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3830134> [1:1/NL] 연 - 1 :: 355

이름 없음◆GyZknqLERw

2018-08-10 00:55:24 - 2022-05-24 23:46:02

0 이름 없음◆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0:55:24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中>

155 이름 없음◆GyZknqLERw (3123687E+4)

2019-03-25 (모두 수고..) 02:21:07

윤과 단풍을 보러 궁 밖을 다녀온 그 다음날부터, 추연은 조금 앓았다. 겨울은 만물이 깊은 곳으로 숨어드는 계절이듯, 겨울을 맞은 추연의 몸도 잠이라 부를만한 것이 늘었다. 하루의 반나절 이상을 잠으로 보냈고, 깨어 있는 순간에는 술을 마시고 독을 피웠다. 무언가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나날이 흘러갔다. 추연은 혹독한 겨울을 예감했다. 제 손으로 달콤한 독을 마신 게 잘못일 터. 손도 대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러던 어느 날, 가국의 떠오르는 태양인 황태자의 탄신일을 맞아 아침부터 궁 안이 바쁘게 움직였다. 추연의 궁에도 궁인들이 여럿 들락거리며 의복과 단장을 준비했다. 그래, 그가 바로 이 가국의 얼굴이 아닌가. 그는 이런 것이 기껍지 않았으나, 다음 생에도 윤과 함께 하기 위해서 가국은 굳건해야만 했다. 늘 희고 헐렁한 옷만 걸치던 그의 몸에 금빛 비단 옷이 걸쳐졌다. 그 아래로 검은 바지를 입고, 상서로운 짐승들이 여럿 새겨진 옥대를 둘렀다. 추연은 영 따분하고 불편한 얼굴을 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아니, 머리는 이대로 둬,” 인형처럼 무감하던 짐승의 눈동자에 서느런 빛이 돌자 관과 비녀로 제 머리를 올릴 준비를 하던 궁인이 놀라 뒤로 물러섰다. 궁인들을 뒤로 한 추연이 방을 나섰다. 대청 아래에 가지런히 놓인 혜는 본 채도 않고 느리게 발걸음을 옮겼다. 반쯤 묶인 채 등 위에서 희게 물결치는 머리카락에는 계절에 맞지 않게 국화가 피어 있었다.

황태자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제법 좋았다. 총명한 머리, 단정한 용모와 온화한 성격. 그야말로 성군의 재목이었다. 추연도 두어 번 그와 대화를 해 본 적이 있었다. “믿음이 정당한 보답을 받는, 올바른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 말하던 곧은 눈빛을 기억하고 있었다. 호전적이라 적이 많은 현 황제와는 달라 제법 인상 깊었더랬지. 추연이 하늘을 보았다. 한낮임에도 겨울의 햇빛이 옅게 황궁을 드리웠다. 어렴풋이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추연이 연회장으로 들어서자 그가 가는 길목마다 인파가 갈라졌다. 그 길의 끝에 서 있던 황태자의 시선이 저를 향했다. 가벼운 눈인사를 주고받고는 걸음을 옮겨 그의 앞에 섰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짙은 곤색 옷을 걸치고 제게 안부를 묻는 황태자의 얼굴에서 추연은 그리운 얼굴을 읽어냈다. 바다처럼 푸른 눈에서 비슷한 모양의 낙엽색 눈을, 단정한 입술에서는 다정한 미소와 목소리를. “덕분에,”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답한 추연이 두어 마디 축하의 말을 했다.
얼굴을 비추고, 태자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여준 추연이 할 일은 가만히 앉아 자리를 지키는 것 뿐이었다. 제게는 말을 걸어오는 이도 없었다. 그래, 신성하고 가까이 하기 힘든 무언가로 존재하는 것이 모두에게 더 나은 일일 터였다.

악사들이 다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추연은 연신 술잔을 기울였다. 가을에 수확한 곡식으로 담근 술이었다. 곡식으로 술을 담을 수 있다는 건 올해의 수확이 제법 풍족하다는 뜻이었다. 기름진 잔치음식의 냄새에 코를 찡그리던 추연이 상 위를 둘러보았다. 겨울임에도 큰 상을 가득 채울 만큼 다양한 종류의 요리가 차려져 있었다. 추연이 잘 익은 무화과를 하나 먹고, 하나는 집어 주머니에 넣었다.
다들 들뜬 얼굴이었다. 간만의 연회였으니 그럴 만도. 평소보다 훨씬 불편한 악취가 여기저기서 나는 걸 보니 궁 외부에서도 제법 많은 사람이 들어온 듯 했다. 직접 선물을 가져 온 사람부터, 먼 곳에서 사람을 보낸 이와, 초대를 받고 연회에 참석해 술잔을 기울이는 이들까지. 황태자와 일대일로 얼굴을 마주한 채 대화할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 곧 흥미를 잃은 얼굴로 느릿하게 주변을 둘러보던 추연의 시선에 눈에 익은 뒷모습이 들어왔다. 추연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람들에게서 멀어지자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역한 냄새도 조금 가라앉았다. 추연이 벽에 기대어 숨을 돌렸다. 정말 반사적으로 윤을 따라 나오긴 했으나 그 후에 어찌할 지에 대한 계획은 없었던 탓이다. ……내가 언제부터 이런 걸 생각하고 움직였지. 추연이 허탈한 얼굴로 웃었다. 윤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만나서 무슨 말을 해? 이토록 긴 세월을 살았건만 제 마음 하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다니, 자조의 웃음이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참,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백 서른하나, 백 서른 둘. 지금쯤이면 갔을까. 제법 긴 시간동안 제자리에서 서성이며 수를 세던 추연이 머뭇거리는 발걸음으로 모퉁이를 돌았다. 주위를 살피던 눈이 이내 크게 뜨였다.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아 있는 윤을 발견하자마자 추연은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도 전에 한달음에 그녀의 앞에 가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놀란 기색이 가득한 눈이 다급하게 윤의 얼굴을 헤매었다.

“윤, 무슨 일이야. 어디 아파?”

추연이 목소리의 떨림을 감추지 못한 채 물었다. 제법 오랜만에 본 윤의 얼굴이 수척했다. 눈 밑에 드리운 그늘이 얼굴을 덮은 분가루로도 감춰지지 못한 채 옅게 배어 나왔다. 추연이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윤의 얼굴을 감싸 들어 올리고는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이리 저리 뜯어보았다.

156 이름 없음◆GyZknqLERw (3123687E+4)

2019-03-25 (모두 수고..) 02:37:12

앗 추연 - 서 윤을 빼먹었어요..! 아니 올리고 보니까 왜 이렇게 앞부분이 길어졌지요..? 너무 쓸데없이.. tmi 대잔치를 한 것 같아요.. 힝 이을 수 있는 부분은 저 마지막 자투리 밖에 안되네요 ㅠㅠㅠ 답레는 윤주 편할 때에 짧게 주세요!!!
앗 노래 제목이라니 좋아하는 노래인가봐요! ㅋㅋㅋㅋ 히히 맞아 제목 비슷한 노래가 참 많지요. 저는 요새 잔나비 노래랑, 스테이시 켄트 노래를 열심히 듣고 있어요. 아 그거랑 아리아나 그란데의 7 rings..! 윤주는 어떤 노래를 즐겨 듣나요?
어머 너무 긍정적이에요 ㅋㅋㅋㅋㅋ 아앗 ㅋㅋㅋㅋㅋㅋㅋ 흑흑.. 맞아 요새 평균 수명도 올랐는데 무병장수를 위해 우리 운동해요..! 히히 사실 저는 태자님 같은 캐릭터들 등장하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세계관이 자세하고 넓어질 때마다 정말 윤과 추연이 어디에선가 살아 숨쉬고 있을 것 같아요! 아앗 그리고 옛 중국의 황실 국가에서도 황녀님을 공주라는 이름으로 책봉했었대요! ㅋㅋㅋㅋㅋ 흑흑 우리 공주님 살이 빠졌다니 마음이 아파요.. 아푸지마세요.. ㅠㅠㅠㅠ

헉 정말 놀랐겠어요! 새 우산을 사다니 정말 현명했어요. 귀여운 우산으로는 견디기 힘든 날씨였어요.. 정말 여름도 아닌데 무섭게 왔지요. 아, 어제도 날씨가 참 이상했던 것 같아요. 마른 하늘에 비오기! 다른 지역에서는 우박도 오고 눈도 오고 했다고 들었어요.
앗 히히 ㅋㅋㅋㅋ 나 뭐 했지.. 아무 것도 안 하고 시간 보내기 했던 것 같아요.. 약간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었어요 ㅋㅋㅋㅋㅋ
아아 ㅠㅠㅠ 그래도 원할 때 당장 떠날 수 없기에 더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 시간들이 되는 것 같아요. 비행기표 끊어놓고 그날만 오매불망 기다리면서 행복해 하는 것도 제법 즐겁구요! ㅋㅋㅋㅋ 히히 나아중에 다녀오면 꼭 자랑해 주세요.
아앗 고마워요! 이번주나 다음주에 꼭..! 갈 거예요 ㅋㅋㅋ 3월이 시작할 때부터 각 잡고 있었거든요..! 누구도 날 막을 수 없어..! 와, 자기가 사는 곳을 좋아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어서 꽃이 폈으면 좋겠어요. 윤주의 매일매일이 행복하길! 헉 묘사가 너무 예뻐요. 히히 벌써 봄 다 봤다 다 봤어! ㅋㅋㅋㅋ 맞아요.. 꿈 꾸는 것처럼 공중에 붕 뜬 느낌이지요. 고마워요. 저 안 아프려고 요새 패딩 입고 다녀요! ㅋㅋㅋㅋㅋㅋ 윤주도 따뜻하게 입고 다니기로 약속해요!

저는 오늘 오랜만에 학교 아닌 목적으로 외출을 했어요. 원래 가려고 찾아봤던 카페가 있었는데 없어졌나봐요..! 제가 못 찾는줄 알고 주변을 세 바퀴쯤 빙글빙글 돌았는데 자세히 보니 닭발집으로 바뀌었더라구요.. 오늘 뭔가 버스 배차도, 신호등도 영 제대로 안 풀리고 추운데 카페까지 그렇게 되니 약간 서러웠어요 ㅋㅋㅋㅋ ㅠㅠㅠㅠ 그런데 딱 처음 보이는 카페 들어갔는데 사장님이 다쿠아즈를 서비스라고 주셔서 또 기분이 바로 좋아졌답니다.. 무화과 잼이 들어간 거라.. 먹으면서 쓰다 보니 저 본문에 무화과가 등장했어요.. ㅋㅋㅋㅋㅋ (tmi) 히히 무화과 먹고 싶어..
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니 기뻐요! 매일 매일 좋아하는 사람들과만 좋아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까 여행 얘기랑 비슷한 맥락에서, 그럴 수 없기에 저는 윤주와 나누는 시간들이 참 소중해요. 늘 내게 다정한 말들을 해 주는 것도 고맙구.. 즐거워요! 히히 덕분에 제 어제는 행복했고 오늘도 행복할 거예요. 고마워요! 다시 한 주가 시작되었네요. 이번 주도 으쌰으쌰 힘내서 잘 버텨봐요! 히히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요. 안녕! ♥♥

157 서 윤 - 추연 ◆3yPNMD/6aY (5837214E+5)

2019-03-28 (거의 끝나감) 20:41:25

윤은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기 위해 몇 번이나 눈을 깜빡였다. 작은 소리 같은 걸 들은 것 같기도 했으나 윤은 그걸 바람소리 정도로 생각했다. 인기척이라곤 여기지 못했다. 그런 줄 알았다면 손을 들어 막았을 것이다. 방금 전, 저를 부축하려 다가온 사람들을 모두 돌려보냈던 것처럼. 윤은 눈앞에 어른거리다 사라질까 두려운 마음에 그를 덥석 붙잡지 않기 위해 애써야 했다. …왜 그런 얼굴을 해요. 내가 꼭 당신한테 특별한 무엇이라도 된다는 듯이. 윤은 마음에 가늘게 빛이 들기 시작한 자리를 피해 구석으로 숨었다.

“아픈 게 아니라, …발을 헛디뎌서.”

조그맣게 속삭인 윤이 고개를 들고 다시 추연을 보며 웃었다. 할 수만 있다면 아주 오래도록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었다. 언제 어디서든 보고 싶을 때 꺼내볼 수 있도록. 그러나 인간의 기억이란 건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윤의 마음은 끄트머리부터 서서히 젖어갔다. 아프긴. 난 차라리 내가 망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는걸요. 당신 눈길이라도 한 번 더 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
연의 눈에 난 어떻게 보이나요? 가장 안전하고 아늑한 곳에서 정성들여 길러진 난초? 그래서 눈길이 가고 가끔은 예쁘기도 하지만, 흥미가 일지는 않던가요? 가벼운 마음이라도 좋아요. 무어라도 받고 싶어요. 이렇게 무언가를 간절하게 바라본 적이 없어요. 이게 사랑인가요? 이렇게 지저분하고 못난 마음을 사랑이라 불러도 되나요?

“연이 보아 얼마나 다행인지. 다른 이였다면 흉을 보았을지도 몰라요.”

고요한 눈으로 추연을 바라보던 윤이 시선을 내리며 잔잔히 웃었다. 저를 걱정스레 살피는 손 위로 제 손을 가볍게 올린 윤이 천천히 그 손을 제 얼굴에서 떼어냈다. 그리고 그 다음 그의 손에서 제 손도 떨어뜨렸다. 바닥을 짚었던 탓에 손에 흙이 조금 묻어있었다. 윤은 문득 그에게 닿았던 것을 후회했다. 나는 겁이 나요. 이게 나와 당신의 관계 같아서. 방금은 흙 조금이었지만, 다음엔 더한 것일 줄 어떻게 아나요.
다시 바닥을 짚은 윤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가볍게 치맛자락까지 털어낸 윤은 붙잡고 일어날 수 있도록 추연에게로 깨끗해진 양손을 뻗었다. 지난 생에 어떤 공덕을 쌓고, 또 어떤 죄를 지어 당신을 마주치게 되었는지. 내가 알 방도는 없겠지요.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지도 모르구요. 구태여 캐낼 생각 같은 건 없으니, …그저 내가 이번 생에 당신께 예쁘고 좋은 것만 드릴 수 있다면.

“연회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는데 왜 여기 나와 계셔요? 오라버니는 만나셨어요?”

윤이 추연을 보고 살풋 웃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느 꿈속에서는 당신과 내가 영원히 끊이지 않는 붉은 실로 연결되어 있는 세계에서 함께 행복하기도 하였지만. ……. 당신에게는 평생 윤이고 싶었는데.

