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라온하제 공용 게시판 - http://linoit.com/users/ho3fox/canvases/Houen3
4개의 구슬을 가지고 각 지역에 잠들어있는 사신을 깨우기 위한 여정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누리는 나서기로 했다. 그리고 그녀의 뒤를 따르는 신들도 있었다. 일단 그들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다솜이었다. 정확히는 다솜의 명소인 벚꽃나무 숲이었다. 하지만 그곳의 풍성함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이미 벚꽃나무들은 생명력을 잃어가면서 말라가고 있었다. 그 풍성한 분홍빛은 점점 사그라들고 있었다.
"......."
그 모습을 바라보며 누리는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지금 이 모습이 아무래도 보기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뒤이어 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히려는 듯 심호흡을 쉬기 시작했고 모두를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일단 이 벚꽃나무 숲 안 어딘가에 사신 청룡이 잠들어있는 곳이 있는 모양이야. 그러니까 한번 모두 흩어져서 찾아보자. 혹시 위험한 일이 벌어지면 반드시 알려야해! 알았지?"
이어 누리는 앞장서서 이곳저곳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가온 역시 고개를 끄덕이면서 냄새를 맡으면서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슬슬 그 둘이 하는 것처럼 탐색을 해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누리 님을 뒤따라 나선 여정. 라온하제의 네 지역에 찾아가서 사신을 깨우려 천천히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품에는 론을 꼬옥 끌어안은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다솜의 벚꽃나무 숲이었다. 이곳은... ...저의 집이 있기도 한 곳. 그러나 벚꽃나무 숲의 나무들은 말라가고 있었다. 그 아름답던 분홍빛마저 잃어간 채.
"......"
그 처참한 모습에 안 그래도 내내 어둡던 표정이 더욱 슬퍼졌다. ...분홍빛을 잃어가고 있어요... 마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만 같았다. 분홍색이라곤 하나도 없던, 회색으로만 가득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그저 론만 꼬옥 끌어안았다.
"......"
그리고 이어지는 누리 님의 말씀. 그 말씀에 한 박자 늦게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 역시도 탐색에 나서기 시작했다. 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론의 조언조차 들을 수 없는 지금, 힘 없는 발걸음으로 조용히 벚꽃나무에게로 다가갔다. 빛을 전부 다 잃어버린, 죽어가고 있는 벚꽃나무에게.
가온과 누리와는 따로 떨어져서 탐색을 시작하던 리스의 눈에 보이는 것은 죽어가는 벚꽃나무의 모습이었다. 그것은 말 그대로 생명을 잃어가는 대지, 활기를 잃어버린 대지 그 자체였다. 마치 이 땅에 살아가던 무수히 많은 이들과 이 땅의 인연이 끊어진 것만 같은 모습. 이 또한 흑호의 소행인 것일까. 이전의 분홍빛이 사라져가며 말 그대로 매마른 나무만이 그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한편 그렇게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어딘가에서 작은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으로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것은 벚꽃나무 숲에서 살고 있던 작은 아기 고양이의 모습이었다.
"...냐옹..."
많이 다쳤는지 비틀거리고 있는 작은 아기 고양이는 금방이라도 툭하고 쓰러질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금 다친 것 뿐이기에 목숨에 지장이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쓰러질법하지만 쓰러지지 않으면서 아기 고양이는 리스를 바라보면서 야옹, 야옹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몸을 옆으로 틀어 어딘가로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한 번 리스를 바라보면서 울음소리를 냈다.
생명을 잃어가고 있는 벚꽃나무를 보고 있자니, 정말로 자신을 겹쳐 보는 것만 같았다. 분홍색을 잃어버리고, 그대로 서서히 회색으로 시들어가는 모습. 그것은 마치 정말로...
"......?"
그렇게 죽은 눈동자로 벚꽃나무를 말 없이 올려다보던 중, 갑자기 작은 발자국 소리가 들려 한 박자 늦게 천천히 고개를 내린다. 그리고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보이는 것은... 작은 아기 고양이 씨...?
