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3830134> [1:1/NL] 연 - 1 :: 355

이름 없음◆GyZknqLERw

2018-08-10 00:55:24 - 2022-05-24 23:46:02

0 이름 없음◆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0:55:24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中>

104 이름 없음◆GyZknqLERw (9551119E+5)

2018-10-10 (水) 02:10:01

앗 아이고 윤주야 몸은 좀 어떤지 모르겠어요 ㅠㅠ 얼른 나아야 할텐데.. 흑 어쩐지 내가 아픈 데 하나 없이 건강하더라니 ㅠㅠ 다 윤주 덕분이었나봐요.. 다정하여라. 고마워요! 흐흥.. 요새 진짜 갑자기 확 추워진 것 같아요.. 날씨님 기분은 추움이야.. 무조건 무조건 따뜻하게 입구 가요!
9월 끝난 지가 어제같은데 벌써 10월의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정말 화살같아.. 흑흑 답레는 나중에 들구오겠습니다 살짝 올려만 두고 가요! 윤주야 남은 한 주도 행복하게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안녕❤️

105 이름 없음◆3yPNMD/6aY (7352024E+6)

2018-10-12 (불탄다..!) 18:40:15

안녕, 추연주야. 많이 내려간 걸 올려주었네 고마워요. 이번엔 내가 올린닷! 히히 u.u// 몸은 훨씬 괜찮아졌어요! 추연주는 건강했다니 다행이야. 오늘의 작은 기쁨입니다...! 앗, 아니 큰 기쁨으로 할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날씨님 기분은 진짜 추움인 것 같아... 나는 벌써부터 엄청엄청 껴입고 있어요. 추연주도 무조건 따뜻하게 입기로 약속해! 이불도 안 차고 잘 덮고 자기!
그러게, 시간 진짜 빠르다. 우리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더우니까 건강 조심하라구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감기 조심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있네...! 답레는 천천히 주어도 괜찮아요. 요즘 많이 바쁠 것 같아요 ㅠ.ㅠ... 이번 주도 고생 많았구 주말 잘 보내요! :)

106 이름 없음◆3yPNMD/6aY (1291596E+5)

2018-10-29 (모두 수고..) 00:58:41

아이구, 10월이 정말 정신없이 지나가고 있네! 그동안 너무 뭐가 많아서 잘 올려두지도 못했다 ㅠ.ㅠ... 그래도 조금씩 정리 되어가는 중이라 살짝 들러 환기 시켜요!
추연주는 잘 지내고 있나요? 이제는 가을보다 겨울에 더 가까운 날씨인 것 같아. 난 밤에는 패딩을 입고 다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 이른가 싶긴 하지만, 따뜻한 게 제일이니까! 추연주도 옷 따뜻하게 입구 잘 지내길 바랄게요.

107 이름 없음◆GyZknqLERw (060621E+52)

2018-11-06 (FIRE!) 23:54:45

헝헝 오랜만에 들러요.. 올려줘서 고마워요! 윤주 안부도! 내가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요 ㅠㅠㅠ 우리 과가 시험을 3주나 봐서 ㅠㅜㅠㅠ 거의 정신 놓고 사느라 들르질 못했어요 .. 그래도 종종 떠올리면서 힘 내구 그랬어요.. 흑 이번 주 목요일이면 정말 다 끝나요.. 힝 말 한마디 안 남기고 가서 미안..
요새 날씨 정말 추워졌지요 ㅠㅠ 나두 막 전기장판도 키고 패딩도 가져오고.. 보일러도 맨날 빵빵하게 틀구 있어요.. 겨울 싫어..! 오늘은 좀 따뜻한가 했더니 미세먼지가 난리더라구요.. 예쁜이 마스크도 꼭꼭 끼고 다니구 옷도 따숩게 입어요! 패딩 칭찬해..♥ 이번 주도 힘내서 으샤라으샤 잘 보냈으면 좋겠어요 금요일쯤 올게요 늘 고마워요 ㅠㅠ 안녕 오늘도 행복한 꿈 꿔요

108 이름 없음◆3yPNMD/6aY (2157785E+5)

2018-11-12 (모두 수고..) 17:43:01

아이구, 많이 바빴구나! 괜찮아요. 나도 시험 비슷하게 봤구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뒤로는 계속 과제가 있어서 전처럼 자주 들러서 올려놓지 못했는걸요. 아마 12월 돼서 종강하기 전까지는 계속 이러지 않을까 싶어. 느긋하게 해요, 우리! 바쁘면 그냥 쉬다가 나중에 생각나면 슬쩍슬쩍 굴리자.
한동안 미세먼지가 기승이었죠. 그래도 오늘은 조금 나은 것 같은데. 마스크 잘 쓰고 다니고 옷도 잘 챙겨 입구요! 그럼 이번 주도 힘내서 잘 보내요! :)❤️

109 추연 - 서 윤 ◆GyZknqLERw (7209503E+4)

2018-11-14 (水) 02:03:56

추연은 주변을 둘러보는 일 하나 없이 윤이 있을 곳을 향해 걸어 나갔다. 물에 빠진 사람이 허우적대듯 숨 한 번을 쉬고자 애쓰는 맹목적인 몸짓과도 같았다. 중독이라도 된 것처럼 그녀 없이는 살 수 없었다. 추연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번 생의 윤과 마주하기 전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내 삶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그리고, 마주쳤다. 추연이 허물어지듯 웃음 지었다.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말래도.”

너는 내게 미안해 할 필요 없다. 나는 네 모든 걸 안을 수 있어. 너의 모든 걸 지독히 아끼고 은애한다. 내가 네게 해줄 수 있는 게 그런 것 뿐이니. 내게만 제멋대로 굴어줘. 할퀴고, 깨물고, 칼로 찔러서 내가 피 흘리게 해줘.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게. 추연이 갈망하는 눈으로 윤을 보았다. 목이 타고 입술이 바싹 말랐다.
……그러나 저를 보며 초승달처럼 접히는 눈이 너무 곱고 다정해, 추연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같이 걷자,” 잠깐 말을 잇지 못하던 추연이 빙긋이 웃으며 윤에게 답했다. 네 공간을 구경시켜 줘. 나는 네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무언지 몰라. 이 정원에 어떤 추억이 있는지도. 네가 어릴 적 돌보던 사슴이 가장 아끼는 풀을 뜯어먹어 속상했을지도 몰라. 또 어쩌면 이 나무 위에 둥지를 틀었던 새를 돌봐줬던 기억이 있을지도 모르지.
나는 너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그를 궁금하게 만드는 것은 윤 뿐이었다. 그저 숨 쉬듯 자연스레 그의 의지대로 움직일 뿐인 잿빛의 세상 속에서 유일하게 눈이 부실 정도로 오색찬란한 빛깔을 뽐내는 것은. 저 멀리에서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고운 목소리와 맑은 향기를 지닌 것은. 가장 고약한 벌이자 달콤한 상이었다. 정원을 거닐면서도 추연의 눈을 윤을 떠날 줄을 몰랐다.

……너를 어쩌면 좋지.

바람이 불어왔다. 대강 여민 옷자락이 바람을 안고 펄럭였다. 긴고아(緊箍兒)처럼 그를 옥죄고 무겁게 짓누르던 족쇄인 공기가 윤의 곁에만 오면 가벼운 산들바람이 되었다. 묶이지 않은 머리카락이 뒤로 시원하게 날렸다. 뼛속까지 스며든 독기가 조금쯤 씻겨 나가는 기분이었다. 추연의 손이 바람에 물결치는 윤의 머리칼을 가볍게 스치고 어깨에 머물렀다가, 그녀의 어깨에 앉았던 나뭇잎과 함께 떨어져 나갔다.
햇볕이 온화했다. 벌써 계절이 이리 되었나. 가을의 정원에 가을이 오고 있네. 추연은 문득, 땅을 밟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윤이 딛고 움직이며 꽃과 나무를 심는 그 인계의 땅을. 나란히 그녀의 곁에서 보폭을 맞추어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공간이었다. 그는 이곳에 존재하면서도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였다.
추연이 발걸음을 멈췄다. 여름을 마무리하고 가을을 알리는 꽃들이 형형색색 제 모습을 뽐냄에도 추연의 눈에 담긴 것은 윤 뿐이었다. 네가 좋다, 추연은 익숙하게 하려던 말을 삼켰다. 대신 웃음기 가득 담긴 목소리가 윤에게로 쏟아졌다.

“너, 내 생각 하루에 몇 번 했어?”

110 이름 없음◆GyZknqLERw (7209503E+4)

2018-11-14 (水) 02:09:44

흑흑 이 답레를 가져오는데 한 달이나 걸리다니.. 송구합니다,,송구합니다,,, 시험 보구 과제도 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예쁜아 ㅠㅠ 늘 그렇게 다정하게 말해줘서 참 고마워요! 흐흐 윤주도 답레 느긋느긋하게 주세요!
맞아 요즘 날이 막 춥지는 않지만 그만큼 미세먼지가 기승이네요 ㅠㅠ 윤주도 마스크 꼭꼭 챙겨 쓰고 다녀요! 나는 공기청정기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ㅠㅠ 흑흑.. 아모쪼록 따뜻하고 건강한 날들 보냈으면 좋겠어요 감기도 조심 조심! 윤주도 남은 한 주 힘내요 얍 얍 ❤️❤️ 푹 자고 있길 바라요 히히 안뇽

111 서 윤 - 추연 ◆3yPNMD/6aY (1896843E+5)

2018-11-19 (모두 수고..) 00:27:57

미안해하지 말라는 말에 눈을 접어 웃고 말았다. 이미 한 번 들어본 적 있는 말이었다. ……다정하신 분. 당신은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어리고, 작고, 어쩌면 조금 딱하게 여기고 있을지도요. 가끔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그래도 내게 그렇게 다정하지 말아요. 이번 망향의 내 소원은 당신께 말한 게 아니었어요. 나중에 더 큰 걸 바라면 어쩌려고 그래요? 내가 바란 게 당신을 망치고 아프게 하면 어떻게 하려구요.
당신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요. 아프게도 하기 싫어요. 욕심내기 싫어요. ……괜한 기대를 했다가 내가 무너질까봐 무서워요. 봐요, 내게 이렇게 친절하고 따뜻한 당신을 앞에 두고 나는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잖아요. 첫 만남에선 당신에게 난 착한 아이가 아니라고 했지요. 지금은 언제까지고 당신에게 착한 아이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래서 당신에게는 어떤 말도 하지 않기로 했어요.


"올해는 단풍이 참 예뻐요. 가끔은 꽃이 눈에 안 들어올 정도예요."


이렇게 말하면 꽃들이 서운해할까요? 속삭이듯 덧붙이고선 정원에 심어진 국화에 눈길을 주었다. 비슷하게 샛노란색인 것 같은데, 봄의 것과는 다른 채도를 가진 것처럼 느껴지곤 했다. 가을은 저무는 계절인 탓일까. 짧은 생각을 갈무리한 윤이 추연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저 국화들은 말려두었다가 겨울에 차를 끓여 마시곤 해요. 연은 차를 좋아하나요? 괜찮다면 나중에 선물을 보낼게요. …아니면 나중에 생각이 날 때 다시 와주세요. 그때 함께 마셔요."


느릿한 걸음 아래서 마른 나뭇잎이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문득 마음이 부서지는 소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튀어나오려는 것들을 애써 막고, 밟아서 외면하다 부서진 조각들이 발 아래서 짓이겨지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내가 이럴까요. 내가 혼인을 해서 궁밖을 나가게 되면 끝이 나게 될까요? 그러다 당신을 평생 마음에 묻어두고 살면 어쩌나요. …아니야, 허락된 만큼이라고 했잖아. 처음에 빌었던 소원도…….
입술을 꾹 물었던 윤이 어깨에 닿는 손길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돌렸다.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옆으로 붉은색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선 자그맣게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나뭇잎이 있었나봐요. 고마워요. 같은 말을 하며. 말을 마치곤 다시 몇 걸음 걸어나가던 윤은 곧 걷던 것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함께 걷던 이가 멈춘 탓이었다. 조금은 의아한 얼굴로 추연을 보던 윤은 그의 물음에 잠깐 길을 잃은 얼굴을 했다가, 곧 장난스레 웃었다.