158 이름 없음◆3yPNMD/6aY (5837214E+5)

2019-03-28 (거의 끝나감) 21:23:02

앗 아니에요! 애초에 선레도 이을 수 없는 부분이 많지 않은 tmi대잔치였는걸요... 근데 막상 답레 써놓고 보니까 이것도 그런 것 같다... 추연주도 길이, 시간 다 신경쓰지 말구 편하게 답레주세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한동안 되게 많이 듣던 노래였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놓구 제목을 이렇게 헷갈리다니 웃기긴 하지만요 ^.ㅠㅋㅋㅋㅋㅋㅋ 잔나비랑 아리아나 그란데 노래는 저도 들었어요! 스테이시 켄트 노래는 한 번 찾아 들어볼게요. 저는 요즘 백예린, 태연, 헤이즈 신보랑 김윤아 유리가면 앨범을 섞어서 듣고 있어요. 분위기가 조금씩 다른데 걸으면서 듣기 좋더라구요. 그냥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요즘은 돌아다니다보면 꽃이 핀 곳들이 슬슬 눈에 들어와요. 개나리랑 목련은 벌써 피기 시작했구, 벚꽃도 볕 잘 드는 곳은 조금 피어있더라구요! 연두색 이파리들도 나고 있어요! 이건 진짜 tmi인데 ㅋㅋㅋㅋㅋㅋㅋ 우리집 앞에 목련나무가 한 그루 있거든요. 하루 전까지만 해도 하나도 안 피어있던 게, 날씨 좋은 날 온종일 돌아다니다 집 오면서 보니까 조금 피었더라구요. 하루하루가 달라서 정말 신기해요. 지쳐있다가도 그런 광경 보면 환기되는 느낌이구요. 추연주에게도 하루에 하나씩 정도는 그렇게 예쁜 게 눈에 들어오는 즐거운 일이 생기길 바라요!♡♥

ㅋㅋㅋㅋㅋㅋㅋㅋ좋게좋게 생각하려구요...! 그래도 요즘은 엄청 잘 자고 있어요. 헉 이게 춘곤증인가... 진짜 봄인가봐요! 맞아요, 곧 4월이죠. 새로운 달을 맞아서 운동시작하구 꼭 자랑할게요 이번에는 꼭...!! ㅠ.ㅠㅋㅋㅋㅋㅋㅋㅋ 앗 저두요! 사실 상의없이 막 등장시켜서 헉 괜찮을까... 했는데 좋아한다고 하니 다행이에요. 뭔가 캐릭터들의 관계의 폭이 넓어지는 걸 보면 신기하고 재밌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추연이랑 윤이 서로를 대하는 거랑 다른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해서,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면 각각 다른 모습도 볼 수 있구요. 아... 아니라면 사과하겠습니다 u.u...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그렇구나! 분명히 어딘가에 자료 하나쯤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열심히 찾아보다가 안 맞아도 뜻이 통하겠지... 공주라고 쓰자... 한 건데 운 좋게 얻어걸린 셈이네요. 나 너무 바보 같다... 이렇게 새로운 지식을 또 하나 알아가네요. 고마워요!ㅋㅋㅋㅋㅋ 흑흑 저도 추연이 레스에서 자꾸 독이랑 술이 나올 때마다 슬퍼져요... 둘 다 이름부터 해롭잖아... 아프지 말아요 ㅠ.ㅠ

맞아요, 최근에 날씨가 궂었던 날에는 정말로 심했죠. 비가 막 퍼붓질 않나 어느 날은 눈비가 섞여서도 펑펑 오더니 어디에는 우박까지 내렸나보네요 ㅠ.ㅠ... 다음 주쯤에 하루 비 예보가 있는 날이 있던데 그날은 너무 심하지 않았음 좋겠네요. 추연주도 일기예보에 귀 쫑긋하고 있다가 비 소식 있는 날에는 우산 잘 챙기길 바랄게요! 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생긴 시간은 그렇게 쓸 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막 크게 즐거운 일 말구 소소하게 하고 싶었던 것들 하면서 시간 모조리 다 쓰기! 잘 보낸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계속 맞아요만 하고 있는데, 여행은 진짜 그런 것 같아요. 아무리 계획없이 간다구 해도 교통편 정도는 미리 해놓게 되니까 그날이 오기만을 엄청 기다리게 돼요. 사실 저는... 여행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비행기표 끊어놓고 걱정 왕창 하는 스타일이라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그래도 막상 가면 즐겁고 그 추억 돌이켜보면서 나머지 날들을 보내게 되는 것 같아요.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조금 긴 여행을 다녀올 예정인데, 가서 예쁜 거 보면 꼭 말할게요 히히 ^//^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구 귀여워 ㅋㅋㅋㅋㅋㅋ 추연주 꽃 진짜로 좋아하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봄을 안 좋아할 수가 없겠다. 계획대로 성공적인 꽃구경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추연주도 다녀와서 얼마나 예쁜 걸 보았구 또 그래서 얼마나 좋았는지 자랑해주세요!

헉 그럴 때 진짜 슬퍼요. 저도 요즘 가는 곳마다 이전 준비중이고, 닫아서 그게 얼마나 허망한지 느껴져서 슬프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새롭게 좋은 곳 찾아서 다행이에요! 무화과잼 맛있는데, 맛있는 것두 먹어서 다행이다! 무화과 저도 좋아해요. 예전에는 밍밍하게 달구 이게 뭐람... 생각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렇게 강한 맛이 나지 않아서 오히려 좋더라구요. 오독오독한 것도 재밌어요. 아직 무화과철은 아니지만, 비슷하게 오독오독한 딸기철인데 추연주 딸기는 좋아하나요? 요즘 딸기 엄청 달아요! 맛있는 딸기 먹으면서 남은 봄 보내길 바라요 히히 u.u
추연주가 해준 말 그대로 돌려주고 싶어요. 늘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즐거운 시간만 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긴 어렵다는 걸 알고 있지요 ㅋㅋㅋ큐ㅠㅠㅠㅠㅠ 당장 내가 내 마음에 안 드는 날도 있는데! 앗 이건 조금 다른 말인가. 아무튼, 본론은 저도 추연주랑 이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이에요! 남겨준 말들을 읽을 때, 거기에 답할 때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지금은 목요일 밤이구 내일은 금요일이네요! 하루만 더 버티면 평일의 끝이에요. 주말동안 푹 쉬구요, 또 새로운 한 주 잘 맞길 바랄게요. 오늘도 굿나잇 인사를 하기는 시간이 조금 애매하니까 ㅋㅋㅋㅋㅋㅋㅋ 고생했어요! 또 봐요.

159 이름 없음◆3yPNMD/6aY (0295108E+5)

2019-03-29 (불탄다..!) 00:55:15

길게 다른 말 하다가 꼭 하고 싶은 말 하려던 거 까먹어서 뒤늦게라도 다시 와서 남겨요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요즘 왜 이렇게 깜빡깜빡하지... 추연이 머리 건드리지 말라구 해놓구선 저번에 윤이 준 걸루 머리 묶은 거 보고 헉 했어요 ㅠ.ㅠ... 누가 뭐래도 추연이 최고야......
이제는 잘 자라고 말해도 좋을 시간이니까 그렇게 할게요. 푹 자구 좋은 꿈 꿔요~ 안녕! u.u

160 이름 없음◆GyZknqLERw (2985761E+5)

2019-03-31 (내일 월요일) 17:07:12

으악 윤주야 제가 화요일까지 뭐 준비해야하는 게 있어서 ㅠㅠㅠ 쪼꼼 늦어지네요 미안해요 ㅠㅠㅠㅠ 공주님..! 사랑해요! 흑흑
주말 되니 갑자기 날이 추워졌어요! 옷 꼭꼭 껴입고 다녀요 저는 패딩을 다시 꺼냈답니다.. 헐 그리구 내일이 벌써 4월이네요 유쾌한 만우절 보내구요!!! 내일 절대 안속을테야..! 히히 짧게 안부 전하고 갑미다.. 나중에 봐요 ♥♥ 3월을 행복하게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161 이름 없음◆3yPNMD/6aY (5112377E+5)

2019-04-11 (거의 끝나감) 20:48:35

바쁜 시기죠 요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도 슬슬 일이 생기고 있어요... 그와중에 꽃구경을 빌미로 열심히 놀고 있는 내가 너무 웃기지만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추연주도 건강 챙기고 바쁜 와중에도 즐거운 일 한두 개씩 만들어서 잘 지내요! 생각해보니까 4월 1일이 만우절이었죠... 나도, 내 주변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 못하구 그냥 왜 벌써 4월이야? ㅠ.ㅠ 했던 같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연주는 바람대로 안 속구 잘 넘어갔길 바라요!
또 3월 고생 많았구요, 4월이 벌써 중순을 향해가고 있지만 남은 날들 잘 보내요! 그럼 안뇽 다음에 또 만나요 :D

162 이름 없음◆GyZknqLERw (1073904E+5)

2019-04-13 (파란날) 17:50:34

앗 윤주야 바쁜데 안부 전해줘서 고마워요!! 흑흑 답레와 함께 돌아오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여유가 안 나서 짧게 안부라도 전하고 갈게요 ㅠㅠㅠ 어머나, 꽃구경은 열심히 해야 해요! 앞으로 남은 봄은 100번도 안 되니까요 ㅋㅋㅋㅋ 앗, 그리고 저의 만우절 다짐은 성공했어요! 제 주변도 더 이상 그 날이 만우절이라는 걸 의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ㅋㅋㅋㅋ 힝 다들 너무 어른이 되어버렸어요 ㅠㅠㅠ 중고등학교 때는 정말 큰 이벤트였는데..
히 어김없이 다정한 말 참 고마워요. 감사 일기라도 써야할까봐요 ㅋㅋㅋ 오늘은 날씨가 정말 따뜻하네요. 하늘도 청명하고.. 산책하기 참 좋은 날이에요. 가방이 무거워서 산책은 못하지만.. 그래도 잠깐 걷는 것 만으로도 참 좋았어요. 올 봄은 윤주와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네요. 참 고맙고, 윤주도 늘 좋은 나날 보내길 바라요! 다음엔 답레와 함께 돌아올게요!!! 진짜로.. 정말로... 흑흑 오늘 하루도 행복하길!

163 이름 없음◆GyZknqLERw (7841901E+5)

2019-04-19 (불탄다..!) 22:36:50

안녕 윤주야! 미안해요 제가 요새 넘 맘에 여유가 없어서 ㅠㅠ 26일날 시험 끝나거든요 ㅠㅠㅠ 그 주 주말 안으로 돌아올게요 미안해요 ㅠㅠ 힝 윤주 바쁘겠지만 건강 잘 챙기구.. 잘 지내다가 나중에 봐요 안뇽! ❤️

164 이름 없음◆3yPNMD/6aY (6470957E+5)

2019-05-02 (거의 끝나감) 23:36:29

안녕! 벌써 5월이에요! 너무 오랜만에 들러서 미안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큼지막한 일들은 끝났는데 자잘한 일들이 남아서 그쪽에 계속 신경을 쓰다가 타이밍을 놓쳤어요 ㅠ.ㅠ... 추연주도 그동안 바빴을 텐데 마저 푹 쉬구 천천히 답레 줘요! 내일만 지나면 또 주말이네요. 고생 많았구 주말에 잘 쉬구 곧 만나요! u.u*

165 이름 없음◆GyZknqLERw (2857938E+4)

2019-05-16 (거의 끝나감) 10:34:55

안녕 윤주야! 요새 날씨가 정말 정말 따뜻해요.. 저는 여름 잠옷을 꺼냈답니다! 이제 여름 이불도 꺼내야 할까봐요. 으으 암튼 늘 고마워요 ㅠㅠㅠ 오늘도 다정한 말에 힘 얻구 가요..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요.. 이번 주 안으로는 꼭 답레 들고 올게요 오늘 하루 잘 보내요! 이제 곧 주말이니까 그걸 기다리는 마음으로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냈으면 좋겠어요

166 이름 없음◆3yPNMD/6aY (3605872E+5)

2019-05-21 (FIRE!) 20:39:58

안녕! 내가 너무 늦었죠... 5월까지 밀린 일들이 있어서 그거 마감하구 이래저래 나갈 일이 많다보니 조금 소홀했던 것 같아요 ㅠ.ㅠ 답레는 부담 가지지 말구요 여유 있고 편안한 때에 천천히 남겨줘요! 나두 최근에 여름 잠옷을 꺼냈는데, 창문을 너무 일찍 열었는지 감기에 걸렸더라구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생각보다 독하네요. 요즘 날씨가 좋아요. 추연주 건강하구 좋은 날들 보내길 바라요!

167 추연 - 서 윤 ◆GyZknqLERw (8412471E+5)

2019-05-23 (거의 끝나감) 23:05:16

추연의 얼굴에 근심이 드리워졌다. 발을 헛디디긴, 아픈 게 분명한데. ……내게는 말하고 싶지 않다는 뜻일까. 가슴이 시큰거렸다. 윤이 저를 멀리 하길 바랐는데, 막상 그리 되니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왜 그런 얼굴을 해. 왜 그렇게 웃어. 윤이 얼굴에서 제 손을 떼어냈다. 추연도 아차 하는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딛고 있던 바닥이 진창이라도 된 것 마냥 발을 잡아당겼다. 깊이, 더 깊은 곳으로 끌어 내려졌다. 윤과 제 사이에 꼭 보이지 않는 선이라도 그어진 것 같았다.

“그래, 다치지는 않았어?”

가만히 할 말을 삼켜낸 추연이 빙긋이 웃으며 답했다. 처음에는 그저 다시 윤을 볼 수 있기만을 바랐다. 윤이 저를 모른다 해도, 윤이 다시 태어난 걸 알았으니 그대로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윤을 마주하고, 윤이 제 이름을 불러주자 마음은 또 제멋대로 굴었다. 욕심 내지 말아야 한다고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을 생각하지만……, 아아. 윤이 불러주는 제 이름의 울림은 어찌나 달콤한지. 저를 보며 곱게 접히는 눈매가, 올곧은 그 눈동자의 빛이 얼마나 저를 기쁘게 하는지.
그만 그 눈길이 저를 한 번만 더 향하기를, 더 다정한 목소리로 저를 불러주기를 바라게 되고 마는 것이다. 널 먼발치에서 그저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리라 생각했던 멍청이는 대체 과거의 누구지. ……윤, 너는 나를 욕망하게 해. 그리고 또 그만큼 나를 좌절하게 해. 나는 이 감정이, 너를 욕망하는 내가, 너무 두려워.

