된다는 것이라든가. 한 때는 회색으로 가득했던 과거의 어렸던 자신을 떠올려보다가 작게 고개를 저어 생각을 떨쳐냈다. 그리고 그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소아 님께 살짝 허리를 꾸벅, 숙였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해요, 소아 님."
그저, 감사 인사를 공손히, 조용히 전하면서. 그래도 자신의 혼란스러움과는 별개로 누워서 보는 밤하늘은 정말로 더욱 아름답게만 보였고, 그러한 풍경에 감탄하며 밤하늘을 향해 뻗은 손을 느릿하게 휘저어보다가 이어진 소아 님의 물음에 한 박자 늦게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말로 너무 예뻐요. 사실 조금 춥긴 하지만... 그래도 소아 님의 말씀대로 누워서 보길 잘한 것 같아요. ...이런 예쁜 풍경을 알려주셔서 정말로 감사해요, 소아 님."
누운 채로 고개를 살짝 돌려 소아 님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배시시, 웃어보였다. 하얀 눈밭과 어두운 밤하늘과는 전혀 섞이지 않는 분홍색과 빨간색의 머리카락이 눈밭 위에 흩어졌다. 그 상태로 이어진 소아 님의 물음에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다시금 고개를 돌려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무 예뻐서 숨이 막히는 것만 같아요. 뭔가... 뭔가, 저 작은 별 씨들이 마음을 가득히 채워주시는 느낌이예요. ...꼭 하얀 반딧불이 씨들이 밤하늘에 소풍을 가신다면, 저런 모습일 것 같아요."
조금 더 이렇게, 아니, 된다면 조금 더 오랫동안 이렇게 있고 싶을 정도로. 그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땅에는 반딧불이들이 있다면, 하늘에는 별들이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여전히 눈밭 위에 누운 채, 두 손을 천천히 구슬에 가져다대었다. 그리고 구슬을 빛내며, 두 손을 천천히 펼쳐보았다. 환각 능력으로 만들어낸 작은 노란색의 반딧불이들의 빛들이 손바닥 안에 가득했다가 주변에 살짝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신과 소아 님의 주변에 노란색의 작은 빛들이 살짝씩 움직이며 별빛과도 같은 빛들을 비추게 하였다. 반짝반짝, 마치 별빛이 대지에 내려온 것과도 같은 광경. 별빛과 반딧불이 빛에 비춰진 분홍색이, 푸른색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846 앗, 소아는 민폐가 아니예요! 그런 반전매력이 얼마나 귀엽고 멋진데요, 소아가! XD 그리고 소아주 때문이 아니니까 괜찮아요, 소아주!(토닥토닥) 저도 오랜만에 또 일상 돌려보는 것이기도 하고 주말이라 불태우고 싶었거든요.ㅋㅋㅋㅋ 소아는 처음 만나는 것이기도 했으니까요. :) 답레는 천천히 주셔도 되니까 소아주께서도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편하게 생각해주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