"…많이요. 많이 했지요. 그럼 추연은, 제 생각한 적 있나요?"


나는 당신에게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까 하는 생각으로 잠을 설친 적이 있을 정도예요. 나는 당신을 연이라 부르고 있지만, 그런 것과는 별개로요.
지금껏 당신을 명명하지 못해 나는 여전히 밤을 헤매고 있어요. …아니,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몰라요. 겁이 나서 부르지 못했을 뿐.

112 이름 없음◆3yPNMD/6aY (1896843E+5)

2018-11-19 (모두 수고..) 00:34:44

안녕, 잘 지내고 있나요? 이제 제법 초겨울 같은 날씨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니, 아직인가? 그래도 ㅊ겨울쯤은 왔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따뜻하게, 그렇다고 또 더무 덥지는 않게 옷 잘 챙겨 입구요.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늘 건강 챙겼으면 좋겠어요. 건강이 짱이야...... ㅠ.ㅠ 요즘은 먼지가 그래도 약간 덜한 것 같은데, 추연주 있는 곳은 어떤지 모르겠어. 추연주도 공기 안 좋은 날에는 마스크 꼭 해요!
그동안 추연주도 학교 다니고 하던 일...도 같이 하고 있나요? 아무튼, 이것저것 고생 많았어요! 곧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슬프지만 ^.ㅠ 종강과 더욱 가까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우리 조금만 더 힘내요! 내일은 또 새로운 주의 시작이네요. 주말에 푹 쉬었길 바라고 새로운 주에 행복한 일, 좋은 일 많이많이 생기길 바랄게요! 그럼 좋은 밤! :)❤️❤️

113 이름 없음◆3yPNMD/6aY (7916353E+5)

2018-12-04 (FIRE!) 21:00:24

벌써 12월이 됐네요. 잘 지내고 있어요? 오늘 낮까지는 괜찮은 것 같더니 밤부터 갑자기 바람이 엄청 불더라구요. 내일부터는 날씨가 많이 추워진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요. 옷 따뜻하게 잘 챙겨 입구요. 많이 바쁘겠지만 그래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건강 챙겨가면서 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까지 화이팅이에요! 그럼 잘 지내고 있길 바랄게요. 안녕!

114 이름 없음◆GyZknqLERw (5620755E+6)

2018-12-09 (내일 월요일) 05:13:33

으엉 오랜만에 와서 올려두고 가요 ㅠㅠ 예쁜이 다녀갔군요 ㅠㅠ 이번에도 어김없이 정말 고마워요..! 흐 그리구 신경써 줘서 고마워요 나는 최선을 다해서 따뜻하게 입고 다니고 있어요! 이제는 또 한파라고 불릴 정도로 날이 무지무지 추워졌으니까요. 꽁꽁 싸매도 시린 공기를 피할 수가 없어 ㅠㅠ 나는 추운 계절을 정말 견디기 힘들어 해서 다가올 계절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윤주도 방한 준비는 잘 했는지 모르겠네요!
히히 그래두 공기가 맑은 것 하나만큼은 정말 좋은 일이에요.. 맑은 공기라고 막 들이쉬는 건 또 안 돼..! 감기 걸릴지도 모르니까요! ㅋㅋㅋㅋ 윤주가 아프지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한동안 힘든 나날일 테니 영 행복을 찾기는 힘들테지만 ㅠㅠ 그래도 윤주에게 매일매일 소소하고 즐거운 일들이 많길 바라요. 윤주도 윤주처럼 꼭 다정하고 위로가 되는 사람들만 마주쳤으면 좋겠어요. 지금 약간 비몽사몽한 상태라 횡설수설 하는 것 같지ㅏㅁㄴ 음.. 정말 보고 싶어요. 나 또 들러 안부 전할게요! 늘 응원하고 있어요. 잘 지내요 안녕❤️❤️

115 이름 없음◆3yPNMD/6aY (1525293E+5)

2018-12-18 (FIRE!) 15:36:03

안녕! 들러서 안부 남겨주었네요. 방금 갑자기 미세먼지가 좋음으로 뜨길래 부랴부랴 온 집안 창문을 활짝 열어놓다가 생각이 나서 들렀어요. 아무래도 날씨 이야기를 많이 해서 그런지, 날씨가 유난히 춥거나 따뜻하거나 아님 눈이 오거나 해서 평소랑 다르면 여기 생각이 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많이 바쁘죠? 보통은 이 전후로 해서 많이들 일이 끝나던데, 올해는 추석이다 뭐다 해서 휴일이 많았던 탓에 일정이 많이 밀린 것 같아요 ㅠ.ㅠ... 사실 나도 아직 바빠야 하는데...... 안부만 남기고 후딱 열심히 살러 갈게요! 눈 감아주세요!
나도 정말 열심히 껴입고 다니고 있구 온수매트 켜고 이불 두 개씩 덮고 자고 있어요. 그래서 앗, 감기기운인가...? 싶은 것만 슬쩍 스쳤다가 지나가고 무사히 겨울을 맞았는데 추연주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추운 계절을 견디기 힘들어한다니 더 걱정이에요... ㅠ.ㅠ 부디 아픈 곳 없이 건강하고 씩씩하게 하루하루 보내고 있기를 바랄게요.
음음, 또 늘 따뜻한 말만 해줘서 고마워요!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말해보면 추연주 안부 읽다가 쪼끔 눈물이 났어요. 추연주도 다정한 사람들한테 예쁜 마음만 잔뜩 받으며 지냈으면 좋겠어요. 나도 늘 추연주 응원하고 행복하길 바랄게요. 근데 진짜 안부 남겨준 시간이 엄청 이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잠도 잘 자고 짬내어 푹 쉬기도 하구요! 그럼 나중에 또 만나요, 안녕! :)❤️❤️

116 이름 없음◆3yPNMD/6aY (7185529E+4)

2019-01-05 (파란날) 16:43:30

안녕! 잘 지내고 있나요? 어느 순간부터는 와, 시간 정말 빨리 간다! 싶었는데 정신차려보니까 해가 바뀌어있네요. 이맘때쯤에는 날짜 쓸 때마다 자주 틀리곤 하는데, 추연주도 그럴까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는 한동안 춥더니 또 최근에는 추위가 덜해요. 그래도 겨울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춥기는 춥네요.
부디 옷 잘 챙겨입고 끼니 잘 챙기면서 건강하고 즐겁게 하루하루 보내길 바라요. 연말부터 연초까지 사람 만날 일도 많을 텐데 좋은 기운 많이 받아오구요! 나도 그럴게요. 오늘 안부튼 이쯤 남기고 나는 이만 가볼게요. 잘 지내요, 안녕. :)

117 이름 없음◆YauzLWmGQk (1786581E+5)

2019-01-18 (불탄다..!) 02:04:10

안녕, 잘 지내고 있나요? 다름이 아니라 오늘은 전할 이야기가 있어서 따로 찾아오게 되었어요. 약 한 달 정도 들리지 못한 건 추연주가 더 이상 이 이야기를 잇고 싶기 않아졌거나, 어떻게 할 수 없는 현실의 일이 닥쳐서 둘 중에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곳은 잠정적으로, 혹은 영원히 마무리 해서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다정한 추연주와 연 덕에 행복했어요. 그건 아마 윤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해요. 다시 돌아오고 싶어질까요? 확신이 들지는 않네요. 그래도 만약에 못 다한 이야기들을 이어가고 싶다면 언제든 들러주렀으면 해요. 아니라면 마음 속으로만 인사하고 여기서 헤어지도록 해요, 우리. 짧다면 짧고 길다면 간 시간을 함께 했지요. 함께 해주어 고마워요.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든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원할게요. 안녕. 고마웠어요.

118 이름 없음◆hho/54bZcw (1786581E+5)

2019-01-18 (불탄다..!) 02:05:20

인증코드를 틀려서 레스를 하나 더 남겨요. 그럼 정말로 안녕! 잘 지내길 바랄게요.

119 이름 없음◆3yPNMD/6aY (1786581E+5)

2019-01-18 (불탄다..!) 02:07:37

왜 계속 인증코드를 틀릴까... 이번에 틀리더라도 윤주가 맞습니다. 그동안 고마웠고 늘 행복하세요. 정말, 정말로 안녕.

120 이름 없음◆GyZknqLERw (562873E+57)

2019-01-31 (거의 끝나감) 19:55:49

아..아.. 내가 너무 너무 너무 미안해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지요.. 다 제 잘못이에요 바빴다 하는 것도 변명에 불과하겠지요.. 글 한 두 줄 남기는 게 뭐가 힘들다고. 윤주는 바쁜 와중에도 자주 들러 주었는데 다 제 잘못이에요. 정말 미안하고 .. 미안해요. 제 잘못으로 이렇게 관계를 망치게 되어서. 너무 오랜 시간 기다리게 한 것도 미안하고, 상처 받았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사과할게요.
제가 저 저는 한 달 동안 정말 먼 곳에 가 있었어요. 그렇게 긴 시간 떠날 거였으면 떠나기 전에 연락 남겼었어야 했는데. 아차 싶어 부랴부랴 올리려 했는데 외국에 가니까 해외라고 글이 올라가지가 않더라구요. 그래도 방법을 찾아봤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었을텐데 안일하게 생각했던 제 잘못이에요. 하염없이 기다리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 알면서.. 정말 미안해요.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네.
마지막까지 이렇게나 상냥하게 다정하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저는..저 윤주를 기다리고 있을게요. 이렇게 이제서야 이렇게 말하는 저는 정말 염치 없고 모자란 사람이지만, 언젠가 이 글을 확인해 준다면 좋겠어요. 혹여라도 이야기에 흥미가 떨어졌던 탓이 아니라, 모두 제가 너무 책임감도 배려심도 없었던 탓이라는 걸 알아 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정말 고마워요 정말로. 제가 너무 늦어 윤주는 이미 떠났을지도 모르겠지만, 건강과 행복을 빌며 기다리고 있을게요.

121 이름 없음◆3yPNMD/6aY (9031211E+5)

2019-02-02 (파란날) 03:14:12

음, 무슨 말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어... 일단 미안하다는 말을 돌려주고 싶어요. 제가 쓴 레스를 다시 읽어보는데 제 말투가 조금 날카롭게 느껴져서 당황했어요. 저때 개인적인 일로 정신적으로 약간 몰린 듯한 느낌을 받던 시기인데, 그걸 이유로 추연주한테 예민하게 군 것 같아요. 추연주는 끝까지 다정하게 말해주어 고맙다고 했지만, 제 눈에는 제가 너무 못나게 군 것처럼 보이네요.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할게요.
추연주는 그렇게 사과하지 않아도 돼요. 명확하게 이유가 나온 게 아닌데도 넘겨짚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건 내쪽이었잖아요. 추연주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구요. 확인하고 놀랐을 것 같아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쪽을 선택했다면 좋았을 텐데, 지난 일을 두고 후회하는 게 의미 없다는 건 알지만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따로 찾아와서 아니라고 해줘서 고마워요. 나는 나한테 문제가 있었을 거라 거의 확신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추연주가 다시 오고 싶어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아니, 이것보다 진짜 레스 저렇게 남긴 거 정말로 미안해요...... 혹시 상처 받았다면 사과할게요.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면 좋겠어요.
날이 제법 추운데 건강은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늦어 지금은 아마도 자고 있을 것 같네요. 부디 다정하고 따뜻한 꿈 꾸길 바랄게요.

