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3830134> [1:1/NL] 연 - 1 :: 355

이름 없음◆GyZknqLERw

2018-08-10 00:55:24 - 2022-05-24 23:46:02

0 이름 없음◆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0:55:24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中>

1 서 윤 시트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0:58:59


이름: 서 윤 赟
성별: 여
나이: 20


외관: 5자반 정도 되는 키에 뼈대가 가늘고 마른 편이다. 숱 많고 결이 좋은 머리카락은 어깨 아래로 차분히 내려오며, 빛을 받으면 따뜻한 갈색을 띤다. 머리카락은 그날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그대로 두기도, 일부 또는 전부를 가지런히 묶어 정리하기도 하나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화려한 장신구로 장식하는 일은 드물다.
일자로 가지런한 눈썹 아래로 길게 뻗은 눈매는 그 끝이 조금 위를 향해 있지만, 모양 자체가 둥글고, 얄팍한 쌍꺼풀이 자리 잡고 있어 매서운 인상과는 거리가 멀다. 눈동자가 옅은 갈색인 것도 한몫하는 듯하다. 긴 속눈썹은 언제나 깔끔하게 말려 올라가있다. 피부는 흰 편이며 양 뺨과 얇은 입술에는 붉은 기가 돈다. 왼쪽 눈 아래쪽에 작은 점이 하나 있다.
손의 크기는 평균에서 벗어나지 않으나 손가락이 가늘고 길어 주먹을 쥐었을 때, 손이 작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오른손 검지와 왼손 중지에 은과 옥으로 된 가락지를 하나씩 끼고 있다. 특별한 의미는 없다.

성격: 물을 떠놓은 잔을 탁자 위에 올려둔 듯하다. 차분하며 어떤 일에 크게 동요하는 일이 드물다. 무뚝뚝하거나 냉담한 것과는 다르다. 천성은 다정한 편이다. 남들이 호들갑 떠는 일에 그저 웃고 마는 것뿐. 목석같다는 말과 지나치게 무르다는 말을 모두 들어보았다. 어느 쪽이 진짜인지는 자신도 잘 모른다.
타인을 많이 미워하거나 질투해본 기억이 없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누군가를 아주 많이 좋아하거나 사랑해본 적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때때로 덜컥 두려워지곤 한다. 잔에 물이 얼마만큼 차 있는지, 그 잔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득 채울 수는 있는 건지, 흘러넘치면 어떻게 되는 건지.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므로.


기타: * 가국(佳國)의 황녀. 황후에게서 태어났으나 황위와는 무관하다. 본인도 크게 욕심이 없어 이로 인해 겪는 어려움은 없다.
* 일찍이 맺어진 정혼자가 있다. 이미 서로를 알고 있고 특별히 그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혼인을 계속 미루고 있다.
* 궁의 구석에 처소가 있다. 어떠한 불이익이나 처벌은 아니다. 겨울을 제외한 계절 내내 꽃이 피어 있는 정원과 작은 연못이 있는 조용한 곳이다.
* 갑자기 빛이 사라진 공간에서 흐릿하게나마 사물을 구별하는 데 보통의 사람보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갑자기 어두워졌을 때에는 아주 느리게 움직이거나 한동안 가만히 있는 편이다.
* 귀신이나 어둠 등은 두려워하지 않으나 커다란 소리가 나는 것에 약하다. 잘 놀라며 조금은 두려워하기도 한다.

2 추연 시트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0:59:47


[이름] 추연秋燕
[성별] 남

[외관] 작은 움직임에도 크게 물결치는 백발은 어깨를 덮고도 남아 등을 거진 가리는 기장이다. 반묶음해 비녀나 끈 따위로 고정해둔 상태. 앞머리는 왼쪽으로 치우쳤다. 눈을 덮고도 남는 길이.
완만하게 역팔八자를 그리는 눈썹은 굵지도 얇지도 않다. 가로로 곧고 기름하게 뻗은 눈매부터 뚜렷한 굴곡을 그리며 융기한 콧대까지 이목구비에서 성숙한 남성의 향취를 풍긴다.
세로 폭이 큰 편은 아니지만 눈두덩이를 덮은 살이 얇아 탁 트인 느낌이 드는 눈매. 눈 앞머리 골이 비죽히 나 있다. 웃지 않아도 짙은 음영이 질 정도로 애교살이 도톰하다. 오른 눈은 쌍꺼풀이 없지만 왼쪽 눈에는 희미하게 속쌍꺼풀이 져 있다. 그 탓에 양쪽 눈은 미미한 크기 차이가 있다. 속눈썹의 길이 자체는 짧지만 숱이 많고 촘촘하다. 백색 속눈썹 아래로 드러나는 눈동자의 홍채는 금빛. 눈동자에는 언제나 젖은 듯한 윤기가 돈다. 파충류의 그것과도 같이 번들거리는 삼백안.
제법 호의적인 모양을 그릴 줄 아는 입술은 병자처럼 마르고 갈라졌으며 색이 옅다. 아랫입술이 도톰한 편. 입술을 열 때면 드러나는 건 희고 고른 치열과 유난히 붉은 혀. 웃을 때면 뺨이 움푹 파이는 보조개가 인상적이다. 깎아지른듯 날카로운 선을 그리는 턱선.
핏기 없이 창백한 밀빛 피부. 표정이 굉장히 다양하다. 비슷한 감정 속에도 눈썹의 위치와 모양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다. 얼굴에 확연히 드러나는 감정의 색.
남성적이기보다는 유려하게 떨어지는 목줄기. 여섯 척을 조금 넘는 키에 마른듯한 체구. 자잘하고 섬세한 근육으로 도배된 몸. 자세가 영 구부정하다. 품에 맞지 않게 헐렁한 옷을 즐겨 입는다.
손가락이 길고 마디가 도드라지는 손은 우아한 움직임을 보인다. 푸른 핏줄까지 들여다 보이는 손등. 오른손 소지와 검지에 금반지를 하나씩 착용했다. 소지에는 금강석이 박힌 얇은 것, 검지에는 용이 음각으로 새겨진 것. 왼손 약지에는 금이 간 옥가락지를 착용.

[성격] 봄날씨처럼 변덕스럽다. 쉽게 끓어오르며 쉽게 식는다. 금세 반해 파고들었다 곧장 싫증내며 떠난다. 기분도, 결정도 어린애 손 뒤집듯 바뀐다. 능청스럽게 모두에게 우호적인 척 굴어대나 무정한 심성은 갈 데가 없다.
영 못돼먹은 성정. 방금 전까지 대화하던 이가 피를 토하며 바닥을 기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웃는다. 허나 그 밑바닥에도 일말의 연민과 동정심은 존재한다. 인간과도 같이. 비록 그것을 제 스스로 나서서 베푸는 일은 없으나.
기본적으로는 철저한 방임주의, 눈앞의 어떤 상황에 직면해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다. 나른한 웃음 뒤에 교묘히 은닉된 악의는 평소에는 수면 위로 드러나는 법이 없다.
탐미주의자. 아름다운 것에 대한 욕구가 노골적이다. 본능적인 욕망에 충실, 거리낄 게 없기에 쉽게 탐닉하고 곧잘 싫증낸다. 횡일하기 그지 없으며, 대개 본인의 흥미 위주로 움직인다. 행동반경은 예측불허. 종잡을 수 없다.

[기타] 낮고 색색거리는 목소리에 얹힌 말은 거칠었다. 그 언어들이 구체화된다면 아마 그의 입에서는 피 묻은 송곳니들이 떨어져 내릴 것이다. 그럼에도 발음이 정확해 짧은 단어 하나라도 뭉개지는 법이 없었다. 말을 할 적에는 주로 상대와 눈을 마주하는 편이다. 아니, 당장에라도 멱을 잡아챌 것처럼 입맛을 다시곤 노려보며 입을 여는 것이 그의 습관, 말투, 행동.
흡연자. 긴 장죽은 그의 입에서 떨어지는 날이 없었다. 그 탓에 몸에서는 항상 쌉쌀한 담배냄새가 묻어났다. 약간의 틱, 손이나 몸 등을 떠는 증상이 있다. 그럴 때면 담배나 술을 찾는다.

기린은 본디 자비롭고 덕이 높은 짐승이라 생명을 해치는 법이 없어 살아있는 풀을 밟지도 않으며 벌레를 밟는 일도 없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허공을 딛는 걸음 탓에 그에게는 족적이 없었다.
기린은 날씨를 다스려 가국에 비를 내리고 구름을 거두어 해를 비추었다. 기린은 덕이 있는 군자를 따른다 하였다. 덕 있는 군자에 그의 뜻을 따르는 신성한 영물, 그야말로 태평성대였다.

이렇게 기린에 관해 알려진 것은 여기서 저기로 전해지곤 했다. 모두 그의 입에서 나간 것. 허나 과연 그 보기 좋게 뚫린 입에서 진실만이 나갔을런지. 추연, 그 날짐승의 속내를 우리가 어찌 알겠나?

3 추연 시트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1:00:56

앓다 죽을 그 이름.. 윤.... 서.. 윤....

4 이름 없음 (1995877E+4)

2018-08-10 (불탄다..!) 01:02:11

다정한 추연주 시작도 전에 이렇게 신세지게 되어서 고맙구 미안해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이제 찾았어 다시는 안 헤매요 다음에는 내가 할게...
앗, 그리구 내가 윤 시트에서 하나 빼먹은 게 있어서. 중요한 건 아니니까 그냥 요기에 살짝쿵 추가할게요! 나도 추연이 앓다 죽을래... 추연이 사랑해......

* 높고 맑은 목소리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차분한 인상에 무게를 실어주는 목소리. 그러나 탁한 기색은 없다.

5 추연 시트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1:03:16

흑흑 목소리도 좋아.. 레이디.. 부족한 곳이 어딘가요...

6 이름 없음◆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1:03:54

흑흑 추연 시트가 여러개가 되어버렸잖아 ㅠ.ㅜ 지금 너무 들떠서 흑

7 이름 없음◆3yPNMD/6aY (1995877E+4)

2018-08-10 (불탄다..!) 01:05:21

흑흑 추연이야말로 상상 이상으로 더 멋져서 내가 너무 놀랐다구요! 부족한 것... 아직 추연을 못 가진 거...!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세요

8 이름 없음◆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1:06:44

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윤주 너무 다정하구 귀여워....!!! 아앗 너무 행복해요... 흑흑 제발 추연이 말고 저를 가져주세요.....

9 이름 없음◆3yPNMD/6aY (1995877E+4)

2018-08-10 (불탄다..!) 01:09:17

둘 다 가지면 안 될까요? 팔은 두 개인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연주야말로 진짜 짱 다정하고 귀여워 ㅠ.ㅠ... 일단 버벅대던 나를 이해해준 것부터가 추연주가 천사라는 증거입니다 u.u// 다 내 거얏!
앗 근데 우리 시작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추연이랑은 이미 궁에서 마주쳤으니 알고 있는 사이겠지요?

10 이름 없음◆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1:12:23

흑흑 사랑해요... ㅇ으응 아무래도 황실 인사니 이런저런 자리에서 마주쳤겠지? 아니면 대충 존재 여부 정도만 알고 있다가 제대로 서로를 인식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아...!

11 이름 없음◆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1:12:41

운명적인.. 마주침... ★

12 이름 없음◆3yPNMD/6aY (1995877E+4)

2018-08-10 (불탄다..!) 01:16:28

좋아요! 추연은 가국의 슈퍼스타 같은 존재일 테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윤이 막 만나지는 못 했을 것 같구...! 어떻게 만나야 자연스러울까 음음 황실행사? 아니면 조용한 밤에 황궁산책? 다른 생각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추연주야

13 이름 없음◆3yPNMD/6aY (1995877E+4)

2018-08-10 (불탄다..!) 01:17:05

>>11 으악 귀여워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소리내서 웃었어

14 이름 없음◆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1:18:38

슈퍼스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우제를 지내바라 인간들아! 와핳하하! 헉 저는... 밤산책이 좋겠어요... 너무 좋아서... 벌써부터 숨막혀...

15 이름 없음◆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1:19:24

>>13 앗 부끄러워요 ☺️❤️☺️❤️

16 이름 없음◆3yPNMD/6aY (1995877E+4)

2018-08-10 (불탄다..!) 01:21:17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돼....! 추연주 숨 잘 쉬어서 나랑 오래오래 이 스레 굴려주어야 해 ㅠ.ㅠ ㅋㅋㅋㅋㅋ 음 추연주가 스레 세워줬으니까 처음은 내가 시작할까? 혹시 특별히 요런 장소면 좋겠다! 싶은 거 있음 말해주세요 히히
앗 또 혹시 시작하는 거 좋아하면 꼭 말해줘요! 추연주가 좋아하는 거라면 감히 내가 뺏을 수 업서!

17 이름 없음◆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1:24:39

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걱정 마세요 숨은 성실하게 쉬도록 하겠습니다 ㅠㅠ 내가 윤주랑 윤이 두고 어딜 가! ㅋㅋㅋㅋㅋ
헉 그렇게 해준다면 고맙지! 히히 나는 어디든 좋아요... 왠지 밤산책스럽게 조금은 고요한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흑흑 풀벌레는 찌르르거리구.. 흑흑.. 너무..좋아.....

18 이름 없음◆3yPNMD/6aY (1995877E+4)

2018-08-10 (불탄다..!) 01:25:50

히히 접수! 혹시라도 기다리다가 피곤하다 싶으면 바로 자구. 우리 오래 굴릴 거니까 무리하지 말구 편안하게 느긋하게 해요 u.u// 일단 다녀올게!

19 이름 없음◆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1:34:07

으응응 ㄱ신경써줘서 고마워요! 히히 느긋하게 다뇨와..!!

20 서 윤 ◆3yPNMD/6aY (1995877E+4)

2018-08-10 (불탄다..!) 01:58:15

이리저리 뒤척이다 결국에는 몸을 일으켰다. 눈을 감아도 잠에 들지 않는 밤이었다. 바닥을 짚은 손에 힘을 주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다시 눕는다 해도 쉬이 잠들 수 없을 것이다. 누워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낼 바에야 몸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낫지. 몸에 걸칠 것을 챙겨 느릿느릿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생각보다 더 늦은 시간이었는지 빛이 새어 나오는 곳은 제 처소뿐이었다. 불을 끄고 나와야 했을까 하는 생각에 잠시 걸음을 멈추었으나 곧 다시 걸음을 내디뎠다. 괜히 되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다시 나오는 것을 막을 이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박사박. 고요한 와중에 발아래로 풀이 눌리는 소리가 났다. 누워있던 중에 비가 조금 왔던 건지, 다른 이유에선지 약간의 물기가 느껴졌다. 잠시 가만히 서 있으니 저쪽에서 풀벌레 소리도 작게 들렸다. 몇 걸음 걸어 가까워지자 소리는 잠시 멈춘다. 조금 더 걸어 다시 멀어지니 끊어졌던 소리도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내가 무섭니? 뒤돌아 속삭이듯 묻고선 작게 웃었다. 혼자서 알아듣지도 못할 이에게 말을 건네니 꼭 오랫동안 혼자 남겨진 사람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팔에 걸친 옷이 흘러내린 걸 정리한 뒤 다시 걸었다. 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으므로.

궁의 중심에는 커다란 못이 있다. 제 처소 앞에 있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큰 못이. 이곳에 비하면 처소에 있는 것은 물웅덩이에 가까웠다. 그리고 이곳에선 매해 여름마다 연꽃이 피었다. 지금 딱 꽃이 피어날 시기였다. 아직 봉오리인 것도, 시들기 시작한 것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꽃은 활짝 피어있었다.
꽃은 질리도록 보아도 도무지 질리지를 않았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하긴, 내가 이유를 아는 것이 몇이나 있을까. 가만히 서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꽃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이다 픽 웃었다. 가만히 서서 쓸데없는 생각이나 할 바에야 몸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낫지. 멈추었던 걸음을 움직여 천천히 못 주변을 돌기 시작했다.


/ 너무 오랜만이라 어떤지 모르겠다. 혹시 돌리다가 이런 건 이랬으면 한다 싶은 것들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주어! 추연주에게는 언제나 열려있어요! ;)

21 이름 없음◆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09:06:26

흑흑 어제 잠들어버렸어 미안해요 ㅠㅠ 짬짬이 써서 오늘이 가기 전에 답레 들구 오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요 ❤️

22 이름 없음◆3yPNMD/6aY (1995877E+4)

2018-08-10 (불탄다..!) 09:29:18

앗 아니야 시간이 많이 늦었었는 걸요. 자야 하는 시간이었어! 추연주도 좋은 하루 보내요 :)♡

23 추연 ◆GyZknqLERw (2410406E+5)

2018-08-10 (불탄다..!) 15:51:31

대청에 드러누운 추연의 입에서 연기가 피었다. 가국 수도의 중심부, 거대한 황궁 안에서도 가장 깊고 화려한 구중심처가 그가 머무는 곳. 그는 황가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힘, 그리고 권위였다. 그가 영생을 사는 만큼 황가 역시 영원히 지속될 터였다.
뜨거운 낮이 저물고 찾아온 여름의 밤은 쉬이 식지 않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밤이었다. 비를 내릴 때가 되었나? 수없이 흩어져 온 세월들처럼 연기가 입 끝에서 아스라이 흐려졌다. 그가 불현듯 몸을 일으켰다.

해가 서산으로 지고, 어둠이 내린 이후 황궁은 사람의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자연 그 자체였다. 나무를 얽는 바람, 달아나는 쥐와 그를 쫓는 올빼미의 날개짓, 그는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들은 곧 자신이었고, 자신은 곧 그들이었다. 사방에서 풀벌레가 찌르르 울었다.
황궁 안에는 큰 못이 있었다. 추연은 못이 있기 전부터 생기는 과정을 함께했다. 그렇게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못은 또 하나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연꽃으로 뒤덮인 게 제법 예쁘다 생각했었지. 작은 물고기가 뻐끔거리며 공기방울을 내뱉었다.
추연은 못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좋아했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난간이 없었지만 어린 황자가 빠진 이후로 만들어 진 게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었다. 추연은 구름처럼 가볍게 난간에 걸터 앉았다. 그를 스치는 실바람을 잡아 노닥거리려던 참이었가.
문득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작은..., 계집애. 이 시간에 아무런 제재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은데. 황녀인가? 입꼬리가 비죽이 올라갔다. 내가 또 예쁜 애들은 좋아하지. 안녕, 추연이 그녀를 보며 말을 건넸다.

"착한 아이는 잠들 시간인데."

이 시간에 그리 맨몸으로 홀로 다니다니, 겁도 없지, 아가.

/ 흑흑 오랜만에 글 쓰려니까 잘 안써지네 ㅠㅠ 발전하는 추연주가 되겠습니다 ㅠㅠㅠ 좋아해요!

24 서 윤 - 추연 ◆3yPNMD/6aY (1773589E+5)

2018-08-10 (불탄다..!) 16:49:00

천천히 걸음을 움직이는 소리와 풀벌레 우는소리, 이따금 부는 바람에 풀잎이 흔들리는 소리뿐이던 것에 목소리가 섞여들었다.


"…아."


조금 뒤로 물러서 천천히 고개를 들었던 윤은 상대를 확인하자마자 다시 고개를 숙였다. 달빛에 모든 게 부옇게 흰 와중에 혼자 선명히 빛나는 이였다. 누군지 단번에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제국의 힘의 원천. 그가 있어 어느 나라도 감히 제국을 위협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황가가 큰 탈 없이 유지되는 것도 그의 힘 덕분일 테다.
어릴 적부터 언제나 감사해야 하며 예를 지켜 모셔야 하는 분이라 들어왔다. 몇 번이고 들어 이제 말해준 자의 어투까지 흉내 낼 수 있었다. 이 말은 비단 황족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었다. 가국의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해야 했다. 다섯 살 난 어린아이들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마주칠 것이라곤 생각해본 적 없는데. 조금 더 뒤로 물러난 윤이 느릿하게 시선을 올렸다. 발아래서 신 끌리는 소리가 났다.


"제가 왜 착한 아이일 거라 생각하세요?"


딴지를 걸기 위한 말은 아니었다. 오히려 순수한 호기심에 가까웠다. 목소리 역시 조금도 성난 기색 없이 차분하고 부드러웠다. 자비로운 기린에게는 모든 인간이 착한 아이로 보이는지. 모든 인간이 매서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볕에 고개를 내민 새싹의 여린 잎처럼 기특하게 느껴지는지.
추연의 눈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이던 윤이 뒤늦게 시선을 내렸다. 주제넘은 질문이었나. 마주쳤던 그 순간에 예를 표한 뒤 되돌아갔어야 했나.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 혀를 내어 입술을 적셨다. 아주 작고 조용한 움직임이었다.


/ 나도 오랜만이라 많이 서툰걸. 윤이 다이나믹한 캐릭터도 아니라서 혹시라도 쓸 거리가 없을까봐 걱정이야. 개선해야 할 점이 보이면 언제든지 말해줘. 열심히 노력할게요 ^.ㅜ!! 그리고 나는 추연이 좋아!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좋아해요

25 이름 없음◆GyZknqLERw (6476374E+5)

2018-08-10 (불탄다..!) 19:45:22

앗 늘 다정하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ㅠㅠ흑흑 ㄴㅏ 오늘은 열한시까지 알바라 이따가 밤에 올게요 ㅠㅠ 미안미안

26 서 윤 - 추연 ◆3yPNMD/6aY (1995877E+4)

2018-08-10 (불탄다..!) 20:35:30

>>25 에구 피곤하겠다 ㅠㅠ 넘 마음쓰지 말구 천천히 다녀와! 이따 만나요

27 추연 - 서 윤 ◆GyZknqLERw (0479619E+5)

2018-08-11 (파란날) 00:17:47

황녀는 놀란 듯 뒷걸음하다 이내 제가 누군지 알아차린 듯 했다. 달이 밝아 산책을 나왔나 보네. 어두웠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텐데. 추연이 땅으로 내려섰다. 하늘 높이 뜬 달 탓에 그림자가 겹겹이 생겨 황녀의 그림자와 겹쳐졌다.
뒤로 슬그머니 물러서던 황녀는 생각보다 제법 대담했다. 말 대답에 눈을 마주하기까지. 밤 색? 아니, 그보다는 옅다. 그리고……, 깜빡, 깜빡, 깜빡. 황녀가 그제서야 시선을 내렸다. 거의 동시에 추연은 손으로 제 입가를 쓸어내렸다. 표정을 감추기 위해서였다. 아, 너였구나.
드디어. 희열에 가까운 감정이 그의 얼굴에 맴돌았다. 조심스레 혀로 입술을 축이는 그녀를 보자 목이 바싹 타들어 가는 기분이었다. 느린 목소리로 대답하는 추연의 목소리가 조금 더 낮게 갈라졌다.

"좋은……, 냄새가 나서."

황궁의 사람들에게서는 대부분 더러운 피냄새가 나곤 했다. 아니, 황궁 그 자체가 수 없는 무고한 피와 시체를 밟고 지어진 것이라 하는 게 맞을 터다. 그를 견디지 못한 탓에 추연은 늘 독 연기를 피웠다. 후각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황녀에게서는 좋은 냄새가 났다. 추연은 기분이 제법 좋아졌다. 황녀에게 가까이 다가간 그가 몸을 조금 굽혀 시선을 맞추었다.

"밤에 왜 여기까지 왔어. 나 보러 왔구나?"

그럴 리가 없지만. 추연이 빙긋이 웃었다.

/ 흑흑 보고싶운 마음 참느라구 힘들었어요...

28 이름 없음◆3yPNMD/6aY (0016399E+5)

2018-08-11 (파란날) 00:29:35

앗 추연주 왔구나 고생 많았어요. 피곤하진 않아요? 나도 보고싶었어 ㅠ.ㅠ... 얼른 답레 가져올게!

29 추연 - 서 윤 ◆GyZknqLERw (0479619E+5)

2018-08-11 (파란날) 00:41:41

앗 히히 천천히 줘요..♥ 웅 집에 오자마자 행복해졌어요 ㅋㅋㅋㅋ 오늘은 윤주를 두고 말 없이 먼저 잠들지 않을게요 ㅠㅠ

30 서 윤 - 추연 ◆3yPNMD/6aY (0016399E+5)

2018-08-11 (파란날) 01:08:27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저도 모르게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좋은 냄새라기엔……, 흐리게 주변을 맴도는 연꽃의 향이 가장 짙게 느껴지는데. 그게 아니면 물가의 눅진한 냄새. 손목이라도 들어 향을 맡아볼까. 제 소매 끝을 만지작대던 윤이 소리 없이 웃었다. …옅은 꽃향기를 내게서 나온 것으로 착각하신 것일지도 모르지. 아님 나는 모르고 저분만이 알고 있는 무언가가 있는지도.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그저 아무 의미 없이, 농담처럼 건넨 말이었다고 해도. 입가에 여전히 작은 웃음을 걸어둔 윤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웃음은 쌉싸래한 향이 가까워지며 멎었지만. …아. 짧게 뱉으며 한 걸음 물러섰다. 다가선 그가 위협적으로 느껴진 건 아니었다.
시선을 떨어뜨리며 설핏 마주친 눈이 묘했다. 눈을 감거나 피하고 싶다가도, 모른 척 계속 바라보고 싶었다. 그만큼 예쁜 눈이었다. 다른 이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색인 탓인가.


"보고 싶은 것이 있던 것은 맞지만……. 그냥 그렇다고 할까요."


이유가 전부 무슨 소용인가. 지금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이 눈이 아름답다는 것 하나뿐인데.


"추연도 나를 만나러 왔다고 하신다면요."


눈을 들어 추연을 바라본 윤이 눈을 접어 웃었다. 목소리에도 엷게 웃음기가 묻어났다.


/ 에구 아니야. 피곤하면 언제든지 자러 가도 돼요! 늦게까지 일하고 왔으니까 무리하지 말기로 꼭꼭 약속해 8.8...
앗 그리구 귀하신 기린님 이름 뒤에 '님'자를 빼고 불러버린 건 추연님보다 추연이라 부르는 게 더 예뻐서 그랬어요 사실 친한 척도 하고 싶었따! ㅠ.ㅠ! 무례를 용서하세요 흑흑

31 추연 - 서 윤 ◆GyZknqLERw (0479619E+5)

2018-08-11 (파란날) 01:53:30

네게선 새 움, 가을 하늘을 담은 노란 꽃잎, 가장 처음 떨어지는 빗방울, 새벽 새가 단잠 끝에 날개에서 털어낸 이슬……, 그리고 햇볕 냄새가 난다. 너는 모를테지. 나는 모든 너를 기억해. 나에게는 망각이 허락되지 않았기에.
그의 기분이 제법 괜찮은 탓인지, 시원하고 기분 좋은 밤바람이 불었다. 못의 반 이상을 덮은 연꽃 사이사이로 물결이 출렁였다. 맑은 물에 한껏 잠긴 채 출렁이던 달빛 별빛이 황녀의 얼굴 위로도 어룽어룽 물결을 만들어냈다.
추연은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그녀의 눈을 좇으며 얼굴을 뜯어보았다. 흔들림 없이 저를 마주하는 눈동자의 색은 제법 옅었다. 바람에 가볍게 살랑이는 머리카락이 꼭 보리같았다. 이번 생에서도 꽤 예쁜 육체를 가지고 태어났구나. 운도 좋아.
실없는 생각을 하던 그가 황녀의 대답에 픽 웃었다. 예쁘게도 웃네.

"당연한 걸 뭘 확인하려고 해."

성급하게 굴지 마.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다. 추연이 오른손을 뻗어 그녀의 눈가를 가볍게 어루만졌다. 약한 바람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는 손길이었다. 그리 떠나려던 손이 멈칫 하더니 볼을 약하게 꼬집었다.
조그만 게, 아무 것도 모르면서 겁도 없이. ……모르기에 겁이 없는 것일테지. 역시 이번에는 거리를 두는 편이 좋을까. 속내를 숨긴 채 추연은 그저 웃었다.

"자장가라도 불러줘야 착하게 잠이 들래?"

응? 아가.


/ 흑 심장이 쿵 했다.. 윤..윤아....시름시름.......

32 이름 없음◆GyZknqLERw (0479619E+5)

2018-08-11 (파란날) 02:23:47

ㅠㅠ흑 윤주야 미안해 나 살랑살랑 눈이 감겨요.. 흑 진짜 미안 ㅠㅠ

33 서 윤 - 추연 ◆3yPNMD/6aY (0016399E+5)

2018-08-11 (파란날) 02:44:57

…그게 당연한 일이 되나요? 단순히 저보다 한참은 어린 인간 계집애를 놀리기 위한 말인가요? 아니면 본래 다정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그저 받아주는 것인지. 찬찬히 추연을 살피던 윤이 입가를 조금 더 끌어올렸다. 속내를 알 수 없으니 그저 웃을 수밖에.
그런데 이상하네요. 알 수 없다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알아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당신이 다정한 분일 거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언젠가 들었던 말처럼 제가 너무 무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추연의 말처럼 제게 좋은 향기가 나서, 자꾸 속에서 꽃 같은 것이 자라나기라도 하는 걸까요.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겠지만. 나조차 모르는 나를 당신이 알 리 없겠지만.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흔들렸다. 제게 다가오는 손을 보았으나 이번에는 피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눈을 감았다가, 뺨에 닿은 손길을 느끼곤 추연을 바라보았다.
…가끔 잠들지 못하는 밤이 있어요. 그리고 또 그런 날 중 가끔 덜컥 나를 두렵게 하는 밤이 있어요. 이런 밤들을 아나요? 당신의 이전에 나 같은 이가 있었을까요? ……이 역시도 당신과는 무관한 것이겠지만.


"기린이 잠 못 드는 아이를 재워주기도 하나요? 그런 이야기는 한 번도 듣지 못했는데."


무언가 곰곰히 생각하는 듯한 얼굴로 말한 윤이 다시금 흐리게 웃었다.


"그리고 저는 더 이상 자장가를 들으며 잠 드는 아이가 아닌걸요."


…착한 아이도 아니에요. 작게 덧붙였다.


/ 히히 장난 성공! 이라곤 하지만 나도 추연이 멋있어서 울면서 쓰고 있어 팬클럽 회장 시켜주세요!! 8.8
흑흑 너무 좋아서 침착함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호기심 대마왕.. 아님 자꾸만 질문하는 미운 다섯살이 되어버렸네 ㅠㅠㅋㅋㅋㅋㅋㅋ

34 이름 없음◆3yPNMD/6aY (0016399E+5)

2018-08-11 (파란날) 02:45:55

아냐 내가 너무 늦었어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그리고 시간도 늦었구! 꿈 꾸지 말고 푹 자요 :)♡

35 이름 없음◆3yPNMD/6aY (0016399E+5)

2018-08-11 (파란날) 18:50:04

오늘 날씨 진짜 좋더라! :) 이야압 갱신

36 추연 - 서 윤 ◆GyZknqLERw (0479619E+5)

2018-08-11 (파란날) 20:25:56

인간은 특별한 존재였다. 자연에 존재하는 이질적인 것들. 그가 이 세상에서 읽어낼 수 없는 유일한 살아있는 것. 상제가 태초에 저를 닮은 형체의 생물을 빚어내어 인간을 만들 때 그를 의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는 인간을 제법 좋아하는 편이었다. 작고 하찮은 것들이, 백 년도 채 못 사는 것들이 욕심은 어찌 그리도 많은지. 그리고 어쩌면 그리도 투명하게 그걸 눈동자에 내비치는지. 한 때는 특히 예쁜 눈을 모으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눈이라는 건 살아 있어야만 빛을 내는 것이었다. 투명한 유리구슬도 태양 빛을 비추면 오색찬란하게 반짝거리는 것과 같은 것이리라, 그는 생각해 왔다. 그래서 그는 인간의 욕망을 좋아했다. 욕망을 가진 인간을 사랑했다.
살아 숨 쉴 때만 가질 수 있는 것이니 몹시 귀한 것이 아닌가. 저와 마주해 오는 황녀의 눈을 보며 추연은 잠깐 생각을 멈추었다. 네 눈은 투명하구나. 고요한 너와 제법 잘 어울린다. 네가 못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황녀의 말에 추연은 대답 없이 고개를 갸웃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런 이야기가 뭐 대수라고. 내가 하고 싶다면 하는 것이지. 그가 가볍게 손짓하자 그의 손바닥에서 흰 연꽃이 피어났다. 작은 연꽃 한 송이가 바람을 타고 그의 손바닥에 날아와 앉은 것이다.

“그럼 착하지 않은 아이야, 너를 뭐라고 불러줄까.”

인간들에게 이름은 제법 중요하잖아. 하나의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 아니냐. 바람에 추연의 머리카락이 어둠 속에서도 달빛을 받아 흰 물결처럼 출렁거렸다.


/ 흑흑 늦어서 미안해요 ㅠㅠ 오늘은 일어나서 바깥 날씨를 보려 하니 해가 거의 져 있더라 ㅠㅠ 좋은 하루 보냈어요?

37 이름 없음◆GyZknqLERw (7915975E+5)

2018-08-12 (내일 월요일) 00:07:59

흑 윤주야 나 내일 오전 알바라서 오늘은 조금 일찍 자러 가 볼게요 ㅠㅠ 흑 오후에 올게요 좋은 밤 돼..! 뿅뽕

38 서 윤 - 추연 ◆3yPNMD/6aY (8673203E+5)

2018-08-12 (내일 월요일) 01:47:51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에 먼저 시선을 뺏겼다. 꽃에 눈이 간 것은 아마 그다음이었을 것이다. 매해 이곳을 찾아 연꽃들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았음에도 꽃을 이렇게 가까이 두고 본 적은 처음이었다. 물 위에 피어나는 꽃에 함부로 다가갈 수 없었던 탓이다.
물에 빠질까 하는 두려움보다는……,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도 저보다 더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는 이들 때문이었다. 하지 말라는 일을 구태여 나서서 하려 들 생각은 없었다. 그치만 문득문득 아쉬운 마음이 들었을지도 모르지. 홀로 있을 때가 아니고선 마음이 기울어도 아닌 척해야 했으니.
혹여나 누군가 궁금한 마음에 다가갔다 빠질까 염려하는 마음에서인지 언제부턴가 이 못 속에 귀신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돌기 시작했고,
어린 궁녀들 중 그 말을 정말로 믿는 아이들은 주변을 지나갈 때 뻣뻣하게 고개를 든 채 괜히 걸음을 빨리 하곤 했다. 무언가와 눈이라도 마주칠까 두려워하는 것처럼.
다리의 난간으로는 안심이 되지 않았던 걸까. 이렇게나 예쁜 풍경인데. 조심스레 손을 뻗은 윤이 꽃잎 끝자락을 살짝 매만졌다. 손끝에 닿은 것은 아주 부드러웠다.

추연의 말에 윤이 꽃잎에 닿아있던 손을 뗐다. 내게 누군가에게 불렸으면 하는 이름이 있던가. 슬며시 고개를 기울여 생각해보았으나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아주 어린 시절을 제외하곤 남이 불러주는 제 이름을 들은 일조차 드물었으니. 어릴 적에는 무어라 불렸더라…….


"제 이름은 윤이에요. …아주 어렸을 적에는 가을이라 불리기도 했다고 들었어요. 추연이 좋은 것으로 골라 부르세요."


어느 쪽이든 크게 의미 있는 이름은 아니었다. 정말로 부르기 위한 호칭일 뿐. 어릴 적 가을이라 불리었던 것도 단순히 가을에 태어났기 때문일 테다. 그래도 한 번쯤은 그리 부르며 가을의 선선한 바람을, 열매가 익도록 돕는 볕을 떠올린 이가 있었을까. 그랬다면 좋을 텐데.


"당신의 이름은 알아요, …추연. 당신은 그저 추연이면 되나요?"


내가 그저 윤이고, 그저 가을이었던 것처럼요.


/ 에고 미안해 ㅠ.ㅠ!!!!! 내가 저녁 때 급하게 나갔다가 들어오느라 확인이 늦었어. 내일...이 아니라 오늘은 일찍부터 바쁘겠구나. 추연주야, 푹 자고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랄게요. 굿밤! ♡♡

39 이름 없음◆GyZknqLERw (1671685E+5)

2018-08-12 (내일 월요일) 10:00:53

앗 고마워요 히히♥ 윤주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40 이름 없음◆3yPNMD/6aY (8673203E+5)

2018-08-12 (내일 월요일) 11:44:50

입추 지나서 조금 나아졌나 했는데 아직 8월은 8월이구나. 커피 얼음이 엄청 빨리 녹아서 당황했어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추연주는 지금 일하고 있을까? 많이 안 바쁜 날이면 좋겠다 8.8...! 조심히 잘 다녀와요

41 이름 없음◆GyZknqLERw (7894287E+4)

2018-08-12 (내일 월요일) 20:46:00

흑 퇴근해요 ㅇ<-<.... 금ㅁ방 답레 들고오겟ㅅ붐니다... ㅠㅠㅠ

42 이름 없음◆3yPNMD/6aY (8673203E+5)

2018-08-12 (내일 월요일) 21:00:06

아이구 고생 많았어 피곤하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조금 쉬다가 와도 되니까 천천히 해요~

43 추연 - 서 윤 ◆GyZknqLERw (7915975E+5)

2018-08-12 (내일 월요일) 21:14:04

인간은 어렵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뜻만 담아 이름을 지어 놓고는 그 이름을 쓰질 않는다. 이름이 이미 있으면서 자니 호니 하는 걸 또 잔뜩 만들어 내고, 높은 신분의 사람은 그 조차로도 잘 불리지 않지. 서로를 부르는 호칭 하나에도 너무 많은 의미와 의도를 담는다.
가을이라, 그리 성의 있는 아명은 아니네. 여자애라 그런가. 그래도 너와 제법 잘 어울린다. 네가 아기 때부터 이런 성격이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의 너의 모습도, 성격도 가을을 떠오르게 하는 구석이 있거든.
윤의 손이 꽃에서 떨어지자 추연은 망설임 없이 꽃을 내려놓았다. 새하얀 연꽃이 난간의 장식처럼 자리잡았다. 이 꽃은 죽은 것이다. 꺾여 제 손에서 피어난 그 시점부터 죽어가고 있었으니 내일 쯤이면 시들해져 모든 생명력을 잃을 터였다.
제 자리를 떠난 생명의 말로란 그런 것이지.

"윤."

추연이 그녀의 이름을 되뇌였다. 이제 너를 윤이라 부를 만한 이는 거의 없겠지. 어쩌면 전하나 제 봉호일 무슨 공주보다 더 어색한 호칭일 것이다. 추연이 어깨를 으쓱 했다. 너를 그리 부르는 이가 나 뿐이었으면 좋겠다.
이어지는 윤의 말에 추연이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짐승이 제 이를 자랑하고 으르렁대는 것처럼 위협적인 행동이었다. 추연이라.

“나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다.”

그러니 너는 그 어떤 것으로도 나를 불러도 돼, 추연이 속삭였다. 실제로 그는 그가 자각한 그 순간부터 세상과 함께 존재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생기기도 전, 까마득한 과거부터 그는 존재해 왔다. 바람은 그의 숨이었고 비는 그의 눈물이었다.
그에게는 본디 이름이 없었다. 바다에게 이름이 없어도 그 자체로 바다이듯, 그는 유일한 존재였다. 추연이라는 이름은……, 그의 한쪽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그래, 전부 너 하고싶은 대로 해라. 무언들 중요할까.


/ 흑흑.. 틈틈히 써 두길 잘했어.. 쉬다 오면 백퍼센트 잠 들 거야..!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요 ㅠㅠ 하루종일 보고 싶었어요 ㅠㅠ

44 서 윤 - 추연 ◆3yPNMD/6aY (8673203E+5)

2018-08-12 (내일 월요일) 21:48:43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분명히 오래전 제게 붙여진 이름임에도 낯선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다. 제법 좋은 이름이 아닌가. 특별히 모난 구석 없이 둥근 듯 보이는 듯도 싶고, 잘게 반짝이는 것 역시 윤이라 하니. 이를테면 물결에 부서지는 빛이나 아주 잘 닦은 거울의 반짝임 같은 것.


"그래요. 이제 당신에게 저는 윤이에요."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누군가에겐 공주마마, 또 누군가에겐 누이, 또 다른 이에겐 정혼자인 나지만 당신에게는 그저 윤일뿐이네요. 좋은 것 같아요. 아니, 좋아요. 당신에게는 내 이름이 지금껏 보아온 수많은 인간들의 것 중 하나라고 해도요. 아무 뜻 없이 나를 윤이라 부르는 것은 당신뿐일 테니까…….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줄 알면 당신은 웃을까요?
잠자코 답을 기다리다 추연의 말에 아랫입술을 물었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것이 가장 어려웠다. 지금껏 정해진 것을 벗어난 적이 드물었던 탓일 테지. ……바람? 빛? 아니면 달? 한동안 가만히 서서 추연을 바라보던 윤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나는… 당신을 연이라 부를래요."


당신이 이렇게 나와 만난 것도 연.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도 연이니. …그리고 당신은 추연이잖아요. 조금 전 추연이 놓은 꽃을 조심스레 손 위에 올려두며 작게 웃었다.


/ 나도 진짜진짜 보고 싶었어요 ㅠ//ㅠ! 근데 많이 피곤한 거 아니에요? 힘들면 바로 가서 쉬기로 약속해...

45 이름 없음◆GyZknqLERw (7915975E+5)

2018-08-12 (내일 월요일) 21:59:11

히히 아냐 괜찮아요! 꾸벅꾸벅 졸면서 일하구 커피도 많이 마셨어! 아앗 흑흑 연이라 불러주다니.. 애칭 같아..ㄴㅓ무 좋아서 광대를 주체할 수가 없어요... 이 상황은 이제 마무리 되어가는 느낌인데 내가 막레를 쓰고 마무리 할까요?

46 이름 없음◆3yPNMD/6aY (8673203E+5)

2018-08-12 (내일 월요일) 22:03:15

>>45 앗 그렇담 다행이구...! 추연주가 여기서는 그냥 편하고 즐거웠음 좋겠어서 히히 피곤하면 쉬고 푹 자고 했으면 좋겠어요 u.u
빨리 친해지고 싶은 사심이 만땅 들어있습니다! 지금 엄청 참고 있는 거야 추연이랑 추연주 도망갈까봐 점잖게... 차분하게...!! 앗 응, 마무리 부탁할게요! 고마워요 ♡♡

47 이름 없음 (4828755E+5)

2018-08-13 (모두 수고..) 14:48:31

맨날 말뿐인 나라서 미안해요.... 다음주 되면 덜 바빠질거야 ㅠㅠㅠㅠㅠㅠ 흑 오늘 안에 막레 가져올게요 ㅠㅠㅠ 잉잉 ㅠㅜㅜㅠㅠㅠㅠㅠ

48 이름 없음 (4828755E+5)

2018-08-13 (모두 수고..) 14:51:08

오늘 날씨 너무너무너무너무 뜨겁다..흑흑... 윤주야 건강 챙겨요!

49 이름 없음◆3yPNMD/6aY (3052988E+6)

2018-08-13 (모두 수고..) 15:59:30

ㅋㅋㅋㅋㅋㅋㅋ 아냐 나도 어제 일찍 잤어요 이상하게 자꾸 눈이 감기더라구... 별 거 안 한 나도 잠이 왔는데 추연이는 일 하고 왔으니까 더 피곤했을 거야. 어차피 마무리니까 시간 나는 때에 천천히 부탁해요! ♡♡
오늘 날씨 진짜 덥지 ㅠㅠㅠㅠㅠㅠ 며칠 조금 괜찮은가 싶었는데 착각이었나봐 버스 기다리는데 가만히 앉아서도 땀이 너무 나서 놀랐어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추연이두 더위 조심 냉방병 조심이에요! 이따 만나!

50 이름 없음◆GyZknqLERw (4426438E+4)

2018-08-14 (FIRE!) 12:04:07

흑흑 윤주야 미안해요.. 마음의 여유가 안 나네 ㅇ<-<... 요새 방학 특강 기간이라 너무 기빨려서 ㅠㅜㅜㅠ 이제 애들 개학해서 오늘이면 다 끝나요 내일부터는 열심히 출몰할게요 ㅠㅠ 엉엉 미안해요 하루만 기다려 주세요 ㅠㅠ

51 이름 없음◆3yPNMD/6aY (6711016E+5)

2018-08-14 (FIRE!) 13:09:21

아이구 바쁜 기간이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도 오늘은 하루종일 밖에 있을 것 같아. 그러니까 너무 마음 쓰지 말고 일 다 보고 천천히 와요~ 오늘도 더운데 건강 조심하구!

52 이름 없음◆3yPNMD/6aY (4700974E+5)

2018-08-15 (水) 15:55:06

오늘도 날씨가 많이 덥다 ㅠ.ㅠ 저번 주는 괜찮았던 것 같은데 또 왜 이렇게 더운지 모르겠네. 이번 주까지 바쁘다고 했는데 날이 더워 고생일 것 같아서 걱정이다 ㅠㅠㅠㅠㅠㅠ 건강 챙기구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53 이름 없음◆GyZknqLERw (5104358E+5)

2018-08-16 (거의 끝나감) 16:58:05

으엉 신경써줘서 고마워요 ㅠㅠ 다정함에 위로받구 가요.. 이야기 시작하자마자 이렇게 많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ㅠㅠㅠㅠㅠ 고맙구 미안하다 흑 빨리 윤이랑 친해지고 싶은데 ㅠㅠ 으으으으읍

54 이름 없음◆3yPNMD/6aY (0708249E+5)

2018-08-17 (불탄다..!) 11:02:53

어제는 일찍 잠들어서 안부도 못 남겼네 ^.ㅠ...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는데 바람이 선선해서 깜짝 놀랐어. 갑자기 공기가 달라졌더라구. 햇볕이 뜨거워서 나가면 또 더울 것 같지만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바빠서 피곤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곧 주말이야! 하고 싶은데 지난 번에 말해준 거 생각하면 주말에도 근무하는 것 같아서 에구구 ㅠㅠㅠㅠㅠㅠㅠㅠ 얼른 한가해져서 추연주 몸도 마음도 여유가 좀 생겼음 좋겠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

55 이름 없음◆3yPNMD/6aY (0566898E+4)

2018-08-19 (내일 월요일) 13:16:49

아이구 많이 내려갔네 올라가랏!

56 추연 - 서 윤 ◆GyZknqLERw (013511E+51)

2018-08-19 (내일 월요일) 14:45:03

윤, 윤. 말할 때 입술이 서로 닿지 않는 소리로구나. 재미있다. 가을의 냄새가 나는 너와 제법 어울린다. 꼭 바스락거릴 것 같지 않누. 소리 없이 윤의 이름을 몇 번 되뇌인 추연이 가볍게 입꼬리를 올려 빙긋이 웃었다.

잠깐 스치듯 위를 지나친 구름도 완전히 걷히고, 달이 휘영청 밝았다. 밤의 달빛은 신비로워 그림자로 마법을 부리곤 했다. 어떤 이름이 나올까. 이번에는 내게 어떤 이름을 줄까, 내 나비야. 눈 밑에 드리운 그림자에 잠깐 정신을 팔았던 추연이 이번에는 홀린 듯 꾹 다물린 윤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아, 열렸다. 고민 끝에 이어진 윤의 말에 추연은 눈을 조금 크게 떴다가 이내 휘어 웃었다. 연이라, 우리 둘 이름이 제법 비슷하네. 어떤 마음으로 그런 이름을 지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준 것이니 마음에 든다. 그 작은 머리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그래, 대답하며 볼우물이 깊게 패일 정도로 환히 웃은 추연이 조심스럽게 윤의 손을 겹쳐 잡았다. 살며시 손을 제 쪽으로 끌어온 그가 윤의 손 위에서 자리 잡은 꽃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꽃이 네 곁에 서니 그만 빛을 잃었구나.

“또 보자.”

추연이 말했다. 아침이 오면 해가 뜨리라는 당연한 사실을 말할 때처럼 확신을 담은 어조였다. 내가 너를 찾아낸 이상, 너는 내게서 달아날 수 없을 테니. 오늘은 더 이상 욕심내지 않으마. 편안히 잠들렴.

/흑흑 이 막레를 가져오는데 얼마나 긴 시간이 걸렸는지..... 너무 늦어서 미안해요 ㅠㅠㅠㅠㅠ 기다려 줘서 고마워요.. 흑흑 사랑합니다...

57 이름 없음◆3yPNMD/6aY (0566898E+4)

2018-08-19 (내일 월요일) 15:38:05

앗 아냐 많이 바빴을 텐데 마무리해줘서 고마워! 안 그래도 정신 없을 텐데 미안했어요... 오늘은 조금 괜찮은가 모르겠네 ㅠ.ㅠ
처음은 이렇게 마무리 하구 이제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천천히 이야기해보면 되는 거지요? 뭐가 좋을까 윽 창의력 너무 없어 나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혹시 떠오르는 게 있나요?

58 이름 없음◆3yPNMD/6aY (7224801E+5)

2018-08-20 (모두 수고..) 20:47:39

얍 일단 올려둘게요.

59 이름 없음◆GyZknqLERw (5829311E+5)

2018-08-20 (모두 수고..) 23:01:30

앗 미안하긴요.. 맨날 기다리게 해서 내가 미안해요 ㅠㅠ... 앗 음 윤이랑 좀 더 친해지고 싶은데 ..! 나 생각한 상황 있는데 그걸로 선레 써올까요 ? 엉엉 너무 정신없어서 횡설수설하네요 미안해요

60 이름 없음◆3yPNMD/6aY (7224801E+5)

2018-08-20 (모두 수고..) 23:19:44

아냐 한가한 사람이 기다리는 거지! 나 8월엔 시간 많아요 괜찮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앗 그럼 부탁할게요. 지금 당장 아니구 여유 좀 생긴 다음에 올려줘도 괜찮아.
괜히 나까지 나서서 정신없게 하는 걸까봐 걱정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그냥 가끔씩 여기 찾기 어렵지 않게 올려둘게요. 편할 때 부탁해요! :D♡

61 이름 없음◆GyZknqLERw (5829311E+5)

2018-08-20 (모두 수고..) 23:42:05

힝 윤주는 너무 다정해요.. 맨날 예뿐 말만 해주고.. 마음이 따사로와져.. 으아아 그럼 얼른 들구 올게요...!!! 사랑해요..!!!!

62 추연 ◆GyZknqLERw (2619829E+5)

2018-08-21 (FIRE!) 00:35:18

가국 전체의 절과 사당마다 흰 등과 금빛 색실이 드리웠다. 바야흐로 망향제忘鄕祭 기간이었다. 망향,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리라. 저마다 어떤 염원을 가지고 있는지. 탑을 열 바퀴 돌며 기도를 하면 그 소원이 언젠가 이루어진다지.
……몇백 년도 더 된 오래 전, 한 여름의 일이었다. 계절 내내 비가 없었다. 따가운 햇볕에 땅은 갈라져 속살을 드러냈고 식물은 말라붙어 거둘 것이 없었다. 노인과 청년, 어린아이 할 것 없이 더위와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나갔다.
보다 못한 황제가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몇 날 며칠을 이어진 기도 끝에 상제가 비와 함께 내려준 것이 기린이었다. 가국은 더 이상 비도, 기린도 바랄 필요가 없게 되었지만 전통은 축제로 바뀌어 이어져 내려왔다. 과거의 전승.

기림사는 황궁 가까이의 절 치고는 제법 소박한 모양새를 자랑하는 절이었다. 산세가 험한 편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이 드나들지 않아 추연이 자주 오르는 곳이기도 했다. 목탁과 함께 기도드리는 스님의 목소리가 청아했다.
절 마당에는 돌로 만든 탑이 있었다. 흰 모시 수건으로 눈 아래를 덮어 가린 사람들이 저마다의 소망을 빌며 탑을 돌았다. 흰 옷을 입고 모시 수건으로 눈 아래를 가린 추연은 탑을 도는 대신 절의 대청에 앉아 있었다.
탑을 돌고, 염주를 세며 속으로 외는 기도 소리가 절간에 고요했다. 자박거리는 발자국 소리. 좋구나.


/ 나 ㅇ내일두 일찍 나가야 해서 ㅠㅠㅠ 자러 갈게요.. 내일은 밤에 올게요 ㅠㅠ 답레 편할 때 천천히 주세요...! 늘 고마워요 잘 자요 ❤️

63 서 윤 - 추연 ◆3yPNMD/6aY (9794918E+5)

2018-08-21 (FIRE!) 15:23:58

매해 이맘때가 되면 조용하던 궁 안도 묘하게 들뜬 분위기가 되었다. 대부분 어린 궁인들이 만들어낸 즐거운 소란이었다.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궁 밖을 나가기 어려운 궁인들이 자유로이 궁 밖을 나갈 수 있는 기간 중 하나였던 탓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나이가 어린 궁인들은 반드시 연장자인 다른 이들과 함께여야 했지만, 몇몇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보였다. 그저 오랜만의 나들이에 즐거워 보일 뿐.
…아, 이렇게 구경하며 웃고 있을 때가 아니지. 몇 안 되는 자유로운 외출이 허락된 것은 내게도 마찬가지인데.

채비를 마친 뒤, 택해두었던 곳으로 향했다. 황궁과 가장 가까운 절이었다. 오랜만이니 멀리 나가볼까도 하였지만, 데려온 아이가 있어 섣불리 멀리 향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막 나오려던 차에 구석에서 치맛자락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아이였다.
나랑 갈까? 하고 물으니 배시시 웃는 것이 귀여워 그대로 데리고 나왔는데……, 이를 어째. 어린 아이가 오르기에는 꽤나 가파른 길이네. 다른 곳으로 가야 할까 하던 생각은 이내 씩씩하게 올라가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멈추었지만.
덕분에 잔소리 피하겠네. 고마워라. 작게 웃은 윤이 뒤따라 걸었다. 처음 아이를 데려올 때부터 영 탐탁지 않은 표정이었던 이도 결국에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 뒤를 따랐다.

기림사의 탑에는 벌써 몇몇 사람들이 주변을 돌고 있었다. 사람의 수가 많지 않았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보통은 가장 큰 곳으로 향하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을 따라 천천히 탑 주변을 돌았다. 아이는 눈까지 꼭 감은 채로 탑을 돌기 시작했다.
총명한 아이였다. 제게 아가씨라 불러야 한다는 말을 듣고 나서 한 번도 호칭을 틀리지 않았다. 아니, 입을 열어 무언가 묻는 일조차 없었다. 보통 그 나잇대 아이들은 궁금한 게 많을 텐데도. 그저 방긋방긋 웃고 제 갈 길을 가는 게 전부였던 아이.
아가, 간절하게 바라는 게 있니? 그래선 안 되는 것도, 알 수 없는 것도 알지만 그게 무언지 궁금하구나. 나는 그런 게 없어서. 나라의 안녕과 무운, 모든 이들의 행복을 비는 게 맞겠지만……. 진심이 아닌 것 같다고 받아주지 않으시면 어쩌지. 사람들이 바란 소원은 다 어디에 쌓이나. 그것들을 다 누가 보고 들어주는 걸까.
절반 정도를 돌다가 멈춰선 윤이 조금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추연? …그럴 리가 없지. 얼굴을 다 드러낸 것도 아닌걸. 섣불리 판단해선 안 돼. 스치듯 돌렸던 시선을 다시 숙이곤 천천히 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라의 안녕과 무운, 모든 이들의 행복 따위를 빌며.


/ 추연주가 생각한 분위기가 있을 것 같은데 내가 그걸 안 깨고 잘 이었는지 모르겠다... ^.ㅠ 알아보아도 괜찮은지, 아닌지 모르겠어서 애매하게 남겨두었어요. 흑흑 잇기 어렵게 쓴 것 같기도 하구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하루도 잘 보내구 나중에 만나요!

64 추연 - 서 윤 ◆GyZknqLERw (7501458E+5)

2018-08-22 (水) 16:20:39

추연은 산을 좋아했다. 절 역시. 제대로 된 절에서는 무고한 피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그가 편히 숨을 쉴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였다. 어렴풋이 산새 의 날갯짓과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흰색 나비가 나풀거리며 들꽃 사이로 춤추다 제게 날아왔다. 꽃은 어디 두고 내게 날아왔누.
추연이 제 손 안으로 날아든 나비의 날개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무더웠던 날이 어느새 한 풀 꺾였다. 매미가 마지막 구애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목청을 높였고 높아진 하늘에는 잠자리가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절에 온 인간들은 다른 게 무어 그리 중요한지 바닥만 보며 탑을 돌았다.
짧은 생, 무어 그리 이루고 싶은 게 많아 저리도 간절히 기도할까. 그럼에도 제 내면의 소망과 소리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그리 나쁘게 보이지는 않았다. 매년 망향제 날이면 절이나 사당에 들러 구경하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흙의 냄새, 여름 들꽃의 냄새, 저 멀리서 얕게 흐르는 개울의 투명한 물냄새와 향기로운, ……윤? 가만 눈을 감고 자연의 냄새를 맡던 추연이 천천히 눈을 떴다. 여기서 맡을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금세 다시 눈을 감은 그가 천천히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구름으로 온통 흐릿했던 하늘이 개어 해를 좀 더 드러냈다. 울창한 나무 새로 금빛 햇살이 반짝였다. 절간에 드리운 금빛 색실이 제법 진짜같은 빛을 띠기 시작했다. 어느새 눈을 뜬 추연이 빙글거리며 입꼬리를 올린 채 윤의 모습을 좇았다.
가파른 데다 그리 큰 절도 아니라 황녀가 올 법한 곳은 아닌데. 용케 작은 아이까지 데려왔구나. 아이가 종종거리며 탑을 돌기 시작했다. 뒤를 따라 탑을 도는 윤의 치맛자락이 끌릴 듯, 말 듯 사뿐히 바닥 위를 날았다.
윤이 탑을 반쯤 돌았을 때, 추연은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고 느꼈다. 기분 좋게 인사하려던 찰나 다시 시선을 돌려버리는 행동에 그의 눈썹이 슬그머니 치켜 올라갔다. 요 앙증맞은 게, 날 못 알아보네. 다시 탑돌이에 집중하는 윤의 모습에 추연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추연은 거침 없이 탑을 도는 사람들과 반대 방향으로 돌았다. 목적지는 정해져 있었으므로 걸음에는 망설임이 섞이지 않았다. 얼마 안 가 윤과 마주한 그가 고개를 숙이며 눈을 휘었다.

"안녕, 아가씨."

잊지 못해 그리운,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는. 망향, 너도 그리운 것이 있느냐. 추연이 제 얼굴을 가린 수건을 풀어냈다. 수건 아래의 입술은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무슨 기도를 그리 열심히 해?"


/ 아앗 그런 건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히히..❤️ 난 뭐든 좋은걸요! 흑흑 아가씨 아름다우십니다,,, 윤주야 오늘두 좋은 하루 보내요!

65 서 윤 - 추연 ◆3yPNMD/6aY (4078646E+5)

2018-08-22 (水) 23:10:57

발소리가 났다. 모두가 소원을 빌며 탑을 돌고 있었으니 당연한 것이었지만, 그와는 조금 다른 소리였다. 그보다는 조금 빠르고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은 소리. 그림자가 시야에 걸리기 시작했을 때, 윤이 고개를 들었다. 조금 놀란 듯한 얼굴은 추연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것이 사라지자 옅게 웃음기를 띠었다. 주변을 살핀 윤은 곧 조심스레 탑을 돌던 무리에서 빠져나왔다.
…연이네요.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었어요. 섣불리 판단을 내리는 건 어리석은 일이기도 하지만, 기대를 하게 만들기도 해서. 기대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건 얼마나 슬픈가요. 그래도 오늘은 추연이 앞에 있어서 좋아요. 마침 해가 드네요. 날씨도 좋군요.


"그냥 늘 비슷한 소원이에요. 평화나… 행복 같은 것 말이에요."


…재미있는 소원은 아니죠. 속삭이듯 덧붙인 윤이 얼굴을 찡그리며 웃었다. 하지만 저는 무언가를 간절히 원해본 적이 없는걸요. 무얼 가지고 싶다 생각하기 전에 이미 앞에 놓여 있었고, 그렇다고 무언가를 잃어 마음 아팠던 기억도 없는 것 같아요. 이 나라가 평안해서일까요? 그럼 어느 정도는 연의 덕이군요.
가끔 어떤 이들은 이곳에서 운명 같은 사랑이나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기를 바라기도 한다던데……. 그건 안 되는 걸 알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사실 그런 게 어떤 건지 잘 알지도 못하는걸요.


"연도 소원을 빌었나요?"


당신도 바라는 게 있나요? 고작 인간 여자애일 뿐인 제 눈에 당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바라는 게 없을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지만 연에게도 누군가 들어주었으면 하는 소원이 있다면, 그리고 그걸 들어주는 분이 계시다면, 연의 소원이 가장 먼저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연 덕분에 내가 사랑하는 이곳이 여전히 아름답게 존재할 수 있는 거니까요.


/ 에구 늦었다 ㅠ.ㅠ 오늘 하루 잘 보냈어요? 내일이랑 모레 태풍 때문에 비 많이 오고 바람 많이 분다던데 조심하구요!

66 이름 없음◆GyZknqLERw (957723E+57)

2018-08-23 (거의 끝나감) 17:06:17

으엉 지금 바람 엄청 씨ㅣㅇ씽 분당 ㅠㅠ 흑흑 무서워라.. 나 밤에 올게요 윤주도 태풍 잘 대비하구 ㅠㅠㅠ 남은 하루도 잘 보내요 ❤️

67 이름 없음◆3yPNMD/6aY (1337288E+5)

2018-08-23 (거의 끝나감) 19:02:00

여기도 흐리더니 바람 불고 비 오기 시작했다 후다닥 들어가야겠어 ^.ㅠ 추연주도 조심하구 안전하게 돌아가야 해요! 나중에 만나! X)♡♡

68 이름 없음 (2566221E+5)

2018-08-24 (불탄다..!) 17:55:02

잉잉 오늘 밤에는 꼭 답레 들구 올게요 ㅠㅠ 힝 미안해요 좋은 하루 보내요...!

69 이름 없음◆3yPNMD/6aY (2815904E+5)

2018-08-24 (불탄다..!) 18:23:36

앗 괜찮으니까 천천히 와요! 추연주도 좋은 하루 보내구 태풍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영향권이니까 조심하구. 이따 만나 :)♡

70 이름 없음 (8607502E+5)

2018-08-24 (불탄다..!) 21:02:47

ㅠㅠㅠㅠ 윤주야 나.. 오늘 갑자기 회식 잡혀서 못올것같아요.. 우엑.....미안해요..... 기다리지 말구 먼저 자요 ㅠㅠㅠ 힝 힝 눈물난다.. 내일 봐요 ㅠㅜ 진짜 미안해 ㅠㅠㅜㅜㅜ 으엉 늘 다정한 말 고마워요 윤주도 우산 꼭꼭 챙겨 다녀요 사랑해요!

71 이름 없음◆3yPNMD/6aY (2815904E+5)

2018-08-24 (불탄다..!) 21:37:34

헉 회식 잡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냐 괜찮아요. 회식이라니 잘 놀구 조심히 들어가요! 푹 쉬고 만나자. 나두요!

72 이름 없음◆3yPNMD/6aY (8359996E+6)

2018-08-27 (모두 수고..) 09:31:53

앗 일단 올려놓을게요 올라가랏!

73 이름 없음◆3yPNMD/6aY (8359996E+6)

2018-08-27 (모두 수고..) 09:33:28

오늘 날씨 꽤 쌀쌀하다. 아직 8월이긴 하지만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옷 잘 챙겨입구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74 추연 - 서 윤 ◆GyZknqLERw (4422691E+5)

2018-08-27 (모두 수고..) 22:28:38

윤의 말에 추연이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평화나 행복이라,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있나 보구나. 그리 쉽게 만족하면 안 돼. 바라고, 원하고, 열망해야 한다. 네 힘으로 얻을 수 없으면 빼앗는 것도 나쁘지 않지. 그게 너희가 살아남아 온 방식 아니냐. 너는 너무 바보같이 매번……, 됐다. 이런 말 해서 뭐해.

“정석적이네.”

추연이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 그래도 정석적이고 재미없는 삶이 낫다. 네가 안전할 수 있는 길이지 않니. 나는 네가 어떤 외부의 시련 없이 그저 천수를 누리다 편안히 갔으면 좋겠어.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에도 내가 네 운명에서 빠져 줘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한두 번 해온 일도 아닌데 괜스레 흉부가 시큰거렸다.
윤과 함께 탑돌이를 빠져나온 추연이 제가 본래 있던 대청에 앉아 제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두드렸다. 빛 아래에서 보니 더 예쁜 색이네. 눈동자. 꼭 잘 익은 보리밭 같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처마에서 흔들리는 풍경 소리가 온 산으로 퍼져 나갔다. 바람에 흔들리는 색실이 종이로 만든 등과 스쳐 끊임없이 사부작거리는 소리를 냈다.
상제가 어떤 장난을 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이번 생에도 단 한 번의 눈짓 만에 윤을 알아보게 되었다. 또한 어김없이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어쩌면 이게 그가 내린 벌일까. 바람이 불 때마다 윤의 향기가 실려 오는 것이 좋았다. 가만 향기를 맡고 있자니 이번에는 윤의 물음이 실려 왔다. 내 소원?
이게 누구 때문에 만들어 진 건데, 내가 소원을 빌면 조금 우습게 되지 않겠어? 추연이 말 없이 눈을 휘어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러나 윤과 눈을 마주한 순간 그의 입이 스르르 다물렸다. 내 소원. 추연이 가만히 윤을 보다 입을 열었다.

“내 소원은 상제가 이루어 줄 수 있는 게 아니야. 그건……,”

윤과 눈을 맞춘 채 단호히 이야기하던 추연이 말꼬리를 흐렸다. 그는 과거의 윤들을 통해 두려움이라는 것을 배웠다. 아픔을, 슬픔을. 알고 싶지 않은 감정들을 너무도 많이. 추연이 입꼬리를 비죽이 올린 채 손을 뻗어 윤의 머리칼을 살짝 쥐어 제 쪽으로 가져왔다. 가져오려 했다는 표현이 맞을 터였다.
윤의 머리카락은 추연의 손짓이 무색하게 손가락 새로 전부 흘러 내렸다. 추연이 작게 소리 내어 웃었다. 폭포수 같구나. 꼭 나뭇잎으로 실을 짜서 만든 비단 같다. 예쁘기도 하지. 내 나비. 원하던 바를 얻지 못한 손이 어색하게 주인에게 돌아왔다. 추연이 괜히 제 앞머리를 한 번 매만졌다.


/ 윤이를 만지작거리고 싶은 것을.. 참는 중입니다.. 앗 고마워요♥ 나능 술병 나서 방콕중이어요 ㅇ<-<.. 집에 있어도 밖에 추워진 거 확 느껴지더라..! 늦어서 미안하구 ㅜㅠㅜㅠㅠㅠㅠ 흐 감기 조심해요!

75 이름 없음◆GyZknqLERw (3485959E+5)

2018-08-28 (FIRE!) 21:40:34

세상에 오늘 비 너무 많이온다.. 우산 썼는데두 다 젖었어.. 흑 내일도 많이 오려나.. 밖에 다닐 때 조심해요 윤주야 ㅠㅠ

76 서 윤 - 추연 ◆3yPNMD/6aY (3034717E+4)

2018-08-29 (水) 13:34:32

아직 다 돌지 못했는데. 누군가 같은 소원을 빌어줄까? 특별한 것은 아니니까. ……하나쯤 없어도 소원들은 예쁜 탑을 이룰 거야. 괜찮아. 잠시 탑을 바라보다 곧 추연의 뒤를 따랐다. 심장이 쿵쿵 뛰는 게 느껴졌다. 조금 웃음이 났던 것 같기도 했다. 꼭 몰래 단 것을 꺼내 먹다 들킨 아이처럼.
금세 웃음을 지워낸 윤은 추연이 손짓한 자리에 앉았다. 탑을 도는 사람의 발소리, 바람에 나뭇잎들이 부딪히는 소리, 종이의 바스락거리는 소리, 그 사이를 이따금 비집고 들어오는 맑은 소리……. 시야를 가득 채운 풍경까지. 하나같이 아름다워 붙잡아두고 싶은 것들이었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말은 이런 때에 쓰는 것이겠지.
추연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입술 새로 어떤 말이 나올지를 기다리다 끝끝내 나오지 않는 말에 조그마한 웃음이 흩어졌다. 입가를 가린 천이 작게 흔들렸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누구나 비밀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법이잖아요."


고작 다섯 살 난 아이들도 새침하게 고개를 돌리며 비밀이라 말하곤 하는걸요. 당신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요. 그것을 듣지 못하는 것이 서운한 건 아녜요. 다만……, 그 무게가 무겁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이 돼요. 주제넘은 생각이겠지요? 그래서 이건 비밀이에요.
추연의 손을 따라 윤의 시선도 움직였다. 그의 손끝에서 흩어지는 머리카락을 보았다. 한동안 제자리로 돌아온 머리카락을 바라보던 윤이 고개를 들었다. 추연을 보기 위함이었다.

…이상하네요. 나는 이전부터 당신을 알았지만, 당신은 겨우 얼마 전에 나를 알았지요. 이미 당신을 알고 있던 나도 당신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당신이 이 제국에 아주 중요한 이라는 사실뿐이었어요. 그런데 난…… 왜 자꾸 오래전부터 당신을 알았던 것처럼 느껴질까요.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손가락 끝이 추연의 앞머리에 닿았다. 닿은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넘기던 윤이 잠시 숨을 멈췄다. …아주 잠시였다. 곧 손을 물린 윤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미안해요. 방금은 제가 무례했어요."


있잖아요, 나 순간이지만 시간이 멈췄으면 하고 바랐어요. 이상하고 우습죠.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것도 비밀이에요.