윤이 몸을 일으켰다. 발바닥 아래로 모래알이 작게 바스락 소리를 냈다. 윤의 치맛자락이 부드럽게 사각거렸다. 추연은 차마 윤을 올려다보지 못하고 바닥의 모래알만 가만 노려보았다. 그런 그의 앞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윤이 제게 뻗은 손을 멍하게 바라보던 추연의 얼굴이 왈칵 일그러졌다. ……정말로, 너를 어쩌면 좋지.
그에게 부축은 필요하지 않았으나, 추연은 조심스럽게 제 손을 그녀의 손 위에 얹었다. 손은 쥐었으나 무게는 얹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선 추연이 손을 놓지 않은 채 물끄러미 그녀의 내려다보았다. 윤, 윤……, 채 내뱉지 못한 외침을 삼켰다. 식도가 타는 것 같았다. 채 눈을 겹치지 못한 채 시선을 떨어뜨리곤 양 손 안에 윤의 손을 모아 그러쥐었다. 아주 소중한 것을 다루듯 추연은 그것을 엄지로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아, 나 조금 취했나봐.

“응, 그럼. 사람이 많이도 왔더구나.”

추연이 낮게 속삭였다. 귓가에서 웅웅거리던 왁자한 인파의 소음과 연회장의 음악이 잦아들었다.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던 악취 또한 어느새 거짓말처럼 사라져있었다. 너는 정말 마법 같아. 사람들은 내가 마술을 부린다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소리. 추연이 가만히 눈을 감았다. 네 곁에 있으면, 꼭 세상에 우리 둘만 있는 것 같아. 눈을 뜬 추연이 윤과 시선을 마주했다.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나는 나비를 좇다 보니 여기더라. 윤, 너야말로 왜 나와 있어.”

168 이름 없음◆GyZknqLERw (8412471E+5)

2019-05-23 (거의 끝나감) 23:18:56

안녕, 윤주야! 너무 오랜만이지요.. 우리 봄날의 안부를 나누고 있었는데, 벌써 여름이 되었네요. 너무 늦게 돌아와서 미안한 마음이 커요. 저도 이제는 많은 일들이 제법 마무리되었어요.. 너무 늦어서 미안해요.. 윤주는 바쁜 와중에도 잘 지냈나요?
세상에, 감기라니 ㅠㅠ 너무 속상해요. 안 그래도 일교차랑 냉방병 조심하라는 말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윤주가 선수를 쳤군요! 여름 감기는 참 독한데..ㅠㅠㅠㅠ 많이 고생하지 않고 잘 넘겼으면 좋겠어요.

아, 덕분에 저는 제법 행복한 꽃구경을 했어요. 고마워요! 보면서 윤주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이제는 녹색이 푸르러졌지만요 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요새 날이 너무 더워요! 내일 낮에는 기온이 정말 한여름만큼 올라가더라구요. 햇볕도 정말 따갑구.. 그래도 감기 걸린 윤주는.. 어쩌면 좋아..ㅠㅠㅠㅠㅠ 찬 물은 금지예요.. 겉옷도.. 꼭 챙겨 다니세요!
참, 저는 얼마 전에 새로운 식물 친구들을 방에 들였답니다. 베고니아 친구들인데 이름은 솜과 사탕이에요. 꽃도 계속 예쁘고 피워주고, 잘 자라서 마음에 많은 위안이 되어주고 있어요. 드루이드처럼 잘 키울 수 있으면 좋겠는데.. 걱정이에요. 히히.. 요새 집에 있을 땐 디즈니 애니메이션 켜놓고 있는데, 요새는 솜사탕에게 라푼젤 노래를 들려주고 있답니다.. 앗 오늘도 너무 tmi 방출했다..! 히히 너무 오랜만에 반가워서..

아, 답레 쓰다가 문득 생각난 건데, 우리 공주님 생일이 가을이었는데..! 넘 바보같이 홀라당 까먹고 넘어가 버렸어요 ㅠㅠㅠㅠㅠ 힝 힝 너무 미안해요.. 우리 다음 번 생일은 꼭 축하하고 가요..! 이번 윤의 레스는 몇 번이고 읽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 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정말.. 너무 애달프고.. 저까지 마음이 아팠어요. 공주님... 엉엉....
힝 그리고 윤주야.. 빨리 나아요.. 밥 꼭 꼭 잘 챙겨먹고.. 답레는 편할 때 여유롭게 주세요! 자주 들르지 못했지만.. 늘 마음 한 켠에서는 생각하고 있었어요. 항상 고마워요. 좋은 밤 돼요! ❤

169 이름 없음◆GyZknqLERw (0800581E+5)

2019-05-26 (내일 월요일) 22:37:26

안녕, 윤주야! 히히 산책하다가 실짝 올려두고 가요 ㅋㅋㅋㅋ 초여름 밤에는 산책하기가 참 좋아서 좋아요.. 모기도 막 보이기 시작했지만 ㅠㅠ 주말의 마무리는 잘 하고 있을까요? 내일이 벌써 월요일이네요.. 흑흑.. 이번 주도 좋은 일로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안녕 좋은 밤 돼요!

170 서 윤 - 추연 (6479787E+5)

2019-05-27 (모두 수고..) 19:35:43

윤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띄운 채로 눈을 감았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눈을 뜬 순간, 윤은 여전히 추연이 제 앞에 있다는 사실에 흔들리는 마음을 알아챘다. 그 흔들림이라는 건, 기쁨이나 슬픔 같은 단순한 말들로 칭할 수 없는 것이었다. 추연의 손이 제 손에 닿았을 때, 여전히 제 손을 놓지 않는 그를 보았을 때, ……윤은 차라리 이게 꿈이길 바랐다. 이 모든 게 절대로 이루어질 일 없는 행복한 꿈인 편이 덜 잔인했다. 일말의 기대조차 품지 못하도록.
높은 데서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조각 나느니, 바닥에서 더 낮은 곳으로 파고드는 게 나았다. 가늘게 든 빛에 왜 나는 타 죽을 것처럼 괴로워할 수밖에 없는 건지. 그가 뱉는 음절 하나, 작은 손짓에 떨리는 공기에 속절없이 무너질 것 같은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 윤은 웃었다. 그 웃음 아래로 모든 게 감춰지길 바라면서. 망향제에 빌었더라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소원이었다.


“많은 이들이 공을 들였는데…, 다행이네요. 오라버니께서도 기뻐하시겠어요.”


당신에게 고작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닌데. 윤은 아랫입술을 짧게 깨물었다. 하지만 이런 게 아니라면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제 마음은 누구도 모르게 조용히 간직해야 하는 것이었다. 당장 내일 눈을 감는다고 해도 뱉어서는 안 될 말. 할 수 있대도 무책임하게 제 마음을 던져놓는 이기적인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결국에는 고작 이런 것뿐이었다. 목뒤로 부는 바람이 유달리 서늘하게 느껴졌다.
묘하게 시선을 떨어뜨린 윤이 추연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나비? 이 계절에도 날갯짓하는 나비가 있던가요. 아니면 당신께만 찾아간 봄의 조각이라도 있나요? 그런 거라면 나는 영원히 볼 수도, 알 수도 없겠지요. 서운하거나 슬픈 건 아녜요. 당연한 일인 걸요. 단지 가끔,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요. 이 마음이 어떤 건지, 이제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건지.


“저는 잠시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어요.”


살포시 웃은 윤이 조심스레 손을 움직여 빼내다 살며시 추연의 손끝을 붙잡았다. 아주 잠깐이었다. 금세 손을 떼어낸 윤은 치맛자락을 쥐었다가 그대로 손을 뒤로 감췄다. 윤은 떨리는 손을 감추려 제 두 손을 꼭 잡았다.


“…주인공도 아니라서 오래 들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연이 금방 찾아주었네요.”


잠시 무언가 생각하듯 살짝 고개를 기울인 윤이 곧 입가로 웃음을 흩어내며 추연에게 물었다.


“이번에는 내가 술래 할까요? 연이 숨을래요?”

171 이름 없음◆3yPNMD/6aY (0730553E+5)

2019-05-27 (모두 수고..) 20:25:45

안녕! 날씨 많이 더워졌죠! 하고 인사하고 싶었는데, 여기는 비가 오더니 꽤 쌀쌀해져서 그렇게 말하기가 민망한 날씨가 되었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에어컨 틀지 않은 실내는 꽤 후덥지근하더라구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옷에 빗물이 다 튀고 엄청 습해서 어항 속 물고기 체험하는 기분이었어요... 추연주는 부디 쾌적한 하루 보냈기를 바랄게요 ^.ㅠ...
감기는 거의 다 나았어요!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요즘 낮에는 덥구 아침 저녁으로는 조금 추운데다 에어컨 틀기 시작하는 곳도 있어서요. 감기 걸리기 쉬우니까 추연주도 감기 조심해야 해요! 아프지 말구 건강했음 좋겠어요. 나는 잘 지내고 있으니까 추연주도 잘 지내구요!

헉, 꽃구경 했구나! 벚꽃 진짜 예뻤죠. 매해 피는 꽃인데 왜 매해 예쁠까요? ㅠ///ㅠ 꽃이 진 건 아쉽긴 하지만, 또 요즘 나뭇잎도 예뻐요! 오늘은 흐리고 비가 와서 안 보였는데 날씨 좋을 때 햇볕에 반짝거리는 이파리들 보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맑은 날 나뭇잎 한 번 살펴주세요! 앗... 쓰고 났더니 어쩌면 이미 봤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구 솜이랑 사탕이라니 이름 너무 귀여운 거 아니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합치면 솜사탕! 라푼젤 노래 진짜 좋아하는데 ㅋㅋㅋㅋㅋㅋ 예쁜 노래 들려주었으니까 솜사탕 친구들도 좋아할 거예요. 쑥쑥 자라라, 솜이야, 사탕아! 흑흑... 어떻게 해...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하나도 tmi 아니니까 또 즐거운 얘기 있으면 알려주세요! 나 이런 거 듣는 거 많이 좋아해요 히히

앗, 아니에요! 나도 까먹었는 걸요 ㅋ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도 생각 못 하고 있었는데 추연주가 말해줘서 알았어요. 응, 꼭 그렇게 해요! 추연은... 추연은... 뭘 같이 축하하죠? ㅠ.ㅠ 추연주가 만들어둔 거나 무언가 만들어서(?) 알려주면 안 될까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나도 같이 축하해줄래요! 다정한 추연 그냥 둘 수 없어요! 추연 레스도 애틋하구... 볼 때마다 참 다정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추연주가 써주는 추연 늘 정말 좋아해요! 좋아하고 있어요! ㅠ///ㅠ
즐거운 산책 했어요? 밤산책 다 좋아하는데, 제일 좋은 건 딱 초여름 이 시기인 것 같아요. 춥지도 않구 모기가 나왔다고는 하지만 ㅠㅠㅠㅠㅠㅠㅠ 아직 무섭게 날아다니지는 않구 ㅋㅋㅋㅋㅋㅋ 추연주도 밥 잘 챙겨먹구 잘 자구요! 바쁠 때는 일 하고 쉬고 싶은 만큼 쉰 다음 편하게 와도 괜찮아요. 나도 많이 생각해요! 매일 건강하구 행복한 하루들 보내길 바라요. u.u*

172 추연 - 윤 ◆GyZknqLERw (6649151E+5)

2019-06-01 (파란날) 20:42:03

네 오라비보다는 그 자리에 참석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기뻐해야지. 사람들에게 눈이 있다면 모두 알아봤을 터였다. 태자는 훌륭했다. 지금껏 지켜 본 후계들 중 손에 꼽을 만큼 영리했다. 적통 왕자이기에 혈통까지 완벽하지. 그에게 불의의 사고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황위 계승에는 문제가 없을 터였다. 그가 황제가 된다면 그의 동생인 윤 또한 안전할 테고. 네 오라비와 제법 친한가 보구나. 좋은 일이다. 아, 윤이 또 웃었다. 추연이 고개를 비딱하게 기울이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너 자꾸 그렇게 웃지 마. 정 들면 어쩌려고.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는 윤의 말에 추연은 갑자기 무슨 숨바꼭질이냐고 묻지 않았다. 누구와 하고 있었느냐고도 묻지 않았다. 윤의 눈을 보며 다정하게 마주 웃어 줄 뿐이었다. 그 사이 윤의 손이 나비처럼 앉았다 떠났다. 봄의 향기는 꿈결처럼 잠깐 머물렀다 떠나고, 그의 손 안에 남겨진 것은 서늘한 초겨울의 바람 뿐이었다. 고작 그 얼마간 쥐고 있었다고 손 안이 허전한 기분에 추연이 가볍게 주먹을 몇 번 쥐었다 폈다. 이내 뒤에 손을 감춘 윤을 보고 웃었다. 새침하긴. 귀엽기도 해라.

“그러려면 앞으로는 좀 더 잘 숨어야 할 걸.”

네가 얼마나 눈에 띄는데. 너는 어딜 가나 반짝반짝 빛나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눈을 휘어 웃던 추연이 이어진 윤의 말에 한 대 맞은 것 같은 얼굴을 했다. 네가……, 술래를? 지금까지 매번 윤을 찾아내는 것은 추연의 몫이었다. 그는 제법 훌륭한 술래였고, 윤은 형편없었다. 그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그의 일생은 찾아내고, 잃어버리는 것의 연속이었다. 찾아내고, 찾아내고, 다시 찾아내고……, 윤. 네가 어디에 있든 나는 알아. 얼마가 걸리든 너를 찾아낼 수도 있어. 그런데 네가 술래를 하겠다고. 네가. 웃음기 하나 없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윤을 보던 추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눈 감고 스물까지 센 다음 찾는 거야.”

추연이 윤을 등지고 걸음을 옮겼다. 그에게는 발자국 소리가 없었다. 공중을 걷기에 당연한 것일 터였다. 그러나 추연은 몇 걸음 걷지 못하고 멈추어 섰다. 모퉁이를 돌자 온 몸에서 힘이 빠졌다. 추연은 숨을 헐떡이며 아까 한참을 서성이던 담벼락에 기대어 섰다. ……아, 이런. 과거의 윤이 담장 앞 바닥에 나뭇가지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작고 둥근 머리가 까딱 움직였다. 추연은 그가 고개를 들어 저를 보기 전에 질끈 눈을 감았다.
이번에는 사각거리며 비단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가 났다. 추연, 하고 다정하게 속삭이며 또 다른 과거의 윤이 제 뺨을 쥐어 왔다. 아냐, 윤은 나를 그리 부르지 않는다. 이제 그만 가 줘. 피비린내에 숨이 막혔다. 벽에 등을 기대어 서있던 추연이 주르르 미끄러져 내려 주저앉았다.

173 이름 없음◆GyZknqLERw (6649151E+5)

2019-06-01 (파란날) 21:05:56

안녕, 윤주야! 이번 주는 잘 보냈을까요? 저는.. 이제 시험이에요 ㅠㅠㅠㅠ 아니 시험 끝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왜 벌써.. 흑흑.. 2-3주 간은 자주 접속하기 힘들 것 같아요. 답레는 윤주 편할 때.. 느긋하게 주세요..

