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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빠진 소리라고요. 하지만 그 애는 움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것밖에 보지 못 하는 상대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줄 필요도 없습니다. 그 애는 불그스름한 입술을 꾹 닫은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긴 말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고위신이라고 자신을 억압하려고 하는 적호에 작은 연민을 느꼈지만 그저 그것뿐이었습니다. 어쨌든 우리의 목숨을 위협한 적은 모두 배제할 뿐입니다. 그러나 누리님의 말씀에 전투태세는 갖추었으나 전투는 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그 애도 중요하긴 하지만 다른 신들도 중요하니까요.
적호가 모습을 감추고, 백호가 모습을 드러내 환하게 반짝이는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웠습니다. 그 애는 조그만 입술을 오물거리다 살짝 웃었습니다. 그 애는 어쨌든 지금 이순간이 기쁜듯 보였습니다.
"지금 상황을 봐. 누가 네가 이겼다고 할 수 있어?" 너랑 같이 있던 검댕이도 너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지 않을까? 네 부하 퍼랭이 보기 부끄럽지 않아? 그래도 걔는 우리를 몰아붙이기는 했는데 말이지. 라고 무척이나 부드럽게 속삭이려 합니다. 고위신인데 그러면 고위신 망신이야. 어설프게도 나빠라 라고 말하려 합니다. 나쁘려면 확실하게 나쁘던지. 라고 말하려 하고는 도망친 자리를 보면서 인연의 조각을 바라봅니다.
무척이나 희미하고 차가운 웃음을 짓습니다. 아사는 다른 이들을 보면서 수고했어. 라고 말하려 합니다.
기억이 끝이 나자, 곧 빛은 사라졌고 주변은 어느새 모두가 평소에 알고 있던 바로 그 가리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풍요롭고 시원한 가을의 기운이 돌고 있는 바로 그 가리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가리에 살고 있는 신들은 크게 환호성을 질렀고 샤베르는 더욱 기쁜 표정을 지었다. 다시 마음껏 요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그리도 기쁜 것일까?
ㅡ너희들의 용기. 그것을 이곳에서 잘 보았다. 축복의 여우가 맡긴 인연의 조각은 돌려주도록 하겠다.
ㅡ상대가 고위신이라고 하더라도 물러서지 않고, 용기를 내서 싸우는 모습.
ㅡ그것이 바로 너희가 가지고 있는 '인연'의 힘이다. 그 인연의 힘을 이끌어서 위기를 넘어보도록 해라.
모두에게 텔레파시를 보내면서 말을 전한 백호는 크게 울부짖으면서 위엄을 뽐내기 시작했고 뒤이어 모두를 바라보면서 한 가지 이야기를 더 전했다.
ㅡ절대로 너희들의 탓이 아니니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면 죄책감을 버리거라! 나쁜 것은..일을 꾸민 재앙의 여우니까.
그 말을 끝으로 백호는 정말로 크게 울부짖으면서 단번에 뛰어올라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아무래도 다른 사신들처럼 이 근방을 수호하려고 하는 것일까? 백호가 사라지자 누리는 자신의 손에 쥐어져있는 빛나는 구체를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야기했다.
"이제..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어. 미리내. 그곳으로 가자. 거기에 있는 현무를 깨우고 모든 인연의 조각을 찾고.. 정화하자."
"알겠습니다! 누리님...!!"
이어 가온은 워프를 하기 위해서 신통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샤베르는 면목없다는 듯이 천천히 다가오면서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아무래도..미리내로 가려는 모양이군요. 그곳도 분명히 이곳처럼 되어있을 것 같은데...가능하면 힘을 빌려주고는 싶지만..보다시피..저..요리사라서..여기에 있는 신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고 기력을 회복시켜줘야해서..같이 갈 수가 없습니다. 네. 네. 죄송합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그래도 이건 제가 드릴 수 있습니다!"
이어 샤베르는 자신의 신통력을 사용해서 정말로 맛있게 구워진 사과구이를 모두에게 내밀었다.
다행히 가리는 정화되었다. 그럼 남은건 미리내. 그리고 역시나 미리내가 대상인듯 했다. 혹독한 겨울의, 그러나 당사자는 알지 못하는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애는 싸움이라면, 온화한 그 모습을 던지더라도 광전사의 면모를 보일것이 분명했다. 모든 이와 인연이며 그것이 사명이라면 맞서주는게 인지상정이었다. 그 애는 물러설 이유를 찾지 못했다. 죄책감은 전혀 없었다. 그 에에게 재앙은 적이었고, 재앙은 곧 적이므로. 미리내를 관리한다면 더욱더 마지막까지 싸울것이었다.
샤베르님의 사과구이를 받고 감사함의 표시로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 애는 피할수없은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것이었다. 드디어 그곳으로, 그 애의 본거지로 향하고 마는 것이었다.
다시 론을 천천히 품에 안아들고, 풍요로워진 가리의 모습을 조용히 둘러보다가 이내 곧 들려오는 백호 님의 말씀에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백호 님을 바라보았다. ...'인연'. 조용히 론을 더욱 꼬옥 끌어안았다. ......'죄책감'.
어디론가로 뛰어올라 사라지신 백호 님의 뒷모습에 다시 한 번 더 느릿하게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를 공손히 올렸다. 그리고 미리내를 정화하기 위하여 다시 가온 님께로 걸어가던 중, 샤베르 님께서 자신들에게 다가와 사과구이를 내밀자, 잠시 사과구이와 샤베르 님을 멍한 표정으로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곧 조용히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내밀어 그것을 받아들었다.
[......정말로 고마워요, 샤베르.]
잠시였지만, 호칭이 변화하였다.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으며 샤베르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치 한 명의 '신'과도 같이.
[...여기에 있는 모두를 잘 부탁할게요. 오직 샤베르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
여전히 목소리를 내지 못하여 텔레파시를 통한 말이었지만, 적어도 이 텔레파시를 들을 수 있는 샤베르에게는 전해질 것이었다. 자신의 진심을.
"......"
그리고는 다시 가온 님의 근처에 섰다. ...마지막 장소. 미리내. 이제, 그 곳에서 현무 님만 깨우면... 그런다면 그 때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