"...!!"
많이 다친듯한 아기 고양이의 모습에 깜짝 놀라 황급히 아기 고양이에게로 뛰쳐나갔다. 바들바들 떨리는 두 손으로 다시금 신통력을 발휘하려 아기 고양이를 치료해주려 하며. 그러나 자신이 그렇게 치료해주려 하기도 전에, 아기 고양이는 계속해서 울면서 어딘가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을 보고 따라오라는 것처럼.
...아기 고양이 씨...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조용히 불러보며 론을 끌어안은 채 아기 고양이의 뒤를 쫓아 걸음을 재촉했다. ...치료... 해드려야 하는데... 눈빛이 죽어버린 와중에도 아기 고양이의 상처를 걱정하며.
아기 고양이는 마치 리스를 안내하듯이 안으로 천천히, 천천히 들어갔다. 그리고 머지 않아 어느 한 거대한, 정확히는 이 벚꽃나무 숲에서 제일 거대한 크기의 벚꽃나무 앞에서 멈추었다. 아직 그 나무는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었는지 여전히 분홍빛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늘 위에서 분홍색 벚꽃잎이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고, 그것은 하늘하늘 땅에 쌓여갔다. 그리고 바로 그 나무 앞, 정말로 많이 다친 어미 고양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것은 알 수 없었짐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기 고양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이 다쳤다는 사실이었다.
ㅡ냐옹...
아기 고양이는 어미 고양이에게 달려간 후에 그 상처를 혀로 핥으면서 얼굴을 부비적거렸다. 하지만 어미 고양이는 상당히 많이 지쳤는지, 혹은 많이 다쳤는지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고 바닥에 축 늘어져 있는채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나무를 가로막고 있는 듯한 모양새였다. 그 작은 몸으로 대체 무엇을 가리는진 알 수 없었지만 어미 고양이는 축 늘어진 상태에서도 나무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있었다.
"......."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어딘가에서 스윽, 스윽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리스에게는 어쩌면 낯이 익은 소리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머지 않아 저 편에서 보이는 것은 일전에 결계 밖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괴롭게 했던 원흉이었던 바로 그 뱀 악신의 모습이었다.
"...이번에야말로...이번에야말로..."
두 눈에 붉은색 안광이 돌고 있는 그 악신은 천천히 고양이 두 마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그 고양이 두 마리를 노리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그 악신의 몸에는 여러 발톱자국이 남아있었다. 그것은 마치 고양이가 할퀴고 지나간 자국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아기 고양이를 따라서 천천히, 그러나 발걸음을 재촉하여 벚꽃나무 숲의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이내 곧 도착하게 된 제일 거대한 벚꽃나무. 아직 분홍빛을 유지하고 있는 벚꽃나무의 모습에 놀란 듯이 죽어버린 두 눈동자를 동그랗게 떴다. ......분홍색...
그러나 천천히 고개를 아래로 내려보자 보이는 것은 정말로 크게 다친 어미 고양이의 모습.
"...!!"