헉 맞아요 며칠 전에 갑자기 비가 왔지요. 거의 미스트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악 어항 속 물고기라니 ㅋㅋㅋㅋ 묘사가 너무 귀여워요. 뻐끔뻐끔! 애석하게도 저도 영 쾌적하지는 못했답니다.. 비 온 다음날 갑자기 노란 들꽃이 한 가득 피어있는 걸 봤어요. 비가 피워낸 건지 제가 그 날에서야 발견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예뻤어요.
헉 거의 나았다니 다행이에요! 아직도 일교차는 제법 크고..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도 크니까 겉옷 꼭 꼭 챙겨 다니기로 해요! 신경써줘서 고마워요! 저도 건강하게 잘 먹는 나날 보내고 있답니다 히히.. 저는 요새 요리에 심취해 있어요. 요리의 마무리 플레이팅에는 특히 더.. 예쁜 접시들을 하나씩 사 모으고 있답니다.
윤주의 말 보고 나서야 잎을 봤어요! 파릇파릇 반짝반짝 어쩜 그리 귀여운지 ㅋㅋㅋ 이제 정말 여름이구나! 하는 느낌이 물씬 들었어요. 제 방 창문을 열면 나무 끝부분(?)이 보이는데, 그 친구도 언제 그렇게 자랐는지 모르겠어요. 분명 앙상한 가지 뿐이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아앗 솜사탕의 쑥쑥성장을 빌어줘서 고마워요! 얘들아 힘내서 자라야 해..! 꼭 전해줄게요. 히히 제 얘기들 좋아해 줘서 고마워요.. 저도 윤주의 말들은 전부 좋아해요. 폭신폭신한 곰인형이 침대 머리맡에서 말해주는 느낌이에요.. ㅋㅋㅋㅋㅋ 에헤

ㅋㅋㅋㅋㅋ 아아..! 윤의 복지가 시급하다...! 추연은.. 추연은.. 늙은이라 이제.. 속세의 기념일은 챙기지 않아요! ㅋㅋㅋㅋㅋㅋ 윤이 추연에게는 늘 깜짝 선물 같은 존재이지요. 히히 뭔가 생각나면 꼭 말할게요.. 헉 너무 검고 어두침침한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역시 윤주 뿐이에요! 흑흑 윤이도 윤주도 늘 아끼고 사랑해요!
히히 덕분에 즐거운 산책이었어요. 저는 늦은 밤 특유의 고요한 느낌을 참 좋아해요. 윽 맞아요 ㅋㅋㅋㅋㅋ 요새 덥다가.. 춥다가 해서 그런지 모기가 아직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히히 늘 고마워요. 아, 벌써 6월이네요. 윤주의 이번 달도 반갑고 즐겁고 행복한 일로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종종 들러 안부 전할게요! 안녕, 행복한 주말과 좋은 밤 돼요! ❤

174 이름 없음◆GyZknqLERw (3016835E+5)

2019-06-07 (불탄다..!) 08:51:46

안녕, 윤주야! 내일이면 벌써 주말이에요! 시간이 참 빠르네요. 여긴 어제부터 후두둑 비가 내리고 있어요. 집에서 빗소리 듣는 건 참 좋은데, 나가기는 싫네요 ㅋㅋㅋㅋ ㅠㅠㅠㅠ 발 축축해..!
저는 요새 아침 일찍 일어나고.. 칵테일 사랑으로 잠을 깨우고.. 밥도 건강하게 챙겨 먹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양배추 한 통을 사다 매 끼에 뜯어먹고 있는데.. 정말 크네요.. ㅋㅋㅋㅋ 먹어도 먹어도 안 없어져요! 엉엉.. 암튼 윤주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감기조심 차조심하고 또 봐요!

175 이름 없음◆3yPNMD/6aY (1835341E+5)

2019-06-09 (내일 월요일) 02:11:50

안녕! 잘 지내고 있어요? 나도 요즘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답레 완성을 못하고 있어요... ㅠ.ㅠ 절반 정도만 더 쓰면 완성인데... 흑흑... 조금만 있으면 웬만큼은 끝나니까 그때 답레 가져올게요! 시험기간 많이 바쁠 텐데 힘내구요.
앗... 방금 모기가 앞을 슝 날아갔는데 무섭네요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더위조심, 모기조심, 피로조심해요! 아이구, 조심해야 할 것 참 많다 ㅠ.ㅜ!

176 서 윤 - 추연 (9802445E+5)

2019-06-11 (FIRE!) 00:56:47

“노력할게요.”


윤은 추연의 말에 고개만 끄덕였다. 무어라 더 덧붙일 말도 없었지만,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고 해도 꺼내지 못했을 것이었다. 윤은 새삼 그가 제게 얼마나 다정한 얼굴빛만을 비추었는지 생각했다. 웃지 않는 추연의 눈과 그가 돌아서는 뒷모습까지 본 윤이 눈을 감고 느릿하게 뒤를 돌았다.


“하나, 둘, 셋, …”


윤이 천천히 끊어가며 수를 세었다. 저 너머로 들리는 사람들 소리를 제외하면 주변은 고요하기만 했다. 처음부터 홀로였던 것처럼. …실은 내 그리운 마음이 불러낸 환상 같은 건 아니었을까? 열까지 세었을 때, 윤이 생각했다. 그로부터 여섯을 더 센 뒤에는 거기 있는지를 묻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눌러야 했다.


“…열여덟, 열아홉, 스물.”


숫자를 다 세고 난 뒤에도 윤은 쉽사리 눈을 뜨지 못했다. 추연을 찾지 못할까 덜컥 겁이 났다. 제가 뱉은 말을 후회하면서도 간절하게 그를 찾고 싶었다. 그에게 유일한 무언가가 되고 싶었다가도 뒤돌아서면 잊힐 것이 되고 싶은 마음은 변덕스럽게 양 끝을 오갔지만, 진심은 늘 처음 떠올렸던 것에 가까웠다. 이런 게 특별함에 대한 증명이 될 리가 없는데. 설사 그리된다고 해도 그게 누굴 위한 것인가?
그럼에도 윤은 걸음을 움직였다. 누가 보더라도 책 잡힐 일 없을 만큼이나 사뿐한 걸음이었다. 시작은 그러했으나 달음박질쳐 달아나는 마음은 잡을 길이 없었다. 첫걸음을 떼는 건 어려웠지만, 그다음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움직였다. 정말로 그를 찾지 못할까 조바심만 났다. 치맛자락을 붙잡은 윤이 서두르기 시작했다. 잠깐이지만 저를 둘러쌌던 수많은 걱정과 불안이 무색하게, 윤은 금방 추연을 발견했다. 천천히 그에게 다가선 윤이 그대로 무릎을 굽혀 앉았다.


"…추연."


잠시 동안 조용히 추연을 바라보던 윤이 조심스레 그의 뺨을 향해 손을 뻗었다. 봄볕에 잎을 틔우는 꽃만큼이나 느리고 보드라운 손길이었다.


"아프지 말아요."


나한테 다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요. 내게 상처 내고 날 할퀴어도 미워하지 않을게요.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미워할 수가 있겠어요? 당신이 조금만 불행해 보여도 애가 타요. 느릿하게 시선을 들어 추연을 바라본 윤이 엷게 찌푸리듯 웃었다.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낫겠어요. 당신에겐 영원이지만, 내겐 순간이잖아요.

177 이름 없음◆3yPNMD/6aY (9802445E+5)

2019-06-11 (FIRE!) 01:12:43

잠이 솔솔 오는 좋은 밤이네요. 자면 안 되는 밤이지만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일 미리미리 좀 해둘걸 하고 생각하면서 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요? 다음 학기에는 꼭...!! 하고 늘 다짐하지만, 문득 졸업이 더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푸념은 여기까지 하구!
오늘... 이 아니라 이제 어제는 날씨가 제법 추웠어요. 비가 엄청 온다고 한 날에는 안 오더니 정작 오늘 새벽에 나가는데 비 오고 바람이 불더라고요. 귀찮아서 반팔 하나만 입고 나간 걸 후회했어요 흑흑... 추연주는 날씨 어플 잘 확인하구 쌀쌀하겠다 싶은 날들에는 겉옷 잘 챙겨야 해요! 춥지 않게, 덥지도 않게 잘 챙겨입기로 해요.

tmi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추울 때 이사를 했거든요. 좋아하던 동네라 새로운 곳에 정 붙이기가 조금 힘들었는데, 봄이랑 여름을 지내보니 여기도 제법 나무가 많아서 예쁘더라구요.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중이에요. 아, 이 얘길 왜 했냐면 나도 방 창문 바로 앞에 나무가 있거든요! 겨울에는 앙상해서 앗... 했는데 조금씩 꽃도 피고 이파리 돋기 시작하니까 제법 생기 넘쳐 보여서 지금은 좋아요. 여름은 무덥고 지치는 계절이지만, 나무나 풀 같은 걸 보면 한 번은 거쳐가야 하는 시기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이 계절도 즐거운 기억 많이 만들면서 보내길 바라요!
요리에 취미를 붙였다니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ㅋㅋㅋㅋㅋㅋ 예쁜 그릇에 담아 먹으면 왠지 더 맛있게 느껴지지 않나요? 매일매일 귀여운 그릇이랑 컵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 귀찮아서 미루고 있었거든요. 추연주 말 보니까 한가해지면 조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윤... 그래도 황족이니까 제법 좋은 환경 아닌가요! 생일 잊어버린 거 말곤 잘해준 것 같은데...! 흑흑 추연 복지에 더 신경써주세요! ㅠ.ㅠ 헉 윤이 알면 기뻐서 날뛸 정도의 생각인걸요 진정해 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번 시간이 빠르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올해는 유독 시간이 더 빠르게 가는 것 같아요. 3월에 뭐! 그저께 새해였던 것 같은데 1/4가 됐다구! 했는데 벌써 올해의 절반이 가 버렸네요. 돌이켜보면 좋은 일 나쁜 일 골고루 있었지만, 좋은 일을 더 많이 생각하면서 남은 시간 보내보려구 해요. 추연주도 그랬음 좋겠구, 또 앞으로 행복한 일 즐거운 일이 더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럼 건강하고 씩씩한 날들 보내구 나중에 봐요!

178 이름 없음◆GyZknqLERw (4585278E+5)

2019-06-14 (불탄다..!) 21:32:36

안녕, 윤주야! 헉 그러게요 벌써 6월도 반이나 가버렸네요 ㅠㅠ 시간 정말 화살 같아.. 바쁜 와중에 답레 달아줘서 고마워요! 아아 윤.. 공주님.. 너무 좋아해.. 저도 이번 주면 시험 다 끝나서..! 답레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윤주도 할 일들은 잘 처리하고 있을까요? ㅠㅠㅠ 모든 건 관성인 것 같아요.. 일단 시작하는 것부터..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참 맞는 말 같구 ㅋㅋㅋ 참 자리에서 일어나 앉는 게 그만큼 힘들지만.. 그래도.. 저는 요새 힘내서.. 하나둘셋 외치고 딱.. 일어나 앉아서 공부 하고 있어요.. 흑흑.. 하기싫어..
윽 모기 너무 싫어요 ㅋㅋㅋ ㅠㅠㅠㅠ 어디서들 그렇게 몰래 들어오는 건지.. 나가! 너네도 세금내! 힝 윤주야 다정한 말 늘 고마워요! 따뜻한 말이 필요할 때면 들어와서 윤주가 해준 말들 보곤 해요. 남은 기간 씩씩하게 살아 볼게요 ㅋㅋㅋ 아 씩씩하단 말 너무 귀엽다 ㅋㅋㅋ 윤주도 으쌰으샤 건강하구 행복했음 좋겠다.. 히 안녕 또 봐요! 좋은 밤 돼요!

179 이름 없음◆GyZknqLERw (6706711E+5)

2019-06-29 (파란날) 03:53:22

안녕, 윤주야! 추연주예요. 좋은 꿈 꾸고 있을까요? ㅠㅠㅠ 너무 오랜만에 와서 미안해요. 변명을 하자면 ㅠㅠㅠ 제가 7월 한 달 동안 멀리 멀리 여행을 가거든요. 종강하자마자 준비하느라구 정신이 없었어요 ㅠㅠ 으으 오랜만에 들고온 게 변명이라니 나 너무 밉다.. 진짜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진짜 진짜 미안해요.. 답레는 지금 슥삭슥삭 쓰고있눈데..! 약간 잠이 와서 ㅠㅠ 오늘 안에 가져올게요 ㅠㅠ 진짜 미안하구.. 좋은 하루 보내구.. 6월 마무리 잘 하구.. 힝 미안.. 나중에 다시 올게요 !

180 추연 - 서 윤 ◆GyZknqLERw (544228E+55)

2019-07-01 (모두 수고..) 06:46:57

추연은 과거를 떠올렸다. 추연에게 윤은 자연재해였다. 재난이었다. 제 의지로 피할 수 없는 천벌이었다. 어찌 벌이 이렇게나 달콤한가. 그리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추연은 이것이 제게 주어진 가장 가혹한 형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옛날 네가, 비를 내려달라며 기도했지. 내가 어떻게 거절할 수 있었겠니. 네가 비를 바랄 때도, 햇볕을 바랄 때도, 나는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그의 눈은 늘 윤의 뒷모습만을 좇았다. 윤은 가끔 뒤돌아 보며 다정히 웃어 주었으나, 그는 알고 있었다. 윤의 눈에는 한 시도 그가 담긴 적이 없다는 걸. 너는 단 한 번도 나를 바라본 적이 없었어.
그게 야속해 두 번째 생의 윤과는 연인이 되었다. 아, 귀한 것은 감춰 두어야 했던 것일까. 그는 그를 시기한, 혹은 기린의 편애를 두려워한 이에 의해 끔찍한 죽음을 맞았다. 그 다음 생의 윤은 그를 몹시도 미워했다. 그가 윤을 찾아 낸 그 날부터 한 시도 제 손 안에서 놓아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를 저주하며 죽었다.
그 다음의 윤도, 그 다음번의 윤도, 그 다음, 다음, 다음, 다음……, 추연은 수도 없이 많은 윤들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았고 개중 그 어떤 죽음도 막지 못했다. 추연은 무수히 많은 실패를 했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조각나고 깨어져 끝내는 완전히 무너졌다. 이제 더는 부서질 조각이 없고, 순수했던 마음은 우그러지고 짓밟혀 형체도 알 수 없게 되어 버렸음에도 이 형벌은 끝이 나질 않았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렀고 그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던 황궁의 곳곳이 윤들로 채워져 갔다. 황궁의 어딜 가나 윤이 있었다. 까르르 흩어지는 즐거운 웃음소리와 비명소리와 행복했던 추억들과 바닥에 가득 고여있던 구역질나는 피의 기억들이 한껏 뒤섞여 그를 혼란스럽게 했다. 취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나날이 늘어갔다.

