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라온하제 공용 게시판 - http://linoit.com/users/ho3fox/canvases/Houen3
냄새를 따라가보니 만난 것은 바로 샤베르 님. 샤베르 님께서는 모두에게 스프를 나눠드리고 있는 듯 했다. 그것을 도와드리려 앞으로 걸어가려다가 얼떨결에 자신 역시도 스프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스프와 샤베르 님을 번갈아 바라보고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자신 몫의 스프를 다시 샤베르 님께 돌려드리려고 했다.
[...저는 괜찮아요, 샤베르 님. 그러니 제 몫까지 샤베르 님께서 드시거나, 아니면 다른 '신' 님께 더 나눠주셨으면 좋겠어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자연스럽게 텔레파시로 말을 걸며.
[...저희는 라온하제를 구하러 왔답니다. ...샤베르 님. 혹시 이만한 구슬을 끼울 수 있는 구멍이 있는 곳을 알고 계시나요? ...라온하제를 구하기 위해서는 누리 님께서 그런 홈에 구슬을 끼워서 잠들어 계신 백호 님을 깨워야한다고 하셨거든요.]
"안녕 샤베르. 미안하지만 딱히 입맛이 돌지는 않아." 뭔가 그 시커먼스에서 잠수를 좀 했더니. 라는 말은 굳이 하지 않고는 샤베르가 잘 먹어야지 정화되고 나서 여기 있는 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줄 거 아니야? 라고 말하려 합니다.
"내 물음도 리스랑 비슷해. 그리고.. 여기 있는 존재들을 좀 보호해야 할 것 같아." 아라를 정화할 때 머리에 든 게 먼지보다도 못할 정도로 빈 것들이 우리를 방해했거든. 이라고 말하며 여기에도 올 수 있으니까. 라고 말하려 합니다. 뻘겅이일지 퍼랭이일지 시커먼스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니면 절연당한 백호라던가?
가리라. 그럼 이번 일이 끝나면 결국 미리내의 차례가 온다는 이야기겠네요. 그 애는 가리의 시들어버린 붉은 단풍잎들을 차분하고도 고요한 그 푸른 눈으로 둘러보면서 생각했습니다. 그 애는 가을의 더위에 금방이라도 벗어버릴 듯 얇은 반팔을 몇 번이나 팔랑팔랑하며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곳에서 옷을 벗어버리면 곤란하겠지요? 그 애는 끈기있는 참을성으로 인내하며 배 부분의 하얀 천을 잡고 팔락 팔락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애로선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애는 차분히 누리님의 이야기를 듣다가 맛있는 냄새에 코를 킁킁거렸습니다. 그 애의 앙증맞고 작은 코가 몇 번 움직이고 비로소 움직임이 멈추었습니다. 그러나 그 애는 향긋한 음식 냄새에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애는 음식에 그다지 흥미가 없었으니까요. 그러니까 그 애는 누리님이 말한 '백호님을 찾는다' 와 '청호를 조심한다' 라는 것 이외엔 관심이 없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이 모두 음식 냄새를 따라 이동하는데 그 애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는 모양새도 조금은 이상해 보일 것이었습니다. 그 애는 작은 키의 탓인지, 혹은 그저 피곤해서 인지 그 큰 눈을 끔뻑거리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애의 작은 발은 점점 더 느릿느릿해졌지만 어찌저찌 목적지에 도착한 모양이었습니다. 앞에 있던 누군가의 등허리 부근에 그 애의 둥그런 이마가 콩 하고 부딪힌 것 같았거든요.
"음..."
얼떨결에 샤베르님의 요리를 받긴 했습니다만, 안 그래도 더운 가을 날씨에 이렇게 용암처럼 타오르는 송이버섯 수프를 먹긴 힘들 것 같았습니다. 지금 이렇게 수프 그릇을 잡고 있는 그 애의 작은 손도 조금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그 애는 커다란 파란 눈으로 주변을 살피다가 조심스럽게 샤베르님에게 수프 그릇을 건네주려 했습니다. 어차피 그 애는 지금 배가 고프지 않았고, 더 맛있게 먹어줄 누군가가 굶는 건 싫었습니다.
"누리님..."