122 이름 없음◆GyZknqLERw (8360312E+5)

2019-02-02 (파란날) 19:20:08

앗 아니 아니에요 ㅠㅠㅠ 그러지 마요 윤주가 왜 사과를 해요.. 화내고 실망해도 되는 상황이었는데도 저렇게 말해주었는걸요.. 지나가는 사람 백 명에게 물어봐도 다들 그렇게 대답할 거예요.. 그리고 저는 전혀 날카롭다고 느끼지 않았는걸요.. 오히려 지친 것처럼 느껴져서 너무 너무 미안했어요. 제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으니까요.
마음이 힘든 상황이었을텐데 저까지 마음에 부담을 얹어서 미안해요. 안식처가 되고 싶었는데 제가 너무 모자라서 더 속상하고 힘들게 하고 말았네요. 윤주 탓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서 정말 정말 미안해요..

앗 그리고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저는 참 따뜻한 나라에 가 있었어요. 가서는 내내 꽤 심한 감기에 걸려 있었는데 돌아오니까 이상하게 하루만에 괜찮아졌어요. 매일매일 귤도 먹고.. 코코아도 타 먹고 정말 좋아요.
올해는 그래도 작년에 비해서는 참 따뜻한 편인 것 같아요. 제가 집에만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걸지는 모르겠지만요..
새 해가 벌써 한 달이나 지났네요. 오늘부터는 구정 연휴이기도 하구요. 윤주는 그간 잘 지냈는지 궁금해요. 감기에 걸리지는 않았는지, 차가운 날씨는 잘 견디고 있는지. 어쩌면 연휴를 맞아 어딘가로 떠나는 중일까요? 행복 가득한 명절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이야기를 감히 제가 먼저 꺼내도 되는 것인지, 말을 하면서도 걱정이 되지만, 혹여 윤주가 괜찮다면 우리의 이야기를 다시 이어가도 괜찮을까요? 다시 기회를 준다면, 이번에는 같은 잘못 하지 않겠다 약속할게요. 천천히 편하게 답해주세요 ㅠㅠ

123 이름 없음◆3yPNMD/6aY (0872696E+5)

2019-02-02 (파란날) 23:10:06

아니에요. 힘들었던 건 개인적인 일이었고 추연주가 저를 힘들게 한 건 아니에요 ㅠ.ㅠ... 오히려 제가 마음 컨트롤 잘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해요.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할게요. 같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게 될 것 같아서... 아무튼, 추연주가 상처받지 않았길 바라는 게 제 진심이에요.
따뜻한 나라에서 감기라니, 많이 고생했겠어요. 그래도 거기에서 보냈던 시간이 즐겁게 기억된다면 좋을 텐데말이에요. 저는 힘들 때 여행 같은 걸 이유로 멀리 떠나있던 때를 떠올리면 힘이 되던데, 추연주에게도 그곳에서 보낸 시간이 그렇게 힘이 되는 기억으로 남았다면 좋겠어요. 감기는 다 나았다니 다행이에요. 연휴 이용해서 마저 푹 쉴 수 있길 바랄게요. 즐거운 연휴 보내구요!
추연주 말대로 날씨가 확실히 작년보다는 덜 추운 것 같아요. 실은 저도 집이나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서 확신하기는 어렵지만요. 저는 그동안 남은 일도 마무리하고 사람도 만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기도 했어요. 이렇게 말하니 거창한 것 같은데 되게 사소한 일이에요. 건강은... 잔병치레가 조금 있었지만, 그거 빼곤 괜찮았던 것 같네요. 차근차근 회복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계속 잇는 것에 대해서는 음, 저는 좋아요. 좋은데 제가 앞서 올린 레스 때문에 추연주 마음에 부담이 가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이 돼요. 여기가 숙제처럼 느껴질까 봐요. 만약에 잇게 된다면 전처럼 느긋하게 이어가도 좋으니까 추연주 마음에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이 얘기 그만하기로 했는데... 앞의 레스는 제가 마음에 여유가 많이 없을 때였어서 ㅠ.ㅠ... 지금이라면 저도 불안해하지 않고 편하게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124 이름 없음◆GyZknqLERw (610021E+57)

2019-02-03 (내일 월요일) 01:17:52

응, 응. 마음 써줘서 난 정말 고마워요. 흐흐 밤낮으로 기침하고 훌쩍거리긴 했지만 정말 평화롭고 예쁜 곳에 머물다 왔어요. 마음에 오랜 시간 남아있을 것 같아요. 윤주의 말대로 위로가 되어 줄 기억을 많이 만들어 온 것 같아요. 고마워요! 연휴 때에는 쉬기도 하고, 궁궐에도 한 번 가볼까 해요. 요즘 창경궁에서 야간개장 하는 거 알고 있나요?
모든 일의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라고 하잖아요. 계절은 겨울이지만 윤주에게는 봄과 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었네요. 아앗 잔병치레라니 ㅠㅠㅠㅠ 잘 쉬구 맛난 것도 먹어 가면서 몸을 잘 다독여 줘요 ㅠㅠㅠ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윤주가 늘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으응 부담은요 ㅠㅠ 애정과 아낌이 어떻게 숙제가 될 수 있겠어요. 저의 이번 방학 테마는 요양과 문화생활이라.. 오히려 윤주가 새로운 일 시작했는데 부담스럽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힝 암튼 정말 고맙구.. 고마워요! 잠들었을까? 보드랍고 좋은 꿈 꿨으면 좋겠어요 하트 하트 ❤️

125 이름 없음◆3yPNMD/6aY (5638121E+5)

2019-02-03 (내일 월요일) 01:59:53

좋은 기억이 되었다니 다행이에요. 그 기억이 추연주에게 오래오래 힘이 되어주길 바랄게요. 매해 야간개징 한다는 이야기는 듣는데 그게 늘 뒤늦게라서 가본 지가 엄청 오래된 것 같아요. 창경궁 대온실도 예쁘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일단 밤의 궁은 조용하고 단아하게 빛나서 예쁘니까요. 계획하고 있는 날이 너무 춥지 않은 날이었으면 좋겠네요 ㅠ.ㅠ 즐겁게 잘 다녀와요! 몸은 정말로 좋아지고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거예요. 추연주도 늘 건강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랄게요!

그리고 늘 다정하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내가 새로 시작한 일은 진짜진짜 사소한 일이라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 추연주도 모쪼록 푹 쉬고, 좋은 거 많이 보면서 행복한 방학 보냈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좋은 말만 해주어서 고맙구요... 똑같은 말이지만 ㅠ.ㅠ 추연주에게도 봄 같은 일이 많이 생기길 바라요. 잠이 와서 그런가 말이 좀 횡설수설하지만,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한다는 말이에요! 이제는 추연주가 잠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쁜 꿈 꾸길 바랄게요. :D ♥️

126 추연 - 서 윤 ◆GyZknqLERw (610021E+57)

2019-02-03 (내일 월요일) 02:15:15

“꽃들더러 좀 더 노력하라고 내 전해주마.”

제법 귀여운 말을 하는 윤에게 추연이 장난스레 답하며 웃어주었다. 내 기분이 그렇다. 네가 이리 예쁘게 반짝반짝ㅡ 하면서 시선을 끄는데 내가 널 앞에 두고 무얼 보겠어. 바깥에는 산과 들에 불이라도 난 것처럼 단풍이 온 산천을 뒤덮었을 것이다. 꽃이 어여쁜 건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해서라지만, 단풍이 고운 데에는 이유가 없었다. 제 색이 변하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가을볕에 저를 물들이는 것이다.
그래, 모든 수명이 있는 것들은 아름다웠다. 제 생명의 불꽃을 태우며 살아가기에. 죽음만을 향해 걸어가기에.

추연은 조잘거리는 윤의 얼굴에서 한 순간도 시선을 떼지 못했다. 보드라운 바람처럼 귀에 스미는 목소리에서도. 저를 초대하는 윤의 말에 추연이 눈을 휘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참 다정하기도 하지. 네가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게 어쩌면 내겐 축복일지도 모르겠다. 기억할 수 있었다면 분명히 날 미워했을 테니. 윤의 발밑에서 낙엽이 부스러지는 소리가 났다. 추연은 그 소리가 제법 듣기 좋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늘 과거를 붙잡아 그리워하곤 했다. 제 계절이 지나 떨어진 꽃을 말려 차로 마시거나, 한여름에 매화를 피워내는 식으로. 지나간 계절을, 흘러간 이야기들을, 그리고 떠나간 사람을. 망각하기에 더 잊지 않고자 계속 그런 식으로 붙잡아두려는 것일 터였다. 시간은 흐르고, 과거의 무언가는 더 이상 그들이 알던 그 무언가가 아니게 됨에도. 지금의 마음을 한 자 한 자 종이에 담아 보내고……. 망각하기에 좀 더 치열히 현재를 살 수 있는 것일테지.
추연은 그게 부러웠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많은 윤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으니까. 그, 그녀들의 기억은 추연의 입을 틀어막고 목을 졸라왔다. 윤과 함께 있는 순간에만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윤과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 이래로 추연의 마음속에서 윤이 차지하는 공간은 하루가 다르게 넓어져만 갔다. 황량하기만 하던 공간이 점차 색채와 향기를 갖춰 갔다. 가을에 태어난 윤은 꽃을 좋아하고, 차도 좋아하고. 단풍을, 아름다운 것들을. 어쩌면 낙엽을 밟는 소리를. 선선한 바람이 낙엽을 떨어냈다. 따뜻한 기운을 품은 봄바람을 맞을 때처럼 마음이 설레었다. 추연이 조심스럽게 멈춰 선 윤의 얼굴 표정을 뜯어 보았다.
너는 무슨 대답을 할까. 새침한 것도 좋고, 다정한 것도 좋고. 사실 너라면 다 좋다. 내게 욕을 하고 침을 뱉어도, 네가 그리 한다면 몹시 기쁠 테지. 많이, 많이요. ……말 한마디로 나를 이리 기분 좋게 만들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너 뿐이다. 추연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걸렸다. 볼우물이 깊게 패일 정도였다.

“…나야 밤낮으로 네 생각 뿐이지.”

제 마음을 있는 대로 쏟아붓고 싶은 기린의 검은 욕심과 꽃 한 송이도 어여삐 여기는 윤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거세게 충돌했다. 넌 어차피 다시 태어날 테니까, 그러니 이번 생에서는……, 순간 추연의 얼굴이 저도 모르게 사나워졌다. 날것의 짐승처럼 맹목적인 눈빛이었다.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이 붉은 외피를 벗어내는 동안 떨어지는 갈잎처럼, 추연의 마음 또한 하릴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찰나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 추연은 시선을 돌렸다. 씨앗을 심은 흙에 물을 많이 주면 씨앗은 싹을 틔우지도 못하고 썩어버리는 법이었다. 그는 동식물과 자연의 모든 것을 훌륭하게 길러낼 줄 알았지만, 제 마음을 정확하고 고운 말로 다듬어, 적절한 때에 적절한 만큼 전달할 줄을 몰랐다. 그렇게 마음에 쌓아둔 말들이 사랑이 아닌 독이 되어 추연 자신을 죽여가고 있었다. 추연이 윤을 보며 입꼬리를 당겼다.

“궁 밖 가까이에 단풍이 고운 곳이 있다. 구경을 갈까?”

아니,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에게 허락된 곳이 어디까지인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번 생에서는 부디 그녀가 평화로운 끝을 맞이했으면. 이번 생이 끝나는 날까지 곱고 아름다운 것만 보다 갔으면. 추연이 윤에게 조심스럽게 제 손을 내밀었다.

127 이름 없음◆GyZknqLERw (610021E+57)

2019-02-03 (내일 월요일) 02:23:34

히히 저도 늘 소식만 듣구..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다가 정말 가기로 한 건 올해가 처음이에요! 윤주가 걱정해준 덕분에 따뜻한 날이 될 것 같아요. 아앗 정말로 다행이에요 ㅠㅠ 일본에는 독감이 유행이라던데..! 면역력 떨어져 있을 때에는 더 더 조심해야 해요! 저도 이제 건강을 위해 운동을 좀 해보려고 해요 ㅋㅋㅋㅋㅋ 이제는.. 해야할 때...