그리고 지금,
윤의 손길에 과거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추연의 눈에 어렴풋한 빛이 들었다. 금빛 홍채에 윤의 얼굴이 비치었다. 추연의 눈에는 거울처럼 윤이 담겨 있었다. 눈이 오고 비가 와도, 진눈깨비가 나려도 마찬가지였다. 얼어붙은 호수가 달의 그림자를 품듯이, 추연의 눈동자는 언제나 윤을 담고 있었다. 추연이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닌 기묘한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거 아니. 네가 나를 찾아준 건 처음이다.

“약속해. 다음 번에도 나를 찾아 주겠다고.”

추연이 쥐어짜듯 간신히 목소리를 내며 윤의 손등 위로 제 손을 겹쳤다. 다음이 아니라면 아니면 그 다음 생에, 그마저도 아니라면 그 다음 생에라도, 그 언젠가에는 네가 나를 찾아 줘. 나를 알아봐 줘. 이렇게, 지금처럼만. 그러면 나는 좀 더 살아볼 수 있을 것 같아. 추연이 보드라운 윤의 손바닥에 뺨을 부볐다. 너는 어쩜 이렇게나 향기롭고 다정한지……….
추연은 울 것 같은 기분이 되어 웃었다. 아, 제가 윤을 놓아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의 마음은 이미 가닥가닥 끊어져 형체도 알 수 없는 쓰레기 더미가 된지 오래였음에도. 처음 그녀에게 품었던 것은 사랑일지도 모르지. 그러나 이제 그 때의 불씨는 드넓은 사막의 모래더미에 파묻혀 찾아낼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렇담 이걸 뭐라 표현해야 할까. 난 이제는 너를 설명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추연이 눈을 내리깐 채 윤의 발치, 치맛자락이 모래를 쓸어 먼지가 묻은 것을 보았다. 바닥에 닿지 않아 깨끗하기만 한 제 발도……. 나도 너를 따라 죽고 싶었어. 수십, 수백번을. 추연이 고개를 들어 윤과 눈을 마주했다. 일그러진 얼굴은 억지스러운 미소 한 점조차 담지 못했다. 추연이 꺼질 것 같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윤, 네가 좋다.”

좋은 만큼 너무 힘들다. 너를 잃을 때의 아픔은 익숙해 지지가 않아. 더 이상 조각날 마음이 없다 확신했음에도 늘 처음처럼 아파. 너를 그만 사랑하고 싶지만 네가 없는 삶은 상상이 되질 않아. 내 생은 오로지 너 뿐이었다. 추연이 윤의 손을 부드럽게 쥐어 제 뺨에서 떼어냈다. 그대로 윤의 손바닥에 두 번 입맞추었다.

"네가 좋아."

181 이름 없음◆GyZknqLERw (2766386E+5)

2019-07-01 (모두 수고..) 07:07:45

안녕, 윤주야! 잘 지내고 있나요? 건강은 잘 챙기고 있구요? 제가 너무 늦게 답을 가져와서 미안해요.. 맨날 사과만 하는 것 같아 ㅠㅠ 잉.. ㅠㅠ 답레는 편히 천천히 주세요..! 매번 말하지만, 나랑 이야기를 이어가 줘서 늘 고마워요.

아앗 ㅠㅠㅠㅠ 그랬구나. 늘 이별은 참 힘든 것 같아요. 좋아하던 동네였다면 더더욱이요. 그래도 가까워지고 있다니 다행이에요. 새로운 동네에서도 좋은 기억을 많이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벌써 귀여운 나무 친구에 대한 기억이 생겼네요! 윤주의 마음 속에 좋아하는 동네가 하나 더 늘어나길!
ㅋㅋㅋㅋㅋ 맞아요!! 같은 음료수 한 잔이어도 예쁜 컵에 따라 마시면 더 맛있지요 ㅋㅋㅋㅋ 히히 귀엽고 튼튼한 친구들 잘 입양하길 바라요! 그릇들은 오래 쓸 수 있어서 좋아요.. 히히

세상에, 벌써 7월이에요! 올 한 해가 반이나 지났다니, 지난 반 년을 돌아보니 괜히 반성하게 되네요. 올해의 마지막 날에 돌이켜 봤을 때 남은 반 년은 조금 덜 후회할 수 있길..!
아, 그리고 저는 내일 출국해요. 유럽으로 간답니다. 늘 동유럽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기대와 달라 실망하게 될지, 정말 꿈같은 여행을 하고 올지는 모르겠어요. 7월 마지막 날 돌아올 예정이랍니다. 너무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커요. 외국 나가서도 글이 올려지면 ㅠㅠ 종종 사진이랑 안부 전할게요. 해외에서 이곳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았는데.. 왜 저는 안 올라가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올릴 수 있지.. ㅠㅠㅠㅠ

7월의 첫 날, 윤주는 무얼 하며 보낼지 궁금해요. 이제 정말 본격적인 여름이네요. 더위에 지치기 쉬우니 너무 무리하지 않기로 해요. 냉방병도 조심하구요! 아, 모기도 ㅠㅠㅠㅠㅠ 그럼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지내구, 나중에 봐요! 늘 고맙고 사랑해요

182 이름 없음◆3yPNMD/6aY (9946009E+5)

2019-07-01 (모두 수고..) 12:22:53

안녕! 나도 정말... 오랜만이죠... ㅠ.ㅠ 그런데 추연주 레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나도 그동안 급하게 여행준비 때문에 정신이 없었고, 내일 출국이고, 도착지가 유럽이거든요! 처음 가보는 곳이기도 하고 한 달 넘게 집을 떠나와 있는 게 처음이라 조금 긴장되지만, 즐겁게 잘 보내보려고 해요.
아, 해외에서의 사용은 관리자분께 이메일 보내면 등록된 이메일을 해당 란에 입력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요. 그런데 복잡하게 여겨질 것 같기도 하고... 여행에 괜히 신경쓰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굳이 하지 않고 한 달 잘 쉬고 놀고 즐겁게 보내고 와요! 이유를 알려주었으니까요.
올 여름은 둘 다 다른 곳에서 보내게 되었네요. 각자 좋은 기억 많이 만들고 다시 이야기하는 날 서로 말해주기로 해요. 그럼 건강히, 즐겁게 여행 잘 다녀와요! 나도 답레는 천천히 쓸게요. 안녕!

183 이름 없음◆GyZknqLERw (2797541E+5)

2019-07-02 (FIRE!) 04:07:16

헉 세상에나..! 세상에..! 어쩜 우연이 이럴까요. 신기하기도 해라.. ㅋㅋㅋㅋㅋㅋ 아앗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히히 응, 고마워요. 윤주도 몸 조심히 잘 다녀와요! 안전하게 건강하게 즐겁게 ! 매일 매일 좋은 날씨와 인연들이 함께 하길 바라요. 둘 다 새로운 일들로 가득한 7월이 되겠네요. 시작이 좋은걸요? ㅋㅋㅋㅋ 그럼, 나중에 봐요!

184 이름 없음◆GyZknqLERw (3454232E+5)

2019-08-02 (불탄다..!) 23:09:02

안녕, 윤주야! 저는 한국에 돌아왔어요. 근데 오자마자 상을 당해서 ㅠㅠ 약간 정신도 없고 슬프고 그러네요.. 끝내구 좀 추스리고 올게요 미안해요 ㅠㅠ 안녕 나중에 봐요!

185 이름 없음◆GyZknqLERw (9003759E+5)

2019-08-12 (모두 수고..) 00:11:18

안녕, 윤주야! 여행은 잘 하고 있나요? 지금 제가 있는 곳엔 비가 와요. 태풍이 온다더니, 큰 피해 없이 갔으면 좋겠어요. 방에 가만히 앉아 듣는 빗소리는 참 듣기 좋으면서도 약간은 사람을 가라앉게 하네요. 왠지 오랜만에 따뜻한 차가 마시고 싶은 밤이에요!
요 한동안 한국은 정말 정말 더웠어요. 길거리만 걸어도 사우나에 들어가 있는 기분! 유럽은 참 에어컨이 있는 곳이 많지 않았는데, 한국은 냉방병을 걱정할 만큼 대중교통과 가게들이 춥네요. 좋으면서도 너무 추워요..! 저는 더위보다 추위를 못 견디는 편이거든요. 말을 했던가? 히히.. 그래서 저는 겨울보다는 여름이 더 좋아요!

으악 사실 저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아니, 긴 꿈을 꾸고 돌아 온 것 같다는 표현이 좀 더 맞겠네요. 뭔가 여행은 먼 과거의 일 같고, 빠르게 다시 지금의 이 곳에 적응했답니다. 사진을 봐도 추억들이 손에 잡히지 않는 연기처럼 희미해요. 분명히 행복한 여행이었는데 ㅠㅠㅠㅠ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네요.
ㅠㅠㅠ에잇 비가 와서 그런가 뭔가 글이 어두침침한 느낌이네요 ㅠㅠㅠ 다음에 쨍쨍할 때 좀 더 밝고 행복한 이야기 남길게요! 늘 앞길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요! 건강 잘 챙기구요! 길게 안부 남기고 싶었는데 ㅠㅠ 조만간 다시 올게요! 안녕 ♥

186 이름 없음◆3yPNMD/6aY (3602372E+6)

2019-08-14 (水) 23:26:57

안녕, 윤주예요! 나도 얼마 전에 한국 들어왔어요. 짐 정리하고 시차적응하고 미뤄둔 일 정리하느라 늦게 오게 됐어요... 미안해요 ㅠ.ㅠ 내 여행은 좋은 기억이랑 싫은 기억이 반반 정도 섞여 있는데, 다행히 좋은 기억이 더 오래 갈 것 같긴 해요. 지난 일은 다 미화돼서 추억이 된다고 하던데. 며칠 안 됐는데 벌써 추억이 되려고 하는가봐요 ㅋㅋㅋㅋㅋㅋㅋ
주변 친구들이 한국 진짜 덥다고 얘기해줘서 각오하고 오긴 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덥고 습하네요 ㅠ.ㅠ ㅋㅋㅋㅋㅋ 슬프게도 내가 있는 곳은 이번 주에 계속 비가 온다고 하더라구요. 내일 외출 계획을 세웠는데 흑흑... 그래도 좋아하는 커피 마시고 벼르고 있던 영화도 보고 즐거운 하루 보내려구요. 추연주도 좋아하는 일 하면서 나름의 행복을 발견하는 날들 보내길 바랄게요.
소식이 너무 늦어서 미안하구 답레는 조금만... 조금만 더 다듬어서 올려놓을게요! 너무 늦지 않게 곧 다시 올 거예요. 그럼 잘 자요. 안녕! u.u//

187 서 윤 - 추연 (2089621E+5)

2019-08-16 (불탄다..!) 02:44:53

지금까지 제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고르고 평탄하기만 했다. 황태자인 그의 오라비 아래로 너덧의 황자가 더 있긴 했지만, 그들이 황제가 되기엔 환이 월등히 뛰어났다. 그냥 보아도 알 수 있었다. 환은 언젠가 가국의 가장 높은 자리에 앉게 될 사람이었다. 그럼 자신은? 누군가는 그저 황녀 하나일 뿐이라 하고, 누군가는 환을 뒷배 삼기 위한 디딤돌로 생각한다. 그러나 윤이 보는 저는 그저 조용한 곳에서 좋아하는 것들을 지켜보는 사람이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바깥 일은 잘 알지 못했다.
너무 많은 걸 알면 위험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다정한 환은 이런 부분에선 단호했다. 그래서 윤은 알고 들리는 것이 있어도 그저 작게 웃고 말았다. 바깥의 일들은 넘기기 쉬웠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일이란 불가능하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최악이 되지 않는 편을 택한다고 한결 마음이 편했다. 어차피 전부 흘러갈 것들이었다. 제가 중심에 있기엔 더 눈에 띄는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윤은 은연중에 제 안에 있는 것도 가벼이 생각하려고 했다. 지나가는 동안만 앓으면 될 것이라 여겼다. 제 속에 자리 잡은 게 물결이나 바람이 아니라 씨앗 같은 것인 줄도 모르고. 그것은 볕을 쬐여주거나 물을 주지 않아도 싹을 틔워냈으며, 가끔 빛 비슷한 것만 들어도 아플 정도로 크기를 키웠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자꾸만 시야에 걸릴 정도였다.
애써 모른 척하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봐도 소용이 없었다. 마음 깊은 데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것은 이제 제 존재 자체를 흔들어댔다. 계속 이러다 산산이 부서져 무너져 내리진 않을까. 어느 순간엔 문득 겁이 났다. 그리고 지금 같은 순간엔, 이미 어딘가 무너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이 원한다면요."


왜 당신을 찾지 못할까 걱정했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나 는에 띄는데. 이제는 나한테만 빛나는 이가 아닐 것 같아서 무서운 거 있죠. 당신은 아주 오래전부터 그런 존재였을 텐데 말이에요. 잔잔한 눈으로 추연을 바라보던 윤이 시선을 떨어뜨렸다. …연은 나를 만나 불행한가요? 상냥한 당신은 내게 다시 당신을 찾을 기회를 주었지만, 그게 당신을 아프게 하는 일일까 봐 걱정이 돼요.
하지만 모든 인간에겐 이기적인 면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고, 나도 다를 바가 없어서. 다시 당신에게 닿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망설이는 척하다 결국엔 그 기횔 놓치지 않을 거예요. 차라리 당신이 모질게 날 밀어냈으면 좋겠어요. 그랬으면 좋겠는데……. 추연의 말에 윤이 고개를 들었다. 차분히 가라앉아 있던 눈동자가 일렁였다. 거짓말. 아니, 내가 잘못 들었을 거야. 분명히…, 급히 시선을 떨어뜨린 윤이 빠르게 눈을 깜빡이다 다시금 들리는 말에 숨을 멈췄다. 입술이 닿는 순간엔 저도 모르게 손이 움츠러들었다.


"…추연."


꿈이면 어떻게 하죠. 고개를 들었을 때 마주하게 되는 게 당신이 아니라 달빛이면. 그런데 한편으론 꿈인 게 나을 것 같기도 해요. 당신을 무어라 말하면 좋을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좋다고 말하기엔 이 마음이 넘치고, 사랑한다 말하기엔 못나기만 한데.


"나는요, 난……"


입을 뗀 윤은 문득 맑고 둥근 눈을 떠올렸다. 언뜻 보기엔 무심해 보였지만, 윤은 그 눈이 퍽 다정한 기색을 띠고 있다는 걸 알았다. 말수가 적고 환히 웃는 일이 잦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봄볕에 막 돋아난 이파리를 만지는 손길이나 가끔씩 짓는 웃음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의 손을 잡는다면 불행할 일은 없을 것이다. 고요히 흐르는 물 같은 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가끔은 행복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기도 할 테지. 어쩌면 그게 정말로 행복일지도 모른다.


"당신을 연모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어쩌겠는가. 제가 잡고 싶은 손은 이 손인 것을. 윤이 무너지듯 웃으며 추연의 손가락 사이로 깍지를 끼워 잡았다.