아마 말 못하는 부끄럼쟁이인 그 애 보다는 누리님이나 다른 분들의 설명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았습니다. 그 애는 조심스럽게 관망하기로 했습니다. 한 발짝,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모두가 스프를 먹지 않고 돌려주자 샤베르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조금 충격을 먹은 것일까? 하지만 곧 이해한다는 듯이 샤베르는 고개를 크게 여러 번 끄덕이기 시작했다.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굳이 먹고 싶지 않다면 어쩔 수 없지요! 이 스프는 다른 신들에게 좀 더 나눠주도록 하겠습니다. 네. 네. 아무튼... 여기에 있는 존재들은 보호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여기에 남은 이유기도 하니까요. 가리에서 살아가는 요리사인 저 샤베르. 그게 사명이기도 하고...아무튼..."
이어 샤베르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리스 쪽으로 향했다. 왜 텔레파시로 말을 하냐는 듯이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곧 그는 잠시 생각하는 모습에 빠졌다. 두 손으로 마치 칼질을 하듯이 리듬을 타면서 생각을 하던 샤베르는 이어 대답을 했다.
"구슬을 끼울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가지 사실은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산의 정상에 성스러운 석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석상이 마치 호랑이를 닮았다는 말도 있고요. 물론 전 요리사라서 거기까지 간 적은 없습니다만.. 아무튼 그런 말을 들은 적은 있습니다. 네. 네."
자신이 아는 것을 알려주면서 샤베르는 곧 저 위, 산의 정상 부분을 가리켰다. 그곳은 확실히 높은 곳이었고, 걸어서 올라가기에는 조금 힘들어보일지도 모르는 높이였다.
"혹시 산으로 올라간다고 한다면...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러니까...아..여기에 있군!"
이어 샤베르는 연한 녹색 물이 담겨있는 통을 모두에게 건네주면서 이야기를 했다.
"쑥을 달인 물입니다. 이걸 먹으면 나름대로 스테미너가 좀 더 붙고 그럴 겁니다. 네. 네. 등산 하려면 시원한 것이 최고지요. 하지만..조심하셔야 합니다. 네. 네. 산의 정상을 보면 알겠지만..검은 먹구름이 있지 않습니까? 번개가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네. 네."
샤베르 님께서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아도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저 흐릿한 눈빛으로 희미하게,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릴 듯한 미소만 지어보일 뿐.
아무튼 샤베르 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가리의 구슬을 끼울 수 있는 곳은 산의 정상에 있는 듯 했다. ...그 곳에 백호 님께서 잠들어 계신 걸까요. 잠시 산의 정상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며, 어떻게 저 곳까지 도달할 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날아가다가 금방 지쳐버릴 것 같아요. 어쩌면 좋을까요...
그러다 샤베르 님께서 연한 녹색 물이 담겨있는 통을 주시자 고개를 갸웃하면서 그것을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아들였다. ...이것을 마시면... 저의 약한 몸도 괜찮아질까요? ...아니, 괜찮지 않다 하더라도 가야만 했다. 그렇기에 각오를 다지며 통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샤베르 님.]
다시금 텔레파시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는 샤베르 님께 허리를 꾸벅, 숙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아사 님의 물음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역시 아사 님께서는 현명하세요. 어쨌거나 구슬을 끼워 백호 님을 깨우실 수 있는 분은 바로 누리 님이시기도 하니까. 아무튼 다시 천천히 샤베르 님을 바라보았다.
산 정상에 성스러운 조각상이 있다는 샤베르님의 말이 들려왔습니다. 그 애의 맑은 푸른 눈이 샤베르님의 손가락을 지나 산 정상을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어쨌든 그 애는 빠르기라면 둘째가 라도 서러울 눈표범이었으니, 원한다면 단숨에 그곳까지 갈 수 있을 터였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그 애 혼자만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혼자 단독으로 행동하는 중이었다면 아무 생각 없이 바로 달려갔을 텐데, 모두와 같이 있는 이곳에서 단독 행동을 할 순 없을 것 같았습니다. 거기다 이렇다 할 설명도 못 하는 그 애가 갑자기 사라지기라도 한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일이 커질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
그 애는 갑자기 그 애의 작은 손에 들린 초록빛 물에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이게 뭐예요? 하는 물음이 왠지 공중에 떠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그 애는 샤베르의 설명을 듣고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스테미너가 뭐예요? 그게 떨어지는 거였던가?
"먹구름... 번개..."