앗 어머나, 고마워요! 봄 같은 일들은 늘 설레고 좋아요. 히히 참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다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앞으로는 긍정적으로 살아볼게요! ㅋㅋㅋㅋ 윤주는 요새 늦게 잠드는 것 같네요 ㅠㅠ 졸릴 때 어서 자버려요! 코오오낸내 하길 바라요 안녕 ❤️ 히히 오늘은 왠지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아..

128 서 윤 - 추연 ◆3yPNMD/6aY (5638121E+5)

2019-02-03 (내일 월요일) 15:39:14

“네, 연이 그리 말씀하셨으니 믿고 있겠습니다.”


덩달아 장난스러운 말투로 이야기 한 윤이 작게 웃었다. 날은 적당히 선선했고 볕은 좋았다. 추상적인 ‘행복’이라는 단어가 눈에 보이고 살갗에 닿는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이상하리만치 윤은 기분이 좋았다. 제 물음에 대한 그의 답을 듣기 전까지는.

아주 다정한 말이었다. 태어나 누군가에게 이 정도의 대가 없는 호의를 받아본 적이 있던가. 윤이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연의 말에 윤은 웃음을 잃었다. 아니, 웃음만 잃은 것이 아니라 제 모든 것을 잃은 기분이었다. 분명히 나란히 함께 걷고 있는데도, 제 발아래 땅만 푹푹 꺼지는 것만 같았다. 원래 이리도 비참한 것인지. …사랑이. 생각을 함과 동시에 윤이 걸음을 멈췄다.
제가 이름을 붙인 마음에 스스로 놀란 탓이었다. 눈을 동그랗게 뜬 윤이 제 손과 바닥과 추연의 소매 끝을 차례로 바라보았다. 차마 그의 얼굴은 보지 못했다. 깊은 곳에서부터 죄책감과 혐오감이 끓었다. 자신에 대한 혐오와 경멸이었다.

……이래서는 안 돼. 도망가자. 그도, 나도 서로를 몰랐던 시간이 훨씬 길다. 한동안 발길을 끊으면 금세 잊힐 거야. 그가 나를 잊는 것은 더더욱 쉬울 것이다. 나는 그를 마주친 수많은 인간들 중 하나일 테니. 나만 그를 찾지 않는다면. 나만. 치맛자락을 꽉 쥐며 생각했다. 앞을 똑바로 보고 있는데도 어질어질한 느낌이 들었다. 비틀거리지 않기 위해 치맛자락을 쥔 손에 더욱 힘을 주고 벌어진 거리를 좁히려 걸음을 서둘렀다.
그렇게 온몸에 힘을 준 채로 간신히 버티고 있던 윤은 추연의 말에 저도 모르게 바닥을 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올렸다. ……내가 당신을 잊을 수 있을까요? 당신을 모르던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의 얼굴과 손을 번갈아 쳐다보던 윤이 활짝 웃으며 추연의 손 위로 제 손을 올렸다.


“…연과 함께라면 기꺼이 가지요.”


언젠가 이 날을, 이 손을 뿌리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될 거야. 오늘로 인해 너는 죽도록 아프게 될 거야.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은 날도 있겠지. 누군가 속에서 속살거리는 말을, 윤은 무시했다. 어쩌면 코웃음치며 비웃은 것도 같았다. 어차피 이 손을 뿌리쳤대도 나는 죽도록 아플 것이다. 어느 날에는 미치도록 그리워져 정말로 숨이 끊어질지도 모르지. …그럴 바에야, 나는. 윤이 추연을 잡은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을 주었다.

129 이름 없음◆3yPNMD/6aY (5638121E+5)

2019-02-03 (내일 월요일) 15:58:21

답레 쓰면서 추연... 도망쳐...를 제일 많이 생각한 것 같아요. 아닌 척 하는데 속이 목탄 만큼이나 시커멓네요... 이 둘이 나중에 어떻게 될 지 상상이 잘 안 돼서 레스 주고받으면서도 계속 궁금한 것 같아요. 또, 과거에 어땠길래 기억하면 원망할 거라고 하는지도! 추연의 과거에는 대놓고 성격 나쁜(...) 윤도 있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강 진짜 중요해요. 같이 조심조심해요! 운동... 은 정말 시작해야 하는데 잠깐 하기도 했는데, 그만 둔 이후로 천년만년 미루고만 있어요. 진짜로 해야 하는데... 흑흑 올해 목표에 함께 넣어봐요! ㅠ.ㅠ 나는 몰라도(...) 추연주는 할 수 있을 거예요.
추연주가 그렇게 말하는 거 보니까 나도 긍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게 생각보다 꽤 많이 힘이 되니까요. 잠드는 시간은 ㅠ.ㅠㅋㅋㅋㅋㅋ 사실 요즘 밤낮이 살짝 바뀌었거든요. 그래도 조만간 돌려놓으려구요! 추연주는 좋은 꿈 꿨나요? 추연주도 꽤 늦게 잠든 것 같은데, 피곤하지 않은 하루 보냈다면 좋겠고 남은 시간도 즐겁게 잘 보냈으면 좋겠어요!

130 추연 - 서 윤 ◆GyZknqLERw (610021E+57)

2019-02-03 (내일 월요일) 22:24:03

추연이 눈을 가늘게 좁혔다. 제 얼굴과 손을 번갈아 보는 윤은 혼란스러워 보였다. 마치 무언가를 망설이듯……, 추연은 윤의 저런 얼굴을 싫어했다. 저런 얼굴을 비춘 뒤의 윤은 늘 제게서 달아났으니까. 그녀의 무의식은 알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저와는 가까워지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을, 그리하여 한시라도 빨리 달아나는 게 좋다는 걸. 입술이 바싹 말라 갈라지는 게 느껴졌다. 추연이 말을 하려 입을 벌렸다.
그러나 그보다 한 발짝 빠르게 제 손을 잡아오는 윤의 행동에 추연의 입술이 길게 늘어졌다. 마주잡은 손에 전해져 오는 온기를 느끼며 윤을 끌어 당겼다. 어쩌면, 사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건 자신일지도 몰랐다. 윤이 행복과 평안을 찾아 떠난다면 기꺼워해야 맞는 것을. ……이게 사랑이 맞긴 한 건지. 그는 윤을 가지고 싶었으나 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 그렇다면 널 놓아줘야 하나?

“바닥을 딛듯 걸으면 돼.”

윤의 손을 고쳐 잡으며 가볍게 허리를 안은 추연이 다정하게 속삭였다. 함께 몇 걸음 걷다 계단을 오르듯 가볍게 담을 넘어 하늘로 올랐다. 단단한 바람이 발 밑을 받쳐주었다. 그리 높은 위치는 아니었다. 윤이 겁을 먹을지도 모르니까. 따스한 가을 햇볕이 얼굴에 내려앉았다. ……이대로 우리 함께 갈까, 하늘 저 끝의 태양까지. 태양을 향해 날다 불타 추락해버린 부자父子의 이야기처럼. 우리도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한 덩이의 숯이 되어버리는 건 어떨까. 추연은 문득 괴로워졌다.
그리 높게 올라가지 않았음에도 분주히 일하는 황궁의 사람들이 작게 내려다 보였다. 황금으로 도금해 지붕을 얹은 궁과 유리기와를 얹어 장식한 전각, 붉은 뱀처럼 궁 전체를 두르는 담벼락……. 위에서 보니 제법 예쁘구나. 시원한 바람이 연신 말을 걸 듯 머리카락을 쓸고 지나쳤다. 추연은 제법 먼 거리를 날아가서야 바닥으로 내려섰다.

추연이 윤을 데려간 곳은 하천을 끼고 있는 작은 동산 같은 곳이었다. 하천 부근에는 희게 변해가는 갈대가 바람을 따라 흔들리고 있었고, 동산은 색색의 낙엽으로 뒤덮여 불타고 있었다. 단풍나무와 너도밤나무, 굴참나무, 은행나무, 상수리나무……, 붉은색, 갈색, 노란색, 아직 변하지 않은 초록색까지. 동산 뒤편에서 마을 아이들이 조잘거리며 뜀박질 하는 소리가 났다. 하천 건너 제법 넓게 펼쳐진 논밭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가을의 풍경은 황혼과 꼭 어울리니 여기서 해가 지는 걸 보는 것도 제법 아름다울 터였다. 바람이 한차례 고운 잎들을 떨어냈다. 바스락대는 낙엽 위로 아직은 생기를 간직한 잎들이 새로 쌓였다. 물끄러미 그를 보던 추연이 입을 열었다.

“겨울에는 눈이 오면 어여쁜 곳을 가자.”

131 이름 없음◆GyZknqLERw (610021E+57)

2019-02-03 (내일 월요일) 22:31:28

거의 하울의 움직이는성.. 바람으로 만들어진 무빙워크같은..느낌..으로 상상해 보았어요 ㅋㅋㅋㅋㅋ 사실은 우울증 비슷한 걸 앓고 있는 추모씨.. 적극적인 연하에게 혼란스러워하는데..
맞아요 저도 쓰면서도 항상 궁금해요 ㅋㅋㅋ 뭔가 스토리라인을 정해놓지 않아서 정말 감정선대로만 가고 있으니까요.. 윤의 반응도 매번 너무 궁금하고 뜻밖의 반응에 또 놀라고.. 흑흑 정말 황녀님,, 내 공주님,, 사랑해요... ㅋㅋㅋㅋㅋㅋ 이런 윤도,, 저런 윤도,,, 사랑하는 다양한 윤들,,,

흑흑 오늘은 운동을 드디어 시작했어요! 다리가 후들후들.. 흑흑... 체력은..국력이다.. 아앗 ㅠㅠ 윤주도 함께 시작해요! 건강과 체력은 젊을 때 지켜요! ㅋㅋㅋㅋㅋ 올해의 새해 목표는.. 다이어리 쓰기부터 안지키고 있지만요..
앗 ㅠㅠㅠ 낮밤 바뀐 건 정말 고치기 힘든 것 같아요.. 물론 개강하면 강제로 고쳐지겠지만 ㅋㅋㅋㅋ 중도에 고치는 방법은.. 밤 새고 그날 밤에 자는 것 뿐.. 아앗 성공적으로 돌리길 바라요 ㅋㅋㅋㅋ 저는.. 저도 한 시간이라도 일찍 자기 위해 노력해 볼게요 흑흑 ㅠㅠ
히히 고마워요! 요새 꿈 자주 꾸곤 했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꿈을 꾸지 않았어요. 신나는 꿈 꾸고 싶은데.. 그래도 오늘은 운동을 해서 그런지 알찬.. 하루를 보낸 것 같아요 ㅋㅋㅋ 오늘이 한시간 반 밖에 남지 않았지만..! 윤주도 좋은 밤 돼요!

132 이름 없음◆GyZknqLERw (4319421E+5)

2019-02-05 (FIRE!) 11:54:05

윤주야 새해 복 많이 받아요 ♥♥ 올 한 해 건강하고 행복하고.. 하는 일마다 잘 풀리고! 히히 매일매일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133 이름 없음◆3yPNMD/6aY (6836391E+6)

2019-02-05 (FIRE!) 23:25:21

추연주도 복 많이 받아요! 좋은 기억, 행복한 기억 더 많이 쌓는 해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무슨 일을 하든 생각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찾아오길 바랄게요. 명절이라고 딱히 뭘 더 한 건 아닌데, 이상하게 시간도 없고 정신도 없어서 아직 답레를 다 못 썼어요 ㅠ.ㅠ... 그래도 내일, 늦어도 모레까지는 올려둘게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냈길 바라구요. 내일이 마지막 연휴지요? 끝까지 잘 쉬고 즐겁게 보내요! 미리 굿나잇 인사할게요. 잘 자요!