188 이름 없음◆3yPNMD/6aY (2089621E+5)

2019-08-16 (불탄다..!) 02:50:59

오늘 낮에 비가 오더니 밤엔 바람도 불고 제법 선선하네요! 입추 지났다구 벌써 가을이 올 준비를 하는 걸까요? 이래도 9월까지는 덥겠지만요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추연주는 아마 지금쯤 자고 있겠죠! 나는 시차적응에 거하게 실패해버려서 여전히 여행 중인 것만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그럼 좋은 꿈 꾸고, 행복한 하루 보내길 바라요! u.u

189 이름 없음◆GyZknqLERw (2540569E+5)

2019-08-18 (내일 월요일) 01:35:24

안녕, 윤주야! 히히 오랜만이에요! 앗 ㅠㅠㅠㅠㅠㅠ 나쁜 기억들은 다 미화되어 떠올리면 웃음이 나오는 추억들이 되길 바라요! ㅋㅋㅋㅋ 시간의 작용은 위대하니까요.. 아무쪼록 행복한 기억들로만 남았으면 좋겠어요.
흑, 그렇지요 ㅠㅠㅠ 저도 습도의 공격에 얼마나,, 어지럽던지.. 요 며칠 간은 바람도 서늘하구, 새벽엔 춥기까지 하더라구요! 광복절 지나면 늘 기온이 떨어진대요. 정말 절기의 마법.. 좋은 말 정말 고마워요! 아쉽지 않은 여름 보내려고 더 노력해 볼게요. 윤주의 매일매일도 좋고 행복한 기억으로만 채워지길 바라요!

어머나, 아직 유럽의 시간을 살고 있다니 ㅠㅠㅠ 어쩌면 좋아요! ㅋㅋㅋㅋ 그래도 여행 하고 있는 기분이라니! 정말 낭만적이에요. 뭔가 아련하게.. 여행의 여운에 잠겨들곤 하려나요? ㅋㅋㅋㅋ 귀엽고 영화같아요. 그래도 어서 적응해서 덜 피곤해지면 좋겠어요. 설마 지금도 깨 있으려나 ㅠㅠ 흑흑.. 부디 달콤한 꿈 꾸고 있길 바라요
참 제가 내일까지 밖이라서 ㅠㅠ 답레는 화요일 안으로는 꼭 가져올게요! 흑흑 공주님 저도 연모해요! 진짜 사랑해요!! 히 나중에 봐요! 남은 주말도 잘 보내구, 안녕! 고마워요!

190 이름 없음◆GyZknqLERw (0125477E+5)

2019-08-23 (불탄다..!) 14:03:15

안녕, 윤주야! ㅠㅠㅠ 답장이 넘 늦어져서 미안해요 ㅠㅠ 담아내고 싶은 걸 다 못 담고 있어서 ㅠㅠㅠㅠ 조금만 더 시간 두고 써올게요 ㅠㅠ 미안해요..
요새는 밤낮으로 날이 약간 선선해 진 것 같아요! 겉옷 챙겨 다니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191 이름 없음◆3yPNMD/6aY (7637436E+5)

2019-08-24 (파란날) 21:03:17

안녕! 잘 지내고 있지요? 답레는 천천히 올려도 괜찮으니까 부담갖지 말구 써주세요.
날씨가 선선해진 건 좋은데, 이 날씨가 좋은 게 사람만은 아닌 것 같아요... 오늘 아침에 보니까 모기 물린 자국이 두 군데나 있더라구요 ㅠ.ㅡ ㅋㅋㅋㅋㅋㅋ 흑흑 올 여름 모기 안 물리고 넘어가겠다! 하고 좋아했는데 역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네요.
나는 슬슬 시차적응을 하고 있어요. 여전히 취침시간, 기상시간이 들쭉날쭉하긴 해도 전처럼 딱 여행 중의 시차와 맞아떨어지진 않아요. 돌아온 지 겨우 이 주 정도 지났는데 이제는 정말 여행 다녀온 게 아득한 예전 일 같은 거 있죠. 기억이 흐려져서 아쉽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한편으론 정말 편하고 아늑하기도 해요. 여행은 추억으로 남아서 힘들 때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겠죠!
추연주에게도 여행이 그런 힘이 되어주길 바라구요, 또 감기도 조심하구 마지막으로 행복한 주말 보내요! u.u*

192 추연 - 서 윤 ◆GyZknqLERw (9160706E+5)

2019-08-30 (불탄다..!) 22:39:19

제가 원한다면 저를 찾아주겠다 약속하는 윤에게 추연은 가만 웃어주었다. 어쩜 달콤하고 예쁜 말들만 할까. 이번 생의 너는 다른 때보다 더 달콤해서, 가끔은 이게 전부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곤 해. 긴 잠을 자고 일어나면 홀로 컴컴한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까봐 매일이 두려워. 다시 너를 잃었을 때의 내가 얼마나 더 무너질지 상상도 가지 않아. 얼마나 추하게 무너질지 몰랐기에 추연은 윤이 제게서 달아났으면 했다. 그러나 윤이 제 눈 밖으로 벗어나면 그립고 불안해 견딜 수가 없었다.
주는 만큼 돌아오지 않는 감정이 얼마자 스스로를 갉아먹게 하는지. 추연은 늘 고통스러웠다. 그의 심장은 검게 타고 타서 숯덩이가 된지 오래임에도 여전히 윤을 생각하기만 해도 갈비뼈 밖으로 튀어나가기라도 할 것처럼 빠르게 뛰었다. 잿가루를 사방에 흩뿌리면서, 나는 네 작은 한마디를 내 멋대로 확대해석하고, 실망하고, 가능성이란 가능성은 전부 캐내어 다시 희망을 가지게 되고, 다시 실망하고…….
추연은 오랫동안 길을 잃고 사막을 헤맨 여행자였다. 설령 제 눈에 보이는 저 오아시스가 신기루일지라도 다가갈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해, 윤. 나는 너무 지쳤어. 추연은 가만 눈을 내리깔았다. 작게 내뱉은 한숨이 죄책감이 되어 매캐한 연기처럼 폐를 태웠다. 숨을 쉬는 것이 힘겨웠다. 이번에도 마음을 홀로 삼켜내지 못하고 윤에게 토해내고 말았다. 윤, 나를 이기적이라 욕해도 좋다. 이런 나를 찌르고 피를 내. 내게 또 다른 상처를 남겨 줘. 모든 너를 내게 새겨 너와 함께할 수 있게.
추연의 눈이 연신 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좇았다. 놀라고 당황한 얼굴, 떨리고 움츠러드는 손과 제 얼굴을 피하는 눈동자. 여기서 윤이 달아난다 해도 추연은 윤이 다시 눈길 한 조각이라도 내어 준다면 거머리처럼 들러붙을 게 분명했다. 역병처럼 주변을 맴돌며 그녀의 관심을 갈구할 터였다. 추연이 애타는 눈으로 윤의 입을 바라보았다. 말하지 마. 아니, 말해줘. 아니, 말 하지 마, 잠깐만. 추연은 차마 윤의 입이 다 열리는 걸 보지 못하고 겁먹은 얼굴로 눈을 꾹 감았다.

‘당신을 연모하고 있는 것 같아요.’ 윤의 말을 듣는 순간 딛고 있던 바닥이 푹 꺼지기라도 한 것처럼 몸이 중심을 잃어버린 기분이었다. 당장 저를 땅으로 당기던 중력이 사라지고 사위가 뒤집혔다. 머리가 하얗게 비었고, 눈 앞이 번쩍거렸다. 추연이 떨리는 눈으로 윤의 얼굴을 보았다. 이어서 그 웃음을, 어쩔 수 없다는 얼굴을, 둥근 어깨의 움직임을, 그리고 제 손을 마주잡은 희고 보드라운 손을. 아, 나 이번에는 환청을 들은 게 아니었나 봐. 얼굴이 왈칵 일그러졌다.
어깨를 한차례 떤 추연이 윤이 깍지낀 손에 단단히 힘을 주어 맞잡았다. 꼭 불덩이를 쥐는 것처럼 손바닥이 화끈거렸지만 놓을 수 없었다. 반대 손으로는 윤의 뺨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 빠끔거리는 입에서는 망설임 섞인 공기가 샜다. 나 정말 이래도 될까. 추연이 몹시 귀하고 부서지기 쉬운 것을 만지듯 머뭇거리며 윤의 뺨을 엄지로 쓸었다. “고마워,” 추연이 작은 목소리로 연신 속삭였다. 이게 꿈이라면 영원히 깨지 않길. 윤을 천천히 잡아당겨 안았다. 불안한 제 얼굴을 감추기 위함이었다.
연모. 제 감정은 그리 맑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다. 갓 베어 문 사과처럼 달콤한 것도, 봄나비가 첫 물 날갯짓을 하듯 애틋하고 조심스러운 것 또한 아니었다. 그렇기에 덜컥 겁이 났다. 아무 것도 모르는 윤을, 저리도 밝고 고아하게 빛나고 있는 이를 다시 제가 있는 이 지저분한 곳으로 끌어내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엉망진창에ㅡ 추악하고 떳떳하지 못한 본심을, 쓰라리기만 했던 과거를 추연은 떠올렸다. 윤이 그 사실을 알아도 과연 지금처럼 저를 반가워 할 것인가. 여태까지 그랬듯이 아낌없이 물을 주고 보듬어 줄 것인가. 어제와 내일이 같을 것인가. 다만 그것을 확신할 수 없어 불안하였기에 추연은 연신 몸을 떨었다.
언젠가 이 사실을 들킬까 겁이 나는 자신이 미웠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 해도, 윤이 제 손을 놓는다 해도 그녀를 놓아줄 수 없는 저를 알기에 추연은 조가비처럼 입을 닫는 쪽을 선택했다. 이것이 잘못된 선택이라 해도 지금은, 지금만큼은……, 윤을 품에 안은 채 연신 불안하게 깜빡이던 눈이 스르르 감겼다. 추연이 윤의 작고 둥근 머리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었다.

193 이름 없음◆GyZknqLERw (0396089E+6)

2019-08-30 (불탄다..!) 22:52:52

안녕, 윤주야! 오래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ㅠㅠ 윤주가 괜찮다면 제 레스를 막레로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엉엉 ㅠㅠ 공주님 ㅠㅠㅠㅠ 제가 많이 좋아해요..
맞아요, 요즘 많이 선선해 졌더라구요. 에어컨을 키지 않아도 견딜만 한 날씨예요. 밤에는 쌀쌀하기까지 하구요! 헉, 대신 모기가 있구나! 어쩌면 좋아요 ㅠㅠ 들어오지 마..! 윤주 괴롭히지 마요.!

앗 ㅋㅋㅋㅋ 시차적응을 하고 있다니 다행이에요 ㅠㅠ 지금쯤이면 거의 적응이 되었으려나요? 그동안 피곤했을텐데 너무 고생 많았어요. 앗 ㅋㅋㅋㅋ 저도 다녀와서 친구들을 만나고, 먹고싶었던 한국 음식들을 먹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다니 정말 기뻐요.
히히 저도 요새 사진들을 꺼내어 보고 있어요. 영상도 만들고 있고.. 벌써 추억이 되었다니 신기하면서도 볼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걸려요. 윤주의 여행 기억들도 힘들 때 꺼내어 봤을 때 윤주에게 위안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 때의 공기, 음악, 음식과 사람들……, 모두 책갈피처럼 일기장 안에 들어가 있다가 종종 발견되길!

아, 그리고 저는 개강을 맞아.. 자취방에 왔어요.. ㅋㅋㅋㅋㅋ ㅠㅠㅠㅠ 창 밖의 나무가 많이 자라 있어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흑흑 벌써 개강 전 마지막 주말이라니.. 방학이 이렇게 없어지다니! 아쉽고 원통해요! ㅠㅠㅠㅠㅠ
그래도 조금 있으면 추석이라 조금 힘이 나요! ㅋㅋㅋㅋ 8월 잘 마무리하길 바라구, 행복한 밤, 행복한 주말 보내요!

194 이름 없음◆3yPNMD/6aY (3637295E+5)

2019-08-31 (파란날) 21:29:42

앗, 좋아요. 막레 고마워요! 둘이 서로 마음을 확인할 때는 어떨까 궁금했는데, 보통 생각하는 사랑의 시작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에요 ㅋㅋㅋㅋㅋㅋ 추연과 윤의 앞으로가 더 궁금해져요...! 윤도 추연을 많이 좋아하고 나도 추연주 많이 좋아해요! 이제 다음 이야기를 생각해야 할 차례네요. 처음도 아닌데 왜 매번 어려운지 ㅠ.ㅠ... 흑흑 혹시 원하는 게 있다면 말해주세요! 나도 잘 고민해보고 올게요.