아무튼 조심하라는 대상을 인지한 그 애는 샤베르에게 꾸벅 인사해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아사님이 의견을 구하는 듯 이쪽을 바라보자 그 애는 작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우린... 산 정상으로 가야겠... 죠...? 혹시... 산 정상까지 올라가기 힘드시면 제가... 옮겨 드릴게요."
그 애는 수줍은 듯 목소리를 웅얼웅얼 거리며 말했습니다. 힘이라면 쓰고 써도 남았으니까요.
"그러니까 왜 텔레파시로 이야기를 하는 겁니까? 아무튼 누리님과 가온 씨 말입니까? 네. 네. 그렇고 말고요. 나눠주겠습니다! 어딘가에 있다는 이야기겠죠? 일단 여유분이야 더 있으니까요! 여기!"
뒤이어 샤베르는 리스에게 물병 2개를 더 나눠주었다. 이 물병이 있으면 일단 누리와 가온에게도 줄 수 있는 것일까. 아무튼 누리와 가온에게 연락을 한다면 텔레파시를 이용해도 좋을테고, 물병을 나눠주는 것도 신통술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전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확실한 것은 이제는 산으로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이대로 올라가도 좋은 것일까? 위험하지 않을까? 하늘 위에 끼여있는 먹구름은 그만큼 불길한 느낌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정상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그 석상을 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올라간다고 한다면... 모두 각자의 방법, 혹은 협력을 통해서 올라가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자...그럼 이제 올라가도록 합시다..! 산 정상까지! 날아서 가도 되고, 뛰어서 가도 되고, 아니면 각자의 방법으로 가도 되는 겁니다! 9시 50분까지 받겠습니다!
"태워줄 수는 있지만.. 피탄 면적이 넓어." 아니면 걸어서 올라가도 상관없지만 오물덩어리들이 산 정상에 죽치고 있지만 않으면 좋은데. 라고 디스합니다.
"입맛 떨어지게시리." "자기들은 쓰레기더미에서도 멀쩡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면 비위가 참 좋은 것 같네." 맹금류가 낼 법한 휘익하는 날카로운 소리를 짧게 내고는 같이 올라가자고. 체력이 약하면 올려 줄 테니까. 라고 말하면서 음. 업히면 너무 접촉 면적이 넓나? 라고 말하네요. 응.. 그런 만도 합니다.. 등이 다 드러나 있다이기도 하니...
...그건... 샤베르 님의 물음에는 그저 어색하고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피했다. 마치 대답을 피하려는 것처럼. 그 대신 물병 2개를 더 받아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을 나눠드리려면... 잠시 물병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천천히 구슬을 빛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신통력을 사용하여 물병들을 누리 님과 가온 님께 하나씩 보내드리려 했다. [다양한 신통력을 사용해보니 기분이 어때?] "......"
아무튼 이제는 산 정상으로 올라가야 할 시간. 론을 품에 꽈악 끌어안은 채,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는 소아 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아사 님께 업히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으니까. 아사 님께 감사와 죄송스러운 마음을 동시에 품고, 그렇게라도 산 정상에 올라가려고 했다.
/ 죄송합니다...! 이 앞에는 미리 써놨는데 다른 일 좀 하라고 하셔서 하느라 그만...ㅠㅠㅠㅠ
일단 누리와 가온이에게는 연락을 마치고 물병도 전송을 한 후에 리스는 아사의 등 위에 올라탔다. 이어 아사의 비행이 시작되었고 정말 힘들지 않게 산 정상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산 정상은 정말로 조용하기 그지 없었다. 분명히 하늘 위에 먹구름은 끼어있긴 했지만,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통 조용하고 고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내 산 정상 부근에서 정말로 거대한 석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정말로 거대한 호랑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그 앞의 제단에 구슬을 꽂는 듯한 부분이 보였다. 착지를 하는 그 순간까지 딱히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으며 정말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 그 자체였다. 정말로 이 위에는 아무도 없는 것일까? 아니면....
일단 누리와 가온이 올라오려면 아직 조금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었다. 가온이 막 보낸 텔레파시에 의하면 그러했다.
ㅡ지금 산을 오르는 중입니다. 10분 정도 후에 정상으로 갈 듯 하니, 그때 만나도록 합시다!
10분. 적어도 그때가 아니면 누리도 가온도 여기에 도달하는 것은 힘들어 보이니 탐사를 해도 좋고, 조금 쉬어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여전히 하늘 위에는 먹구름이 끼어있었고, 번개가 간간히 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신기하게도 비는 내리지 않았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정말로 강렬한 신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대체 그 신의 기운은 무엇인걸까?