77 이름 없음◆3yPNMD/6aY (3034717E+4)

2018-08-29 (水) 13:38:40

이쪽은 만지작거리고 싶은 걸 참지 못하고 그만... ^.ㅠ 흑흑 그 전에 늦어서 미안합니다...... 맞아, 어제 비 진짜 많이 오더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갔다가 깜짝 놀랐어.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도 은근히 서늘하구요. 여기는 지금은 괜찮은데 오늘 밤부터 또 비가 많이 온대. 추연주 있는 곳은 어떨지 모르겠다 ㅠ.ㅠ
길 미끄러우니까 조심하구요. 건강도 조심하구!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

78 이름 없음◆3yPNMD/6aY (3034717E+4)

2018-08-29 (水) 13:39:53

아픈 건 좀 괜찮냐고 물어보려다가 깜빡하고 날씨 얘기만 실컷 했네...... 나 바본가봐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속은 좀 괜찮아요? 그것두 빨리 좋아지길 바랄게요!

79 이름 없음 (7556981E+5)

2018-08-29 (水) 15:52:04

앗 나 너무 설레서 다섯 번즘 연속으로 읽었어요.. 두근두근.. 흑 고마워요 예쁜아❤️ 나는 이제 괜찮아요! 히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헉 여기도 비가 올건가봐요 어둑어둑해 ㅠㅠ 비도 서늘한 날씨도 감기도 조심하구 나 오늘 밤 열한시 쯤에 올게요 항상 고마워요 남은 하루도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어! 사랑해요!

80 추연 - 서 윤 ◆GyZknqLERw (0229227E+5)

2018-08-30 (거의 끝나감) 00:16:25

비밀이라니, 틀린 말은 아니지. 어쩌면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혼자만의 비밀이라는 말이 딱 맞을까. 그는 살아있는 역사서이자 비밀의 종착지였다. 수도 없이 많은 종류의 비밀들이 그의 귀로 흘러 들어왔고, 때로는 그의 입에서 흘러 나갔으며 그것들의 임종을 곁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구정물 같은 것도, 피비린내 나는 것들도, 때로는 달콤한 꽃으로 담근 술처럼 예쁜 색을 가진 것들도. 그를 이루는 수많은 비밀들 중 가장 깊고 은밀한 곳에 감춰둔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기나긴 세월 동안 한 쉬도 쉬지 않고 달콤하게 그가 빠져 죽어가고 있는 독.
추연은 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저리 오밀조밀하고 작은 것이 숨을 쉬며 움직이고, 제 심장을 가져갔다는 사실이 때로는 믿기지 않을 때가 있었다. 윤이 숨을 쉬고 웃고 말을 할 때마다 얼굴을 가린 천이 조금씩 움직였다. 그 천이 왠지 야속하게 느껴져 추연이 비식 웃었다.
윤의 손이 다가왔다. 추연의 눈이 조금 커졌다. ……착각이었네. 가까운 거리에서 본 윤의 눈은 고작 보리밭 따위가 아니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못. 빠질 뻔 했어. 위험하게. 윤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주술에 갇히기라도 한 것 마냥 그녀의 눈동자에 사로잡혀 있던 추연이 얕은 숨을 내쉬었다.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어.

“난 좋았는데.”

무례라니. 내 앞에서는 예의범절을 지킬 필요가 없다. 그런 것도 결국 다 너희가 만든 것 아니냐. 네가 내 앞에서는 자유로웠으면 좋겠어. 나를 후려치건 무얼 하건 네가 원하는 대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나 딱 봐도 끄떡 안 할 거 같잖아. 윤, ……네 모든 몸짓에 나는 화상을 입어.
추연이 눈을 접어 웃으며 윤의 손을 잡아 제 쪽으로 살며시 끌어왔다. 제 손 위에 자리한 윤의 손을 그리듯 섬세하게 뜯어보았다. 작은 듯 했지만 막상 쥐어보니 그리 작지만은 않은 손. 손가락이 길고 곧게 뻗었다. 그 끝의 분홍빛을 띠는 손톱까지. 참 어여쁘다.

“나한테는 그런 말 하지 마.”

추연이 가만 고개를 젓고는 윤의 손을 입술 높이까지 들어 올렸다. 연꽃은 잘 있어? 추연이 이번에는 윤의 손등에 입술을 대었다. 제법 긴 시간이었다.

81 이름 없음 (2278701E+5)

2018-08-31 (불탄다..!) 01:16:12

윤주야 오늘 하루 잘 보냈어? 오늘은 날이 많이 덥더라! 가을이 오나 했는데..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해서 좋은 것 같아요. 흑흑 나는 요새 개강이 다가와서 마음아파하기ㅜ하고있어.. 벌써 내일이면 9월이라니. 한 달의 마무리 잘 하길 바라~ 푹 자고 있었으면 좋겠어 ㅋㅋㅋㅋ 사랑해요!

82 서 윤 - 추연 ◆3yPNMD/6aY (7470553E+5)

2018-08-31 (불탄다..!) 01:31:51

심장의 쿵쿵대는 소리는 이전보다 더 거세어져 있었다. 단순한 두려움이라기엔 무언가 달랐다. 가까이서 들리는 엷은 숨소리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뻔한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한 번도 이런 종류의 실수는 한 적 없었는데. 바보 같아. 입술을 꽉 깨물었다.
치맛자락에 닿은 손을 꾹 쥐었다. 생각들이 모조리 뒤엉켜 한 마디도 내뱉을 수 없었다. 저도 제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으므로. 깨물고 있던 입술이 하얗게 질려갈 때쯤 추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윤이 고개를 들았다. 마치 그 목소리만을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꼭 혼이라도 나기를 기다렸던 것 같다. 당신은 화를 내고 나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숙여가며 용서를 구하고. 그리하여 내가 당신을 볼 때마다 겁에 질려 멀리멀리 달아나기를. 나는 고작 인간 계집애일 뿐이고, 당신은 내가 함부로 할 수 없는 아주 귀한 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기를 바랐다.
…근데 이런 식이면. 난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마음에 형체이라는 게 있다면, 내 것은 물과 같은 것일 거예요. 그런데 지금 그게 자꾸만 흔들려요. 나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어서……. 어쩌면 좋죠, 나는.


"아, 잠시…, 잠시만……."


추연에게 잡힌 손을 가만히 내주지도, 빼오지도 못한 채 속삭이듯 말했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아주 부드러운 붓이 조심스레 간질이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점점 기울어지는 몸에 다른 손으로 마루바닥을 짚었다. 조금 더 가까워진 것에 어쩔 줄 모르다 시선을 떨어뜨렸다. 손등에 입술이 닿은 것을 느낀 건 그다음이었다.
처음 만난 순간을 떠올렸다. 제 이름조차 모르던 그를 떠올렸다. 주변의 연꽃들과 은은한 꽃향기를 떠올렸다. ……제 방에 여전히 놓인 꽃 한 송이를 떠올렸다. 달빛에 부서지는 것을 보며 계속 생각나던 이가 하나 있었다. 시들어가는 꽃을 쉬이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실은 모르지 않았다.


"……이러시면 안 돼요, 연."


자꾸 그런 말을 들으면 내가 착각하게 돼요. 꼭 내가 당신에게 특별한 무엇이라도 되는 것 같잖아요…….

83 이름 없음◆3yPNMD/6aY (7470553E+5)

2018-08-31 (불탄다..!) 01:45:09

헉 금방 왔다갔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서둘러서 쓸 걸 그랬다. 잠깐이라도 동시에 있을 수 있었는데 아쉬워라 ㅠ.ㅠ 진짜 개강이 코앞이네. 나도 오늘이 마지막 자유의 날이야... 흑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오늘을 누리자!
먼저 8월 말이 되면서 갑자기 이것저것 일들이 생겨가지구 자꾸만 늦어서 미안했어요. 그런데 개강까지 하게 돼서 으앙 시간 너무 빠르다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최대한 노력할게! 안부라도 열심히 남겨야지 응응.
추연주도 개강이면 바쁠 텐데 건강 조심하구. 우리의 모토는 느긋하게 오래오래니까요! 사실 추연주만 괜찮다면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지만 ㅋㅋㅋㅋㅋㅋ 본 이야기 마무리하구 외전으로도 조금 더 돌려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히히 내 욕심인가? 일단은 나중의 이야기니까.
아 그리구 내가 양해를 구할 게 하나 더 있어요. 최근에 심한 건
아니구 몸이 살짝쿵 안 좋아서 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완전히 처음 먹어보는 거라 그런지 몸이 적응하느라 약간 패턴이 뒤죽박죽이야. 자꾸 낮 시간에 잠이 와서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당분간은 약간 더 늦어질 수 있을 것도 같아요. 내가... 많이... 미안해...... 8.8
심지어 답레도 조금 고구마야... 미안해...... 이번 레스 읽고 짱 설레서 마음 같아서는 좋아! 프로포즈를 하는거야! 누가 데려가기 전에 네가 찜꽁해! 하는 마음이었지만, 시트 보고 진정했더니 이렇게 됐어요 ㅋㅋㅋㅋㅋㅋㅋ 흑흑
나도 언제나 고맙구 혹시 자고 있다면 좋은 꿈 꿨으면 좋겠어요. 아니, 꿈꾸지 말고 푹 자요! 이제 정말 밤은 선선하구나. 감기 조심하구 8월의 마지막 날 행복한 기억으려 가득 채우길 바라요! :)

84 이름 없음◆GyZknqLERw (2934369E+4)

2018-09-03 (모두 수고..) 00:46:54

미안해요 윤주야 ㅠㅠ 근황에 답도 제대로 못히구.. 내일은 꼭 답레 들구 올게요 흑 내일 밤에는 꼭 올게요 ㅠㅠ 늦어서 넘 미안해.. 바쁜 나날들 힘내요 ♥♥ 몸 안좋다니까 너무 걱정돼요 ㅠㅠ 건강 관리에만 힘써줬으면 좋겠어.. 느긋하게 오래오래 외전까지 돌리려면 윤주가ㅜ건강해야해..! 으윽 사랑해요 뿅

85 이름 없음◆3yPNMD/6aY (4852903E+5)

2018-09-03 (모두 수고..) 09:17:11

헉 아냐 한참 바쁜 시기인걸. 앞으로 나도 더 늦어질 거예요 ㅠ.ㅠ... 우리 속도는 신경쓰지 말고 느긋하게 하자. 건강은 많이 나쁜 건 아니라 괜찮아 ㅋㅋㅋㅋㅋㅋ 추연주도 건강 챙기구!
오늘은 비가 오네. 왜 하필 오늘이지... ^.ㅠ ㅋㅋㅋㅋㅋㅋㅋ 우산 잘 챙기구요 좋은 하루 보내!

86 이름 없음◆GyZknqLERw (6707307E+5)

2018-09-06 (거의 끝나감) 01:51:42

ㅠㅠㅠㅠㅠㅠㅠ 늘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흑 나 개강 첫주인데 시간표도 힘들구 체력 배분이 망해서 ㅇ<-<.. 주거가요..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날 올게요 맨날 약속 못지켜서 미안해요 ㅠㅠㅠ 힝 건강 관리 잘 해요 오늘 하루도 힘내!

87 이름 없음◆3yPNMD/6aY (6318631E+5)

2018-09-09 (내일 월요일) 12:12:25

아니야 나도 비슷한 상황이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첫 주라 그런지 더 정신없구 이래저래 일도 많았던 것 같다. 그냥 시간 날 때 천천히 이어주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

88 이름 없음◆3yPNMD/6aY (0277621E+5)

2018-09-11 (FIRE!) 17:22:54

아이구 화요일이다! 나는 월요일이 쉬는 날이라서 그래도 괜찮았는데 추연주는 어땠을지 모르겠어. 요즘 환절기라구 바람이 쌀쌀하다가 해 나면 또 덥구 해서 건강은 괜찮을지 모르겠다. 피곤한 데에 환절기 겹치면 몸살 나기 쉬워서 ㅠ.ㅠ
많이 바쁠 텐데 건강 챙기고! 답레는 넘 부담 가지지 말구 나중에 적응하고 시간 좀 날 때 느긋하게 써주세요. 지금은 개강 적응 하는 데만 해도 엄청 힘들 거니까 ㅠㅠㅠㅠㅠㅠ 나는 지금 집에 가고 있어. 추연주는 어떨지 모르겠네.
오늘 마저 좋은 하루 보내고 이번 주 화이팅입니다! 그래도 이번 달은 추석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ㅠ 에구 잡담이 자꾸 길어지네. 진짜로 안녕! 올라가라 스레야!

89 이름 없음◆GyZknqLERw (512017E+42)

2018-09-12 (水) 21:05:32

ㅠㅠ안녕 윤주야..! 너무 오랜만에 얼굴 비춰요.. 헉 맞아 요새 아침이랑 밤에는 무지 춥더라! 나는 안아프려구 밥 잘 챙겨먹구 집 오면 바로 잠들기 하구있어요.. 나 학교에서 무슨 무슨 강제적인 일정이 좀 길어지는 바람에 얼굴을 잘 못비췄어요 ㅠㅠ 흑 주말 쯤엔 정말 답레 들고 올게요 너무 미안해.. 늘 그렇게ㅜ다정하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윤주도 안아프고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밥도 잘 챙겨먹구..! 따숩게 입고ㅠ다녀요 ♥♥ 앗 나 정말 추석만 기다려요 ㅠㅠㅠ 잉잉 남은 한 주도 힘내요 예쁜아 항상 고마워..안녕 나중에 봐요!

90 이름 없음◆3yPNMD/6aY (0557273E+5)

2018-09-20 (거의 끝나감) 00:56:26

안녕, 잘 지내고 있나요? 여기는 오늘부터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어. 모레까지 온다던데, 비가 그치고 나면 진짜로 쌀쌀해질 것 같아요. 요즘도 일교차가 커서 쉽게 감기 들 것 같은 날씨인데. 건강 조심하구요!
이번 주 조금만 더 버티면 다음 주부터는 약간 긴 연휴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신 난다. 물론 해야 하는 일들이 있긴 하지만 ^.ㅠ... 일단 빨간 날이니까...! 혹시라도 답레 못 가져온 거 미안해 할까 싶어서, 너무 미안해하지 말구 ㅋㅋㅋㅋㅋㅋㅋ 잘 지내고 쉬다가 한가할 때 편하게 주세요!
그럼 좋은 꿈 꾸고, 남은 날들 잘 보내길 바라! :)

91 추연 - 서 윤 ◆GyZknqLERw (9202327E+5)

2018-09-25 (FIRE!) 00:17:34

희미하게 흩어지는 목소리와 함께 윤의 향기가 좀 더 가까이 다가왔다. 사라락, 흘러내린 갈색 머리카락이 어깨를 넘어 떨어졌다. 윤의 얼굴을 가린 모시수건이 그녀의 움직임에 나풀거렸다. 마룻바닥을 짚는 작은 소리가 심장을 크게 때렸다. 추연의 심장박동이 힘든 줄 모르고 내달렸다.

제 손 안에 자리한 윤의 손은 희고 보드랍고 따뜻했다. 입술 끝에 가벼이 닿는 손등의 촉감 또한. 꼭 작은 눈토끼를 손 위에 올려둔 것 같았다. 아, 윤. 그만 그녀를 그대로 집어 삼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대로 하나가 되어, 영원히 함께 하고 싶다고. 영물로써 해서는 안 될 생각이었다. 다시금 흉부 아래가 조여들 듯 아팠다.
윤의 말에 추연이 파드득 놀란 눈으로 얼굴을 들었다. 너무 과했나. 내가 향기에 홀려 그만 정신을 놓을 뻔 했구나. 미안해, 이번에는 너를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서. 오래 산다고 인내심이, 자제력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닌가 보다.

“네가 싫다면 하지 않을게.”

추연, 그의 생은 사막이었다. 사방천지로 펼쳐진 모래 속을 헤매는 것 같았다. 매일 같이 만찬의 신기루를 보는 사막의 미아처럼 허기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얼마나 갈구했었던가. 그럼에도 손댈 수가 없었다. 그리 찾아 헤매던 물이 앞에 있어도 손을 뻗어 마실 수가 없었다. 갈증은 늘어만 가는데 몸은 되려 굳어갔다.
그와 그녀의 끝은 늘 좋지 않았다. 저와 엮이면 그녀의 인생은 늘 불행해졌다. 그가 손을 댈 수 없는 방향으로 늘 그렇게.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렇게 될 것 같아 추연은 덜컥 겁이 났다. 너를 아프고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 추연이 숨을 멈춘 채 부서지기 쉬운 것을 내려놓듯 조심스럽게 윤의 손을 놓았다.

“미안해.”

작게 속삭인 추연이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다정하나 메마른 웃음이었다. 가만 눈을 내리깐 채 두어 번 깜빡인 추연이 문득 생각난 듯 제 머리를 고정해 두었던 비단 끈을 풀었다. 금사로 기린의 무늬가 수놓인 붉은 비단이었다. 꼭 가을 단풍 같지 않누. 추연은 인간이 만든 예쁜 공예품을 제법 좋아했다.
추연이 느리게 손을 뻗어 윤의 머리카락을 쥐었다. 이번에는 손 사이로 흘러내리지 않게 부드럽게 빗질해 모으는 데 성공한 추연이 그녀의 어깨 너머로 팔을 둘러 머리카락을 한 갈래로 묶어주었다. 제법 능숙한 동작이었다. 괴로워, 윤. 네 향기가, 나를 보는 네 눈빛이. 추연이 다시 한 번 웃었다.

92 이름 없음◆GyZknqLERw (9202327E+5)

2018-09-25 (FIRE!) 00:22:43

김추연씨의 고구마먹기! 안녕, 윤주야! 오랜만이에요.. 너무 늦게 왔지요 ㅠㅠ 미안해요.. 자꾸만 나 때문에 이야기 흐름이 끊기는 것 같아. 벌써 추석이 다 가버렸네요. 달은 잘 보았냐고, 소원은 잘 빌었냐고 묻고 싶어요. 그간 안부 남기지 못해서 미안해요..! 윤주가 남겨주는 안부는 늘 잘 보았어요. 답 빠르게 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ㅠㅠ 그래도 늘 다정함에 위안과 용기를 얻어 돌아가곤 했었어요.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흐흐 약간 졸려서 말이 오락가락 하네.. 오늘 하루 맛난 것도 많이 먹으면서 잘 보냈길 바라요! 내일도 모레도 휴일이라 쉴 수 있겠다.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되게 춥더라. 온도가 뚝뚝 떨어져요.. 으흐흐 예쁜아 건강하게 잘 지내요! 늘 고마워요

93 서 윤 - 추연 ◆3yPNMD/6aY (3510627E+5)

2018-09-26 (水) 16:55:57


"싫은 게 아니에요. 그게 아니라……."

입술을 달싹이던 것을 멈춘 윤이 그대로 입술을 깨물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가 된 것처럼 머리 속은 하얗기만 했다. 아니, 너무 많은 것이 뒤엉켜 알 수 없는 것 같기도 했다. 내가 나를 이렇게 모르다니. 정말 멍청하기 짝이 없네요. 그렇죠?
쓰게 웃으며 고개를 떨어뜨린 윤이 얼굴을 찌푸렸다. 그의 사과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렇게 된 것은 경사가 진 곳의 어딘가를 구르고 구르다 어디 절벽 아래로 떨어졌을 것이다. 그 아래에는 아주 거센 물살이 흐르고 있을 테니, 거기에 빠져 그대로 휩쓸려 간 것은 다시 찾을 수도 없겠지.
차라리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좋을 텐데. 마음이란 게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나는 그게 보이지 않게 얕은 구덩이를 파 묻어둘래요. 그런데 거기서 싹이 나면 어쩌죠. 그래서 내 정원에 있는 어떤 꽃보다도 예쁘고 좋은 향이 나는 것이 자라면 나는 거기서 눈을 떼지 못할 텐데.
아니, 싹이 나기 전에 묻어둔 것을 다시 꺼내 깨끗이 씻어다 보석함에 넣어둘지도 몰라요. 그러고 나선 하루 종일 그것만 들여다보고 있겠죠. 그러다 그게 무언지 알게 되는 날엔……. 모르겠어요. 난 어떻게 되나요? 추연은 아나요?
부드러운 천이 스치는 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린 윤이 추연의 손짓에 다시 시선을 떨어뜨렸다. 제 머리카락이 가지런히 모여 묶이는 것이 느껴졌다. …있잖아요, 연. 나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연."


……내가 당신에게 특별한 이인가요? 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엷게 일그러져 있던 얼굴에 천천히 웃음이 번져나갔다.


"다음에는 제 처소에 한 번 들러주세요. 작은 정원이 있거든요. 봄꽃처럼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이맘때에도 어여쁜 꽃들이 피어요. 연이랑 같이 보고 싶어요."


말을 마무리 한 윤이 마침내 활짝 웃었다.


"전번의 꽃도 그렇고, 늘 받기만 해서……."


조그맣게 덧붙인 윤이 목소리만큼이나 작은 웃음을 흩어보냈다. …그냥 해본 생각이에요. 나는 겁이 많아 평생 답을 구할 수 없을 테니. 설사 내가 당신에게 특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괜찮아요.
……그저 허락된 만큼만, 딱 그만큼만 함께 있을게요. 이게 이번 망향의 내 소원이에요.

94 이름 없음◆3yPNMD/6aY (3510627E+5)

2018-09-26 (水) 17:03:03

아닌 척 하면서 속이 시커먼 윤...... 추연아 도망쳐...! ;0;
앗, 아니에요! 바쁜 와중에도 잊지 않고 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운걸. 우리 처음부터 느긋하게 돌리기로 했잖아. 속도는 신경 쓰지 말구 그냥 서로 시간 날 때, 기운 있을 때 와서 차근차근 하기로 해요. 히히 안부인사가 작게 나마 힘이 된 것 같아서 기쁘네.
추연주는 추석 잘 보냈어? 맛있는 건 많이 먹고 푹 쉬었나요? 소원도 빌구? 사실 나는 소원 비는 건 잊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소원은 생각도 못하구 그냥 와 보름달이네! 추석 맞구나! 하고 말았던 것 같아... ^.ㅠ 혹시 추연주는 소원을 빌었다면 그 소원 꼭 이루어지길 바랄게요! 엄청 긴 휴일이라 생각했는데 벌써 마지막 날이네 ㅠ.ㅜ...... 벌써 아쉽다 흑흑 추연주 남은 휴일 마저 잘 보내구요!
이제 정말로 가을인 것 같아. 날씨가 제법 서늘한데다 아침저녁으론 춥더라구요. 나는 벌써 겨울이불을 꺼냈어 ㅋㅋㅋㅋㅋㅋㅋ 히히 아니, 이게 아니라... 날씨 쌀쌀하구 일교차 크니까 추연주도 건강 잘 챙겨요! 그럼 안녕! :)

95 이름 없음◆3yPNMD/6aY (3510627E+5)

2018-09-26 (水) 18:18:48

앗, 맞다! 흑흑 내 능력 부족이겠죠 ㅠㅠㅠㅠㅠㅠㅠㅠ 약간 애매한가 싶기도 한데 내 걸 막레로 생각해도 괜찮아요! :)

96 이름 없음◆GyZknqLERw (0580476E+5)

2018-09-27 (거의 끝나감) 23:50:07

아앗 초대받았어..! 두근두근 하아하아 선물 들고 가야해 하아하아.. 으응 너무 설렌다.. 히히.. 막레 고마워요! 흑 마지막 문장 너무 좋아요.. 계속 곱씹었어요. 으응 늘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 늘 기다리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해요 ㅠㅠ 힝.. 어제도 오늘도 달이 참 밝고 예뻤어요! 어쩌면 올해 소원은 윤주 덕분에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아. 고마워요. 헉 나두 이불 두 개씩 덮고 자요 ㅋㅋㅋㅋㅋ 예쁜 아침 저녁으로는 꼭꼭 옷 따뜻하게 껴입고 다녀요!

앗 그리구 그러면 이제 다음 상황 생각하면 될까요? 으흐흐 윤이 처소로 놀러 가면 될까?

97 이름 없음◆3yPNMD/6aY (2775604E+4)

2018-09-28 (불탄다..!) 15:31:54

아니 자꾸 무얼 쥐어줘서 초대한 건데요...! 주는 것을 멈춰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에구, 아냐. 내가 저번에도 이야기 했잖아! 한가한 사람이 기다리는 거라구 ㅋㅋㅋㅋㅋㅋ 나는 한가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나 기다리는 거 잘해 :) 히히 응, 추연주도 아프지 않게 옷 잘 입고 다니고! 나는 오늘 약간 실패했다 ^.ㅠ... 날씨 분 기분 맞추기가 쉽지가 않네 흑흑
음, 다음 상황은 아무래도 그게 무난하겠죠? 추연이가 먼저 연락 하고 오는 거면 내가 준비하는 레스 쓰고, 정말로 깜짝 방문이라면 혹시 이번에도 선레 부탁해도 될까요? ㅠ.ㅜ 바쁜데 짐 얹어주는 걸까봐 걱정이다 흑흑 어느 쪽이 좋을지 이야기해주세요! :)

98 이름 없음◆GyZknqLERw (2837607E+5)

2018-09-29 (파란날) 11:59:25

히히 벌써 요번 주도 가고 주말이에요! 추석이 껴있어서 그런지 시간이 되게 빨리 갔당 ㅎㅎ 이번 주말 푹 쉬면서 행복하게 보내길 바라요 ♥ 으응 응 항상 너무 고마워요 ㅠㅠㅠㅠㅠ 앗 날씨 분 기분 맞추는 게 어렵다니 말이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ㅋ 따수운 가디건! 잠바! 꼭 챙겨다녀요!!

흐 추연이 성격상 아마 왁! 들이닥치기! 할 것 같으니까 내가 선레 쓸게요! 미안해 윤아 이런 애라서..! 짐이라니 ㅠㅠ 그런 말 마요 윤주랑 이 공간은 늘 내 안식처인걸.. 오늘 안에 들구 올게요~~~ 좋은 하루 보내요 예쁜아

99 이름 없음◆3yPNMD/6aY (8842493E+5)

2018-09-30 (내일 월요일) 12:13:17

맞아 이번 주는 추석 덕분에 월화수를 쉬어서 그런지, 주말도 엄청 빨리 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추연주는 어제 잘 쉬었어? 오늘하루도 잘 보내요! 여기는 날씨 맑고 좋아서 딱 가을날씨인데 추연주 있는 곳도 그랬음 좋겠네. 추연주도 겉옷 꼭 챙기구! ;)
앗, 그럼 선레 부탁할게요! 그렇게 말해주어서 고마워요 ㅠㅠㅠㅠㅠㅠ 나도 추연주랑 돌리는 시간이 많이 즐거워요. 어쩌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또 알아줘요! 히히
어... 윤이 궁은 대충 시트에 나와있지만, 구석에 있구 황녀가 지내는 것 크고는 꽤 큰 편이에요. 말했던 것처럼 정원이 있구! 나무랑 뭐 꽃이랑 이것저것 있다고 생각해주세요. 나도 많이 자세하게 생각해두진 않았구 동양 건축이나 신분에 따른 처소 크기 이런 걸 잘 몰라서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뭔가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그냥 가상의 국가니까 조금 개방적으로...! 최대한 추연주가 생각나는 쪽으로...!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서 좀 적었는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네요, 응...... ㅠ.ㅠ ㅋㅋㅋㅋㅋㅋㅋ 기꺼이 선레 맡아줘서 고맙구 오늘 푹 쉬구요! 부담 가지지 말고 느긋하게 부탁할게요. 그럼 안녕! :)//

100 추연 - 서 윤 ◆GyZknqLERw (4482734E+4)

2018-10-03 (水) 01:07:13

추연의 삶엔 일종의 싫증과 무기력증이 부표같이 떠올랐다. 달이 뜨고 진 잿빛의 새벽과 아침을 넘어 한낮까지 장죽 끝에서는 회색빛 숨이 피어났다. 방 안 가득 안개와도 같은 독연기가 자욱했다. 추연은 등을 기댄 금침 보료에 꺼져들 듯 더 깊숙이 몸을 뉘였다.
연기는 기나긴 세월동안 그를 죽여 왔다. 오로지 권태와 무관심만 남겨 그의 껍데기를 이루게 했다. 그리하여 어쩌면 심장 안에 남아 있을 법도 한 작은 불씨는 안개에 휩쓸려 보이지 않게 되었다. 짐승의 금빛 홍채가 빛을 잃은 채 허공을 헤맸다. 이 정도면 박제나 다름없군. 문득 추연이 자조했다.
전신으로 내려앉은 나른함에서부터 피어오른 수마가 어두컴컴한 동굴처럼 아늑했다. 이대로 끝을 맞을 수 있다면……, 이 괴로운 영생의 끝을. 추연이 느리게 눈을 감았다. 꽤 오랜 시간동안 눈은 뜨이지 않았다. 순간, 한 밤을 밝히며 은은히 켜져 일렁이던 반벽청등의 불이 훅 꺼졌다. 약한 바람이 불었다.
그제서야 추연은 비로소 긴 어둠에서 풀려났다. 켈록, 얕은 기침을 두어 번 뱉어냈다. 뒤로 고 개를 크게 젖히자 높은 천장이 무너질 듯 시야로 뛰어들었다. 어지럽게 멀미가 났다. 추연이 익숙하게 구역질을 참아냈다. 오랜 시간 이어진 독연에 들보와 서까래를 얹은 나무도 색이 바래있었다.
그래,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장소였다. 추연의 손에서 힘없이 장죽이 떨어져 바닥을 뒹굴었다. 기듯이 몸을 일으킨 탓이었다. 윤이 보고 싶었다. 윤의 처소엔, 어여쁜 꽃이 핀다 하였지. 세상 무엇도 그 애보다 예쁜 것은 없는데. 바깥으로 몸을 움직임에 햇볕과 조금은 시원해진 바람이 옷자락을 스쳐 지나치며 안겼다.


꽤나 구석진 곳에 있구나. ……황제의 총애를 받지 못하는 편인가? 그제야 추연은 윤에 대해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는 것이라곤 이름 뿐. 나이도, 이름의 뜻도, 궁 안에서 어떤 위치인지도 모르네. 내겐 중요한 것도 아닌데. 나를 이런 것에 관심 가지게 하는 건 정말 너밖에 없을 거야, 윤.
그래도 제법 큰 편인가. 추연이 숨을 들이쉬었다. 자연의 냄새가 제법 많이 났다. 가장 바깥 문을 들어서자마자 눈이 마주친 내관 하나가 놀란 얼굴로 인사를 하더니 종종걸음 쳐 어딘가로 향했다. 추연이 그 방향을 향해 눈을 가늘게 떴다. 너 거기 있나 보구나. 추연이 조금 더 안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101 이름 없음◆GyZknqLERw (4482734E+4)

2018-10-03 (水) 01:17:01

흑흑 미안해요 학교만 가면 그날은 정신을 못차리네요.. ㅠㅠ 으 그래도 내일은 공휴일이라 힘이 나요..! 여기는 어제 비가 이상하게 왔다 안왔다를 반복하더니 무지 추워졌어요. 이제는 전기장판을 꺼낼 때가 왔나봐요 ㅠㅠ 아무쪼록 감기 조심해요! 으윽 늘 항상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구 행복하다 히히
ㅋㅋㅋㅋㅋㅋ 대충 상상은 해보았어요.. 제일 큰 담장이 궁을 두르고 있고, 그 담장에 하나뿐인 정문(?)을 들어선 상태..? 그 담장 안에 정원이랑 전각 이것저것이랑 막 있을 것 같은 느낌으로 상상해봤어요..! 히히 고마워요.. 윤주도 편할 때 답장 줘요 ♥

102 서 윤 - 추연 ◆3yPNMD/6aY (5908497E+6)

2018-10-05 (불탄다..!) 16:36:27

윤의 처소는 궁의 가장 구석진 곳에 있었다. 어릴 적, 아직 가을로 불리던 시절의 윤이 찾아낸 곳이었다. 처음에는 오래전 버려지다시피하여 방치되어 있던 공간이었다. 항간에는 누군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 혼이 떠돌아다닌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윤은 조금도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이곳이 아주 마음에 들었고 점점 더 좋아하게 되었다. 낡은 곳을 고치고 지저분한 곳은 깨끗하게 하여 결국에는 제 처소로 삼을 만큼.
나중에는 차근차근 나무들을 들이고 여러 꽃씨를 심어, 이제는 겨울을 제외한 계절 내내 꽃이 피어나는 정원을 만들기도 했다. 물론 겨울에도 새파란 이파리를 자랑하는 소나무들이 흰 눈과 어우러져 경치를 뽐내는 곳이었다. 궁 안의 어떤 정원보다도 윤은 제 처소의 것을 좋아했다. 더욱 화려하고 규모가 큰 것도 있었지만, 가장 편안한 곳은 제 처소의 정원이었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곳.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분주한 느낌이 들었다. 묘한 소란이었다. 제가 처소를 나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있어도, 다른 이가 이곳에 찾아오는 일은 흔치 않았다. 누군가 오더라도 미리 언질을 준 뒤에 찾아오곤 했는데……. 가만히 앉아 책장을 넘기던 윤이 고개를 들었다. 문밖에서 목소리가 들린 탓이다.
들어오라 하니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선 이가 전하는 말에 윤의 눈이 커졌다. 황급히 읽던 서책을 덮은 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보다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으니 뒤에서 염려하는 말이 따라왔다. 곧 걸음을 늦춘 윤이 손을 들어 잠시 입가를 가렸다. 어린애처럼 자꾸 웃음이 새었던 탓이다. 처음 이곳을 발견했을 때처럼. 처음 이곳에 심었던 꽃씨가 싹을 틔운 것을 보았을 때처럼.
마루에 서서 크게 숨을 내쉰 윤이 천천히 신을 신었다. 숨을 내신 뒤의 얼굴은 평소와 같이 차분했다. 두어 걸음 내디딘 윤이 이내 모든 이를 물리고선 혼자 다시 걸었다. 치맛자락을 꼭 쥔 채로 막 모퉁이를 돌았을 때, 마주친 반가운 얼굴에 윤이 저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다.


"왔어요? 소식을 이제야 전해들어서……. 미리 준비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고개를 기울여 추연을 보고 눈인사한 윤이 활짝 웃으며 물었다.


"안으로 들어갈래요? 아니면 조금 걸을까요?"

103 이름 없음◆3yPNMD/6aY (5908497E+6)

2018-10-05 (불탄다..!) 16:43:36

아니에요 나도 비슷한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다녀오면 씻고 좀 있다가 바로 자는 것 같아... 일찍 자도 아침에는 왜 이렇게 눈 뜨기가 힘든지! 추연주는 이번 주 잘 보냈나요? 감기는 안 걸렸구? 나는 날씨분 기분을 영 못 맞춘 벌인지 조금 훌쩍거리고 있어요 ^.ㅠ 추연주는 부디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훌쩍거리고 있는 거 추연주 아플 것까지 내가 다 가져온 걸로 치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답레는 추연주 편할 때 줘요. 그럼 이번 주도 수고 많았구 주말 푹 쉬어요! :)❤️❤️❤️

104 이름 없음◆GyZknqLERw (9551119E+5)

2018-10-10 (水) 02:10:01

앗 아이고 윤주야 몸은 좀 어떤지 모르겠어요 ㅠㅠ 얼른 나아야 할텐데.. 흑 어쩐지 내가 아픈 데 하나 없이 건강하더라니 ㅠㅠ 다 윤주 덕분이었나봐요.. 다정하여라. 고마워요! 흐흥.. 요새 진짜 갑자기 확 추워진 것 같아요.. 날씨님 기분은 추움이야.. 무조건 무조건 따뜻하게 입구 가요!
9월 끝난 지가 어제같은데 벌써 10월의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정말 화살같아.. 흑흑 답레는 나중에 들구오겠습니다 살짝 올려만 두고 가요! 윤주야 남은 한 주도 행복하게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안녕❤️

105 이름 없음◆3yPNMD/6aY (7352024E+6)

2018-10-12 (불탄다..!) 18:40:15

안녕, 추연주야. 많이 내려간 걸 올려주었네 고마워요. 이번엔 내가 올린닷! 히히 u.u// 몸은 훨씬 괜찮아졌어요! 추연주는 건강했다니 다행이야. 오늘의 작은 기쁨입니다...! 앗, 아니 큰 기쁨으로 할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날씨님 기분은 진짜 추움인 것 같아... 나는 벌써부터 엄청엄청 껴입고 있어요. 추연주도 무조건 따뜻하게 입기로 약속해! 이불도 안 차고 잘 덮고 자기!
그러게, 시간 진짜 빠르다. 우리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더우니까 건강 조심하라구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감기 조심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있네...! 답레는 천천히 주어도 괜찮아요. 요즘 많이 바쁠 것 같아요 ㅠ.ㅠ... 이번 주도 고생 많았구 주말 잘 보내요! :)

106 이름 없음◆3yPNMD/6aY (1291596E+5)

2018-10-29 (모두 수고..) 00:58:41

아이구, 10월이 정말 정신없이 지나가고 있네! 그동안 너무 뭐가 많아서 잘 올려두지도 못했다 ㅠ.ㅠ... 그래도 조금씩 정리 되어가는 중이라 살짝 들러 환기 시켜요!
추연주는 잘 지내고 있나요? 이제는 가을보다 겨울에 더 가까운 날씨인 것 같아. 난 밤에는 패딩을 입고 다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 이른가 싶긴 하지만, 따뜻한 게 제일이니까! 추연주도 옷 따뜻하게 입구 잘 지내길 바랄게요.

107 이름 없음◆GyZknqLERw (060621E+52)

2018-11-06 (FIRE!) 23:54:45

헝헝 오랜만에 들러요.. 올려줘서 고마워요! 윤주 안부도! 내가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요 ㅠㅠㅠ 우리 과가 시험을 3주나 봐서 ㅠㅜㅠㅠ 거의 정신 놓고 사느라 들르질 못했어요 .. 그래도 종종 떠올리면서 힘 내구 그랬어요.. 흑 이번 주 목요일이면 정말 다 끝나요.. 힝 말 한마디 안 남기고 가서 미안..
요새 날씨 정말 추워졌지요 ㅠㅠ 나두 막 전기장판도 키고 패딩도 가져오고.. 보일러도 맨날 빵빵하게 틀구 있어요.. 겨울 싫어..! 오늘은 좀 따뜻한가 했더니 미세먼지가 난리더라구요.. 예쁜이 마스크도 꼭꼭 끼고 다니구 옷도 따숩게 입어요! 패딩 칭찬해..♥ 이번 주도 힘내서 으샤라으샤 잘 보냈으면 좋겠어요 금요일쯤 올게요 늘 고마워요 ㅠㅠ 안녕 오늘도 행복한 꿈 꿔요

108 이름 없음◆3yPNMD/6aY (2157785E+5)

2018-11-12 (모두 수고..) 17:43:01

아이구, 많이 바빴구나! 괜찮아요. 나도 시험 비슷하게 봤구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뒤로는 계속 과제가 있어서 전처럼 자주 들러서 올려놓지 못했는걸요. 아마 12월 돼서 종강하기 전까지는 계속 이러지 않을까 싶어. 느긋하게 해요, 우리! 바쁘면 그냥 쉬다가 나중에 생각나면 슬쩍슬쩍 굴리자.
한동안 미세먼지가 기승이었죠. 그래도 오늘은 조금 나은 것 같은데. 마스크 잘 쓰고 다니고 옷도 잘 챙겨 입구요! 그럼 이번 주도 힘내서 잘 보내요! :)❤️

109 추연 - 서 윤 ◆GyZknqLERw (7209503E+4)

2018-11-14 (水) 02:03:56

추연은 주변을 둘러보는 일 하나 없이 윤이 있을 곳을 향해 걸어 나갔다. 물에 빠진 사람이 허우적대듯 숨 한 번을 쉬고자 애쓰는 맹목적인 몸짓과도 같았다. 중독이라도 된 것처럼 그녀 없이는 살 수 없었다. 추연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번 생의 윤과 마주하기 전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내 삶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그리고, 마주쳤다. 추연이 허물어지듯 웃음 지었다.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말래도.”

너는 내게 미안해 할 필요 없다. 나는 네 모든 걸 안을 수 있어. 너의 모든 걸 지독히 아끼고 은애한다. 내가 네게 해줄 수 있는 게 그런 것 뿐이니. 내게만 제멋대로 굴어줘. 할퀴고, 깨물고, 칼로 찔러서 내가 피 흘리게 해줘.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게. 추연이 갈망하는 눈으로 윤을 보았다. 목이 타고 입술이 바싹 말랐다.
……그러나 저를 보며 초승달처럼 접히는 눈이 너무 곱고 다정해, 추연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같이 걷자,” 잠깐 말을 잇지 못하던 추연이 빙긋이 웃으며 윤에게 답했다. 네 공간을 구경시켜 줘. 나는 네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무언지 몰라. 이 정원에 어떤 추억이 있는지도. 네가 어릴 적 돌보던 사슴이 가장 아끼는 풀을 뜯어먹어 속상했을지도 몰라. 또 어쩌면 이 나무 위에 둥지를 틀었던 새를 돌봐줬던 기억이 있을지도 모르지.
나는 너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그를 궁금하게 만드는 것은 윤 뿐이었다. 그저 숨 쉬듯 자연스레 그의 의지대로 움직일 뿐인 잿빛의 세상 속에서 유일하게 눈이 부실 정도로 오색찬란한 빛깔을 뽐내는 것은. 저 멀리에서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고운 목소리와 맑은 향기를 지닌 것은. 가장 고약한 벌이자 달콤한 상이었다. 정원을 거닐면서도 추연의 눈을 윤을 떠날 줄을 몰랐다.

……너를 어쩌면 좋지.

바람이 불어왔다. 대강 여민 옷자락이 바람을 안고 펄럭였다. 긴고아(緊箍兒)처럼 그를 옥죄고 무겁게 짓누르던 족쇄인 공기가 윤의 곁에만 오면 가벼운 산들바람이 되었다. 묶이지 않은 머리카락이 뒤로 시원하게 날렸다. 뼛속까지 스며든 독기가 조금쯤 씻겨 나가는 기분이었다. 추연의 손이 바람에 물결치는 윤의 머리칼을 가볍게 스치고 어깨에 머물렀다가, 그녀의 어깨에 앉았던 나뭇잎과 함께 떨어져 나갔다.
햇볕이 온화했다. 벌써 계절이 이리 되었나. 가을의 정원에 가을이 오고 있네. 추연은 문득, 땅을 밟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윤이 딛고 움직이며 꽃과 나무를 심는 그 인계의 땅을. 나란히 그녀의 곁에서 보폭을 맞추어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공간이었다. 그는 이곳에 존재하면서도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였다.
추연이 발걸음을 멈췄다. 여름을 마무리하고 가을을 알리는 꽃들이 형형색색 제 모습을 뽐냄에도 추연의 눈에 담긴 것은 윤 뿐이었다. 네가 좋다, 추연은 익숙하게 하려던 말을 삼켰다. 대신 웃음기 가득 담긴 목소리가 윤에게로 쏟아졌다.

“너, 내 생각 하루에 몇 번 했어?”

110 이름 없음◆GyZknqLERw (7209503E+4)

2018-11-14 (水) 02:09:44

흑흑 이 답레를 가져오는데 한 달이나 걸리다니.. 송구합니다,,송구합니다,,, 시험 보구 과제도 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예쁜아 ㅠㅠ 늘 그렇게 다정하게 말해줘서 참 고마워요! 흐흐 윤주도 답레 느긋느긋하게 주세요!
맞아 요즘 날이 막 춥지는 않지만 그만큼 미세먼지가 기승이네요 ㅠㅠ 윤주도 마스크 꼭꼭 챙겨 쓰고 다녀요! 나는 공기청정기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ㅠㅠ 흑흑.. 아모쪼록 따뜻하고 건강한 날들 보냈으면 좋겠어요 감기도 조심 조심! 윤주도 남은 한 주 힘내요 얍 얍 ❤️❤️ 푹 자고 있길 바라요 히히 안뇽

111 서 윤 - 추연 ◆3yPNMD/6aY (1896843E+5)

2018-11-19 (모두 수고..) 00:27:57

미안해하지 말라는 말에 눈을 접어 웃고 말았다. 이미 한 번 들어본 적 있는 말이었다. ……다정하신 분. 당신은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어리고, 작고, 어쩌면 조금 딱하게 여기고 있을지도요. 가끔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그래도 내게 그렇게 다정하지 말아요. 이번 망향의 내 소원은 당신께 말한 게 아니었어요. 나중에 더 큰 걸 바라면 어쩌려고 그래요? 내가 바란 게 당신을 망치고 아프게 하면 어떻게 하려구요.
당신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요. 아프게도 하기 싫어요. 욕심내기 싫어요. ……괜한 기대를 했다가 내가 무너질까봐 무서워요. 봐요, 내게 이렇게 친절하고 따뜻한 당신을 앞에 두고 나는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잖아요. 첫 만남에선 당신에게 난 착한 아이가 아니라고 했지요. 지금은 언제까지고 당신에게 착한 아이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래서 당신에게는 어떤 말도 하지 않기로 했어요.


"올해는 단풍이 참 예뻐요. 가끔은 꽃이 눈에 안 들어올 정도예요."


이렇게 말하면 꽃들이 서운해할까요? 속삭이듯 덧붙이고선 정원에 심어진 국화에 눈길을 주었다. 비슷하게 샛노란색인 것 같은데, 봄의 것과는 다른 채도를 가진 것처럼 느껴지곤 했다. 가을은 저무는 계절인 탓일까. 짧은 생각을 갈무리한 윤이 추연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저 국화들은 말려두었다가 겨울에 차를 끓여 마시곤 해요. 연은 차를 좋아하나요? 괜찮다면 나중에 선물을 보낼게요. …아니면 나중에 생각이 날 때 다시 와주세요. 그때 함께 마셔요."


느릿한 걸음 아래서 마른 나뭇잎이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문득 마음이 부서지는 소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튀어나오려는 것들을 애써 막고, 밟아서 외면하다 부서진 조각들이 발 아래서 짓이겨지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내가 이럴까요. 내가 혼인을 해서 궁밖을 나가게 되면 끝이 나게 될까요? 그러다 당신을 평생 마음에 묻어두고 살면 어쩌나요. …아니야, 허락된 만큼이라고 했잖아. 처음에 빌었던 소원도…….
입술을 꾹 물었던 윤이 어깨에 닿는 손길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돌렸다.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옆으로 붉은색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선 자그맣게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나뭇잎이 있었나봐요. 고마워요. 같은 말을 하며. 말을 마치곤 다시 몇 걸음 걸어나가던 윤은 곧 걷던 것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함께 걷던 이가 멈춘 탓이었다. 조금은 의아한 얼굴로 추연을 보던 윤은 그의 물음에 잠깐 길을 잃은 얼굴을 했다가, 곧 장난스레 웃었다.


"…많이요. 많이 했지요. 그럼 추연은, 제 생각한 적 있나요?"


나는 당신에게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까 하는 생각으로 잠을 설친 적이 있을 정도예요. 나는 당신을 연이라 부르고 있지만, 그런 것과는 별개로요.
지금껏 당신을 명명하지 못해 나는 여전히 밤을 헤매고 있어요. …아니,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몰라요. 겁이 나서 부르지 못했을 뿐.

112 이름 없음◆3yPNMD/6aY (1896843E+5)

2018-11-19 (모두 수고..) 00:34:44

안녕, 잘 지내고 있나요? 이제 제법 초겨울 같은 날씨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니, 아직인가? 그래도 ㅊ겨울쯤은 왔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따뜻하게, 그렇다고 또 더무 덥지는 않게 옷 잘 챙겨 입구요.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늘 건강 챙겼으면 좋겠어요. 건강이 짱이야...... ㅠ.ㅠ 요즘은 먼지가 그래도 약간 덜한 것 같은데, 추연주 있는 곳은 어떤지 모르겠어. 추연주도 공기 안 좋은 날에는 마스크 꼭 해요!
그동안 추연주도 학교 다니고 하던 일...도 같이 하고 있나요? 아무튼, 이것저것 고생 많았어요! 곧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슬프지만 ^.ㅠ 종강과 더욱 가까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우리 조금만 더 힘내요! 내일은 또 새로운 주의 시작이네요. 주말에 푹 쉬었길 바라고 새로운 주에 행복한 일, 좋은 일 많이많이 생기길 바랄게요! 그럼 좋은 밤! :)❤️❤️

113 이름 없음◆3yPNMD/6aY (7916353E+5)

2018-12-04 (FIRE!) 21:00:24

벌써 12월이 됐네요. 잘 지내고 있어요? 오늘 낮까지는 괜찮은 것 같더니 밤부터 갑자기 바람이 엄청 불더라구요. 내일부터는 날씨가 많이 추워진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요. 옷 따뜻하게 잘 챙겨 입구요. 많이 바쁘겠지만 그래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건강 챙겨가면서 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까지 화이팅이에요! 그럼 잘 지내고 있길 바랄게요. 안녕!

114 이름 없음◆GyZknqLERw (5620755E+6)

2018-12-09 (내일 월요일) 05:13:33

으엉 오랜만에 와서 올려두고 가요 ㅠㅠ 예쁜이 다녀갔군요 ㅠㅠ 이번에도 어김없이 정말 고마워요..! 흐 그리구 신경써 줘서 고마워요 나는 최선을 다해서 따뜻하게 입고 다니고 있어요! 이제는 또 한파라고 불릴 정도로 날이 무지무지 추워졌으니까요. 꽁꽁 싸매도 시린 공기를 피할 수가 없어 ㅠㅠ 나는 추운 계절을 정말 견디기 힘들어 해서 다가올 계절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윤주도 방한 준비는 잘 했는지 모르겠네요!
히히 그래두 공기가 맑은 것 하나만큼은 정말 좋은 일이에요.. 맑은 공기라고 막 들이쉬는 건 또 안 돼..! 감기 걸릴지도 모르니까요! ㅋㅋㅋㅋ 윤주가 아프지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한동안 힘든 나날일 테니 영 행복을 찾기는 힘들테지만 ㅠㅠ 그래도 윤주에게 매일매일 소소하고 즐거운 일들이 많길 바라요. 윤주도 윤주처럼 꼭 다정하고 위로가 되는 사람들만 마주쳤으면 좋겠어요. 지금 약간 비몽사몽한 상태라 횡설수설 하는 것 같지ㅏㅁㄴ 음.. 정말 보고 싶어요. 나 또 들러 안부 전할게요! 늘 응원하고 있어요. 잘 지내요 안녕❤️❤️

115 이름 없음◆3yPNMD/6aY (1525293E+5)

2018-12-18 (FIRE!) 15:36:03

안녕! 들러서 안부 남겨주었네요. 방금 갑자기 미세먼지가 좋음으로 뜨길래 부랴부랴 온 집안 창문을 활짝 열어놓다가 생각이 나서 들렀어요. 아무래도 날씨 이야기를 많이 해서 그런지, 날씨가 유난히 춥거나 따뜻하거나 아님 눈이 오거나 해서 평소랑 다르면 여기 생각이 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많이 바쁘죠? 보통은 이 전후로 해서 많이들 일이 끝나던데, 올해는 추석이다 뭐다 해서 휴일이 많았던 탓에 일정이 많이 밀린 것 같아요 ㅠ.ㅠ... 사실 나도 아직 바빠야 하는데...... 안부만 남기고 후딱 열심히 살러 갈게요! 눈 감아주세요!
나도 정말 열심히 껴입고 다니고 있구 온수매트 켜고 이불 두 개씩 덮고 자고 있어요. 그래서 앗, 감기기운인가...? 싶은 것만 슬쩍 스쳤다가 지나가고 무사히 겨울을 맞았는데 추연주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추운 계절을 견디기 힘들어한다니 더 걱정이에요... ㅠ.ㅠ 부디 아픈 곳 없이 건강하고 씩씩하게 하루하루 보내고 있기를 바랄게요.
음음, 또 늘 따뜻한 말만 해줘서 고마워요!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말해보면 추연주 안부 읽다가 쪼끔 눈물이 났어요. 추연주도 다정한 사람들한테 예쁜 마음만 잔뜩 받으며 지냈으면 좋겠어요. 나도 늘 추연주 응원하고 행복하길 바랄게요. 근데 진짜 안부 남겨준 시간이 엄청 이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잠도 잘 자고 짬내어 푹 쉬기도 하구요! 그럼 나중에 또 만나요, 안녕! :)❤️❤️

116 이름 없음◆3yPNMD/6aY (7185529E+4)

2019-01-05 (파란날) 16:43:30

안녕! 잘 지내고 있나요? 어느 순간부터는 와, 시간 정말 빨리 간다! 싶었는데 정신차려보니까 해가 바뀌어있네요. 이맘때쯤에는 날짜 쓸 때마다 자주 틀리곤 하는데, 추연주도 그럴까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는 한동안 춥더니 또 최근에는 추위가 덜해요. 그래도 겨울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춥기는 춥네요.
부디 옷 잘 챙겨입고 끼니 잘 챙기면서 건강하고 즐겁게 하루하루 보내길 바라요. 연말부터 연초까지 사람 만날 일도 많을 텐데 좋은 기운 많이 받아오구요! 나도 그럴게요. 오늘 안부튼 이쯤 남기고 나는 이만 가볼게요. 잘 지내요, 안녕. :)

117 이름 없음◆YauzLWmGQk (1786581E+5)

2019-01-18 (불탄다..!) 02:04:10

안녕, 잘 지내고 있나요? 다름이 아니라 오늘은 전할 이야기가 있어서 따로 찾아오게 되었어요. 약 한 달 정도 들리지 못한 건 추연주가 더 이상 이 이야기를 잇고 싶기 않아졌거나, 어떻게 할 수 없는 현실의 일이 닥쳐서 둘 중에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곳은 잠정적으로, 혹은 영원히 마무리 해서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다정한 추연주와 연 덕에 행복했어요. 그건 아마 윤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해요. 다시 돌아오고 싶어질까요? 확신이 들지는 않네요. 그래도 만약에 못 다한 이야기들을 이어가고 싶다면 언제든 들러주렀으면 해요. 아니라면 마음 속으로만 인사하고 여기서 헤어지도록 해요, 우리. 짧다면 짧고 길다면 간 시간을 함께 했지요. 함께 해주어 고마워요.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든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원할게요. 안녕. 고마웠어요.

118 이름 없음◆hho/54bZcw (1786581E+5)

2019-01-18 (불탄다..!) 02:05:20

인증코드를 틀려서 레스를 하나 더 남겨요. 그럼 정말로 안녕! 잘 지내길 바랄게요.

119 이름 없음◆3yPNMD/6aY (1786581E+5)

2019-01-18 (불탄다..!) 02:07:37

왜 계속 인증코드를 틀릴까... 이번에 틀리더라도 윤주가 맞습니다. 그동안 고마웠고 늘 행복하세요. 정말, 정말로 안녕.

120 이름 없음◆GyZknqLERw (562873E+57)

2019-01-31 (거의 끝나감) 19:55:49

아..아.. 내가 너무 너무 너무 미안해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지요.. 다 제 잘못이에요 바빴다 하는 것도 변명에 불과하겠지요.. 글 한 두 줄 남기는 게 뭐가 힘들다고. 윤주는 바쁜 와중에도 자주 들러 주었는데 다 제 잘못이에요. 정말 미안하고 .. 미안해요. 제 잘못으로 이렇게 관계를 망치게 되어서. 너무 오랜 시간 기다리게 한 것도 미안하고, 상처 받았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사과할게요.
제가 저 저는 한 달 동안 정말 먼 곳에 가 있었어요. 그렇게 긴 시간 떠날 거였으면 떠나기 전에 연락 남겼었어야 했는데. 아차 싶어 부랴부랴 올리려 했는데 외국에 가니까 해외라고 글이 올라가지가 않더라구요. 그래도 방법을 찾아봤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었을텐데 안일하게 생각했던 제 잘못이에요. 하염없이 기다리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 알면서.. 정말 미안해요.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네.
마지막까지 이렇게나 상냥하게 다정하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저는..저 윤주를 기다리고 있을게요. 이렇게 이제서야 이렇게 말하는 저는 정말 염치 없고 모자란 사람이지만, 언젠가 이 글을 확인해 준다면 좋겠어요. 혹여라도 이야기에 흥미가 떨어졌던 탓이 아니라, 모두 제가 너무 책임감도 배려심도 없었던 탓이라는 걸 알아 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정말 고마워요 정말로. 제가 너무 늦어 윤주는 이미 떠났을지도 모르겠지만, 건강과 행복을 빌며 기다리고 있을게요.

121 이름 없음◆3yPNMD/6aY (9031211E+5)

2019-02-02 (파란날) 03:14:12

음, 무슨 말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어... 일단 미안하다는 말을 돌려주고 싶어요. 제가 쓴 레스를 다시 읽어보는데 제 말투가 조금 날카롭게 느껴져서 당황했어요. 저때 개인적인 일로 정신적으로 약간 몰린 듯한 느낌을 받던 시기인데, 그걸 이유로 추연주한테 예민하게 군 것 같아요. 추연주는 끝까지 다정하게 말해주어 고맙다고 했지만, 제 눈에는 제가 너무 못나게 군 것처럼 보이네요.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할게요.
추연주는 그렇게 사과하지 않아도 돼요. 명확하게 이유가 나온 게 아닌데도 넘겨짚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건 내쪽이었잖아요. 추연주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구요. 확인하고 놀랐을 것 같아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쪽을 선택했다면 좋았을 텐데, 지난 일을 두고 후회하는 게 의미 없다는 건 알지만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따로 찾아와서 아니라고 해줘서 고마워요. 나는 나한테 문제가 있었을 거라 거의 확신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추연주가 다시 오고 싶어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아니, 이것보다 진짜 레스 저렇게 남긴 거 정말로 미안해요...... 혹시 상처 받았다면 사과할게요.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면 좋겠어요.
날이 제법 추운데 건강은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늦어 지금은 아마도 자고 있을 것 같네요. 부디 다정하고 따뜻한 꿈 꾸길 바랄게요.

122 이름 없음◆GyZknqLERw (8360312E+5)

2019-02-02 (파란날) 19:20:08

앗 아니 아니에요 ㅠㅠㅠ 그러지 마요 윤주가 왜 사과를 해요.. 화내고 실망해도 되는 상황이었는데도 저렇게 말해주었는걸요.. 지나가는 사람 백 명에게 물어봐도 다들 그렇게 대답할 거예요.. 그리고 저는 전혀 날카롭다고 느끼지 않았는걸요.. 오히려 지친 것처럼 느껴져서 너무 너무 미안했어요. 제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으니까요.
마음이 힘든 상황이었을텐데 저까지 마음에 부담을 얹어서 미안해요. 안식처가 되고 싶었는데 제가 너무 모자라서 더 속상하고 힘들게 하고 말았네요. 윤주 탓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서 정말 정말 미안해요..

앗 그리고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저는 참 따뜻한 나라에 가 있었어요. 가서는 내내 꽤 심한 감기에 걸려 있었는데 돌아오니까 이상하게 하루만에 괜찮아졌어요. 매일매일 귤도 먹고.. 코코아도 타 먹고 정말 좋아요.
올해는 그래도 작년에 비해서는 참 따뜻한 편인 것 같아요. 제가 집에만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걸지는 모르겠지만요..
새 해가 벌써 한 달이나 지났네요. 오늘부터는 구정 연휴이기도 하구요. 윤주는 그간 잘 지냈는지 궁금해요. 감기에 걸리지는 않았는지, 차가운 날씨는 잘 견디고 있는지. 어쩌면 연휴를 맞아 어딘가로 떠나는 중일까요? 행복 가득한 명절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이야기를 감히 제가 먼저 꺼내도 되는 것인지, 말을 하면서도 걱정이 되지만, 혹여 윤주가 괜찮다면 우리의 이야기를 다시 이어가도 괜찮을까요? 다시 기회를 준다면, 이번에는 같은 잘못 하지 않겠다 약속할게요. 천천히 편하게 답해주세요 ㅠㅠ

123 이름 없음◆3yPNMD/6aY (0872696E+5)

2019-02-02 (파란날) 23:10:06

아니에요. 힘들었던 건 개인적인 일이었고 추연주가 저를 힘들게 한 건 아니에요 ㅠ.ㅠ... 오히려 제가 마음 컨트롤 잘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해요.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할게요. 같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게 될 것 같아서... 아무튼, 추연주가 상처받지 않았길 바라는 게 제 진심이에요.
따뜻한 나라에서 감기라니, 많이 고생했겠어요. 그래도 거기에서 보냈던 시간이 즐겁게 기억된다면 좋을 텐데말이에요. 저는 힘들 때 여행 같은 걸 이유로 멀리 떠나있던 때를 떠올리면 힘이 되던데, 추연주에게도 그곳에서 보낸 시간이 그렇게 힘이 되는 기억으로 남았다면 좋겠어요. 감기는 다 나았다니 다행이에요. 연휴 이용해서 마저 푹 쉴 수 있길 바랄게요. 즐거운 연휴 보내구요!
추연주 말대로 날씨가 확실히 작년보다는 덜 추운 것 같아요. 실은 저도 집이나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서 확신하기는 어렵지만요. 저는 그동안 남은 일도 마무리하고 사람도 만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기도 했어요. 이렇게 말하니 거창한 것 같은데 되게 사소한 일이에요. 건강은... 잔병치레가 조금 있었지만, 그거 빼곤 괜찮았던 것 같네요. 차근차근 회복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계속 잇는 것에 대해서는 음, 저는 좋아요. 좋은데 제가 앞서 올린 레스 때문에 추연주 마음에 부담이 가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이 돼요. 여기가 숙제처럼 느껴질까 봐요. 만약에 잇게 된다면 전처럼 느긋하게 이어가도 좋으니까 추연주 마음에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이 얘기 그만하기로 했는데... 앞의 레스는 제가 마음에 여유가 많이 없을 때였어서 ㅠ.ㅠ... 지금이라면 저도 불안해하지 않고 편하게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124 이름 없음◆GyZknqLERw (610021E+57)

2019-02-03 (내일 월요일) 01:17:52

응, 응. 마음 써줘서 난 정말 고마워요. 흐흐 밤낮으로 기침하고 훌쩍거리긴 했지만 정말 평화롭고 예쁜 곳에 머물다 왔어요. 마음에 오랜 시간 남아있을 것 같아요. 윤주의 말대로 위로가 되어 줄 기억을 많이 만들어 온 것 같아요. 고마워요! 연휴 때에는 쉬기도 하고, 궁궐에도 한 번 가볼까 해요. 요즘 창경궁에서 야간개장 하는 거 알고 있나요?
모든 일의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라고 하잖아요. 계절은 겨울이지만 윤주에게는 봄과 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었네요. 아앗 잔병치레라니 ㅠㅠㅠㅠ 잘 쉬구 맛난 것도 먹어 가면서 몸을 잘 다독여 줘요 ㅠㅠㅠ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윤주가 늘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으응 부담은요 ㅠㅠ 애정과 아낌이 어떻게 숙제가 될 수 있겠어요. 저의 이번 방학 테마는 요양과 문화생활이라.. 오히려 윤주가 새로운 일 시작했는데 부담스럽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힝 암튼 정말 고맙구.. 고마워요! 잠들었을까? 보드랍고 좋은 꿈 꿨으면 좋겠어요 하트 하트 ❤️

125 이름 없음◆3yPNMD/6aY (5638121E+5)

2019-02-03 (내일 월요일) 01:59:53

좋은 기억이 되었다니 다행이에요. 그 기억이 추연주에게 오래오래 힘이 되어주길 바랄게요. 매해 야간개징 한다는 이야기는 듣는데 그게 늘 뒤늦게라서 가본 지가 엄청 오래된 것 같아요. 창경궁 대온실도 예쁘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일단 밤의 궁은 조용하고 단아하게 빛나서 예쁘니까요. 계획하고 있는 날이 너무 춥지 않은 날이었으면 좋겠네요 ㅠ.ㅠ 즐겁게 잘 다녀와요! 몸은 정말로 좋아지고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거예요. 추연주도 늘 건강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랄게요!

그리고 늘 다정하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내가 새로 시작한 일은 진짜진짜 사소한 일이라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 추연주도 모쪼록 푹 쉬고, 좋은 거 많이 보면서 행복한 방학 보냈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좋은 말만 해주어서 고맙구요... 똑같은 말이지만 ㅠ.ㅠ 추연주에게도 봄 같은 일이 많이 생기길 바라요. 잠이 와서 그런가 말이 좀 횡설수설하지만,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한다는 말이에요! 이제는 추연주가 잠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쁜 꿈 꾸길 바랄게요. :D ♥️

126 추연 - 서 윤 ◆GyZknqLERw (610021E+57)

2019-02-03 (내일 월요일) 02:15:15

“꽃들더러 좀 더 노력하라고 내 전해주마.”

제법 귀여운 말을 하는 윤에게 추연이 장난스레 답하며 웃어주었다. 내 기분이 그렇다. 네가 이리 예쁘게 반짝반짝ㅡ 하면서 시선을 끄는데 내가 널 앞에 두고 무얼 보겠어. 바깥에는 산과 들에 불이라도 난 것처럼 단풍이 온 산천을 뒤덮었을 것이다. 꽃이 어여쁜 건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해서라지만, 단풍이 고운 데에는 이유가 없었다. 제 색이 변하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가을볕에 저를 물들이는 것이다.
그래, 모든 수명이 있는 것들은 아름다웠다. 제 생명의 불꽃을 태우며 살아가기에. 죽음만을 향해 걸어가기에.

추연은 조잘거리는 윤의 얼굴에서 한 순간도 시선을 떼지 못했다. 보드라운 바람처럼 귀에 스미는 목소리에서도. 저를 초대하는 윤의 말에 추연이 눈을 휘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참 다정하기도 하지. 네가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게 어쩌면 내겐 축복일지도 모르겠다. 기억할 수 있었다면 분명히 날 미워했을 테니. 윤의 발밑에서 낙엽이 부스러지는 소리가 났다. 추연은 그 소리가 제법 듣기 좋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늘 과거를 붙잡아 그리워하곤 했다. 제 계절이 지나 떨어진 꽃을 말려 차로 마시거나, 한여름에 매화를 피워내는 식으로. 지나간 계절을, 흘러간 이야기들을, 그리고 떠나간 사람을. 망각하기에 더 잊지 않고자 계속 그런 식으로 붙잡아두려는 것일 터였다. 시간은 흐르고, 과거의 무언가는 더 이상 그들이 알던 그 무언가가 아니게 됨에도. 지금의 마음을 한 자 한 자 종이에 담아 보내고……. 망각하기에 좀 더 치열히 현재를 살 수 있는 것일테지.
추연은 그게 부러웠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많은 윤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으니까. 그, 그녀들의 기억은 추연의 입을 틀어막고 목을 졸라왔다. 윤과 함께 있는 순간에만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윤과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 이래로 추연의 마음속에서 윤이 차지하는 공간은 하루가 다르게 넓어져만 갔다. 황량하기만 하던 공간이 점차 색채와 향기를 갖춰 갔다. 가을에 태어난 윤은 꽃을 좋아하고, 차도 좋아하고. 단풍을, 아름다운 것들을. 어쩌면 낙엽을 밟는 소리를. 선선한 바람이 낙엽을 떨어냈다. 따뜻한 기운을 품은 봄바람을 맞을 때처럼 마음이 설레었다. 추연이 조심스럽게 멈춰 선 윤의 얼굴 표정을 뜯어 보았다.
너는 무슨 대답을 할까. 새침한 것도 좋고, 다정한 것도 좋고. 사실 너라면 다 좋다. 내게 욕을 하고 침을 뱉어도, 네가 그리 한다면 몹시 기쁠 테지. 많이, 많이요. ……말 한마디로 나를 이리 기분 좋게 만들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너 뿐이다. 추연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걸렸다. 볼우물이 깊게 패일 정도였다.

“…나야 밤낮으로 네 생각 뿐이지.”

제 마음을 있는 대로 쏟아붓고 싶은 기린의 검은 욕심과 꽃 한 송이도 어여삐 여기는 윤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거세게 충돌했다. 넌 어차피 다시 태어날 테니까, 그러니 이번 생에서는……, 순간 추연의 얼굴이 저도 모르게 사나워졌다. 날것의 짐승처럼 맹목적인 눈빛이었다.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이 붉은 외피를 벗어내는 동안 떨어지는 갈잎처럼, 추연의 마음 또한 하릴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찰나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 추연은 시선을 돌렸다. 씨앗을 심은 흙에 물을 많이 주면 씨앗은 싹을 틔우지도 못하고 썩어버리는 법이었다. 그는 동식물과 자연의 모든 것을 훌륭하게 길러낼 줄 알았지만, 제 마음을 정확하고 고운 말로 다듬어, 적절한 때에 적절한 만큼 전달할 줄을 몰랐다. 그렇게 마음에 쌓아둔 말들이 사랑이 아닌 독이 되어 추연 자신을 죽여가고 있었다. 추연이 윤을 보며 입꼬리를 당겼다.

“궁 밖 가까이에 단풍이 고운 곳이 있다. 구경을 갈까?”

아니,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에게 허락된 곳이 어디까지인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번 생에서는 부디 그녀가 평화로운 끝을 맞이했으면. 이번 생이 끝나는 날까지 곱고 아름다운 것만 보다 갔으면. 추연이 윤에게 조심스럽게 제 손을 내밀었다.

127 이름 없음◆GyZknqLERw (610021E+57)

2019-02-03 (내일 월요일) 02:23:34

히히 저도 늘 소식만 듣구..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다가 정말 가기로 한 건 올해가 처음이에요! 윤주가 걱정해준 덕분에 따뜻한 날이 될 것 같아요. 아앗 정말로 다행이에요 ㅠㅠ 일본에는 독감이 유행이라던데..! 면역력 떨어져 있을 때에는 더 더 조심해야 해요! 저도 이제 건강을 위해 운동을 좀 해보려고 해요 ㅋㅋㅋㅋㅋ 이제는.. 해야할 때...