134 이름 없음◆GyZknqLERw (1153308E+6)

2019-02-06 (水) 15:34:07

아앗 들은 덕담 중에 제일 좋아요 ㅋㅋㅋㅋ 히히 잘 되면 윤주 덕담 덕이라구 생각할게요! ٩(๑❛ᴗ❛๑)۶
앗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 요새 날도 엄청 따뜻한데 밖에 놀러도 가구 푹 쉬구 해요! 맛난 것도 많이 먹었음 좋겠당 히 오늘도 편안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요!

135 서 윤 - 추연 ◆3yPNMD/6aY (250049E+58)

2019-02-06 (水) 18:30:32

윤은 제 마음을 들여다본다. 온통 새카맣기만 해 깊이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윤은 돌을 하나 던져보았다. 바닥이 있다면, 혹은 담긴 것이 있다면 바닥에 부딪히거나 무언가에 빠지는 소리가 들려야 할 텐데. 제 속은 무엇도 담은 적 없다는 듯 잠잠하기만 했다. 그래서 윤은 덜컥 겁이 났다. 무심코 생각한 것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틀렸다는 사실이 윤을 두렵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 것은 윤을 두렵게 하지 못했다. 그를 엉망으로 만들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어떻게 해도 그를 흔들 수 없으리라는 체념이 동시에 윤을 괴롭혔다.
자신을 이끄는 손길에 윤은 순순히 몸을 맡겼다. 떠오른 몸과는 달리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았다. 차라리 몰랐다면 좋았을까. 방금 전의 비웃음이 무색하게 마음이 약해졌다. 익숙한 것들로부터 멀어질수록 그랬다. 눈물이 날 만큼이나 예쁜 광경이었음에도. 윤은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인 뒤, 추연의 말에 따라 천천히 다리를 움직였다.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 노력하며.

다시 땅에 발이 닿았을 때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곳에 도착해 있었다. 가을의 모든 색을 모아둔 듯한 곳이었다. 처음 내렸던 근처를 맴돌며 풍경을 구경하던 윤이 말했다.


“이렇게 멀리까지 나와 본 건 처음이에요.”


허리를 숙여 이름 모를 나무에서 떨어졌을 이파리를 하나 주운 윤이 그것을 살피다, 다시 몇 걸음 걸었다. 곧 멈춰 선 윤은 고개를 들어 단풍 새로 드러난 하늘을 보았고, 저편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돌린 윤은 추연을 보았다. 윤은 말없이 그를 보며 두어 번 눈을 깜빡이고선 한 번 웃고 말았다.


“예쁜 곳이네요. 숨어살고 싶을 만큼.”


…어릴 때부터 숨바꼭질엔 재능이 있었거든요. 장난스레 웃으며 덧붙인 윤이 다시 몸을 돌렸다. 애초부터 멀리 갈 생각은 없었는지 걸음은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걸음과 걸음 사이의 간격 역시 넓지 않았다.


“좋아요, 첫눈이 오는 날 함께 갈까요?”


윤은 제 안을 들여다보는 일을 멈추기로 했다. 불이 꺼진 캄캄한 곳에 갇혀 무언지도 모를 것을 앞에 두고 혼자서 재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래서야 마음만 닳을 뿐이다. 윤은 모든 것을 덮어두고 돌아섰다. 잘만 숨어있으면 이 알 수 없는 불안도 저를 찾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서. 그제야 윤이 추연을 향해 돌아섰다. 그를 보는 얼굴엔 평소와 비슷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136 이름 없음◆3yPNMD/6aY (250049E+58)

2019-02-06 (水) 18:36:37

적극적인 연하라는 말에서 웃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몇 살 연하인 거지... 거의 하룻강아지 수준 아닌가요... 서 윤 까불지 마! 정말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요. 추연이 자주 말했던 것처럼 함께 불행(?)해질지, 행복해질지, 아님 또 다른 선택지가 있을지요!
추연주는 운동을 시작했군요. 부지런해요! 칭찬합니다! >.< 힘들긴 해도 하고나면 기분 좋은 게 운동인 것 같아요. 저도 너무 늦지 않게 시작해야 하는데... ㅋㅋㅋㅋㅋㅋ 오늘이 연휴 마지막 날이네요! 사실 방학 중이라 그런지 뭔가 설이다! 명절이다! 하는 느낌은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난 ㅋㅋㅋㅋ 추연주는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부디 잘 쉬고 잘 놀고 잘 먹으면서 보낸 연휴였길 바랍니다!
덕담 중에 제일 좋았다니 뿌듯해요 히히 추연주도 좋은 하루 보내요~ 저녁 잘 챙기고요!

137 이름 없음◆GyZknqLERw (4122081E+5)

2019-02-08 (불탄다..!) 15:30:05

아앗 칭찬 좋아.. 저 운동을 그래도 생각보다 꾸준히 하는 중이에요.. 근데 너무 힘들어서 삭신이 쑤셔요.. 나는 언제쯤 근육을 가질 수 있을것인가.. 윤주도 같이 시작해요! ㅋㅋㅋㅋ 가볍게 스트레칭ㅇㅣ라도..!
헉 맞아 저두 딱히 어디 멀리 시골에 간 것도 아니고 그냥 집에만 있었더니 흔한 주말이 끝난 느낌이에요 ㅋㅋㅋ 설 끝나니 벌써 개강이 다가오네요 ㅠㅠ 남은 방학도 알차고 행복하게!
저는 어제도 오늘도 나갈 일이 생겨서 엉엉 ㅠㅠ 막상 나가려고 하면 날이 이렇게 추워지네요 ㅋㅋㅋㅋ 앗 그리구 답레는 오늘 밤이나 내일 들고 올게요! 히히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138 이름 없음◆GyZknqLERw (8545233E+5)

2019-02-16 (파란날) 03:31:04

안녕 윤주야 오늘 저 있는 곳에는 눈이 왔어요! 쌓일 것처럼 왔는데 쌓이지는 않았어요. 오랜만에 눈 구경 해서 되게 좋았어요 히.. 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오늘내일 온다해놓고.. 일주일째 ㄱ답레를 못들고와서.. 미안해요.. ㅠㅠㅠㅠㅠ 갑자기 시험일정이 잡혀서 ㅠㅠㅠㅠ 힝 쪼끔만 더 기다려주세요.. ㅠㅠㅠㅠㅠㅠ 요새 날 춥던데 옷 따뜻하게 입고다녀요 감기도 조심해요!!

139 이름 없음◆3yPNMD/6aY (0942926E+5)

2019-02-18 (모두 수고..) 14:28:05

저날쯤 아마 나 있는 곳에도 눈이 왔을 거예요. 별생각 없이 우산을 안 들고 나갔다가 결국에는 하나 샀던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다 그치다하면서 밤까지 계속 오던데 오랜만에 함박눈 봐서 나도 많이 좋았어요.
천천히 오는 건 뭔가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괜찮으니까 시험 잘 보고 와요! 요즘 우리 동네는 날씨가 조금 따뜻하긴 한데, 추연주 있는 곳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옷 따뜻하게 잘 입고 좋은 하루 보내요!

140 이름 없음◆GyZknqLERw (6240119E+5)

2019-02-24 (내일 월요일) 22:58:05

안녕! 어머 어쩜 ㅋㅋㅋㅋ 그 후로는 눈 내리지도 않고 ㅠㅠ 앞으로 그 우산만 보면 어떤 해의 겨울, 단 하루만 눈이 펑펑 왔던 특별한 날을 떠올릴 수 있겠네요! 헉 혹시 1월에도 저렇게 눈이 온 날이 있었나요..? 없었으면 좋겠다..히
앗 그렇게 말해줘서 너무 너무 고마워요 ㅠㅠ 요새는 완전히 봄이 느껴지는 날씨예요! 저는 괜히 걷고 싶어서 오늘 40분쯤 산책했어요 ㅋㅋㅋ 공기는 무지 안좋았지만 ㅠㅠ 햇볕이 너무 따뜻해서요. 저 어딘가에는 매화가, 심지어 개나리가 핀 곳도 있다네요. 꽃샘추위가 오면 어쩌려고 ㅠㅠ 걱정스럽지만요. 날이 따뜻하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추우니 더 감기 조심해야 해요! 윤주가 오늘도 좋은 하루 보냈길 바라요 ♥

141 이름 없음◆3yPNMD/6aY (1891723E+5)

2019-02-28 (거의 끝나감) 02:36:11

맞아요, 그 뒤로는 눈이 안 왔어요... 그래서 그때 산 우산이 쓸쓸하게 현관에 걸려 있어요...... 요즘 날씨 보면 앞으로도 안 올 것 같긴 한데 ㅋㅋㅋㅋㅋㅋ 또 어떨지 모르니까요. 날씨가 되게 변덕스러워서... 낮에는 덥구 밤에는 춥구 어느 장단에 맞춰서 옷을 입어야 하나 싶어요. 이런 날씨가 감기 걸리기 딱 좋은데 ㅠ.ㅠ... 감기 걸리지 않게 얇은 옷을 착착 쌓아가며 입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조금 귀찮긴 하지만, 둘 다 아프지 않게 몸 잘 챙겨봐요!
눈 오는 날을 많이 좋아해서 웬만하면 사진을 찍어두거든요. 그러니까 이 말을 왜하냐면, 1월에 눈이 왔나? 싶어서 사진 찍어둔 걸 봤더니 진짜 엄청 가늘게, 잘 보이지도 않게 살살 뿌리다 만 것 한 번 말곤 없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없는 셈 쳐도 되겠죠? 올 겨울은 첫눈만 펑펑 오구 어째 그 뒤로는 눈소식이 없네요. 작년에는 벚꽃 피어있을 때도 한 번 와서 놀랐던 적이 있는데!
벌써 꽃이 핀 곳도 있군요. 오늘 낮에 잠깐 외출했었는데, 살에 닿는 공기가 확 따뜻해서 깜짝 놀랐어요. 곧 3월이니까 앞으로 점점 더 따뜻해질 거고, 점점 더 많은 꽃이 파겠네요. 빨리 개나리 보고 싶다! 노랗고 작아서 개나리 보면 와, 봄이다! 하는 생각을 확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신나서 혼자 너무 떠들었네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맘때쯤은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시작하는 시기라 좀 바빠지는 것 같아요. 피곤할 텐데 잘 쉬어가면서 하구요. 다음에 또 안부 남길게요. 일단 푹 자고 있기를 바라요!

142 추연 - 서 윤 ◆GyZknqLERw (2036319E+5)

2019-03-07 (거의 끝나감) 01:38:07

네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어딘들 가지 못할까. 추연이 또 말을 삼켰다. 그는 윤에게 세상 모든 것을 주고 싶었다. 세상의 모든 어여쁜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저 먼 서역에는 얼마나 크고 신기한 꽃이 있는지, 사계절 내내 눈으로 뒤덮인 곳에서 사는 동물도 있다는 걸 너는 아는지. 별과 빛무리가 하늘에 꼭 치맛자락처럼 펼쳐지는 걸 네가 본다면 좋아했을 텐데.
추연이 보기에 황제의 자식으로 태어난다는 것, 태양의 피가 몸속에 흐른다는 것은 황금으로 된 새장에 갇혀 사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금사와 비단으로 지은 옷을 걸치고, 가장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지만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는 삶. 해가 깊이 가라앉아 땅거미가 내리기 전까지 돌아가지 않으면 궁인들이 곧바로 윤을 찾기 시작할 터였다. 그것이 귀한 새를 기르는 것과 다를 게 무어란 말인가.
추연은 그것이 못내 안타까웠으나 또한 기꺼웠다. 그 덕에 매번 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으니. 이 황가가 땅 위에 존재하는 이상 윤 또한 다시, 또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리고 추연은 그렇게 다시 태어난 윤을 찾아내어 사랑에 빠질 터였다. ……사랑? 이런 게 사랑인가. 가늘게 좁혀든 추연의 눈이 잠깐 허공 속 그 어딘가를 배회했다. 한숨과도 같은 날숨이 바람에 얹히었다.
윤이 사박거리는 소리를 내며 발걸음을 옮겼다. 언제 한 눈을 팔았냐는 듯 추연은 숨을 죽인 채 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녀의 눈이 어디를 향하는지, 걷는 속도는, 보폭은 어떠한지, 무얼 보며 몇 번을 웃는지. 윤의 모든 순간을 제 기억에 담고 싶었다. 정말, 예쁘기도 하지. 내 눈에만 이렇게 예쁜가. 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전부 게워낼 것 같아 다문 입술에 힘을 주었다.
네가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라도 좋아. 역겨운 악취로 가득한 황궁이어도 그 순간만큼은 아름다운 무대가 되어. 추연이 느리게 몇 걸음 걸어 윤의 가까이로 다가갔다. 너는 내가 현재를 살고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단 하나의 존재다.