1차적 방어막을 아사가 깔아주고 리스는 그 안에서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딱히 크게 보이는 무언가는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천천히 흘렀고 10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아...하아..."
"누리님! 조금만 더 가시면 됩니다!"
머지 않아 가온이와 누리의 모습이 모두의 눈에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갑자기 격하게 먹구름에 움직임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이어 검은색 번개가 연속으로 여기저기로 내리치기 시작했다. 아사의 결계가 있기는 했지만, 그 결계조차도 쉽사리 금이 갈 정도로 그것은 어마무시한 힘이었다.
ㅡ청호의 보고는 아주 잘 들었다. 이곳에 잠들어있는 신을 깨울 생각인 모양이지만 그렇게 둘 수는 없지.
그것은 틀림없는 적호의 목소리였다. 이어 번개가 떨어지면서 석상 앞에 붉은색 여우, 적호의 모습이 드러났다. 피식 웃는 모습이 참으로 잔혹하기 그지 없어보이는 그는 모두를 바라보며 비웃음소리를 냈고 가온과 누리는 크게 놀라서 적호를 바라보았다.
"적호!!"
"당신이...!!"
"그거야 나도 신의 힘 정도는 읽을 수 있으니 말이지. 아무래도 이 석상이 그 백호라는 녀석인 모양이지. 그럼 부숴버리면 그만이지 않겠나?"
이어 적호는 손에 붉은색 번개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박살내버릴 생각인지 그대로 발사하려고 했다. 만약 그것이 발사된다면 석상은 정말로 손쉽게 산산조각 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야. 빨강아." 머리 속에 든 덩어리가 보통 오물덩어리가 울면서 제가 수련을 더 하고 와야 동급으로 더러워지겠다며 내뺄 생각을 할 정도라서 그런 식으로 하고 있어? 라고 덤덤하게 말하면서 석상을 보호하려고.. 어.. 공격해야하나. 방어막을 쳐야 하나. 일단은 방어를 굳히려 합니다.
"일단 네 머리 속에 든 게 없고 그나마 있는 것도 오물덩어리라서 내가 특강을 해줘도 알아들을 수 있을지나 모르는데." 내 특강은 비싸 빨강아. 라고 말하며 얌전히 물러나. 라고 말하려 합니다.
"여기저기 부숴버리기 전에." "할 거면 클라이막스에 해야지" 음. 죽이지 않는 선에서 여우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만한 곳이 어디지? 라고 태연히 말하며 가죽을 싹싹 하면 되나? 라고 말하는 와중에도 석상을 신경쓰고 있습니다.
누리 님과 가온 님께서 무사히 나타나신 것에 대하여 안도하기도 잠시, 이내 곧 검은색 번개가 여기저기 내려치기 시작하자 소리 없이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적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아래로 푸욱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그러자 다시 평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차가운 무표정한 얼굴이 드러났다.
"......" [또 너냐? 이 지긋지긋한 녀석.] 적호가 손에 붉은색 번개를 모으기 시작하자, 한 손을 들어 적호에게로 뻗었다. 그리고 서서히 빛나기 시작하는 구슬. "......" [네 맘대로 날뛰게 둘 것 같으냐. 가소로운 것. 끝없는 안개 속에 갇혀있거라.] 환각 능력을 사용하여 적호의 눈 앞을 안개로 뒤덮어, 적호를 당황시켜 석상의 위치를 향한 조준점을 교란시키려 했다. 그리고 동시에 활 시위를 당겨 화살을 적호의 손으로 겨누었다. 붉은색 번개를 모으고 있는 그 손을 향해. 유일하게 보이는 한 쪽 눈에서 위압감 넘치는 안광이 뿜어져 나왔다.
"......" [꺼져.] 그리고 망설임 없이 시위를 놓으려 했다. 화살이 일직선을 그리려 정확히, 빠르게 적호의 손을 공격할 수 있도록. 그리고 다시 여러 개의 화살을 시위에 걸어 당기곤 적호만을 향해 공격을 퍼부으려 했다. 아사가 방어를 더 굳히려 하는 동안 자신은 공격을 하는 게 더 나을테니. 그리고는 누리만을 향해 머릿속으로 텔레파시를 보내려 했다. 그 순간만큼은 무표정이 깨진 채로.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누리 님! 저희는 아마도 오래 버티긴 힘들 거예요! 빨리 저 석상의 제단에 구슬 씨를 끼우셔야 해요...!!]