앗 어머나, 고마워요! 봄 같은 일들은 늘 설레고 좋아요. 히히 참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다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앞으로는 긍정적으로 살아볼게요! ㅋㅋㅋㅋ 윤주는 요새 늦게 잠드는 것 같네요 ㅠㅠ 졸릴 때 어서 자버려요! 코오오낸내 하길 바라요 안녕 ❤️ 히히 오늘은 왠지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아..

128 서 윤 - 추연 ◆3yPNMD/6aY (5638121E+5)

2019-02-03 (내일 월요일) 15:39:14

“네, 연이 그리 말씀하셨으니 믿고 있겠습니다.”


덩달아 장난스러운 말투로 이야기 한 윤이 작게 웃었다. 날은 적당히 선선했고 볕은 좋았다. 추상적인 ‘행복’이라는 단어가 눈에 보이고 살갗에 닿는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이상하리만치 윤은 기분이 좋았다. 제 물음에 대한 그의 답을 듣기 전까지는.

아주 다정한 말이었다. 태어나 누군가에게 이 정도의 대가 없는 호의를 받아본 적이 있던가. 윤이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연의 말에 윤은 웃음을 잃었다. 아니, 웃음만 잃은 것이 아니라 제 모든 것을 잃은 기분이었다. 분명히 나란히 함께 걷고 있는데도, 제 발아래 땅만 푹푹 꺼지는 것만 같았다. 원래 이리도 비참한 것인지. …사랑이. 생각을 함과 동시에 윤이 걸음을 멈췄다.
제가 이름을 붙인 마음에 스스로 놀란 탓이었다. 눈을 동그랗게 뜬 윤이 제 손과 바닥과 추연의 소매 끝을 차례로 바라보았다. 차마 그의 얼굴은 보지 못했다. 깊은 곳에서부터 죄책감과 혐오감이 끓었다. 자신에 대한 혐오와 경멸이었다.

……이래서는 안 돼. 도망가자. 그도, 나도 서로를 몰랐던 시간이 훨씬 길다. 한동안 발길을 끊으면 금세 잊힐 거야. 그가 나를 잊는 것은 더더욱 쉬울 것이다. 나는 그를 마주친 수많은 인간들 중 하나일 테니. 나만 그를 찾지 않는다면. 나만. 치맛자락을 꽉 쥐며 생각했다. 앞을 똑바로 보고 있는데도 어질어질한 느낌이 들었다. 비틀거리지 않기 위해 치맛자락을 쥔 손에 더욱 힘을 주고 벌어진 거리를 좁히려 걸음을 서둘렀다.
그렇게 온몸에 힘을 준 채로 간신히 버티고 있던 윤은 추연의 말에 저도 모르게 바닥을 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올렸다. ……내가 당신을 잊을 수 있을까요? 당신을 모르던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의 얼굴과 손을 번갈아 쳐다보던 윤이 활짝 웃으며 추연의 손 위로 제 손을 올렸다.


“…연과 함께라면 기꺼이 가지요.”


언젠가 이 날을, 이 손을 뿌리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될 거야. 오늘로 인해 너는 죽도록 아프게 될 거야.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은 날도 있겠지. 누군가 속에서 속살거리는 말을, 윤은 무시했다. 어쩌면 코웃음치며 비웃은 것도 같았다. 어차피 이 손을 뿌리쳤대도 나는 죽도록 아플 것이다. 어느 날에는 미치도록 그리워져 정말로 숨이 끊어질지도 모르지. …그럴 바에야, 나는. 윤이 추연을 잡은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을 주었다.

129 이름 없음◆3yPNMD/6aY (5638121E+5)

2019-02-03 (내일 월요일) 15:58:21

답레 쓰면서 추연... 도망쳐...를 제일 많이 생각한 것 같아요. 아닌 척 하는데 속이 목탄 만큼이나 시커멓네요... 이 둘이 나중에 어떻게 될 지 상상이 잘 안 돼서 레스 주고받으면서도 계속 궁금한 것 같아요. 또, 과거에 어땠길래 기억하면 원망할 거라고 하는지도! 추연의 과거에는 대놓고 성격 나쁜(...) 윤도 있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강 진짜 중요해요. 같이 조심조심해요! 운동... 은 정말 시작해야 하는데 잠깐 하기도 했는데, 그만 둔 이후로 천년만년 미루고만 있어요. 진짜로 해야 하는데... 흑흑 올해 목표에 함께 넣어봐요! ㅠ.ㅠ 나는 몰라도(...) 추연주는 할 수 있을 거예요.
추연주가 그렇게 말하는 거 보니까 나도 긍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게 생각보다 꽤 많이 힘이 되니까요. 잠드는 시간은 ㅠ.ㅠㅋㅋㅋㅋㅋ 사실 요즘 밤낮이 살짝 바뀌었거든요. 그래도 조만간 돌려놓으려구요! 추연주는 좋은 꿈 꿨나요? 추연주도 꽤 늦게 잠든 것 같은데, 피곤하지 않은 하루 보냈다면 좋겠고 남은 시간도 즐겁게 잘 보냈으면 좋겠어요!

130 추연 - 서 윤 ◆GyZknqLERw (610021E+57)

2019-02-03 (내일 월요일) 22:24:03

추연이 눈을 가늘게 좁혔다. 제 얼굴과 손을 번갈아 보는 윤은 혼란스러워 보였다. 마치 무언가를 망설이듯……, 추연은 윤의 저런 얼굴을 싫어했다. 저런 얼굴을 비춘 뒤의 윤은 늘 제게서 달아났으니까. 그녀의 무의식은 알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저와는 가까워지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을, 그리하여 한시라도 빨리 달아나는 게 좋다는 걸. 입술이 바싹 말라 갈라지는 게 느껴졌다. 추연이 말을 하려 입을 벌렸다.
그러나 그보다 한 발짝 빠르게 제 손을 잡아오는 윤의 행동에 추연의 입술이 길게 늘어졌다. 마주잡은 손에 전해져 오는 온기를 느끼며 윤을 끌어 당겼다. 어쩌면, 사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건 자신일지도 몰랐다. 윤이 행복과 평안을 찾아 떠난다면 기꺼워해야 맞는 것을. ……이게 사랑이 맞긴 한 건지. 그는 윤을 가지고 싶었으나 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 그렇다면 널 놓아줘야 하나?

“바닥을 딛듯 걸으면 돼.”

윤의 손을 고쳐 잡으며 가볍게 허리를 안은 추연이 다정하게 속삭였다. 함께 몇 걸음 걷다 계단을 오르듯 가볍게 담을 넘어 하늘로 올랐다. 단단한 바람이 발 밑을 받쳐주었다. 그리 높은 위치는 아니었다. 윤이 겁을 먹을지도 모르니까. 따스한 가을 햇볕이 얼굴에 내려앉았다. ……이대로 우리 함께 갈까, 하늘 저 끝의 태양까지. 태양을 향해 날다 불타 추락해버린 부자父子의 이야기처럼. 우리도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한 덩이의 숯이 되어버리는 건 어떨까. 추연은 문득 괴로워졌다.
그리 높게 올라가지 않았음에도 분주히 일하는 황궁의 사람들이 작게 내려다 보였다. 황금으로 도금해 지붕을 얹은 궁과 유리기와를 얹어 장식한 전각, 붉은 뱀처럼 궁 전체를 두르는 담벼락……. 위에서 보니 제법 예쁘구나. 시원한 바람이 연신 말을 걸 듯 머리카락을 쓸고 지나쳤다. 추연은 제법 먼 거리를 날아가서야 바닥으로 내려섰다.

추연이 윤을 데려간 곳은 하천을 끼고 있는 작은 동산 같은 곳이었다. 하천 부근에는 희게 변해가는 갈대가 바람을 따라 흔들리고 있었고, 동산은 색색의 낙엽으로 뒤덮여 불타고 있었다. 단풍나무와 너도밤나무, 굴참나무, 은행나무, 상수리나무……, 붉은색, 갈색, 노란색, 아직 변하지 않은 초록색까지. 동산 뒤편에서 마을 아이들이 조잘거리며 뜀박질 하는 소리가 났다. 하천 건너 제법 넓게 펼쳐진 논밭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가을의 풍경은 황혼과 꼭 어울리니 여기서 해가 지는 걸 보는 것도 제법 아름다울 터였다. 바람이 한차례 고운 잎들을 떨어냈다. 바스락대는 낙엽 위로 아직은 생기를 간직한 잎들이 새로 쌓였다. 물끄러미 그를 보던 추연이 입을 열었다.

“겨울에는 눈이 오면 어여쁜 곳을 가자.”

131 이름 없음◆GyZknqLERw (610021E+57)

2019-02-03 (내일 월요일) 22:31:28

거의 하울의 움직이는성.. 바람으로 만들어진 무빙워크같은..느낌..으로 상상해 보았어요 ㅋㅋㅋㅋㅋ 사실은 우울증 비슷한 걸 앓고 있는 추모씨.. 적극적인 연하에게 혼란스러워하는데..
맞아요 저도 쓰면서도 항상 궁금해요 ㅋㅋㅋ 뭔가 스토리라인을 정해놓지 않아서 정말 감정선대로만 가고 있으니까요.. 윤의 반응도 매번 너무 궁금하고 뜻밖의 반응에 또 놀라고.. 흑흑 정말 황녀님,, 내 공주님,, 사랑해요... ㅋㅋㅋㅋㅋㅋ 이런 윤도,, 저런 윤도,,, 사랑하는 다양한 윤들,,,

흑흑 오늘은 운동을 드디어 시작했어요! 다리가 후들후들.. 흑흑... 체력은..국력이다.. 아앗 ㅠㅠ 윤주도 함께 시작해요! 건강과 체력은 젊을 때 지켜요! ㅋㅋㅋㅋㅋ 올해의 새해 목표는.. 다이어리 쓰기부터 안지키고 있지만요..
앗 ㅠㅠㅠ 낮밤 바뀐 건 정말 고치기 힘든 것 같아요.. 물론 개강하면 강제로 고쳐지겠지만 ㅋㅋㅋㅋ 중도에 고치는 방법은.. 밤 새고 그날 밤에 자는 것 뿐.. 아앗 성공적으로 돌리길 바라요 ㅋㅋㅋㅋ 저는.. 저도 한 시간이라도 일찍 자기 위해 노력해 볼게요 흑흑 ㅠㅠ
히히 고마워요! 요새 꿈 자주 꾸곤 했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꿈을 꾸지 않았어요. 신나는 꿈 꾸고 싶은데.. 그래도 오늘은 운동을 해서 그런지 알찬.. 하루를 보낸 것 같아요 ㅋㅋㅋ 오늘이 한시간 반 밖에 남지 않았지만..! 윤주도 좋은 밤 돼요!

132 이름 없음◆GyZknqLERw (4319421E+5)

2019-02-05 (FIRE!) 11:54:05

윤주야 새해 복 많이 받아요 ♥♥ 올 한 해 건강하고 행복하고.. 하는 일마다 잘 풀리고! 히히 매일매일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133 이름 없음◆3yPNMD/6aY (6836391E+6)

2019-02-05 (FIRE!) 23:25:21

추연주도 복 많이 받아요! 좋은 기억, 행복한 기억 더 많이 쌓는 해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무슨 일을 하든 생각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찾아오길 바랄게요. 명절이라고 딱히 뭘 더 한 건 아닌데, 이상하게 시간도 없고 정신도 없어서 아직 답레를 다 못 썼어요 ㅠ.ㅠ... 그래도 내일, 늦어도 모레까지는 올려둘게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냈길 바라구요. 내일이 마지막 연휴지요? 끝까지 잘 쉬고 즐겁게 보내요! 미리 굿나잇 인사할게요. 잘 자요!

134 이름 없음◆GyZknqLERw (1153308E+6)

2019-02-06 (水) 15:34:07

아앗 들은 덕담 중에 제일 좋아요 ㅋㅋㅋㅋ 히히 잘 되면 윤주 덕담 덕이라구 생각할게요! ٩(๑❛ᴗ❛๑)۶
앗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 요새 날도 엄청 따뜻한데 밖에 놀러도 가구 푹 쉬구 해요! 맛난 것도 많이 먹었음 좋겠당 히 오늘도 편안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요!

135 서 윤 - 추연 ◆3yPNMD/6aY (250049E+58)

2019-02-06 (水) 18:30:32

윤은 제 마음을 들여다본다. 온통 새카맣기만 해 깊이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윤은 돌을 하나 던져보았다. 바닥이 있다면, 혹은 담긴 것이 있다면 바닥에 부딪히거나 무언가에 빠지는 소리가 들려야 할 텐데. 제 속은 무엇도 담은 적 없다는 듯 잠잠하기만 했다. 그래서 윤은 덜컥 겁이 났다. 무심코 생각한 것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틀렸다는 사실이 윤을 두렵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 것은 윤을 두렵게 하지 못했다. 그를 엉망으로 만들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어떻게 해도 그를 흔들 수 없으리라는 체념이 동시에 윤을 괴롭혔다.
자신을 이끄는 손길에 윤은 순순히 몸을 맡겼다. 떠오른 몸과는 달리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았다. 차라리 몰랐다면 좋았을까. 방금 전의 비웃음이 무색하게 마음이 약해졌다. 익숙한 것들로부터 멀어질수록 그랬다. 눈물이 날 만큼이나 예쁜 광경이었음에도. 윤은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인 뒤, 추연의 말에 따라 천천히 다리를 움직였다.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 노력하며.

다시 땅에 발이 닿았을 때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곳에 도착해 있었다. 가을의 모든 색을 모아둔 듯한 곳이었다. 처음 내렸던 근처를 맴돌며 풍경을 구경하던 윤이 말했다.


“이렇게 멀리까지 나와 본 건 처음이에요.”


허리를 숙여 이름 모를 나무에서 떨어졌을 이파리를 하나 주운 윤이 그것을 살피다, 다시 몇 걸음 걸었다. 곧 멈춰 선 윤은 고개를 들어 단풍 새로 드러난 하늘을 보았고, 저편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돌린 윤은 추연을 보았다. 윤은 말없이 그를 보며 두어 번 눈을 깜빡이고선 한 번 웃고 말았다.


“예쁜 곳이네요. 숨어살고 싶을 만큼.”


…어릴 때부터 숨바꼭질엔 재능이 있었거든요. 장난스레 웃으며 덧붙인 윤이 다시 몸을 돌렸다. 애초부터 멀리 갈 생각은 없었는지 걸음은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걸음과 걸음 사이의 간격 역시 넓지 않았다.


“좋아요, 첫눈이 오는 날 함께 갈까요?”


윤은 제 안을 들여다보는 일을 멈추기로 했다. 불이 꺼진 캄캄한 곳에 갇혀 무언지도 모를 것을 앞에 두고 혼자서 재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래서야 마음만 닳을 뿐이다. 윤은 모든 것을 덮어두고 돌아섰다. 잘만 숨어있으면 이 알 수 없는 불안도 저를 찾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서. 그제야 윤이 추연을 향해 돌아섰다. 그를 보는 얼굴엔 평소와 비슷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136 이름 없음◆3yPNMD/6aY (250049E+58)

2019-02-06 (水) 18:36:37

적극적인 연하라는 말에서 웃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몇 살 연하인 거지... 거의 하룻강아지 수준 아닌가요... 서 윤 까불지 마! 정말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요. 추연이 자주 말했던 것처럼 함께 불행(?)해질지, 행복해질지, 아님 또 다른 선택지가 있을지요!
추연주는 운동을 시작했군요. 부지런해요! 칭찬합니다! >.< 힘들긴 해도 하고나면 기분 좋은 게 운동인 것 같아요. 저도 너무 늦지 않게 시작해야 하는데... ㅋㅋㅋㅋㅋㅋ 오늘이 연휴 마지막 날이네요! 사실 방학 중이라 그런지 뭔가 설이다! 명절이다! 하는 느낌은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난 ㅋㅋㅋㅋ 추연주는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부디 잘 쉬고 잘 놀고 잘 먹으면서 보낸 연휴였길 바랍니다!
덕담 중에 제일 좋았다니 뿌듯해요 히히 추연주도 좋은 하루 보내요~ 저녁 잘 챙기고요!

137 이름 없음◆GyZknqLERw (4122081E+5)

2019-02-08 (불탄다..!) 15:30:05

아앗 칭찬 좋아.. 저 운동을 그래도 생각보다 꾸준히 하는 중이에요.. 근데 너무 힘들어서 삭신이 쑤셔요.. 나는 언제쯤 근육을 가질 수 있을것인가.. 윤주도 같이 시작해요! ㅋㅋㅋㅋ 가볍게 스트레칭ㅇㅣ라도..!
헉 맞아 저두 딱히 어디 멀리 시골에 간 것도 아니고 그냥 집에만 있었더니 흔한 주말이 끝난 느낌이에요 ㅋㅋㅋ 설 끝나니 벌써 개강이 다가오네요 ㅠㅠ 남은 방학도 알차고 행복하게!
저는 어제도 오늘도 나갈 일이 생겨서 엉엉 ㅠㅠ 막상 나가려고 하면 날이 이렇게 추워지네요 ㅋㅋㅋㅋ 앗 그리구 답레는 오늘 밤이나 내일 들고 올게요! 히히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138 이름 없음◆GyZknqLERw (8545233E+5)

2019-02-16 (파란날) 03:31:04

안녕 윤주야 오늘 저 있는 곳에는 눈이 왔어요! 쌓일 것처럼 왔는데 쌓이지는 않았어요. 오랜만에 눈 구경 해서 되게 좋았어요 히.. 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오늘내일 온다해놓고.. 일주일째 ㄱ답레를 못들고와서.. 미안해요.. ㅠㅠㅠㅠㅠ 갑자기 시험일정이 잡혀서 ㅠㅠㅠㅠ 힝 쪼끔만 더 기다려주세요.. ㅠㅠㅠㅠㅠㅠ 요새 날 춥던데 옷 따뜻하게 입고다녀요 감기도 조심해요!!

139 이름 없음◆3yPNMD/6aY (0942926E+5)

2019-02-18 (모두 수고..) 14:28:05

저날쯤 아마 나 있는 곳에도 눈이 왔을 거예요. 별생각 없이 우산을 안 들고 나갔다가 결국에는 하나 샀던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다 그치다하면서 밤까지 계속 오던데 오랜만에 함박눈 봐서 나도 많이 좋았어요.
천천히 오는 건 뭔가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괜찮으니까 시험 잘 보고 와요! 요즘 우리 동네는 날씨가 조금 따뜻하긴 한데, 추연주 있는 곳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옷 따뜻하게 잘 입고 좋은 하루 보내요!

140 이름 없음◆GyZknqLERw (6240119E+5)

2019-02-24 (내일 월요일) 22:58:05

안녕! 어머 어쩜 ㅋㅋㅋㅋ 그 후로는 눈 내리지도 않고 ㅠㅠ 앞으로 그 우산만 보면 어떤 해의 겨울, 단 하루만 눈이 펑펑 왔던 특별한 날을 떠올릴 수 있겠네요! 헉 혹시 1월에도 저렇게 눈이 온 날이 있었나요..? 없었으면 좋겠다..히
앗 그렇게 말해줘서 너무 너무 고마워요 ㅠㅠ 요새는 완전히 봄이 느껴지는 날씨예요! 저는 괜히 걷고 싶어서 오늘 40분쯤 산책했어요 ㅋㅋㅋ 공기는 무지 안좋았지만 ㅠㅠ 햇볕이 너무 따뜻해서요. 저 어딘가에는 매화가, 심지어 개나리가 핀 곳도 있다네요. 꽃샘추위가 오면 어쩌려고 ㅠㅠ 걱정스럽지만요. 날이 따뜻하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추우니 더 감기 조심해야 해요! 윤주가 오늘도 좋은 하루 보냈길 바라요 ♥

141 이름 없음◆3yPNMD/6aY (1891723E+5)

2019-02-28 (거의 끝나감) 02:36:11

맞아요, 그 뒤로는 눈이 안 왔어요... 그래서 그때 산 우산이 쓸쓸하게 현관에 걸려 있어요...... 요즘 날씨 보면 앞으로도 안 올 것 같긴 한데 ㅋㅋㅋㅋㅋㅋ 또 어떨지 모르니까요. 날씨가 되게 변덕스러워서... 낮에는 덥구 밤에는 춥구 어느 장단에 맞춰서 옷을 입어야 하나 싶어요. 이런 날씨가 감기 걸리기 딱 좋은데 ㅠ.ㅠ... 감기 걸리지 않게 얇은 옷을 착착 쌓아가며 입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조금 귀찮긴 하지만, 둘 다 아프지 않게 몸 잘 챙겨봐요!
눈 오는 날을 많이 좋아해서 웬만하면 사진을 찍어두거든요. 그러니까 이 말을 왜하냐면, 1월에 눈이 왔나? 싶어서 사진 찍어둔 걸 봤더니 진짜 엄청 가늘게, 잘 보이지도 않게 살살 뿌리다 만 것 한 번 말곤 없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없는 셈 쳐도 되겠죠? 올 겨울은 첫눈만 펑펑 오구 어째 그 뒤로는 눈소식이 없네요. 작년에는 벚꽃 피어있을 때도 한 번 와서 놀랐던 적이 있는데!
벌써 꽃이 핀 곳도 있군요. 오늘 낮에 잠깐 외출했었는데, 살에 닿는 공기가 확 따뜻해서 깜짝 놀랐어요. 곧 3월이니까 앞으로 점점 더 따뜻해질 거고, 점점 더 많은 꽃이 파겠네요. 빨리 개나리 보고 싶다! 노랗고 작아서 개나리 보면 와, 봄이다! 하는 생각을 확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신나서 혼자 너무 떠들었네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맘때쯤은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시작하는 시기라 좀 바빠지는 것 같아요. 피곤할 텐데 잘 쉬어가면서 하구요. 다음에 또 안부 남길게요. 일단 푹 자고 있기를 바라요!

142 추연 - 서 윤 ◆GyZknqLERw (2036319E+5)

2019-03-07 (거의 끝나감) 01:38:07

네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어딘들 가지 못할까. 추연이 또 말을 삼켰다. 그는 윤에게 세상 모든 것을 주고 싶었다. 세상의 모든 어여쁜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저 먼 서역에는 얼마나 크고 신기한 꽃이 있는지, 사계절 내내 눈으로 뒤덮인 곳에서 사는 동물도 있다는 걸 너는 아는지. 별과 빛무리가 하늘에 꼭 치맛자락처럼 펼쳐지는 걸 네가 본다면 좋아했을 텐데.
추연이 보기에 황제의 자식으로 태어난다는 것, 태양의 피가 몸속에 흐른다는 것은 황금으로 된 새장에 갇혀 사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금사와 비단으로 지은 옷을 걸치고, 가장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지만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는 삶. 해가 깊이 가라앉아 땅거미가 내리기 전까지 돌아가지 않으면 궁인들이 곧바로 윤을 찾기 시작할 터였다. 그것이 귀한 새를 기르는 것과 다를 게 무어란 말인가.
추연은 그것이 못내 안타까웠으나 또한 기꺼웠다. 그 덕에 매번 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으니. 이 황가가 땅 위에 존재하는 이상 윤 또한 다시, 또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리고 추연은 그렇게 다시 태어난 윤을 찾아내어 사랑에 빠질 터였다. ……사랑? 이런 게 사랑인가. 가늘게 좁혀든 추연의 눈이 잠깐 허공 속 그 어딘가를 배회했다. 한숨과도 같은 날숨이 바람에 얹히었다.
윤이 사박거리는 소리를 내며 발걸음을 옮겼다. 언제 한 눈을 팔았냐는 듯 추연은 숨을 죽인 채 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녀의 눈이 어디를 향하는지, 걷는 속도는, 보폭은 어떠한지, 무얼 보며 몇 번을 웃는지. 윤의 모든 순간을 제 기억에 담고 싶었다. 정말, 예쁘기도 하지. 내 눈에만 이렇게 예쁜가. 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전부 게워낼 것 같아 다문 입술에 힘을 주었다.
네가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라도 좋아. 역겨운 악취로 가득한 황궁이어도 그 순간만큼은 아름다운 무대가 되어. 추연이 느리게 몇 걸음 걸어 윤의 가까이로 다가갔다. 너는 내가 현재를 살고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단 하나의 존재다.

“어딘들 네가 있는 곳만 할까.”

숨바꼭질, 그래. 너는 달아나고 숨는 걸 참 잘 했지. 네 덕에 나는 찾아내는 걸 잘 하게 되었다. 너는 나를 참 많이도 바꿔놓아. 추연이 눈을 휘어 웃었다. 윤의 발자국 아래에서 마른 낙엽이 바스락 웃는 소리를 냈다. ……그런데 오늘의 넌 조금 이상하구나. 추연이 조심스럽게 윤의 눈동자를 마주했다.

“좋아. ……약속 지켜야 해.”

수도 없는 약속들이 연기처럼 흩어졌다. 말처럼 형체가 없는 무언가로 약조한 것이 대개 그러하듯, 그녀와 나눈 약속의 말들은 자의로, 때로는 타의로 깨어져 왔다. 그럼에도 추연은 매번 새로운 약속을 반복하곤 했다. 그녀에게 새끼손가락을 펼쳐 들이미는 지금처럼.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나뭇가지들이 또 잎을 여럿 떨어냈다.

143 이름 없음◆GyZknqLERw (2036319E+5)

2019-03-07 (거의 끝나감) 01:52:08

뭔가.. 글이.. 뭔가.. 뚝뚝 끊기는 것 같아서 미안해요..ㅠㅠ 너무 짬짬이 한두줄씩 썼더니.. 흑흑 잇기 힘들면 언제든 말해 주세요..! 아이고 아이고 이놈은 이렇게 나이 먹고 삽질만 하네.. 들고 오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미안해요 ㅠㅠ 답은 편할 때 천천히 주세요!

히히 안녕.. 아앗 우산친구는 문지기가 되어 버렸네요 ㅋㅋㅋㅋㅋㅋ 정말 이제 다시 겨울이 오기 전까지 눈은 안 올 것 같아요.. 봄비를 기다리며..! ㅋㅋㅋㅋㅋ 헉 맞아요 낮에는 헉 진짜 봄이구나! 싶을 정도로 따끈따끈 한데 아침에 일어나면 너무 춥고.. 저녁에 집 올 때도 춥고.. 미세먼지는 재난 수준이고.. ㅠㅠ저는 윤주 말대로 옷을 여러 겹 입고 다니고 있어요! 윤주도 감기 조심하구.. + 우리 마스크도 꼭꼭 챙겨 쓰기로 해요!
헉 눈 오는 날을 좋아하는구나. 사실 저는 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일본 삿포로에 갔을 때 매일 눈이 펑펑 내렸던 건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꼭 동화나라처럼 예뻤거든요 ㅋㅋㅋ 윤주가 갔다면 나보다 훨씬 좋아했을 것 같아요!
벌써 3월이네요.. 많이 바쁘지요? 특히 이번 주는 새 학기에 적응하는 것만 해도 힘든 주간이니까요. 저는 뭔가 생각보다.. 안 바빠서.. 의아하지만 이 잠깐의 여유를 즐기기로 했어요. 아닌가 바쁨에 대한 역치가 높아진 거 같기도 하고.. 아, 요즘 밖을 다니다 보면 벌써 초록빛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특히 길바닥에서 자라는 들풀 같은 친구들이 꽤 자랐더라구요 ㅋㅋㅋㅋ 이번 봄은 중금속 분자들과 요란하게 오고 있지만.. 그래도 저는 봄이 제일 좋아요. 어서 꽃이 많이 피었으면 좋겠어요!
참, 이번에도 어김없이 다정한 말 고마워요. 히히 눈 얘기도, 개나리 얘기도 너무 귀여워서 정말 여러 번 읽었어요. 늘 고마워요! 파란 하늘 좋은 꿈 꾸고 있으면 좋겠어요. 안녕, 조만간 또 들를게요!

144 서 윤 - 추연 ◆3yPNMD/6aY (5934636E+5)

2019-03-09 (파란날) 01:33:52

일전에 그림을 그리는 손을 본 적이 있다. 엷은 색을 밑바탕에 깔아두고선 서서히 짙은 색을 얹어나가던 섬세한 손. 윤은 그 섬세한 손놀림보다도 붉은빛이 번져가는 모양새에 마음이 더 이끌렸다. 차근차근 쌓여가던 색은 그 속도는 느렸으나 누가 보아도 아름답다 칭할 만큼 탐스러운 빛을 자랑하는 꽃이 되었다. 추연의 말에 갑자기 그 순간이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못한 채, 그저 돌아서기만 한 윤이 생각했다. 바로 방금 전 마음을 외면하기로 다짐했는데, 그의 말 한마디에, 손짓 하나에 윤의 모든 결심은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추연이 하는 말이 모두 진심이었으면 하고 바라다가도, 어린 계집애를 놀리려 드는 농이길 바라는 알 수 없는 마음에 윤은 입술을 물었다. 웃고 싶었지만, 엷은 미소조차 짓지 못했다.
추연의 말에 느낀 감정은 분명 환희에 가까웠음에도 윤은 비참함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느낌이었다. 가만히 서 있어도 푹푹 꺼지는 듯한 바닥. …이대로 잠기게 되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되나요? 누구에게도 물을 수 없는 말은 윤의 입속을 맴돌다 사라져버렸다.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말처럼.

“…기린과의 약조를 어길 만큼 용감한 이가 있을까요.”

윤은 치맛자락을 꾹 쥐었던 손을 뻗었다. 망설이는 듯 느릿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그를 거역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윤은 그가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동조할 수밖에 없었다. 추연이 제국의 귀하고 높은 이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오로지 그 이유만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유에 의한 것일지도 몰랐다. 조심스레 새끼손가락을 걸어 얽은 윤은 그제야 희미하게 웃었다.
영생을 사는 고귀한 당신과는 다르게 나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간일 뿐인데. 당장 지금 숨이 끊어진대도 이상하지 않고, 또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이유로 궁을 떠나게 되어 영영 당신과 만나지 못하게 될지도 몰라요. 이런 나와 내일에 대한 약속을 해도 괜찮겠어요? 입에서 나온 것 모두가 그저 허공에 흩어져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돼버릴지 모른다고 해도?

“연, 잠깐 손 좀 줄래요?”

손가락을 걸었던 손을 떼어내고 제 머리를 묶어두었던 끈을 풀어냈다. 절반 정도 묶여 있던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흩어졌다. 끈은 노란 비단에 금실로 국화꽃이 수놓인 것이었다. 잠시 망설이던 윤이 조심스레 손을 뻗어 추연의 손목에 끈을 감고 느슨하게 매듭 지었다. 손목 근처에서 머뭇대던 손을 거둔 윤은 추연을 보며 웃었다. 아까보다는 선명한 웃음이었다.

“이걸 약속의 증표로 해요, 우리.”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눈에 보이고 손에 닿는 것은 다르지 않은가요. …실은 그런 거창한 이유가 아녜요. 당신이 내가 없어도 이걸 보고 내 생각을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당신의 것을 보고 당신 생각을 할 테니.

145 이름 없음◆3yPNMD/6aY (5934636E+5)

2019-03-09 (파란날) 01:49:58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추연주가 써 주는 추연이 좋아요. 윤이야말로 아니 왜 이렇게...? 싶을 때가 많아서 당황스럽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난 당황하고 있거든요...... 궤도를 벗어나지 않게 잘 갈무리하자! 하는 생각과 아니, 사람한테 자기도 모르는 이런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 하는 생각이 자주 싸웁니다. ^.ㅠ 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잘... 잘 해볼게요... 추연주도 답레 천천히 주세요!

추연주도 안녕! 맞아요, 좋은 문지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쯤 봄비가 올까요? 비가 오면 꽃샘추위가 오지 않을까 싶다가도 새싹이랑 새 잎들 자라려면 비가 한 번쯤은 와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결론은 빨리 봄비가 왔으면 좋겠다는 말입니다... 최근에 먼지도 엄청 심했는데, 빨리 비가 다 씻어내고 새로 자라게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먼지 심하고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마스크 잘 챙기고 옷도 잘 챙겨야 할 것 같아요. 정말... 파란만장한 곳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계절, 아픈 곳 없이 잘 보내봐요!
추연주가 말해준 삿포로의 눈 생각을 하다 조금 웃었어요. 아직 삿포로는 가본 적 없지만, 사계절 내내 예쁜 곳이라고 들었는데 넓은 벌판에 펑펑 내리는 눈이 쌓이는 걸 생각하니까 절로 웃음이 나더라구요. 벌판은 아니었을까요? 영화 속 이미지인가... 아무튼, 정말 예뻤을 것 같아요. 바닥의 초록빛은 미처 보지 못했는데 벌써 무언가 자라고 있다니. 계절 바뀌는 거 보면 참 신기해요. 앞만 보고 엄청 빠르게 걷는 편이라 늘 많은 걸 놓치는데 ^.ㅠ ㅋㅋㅋㅋㅋㅋ 내일 외출하면서는 바닥도 살피고 해봐야겠네요. 예쁜 싹이랑 마주칠 수 있음 좋겠다! 나도 봄 많이 좋아해요. 꽃 피길 바라는 사람이 적어도 두 명이니까 빨리 피지 않을까요! (어디서 들었는데, 올해는 개화시기가 조금 빠를 거래요.)
벌써 3월의 첫 평일다운 평일이 끝났네요. 나도 약간 정신없었던 것 빼곤 생각보다 그렇게 바쁘지 않았어요. 사실 폭풍전야 같은 느낌이기도 한데... 나중의 일은 나중에 걱정하기로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하루는 잘 보냈나요? 나는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아주아주 좋은 시간을 보내서 오랜만에 행복으로 꽉 찬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한 것 같아요. 추연주도 그랬길 바라고, 또 그럴 일이 생기길 바랄게요! 아마 자고 있겠죠? 일단은 좋은 꿈 꾸구요. 푹, 잘 자요! :) ❤️

146 이름 없음◆3yPNMD/6aY (5934636E+5)

2019-03-09 (파란날) 02:04:47

아, 다른 말 한참하다가 중요한 말을 빼먹었네! 마지막에 추연주 허락없이 추연이 손목을 가져다 써서(?) 미안해요... 혹시 불쾌하거나 이건 안 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밀어내는 묘사를 쓰거나 없는 행동으로 쳐도 괜찮습니다. 그럼 진짜 잘 자요! 안녕! u.uzzZ

147 이름 없음◆GyZknqLERw (418893E+47)

2019-03-15 (불탄다..!) 01:52:49

아아 얼른 답레 주고 싶은데 다듬기만 하면 되는데 ㅠㅠㅠ 윤아..! 가을아...! 힝힝 여유롭다는 말은 정말 금기어라더니.. 요번 주에는 과 행사가 너무 너무 너무 많네요.. 이 학번 돼서까지 참석해야하나 괴로워요..! ㅠㅠㅜㅠ 저는 일요일날 저녁에 답레 들고 올게요 ㅠㅠㅠ 윤주야 날 추운데 옷 꼭꼭 따뜻하게 입고 다니구 감기 조심해요! 좋은 꿈 꿔요 ♥ 미리 주말도 잘 보내요!

148 이름 없음◆3yPNMD/6aY (5352163E+5)

2019-03-15 (불탄다..!) 19:44:15

대체로 이번 주까지가 제일 바쁜 주간인 것 같아요... 음 어 다음 주엔 또 다음 주의 일이 기다리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ㅠ ㅋㅋㅋㅋㅋㅋㅋ >>이 학번 돼서까지 참석해야 하나<< 이거 귀여워서 웃었어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에고 어째... 그래두 사람들이랑 재밌는 시간 보내구요. 오늘 날씨 많이 춥던데 따뜻하게 입었길 바랍니다. 눈비 조심해요! 추연주도 주말 잘 보내구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149 추연 - 서 윤 ◆GyZknqLERw (1829747E+5)

2019-03-20 (水) 01:30:23

추연은 제 존재 의의에 대해 단 한 번도 의문을 품은 적이 없었다. 기린, 천지를 다스리는 신령한 존재. 인간은 그를 그렇게 정의했지만 그는 존재하기에 자연을 움직일 뿐이었다. 인간이 태어나 어떤 의심도 없이 숨을 쉬며 살아가듯, 그에게 천지를 움직이는 것은 본능과도 같았다. 그가 숨을 쉬면 바람이 불었고, 눈물을 흘리면 비가 오며 바다가 요동했다. 옮기는 걸음걸음마다 봄이, 여름이, 가을이 쫓아왔다.
그는 이 땅에 단 하나뿐인 존재였다. ……그러나 윤 또한 그러했다. 수많은 인간들 중 색채를 지닌 것은 윤 뿐이었다. 시간은 흘렀고, 추연은 늘 제자리에 있었다. 윤이 저를 찾길 기다리며. 그리고 그러던 어느 날, 정말 불현 듯 발견하게 된ㅡ 저도 모르는 사이 제 마음 한 구석에서 생겨나 컴컴히 몸뚱이를 불려 나가는 생각.
내가 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났더라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까. 혹은 계속 다시 태어나는 게 내 쪽이었더라면 겁 없이 네게 다가갈 수 있었을까. 추연은 윤을 볼 때면 늘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에게 주어진 종이는 한 장 뿐이라, 매번 고치려고 덧칠을 하면 할수록 선은 뭉개지고 먹은 번져 그림은 더더욱 추한 모습이 되고 말았다. 손 틈 새로 빠져나가는 모래를 잡으려 애쓰는 기분이었다.
윤. 너는 추락하는 기분이 무언지 알까. 하염없이 떨어져 닿은 곳이 바닥이 아닌 늪이라 나는 또 깊게 잠겨드는구나. 추연은 노을이 단풍처럼 내려앉기 시작한 나무를 보았다. 나무들이 가을이 되면 잎을 떨어낸 후 죽음처럼 긴 잠을 자고 깨어나는 것처럼, 저도 푸르른 새 이파리와 분홍빛 꽃을 피우며 처음처럼 다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았다. 꼭 새하얀 백지처럼. 추연의 시선이 윤의 발치를 좇았다.

용감하기론 너를 따라 올 인간이 없지, 고개를 약간 들어올린 추연이 장난스레 중얼거렸다. 네가 깨부순 약속이 벌써 몇 개야. 잠깐 망설이는 듯하던 윤이 제게 손가락을 걸어왔다. 추연은 윤과 새끼손가락을 단단히 걸고 엄지를 맞대었다. 그 순간이 마치 찰나와 같이 느껴졌다. 윤의 손가락이 떨어지는 게 아쉬워 추연은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왜 너희의 시간은 이리 짧느냔 말야. 추연의 눈이 윤의 손을 좇았다.
제 손을 달라 말한 윤의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한 겹 더 부드럽게 흩어지며 물결쳤다. 아, 지금 보니 네 머리카락이 가을이었구나. 꼭 낙엽으로 된 폭포수 같다. 손에 들린 건……, 너 정말. 추연이 숨을 멈추었다. 밀랍인형처럼 딱딱하게 굳은 채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너 이게 내게 뭘 의미하는지나 알아. 방황하던 추연의 눈이 윤의 작고 둥근 머리에 고정되었다. 제 팔을 향해 고개를 숙인 탓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자유로운 손으로 넘겨주었다.
스치며 닿는 윤의 보드라운 손, 그 온도와 감촉.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목소리. 나는 꽃이기를 바랐다. 그대가 조용히 걸어와 그대 손으로 나를 붙잡아 그대의 것으로 만들기를. 내 나비야. 윤아. 가을아. 윤…, 혀 끝으로 굴리면 굴릴수록 고운 울림을 품은 이름이었다. 윤의 앞에서 그는 정말 속절없이ㅡ제 스스로를 어찌할 수 없게 흔들리고 말았다. 갈대도 이보다는 지조가 있겠다. 힘겹게 쌓아 올린 벽이 단 한 번의 미소에 허물어짐을 느끼며 추연은 웃었다. 볼우물이 깊게 패일 정도로 환한 웃음이었다.
기린의 손목 위에 약속의 말이 자리 잡았다. 국화꽃은 메마른 사막에 가볍게 날아와 앉았으나 곧 단단히 뿌리를 박고 자라나 금빛으로 제 심장을 뒤덮을 터였다. 추연이 조심스럽게 제 팔에 매인 비단 끈을 쓸어보았다. 끈에 닿는 손가락이 불에 덴 듯 화끈거렸다. 목이 뜨겁게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추연이 간신히 침을 삼켰다. 어쩌면, 어쩌면 이번에는.

“……약속 한거야,” 낮게 갈라진 목소리로 답하던 추연이 갑작스레 황망한 얼굴을 했다. 저도 모르는 새 또 기대를 했던가. 정말로 다 밟아 끈 줄 알았는데. 어쩌면 저리도 끈질기게 고개를 드는지. 이 작은 불씨는 어찌하여 단 한 번의 숨결에도 다시 살아나고 마는지. 기대가 가져올 절망이 제게 가져다 줄 고통이 얼마나 클지 짐작도 못하는 주제에. 너는 나를 괴롭게 만들어. 비참하게 만들고, 연약하게 만든다.
……그런데 나는, 그럼에도 네가 좋아. 좋아서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어. 추연이 웃는 것도 일그러진 것도 아닌 기묘한 얼굴을 한 채 한참동안 윤을 보았다. “돌아가자,” 추연이 윤에게 손을 내밀었다. 노을이 꼭 화마처럼 동산을 뒤덮었다.

150 이름 없음◆GyZknqLERw (1829747E+5)

2019-03-20 (水) 01:46:36

안녕 윤주야! 흑흑 이틀이나 지각해버렸네요 ㅠㅠ 제가 2박 3일 엠티 비슷한 걸 다녀왔더니.. 그만 체력이 예전같지 않아서.. ㅇ<-<.. 귀여워 해줘서 고마워요 ㅋㅋㅋㅋㅋㅋ
아앗 답레는 뭔가 쓰다 보니까 갑자기 막레 분위기가 되어버려서 마무리 하는 느낌으로 했어요..! 윤주가 괜찮다면 막레로 봐주어도 될 것 같아요! 히히.. 흑흑 저는 윤이 감정묘사가 너무 너무 너무 좋아요.. 정말 정말 좋아요.. 공주님 안돼요 저는 반대예요! 나이차가 너무 많이 나요!

오늘은 정말 정말 따뜻했어요.. 정말 봄인가봐요. 제가 사는 곳에는 목련이 봉오리를 틔우기 시작했어요! 성격 급한 벚꽃도 한 그루 봤어요 ㅋㅋㅋㅋ 앗 내일 저녁에 비가 온다고 들었어요! 이제는 오늘 저녁인가? 잊지 않고 우산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드디어 문지기 친구에게 봄비를 맛보여줄 때가 왔습니다! 참, 비 오기 전까지는 미세먼지가 다시 안좋다고 하네요. 정말.. 윤주 말대로 파란만장해요 ㅋㅋㅋㅋ
히히 도심에서도, 작은 마을에서도, 벌판? 숲에서도 눈이 펑펑 내려요. 가면 다 보고 올 수 있어요!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여행이니 행복한 기억보정 필터가 낀 걸수도 있겠지만요 ㅋㅋㅋㅋ 헉 어쩐지 따사로운 느낌이다 싶었어요. 작년 이맘때쯤엔 롱패딩 입고 다녔던 것 같은데 말예요. 꽃 일찍 피면 시험 부담 덜할 때 꽃구경을.. 갈 수 있으리라 믿고 기대해 볼래요.
저 날 저 레스에서 굉장히 행복해 하는 것 같아서 보고 괜히 기쁘고 저까지 행복했어요 ㅋㅋㅋㅋㅋ 히히 고마워요! 그래서 꼭 빨리 답해줘야지 했는데 이렇게나 늦어져 버렸네요 ㅠㅠ 이 주 월요일 시작하면서 막막했는데.. 그래도 벌써 수요일이에요! 힘내서 으쌰으쌰..! 윤주의 오늘 하루도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늘 고마워요. 잘 자고 좋은 꿈 꿔요!❤️ 우산이 내일 나갈 때 꼭 눈에 띄길!

151 이름 없음◆3yPNMD/6aY (8778485E+6)

2019-03-20 (水) 03:38:42

안녕! 잠이 오질 않아서 와 봤는데 반가운 추연주 레스가 있어서 좋았어요. 사실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정말로 해야 하는 일이니까 내가 잘 해줄 거라고 생각하구! 앗 체력... 한 번 떨어지면 다시 올리기가 쉽지 않죠 ㅠ.ㅠ... 눈은 뜨고 있는데 손가락 까딱할 기운이 없는 날들도 생기더라구요. 답레 쓰고 잡담 레스까지 쓰는게 시간과 생각할 힘이 많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힘들 때는 쉬었다가 천천히 굴려가기로 해요! u.u
그리구 추연주의 이 레스를 막레로 감사히 받겠습니다! 마무리해줘서 고마워요! 저는 추연이가 정말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이는 숫자일 뿐이에요...!!! 돌리던 상황이 끝났으니 이제 슬슬 새 상황을 생각해 보아야겠네요. 어떤 상황이든 이번 선레는 내가 써올게요! 뭔가 추연주가 시작을 많이 해준 것 같아서 고맙구 미안해요 ㅠ.ㅠ... 상황은 쫌만 더 생각해볼게요. 추연주 생각나는 거 있음 말해줘요!

맞아요, 오늘 아침까지는 조금 쌀쌀하다 싶었는데 낮부터는 정말 따뜻하더라구요. 추연주 사는 곳에는 벌써 봉우리를 틔운 꽃들이 있다니 신기하네요. 내일 비 때문에 아프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이 되지만요 ㅠ.ㅠ... 잘 견뎌서 예쁘게 펴주었으면 좋겠네요. 아, 그 문지기 친구 ㅋㅋㅋㅋㅋㅋㅋ 얼마 전에 우리 동네에 갑자기 비가 온 적이 있거든요. 그 날 가지고 나갔다가 망가뜨렸어요... 문지기 친구야 미안해 봄비 구경도 못 시켜줬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단 다른 우산을 챙겨두었어요. 추연주도 우산 잘 챙겨나가길 바랄게요! 앗, 비 오기 전에는 마스크두요!
삿포로는 정말정말 예쁜 곳일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더 아름답게 기억되는 측면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진짜 좋았으니까 그렇게 예쁜 기억으로 남은 거 아닐까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졌어요. 덕분이에요. 나중에 삿포로 가게 되면 추연주가 해준 말 생각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아, 추연주 말 보니가 빨리 벚꽃 보고 싶다! 이상하게 스무살부터는 꽃 피는 시기에 각잡고 꽃을 보러 가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일정 때문에 도저히 안 되겠다 싶던 주간에도 꽃 보러갈 시간은 생기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운 좋게 예쁜 벚나무가 많은 곳에서 살고 있어 오며가며 자주 보긴 하지만, 그 사람 많고 북적이는 곳의 분위기가 또 따로 있는 것 같아요. 벌써 봄바람이 부는 것 같네요 u.u 추연주에게도 올해 꽃구경 갈 여유가 꼭 있었음 좋겠어요.
저 날 정말 기분 좋았거든요. 마음 맞는 사람들이랑 같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복이라고 늘 생각해요. 같은 맥락으로 추연주랑 이렇게 이야기 주고받는 것도 내게는 늘 즐거움이고 행복입니다. 오히려 내가 고마워요! ^///^ 추연주도 바쁠 텐데 힘 내구요. 푹 자고 일어나서 좋은 하루 보냈으면 좋겠어요. 추연주도 좋은 꿈 꾸길 바라요.

152 이름 없음◆GyZknqLERw (7374702E+4)

2019-03-21 (거의 끝나감) 20:09:32

아앗 어제 엄청 피곤했겠어요 ㅠㅠ 힝힝 왜 잠이 안왔담.. 저는 그럴 때.. 공부를 시도해요.. ㅋㅋㅋㅋㅋㅋ 히히 체력 기르려면 운동을 해야 하는데.. 운동 할 기력이 없어요.. 이것이 악순환의 굴레인가! ㅋㅋㅋㅋ ㅠㅠㅠㅠㅠ 응 늘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우리 느긋하게 오래오래 가요! 윤주도 건강 잘 챙기구..
아아 안돼 사랑에 나이는 있단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 헐 아니에요 미안하긴요 저는 늘 즐거웠는걸요! 보고 싶은 상황.. 너무 많은데.. 정혼자가 있다 했으니.. 질투도 해보고 싶고.. 뭔가 공적인 상황에서.. 만나 보고도 싶고.. 언젠가는 그런 공적인 상황에서 만나서 몰래 꽁냥꽁냥도.. 위기에 처했을 때 서로 구해주는 것도 보고싶고.. 흑흑 윤아! 좋아해! 편하게 느긋하게 주세요 ㅋㅋㅋㅋ 히히 저는 윤이랑 함께라면 다 좋으니까!

ㅋㅋㅋㅋㅋ 아아..! 문지기 친구야...! 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의 비는 정말.. 봄비라기엔 강하게 쏟아 붓더라구요.. 약간 무서워서 창문 꼭 닫고 있었어요 ㅋㅋㅋㅋ 앗 꽃들 안부를 확인한다는 게! 오늘 갑자기 오후 수업 휴강을 해주셔서 너무 신나게 집에 오느라 못봤어요 ㅠㅠ 내일 꼭 확인해야지.. 날이 다시 추워졌어요! 패딩을 언제쯤 넣을 수 있을런지.. 히히 윤주야 당분간은 옷 따뜻하게 입고 나가요!
앗 히히 윤주도 나중에 꼭 가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즐거워 졌다니 기뻐요! ㅋㅋㅋㅋㅋ 사실 저는 제대로 꽃놀이를 가 본 적이 없어요.. 가도 밤에만 가보구.. 그래서 올해에는 꼭 가볼거예요! 따뜻하고 복작복작한 곳에서 사람 구경 꽃구경 하다 와야지! ㅋㅋㅋㅋㅋㅋ 헉 벚나무가 많은 곳이라니 곧 매일 길을 걷기만 해도 간질간질 행복한 나날 보내겠네요! 봄은 늘 새롭고 행복한 계절인 것 같아요. 저에게는 유난히 따뜻한 바람이랑 햇살로 기억되곤 해요. 약간 첫사랑영화 필터 같은 느낌 ㅋㅋㅋ 히히
아앗 저도 늘 윤주와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면 입꼬리가 비죽비죽 올라가 있는 걸 발견해요 ㅋㅋㅋㅋ 늘 고맙고.. 위로가 돼요. 히히 오늘의 윤주는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요? 저녁은 맛난 걸로 먹었을까? 행복한 밤 됐으면 좋겠어요! 내일은 드디어 금요일이니까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잠들기!

153 서 윤 ◆OYf90ldncA (4497945E+5)

2019-03-22 (불탄다..!) 15:14:33

최근 윤은 이유 없이 살이 내렸다. 이유 없이? 그래, 이유 없이. 그녀를 혜은慧恩공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그랬다. 그들은 혜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었지만, 윤이나 가을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얄팍한 몇몇이 전부였다. 그나마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어느 날 그 이름들을 얻게 되었고, 또 어느 날부터는 그렇게 불리는 일이 드물어졌다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변한 혜은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한 술 더 뜨시라 말을 건네는 궁녀를 본 윤은 그저 한 번 웃고선, “입맛이 없구나.” 하고 답했다. 밤에 잠 못 이루는 시간이 길어지고, 때때론 일어나 앉아 한숨을 내쉬는 날들이 늘어갔다.
어느 봄날의 가벼운 고뿔처럼 한철 앓고 지나가길 바라다가도 막상 그렇게 사라져버릴 날을 떠올리면 마음 한구석이 사늘해졌다. ……원래 누군가를 그리는 일이 이리 어려운 일인지. 그저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애틋하고 뭉클해 눈물이 고이곤 하는지. 누구도 일러준 적 없어 윤은 알 수 없었다. 어차피 알아선 안 되는 일이었다. 윤은 조용히 젖어 들어가는 눈가를 모른 척하고 돌아누웠다. 그렇게 윤의 얼굴에는 소리 없이, 아주 조금씩 그늘이 늘어갔다. 윤을 혜은으로 부르는 자들은 그것을 본래의 차분한 기색에 계절이 바뀌어감에 따라 느끼는 쓸쓸함이 더해진 정도로 치부했다. 그마저도 기민한 이 몇몇만이 느꼈을 뿐, 대부분은 종종 고단한 듯 보이는 혜은의 건강을 염려하기만 했다.

곱던 단풍이 지고 마른 나뭇가지 새로 서늘한 바람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비로소 모든 것이 잠드는 계절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저물어가는 계절과는 다르게, 궁에는 묘한 활기가 돌았다. 황태자의 탄일이 다가오고 있던 탓이다. 궁 안의 사람들은 잠들어 있던 것을 깨우고 시들고 마른 것들 사이에서 예쁘고 좋은 것들을 골라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시간은 늘 흐르던 대로 지나가기만 했다. 윤은 느슨하게 쥔 손 사이로 빠져나가는 그것을 보며, 문득 이렇게 사라지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애달프다.

제 단장에 공을 들이던 손들이 떨어진 것을 느낀 윤이 양옆에서 건네 오는 손을 잡고 밖으로 나섰다. 사뿐히 내디딘 윤의 발소리가 다른 이들의 것에 섞여 들었다. 곧 새로운 태양이 될 황태자의 탄일 축하 연회는 성대히 치러졌다. 그래서 윤은 제 어린 날 가장 친한 벗이었던 오라버니였음에도 선물을 진상할 때야 간신히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윤아.” 태자가 그의 앞에 선 윤을 다정하게 불렀다. 그 이름에 그가 환이었고, 제가 윤이었던 어린 시절이 아닌 다른 이를 떠올렸다는 사실에 윤은 그에게 미안하기만 했다. 앞에 놓인 함을 보며 소중히 쓰다듬던 환이 다시 윤을 보며 문득 걱정스러운 얼굴을 했다. “너 어딘가 아픈 게로구나.”
그의 말에 잠시 말을 잃은 윤은 눈을 감고서 살포시 웃었다. 그리고선 고개를 저었다.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느리게 고개 숙여 인사한 윤은 조금 서둘러 연회장을 빠져나왔다. 태연한 얼굴을 가장한 채 걸음을 옮기던 윤은 너무 멀지 않되, 그나마 인적이 드문 곳을 찾은 뒤에야 멈춰서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이따금 지나다니던 궁인들은 걱정 어린 말을 던지며 부축하려 다가왔으나 윤은 괜찮다는 말과 곧 돌아가겠다는 말로 그들을 모두 돌려보냈다. 윤이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키려 애썼다. 납득할 만한 이유도, 맥락도 찾을 수 없이 흔들리는 마음이 한시라도 빨리 가라앉기를 간절히 바라며.

154 이름 없음◆3yPNMD/6aY (4497945E+5)

2019-03-22 (불탄다..!) 15:30:52

앗... 인증코드 실수를 또 했네요 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제 인증코드가 노래 제목인데 비슷한 게 자주 떠올라서 단어 한두 개 차이로 계속 틀리는 것 같아요. 이번 인증코드는 아마 맞을 거예요 ^.ㅠ... 잠 안 올 때 공부 시도하기 엄청 좋은 방법 같아요 ㅋㅋㅋㅋㅋ 한 쪽만 펼쳐봐도 잠이 솔솔 올 것 같아요. 다음에 잠 안 오면 꼭 시도해 볼래요! 진짜 잠 안 와도 필요한 공부할 수 있구! 운동해야 하는데 할 체력이 없다는 말에 100% 공감해요. 저는 정말로 그래서 하던 운동을 그만 둔 적이 있어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그래도 다음 달부터는 다시 시도해보려구요. 추연주도 건강 잘 챙기구요, 우리 오래오래 같이 있어요! 뭔가 성대하고 중요한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은 아니라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 같은 황태자 탄신일로 선레를 써왔어요. 공주는 보통 왕과 중전 사이에서 난 여자아이에게 쓰는 칭호기도 하구... 여러모로 고증과는 엇나갈 것 같지만, 이해해주시구 제가 이렇게 마음대로 엉망진창 썼으니까 ㅋㅋㅋㅋㅋㅋ 추연주도 답레 편하게 써주세요. 저도 추연이랑 함께 있는 상황이라면 무엇이든 좋아요! ^///^

문지기 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그저께 비가 오던 날에 새 친구를 샀어요. 가져간 우산이 정말정말 작은 양산 겸 우산이었는데, 도저히 그걸로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비가 오더라구요. 그 날 잘 돌아왔나요? 저는 밖을 돌아다녀야 할 일이 조금 있어서 당황했는데, 춥지 않고 젖지 않고 잘 돌아왔길 바라요. 어제 나갔는데 바람 많이 불더라구요. 추연주도 따뜻하게 입어요!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식으로 생기는 휴강 너무 좋아요! 갑자기 시간이 늘어난 기분이구, 그래서 선물이라도 받은 것 같죠. 부디 즐거운 시간들 보냈길 바라요.
늘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가까운 시일에 다녀오게 된다면 자랑할게요! 당장 떠날 수 없어 조금 슬프네요 ㅠ.ㅠ... 앗, 그렇군요. 올해에는 꼭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꽃놀이 다녀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꽃나무로 쭉 이어진 길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많이 되고, 그해의 좋은 기억으로 오래오래 남더라구요. 맞아요, 그래서 제가 사는 곳을 좋아해요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봄이 제일 좋아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점보다는 꽃이 피기 시작하는 시점부터의 봄이 더 좋구요. 그때는 정말 발이 공중에 붕 뜬 느낌이에요. 온세상이 화사해서 눈돌리는 곳마다 예쁘구요, 향기도 나구. 잠깐 꽃샘추위가 찾아왔지만, 아프지 말구 잘 견뎌서 예쁜 꽃을 맞이할 준비를 해보려구요. 추연주도 같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ㅋㅋㅋㅋㅋㅋ 준비까지는 안 해도 되지만, 아프지 말기!
저랑 이야기 나누는 일을 즐겁게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어제 저는... 어쩌다보니 또 똑같은 말을 하게 되는데, 좋아하는 친구랑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밥도 잘 먹었구 좋아하는 커피도 마셨구요. 게다가 오늘은 쉬는 날이거든요. 그래서 어제가 더 좋았나? 추연주의 어제와 오늘도 행복했고 행복하길 바라요. 굿나잇 인사를 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이르니까 좋은 하루 보내라는 인사로 대신할게요!♥♡

155 이름 없음◆GyZknqLERw (3123687E+4)

2019-03-25 (모두 수고..) 02:21:07

윤과 단풍을 보러 궁 밖을 다녀온 그 다음날부터, 추연은 조금 앓았다. 겨울은 만물이 깊은 곳으로 숨어드는 계절이듯, 겨울을 맞은 추연의 몸도 잠이라 부를만한 것이 늘었다. 하루의 반나절 이상을 잠으로 보냈고, 깨어 있는 순간에는 술을 마시고 독을 피웠다. 무언가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나날이 흘러갔다. 추연은 혹독한 겨울을 예감했다. 제 손으로 달콤한 독을 마신 게 잘못일 터. 손도 대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러던 어느 날, 가국의 떠오르는 태양인 황태자의 탄신일을 맞아 아침부터 궁 안이 바쁘게 움직였다. 추연의 궁에도 궁인들이 여럿 들락거리며 의복과 단장을 준비했다. 그래, 그가 바로 이 가국의 얼굴이 아닌가. 그는 이런 것이 기껍지 않았으나, 다음 생에도 윤과 함께 하기 위해서 가국은 굳건해야만 했다. 늘 희고 헐렁한 옷만 걸치던 그의 몸에 금빛 비단 옷이 걸쳐졌다. 그 아래로 검은 바지를 입고, 상서로운 짐승들이 여럿 새겨진 옥대를 둘렀다. 추연은 영 따분하고 불편한 얼굴을 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아니, 머리는 이대로 둬,” 인형처럼 무감하던 짐승의 눈동자에 서느런 빛이 돌자 관과 비녀로 제 머리를 올릴 준비를 하던 궁인이 놀라 뒤로 물러섰다. 궁인들을 뒤로 한 추연이 방을 나섰다. 대청 아래에 가지런히 놓인 혜는 본 채도 않고 느리게 발걸음을 옮겼다. 반쯤 묶인 채 등 위에서 희게 물결치는 머리카락에는 계절에 맞지 않게 국화가 피어 있었다.

황태자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제법 좋았다. 총명한 머리, 단정한 용모와 온화한 성격. 그야말로 성군의 재목이었다. 추연도 두어 번 그와 대화를 해 본 적이 있었다. “믿음이 정당한 보답을 받는, 올바른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 말하던 곧은 눈빛을 기억하고 있었다. 호전적이라 적이 많은 현 황제와는 달라 제법 인상 깊었더랬지. 추연이 하늘을 보았다. 한낮임에도 겨울의 햇빛이 옅게 황궁을 드리웠다. 어렴풋이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추연이 연회장으로 들어서자 그가 가는 길목마다 인파가 갈라졌다. 그 길의 끝에 서 있던 황태자의 시선이 저를 향했다. 가벼운 눈인사를 주고받고는 걸음을 옮겨 그의 앞에 섰다.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짙은 곤색 옷을 걸치고 제게 안부를 묻는 황태자의 얼굴에서 추연은 그리운 얼굴을 읽어냈다. 바다처럼 푸른 눈에서 비슷한 모양의 낙엽색 눈을, 단정한 입술에서는 다정한 미소와 목소리를. “덕분에,”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답한 추연이 두어 마디 축하의 말을 했다.
얼굴을 비추고, 태자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여준 추연이 할 일은 가만히 앉아 자리를 지키는 것 뿐이었다. 제게는 말을 걸어오는 이도 없었다. 그래, 신성하고 가까이 하기 힘든 무언가로 존재하는 것이 모두에게 더 나은 일일 터였다.

악사들이 다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추연은 연신 술잔을 기울였다. 가을에 수확한 곡식으로 담근 술이었다. 곡식으로 술을 담을 수 있다는 건 올해의 수확이 제법 풍족하다는 뜻이었다. 기름진 잔치음식의 냄새에 코를 찡그리던 추연이 상 위를 둘러보았다. 겨울임에도 큰 상을 가득 채울 만큼 다양한 종류의 요리가 차려져 있었다. 추연이 잘 익은 무화과를 하나 먹고, 하나는 집어 주머니에 넣었다.
다들 들뜬 얼굴이었다. 간만의 연회였으니 그럴 만도. 평소보다 훨씬 불편한 악취가 여기저기서 나는 걸 보니 궁 외부에서도 제법 많은 사람이 들어온 듯 했다. 직접 선물을 가져 온 사람부터, 먼 곳에서 사람을 보낸 이와, 초대를 받고 연회에 참석해 술잔을 기울이는 이들까지. 황태자와 일대일로 얼굴을 마주한 채 대화할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 곧 흥미를 잃은 얼굴로 느릿하게 주변을 둘러보던 추연의 시선에 눈에 익은 뒷모습이 들어왔다. 추연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람들에게서 멀어지자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역한 냄새도 조금 가라앉았다. 추연이 벽에 기대어 숨을 돌렸다. 정말 반사적으로 윤을 따라 나오긴 했으나 그 후에 어찌할 지에 대한 계획은 없었던 탓이다. ……내가 언제부터 이런 걸 생각하고 움직였지. 추연이 허탈한 얼굴로 웃었다. 윤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만나서 무슨 말을 해? 이토록 긴 세월을 살았건만 제 마음 하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다니, 자조의 웃음이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참,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백 서른하나, 백 서른 둘. 지금쯤이면 갔을까. 제법 긴 시간동안 제자리에서 서성이며 수를 세던 추연이 머뭇거리는 발걸음으로 모퉁이를 돌았다. 주위를 살피던 눈이 이내 크게 뜨였다.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아 있는 윤을 발견하자마자 추연은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도 전에 한달음에 그녀의 앞에 가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놀란 기색이 가득한 눈이 다급하게 윤의 얼굴을 헤매었다.

“윤, 무슨 일이야. 어디 아파?”

추연이 목소리의 떨림을 감추지 못한 채 물었다. 제법 오랜만에 본 윤의 얼굴이 수척했다. 눈 밑에 드리운 그늘이 얼굴을 덮은 분가루로도 감춰지지 못한 채 옅게 배어 나왔다. 추연이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윤의 얼굴을 감싸 들어 올리고는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이리 저리 뜯어보았다.

156 이름 없음◆GyZknqLERw (3123687E+4)

2019-03-25 (모두 수고..) 02:37:12

앗 추연 - 서 윤을 빼먹었어요..! 아니 올리고 보니까 왜 이렇게 앞부분이 길어졌지요..? 너무 쓸데없이.. tmi 대잔치를 한 것 같아요.. 힝 이을 수 있는 부분은 저 마지막 자투리 밖에 안되네요 ㅠㅠㅠ 답레는 윤주 편할 때에 짧게 주세요!!!
앗 노래 제목이라니 좋아하는 노래인가봐요! ㅋㅋㅋㅋ 히히 맞아 제목 비슷한 노래가 참 많지요. 저는 요새 잔나비 노래랑, 스테이시 켄트 노래를 열심히 듣고 있어요. 아 그거랑 아리아나 그란데의 7 rings..! 윤주는 어떤 노래를 즐겨 듣나요?
어머 너무 긍정적이에요 ㅋㅋㅋㅋㅋ 아앗 ㅋㅋㅋㅋㅋㅋㅋ 흑흑.. 맞아 요새 평균 수명도 올랐는데 무병장수를 위해 우리 운동해요..! 히히 사실 저는 태자님 같은 캐릭터들 등장하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세계관이 자세하고 넓어질 때마다 정말 윤과 추연이 어디에선가 살아 숨쉬고 있을 것 같아요! 아앗 그리고 옛 중국의 황실 국가에서도 황녀님을 공주라는 이름으로 책봉했었대요! ㅋㅋㅋㅋㅋ 흑흑 우리 공주님 살이 빠졌다니 마음이 아파요.. 아푸지마세요.. ㅠㅠㅠㅠ

헉 정말 놀랐겠어요! 새 우산을 사다니 정말 현명했어요. 귀여운 우산으로는 견디기 힘든 날씨였어요.. 정말 여름도 아닌데 무섭게 왔지요. 아, 어제도 날씨가 참 이상했던 것 같아요. 마른 하늘에 비오기! 다른 지역에서는 우박도 오고 눈도 오고 했다고 들었어요.
앗 히히 ㅋㅋㅋㅋ 나 뭐 했지.. 아무 것도 안 하고 시간 보내기 했던 것 같아요.. 약간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었어요 ㅋㅋㅋㅋㅋ
아아 ㅠㅠㅠ 그래도 원할 때 당장 떠날 수 없기에 더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 시간들이 되는 것 같아요. 비행기표 끊어놓고 그날만 오매불망 기다리면서 행복해 하는 것도 제법 즐겁구요! ㅋㅋㅋㅋ 히히 나아중에 다녀오면 꼭 자랑해 주세요.
아앗 고마워요! 이번주나 다음주에 꼭..! 갈 거예요 ㅋㅋㅋ 3월이 시작할 때부터 각 잡고 있었거든요..! 누구도 날 막을 수 없어..! 와, 자기가 사는 곳을 좋아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어서 꽃이 폈으면 좋겠어요. 윤주의 매일매일이 행복하길! 헉 묘사가 너무 예뻐요. 히히 벌써 봄 다 봤다 다 봤어! ㅋㅋㅋㅋ 맞아요.. 꿈 꾸는 것처럼 공중에 붕 뜬 느낌이지요. 고마워요. 저 안 아프려고 요새 패딩 입고 다녀요! ㅋㅋㅋㅋㅋㅋ 윤주도 따뜻하게 입고 다니기로 약속해요!

저는 오늘 오랜만에 학교 아닌 목적으로 외출을 했어요. 원래 가려고 찾아봤던 카페가 있었는데 없어졌나봐요..! 제가 못 찾는줄 알고 주변을 세 바퀴쯤 빙글빙글 돌았는데 자세히 보니 닭발집으로 바뀌었더라구요.. 오늘 뭔가 버스 배차도, 신호등도 영 제대로 안 풀리고 추운데 카페까지 그렇게 되니 약간 서러웠어요 ㅋㅋㅋㅋ ㅠㅠㅠㅠ 그런데 딱 처음 보이는 카페 들어갔는데 사장님이 다쿠아즈를 서비스라고 주셔서 또 기분이 바로 좋아졌답니다.. 무화과 잼이 들어간 거라.. 먹으면서 쓰다 보니 저 본문에 무화과가 등장했어요.. ㅋㅋㅋㅋㅋ (tmi) 히히 무화과 먹고 싶어..
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니 기뻐요! 매일 매일 좋아하는 사람들과만 좋아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까 여행 얘기랑 비슷한 맥락에서, 그럴 수 없기에 저는 윤주와 나누는 시간들이 참 소중해요. 늘 내게 다정한 말들을 해 주는 것도 고맙구.. 즐거워요! 히히 덕분에 제 어제는 행복했고 오늘도 행복할 거예요. 고마워요! 다시 한 주가 시작되었네요. 이번 주도 으쌰으쌰 힘내서 잘 버텨봐요! 히히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요. 안녕! ♥♥

157 서 윤 - 추연 ◆3yPNMD/6aY (5837214E+5)

2019-03-28 (거의 끝나감) 20:41:25

윤은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기 위해 몇 번이나 눈을 깜빡였다. 작은 소리 같은 걸 들은 것 같기도 했으나 윤은 그걸 바람소리 정도로 생각했다. 인기척이라곤 여기지 못했다. 그런 줄 알았다면 손을 들어 막았을 것이다. 방금 전, 저를 부축하려 다가온 사람들을 모두 돌려보냈던 것처럼. 윤은 눈앞에 어른거리다 사라질까 두려운 마음에 그를 덥석 붙잡지 않기 위해 애써야 했다. …왜 그런 얼굴을 해요. 내가 꼭 당신한테 특별한 무엇이라도 된다는 듯이. 윤은 마음에 가늘게 빛이 들기 시작한 자리를 피해 구석으로 숨었다.