그에 깜짝 놀라 곧바로 어미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에게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대로 어미 고양이 옆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론을 어미 고양이 옆에 내려놓은 채, 두 손을 뻗어 어미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를 동시에 치료해주려 했다. 무의식적으로 신통력을 발휘하며. 지금 이 힘이 어디서 나오고 있는 건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이 다쳐버린 가엾은 두 존재들을 치료해주고 싶을 뿐.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누군가가 걸어오는 소리. 시력이 좋지 않은 대신 발달한 청각은 그것을 민감하게 잡아냈고, 그에 고개를 홱 돌리자 예전에 보았던 뱀 악신의 모습이 보였다. 붉은색 안광을 빛내며 고양이들 쪽으로 다가오려는 듯한 악신의 모습이. [리스.] 그 모습을 본 순간, 이성보다도 몸이 먼저 움직였다. 앉아있던 몸을 벌떡 일으켜 서고는 목에 달린 구슬을 빛내며, 두 손에 모이기 시작하는 연분홍색과 하얀색의 빛. 그리고 그 빛을 가르며 쥐어낸 손에는 어느샌가 만들어진 활이 들려있었고, 빛으로 가득한 화살 역시 활에 걸려 그대로 시위를 당겨 뱀 악신을 겨냥했다. 망설임 따위 없는 일련의 동작이었다. [바로 그거야.] "......" [믿지 마. 저들은...] 평소와는 전혀 다르게 정색한 표정. 뱀 악신과 마찬가지로 유일하게 보이는 한 눈동자에는 안광이 뿜어져나오고 있었고, 그 전체적인 분위기는 평소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마치... 정말로 '신'으로서의 위엄과 위압감을 뿜어내는 듯한 모습. 거기서 한 발자국이라도 더 다가왔다가는 그대로 쏴버리겠다는 듯이 휘어진 활이 팽팽했다.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으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신' 님이 아니니까.] /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방법은 비밀입니다. 그리고... 리스가 불완전한 각성...? 을 하게 되었네요.
리스가 어미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를 동시에 치료해주는 가운데 점점 더 뱀 악신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아기 고양이는 경계하는 울음소리를 내었고 어미 고양이는 고개를 돌려 그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점점 가까워져오는 거리 속에서 리스는 공격 태세를 갖추었다. 활과 화살을 만들어서 겨냥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악신은 리스를 바라보았다. 정색하고 있는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며 악신은 씨익 웃어보였다.
"그때 본 적이 있는 홍학이로군! 또 만나서 반갑게 되었다. 완전히 목숨을 잃은 줄 알았는데 검은 여우가 나를 다시 깨워주었고 이 땅을 나에게 주었지. 그리고 만난 것이 너라니. 하지만 네 녀석에게 관심이 없어. 난 배가 고프고 전에 먹지 못했던 저 고양이 녀석들을 잡아먹을 생각이니까."
천천히 다가오면서 악신은 사악한 기운을 강하게 내뿜었다. 그것은 이전보다 더욱 막강하고 강력한 힘이었다. 점점 가까워져오는 가운데 악신은 위협을 하듯 리스에게 이야기했다.
"그 힘으로 나를 쏘겠다고? 쏴보시지. 그것을 맞고 내가 죽을 거라고 생각해?! 지금 물러서면 그 고양이를 잡아먹는 정도로 끝내주마. 하지만...날 공격하면 너 역시 내 식사거리가 될텐데... 그래도 상관없나? 고작 저런 작은 고양이 두 마리를 지키겠다고, 나를 발견하자마자 나를 공격한 저 건방진 고양이 두 마리를 지키겠다고 목숨을 걸겠다 이것이냐?!"
이어 악신은 자신의 덩치를 키웠고 눈앞에 보이는 것은 정말로 거대하고 거대한, 검은색 뱀의 모습이었다.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것은 다름 아닌 전에도 만난 적이 있던 뱀 악신. 그에 평소와는 전혀 다르게 마치 진짜 '신'이 된 것처럼 위압감을 내뿜으며 신통술로 만들어낸 활과 화살을 그 악신에게 겨눴다. 웃음기 하나 없이 정색한 무표정으로.
"......"
악신이 자신에게 인사하며 비웃는 와중에도 표정은 변화하지 않았다. 그에게 겨누고 있는 화살 역시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에게서 사악한 기운이 강하게 뿜어져 나와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안광을 빛내며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을 뿐.
"......"
악신은 자신을 협박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더 덩치가 커져 거대한 검은색 뱀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아무런 감정 없이 정색한 얼굴로 뱀을 올려다보다가... 망설임 없이 그대로 화살을 쏴버리려 했다. 일부러 뱀이 된 악신의 머리 바로 옆을 스쳐지나가도록 조준하여.