여행 탓인지 이번은 정말 빠르게 9월을 맞게 된 것 같아요... 누가 거짓말이라구, 사실 지금 8월 1일이야! 하고 얘기해주었으면 좋겠어요 흑흑흑 ㅠ.ㅠ ㅋㅋㅋㅋㅋㅋ 와중에 추연주 원통하다는 말이 귀여워서 웃었어요. 나도 원통해요...
맞아요, 올해는 정말로 추석이 빠르더라구요. 한 주만 학교 가면 그 다음 주는 쉬는 날도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추연주도 8월의 마지막 날 즐겁게 보내길 바라구, 9월의 첫날을 조금 덜 원통하게 맞길 바라요. 참, 덕분인지 모기는 그 뒤로 못 만난 거 있죠! 추연주도 일교차와 모기를 피해 안전하구 건강한 날들 보내길 바라요. 행복이랑 즐거움은 당연히 함께할 거예요. >.<

195 이름 없음◆GyZknqLERw (349487E+57)

2019-09-02 (모두 수고..) 20:14:41

히히 저두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기대돼요! 새로운 이야기는 늘 정말 정말 설레고.. 히히.. 음 보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데이트 하는 거..? ㅋㅋㅋㅋ 도 보고싶구.. 아님 갈등 상황?에서 둘은 어떻게 대처할지도 궁금하구요.. 맑고 둥근 눈의,, 정혼자분도,, 신경쓸거야,,! 흑흑 앗 그리고 추연은 아마 비밀 연애를 하고 싶어할 것 같아요.. 공주님은 어떻게 하고 싶으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ㅠㅠㅠㅠㅠㅠ으윽 윤주는 더 더 그렇게 느껴지겠어요 ㅠㅠㅠ 한 달도 채 쉬지 못했네요 ㅠㅠ ㅋㅋㅋㅋㅋ 원통하다..! 원통해..! 그래도 개강 첫 날인 오늘은 일찍 끝난 수업이 많아서 좋았어요.. 교수님들도 수업하기 싫으셨는지.. ㅋㅋㅋㅋㅋ 앗, 모기의 공격을 피했다니 다행이에요! 늘 좋은 말 해줘서 고마워요.
여긴 지금 비가 많이 와요. 전국적인 비인 것 같은데 추적추적 분위기 있게 와요 ㅋㅋㅋ 가을 장마일까요? 비가 그치고 나면 갑자기 가을이 찾아올 것처럼 날이 선선해요. 높고 파란 하늘과, 바스락거리는 낙엽.. 저는 가을의 쓸쓸한 느낌을 좋아해서 많이 기다리고 있어요! 예쁜 가을 옷두요! 먼 얘기지만 크리스마스도! ㅋㅋㅋ 히히
윤주도 우산 잘 챙겨 다니구,, 좋은 밤 되고 다 같이 힘차고 행복하고 건강한 9월 보내봐요! ♥

196 이름 없음◆3yPNMD/6aY (3416024E+5)

2019-09-02 (모두 수고..) 22:32:16

헉 첫 데이트 먼저 해볼까요? 처음은 괜히 의미 있지 않은가요! 갈등상황은 뭔가 앞으로 많을 것 같기도 하구... 꼭 외부적인 게 아니더라도 각각 두 사람의 속에서는 두 자아가 마구 싸웠던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적어도 윤은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 맞아요, 정혼자도 있네요...! 스무살이나 되었음 한 명쯤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넣어본 캐릭터인데 앞으로 어... 어쩌면 좋지... 이야기가 잘 이끌어주겠죠?
윤은 비밀연애야! 하구 단정지은 건 아닌데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것 같아요. 왠지 말하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구... 또 소중한 건 보여주기 싫은 마음 있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애들이 귀하고 좋아하는 것 숨겨놓는 거랑 비슷한 느낌으로 혼자 간직하고 있을 거예요. 원래 그런 마음으로 고백도 꾹꾹 참았으니까요. 끝까지 참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에구 말이 너무 길어졌네

응, 맞아요. 오늘은 수업이 다 일찍 끝났어요! 사람 마음은 역시 다 똑같은가 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놀고 쉬는 게 어쩜 이렇게 좋을 수가 있는지... 덕분에 밥도 천천히 먹구 필요한 일도 좀 보구 여유를 즐길 수 있었지만, 다음 주는 얄짤없겠죠 ㅠ.ㅠ 앗, 그래도 추석이 있어요! 흑흑 행복해......
나 있는 곳은 아직 비가 오진 않았어요. 조금 흐리긴 흐렸지만, 그래도 구름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참 예쁘더라구요. 오늘 7시 조금 넘어 집에 가는데 하늘이 분홍색, 보라색이었어요! 요즘 태풍도 하나 올라오고 있다던데... 그 태풍까지 지나가면 정말로 가을일 것 같아요. 태풍은 별 피해주지 않고 얌전히 지나가야 할 텐데 ㅠ.ㅠ... 앗, 추연주는 가을의 쓸쓸한 느낌을 좋아하는군요. 나는 가끔 그게 슬프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앞으로는 조금 즐겨볼까 봐요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가을옷 좋아해요. 또, 눈 올 때 코트입고 목도리 두르는 것두요! 연말의 반짝반짝함은 괜히 사람을 들뜨게 하더라구요.
해 바뀌었다고 놀란 게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올해도 4개월밖에 안 남았다니 실감이 안 나네요. 늘 추연주가 해주는 귀엽고 예쁜 말에 힘을 많이 얻어요. 고마워요! 항상 건강하구 행복하게 지내길 바랄게요! 일단은 잘 자요. u.uzzZ 나도 오늘은 꼭 일찍 자야지...

197 이름 없음◆GyZknqLERw (0066679E+5)

2019-09-07 (파란날) 20:20:26

안녕, 윤주야! 응 첫 데이트 좋아요!! ㅋㅋㅋㅋ 히히 간질간질.. 연인으로 처음 만났을 때는 어떨지..! 궁금해요 ㅋㅋㅋ 갈등.. ㅠㅠㅠㅠ 내적 갈등 외적 갈등.. 둘 다 너무 생각이 많아서 ㅋㅋㅋ 보고 있으면 재밌어요.. 히.. 앗 그럼 선레는 누가 써올까요? 다이스님께 물어볼까요? ㅋㅋㅋ
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건 늘 좋아요! 뭐든! 좀 더 생생해지고.. 저 먼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 흑흑 공주님.. 그런 예쁜 맘이라니.. 공주님의 보석함에.. 저도 들어갈래요..

ㅠㅠ 답이 너무 늦었죠! 벌써 한 주가 다 지나갔네.. 9월의 첫 주는 잘 보냈나요? 오랜만에 수업 들으려니까 넘 힘들었어요 ㅋㅋㅋ ㅠㅠㅠ 이게 적응될 즈음엔 늘 종강이더라 ㅠㅠ 히히 그러게요! 요번 주는 사흘만 학교 나가면 추석이에요! 와! ㅋㅋㅋㅋ 놀고 먹는 건.. 정말 좋아요.. 일 년 내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
오늘은 태풍이 올라왔죠. 제가 있는 곳은 창문만 조금 덜컹거리다가 스쳐 지나갔어요. 윤주가 있는 지역에 피해가 크지 않길 바라요 ㅠㅠ 저도 아까 방에서 해 지는 걸 봤는데, 윤주가 말한 대로 분홍색, 보라색이라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어쩜 그리 예쁘던지..
슬프게 느껴지다니, 너무 시적이에요 ㅠㅠ 하긴 가을은 다들 잠들기 시작하는 계절이니까요! 낙엽도 하나 둘 떨어지고.. 추수도 끝나고.. ㅋㅋㅋㅋ 히히 눈이라니, 벌써 반짝반짝 낭만적이에요. 올 겨울엔 저도 예쁜 새 목도리를 장만해야겠어요! 연말은 나무를 두른 크리스마스 조명들이랑, 뭔가 새 해를 맞는다는 두근거림이 있어서 ㅋㅋㅋ 히히 좋아요..
아아 세상에 ㅠㅠ 곧 있으면 한 살 더 먹겠네요..! 과연 작년에 비해 더 나은 삶을 살았을까 ㅠㅠ 아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내고 싶었는데..! 으앙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저도 늘 윤주에게 위로받고 가요. 저 날은 일찍 잤을지 궁금해요 ㅋㅋㅋ 윤주도 늘 건강하구.. 밥도 잘 챙겨먹구..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곧 또 들를게요! 고맙고 사랑해요!

198 이름 없음◆GyZknqLERw (5056384E+5)

2019-09-12 (거의 끝나감) 21:05:21

안녕, 윤주야! 좋은 하루 보냈나요? 내일이 벌써 추석이에요! 저는 오늘 오랜만에 동네 친구들도 만나고, 공부도 약간 하고 ㅋㅋㅋ ㅠㅠ 즐거운 하루 보냈어요. 예전에는 명절마다 시골로 내려가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요새는 그냥 긴 휴일이에요 ㅋㅋㅋ 그게 편하면서도 또 아쉬워요. 그치만 역시.. 쉬니까 좋아요.. 한 세 달 정도 쉬고 싶다.. ㅋㅋㅋㅋ
여긴 오늘 비가 와서 달이 안보이는 게 아쉬워요 ㅠㅠ 참 춥기도 했고.. 내일은 둥근 달 볼 수 있게 맑았으면 좋겠어요. 윤주도 모처럼 명절이니, 맛난 거 많이 먹고, 반가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마음까지 풍성한 한가위 보내길 바라요! 일교차 심하니 건강 조심도 잊지 말구요! 또 안부 전할게요! 안녕 ♥

199 이름 없음◆3yPNMD/6aY (7259864E+5)

2019-09-16 (모두 수고..) 23:48:54

안녕! 추석연휴 빠르다고 좋아했는데, 빨리 온 연휴가 빨리 가버려서 허탈하네요 ㅠ.ㅠㅋㅋㅋㅋㅋㅋ 잘 쉬었어요? 나도 어디 내려가는 일은 없었지만, 친구들 만나구 가족들이랑 밥도 먹구 편한 시간 보냈어요. 명절 느낌은 조금 덜 한가 싶은데 확실히 멀리 움직이지 않으니까 몸은 편하더라구요... ㅋㅋㅋ큐ㅠㅠㅠㅠㅠ 흑흑 맞아요 조금만 더 쉬고 싶다...
이번 추석에 달 엄청 크게 떴다는데! 추연주는 달 보고 소원 빌었어요? 나는 집 근처에서 영 보이질 않아서 못 봤어요 흑흑 ㅠ.ㅜ 내가 소원 안 빌었으니까, 내 몫의 소원까지 추연주한테 줄게요! 소원아 이루어져라 얍......!!! ㅋㅋㅋㅋㅋㅋ
사실은 선레랑 같이 깜짝 나타나야지! 맘 먹구 레스 쓰고 있었는데요... 내가 손이 느려서 그런지 너무 오래 걸려서 일단 안부라도 물으러 왔어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었는데 실패야... 그러니까 선레는 쪼끔만 더 기다려주세요! 부지런히 마저 써서 올려볼게요. 혹시 원하는 상황 있으면 슬쩍 알려줘도 좋구요! 히히
내일은 화요일이네요. 나한테는 월요일까지가 쉬는 날이라 월요일은 그저 그런데, 화요일이 정말 괴로워요 ^.ㅠ... 이번에는 5일을 쉬고 나가려니 더 괴롭네요. 으앙 아무래도 내 적성은 베짱이인 것 같은데! 그래도 푹 자고 일찍 일어나서 내일 하루 잘 보내기로 맘을 고쳐 먹구...! 요즘 일교차가 엄청 커요 ㅠ.ㅜ 감기 조심하고 모기 조심하고 날씨 좋은 날들의 행복을 맘껏 누리며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길 바라요. 늦지 않게 올게요. 그럼 안뇽! u.u*

200 이름 없음◆GyZknqLERw (2846572E+4)

2019-09-20 (불탄다..!) 21:06:53

안녕, 윤주야! 으윽 맞아요.. 이번 연휴는 유달리 짧게 느껴졌어요! 역시 쉬는 날은 너무 빨리 지나가.. 윤주도 편안한 연휴 보냈다니, 기뻐요. 헉 저는 달 보고 소원 빌었는데, 달이 엄청 높고 희고 밝았어요! 으아아 올해는 소원 티켓이 두 개나 생겼네! 내 소원 이뤄지겠다..! ㅋㅋㅋ 히히 고마워요 ♥♥
앗 세상에 ㅠㅠ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ㅋ 히히 천천히 천천히 써주세요! 여유 날 때 느긋하게요. 안부 물어줘서 고마워요! 으윽 공주님이랑 첫 데이트라니, 뭘 해도 정말 설렐 거예요.. 으으.. 행복해.. ㅋㅋㅋㅋㅋ

앗 ㅠㅠ 화요일이 첫 시작이구나.. 일찍 일어나서 멋진 하루 보냈을지 궁금해요 ㅋㅋㅋ 역시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는 만큼, 무언가를 시작하는 건 정말 힘들고 기운이 많이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그래도 시작하면 또 관성으로 견딜 수 있으니까요! 언제 한 주 보내나 싶었는데 벌써 금요일인 것 처럼..!
베짱이라니 ㅋㅋㅋ 너무 귀여워요. 저도 분명 전생에 베짱이였을 거예요.. 으으 저는 월화수가 참 힘들어서.. 늘 한 주가 후다닥 지나가고 금요일 밤이 돼요 ㅠㅠ 윤주의 이번 한 주는 어땠을까요? 하늘이 참 예쁘고 파랗고, 또 정말 높았는데 거기도 그랬나요?
맞아, 정말 일교차가 많이 심해졌어요! 밤에 창문 열어두고 자면 춥더라구요. 윤주도 늘 감기 조심하구.. 히히 예쁜 말 고마워요! 덕분에 이번 주 내내 날씨가 좋았나 봐요. 그래서 참 좋았는데, 주말에는 비가 온다죠..? 약간.. 슬퍼요.. 그래도 방 안에서 따뜻한 차랑, 음악이랑 같이 듣는 빗소리는 좋으니까.. ㅠㅠㅠㅠ
이번 주는 푹 쉴 수 있는 주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늦잠을 열심히 자려구요.. 맛있는 것도 해먹고 싶고.. 늘 기력이 없어서 하고 싶은 것 중에 절반 정도밖에 못하지만.. 히히 암튼.. 편안한 금요일 밤 되구, 또 봐요! 안뇽 >3<

201 서 윤 (6906513E+5)

2019-09-22 (내일 월요일) 15:34:27

윤이 눈을 떴을 때에는 동그랗게 눈을 뜬 어린 나인이 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아이는 벌떡 일어나 방을 나서더니, 곧 저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은 이와 함께 돌아왔다. 걱정과 안도가 섞인 얼굴을 한 채로 다가온 그가 한숨을 쉬며 깨어나 다행이라 말했다. 윤은 연회가 있던 다음 날부터 꼬박 이틀을 누워있었다고 했다.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던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뒤로는 기억이 흐렸다.
당연히 이틀이나 지났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윤이 조금 미안한 얼굴을 했다. 어느 밤에는 잠시 눈을 뜨기에 일어나셨는지를 물었더니, 조용히 웃으며 손을 잡기에 덜컥 겁이 났다 말을 하기에 윤은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괜찮다 말하니 그래도 며칠은 조심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따뜻한 물로 몸을 씻고서 걸친 옷은 평소보다 더 두터웠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올라온 탕약을 남김없이 마셔야 했다. 괜찮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데도 영 못 미더운 눈치였다. 아무리 보아도 제 건강을 이유로 누군가에게 시달린 모양새라, 윤은 제 앞에 내어진 것을 순순히 따르고 자꾸만 물어오는 말에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늦은 오후가 되어 더 이상 열도 나지 않고, 안색도 한결 좋아진 것을 확인한 후에야 그들의 불안이 잦아드는 듯했다.
체구가 크고 단단해 보이진 않아도, 이런 식의 잔병치레는 거의 없었던 탓에 윤 역시 조금 놀라있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잠이 든 사이에 몇 번 눈을 떴던 것은 같은데, 정신이 몽롱해 금세 다시 잠에 빠졌다. 여태 못 이룬 잠을 몰아 자기라도 하는 것처럼. 제 마음 하나 어떻게 하지 못하느라 몸이 축나는 것도 모르고, 주변도 살피지 못했으니 평소 같았으면 저를 책망하느라 시간을 써야 하는데.
이상하게 윤은 자꾸 웃음이 났다. 그다음으로는 애가 탔다. 지금 당장 뛰쳐나가 힘껏 달리고 싶었다. 목적지는 너무나 당연했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추연, 그가 있는 곳이었다. 그날 말을 뱉는 순간 무를 수도,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마음이라는 걸 알았다. 단순히 말의 속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억지로 눌러놓았던 마음은 꺼내놓고 보니 생각보다도 훨씬 커서 이젠 주인인 윤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아니, 주인이라 할 수 없을지도. 어쩌면 처음부터 제 마음은 제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는, 풋내기 같은 유치한 생각이 들었다. 윤은 괜히 제 소매 끝을 만지작거리며 눈을 굴렸다. 빨리 해가 저물었으면. 어둠이 성큼성큼 걸음을 디뎌주었으면. 윤은 모두가 잠든 밤, 홀로 깨어 이유가 분명한 산책길에 나설 것이다.