“아픈 게 아니라, …발을 헛디뎌서.”

조그맣게 속삭인 윤이 고개를 들고 다시 추연을 보며 웃었다. 할 수만 있다면 아주 오래도록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었다. 언제 어디서든 보고 싶을 때 꺼내볼 수 있도록. 그러나 인간의 기억이란 건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윤의 마음은 끄트머리부터 서서히 젖어갔다. 아프긴. 난 차라리 내가 망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는걸요. 당신 눈길이라도 한 번 더 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
연의 눈에 난 어떻게 보이나요? 가장 안전하고 아늑한 곳에서 정성들여 길러진 난초? 그래서 눈길이 가고 가끔은 예쁘기도 하지만, 흥미가 일지는 않던가요? 가벼운 마음이라도 좋아요. 무어라도 받고 싶어요. 이렇게 무언가를 간절하게 바라본 적이 없어요. 이게 사랑인가요? 이렇게 지저분하고 못난 마음을 사랑이라 불러도 되나요?

“연이 보아 얼마나 다행인지. 다른 이였다면 흉을 보았을지도 몰라요.”

고요한 눈으로 추연을 바라보던 윤이 시선을 내리며 잔잔히 웃었다. 저를 걱정스레 살피는 손 위로 제 손을 가볍게 올린 윤이 천천히 그 손을 제 얼굴에서 떼어냈다. 그리고 그 다음 그의 손에서 제 손도 떨어뜨렸다. 바닥을 짚었던 탓에 손에 흙이 조금 묻어있었다. 윤은 문득 그에게 닿았던 것을 후회했다. 나는 겁이 나요. 이게 나와 당신의 관계 같아서. 방금은 흙 조금이었지만, 다음엔 더한 것일 줄 어떻게 아나요.
다시 바닥을 짚은 윤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가볍게 치맛자락까지 털어낸 윤은 붙잡고 일어날 수 있도록 추연에게로 깨끗해진 양손을 뻗었다. 지난 생에 어떤 공덕을 쌓고, 또 어떤 죄를 지어 당신을 마주치게 되었는지. 내가 알 방도는 없겠지요.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지도 모르구요. 구태여 캐낼 생각 같은 건 없으니, …그저 내가 이번 생에 당신께 예쁘고 좋은 것만 드릴 수 있다면.

“연회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는데 왜 여기 나와 계셔요? 오라버니는 만나셨어요?”

윤이 추연을 보고 살풋 웃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느 꿈속에서는 당신과 내가 영원히 끊이지 않는 붉은 실로 연결되어 있는 세계에서 함께 행복하기도 하였지만. ……. 당신에게는 평생 윤이고 싶었는데.

158 이름 없음◆3yPNMD/6aY (5837214E+5)

2019-03-28 (거의 끝나감) 21:23:02

앗 아니에요! 애초에 선레도 이을 수 없는 부분이 많지 않은 tmi대잔치였는걸요... 근데 막상 답레 써놓고 보니까 이것도 그런 것 같다... 추연주도 길이, 시간 다 신경쓰지 말구 편하게 답레주세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한동안 되게 많이 듣던 노래였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놓구 제목을 이렇게 헷갈리다니 웃기긴 하지만요 ^.ㅠㅋㅋㅋㅋㅋㅋ 잔나비랑 아리아나 그란데 노래는 저도 들었어요! 스테이시 켄트 노래는 한 번 찾아 들어볼게요. 저는 요즘 백예린, 태연, 헤이즈 신보랑 김윤아 유리가면 앨범을 섞어서 듣고 있어요. 분위기가 조금씩 다른데 걸으면서 듣기 좋더라구요. 그냥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요즘은 돌아다니다보면 꽃이 핀 곳들이 슬슬 눈에 들어와요. 개나리랑 목련은 벌써 피기 시작했구, 벚꽃도 볕 잘 드는 곳은 조금 피어있더라구요! 연두색 이파리들도 나고 있어요! 이건 진짜 tmi인데 ㅋㅋㅋㅋㅋㅋㅋ 우리집 앞에 목련나무가 한 그루 있거든요. 하루 전까지만 해도 하나도 안 피어있던 게, 날씨 좋은 날 온종일 돌아다니다 집 오면서 보니까 조금 피었더라구요. 하루하루가 달라서 정말 신기해요. 지쳐있다가도 그런 광경 보면 환기되는 느낌이구요. 추연주에게도 하루에 하나씩 정도는 그렇게 예쁜 게 눈에 들어오는 즐거운 일이 생기길 바라요!♡♥

ㅋㅋㅋㅋㅋㅋㅋㅋ좋게좋게 생각하려구요...! 그래도 요즘은 엄청 잘 자고 있어요. 헉 이게 춘곤증인가... 진짜 봄인가봐요! 맞아요, 곧 4월이죠. 새로운 달을 맞아서 운동시작하구 꼭 자랑할게요 이번에는 꼭...!! ㅠ.ㅠㅋㅋㅋㅋㅋㅋㅋ 앗 저두요! 사실 상의없이 막 등장시켜서 헉 괜찮을까... 했는데 좋아한다고 하니 다행이에요. 뭔가 캐릭터들의 관계의 폭이 넓어지는 걸 보면 신기하고 재밌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추연이랑 윤이 서로를 대하는 거랑 다른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해서,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면 각각 다른 모습도 볼 수 있구요. 아... 아니라면 사과하겠습니다 u.u...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그렇구나! 분명히 어딘가에 자료 하나쯤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열심히 찾아보다가 안 맞아도 뜻이 통하겠지... 공주라고 쓰자... 한 건데 운 좋게 얻어걸린 셈이네요. 나 너무 바보 같다... 이렇게 새로운 지식을 또 하나 알아가네요. 고마워요!ㅋㅋㅋㅋㅋ 흑흑 저도 추연이 레스에서 자꾸 독이랑 술이 나올 때마다 슬퍼져요... 둘 다 이름부터 해롭잖아... 아프지 말아요 ㅠ.ㅠ

맞아요, 최근에 날씨가 궂었던 날에는 정말로 심했죠. 비가 막 퍼붓질 않나 어느 날은 눈비가 섞여서도 펑펑 오더니 어디에는 우박까지 내렸나보네요 ㅠ.ㅠ... 다음 주쯤에 하루 비 예보가 있는 날이 있던데 그날은 너무 심하지 않았음 좋겠네요. 추연주도 일기예보에 귀 쫑긋하고 있다가 비 소식 있는 날에는 우산 잘 챙기길 바랄게요! 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생긴 시간은 그렇게 쓸 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막 크게 즐거운 일 말구 소소하게 하고 싶었던 것들 하면서 시간 모조리 다 쓰기! 잘 보낸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계속 맞아요만 하고 있는데, 여행은 진짜 그런 것 같아요. 아무리 계획없이 간다구 해도 교통편 정도는 미리 해놓게 되니까 그날이 오기만을 엄청 기다리게 돼요. 사실 저는... 여행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비행기표 끊어놓고 걱정 왕창 하는 스타일이라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그래도 막상 가면 즐겁고 그 추억 돌이켜보면서 나머지 날들을 보내게 되는 것 같아요.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조금 긴 여행을 다녀올 예정인데, 가서 예쁜 거 보면 꼭 말할게요 히히 ^//^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구 귀여워 ㅋㅋㅋㅋㅋㅋ 추연주 꽃 진짜로 좋아하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봄을 안 좋아할 수가 없겠다. 계획대로 성공적인 꽃구경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추연주도 다녀와서 얼마나 예쁜 걸 보았구 또 그래서 얼마나 좋았는지 자랑해주세요!

헉 그럴 때 진짜 슬퍼요. 저도 요즘 가는 곳마다 이전 준비중이고, 닫아서 그게 얼마나 허망한지 느껴져서 슬프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새롭게 좋은 곳 찾아서 다행이에요! 무화과잼 맛있는데, 맛있는 것두 먹어서 다행이다! 무화과 저도 좋아해요. 예전에는 밍밍하게 달구 이게 뭐람... 생각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렇게 강한 맛이 나지 않아서 오히려 좋더라구요. 오독오독한 것도 재밌어요. 아직 무화과철은 아니지만, 비슷하게 오독오독한 딸기철인데 추연주 딸기는 좋아하나요? 요즘 딸기 엄청 달아요! 맛있는 딸기 먹으면서 남은 봄 보내길 바라요 히히 u.u
추연주가 해준 말 그대로 돌려주고 싶어요. 늘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즐거운 시간만 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긴 어렵다는 걸 알고 있지요 ㅋㅋㅋ큐ㅠㅠㅠㅠㅠ 당장 내가 내 마음에 안 드는 날도 있는데! 앗 이건 조금 다른 말인가. 아무튼, 본론은 저도 추연주랑 이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이에요! 남겨준 말들을 읽을 때, 거기에 답할 때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지금은 목요일 밤이구 내일은 금요일이네요! 하루만 더 버티면 평일의 끝이에요. 주말동안 푹 쉬구요, 또 새로운 한 주 잘 맞길 바랄게요. 오늘도 굿나잇 인사를 하기는 시간이 조금 애매하니까 ㅋㅋㅋㅋㅋㅋㅋ 고생했어요! 또 봐요.

159 이름 없음◆3yPNMD/6aY (0295108E+5)

2019-03-29 (불탄다..!) 00:55:15

길게 다른 말 하다가 꼭 하고 싶은 말 하려던 거 까먹어서 뒤늦게라도 다시 와서 남겨요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요즘 왜 이렇게 깜빡깜빡하지... 추연이 머리 건드리지 말라구 해놓구선 저번에 윤이 준 걸루 머리 묶은 거 보고 헉 했어요 ㅠ.ㅠ... 누가 뭐래도 추연이 최고야......
이제는 잘 자라고 말해도 좋을 시간이니까 그렇게 할게요. 푹 자구 좋은 꿈 꿔요~ 안녕! u.u

160 이름 없음◆GyZknqLERw (2985761E+5)

2019-03-31 (내일 월요일) 17:07:12

으악 윤주야 제가 화요일까지 뭐 준비해야하는 게 있어서 ㅠㅠㅠ 쪼꼼 늦어지네요 미안해요 ㅠㅠㅠㅠ 공주님..! 사랑해요! 흑흑
주말 되니 갑자기 날이 추워졌어요! 옷 꼭꼭 껴입고 다녀요 저는 패딩을 다시 꺼냈답니다.. 헐 그리구 내일이 벌써 4월이네요 유쾌한 만우절 보내구요!!! 내일 절대 안속을테야..! 히히 짧게 안부 전하고 갑미다.. 나중에 봐요 ♥♥ 3월을 행복하게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161 이름 없음◆3yPNMD/6aY (5112377E+5)

2019-04-11 (거의 끝나감) 20:48:35

바쁜 시기죠 요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도 슬슬 일이 생기고 있어요... 그와중에 꽃구경을 빌미로 열심히 놀고 있는 내가 너무 웃기지만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추연주도 건강 챙기고 바쁜 와중에도 즐거운 일 한두 개씩 만들어서 잘 지내요! 생각해보니까 4월 1일이 만우절이었죠... 나도, 내 주변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 못하구 그냥 왜 벌써 4월이야? ㅠ.ㅠ 했던 같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연주는 바람대로 안 속구 잘 넘어갔길 바라요!
또 3월 고생 많았구요, 4월이 벌써 중순을 향해가고 있지만 남은 날들 잘 보내요! 그럼 안뇽 다음에 또 만나요 :D

162 이름 없음◆GyZknqLERw (1073904E+5)

2019-04-13 (파란날) 17:50:34

앗 윤주야 바쁜데 안부 전해줘서 고마워요!! 흑흑 답레와 함께 돌아오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여유가 안 나서 짧게 안부라도 전하고 갈게요 ㅠㅠㅠ 어머나, 꽃구경은 열심히 해야 해요! 앞으로 남은 봄은 100번도 안 되니까요 ㅋㅋㅋㅋ 앗, 그리고 저의 만우절 다짐은 성공했어요! 제 주변도 더 이상 그 날이 만우절이라는 걸 의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ㅋㅋㅋㅋ 힝 다들 너무 어른이 되어버렸어요 ㅠㅠㅠ 중고등학교 때는 정말 큰 이벤트였는데..
히 어김없이 다정한 말 참 고마워요. 감사 일기라도 써야할까봐요 ㅋㅋㅋ 오늘은 날씨가 정말 따뜻하네요. 하늘도 청명하고.. 산책하기 참 좋은 날이에요. 가방이 무거워서 산책은 못하지만.. 그래도 잠깐 걷는 것 만으로도 참 좋았어요. 올 봄은 윤주와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네요. 참 고맙고, 윤주도 늘 좋은 나날 보내길 바라요! 다음엔 답레와 함께 돌아올게요!!! 진짜로.. 정말로... 흑흑 오늘 하루도 행복하길!

163 이름 없음◆GyZknqLERw (7841901E+5)

2019-04-19 (불탄다..!) 22:36:50

안녕 윤주야! 미안해요 제가 요새 넘 맘에 여유가 없어서 ㅠㅠ 26일날 시험 끝나거든요 ㅠㅠㅠ 그 주 주말 안으로 돌아올게요 미안해요 ㅠㅠ 힝 윤주 바쁘겠지만 건강 잘 챙기구.. 잘 지내다가 나중에 봐요 안뇽! ❤️

164 이름 없음◆3yPNMD/6aY (6470957E+5)

2019-05-02 (거의 끝나감) 23:36:29

안녕! 벌써 5월이에요! 너무 오랜만에 들러서 미안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큼지막한 일들은 끝났는데 자잘한 일들이 남아서 그쪽에 계속 신경을 쓰다가 타이밍을 놓쳤어요 ㅠ.ㅠ... 추연주도 그동안 바빴을 텐데 마저 푹 쉬구 천천히 답레 줘요! 내일만 지나면 또 주말이네요. 고생 많았구 주말에 잘 쉬구 곧 만나요! u.u*

165 이름 없음◆GyZknqLERw (2857938E+4)

2019-05-16 (거의 끝나감) 10:34:55

안녕 윤주야! 요새 날씨가 정말 정말 따뜻해요.. 저는 여름 잠옷을 꺼냈답니다! 이제 여름 이불도 꺼내야 할까봐요. 으으 암튼 늘 고마워요 ㅠㅠㅠ 오늘도 다정한 말에 힘 얻구 가요..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요.. 이번 주 안으로는 꼭 답레 들고 올게요 오늘 하루 잘 보내요! 이제 곧 주말이니까 그걸 기다리는 마음으로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냈으면 좋겠어요

166 이름 없음◆3yPNMD/6aY (3605872E+5)

2019-05-21 (FIRE!) 20:39:58

안녕! 내가 너무 늦었죠... 5월까지 밀린 일들이 있어서 그거 마감하구 이래저래 나갈 일이 많다보니 조금 소홀했던 것 같아요 ㅠ.ㅠ 답레는 부담 가지지 말구요 여유 있고 편안한 때에 천천히 남겨줘요! 나두 최근에 여름 잠옷을 꺼냈는데, 창문을 너무 일찍 열었는지 감기에 걸렸더라구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생각보다 독하네요. 요즘 날씨가 좋아요. 추연주 건강하구 좋은 날들 보내길 바라요!

167 추연 - 서 윤 ◆GyZknqLERw (8412471E+5)

2019-05-23 (거의 끝나감) 23:05:16

추연의 얼굴에 근심이 드리워졌다. 발을 헛디디긴, 아픈 게 분명한데. ……내게는 말하고 싶지 않다는 뜻일까. 가슴이 시큰거렸다. 윤이 저를 멀리 하길 바랐는데, 막상 그리 되니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왜 그런 얼굴을 해. 왜 그렇게 웃어. 윤이 얼굴에서 제 손을 떼어냈다. 추연도 아차 하는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딛고 있던 바닥이 진창이라도 된 것 마냥 발을 잡아당겼다. 깊이, 더 깊은 곳으로 끌어 내려졌다. 윤과 제 사이에 꼭 보이지 않는 선이라도 그어진 것 같았다.

“그래, 다치지는 않았어?”

가만히 할 말을 삼켜낸 추연이 빙긋이 웃으며 답했다. 처음에는 그저 다시 윤을 볼 수 있기만을 바랐다. 윤이 저를 모른다 해도, 윤이 다시 태어난 걸 알았으니 그대로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윤을 마주하고, 윤이 제 이름을 불러주자 마음은 또 제멋대로 굴었다. 욕심 내지 말아야 한다고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을 생각하지만……, 아아. 윤이 불러주는 제 이름의 울림은 어찌나 달콤한지. 저를 보며 곱게 접히는 눈매가, 올곧은 그 눈동자의 빛이 얼마나 저를 기쁘게 하는지.
그만 그 눈길이 저를 한 번만 더 향하기를, 더 다정한 목소리로 저를 불러주기를 바라게 되고 마는 것이다. 널 먼발치에서 그저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리라 생각했던 멍청이는 대체 과거의 누구지. ……윤, 너는 나를 욕망하게 해. 그리고 또 그만큼 나를 좌절하게 해. 나는 이 감정이, 너를 욕망하는 내가, 너무 두려워.

윤이 몸을 일으켰다. 발바닥 아래로 모래알이 작게 바스락 소리를 냈다. 윤의 치맛자락이 부드럽게 사각거렸다. 추연은 차마 윤을 올려다보지 못하고 바닥의 모래알만 가만 노려보았다. 그런 그의 앞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윤이 제게 뻗은 손을 멍하게 바라보던 추연의 얼굴이 왈칵 일그러졌다. ……정말로, 너를 어쩌면 좋지.
그에게 부축은 필요하지 않았으나, 추연은 조심스럽게 제 손을 그녀의 손 위에 얹었다. 손은 쥐었으나 무게는 얹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선 추연이 손을 놓지 않은 채 물끄러미 그녀의 내려다보았다. 윤, 윤……, 채 내뱉지 못한 외침을 삼켰다. 식도가 타는 것 같았다. 채 눈을 겹치지 못한 채 시선을 떨어뜨리곤 양 손 안에 윤의 손을 모아 그러쥐었다. 아주 소중한 것을 다루듯 추연은 그것을 엄지로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아, 나 조금 취했나봐.

“응, 그럼. 사람이 많이도 왔더구나.”

추연이 낮게 속삭였다. 귓가에서 웅웅거리던 왁자한 인파의 소음과 연회장의 음악이 잦아들었다.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던 악취 또한 어느새 거짓말처럼 사라져있었다. 너는 정말 마법 같아. 사람들은 내가 마술을 부린다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소리. 추연이 가만히 눈을 감았다. 네 곁에 있으면, 꼭 세상에 우리 둘만 있는 것 같아. 눈을 뜬 추연이 윤과 시선을 마주했다.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나는 나비를 좇다 보니 여기더라. 윤, 너야말로 왜 나와 있어.”

168 이름 없음◆GyZknqLERw (8412471E+5)

2019-05-23 (거의 끝나감) 23:18:56

안녕, 윤주야! 너무 오랜만이지요.. 우리 봄날의 안부를 나누고 있었는데, 벌써 여름이 되었네요. 너무 늦게 돌아와서 미안한 마음이 커요. 저도 이제는 많은 일들이 제법 마무리되었어요.. 너무 늦어서 미안해요.. 윤주는 바쁜 와중에도 잘 지냈나요?
세상에, 감기라니 ㅠㅠ 너무 속상해요. 안 그래도 일교차랑 냉방병 조심하라는 말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윤주가 선수를 쳤군요! 여름 감기는 참 독한데..ㅠㅠㅠㅠ 많이 고생하지 않고 잘 넘겼으면 좋겠어요.

아, 덕분에 저는 제법 행복한 꽃구경을 했어요. 고마워요! 보면서 윤주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이제는 녹색이 푸르러졌지만요 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요새 날이 너무 더워요! 내일 낮에는 기온이 정말 한여름만큼 올라가더라구요. 햇볕도 정말 따갑구.. 그래도 감기 걸린 윤주는.. 어쩌면 좋아..ㅠㅠㅠㅠㅠ 찬 물은 금지예요.. 겉옷도.. 꼭 챙겨 다니세요!
참, 저는 얼마 전에 새로운 식물 친구들을 방에 들였답니다. 베고니아 친구들인데 이름은 솜과 사탕이에요. 꽃도 계속 예쁘고 피워주고, 잘 자라서 마음에 많은 위안이 되어주고 있어요. 드루이드처럼 잘 키울 수 있으면 좋겠는데.. 걱정이에요. 히히.. 요새 집에 있을 땐 디즈니 애니메이션 켜놓고 있는데, 요새는 솜사탕에게 라푼젤 노래를 들려주고 있답니다.. 앗 오늘도 너무 tmi 방출했다..! 히히 너무 오랜만에 반가워서..

아, 답레 쓰다가 문득 생각난 건데, 우리 공주님 생일이 가을이었는데..! 넘 바보같이 홀라당 까먹고 넘어가 버렸어요 ㅠㅠㅠㅠㅠ 힝 힝 너무 미안해요.. 우리 다음 번 생일은 꼭 축하하고 가요..! 이번 윤의 레스는 몇 번이고 읽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 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정말.. 너무 애달프고.. 저까지 마음이 아팠어요. 공주님... 엉엉....
힝 그리고 윤주야.. 빨리 나아요.. 밥 꼭 꼭 잘 챙겨먹고.. 답레는 편할 때 여유롭게 주세요! 자주 들르지 못했지만.. 늘 마음 한 켠에서는 생각하고 있었어요. 항상 고마워요. 좋은 밤 돼요! ❤

169 이름 없음◆GyZknqLERw (0800581E+5)

2019-05-26 (내일 월요일) 22:37:26

안녕, 윤주야! 히히 산책하다가 실짝 올려두고 가요 ㅋㅋㅋㅋ 초여름 밤에는 산책하기가 참 좋아서 좋아요.. 모기도 막 보이기 시작했지만 ㅠㅠ 주말의 마무리는 잘 하고 있을까요? 내일이 벌써 월요일이네요.. 흑흑.. 이번 주도 좋은 일로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안녕 좋은 밤 돼요!

170 서 윤 - 추연 (6479787E+5)

2019-05-27 (모두 수고..) 19:35:43

윤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띄운 채로 눈을 감았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눈을 뜬 순간, 윤은 여전히 추연이 제 앞에 있다는 사실에 흔들리는 마음을 알아챘다. 그 흔들림이라는 건, 기쁨이나 슬픔 같은 단순한 말들로 칭할 수 없는 것이었다. 추연의 손이 제 손에 닿았을 때, 여전히 제 손을 놓지 않는 그를 보았을 때, ……윤은 차라리 이게 꿈이길 바랐다. 이 모든 게 절대로 이루어질 일 없는 행복한 꿈인 편이 덜 잔인했다. 일말의 기대조차 품지 못하도록.
높은 데서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조각 나느니, 바닥에서 더 낮은 곳으로 파고드는 게 나았다. 가늘게 든 빛에 왜 나는 타 죽을 것처럼 괴로워할 수밖에 없는 건지. 그가 뱉는 음절 하나, 작은 손짓에 떨리는 공기에 속절없이 무너질 것 같은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 윤은 웃었다. 그 웃음 아래로 모든 게 감춰지길 바라면서. 망향제에 빌었더라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소원이었다.


“많은 이들이 공을 들였는데…, 다행이네요. 오라버니께서도 기뻐하시겠어요.”


당신에게 고작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닌데. 윤은 아랫입술을 짧게 깨물었다. 하지만 이런 게 아니라면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제 마음은 누구도 모르게 조용히 간직해야 하는 것이었다. 당장 내일 눈을 감는다고 해도 뱉어서는 안 될 말. 할 수 있대도 무책임하게 제 마음을 던져놓는 이기적인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결국에는 고작 이런 것뿐이었다. 목뒤로 부는 바람이 유달리 서늘하게 느껴졌다.
묘하게 시선을 떨어뜨린 윤이 추연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나비? 이 계절에도 날갯짓하는 나비가 있던가요. 아니면 당신께만 찾아간 봄의 조각이라도 있나요? 그런 거라면 나는 영원히 볼 수도, 알 수도 없겠지요. 서운하거나 슬픈 건 아녜요. 당연한 일인 걸요. 단지 가끔,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요. 이 마음이 어떤 건지, 이제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건지.


“저는 잠시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어요.”


살포시 웃은 윤이 조심스레 손을 움직여 빼내다 살며시 추연의 손끝을 붙잡았다. 아주 잠깐이었다. 금세 손을 떼어낸 윤은 치맛자락을 쥐었다가 그대로 손을 뒤로 감췄다. 윤은 떨리는 손을 감추려 제 두 손을 꼭 잡았다.


“…주인공도 아니라서 오래 들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연이 금방 찾아주었네요.”


잠시 무언가 생각하듯 살짝 고개를 기울인 윤이 곧 입가로 웃음을 흩어내며 추연에게 물었다.


“이번에는 내가 술래 할까요? 연이 숨을래요?”

171 이름 없음◆3yPNMD/6aY (0730553E+5)

2019-05-27 (모두 수고..) 20:25:45

안녕! 날씨 많이 더워졌죠! 하고 인사하고 싶었는데, 여기는 비가 오더니 꽤 쌀쌀해져서 그렇게 말하기가 민망한 날씨가 되었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에어컨 틀지 않은 실내는 꽤 후덥지근하더라구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옷에 빗물이 다 튀고 엄청 습해서 어항 속 물고기 체험하는 기분이었어요... 추연주는 부디 쾌적한 하루 보냈기를 바랄게요 ^.ㅠ...
감기는 거의 다 나았어요!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요즘 낮에는 덥구 아침 저녁으로는 조금 추운데다 에어컨 틀기 시작하는 곳도 있어서요. 감기 걸리기 쉬우니까 추연주도 감기 조심해야 해요! 아프지 말구 건강했음 좋겠어요. 나는 잘 지내고 있으니까 추연주도 잘 지내구요!

헉, 꽃구경 했구나! 벚꽃 진짜 예뻤죠. 매해 피는 꽃인데 왜 매해 예쁠까요? ㅠ///ㅠ 꽃이 진 건 아쉽긴 하지만, 또 요즘 나뭇잎도 예뻐요! 오늘은 흐리고 비가 와서 안 보였는데 날씨 좋을 때 햇볕에 반짝거리는 이파리들 보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맑은 날 나뭇잎 한 번 살펴주세요! 앗... 쓰고 났더니 어쩌면 이미 봤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구 솜이랑 사탕이라니 이름 너무 귀여운 거 아니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합치면 솜사탕! 라푼젤 노래 진짜 좋아하는데 ㅋㅋㅋㅋㅋㅋ 예쁜 노래 들려주었으니까 솜사탕 친구들도 좋아할 거예요. 쑥쑥 자라라, 솜이야, 사탕아! 흑흑... 어떻게 해...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하나도 tmi 아니니까 또 즐거운 얘기 있으면 알려주세요! 나 이런 거 듣는 거 많이 좋아해요 히히

앗, 아니에요! 나도 까먹었는 걸요 ㅋ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도 생각 못 하고 있었는데 추연주가 말해줘서 알았어요. 응, 꼭 그렇게 해요! 추연은... 추연은... 뭘 같이 축하하죠? ㅠ.ㅠ 추연주가 만들어둔 거나 무언가 만들어서(?) 알려주면 안 될까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나도 같이 축하해줄래요! 다정한 추연 그냥 둘 수 없어요! 추연 레스도 애틋하구... 볼 때마다 참 다정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추연주가 써주는 추연 늘 정말 좋아해요! 좋아하고 있어요! ㅠ///ㅠ
즐거운 산책 했어요? 밤산책 다 좋아하는데, 제일 좋은 건 딱 초여름 이 시기인 것 같아요. 춥지도 않구 모기가 나왔다고는 하지만 ㅠㅠㅠㅠㅠㅠㅠ 아직 무섭게 날아다니지는 않구 ㅋㅋㅋㅋㅋㅋ 추연주도 밥 잘 챙겨먹구 잘 자구요! 바쁠 때는 일 하고 쉬고 싶은 만큼 쉰 다음 편하게 와도 괜찮아요. 나도 많이 생각해요! 매일 건강하구 행복한 하루들 보내길 바라요. u.u*

172 추연 - 윤 ◆GyZknqLERw (6649151E+5)

2019-06-01 (파란날) 20:42:03

네 오라비보다는 그 자리에 참석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기뻐해야지. 사람들에게 눈이 있다면 모두 알아봤을 터였다. 태자는 훌륭했다. 지금껏 지켜 본 후계들 중 손에 꼽을 만큼 영리했다. 적통 왕자이기에 혈통까지 완벽하지. 그에게 불의의 사고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황위 계승에는 문제가 없을 터였다. 그가 황제가 된다면 그의 동생인 윤 또한 안전할 테고. 네 오라비와 제법 친한가 보구나. 좋은 일이다. 아, 윤이 또 웃었다. 추연이 고개를 비딱하게 기울이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너 자꾸 그렇게 웃지 마. 정 들면 어쩌려고.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는 윤의 말에 추연은 갑자기 무슨 숨바꼭질이냐고 묻지 않았다. 누구와 하고 있었느냐고도 묻지 않았다. 윤의 눈을 보며 다정하게 마주 웃어 줄 뿐이었다. 그 사이 윤의 손이 나비처럼 앉았다 떠났다. 봄의 향기는 꿈결처럼 잠깐 머물렀다 떠나고, 그의 손 안에 남겨진 것은 서늘한 초겨울의 바람 뿐이었다. 고작 그 얼마간 쥐고 있었다고 손 안이 허전한 기분에 추연이 가볍게 주먹을 몇 번 쥐었다 폈다. 이내 뒤에 손을 감춘 윤을 보고 웃었다. 새침하긴. 귀엽기도 해라.

“그러려면 앞으로는 좀 더 잘 숨어야 할 걸.”

네가 얼마나 눈에 띄는데. 너는 어딜 가나 반짝반짝 빛나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눈을 휘어 웃던 추연이 이어진 윤의 말에 한 대 맞은 것 같은 얼굴을 했다. 네가……, 술래를? 지금까지 매번 윤을 찾아내는 것은 추연의 몫이었다. 그는 제법 훌륭한 술래였고, 윤은 형편없었다. 그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그의 일생은 찾아내고, 잃어버리는 것의 연속이었다. 찾아내고, 찾아내고, 다시 찾아내고……, 윤. 네가 어디에 있든 나는 알아. 얼마가 걸리든 너를 찾아낼 수도 있어. 그런데 네가 술래를 하겠다고. 네가. 웃음기 하나 없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윤을 보던 추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눈 감고 스물까지 센 다음 찾는 거야.”

추연이 윤을 등지고 걸음을 옮겼다. 그에게는 발자국 소리가 없었다. 공중을 걷기에 당연한 것일 터였다. 그러나 추연은 몇 걸음 걷지 못하고 멈추어 섰다. 모퉁이를 돌자 온 몸에서 힘이 빠졌다. 추연은 숨을 헐떡이며 아까 한참을 서성이던 담벼락에 기대어 섰다. ……아, 이런. 과거의 윤이 담장 앞 바닥에 나뭇가지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작고 둥근 머리가 까딱 움직였다. 추연은 그가 고개를 들어 저를 보기 전에 질끈 눈을 감았다.
이번에는 사각거리며 비단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가 났다. 추연, 하고 다정하게 속삭이며 또 다른 과거의 윤이 제 뺨을 쥐어 왔다. 아냐, 윤은 나를 그리 부르지 않는다. 이제 그만 가 줘. 피비린내에 숨이 막혔다. 벽에 등을 기대어 서있던 추연이 주르르 미끄러져 내려 주저앉았다.

173 이름 없음◆GyZknqLERw (6649151E+5)

2019-06-01 (파란날) 21:05:56

안녕, 윤주야! 이번 주는 잘 보냈을까요? 저는.. 이제 시험이에요 ㅠㅠㅠㅠ 아니 시험 끝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왜 벌써.. 흑흑.. 2-3주 간은 자주 접속하기 힘들 것 같아요. 답레는 윤주 편할 때.. 느긋하게 주세요..

헉 맞아요 며칠 전에 갑자기 비가 왔지요. 거의 미스트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악 어항 속 물고기라니 ㅋㅋㅋㅋ 묘사가 너무 귀여워요. 뻐끔뻐끔! 애석하게도 저도 영 쾌적하지는 못했답니다.. 비 온 다음날 갑자기 노란 들꽃이 한 가득 피어있는 걸 봤어요. 비가 피워낸 건지 제가 그 날에서야 발견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예뻤어요.
헉 거의 나았다니 다행이에요! 아직도 일교차는 제법 크고..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도 크니까 겉옷 꼭 꼭 챙겨 다니기로 해요! 신경써줘서 고마워요! 저도 건강하게 잘 먹는 나날 보내고 있답니다 히히.. 저는 요새 요리에 심취해 있어요. 요리의 마무리 플레이팅에는 특히 더.. 예쁜 접시들을 하나씩 사 모으고 있답니다.
윤주의 말 보고 나서야 잎을 봤어요! 파릇파릇 반짝반짝 어쩜 그리 귀여운지 ㅋㅋㅋ 이제 정말 여름이구나! 하는 느낌이 물씬 들었어요. 제 방 창문을 열면 나무 끝부분(?)이 보이는데, 그 친구도 언제 그렇게 자랐는지 모르겠어요. 분명 앙상한 가지 뿐이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아앗 솜사탕의 쑥쑥성장을 빌어줘서 고마워요! 얘들아 힘내서 자라야 해..! 꼭 전해줄게요. 히히 제 얘기들 좋아해 줘서 고마워요.. 저도 윤주의 말들은 전부 좋아해요. 폭신폭신한 곰인형이 침대 머리맡에서 말해주는 느낌이에요.. ㅋㅋㅋㅋㅋ 에헤

ㅋㅋㅋㅋㅋ 아아..! 윤의 복지가 시급하다...! 추연은.. 추연은.. 늙은이라 이제.. 속세의 기념일은 챙기지 않아요! ㅋㅋㅋㅋㅋㅋ 윤이 추연에게는 늘 깜짝 선물 같은 존재이지요. 히히 뭔가 생각나면 꼭 말할게요.. 헉 너무 검고 어두침침한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역시 윤주 뿐이에요! 흑흑 윤이도 윤주도 늘 아끼고 사랑해요!
히히 덕분에 즐거운 산책이었어요. 저는 늦은 밤 특유의 고요한 느낌을 참 좋아해요. 윽 맞아요 ㅋㅋㅋㅋㅋ 요새 덥다가.. 춥다가 해서 그런지 모기가 아직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히히 늘 고마워요. 아, 벌써 6월이네요. 윤주의 이번 달도 반갑고 즐겁고 행복한 일로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종종 들러 안부 전할게요! 안녕, 행복한 주말과 좋은 밤 돼요! ❤

174 이름 없음◆GyZknqLERw (3016835E+5)

2019-06-07 (불탄다..!) 08:51:46

안녕, 윤주야! 내일이면 벌써 주말이에요! 시간이 참 빠르네요. 여긴 어제부터 후두둑 비가 내리고 있어요. 집에서 빗소리 듣는 건 참 좋은데, 나가기는 싫네요 ㅋㅋㅋㅋ ㅠㅠㅠㅠ 발 축축해..!
저는 요새 아침 일찍 일어나고.. 칵테일 사랑으로 잠을 깨우고.. 밥도 건강하게 챙겨 먹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양배추 한 통을 사다 매 끼에 뜯어먹고 있는데.. 정말 크네요.. ㅋㅋㅋㅋ 먹어도 먹어도 안 없어져요! 엉엉.. 암튼 윤주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감기조심 차조심하고 또 봐요!

175 이름 없음◆3yPNMD/6aY (1835341E+5)

2019-06-09 (내일 월요일) 02:11:50

안녕! 잘 지내고 있어요? 나도 요즘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답레 완성을 못하고 있어요... ㅠ.ㅠ 절반 정도만 더 쓰면 완성인데... 흑흑... 조금만 있으면 웬만큼은 끝나니까 그때 답레 가져올게요! 시험기간 많이 바쁠 텐데 힘내구요.
앗... 방금 모기가 앞을 슝 날아갔는데 무섭네요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더위조심, 모기조심, 피로조심해요! 아이구, 조심해야 할 것 참 많다 ㅠ.ㅜ!

176 서 윤 - 추연 (9802445E+5)

2019-06-11 (FIRE!) 00:56:47

“노력할게요.”


윤은 추연의 말에 고개만 끄덕였다. 무어라 더 덧붙일 말도 없었지만,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고 해도 꺼내지 못했을 것이었다. 윤은 새삼 그가 제게 얼마나 다정한 얼굴빛만을 비추었는지 생각했다. 웃지 않는 추연의 눈과 그가 돌아서는 뒷모습까지 본 윤이 눈을 감고 느릿하게 뒤를 돌았다.


“하나, 둘, 셋, …”


윤이 천천히 끊어가며 수를 세었다. 저 너머로 들리는 사람들 소리를 제외하면 주변은 고요하기만 했다. 처음부터 홀로였던 것처럼. …실은 내 그리운 마음이 불러낸 환상 같은 건 아니었을까? 열까지 세었을 때, 윤이 생각했다. 그로부터 여섯을 더 센 뒤에는 거기 있는지를 묻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눌러야 했다.


“…열여덟, 열아홉, 스물.”


숫자를 다 세고 난 뒤에도 윤은 쉽사리 눈을 뜨지 못했다. 추연을 찾지 못할까 덜컥 겁이 났다. 제가 뱉은 말을 후회하면서도 간절하게 그를 찾고 싶었다. 그에게 유일한 무언가가 되고 싶었다가도 뒤돌아서면 잊힐 것이 되고 싶은 마음은 변덕스럽게 양 끝을 오갔지만, 진심은 늘 처음 떠올렸던 것에 가까웠다. 이런 게 특별함에 대한 증명이 될 리가 없는데. 설사 그리된다고 해도 그게 누굴 위한 것인가?
그럼에도 윤은 걸음을 움직였다. 누가 보더라도 책 잡힐 일 없을 만큼이나 사뿐한 걸음이었다. 시작은 그러했으나 달음박질쳐 달아나는 마음은 잡을 길이 없었다. 첫걸음을 떼는 건 어려웠지만, 그다음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움직였다. 정말로 그를 찾지 못할까 조바심만 났다. 치맛자락을 붙잡은 윤이 서두르기 시작했다. 잠깐이지만 저를 둘러쌌던 수많은 걱정과 불안이 무색하게, 윤은 금방 추연을 발견했다. 천천히 그에게 다가선 윤이 그대로 무릎을 굽혀 앉았다.


"…추연."


잠시 동안 조용히 추연을 바라보던 윤이 조심스레 그의 뺨을 향해 손을 뻗었다. 봄볕에 잎을 틔우는 꽃만큼이나 느리고 보드라운 손길이었다.


"아프지 말아요."


나한테 다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요. 내게 상처 내고 날 할퀴어도 미워하지 않을게요.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미워할 수가 있겠어요? 당신이 조금만 불행해 보여도 애가 타요. 느릿하게 시선을 들어 추연을 바라본 윤이 엷게 찌푸리듯 웃었다.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낫겠어요. 당신에겐 영원이지만, 내겐 순간이잖아요.

177 이름 없음◆3yPNMD/6aY (9802445E+5)

2019-06-11 (FIRE!) 01:12:43

잠이 솔솔 오는 좋은 밤이네요. 자면 안 되는 밤이지만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일 미리미리 좀 해둘걸 하고 생각하면서 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요? 다음 학기에는 꼭...!! 하고 늘 다짐하지만, 문득 졸업이 더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푸념은 여기까지 하구!
오늘... 이 아니라 이제 어제는 날씨가 제법 추웠어요. 비가 엄청 온다고 한 날에는 안 오더니 정작 오늘 새벽에 나가는데 비 오고 바람이 불더라고요. 귀찮아서 반팔 하나만 입고 나간 걸 후회했어요 흑흑... 추연주는 날씨 어플 잘 확인하구 쌀쌀하겠다 싶은 날들에는 겉옷 잘 챙겨야 해요! 춥지 않게, 덥지도 않게 잘 챙겨입기로 해요.

tmi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추울 때 이사를 했거든요. 좋아하던 동네라 새로운 곳에 정 붙이기가 조금 힘들었는데, 봄이랑 여름을 지내보니 여기도 제법 나무가 많아서 예쁘더라구요.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중이에요. 아, 이 얘길 왜 했냐면 나도 방 창문 바로 앞에 나무가 있거든요! 겨울에는 앙상해서 앗... 했는데 조금씩 꽃도 피고 이파리 돋기 시작하니까 제법 생기 넘쳐 보여서 지금은 좋아요. 여름은 무덥고 지치는 계절이지만, 나무나 풀 같은 걸 보면 한 번은 거쳐가야 하는 시기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이 계절도 즐거운 기억 많이 만들면서 보내길 바라요!
요리에 취미를 붙였다니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ㅋㅋㅋㅋㅋㅋ 예쁜 그릇에 담아 먹으면 왠지 더 맛있게 느껴지지 않나요? 매일매일 귀여운 그릇이랑 컵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 귀찮아서 미루고 있었거든요. 추연주 말 보니까 한가해지면 조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윤... 그래도 황족이니까 제법 좋은 환경 아닌가요! 생일 잊어버린 거 말곤 잘해준 것 같은데...! 흑흑 추연 복지에 더 신경써주세요! ㅠ.ㅠ 헉 윤이 알면 기뻐서 날뛸 정도의 생각인걸요 진정해 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번 시간이 빠르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올해는 유독 시간이 더 빠르게 가는 것 같아요. 3월에 뭐! 그저께 새해였던 것 같은데 1/4가 됐다구! 했는데 벌써 올해의 절반이 가 버렸네요. 돌이켜보면 좋은 일 나쁜 일 골고루 있었지만, 좋은 일을 더 많이 생각하면서 남은 시간 보내보려구 해요. 추연주도 그랬음 좋겠구, 또 앞으로 행복한 일 즐거운 일이 더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럼 건강하고 씩씩한 날들 보내구 나중에 봐요!

178 이름 없음◆GyZknqLERw (4585278E+5)

2019-06-14 (불탄다..!) 21:32:36

안녕, 윤주야! 헉 그러게요 벌써 6월도 반이나 가버렸네요 ㅠㅠ 시간 정말 화살 같아.. 바쁜 와중에 답레 달아줘서 고마워요! 아아 윤.. 공주님.. 너무 좋아해.. 저도 이번 주면 시험 다 끝나서..! 답레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윤주도 할 일들은 잘 처리하고 있을까요? ㅠㅠㅠ 모든 건 관성인 것 같아요.. 일단 시작하는 것부터..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참 맞는 말 같구 ㅋㅋㅋ 참 자리에서 일어나 앉는 게 그만큼 힘들지만.. 그래도.. 저는 요새 힘내서.. 하나둘셋 외치고 딱.. 일어나 앉아서 공부 하고 있어요.. 흑흑.. 하기싫어..
윽 모기 너무 싫어요 ㅋㅋㅋ ㅠㅠㅠㅠ 어디서들 그렇게 몰래 들어오는 건지.. 나가! 너네도 세금내! 힝 윤주야 다정한 말 늘 고마워요! 따뜻한 말이 필요할 때면 들어와서 윤주가 해준 말들 보곤 해요. 남은 기간 씩씩하게 살아 볼게요 ㅋㅋㅋ 아 씩씩하단 말 너무 귀엽다 ㅋㅋㅋ 윤주도 으쌰으샤 건강하구 행복했음 좋겠다.. 히 안녕 또 봐요! 좋은 밤 돼요!

179 이름 없음◆GyZknqLERw (6706711E+5)

2019-06-29 (파란날) 03:53:22

안녕, 윤주야! 추연주예요. 좋은 꿈 꾸고 있을까요? ㅠㅠㅠ 너무 오랜만에 와서 미안해요. 변명을 하자면 ㅠㅠㅠ 제가 7월 한 달 동안 멀리 멀리 여행을 가거든요. 종강하자마자 준비하느라구 정신이 없었어요 ㅠㅠ 으으 오랜만에 들고온 게 변명이라니 나 너무 밉다.. 진짜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진짜 진짜 미안해요.. 답레는 지금 슥삭슥삭 쓰고있눈데..! 약간 잠이 와서 ㅠㅠ 오늘 안에 가져올게요 ㅠㅠ 진짜 미안하구.. 좋은 하루 보내구.. 6월 마무리 잘 하구.. 힝 미안.. 나중에 다시 올게요 !

180 추연 - 서 윤 ◆GyZknqLERw (544228E+55)

2019-07-01 (모두 수고..) 06:46:57

추연은 과거를 떠올렸다. 추연에게 윤은 자연재해였다. 재난이었다. 제 의지로 피할 수 없는 천벌이었다. 어찌 벌이 이렇게나 달콤한가. 그리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추연은 이것이 제게 주어진 가장 가혹한 형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옛날 네가, 비를 내려달라며 기도했지. 내가 어떻게 거절할 수 있었겠니. 네가 비를 바랄 때도, 햇볕을 바랄 때도, 나는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그의 눈은 늘 윤의 뒷모습만을 좇았다. 윤은 가끔 뒤돌아 보며 다정히 웃어 주었으나, 그는 알고 있었다. 윤의 눈에는 한 시도 그가 담긴 적이 없다는 걸. 너는 단 한 번도 나를 바라본 적이 없었어.
그게 야속해 두 번째 생의 윤과는 연인이 되었다. 아, 귀한 것은 감춰 두어야 했던 것일까. 그는 그를 시기한, 혹은 기린의 편애를 두려워한 이에 의해 끔찍한 죽음을 맞았다. 그 다음 생의 윤은 그를 몹시도 미워했다. 그가 윤을 찾아 낸 그 날부터 한 시도 제 손 안에서 놓아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를 저주하며 죽었다.
그 다음의 윤도, 그 다음번의 윤도, 그 다음, 다음, 다음, 다음……, 추연은 수도 없이 많은 윤들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았고 개중 그 어떤 죽음도 막지 못했다. 추연은 무수히 많은 실패를 했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조각나고 깨어져 끝내는 완전히 무너졌다. 이제 더는 부서질 조각이 없고, 순수했던 마음은 우그러지고 짓밟혀 형체도 알 수 없게 되어 버렸음에도 이 형벌은 끝이 나질 않았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렀고 그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던 황궁의 곳곳이 윤들로 채워져 갔다. 황궁의 어딜 가나 윤이 있었다. 까르르 흩어지는 즐거운 웃음소리와 비명소리와 행복했던 추억들과 바닥에 가득 고여있던 구역질나는 피의 기억들이 한껏 뒤섞여 그를 혼란스럽게 했다. 취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나날이 늘어갔다.

그리고 지금,
윤의 손길에 과거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추연의 눈에 어렴풋한 빛이 들었다. 금빛 홍채에 윤의 얼굴이 비치었다. 추연의 눈에는 거울처럼 윤이 담겨 있었다. 눈이 오고 비가 와도, 진눈깨비가 나려도 마찬가지였다. 얼어붙은 호수가 달의 그림자를 품듯이, 추연의 눈동자는 언제나 윤을 담고 있었다. 추연이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닌 기묘한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거 아니. 네가 나를 찾아준 건 처음이다.

“약속해. 다음 번에도 나를 찾아 주겠다고.”

추연이 쥐어짜듯 간신히 목소리를 내며 윤의 손등 위로 제 손을 겹쳤다. 다음이 아니라면 아니면 그 다음 생에, 그마저도 아니라면 그 다음 생에라도, 그 언젠가에는 네가 나를 찾아 줘. 나를 알아봐 줘. 이렇게, 지금처럼만. 그러면 나는 좀 더 살아볼 수 있을 것 같아. 추연이 보드라운 윤의 손바닥에 뺨을 부볐다. 너는 어쩜 이렇게나 향기롭고 다정한지……….
추연은 울 것 같은 기분이 되어 웃었다. 아, 제가 윤을 놓아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의 마음은 이미 가닥가닥 끊어져 형체도 알 수 없는 쓰레기 더미가 된지 오래였음에도. 처음 그녀에게 품었던 것은 사랑일지도 모르지. 그러나 이제 그 때의 불씨는 드넓은 사막의 모래더미에 파묻혀 찾아낼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렇담 이걸 뭐라 표현해야 할까. 난 이제는 너를 설명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추연이 눈을 내리깐 채 윤의 발치, 치맛자락이 모래를 쓸어 먼지가 묻은 것을 보았다. 바닥에 닿지 않아 깨끗하기만 한 제 발도……. 나도 너를 따라 죽고 싶었어. 수십, 수백번을. 추연이 고개를 들어 윤과 눈을 마주했다. 일그러진 얼굴은 억지스러운 미소 한 점조차 담지 못했다. 추연이 꺼질 것 같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윤, 네가 좋다.”

좋은 만큼 너무 힘들다. 너를 잃을 때의 아픔은 익숙해 지지가 않아. 더 이상 조각날 마음이 없다 확신했음에도 늘 처음처럼 아파. 너를 그만 사랑하고 싶지만 네가 없는 삶은 상상이 되질 않아. 내 생은 오로지 너 뿐이었다. 추연이 윤의 손을 부드럽게 쥐어 제 뺨에서 떼어냈다. 그대로 윤의 손바닥에 두 번 입맞추었다.

"네가 좋아."

181 이름 없음◆GyZknqLERw (2766386E+5)

2019-07-01 (모두 수고..) 07:07:45

안녕, 윤주야! 잘 지내고 있나요? 건강은 잘 챙기고 있구요? 제가 너무 늦게 답을 가져와서 미안해요.. 맨날 사과만 하는 것 같아 ㅠㅠ 잉.. ㅠㅠ 답레는 편히 천천히 주세요..! 매번 말하지만, 나랑 이야기를 이어가 줘서 늘 고마워요.

아앗 ㅠㅠㅠㅠ 그랬구나. 늘 이별은 참 힘든 것 같아요. 좋아하던 동네였다면 더더욱이요. 그래도 가까워지고 있다니 다행이에요. 새로운 동네에서도 좋은 기억을 많이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벌써 귀여운 나무 친구에 대한 기억이 생겼네요! 윤주의 마음 속에 좋아하는 동네가 하나 더 늘어나길!
ㅋㅋㅋㅋㅋ 맞아요!! 같은 음료수 한 잔이어도 예쁜 컵에 따라 마시면 더 맛있지요 ㅋㅋㅋㅋ 히히 귀엽고 튼튼한 친구들 잘 입양하길 바라요! 그릇들은 오래 쓸 수 있어서 좋아요.. 히히

세상에, 벌써 7월이에요! 올 한 해가 반이나 지났다니, 지난 반 년을 돌아보니 괜히 반성하게 되네요. 올해의 마지막 날에 돌이켜 봤을 때 남은 반 년은 조금 덜 후회할 수 있길..!
아, 그리고 저는 내일 출국해요. 유럽으로 간답니다. 늘 동유럽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기대와 달라 실망하게 될지, 정말 꿈같은 여행을 하고 올지는 모르겠어요. 7월 마지막 날 돌아올 예정이랍니다. 너무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커요. 외국 나가서도 글이 올려지면 ㅠㅠ 종종 사진이랑 안부 전할게요. 해외에서 이곳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았는데.. 왜 저는 안 올라가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올릴 수 있지.. ㅠㅠㅠㅠ

7월의 첫 날, 윤주는 무얼 하며 보낼지 궁금해요. 이제 정말 본격적인 여름이네요. 더위에 지치기 쉬우니 너무 무리하지 않기로 해요. 냉방병도 조심하구요! 아, 모기도 ㅠㅠㅠㅠㅠ 그럼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지내구, 나중에 봐요! 늘 고맙고 사랑해요

182 이름 없음◆3yPNMD/6aY (9946009E+5)

2019-07-01 (모두 수고..) 12:22:53

안녕! 나도 정말... 오랜만이죠... ㅠ.ㅠ 그런데 추연주 레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나도 그동안 급하게 여행준비 때문에 정신이 없었고, 내일 출국이고, 도착지가 유럽이거든요! 처음 가보는 곳이기도 하고 한 달 넘게 집을 떠나와 있는 게 처음이라 조금 긴장되지만, 즐겁게 잘 보내보려고 해요.
아, 해외에서의 사용은 관리자분께 이메일 보내면 등록된 이메일을 해당 란에 입력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요. 그런데 복잡하게 여겨질 것 같기도 하고... 여행에 괜히 신경쓰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굳이 하지 않고 한 달 잘 쉬고 놀고 즐겁게 보내고 와요! 이유를 알려주었으니까요.
올 여름은 둘 다 다른 곳에서 보내게 되었네요. 각자 좋은 기억 많이 만들고 다시 이야기하는 날 서로 말해주기로 해요. 그럼 건강히, 즐겁게 여행 잘 다녀와요! 나도 답레는 천천히 쓸게요. 안녕!

183 이름 없음◆GyZknqLERw (2797541E+5)

2019-07-02 (FIRE!) 04:07:16

헉 세상에나..! 세상에..! 어쩜 우연이 이럴까요. 신기하기도 해라.. ㅋㅋㅋㅋㅋㅋ 아앗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히히 응, 고마워요. 윤주도 몸 조심히 잘 다녀와요! 안전하게 건강하게 즐겁게 ! 매일 매일 좋은 날씨와 인연들이 함께 하길 바라요. 둘 다 새로운 일들로 가득한 7월이 되겠네요. 시작이 좋은걸요? ㅋㅋㅋㅋ 그럼, 나중에 봐요!

184 이름 없음◆GyZknqLERw (3454232E+5)

2019-08-02 (불탄다..!) 23:09:02

안녕, 윤주야! 저는 한국에 돌아왔어요. 근데 오자마자 상을 당해서 ㅠㅠ 약간 정신도 없고 슬프고 그러네요.. 끝내구 좀 추스리고 올게요 미안해요 ㅠㅠ 안녕 나중에 봐요!

185 이름 없음◆GyZknqLERw (9003759E+5)

2019-08-12 (모두 수고..) 00:11:18

안녕, 윤주야! 여행은 잘 하고 있나요? 지금 제가 있는 곳엔 비가 와요. 태풍이 온다더니, 큰 피해 없이 갔으면 좋겠어요. 방에 가만히 앉아 듣는 빗소리는 참 듣기 좋으면서도 약간은 사람을 가라앉게 하네요. 왠지 오랜만에 따뜻한 차가 마시고 싶은 밤이에요!
요 한동안 한국은 정말 정말 더웠어요. 길거리만 걸어도 사우나에 들어가 있는 기분! 유럽은 참 에어컨이 있는 곳이 많지 않았는데, 한국은 냉방병을 걱정할 만큼 대중교통과 가게들이 춥네요. 좋으면서도 너무 추워요..! 저는 더위보다 추위를 못 견디는 편이거든요. 말을 했던가? 히히.. 그래서 저는 겨울보다는 여름이 더 좋아요!

으악 사실 저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아니, 긴 꿈을 꾸고 돌아 온 것 같다는 표현이 좀 더 맞겠네요. 뭔가 여행은 먼 과거의 일 같고, 빠르게 다시 지금의 이 곳에 적응했답니다. 사진을 봐도 추억들이 손에 잡히지 않는 연기처럼 희미해요. 분명히 행복한 여행이었는데 ㅠㅠㅠㅠ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네요.
ㅠㅠㅠ에잇 비가 와서 그런가 뭔가 글이 어두침침한 느낌이네요 ㅠㅠㅠ 다음에 쨍쨍할 때 좀 더 밝고 행복한 이야기 남길게요! 늘 앞길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요! 건강 잘 챙기구요! 길게 안부 남기고 싶었는데 ㅠㅠ 조만간 다시 올게요! 안녕 ♥

186 이름 없음◆3yPNMD/6aY (3602372E+6)

2019-08-14 (水) 23:26:57

안녕, 윤주예요! 나도 얼마 전에 한국 들어왔어요. 짐 정리하고 시차적응하고 미뤄둔 일 정리하느라 늦게 오게 됐어요... 미안해요 ㅠ.ㅠ 내 여행은 좋은 기억이랑 싫은 기억이 반반 정도 섞여 있는데, 다행히 좋은 기억이 더 오래 갈 것 같긴 해요. 지난 일은 다 미화돼서 추억이 된다고 하던데. 며칠 안 됐는데 벌써 추억이 되려고 하는가봐요 ㅋㅋㅋㅋㅋㅋㅋ
주변 친구들이 한국 진짜 덥다고 얘기해줘서 각오하고 오긴 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덥고 습하네요 ㅠ.ㅠ ㅋㅋㅋㅋㅋ 슬프게도 내가 있는 곳은 이번 주에 계속 비가 온다고 하더라구요. 내일 외출 계획을 세웠는데 흑흑... 그래도 좋아하는 커피 마시고 벼르고 있던 영화도 보고 즐거운 하루 보내려구요. 추연주도 좋아하는 일 하면서 나름의 행복을 발견하는 날들 보내길 바랄게요.
소식이 너무 늦어서 미안하구 답레는 조금만... 조금만 더 다듬어서 올려놓을게요! 너무 늦지 않게 곧 다시 올 거예요. 그럼 잘 자요. 안녕! u.u//

187 서 윤 - 추연 (2089621E+5)

2019-08-16 (불탄다..!) 02:44:53

지금까지 제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고르고 평탄하기만 했다. 황태자인 그의 오라비 아래로 너덧의 황자가 더 있긴 했지만, 그들이 황제가 되기엔 환이 월등히 뛰어났다. 그냥 보아도 알 수 있었다. 환은 언젠가 가국의 가장 높은 자리에 앉게 될 사람이었다. 그럼 자신은? 누군가는 그저 황녀 하나일 뿐이라 하고, 누군가는 환을 뒷배 삼기 위한 디딤돌로 생각한다. 그러나 윤이 보는 저는 그저 조용한 곳에서 좋아하는 것들을 지켜보는 사람이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바깥 일은 잘 알지 못했다.
너무 많은 걸 알면 위험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다정한 환은 이런 부분에선 단호했다. 그래서 윤은 알고 들리는 것이 있어도 그저 작게 웃고 말았다. 바깥의 일들은 넘기기 쉬웠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일이란 불가능하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최악이 되지 않는 편을 택한다고 한결 마음이 편했다. 어차피 전부 흘러갈 것들이었다. 제가 중심에 있기엔 더 눈에 띄는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윤은 은연중에 제 안에 있는 것도 가벼이 생각하려고 했다. 지나가는 동안만 앓으면 될 것이라 여겼다. 제 속에 자리 잡은 게 물결이나 바람이 아니라 씨앗 같은 것인 줄도 모르고. 그것은 볕을 쬐여주거나 물을 주지 않아도 싹을 틔워냈으며, 가끔 빛 비슷한 것만 들어도 아플 정도로 크기를 키웠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자꾸만 시야에 걸릴 정도였다.
애써 모른 척하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봐도 소용이 없었다. 마음 깊은 데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것은 이제 제 존재 자체를 흔들어댔다. 계속 이러다 산산이 부서져 무너져 내리진 않을까. 어느 순간엔 문득 겁이 났다. 그리고 지금 같은 순간엔, 이미 어딘가 무너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이 원한다면요."


왜 당신을 찾지 못할까 걱정했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나 는에 띄는데. 이제는 나한테만 빛나는 이가 아닐 것 같아서 무서운 거 있죠. 당신은 아주 오래전부터 그런 존재였을 텐데 말이에요. 잔잔한 눈으로 추연을 바라보던 윤이 시선을 떨어뜨렸다. …연은 나를 만나 불행한가요? 상냥한 당신은 내게 다시 당신을 찾을 기회를 주었지만, 그게 당신을 아프게 하는 일일까 봐 걱정이 돼요.
하지만 모든 인간에겐 이기적인 면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고, 나도 다를 바가 없어서. 다시 당신에게 닿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망설이는 척하다 결국엔 그 기횔 놓치지 않을 거예요. 차라리 당신이 모질게 날 밀어냈으면 좋겠어요. 그랬으면 좋겠는데……. 추연의 말에 윤이 고개를 들었다. 차분히 가라앉아 있던 눈동자가 일렁였다. 거짓말. 아니, 내가 잘못 들었을 거야. 분명히…, 급히 시선을 떨어뜨린 윤이 빠르게 눈을 깜빡이다 다시금 들리는 말에 숨을 멈췄다. 입술이 닿는 순간엔 저도 모르게 손이 움츠러들었다.


"…추연."


꿈이면 어떻게 하죠. 고개를 들었을 때 마주하게 되는 게 당신이 아니라 달빛이면. 그런데 한편으론 꿈인 게 나을 것 같기도 해요. 당신을 무어라 말하면 좋을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좋다고 말하기엔 이 마음이 넘치고, 사랑한다 말하기엔 못나기만 한데.


"나는요, 난……"


입을 뗀 윤은 문득 맑고 둥근 눈을 떠올렸다. 언뜻 보기엔 무심해 보였지만, 윤은 그 눈이 퍽 다정한 기색을 띠고 있다는 걸 알았다. 말수가 적고 환히 웃는 일이 잦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봄볕에 막 돋아난 이파리를 만지는 손길이나 가끔씩 짓는 웃음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의 손을 잡는다면 불행할 일은 없을 것이다. 고요히 흐르는 물 같은 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가끔은 행복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기도 할 테지. 어쩌면 그게 정말로 행복일지도 모른다.


"당신을 연모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어쩌겠는가. 제가 잡고 싶은 손은 이 손인 것을. 윤이 무너지듯 웃으며 추연의 손가락 사이로 깍지를 끼워 잡았다.

188 이름 없음◆3yPNMD/6aY (2089621E+5)

2019-08-16 (불탄다..!) 02:50:59

오늘 낮에 비가 오더니 밤엔 바람도 불고 제법 선선하네요! 입추 지났다구 벌써 가을이 올 준비를 하는 걸까요? 이래도 9월까지는 덥겠지만요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추연주는 아마 지금쯤 자고 있겠죠! 나는 시차적응에 거하게 실패해버려서 여전히 여행 중인 것만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그럼 좋은 꿈 꾸고, 행복한 하루 보내길 바라요! u.u

189 이름 없음◆GyZknqLERw (2540569E+5)

2019-08-18 (내일 월요일) 01:35:24

안녕, 윤주야! 히히 오랜만이에요! 앗 ㅠㅠㅠㅠㅠㅠ 나쁜 기억들은 다 미화되어 떠올리면 웃음이 나오는 추억들이 되길 바라요! ㅋㅋㅋㅋ 시간의 작용은 위대하니까요.. 아무쪼록 행복한 기억들로만 남았으면 좋겠어요.
흑, 그렇지요 ㅠㅠㅠ 저도 습도의 공격에 얼마나,, 어지럽던지.. 요 며칠 간은 바람도 서늘하구, 새벽엔 춥기까지 하더라구요! 광복절 지나면 늘 기온이 떨어진대요. 정말 절기의 마법.. 좋은 말 정말 고마워요! 아쉽지 않은 여름 보내려고 더 노력해 볼게요. 윤주의 매일매일도 좋고 행복한 기억으로만 채워지길 바라요!

어머나, 아직 유럽의 시간을 살고 있다니 ㅠㅠㅠ 어쩌면 좋아요! ㅋㅋㅋㅋ 그래도 여행 하고 있는 기분이라니! 정말 낭만적이에요. 뭔가 아련하게.. 여행의 여운에 잠겨들곤 하려나요? ㅋㅋㅋㅋ 귀엽고 영화같아요. 그래도 어서 적응해서 덜 피곤해지면 좋겠어요. 설마 지금도 깨 있으려나 ㅠㅠ 흑흑.. 부디 달콤한 꿈 꾸고 있길 바라요
참 제가 내일까지 밖이라서 ㅠㅠ 답레는 화요일 안으로는 꼭 가져올게요! 흑흑 공주님 저도 연모해요! 진짜 사랑해요!! 히 나중에 봐요! 남은 주말도 잘 보내구, 안녕! 고마워요!

190 이름 없음◆GyZknqLERw (0125477E+5)

2019-08-23 (불탄다..!) 14:03:15

안녕, 윤주야! ㅠㅠㅠ 답장이 넘 늦어져서 미안해요 ㅠㅠ 담아내고 싶은 걸 다 못 담고 있어서 ㅠㅠㅠㅠ 조금만 더 시간 두고 써올게요 ㅠㅠ 미안해요..
요새는 밤낮으로 날이 약간 선선해 진 것 같아요! 겉옷 챙겨 다니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191 이름 없음◆3yPNMD/6aY (7637436E+5)

2019-08-24 (파란날) 21:03:17

안녕! 잘 지내고 있지요? 답레는 천천히 올려도 괜찮으니까 부담갖지 말구 써주세요.
날씨가 선선해진 건 좋은데, 이 날씨가 좋은 게 사람만은 아닌 것 같아요... 오늘 아침에 보니까 모기 물린 자국이 두 군데나 있더라구요 ㅠ.ㅡ ㅋㅋㅋㅋㅋㅋ 흑흑 올 여름 모기 안 물리고 넘어가겠다! 하고 좋아했는데 역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네요.
나는 슬슬 시차적응을 하고 있어요. 여전히 취침시간, 기상시간이 들쭉날쭉하긴 해도 전처럼 딱 여행 중의 시차와 맞아떨어지진 않아요. 돌아온 지 겨우 이 주 정도 지났는데 이제는 정말 여행 다녀온 게 아득한 예전 일 같은 거 있죠. 기억이 흐려져서 아쉽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한편으론 정말 편하고 아늑하기도 해요. 여행은 추억으로 남아서 힘들 때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겠죠!
추연주에게도 여행이 그런 힘이 되어주길 바라구요, 또 감기도 조심하구 마지막으로 행복한 주말 보내요! u.u*

192 추연 - 서 윤 ◆GyZknqLERw (9160706E+5)

2019-08-30 (불탄다..!) 22:39:19

제가 원한다면 저를 찾아주겠다 약속하는 윤에게 추연은 가만 웃어주었다. 어쩜 달콤하고 예쁜 말들만 할까. 이번 생의 너는 다른 때보다 더 달콤해서, 가끔은 이게 전부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곤 해. 긴 잠을 자고 일어나면 홀로 컴컴한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까봐 매일이 두려워. 다시 너를 잃었을 때의 내가 얼마나 더 무너질지 상상도 가지 않아. 얼마나 추하게 무너질지 몰랐기에 추연은 윤이 제게서 달아났으면 했다. 그러나 윤이 제 눈 밖으로 벗어나면 그립고 불안해 견딜 수가 없었다.
주는 만큼 돌아오지 않는 감정이 얼마자 스스로를 갉아먹게 하는지. 추연은 늘 고통스러웠다. 그의 심장은 검게 타고 타서 숯덩이가 된지 오래임에도 여전히 윤을 생각하기만 해도 갈비뼈 밖으로 튀어나가기라도 할 것처럼 빠르게 뛰었다. 잿가루를 사방에 흩뿌리면서, 나는 네 작은 한마디를 내 멋대로 확대해석하고, 실망하고, 가능성이란 가능성은 전부 캐내어 다시 희망을 가지게 되고, 다시 실망하고…….
추연은 오랫동안 길을 잃고 사막을 헤맨 여행자였다. 설령 제 눈에 보이는 저 오아시스가 신기루일지라도 다가갈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해, 윤. 나는 너무 지쳤어. 추연은 가만 눈을 내리깔았다. 작게 내뱉은 한숨이 죄책감이 되어 매캐한 연기처럼 폐를 태웠다. 숨을 쉬는 것이 힘겨웠다. 이번에도 마음을 홀로 삼켜내지 못하고 윤에게 토해내고 말았다. 윤, 나를 이기적이라 욕해도 좋다. 이런 나를 찌르고 피를 내. 내게 또 다른 상처를 남겨 줘. 모든 너를 내게 새겨 너와 함께할 수 있게.
추연의 눈이 연신 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좇았다. 놀라고 당황한 얼굴, 떨리고 움츠러드는 손과 제 얼굴을 피하는 눈동자. 여기서 윤이 달아난다 해도 추연은 윤이 다시 눈길 한 조각이라도 내어 준다면 거머리처럼 들러붙을 게 분명했다. 역병처럼 주변을 맴돌며 그녀의 관심을 갈구할 터였다. 추연이 애타는 눈으로 윤의 입을 바라보았다. 말하지 마. 아니, 말해줘. 아니, 말 하지 마, 잠깐만. 추연은 차마 윤의 입이 다 열리는 걸 보지 못하고 겁먹은 얼굴로 눈을 꾹 감았다.

‘당신을 연모하고 있는 것 같아요.’ 윤의 말을 듣는 순간 딛고 있던 바닥이 푹 꺼지기라도 한 것처럼 몸이 중심을 잃어버린 기분이었다. 당장 저를 땅으로 당기던 중력이 사라지고 사위가 뒤집혔다. 머리가 하얗게 비었고, 눈 앞이 번쩍거렸다. 추연이 떨리는 눈으로 윤의 얼굴을 보았다. 이어서 그 웃음을, 어쩔 수 없다는 얼굴을, 둥근 어깨의 움직임을, 그리고 제 손을 마주잡은 희고 보드라운 손을. 아, 나 이번에는 환청을 들은 게 아니었나 봐. 얼굴이 왈칵 일그러졌다.
어깨를 한차례 떤 추연이 윤이 깍지낀 손에 단단히 힘을 주어 맞잡았다. 꼭 불덩이를 쥐는 것처럼 손바닥이 화끈거렸지만 놓을 수 없었다. 반대 손으로는 윤의 뺨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 빠끔거리는 입에서는 망설임 섞인 공기가 샜다. 나 정말 이래도 될까. 추연이 몹시 귀하고 부서지기 쉬운 것을 만지듯 머뭇거리며 윤의 뺨을 엄지로 쓸었다. “고마워,” 추연이 작은 목소리로 연신 속삭였다. 이게 꿈이라면 영원히 깨지 않길. 윤을 천천히 잡아당겨 안았다. 불안한 제 얼굴을 감추기 위함이었다.
연모. 제 감정은 그리 맑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다. 갓 베어 문 사과처럼 달콤한 것도, 봄나비가 첫 물 날갯짓을 하듯 애틋하고 조심스러운 것 또한 아니었다. 그렇기에 덜컥 겁이 났다. 아무 것도 모르는 윤을, 저리도 밝고 고아하게 빛나고 있는 이를 다시 제가 있는 이 지저분한 곳으로 끌어내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엉망진창에ㅡ 추악하고 떳떳하지 못한 본심을, 쓰라리기만 했던 과거를 추연은 떠올렸다. 윤이 그 사실을 알아도 과연 지금처럼 저를 반가워 할 것인가. 여태까지 그랬듯이 아낌없이 물을 주고 보듬어 줄 것인가. 어제와 내일이 같을 것인가. 다만 그것을 확신할 수 없어 불안하였기에 추연은 연신 몸을 떨었다.
언젠가 이 사실을 들킬까 겁이 나는 자신이 미웠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 해도, 윤이 제 손을 놓는다 해도 그녀를 놓아줄 수 없는 저를 알기에 추연은 조가비처럼 입을 닫는 쪽을 선택했다. 이것이 잘못된 선택이라 해도 지금은, 지금만큼은……, 윤을 품에 안은 채 연신 불안하게 깜빡이던 눈이 스르르 감겼다. 추연이 윤의 작고 둥근 머리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었다.