"......"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대답을 할 순 없었지만, 어차피 상관 없을 터였다. 방금 이 위협의 화살로 자신의 뜻은 전달이 되었을테니. 다시금 빛으로 화살을 만들어내었다. 다만, 이번에는 한 개가 아닌 여러 개를. 그리고 여러 개의 화살을 동시에 활에 걸어 그대로 시위를 잡아당겼다.
"......" [가소로운 것. 꺼져.]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며 자신도 모르게 악신의 사악한 기운에 대항하여 보호막과도 비슷한 기운을 벚꽃나무 주변에 펼치려고 했다. 표정은 여전히 아무런 감정 없이 무표정을 한 채. 진짜 '신'과도 같은 위압감과 위엄으로. 더 이상 다가왔다가는 정말로 공격을 퍼부으려는 듯 했다.
/ 지금은 아무래도 상황이...(끄덕) 스레주께서 어제 눈치 채셨다시피 마음이 부서져가고 있다고도 언급했었으니까요. 그리고 싹싹 비실 필요는 없으셨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뿅!
빗나가긴 했지만 머리 바로 옆을 스쳐지나간 화살에 화가 제대로 났는지 악신은 크게 괴성을 질렀다. 그 괴성은 말 그대로 주변이 크게 울릴 정도로 아주 거대하고 흉악하기 그지 없었다. 자신을 위협하는 듯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 악신은 더욱 큰 괴성을 질렀고 악신은 빠르게 질주했다. 전신에서 퍼지는 검은색 연기는 그 사악한 힘을 그대로 보이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곧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순식간에 빠른 속도로 가온이 튀어나와 발톱을 날카롭게 세우고 악신을 있는 힘껏 내리쳤다. 그리고 가온은 고개를 돌려 리스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리스 씨! 괜찮으십니까?!"
"리스! 괜찮아?!"
뒤이어 누리 역시 저 편에서 달려오면서 리스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리스가 다친 곳이 없는지 확인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은 곧 고양이에게로 향했다. 냐옹~ 냐옹~ 우는 소리가 힘없이 들려왔다.
"이 고양이들은...."
ㅡ냐오오옹...
뒤이어 어미 고양이는 누리를 바라보면서 울음소리를 내었고 천천히 몸을 치웠다. 그러자 그 고양이의 몸 너머에 가려져있던 작은 홈 같은 것이 보였다. 그것은 마치 구슬을 꽂을 수 있을 것 같은 크기였다. 뒤이어 어미 고양이는 비틀거리면서 악신을 향해 걸어나갔다. 날카롭게 발톱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 그 악신에게 덤벼들 생각인 듯 보였다.
그리고 리스의 머릿속으로 조용히 목소리가 울려왔다. 그것은..일전에도 들어본 적이 있는 어미 고양이의 목소리였다.
ㅡ도망치지 않고...저와 이 아이를 지켜주려고 해서 감사합니다. 그때처럼...당신은 또 다시 우리를 구해주시는군요.
ㅡ이 숲에서 사는 동안, 저는 많은 것을 들었습니다. 이 숲에는...성스러운 신이 잠들어있다고...
ㅡ그래서..이 숲의 생명력이 사라질 때 저는 이곳으로 왔습니다. 저와 제 아이가 살고 있는 이 나무가..바로 그 신이 잠들어있는 곳이라고 했기에 이곳을 지키기 위해서..그래서 은호님이 부를 때도 저희들은 이곳으로 오지 못했습니다.
ㅡ제가 가지고 있는 작은 신력. 은호님이 저를 살려주셨을 때 미약하게나마 받은 이 신력으로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부디..제 아이를 부탁할게요.
"......" [지금 누가 누구더러 건방지대? 가소로운 것. 고작 화살 하나에 저러는 꼴이라니.] 뱀 악신이 괴성을 내질러도 미동 하나 없이 무표정으로 악신을 바라보았다. 작은 감정 하나 담겨있지 않은 그 모습은 모든 존재들을 '사랑'하려던 평소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리고 이내 곧 질주하는 악신을 향하여 결국 여러 개의 화살을 조준하고 그대로 시위를 놓으려던 바로 그 순간, 가온 님과 누리 님이 나타나셨다.