“어딘들 네가 있는 곳만 할까.”

숨바꼭질, 그래. 너는 달아나고 숨는 걸 참 잘 했지. 네 덕에 나는 찾아내는 걸 잘 하게 되었다. 너는 나를 참 많이도 바꿔놓아. 추연이 눈을 휘어 웃었다. 윤의 발자국 아래에서 마른 낙엽이 바스락 웃는 소리를 냈다. ……그런데 오늘의 넌 조금 이상하구나. 추연이 조심스럽게 윤의 눈동자를 마주했다.

“좋아. ……약속 지켜야 해.”

수도 없는 약속들이 연기처럼 흩어졌다. 말처럼 형체가 없는 무언가로 약조한 것이 대개 그러하듯, 그녀와 나눈 약속의 말들은 자의로, 때로는 타의로 깨어져 왔다. 그럼에도 추연은 매번 새로운 약속을 반복하곤 했다. 그녀에게 새끼손가락을 펼쳐 들이미는 지금처럼.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나뭇가지들이 또 잎을 여럿 떨어냈다.

143 이름 없음◆GyZknqLERw (2036319E+5)

2019-03-07 (거의 끝나감) 01:52:08

뭔가.. 글이.. 뭔가.. 뚝뚝 끊기는 것 같아서 미안해요..ㅠㅠ 너무 짬짬이 한두줄씩 썼더니.. 흑흑 잇기 힘들면 언제든 말해 주세요..! 아이고 아이고 이놈은 이렇게 나이 먹고 삽질만 하네.. 들고 오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미안해요 ㅠㅠ 답은 편할 때 천천히 주세요!

히히 안녕.. 아앗 우산친구는 문지기가 되어 버렸네요 ㅋㅋㅋㅋㅋㅋ 정말 이제 다시 겨울이 오기 전까지 눈은 안 올 것 같아요.. 봄비를 기다리며..! ㅋㅋㅋㅋㅋ 헉 맞아요 낮에는 헉 진짜 봄이구나! 싶을 정도로 따끈따끈 한데 아침에 일어나면 너무 춥고.. 저녁에 집 올 때도 춥고.. 미세먼지는 재난 수준이고.. ㅠㅠ저는 윤주 말대로 옷을 여러 겹 입고 다니고 있어요! 윤주도 감기 조심하구.. + 우리 마스크도 꼭꼭 챙겨 쓰기로 해요!
헉 눈 오는 날을 좋아하는구나. 사실 저는 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일본 삿포로에 갔을 때 매일 눈이 펑펑 내렸던 건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꼭 동화나라처럼 예뻤거든요 ㅋㅋㅋ 윤주가 갔다면 나보다 훨씬 좋아했을 것 같아요!
벌써 3월이네요.. 많이 바쁘지요? 특히 이번 주는 새 학기에 적응하는 것만 해도 힘든 주간이니까요. 저는 뭔가 생각보다.. 안 바빠서.. 의아하지만 이 잠깐의 여유를 즐기기로 했어요. 아닌가 바쁨에 대한 역치가 높아진 거 같기도 하고.. 아, 요즘 밖을 다니다 보면 벌써 초록빛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특히 길바닥에서 자라는 들풀 같은 친구들이 꽤 자랐더라구요 ㅋㅋㅋㅋ 이번 봄은 중금속 분자들과 요란하게 오고 있지만.. 그래도 저는 봄이 제일 좋아요. 어서 꽃이 많이 피었으면 좋겠어요!
참, 이번에도 어김없이 다정한 말 고마워요. 히히 눈 얘기도, 개나리 얘기도 너무 귀여워서 정말 여러 번 읽었어요. 늘 고마워요! 파란 하늘 좋은 꿈 꾸고 있으면 좋겠어요. 안녕, 조만간 또 들를게요!

144 서 윤 - 추연 ◆3yPNMD/6aY (5934636E+5)

2019-03-09 (파란날) 01:33:52

일전에 그림을 그리는 손을 본 적이 있다. 엷은 색을 밑바탕에 깔아두고선 서서히 짙은 색을 얹어나가던 섬세한 손. 윤은 그 섬세한 손놀림보다도 붉은빛이 번져가는 모양새에 마음이 더 이끌렸다. 차근차근 쌓여가던 색은 그 속도는 느렸으나 누가 보아도 아름답다 칭할 만큼 탐스러운 빛을 자랑하는 꽃이 되었다. 추연의 말에 갑자기 그 순간이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못한 채, 그저 돌아서기만 한 윤이 생각했다. 바로 방금 전 마음을 외면하기로 다짐했는데, 그의 말 한마디에, 손짓 하나에 윤의 모든 결심은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추연이 하는 말이 모두 진심이었으면 하고 바라다가도, 어린 계집애를 놀리려 드는 농이길 바라는 알 수 없는 마음에 윤은 입술을 물었다. 웃고 싶었지만, 엷은 미소조차 짓지 못했다.
추연의 말에 느낀 감정은 분명 환희에 가까웠음에도 윤은 비참함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느낌이었다. 가만히 서 있어도 푹푹 꺼지는 듯한 바닥. …이대로 잠기게 되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되나요? 누구에게도 물을 수 없는 말은 윤의 입속을 맴돌다 사라져버렸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말처럼.

“…기린과의 약조를 어길 만큼 용감한 이가 있을까요.”

윤은 치맛자락을 꾹 쥐었던 손을 뻗었다. 망설이는 듯 느릿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그를 거역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윤은 그가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동조할 수밖에 없었다. 추연이 제국의 귀하고 높은 이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오로지 그 이유만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유에 의한 것일지도 몰랐다. 조심스레 새끼손가락을 걸어 얽은 윤은 그제야 희미하게 웃었다.
영생을 사는 고귀한 당신과는 다르게 나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간일 뿐인데. 당장 지금 숨이 끊어진대도 이상하지 않고, 또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이유로 궁을 떠나게 되어 영영 당신과 만나지 못하게 될지도 몰라요. 이런 나와 내일에 대한 약속을 해도 괜찮겠어요? 입에서 나온 것 모두가 그저 허공에 흩어져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돼버릴지 모른다고 해도?

“연, 잠깐 손 좀 줄래요?”

손가락을 걸었던 손을 떼어내고 제 머리를 묶어두었던 끈을 풀어냈다. 절반 정도 묶여 있던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흩어졌다. 끈은 노란 비단에 금실로 국화꽃이 수놓인 것이었다. 잠시 망설이던 윤이 조심스레 손을 뻗어 추연의 손목에 끈을 감고 느슨하게 매듭 지었다. 손목 근처에서 머뭇대던 손을 거둔 윤은 추연을 보며 웃었다. 아까보다는 선명한 웃음이었다.

“이걸 약속의 증표로 해요, 우리.”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눈에 보이고 손에 닿는 것은 다르지 않은가요. …실은 그런 거창한 이유가 아녜요. 당신이 내가 없어도 이걸 보고 내 생각을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당신의 것을 보고 당신 생각을 할 테니.

145 이름 없음◆3yPNMD/6aY (5934636E+5)

2019-03-09 (파란날) 01:49:58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추연주가 써 주는 추연이 좋아요. 윤이야말로 아니 왜 이렇게...? 싶을 때가 많아서 당황스럽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난 당황하고 있거든요...... 궤도를 벗어나지 않게 잘 갈무리하자! 하는 생각과 아니, 사람한테 자기도 모르는 이런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 하는 생각이 자주 싸웁니다. ^.ㅠ 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잘... 잘 해볼게요... 추연주도 답레 천천히 주세요!

추연주도 안녕! 맞아요, 좋은 문지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쯤 봄비가 올까요? 비가 오면 꽃샘추위가 오지 않을까 싶다가도 새싹이랑 새 잎들 자라려면 비가 한 번쯤은 와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결론은 빨리 봄비가 왔으면 좋겠다는 말입니다... 최근에 먼지도 엄청 심했는데, 빨리 비가 다 씻어내고 새로 자라게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먼지 심하고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마스크 잘 챙기고 옷도 잘 챙겨야 할 것 같아요. 정말... 파란만장한 곳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계절, 아픈 곳 없이 잘 보내봐요!
추연주가 말해준 삿포로의 눈 생각을 하다 조금 웃었어요. 아직 삿포로는 가본 적 없지만, 사계절 내내 예쁜 곳이라고 들었는데 넓은 벌판에 펑펑 내리는 눈이 쌓이는 걸 생각하니까 절로 웃음이 나더라구요. 벌판은 아니었을까요? 영화 속 이미지인가... 아무튼, 정말 예뻤을 것 같아요. 바닥의 초록빛은 미처 보지 못했는데 벌써 무언가 자라고 있다니. 계절 바뀌는 거 보면 참 신기해요. 앞만 보고 엄청 빠르게 걷는 편이라 늘 많은 걸 놓치는데 ^.ㅠ ㅋㅋㅋㅋㅋㅋ 내일 외출하면서는 바닥도 살피고 해봐야겠네요. 예쁜 싹이랑 마주칠 수 있음 좋겠다! 나도 봄 많이 좋아해요. 꽃 피길 바라는 사람이 적어도 두 명이니까 빨리 피지 않을까요! (어디서 들었는데, 올해는 개화시기가 조금 빠를 거래요.)
벌써 3월의 첫 평일다운 평일이 끝났네요. 나도 약간 정신없었던 것 빼곤 생각보다 그렇게 바쁘지 않았어요. 사실 폭풍전야 같은 느낌이기도 한데... 나중의 일은 나중에 걱정하기로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하루는 잘 보냈나요? 나는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아주아주 좋은 시간을 보내서 오랜만에 행복으로 꽉 찬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한 것 같아요. 추연주도 그랬길 바라고, 또 그럴 일이 생기길 바랄게요! 아마 자고 있겠죠? 일단은 좋은 꿈 꾸구요. 푹, 잘 자요! :) ❤️

146 이름 없음◆3yPNMD/6aY (5934636E+5)

2019-03-09 (파란날) 02:04:47

아, 다른 말 한참하다가 중요한 말을 빼먹었네! 마지막에 추연주 허락없이 추연이 손목을 가져다 써서(?) 미안해요... 혹시 불쾌하거나 이건 안 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밀어내는 묘사를 쓰거나 없는 행동으로 쳐도 괜찮습니다. 그럼 진짜 잘 자요! 안녕! u.uzzZ

147 이름 없음◆GyZknqLERw (418893E+47)

2019-03-15 (불탄다..!) 01:52:49

아아 얼른 답레 주고 싶은데 다듬기만 하면 되는데 ㅠㅠㅠ 윤아..! 가을아...! 힝힝 여유롭다는 말은 정말 금기어라더니.. 요번 주에는 과 행사가 너무 너무 너무 많네요.. 이 학번 돼서까지 참석해야하나 괴로워요..! ㅠㅠㅜㅠ 저는 일요일날 저녁에 답레 들고 올게요 ㅠㅠㅠ 윤주야 날 추운데 옷 꼭꼭 따뜻하게 입고 다니구 감기 조심해요! 좋은 꿈 꿔요 ♥ 미리 주말도 잘 보내요!