193 이름 없음◆GyZknqLERw (0396089E+6)

2019-08-30 (불탄다..!) 22:52:52

안녕, 윤주야! 오래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ㅠㅠ 윤주가 괜찮다면 제 레스를 막레로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엉엉 ㅠㅠ 공주님 ㅠㅠㅠㅠ 제가 많이 좋아해요..
맞아요, 요즘 많이 선선해 졌더라구요. 에어컨을 키지 않아도 견딜만 한 날씨예요. 밤에는 쌀쌀하기까지 하구요! 헉, 대신 모기가 있구나! 어쩌면 좋아요 ㅠㅠ 들어오지 마..! 윤주 괴롭히지 마요.!

앗 ㅋㅋㅋㅋ 시차적응을 하고 있다니 다행이에요 ㅠㅠ 지금쯤이면 거의 적응이 되었으려나요? 그동안 피곤했을텐데 너무 고생 많았어요. 앗 ㅋㅋㅋㅋ 저도 다녀와서 친구들을 만나고, 먹고싶었던 한국 음식들을 먹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다니 정말 기뻐요.
히히 저도 요새 사진들을 꺼내어 보고 있어요. 영상도 만들고 있고.. 벌써 추억이 되었다니 신기하면서도 볼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걸려요. 윤주의 여행 기억들도 힘들 때 꺼내어 봤을 때 윤주에게 위안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 때의 공기, 음악, 음식과 사람들……, 모두 책갈피처럼 일기장 안에 들어가 있다가 종종 발견되길!

아, 그리고 저는 개강을 맞아.. 자취방에 왔어요.. ㅋㅋㅋㅋㅋ ㅠㅠㅠㅠ 창 밖의 나무가 많이 자라 있어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흑흑 벌써 개강 전 마지막 주말이라니.. 방학이 이렇게 없어지다니! 아쉽고 원통해요! ㅠㅠㅠㅠㅠ
그래도 조금 있으면 추석이라 조금 힘이 나요! ㅋㅋㅋㅋ 8월 잘 마무리하길 바라구, 행복한 밤, 행복한 주말 보내요!

194 이름 없음◆3yPNMD/6aY (3637295E+5)

2019-08-31 (파란날) 21:29:42

앗, 좋아요. 막레 고마워요! 둘이 서로 마음을 확인할 때는 어떨까 궁금했는데, 보통 생각하는 사랑의 시작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에요 ㅋㅋㅋㅋㅋㅋ 추연과 윤의 앞으로가 더 궁금해져요...! 윤도 추연을 많이 좋아하고 나도 추연주 많이 좋아해요! 이제 다음 이야기를 생각해야 할 차례네요. 처음도 아닌데 왜 매번 어려운지 ㅠ.ㅠ... 흑흑 혹시 원하는 게 있다면 말해주세요! 나도 잘 고민해보고 올게요.

여행 탓인지 이번은 정말 빠르게 9월을 맞게 된 것 같아요... 누가 거짓말이라구, 사실 지금 8월 1일이야! 하고 얘기해주었으면 좋겠어요 흑흑흑 ㅠ.ㅠ ㅋㅋㅋㅋㅋㅋ 와중에 추연주 원통하다는 말이 귀여워서 웃었어요. 나도 원통해요...
맞아요, 올해는 정말로 추석이 빠르더라구요. 한 주만 학교 가면 그 다음 주는 쉬는 날도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추연주도 8월의 마지막 날 즐겁게 보내길 바라구, 9월의 첫날을 조금 덜 원통하게 맞길 바라요. 참, 덕분인지 모기는 그 뒤로 못 만난 거 있죠! 추연주도 일교차와 모기를 피해 안전하구 건강한 날들 보내길 바라요. 행복이랑 즐거움은 당연히 함께할 거예요. >.<

195 이름 없음◆GyZknqLERw (349487E+57)

2019-09-02 (모두 수고..) 20:14:41

히히 저두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기대돼요! 새로운 이야기는 늘 정말 정말 설레고.. 히히.. 음 보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데이트 하는 거..? ㅋㅋㅋㅋ 도 보고싶구.. 아님 갈등 상황?에서 둘은 어떻게 대처할지도 궁금하구요.. 맑고 둥근 눈의,, 정혼자분도,, 신경쓸거야,,! 흑흑 앗 그리고 추연은 아마 비밀 연애를 하고 싶어할 것 같아요.. 공주님은 어떻게 하고 싶으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ㅠㅠㅠㅠㅠㅠ으윽 윤주는 더 더 그렇게 느껴지겠어요 ㅠㅠㅠ 한 달도 채 쉬지 못했네요 ㅠㅠ ㅋㅋㅋㅋㅋ 원통하다..! 원통해..! 그래도 개강 첫 날인 오늘은 일찍 끝난 수업이 많아서 좋았어요.. 교수님들도 수업하기 싫으셨는지.. ㅋㅋㅋㅋㅋ 앗, 모기의 공격을 피했다니 다행이에요! 늘 좋은 말 해줘서 고마워요.
여긴 지금 비가 많이 와요. 전국적인 비인 것 같은데 추적추적 분위기 있게 와요 ㅋㅋㅋ 가을 장마일까요? 비가 그치고 나면 갑자기 가을이 찾아올 것처럼 날이 선선해요. 높고 파란 하늘과, 바스락거리는 낙엽.. 저는 가을의 쓸쓸한 느낌을 좋아해서 많이 기다리고 있어요! 예쁜 가을 옷두요! 먼 얘기지만 크리스마스도! ㅋㅋㅋ 히히
윤주도 우산 잘 챙겨 다니구,, 좋은 밤 되고 다 같이 힘차고 행복하고 건강한 9월 보내봐요! ♥

196 이름 없음◆3yPNMD/6aY (3416024E+5)

2019-09-02 (모두 수고..) 22:32:16

헉 첫 데이트 먼저 해볼까요? 처음은 괜히 의미 있지 않은가요! 갈등상황은 뭔가 앞으로 많을 것 같기도 하구... 꼭 외부적인 게 아니더라도 각각 두 사람의 속에서는 두 자아가 마구 싸웠던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적어도 윤은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 맞아요, 정혼자도 있네요...! 스무살이나 되었음 한 명쯤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넣어본 캐릭터인데 앞으로 어... 어쩌면 좋지... 이야기가 잘 이끌어주겠죠?
윤은 비밀연애야! 하구 단정지은 건 아닌데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것 같아요. 왠지 말하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구... 또 소중한 건 보여주기 싫은 마음 있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애들이 귀하고 좋아하는 것 숨겨놓는 거랑 비슷한 느낌으로 혼자 간직하고 있을 거예요. 원래 그런 마음으로 고백도 꾹꾹 참았으니까요. 끝까지 참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에구 말이 너무 길어졌네

응, 맞아요. 오늘은 수업이 다 일찍 끝났어요! 사람 마음은 역시 다 똑같은가 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놀고 쉬는 게 어쩜 이렇게 좋을 수가 있는지... 덕분에 밥도 천천히 먹구 필요한 일도 좀 보구 여유를 즐길 수 있었지만, 다음 주는 얄짤없겠죠 ㅠ.ㅠ 앗, 그래도 추석이 있어요! 흑흑 행복해......
나 있는 곳은 아직 비가 오진 않았어요. 조금 흐리긴 흐렸지만, 그래도 구름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참 예쁘더라구요. 오늘 7시 조금 넘어 집에 가는데 하늘이 분홍색, 보라색이었어요! 요즘 태풍도 하나 올라오고 있다던데... 그 태풍까지 지나가면 정말로 가을일 것 같아요. 태풍은 별 피해주지 않고 얌전히 지나가야 할 텐데 ㅠ.ㅠ... 앗, 추연주는 가을의 쓸쓸한 느낌을 좋아하는군요. 나는 가끔 그게 슬프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앞으로는 조금 즐겨볼까 봐요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가을옷 좋아해요. 또, 눈 올 때 코트입고 목도리 두르는 것두요! 연말의 반짝반짝함은 괜히 사람을 들뜨게 하더라구요.
해 바뀌었다고 놀란 게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올해도 4개월밖에 안 남았다니 실감이 안 나네요. 늘 추연주가 해주는 귀엽고 예쁜 말에 힘을 많이 얻어요. 고마워요! 항상 건강하구 행복하게 지내길 바랄게요! 일단은 잘 자요. u.uzzZ 나도 오늘은 꼭 일찍 자야지...

197 이름 없음◆GyZknqLERw (0066679E+5)

2019-09-07 (파란날) 20:20:26

안녕, 윤주야! 응 첫 데이트 좋아요!! ㅋㅋㅋㅋ 히히 간질간질.. 연인으로 처음 만났을 때는 어떨지..! 궁금해요 ㅋㅋㅋ 갈등.. ㅠㅠㅠㅠ 내적 갈등 외적 갈등.. 둘 다 너무 생각이 많아서 ㅋㅋㅋ 보고 있으면 재밌어요.. 히.. 앗 그럼 선레는 누가 써올까요? 다이스님께 물어볼까요? ㅋㅋㅋ
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건 늘 좋아요! 뭐든! 좀 더 생생해지고.. 저 먼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 흑흑 공주님.. 그런 예쁜 맘이라니.. 공주님의 보석함에.. 저도 들어갈래요..

ㅠㅠ 답이 너무 늦었죠! 벌써 한 주가 다 지나갔네.. 9월의 첫 주는 잘 보냈나요? 오랜만에 수업 들으려니까 넘 힘들었어요 ㅋㅋㅋ ㅠㅠㅠ 이게 적응될 즈음엔 늘 종강이더라 ㅠㅠ 히히 그러게요! 요번 주는 사흘만 학교 나가면 추석이에요! 와! ㅋㅋㅋㅋ 놀고 먹는 건.. 정말 좋아요.. 일 년 내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
오늘은 태풍이 올라왔죠. 제가 있는 곳은 창문만 조금 덜컹거리다가 스쳐 지나갔어요. 윤주가 있는 지역에 피해가 크지 않길 바라요 ㅠㅠ 저도 아까 방에서 해 지는 걸 봤는데, 윤주가 말한 대로 분홍색, 보라색이라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어쩜 그리 예쁘던지..
슬프게 느껴지다니, 너무 시적이에요 ㅠㅠ 하긴 가을은 다들 잠들기 시작하는 계절이니까요! 낙엽도 하나 둘 떨어지고.. 추수도 끝나고.. ㅋㅋㅋㅋ 히히 눈이라니, 벌써 반짝반짝 낭만적이에요. 올 겨울엔 저도 예쁜 새 목도리를 장만해야겠어요! 연말은 나무를 두른 크리스마스 조명들이랑, 뭔가 새 해를 맞는다는 두근거림이 있어서 ㅋㅋㅋ 히히 좋아요..
아아 세상에 ㅠㅠ 곧 있으면 한 살 더 먹겠네요..! 과연 작년에 비해 더 나은 삶을 살았을까 ㅠㅠ 아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내고 싶었는데..! 으앙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저도 늘 윤주에게 위로받고 가요. 저 날은 일찍 잤을지 궁금해요 ㅋㅋㅋ 윤주도 늘 건강하구.. 밥도 잘 챙겨먹구..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곧 또 들를게요! 고맙고 사랑해요!

198 이름 없음◆GyZknqLERw (5056384E+5)

2019-09-12 (거의 끝나감) 21:05:21

안녕, 윤주야! 좋은 하루 보냈나요? 내일이 벌써 추석이에요! 저는 오늘 오랜만에 동네 친구들도 만나고, 공부도 약간 하고 ㅋㅋㅋ ㅠㅠ 즐거운 하루 보냈어요. 예전에는 명절마다 시골로 내려가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요새는 그냥 긴 휴일이에요 ㅋㅋㅋ 그게 편하면서도 또 아쉬워요. 그치만 역시.. 쉬니까 좋아요.. 한 세 달 정도 쉬고 싶다.. ㅋㅋㅋㅋ
여긴 오늘 비가 와서 달이 안보이는 게 아쉬워요 ㅠㅠ 참 춥기도 했고.. 내일은 둥근 달 볼 수 있게 맑았으면 좋겠어요. 윤주도 모처럼 명절이니, 맛난 거 많이 먹고, 반가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마음까지 풍성한 한가위 보내길 바라요! 일교차 심하니 건강 조심도 잊지 말구요! 또 안부 전할게요! 안녕 ♥

199 이름 없음◆3yPNMD/6aY (7259864E+5)

2019-09-16 (모두 수고..) 23:48:54

안녕! 추석연휴 빠르다고 좋아했는데, 빨리 온 연휴가 빨리 가버려서 허탈하네요 ㅠ.ㅠㅋㅋㅋㅋㅋㅋ 잘 쉬었어요? 나도 어디 내려가는 일은 없었지만, 친구들 만나구 가족들이랑 밥도 먹구 편한 시간 보냈어요. 명절 느낌은 조금 덜 한가 싶은데 확실히 멀리 움직이지 않으니까 몸은 편하더라구요... ㅋㅋㅋ큐ㅠㅠㅠㅠㅠ 흑흑 맞아요 조금만 더 쉬고 싶다...
이번 추석에 달 엄청 크게 떴다는데! 추연주는 달 보고 소원 빌었어요? 나는 집 근처에서 영 보이질 않아서 못 봤어요 흑흑 ㅠ.ㅜ 내가 소원 안 빌었으니까, 내 몫의 소원까지 추연주한테 줄게요! 소원아 이루어져라 얍......!!! ㅋㅋㅋㅋㅋㅋ
사실은 선레랑 같이 깜짝 나타나야지! 맘 먹구 레스 쓰고 있었는데요... 내가 손이 느려서 그런지 너무 오래 걸려서 일단 안부라도 물으러 왔어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었는데 실패야... 그러니까 선레는 쪼끔만 더 기다려주세요! 부지런히 마저 써서 올려볼게요. 혹시 원하는 상황 있으면 슬쩍 알려줘도 좋구요! 히히
내일은 화요일이네요. 나한테는 월요일까지가 쉬는 날이라 월요일은 그저 그런데, 화요일이 정말 괴로워요 ^.ㅠ... 이번에는 5일을 쉬고 나가려니 더 괴롭네요. 으앙 아무래도 내 적성은 베짱이인 것 같은데! 그래도 푹 자고 일찍 일어나서 내일 하루 잘 보내기로 맘을 고쳐 먹구...! 요즘 일교차가 엄청 커요 ㅠ.ㅜ 감기 조심하고 모기 조심하고 날씨 좋은 날들의 행복을 맘껏 누리며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길 바라요. 늦지 않게 올게요. 그럼 안뇽! u.u*

200 이름 없음◆GyZknqLERw (2846572E+4)

2019-09-20 (불탄다..!) 21:06:53

안녕, 윤주야! 으윽 맞아요.. 이번 연휴는 유달리 짧게 느껴졌어요! 역시 쉬는 날은 너무 빨리 지나가.. 윤주도 편안한 연휴 보냈다니, 기뻐요. 헉 저는 달 보고 소원 빌었는데, 달이 엄청 높고 희고 밝았어요! 으아아 올해는 소원 티켓이 두 개나 생겼네! 내 소원 이뤄지겠다..! ㅋㅋㅋ 히히 고마워요 ♥♥
앗 세상에 ㅠㅠ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ㅋ 히히 천천히 천천히 써주세요! 여유 날 때 느긋하게요. 안부 물어줘서 고마워요! 으윽 공주님이랑 첫 데이트라니, 뭘 해도 정말 설렐 거예요.. 으으.. 행복해.. ㅋㅋㅋㅋㅋ

앗 ㅠㅠ 화요일이 첫 시작이구나.. 일찍 일어나서 멋진 하루 보냈을지 궁금해요 ㅋㅋㅋ 역시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는 만큼, 무언가를 시작하는 건 정말 힘들고 기운이 많이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그래도 시작하면 또 관성으로 견딜 수 있으니까요! 언제 한 주 보내나 싶었는데 벌써 금요일인 것 처럼..!
베짱이라니 ㅋㅋㅋ 너무 귀여워요. 저도 분명 전생에 베짱이였을 거예요.. 으으 저는 월화수가 참 힘들어서.. 늘 한 주가 후다닥 지나가고 금요일 밤이 돼요 ㅠㅠ 윤주의 이번 한 주는 어땠을까요? 하늘이 참 예쁘고 파랗고, 또 정말 높았는데 거기도 그랬나요?
맞아, 정말 일교차가 많이 심해졌어요! 밤에 창문 열어두고 자면 춥더라구요. 윤주도 늘 감기 조심하구.. 히히 예쁜 말 고마워요! 덕분에 이번 주 내내 날씨가 좋았나 봐요. 그래서 참 좋았는데, 주말에는 비가 온다죠..? 약간.. 슬퍼요.. 그래도 방 안에서 따뜻한 차랑, 음악이랑 같이 듣는 빗소리는 좋으니까.. ㅠㅠㅠㅠ
이번 주는 푹 쉴 수 있는 주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늦잠을 열심히 자려구요.. 맛있는 것도 해먹고 싶고.. 늘 기력이 없어서 하고 싶은 것 중에 절반 정도밖에 못하지만.. 히히 암튼.. 편안한 금요일 밤 되구, 또 봐요! 안뇽 >3<

201 서 윤 (6906513E+5)

2019-09-22 (내일 월요일) 15:34:27

윤이 눈을 떴을 때에는 동그랗게 눈을 뜬 어린 나인이 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아이는 벌떡 일어나 방을 나서더니, 곧 저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은 이와 함께 돌아왔다. 걱정과 안도가 섞인 얼굴을 한 채로 다가온 그가 한숨을 쉬며 깨어나 다행이라 말했다. 윤은 연회가 있던 다음 날부터 꼬박 이틀을 누워있었다고 했다.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던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뒤로는 기억이 흐렸다.
당연히 이틀이나 지났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윤이 조금 미안한 얼굴을 했다. 어느 밤에는 잠시 눈을 뜨기에 일어나셨는지를 물었더니, 조용히 웃으며 손을 잡기에 덜컥 겁이 났다 말을 하기에 윤은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괜찮다 말하니 그래도 며칠은 조심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따뜻한 물로 몸을 씻고서 걸친 옷은 평소보다 더 두터웠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올라온 탕약을 남김없이 마셔야 했다. 괜찮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데도 영 못 미더운 눈치였다. 아무리 보아도 제 건강을 이유로 누군가에게 시달린 모양새라, 윤은 제 앞에 내어진 것을 순순히 따르고 자꾸만 물어오는 말에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늦은 오후가 되어 더 이상 열도 나지 않고, 안색도 한결 좋아진 것을 확인한 후에야 그들의 불안이 잦아드는 듯했다.
체구가 크고 단단해 보이진 않아도, 이런 식의 잔병치레는 거의 없었던 탓에 윤 역시 조금 놀라있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잠이 든 사이에 몇 번 눈을 떴던 것은 같은데, 정신이 몽롱해 금세 다시 잠에 빠졌다. 여태 못 이룬 잠을 몰아 자기라도 하는 것처럼. 제 마음 하나 어떻게 하지 못하느라 몸이 축나는 것도 모르고, 주변도 살피지 못했으니 평소 같았으면 저를 책망하느라 시간을 써야 하는데.
이상하게 윤은 자꾸 웃음이 났다. 그다음으로는 애가 탔다. 지금 당장 뛰쳐나가 힘껏 달리고 싶었다. 목적지는 너무나 당연했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추연, 그가 있는 곳이었다. 그날 말을 뱉는 순간 무를 수도,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마음이라는 걸 알았다. 단순히 말의 속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억지로 눌러놓았던 마음은 꺼내놓고 보니 생각보다도 훨씬 커서 이젠 주인인 윤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아니, 주인이라 할 수 없을지도. 어쩌면 처음부터 제 마음은 제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는, 풋내기 같은 유치한 생각이 들었다. 윤은 괜히 제 소매 끝을 만지작거리며 눈을 굴렸다. 빨리 해가 저물었으면. 어둠이 성큼성큼 걸음을 디뎌주었으면. 윤은 모두가 잠든 밤, 홀로 깨어 이유가 분명한 산책길에 나설 것이다.

*

윤이 덮고 있던 이불을 슬그머니 걷어내고 몸을 일으켰다. 주변이 온통 조용한 것을 확인한 윤은 겉옷을 걸친 뒤, 문을 열었다. 한 걸음씩 내딛던 발걸음은 점점 빨라져 이젠 거의 가볍게 달리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 그러나 조급함보다는 어딘가 경쾌한 구석이 있었다. 안에 있는 동안 잠깐 눈이 왔던 모양인지, 바닥에는 희끗희끗하게 눈이 쌓여 있었다. 아주 조금 쌓였기 때문에 걸음이 닿는 자리는 금방 원래의 색이 되었다.
추연의 처소 근처에 다다른 윤은 그 안으로 발을 들여놓기보다는 근처를 서성이는 걸 택했다. 담벼락 앞에서 빙빙 돌던 윤은 그 안으로는 한 발자국도 들어서지 못한 채로 담에 몸을 기댔다. 윤은 제가 걸어오며 남긴 발자국을 보며 문득 아쉬워했다. 눈이 조금 더 와서 내일 아침, 추연이 일어나 볼 때까지 발자국이 남아 있는다면 좋았을 텐데. 그가 다시 찾아달라 했던 말이 계속 생각이 났다. 아마 계속 마음에 고여 있을 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눈은 그쳐 버린 것을. 그가 볼 수 있는 때에 다시 찾으면 될 것이다. 그가 이제 되었다 할 때까지 여러 번. 윤은 이렇게나 명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니, 하고 놀랐다가 옅게 웃음을 뱉으며 고개를 젖혀 달이 뜬 하늘을 보았다. 오늘은 그저 가깝지 않은 곁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202 이름 없음◆3yPNMD/6aY (6906513E+5)

2019-09-22 (내일 월요일) 15:54:38

안녕! 길이에 비해 이을 수 있는 내용이 없는 것 같아서 미안한 선레네요 ㅠ.ㅠ 윤이 추연을 찾은 게 처음이라고, 다시 찾아달라고 했던 게 계속 생각나서 추연 처소 근처를 괜히 서성이는 윤을 데려왔어요. 이런 의미는 아니었겠지만 ㅋㅋㅋㅋㅋ 천천히 편한 때에 이어주세요!

나 있는 곳도 한동안 날씨가 엄청 좋았어요. 갤러리가 온통 하늘 사진일 정도로요 ㅋㅋㅋㅋㅋ 오늘은 태풍이 온다더니 역시 흐리네요. 비도 오구요. 기온도 낮은 것 같아요. 날씨 때문에 아쉽긴 한데, 그보다는 피해 없이 얌전하게 지나가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이렇게 짧은 텀을 두고 태풍이 연달아 올 거라곤 생각을 못 했어서 흑흑... 여기는 괜찮은데 바람이 많이 부는 곳도 있다고 들었거든요. 추연주안전하게 잘 있길 바라요...! 푹 쉬구 맛있는 차도 마시면서요.
여전히 낮에는 조금 덥지만, 점점 가을이 오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아니, 가을이 아니라 겨울인 것 같기도 해요. 나는 이제 잘 때는 복실복실한 긴팔을 입고 자요. 반바지는 일찌감치 넣어버렸어요... 밤엔 정말 춥더라구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이제 간절기 옷들을 부지런히 꺼내 입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고 있어요. 이맘때 옷들을 정말 좋아하는데, 입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서 가끔 한 번도 못 입고 다음 해를 기약하게 되는 것들도 있어서 슬퍼요... 흑흑 서운해하지 않게 공평하게 입어줄 거예요!
이제 9월도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네요. 시간 왜 이렇게 빠르지... 알차게 보내고 싶었는데 늘 뒤돌아보면 허투루 쓴 시간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후회할 때가 많아요. 그래도 아쉬워하기보다는 쓸 수 있는 시간 잘 보내기로 노력하고 있어요. 추연주는 이번 달 어땠나요! 아직 일주일 정도 남긴 했지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도 9월이 추연주에게 예쁜 달로 기억 되었음 좋겠네요. 그럼 주말 푹 쉬구요, 월요일도 미리 화이팅이에요! :D//

203 이름 없음◆GyZknqLERw (3192502E+5)

2019-10-03 (거의 끝나감) 20:26:20

안녕, 윤주야! 답장 생각보다 늦어져서 ㅠㅠ 안부 전하러 왔어요! 저는 주말동안 좀 아팠어요. ㅠㅠㅠ 환절기 감기가 제법 독하더라구요.. 그래서 마지막 주말을 좀 아쉽게 보냈지 뭐예요. 지금은 거의 괜찮아졌어요! 히히 오늘은 공휴일이었는데, 잘 쉬었나요? 내일이 금요일이라 그런지, 벌써 주말 같은 기분이 들어요 ㅋㅋㅋㅋㅋ
올해는 유난히 태풍이 자주 오는 것 같아요. 여긴 어제 비가 많이 왔어요. 오늘은 깨끗이 개었지만, 비가 왔으니 다시 추워질 것 같아요. 한동안은 또 여름처럼 따뜻했는데 말예요. 어머나, 복슬복슬한 긴팔이라니 너무 귀여워요! 포근포근 하겠어요. 저는 아직 짧은 잠옷을 입거든요 ㅋㅋㅋ 도톰한 이불을 덮어서 그런가?
맞아요, 가을 옷들이 참 예쁘죠! 딱 적당한 두께로 멋 낼 수 있고, 특히 겉옷.. 코트도 예쁘고.. 트렌치, 라이더, 자켓, 가디건.. 흑흑 최고야.. 앗 공평하게 입어준다니 ㅠㅠㅠ 정말 좋은 주인님이네요! 흑 너무 귀여워요.. 매일매일 패션쇼 해주세요! 윤주가 가는 곳이 바로 런웨이..!! ㅋㅋㅋㅋ

늘 상냥한 말들 고마워요. 제게 이번 9월은 뭔가 할 게 많아서 조금 지치는 달이었지만, 그래도 초반에 추석도 있고.. 뭔가 이벤트가 많아서 좋았어요 ㅋㅋㅋ 9월도 윤주와, 공주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참 좋았고.. 정말 어릴 때는 시간이 참 안 간다고 생각했는데. 이 나이가 되어 보니 시간보다 빨리 가는 게 또 없는 것 같아요.
아, 벌써 10월이에요! 낮에는 이렇게 따뜻한데, 눈 깜짝 할 사이에 또 낙엽들이 바스락거리기 시작하겠죠. 우리 가을의 푸른 하늘을 최대한 즐겨 봐요. 이번 달도 윤주에게 다정한 달이길 바라요. 감기 조심하고 늘 건강해요! 이번 달도 잘 부탁하고, 답레는 너무 늦지 않게 가져 올게요. 안녕, 좋은 밤 돼요!

204 이름 없음◆3yPNMD/6aY (4524586E+5)

2019-10-08 (FIRE!) 01:49:27

안녕! 잠도 안 오구 해서 잠깐 들러봤어요. 헉 주말 동안 아팠다니... 일교차가 크더니 감기 걸렸었나보네요 ㅠ.ㅠ... 지금은 좋아졌다니 다행이지만, 오늘도 그렇고 앞으로는 꽤나 쌀쌀해지는 모양이에요. 옷 따뜻하게 잘 입고요. 건강 챙기길 바라요! 답레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느긋하게 부탁해요. 언제나 건강이 일순위인 거 알죠! 공휴일이긴 했는데, 사실 나는 쉬지 못했어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오후 시간은 비어서 보고 싶던 영화도 보고 책도 둘러보고 좋은 날 보냈답니다. 추연주도 잘 쉬었길 바랄게요.
뉴스에서 봤는데 올해가 몇십 년만에 태풍이 가장 많이 온 해라고 해요. 또 올라오는 게 있다고 하더라구요... 짧은 기간 내에 너무 많은 태풍이 와서 걱정이 커요. 큰 피해는 없어야 할 텐데... 조심히 잘 지내야 해요! ㅠ.ㅠ 날이 추워지면서 점점 옷과 이불도 두꺼워지게 되네요. 저는 최근에 온수매트도 꺼냈어요... 조금 이른가 싶기도 한데 따뜻하니까 좋긴 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잠도 잘 와요! 아마 이거 올리구 바로 잠이 들 것 같아요. 약간 잠결에 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구... 횡설수설해도 이해해주세요 ㅠ.ㅡ
맞아요! 블레이저랑 라이더 자켓, 니트... 다 정말 좋아하는 옷들이에요. 추연주 말대로 런웨이! 하고 뽐내고 싶은데 막상 손이 가는 옷은 큼지막한 맨투맨이랑 셔츠들뿐이라 슬프네요... 공평하게 입어주려고 다짐했는데 역시 부지런해야 그런 일도 가능한가 봐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좋은 날에는 한 번씩 꺼내 입으려구요! 추연주도 이런 소소한 재미 찾아가며 즐겁게 하루하루 보내길 바라요.
상냥한 말이라고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저는 낯을 가리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사람을 좋아하는 편인데, 호의에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또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추연주가 해주는 말들이 저한테는 참 소중해요! 나도 늘 고맙게 생각해요. 9월 진짜 정신 없이 지나갔죠! 나도 처음 해보는 일들과 추석과... 이것저것 신경 좀 썼더니 어느새 10월이더라구요. 지금까지 추연과 추연주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게 제게도 큰 기쁨이에요. 생각해보니까 이번 상황까지 마무리히면, 추연과 윤이 사계절을 함께 보낸 게 되더라고요! 새삼 신기했어요 ㅋㅋㅋㅋㅋㅋ
추연주에게도 예쁜 단풍과 하늘, 이따금 마주치게 되는 작은 친절들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한 번 아팠다니까 걱정이 되는데 ㅠ.ㅠ... 아프지 말구요, 나도 이번 10월도 잘 부탁해요! 그럼 잘 자구 좋은 꿈 꿔요. 조만간 또 만나길 기대할게요. u.u

205 추연 - 서 윤 ◆GyZknqLERw (0263797E+5)

2019-10-10 (거의 끝나감) 01:46:20

첫눈이 내렸다. 눈은 소리도 없이 찾아와 무덤처럼 고요한 땅을 가볍게 덮었다. 황궁의 붉은 기와에도, 담장에도 흰 색이 얇게 덧칠되었다. 추연은 방에 앉아 둘이 나눴던 약속의 말을 떠올렸다. 어쩌면 윤은 그런 말을 했다는 걸 잊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상관없었다. 추연이 숨을 내쉬자 입에서 독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독을 피우면 마음을 괴롭게 하는 생각도, 복잡한 마음도 연기와 함께 아지랑이처럼 희미하게 흩어지곤 했다.
희뿌예진 시야에 추연이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윤이 보고 싶었다. 윤, 추연이 소리 없이 그 한 글자의 이름을 입 안에서 굴렸다. 윤, 윤……, 아이가 처음 배우는 단어를 말하듯 추연 역시 그 이름을 마음 한 곳에 새겨 나갔다. 이 한 글자 또한 제게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될 터였다. 작은 한숨을 내쉰 추연은 윤이 준 머리끈을 손목에서 풀어 손에 쥐었다. 보드라운 비단의 감촉이 윤의 손을 떠올리게 했다.
윤, 추연이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며칠 동안 추연은 윤의 처소로 두어 번 찾아 갔었다. 곱게 물들자마자 떨어지고 바닥에 묻혀 모양 하나 상하지 않은 예쁜 낙엽이나, 묻어둔 도토리를 찾으려다 길을 잃고 떠는 작은 다람쥐 따위를 들고서. 그러나 갈 때마다 지금은 곤란하다는 반응을 하던 상궁의 탓에 추연은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디가 아픈 건지,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지, 아니면 저를 만나고 싶지 않은 것인지. 문풍지를 뚫고 달빛이 들었다. 추연이 독을 태우며 멍하게 생각에 잠겼다.
혹시 그 날의 일이 환상이면 어쩌지. 다른 환상들도 저렇게나 진짜 같은데. 이 모든 기억이 제가 간절히 바란 나머지 만들어 낸 망상이라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런 상황을 상상만 해도 장이 뒤틀리고 꼬이는 기분이었다. 아냐, 이게 있는 걸. 고개를 한 번 저은 추연이 머리끈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코 가까이로 가져가 냄새를 맡았다. 그럴 리 없겠지만 꼭 윤의 달콤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결국 답답한 마음을 견디다 못한 추연이 처소 밖으로 나왔다. 밤부엉이가 구슬픈 울음소리를 냈다. 뺨을 스치는 바람에서는 하얀 겨울의 냄새가, 그리고…… 윤의 향기가 났다. 나도 참 중증이다, 자조하면서도 추연은 홀린 듯이 걸음을 옮겼다. 눈이 내린 뒤 아무도 밟지 않아 하얀 마당을, 그 앞의 작은 덤불숲을 지나 문 밖으로. 본능처럼 움직인 그 발걸음의 끝에는 진짜 윤이 있었다.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아니, 꿈에서라도 보기를 바라마지않던 이지만, 네가 이 시간에, 여기에?
추연은 걸음을 멈추고 당황한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황금색 달빛이 윤의 얼굴 윤곽을 따라 촘촘히 빛나다 곧 어슴푸레한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너, 는 정말……,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목이 턱 하고 막혀 달아나듯 시선을 돌리고 잠긴 목청을 가다듬었다. 성큼성큼 걸어 윤의 앞까지 간 추연이 발걸음과는 달리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윤의 손을 쥐었다.

“너, 나를 그렇게 걱정하게 해놓고서. 뭐가 그리 즐거워?”

묻고 싶은 게 많았는데, 나오는 말은 타박 뿐이라. 어느새 추연의 얼굴에도 웃음이 걸렸다. 웃음 뒤에는 희미한 물감처럼 걱정이 묻어 나왔다. 휘어져 다정한 웃음을 짓던 추연의 눈이 윤을 위에서부터 훑고 내려가 윤의 발치를 헤맸다. 혼자 서성였는지, 눈 위에 발자국이 여럿 찍혀 있었다. 추운데 왜 여기까지 왔어. 왔으면 왜 들어오지 않고. 추연이 허리를 굽힌 채 윤의 겉옷을 단단히 여며 주며 작게 투덜거리다 고개를 들었다.
제법 가까운 거리에서 눈이 마주치자 그만 아까의 웃던 얼굴이 떠올라 얼굴에 확 열이 올랐다. 어색하게 시선을 피한 추연이 꼭 모자란 사람처럼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 걸을까? 아니, 아니면 추워? 들어갈까?”

206 이름 없음◆GyZknqLERw (0263797E+5)

2019-10-10 (거의 끝나감) 02:05:33

안녕, 윤주야! 앗, 잠 안 오는 밤은 참 괴롭지요 ㅠㅠㅠ 잠들기 위해 아무 생각 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면 이런 저런 생각이 더 많이 나잖아요. 그러다 보면 더 잠이 깨구 ㅋㅋㅋㅋ 그래도 온수매트가 힘을 발휘해 준 것 같아 다행이에요! 푹 잘 잤길 바라요. 앗 걱정 고마워요! 요새는 과하게 따뜻하게 입고 있답니다. 세상에, 반팔 잠옷 입고 잠들었던 게 어제 같은데, 벌써 온수매트의 계절이 되었다니! 저는 전기장판을 쓰는데, 참 좋지만 이상하게 몸이 들러붙어서 ㅋㅋㅋㅋ 침대 밖으로 나가는 게 너무 힘들더라구요.. 겨울은 정말 움직이기 싫어지는 계절이에요..
공휴일날 쉬지 못했다니 ㅠㅠ 속상해요! 그래도 알찬 오후를 보낸 것 같아서 기뻐요. 오늘도 공휴일이었는데, 오늘은 잘 쉬며 좋은 날 보냈을까요? 이제 크리스마스 전까지 쉬는 날이 없다니, 조금 슬퍼요.. 그래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사는 건 설레는 일이니까! 11월부터는 캐롤을 들을 거예요!
헉 맞아요, 태풍이 가자마자 또 다른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면서요 ㅠㅠ 어쩜 매번 안부 나눌 때마다 다른 태풍이라니.. 정말 걱정이에요. 무사히 지나가 줘..! 윤주도 조심히 잘 지내야 해요! 옷도 따뜻하게 입고 다니구요 ㅋㅋㅋ 다음주까지가 예쁜 가을 옷을 입을 수 있는 마지막 기간일 것 같아요 ㅠㅠ 벌써 밤엔 무지무지 춥고.. 저는 시험기간이라 수험생 룩으로 다니고 있지만요.. 부지런하게 뽐내 주세요! 공평하게 입어 주기로 했잖아요! ㅋㅋㅋㅋ

앗, 그러게요. 소소한 행복을 위해 주변을 둘러보며 다녀야겠어요. 하늘이 높고 푸르러졌는지, 단풍이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멍하게 앞만 보면서 걸어 다니고 있었네요. 내일은 두리번거리면서 다닐 테야..! 첫 단풍이 들면 또 안부 전할게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고마워요!
윤주는 처음 해보는 일을 시작했구나..! 새로운 걸 배우는 건 늘 힘들지만 또 즐겁기도 한 것 같아요. 한 달이 지났으니 이젠 익숙해 졌으려나요? 윤주가 편안한 10월 보냈으면 좋겠는데.. 헉 그러네요! 둘이 여름 밤에 만났는데, 벌써 겨울이에요 ㅋㅋㅋ 공주님 곧 나이를 한 살 더 드시겠어요..!
아, 그리고 저는 이제 시험 기간이라 자주 오지 못할 것 같아요 ㅠㅠㅠ 그래도 종종 안부 전하러 올게요! 답레는 천천히 여유 날 때 느긋하게 적어 주세요. 그리고 고마워요, 윤주야. 이번 달에도 덕분에 좋은 기억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좋은 꿈 꾸고, 나중에 봐요! 앗 참 방금 느낀 건데 저는 느낌표를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요.. 그치만 신나서 자꾸 쓰게 되네요.. ㅋㅋㅋㅋ 히히 진짜 안뇽!

207 서 윤 - 추연 (6180245E+5)

2019-10-21 (모두 수고..) 01:20:28

추연이 놀란 만큼 윤도 놀랐다. 윤은 그가 눈처럼 왔다고 생각했다. 기척도 없이, 어느 순간 성큼 다가온 것이 웃음 짓게 하는 모양이 꼭 갑자기 내린 눈 같았다. 제게 다가오는 추연을 본 윤이 한 걸음 다가섰다. 제 손을 쥐는 추연의 손을 맞잡은 윤은 제게 날아온 타박에도 웃기만 했다. 이 손을 아무런 이유 없이 맞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 꿈처럼 느껴졌다.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연이 왔잖아요. 내 책임 아닌걸요.”


배시시 웃은 윤이 장난스레 이야기했다. 제게 다가온 말부터 옷깃을 여며주는 손길까지 하나같이 다정하기만 해서 윤은 어디서 꽃이라도 피고 있는가 생각했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은 차갑기만 한데, 윤은 추운 줄도 몰랐다. 겨울은 온갖 것이 마르고 수그러지는 계절이라고만 생각했건만. 제 마음속에선 눈치도 없이 자꾸 무언가 돋아나고 있었다. 윤은 눈을 접어 웃으며 고갤 숙였다.
추연의 손길이 닿은 옷자락을 괜히 한번 만지작거리다 시선을 들어 올린 윤과 추연의 시선이 정확히 맞닿았다. 윤은 처음 만났던 날처럼, 추연의 눈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꽃잎이나 달, 별 같은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 느리게 눈을 깜빡인 윤은 갑자기 멀어지는 그의 시선에 홀린 듯 양손을 뻗었다. 제 손을 조심스레 추연의 양 뺨에 얹은 윤은 곧 데인 듯 손을 떼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잠깐 생각해볼게요.”


손을 뒤로 감추고 눈을 굴리던 윤이 급하게 말하고 입을 닫았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은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제 행동에 놀라 쿵쿵대는 마음을 진정시키기에 바빴다. 처음에는 허락되는 선에서 그의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지금 윤은 제 마음이 어디쯤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전과 같은 마음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자꾸만 욕심이 커졌다. 그래서 가끔은 겁이 났다. 예쁜 당신께 해가 될까 두려워서 물러나고 싶어질 때가 있었다. 잠시 머뭇대던 윤은 곧 추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손 잡아주세요. 그럼 어디든 좋아요.”


말을 마치곤 살포시 웃음 지었다. 그래도 오늘은, 이 밤만은. 못난 마음이라도 정성스레 감싸 당신께 드릴 테니 기껍게 받아주셨으면.

208 이름 없음◆3yPNMD/6aY (6180245E+5)

2019-10-21 (모두 수고..) 01:41:30

안녕! 잘 지내요? 답레가 늦었죠... 나도 시험을 보고 있어요 ㅠ.ㅜ! 이제 적응할 때도 된 것 같은데 시험은 정말... 매번 볼 때마다 적응이 안 되네요... 공부가 적성이 아닌가...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흑흑 아 정말 몸이 들러붙는다는 말이 딱인 것 같아요. 요즘 집에서 뭘 해보려고 하면 늘 실패해요 ㅠ.ㅠ 이불과 따끈한 매트를 포기할 수가 없어요! 잠옷도 복실복실한 걸 입으니까 외출복 입기도 귀찮아지구요... 그래서 이건 정말로 해야 한다! 싶으면 외출을 하고 있어요. 또 산만해서 자리를 옮겨다녀줘야 집중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여러 군데 탐방을 다니고 있어요. 정말 내 비위 맞추기가 제일 힘들어요! 한편으로는 이렇게나마 여기저기 돌아다니니까 재밌기도 하지만요.
앗, 그러고 보니까 옷 공평하게 입어주기로 한 걸 홀라당 까먹고 있었어요... 난 나쁜 주인이야... ㅠ.ㅡ ㅋㅋㅋㅋㅋ 매번 입는 옷에만 손이 가더라구요. 요즘은 편한 옷이 좋아서 까맣고 헐렁하게 돌아다니고 있어요. 일주일 조금 지난 사이에 또 조금 더 추워졌죠. 다음 주부턴 이제 최고기온이 20도도 안 되는 것 같더라구요. 지난 해를 생각해보면 꽤 늦게 쌀쌀해지기 시작한 것 같지만, 감기는 또 모르는 새에 오더라구요 흑흑... 도톰하구 편하게 잘 입고 다니고 있길 바라요! 곧 11월이니까요. 추연주가 캐롤 듣기 시작할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네요 ㅋㅋㅋㅋㅋ

요즘 단풍놀이 가는 철이래요! 길 돌아다니다보면 나뭇잎들이 벌써 노랗게 빨갛게 변하기 시작한 게 보여요. 비록 할 게 산더미라 슬프지만 ㅠ.ㅠ... 문득 보이는 예쁜 풍경에 위로를 많이 받아요. 추연주에게도 그런 풍경이 소소한 기쁨이나 위로가 됐으면 해요! 히히 나도 매번 고맙구 또 고마워요. 새로운 일은 조금 익숙해진 것 같아요. 힘들긴 해도 주변의 응원도 많이 받아서 씩씩하게 잘 해나가보려구요!
앗 그러네요...! 이제 윤이 스물한살이 되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윤의 혼인... 혼인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추연이 있으니까 당연히 안 하려고 할 것 같긴 하지만요. 눈물의 이별은 안 돼 ㅠ.ㅠ!!!
추연주가 한 말 보고 봤는데 나도 느낌표를 엄청 많이 쓰고 있네요 ㅋㅋㅋㅋㅋㅋ 점도 많이 쓰구... 웃기도 많이 웃고... 나도 좋아서 그래요! 히히 u.u* 10월은 아무래도 부쩍 바빠지는 것 같아요. 나도 답레 바로바로 못 주고 있는 걸요. 텀은 너무 신경쓰지 말구요, 안부도 가끔 남겨주는 걸로 충분하니까 공부 열심히 하고 푹 쉬고 하루하루 잘 보내고 있길 바라요. 너무 많이 하는 말이라 진정성 없어 보여도 매일매일 고마워요! 진심이에요 히히 그럼 좋은 꿈 꿔요.

209 이름 없음◆GyZknqLERw (8022954E+5)

2019-11-01 (불탄다..!) 23:44:54

안녕, 윤주야! 으엉 ㅠㅠㅠ 내가 너무 늦었죠.. 아직.. 살아있어요.. 월요일 날 답레 가지고 올게요 ㅠㅠㅠㅠ 진짜 미안해요 ㅠㅠㅠㅠㅠ

210 이름 없음◆3yPNMD/6aY (9241939E+5)

2019-11-05 (FIRE!) 10:45:12

얍 갱신할게요! 많이 바쁠 텐데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ㅠ.ㅠ...! 나도 계속 많이 늦고 있는걸요... 어제 오늘 조금 쌀쌀하긴 해도 날씨가 좋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랄게요! :)//

211 이름 없음◆GyZknqLERw (0922417E+6)

2019-11-10 (내일 월요일) 01:58:48

ㅠㅜㅠㅠㅠㅠ 헝.. 안녕 윤주야? 잘 지내고 있나요 ㅠㅠㅠㅠ 거의 한달만이네.. 이렇게.. 오래 걸릴줄이야... 저는 정말 뜬금없이 과제폭탄을 맞고.. 피피티.. 발표.. 영상노예가 되어서.. 이번주 화요일까지.. 정신이 없을 것 같아요.. 너무 미안해요.. 이러다 정말 첫눈 올 때 답레 가져오겠어.. ㅠㅠㅠㅠㅠ 헝...
어제부터 입동이랬나? 날씨가 엄청 추워졌지요! 완전 겨울 느낌이라 깜짝 놀랐어요! 날이 추워진 만큼 집 안에서도 밖에서도 따끈따끈하게 감기 조심했으면 좋겠어요. 주머니에는 천원짜리 들고 다니는 거 꼭 잊지 말구..
약속 매번 못지켜서 너무 미안하고.. 저는... 다시 과제하러 갈게요... 힝 여기 오니까 숨통이 트이는데 ㅠㅜㅠㅠㅠ 늘 고마워요! 잘 지내구.. 조만간 봐요..

212 추연 - 서 윤 ◆GyZknqLERw (945691E+53)

2019-11-24 (내일 월요일) 01:43:33

보고 싶었다는 윤의 말이 봄비처럼 추연의 마음에 내려앉았다. 켜켜이 쌓여 얼어있던 눈을 녹이고 황량하고 메마른 땅을 적셨다. 그렇게 제 마음을 흐물흐물하게 녹여 놓은 윤이 꼭 꽃이 피듯 웃었다. 아, 아직도 싹틀 것이 남아 있었는지. 꼭 뭔가가 심장을 뚫고 돋아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가슴 한 켠이 간지러웠다. 추연의 입꼬리가 느른하게 풀렸다.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추연이 몽롱한 기분으로 눈꺼풀을 팔락거렸다.
제 질문에 대답 대신 다가온 윤의 손이 꼭 나비처럼 제 뺨 위에 내려앉았다. 추연은 어미에게 목덜미를 물린 새끼 짐승처럼 얌전히 얼어붙었다. 네 손이 차가운 건지, 내 뺨이 뜨거운 건지 모르겠다. 네가 너무 좋아. 가만히 윤의 손에 제 얼굴을 맡긴 추연이 눈을 감은 채 가늘게 눈꺼풀을 떨었다. 제 심장 소리를 들킬까 두려웠다. 꼭 촛농으로 가득 찬 욕조에 목 끝까지 담근 것처럼 나른하고……, 뜨거웠다.
영원과도 같은 찰나의 순간이 지나고, 추연은 아쉬운 얼굴로 눈을 떴다. 윤의 손은 감춰진지 오래였다. 추연이 타는 눈으로 윤의 뒤에 감춰진 손을 좇았다. 너를 전부 가지고 싶어, 윤. 네 손길, 네 입술, 네 몸, 네 마음……. 다시 제게 내밀어진 윤의 손을 보며 추연은 숨을 삼켰다. 이 손을 잡아도 될까. 추연은 자연이었다. 변덕스럽고 투명한 욕망 그 자체였다. 아, 일평생 그런 그를 망설이고 고민하게 한 것은 오로지 윤 뿐이었다.
그의 마음은 날마다 새로워지고 깊어졌다. 윤을 생각하는 날마다 더 넓어져 갔다. 지금 이 상태에서 더 윤을 좋아할 수 있다는, 아니, 윤이 더 좋아지게 될 거라는 확신이 그를 너무도 두렵게 했다. 다시 해일처럼, 산불처럼, 그런 재해처럼 그녀를 집어 삼키게 될까봐. 너를 어쩌면 좋을까. 요 작은 것아. 깜찍한 것아. 맹랑한 것아. 멈추었던 숨을 한숨처럼 길게 내쉰 추연이 차게 식은 윤의 손을 쥐어 연신 입을 맞추었다.
사랑스러운 것아. 내 심장을 꺼낼 수 있었다면 네게 주었을 텐데. 이런, 다시 내가 고르게 됐구나. 추연이 윤의 양 손을 마주 쥐고 눈을 맞추어 웃었다. 어쩐다. “달빛이 좋으니 걸을까?” 곤란한 얼굴로 조금 망설이던 추연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 처소에는 다음에 초대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윤이 좋아하는 것을 준비하고, 영 좋지 못한 것들은 치우고. 그녀에게 나쁜 것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추연은 윤을 제 쪽으로 가볍게 당기며 손등에 입을 한 번 맞춘 뒤 그녀의 옆에 나란히 섰다. 한 손만 쥔 채 느릿느릿 걸음을 옮겼다. 아무도 밟지 않은 겨울의 첫 눈 위로 윤의 발자국이 새겨져 갔다. 저 멀리에서 희미하게 밤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추연도 괜히 밤새처럼 목소리를 낮추어 속삭였다.

“곧 신년이네. 한 살 더 먹을 준비는 됐어?”

수도 없이 거닐었던 황궁인데, 너와 함께 하니 어찌 이리 새롭고 설레는지. 추연이 술렁이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혔다.

213 이름 없음◆GyZknqLERw (945691E+53)

2019-11-24 (내일 월요일) 02:32:13

안녕, 윤주야! 씩씩하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나요? 새로운 일은 이제 많이 익숙해 졌을까요.
고작 이거 가져오는데 한 달 넘게 걸려서 미안해요. 그냥.. 변명 한 마디라도 하자면.. 저는 수업과 시험이 조금 많은 학과이고 6년을 다녀야 하는데.. 이제 4년 다녔고.. 시험 끝난 게 어제 같은데.. 과제 하다 보니까.. 참 믿기지 않게도 다시 시험기간이 되었어요..
헝 그치만 크리스마스 전에는 돌아올 수 있어요 ㅠㅠㅠㅠ 약속할게요.. 아니.. 내 약속이 지켜진 적이 있긴 한가.. ㅠ 이쯤 되니 제가 너무 욕심을 부렸나 싶은 마음도 들고 그래요.. 매번 이렇게 오래 계속 기다리게만 해서 미안한 마음 뿐이에요. 윤주는 늘 제게 괜찮다고 다정하게 말해 주지만.. 혹시라도 기다리기 힘들다 싶으면 주저 말고 말해 주세요.

요새 제가 사는 곳은 단풍이 정말 예쁘게 들었어요. 그래서 매일매일 위로가 돼요. 하늘을 구름 없이 푸르고, 나무들도 꼭 꽃 같구요. 자연이 이렇게까지 화려한 때가 있었는지.. 정말 예쁘고 화려한 불꽃같아요. 해가 일찍 져서 오래 볼 수 없는 게 아쉽지만요.
오늘은 날이 참 따뜻했지요. 그래서 왠지 집을 벗어나고 싶어서 집에서 조금 먼 곳까지 다녀왔어요. 처음 가보는 동네의 모르는 카페에서 과제도 하고 답레도 쓰고.. 약간 충전한 기분이에요! 새로운 것들은 영감을 주곤 하니까요. 집에 오는 길에는 비가 오는데 눈인줄 알고.. ㅋㅋㅋ 약간 설렐 뻔 했지 뭐예요.
아, 저는 캐롤을 듣기 시작했어요. 크리스마스 장식도 사야 하는데.. 케이크 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술렁술렁 해요.. 사실 제가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건 크리스마스랑 종강이랑 비슷한 시기라 그런 것 같기도 해요.. ㅋㅋㅋㅋㅋ 편안한 마음으로 맞을 수 있는 연휴.. 빨리 종강했으면 좋겠어요!
흑 스물 한 살의 공주님이라니.. 너무.. 귀여워요.. 공주님 백 살 까지 건강하게 해주세요.. (눈물의 이별은,, 안 돼,, ㅠㅠㅠㅠ) 헉 그러고 보니 벌써 12월이 다 돼 가네요.. 공주님만 한 살 더 드시는 게 아니었어..! 흑흑 윤주가 한 해를 행복하게 마무리 했으면 좋겠어요. 뭔가 끝이 좋으면 늘 좋은 기억으로 남으니까..

지금은 좋은 꿈 꾸고 있을까요? 토요일은 행복하게 보냈을까요? 윤주가 잘 지내고 있는지 늘 궁금해요. 아픈 데는 없는지, 좋아하는 음식은 종종 먹으러 가 주는지, 잘 쉬어 주고 있는지. 윤주의 매일이 항상 좋은 일로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고맙고.. 보고 싶어요! 월요일엔 다시 추워 진다니 옷 따뜻하게 입고, 잘 지내요. 또 봐요 안녕!

214 이름 없음◆3yPNMD/6aY (8283512E+6)

2019-12-12 (거의 끝나감) 22:24:57

안녕, 추연주야. 잘 지내고 있어요? 그동안 좀 복잡한 일이 있었어서 시간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서 오질 못했어요. 내가 너무 늦었죠... 추연주가 아직 있을지 모르겠는데 일단 짧은 안부라도 남겨야 할 것 같아서 부랴부랴 들렀어요. 머리가 굳었는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네요 ㅠ.ㅠ... 늦어서 정말 미안해요. 부디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요.
추연주가 아직 있다면, 답레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아서요. 크리스마스 전후로 올려둘게요. 시험 준비 잘하구요. 이번 학기도 고생 많았어요. 마지막으로 혹시 모르니까 미리 인사할게요. 메리 크리스마스! u.u*

215 이름 없음◆GyZknqLERw (9247408E+5)

2019-12-20 (불탄다..!) 00:39:55

안녕, 윤주야! 앗 ㅠㅠㅠㅠ 일은 잘 마무리 했을까요? 크게 마음 쓸만한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여긴 신경 쓰지 말구 미안해 하지도 말고 언제든지 편할 때 들러주세요! 답레도 천천히 편할 때 주세요!
저는 오늘 시험이 끝나서 맛있는 것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지금은 멍청하게 누워 있어요. 뭔가 엄청 바랐던 종강인데 막상 아무것도 안해도 되게 되니까 뭘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ㅋㅋㅋ 히히.. 고마워요!
앗 세상에 곧 크리스마스네요! 윤주는 올해 멋진 크리스마스 계획이 있을까요? 저는 여기 혼자 좀 있다가 크리스마스 지나고 올라갈 생각이에요. 이브날 밤부터 케이크 사다가 초도 꽂고.. 와인도 마시고.. 요리도 해 먹고.. 하루종일 크리스마스 영화를 볼거예요.. 그런 연말 영화만의 개연성에 같이 행복해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싶어요.
벌써 한 해가 마무리되어 가네요. 요새 날이 추운데 따뜻한 연말 보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갈 땐 목도리 둘둘 감고 다녀요! 따뜻한 음료도 자주 마시구요.. 히히 인사가 너무 설레네요! 고마워요! 저도 미리 인사할게요, 메리 크리스마스! ♥ 또 올게요. 안뇽..!

216 이름 없음◆GyZknqLERw (9966913E+5)

2019-12-25 (水) 20:24:44

안녕, 윤주야! 크리스마스는 잘 보내고 있나요? 저는 어제 와인이랑 케이크 사다가 밤새 크리스마스 영화 보면서 행복하게 보냈어요 ㅋㅋㅋ 어디 안 나가고 혼자 크리스마스 보낸 건 처음인데 이것도 참 좋네요.. 남은 하루는 뭘 하며 보낼지 고민이에요 ㅋㅋㅋ 부디 윤주도 선물 같은 하루 보냈길 바라요. 메리 크리스마스! ❤️

217 서 윤 - 추연 ◆3yPNMD/6aY (7895459E+5)

2019-12-29 (내일 월요일) 04:01:18

행복에 잠겨 자꾸 웃음이 나다가도 한 번씩은 마음이 뻐근하게 아팠다. 너무 좋아서 아플 수도 있다는 걸 윤은 추연을 만나고 나서야 알았다. 처음에는 허락된 만큼만 곁에 있고 싶었는데, 눈치도 없이 자꾸만 불어난 마음은 이제 평생을 함께 하고싶다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의 옆에 없었던 시간을 아쉬워하고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까 재어보다 보면 자연스레 제게 찾아올 끝에 생각이 닿았다. 당신이 나 때문에 흔들리고 애가 닳았으면 하면서도, 그저 좋아하는 마음 이상도 이하도 아닌 채로 남길 바랐다. 어느 날 내가 사라지고 당신이 홀로 있어도 아무렇지 않도록. 내게 끝이 온다면, 환생 같은 것도 없는 완전한 끝이라면 좋겠다. 기약 없는 기다림 같은 건 당신의 운명에 눈길도 주지 못하도록.
당신은 그저 그 자리에 있기만 하세요. 나는 내 온 마음 그대에게 기울일게요. 당신이 슬쩍 보여준 웃음에도 내 발아래서는 봄꽃들이 만개해요. 내 발밑에 꽃이 다 시든대도, 당신 하나는 온전히 있도록 하고 싶어요. 당신은 내내 어여쁘기만 하소서. 못난 것, 흉한 것은 다 내가 할 테니. 결국엔 손을 놓아야 할 때가 온다면, 난 그렇게 할 거예요. 다치지 않을 수 있다면 난 뭐든지 해요. …그러니 그전까지는 손을 꼭 붙잡고 있어요. 서로를 놓치지 않도록, 누구 하나 길 잃는 일 없도록. 윤은 추연을 보며 마주 웃었다. 천천히 고개가 위아래로 끄덕였다.


“좋아요.”


붙잡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준 윤은 추연을 따라 그의 손등 위로 입을 맞췄다. 짧게 입술을 닿았다 떨어뜨린 뒤에는 추연을 보며 작게 웃었다. 칭찬이라도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발아래로는 새하얗고 깨끗한 눈이 밟히고 있었다. 문득 뒤를 돌아 지나온 길을 본 윤은 제 발자국만이 남은 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란히 남은 흔적이 있다면 좋을걸.
그래도 윤에게는 이 순간이 수많은 금은보화보다 귀하고 소중했다. 윤은 이날의 풍경과 이따금 불던 바람, 맞잡은 손의 온기 같은 걸 기억하기 위해 애썼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함이었다.


“음…. 사실 큰 의미를 둔 적이 없어 잘 모르겠네요. 제겐 새해가 그저 해가 바뀌는 일일 뿐이라서. 추연에게는 어떤가요?”


곰곰이 생각하다 답을 내놓은 윤이 뒤이어 추연에게 물었다.


“아, 그래도 올해에는 다르지요. 연을 만났으니.”


뒤늦게 떠올리며 뱉은 말과 함께 윤이 웃음을 흘렸다. 입술 새로 나오던 뽀얀 입김은 웃음과 함께 흩어졌다. 추위에 눈부터 코, 뺨, 입술까지 얼굴이 전부 발갛게 얼어있는데도 윤은 그저 좋기만 했다. 당신이 앞에 있으니 이런 말도 할 수 있잖아요. “…연.” 윤이 조심스레 그를 불렀다.


”신년의 첫날, 우리 함께 있을까요.”


말을 마친 윤이 살포시 고개를 기울였다. 입가에 머금은 웃음은 여느때보다 다정했다.

218 이름 없음◆3yPNMD/6aY (7895459E+5)

2019-12-29 (내일 월요일) 04:13:52

안녕! 내가 많이 늦었어요 ㅠ.ㅠ...... 쓰기 시작한지는 꽤 됐는데 자꾸 외출하게 되기도 하구 자꾸 몸이 쳐지기도 해서 더 느렸네요. 이러다 새해에 올리면 어쩌나 정말로 걱정했는데, 이렇게라도 올리게 되어서 나는 기쁘네요 흑흑 ㅋㅋㅋ큐ㅠㅠㅠㅠㅠ
종강도 잘하구 크리스마스도 잘 보냈다니 다행이에요! 나도 사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해서 올해에도 친구들은 그 전후로만 만나고, 당일에는 혼자 맛있는 음식 해먹으면서 정말 푹 쉬었어요. 이제 슬슬 새로운 일을 해야 하는 타이밍이라 다시 움직여야 하지만, 31일까지는 내가 나를 봐주려구요... 너... 이번 달까지만 놀아라! 하구요 ㅋㅋㅋㅋㅋ
이제 한 해가 다 끝나가고 새로운 해가 오고 있네요. 나는 올해는 몇 개는 뿌듯하고 몇 개는 되게 아쉽게 느껴지는 해예요 ㅋ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복잡한 일들도 좀 있었구 건강이 좀 안 좋아져서 ^.ㅠ... 놀랐던 기억도 있구요. 그래도 잘 지나왔으니까 이렇게 새해를 기다리고 있는 거겠죠! 추연주에게는 올해가 어땠을지 궁금해요. 어떤 해였더라도 잘 마무리하고 함께 기쁜 마음으로 새해 기다려보아요!
음, 2020년은 벌써 우리가 함께 맞는 세 번째 해네요. 따로 감사를 전했던가 싶어서요. 늘 함께 해줘서 고마워요, 추연주! 캐릭터들 관계도 좋고 흥미로워서 이야기도 잘 이끌어나가고 이것저것 새로운 것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추연주가 함께 해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즐겁지 않았을 거예요. 또, 개인적으로도 응원을 많이 받고 있어요. 예쁜 말, 다정한 말 하는 것도 힘 써서 해야 하는 건데, 저에게 그렇게 해줘서 늘 정말 고마워요. 진짜 쉽게 기가 죽는 편인데 ㅋㅋㅋㅋㅋㅋ 추연주 예쁜 말 읽고 웃은 적 한두 번 아니거든요. 많이 고마워요! ❤️
시간이 늦어서 추연주는 아마 자고 있겠네요. 푹 자고 행복한 일요일 보내요. 안녕~ 다음에 또 만나~ u.u

219 이름 없음◆3yPNMD/6aY (7895459E+5)

2019-12-29 (내일 월요일) 04:15:36

말이 조금 엉망이라고 느껴진다면 내가 거의 잠결에 싸버려서 ㅋㅋㅋㅋㅋㅋㅋ ㅁ안해요 이해해줘요 ㅠㅠㅠㅠㅠㅠ 그럼 진짜 안녕! 또 만나요

220 이름 없음◆3yPNMD/6aY (6485215E+5)

2020-01-01 (水) 00:45:48

생각이 나서 잠깐 들어와봤어요. 해피 뉴이어! u.u

221 이름 없음◆GyZknqLERw (0984816E+6)

2020-01-03 (불탄다..!) 00:11:43

흑흑 공주님 넘 설레요.. 사랑해요.. 으앙 고마워요 윤주야! 새해 복 많이 받아요 ♥ 행복하고 건강하고 늘 행운이 함께하는 2020년 되길!

222 이름 없음◆GyZknqLERw (4550104E+5)

2020-01-15 (水) 02:34:58

안녕, 윤주야! ㅠㅠ 답레 들고 오려고 했는데..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 같아 짧게 안부 먼저 전하구 가요.. 저는 최근에 A형 독감에 걸려서 ㅋㅋㅋ ㅠㅠㅠㅠㅠㅠ 격리당했다가 이제는 괜찮아 졌어요. 독감이 유행이래요.. 으으 작년에 비하면 따뜻한 겨울이라지만 해가 지면 시리게 춥더라구요.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고, 감기 조심해요!
답레는 많이 써서 ㅠㅠㅠ 이번 주 안으로는 들고올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늦어져서 미안하고, 조만간 다시 올게요. 좋은 꿈 꿔요! 안녕!

223 이름 없음◆3yPNMD/6aY (2871295E+5)

2020-01-23 (거의 끝나감) 01:24:00

안녕! 12시 지났으니까 내일부터 벌써 설 시작이네요. 명절 즐겁게 잘 보내라구 인사하고 싶어서 왔어요! 또 많이 늦은 것 같지만 ㅠ.ㅠ......
감기는 좀 괜찮아요? 독감은 아니지만, 나도 감기로 고생하고 있어서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아프면 서럽잖아요. 몸도 힘들구... 흑흑 평소보다 따뜻하다고 신나서 좋아하는 옷 꺼내입다가 아주 큰코 다쳤어요. 진짜 겨울은 겨울인가 봐 ㅠㅠㅠㅠㅠㅠ
추연주 지금은 다 나아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음 좋겠네요. 또 명절 동안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즐거운 시간 보내구요!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나는 또 너무 늦지 않게 들러 안부 전할게요.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요. 안녕 u.u*

224 이름 없음 (0178982E+5)

2020-01-23 (거의 끝나감) 16:17:48

계속 하고 있다면 시트 받아줄 수 있어?

225 이름 없음◆GyZknqLERw (0722414E+5)

2020-02-03 (모두 수고..) 23:03:08

안녕, 윤주야! 너무 오랜만이죠..?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도 못했네요 ㅠㅠㅠ 저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컴퓨터가 갑자기 안켜져서 ㅋㅋㅋㅋ ㅠㅠㅠㅠㅠ 파일들도 다 날리고.. 좀 많이 슬픈 시간을 보냈어요.. 역시 백업을 생활화 해야해.. 이제 새롭고 반짝반짝한 친구를 맞이했답니다..
설 인사 고마워요. 저는 제때 전하지 못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설 연휴는 잘 보냈을까요? 올해가 시작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2월이 사흘이나 지났어요! 저는 요새 알바도 하고, 공부도 하고, 일기도 열심히 쓰고 있고, 책도 읽고 있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제법 오래 신년 계획을 실천 중이라 뿌듯해요..
아팠다니 ㅠㅠㅠ 몸은 좀 괜찮은가요? 요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참 어수선하죠. 마스크 잘 끼구.. 손도 잘 씻구..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절대 절대 무리하지 말고! 건강 관리 잘 했으면 좋겠어요. 요새 갑자기 또 추워졌는데 옷 겹겹이 따뜻하게 입구요..

너무 하염없이 기다리게 한 거 같아 안부 먼저 전하구 가요.. 이번에는 정말 늦지 않게 올려둘게요.. 진짜 미안 ㅠㅠㅠ 늘 고마워요. 오랜만에 들러 미안해요 ㅠㅠㅠ 또 봐요. 안녕!

226 이름 없음◆3yPNMD/6aY (4078895E+6)

2020-02-04 (FIRE!) 23:02:23

>>224 이쪽으로 문의 주신 게 맞나요? 혹시 맞다면 이 어장은 1:1로 진행하고 있어서 다른 분의 참여가 어려울 것 같아요... ㅠ.ㅠ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227 이름 없음◆3yPNMD/6aY (4078895E+6)

2020-02-04 (FIRE!) 23:18:38

안녕! 눈이 오길래 찾아와봤어요.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해서 그런지 눈이 안 오더라구요. 그렇다고 비가 많이 온 것 같지도 않은데, 가뭄인가 싶기도 하네요. 아무튼, 12월쯤에 밀가루 같은 눈 잠깐 구경한 이후로 처음 보는 눈이라 기분이 좋더라구요. 처음에는 함박눈이 내리다가 소금알 같은 눈이 오는데 손에 닿자마자 녹는 게 귀엽구 신기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나한테는 이게 오늘 즐거운 일이었는데, 추연주한테도 웃음날 만큼 좋은 일, 즐거운 일 하나쯤 있었길 바라요.
몸은 약 먹었더니 금방 좋아졌어요! 예전에는 감기에 걸려도 병원 안 가구 며칠 푹 쉬면 금방 나았는데, 이젠 약의 도움 없이 혼자 낫지 않는다는 건 조금 슬프지만요 ^.ㅠ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이야 쌩쌩하지만, 또 며칠 추울 것 같아서 조심하려구요. 추연주도 옷 단단히 입어요!