"...!" [......칫.] 그에 무표정했던 얼굴이 살짝 풀려 놀란 듯이 멍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활을 들고 있는 손을 살짝 내리고 자신을 살펴보는 누리 님을 멍하니 보고 있다, 고양이의 울음 소리가 들려와 다시 황급히 몸을 돌려 고양이들에게로 다가갔다. ...치료... 어서 치료를...!
그러나 자신이 신통술을 사용하기도 전, 어미 고양이는 비틀거리며 악신을 향해 걸어나갔고, 자신의 머릿속에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어미 고양이의 목소리가.
"......"
멍한 표정으로 어미 고양이를 바라보며 그 모든 설명을 듣고 난 후, 악신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하는 그 뒷모습을 보며 활마저 놓친 채, 소리 없이 비명을 내질렀다. 방금 전과는 대조적으로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듯한 표정으로.
"...!! --!!"
그리고는 다급히 누리 님께로 비틀비틀 달려가 무너져내리듯, 누리 님을 두 손으로 붙잡았다.
"-!! -!!"
울음기 가득한 얼굴로 어미 고양이가 막고 있던 작은 홈을 검지 손가락으로 마구 가리키며. 구슬 씨를 저기에 꽂아야 한다는, 그래야 청룡 님께서 깨어나실 수 있다는 그 간단한 설명 하나 목소리로 내지 못하는 스스로의 나약함이 한심하여 더욱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러나 어떻게든 누리 님께 그 사실을 전하려 노력하고선 곧바로 다시 활을 집어들고 앞으로 뛰쳐나갔다. 어미 고양이를 붙잡으려는 듯이. 만약 붙잡지 못했다면 악신을 화살로 쏘아버리려는 듯이.
갑자기 자신의 두 손을 붙잡고 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그 모습에 누리는 당황한 듯 보였다. 하지만 곧 가리키는 홈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구슬을 바라보던 누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구슬 중 다솜의 색을 지니고 있는 구슬을 꺼내들었다. 한편 악신에게로 달려가던 어미 고양이는 리스에게 붙잡혀 몸을 바둥바둥 흔들었다. 자신을 막지 바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크게 야옹, 야옹 소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아기 고양이가 달려와서 어미 고양이에게 달라붙었고 얼굴을 부비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힘으로 밀리기라도 하는 것일까. 잘 싸우고 있던 가온은 그 커다란 꼬리에 맞아 근처 나무에 제대로 충돌했고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 악신은 다시 앞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정확히는 리스를 바라보면서... 리스를 향해서...
"나를 보자마자 달려든 하찮은 고양이놈들. 그리고 나에게 활을 쏜 홍학. 너희들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았느냐?! 나를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
입을 쩍 벌리고 달려드는 그 순간, 누리는 구슬을 홈에 끼워넣었다. 그 순간이었다. 벚꽃나무에서 분홍색 빛줄기가 하늘을 향해 높게 솟구쳤다. 그리고 주변에 분홍색 빛이 여기저기로 아름답게 떨어졌다. 이어 악신은 순간 당황을 하면서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뭔가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악신은 비틀거렸고 곧 크게 괴성을 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악!!"
이내 다솜의 전역에 결계가 쳐졌다. 그것은 이전에 존재하고 있던 결계와 비슷한 느낌의 결계였다. 점점 결계가 닫히면 닫힐수록 악신은 괴로워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결계가 완전히 닫히자..악신은 비명을 크게 지르면서 소멸해버리고 말았다. 그것은 정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빛이 솟구치던 벚꽃나무가 천천히 갈라졌고, 그 안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길고 긴 푸른색 몸체... 그것은 마치 용을 닮아 높게 높게 몸을 뻗고 있었다. 두 수염이 얼굴에서 천천히 흔들리고, 여의주를 손에 쥐고 있는 커다랗고 커다란 용. 그것은 바로 청룡의 모습이었다.