148 이름 없음◆3yPNMD/6aY (5352163E+5)

2019-03-15 (불탄다..!) 19:44:15

대체로 이번 주까지가 제일 바쁜 주간인 것 같아요... 음 어 다음 주엔 또 다음 주의 일이 기다리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ㅠ ㅋㅋㅋㅋㅋㅋㅋ >>이 학번 돼서까지 참석해야 하나<< 이거 귀여워서 웃었어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에고 어째... 그래두 사람들이랑 재밌는 시간 보내구요. 오늘 날씨 많이 춥던데 따뜻하게 입었길 바랍니다. 눈비 조심해요! 추연주도 주말 잘 보내구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149 추연 - 서 윤 ◆GyZknqLERw (1829747E+5)

2019-03-20 (水) 01:30:23

추연은 제 존재 의의에 대해 단 한 번도 의문을 품은 적이 없었다. 기린, 천지를 다스리는 신령한 존재. 인간은 그를 그렇게 정의했지만 그는 존재하기에 자연을 움직일 뿐이었다. 인간이 태어나 어떤 의심도 없이 숨을 쉬며 살아가듯, 그에게 천지를 움직이는 것은 본능과도 같았다. 그가 숨을 쉬면 바람이 불었고, 눈물을 흘리면 비가 오며 바다가 요동했다. 옮기는 걸음걸음마다 봄이, 여름이, 가을이 쫓아왔다.
그는 이 땅에 단 하나뿐인 존재였다. ……그러나 윤 또한 그러했다. 수많은 인간들 중 색채를 지닌 것은 윤 뿐이었다. 시간은 흘렀고, 추연은 늘 제자리에 있었다. 윤이 저를 찾길 기다리며. 그리고 그러던 어느 날, 정말 불현 듯 발견하게 된ㅡ 저도 모르는 사이 제 마음 한 구석에서 생겨나 컴컴히 몸뚱이를 불려 나가는 생각.
내가 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났더라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까. 혹은 계속 다시 태어나는 게 내 쪽이었더라면 겁 없이 네게 다가갈 수 있었을까. 추연은 윤을 볼 때면 늘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에게 주어진 종이는 한 장 뿐이라, 매번 고치려고 덧칠을 하면 할수록 선은 뭉개지고 먹은 번져 그림은 더더욱 추한 모습이 되고 말았다. 손 틈 새로 빠져나가는 모래를 잡으려 애쓰는 기분이었다.
윤. 너는 추락하는 기분이 무언지 알까. 하염없이 떨어져 닿은 곳이 바닥이 아닌 늪이라 나는 또 깊게 잠겨드는구나. 추연은 노을이 단풍처럼 내려앉기 시작한 나무를 보았다. 나무들이 가을이 되면 잎을 떨어낸 후 죽음처럼 긴 잠을 자고 깨어나는 것처럼, 저도 푸르른 새 이파리와 분홍빛 꽃을 피우며 처음처럼 다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았다. 꼭 새하얀 백지처럼. 추연의 시선이 윤의 발치를 좇았다.

용감하기론 너를 따라 올 인간이 없지, 고개를 약간 들어올린 추연이 장난스레 중얼거렸다. 네가 깨부순 약속이 벌써 몇 개야. 잠깐 망설이는 듯하던 윤이 제게 손가락을 걸어왔다. 추연은 윤과 새끼손가락을 단단히 걸고 엄지를 맞대었다. 그 순간이 마치 찰나와 같이 느껴졌다. 윤의 손가락이 떨어지는 게 아쉬워 추연은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왜 너희의 시간은 이리 짧느냔 말야. 추연의 눈이 윤의 손을 좇았다.
제 손을 달라 말한 윤의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한 겹 더 부드럽게 흩어지며 물결쳤다. 아, 지금 보니 네 머리카락이 가을이었구나. 꼭 낙엽으로 된 폭포수 같다. 손에 들린 건……, 너 정말. 추연이 숨을 멈추었다. 밀랍인형처럼 딱딱하게 굳은 채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너 이게 내게 뭘 의미하는지나 알아. 방황하던 추연의 눈이 윤의 작고 둥근 머리에 고정되었다. 제 팔을 향해 고개를 숙인 탓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자유로운 손으로 넘겨주었다.
스치며 닿는 윤의 보드라운 손, 그 온도와 감촉.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목소리. 나는 꽃이기를 바랐다. 그대가 조용히 걸어와 그대 손으로 나를 붙잡아 그대의 것으로 만들기를. 내 나비야. 윤아. 가을아. 윤…, 혀 끝으로 굴리면 굴릴수록 고운 울림을 품은 이름이었다. 윤의 앞에서 그는 정말 속절없이ㅡ제 스스로를 어찌할 수 없게 흔들리고 말았다. 갈대도 이보다는 지조가 있겠다. 힘겹게 쌓아 올린 벽이 단 한 번의 미소에 허물어짐을 느끼며 추연은 웃었다. 볼우물이 깊게 패일 정도로 환한 웃음이었다.
기린의 손목 위에 약속의 말이 자리 잡았다. 국화꽃은 메마른 사막에 가볍게 날아와 앉았으나 곧 단단히 뿌리를 박고 자라나 금빛으로 제 심장을 뒤덮을 터였다. 추연이 조심스럽게 제 팔에 매인 비단 끈을 쓸어보았다. 끈에 닿는 손가락이 불에 덴 듯 화끈거렸다. 목이 뜨겁게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추연이 간신히 침을 삼켰다. 어쩌면, 어쩌면 이번에는.

“……약속 한거야,” 낮게 갈라진 목소리로 답하던 추연이 갑작스레 황망한 얼굴을 했다. 저도 모르는 새 또 기대를 했던가. 정말로 다 밟아 끈 줄 알았는데. 어쩌면 저리도 끈질기게 고개를 드는지. 이 작은 불씨는 어찌하여 단 한 번의 숨결에도 다시 살아나고 마는지. 기대가 가져올 절망이 제게 가져다 줄 고통이 얼마나 클지 짐작도 못하는 주제에. 너는 나를 괴롭게 만들어. 비참하게 만들고, 연약하게 만든다.
……그런데 나는, 그럼에도 네가 좋아. 좋아서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어. 추연이 웃는 것도 일그러진 것도 아닌 기묘한 얼굴을 한 채 한참동안 윤을 보았다. “돌아가자,” 추연이 윤에게 손을 내밀었다. 노을이 꼭 화마처럼 동산을 뒤덮었다.

150 이름 없음◆GyZknqLERw (1829747E+5)

2019-03-20 (水) 01:46:36

안녕 윤주야! 흑흑 이틀이나 지각해버렸네요 ㅠㅠ 제가 2박 3일 엠티 비슷한 걸 다녀왔더니.. 그만 체력이 예전같지 않아서.. ㅇ<-<.. 귀여워 해줘서 고마워요 ㅋㅋㅋㅋㅋㅋ
아앗 답레는 뭔가 쓰다 보니까 갑자기 막레 분위기가 되어버려서 마무리 하는 느낌으로 했어요..! 윤주가 괜찮다면 막레로 봐주어도 될 것 같아요! 히히.. 흑흑 저는 윤이 감정묘사가 너무 너무 너무 좋아요.. 정말 정말 좋아요.. 공주님 안돼요 저는 반대예요! 나이차가 너무 많이 나요!

오늘은 정말 정말 따뜻했어요.. 정말 봄인가봐요. 제가 사는 곳에는 목련이 봉오리를 틔우기 시작했어요! 성격 급한 벚꽃도 한 그루 봤어요 ㅋㅋㅋㅋ 앗 내일 저녁에 비가 온다고 들었어요! 이제는 오늘 저녁인가? 잊지 않고 우산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드디어 문지기 친구에게 봄비를 맛보여줄 때가 왔습니다! 참, 비 오기 전까지는 미세먼지가 다시 안좋다고 하네요. 정말.. 윤주 말대로 파란만장해요 ㅋㅋㅋㅋ
히히 도심에서도, 작은 마을에서도, 벌판? 숲에서도 눈이 펑펑 내려요. 가면 다 보고 올 수 있어요!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여행이니 행복한 기억보정 필터가 낀 걸수도 있겠지만요 ㅋㅋㅋㅋ 헉 어쩐지 따사로운 느낌이다 싶었어요. 작년 이맘때쯤엔 롱패딩 입고 다녔던 것 같은데 말예요. 꽃 일찍 피면 시험 부담 덜할 때 꽃구경을.. 갈 수 있으리라 믿고 기대해 볼래요.
저 날 저 레스에서 굉장히 행복해 하는 것 같아서 보고 괜히 기쁘고 저까지 행복했어요 ㅋㅋㅋㅋㅋ 히히 고마워요! 그래서 꼭 빨리 답해줘야지 했는데 이렇게나 늦어져 버렸네요 ㅠㅠ 이 주 월요일 시작하면서 막막했는데.. 그래도 벌써 수요일이에요! 힘내서 으쌰으쌰..! 윤주의 오늘 하루도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늘 고마워요. 잘 자고 좋은 꿈 꿔요!❤️ 우산이 내일 나갈 때 꼭 눈에 띄길!

151 이름 없음◆3yPNMD/6aY (8778485E+6)

2019-03-20 (水) 03:38:42

안녕! 잠이 오질 않아서 와 봤는데 반가운 추연주 레스가 있어서 좋았어요. 사실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정말로 해야 하는 일이니까 내가 잘 해줄 거라고 생각하구! 앗 체력... 한 번 떨어지면 다시 올리기가 쉽지 않죠 ㅠ.ㅠ... 눈은 뜨고 있는데 손가락 까딱할 기운이 없는 날들도 생기더라구요. 답레 쓰고 잡담 레스까지 쓰는게 시간과 생각할 힘이 많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힘들 때는 쉬었다가 천천히 굴려가기로 해요! u.u
그리구 추연주의 이 레스를 막레로 감사히 받겠습니다! 마무리해줘서 고마워요! 저는 추연이가 정말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이는 숫자일 뿐이에요...!!! 돌리던 상황이 끝났으니 이제 슬슬 새 상황을 생각해 보아야겠네요. 어떤 상황이든 이번 선레는 내가 써올게요! 뭔가 추연주가 시작을 많이 해준 것 같아서 고맙구 미안해요 ㅠ.ㅠ... 상황은 쫌만 더 생각해볼게요. 추연주 생각나는 거 있음 말해줘요!

맞아요, 오늘 아침까지는 조금 쌀쌀하다 싶었는데 낮부터는 정말 따뜻하더라구요. 추연주 사는 곳에는 벌써 봉우리를 틔운 꽃들이 있다니 신기하네요. 내일 비 때문에 아프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이 되지만요 ㅠ.ㅠ... 잘 견뎌서 예쁘게 펴주었으면 좋겠네요. 아, 그 문지기 친구 ㅋㅋㅋㅋㅋㅋㅋ 얼마 전에 우리 동네에 갑자기 비가 온 적이 있거든요. 그 날 가지고 나갔다가 망가뜨렸어요... 문지기 친구야 미안해 봄비 구경도 못 시켜줬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단 다른 우산을 챙겨두었어요. 추연주도 우산 잘 챙겨나가길 바랄게요! 앗, 비 오기 전에는 마스크두요!
삿포로는 정말정말 예쁜 곳일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더 아름답게 기억되는 측면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진짜 좋았으니까 그렇게 예쁜 기억으로 남은 거 아닐까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졌어요. 덕분이에요. 나중에 삿포로 가게 되면 추연주가 해준 말 생각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아, 추연주 말 보니가 빨리 벚꽃 보고 싶다! 이상하게 스무살부터는 꽃 피는 시기에 각잡고 꽃을 보러 가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일정 때문에 도저히 안 되겠다 싶던 주간에도 꽃 보러갈 시간은 생기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운 좋게 예쁜 벚나무가 많은 곳에서 살고 있어 오며가며 자주 보긴 하지만, 그 사람 많고 북적이는 곳의 분위기가 또 따로 있는 것 같아요. 벌써 봄바람이 부는 것 같네요 u.u 추연주에게도 올해 꽃구경 갈 여유가 꼭 있었음 좋겠어요.
저 날 정말 기분 좋았거든요. 마음 맞는 사람들이랑 같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복이라고 늘 생각해요. 같은 맥락으로 추연주랑 이렇게 이야기 주고받는 것도 내게는 늘 즐거움이고 행복입니다. 오히려 내가 고마워요! ^///^ 추연주도 바쁠 텐데 힘 내구요. 푹 자고 일어나서 좋은 하루 보냈으면 좋겠어요. 추연주도 좋은 꿈 꾸길 바라요.