컴퓨터는... 아이고, 어째... ㅠ.ㅜ 많이 속상했겠어요. 단순히 물건 망가지고 자료 날아간 것도 슬프지만, 오래 쓴 물건 보내줘야 해서 서운했을 것 같아요... 그래두 지금은 새 친구랑 좀 친해졌길 바랄게요 흑흑...
또 약간 잠결에 쓰고 있어서 말이 횡설수설한데... 새해 인사 고맙구요, 추연주도 감기랑 폐렴 둘 다 조심해요! 신년계획 잘 지키고 있다니 내가 다 뿌듯해요 ㅋㅋㅋㅋㅋㅋ 나는 조금 실패한 것들도 있거든요. 나도 다시 맘 다 잡구 열심히 해보려구요!
늘 말하는 거지만,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여기가 숙제가 아니라 쉼터 같은 곳이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도 늦는걸요... 그럼 잘 자구 좋은 꿈 꿔요! 나중에 또 만나! u.u

228 추연 - 서 윤 ◆GyZknqLERw (5612401E+5)

2020-02-12 (水) 02:34:58

윤이 제 손등에 입을 맞추자 그녀의 입술이 닿은 부분부터 꼭 도화선처럼 따뜻하게 열이 올랐다. 심장이 빠르게 뛰며 몸에 열이 올랐다. 윤은, 윤들은 제게 심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이였다. 맞닿은 입술이, 마주 쥔 손이 이렇게 따뜻한데, 심장은 차가운 것에 찔린 것처럼 시큰거렸다. 추연은 다시 과거에 잠기지 않기 위해 윤의 향기를 들이마셨다.
인간의 생은 한정되어 있었기에 인간에게는 한 해 한 해가 크게 느껴질 줄 알았는데. 특히 인간들은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는 걸 참 좋아하지 않니. 너는 어리기에 더더욱. ……그러고 보니 네가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바라는 걸 들어 본 적이 없구나. 윤 너는 참 고요한 호수같다. 윤의 답이 의외라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 기울인 추연은 저를 향하는 질문에 조금 당황한 얼굴을 했다. “어, 나?” 조금 멍청해 보이는 대답과 함께.

새해라, 추연에게 새해란 어떤 의미도 없었다. 애초에 날이라는 것이 인간들이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던가. 그는 대자연이었고, 대자연은 곧 그였기에 그의 감정은 순리에 제법 영향을 받았다. 봄에는 제법 다정하게 수많은 생명을 피워냈으며, 여름에는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처럼 그의 마음도 넘실거렸고, 가을은 평화로우나 쓸쓸했으며, 겨울에는 한없이 침잠했다.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는 날에는 비가, 거센 폭풍우가, 끝없는 눈보라가 가국의 바다를 뒤집고 대지를 적셨다.
그렇기에 그는 긴 세월 동안 끊임없이 스스로를 죽여 왔다. 감정이라곤 없는 욕망 그 자체였던 때가, 철저한 방관자였던 그 때가 더 자연다웠기에. 그는 상제를, 윤들을, 그리고 자신을, 그 애타는 마음을 원망하고 또 미워했다. 윤은 그에게 너무도 치명적인 꿈이었다. 그의 살을 베고 피를 빼내며 뼈를 갉아내는 꿈들……. 차마 윤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어물거리던 추연이 조금 늦게 이어진 윤의 말에 몹시 황망한 얼굴이 되었다. 짧게 숨을 멈췄던 추연이 머뭇거리다 작게 되물었다. 아주 확신 없는 태도였다.

“내가, 네게 특별해? ……아니야, 윤. 대답 하지 마.”

윤이 저를 연모한다 말했지만 추연은 인간의 마음에 매달리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알고 있었다. 인간과 한 약속, 그 끝은 어찌나 희미하던가. 그저 어린 윤을 즐겁게 해 주고, 윤의 마음이 저를 향하는 시간만큼이라도 가장 가까이에서 그녀를 아껴줄 수 있음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욕심이란 놈은 배부름을 몰랐다. 저런 말 조각 한 마디에 다시 더 큰 마음 조각을 기대하고, 입김처럼 그저 흩어지는 말이 아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고 마는 것.
그저 윤이 제게 주어진 천수를 누리는 것만이 추연의 바람이 된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지나 있었다. 그가, 그녀가 다른 이의 곁에서 수줍게 웃고 행복해하며 때로는 눈물짓는 것을 볼 때마다 추연의 가슴은 넝마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괜찮았다. 그는 고통을 느껴도 죽지 않으니까. 기린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 것은 윤 뿐이었지만 윤이 조금이라도 괴로워하거나 상처 입는 게 백 배는 더 두렵고 아팠다. 윤, 나는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한 걸까봐 무서워. 이번 생의 너를 괴롭고 아프게 할까 봐.

복잡한 얼굴로 눈 속에 어둠을 담던 추연이 함께 있자는 윤의 말에 휘둥그레 커졌다. 저도 모르는 새 걸음을 멈춘 추연의 얼굴이 곧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확 달아올랐다. 고민을 잠깐 잊게 할 만큼 파격적인 대사였다. 요 맹랑한 게.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하는 건지. 모르고 그러는 거면 그거대로 또 얄밉지 않은가. 그럼에도 고개를 기울이며 저를 보는 윤의 얼굴에 추연은 그저 속절없이 웃어버리고 말았다. 네가 그저 스치듯 흘긋 바라봐 주기만 해도 죽을 만큼 좋았는데, 그렇게…, 쳐다보니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퍼낼 구멍도 없는데 끝을 모르고 차오르는 마음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추연이 제 손으로 윤의 두 뺨을 감싸고 눈을 마주했다. 엄지손가락으로 윤의 보드라운 뺨과 판판한 나비뼈 부분을 매만졌다. 뜨겁게 열이 오른 눈빛과는 달리 한껏 조심스러운 동작이었다. 너는 참 작고, 가냘파. 인간의 몸은 왜 이리도 약한 것인지. 봐라, 이 정도에도 뺨이 발갛게 익었잖니.

“좋아, 함께 있자.”

바깥 구경도 하고, 함께 앉아 불꽃놀이도 보자. 신년제는 가국에서 일 년 중 가장 큰 행사이니까, 제법 재미있을거야. 이렇게 손잡고 산책도 하자. 다들 들떠서 우리는 안중에도 없을 테니…….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이던 추연이 문득 말을 멈췄다. 애정어린 눈으로 윤의 얼굴을 바라보던 추연이 엄지손가락으로 윤의 코 끝을 꾹 눌렀다 뗐다.

“윤, 네 코에 꼭 꽃잎이 앉은 것 같아 귀여워.”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한 추연이 눈을 휘며 윤의 코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229 이름 없음◆GyZknqLERw (5612401E+5)

2020-02-12 (水) 02:48:35

안녕, 윤주야! 맞아요, 저 날 눈이 왔지요. 일기장에 써놨네요 ㅋㅋㅋ 제가 직접 맞은 올 겨울 첫 눈이라 기억하고 있어요. 밀가루에.. ㅋㅋㅋㅋ 소금알 같은 눈이 녹는 게 귀엽다니, 세상에 어쩜 저런 생각을 한담.. 윤주가 더 귀여워요 ㅠㅠㅠ 즐거운 일이었다니 기뻐요! 저도 일기를 쓰면서 제법 소소한 행복을 많이 기억하게 됐답니다.
감기는 좋아졌다니 안심이에요! 앗 ㅋㅋㅋㅋ 우리 둘 다.. 몸의 노화를 느낄 나이가 되었나봐요.. ㅋㅋㅋㅋ 건강한 거 먹구! 짧게라도 운동도 하구요! 옷 단단히 입구요! 마스크! 손씻기! 뭔가 건강 전도사가 된 것 같네요. ㅋㅋㅋ 그치만.. 건강이 최고니까요..

히히 위로 고마워요! 근데 역시.. 새 컴퓨터가 좋아요.. ㅋㅋㅋㅋ 아주아주 쌩쌩하구.. 반짝반짝하고 가벼워요! 제 옛 친구는 좀 무거웠거든요.. 함께 할 때면 늘 승모근 운동하는 기분이었는데.. 저는 뭔가 전자기기에는 별로 애착이 없는 것 같아요 ㅋㅋㅋ 맨날 새 거 보면 사고싶고 그래요.. 히
정말로,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하네요. 반짝 다시 작년만큼 추운가 했다가.. 다시 따뜻해! 내일은 오랜만에 비도 온다고 하구요.. 저는 추운 걸 싫어해서 따뜻한 건 환영이지만, 혹시 지구가 아파서 이러는 건가 싶어 걱정이네요.

졸리면 더 귀여워지는 윤주야, 신년계획은 다시 시작했을까요? 아, 요즘 읽고 있는 책에 나왔는데, 자기와의 대화가 정말 중요하대요. 하루 중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상대는 자기라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정말 많은 영향을 받는대요. 우리 스스로와 나쁜 대화는 나누지 말아요! 남에게 다정히 대하듯이 칭찬해주고 다독여 줘요 ㅋㅋㅋ
윤주의 쉼터라는 말에 또 위로받았어요 ㅋㅋㅋ 히히 고마워요.. 이곳에 올때면 정말 다정하고 포근포근한 찻집에 오는 것 같아요.. 저도 좀 더 다정하고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말투를 쓸 수 있으면 좋을텐데..! 더 정진해볼게요! ㅋㅋㅋ
지금쯤이면 푹 자고 있을까요? 좋은 꿈 꿔요! 또 소식 전하러 올게요, 안녕!

230 이름 없음◆3yPNMD/6aY (2201436E+5)

2020-02-16 (내일 월요일) 00:45:37

안녕! 추연주 레스를 꽤 빨리 발견해서 답레 쓰는 중인데, 생각보디 속도가 느리네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아요. 답레 속 추연이 너무 다정해서 ㅠ.ㅠ... 예쁘게 예쁘게 잘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오랜 시간을 두고 쓰게 되나봐요. 진짜 이렇게 다정해서 어쩜 좋아요... 읽을 때마다 간질간질해서 배경은 겨울인데 꼭 봄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날은 눈이 왔는데 지금은 비가 오고 있어요. 내일부터는 기온이 쑥 내려가면서 지금 오는 비가 눈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눈은 좋지만... 바닥이 얼 것 같아서 조금 떨고 있어요 ㅠ.ㅠ 흑흑... 미끄러울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구요, 혹시 나갈 일 있으면 옷 단단히 입고 나가야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전자제품은 새 거가 좋은 것 같아요. 추연주 말대로 반짝반짝하구... 쓰다보면 성능에 감탄하게 돼요. 아니, 내가 이렇게 좋은 걸 모르고 살았다니! 하구 억울할 정도로요 ㅋㅋㅋㅋㅋㅋ 사실 전... 물건을 잘 못 버리는 타입이라 몇 년전에 쓰던 휴대폰이나 노트북도 다 끌어안고 살지만요. 정리해야 하는데 맘 먹기가 쉽지 않네요. 그래도 차근차근 쓰지 않는 물건은 처분하려구요...! 이것도 올해 목표에 넣어야겠어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쿨하게 보내주기! 아니, 쿨하게는 못할 것 같으니까 ㅋㅋㅋ큐ㅠㅠㅠㅠㅠ 그냥 쪼끔 슬퍼하면서 보내주기...
올 겨울은 정말 그렇죠. 춥다가도 금방 봄 날씨처럼 따뜻해지기도 하구요. 뭔가 작년 말부터 환경문제가 계속 이슈가 되고 있어서 그런지, 저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더라구요. 일단은 텀블러 사용하고 있는데 조만간 빨대도 다회 사용 가능한 걸 장만하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또... 장바구니 사용이랑... 차근차근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습관을 만들어보려구요!

신년계획은... 사실 다시 세워야 할 것 같기도 해요 ㅋㅋㅋㅋㅋㅋㅋ 큰 틀만 짜놓은 게 전부라서 시기랑 구체적인 실천계획, 전략 같은 것부터 다시 적어보려구요! 추연주는 어떤지 궁금하네요. 혹시 쪼끔 삐끗하더라도 또 다시 해나가면 되니까요. 우리 올해도 같이 잘 보내봐요!

에구, 다정한 추연주야... 나한테는 이 공간도, 추연주랑 주고받는 말들로도 큰 위로가 돼요. 앞서 말해준 거 있잖아요, 스스로와의 대화. 난 사실 나랑 나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 거기 매몰되지 않으려고 자주 애쓰거든요. 좀 과잉정보 같지만 ㅠ.ㅠ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여기와서 추연주가 남겨주는 안부레스나 답레를 보면 되게... 뭐라구 할까 맘이 편해진다구 해야 할까요. 환기가 돼요. 애쓰지 않아도 안 좋은 생각에서 금방 빠져나올 수 있게 해줘서 늘 고맙게 생각하구 있어요. 사람이 타인에게 다정함을 쏟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음음, 고마운 맘이 충분히 전해졌다면 좋겠는데... ㅋㅋㅋㅋㅋㅋ 내가 말을 조금만 더 잘했다면! 아쉽네요 흑흑
벌써 오늘이 한 주의 끝이네요. 마무리 잘 하구 푹 쉬길 바라요. 지금은 편안하게 푹 자고 있다면 좋겠어요. 다음에는 답레랑 같이 올게요. 또 만나!

231 이름 없음◆3yPNMD/6aY (7824692E+5)

2020-02-16 (내일 월요일) 07:24:35

눈 오는 아침이에요! 비록 밀가루 눈이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 나가서 구경하고 왔는데 날이 엄청 춥더라구요. 따뜻하게 입고 따뜻한 차 마시고, 춥지 않게 보내길 바랄게요. 아니 답레랑 온다고 해놓구선 이런 말이랑 와서 미안해요 ㅠ.ㅜㅋㅋㅋㅋㅋㅋ 다음엔 진짜 답레랑 올게요...! 좋은 하루 보내요❤️❤️❤️

232 이름 없음◆GyZknqLERw (83252E+56)

2020-02-19 (水) 03:02:25

안녕, 윤주야! 헐! 저도 윤주가 저번에 눈 와서 들렀다구 해서 ㅋㅋㅋㅋㅋ 오늘 느지막히 일어나서 나갔는데 눈이 오는 거예요!! 그래서 윤주 생각 나서 왔어요 ♥♥ 근데 반가운 님이 먼저 왔다 가셨네요. 여기는 함박눈이 팡팡 내렸어요! 까지 쓰고 일요일날 고대로 잠들었지 뭐예요.. 흑 ㅠㅠ 늘 생각해줘서 고마워요! 윤주의 말들은 따땃한 차보다 더 따땃해요.. 바닥이 꽝꽝 얼었던데 걸을 때 조심 또 조심해요!
정말 요즘 날씨가 변화무쌍해요 ㅋㅋㅋ 요 며칠 엄청 추웠는데 예보를 보니 당분간 또 따뜻할 것 같아요.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니 우리 따뜻하게 입기로 해요! 앗 텀블러에 장바구니라니 멋져요, 실천하는 지성이네요! ㅋㅋㅋㅋ 실리콘 빨대?도 괜찮아 보이더라구요. 저도 괜히 배달음식도 덜 시켜먹게 되고 그러네요.. 더 분발할게요 ㅠㅠ 지구야 미안해.. 아프지마..

ㅋㅋㅋㅋ 쪼끔 슬퍼하면서 보내준다니..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요.. 정말이지..다정한 사람.. 윤주는 물건을 아껴서 커다란 집이 필요하겠어요! ㅋㅋㅋㅋ 참 버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요.. 꽃이 좋은 선물인 이유는 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꽃 받으면.. 못 버리고 말려놓지만..ㅠ... ㅋㅋㅋㅋㅋㅋ 좀 tmi지만 저는 그래서 좀 멀고 따뜻한 외국에서 한 달 정도 살면서 매일 새 꽃을 사와서 화병에 담아 놓고, 시들면 버리고 하는 게 꿈이에요. 저 먼 나라에 가면 새로운 나를 위한 시도를 좀 더 과감히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신년계획은 ㅋㅋㅋ 후 저렇게 말해놓고 부끄럽지만 사실 최근 며칠동안.. 아무 것도 안지켰어요.. 뭔가 하루이틀 빠지게 되니 또 관성처럼 안 하게 되네요! 작고 작고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겠어요! 윤주도 만족스럽고 행복한 2020년 보낼 수 있길! 세상에, 벌써 2월이 끝나 가네요 ㅋㅋㅋㅋ 시간 정말 빠르다.. 고마워요. 올 한 해도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해요.

흑흑 추연을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저도 윤이 너무 귀엽고 다정하고 예쁘고.. 윤맘 하겠습니다.. 양심 없게 나이 많은 김추연은.. 저기 가서 손들고 서있어! 흑흑 윤주 묘사들도 너무 좋아서 몇 번이고 히히거리면서 읽어요 ㅋㅋㅋ 히히... 니가내..봄이다..★ 답레는 정말정말 여유로울 때 천천히 주세요! 늘 고마워요.
앗 세상에 저 부끄러워서 얼굴이 따끈따끈해졌어요 ㅋㅋㅋㅋㅋ 으악! ! 그렇게 생각해주다니 고마워요! ㅠㅠ 스스로에게 나쁜 얘기는 자제하기로 해요.. 나한테는 이렇게 좋은 얘기만 해주면서! 윤주는 제게 따끈따끈한 노란 햇빛 같답니다. 아님 봄날의 개나리? ㅋㅋㅋ 개나리는.. 좀 우울하게 학교 가는 길목에 갑자기 나타나서 행복하게 해주곤 하거든요. 다정한 말.. 예쁘고 설레는 레스.. 남겨져 있는 걸 보면 선물받은 것처럼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행복하고 위로되고 그래요 히.. 고마워요

아유 새벽이라 또 말이 많아지네.. 잘 자고 있을까요? 윤주의 내일 하루도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잘 자고 또 봐요, 안녕 ♥

233 서 윤 - 추연 (160413E+58)

2020-02-24 (모두 수고..) 01:42:24

윤은 가끔 제 어디가 고장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처음부터 이러진 않았던 것 같은데, 언제부턴간 무언가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게 되었다. 아침부터 까마귀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며 축 쳐진 목소리로 말하는 어린 궁인에게 다정하게 위로를 건네면서도, 정말로 그게 나쁜 일을 불러올 것이라 생각하진 않았다. 소원을 빌어야 할 때에는 죄 그저그런 것들만을 바랐다. 나라의 평안이나 주변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 그건 어찌보면 가장 근본적인 바람이고, 어찌보면 모두를 위한 길이었으나 온전히 윤 자신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윤은 여즉 제가 원하는 게 무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경험한 세상이 너무 좁은 탓인가. 눈과 귀를 모두 닫고, 안전한 곳에서만 온실의 화초처럼 자란 탓인가. 제게 잘못된 부분이 있는 건 아닌지 고민이 들었다.
그러니까, 추연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를 만난 이후로 제 마음이 이렇게나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무언갈 바라는 일에 사적인 욕심이 섞여들었다. 의연한 얼굴을 하고 있을 뿐, 윤의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도 흔들리고 있었다.

윤은 제게 다시 묻는 추연에게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도 없이 새해를 맞이 했을 그에게 할 질문치곤 싱거웠을까, 생각하던 윤은 돌연 물어오는 질문과 추연의 얼굴을 보며 제 입술을 깨물었다. 왜 당신이 나에게 그런 걸 묻나요. 왜 그런 얼굴을 하나요. 윤의 얼굴이 속절없이 일그러졌다. 무슨 말로 당신을 웃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냥, 그냥…… 당신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입술을 뗀 윤이 다시 입을 다물었다. 윤은 추연에게 대답하는 대신, 눈을 감으며 그의 손등에 깊게 입을 맞췄다. 당신은 내게 특별해요. 특별하다는 말이 부족하게 느껴질 만큼. …내 모든 건 이미 당신 거예요. 제 간절한 마음이 전해지길 바랐다.

윤은 추연의 얼굴을 바라보다 그의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함께 붉어지는 얼굴을 느꼈다. 그런 뜻으로 이야기한 건 아니었는데. 윤은 그저 하루종일 추연과 함께 있고 싶었을 뿐이었다. 저도 모르게 짧게 숨을 들이킨 윤이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결국엔 웃음을 터뜨렸다. 추연이 조곤조곤 늘어놓는 대답에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요.” 다정하게 이야기한 윤이 웃었다. 정말로, 윤은 추연과 함께라면 어디든 좋았다. 그를 향한 마음으로 가득 채워진 잔은 이제 조금만 흔들려도 흘러 넘칠 것 같았다. 어쩌면 이미 넘쳐버렸는지도 모른다.


“이런 걸 귀엽다고 하는 건 연밖에 없을 걸요.”


윤이 추연의 입맞춤에 작게 눈을 감았다 뜨며 웃음을 흘렸다. 오히려 꽃잎 같은 건 그의 입맞춤이라 느껴졌다.


“연은… 꼭 눈에 달이 떠오른 것처럼 예뻐요.”


아니면 귀여운 봄꽃이 더 좋아요? 속삭이듯 물은 윤이 배시시 웃었다. 추연의 뺨을 감싼 채, 그의 뺨 언저리를 엄지로 살살 쓸어낸 윤은 발끝을 들어 그의 눈가에 가볍게 입 맞췄다. 다시 그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니 왈칵 마음이 흘러 넘치는 것 같았다. 윤의 얼굴이 삽시간에 일그러졌다. 정말로, 어느 새에 손 쓸 수도 없이 마음이 커져버렸다.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애닳게 생각할 수 있다니. 촉촉히 젖어들어가던 윤의 눈가에서 후두둑 눈물이 떨어졌다.


“……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다정한 목소리로 뱉은 말끝이 조금 떨렸다. 시선을 떨어뜨린 윤은 다시 조심스레 고갤 들어 추연의 얼굴을 살폈다. 당신이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겁이 나요. 하지만 더는 묻어둘 수가 없었어요. 이기적이라고 욕해도 좋아요.


“아니, …당신을 사랑해요.”


조용히 뱉은 고백에 윤은 제 어디가 무너졌음을 느꼈다. 이제 다시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윤이 추연을 보며 엷게 웃었다. 윤은 정말로, 그가 좋았다.

234 이름 없음◆3yPNMD/6aY (327965E+56)

2020-02-24 (모두 수고..) 02:04:25

잠잘 시간이라 그런지 뒤에 인증코드를 안 남기는 실수를 저질렀네요 ㅠ.ㅠㅋㅋㅋㅋㅋㅋ 나예요! 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최근에 코로나 확산이 심해지면서 기존에 있던 일정이 전부 사라져버렸어요... 정말로 강제 칩거생활을 해야 하는데, 집에 있는 걸 좋아하면서도 이런 식으로 있게 되니까 영 달갑지만은 않네요. 날씨 좋은 날에는 조금 서운하기도 하구요... 부디 큰 문제 없어 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ㅜ.ㅠ... 그래도 손발 잘 씻고 마스크 착용만 잘해도 전염률은 많이 낮아진다고 하더라구요! 마스크 꼭꼭 잘 쓰고 나가야 해요! 우리 건강하게 이 시기를 잘 보내기로 해요.

답레는... 뭔가 짬짬이 써서 그런지 묘하게 끊기는 느낌이 들어서 미안하네요 ㅠㅠㅠㅠㅠㅠㅠ 늘 말하지만, 시간은 신경 쓰지 말고 답레 천천히 주세요! 갑자기 우는 상황이 등장해버려서 미안한 마음도 있구(...)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일상 돌릴 때마다 추연이 여태 만난 윤들 중에는 이번에 만난 윤이 가장 성격이 무난한(?) 축일까 궁금해지곤 해요. 나중에 이벤트 형식으로라도 과거 얘기나, 현대에서 만난 둘이나 여러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네요. 물론 추연주에게도 부담이 아니라면요!

눈 오는 얘기를 너무 많이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억해줘서 고마워요! 저 날 밀가루눈이라고 해놓구선 나중에 되니까 막 함박눈이 내리는 거예요! 어제도 눈 구경하구... 나한테는 올겨울의 노란구슬들로 남을 것 같아요. 눈 얘기를 너무 많이 했나 머쓱하기도 하지만, 기억해줘서 고마워요 u///u...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꽃 선물이 버리기 좋다는 말이 있었어요? 나도 말려두는 사람이라 전혀 몰랐어요... 추연주 계획은 진짜 낭만적이네요...! 언젠가 꼭 이루는 날이 오길 바랄게요. 따뜻한 나라의 햇볕과 향기롭고 예쁜 꽃이라니 ㅠ.ㅠ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계획... 저도 늘 언제쯤 잘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다시 시작해보고, 작은 거라도 이루면 꼭꼭 자기 자신에게 칭찬해주는 시간 가져봐요!

으악 추연주가 부끄러워하니까 나도 덩달아 막 부끄러워지네요 ㅋㅋㅋㅋㅋ 나 아미 저것도 잠들기 전에 썼던 것 같은데... 좀 더 담백하게 쓸걸! 너무 솔직힜나봐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고마운 맘은 잘 전해진 것 같아서 기쁘네요 ^.ㅠ... ㅋㅋㅋㅋㅋ 잎으로는 나랑 더 좋은 얘기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추연주도 같이 그렇게 하기로 약속해요! 또.. 또... 햇볕이랑 예쁜 꽃에 비유해줘서 고마워요 ㅋㅋㅋㅋㅋㅋ 나도 진짜 좋아하는 것들이라 더 기쁘고... 부끄럽네요...... u////u... 하지만 진짜 기뻐요! 고마워요 히히
잠들기 전이라 나도 말이 많아졌네요 괜힌 말을 한 건 아닌가... 또 혼자 오바한 구석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나 진짜 너무 잡담을 길게 한 것 같아서 확인할 엄두가 안 나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혹시 이상한 말 있음 잠결이 무섭구나... 생각하며 넘겨주었으면 좋겠어요 ^.ㅠ 으아악 그런 말 없었으면 좋겠다! ㅋㅋㅋㅋㅋ 그럼 추연주, 푹 자구요. 나는 또 나중에 안부 남기러 올게요. 꿈 꾸지 말구 푹 잘 자고 있음 좋겠어요. 안녕, 또 봐요!

235 이름 없음◆GyZknqLERw (7124219E+5)

2020-03-04 (水) 00:06:48

안녕, 윤주야! 제가 급히 해외를 다녀왔는데 ㅠㅠ 정신없이 준비하느라 말 남기고 갈 경황이 없었어요 미안해요 ㅠㅠ 오늘 들어와서 후다닥 소식 남기구 가요.. 요번 주 안에 답레랑 돌아올게요 곧 봐요 안녕!
코로나 조심 또 조심해요!

236 추연 - 서 윤 ◆GyZknqLERw (0840925E+5)

2020-03-10 (FIRE!) 02:04:50

넌 내가 하는 말이면 다 좋다고 하는구나. 네가 좋으면 나도 좋다. 추연은 윤을 보며 다정히 웃었다. 그는 이 행복이 영원하지 못할 것을 알았다. 그러나 꽃은 지고 봄은 가기에 아름다운 것처럼, 그렇기에 더 소중하기도 했다. 윤의 입술이 나비처럼, 꽃잎처럼 제 얼굴 곳곳에 내려앉았다. 추연이 기분 좋은 웃음을 흘렸다. 늘 그랬다. 윤의 말 한 마디에, 피부에 와 닿는 짧은 숨결 한 조각에 추연은 봄 햇볕을 쬐는 배부른 고양이처럼 행복하고 나른해졌다.
네가 귀여운 걸, 이렇게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는 걸 나밖에 모르다니, 인간들은 대체 얼마나 멍청하단 말야. 심미안이라곤 어느 짝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들. 내게는 좋은 일일까. 제게 입 맞추려 발끝을 드는 윤을 보고 추연은 얼굴을 낮췄다. 내가 좀 봄꽃처럼 작고 귀엽긴 하지, 장난스럽게 답하며 눈을 접어 웃던 추연이 일그러지는 윤의 얼굴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황망한 얼굴로 윤의 얼굴로 손을 가져가던 추연이 이어 후드득 떨어지는 눈물에 어쩔 줄 모르고 머뭇거렸다. 내가 뭔가 실수를 했나. 윤, 울지 마. 네가 울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윤의 눈물방울처럼 추연의 마음도 함께 아래로, 아래로 끝없이 추락했다.

곧 이어진 말에 추연이 숨을 멈춘 채 얼어붙었다. 윤의 말들이 칼날처럼 폐부를 후벼 팠다. 제 귀에 들린 말을 감히, 믿어도 될까 싶은 생각에 그는 신음했다. 심장이 굳어 멈춘 것 같았다. 아니, 멈췄다기엔 갈비뼈를 뚫고 튀어나올 것처럼 빠르게 뛰고 있었다. 멀미가 날 정도였다. 심장을 입으로 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와중에 뱃속 어드메에는 깊은 구멍이라도 있는지, 명치가 뻥 뚫려 새카만 구정물이 몸 밖으로 콸콸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었다.
저를 보며 웃는 윤을 마주한 채 멍하게 눈만 깜빡이던 추연이 윤을 꽉 껴안았다. 제 품에 가려질 만큼 가냘픈 몸을 단단히 안고 그녀의 작고 둥근 머리에 뺨을 댔다. 차게 식은 몸을, 둥근 어깨를 부드럽게 문지르던 추연이 눈을 감았다. 이대로 죽어버리고 싶었다. 저렇게 맑고 곧은 마음을 고백하는 소중한 이에게 그와 같은, 아니, 비슷한 것조차 돌려줄 수 없다는 사실이 목이 죄도록 안타까웠다.
그도 한 때는 사랑을 알았다. 애틋하고, 가련하고, 보기만 해도 피를 당겨 애가 타는……. 그래, 그저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이 미어지는. 외쳐도 외쳐도 돌아오지 않는 마음에 애달파 했던 적도 있었다. 하물며 메아리도 돌아오는데, 왜 제가 외친 사랑은 돌려받을 수 없는가. 다음 생이 있다면 너로 태어나고 싶다고. 그리 태어나 한 번은 나를 사랑하리라, 그렇게 빌었던 적도 있었다.
추연이 조심스럽게 안고 있던 윤을 떼어냈다. 소중하고 찬란하여 차마 입 밖으로 함부로 꺼내어 훼손할 수 없는 이름이라는 듯이 주의 깊게 숨을 고르고 나서야 추연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사랑해, 윤.”

사랑한다고, 그렇게 추연은 거짓으로 고했다. 때로는 참회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그러므로 참회는 유죄이고 거짓말은 선량하다. 둘의 뺨 위에 차가운 눈송이가 내려앉았다. 어느새 쌀가루 같은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흰 얼음 결정들은 바람 한 점 불어옴 없이 고요하게 사위를 뒤덮었다. 천지간에 둘 뿐 이었다.

237 이름 없음◆GyZknqLERw (0840925E+5)

2020-03-10 (FIRE!) 02:25:17

안녕, 윤주야! 앗, 일정이 사라져 버렸다니 ㅠㅠㅠ 세상에 정말 속상한 일이에요.. 맞아! 칩거생활은 자유의지로 해야 한다구요! ㅋㅋㅋ 요새 바깥 날씨가 제법 좋은 것 같아요. 벌써 매화도 피었대요! 이런 날 방콕이라니, 정말 윤주 말대로 서운하지만.. 모두를.. 위해서.. ㅠㅠㅠㅠ 다 함께.. 이겨내자..! 고마워요! 윤주도 마스크 잘 끼구 ㅠㅠ 손도 꼭 꼭 잘 씻고!
저도 혼자 자취방에 내려와 있어요. 방도 돌보고.. 본가에서는 못 했던 방탕한 생활도.. 하는 중이에요 ㅋㅋㅋ 힝 개강이 미뤄지는 바람에 애매하게 여름방학만 짧아졌지 뭐예요! 어쩔 수 없지만요.. 그래서 방에서의 생활을 즐겨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ㅋㅋㅋ 내일은 저도 그 유명한 달고나 커피 도전해 볼거예요! 숟가락으로 저을 건데 행운을 빌어 주세요.

답레 쓰려고 윤주 레스 읽을 때 마다 내내 광대가 아파서..! 힘들었어요 ㅠㅠㅠ 잇몸만개..! 진실의 광대..! 우리 공주님 너무 사랑스러운 거 아닌가요..!! 윤이는 나긋나긋.. 우아하고.. 다정하고..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내가 사랑해..
으악!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 과거 얘기도.. 현대도.. 아님 막 서양 같은 AU라던가! 고등학교..! 이런 캐릭터 외형이랑 성격만 가져와서 돌리는 것도..! 으아아 아니면 역할만 바뀌는 것도! ㅋㅋㅋㅋ 히히.. 저는 공주님에 대해 많은 게 알고 싶어요.. 잘 때는 정자세로 주무시는지..? 어린이 때는 얌전하셨는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 글씨체는 어떤지.. 태몽.. 주량..!!! 이런거까지.. 모든 tmi를 알려주세요.. 앗 나 너무 들떴나..! 함께 나눌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우리 오래오래 함께 해요.

노란 구슬은.. 인사이드 아웃의 그 노란 기억 구슬일까요? ㅋㅋㅋㅋ 기쁜 추억을 만들었다니 저도 같이 기뻐요! 이렇게 눈이 조금 오고 따뜻했던 겨울은 뭔가 처음인 것 같아요. 어쩌면 그래서 더 눈왔던 게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겠어요!
ㅋㅋㅋ 저도 처음 듣고 와~ 했던 말이었어요 ㅋㅋㅋ 맥시멀리스트인 저에게.. 좋은 선물.. 앗 히히 고마워요.. 윤주가 응원해 주었으니 언젠가 꼭 꽃과 함께 행복한 소식 전할게요. 저는 전생에 얼어 죽었는지.. 따뜻한 나라가 참 좋아요.. 이번에도 따뜻한 나라를 다녀왔어요. 코로나 때문에 우여곡절도 많았고 계획도 없었고 가는 당일까지 못 갈 줄 알았지만 ㅠㅠ 여차저차 정신없이 가서는 바닷속을 잔뜩 보고 와서 행복했어요. 저는 바다가 참 좋은데 깊은 바다는 뭔가 무서워서.. 다음 생엔 고래로 태어나고 싶어요.. ㅋㅋㅋ
새로운 좋은 습관을 만들기 힘든 가장 큰 원인은 완벽하게 하지 못하면 전부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거래요. 정말정말 작은 거라도! 조금이라도 해냈다면 칭찬해 주기! 한 발자국씩 나아가고 있다는 게 중요한 거지요.

잠들기 전의 윤주는 정말 귀여워요! 평소에도 늘 다정하고 귀엽지만.. 잠들기 전에는 좀 더 사랑스러운 수다쟁이가 되는 것 같아요 ㅋㅋㅋ 윤주와는 늘 기분 좋고 예쁜 이야기들만 나눴던 기억 때문에 여기 오면 늘 행복하고 좋은 얘기밖에 생각이 안 나요!
어디에는 벌써 매화가 피었대요. 우리가 방에 갇혀있는 사이에도 계절은 성큼성큼 오고 있었나 봐요. 저는 개강이 미뤄진 덕에 올해 꽃놀이를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반팔 입고 중간고사 보게 생겼어..! 앗 물론 그 전에 코로나가 잠잠해져야 할 텐데 말예요.

저도 오랜만이라 말 너무 많이 했나봐요..! 윤주가 몸도 마음도 건강히 잘 지내고 있길, 지금은 잘 자고 있길 바라요. 또 안부 전하러 들를게요. 또 봐요, 안녕. 아 참, 답레는 천천히 천천히 주세요! (- 자주 황망해지는 김추연이)

238 이름 없음◆3yPNMD/6aY (7890564E+5)

2020-03-12 (거의 끝나감) 23:58:43

잠깐 들렀다가 갈게요! 갑자기 일이 생겨서 한동안 정신이 없는 바람에 너무 늦었네요 @.@... 조금만 더 정리하고 올게요. 그래도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예요.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했는데, 내일은 또 춥다고 하더라구요. 건강 조심하구 곧 만나요! 또 올게요!

239 이름 없음◆GyZknqLERw (1869821E+5)

2020-03-14 (파란날) 19:21:01

안녕, 윤주야! 헉 여유 있게 천천히 꼼꼼히 잘 마무리하고 와줘요! 맞아요, 창문 열 때 보니까 공기가 확 차가워진 것 같더라구요 ㅋㅋㅋㅋ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윤주도 건강 관리 잘 해요! 넘 정신 없다구 무리하지 말구요 ㅠㅠ 또 봐요! 안뇽

240 서 윤 - 추연 ◆3yPNMD/6aY (8384728E+5)

2020-03-17 (FIRE!) 02:37:08

뱉고 나서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감정들이 있었다. 반대로 뱉고 난 뒤에 오히려 마음을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감정 역시 존재했다. 그러나 그 두 가지가 동시에 떠올라 충돌하는 일은 겪어본 적이 없었다. 윤은 추연의 다정한 얼굴이 바뀌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사랑을 느낌과 동시에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추연을 보며 깜빡이는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윤의 눈물은 그렇게 멎었다. 대신에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양뺨이라도 달아오른다면 좋으련만, 윤은 도리어 제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지는 않았는지 걱정해야 했다. 무너진 틈으로 봄바람이라도 불어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서늘한 기운이 뱀처럼 살갗을 감아 몸을 떨게 했다. 불안이었다. 윤은 불안했다.
추연의 품에 안긴 윤이 가만히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제가 그에게 닿아있고, 그가 제게 닿아있음만이 느껴질 뿐. 제 삶을 책 한 권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마지막 장에는 서로를 끌어안은 이 장면만이 기록되었으면. 윤은 뒷장을 넘겨 보고 싶지 않았다. 무엇이 적혀 있을지 두려웠다. 짧게 숨을 들이켠 윤이 엷게 웃으며 말했다.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윤은 말끝에 묻은 물기를 털어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정말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까진 우연에 의지하거나 사소한 명분이라도 만들어 그를 만나야 하지 않았는가. 적어도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 정도로도 윤은 기꺼웠다. 기대는, 욕심은 버리는 편이 나았다. 비겁한 방법이라 비난해도 어쩔 수 없었다. 내려놓는 일은 상처를 피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제가 아픈 건 두렵지 않았다. 윤은… 추연의 황망한 얼굴이 두려웠다. 길을 잃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눈.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은 아주 고요하게 내렸다. 바람 한 점 없는 데서 부는 눈은 제 발자국을 감추어 줄 것이다. 언젠가 당신에게서 나도 이런 식으로 지워질까요. 뺨에 눈송이가 내려앉았다가 녹는 것을, 윤은 그대로 두었다. 잔잔히 추연을 바라보다 조심스레 손을 뻗었을 뿐.


“돌아갈까요? 처소까지 바래다 드릴게요.”


늦은 봄눈 같은 제 고백들은 꽃노래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아도 받아들이는 수밖에.

241 이름 없음◆3yPNMD/6aY (8384728E+5)

2020-03-17 (FIRE!) 03:08:19

(* 답레의 마지막 문장은 가을방학 - 이브나의 가사를 조금 가져왔습니다.)

안녕! 또 잠들기 전에 오는 거라 오늘은 무슨 말을 길게 늘어놓게 될지 무섭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여전히 칩거생활을 하고 있어요. 알러지가 있어서 원래 환절기에는 자주 훌쩍대고 재채기를 하는데, 요즘 상황이 상황인지라 외출이 꺼려지더라구요. 정말... 최소한의 외출만 하고 있어요... 마스크 쓰고 잠깐씩 요앞 나갔다가 들어오는 날에는 정말 행복하더라구요 ㅋㅋㅋㅋㅋ 내일 할 일이 있어서 또 아주 잠깐 외출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설레요... 바깥공기가 이렇게 소중하게 느껴지다니 웃기고도 슬프네요 ^.ㅠ ㅋㅋㅋㅋㅋ
앗, 맞아요. 개강이 밀려서 대체로 이제야 새학기가 시작됐죠... 원격강의들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처음 해보는 거라 떨리네요. 실수하지는 않을까 걱정이에요 ㅋㅋㅋ큐ㅠㅠㅠㅠ 우리.. 이번 학기도 무사하게. 건강하게 잘 보내봐요! 건강도 잘 챙기구요. 마스크! 소독제! 손 씻기! 손 소독제 자주 사용하고 씻기도 자주 씻으니까 손이 쉽게 건조해지더라구요 ㅠ.ㅜ 살 트지 않게 크림도 잘 발라줘야 해요! 이렇게 되니까 어쩐지 잔소리 같네요(...) 걱정에서 나온 말이랍니다... u.u* 참, 달고나 커피는 시도해봤나요? 성공했는지 궁금해요...!

나도 추연레스 읽을 때마다 좋아요 ㅠ.ㅠ... 늘 윤을 예쁘게 봐주고 다정하게 대해줘서 고맙구... 일단 멋지짆아요! ㅋㅋㅋㅋㅋㅋ 또또 귀엽구 사랑스럽구... 그냥 세상에 있는 좋은 말들을 다 주고 싶어요. 헉 나 진짜 살짝 꺼내본 얘긴데 혹시 추연주에게는 이야기 보따리가 있나요? 다 재밌을 것 같아요... 천천히 하나씩 다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내 작은... 아니 큰 소망이에요 ㅋㅋㅋㅋ
앗, 질문시간인가요! 잠잘 때는 얌전히 자구, 어릴 때는 얌전했는데 가끔씩 혼자 쏘다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되는 일은 종종 있었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태몽은 햇볕 받아 반짝이는 앵두! 좋아하는 과일은 귤! 주량은 약한 편일 것 같고... 글씨체는 의외로 각진 편이에요. 획이나 꺾임이 두드러지는... 어른글씨...! 정말 다 대답하고 있는 게 민망하네요(...) 근데 나도 추연에 대해서 궁금한 게 많아요 ㅠ.ㅠ 잠버릇이랑 과일이랑 주량이랑 글씨체랑... 취미도 궁금해요! 처음 인간세상에 내려왔을 때는 어땠는지두요. 태몽을 물어볼 수 없는 게 슬프네요... 흑흑... 저도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늘 고마워요! ^.^//

맞아요, 그 노란구슬! 해외여행 계획은 보통 이전부터 세워놓는 편이니까, 갑자기 상황이 급변해서 당황했겠어요 ㅠ.ㅠ 그래도 무사히 다녀와서 다행이구 또 따뜻한 나라에서 좋은 날씨 만끽하고 온 것 같아서 나도 기뻐요! 히히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을게요. 헉 사실 나두 깊은 물은 좀 무서워해요 ㅋㅋㅋㅋㅋ 예전에 한 번 떠내려간 적이 있거든요(...) 다행히 별일없이 무사히 귀환했지만요! 그래도 닌 한 번도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는데, 고래라니... 추연주 엄청 용감하게 느껴져요. 또... 멋있는 생각이에요...!
한 발씩 나아가고 있다는 말 좋은 말인 것 같아요. 맘에 새기구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생각하고 싶네요. 그래도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나을 테니까...!

나도 여기서는 늘 좋은 이야기, 즐거운 이야기만 나눠서 좋아요. 가끔 예전 대화들 읽어보면 힐링되고 그래요 ㅋㅋㅋㅋㅋㅋ 앗, 정말로 매화가 피었더라구요. 집앞에 매화나무가 있는데 꽃망울이 맺히고 몇 송이는 이미 피었어요. 산수유도 피었대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정직하게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는 건 가끔 야속하게 느껴져도, 한편으로는 큰 위안이 되더라구요. 올 봄이 추연주에게 작은 기쁨이나 위안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네요.
앗, 나도 꽃놀이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생각해보니까 정말 시험부담없이 꽃구경 하는 게 처음이네요...! 한시라도 빨리 사태가 잠잠해지길 바라야겠어요. 내 답답함도 답답함이지만, 너무 많은 분들이 아프고 고생하시니까 맘이 안 좋아요 ㅠ.ㅠ 걱정도 되구...

와, 나 오늘도 말 진짜 많이 했다... 벌써 느껴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인사할게요.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구요, 건강하구요, 내일도 행복한 하루 보내길 바라요. 또 만나요! 참,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242 이름 없음◆3yPNMD/6aY (8384728E+5)

2020-03-17 (FIRE!) 23:36:46

어제 자기 전에 내가 또 엄청 떠들고 갔네요... 그와중에 중요한 얘기를 까먹어서 ㅠ.ㅠㅋㅋㅋㅋㅋ 만약에 저대로 같이 돌아갔다면 제 레스를 막레로 해도 될 것 같아요...! 히히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요.

243 이름 없음◆GyZknqLERw (4819766E+5)

2020-03-18 (水) 21:25:10

안녕, 윤주야! ㅠㅠㅠㅠ 공주님.. 흑 속상해요.. 추연이 매너있는 척 자기가 데려다주겠다고 하고.. 어찌저찌 둘이 손잡고 돌아갔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 막레 고마워요.

첫 데이트 설레고 즐거웠어요! 다음 선레는 제가 써 올게요. 혹시 보고싶은 상황이나 장면 같은 거 있나요? 위기나 시련.. 도 좋고.. 가벼운 거.. 무거운 거.. 아무 거나요 ㅋㅋㅋㅋ 둘이 대화했던 대로 신년제 구경을 가도 좋을 것 같고..
혹시 보고싶은 거 있으면 알려주세요 ❤️ 자주 확인할게요!

244 이름 없음◆3yPNMD/6aY (6289366E+5)

2020-03-19 (거의 끝나감) 22:48:14

아니야 윤은 추연이랑 손 잡구 갈 수 있어서 좋았을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같이 돌려줘서 고마웠어요!

음, 어, 정말 새로운 상황 들어갈 때마다 느끼지만, 상상력이 부족하네요 ㅠ.ㅠ... 심지어 결정도 오래 걸려... ㅋㅋㅋㅋㅋㅋㅋㅋ 어... 음... 아직 한 번도 없었으니까 위기나 시련 한 번 거치구 가볼까요? 근데 구체적인 상황은 생각이 안 나서 같이 얘기해보거나 추연주가 원하는 게 있으면 그걸로 써주면 좋을 것 같아요...! 흑흑 나두 자주 확인할게요! 으앙 이런 답변이라 미안해요 ㅠ0ㅠ~!

245 이름 없음◆GyZknqLERw (8235133E+5)

2020-03-19 (거의 끝나감) 23:54:23

안녕, 윤주야! ㅋㅋㅋㅋㅋㅋ 히히.. 둘다 신중한 편이라고 해요! ㅋㅋㅋㅋ 새 상황ㅇ은 늘 기대만땅이에요.. 흑흑 뭔가 둘 사이에 오해 생기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오해는.. 공주니 정혼자 보고 우울해지기.. 이런 거..? ㅎ.. 아니면 황실에 뭔가 위험한 사건사고가 일어난다던가..! 그치만 우리 공주님 다치면 안되는데 ㅠㅠㅠㅠ ㅋㅋㅋㅋ 제 낡은 머리는 이 두 가지 정도밖에 생각을 못했어요 ㅠㅠㅠㅠ 혹시 저 중에 해보고 싶은 거 있나요? 제 3의 상황도 박수치며 모시겠습니다

246 이름 없음◆3yPNMD/6aY (6347948E+5)

2020-03-20 (불탄다..!) 01:03:19

앗 자기 전에 와보길 잘했네요! 칭찬해, 나 자신! 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어... 어어...... 일단 정혼자 분 끼워서 가볍게(...) 오해 상황 만들어볼까요? 황궁에 일 생기는 건 나중에 넣어봐두 좋을 것 같아요...! 이러니까 나 사악해보인다...! ^.ㅠㅋㅋㅋㅋㅋ

247 이름 없음◆3yPNMD/6aY (6347948E+5)

2020-03-20 (불탄다..!) 01:06:12

아니, 나 아직 다 안 썼는데 왜 작성버튼이...!(억울) 윤이라면 정혼자 분 만나서 정리하려고 했을 것 같은데, 아마 그런 과정에서 황궁에서 한 번쯤 만나지 않았을까 해서요.
혹시 괜찮다면 이 상황으로 선레 부탁해도 될까요? u//u... 여유될 때, 느긋하게 부탁해요. 또 선레 선뜻 써주겠다구 먼저 말해준 것도요! 이제 시간이 제법 늦어서 잘 시간인데, 부디 좋은 꿈 꾸길 바라요. 또 만나!❤️

248 이름 없음◆3yPNMD/6aY (6347948E+5)

2020-03-20 (불탄다..!) 01:08:02

나 레스 너무 잡아먹는다... 선레 선뜻 써주겠다구 한 거 고맙다구 말하고 싶었는데 그걸 쏙 빼먹고 말해서 진짜진짜 마지막으로 레스 남겨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추연주 늘 고맙구요, 좋은 밤 돼요!

249 이름 없음◆GyZknqLERw (1496719E+5)

2020-03-20 (불탄다..!) 01:17:47

아앗 ㅠㅠㅠ 넘 다정해요 우리 공주님.. 윤주도 넘 귀엽고 다정해요.. 고마워요 덕분에 맘이 따끈따끈해졌어요.. ㅋㅋㅋㅋ 진짜 고마워요! 제가 토요일까지 뭐 준비할 게 있어서 ㅠㅠ 그거만 끝내구 호다닥 써올게요! 안뇽 잘 자구 좋은 꿈 꿔요 ♥ 오늘도 만나서 반가웠어요 !

250 이름 없음◆3yPNMD/6aY (6347948E+5)

2020-03-20 (불탄다..!) 22:55:25

추연주도 언제나 다정한걸요 히히 고마워요! 일 마치구 천천히 부탁할게요! 좋은 밤 되길 바라요 u.u*

251 이름 없음◆GyZknqLERw (3154979E+6)

2020-03-25 (水) 03:19:53

안녕, 윤주야! ㅠㅠㅠㅠㅠ 으악 선레 써오겠다고 큰소리 땅땅 쳐놓고 ㅠㅠㅠ 생각보다 넘 늦어져서 미안해요.. 요 며칠간 엄마 일을 좀 도와드릴 게 생겨서 ㅠㅠㅠㅠㅠㅠㅠ 내일까지만 도와드리면 될 것 같아요 ㅠㅠ ... 암튼 덕분에 강제로 바깥엘 나가게 되는데 요새 날씨가 정말 좋더라구요! 정말 한강 나들이 가고 싶어지는 날씨예요!
길가에 목련도 개나리도 활짝 피었어요 정말 예뻐서 보면서 윤주가 생각났어요 히히.. 아직 겨울의 추위가 완연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봄은 봄인가 봐요! 그래도 언제 꽃샘추위가 찾아올 지 모르니 매일매일 날씨를 잘 확인하기로 해요! 밤에는 쌀쌀하기도 하구요.. 암튼 미안하구 ㅠㅠ 짬짬이 써서 얼른 들고 올게요. 곧 봐요, 안녕!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요

252 추연 ◆GyZknqLERw (8877957E+5)

2020-03-27 (불탄다..!) 01:48:26

아직 하늘은 겨울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음에도 날이 많이 따사로웠다. 올해는 영 사납지 않은 겨울이었다. 겨우내 추연의 기분이 제법 좋았던 탓이다. 마른 풀들로 덮여 누렇기만 한 땅 밑에서 목전까지 다가온 봄을 느끼며 사부작대는 생명들이 느껴졌다. 빛바랜 청회색 하늘에서 은은한 햇볕이 내렸다. 궁인들의 옷차림이 한 꺼풀 얇아졌다. 침잠해 있던 공기도 옷을 한 겹 벗은 양 가벼워졌고, 그 아래 더 선명해진 맥박이 느껴졌다.
그간 추연은 독을 피우는 횟수가 줄었다. 윤에게 취한 나머지 다른 것에는 도무지 취할 방법이 없었다. 그에게서는 다시금 계절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추연은 느린 걸음으로 궁 안을 산책했다. 어느 볕 잘 드는 화단에는 수선화가 노랗게 피어 있었고 또 어디에는 앙상한 가지에 매화가 점점이 담벼락을 장식했다. 이 꽃을 윤이 좋아할까, 고민을 하다 보면 다시 한 번 저는 참 윤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곤 했다. 여름에는 윤과 연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저 어드메의 호수를 가야겠다.
무의식중에 머릿속을 채워 가는 그림에 추연은 그만 한숨을 내쉬었다. 내일을 꿈꾸지 않아야 한다고 계속 다짐해도 결국 이리 되고 마는 것이다. 바람이 불면 속절없이 흔들리는 갈대처럼. 그래서 추연은 더더욱 윤에게 큰 의미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저를 사랑하는 동안만큼은 누구보다 다정한 연인이 되어줄 수 있었지만, 그녀가 저로 인해 아플 일이 없기를 바랐다. 딱 아프지 않을 만큼 적당한 감정만 제게 쏟기를. 해가 뜨고 지면 흘러가는 세월과도 같이 덧없는 감정이기를.
그리 걷다 보니 어느덧 야트막한 담벼락과 원형의 문을 넘어 황궁의 후원에 들어섰다. 겨울이면 사슴과 연못의 잉어들에게 밥을 주고 눈과 낙엽을 쓰는 어린 시동들을 제외하고는 후원을 찾는 발걸음이 많지 않았다. 추연이 제법 좋아하는 곳이었다. 자연을 깎아 만드는 다른 궁들과 달리 후원은 자연과 최대한 어우러지는 방식을 택해 보기가 편안했다. 추연은 연못과 이어진 개울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날이 풀려서인지 곳곳의 정자와 누각들의 창문과 장지문이 열려 있었다.

253 이름 없음◆GyZknqLERw (8877957E+5)

2020-03-27 (불탄다..!) 02:32:53

안녕, 윤주야! 이런 생각보다 짧네요 ㅠㅠ 휴 계절감을 어떻게 할지 엄청 망설였는데 ㅠㅠㅠ 뭔가 추운 겨울로 하기에는.. 공주님이랑 정혼자님이랑 실내에서 만나야 하잖아요? (절대안됨) 그래서 덜 춥게.. 적당히 벽이 있는 야외로.. 골라 보았어요.. 혹시 윤주가 답레를 쓰기 어려울까 걱정이에요.. 적당히.. 뭔가.. 두 분이 아무 대화나.. 행동이나.. 하시면 추연이 음침하게 몰래 보고.. 비틀린 마음의 소유자답게 강하게 오해해 볼게요! ㅋㅋㅋㅋㅋ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오래 기다려 줘서 고마워요.

헉, 환절기 알러지가 있군요 ㅠㅠㅠ 많이 힘들겠어요 ㅠㅠㅠ 흑흑 훌쩍훌쩍 재채기 하면 눈총 받아버려.. 속상해요 ㅠㅠㅠㅠ ㅋㅋㅋ 맞아요.. 저도 집 밖에 나가는 거 별로 즐기는 편은 아닌데.. 막 강제로 못 나가니까 ㅋㅋㅋ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할 때 너무 행복해요! 요새는 막 날씨도 따뜻하구.. 나갈 때마다 꼭 꽃 피었는지 슥슥 둘러봐 주세요!
ㅋㅋㅋ 원격강의는 잘 듣고 있나요? 실수는 하지 않았구요? ㅋㅋㅋ 참.. 살다 살다 이런 경험도 해 보고.. 약간 등록금이 아깝지만.. 이 사태가 무사히, 빨리 끝나는 게 우선이니까요 ㅠㅠ 고마워요. 핸드크림 챙길게요 ㅋㅋㅋ 윤주도 늘 건강해야 해요! 느낌표 대 잔치야 귀여워 ㅋㅋㅋㅋ 그런 게 잔소리라면 매일 들을 수 있겠어요! 앗 달고나 커피는 성공했어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구요 ㅋㅋㅋ 근데 생각보다 커피 가루가 엄청 많이 들어가서 해먹고 싶으면 아침에 먹어야 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

세상에 멋지다고 해줘서 고마워요 ㅠㅠㅠ 멋진 척 하려고 늘 노력하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으악 좋아요! 넘 기대돼요! 나랑 이거저거 다 해보기로 약속했어요.. 제 망상보따리..! 대개방..! 흑흑 살짝 말 꺼내 주어 고마워요 저는 윤주가 하고 싶은 건 다 좋아요.. 늘 하고싶은 게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편안하게 얘기해 주세요! 저도 다 말할게요 ㅋㅋㅋ

세상에.. 앵두 공주님이었군요.. 너무 귀여워.. 세상에.. 귤을 좋아한대.. 너무 귀엽잖아..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 얌전한데 가끔 뿅 뿅 나타난대 ㅠㅠㅠ 요정인가? 세상에.. 어른 글씨인 것 까지 귀여워요.. 흑흑 공주님 얌전히 주무시는 옆에서 구경하고 싶다! 사랑해요..!
ㅋㅋㅋㅋ 추연은.. 생명 유지에 잠이 필요한 건 아니구.. 자연이라(?) 말이 좀 이상하지만.. 암튼 좀 계절을 타요! 겨울 되면 얌전하고 깊은 잠이 많아지는? 봄여름에는 얕게 자주 깨는 그런? 그래서 좀 강제로 자고 싶으면 독을 피우는데.. 그러면 죽은 사람처럼 잘 수 있어요 ㅎ 헉 저 윤주가 부끄럽다고 말한 게 뭔지 알 것 같아요.. 부끄러워요 ㅋㅋㅋㅋㅋ
처음 인간세상에 내려왔을 때는 무감하고 무정하고 흥미 본위의 욕구에 충실한 편이었어요! 그냥 정말 자연처럼요. 그러나 윤을 만나고.. 인간 세상도 배우고.. 사랑의 아픔도 겪고....★ 감정에 하나하나 이름도 붙일 수 있게 되고.. 해도 신경써서 비추고.. 비도 뿌리고.. 날씨도 따뜻하게 만들고.. ㅋㅋㅋㅋ
앗 과일은 대체로 다 좋아해요! 근데 좀 알알이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귤 포도 석류 이런거요 ㅋㅋㅋ 글씨체는.. 진짜 글씨 쓸 줄만 알아요..! 섬세하지 않고 굉장히 투박한 글씨체.. 글씨에서 어떤 멋도 느낄 수 없는 그런..
취미는.. 예쁜 거 모으기.. 공예품, 예술품 구경하고 수집하기.. 특히 막.. 보석 공예품 같은 거 좋아해요.. 반짝거리는 거.. ㅋㅋㅋㅋ 그리구 정말 뜻밖에 독서.. 아 악기 소리 듣는 것도 좋아해요 ㅋㅋㅋ 공주님 취미는 뭔가요? 가장 좋아하는 차는요! 단 거는 잘 드시나요? ㅋㅋㅋ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시는 일은!
헉 둘은 근데 어떻게 연락하고 데이트 약속잡고 그럴까요? 뭔가.. 아직까지는 비밀연애 하느라 비밀편지 쓸까요..?ㅋㅋㅋㅋ 뭔가.. 비밀장소에 편지 갖다놓기..? 이런 거? ㅋㅋㅋㅋ 흑흑 공주님이 편지 써주면 다 보석함에 보관할테야..

좋은 말 고마워요! 정말 심란한 마음으로 갔는데, 막상 가니까 정말 평화롭고 행복했어요.. 헉 물에 떠내려 간 적 있다니 너무 너무 무서웠겠어요 ㅠㅠㅠㅠ 별 일 없었다니 다행이에요.. ㅠㅠ 이제는 수영 할 줄 알아요? 구명조끼 꼭 꼭 입기로 해요.. ㅋㅋㅋ 고래는 뭔가 커다란데 다른 생명을 해치지도 않고.. 위협 받지도 않고.. 영물 같은 느낌이고.. 또 고래가 되면 깊은 바다도 안 무서울 것 같아서요 ㅋㅋㅋ 사실 인어랑 고래 중에 아직 고민중이에요 ㅎ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ㅋㅋㅋ 응응 너무 자책하지 않기로 해요..! 자책하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새로운 습관 만들기에 더 성공한다고 하더라구요! 그치만 포기해도 괜찮아요! 뭐 어때요 그럴 수도 있지 ㅎ
앗 예전 대화들 읽어본다니..! 더 신경써서 말 쓸 걸 그랬어요..! 세상에 산수유 자잘한 노란 꽃이 정말 귀엽죠 ㅠㅠㅠ 헉 집 앞에 매화나무가 있다니 좋겠어요! 계절 알리미! ㅋㅋㅋ 뭔가 앞으로 볼 수 있는 봄이 백 번도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소중해지는 거 있죠. 늘 그런 말 고마워요. 봄은 늘 따뜻하고 예뻐서 기쁘고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윤주의 말이 꼭 봄같네요!
ㅠㅠㅠ 맞아요.. 다들 훌훌 털어버리고 걱정 없이 꽃구경 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지금은 도덕적 의무를 지키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안타까워요 ㅠㅠ 안타깝다 하니 생각나서 하는 말이지만.. 요새 n번방 때문에 밤낮으로 정말 속상해요. 청원이니 탄원서니 최대한 같이 싸우려 노력하면서도 가슴이 답답하고.. 피해자분들이 전부 무사히 구제받고.. 가해자들은 제대로 된 수사와 엄정한 처벌 받았으면 좋겠네요.

휴 윤주 덕분에 답장 하면서 하루 중 가장 행복했어요 고마워요! 좋은 꿈 꾸고 있을까요? 행복하고 건강한 금요일, 그리고 주말 보내요! 아 어떡해 내가 말 더 길게 한 것 같아.. ㅠㅠ 답레 천천히 주세요 늘 고마워요.. 또 봐요, 안녕!

254 이름 없음◆3yPNMD/6aY (1071826E+5)

2020-03-29 (내일 월요일) 17:02:56

아이구 추연주 안부가 길고 다정하네요! 고마워요 ㅋㅋㅋㅋㅋ 잠시 들렀다가 갈게요. 추연주도 좋은 주말 보냈길 바라구 또 건강 조심하기예요! 곧 다시 올게요 u.u*

255 이름 없음◆GyZknqLERw (0409964E+5)

2020-04-03 (불탄다..!) 22:05:59

안녕, 윤주야! 벌써 금요일이에요! 심지어 4월이에요! 일주일이 정말 정신 없이 후다닥 지나갔네요 ㅠㅠ 요 한 주 잘 지냈나요? 제가 있는 곳은 벚꽃이 완전히 절정인 것 같아요! 꽃놀이를 가지는 못하는 게 아쉽지만 ㅠㅠ 소소하게 집 앞 밤산책 정도로 만족하고 있어요.. 주말에는 낮 산책도 나가 보려고 해요! 윤주는 꽃구경 좀 했나요? 내년엔 다들 두 배로 행복하게 꽃 보며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윤주의 주말 계획은 어떨까요? 모쪼록 행복한 주말 보냈으면 좋겠어요 ㅋㅋㅋ 또 올게요, 나중에 봐요! 밥 잘 챙겨 먹고 건강하구.. 편안한 밤 보내요 ♥

256 ◆3yPNMD/6aY (8123688E+5)

2020-04-08 (水) 23:07:50

겨울의 끝자락이자 봄의 초입이었다. 늘 돌아오는 계절이지만, 윤에게는 매번 생경한 광경이었다. 특히나 봄이 더 그랬다. 찬 바람이 불고 얼음이 얼던 게 무색하게 다시 어린 것들을 보듬고 키워내려 하는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막 꽃망울을 터뜨리려 하는 가지 끝을, 얼었던 것이 녹아 다시 흐르기 시작한 작은 개울을 찬찬히 바라보던 윤은 두어 걸음 앞서 걷는 사내의 등을 바라보았다. 뒤따라 걷던 윤이 멈추자 그 역시 멈춰 섰다. 사내가 저를 향해 천천히 돌아서자 눈이 마주쳤다. 윤은 그 눈에 서린 다정함에 차마 입을 떼기 어려웠다. 차라리 매서운 사람이었다면 쉬웠을 것이다.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혼인을 미룬 것은 아니었다. 오로지 사랑만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그런 일이 당연했으므로. 단지 준비가 되지 않아 미루고 있었을 뿐, 때가 되면 윤도 그 당연히 여겨지는 순리에 따를 생각이었다. 심지어 윤은 제게 운이 좋은 편이라 여겼다. 사내는 과분할 만큼이나 좋은 사람이었다. 그는 자꾸만 혼인이 늦어지는 이유가 윤에게 있다는 걸 알고도 눈치 한 번 준 적 없고, 캐묻거나 몰아세운 적도 없었다. 그저 묵묵히 기다릴 뿐.
그래서 윤은 사내를 떠올릴 때마다 이 계절의 햇볕을 함께 생각했다. 그런 그에게 돌려줄 수 있는 게 고작 배신의 말뿐이라는 사실이 미안했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피하고 있을 수만도 없는 일이었다. 평생 받을 수 없는 용서를 구하며 살아야 한다고 해도 좋았다. 이제는, 그래도 괜찮을 이유가 생기고야 만 것이다. 윤은 머뭇대던 것을 멈추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사과를 먼저 하는 것이 맞겠지요. 오랫동안 기다려준 그대의 배려를 이렇게 저버리게 되어 미안합니다. 나는 그대와 혼인할 수 없습니다.”


사내는 가만히 윤을 바라보았다. 윤은 그를 바라보던 시선을 조금 떨어뜨렸다. 아무렇지 않게 마주 보고 있는 건 너무 뻔뻔한 행동처럼 느껴졌던 탓이다. 작게 숨을 고른 윤이 다시 말했다.


“연모하는 분이 있습니다. 잡아둘 수도 없고 잡아서도 안 되는 분이에요. 이런 게 말도 안 되는 이유라는 건 압니다. 하지만…….”


윤의 얼굴이 조금씩, 자신도 모르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앞에선 사내가 윤에게 한 걸음 다가왔다. 잠시 그대로 서 있던 그가 입을 열었다. “우십니까?” 사내의 말에 고개를 들어 올린 윤이 고개를 저었다. “그럼 되었습니다.” 짤막하게 말한 사내가 설핏 웃었다. 잠시 스쳤다 가는 봄바람 같은 웃음이었다.


“희원, 나는 그대가 좋습니다. 아마 그대를 아는 모두가 그댈 좋아할 겁니다. 그대는 다정한 사람이니.”


사내는 가만히 윤을 바라보았다. 윤은 그를 마주 보며 천천히 말했다. 이젠 그의 눈을 피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약하게 보이는 것보단 뻔뻔하게 보이는 편이 나았다. 윤은 제가 아주 단단한 사람처럼 보이기를 바랐다. 그래야만 했다.


“이 일로 그대에게 가는 피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어떤 이유가 좋을까요. 내게 고칠 수 없는 병이 있다는 것도 좋고, 다른 이유도 좋습니다. 처분은 그대 손에 맡기겠습니다. 내 과실이니 책임은 온전히 내가 지게 해주세요.”


말을 마치고 옅게 웃은 윤이 사내를 지나쳐 앞서 걷기 시작했다. 아직 바람엔 찬 기운이 묻어있었으나 견디지 못할 만큼은 아니었다. 뒤에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소리가 들렸다.

257 이름 없음◆3yPNMD/6aY (8123688E+5)

2020-04-08 (水) 23:22:14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답레 길이가 짧은 건 아닌데, 뭔가... 윤이랑 희원(정혼자 이름을 마음대로 지었어요 ㅋㅋㅋㅋㅋ) 둘이서 대화하고... 다시 걷기 시작하는 내용이라 이을 수 있는 내용인지 걱정이에요 ㅠ.ㅠ 대화라기엔 거의 윤의 일방적인 말들이었지만 ㅋㅋㅋㅋㅋ 혹시 어렵다면 말해주세요! 상황을 조금 더 끌어와 볼게요.

예전에는 감기인줄 알았는데, 언제부턴가 병원에 가면 알러지약을 주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소매로 가리고 집에서 재채기하면서 훌쩍거리고 있어요. 나갈 때는 마스크 꼭꼭 착용하구요! 그래도 슬슬 완연한 봄에 가까워지고 있어서인지 조금씩 덜하네요. 이렇게 몸이 아주 귀신 같이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걸 보면 신기해요... 이제 매화는 지고 벚꽃도 빨리 핀 곳은 떨어지는 중이더라구요. 불가피하게 나가는 일이 생길 때마다 유심하게 관찰하고 있어요! 덕분에 동네 꽃사진은 몇 장 찍었네요 ㅋㅋㅋㅋ 추연주도 틈틈이 예쁜 풍경 잘 보고 있길 바라요!
원격강의는 딱 오늘 실수했어요 ㅋㅋㅋㅋㅋ 이게 뭐지? 하고 버튼 하나 눌러봤다가 교수님께 알림이 가서 하마터면 강제로 발표자가 될 뻔했답니다... 급하게 실수라고 말씀드려서 무사히 상황이 종료됐는데, 아니 이 학년에도 실수를 하게 되다니 하고 잠깐 부끄러웠어요 ㅠ.ㅠ 놀라긴 했지만, 건강은 해요... 또 담부터는 절대 실수 안 할 수 있을 것 같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추연주도 건강하게 잘 지내요! 달고나 커피 성공 축하해요! 악명 높은 커피라 고생하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만들었다니 다행이네요ㅋㅋㅋㅋㅋ 앗, 만들어 마실 거면 꼭 아침에! 기억할게요! 귀여운 조언 고마워요!

좋아요, 약속! 예쁘구 멋지구 아무튼 내가 많이많이 좋아하는 추연이랑 추연주와 함께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 기뻐요 ^//^...! 응응, 언제든지 말할게요. 나도 그날까지 상상력을 많이 키우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추연주도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주저 말고 말해주세요. 무얼 하든 즐거울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나 벌써 길어질 것 같아서 혹시 레스가 날아가버릴까봐 겁나기 시작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먼저 하나 올릴게요...! 이러니까 레스 최종본.pptx 진짜진짜 최종본.pdf 만드는 것 같고 그러네요 앗 또 길어졌어 ㅠ.ㅜ 일단 업로드!