뒤이어 청룡의 주변에서 무언가 빛나는 구체가 천천히 떨어졌고...그것은 주변 모두를 감싸기 시작했다. 마치..섬광처럼...눈부시게...
//이 레스와는 별개로, 또 다른 레스가 올라옵니다!! 반응레스는 여기에만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10시 40분까지!
다행히 누리 님께서는 자신의 이런 다급한 메시지를 알아차리신 것 같았다. 그에 곧바로 망설임 없이 비틀비틀, 어미 고양이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그대로 어미 고양이를 품에 꼬옥 끌어안아 저지했다. ...안 돼... 안 돼요...! 아기 고양이 씨를 두고 가시면 안 돼요...! ...엄마... 엄마가 없다는 것은...
"......"
소리 없이 눈물 방울이 뚝,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기 고양이 역시도 달려왔으니.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들려오는 가온 님의 비명 소리.
"...!!"
그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올리자,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악신의 모습이 시야 속에 들어왔다.
"...!"
그것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끌어안은 어미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를 제 품 속에 더 가려주며 악신을 노려보았다. ...설령, 여기서 죽어버린다고 해도... 이 고양이 씨들은 지킬 거예요...! 다짐을 하며 두 눈을 꽉 감고 어미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를 꽉 끌어안은 바로 그 순간, 갑자기 여기저기 떨어지는 분홍색의 빛 줄기들.
"...?!"
자신에게 가해지는 죽음의 고통 대신 악신의 비명 소리가 들려와 감았던 두 눈을 떠보자 다솜 지역에 결계가 쳐지기 시작하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소멸해가는 악신의 모습. 그 모든 것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자, 이내 거대한 벚꽃나무가 천천히 갈라지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튀어나온... 청룡... 님...?
"......"
정말로 멍한 표정으로 청룡 님을 올려다보고 있자, 이내 뭔가 빛나는 구체가 천천히 떨어져 자신들을 감싸기 시작했다. 눈부신 구체. 그것을 멍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다가 이내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힘이 쭉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ㅡ인연은 끊어지는 일 없이 언제나 이어지는 것. ㅡ그것은 이 땅도 마찬가지고, 수많은 신들에게도 포함이 되는 이 세상의 법칙.
섬광 속에서 보이던 광경이 끝이 나자 겨우 모두의 시선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죽어가던 벚꽃나무에 다시 분홍색 빛이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황량했던 그 모습은 머지 않아 원래의 다솜의 형태로 돌아왔다.
"당신이...청룡...?"
벚꽃나무에서 튀어나온 그 용의 모습을 바라보며 누리는 그렇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청룡으로 추정되는 그 신은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그리고 곧 모두의 머릿속에 청룡의 목소리가 조용히 들려오기 시작했다.
ㅡ내가 맡아두었던 축복의 여우가 넘겨준 인연의 기억. 확실하게 돌려주었다. ㅡ다른 기억들은 내 친구이자 그 땅에 잠들어있는 사신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ㅡ죽어가는 땅은 그 땅을 지키던 신들이 다시 눈을 뜰 때 다시 생명을 되찾을 것이다. ㅡ너희가 바라는 축복의 땅은 너희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로 맞설 때 다시 깨어나게 될 것이다. ㅡ자. 용기 있는 이들이여. 이곳은 내가 지키겠다. 다른 곳으로 가도록 하거라.
말을 이어가면서 청룡은 가만히 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면서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다. 정확히는 머릿속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보냈다.
ㅡ인연이 있는 연약한 고양이들을 포기하지 않고 지키려고 한 너의 용기. ㅡ그 용기는 그 어떤 신들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ㅡ너의 그 용기와 물러서지 않는 마음이 고양이들을 지키며 이 땅을 살리는 원동력이 되었다. ㅡ그 마음.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말고, 너 자신을 봐라. ㅡ너는.. 빈약한 홍학이 아니다. ㅡ너는... 너다. 용기있는 자여.