*

윤이 덮고 있던 이불을 슬그머니 걷어내고 몸을 일으켰다. 주변이 온통 조용한 것을 확인한 윤은 겉옷을 걸친 뒤, 문을 열었다. 한 걸음씩 내딛던 발걸음은 점점 빨라져 이젠 거의 가볍게 달리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 그러나 조급함보다는 어딘가 경쾌한 구석이 있었다. 안에 있는 동안 잠깐 눈이 왔던 모양인지, 바닥에는 희끗희끗하게 눈이 쌓여 있었다. 아주 조금 쌓였기 때문에 걸음이 닿는 자리는 금방 원래의 색이 되었다.
추연의 처소 근처에 다다른 윤은 그 안으로 발을 들여놓기보다는 근처를 서성이는 걸 택했다. 담벼락 앞에서 빙빙 돌던 윤은 그 안으로는 한 발자국도 들어서지 못한 채로 담에 몸을 기댔다. 윤은 제가 걸어오며 남긴 발자국을 보며 문득 아쉬워했다. 눈이 조금 더 와서 내일 아침, 추연이 일어나 볼 때까지 발자국이 남아 있는다면 좋았을 텐데. 그가 다시 찾아달라 했던 말이 계속 생각이 났다. 아마 계속 마음에 고여 있을 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눈은 그쳐 버린 것을. 그가 볼 수 있는 때에 다시 찾으면 될 것이다. 그가 이제 되었다 할 때까지 여러 번. 윤은 이렇게나 명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니, 하고 놀랐다가 옅게 웃음을 뱉으며 고개를 젖혀 달이 뜬 하늘을 보았다. 오늘은 그저 가깝지 않은 곁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202 이름 없음◆3yPNMD/6aY (6906513E+5)

2019-09-22 (내일 월요일) 15:54:38

안녕! 길이에 비해 이을 수 있는 내용이 없는 것 같아서 미안한 선레네요 ㅠ.ㅠ 윤이 추연을 찾은 게 처음이라고, 다시 찾아달라고 했던 게 계속 생각나서 추연 처소 근처를 괜히 서성이는 윤을 데려왔어요. 이런 의미는 아니었겠지만 ㅋㅋㅋㅋㅋ 천천히 편한 때에 이어주세요!

나 있는 곳도 한동안 날씨가 엄청 좋았어요. 갤러리가 온통 하늘 사진일 정도로요 ㅋㅋㅋㅋㅋ 오늘은 태풍이 온다더니 역시 흐리네요. 비도 오구요. 기온도 낮은 것 같아요. 날씨 때문에 아쉽긴 한데, 그보다는 피해 없이 얌전하게 지나가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이렇게 짧은 텀을 두고 태풍이 연달아 올 거라곤 생각을 못 했어서 흑흑... 여기는 괜찮은데 바람이 많이 부는 곳도 있다고 들었거든요. 추연주안전하게 잘 있길 바라요...! 푹 쉬구 맛있는 차도 마시면서요.
여전히 낮에는 조금 덥지만, 점점 가을이 오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아니, 가을이 아니라 겨울인 것 같기도 해요. 나는 이제 잘 때는 복실복실한 긴팔을 입고 자요. 반바지는 일찌감치 넣어버렸어요... 밤엔 정말 춥더라구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이제 간절기 옷들을 부지런히 꺼내 입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고 있어요. 이맘때 옷들을 정말 좋아하는데, 입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서 가끔 한 번도 못 입고 다음 해를 기약하게 되는 것들도 있어서 슬퍼요... 흑흑 서운해하지 않게 공평하게 입어줄 거예요!
이제 9월도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네요. 시간 왜 이렇게 빠르지... 알차게 보내고 싶었는데 늘 뒤돌아보면 허투루 쓴 시간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후회할 때가 많아요. 그래도 아쉬워하기보다는 쓸 수 있는 시간 잘 보내기로 노력하고 있어요. 추연주는 이번 달 어땠나요! 아직 일주일 정도 남긴 했지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도 9월이 추연주에게 예쁜 달로 기억 되었음 좋겠네요. 그럼 주말 푹 쉬구요, 월요일도 미리 화이팅이에요! :D//

203 이름 없음◆GyZknqLERw (3192502E+5)

2019-10-03 (거의 끝나감) 20:26:20

안녕, 윤주야! 답장 생각보다 늦어져서 ㅠㅠ 안부 전하러 왔어요! 저는 주말동안 좀 아팠어요. ㅠㅠㅠ 환절기 감기가 제법 독하더라구요.. 그래서 마지막 주말을 좀 아쉽게 보냈지 뭐예요. 지금은 거의 괜찮아졌어요! 히히 오늘은 공휴일이었는데, 잘 쉬었나요? 내일이 금요일이라 그런지, 벌써 주말 같은 기분이 들어요 ㅋㅋㅋㅋㅋ
올해는 유난히 태풍이 자주 오는 것 같아요. 여긴 어제 비가 많이 왔어요. 오늘은 깨끗이 개었지만, 비가 왔으니 다시 추워질 것 같아요. 한동안은 또 여름처럼 따뜻했는데 말예요. 어머나, 복슬복슬한 긴팔이라니 너무 귀여워요! 포근포근 하겠어요. 저는 아직 짧은 잠옷을 입거든요 ㅋㅋㅋ 도톰한 이불을 덮어서 그런가?
맞아요, 가을 옷들이 참 예쁘죠! 딱 적당한 두께로 멋 낼 수 있고, 특히 겉옷.. 코트도 예쁘고.. 트렌치, 라이더, 자켓, 가디건.. 흑흑 최고야.. 앗 공평하게 입어준다니 ㅠㅠㅠ 정말 좋은 주인님이네요! 흑 너무 귀여워요.. 매일매일 패션쇼 해주세요! 윤주가 가는 곳이 바로 런웨이..!! ㅋㅋㅋㅋ

늘 상냥한 말들 고마워요. 제게 이번 9월은 뭔가 할 게 많아서 조금 지치는 달이었지만, 그래도 초반에 추석도 있고.. 뭔가 이벤트가 많아서 좋았어요 ㅋㅋㅋ 9월도 윤주와, 공주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참 좋았고.. 정말 어릴 때는 시간이 참 안 간다고 생각했는데. 이 나이가 되어 보니 시간보다 빨리 가는 게 또 없는 것 같아요.
아, 벌써 10월이에요! 낮에는 이렇게 따뜻한데, 눈 깜짝 할 사이에 또 낙엽들이 바스락거리기 시작하겠죠. 우리 가을의 푸른 하늘을 최대한 즐겨 봐요. 이번 달도 윤주에게 다정한 달이길 바라요. 감기 조심하고 늘 건강해요! 이번 달도 잘 부탁하고, 답레는 너무 늦지 않게 가져 올게요. 안녕, 좋은 밤 돼요!

204 이름 없음◆3yPNMD/6aY (4524586E+5)

2019-10-08 (FIRE!) 01:49:27

안녕! 잠도 안 오구 해서 잠깐 들러봤어요. 헉 주말 동안 아팠다니... 일교차가 크더니 감기 걸렸었나보네요 ㅠ.ㅠ... 지금은 좋아졌다니 다행이지만, 오늘도 그렇고 앞으로는 꽤나 쌀쌀해지는 모양이에요. 옷 따뜻하게 잘 입고요. 건강 챙기길 바라요! 답레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느긋하게 부탁해요. 언제나 건강이 일순위인 거 알죠! 공휴일이긴 했는데, 사실 나는 쉬지 못했어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오후 시간은 비어서 보고 싶던 영화도 보고 책도 둘러보고 좋은 날 보냈답니다. 추연주도 잘 쉬었길 바랄게요.
뉴스에서 봤는데 올해가 몇십 년만에 태풍이 가장 많이 온 해라고 해요. 또 올라오는 게 있다고 하더라구요... 짧은 기간 내에 너무 많은 태풍이 와서 걱정이 커요. 큰 피해는 없어야 할 텐데... 조심히 잘 지내야 해요! ㅠ.ㅠ 날이 추워지면서 점점 옷과 이불도 두꺼워지게 되네요. 저는 최근에 온수매트도 꺼냈어요... 조금 이른가 싶기도 한데 따뜻하니까 좋긴 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잠도 잘 와요! 아마 이거 올리구 바로 잠이 들 것 같아요. 약간 잠결에 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구... 횡설수설해도 이해해주세요 ㅠ.ㅡ
맞아요! 블레이저랑 라이더 자켓, 니트... 다 정말 좋아하는 옷들이에요. 추연주 말대로 런웨이! 하고 뽐내고 싶은데 막상 손이 가는 옷은 큼지막한 맨투맨이랑 셔츠들뿐이라 슬프네요... 공평하게 입어주려고 다짐했는데 역시 부지런해야 그런 일도 가능한가 봐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좋은 날에는 한 번씩 꺼내 입으려구요! 추연주도 이런 소소한 재미 찾아가며 즐겁게 하루하루 보내길 바라요.
상냥한 말이라고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저는 낯을 가리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사람을 좋아하는 편인데, 호의에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또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추연주가 해주는 말들이 저한테는 참 소중해요! 나도 늘 고맙게 생각해요. 9월 진짜 정신 없이 지나갔죠! 나도 처음 해보는 일들과 추석과... 이것저것 신경 좀 썼더니 어느새 10월이더라구요. 지금까지 추연과 추연주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게 제게도 큰 기쁨이에요. 생각해보니까 이번 상황까지 마무리히면, 추연과 윤이 사계절을 함께 보낸 게 되더라고요! 새삼 신기했어요 ㅋㅋㅋㅋㅋㅋ
추연주에게도 예쁜 단풍과 하늘, 이따금 마주치게 되는 작은 친절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한 번 아팠다니까 걱정이 되는데 ㅠ.ㅠ... 아프지 말구요, 나도 이번 10월도 잘 부탁해요! 그럼 잘 자구 좋은 꿈 꿔요. 조만간 또 만나길 기대할게요. u.u

205 추연 - 서 윤 ◆GyZknqLERw (0263797E+5)

2019-10-10 (거의 끝나감) 01:46:20

첫눈이 내렸다. 눈은 소리도 없이 찾아와 무덤처럼 고요한 땅을 가볍게 덮었다. 황궁의 붉은 기와에도, 담장에도 흰 색이 얇게 덧칠되었다. 추연은 방에 앉아 둘이 나눴던 약속의 말을 떠올렸다. 어쩌면 윤은 그런 말을 했다는 걸 잊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상관없었다. 추연이 숨을 내쉬자 입에서 독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독을 피우면 마음을 괴롭게 하는 생각도, 복잡한 마음도 연기와 함께 아지랑이처럼 희미하게 흩어지곤 했다.
희뿌예진 시야에 추연이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윤이 보고 싶었다. 윤, 추연이 소리 없이 그 한 글자의 이름을 입 안에서 굴렸다. 윤, 윤……, 아이가 처음 배우는 단어를 말하듯 추연 역시 그 이름을 마음 한 곳에 새겨 나갔다. 이 한 글자 또한 제게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될 터였다. 작은 한숨을 내쉰 추연은 윤이 준 머리끈을 손목에서 풀어 손에 쥐었다. 보드라운 비단의 감촉이 윤의 손을 떠올리게 했다.
윤, 추연이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며칠 동안 추연은 윤의 처소로 두어 번 찾아 갔었다. 곱게 물들자마자 떨어지고 바닥에 묻혀 모양 하나 상하지 않은 예쁜 낙엽이나, 묻어둔 도토리를 찾으려다 길을 잃고 떠는 작은 다람쥐 따위를 들고서. 그러나 갈 때마다 지금은 곤란하다는 반응을 하던 상궁의 탓에 추연은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디가 아픈 건지,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지, 아니면 저를 만나고 싶지 않은 것인지. 문풍지를 뚫고 달빛이 들었다. 추연이 독을 태우며 멍하게 생각에 잠겼다.
혹시 그 날의 일이 환상이면 어쩌지. 다른 환상들도 저렇게나 진짜 같은데. 이 모든 기억이 제가 간절히 바란 나머지 만들어 낸 망상이라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런 상황을 상상만 해도 장이 뒤틀리고 꼬이는 기분이었다. 아냐, 이게 있는 걸. 고개를 한 번 저은 추연이 머리끈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코 가까이로 가져가 냄새를 맡았다. 그럴 리 없겠지만 꼭 윤의 달콤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결국 답답한 마음을 견디다 못한 추연이 처소 밖으로 나왔다. 밤부엉이가 구슬픈 울음소리를 냈다. 뺨을 스치는 바람에서는 하얀 겨울의 냄새가, 그리고…… 윤의 향기가 났다. 나도 참 중증이다, 자조하면서도 추연은 홀린 듯이 걸음을 옮겼다. 눈이 내린 뒤 아무도 밟지 않아 하얀 마당을, 그 앞의 작은 덤불숲을 지나 문 밖으로. 본능처럼 움직인 그 발걸음의 끝에는 진짜 윤이 있었다.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아니, 꿈에서라도 보기를 바라마지않던 이지만, 네가 이 시간에, 여기에?
추연은 걸음을 멈추고 당황한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황금색 달빛이 윤의 얼굴 윤곽을 따라 촘촘히 빛나다 곧 어슴푸레한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너, 는 정말……,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목이 턱 하고 막혀 달아나듯 시선을 돌리고 잠긴 목청을 가다듬었다. 성큼성큼 걸어 윤의 앞까지 간 추연이 발걸음과는 달리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윤의 손을 쥐었다.

“너, 나를 그렇게 걱정하게 해놓고서. 뭐가 그리 즐거워?”

묻고 싶은 게 많았는데, 나오는 말은 타박 뿐이라. 어느새 추연의 얼굴에도 웃음이 걸렸다. 웃음 뒤에는 희미한 물감처럼 걱정이 묻어 나왔다. 휘어져 다정한 웃음을 짓던 추연의 눈이 윤을 위에서부터 훑고 내려가 윤의 발치를 헤맸다. 혼자 서성였는지, 눈 위에 발자국이 여럿 찍혀 있었다. 추운데 왜 여기까지 왔어. 왔으면 왜 들어오지 않고. 추연이 허리를 굽힌 채 윤의 겉옷을 단단히 여며 주며 작게 투덜거리다 고개를 들었다.
제법 가까운 거리에서 눈이 마주치자 그만 아까의 웃던 얼굴이 떠올라 얼굴에 확 열이 올랐다. 어색하게 시선을 피한 추연이 꼭 모자란 사람처럼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 걸을까? 아니, 아니면 추워? 들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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