258 이름 없음◆3yPNMD/6aY (8123688E+5)

2020-04-08 (水) 23:53:10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벌써 이렇게 길어! 말도 안 돼! 하고 놀라고 푸념하는 사이에 글자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겠죠? 답레보다 더 길어질 것 같아요 으앙 말 너무 많아서 슬퍼져요 ㅠ.ㅜㅋㅋㅋㅋ

추연 독피운다구 할 때마다 사실 맨날 걱정돼요... 우리 귀하고 소중한 추연 아프지도 말구 건강에 나쁜 것도 하면 안 되는데... 윤이 더 잘할 거예요 맞지? 그치? ㅠ.ㅠㅋㅋㅋㅋㅋㅋ 처음에는 시트에 쓰인 성격에 더 가까웠던 모양이에요. 윤 만난 뒤에 신경써주는 거 너무 귀엽구 ㅠㅠㅠㅠㅠ 알알이 먹는 과일들 좋아하는 것도 정말 귀여워요... 윤이 알면 옆에서 하나하나 까서 추연 먹여주는 재미에 눈을 뜰 것 같아요 ㅋㅋㅋㅋ 앗 나 이것두 알아요! 시트에 예쁜 거 좋아한다구 써 있는 거 봤어요! 너무 당연한 걸 자신있게 얘기했나요 ^//^;; 문화예술 전반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ㅋㅋㅋㅋ 이렇게 하나씩 알아가는 거 너무 좋네요 진작에 물어볼 걸! ㅠ.ㅜ 그리고 글씨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 귀엽다는 말만 몇 번이나 반복하고 있지만, 이게 다 내 진심이에요......
윤은 차 마시고 책 보고 산책하는 게 취미예요! 의외로 아웃도어파라 산책을 제일 좋아한답니다 ㅋㅋㅋㅋ 제일 좋아하는 차는 꽃을 말린 차들이에요. 이유는 예뻐서... 아침에 일어나면 미지근한 물로 세수하고 양치하는 걸 가장 먼저 해요! 둘이 편지는... 약속한 비밀장소에 두고 돌로 눌러서 숨기고 날아가지 않게 하지 않을까요? 매일매일 편지왔나 확인하러 가는 모습이 생각나네요. 윤도 자기만 아는 제일 비밀스러운 곳에 하나하나 다 보관할 거예요 ㅠ.ㅠ 추연에게서 온 편지 소중해...

그때는 무서웠는데 이제는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일이 됐어요 ㅋㅋㅋㅋ 그때 절 건져주신 분들 덕분이겠죠... 지금도 떠올리면 감사한 마음이에요. 앗 평화로운 한때를 즐기다 온 것 같아서 좋네요. 일상에서도 작은 행복들이 즐겁게 해주지만, 아예 다른 곳에서 느끼는 건 또 다르잖아요! 그 좋은 기억이 올해를, 또 앞으로를 잘 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앗 그러고 보니 그래요. 고래도 동물인데, 심지어 같은 포유류인데 뭔가 신비한 느낌이 있어요! 인어랑 같이 놓고 봐도 끄덕끄덕하게 될 정도로...! 잘 고민하고 신중한 선택으로 만족스러운 결과 얻기를 바라요 ㅋㅋㅋㅋㅋ

요즘 제일 많이 하는 생각이에요! 그럴 수도 있지! ㅋㅋㅋㅋㅋ 안 좋은 기억을 자꾸 되새기는 것도 에너지를 엄청 쓴다고 하더라구요. 안 그래도 쇠약해지고 있는 몸 ^.ㅠ...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중이에요. 그리고 꽤 성공적인 것 같아요. 요즘은 마음이 평안한 날들이 엄청 많더라구요 ㅋㅋㅋㅋ 추연주가 해주는 좋은 말도 분명 엄청 큰 도움이 됐을 거예요. 앞으로 볼 수 있는 봄이 백 번도 안 남았다는 거 생각하니까 지나다니면서, 창문으로 예쁜 날씨 충분히 즐겨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어려운 와중이지만, 그래도 소소한 즐거움들은 놓치지 말아요, 우리!
앗, 맞아요. 한동안 그 일로 정말로 화가 많이 났어요. 무력감도 느끼고... 아무튼, 단기간에 부정적인 감정을 너무 많이 느껴서인지 기분이 가라앉기까지 하더라구요. 지금은 맘 고쳐먹고 내가 낼 수 있는 바른 목소리를 지치지 말고 꾸준히 내기로 다짐했어요. 작은 힘이라도 조금씩 모이다보면 언젠가는 올바른 길로 바꾸어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고...!

분명히 짧게 쓰고 자야지! 했는데... 내가 자기 전에 이렇게 할 말이 많을지 몰랐어요... 매일 내가 써놓고 그 길이에 혼자 충격받는 게 웃기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추연주 안부 다시 보고 답장 쓰면서 엄청 즐거웠어요. 항상 고맙구 그래서 추연주가 많이 행복했음 해요. 나는 이제 자러 갈게요! 또 종종 들리기도 할 거구요.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잘 자요, 좋은 꿈 꿔요! u.u

259 이름 없음◆GyZknqLERw (6377369E+5)

2020-04-13 (모두 수고..) 21:07:26

안뇽, 윤주야! 다정하고 귀여운 말들을 잔뜩 남겨주고 갔네요! 고마워요 ㅋㅋㅋㅋ 덕분에 행복해요..! ㅠㅠ 답레를 가져오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아요 ㅠㅠ 벌써 4월 중순인데, 아침저녁으로는 계속 춥네요. 감기 조심하구! 나중에 봐요! 좋은 밤 되길 ♥

260 이름 없음◆3yPNMD/6aY (5833255E+5)

2020-04-19 (내일 월요일) 01:56:37

잠시 들렀다가 가요! 어제 비가 오더니 오늘은 눈부시게 느껴질 정도로 날씨가 좋더라구요. 본격적인 나들이는 아직 어렵지만 ㅠ.ㅠ... 그래도 작은 즐거움 하나씩은 느끼며 하루하루 보내길 바라요!
답레는 부담없이 천천히 주세요. 그럼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요 u.u* 일교차가 제법 크기고 하고, 다음 주는 요며칠과는 다르게 쌀쌀한 것 같던데 감기도 조심하구요! 그럼 안녕!

261 이름 없음◆GyZknqLERw (3368803E+5)

2020-04-28 (FIRE!) 17:56:22

안녕, 윤주야! 잘 지내고 있나요? 으앙 ㅠㅠ 답레가 너무 늦어져서 미안해요.. 실습 시작하니까 너무 정신이 없어서 ㅠㅠㅠㅠ 그래도 이제 조금은 적응한 것 같아요..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ㅠㅠ 미안해요!
맞아요, 요새 낮에 날씨가 참 좋지요! 넘 따뜻하고 기분 좋아요.. 정말 봄이다 싶어요 ㅋㅋㅋ 뭔가 올해는 기분 탓인지 봄이 좀 긴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날씨도 작은 즐거움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좋은 말 고마워요.
낮엔 따땃하지만 밤엔 아직 바람이 차더라구요!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고, 건강 또 건강하구요. 또 행복하고! 좋아하는 음악도 들어 주고요! ㅋㅋㅋㅋ 조만간 돌아 올게요. 늘 고마워요. 나중에 봐요, 안녕!

262 이름 없음◆3yPNMD/6aY (1799182E+5)

2020-05-03 (내일 월요일) 01:47:50

안녕, 나도 잠깐 발도장 남기고 가요! 헉 실습 시작했구나... 환경이 바뀌어서 많이 정신 없었을 텐데 건강 잘 챙기구요 ㅠ.ㅠ!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나도 엄청 엄청 느리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갑자기 부쩍 추워져서 겨울옷을 다시 꺼내야 하나 했는데 5월이 되자마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날이 더워졌어요... 그래도 아직 일교차는 크니까 감기 조심하구요! 추연주도 시간날 때마다 잘 쉬고 좋아하는 거 읽고 듣고 쓰면서 잘 보냈으면 좋겠어요. 나도 늘 고맙구 조만간 또 들릴게요! 좋은 꿈 꾸고, 푹 자요 u.u*

263 추연 - 서 윤 ◆GyZknqLERw (932119E+57)

2020-05-15 (불탄다..!) 22:02:03

추연은 개울을 따라 물처럼 계속 걸었다. 아직은 시린 봄 햇살에 반짝거리는 잔물결들이 유리조각처럼 예뻤다. 그리고 윤을 생각했다. 한 발자국에 첫 만남을, 두 발자국에는 몰래 나눈 편지들을, 세 발자국에 봄 꽃 같은 윤의 미소를……. 겨우내 푸름을 지켜낸 소나무 아래에 멈추어 선 추연은 불현 듯 제가 웃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손으로 입꼬리를 더듬어 매만지고는 조금 어색한 얼굴을 했다. 살랑이는 바람이 코끝을 간질였다.
고요하던 후원에 문득 인기척이 느껴졌다. 멀찌감치서 윤을 발견하고 반갑게 웃으며 다가서려던 추연이 덜컥 놀라 멈춰 섰다. 한 발짝 늦게 그녀의 앞에 있던 사내를 발견한 탓이었다. 윤의 오라비는 아니었으나 윤과 사이가 제법 가까워 보였다. 그리고 그의 눈에 담긴 감정―제 것과 같기에 너무도 익숙한―을 보는 순간 추연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처음 보는 사내에게 다정히 웃어주던 윤의 얼굴이 몸을 굽힌 사내의 옷자락에 가려졌다. 얼어붙어 서있던 추연이 급히 시선을 돌렸다.

추연은 그들에게 다가가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빠르게 뛰는 심장이 확인되지 않은 불안한 생각과 마음을 부풀렸다. 그는 먼 옛날 스스로와 했던 다짐을 계속해서 떠올렸다. 그는 윤에게 무한한 신뢰만을 줄 것이고, 윤의 말만을 믿을 것이다. 윤이 제게 천 개의 거짓말을 속삭인다 해도, 그리고 설령 그게 거짓임을 안다 하더라도 추연은 윤을 믿어야 했다. 오직 영생을 살며 윤을 기다리는 추연만이 윤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것, 그것은 윤이 그게 무엇이든 하고싶은 대로 해도 되고, 언제고 제 마음대로 돌아올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주는 것이었다.
그러니 늘 해왔던 대로 누구인지,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하지도, 묻지도 말자고 네 번 정도 스스로에게 되뇌이던 추연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인정해야 했다. 조금만 방심해도 진흙처럼 너저분하게 들러붙는 부정적인 감정들. 언제고 저 깊은 곳에서 기어 나와 몸집을 불려 기어코 저를 잡아먹고 마는 불안과 수천 수만 번을 담금질했음에도 단단히 정제되지 못하고 금세 허물어지고 마는 다짐을. 밝은 피 뽑아 네게 흘려보내며 즐거움에 떨던 시기는 이제 아득하구나. 그녀를 가지면 가질수록 제 욕심은 커져만 갔다. 그건 조금만, 조금만 더, 하는 사이에 그만 눈덩이처럼 불어나서는…….
가만히 서 있던 추연의 시선이 다시 걷기 시작한 윤의 발치를 좇았다. 어둡고 뜨거운 눈빛이 나비처럼 가볍고 우아한 걸음걸이를 따라 진득히 달라붙었다. 윤이 저만 보아 주는 것은 욕심이라는 것은 이미 뼈에 사무칠 정도로 알고 있었다. 인간의 마음은 흐르는 구름과 같기에 마음대로 할 수도, 잡을 수도 없다는 것을. 그래도, 윤. 나는……,

“윤.”

윤이 가까이 다가왔을 즈음 추연이 유정스러운 얼굴로 웃으며 윤을 불렀다. 폐가 짓눌린 것처럼 말이 잘 나오지 않았기에 추연은 말없이 윤을 향해 팔을 벌렸다.

264 이름 없음◆GyZknqLERw (932119E+57)

2020-05-15 (불탄다..!) 22:40:20

안녕, 윤주야! 정말 기나긴 시간 끝에 답레를 가져왔어요 ㅠㅠ 오래 기다려 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이제는 윤주가 더 잇기 어렵게 돼버린 것 같아서 미안하구.. 답레는 느긋하게 짧게 주세요 ㅠㅠ 엉엉 근데 희원 공자님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질투나요..! 그래요.. 질투쟁이는 추연이 아니라 추연주였던 것입니다.. 우리 공주님 혼자 저렇게 고민하고 어려운 말 하시게 해서 맘아프고 ㅠㅠㅠㅠ 추연 이 바보녀석 너는 하는 게 뭐가 있어..!

그래도 제법 추웠는데, 벌써 5월 중순이고 이제 정말 따뜻해진 것 같아요 ㅋㅋㅋ 낮의 햇볕이 너무 좋고 어딜 가나 초록이 무성하네요.. 시간이 왜 이리 빠를까..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서 그런 걸까요?
헉 ㅋㅋㅋㅋ 손들기 버튼은 눌러 버렸군요! ㅋㅋㅋ 실수가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 ㅠㅠㅠㅠ 이제는 완전히 적응했겠어요. 저도 이제는 적응한 것 같아요 ㅠㅠ 3초면 등교하는 게 참 좋긴 한데.. 학교랑 집 구분이 안 되는건 좀 힘드네요 ㅠㅠ 앗 윤주가 건강하다니 안심이에요. 그래도 요새 일교차 커서 감기 걸리기 딱 좋으니까 꼭 겉옷 챙기기에요!

편지를 1, 2편으로 받다니! 감개무량해요! ㅋㅋㅋㅋ 읽을 게 많아져서 너무 행복해..! 진짜진짜 최종이라니 너무 귀여운 거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
헉 공주님이 과일 먹여준다니.. 상상만 해도 행복해요.. 추연 너이놈 이러려고..! 공주님 아웃도어파라니 ㅠㅠㅠㅠ 뭐지.. 왜 이리 귀엽지.. 귀여워서 심장 아파요.. 이제 날이 따뜻해 질테니 자주 산책하러 다녀요 ㅠㅠㅠ 둘만의 비밀 산책스팟도 만들고..! ㅋㅋㅋ 으윽 꽃 말린 차가 예뻐서 좋아한다는 것도.. 사랑스러워 ㅠㅠㅠ 추연아 외모 가꾸자..! 더 사랑받기 위해 꽃처럼 예뻐지자..! 으으 편지 주고받는 거 상상만 해도 귀여워요 ㅋㅋㅋ 넘 행복해.. 가끔 꽃 같은 것도 같이 놔두고.. 히히..
ㅋㅋㅋ 공주님은 무슨 장르의 책을 제일 좋아하나요? 무릎베개 하고 읽어주세요..!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 있다면? 오빠랑 싸워 본 적은..?! ㅋㅋㅋ 혹시 가리는 음식도 있을까요? 어떡해.. 생각하니까 너무 귀엽다..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일이 됐다니 다행이에요. 윤주가 더 단단해 졌다는 뜻이겠죠! 앗 히히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ㅠㅠ 맞아요, 뭔가 힘들 때는 여행 사진을 계속 뒤적이게 되는 것 같아요. 돈 펑펑 쓰면서 새로운 거 먹고, 보고, 뭘 해도 즐거웠던 시간들.. ㅋㅋㅋ
ㅋㅋㅋㅋ 신중한 선택으로 만족스러운 결과 얻으라는 말이 왜 이리 웃기지요? ㅋㅋㅋㅋㅋㅋ 읽으면서 계속 행복하게 웃고 있어요.. 좀 더 신중하게 오래 고민해 볼게요 ㅋㅋㅋ

쇠약해지고 있는 몸 ㅋㅋㅋㅠㅠㅠㅠ 갑자기 운동 안한지 오래된 거 생각나네요.. 다시 시작할게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은 잘 누리고 있나요?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뭔가 요새 사회 분위기 때문에 카페나 음식점에 잘 못 가게 되니까.. 집에 있는 나를 잘 돌봐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밥도 잘 해 먹고.. 청소도 자주 하고.. 더 이상 뭘 하는 게 좋을까 싶었는데 힌트를 줘서 고마워요! 오늘은 좋아하는 음악을 켜둔 다음 읽고 싶은 책을 읽어야겠어요.

월요일이라고 슬퍼한 게 어제 같은데 벌써 주말이네요. 올해도 반 정도 갔고.. 시간이 참 빨라요.. ㅠㅠ 우리가 함께한 지가 벌써 2년이 다 되어 가네요. 늘 기다려줘서 고맙고 이렇게 긴 시간동안 편안하게 함께 해 줘서 고마워요. 뭔가 그냥 사회도 계속 불안하고.. 몸도 힘들고.. 학교도 좀 우왕좌왕 해서 약간 우울해지고 그랬는데.. 오늘도 윤주 덕분에 행복과 안정과 다정함을 느끼고 가요. 다시 기운 내서 열심히 살아 볼게요!
윤주가 늘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히히.. 멋진 금요일 밤 보내요! 즐겁고 편안한 주말도요. 또 봐요, 고마워요.

265 이름 없음◆3yPNMD/6aY (6923857E+5)

2020-05-20 (水) 22:13:58

안녕, 잘 지내고 있죠? 조만간 또 온다고 해놓고 너무 오랜만에 들렀네요 ㅠ.ㅠ... 날이 따뜻해지면서 나무들, 풀들만 자라느라 바쁜 게 아니라 사람도 같이 바빠지나봐요 ㅋㅋㅋㅋㅋㅋ 여전히 코로나 때문에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고, 열심히 세운 계획이 무색하게 그때그때 오는 일을 하는 식으로 생활의 형태가 바뀌어버렸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작은 보람이나 성취들을 발견하면서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예상치 못한 데서 행운을 만나는 일도 있길 바라요! 나도 그렇게 잘 지낼게요.
참, 답레 보고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추연이 윤을 부른 건 둘만 남은 상황인가요? 아니면... 삼자대면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추연주가 글을 적으면서 생각한 상황이 궁금해요. 천천히 대답해주세요.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고 푹 쉬길 바랄게요. 다음에는 진짜... 진짜로 조만간 또 와서 안부라도 남길게요! 나도 추연주 말에서 언제나 따뜻함을 느끼고 가끔은 제게 없는 평화까지 ㅋㅋㅋㅋ 느낀답니다. 많이많이 고마워요. 잘 자요! u.u

266 이름 없음◆GyZknqLERw (5355923E+5)

2020-05-21 (거의 끝나감) 05:01:42

안녕, 윤주야! 시험공부하다가 ㅠㅠ 생각나서 잠깐 들렀어요! 와, 나도 그렇게 잘 지낼게요 라는 말이 정말 좋아요. 뭔가 안심되고 행복해요..! 저도 잘 지낼테니 걱정 말아요. 참 어수선하고 .. 매일 새로 결정되는 것들에 당황하고 가끔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 속도 상하고 그러지만.. 그래도.. 우리 잘못이 아니니까.. 잘 이겨 내 보아요! 늘 저를 응원해주고 행복을 바라줘서 고마워요. 저도 늘 윤주의 안녕ㄹ을 빌고 있어요. 행복하기를!

ㅋㅋㅋㅋ 헉 사실 저도 같은 고민 하다가 상황 1이면 이렇게, 상황 2면 이렇게 말하고 행동한다고 생각해 주세요 까지 썼다가 너무 구구절절해지는 거 같아서 저렇게 애매하게 끝맺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지금 약간 웃고 있어요
원래 1:2로 마주친다 - 공주님니 곤란하지 않게 이름만 부르기 / 1:1로 마주친다 - 이리 와 하면서 팔 벌리기 라고 마지막 부분 선택지 게임처럼 주절주절 썼었는데 그냥 혹시 삼자대면 하게 되더라도 약간은 욕심내 보는 걸로 생각하면서 합쳤어요..! ㅋㅋㅋㅋ
암튼 저는 셋이 만나도 좋고 아니어도 좋아요 ㅋㅋㅋ 공주님이랑 정혼자님이 원래 행동하셨을 대로(?) 약간 멍해서 말이 이상하다 ㅠㅠ 암튼 그렇게 써주세요..! 히히 늘 고마워요

잘 자고 좋은 꿈 꿔요 내일도 공기가 맑대요..! 따뜻한 낮에 잠깐이라도 멋진 산책 하길 바라며 안녕 ❤️ 또 봐요

267 이름 없음◆3yPNMD/6aY (1469945E+5)

2020-05-27 (水) 23:47:42

헉 추연주 다녀간 시간 보고 놀랐어요 ㅠ.ㅠ... 건강 잘 챙기구 있는 거지요? 생각해보니까 일찍 일어난 걸 수도 있는데, 내 생활습관을 생각하다보니 밤샘일까 먼저 걱정이 되네요. 낮엔 덥구 아침저녁으론 쌀쌀한데 건강 조심해야 해요! 시험에서도 노력한 것보다 더 많이 좋은 결과 얻길 바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네요 ㅋㅋㅋㅋㅋ 음, 처음에 생각한 건 윤이 걷고 그 뒤로 희원이 따라오는 그림이었어서, 일단은 그렇게 적어올게요! 답레는 전부터 조금씩 쓰고 있었는데 완성하고 수정하다보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아요 ^.ㅠ 나두 늘 배려해주고 예쁘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오늘 날씨 정말 찬란하다는 말이 잘 어울릴 정도로 맑고 화창하더라구요. 외출할 일이 있어서 잠깐 다녀왔는데, 오가는 갈에 사진 백 장은 찍은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나는 이렇게 잘 지내고 있어요! 추연주도 잘 자내구요, 나 다음에 올 때는 답레랑 같이 오고 싶어요... 뭔가 단언하기는 애매해서 ㅋㅋㅋㅋ 꿈은 이루어진다니까 작게 소망처럼 남겨볼게요 u.u*
말이 좀 이상하죠? 맞아요, 이것도 잠이 오는 와중에 적고 있답니다...... ㅋㅋㅋㅋㅋㅋ 눈 감으면 바로 잠들 것 같네요. 추연주도 꿈 없이 까만 잠 푹 자요! 안녕, 또 올게요!

268 이름 없음◆GyZknqLERw (0212052E+5)

2020-05-30 (파란날) 19:48:14

안녕, 윤주야! 으악 ㅋㅋㅋ 저랑 비슷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나봐요 ㅋㅋㅋㅋ ㅠㅠㅠㅠㅠ 미리 안 해둔 죄로.. 열심히 밤샘 벼락치기 공부 하고 있어요!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밥 와구와구 잘 챙겨 먹을게요 ㅋㅋㅋㅋㅋ 노력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라니 늘 꿈꿔왔던 삶이네요 ㅋㅋㅋㅋㅋㅋ 고마워요! 남은 시험 잘 보면 다 윤주 덕분이에요!
헉, 맞아 낮에는 정말 해가 예쁘고 따뜻한데 밤만 되면 이상하게 춥더라구요. 정말 애매한 날씨라니까..! 찬란하다니, 정말 딱 맞는 말이에요! 앞으로 낮의 햇볕을 보면 그 말이 떠오를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 헉 두근두근 삼자대면이야..! 답레는 정말 부담 가지지 말고 천천히 주세요! 안부 한 마디만 가지고 와주어도 저는 늘 반갑고 행복한 걸요.

사실 저는 이틀 후면 벌써 6월이라는 사실을 방금 알고 깜짝 놀랐어요. 내 반 년 어디 갔어..! ㅋㅋㅋㅋ ㅠㅠㅠㅠ 올해는 유난히 시간이 빠른 것 같아요. 집에 오랜 시간 갇혀 있어서 그런가.. 부디 5월 행복하게 잘 마무리하길 바라요. 멋진 저녁식사 했길 바라구, 또 봐요! 늘 건강 잘 챙기구요! 안녕!

269 윤, 희원 - 추연 (4445078E+5)

2020-06-01 (모두 수고..) 08:19:28

윤은 부디 제 뒷모습만을 보며 천천히 따라 걷는 그가 마음에 미움의 씨앗 하나쯤은 심어두고 있길 바랐다. 어떠한 비난이라도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그러나 아무 말 없이, 일정한 속도로 뒤따라오고 있는 희원은 가장 나은 방법을 궁리하고 있을 테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질 것이고, 어떤 불이익도 감수하겠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희원은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을 사람이었다. 그는 누구도 다치지 않는 방법이 있으리라 믿고 찾아낼 사람이었다. 윤은 그게 괴로웠다. 정말로… 매섭고 이기적인 사람이었다면 한결 쉬웠을 것이다.
윤의 걸음이 천천히 느려지고, 시선도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뭐든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게 닥칠 일들에 대한 것이었다. 저로 인해 누군가 애쓰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게 아니다. “…희원.” 윤이 사내의 이름을 부르며 뒤돌아섰다. 왜 아무말도 하지 않아요? 물음까지는 뱉지 못했다. 윤은 희원의 얼굴을 보았다. 이미 걸음을 멈추고 선 그는 답지않게 조금 놀란 얼굴이었다. 그러나 곧 다시 평정을 찾은 그는 천천히, 앞에 선 상대를 향해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윤은 희원의 행동이 저를 향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윤이 다시 몸을 돌렸다.

……아, 추연.

윤의 얼굴이 울 것처럼 일그러졌다. 팔을 벌린 추연에게 다가간 윤은 그를 마주 안는 대신, 그의 한쪽 손목께를 꼭 붙잡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다. 보고 싶었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그러나 윤은 추연의 이름조차 부르지 못했다. 눈도 마주칠 수 없었다. 애매하게 고개를 떨어뜨린 윤의 귀끝이 붉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서서히 고이기 시작해 턱밑까지 차오른 감정은 선명했다. 수치였다. 바닥까지 모조리 내보인 느낌이었다.
희원은 눈치채고 말았을 것이다. 윤이 마음에 담았다는 게, 인간이라면 감히 탐내서도 안 되는 존재라는 것을. 어쩌면 추연도 알게 되었을지 모른다. 황녀의 자리에 앉아 좋은 옷을 입고 좋은 물건을 쥐고 있다고 해도, 단지 그에 불과하다는 것. 정할 수 있는 건 하루하루의 작은 일들뿐, 삶의 큰 줄기는 이미 누군가가 그려두었고 지금껏 한 일이라곤 그에 순순히 따르는 것이 고작이었다는 것.

그런 내게 이제와 바꾸려 할 자격이 있는가. 오랜 약속을 무책임하게 저버리고, 주제 넘게 욕심을 부려 모두가 애쓰다 결국엔 불행해지게 만드는 일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손님이 왔었어요.”


윤이 간신히 쥐어짜듯 말하곤 추연에게서 제 손을 떼어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 다시 다물린 입술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목소리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들려왔다.


“주 가의 희원입니다.”


윤의 뒤쪽, 윤보다 먼저 추연을 발견했던 희원이 어느새 바로 선 채 웃고 있었다. 늘 윤이 보아왔던 봄볕 같은 얼굴로.

270 이름 없음◆3yPNMD/6aY (4445078E+5)

2020-06-01 (모두 수고..) 08:48:13

안녕, 6월과 함께 왔어요! 벌써 6월이라니 도통 실감이 나질 않네요... 올해는 다들 유독 시간이 빠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그렇답니다. 올해에도 나이만 먹게 생겼어! 어떻게 해! 하는 생각에 초조해하는 스스로를 커피라도 물려주고 잘 달래주며 살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공부랑 일도 쪼끔씩 하고 있구요.
답레... 답레는 어떻게 괜찮은지 모르겠어요. 원래 속으로 파고드는 성향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짰는데, 이런 상황이 오니까 고장이 나서 ㅋㅋㅋㅋ 생각만 하고 말을 못하고 있더라구요... 결국 공자님의 힘을 빌렸답니다 ^.ㅠ 그런데도 어째 잇기가 쉬워보이지는 않지만요. 정말로 힘들면 이야기해주세요! 상황을 더 진전(?)시켜볼게요.
앗 희원 공자님 정말 몇 마디한 것뿐인데...! 실은 나도 희원이 좋아요(?) 좋아하는 요소를 넣어서 그런가 봐요 ㅋㅋㅋㅋㅋㅋ 근데 윤이 사랑하는 건 추연인걸요! 또.. 또... 여기서 밝히면 재미없을까 싶기도 한데, 또 어디서 밝히나 싶어서 ㅋㅋㅋㅋ 난 희원이 윤을 사랑하진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계획대로 혼인하구 같이 살구 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지만, 몇 번 만난 일에 그친 지금은 그냥 인간적인 호감 정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답니다.

추연 과일 먹여주다 손끝에 물들면 훈장처럼 뿌듯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ㅋㅋㅋㅋㅋㅋ 지금이 대충 초봄 정도 되는 것 같으니까 봄, 초여름, 여름, 가을까지 산책하면서 보낼 수 있겠네요! 겨울에는 또 따뜻한 곳에 같이 들어가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면 되니까... 행복한 날들일 거예요. 아니에요... 추연은 충분히 예뻐요... 돌리면서 또 알게 된 건데, 윤도 예쁜 걸 좋아하더라고요!(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요.) 윤이 많이많이 사랑하는 추연은 아름다운 거예요... 이건 양보 못해!
윤...... 왠지 재미없는 책들을 많이 읽을 것 같아요. 아니면 어릴 때 읽던 이야기책 같은 것도 가끔 읽을 것 같네요. 예의없는 사람 싫어하지 않을까요? 정말 얘기하면 할수록 윤... 너 재밌는 사람은 아니구나... 싶네요 ㅠ.ㅠ 환이랑은 싸우기보다는 윤이 일방적으로 분해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나이 차를 밝힌 적이 있었나요? 다섯 살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 정도면 환의 눈에 윤은 너무 어려서 막 장난을 치기보다는, 어린 윤이 자기 마음대로 안 돼서 혼자 씩씩대며 눈물을 떨어뜨렸을 것 같네요 ㅋㅋㅋㅋ 편식... 편식은 웬만하면 안 해서 어렸을 때 칭찬 받았을 거예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려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됐어요. 재난문자가... 계속 오더라구요... 계획해둔 일정까지 다 취소해야 했어서 조금 속상했지만, 빨리 적응하고 다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또, 이제 공부 계획도 세워야 하니까요! 일을 병행하느라 잠시 잊고 있었는데, 시험을... 봐야 해요... ㅠ.ㅡ ㅋㅋㅋㅋㅋㅋㅋ
추연주도 전번에 시험 공부한다구 새벽까지 깨어있던 것 같은데, 잘 마치고 푹 쉬어줘요! 또, 그 전에도 많이 피곤하면 비타민도 먹구 가볍게 스트레칭도 하구 낮잠도 자구 잘 보냈으면 해요. 그럼 이번 주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구요, 또 올게요. 안녕!

271 이름 없음◆3yPNMD/6aY (3966036E+5)

2020-06-08 (모두 수고..) 23:48:16

잠시 들렀다 가요! 시험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 많은 과목은 아니지만, 어째 부담감은 비슷비슷하네요 ㅋㅋㅋㅋㅋㅋ 하나만 삐끗해도 쭉 내려간다는 생각에 덜덜 떨고 있어요... 정말 tmi죠... 맞아요, 또 잠들기 전에 와버렸답니다 ㅠ.ㅠ ㅋㅋㅋㅋㅋ 이상하게 여기 오면 잠이 솔솔 와요. 되게 편안하게 느끼고 있나봐요.
요즘 날씨가 부쩍 더워졌어요. 한편으로는 여전히 환절기라 몸이 힘에 부쳐한다는 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여러모로 신경쓸 일이 많은 시기인데, 놓치는 것 없이 잘 해내고 또 건강도 잘 챙기고 있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좋은 밤 되길 바랄게요. 꿈 없이 푹 잠들길! u.u

272 이름 없음◆GyZknqLERw (3937444E+4)

2020-06-11 (거의 끝나감) 18:38:20

안녕, 윤주야! 저는 요새 뭘 맡게 돼서.. 좀 많이 바쁘고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ㅠㅠ 넘 오랜만에 들렀지요 미안해요.. 답레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ㅠㅠ 다음 번엔 짜쟌 답레와 함께 올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요!
앗, 윤주는 시험 기간인가봐요 ㅠㅠ 너무 걱정 말아요, 잘 해낼 거예요! 늘 윤주의 무사와 행운을 위해 기도하고 있을게요. 앗, 저도 늘 이곳에 올때면 잠들기 전의 윤주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것 같아 늘 마음이 따뜻하고 즐거워요 ㅋㅋㅋ
헉 그렇죠, 갑자기 날씨가.. 무슨 일일까요? 올 여름은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온에 깜짝 놀라서 부랴부랴 에어컨 청소 했어요! ㅋㅋㅋ 또 어제는 어제부터 일주일간 비가 온다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덥고 파란 하늘을 보여 주네요.. 이불 빨래 해도 되겠어..!
좋은 말과 응원 정말 고마워요. 땀을 많이 흘리면 참 기운이 빠지죠.. 그러면서 냉방병도 걱정해야 하는 계절이 왔네요, 벌써. 윤주도 부디 지치지 않고 건강 관리 잘 했으면 좋겠어요. 아이스크림도 먹어 주면서 힘내요! 겉옷 늘 함께 가져 다니구요! 입맛 없어도 밥 꼭꼭 잘 챙겨 먹고..! 으음 저녁은 먹었을까요? 안 먹었으면 또 맛있게 먹구요 ㅋㅋㅋ 좋은 밤 보내구, 나중에 봐요!

273 이름 없음◆GyZknqLERw (0043369E+5)

2020-06-16 (FIRE!) 20:14:00

안녕, 윤주야! 어머나 언제 이렇게 떠내려 갔지..? 흑 답레와 함께 온다고 해놓고 이런..이런 말과 함께 와서 미안해요.. ㅠㅠ
쓰고 나니까 너무 구구절절한 것 같아서 자세한 건 지웠는데.. 정말 미안한데 제가 이런 말은 잘 안 하려고 하는데.. 요새 정말로.. 시간이 너무 너무 부족해서 글을 쓸 마음의 여유가 안 나서요.. 심지어 시험 끝난지 얼마 됐다고.. 아니 정신을 차려 보니 시험 기간이라 ㅠㅠㅠ 과목이 좀 많아서 시험이 7월 17일에 끝나거든요.. ㅠㅠㅠ 아 세상에 한 달이나 되네.. 아.. ㅠㅠㅠ 이런 말 하는 것도 미안하지만 정말 미안해요
그래서 혹시 윤주가 괜찮다면 그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나요..? 정말정말 미안해요 ㅠㅠ 아예 이렇게 언제까지라고 말 하는게 오히려 윤주를 덜 기다리게 하는 길일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 무릅쓰고.. 양해 구하러 왔어요.. 읽어줘서 고마워요..

늘 윤주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라요.. 건강 관리 잘 하구.. 시험에는 아는 거만 나오고.. 혹시라도 모르는 거 나오면 찍어서 맞추고.. 매번 같은 말 하는 것 같지만.. 그만큼 늘 일편단심(?) 같은 생각 하고 있어요. 길을 걷다가 좋아하는 음악이 들려서 기분 좋아지는 그런 매일매일이 되기를.. 또 봐요..!

274 이름 없음◆3yPNMD/6aY (2862459E+5)

2020-06-17 (水) 23:45:30

내가 늦게 와서 확인이 늦었어요. 앗, 아니 늦은 건 아닌가...? 늘 그렇듯이 잠들기 전이라 말이 오락가락할 것 같아요. 미리 양해 구할게요 ㅠ.ㅠ...!
앗, 아니, 시험이... 시험이 7월까지라니... 내가 기다리는 건 큰 문제가 안 되는데, 추연주가 많이 피곤하고 여유가 없을 것 같아서 그게 걱정이에요. 바쁘더라도 짬내서 잘 쉬어주구요.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도 중간중간에 기온이 떨어지는 때가 있어서 쉽게 지치게 될 텐데 응... 건강관리 잘 하고 시험 잘 마치고 나서 만나요!
나도 그때까지 해야 하는 일들 잘 마치고 쉬고 있을게요. 흑흑... 하기 싫다... ^.ㅠ ㅋㅋㅋㅋㅋ 애구, 이게 중요한 게 아니구! 너무 미안해하지 말구 잘 다녀오라고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미리 말해줬으니까 기다리는 일은 별 일 아닌걸요. 다시 만나는 날까지 잘 지내요! 나도 잘 지내고 있을 테니까요. 일단은 오늘 밤 좋은 꿈 꾸길 바랄게요. 안녕!

275 이름 없음◆GyZknqLERw (7149516E+5)

2020-07-04 (파란날) 03:26:05

안녕, 윤주야! 잠깐 안부 전하러 왔어요. 그렇게 다정하게 말해주어 고마워요. 건강히,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나요? 벌써 올해의 반이 지났어요. 올해는 유난히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늘 비슷한 하루를 보내고 있어서인지, 바빠서인지, 둘 다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상반기를 나와 함께 해 주어 정말 고맙고, 남은 하반기도 잘 부탁해요.
제가 있는 곳은 오늘도 비가 왔어요. 사실 이 시기에도 학교를 다니는 게 처음이라, 조금 새로운 기분으로 장마를 체감하고 있어요. 아닌가? 사실 작년 장마는 기억이 잘 안 나요 ㅋㅋㅋ 히히.. 흐리고 축축한 이 기간이 끝나고 나면 정말 녹아내리는 무더위가 찾아오겠죠. 올해는 더 더울 거라던데.. 벌써 걱정이에요. 그래도 짙은 초록과 매미소리, 샤워하고 선풍기 앞에서 먹는 수박은 늘 여름을 기다려지게 해요..
윤주는 방학 계획 세웠나요? 아니면 일단 모르겠다~! 하고 잘 쉬고 있을까요? ㅋㅋㅋㅋ 일과 학업을 병행했던 것 같은데, 정말정말 고생 많았어요. 아무쪼록 잘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종강이 늦춰져서 방학도 짧고.. 해외여행 가기도 힘들고.. 뭘 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몇 번 안 남은 소중한 방학인데 ㅠㅠㅠ
행복한 꿈 꾸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음번엔 내가 답레와 함께 돌아올 수 있기를.. 늘 기다려 줘서 너무 고맙고.. 위로와 힘이 되어주어 고마워요. 건강 잘 챙겨요, 안녕!

276 이름 없음◆3yPNMD/6aY (8919689E+5)

2020-07-11 (파란날) 19:20:52

안녕! 나 엄청 오랜만에 왔죠 ㅠ.ㅠ! 6월부터 몸이 삐걱댄다 싶더니 끝나자마자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해서 쉬고 병원 다니면서 보수공사를 조금 하고 왔답니다. 그랬더니 7월도 벌써 중반을 향해 가고 있네요. 추연주 말대로 올해는 정말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아요. 시간에 비해 딱히 해둔 일이 많은 것 같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초조하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조금 편하게 맘 먹고 하나씩 해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늘 나 있는 곳은 바람이 엄청 불어요! 어제는 비가 쏟아진다고 하더니 생각보다 얼마 안 와서 뭘까 싶었는데, 오늘은 맑은 데다 바람까지 시원하게 불어서 쾌적한 기분을 맘껏 즐기고 있어요. 물가가 아니라 집이라 좀 아쉽긴 하지만, 이건 이것대로 좋네요 ㅋㅋㅋㅋㅋ 올 여름 더위에 대한 무서운 말들을 너무 많이 들어서 상쾌한 지금을 잘 기억해두려구요... 기억했다가 여름이 너무 힘들 때 한 번씩 꺼내볼 거예요 ㅋㅋㅋㅋ
사실 전 이제 방학이 없답니다...! tmi지만 제가 이번에 졸업을 하게 돼서 다시 새로운 둥지를 찾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작게 하던 일 병행하면서 최종 목표까지 잘 이뤄보려구 다짐중이에요. 바람이 너무 시원하고 얇은 이불은 이 계절에 딱이라 가끔 일어나는 것도 힘들 때가 있지만요 ^.ㅠ
추연주는 한참 학기 막바지를 위해 달리느라 바쁘겠어요. 건강 잘 챙기구 또 사이사이 크고 작은 행복들 꼭꼭 발견해서 즐거운 순간도 만끽해야 해요! 즐거운 방학 계획도 세우고 있다면 좋겠네요 ㅋㅋㅋㅋ 답레는 급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천천히 주세요. 내가 또 올게요! 좋은 주말 보내고 있길 바랄게요, 안녕 u.u*

277 이름 없음◆GyZknqLERw (3620431E+5)

2020-07-21 (FIRE!) 21:47:58

안뇽, 윤주야! 오랜만이에요. 들렀다 갔네요! 괜히 반가워요.. 헉, 아프다니 ㅠㅠ 큰일이에요.. 지금은 좀 괜찮아요? 윤주가 아프다고 할 때마다 마음이 덜컹덜컹 해요 ㅠㅠ 예전에 한 번 좀 크게 아팠다고 한 다음부터요.. 건강해야 하는데.. 잘 먹고 잘 쉬고.. 운동도 하구요.. 옷도 따뜻하게 입구요!!
오락가락하던 날씨도 가고 이제는 정말 장마철이 되었네요. 뭔가 이상해요 원래 이 시기가 장마철이었나..? 장마가 이렇게 길었나..? 이맘때 쯤 늘 외국으로 도피해서 모르는 건지, 올해 여름 날씨가 요상한 건지 모르겠네요. 늘 우산 챙겨 다니길 바라요. 이 비가 가면 또 언제 흐렸냐는 듯 여름 더위가 찾아오겠지요. 저도 윤주처럼 무더위가 오면 비구름과 선선한 바람 꺼내 볼래요 ㅋㅋㅋ
헉, 졸업했구나. 척척학사가 된 걸 축하해요! 멋져요! ㅋㅋㅋㅋ 윤주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을 응원할게요. 늘 이곳에서 윤주가 바라는 바대로 술술 잘 풀리길 기도하고 있어요. 앞길에 행운과 축복이 가득하기를! ㅋㅋㅋㅋ 겨울에는 따땃한 이불의 유혹.. 여름에는 시원한 이불의 유혹.. 이불의 유혹에는 사계절 내내 넘어가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죠..

저는 시험을 어떻게 끝내긴 했는데 조금.. 진급이 아슬아슬한 과목이 있어서 눈물 훔치면서 재시험 공부를 하고있어요..ㅠㅠ 재시험 보는 게 처음이라 약간 떨려요.. ㅋㅋㅋ ㅠㅠㅠㅠ 어떻게든 되겠지..! 힝 시험 끝나자마자 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금요일날 재시험 보구.. 주말까지는 올게요..ㅠㅠㅠ 다정한 말 정말 고맙구, 곧 봐요! 안녕! 좋은 밤 돼요!

278 추연 - 윤, 희원 ◆GyZknqLERw (2849289E+5)

2020-07-31 (불탄다..!) 02:09:07

윤의 걸음이 멈추었다. 저를 발견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희원, 의아하다는 듯이 사내의 이름을 부르는 윤의 작은 행동 하나에도 제 마음 속에서는 검은 파도가 날뛰었다. 윤보다 저를 먼저 발견한 사내가 걸음을 멈추고 제게 예를 표했다. 추연이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윤이 몸을 돌렸다. 눈이 마주친 윤의 얼굴이 꼭 울 것처럼 와락 일그러졌다.
놀란 추연이 눈을 크게 뜨는 사이 윤이 다가와 제 손목께를 쥐었다. 조금 떨리는 듯도 했다. 그러나 윤은 제게 무어라 답하는 대신 고개를 떨어뜨렸다. 윤, 우는 거야? 윤의 상태를 확인하려 열리던 입은, 추연이 황급히 고개를 돌림과 동시에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닫혔다. 감춘 얼굴은 채 확인할 수 없었으나 새빨갛게 달아오른 윤의 귀가 시선의 끝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감추고 싶은 일이었을까? 괜히 아는 체를 해 윤을 곤란하게 만든 것인가. ……제가 곤란하게 하여 마음이 상했기라도 하면 어쩌나. 후회스러웠다. 제 생각이 짧았다. 스스로의 감정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욕심을 내는 바람에 또 일을 이렇게……. 추연이 불안한 눈빛을 감추지 못한 채 허공만 바라보았다.

그와 동시에 어두컴컴한 감정이 깊은 곳에서 용암처럼 부글거리며 끓어올랐다. 한 번 또아리를 튼 감정은 혀를 날름거리는 불꽃처럼 순식간에 제 마음을 집어 삼켰다. 윤의 모든 생을 지켜볼 수 있었으나 단 한 생애조차도 온전히 그녀를 가질 수 없었던 지난 세월은 독이었다. 윤을 잃을까 두려워하여 귀히 여기면서도 독점하고 싶었던 스스로와 다투었던 처절한 세월들은 그의 심장을 갉아 먹었고, 인간의 유한함에 대한 지저분한 질시의 마음은 자연을 병들게 했다. 그의 사랑은 무결하지도 온전하지도 못했기에.
윤들은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겉모습에 변함 하나 없는 그의 곁에서 혼자서만 조금씩 사그라지는 생의 불꽃을 견디지 못해 했다. 이번에도 너는 인간을 선택하겠지. 내가 영생을 사는 이상 나는 결코 너의 온전한 마음을 얻을 수 없을 테지. 너는 나를, 나는 너를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테니. 나는 이번 생의 너 또한 조각으로만 소유할 수 있을 터다.
그러나 네 100번의 생에서 100개의 조각을 모아 합친다고 네가 될까? 그걸로 온전한 너를 소유했다고 말할 수 있나. 결코 채워질 수 없는 갈증은 날이 갈수록 더 윤을 갈구하게 했고, 추연은 미쳐갔다. 상제여, 어찌 이리도 잔인하십니까. 금방이라도 놓칠 것처럼 힘없이 제 손목께를 쥔 윤을 바라보는 속이 바싹 타들어갔다. 윤, 너는 나를 항상 불안하게 해. 너는 나를……. 곧, 윤이 입을 열었다.

손님이 왔었다는 윤의 말에 추연은 인내심 있게 기다렸다. 그녀가 뭐라 말하든, 그녀가 설명하는 대로 믿을 참이었다. 그러나 기다리던 그에게 돌아온 것은 상실이었다. 윤은 그 이상 말하지 못한 채 제게서 멀어졌다. 욕심내지 말자 다짐함에도 늘 욕망하게 되는 그의 심장이, 그를 다시금 끔찍한 기분으로 몰아넣었다. 되려 말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이어졌다.
추연은 스스로를 소개하는 사내를 가만 살폈다. 주가의 희원. 어떤 가문인지, 어떤 성정을 지닌 사내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에게선 지저분한 냄새가 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옷깃에 밴 푸른 먹 냄새가, 반듯한 얼굴이, 온화한 미소가 꼭 곧은 나무와도 같은 사내였다. 괜찮은 사내인 것 같았다. 윤과 잘 어울리는……, 인간. 그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가슴을 태우던 불덩이가 목까지 뜨겁게 치밀어 올라왔다. 추연은 힘겹게 이를 삼켰다. 긴 세월 켜켜이 쌓여 온 이 밀도 높은 질투를, 추악한 독점욕을, 자괴감과 윤을 생각하는 마음을, 그리고,

……나는 왜 너와 함께 죽을 수 없는가.
“손님이 오셨는데 내가 방해했구나.”

물끄러미 그를 보던 추연이 고저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이상 윤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 마음마저도 윤이 저를 버릴까 하는 두려움에서 기인했다는 사실을 알기에 추연은 스스로가 못내 미웠다.

279 이름 없음◆GyZknqLERw (2849289E+5)

2020-07-31 (불탄다..!) 02:44:09

안녕, 윤주야! 너무 오랜만에 글을 써서.. 흐름이 조금 어색하고.. 그래서.. 미안해요.. ㅠㅠ 답레를 거의 두 달 만에 가져오다니 정말.. 말도 안 된다.. 미안해요 ㅠㅠㅠ 8월 말까지는 방학이니 잠깐잠깐 여행 갈 때 빼고는 호다닥 부지런히 답레 들고 올게요 ㅠㅠ 오래오래 기다려 줘서 정말 고마워요..
저는 작은(?) 위기를 나름대로 무사히 넘기고 왔어요..! 이제 성적도 다 나왔고.. 다음 학기 수업도 들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윤주의 앞길에는 이런 고난과 역경 없이 행운 가득 편안하기만 했으면 좋겠어요..

아직까지도 날씨가 참 이상하네요. 7월 말인데 이걸 장마라고 해야 할까요..? 언제쯤 쨍한 햇볕과 파란 하늘, 무더위가 찾아오려나.. 오늘은 그래도 제가 있는 동네에는 해가 조금 났던 것 같기도 해요. 요새 방 밖으로 잘 안 나가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둘 다 예쁜 걸 좋아한다니.. 현대였다면.. 둘이 전시회 같은 거 많이 보러 다녔으려나요? 예쁜 카페도 찾아가고.. 이런 거요 ㅋㅋㅋㅋ 으앙 재미없는 책 좋아하는 것도 좋아요.. 어린 윤에게 이야기책을 읽어 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예의 없는 사람 싫어한다니 ㅋㅋㅋㅋ 우리 유교공주님! ㅋㅋㅋㅋㅋ 헉, 오빠랑 다섯 살이나 차이 나는군요!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여동생이겠어요! ㅋㅋㅋ 편식을 안 해.. ㅠㅠㅠ 뭐라고 귀엽지.. 바른생활 유교공주님..
혹시 공주님이 특별히 아끼는 옷이나 신발 같은 게 있을까요? 잠은 많은 편일까요? 어릴 때는 낯을 가렸을까요? 본인의 외모에는 만족하는 편일까요! (궁금한 거 짱 많음)

헉 뭐야, 내일이면 벌써 8월이네요? 초봄에 시작한 이야기를 한여름이 될 때까지 끝내지 못했다니 ㅠㅠ 너무너무 미안할 따름이에요.. 사실 윤주만 괜찮다면 다음 이야기는 장마철.. 밖에는 비가 억수같이 오고.. 방에서 도란도란.. 우리 얘기했던 대로 차 마시고 책도 보고 과일도 먹고 막.. 이런 느낌으로 돌려 보고 싶기도 해요.. 히히..
새로운 한 달 또 잘 부탁하고, 부디 건강하길 바라요. 튼튼하게 보수공사 한 몸 잘 지켜내 주세요 ㅠㅠㅠ 하고 싶은 거 다 뜻대로 이루는 한 달, 그리고 남은 한 해 되기를. 또 좋은 꿈 꾸면서 잘 자고 있길! 앗 참, 하던 일 하면서 새로운 둥지 찾는 일까지 같이 한다면 많이 바쁘겠지요? 답레는 여유날 때 천천히 주세요. 늘 고맙고, 또 봐요!

280 ◆3yPNMD/6aY (ztiCR6MhHk)

2020-08-01 (파란날) 23:23:07

8월이에요! 사실 전에 몇 번 왔었는데 들렀다간다고만 말하기 아쉬워서 조금 더 적어서 올리고 싶었거든요. 근데 자꾸 시간이 애매하게 나지 뭐예요. 오늘은 꼭! 이걸 몇 번 생각했더니 달이 바뀌어버렸네요 ㅠ.ㅠ...
헉 위기를 잘 넘겨내서 다행이에요...! 이제 진짜 방학이겠네요. 여태 긴장하구 애쓰느라 피곤했을 텐데 푹 쉬구요. 휴가 계획은 잘 세웠나요? 모쪼록 즐겁구 안전한 방학 보내길 바랄게요.

척척학사... 앞에 척척이 붙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음, 아무래도 얼렁뚱땅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기회가 된다면 공부를 조금 더 하고 싶기도 하네요. 새 둥지 찾는 일은 여기저기 많이 열어두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 또 약간 여유 두고 준비할 생각이라... 사실 8월까지는 개인적인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약간 소홀하고 있어요. 여름까지만 스스로를 조금 봐주려구요 ^.ㅠ
또 다른 말이 엄청 많죠. 요즘은 대체로 이 시간쯤에 늘 자려고 눕거든요. 다들 잠들기 전에 말이 많아지나? 이상한 일이에요... 몸은 크게 아픈 건 아니었어서 금방 좋아졌어요! 이미 앞에서 말했던 것 같지만, 추연주도 건강하구요 아프지 말구... 날씨 습하고 더운 것도 조심하구 냉방병도 조심해야 해요 ㅠ.ㅠ 음음 또 잘 때 좋은 꿈 꾸고요! 나도 이번 달, 또 남은 올해, 앞으로 남은 시간들도 다 잘 부탁해요.
앗 맞아, 또 천천히 굴러가는 이야기는 이대로 좋아요! 한 계절씩 같이 밟아가는 기분도 나고... 시간에 대해선 너무 맘 안 써도 괜찮아요. 우리 이번 거 마무리 하고 나면 추연주가 말해준 걸로 시작해요! 진짜 장마철에는 습기에 못 이겨 에어컨 제습에 모든 걸 의지하고 있지만... 상상 속의 장마는 왠지 시원할 것 같구 낭만적이네요 히히

아직 나에게 조금 관대해도 괜찮은 시간이니까 답레는 적당히 시간 두고(?) 가져올게요! 여유 갖고 기다려주면 뿅하고 나타날 거예요. 이야기가 뒤죽박죽에 아마 뭐 빼먹은 것도 같은데... 조금만 이해해주세요. 다음엔 잘 정리해서 낮에 올게요 ㅋㅋㅋ큐ㅠㅠㅠㅠ 그럼 또 올게요, 잘 자요 안녕! u.u

281 ◆GyZknqLERw (hBcFEUM6u6)

2020-08-08 (파란날) 02:52:51

안녕, 윤주야! 히히 고마워요. 안그래도 여기저기 전국 곳곳을 다녀왔답니다! 날씨가 이래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 걷는 도중 30분 정도 빼고는 비가 심하게 오지는 않았어요! 그 30분 만에 옷입고 샤워한 모습이 되긴 했지만요..

ㅋㅋㅋㅋ 얼렁뚱땅 학사님이라니 정말 귀여워요! 정말, 그맘때 즈음은 수능 이후 다시 찾아 온 인생의 큰 전환점인 것 같아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선택 할 수 있길 바라요! 결국 우리의 모든 선택은 다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것들이니까요.
헝 자기 전에 말 많아지는 거 귀여워요.. tmi들도 정말 좋아해요.. 다시 건강해 졌다는 말 들으니 기뻐요. 저도 건강 잘 챙길게요 오늘도 좋은 꿈 꿀게요 고마워요! 사실 말 더 하고 싶은데 눈이 가물가물해서 .. 그치만 오늘은 꼭 답장 해주고 싶어서 요정도라도 남기규 갈게요 ㅠㅠ

답레는 정말 정말 신경쓰지 말고 여유롭고 편할 때 주세요 안뇽.. 도 봐요 좋은 꿈 꾸길 바라요! ♥

282 서 윤 - 추연 ◆3yPNMD/6aY (iIR7kxulOo)

2020-08-11 (FIRE!) 00:49:04

이제 와 돌이켜보면 이상하리만치 다정한 세계에 둘러싸여 있었다. 윤을 지나쳐 간 대부분의 것은 온화하게 흘러갔고, 종종 생기는 변수마저 신변에 위협이 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강요받는 일도, 위험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나날들. 운이 좋았다. 흐릿하게 지니고 있던 생각은 점점 선명해졌다. 그러나 이 순간 그보다 더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은 따로 있었다. 요행은 여기까지라는 것. 더는 그 안온한 곳에 가만히 앉아 지나가는 걸 흘려보낼 수만은 없었다. 가만히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추연을 잃게 될까 겁이 났다.
…아니, 그를 잃는 건 내가 아니지. 그가 나를 놓는다면 모를까. 제 이기심에 신물이 났다. 그럼에도 두려움은 짙어져 윤을 손 뻗게 했다. 윤이 추연의 소매 끝을 붙잡았다. 손끝이 하얘질 정도로 꼭 붙잡은 채, 윤이 입을 열었다. 차마 뒤돌아 희원을 마주 보진 못했다.


“…희원, 우리 다음에 이야기해요. 내가 서신을 보낼게요.”


“그리 하시지요. 기다리겠습니다.” 희원에 말끝에 묻어난 다정함에, 보지 않아도 그려지는 표정에 입술을 꾹 물었다. …요행은 여기까지다. 멀어지는 발소리를 들으며 윤이 되뇌었다. 더는 모르는 채로 있어서도 안 되고, 갈피를 못 잡고 헤매어도 안 된다. 하지만 불안했다. 두려웠다. 왜 당신은 아무것도 묻지 않는가. 당신에게 나는 그저 수없이 긴 세월 속에 잠시 스치는 작은 꽃 같은 것일 뿐인가. 철이 지나면 시들 듯, 짧은 생애가 지나면 그저 져버리고 마는. 희원의 발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을 무렵,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린 윤이 말했다.


“가지 말아요. 옆에 있겠다고 약속해 주세요.”


그래도 좋아요.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그저 빈말뿐이라고 해도 당신이 약속해 준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거예요. 내가 다친대도 좋아요. 사랑에 눈멀고 귀 먼 계집애의 철없는 행동이라고 비난받아도 상관없어요. 당신을 곁에 두고 싶어요. 당신에겐 아주 짧은 순간이라 금세 잊힌대도, 그 잠시만이라도 내 것이었으면 해요.

……이런 나를 용서하세요.

283 ◆3yPNMD/6aY (iIR7kxulOo)

2020-08-11 (FIRE!) 01:08:01

안녕! 더 일찍 오고 싶었는데 내 느림에 졌어요 ㅠ.ㅜ 힝 분하다...! 답레는 짤막하게 끊어서 여러 차례 써서 그런지 이어진다기보단 약간 따로 노는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특기인 물 없이 밤고구마 먹기와 연하라면 응당 해야 한다는(?) 과거 질투를 하고 있는 모습이랍니다!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D

요즘은 비가 계속 오고 있어요. 한 번 쏟아질 때 무시무시하게 와서 이 정도면 끝나겠지! 생각하는데, 그 무시무시한 양이 시간차를 두고 계속 오더라구요. 매번 놀라고 있고, 또 여기저기 피해가 큰 것 같아서 걱정이 늘어가는 나날이에요 ㅠ.ㅠ 조만간 태풍도 온다는데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네요 흑흑

전시회 보러다니고 예쁜 카페 골라서 다니는 둘 생각하니까 귀여워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예쁜 카페들 들어가기 힘든 경우도 많던데 둘이 줄도 설까요? 날이 더워서 서로 부채질해주고 선풍기도 대주고... 괜히 손으로 그림자도 만들어주고 하는 모습 상상하니까 현실적인데 귀엽네요 ㅠ.ㅜ
동화책 읽어줬으면 아마 하루종일 그것만 읽어달라고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아니, 세상에! 이렇게 재밌는 걸 두고! 하는 소소한 배신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어요... 유교공주님 ㅋㅋㅋㅋㅋㅋㅋ 간단한데 윤을 잘 설명하는 말인 것 같아서 조금 웃었어요. 요즘은 씩씩한 유교공주님으로 자라기 위해서 노력중이랍니다! 추연을 사랑하게 되면서 흔들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 글자씩 적고 있는데, 표현이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윤이 아끼는 옷이나 신발... 예전에 환에게 받은 꽃신을 아낄 것 같아요! 이제 사이즈가 안 맞아서 사실 보내줘야 하는 물건인데 여즉 보관하고 가만히 보는 걸 소소한 낙으로 삼을 것 같네요 ㅋㅋㅋㅋ 가장 최근에는 추연이 준 머리끈... 다른 단어가 있을 것 같은데 왜 생각이 안 날까요 ㅠ.ㅡ ㅋㅋㅋㅋㅋ 아무튼, 그걸 제일 사랑하고 있을 것 같구요!
유교공주님답게(?) 잠은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닐 거예요.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이상은 제 시간에 자고 일어나야 하는 시간에 잘 일어나는 편이 아닐까 싶네요. 외모는... 만족하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리카락이랑 눈동자색을 가장 좋아할 것 같아요.

너무 길게 답변에서 민망하다... 근데 저도 궁금한 게 엄청 많아서 더 쓰는 걸 멈출 수가 없어요... 저도 추연이 자기 외모에 만족하는지 궁금하구요 ㅋㅋㅋㅋ 지닌 물건 중에 가장 아끼고 의미를 두고 있는 게 뭔지 알고 싶어요! 잠은... 뭔가 추연에게는 의미가 없을 것 같구 ㅠ.ㅡ 힝 그래도 아프지 말았으면 하구... 이게 아니라 만일 추연이 황자로 태어났다면 어떤 모습이었을지도 궁금해요! 아, 마지막으로 취미가 독서라고 했는데 무슨 책을 가장 좋아하는지두요!

저번에 분명히 이른 시간에 오겠다고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이 시간이네요 ㅋㅋㅋㅋㅋㅋ 생활패턴 바꾸는 일이 영 쉽지만은 않아요... 추연주는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요! 비록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장마가 한창이지만, 올 여름도 즐거운 추억 많이많이 만들기를 기원할게요. 그럼 조만간 또 만나요. 안녕! u.u

284 추연 - 서 윤 ◆GyZknqLERw (x6VHR7VAWw)

2020-08-15 (파란날) 23:48:52

윤의 손이 다시 제 소매를 붙잡아 왔다. 추연이 조금 쓸쓸한 눈으로 윤의 손을 내려다 봤다. 이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다시 멋대로 기대하고 마는 심장이 저를 아프게 했다. 희원은 제게 예를 표하고 물러났고, 윤은 그가 떠날 때 까지 끝내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 추연도 별다른 말 없이 가만히 윤의 손을 응시했다. 괜히 말을 잘못해 이 손마저 잃을까 두려웠던 탓이다. 이 희고 여린 손, 제 옷자락을 겨우 붙잡은 이 손이 금방이라도 다시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다.
곧 저를 바라보며 제게 건네진 윤의 말에 추연은 말문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오른쪽 눈썹이 조금 놀란 듯 치켜 올라갔다. 비록 윤이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말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라도 저를 원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었다. 그래, 이 정도로도 괜찮았다. 다른 이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라도 저를 원해준다면……. 윤이 아직까지는 저를 원한다는 사실에 기꺼워하고 끝이 연장된 것에 그저 웃으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이 기분은 뭔지. 뱃속깊은 곳이 까맣게 타서 뒤틀리는 것 같았다.

윤, 내가 널 두고 어딜 갈 수 있겠어.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먼 어제에도, 내일도, 그리고 네 죽음의 이후에도 나는 계속 네 곁에 있을 거야. 추연이 대답 없이 제 소매 끝을 쥔 윤의 손을 양 손으로 감쌌다. “손이 차가워, 윤.” 작게 중얼거린 추연이 몸을 조금 굽혀 윤의 손을 당겨 제 뺨에 댔다. 손바닥에 가볍게 입을 맞춘 추연이 윤과 눈을 마주했다. 약속이라면 백 개든, 천 개든 해줄 수 있었다. 금은보화든, 세상 자연만물이든, 권력이든, 그게 네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 들어줄 수 있었다.
그러나 너는 이미 네가 가진 것을 바라는구나.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너는 너무 어렵고, 늘 내 예상을 벗어나. 추연은 문득 윤과 나눈 지난날의 약속을 떠올렸다. 다음번에도 나를 찾아주겠다던, 다정한 나의……. 조금 지친 듯한 얼굴로 서 있던 추연이 한결 가벼워진 얼굴로 웃었다. 이번 생은 그 말 하나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네가 그걸 원한다면.”

그때의 윤과 비슷한 답을 한 추연이 속내를 감추며 장난스러운 얼굴로 빙긋이 웃었다. 설령 네가 그걸 원하지 않는다 해도 나는 네 곁을 떠나지 않을 거야. 이번 생의 네가 나를 떠나도 주인을 따르는 개 마냥 네 주변을 기웃거릴 테지. 추연이 오른손으로 윤의 뺨을 부드럽게 쥐었다. 엄지가 윤의 눈 아래에 작게 박힌 점을 문질렀다. 다정한 손길이었다. 눈가에 점이 있으면 눈물 많은 삶을 살게 된다 하지. 그게 미신임을 앎에도 나는 네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만히 윤의 얼굴을 매만지던 추연은 몇 번이고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 자신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다. 추연이 조금 충동적으로 말을 뱉었다.

“누군지 물어봐도 돼?”

곧 그의 얼굴에 후회의 기색이 어렸다.

285 ◆GyZknqLERw (TLoTvSe3Jc)

2020-08-16 (내일 월요일) 00:38:28

안녕, 윤주야! 분하다니 단어가 귀여워요 ㅋㅋㅋ 김추연 선수 오해와 함께 쌍방 고구마 먹기..! 낮은 자존감으로 공주님 말 잘못 받아들이기 시전..! 으앙 윤주 말이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 연상이라면 응당 해야 한다는 나보다 너에게 더 어울리는 좋은 사람 어쩌구..를 완벽히 하기엔 욕심이 많은 김추연.. 잘 나가다가 그만 새파랗게 어린 연하의 경쟁자(?)에게 추하게 질투를 하고 마는데.. 윤아.. 방금 그 남자.. 누구야..?

힝, 정말요..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비가 오려는지.. 이렇게 긴 장마는 정말 처음이에요. 저 있는 곳은 그래도 수목에는 비가 안 왔었어서 장마가 끝났나 싶었는데 다시 또.. 수해민들, 또 농사 짓는 분들이 정말 걱정이에요. 오늘은 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렸다고 하지요 ㅠㅠ 정말.. 난리도 아니네요.. 윤주는 잘 지내고 있나요?

ㅋㅋㅋㅋ 으앙 선풍기에 부채질이라니 너무 귀여운 거 아니에요? ㅠㅠㅠ 막 그늘 만들어주고 ㅋㅋㅋ 다른 거 먹으러 갔다가 둘 다 더위에 녹아서 시원한 아아 시키고 웃고.. 세상에, 귀여워요 아기 공주님.. 품에 끼고 하루 종일 동화책만 읽어주고 싶어 ㅠㅠㅠ 윤맘 입장에서는 성장하는 모습이 뿌듯하면서도 마음 아파요.. ㅠㅠㅠ 평생 아픔 슬픔 같은 건 모르고 살았으면 좋겠는데.. 아이고 추연 이넘아..!!!
헉, 세상에 작은 꽃신이라니 귀여워요.. 머리끈도.. ㅠㅠ 더 예쁜 거 줄 걸 그랬어요.. 공주님이 약간 다람쥐 타입이신가요? 보물 꽁꽁 숨겨두고 아껴보기! ㅋㅋㅋㅋ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난다니.. 이게 뭐라고.. 귀엽지.. 추연이 겨울에 잠이 조금 많아지면 공주님은 심심하겠어요.. 외모 만족하는 것도 귀여워 ㅋㅋㅋㅋ 다정한 색이라서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 제가 팬클럽 회장입니다..!
공주님은 음.. 향수라면 어떤 향을 좋아하실까요? 역시 꽃을 좋아하니까 플로랄? 어쩌면 좀 우디한 쪽..? 혹시 특별히 좋아하는 동물이 있을까요? 어릴때는 꿈.. 뭔가 커서 이런 사람이 되고싶다 하는 게 있었을까요? ㅋㅋㅋㅋ (자제하고 조금씩만 물어보는 중..)

추연도 외모에.. 만족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 일단 예쁜 거 좋아하니까.. 그리고 예쁜 얼굴이 공주님한테 호감 얻기에 좋으니까.. 갈라지는 입술이나.. 산발한 머리 같은 것도 윤을 만나며 조금씩 관리하기 시작하지 않을까 싶네요.. ㅋㅋㅋㅋ
손에 끼고 있는 금 간 옥가락지에 가장 의미를 두고 있고.. 추연도 윤이 준 국화가 수놓인 비단끈 애지중지 아끼고 있어요 ㅋㅋㅋ 과거의 윤들이 준 거 따로 모아놓고 있기도 하고.. 정말 질척질척한 녀석..
헉.. 황자로 태어났다면.. 뭔가 자유분방한 편이었을 것 같아요 ㅋㅋㅋ 첫째였다면 좀 나라에 분란 일으킬 것 같고.. 방탕하게 살아도 되는 둘째나 셋째 정도가 어울릴 것 같네요.. 그렇다고 막.. 멍청하지는 않지만.. 형을 좋아해서 서열 정리를 위해 대충 사는 느낌..? 정도일 것 같아요 ㅋㅋㅋㅋ 헐, 정말 우리 역할이 바뀌었으면 어땠을까요. 저번에 나중에 이렇게도 돌려 보자, 이야기 했었..나..? 히히.. 공주님이 기린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저도 궁금해요 ㅋㅋㅋ
책은 정말 아무거나 많이 읽어 왔지만.. 의외로 이야기책을 좋아할 것 같아요. 인간사에는 거의 환멸을 느끼니까? 아무래도 상상력과 권선징악으로 가득 찬 이야기들을 가장 좋아할 것 같네요. 연애소설도 좋아할 것 같아요 ㅋㅋㅋ 그게 환상임을 알면서도..

세상에 뭐 이렇게 말이 많았담 ㅋㅋㅋㅋ 다음부터는 자제할게요..ㅎ 히히 역시 학교나 회사 다니기만큼 생활패턴 강제로 바꾸기 좋은 게 없어요.. 저도 요새 새벽 5시에 자고 오후 2시쯤 일어나고 있답니다 ㅎ 부디 생활패턴을 되찾아 포근한 잠 자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달려온 만큼 위안이 되는 8월이 되길 바라요. 코로나 조심하구요.. 또 장마철 비랑 감기도 조심하구요.. 아, 답레는 느긋하게 여유 날 때 주세요! 또 봐요, 안녕!

286 ◆GyZknqLERw (.s4/KAe5wQ)

2020-08-23 (내일 월요일) 17:46:56

안녕, 윤주야! 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개강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슬프지만요.. 저는 다시 개강맞이 운동을 시작해볼까 해요.. 밖에서 러닝 할 수 있게 날씨야 좋아라..!
히히 어느덧 장마는 가고 날이 다시 쨍쨍해졌네요. 하늘은 파랗고, 녹음과 햇볕과 매미소리가 세상 가득.. 정말 여름 같아요 ㅋㅋㅋㅋ 조만간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긴 하지만요 ㅠㅠ 모쪼록 피해 없길..