뒤이어 청룡은 하늘로 솟구쳤고 그 모습을 감추었다. 점점 다솜의 땅에 생명이 싹트기 시작했고, 방금 전 황량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정말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어느새 누리의 손에는 빛나고 있는 구체가 쥐어져있었다. 그것은 틀림없이 방금 전 모두를 빛으로 감싸던 바로 그 구체였다. 아무래도 그것이 인연의 기억인 모양이었다.
"좋아! 생각보다 쉽게 이쪽은 끝이 났어! 그럼 다음 곳으로 가자! 모두들!"
"알겠습니다! 누리 님!"
"...괜찮아? 가온아?"
"끄덕 없습니다! 그냥 한 대 맞았을 뿐이니까요."
가온은 괜찮다는 듯이 몸을 천천히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 지역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한편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어미 고양이는 리스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그녀에게 메시지를 머릿속으로 보냈다.
죽어가던 분홍색들이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분홍색으로 물들어가는 세상. 자신이 그렇게도 바라고 꿈꾸던 세상. 분홍색들로 가득히 들어찬 세상. 분홍색들에 자신 역시도 섞여드는 세상.
"......"
그 모든 생명들이 꿈틀거리는 것을 멍한 눈동자 속에 담아냈다.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청룡 님의 목소리. ......저는... 빈약한 홍학이... 아니예요...? 저는... 저. 용기 있는 자...
조용히 마음 속으로 그 말씀을 따라서 중얼거려 보았다. 무언가가 마음 속에서 꿈틀거리는 듯 했다. 찌르르, 아프고, 슬프지만, 동시에... 따뜻한 무언가가.
다행히 가온 님께서도 많이 다치시지 않은 것 같아 안도하던 중, 어미 고양이의 목소리가 다시 머릿속으로 들려오기 시작하자 천천히 고개를 돌려 어미 고양이와 눈을 마주쳤다.
"......"
그리고... 그저 조용히 미소를 지어 대답했다. 자신을 '신' 님이라고 부르는 것에도 뭐라고 하지 않고. 여전히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저 평소와 같이 부드럽게, 따스한 미소를 지으면서 손을 뻗어 어미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
...이제... 더 이상 헤어지지 말고 행복하게 사실 수 있길 바랄게요. '엄마'와, '가족'과 같이. 저는 할 수 없었던 그 일을, 부디. 당신들이라도. 그리고는 자신 역시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론을 다시금 품에 안아들고. 이제는 다음 지역으로 이동해야 했으니까. 지체할 시간은 없었다.
/ 엄마를 잃어버렸다기 보다는... 음... 이건 비설이었는데 그냥 밝히자면, 버림 받았습니다. 가족들뿐만 아니라 무리에게서요. :) 아무튼 은호 님과 백호의 기억...ㅠㅠㅠ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하는 손길을 고양이 두 마리는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드럽게 받아들이면서 리스를 바라보며 야옹, 야옹. 소리를 내서 울 뿐이었다. 더 이상 메시지가 들려오거나 하진 않았다. 아무래도 지금은 더 말을 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그저 뒤돌아서서 자신의 아이를 혀로 햝으면서 귀여워해주는 모습만이 리스의 눈에 보였을 것이다.
한편, 모든 에너지를 다 모은 가온은 다음 장소로 이동할 준비를 마쳤다. 곧 누리가 그곳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누리는 다른 이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을 불렀다.
"좋아! 다음은 아라로 향하자! 그곳에도 분명히 있을테니까!"
이렇게 하나하나 회복을 하다보면..반드시, 반드시 모든 지역을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누리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뒤이어, 가온은 모두를 자신과 함께 전송시켰다.
녹색 에메랄드 빛 바다를 잃어버리고...검은색 죽음의 바다로 덮여버린... 죽음의 해변가가 되어버린 아라의 명소로...
//그리고..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아라는 다음 토요일에 이어질 예정입니다!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