152 이름 없음◆GyZknqLERw (7374702E+4)

2019-03-21 (거의 끝나감) 20:09:32

아앗 어제 엄청 피곤했겠어요 ㅠㅠ 힝힝 왜 잠이 안왔담.. 저는 그럴 때.. 공부를 시도해요.. ㅋㅋㅋㅋㅋㅋ 히히 체력 기르려면 운동을 해야 하는데.. 운동 할 기력이 없어요.. 이것이 악순환의 굴레인가! ㅋㅋㅋㅋ ㅠㅠㅠㅠㅠ 응 늘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우리 느긋하게 오래오래 가요! 윤주도 건강 잘 챙기구..
아아 안돼 사랑에 나이는 있단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 헐 아니에요 미안하긴요 저는 늘 즐거웠는걸요! 보고 싶은 상황.. 너무 많은데.. 정혼자가 있다 했으니.. 질투도 해보고 싶고.. 뭔가 공적인 상황에서.. 만나 보고도 싶고.. 언젠가는 그런 공적인 상황에서 만나서 몰래 꽁냥꽁냥도.. 위기에 처했을 때 서로 구해주는 것도 보고싶고.. 흑흑 윤아! 좋아해! 편하게 느긋하게 주세요 ㅋㅋㅋㅋ 히히 저는 윤이랑 함께라면 다 좋으니까!

ㅋㅋㅋㅋㅋ 아아..! 문지기 친구야...! 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의 비는 정말.. 봄비라기엔 강하게 쏟아 붓더라구요.. 약간 무서워서 창문 꼭 닫고 있었어요 ㅋㅋㅋㅋ 앗 꽃들 안부를 확인한다는 게! 오늘 갑자기 오후 수업 휴강을 해주셔서 너무 신나게 집에 오느라 못봤어요 ㅠㅠ 내일 꼭 확인해야지.. 날이 다시 추워졌어요! 패딩을 언제쯤 넣을 수 있을런지.. 히히 윤주야 당분간은 옷 따뜻하게 입고 나가요!
앗 히히 윤주도 나중에 꼭 가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즐거워 졌다니 기뻐요! ㅋㅋㅋㅋㅋ 사실 저는 제대로 꽃놀이를 가 본 적이 없어요.. 가도 밤에만 가보구.. 그래서 올해에는 꼭 가볼거예요! 따뜻하고 복작복작한 곳에서 사람 구경 꽃구경 하다 와야지! ㅋㅋㅋㅋㅋㅋ 헉 벚나무가 많은 곳이라니 곧 매일 길을 걷기만 해도 간질간질 행복한 나날 보내겠네요! 봄은 늘 새롭고 행복한 계절인 것 같아요. 저에게는 유난히 따뜻한 바람이랑 햇살로 기억되곤 해요. 약간 첫사랑영화 필터 같은 느낌 ㅋㅋㅋ 히히
아앗 저도 늘 윤주와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면 입꼬리가 비죽비죽 올라가 있는 걸 발견해요 ㅋㅋㅋㅋ 늘 고맙고.. 위로가 돼요. 히히 오늘의 윤주는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요? 저녁은 맛난 걸로 먹었을까? 행복한 밤 됐으면 좋겠어요! 내일은 드디어 금요일이니까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잠들기!

153 서 윤 ◆OYf90ldncA (4497945E+5)

2019-03-22 (불탄다..!) 15:14:33

최근 윤은 이유 없이 살이 내렸다. 이유 없이? 그래, 이유 없이. 그녀를 혜은慧恩공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그랬다. 그들은 혜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었지만, 윤이나 가을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얄팍한 몇몇이 전부였다. 그나마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어느 날 그 이름들을 얻게 되었고, 또 어느 날부터는 그렇게 불리는 일이 드물어졌다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변한 혜은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한 술 더 뜨시라 말을 건네는 궁녀를 본 윤은 그저 한 번 웃고선, “입맛이 없구나.” 하고 답했다. 밤에 잠 못 이루는 시간이 길어지고, 때때론 일어나 앉아 한숨을 내쉬는 날들이 늘어갔다.
어느 봄날의 가벼운 고뿔처럼 한철 앓고 지나가길 바라다가도 막상 그렇게 사라져버릴 날을 떠올리면 마음 한구석이 사늘해졌다. ……원래 누군가를 그리는 일이 이리 어려운 일인지. 그저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애틋하고 뭉클해 눈물이 고이곤 하는지. 누구도 일러준 적 없어 윤은 알 수 없었다. 어차피 알아선 안 되는 일이었다. 윤은 조용히 젖어 들어가는 눈가를 모른 척하고 돌아누웠다. 그렇게 윤의 얼굴에는 소리 없이, 아주 조금씩 그늘이 늘어갔다. 윤을 혜은으로 부르는 자들은 그것을 본래의 차분한 기색에 계절이 바뀌어감에 따라 느끼는 쓸쓸함이 더해진 정도로 치부했다. 그마저도 기민한 이 몇몇만이 느꼈을 뿐, 대부분은 종종 고단한 듯 보이는 혜은의 건강을 염려하기만 했다.

곱던 단풍이 지고 마른 나뭇가지 새로 서늘한 바람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비로소 모든 것이 잠드는 계절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저물어가는 계절과는 다르게, 궁에는 묘한 활기가 돌았다. 황태자의 탄일이 다가오고 있던 탓이다. 궁 안의 사람들은 잠들어 있던 것을 깨우고 시들고 마른 것들 사이에서 예쁘고 좋은 것들을 골라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시간은 늘 흐르던 대로 지나가기만 했다. 윤은 느슨하게 쥔 손 사이로 빠져나가는 그것을 보며, 문득 이렇게 사라지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애달프다.

제 단장에 공을 들이던 손들이 떨어진 것을 느낀 윤이 양옆에서 건네 오는 손을 잡고 밖으로 나섰다. 사뿐히 내디딘 윤의 발소리가 다른 이들의 것에 섞여 들었다. 곧 새로운 태양이 될 황태자의 탄일 축하 연회는 성대히 치러졌다. 그래서 윤은 제 어린 날 가장 친한 벗이었던 오라버니였음에도 선물을 진상할 때야 간신히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윤아.” 태자가 그의 앞에 선 윤을 다정하게 불렀다. 그 이름에 그가 환이었고, 제가 윤이었던 어린 시절이 아닌 다른 이를 떠올렸다는 사실에 윤은 그에게 미안하기만 했다. 앞에 놓인 함을 보며 소중히 쓰다듬던 환이 다시 윤을 보며 문득 걱정스러운 얼굴을 했다. “너 어딘가 아픈 게로구나.”
그의 말에 잠시 말을 잃은 윤은 눈을 감고서 살포시 웃었다. 그리고선 고개를 저었다.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느리게 고개 숙여 인사한 윤은 조금 서둘러 연회장을 빠져나왔다. 태연한 얼굴을 가장한 채 걸음을 옮기던 윤은 너무 멀지 않되, 그나마 인적이 드문 곳을 찾은 뒤에야 멈춰서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이따금 지나다니던 궁인들은 걱정 어린 말을 던지며 부축하려 다가왔으나 윤은 괜찮다는 말과 곧 돌아가겠다는 말로 그들을 모두 돌려보냈다. 윤이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키려 애썼다. 납득할 만한 이유도, 맥락도 찾을 수 없이 흔들리는 마음이 한시라도 빨리 가라앉기를 간절히 바라며.

154 이름 없음◆3yPNMD/6aY (4497945E+5)

2019-03-22 (불탄다..!) 15:30:52

앗... 인증코드 실수를 또 했네요 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제 인증코드가 노래 제목인데 비슷한 게 자주 떠올라서 단어 한두 개 차이로 계속 틀리는 것 같아요. 이번 인증코드는 아마 맞을 거예요 ^.ㅠ... 잠 안 올 때 공부 시도하기 엄청 좋은 방법 같아요 ㅋㅋㅋㅋㅋ 한 쪽만 펼쳐봐도 잠이 솔솔 올 것 같아요. 다음에 잠 안 오면 꼭 시도해 볼래요! 진짜 잠 안 와도 필요한 공부할 수 있구! 운동해야 하는데 할 체력이 없다는 말에 100% 공감해요. 저는 정말로 그래서 하던 운동을 그만 둔 적이 있어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그래도 다음 달부터는 다시 시도해보려구요. 추연주도 건강 잘 챙기구요, 우리 오래오래 같이 있어요! 뭔가 성대하고 중요한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은 아니라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 같은 황태자 탄신일로 선레를 써왔어요. 공주는 보통 왕과 중전 사이에서 난 여자아이에게 쓰는 칭호기도 하구... 여러모로 고증과는 엇나갈 것 같지만, 이해해주시구 제가 이렇게 마음대로 엉망진창 썼으니까 ㅋㅋㅋㅋㅋㅋ 추연주도 답레 편하게 써주세요. 저도 추연이랑 함께 있는 상황이라면 무엇이든 좋아요! ^///^

문지기 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그저께 비가 오던 날에 새 친구를 샀어요. 가져간 우산이 정말정말 작은 양산 겸 우산이었는데, 도저히 그걸로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비가 오더라구요. 그 날 잘 돌아왔나요? 저는 밖을 돌아다녀야 할 일이 조금 있어서 당황했는데, 춥지 않고 젖지 않고 잘 돌아왔길 바라요. 어제 나갔는데 바람 많이 불더라구요. 추연주도 따뜻하게 입어요!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식으로 생기는 휴강 너무 좋아요! 갑자기 시간이 늘어난 기분이구, 그래서 선물이라도 받은 것 같죠. 부디 즐거운 시간들 보냈길 바라요.
늘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가까운 시일에 다녀오게 된다면 자랑할게요! 당장 떠날 수 없어 조금 슬프네요 ㅠ.ㅠ... 앗, 그렇군요. 올해에는 꼭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꽃놀이 다녀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꽃나무로 쭉 이어진 길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많이 되고, 그해의 좋은 기억으로 오래오래 남더라구요. 맞아요, 그래서 제가 사는 곳을 좋아해요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봄이 제일 좋아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점보다는 꽃이 피기 시작하는 시점부터의 봄이 더 좋구요. 그때는 정말 발이 공중에 붕 뜬 느낌이에요. 온세상이 화사해서 눈돌리는 곳마다 예쁘구요, 향기도 나구. 잠깐 꽃샘추위가 찾아왔지만, 아프지 말구 잘 견뎌서 예쁜 꽃을 맞이할 준비를 해보려구요. 추연주도 같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ㅋㅋㅋㅋㅋㅋ 준비까지는 안 해도 되지만, 아프지 말기!
저랑 이야기 나누는 일을 즐겁게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어제 저는... 어쩌다보니 또 똑같은 말을 하게 되는데, 좋아하는 친구랑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밥도 잘 먹었구 좋아하는 커피도 마셨구요. 게다가 오늘은 쉬는 날이거든요. 그래서 어제가 더 좋았나? 추연주의 어제와 오늘도 행복했고 행복하길 바라요. 굿나잇 인사를 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이르니까 좋은 하루 보내라는 인사로 대신할게요!♥♡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