석상을 부수지 못하게 아사는 방어를 굳히기 시작했고 리스는 환각을 사용했다. 눈 앞을 안개로 뒤덮으려고 하고 화살을 쏘려고 했지만 적호는 태연하게 전혀 당황하지 않으며 번개를 근방으로 난사하듯 발사했다. 베리어가 산산조각 난 것은 물론이고 리스가 날리는 화살 역시 깔끔하게 사라져버렸다. 그만큼 상대는 고위신이었기에 레벨이 다른 것이었을까?
"그래서 말은 다 했나?"
이어 적호는 아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우선 아사부터 지져버릴 생각인 것일까. 다시 한 번 붉은색 번개가 그의 손에서 춤을 추듯 퍼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도저히 피하래야 피할 수 없는 공격이었고 모두에게 충격을 주기에 정말로 딱 좋은 힘이었다. 그 때문에 늑대 특유의 사냥법으로 기습을 하려고 한 가온마저도 바닥에 굴러야만 했다.
"크아아아악!!"
"하하하하하하!!"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적호는 보기 좋다는 듯 유쾌하게 웃기 시작했다. 일단 누리는 유일하게 안전하긴 했지만, 그래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벌벌 떠는 모습을 보였다. 여전히 누리에게 있어서 적호는 공포의 대상, 트라우마의 대상이었다.
"...시..싫어..."
"자...순순히 그 구슬을 내놓아라. 나의 피조물이여. 그렇다면...이 녀석들은 다치지 않게 끝내주마. 어때? 나쁜 조건은 아니지 않나?"
만약 거역한다면... 정말로 번개로 모두를 다시 지져버릴 생각인 것일까. 적호는 정말로 사악하게 웃으면서 누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치 다른 이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물론 무시해도 상관없어. 하긴..이런 하찮은 것들을 위해서..고위신이 굳이 무릎을 꿇을 필요는 없겠지. 안 그런가? 너희들도 마찬가지. 목숨을 걸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지? 저 밑에서 얼마 없는 식량을 남들에게 베푸는 그 하찮은 서벌 녀석의 걱정이라도 해주는 것이더냐? 크크큭.."
"아. 진짜 아프잖아." 굴렀다 일어서서 그런지 바보털이 살짝 휘었습니다. 그냥 아프다는 말로 끝내기에는 충격량이 장난 아니기는 했습니다만. 할 말은 다 했냐는 말에
"아니? 해줄 말이 너무 많아서 고르는 중이야." 뭐라 더 해주는 게 좋으려나.. 라고 잠깐 고민하다가
"정공법으로 이기지 못하니까 비겁한 술수를 쓰고 질투하는 존재 밑에서 수행하는 녀석 답게 저번에도 이것저것 더러운 수를 썼었지?" 배워먹은 게 그것뿐이라서 유감이잖아? 신도 배워나가는 존재인데 배워먹질 못하다니. 불쌍하잖아. 대체 그 한 몇백년 되는 시간 동안 나는 잠을 많이 잤지만 배운 게 많은데 적호 쟤는 배운 게 없어서 이렇게 폐를 끼치고 다녀서 그렇지? 라고 진짜 불쌍한 것을 보는 듯이 랩하듯 디스를 하네요
"라온하제를 반으로 갈라서 줄 것이 아니라면 구슬을 꽂아넣느냐 막느냐잖아?" 타협점은 없지. 라고 냉정히 말하려 합니다. 누리야 미안하지만 다솜과 아라를 되찾았지만 구슬을 넘겨주면 승산은 없지. 저건 이미 패퇴한 패잔병 주제에 또다시 침공을 개시한 존재고. 물러날 순 없지. 라고 말하면서 적호를 봅니다.
"너희들이 생각이 없다는 것을 이런 식으로 또 확인시키는 것도 지겹지 않아?" 솔직히 말해서 너희가 이걸 받아가면 부술 거고 다솜과 아라도 또 오염시킬 거고. 살기 어려워지고 너희만 좋은 일 시켜주는 건데. 이득손해 가리는 법도 모르는 사회화 덜 된 것들이 힘만 가지면 이런 식으로 굴러다니는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