요새 코로나 때문에 더 난리도 아니지요.. 언제쯤 마스크 없이 나갈 수 있을까요?ㅠㅠ 빨리 치료제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는 위험지역(??)에 살고 있어서 집 밖에 안 나간지 제법 되었답니다. 사실 방콕하면서 누워있기 말고 아무것도 안해서 ㅋㅋㅋㅋ 뭔가 조잘조잘 할 일상 같은 게 없네요 ㅠㅠㅠ 요새는 복숭아를 많이 먹고 있다는 것 정도..! 히히
안부는 이 정도로 전하고 갈게요. 윤주도 평온하고 건강한 일상 보내고 있길 바라요! 코로나 조심하구.. 답레는 부담 갖지 말고 느긋하게 주세요. 또 봐요! ♥

287 서 윤 - 추연 (2rD6n.S3t2)

2020-08-24 (모두 수고..) 00:06:06

연, 나는 가끔 당신의 다정함이 아프게 느껴져요. 따뜻한 목소리와 눈빛에 데이고, 조심스러운 손길에 베이는 것 같아요. 내가 내 눈엔 못 미더워 자꾸만 이런 못난 생각을 하게 돼요. 나는 시간이 흐르면 시들 테지만, 당신은 언제까지고 싱그럽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빛이 날 거라 생각하면… 두려워요. 그때도 당신은 나를 이런 눈으로 보아줄까요? 내가 떠날 때를 제대로 알고 돌아설 줄 아는 사람일 수 있을까요? 볼품없는 모습으로 당신 주변을 맴돌며 괴롭게 할까 겁이 나요. 윤은 이 모든 말들을 혀 아래에 감춰둔 채, 추연의 손길에 눈을 감고 따라오는 입맞춤엔 입가를 끌어올렸다.


“약속 지켜야 해요.”


윤이 비밀스러운 말을 전달하듯 속삭이며 추연을 따라 장난스레 웃었다. 속에서부터 고요히 싹 터 가는 불안에는 눈길도 주지 않으려 애썼다. 그것이 혼자 천천히 말라가길 간절히 바라면서.

추연의 손길에 가만히 저를 맡기고 서 있던 윤은 갑작스레 들려온 질문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눈썹은 옅게 일그러졌고, 입술은 작게 달싹이기 시작했으나 쉽게 말이 나오진 않았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까. 당신은 나를 어디까지 받아줄 수 있을 것인가. …실은 추연이 아무렇지도 않을까 두려웠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듯 그저 넘기고 마는 그를 상상하면 누군가 마음을 저미는 것 같았다.


“희원은 오래 전에 정해진 정혼자예요. 두려워 계속 혼인을 미루던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기다려준 좋은 사람이기도 해요.”


윤이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숨을 골랐다. 제 뺨 위로 올라온 추연의 손 위로 제 손을 겹쳤다. 추연의 눈을 바라보는 시선엔 아주 엷은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하지만 연, 나는 그와 혼인하지 않을 거예요. 그 누구와도요. 오늘도 그 이야기를 전하려 만난 거예요.”


처음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았어요. 그런데 스스로 만들어낸 불안만이 나를 좀 먹을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군요. 이 약속은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니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전혀 두렵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요. …그래도 이게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야 겨우 맞는 길을 골라 한 걸음 내디딘 것 같아요.


“무얼 바라고 한 일은 아닌데… 연이 안아주면 조금, 아니, 많이 기쁠 것 같아요.”


천천히 추연의 손에서 벗어나 한 걸음 물러난 윤이 제 양팔을 벌리곤 웃었다.

288 ◆3yPNMD/6aY (2rD6n.S3t2)

2020-08-24 (모두 수고..) 00:32:29

반가운 추연주가 왔다가 갔네요! 조금만 더 일찍 올 걸! 앗 조금이 아닌가... ㅠ.ㅡ 이번 답레에는 연하라면 응당 해야 한다는 씩씩한 직진을 넣어보았는데 티가 나는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ㅋ 연상이라면 해야 한다는 나보다 더 좋은 사람 어쩌구... 하면 윤은 슬퍼할지도 몰라요! 가끔은 자연 그대로인 추연이 훨씬 더 순수해보여서 이 속이 시꺼먼(?) 윤을 추연에게 맡겨도 괜찮은 걸까 하는 고민을 하곤 한답니다 ㅋㅋㅋㅋㅋ

장마가 끝나더니 갑자기 폭염이 와서 끙끙대다 와, 이제 적응했다! 했더니 이제는 태풍이 오고 있네요. 이번 태풍은 비보다는 바람이 강할 거라고 전해들은 것 같은데, 부디 큰 피해 없길 바라고 있어요 ㅠ.ㅠ...
코로나도 급격하게 사태가 안 좋아져서 웬만하면 외출은 삼가고 있고, 불가피하게 나갈 때는 마스크에 손소독에 굉장한 무장을 한 채로 외출하고 있답니다. 이런 병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과 영향을 주고받을 수도 있어서 더 무서운 것 같아요... 하루 빨리 이 사태가 종식되었으면 좋겠네요. 2020년 다사다난해도 너무 다사다난하다...!

추연주 얘기 듣고보니까 윤이 다람쥐과가 맞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다행히 물건 보관한 곳을 잊지는 않아서 꺼내보는 데에는 지장이 없지만요. 그리고 추연도 약간의 다람쥐 낌새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둘 다 소중하다 생각하는 건 간직하는 타입이라 나중에 추억거리로 꺼내볼 게 많겠네요 ㅋㅋㅋㅋㅋ
겨울이 돼서 추연이 잠이 많아지면 잠깐은 심심해하다가 나중에는 그 모습 구경하는 걸 취미 삼아 즐거움을 찾지 않을까요? 앗 이렇게 쓰니까 너무 음흉해 보인다... ㅠ.ㅠ ㅋㅋㅋㅋㅋㅋ 윤이 생각하기에는 추연은 영생을 살고 여라모로 자기랑은 많이 다르게 여겨져서 사랑하는 연인인 동시에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라 보통 사람들처럼 잠자는 모습보면 신기해할 것 같네요. 길게 쓰니까 더 수상해......!!!
윤은 아무래도 꽃향기가 아닐까요? 부케향일 것 같은데... 딱 한 종류라면 워터릴리일 것 같아요! 추연이 향수라면 무슨 향인가요? 재밌는 질문이라 덩달아 궁금해졌어요 ㅋㅋㅋㅋㅋ 정말정말 어렸을 때에는 글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하다가 나이를 좀 먹으면서 현실과 타협했을 타입... 추연을 만나기 전에는 조금만 더 미루다 혼인해서 좋은 가정 꾸리고 사고치지 않고 사는 게 꿈이었겠네요.

추연은 그럴 것 같았어요 ㅋㅋㅋㅋㅋ 왜냐하면... 추연이 자기 외모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아름다움은 없는 거니까요! 팬클럽 회장 여기도 있습니다 ㅠ.ㅜ 추연님 사랑합니다...!!! 머리도 빗고 관리하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네요... 세상에 너무 황송해요......
형을 좋아해서 서열정리를 위해 막 사는 황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귀엽다고 해도 되나요? 이미 엄청 말했지만 또 말하고 싶어요! 하게 해주세요 ㅠ.ㅡ... 뭔가 잘 어울리고 진짜 귀엽다... 형도 엄청 예뻐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 기린인 윤은 왠지 오만 군데에 애정을 다 퍼주는 편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적정온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공평하게 다 잘해주는 느낌... 근데 귀여운 황자님에게는 그러지 못하겠죠...... 세상 모든 거 다 이겨도 귀여운 건 절대 못 이긴다고 했어요 ㅠ.ㅠ! 심지어 귀여운데 미인이야!
책 취향은 잘 기억해뒀다가 언젠가 윤이 읽어주는 것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겨울에 찬바람 쌩쌩 불고 흐려서 눈이 오기 직전인 날, 조곤조곤 책 읽어주고 추연은 그거 듣다가 자는 평화로운 일상이 그려져요 ^///^ 이미 엄청 길게 쓴 것 같아서 날아감 방지용으로 먼저 하나 올려둘게요... 어떻게 해 오늘도 너무 길다........

289 ◆3yPNMD/6aY (2rD6n.S3t2)

2020-08-24 (모두 수고..) 00:39:30

늘 낮에 오고 싶은데 일찍 와도 어째 완전히 밤이 된 시간이네요. 지금은 풀벌레 우는 소리만 조금씩 들리는 평화로운 밤이에요. 날도 선선해서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이 창문만 열고 자도 좋을 것 같은 날이네요!
복숭아 많이 먹었다는 귀여운 안부 전해줘서 고마워요 ㅋㅋㅋㅋㅋㅋ 최근은 아니고 조금 전인데, 과일가게 앞을 지나가면서 맡은 복숭아 향기가 엄청 향기로워서 꼭 사먹어야지 했는데 오늘 한 번 더 다짐하게 됐어요. 나도 꼭 맛있는 복숭아 먹어야지...!

사실 저도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어서 새롭게 전할 일상이 없네요 ㅋㅋㅋ큐ㅠㅠㅠㅠㅠ 아, 요즘 차 냉침해서 밀크티 먹는 재미에 빠졌는데 홍차 속 카페인 덕분에 밤까지 쌩쌩함을 자랑하고 있답니다... 커피는 피하면서 왜 차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늘 간과하게 되는 걸까요 ^.ㅠ

코로나에, 태풍에 어째 혼란한 시기가 생각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일상 속에서 크고 작은 기쁨들 놓치지 말고 잘 지내봐요! 또 늘 건강 조심하구요 ㅠㅠㅠㅠㅠㅠ... 나는 또 종종 들러 안부 전할게요.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마지막으로, 꿈꾸지 말고 푹 자고 있길 바랄게요!

290 ◆GyZknqLERw (j.F2tKIbVk)

2020-08-30 (내일 월요일) 20:38:21

안녕, 윤주야! 흑흑 답레 빨리 주고싶었는데 집 정리하구.. 짐싸고.. 학교 내려오구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생각보다 늦어져서.. 안부 먼저 짧게 전하고 갈게요 ㅠㅠ 며칠 안에 답레랑 다시 올게요! 늘 건강 조심하구요 밥 잘 챙겨먹어요! 8월 마무리도 잘 하길 바라요 안뇽 ❤️

291 ◆3yPNMD/6aY (5cEXZTXIeU)

2020-09-07 (모두 수고..) 00:12:12

나도 잠깐 들렀다가 갈게요! 9월이니까 한참 개강시즌이고 이래저래 준비할 게 많아서 바쁘겠어요 ㅠ.ㅜ... 9월 되면서 부쩍 날이 서늘해졌는데, 감기 조심하구요! 또 지금 올라오는 태풍 세력이 많이 강한 것 같더라구요... 피해 없이 안전하게 잘 지나보내길 바랄게요.
그럼 오늘도 좋은 꿈 꾸고 푹 쉬길 바라요. 답레는 바쁜 일 정리된 뒤에 천천히 주세요. 안뇽!

292 추연 - 서 윤 ◆GyZknqLERw (/5gP6zyBjk)

2020-09-17 (거의 끝나감) 03:08:16

제가 말을 뱉어 놓고도 윤의 표정을 보기가 두려웠다. 한 점의 기껍지 않은 감정이라도 읽어버리게 될까봐. 감히 너를 욕심 낸 내가 그 죄로인해 또 다시 너를 잃는 벌을 받게 될까봐. 윤은 조금 놀란 것 같기도 했고, 곤란해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이미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음에 스스로의 경솔함을 후회하던 차 윤의 입이 열렸다.
정혼자라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깊고 중요한 관계였구나. 어느 정도 예상은 했음에도,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임을 앎에도 마음이 짓이겨졌다. 가슴 깊은 곳이 가닥가닥 갈라지는 것처럼 괴로웠다. 윤의 입에서 나오는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가 싫었다. 추연이 애써 감정을 감추고 윤의 눈을 바라보았다. 다문 입술에 힘이 들어가는 건 차마 감추지 못한 채였다.
그런 저를 위로하듯 제 손등 위로 윤의 손이 겹쳐졌다. 다정하고 보드라운 손길이었다. 그 손길 하나에 조금은 원망스럽던 마음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래. 정혼자가 좋은 사람이라니 다행인 일이지. 나보다는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리라, 그리 생각하자. 그럼에도 추연의 입은 적당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윤의 말이 이어졌다.
툭 떨어져 윤의 입꼬리에 걸려 있던 시선이 다시 윤의 눈을 향했다. 이해하지 못한 듯 두어차례 멍하게 깜빡이던 추연의 눈에 순간 파문이 일었다. 윤……, 추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목소리가 아니라 제 몸이 덜덜 떨리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한 채였다. 그래, 사실은 두려웠다. 윤이 당장이라도 이 달콤한 꿈의 끝을 선언할까 봐.
그렇기에 무엇보다 앞선 것은 지독한 안도의 감정이었다.

추연이 윤에게로 성큼 다가서 윤을 껴안았다. 윤, 너는 너무나도 용감해. 이렇게 작고, 여리고, 어림에도……. 팔에 단단히 힘을 주고 한참이나 어리광을 부리듯 윤의 목덜미에 파묻은 뺨을 부비고 입술을 묻었다. 심장의 두근거림과 몸의 떨림이 조금 가라앉을 즈음이 돼서야 추연이 고개를 들었다. 코가 닿을 것처럼 가까운 거리에서 그녀와 눈을 마주했다.
추연의 눈동자 안에서 기쁨과 염려가 혼란스럽게 한 데 뒤엉켰다. 안도가 가라앉으니 윤의 입장에까지 생각이 미친 터였다. 머뭇거리던 추연이 자신 없는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그걸로 네게 피해가 가면? 그런 건 싫어…….”

293 ◆GyZknqLERw (AyAzeuRob2)

2020-09-19 (파란날) 00:31:42

안녕, 윤주야! 답레 올리고 안부 남기다가 잠들어서 ㅋㅋㅋㅠㅠㅠ 이제야 이어서 써봐요.. 힝 너무 오랜만이죠.. 올 떄마다 사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ㅠㅠㅠ 그리고 늘 말하는 거지만 정말정말 고마워요. 이젠 좀 적응이 된 것 같고 곧 추석이니까..! 다음 답레 적을 때는 좀 더 부지런히 힘낼게요!
직진에 뚝딱 무너진 연상.. 헤어나올 수 없는 연하의 매력 앞에 그만 무릎을 꿇고 말았읍니다.. 아아 공주님 매력의 한계는 대체 어디까지인가..
그동안 날이 정말 많이 선선해졌어요. 이제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칼칼하고, 밤에는 겉옷이 없으면 조금 쌀쌀하더라구요. 마스크를 쓰기에는 조금 편해졌지만.. 코로나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네요. 그래도 일상을 완전히 잃지 않았음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늘 따뜻한 겉옷 챙겨 다니구, 코로나도 조심하구요..

으앙 다람쥐 커플이네요 ㅋㅋㅋㅋ 엄청 귀여워.. 둘이 같이 살면 방 하나에는 커다란 수납장을 둬야 할지도 몰라요. 행복해.. 헉, 예쁘게 꽃처럼 치장하고 잠들어라 김추연..! 잠자는 숲속 공주님처럼.. ㅋㅋㅋㅋㅋ 일어나면 미안해 할 것 같고.. 깨어있을 때 좀 더 시간 많이 보내고 싶어서 떨어지기 싫어할 것 같아요.
부케향이라니 너무 좋아요.. 플로럴 향 좋아하는데 ㅠㅠㅠㅠ 워터릴리 ㅠㅠㅠㅠ 최고예요.. 침착하고 청초한(?) 뭐라하지 요새 어휘력과 문장구사력이 떨어져서 ㅠㅠ 암튼 제 생각 속 공주님이랑 너무 잘 어울려요.. 향기를 떠올리며 답레 적었어요 ㅋㅋㅋㅋ 추연은 처음 맡았을 때는 머스크나.. 좀 우디한 쪽일 것 같아요! 잔향은 의외로 바닐라? 윤에게만은 말랑말랑해지는 마음..

아앗 ㅠㅠㅠ 마음 아파요..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 근데 윤이 글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했다니 너무 잘 어울려요 ㅋㅋㅋㅋ 현대였으면.. 문창과를 갔을까요? 도서관이나 서점에도 자주 갔겠죠? ㅠㅠㅠ 흑 사랑 때문에 꿈을 포기하다니.. 정말 드라마같고.. 답레에도 적었지만 공주님은 참 다정하고, 곧고, 또 너무 용감해서 ㅇㅕ러 번 놀라고 감탄하면서 저도 용기를 얻곤 해요.
악, 윤주 말이 너무 웃겨서 활짝 웃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성공한 덕후는 행복해요.. 헉, 모두에게 다정한 기린님이라니 추연이 질투할 거예요..! 나만 예뻐해 달라고 투정 부리는 연하가 될 게 분명해.. 귀여운 애 취급 하면.. 이게 잘 먹히나 싶어 얄랑얄랑 귀엽게 잘 예쁨 받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으앙 ㅠㅠ 어떡해 너무 좋아요.. 평화롭고 행복해.. 김추연 너란놈은 정말.. 행운아.. 따뜻한 호롱불 하나 켜놓고.. 폭신한 베개에 기대서 포근하게 이불 덮고.. 귤 까먹여 주고...... 아아....... (심장이 멎어 사망)
앗 그리구 이 기세를 몰아.. 궁금 보따리에서 또 몇 개 가져왔어요 주섬주섬.. ㅋㅋㅋㅋㅋ 공주님은 어떤 날씨를 좋아하나요? 바다를 보러 간 적이 있을까요? 성악설과 성선설 중 어느 쪽을 더 믿고 있을까요?

흑 윤주의 귀여운 다짐.. 여름 복숭아는 먹어 보았나요? 벌써 가을이라니.. 믿기지 않아요. 세상에, 밀크티 냉침이라니 작은 아씨들 같은 취미네요! 따땃하게 우려서 후다닥 만들어 먹는 거랑 맛이 많이 다른가요? 궁금해요! ㅋㅋㅋㅋ 맞아요, 차에도 카페인이 제법 들어 있다지요 ㅋㅋㅋㅋㅋㅋ 그치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커피=카페인 인것을.. 이름도 커피에서 나온 건데..! ㅋㅋㅋㅋ
저는 몇 주 전부터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어요. 초반에는 정말.. 수업 듣고 운동 하고 나면 골골대며 기절하기의 연속이었는데 이제는 조금 체력이 나아진 게 느껴져서 좋아요. 열심ㅎㅣ 보수해서.. 건강히 오래 쓰려구요.. ㅋㅋㅋㅋㅋ 밥도 잘 챙겨 먹고 있으니 혹시라도 제 걱정은 마셔요! 히히..

요새는 밖에 놀러 다니지 못하는 게 참 아쉬울 정도로 날씨가 좋지요. 환절기인데 알레르기는 괜찮을까요? 부디 건강하고 무탈하면서도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고 있길 바라요.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항상 다정한 말 해줘서 고마워요. 이 곳에서 힘과 온기를 얻어 가요. 늘 말하는 거지만 말할 때마다 진심이에요!
또 안부 전하러 올게요. 오늘은 카페인 공격 없이 잘 자고 있길 바라요. 또 봐요, 안녕!

294 ◆3yPNMD/6aY (p6xIfn7Xjk)

2020-09-28 (모두 수고..) 21:33:08

한 일주일 정도면 올릴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내가 나를 너무 과대평가했네요... 잠깐 들러 안부만 남기고 가요 ^.ㅠ 곧 답레랑 같이 올게요. 추연주도 오늘 푹 자길 바라구 조만간 다시 만나요! u.u*

295 서 윤 - 추연 ◆3yPNMD/6aY (vWKQ9ERO32)

2020-09-29 (FIRE!) 21:35:17

윤은 추연이 떨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모습이라 놀라고 말았지만, 그보다는 애틋한 마음이 컸다. 성큼 다가와 안기는 추연을 꼭 끌어안은 채 그의 등을 쓸었다. 깨끗한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떤 불안이나 슬픔도 없이, 고요한 사랑만으로 칠해진 깨끗한 얼굴을. 깨끗함은 남은 것이 없는 것이다. 모든 것을 잘 정리 정돈하여 그 밑바닥까지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윤은 제 가장 아래에 잔잔한 따스함만이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걸 안다. 따라서 보일 수 있는 것은 어설픈 웃음밖에 없다. 위로는 되지 못하더라도 그 모습이 너무 엉망이지만은 않길 바랐다.


“나 연과 한 약속을 꼭 지키고 싶어요. 다음에 또 찾아주기로 했던 약속이요.”


윤이 가만히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추연의 눈동자는 꼭 밤하늘에 뜬 달 같아서, 그의 눈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입 밖으로 새어 나온 말이 이루어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타의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윤은 몇 번이고 술래를 자청할 마음이 있었다. 그가 더는 자신을 찾길 바라지 않을 때까지,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윤은 계속해서 추연을 찾아낼 생각이었다. 자그맣게 어깨를 두드리는 제 손길에 그가 반갑게 웃어준다면 좋겠다.


“그리하려면 곁에 있어야지요. 잠시야 떨어지게 되더라도 영영 멀어지면 안 되잖아요.”


윤이 발끝을 들며 팔을 뻗었다. 그대로 추연의 목덜미를 끌어안고선, 아까 전 그가 그리 했듯 뺨을 부볐다. 짧게 입을 맞추곤 다시 고개를 기댄 윤이 작게 속살댔다.


“…그러니까 괜찮아요.”


괜찮다는 말은 추연에게 하는 말임과 동시에,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윤은 온화한 햇볕 아래서 잘 가꾸어진 세계에 조금씩, 그러나 멈추지 않고 가까이 오는 먹구름을 발견했다. 예전이었다면 빗방울이 닿지 않을 곳을 찾아 숨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흠뻑 젖는다고 해도 좋을 것 같았다. 비가 그치고 다시 해가 들기 시작하는 때 꽃잎과 이파리에 맺힌 물방울을 보는 일, 또 멀리에 뜬 무지개를 보는 일은 분명히 좋을 것이다. 살포시 눈을 감은 윤이 입가에 엷은 웃음을 물었다.

296 ◆3yPNMD/6aY (vWKQ9ERO32)

2020-09-29 (FIRE!) 22:10:45

끝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참 많이 하느라 늦어져서 며칠 더 걸릴 줄 알았는데, 바로 다음 날 가져오게 되니까 뿌듯하면서 좀 민망해요... ㅋㅋㅋㅋㅋ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추워서 겉옷 없이 버티기 어렵죠. 수많은 반팔과 긴팔들을 넣었다가 뺐다가 해야 하는 혼란스러운 시기네요. 이러다 성큼 겨울이 오는 건 아닐까 싶어요 ㅋㅋ큐ㅠㅠㅠ 감기 조심하구 건강하게! 즐겁게! 지금의 좋은 날씨 맘껏 누려요, 우리.

헉 다람쥐 커플이라니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 수납장생기면 윤은 정리하는 데 하루종일 쓰면서 막상 한 개도 못 버릴 것 같아요... 또 의외로 추연이랑 같이 살면 굳이 뭘 안 모을 것 같기도 하구요. 소중한 게 제일 옆에 있어서...? 미안해요...... ㅋㅋㅋㅋㅋ 앗 그건 윤이 엄청 좋아할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 추연 자는 거 구경하다가 옆에서 자기도 쪽잠자다가 깨어났는데 하루종일 붙어있어! 윤은 무슨 복일까요...
추연이랑 잘 어울리는 향인 것 같아요. 잔향은 바닐라라니... 이런 걸 반전매력이라고 하는 거죠 ㅠ.ㅡ 역시 많은 윤들중에 적어도 한 명은 나라를 구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현대였다면 국문과를 갔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 어디에서든 윤에게 자기 글을 쓰는 재주는 없을 것 같고, 또 본인도 금방 인정하고 읽는 데 재미 붙이지 않았을까... 도서관이랑 서점은 둘 다 좋아하구 자주 갔을 거예요! 근데 이상하게 현대 윤의 직업은 아나운서가 생각나네요. 책이랑 관련짓는다면 사서 정도가 아닐까 싶구 ㅋㅋㅋㅋ 앗, 그러고 보니 나도 궁금해요! 현대의 추연은 어떨지요. 저는 답레 받으면서 늘 추연이 생각보다 더 여리고 윤에게 큰 사랑(?)을 주는 것 같아서 더 소중하게 대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행복해야 해 ㅠ.ㅜ...
역시 황자님 추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치명적이네요... 너무 귀여워서 심장에 무리가 흑흑 ㅠ.ㅜ 윤은 정신차려보니 정말로 제일 예뻐하구 결국에는 사랑하게 됐을 것 같아요. 그 다음 생의 추연을 만나면 공평이고 뭐고 ㅋㅋㅋㅋ 속절없이 빠져서 제일 말랑하고 부드러운 면만 내보일 것 같네요.
이제 추연주의 궁금보따리를 기다리게 돼요 ㅋㅋㅋㅋ 윤이 좋아하는 날씨는 딱 요즘 같은 날씨예요. 햇볕은 아직 따뜻한데, 바람은 선선하고 공기가 살짝 건조한 날씨. 바다는 아직 본 적 없구요, 사실 백지설을 믿을 것 같은데 둘중에 고르자면... 이번엔 성선설을 더 믿도록 태어났을 것 같아요. 나도 추연이 좋아하는 날씨랑 바다를 본 적 있는지, 추연과 윤의 세계에 또 다른 신적인 존재가 있어서 알고 지내는 인간 아닌 친구가 있는지 궁금해요. 마지막으로 성선설과 성악설 질문도 할래요 u.u*

엇, 이거 보고 생각해보니까 나 복숭아 딱 한 번 먹었네요... 근데 그마저도 기대하던 말랑복숭아가 아니라 딱딱복숭아라 약간 슬펐어요. 내년 여름에는 복숭아 사냥꾼으로 살고 말겠어...! 밀크티 냉침은 우유에 그대로 티백을 넣는 거라 우유가 희석되는 느낌 없이 진해서 좋아요! ㅋㅋㅋㅋ 은근히 카페인 없는 차가 드물더라구요... 억울하다 억울해...
추연주의 꾸준한 운동을 응원해요! 가기 전에는 진짜 가기 싫고, 할 때는 이러다가 쓰러지겠다 싶은데 하고 나면 확실히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ㅋㅋㅋㅋ 같이 잘 보수해서... 튼튼하게 오래오래 써요 ^.ㅜ ㅋㅋㅋ 아이구 이 말 슬픈데 왜 이렇게 웃기지

내일부터 연휴 시작이죠! 안전하고 즐거운 명절 보내길 바라요. 또, 나도 늘 추연주의 다정함에 기운을 얻고 있답니다. 내가 더 많이많이 고마워요! 오늘도 좋은 꿈 꾸고,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또 올게요! :D

297 ◆GyZknqLERw (1DG5WZCZ42)

2020-10-12 (모두 수고..) 20:56:26

안녕, 윤주야! 너무 오랜만이죠. 맨날 올때마다 오랜만이야.. 추석 연휴랑 한글날 연휴는 잘 보냈나요? 저는 슬프게도 황금같은 추석 연휴에 아팠답니다..^^ㅠㅠ 열이 나서 정말정말 놀랐지만 그냥 감기몸살로 판명나서 요양했어요.
그래도 답레랑 같이 쨘 돌아오려고 안부도 미루고 미뤘는데 ㅠㅠ 속상해요... 진짜 조금만 더 쓰면 되는데.. ㅠㅠㅠㅠ 그새를 못 기다려 주고 시험기간이 되어 제 마음의 여유에 적자가 나버렸어요.. ㅠㅠㅠ 요번엔 아마 29-30일쯤 끝날 것 같아요.. 끝나자마자 올게요.. 이번에도 오래 기다리게 해서 진짜 진짜 미안해요.. ㅠㅠ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다고 하지요. 부디 계속 이렇게 차근차근 상황이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항상 건강 조심하고.. 요새 날씨가 참 좋던데, 짧은 가을 잘 즐겨야 해요! 트렌치 꺼내 입구요..! 날씨 눈치 보지 않고 겉옷 뽐내기 딱인 때인 것 같으니까요.
암튼.. 진짜 진짜 미안하고 또 고마워요. 높고 파란 하늘도, 나른한 가을 햇살도, 슬슬 물들기 시작한 나뭇잎도 놓치지 않길 바라면서.. 저는 이만 공부의 늪으로 사라질게요.. 또 봐요 ㅠㅠㅠ

298 ◆3yPNMD/6aY (ORGATm9IH2)

2020-10-28 (水) 22:51:28

헉, 연휴에 아팠다니 이렇게 슬픈 일이 있을 수가...... ㅠ.ㅠ 지금은 괜찮은 거죠? 날도 엄청 추워지구 독감도 유행인데다 여전히 코로나도 잠잠해질 기미가 없네요. 게다가 바쁜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답레는 걱정 말고 시험 잘 마친 다음에 주세요. 물론 푹 쉬고 오는 것도 잊지 말구요!

299 ◆3yPNMD/6aY (ORGATm9IH2)

2020-10-28 (水) 23:00:31

아직 덜 썼는데 맘대로 작성이 눌려버렸어요... 손가락아, 이러지 마...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다름이 아니라 나도 너무 늦게 확인해서 미안하다구 말하려구요 ㅠ.ㅜ 구구절절 변명 같은데 나도 한동안 몸이 안 좋아서 정신이 없었어요. 아직 회복하는 중이기도 하고, 일단은 연말에서 연초까지 준비하는 시험과 일이 있어서 이렇게 늦어지는 경우도 생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추연주도 부담 없이 공부하구 푹 쉬구 남는 시간에 즐거운 마음으로 와주세요. 저도 열심히 준비하다 지치면 여기 와서 쉴게요!
아직 시험이 안 끝났을 것 같은데 ㅠㅠㅠㅠㅠㅠㅠ 에구 피곤해서 어째요... 날씨도 춥고 독감도 유행이라니까 건강 조심하구, 시험에서도 바라는 결과 얻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좋은 꿈 꿔요! u.u

300 ◆GyZknqLERw (2VVTmem7iQ)

2020-11-25 (水) 21:45:01

안녕, 윤주야! 몸은 괜찮을까요? 아팠다니 마음이 안좋아요. 시국이 시국인 만큼 조금이라도 아프면 막 무섭고 그랬을텐데 지금은 다시 건강 잘 회복 했을까요? 준비 중인 시험과 일에서도 부디 행운과 노력한 이상의 결과를 얻길 바라요.
오랜만에 왔는데 또 나중에 오겠다는 소식이어서 미안해요..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바람에 학교가 우왕좌왕 교수님들도 이랬다 저랬다 시험 일정이 엉망진창이 돼서 매주 시험 보느라 정신 없고 그 와중에 간당간당한 과목도 있어서 너무 조급하고 맘의 여유가 없어요 진짜 진짜 미안해요..ㅠㅠ
저 정말 12월 말부터는 자유의 몸이니까 정말.. 이렇게 기다리게 하는 일 끝일 거예요. 이래놓고 또 약속 못지키면 어떡해.. 아냐 그럴 일 없게 잘 마무리하고 올게요 진짜 미안하고 항상 고마워요.. 들르지 못할 때도 늘 생각했어요
건강하고 행복하고.. 2020년 마무리 잘 하구요. 그 전에는 꼭 올 거지만요.. 암튼 미안하고 고맙고 다 해요.. 요새 날이 정말 추워졌으니 옷 따뜻하게 입구요! 바람에 손도 시려우니 장갑도 핸드크림도 잘 발라주고요.. 혼란한 시국ㅇㅔ도 무사평안하길.. 또 봐요..! 감기 조심해요

301 ◆3yPNMD/6aY (XGxii4H95Y)

2021-01-24 (내일 월요일) 05:57:47

안녕, 진짜 오랜만이죠! 윤주예요. 사실 여길 갱신해야 하나 못다말을 갱신해야 하나 고민을 좀 했는데요. 역시 마지막이라도 이쪽이 맞을 것 같아서 여기에 쓰기 시작해요. 시간이 꽤 지나서 추연주가 이걸 볼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인사라도 하고 싶어 남겨놓을게요.
일단 내가 많이 늦었죠. 그동안 추연주는 시험 보고 바쁜 나날 보냈을 것 같은데, 요즘은 조금 편안하게 보내고 있을까 싶네요. 부디 그렇다면 좋을 텐데요! 덥다가 춥다가 하는 날씨에 감기도 걸리지 말구요. 또 코로나는 계속 조심하구요 ㅠ.ㅜ 건강하고 즐거운 날들 보내고 있으면 해요.
음음, 막상 꺼내려니까 아쉽기도 하고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네요. 윤주로 레스 남기는 건 아무래도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 올해 준비해야 할 게 많은 데다 아픈 곳이 치료가 길어졌거든요. 내가 윤을 잘 굴릴 자신이 없어졌어요. 나중에라도 보게 되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꼭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받은 답레는 물론이고, 답레 외에 나누던 소소한 잡담들도 좋아했어요. 다 이야기하면 너무 길어질까 봐 자세히 얘기는 안 할게요. 잠 못 잘 때는 와서 슥 읽어보고 갔을 만큼 좋아했답니다. 그동안 다정하고 좋은 파트너로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재밌었고 때때로 어쩌면 추연주는 의도한 적 없겠지만 ㅎㅎ 위로 받기도 했어요. 늘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랄게요. 나도 그럴게요. 고마웠습니다. 안녕, 좋은 꿈 꿔요! u.u

302 ◆GyZknqLERw (ENSXvFAs9.)

2021-03-25 (거의 끝나감) 16:35:20

안녕, 윤주야. 몇 번이고 썼다 지우고 망설이다 작성을 누르지 못해 늦게 온 나를 부디 용서해요. 오늘 노랗게 핀 개나리가 내 마음을 무너뜨려 다시 글을 작성해요. 이걸 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은 완연한 봄이에요. 그곳에도 개나리가 피었을까요? 윤주는 내게 꽃을 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에요.
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나임에도, 기다리게 한 것은 나임에도, 문제가 있는 사람은 나임에도 내가 엉망인 사람처럼 느끼지 않게 해줘서 미안하고 고마웠어요. 나는 그러한 배려에도 성장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도 이렇게 다정한 말로 날 배려해 주는군요. 윤주는 늘 내게 고맙고 좋은 사람이었어요. 잊지 못할 거예요.
늦게 돌아와서 이렇게 말하는 것도 염치 없지만 항상 생각하고 기도하던 것은 진심이고 사실이에요. 나는 종교가 없음에도 저 먼 곳의 누군가가 하는 일이, 건강이, 행복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할 곳은 기도 뿐이더군요. 준비하는 것이 무엇이든 모두 원하는 대로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픈 곳은.. 많이 힘들겠지만 잘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윤주의 강인함을 믿어요.
비록 내 잘못으로 윤과 추연의 이야기는 마무리되지 못했지만 그들은 어딘가에서 사랑을 이어가고 있을 것 같아요. 윤과, 윤주와 그동안 함께 했던 기억 또한 내 마음 한켠에 언제까지고 남아 있을 거예요. 용기없는 나 대신 마지막까지 따뜻한 말 남겨줘서 고마워요. 윤주가 내게 베푼 온정만큼 돌려줄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이게 마지막 인사일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요. 그동안 내 마음이 잘 전달되었을까요. 언제고 돌아와 달라 말하는 것은 내 지나친 욕심일테니 부담주지 않을게요. 정말 고마웠어요. 빛나는 추억을 남겨주어 감사해요. 항상 잘 지내요. 늘 새롭게 좋은 하루 보내길.

항상 당신을 위해 기도할게요.

303 이름 없음 (wlfeqBz6Yo)

2021-05-22 (파란날) 00: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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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3yPNMD/6aY (UorHcZtBzM)

2021-06-16 (水) 00:01:02

이번에도 어디에 올리는 게 좋을까 고민하다 이쪽에 남겨요. 사실 못다말에 남기면서도 답이 올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막상 받으니까 되게 기쁘네요.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또 모르겠어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일단 고맙다는 말부터 할 것 같아요. 추연주 예쁜 맘 덕분인지 그동안 좋은 소식들이 있었답니다.
요즘 또 시험기간이라 바쁠 텐데 몸도 마음도 튼튼하게 지내고 있다면 좋겠어요. 부지런하게 지내고 있는 걸 보니 스스로 잘 하고 있겠지만요!
여기에 소식 남긴 거 보고 어느 정도 예상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추연주만 괜찮다면 돌아와도 될까요? 매번 혼자 물러나고 다시 오는 게 좀 웃긴데 ㅠ.ㅠㅋㅋㅋㅋㅋ 그만큼 여기에 애착이 있어서 그런 거니까 너무 나쁘게 보지만은 말아주세요. 너무 미안하구... 어떤 말로 다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일단은 해야 하는 일 잘 마무리하고, 생각하는 시간도 조금 가지고 천천히 의견 알려주세요. 오늘도 편안한 하루 보냈길 바라요. 예쁜 꿈 꿔요! u.u

305 ◆GyZknqLERw (S2ZY8Gyi36)

2021-06-27 (내일 월요일) 18:55:07

안녕, 윤주야! 너무 늦었죠 ㅠㅠ 저는 기말고사 대강 마무리 하고.. 본가에 올라오느라고 정신이 없었지만.. 그만큼 완전한 종강과 함께 돌아왔어요! 이제 제 인생의 (아마도) 마지막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어요.
마음이 두근두근해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괜찮다면이라니 ㅠㅠ 돌아와 달라고 한 건 나인데요..! 정말 정말 고맙고 기뻐요. 선물 받은 기분이에요..! 중간에 언제라도 사정이 생긴다면 떠나도 괜찮아요.
ㅠㅠ 무슨 말을 해야 하지?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 윤주가 후회하지 않게 잘 할게요 ㅠㅠ 미안해하지 말아요. 뭔가 횡설수설 하지만 암튼..ㅠㅠ 고마워요
어장 자주 자주 확인할게요. 답은 천천히 주세요. 멋진 일요일 밤 보내요!

306 ◆GyZknqLERw (tvDzh6J1og)

2021-07-01 (거의 끝나감) 21:43:43

안녕, 윤주야! 오늘은 2021 남은 절반이 시작되는 날이에요. 멋진 하루 보냈을지 모르겠어요. 벌써 한 해가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니, 시간이 참 빨라요. 날이 점점 여름이구나! 싶을 정도로 습하고 후텁지근 해지네요. 얼음 든 음료를 마셔도 금세 더워지곤 해요. 기운 빠지기 쉬운 나날인 만큼 건강관리 잘 하구요.
참, 코로나는 잠잠해 질 듯 잠잠해지지 않네요 ㅠㅠ 코로나도 조심하구요.. 여름 과일이 제철이니 많이 많이 먹을 수 있는, 바쁘더라도 행복한 나날 보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요새 말랑복숭아가 참 맛있더라구요.. 히히 암튼..! 또 봐요!

307 ◆3yPNMD/6aY (S3hSJRGp9A)

2021-07-02 (불탄다..!) 13:40:03

아이구, 나도 늦었네요. 마지막 여름방학이라니 특별하게 느껴질 것 같은걸요! 이래저래 상황이 좋지만은 않아도 즐거운 기억 많이 만드는 시간 됐으면 좋겠어요. 나도 어쩌다보니 이번 여름이 방학이 됐어요. 공부를 조금 더 하게 돼서 9월이 새학기가 되네요.
헉 저 추연주랑 있으면서 후회한 적 없어요. 그렇게 말하면 좀 슬퍼져요 ㅠ.ㅠ... 받아줘서 고맙구 나도 느리지만 꾸준하게 올게요. 고맙구 미안해요..!
벌써 7월이네요. 해가 바뀐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올해도 절반이나 지나갔다니 신기하네요... 이상하게 요즘은 시간이 엄청 빨리 가는 거 같아요! 오늘도 날씨가 덥네요. 다음 주는 비가 많이 오는 것 같더라구요. 덥고 변덕스러운 날씨에 당황하는 일 없이 잘 보냈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돼요!

308 ◆GyZknqLERw (r/t8HD/d0w)

2021-07-02 (불탄다..!) 23:40:17

안녕, 윤주야! 와, 공부를 더 하게 되었군요. 척척 석사의 길..! 멋져요! 윤주도 잘 쉬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방학 보냈으면 좋겠어요. 다음 학기를 위해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이 되길 바라요!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ㅠㅠ 언제든 편할 때 와 주세요. 혹시 답레는 아주 오래 전에 제가 돌려주지 못한 걸 ㅠㅠ 이어 와도 될까요? 아니면 너무 오래 지나 분위기가 뚝 끊긴 것 같아 새로 시작하는 게 좋은가요? 윤주가 좋은 쪽으로 들고 올게요 ㅠㅠ 편하게 말해 주세요.. 미안하구 고마워요.
원래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시간의 흐름이 빨라 진대요. 나중에 뒤돌아 봤을 때 후회 없이, 바라던 대로 살아온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늘 새벽부터 장마 시작이라던데, 윤주도 어딜 가든 우산 꼭 꼭 챙겨 다니구요.
오늘도 다정한 말 고마워요. 좋은 꿈 꿔요!

309 ◆3yPNMD/6aY (zgnAx1rgAM)

2021-07-03 (파란날) 00:25:47

잠들기 전에 와 보길 잘 했어요. 이번에는 일찍 발견했다! 척척... 이 되고 싶네요... 노력해볼게요 ㅠ.ㅠ ㅋㅋㅋㅋㅋㅋ 우리 다 즐거운 여름 보내기로 해요!
앗, 잇기 어렵지 않다면 이어와줘도 고맙구 새로 시작하는 것도 좋아요. 양쪽 다 좋아서 하날 고르기 어렵네요. 나이 먹어도 결정하는 일은 늘 어렵네요 @.@... 결정은 추연주에게 다시 토스할게요... 미안해요...!
추연주도 가끔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돌이켜보면 다 최선이었다 느껴지는 선택들을 했으면 해요. 힘든 일, 어려운 일 없는 게 제일이지만요. 그러니까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기길 바랄게요. 벌써 장마 시작이군요... 아이구, 벌써 습해라... 곧 비 쏟아지겠네요. 푹 쉬구 나갈 일 있으면 젖지 않게 조심하기...! 추연주도 좋은 꿈 꾸길 바라요. u.u

310 ◆GyZknqLERw (x0tyW0w0TY)

2021-07-06 (FIRE!) 01:55:35

안녕, 윤주야! 응 그러면 정말정말 늦었지만 ㅠㅠ 이어 올게요 ♥ 고마워요!
히히 그럴게요. 그러니까 나중에 후회하지 말아요, 우리. 그 선택이 그 때의 내가 선택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을 테니까요. 윤주에게도 늘 행복한 일만 가득하기를! 행복도에는 정도보다 빈도가 더 큰 영향을 준대요. 자주 자주 행복하길 바라요.
으으 장마.. 발 젖는 게 싫어서 새 장화를 장만했어요 ㅋㅋㅋ 올 여름 축축해지지 않을 테야..! 윤주도 습한 이 나날 덜 불쾌하게 보냈으면 해요.
오늘은 짧게 다녀 갈게요 ㅠㅠ 곧 답레랑 같이 돌아올게요. 곧 봐요, 좋은 꿈 꾸구요. 안녕!

311 추연 - 서 윤 ◆GyZknqLERw (qky8S1Zgc2)

2021-07-06 (FIRE!) 19:10:02

>>295

추연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윤의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그리 하면 빈틈을 찾아낼 수라도 있을 것처럼. 단단히 서려있는 결심과 넘실거리는 다정함에 그의 불안이 스며들 공간을 찾지 못하고 멈추었다. 다시 찾아 주겠다는 약속을 말하는 입이 사랑스러워 견디기 힘들었다. 그에게는 과분할 정도로 좋은 사람이었다. 그를 감싸 오는 윤의 향기와 목소리에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다. 그러나 잠겨 죽어도 좋을 내…….
추연이 제 목을 끌어안아 오는 윤을 한번 꽉 안았다가 놓아주었다. 곁에 있겠다는 말이 이토록 달콤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니까 괜찮아요, 하고 이어진 윤의 마지막 말에 심장이 쿵 소리를 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잠깐 굳어있던 추연이 저도 모르게 뒤로 주춤 물러서서는 얼굴을 감추듯 고개를 돌렸다.

갑작스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봄비라기엔 빗방울이 제법 컸다. 겨우내 얼어있던 깊은 땅을 녹일 만큼 많은 양의 비였다. 다시 윤을 돌아본 추연의 눈에서도 비처럼 물방울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괜찮다는 윤의 그 말에 추연은 무엇보다 큰 위로를 받았다. 그의 안에서 무언가 녹아 사라졌다. 버려진 집을 태우고 남은 재 같은 것, 한 데 우겨넣었던 후회와 죄책감 같은 것이 뭉쳐져 구분할 수 없었던 무언가가…….
후에 윤은 이 순간을 후회하고 스스로를 원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추연은 더 이상 윤을 생각한다는 명목 아래에 그녀를 기만하고 싶지 않았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녀의 결정을 의심하고 걱정하여 주저하는 대신 윤이 스스로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해줄 것이다. 추연이 두 손으로 소중하게 윤의 얼굴을 감싸 다정하게 매만졌다. 윤의 감은 눈꺼풀 위에, 이마에, 콧잔등에 점점이 맹세의 입맞춤을 흩뿌렸다. 이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번에는 내가 술래인데.”

추연이 애써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눈물과 함께 형편없이 갈라져 실패하였으나 진심이었다. 너는 이미 나를 찾아 주었잖아. 나는 그걸로 천 년은 더 살 수 있어. 내 시간은 무한하니까……. 그러니 그런 거에 네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돼. 이제는 괜찮아. 네가 그 약속을 잊어도, 나를 떠나도, 나는 너를 찾아내어 사랑할거야. 비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내가 눈물을 멈추어야 네가 젖지 않을텐데. 어찌 할 바를 모르고 비에 젖어가는 윤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추연이 연신 눈물을 떨구었다. 아직 날이 추운데 감기라도 걸리면 어찌해. 대신 젖어줄 수 있다면, 내가 대신 아파줄 수 있다면. 빗물 한 방울 묻지 않는 자신의 몸이 원망스러웠다. “미안해,” 여러 번 속삭이며 안아 줄 뿐이었다. 그리하면 함께 젖을 수라도 있을 것처럼.

312 ◆GyZknqLERw (1B9mlqLlMI)

2021-07-06 (FIRE!) 19:16:54

으악 안부편지는 ㅠㅠ 밤에 가져올게요 미안해요! 급하게 나갈일이 생겨서 ㅠㅠ

313 ◆GyZknqLERw (TR2Z3h94z6)

2021-07-07 (水) 02:11:57

안녕, 윤주야! 정말 오랜 시간 기다려 주어 고마워요. 편지에 답장하려니 정말 머쓱하구.. 그래도.. ㅠㅠ 그래도 답장 하고 싶었어요.

윤이 국문과라니 ㅠㅠ 그런데 글 쓰는 재주는 없다니 ㅠㅠ 안타깝지만 귀여워요. 추연은 윤이 쓴 글이라면 편지든 뭐든 쓰는 글마다 다 명문이라고 주접 열심히 떨었을 거예요. 으악 서점 도서관 데이트도 좋아요..! ~서점에서 마지막 남은 책 한 권 동시에 집으며 시작되는 사랑~ 헉 아나운서 ㅠㅠ 너무너무 멋져요..! 맨날맨날 9시 뉴스 본방사수 할래요~ ㅠㅠ 사서 선생님이면 맨날맨날 얼굴도장 찍으러 도서관 출근 할거에요..
추연은.. 예술 하지 않았을까요? ㅋㅋㅋㅋ 뭔가 창조적인 직업이요. 미술 쪽으로 조각이나.. 서양화 같은 거 했을 것 같아요 ㅋㅋㅋ 예민하고 재능있는.. 재벌가의 성격 나쁜 도련님.. 같은 느낌? 헉 ㅠㅠ 항상 너무너무 소중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 같아 고마운걸요. 윤을 만나며 제일 행복할 거예요.
헉 제일 예뻐해 준다니, 글자만 봐도 너무 행복하네요.. 평생 감사하며 살아 이넘아! ㅠㅠ 윤 기린님의 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면이라니 ㅠㅠ 아이고 아이고 복받은 놈아.. 평생 윤님만의 귀여운 넘으로 있겠습니다..

공주님은 쾌적한 날씨를 좋아 하시는군요! 추연이 최대한 쾌적하게 날씨를 생성하려고 노력하고 있겠어요. ㅠㅠ다음에 같이 여름 바다 보러 가요. 해 뜨는 것도 봐요. 공주님이 좋아하실까?ㅠㅠ 사람의 타고난 선함을 믿는다니, 공주님은 정말 강한 마음을 가진 것 같아요.
추연은 윤이 좋아하는 날씨를 좋아할 거예요. 몸 상태가 날씨를 따라 가서 대체로 봄~여름철에 활기차지는 편이에요. 바다는 좋아해요! 멍하게 볼 수 있어서요. 그리고 아마 성악설을 믿을 것 같아요. 초반에는 다른 동물들이랑 비슷하게 어쩔 수 없이 저러는 거 아닌가, 하고 여겼지만.. 오래 살며 가지게 된 비틀린 마음.. 부정적인 시선..
다른 신적인 존재는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창조주 같은 느낌의 상제.. 그 아래에 지상을 다스리는 대자연 같은 존재 추연과.. 저승을 다스리는 누군가가 있을 것 같아요. 마주칠 일은 거의 없지만 형제 같은 느낌일 것 같아요. 추연이 이렇게 살고 있는 것도 알고 있을 것 같구..

또 준비해 왔어요 궁금 보따리,,, 기대해줘서 고마워요 ㅠㅠ 공주님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윤에게는 환 말고 다른 형제자매가 있을까요? 있다면 사이는 어떨까요? 한 번도 언급된 적 없으니 없거나 데면데면한 사이려나요. 아버지 어머니와는 어떤가요? 퍼스널 컬러나 (ㅋㅋㅋㅋㅋㅋ) 어울리는 색은요? 괴담이나 미신 같은 것은 믿는 편일까요?

으악, 다시 복숭아의 계절이 돌아왔어요! 최근에 말랑복숭아를 먹었는데 정말정말 달고 맛있었어요. 윤주가 올해는 환상의 말랑복숭아를 잔뜩 먹는 복숭아 사냥꾼이 될 수 있길.. ㅋㅋㅋㅋㅋ ㅠㅠ 왜 맛있는 차는 건강할 수 없나! 카페인을 제거하라! 제거하라! 앗, 저는 윤주가 응원해 준 덕분인지 이제 제법 꾸준히 운동하고 있답니다. 고마워요! 윤주도 운동.. 하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다면.. 시작하세요! 운동! 강제로 행복해질 수 있어요!

휴 요새 코로나가.. 정말정말 난리에요 ㅠㅠ 저는 이제 다시 집콕 생활 시작합니다.. 장마 맞이 장화를 사면 뭐하나.. 신고 나갈 수가 없는데.. 흑흑.. 윤주도 어딜 가든 조심하세요. ㅠㅠ 늘 얘기하는 것 같지만 우산, 겉옷은 꼭 꼭 함께하기!
저는 요새 도서관에 다니는 취미를 들였어요. 몰랐는데 동네 도서관이 정말 잘 되어 있더라구요. 아쉽게도 이제는 대출해와서 집에서 읽어야 겠지만요 ㅠㅠ 집에서 차가운 보리차와 함께 책 읽으면 그래도 제법 근사할 것 같아요..
안부 편지는 여기까지 쓸게요. 답레는 여유로울 때에 천천히 주세요! 좋은 꿈 꿔요. 안녕, 또 봐요!

314 서 윤 - 추연 ◆3yPNMD/6aY (zztYBBr1JI)

2021-07-13 (FIRE!) 00:09:24

뺨을 스친 빗방울이 어깨 위로 떨어졌다. 연노랑 저고리 위로 물자욱이 꽃망울처럼 번졌다. 윤은 다시 저를 돌아본 추연을 보며 잠시 놀란 얼굴을 했다가, 못내 애틋한 얼굴로 그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섰다. 가볍게 내려앉는 입맞춤이 지나간 뒤에도 윤은 걱정섞인 눈망울로 추연을 살피고 있었다.
당신 우는 얼굴에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어요. 근데 어쩌면 이렇게 우는 게 나쁘지만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당신,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순간이 있지 않았을까요. 홀로 견디거나 외면하던 시간들은요. 내 앞에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에게 내가 쉼터였으면 해요. …욕심을 조금 보태자면 돌아올 곳이라면 좋겠어요.


“이런, 벌써 잡혔네요.”


다정한 목소리였다. 옅게 웃은 윤은 조심스레 손을 뻗어 소매 끝으로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머리카락과 옷을 적시는 빗방울보다 추연의 눈물에 더 마음이 쓰였다. 섣불리 울지 말라 얘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동시에 걱정이 되기도 했다. 계속 울면 눈가가 짓무를 텐데. 부드러운 손길로 추연의 눈가를 살살 쓸던 윤의 미간이 조금 구겨졌다. 엷은 장난기가 섞인 눈으로 추연을 보던 윤이 추연에게 짧게 입 맞췄다.


“그런 말 말아요.”


윤은 추연을 끌어안고서 등을 토닥였다. 어린 시절, 서러워 울던 날 등을 쓸어주던 누군가의 손길을 떠올리며. 그 손은 얼마나 따뜻하고 부드러웠던가. 당신에게도 내가 그렇다면 좋겠다. 천천히 추연의 품에서 빠져나온 윤이 그의 손을 잡았다.


“…우리 도망갈까요?”


맑게 웃고선 먼저 걸음을 뗀 윤이 추연을 이끌었다. 작은 개울에 놓인 돌다리를 건너 조금 걸으면 작은 정자가 하나 있었다. 비를 피하기에도, 비가 그친 뒤의 풍경을 구경하기에도 좋은 곳. 비록 추연처럼 멀리 데려가 줄 수는 없더라도 작게나마 숨통 트일 구석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잡은 손을 놓지 않고 걸어가던 윤이 이따금 뒤를 돌아보며 웃었다. 정말로, 흠뻑 젖는대도 좋을 것 같았다.

315 ◆3yPNMD/6aY (88OEgItbBg)

2021-07-13 (FIRE!) 16:40:19

어제 답레 올리고 바로 잠들었어요 ㅠ.ㅠ 더워서 그런지 잠이 엄청 늘었네요... 사실 추워도 그렇지만...

마지막 책 한 권으로 시작되는 사랑이라니 낭만적이에요! 윤은 냉큼 양보하거나 양보 받으면 커피 한 잔이라도 사려고 할 것 같아요. 예술하는 도련님이라니 잘 어울려요 ㅠ.ㅠ! 전시회 전부 갈래요... 작품 저기서부터 끝까지 다 주세요... CC하는 추연이랑 윤도 귀여울 것 같아요. 실제 CC는 막 좋기만 하다곤 못하겠지만 ㅎㅎ... 그래도 둘은 괜찮지 않을까 하면서 ㅋㅋㅋㅋㅋ
쾌적한 날씨 유지하려 해주는 추연 정말 다정해요 ㅠ.ㅠ 좀 더 맘대로 해도 되는데말이에요 흑흑... 바다랑 해돋이 전부 추연이랑 처음 보겠네요. 추연을 만나서 윤의 세계가 훨씬 넓어졌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성악설 믿어도 지상을 잘 돌봐주는 기린님이라니 성실해요 ㅠ.ㅠ... 상제님이 추연에게 상 줘야 한다구 생각합니다... 직접적인 교류가 잦지는 않아도 추연과 같은 존재가 있네요.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추연 고생할 때 안 도와줬을 거 생각하면 괘씸하기도 하구 그래요...

나이차 많이 나는 남동생이 하나 있어요! 근데 배 다른 동생인 데다 많이 어려서 친하다기보단 윤이 일방적으로 귀여워하는 입장이에요 ㅋㅋㅋㅋ 아버지랑은 자라면서 서먹해졌고, 어머니랑은 사이가 좋았답니다. 어머니에게는 막내니까 귀여움을 많이 받았어요. 퍼스널컬러는 찾아보니까 봄웜 라이트겠네요. 화사한 파스텔톤이 잘 어울리는 편이랍니다. 괴담이나 미신은 믿을 것 같아요. 기린도 있으니까 다른 존재도 있지 않을까 하는 사고의 흐름이 아닐까 해요.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졌네요... 예전에 잡아둔 휴가 계획을 비롯한 일정 전면 취소하고 집콕하기로 했어요. 마스크랑 손 씻기도 중요하지만, 역시 제일은 안 나가는 것 같아요 ㅋㅋㅋ큐ㅠㅠㅠㅠ 집에서 복숭아 열심히 까먹기로 해요...
장마는 벌써 끝났다는 얘기가 있더라구요. 추연주도 장화 샀나요? 나두요 ㅠ.ㅠ ㅋㅋㅋㅋㅋ 작년에는 내내 비가 와서 큰맘 먹고 샀는데 이번엔 한 번도 개시 못하고 내년을 기약하게 생겼네요. 왜 필요할 때 없어서 사면 그 상황이 사라져버리는지 모를 노릇이에요 ㅋㅋㅋㅋ
도서관에 가는 취미가 생겼군요! 나는 도서관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해서 좋더라구요. 책 냄새도 좋고 특유의 조용함도 좋구요. 당분간 집에서 읽어야 하는 건 애석한 일이지만, 그러는 동안 취향에 맞는 재밌는 책 여러 권 만난다면 좋겠네요. 추연주 말한대로 집에서 시원한 음료도 즐기면 근사해질 거예요!

나는 조금조금 공부하면서 사다놓고 안 읽은 책도 있고 누워도 있으면서 시간 보내고 있어요. 덥긴 한데 예전처럼 여름이 마냥 싫지는 않더라구요. 관념적 여름(ㅋㅋㅋㅋ) 특유의 쨍한 햇볕이랑 초록색 나뭇잎, 매미소리, 물소리 같은 거 생각하면 오히려 좋은 것 같아요. 운동은 몇 년째 하고 있는데 역시 살기 위한 운동이라 그런지 겉으로 드러나는 건 없네요.
오늘도 엄청나게 더워요. 찜통 속의 만두가 된 기분...! 시원한 곳에서 잘 보내고 있길 바랄게요. 또 봐요! u.u

316 ◆GyZknqLERw (aP4gbuGuYI)

2021-07-14 (水) 08:25:39

안녕, 윤주야! 다정한 안부 고마워요. 미안하게도 제가 실습 전에 외워가야 할 게 있어서 ㅠㅠㅠ 월요일 이후에나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ㅠㅠ 천천히 확인해 주세요! 나중에 봐요~!

317 ◆3yPNMD/6aY (wI9.QVKsDs)

2021-07-17 (파란날) 22:26:35

헉 그렇군요 많이 바쁘겠어요 ㅠ.ㅠ... 며칠째 날이 많이 더운데 건강 잘 챙기구 천천히 와요~ 실습 잘 하구요!

318 추연 - 서 윤 ◆GyZknqLERw (BpX6P6HW9c)

2021-07-24 (파란날) 01:53:53

개나리 같은 소매에 제 눈물을 적셔내는 손길이 못내 다정했다. 이게 뭐라고. 너는 그렇게나 젖어 가면서. 사과에 돌아온 것은 장난스러운 입맞춤과 따뜻한 위로였다. 부드럽게 등을 토닥이고 쓸어내리는 손길에 추연이 윤을 조심스럽게 마주 안았다. 윤의 둥근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작은 짐승처럼 이마를 부비던 추연이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이제 죽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과 윤과 함께 더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충돌했다. 고작 이따위 생각이 최선인가. 지독한 자괴감을 느끼며 윤과 시선을 마주한 추연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윤이 제 손을 잡아왔다. 윤의 눈을 바라볼 때면 모든 것이 괜찮아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 따스하고 단단한 빛이 그를 가야할 곳으로 이끌어 줄 것만 같았다.

도망가자는 말에 추연은 홀린 듯 그녀를 따라 발걸음을 내디뎠다. 나도 윤에게 사랑을 주고 싶어. 덜컥 머릿속에 찾아온 생각에 추연이 저도 모르게 가슴께를 부여잡았다. 흉부가 타들어가듯, 혹은 녹아내릴 듯 시큰거리며 아파왔다. 너는 늘 내가 얼마나 무능한지 깨닫게 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걸 바라게 만들곤 했지.
추연은 윤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따라 걸었다.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듯 한 번씩 뒤를 돌아보며 웃는 얼굴이 너무도 해사하게 빛나 추연은 숨이 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봄을 알리는 꽃처럼 환히 피어나는 미소가 꼭 노란 개나리처럼 사랑스러웠다. 돌다리를 건너고, 이른 봄꽃들이 핀 정원을 지나자 작고 예쁜 정자가 하나 나왔다. 둘은 정자에 나란히 앉았다.
어느새 추연의 눈물은 멈추었으나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사방에 바닥과 정자의 기와를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만 가득했다. 추연이 차갑게 식은 윤의 손을 쥐어 문지르며 조금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공주님은 사랑의 도피가 뭔지 모르나봐.”

내심 조금 더 한적하고ㅡ이 곳도 충분히 한적하긴 했으나ㅡ 사람이라곤 둘 뿐인ㅡ이 주변에도 꽃과 나무 뿐이긴 했으나ㅡ 도피처를 상상했던 추연이 윤의 손에 입을 맞추며 웃었다. 비는 온 천지를 만족스러울 만큼 적시고 나서야 잦아들었다. 축축하게 젖어있는 윤을 보고 추연이 아차 하는 얼굴로 겉옷을 벗었다. 인간들은 쉽게 앓지. 너처럼 작고 여린 애들은 더더욱.
이런 날씨에 젖은 옷을 입고 있다가 고뿔이 들면 어떻게 해. 윤이 한 번 앓았던 이후부터 추연은 꼭 윤이 만지면 깨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굴었다.

“이거라도 입고 있어.”

319 ◆GyZknqLERw (BpX6P6HW9c)

2021-07-24 (파란날) 01:56:00

안녕, 윤주야! 오래 기다려 줘서 고마워요 ㅠㅠ 제가 요새 아침형 인간이 됐는지 약간 졸려서 ㅠㅠㅠ 안부 편지는 내일 써올게요 미안해요! 좋은 꿈 꾸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안녕!

320 ◆GyZknqLERw (cBVqTJv8dM)

2021-07-26 (모두 수고..) 23:24:39

안녕, 윤주야 ㅠㅠ 시간여행자 인사 올립니다.. 세 번째 내일에서야 돌아와 미안해요.. 사실 이번 답레를 받고 엄청 헉..! 했었어요. 제가 다 치유되는 기분이었지 뭐예요.. 도망갈까요? (드르륵.. 탁) 라니 ㅠㅠ 다 담아내지 못했지만 추연은 정말 행복할 거예요.. 그러나 분위기 다 망치는 음흉한 낡은이..

ㅠㅠ 한 권 뿐인 책을 냉큼 양보하다니.. 정말 상냥해.. 추연은 양보 받는다면 뭔가 사례를 할 것 같아요. 관심사 쪽 티켓을 구해 준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헉 커피라니 ㅠㅠ 백만번 양보하고 이득봤다고 생각하게 되겠어요 ㅋㅋㅋ 흑흑 CC ㅠㅠ 너넨.. 너넨 행복할거야..!! 책 사건 이후 아쉽게 헤어졌는데 알고보니 같은 학교! 이런 것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캠퍼스에서의 풋풋한 연애..! 두근..!
ㅠㅠ그렇게 말해주니 추연이 대단한 존재가 된것 같아요.. 윤의 인생에 그렇게라도 도움이 되어야지 싶네요.. 나름 성심성의껏 돌보는 것도 다 윤 덕분이겠지요. 우리 공주님이 사는 곳이 황량하고 날씨도 안 좋은 건 못참으니까..! 그래요 상 주세요.. 둘이 사랑하게 해주세요~
ㅠㅠ 자기도 귀여우면서 동생을 귀여워하다니 ㅠㅠㅠ 너무 사랑스러워요.. 어머니께 귀여움 잔뜩 받고 컸다니 제가 다 뿌듯해요! 하긴 안 귀여워하고 배기겠어요~~! 얼마나 사랑스러운데! 봄웜 라이트 ㅠㅠ 이름은 가을이면서.. 색은 봄이라니.. 한 번 더 치여요.. 예쁜 파스텔 톤 옷 잔뜩 입혀드리고 싶네요. 봄은.. 당신의 계절입니다.. 가을도.. 여름도.. 겨울도..^^ ㅠㅠ 괴담 미신 믿는다니 ㅠㅠ i love you.. 어린 시절 무서운 얘기 듣고 잠 못 이룬 적 있을까요 ㅠㅠ

아이구 ㅠㅠ 예전에 잡아 둔 일정을 취소하다니 속상하겠어요. ㅠㅠ 맞아요 결국 접촉할 가능성을 안 만드는 게 최고겠지요 ㅠㅠ 방에서도 최선을 다해 잘 쉬어 주세요. 비가 안 와서인지.. 복숭아가 많이 달더라구요 ㅎㅋㅋㅋㅋㅋ 기적처럼.. 저 날 이후 비가 한 방울도 안 오네요. ㅋㅋㅋㅋㅋ 장화 소중히 하라구.. 비 안 오나봐요. 맞아 꼭 그래요 ㅋㅋㅋㅋ 청개구리 같은 세상..
맞아요 ㅋㅋㅋㅋ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근데 조용하고 책 냄새도 나는.. 최고의 피서지인 것 같아요 ㅋㅋㅋ 아, 마침 얼마 전에 교보문고 룸스프레이를 선물받아서 책 읽기 전엔 꼭 칙칙 뿌려주고 읽어요. 복숭아와.. 또 매일 시원한 썸띵과.. 대충 교보문고에 온 기분으로.. 근사한 독서타임을..
관념적인 여름이라는 말이 귀여워서 종종 생각해요 ㅋㅋㅋㅋ 오늘도 걷다가 너무 뜨거워서 슬퍼졌는데.. 맴맴 소리에..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햇볕이 챡 비쳐 드는 게 꼭 윤주가 말했던 관념적 여름 같아서 괜히 기분이 좋아졌지 뭐예요. 올 여름 조금 힘들었는데 덕분에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 고마워요!
역시 살기 위한 운동이 가장 대단한 거라고 생각해요. 운동은 안 하던 사람일수록 힘도 없고 하기 어려우니까.. 조금 더 기운찬 내일을 위해 오늘도 멋지게 살아 봐요!

저는 일주일 정도 학교 나갈 일이 생겼어요. 날이 너무너무 더워서 학교 왔다갔다만 하는 것도 쉽지가 않네요. 이렇게 위험한 날씨에 윤주는 잘 지내고 있나요? 에어컨과 함께 방콕 중일까요? 모쪼록 편안한 날 보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늘 그랬듯 답레는 언제든 편할 때 주세요. 건강히 잘 지내요. 또 봐요! 좋은 꿈 꾸구요.

321 ◆3yPNMD/6aY (RWIkDawHag)

2021-08-08 (내일 월요일) 22:11:13

잘 지내고 있을까요? 내가 좀 늦었죠 ㅠ.ㅠ... 9월 준비하느라 약간 정신이 없어서 안부도 늦었어요. 입추 지나더니 밤은 제법 선선하네요. 아픈 데 없이 잘 지내고 있을까요? 답레는 다음 주 안으로는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밤 보내고 있길 바라구요. 금방 또 올게요! u.u

322 서 윤 - 추연 ◆3yPNMD/6aY (/a.zZ8IcOA)

2021-08-11 (水) 18:52:50

윤이 추연의 옆에 앉은 뒤에도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아직 언 땅을 마저 녹이듯 내리는 비였다. 물에 젖은 풀냄새가 났다. 윤이 좋아하는 향기였다. 이 비가 그치면 완연한 봄이 올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색색의 꽃들이 제 향기를 뽐내고, 따뜻한 햇볕과 부드러운 바람 사이로 나비가 날아다니는 봄.


“처음이라 그래요. 한 번만 이해해줘요.”


도피라곤 해본 적 없으니 익숙하지 않을 수밖에. 게다가 윤이 홀로 갈 수 있는 곳은 기껏해야 황궁 안의 어딘가가 고작이었다. 더 먼 곳으로 가면 어떤 기분이 들까. 태어나 한 번도 발 디딘 적 없는 곳. 막힌 곳 없이 사방이 트여 바람을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은 곳. 닿은 적 없는 곳을 상상하던 윤의 눈꺼풀이 느리게 움직였다. 손에 입술이 닿자, 윤이 웃음을 머금은 눈으로 추연을 바라봤다. 그가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다는 듯한 눈치였다. 당신이 좋아요. 그동안 어떻게 이 마음을 감출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어요. 눈만 마주쳐도 이렇게 행복한걸요.
제 어깨 위로 덮인 추연의 겉옷을 본 윤이 장난스레 한쪽 눈을 찡긋였다. “이 정도로 나를 걱정하는 건 당신뿐일걸요.” 윤이 속삭였다. 앉은 곳 바닥을 양손으로 짚은 윤이 추연에게로 몸을 기울여 짧게 입 맞췄다.


“고마워요.”


금세 떨어진 윤이 추연의 어깨에 가만히 고개를 기댔다. 비가 그치고 다시 햇볕이 들기 시작한 정원이 눈부시게 빛났다. 나한테 당신은 봄볕 같아요. 봄볕에 여린 싹들이 자라 초록 잎을 틔우고 단단한 열매를 맺는 것처럼, 당신이 있어 나는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쉽게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이런 도피도 제법 나쁘지 않죠?”


시선을 들어 추연을 보며 물었다. 나는 어디든 좋아요. 내 옆에 당신만 있다면요.

323 ◆3yPNMD/6aY (CaHCe1LydI)

2021-08-11 (水) 20:33:10

아녜요. 나도 많이 늦어버렸어요 ㅠ.ㅠ 그동안 잘 지냈어요? 저는 부랴부랴 학기 준비하고, 시험 준비하면서 보내고 있어요. 그 사이에 백신 맞느라 정신 없었네요. 지갑도 한 번 잃어버리고... 휴대폰도 두고 오고... 얼레벌레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여름을 보내고 있답니다...
헉 저번 답레가 추연에게 그렇게 다가갔나요? 말해줘서 고마워요. 제게도 큰 기쁨이에요...! u.u* 추연과 함께라서 윤도 정말정말 행복할 거예요. 추연 귀엽기만 한 걸요! ㅋㅋㅋㅋㅋㅋㅋ 그 오랜 시간동안 귀여움 간직한 비결이 뭔지 묻고 싶을 정도로요...

앗 그 만남 진짜 귀엽네요! 서점에서 고마운 기억이 있는 짧은 인연으로 지나갈 줄 알았는데, 교양수업 같은 곳에서 만나면 재밌겠어요. 둘 다 놀라서 눈 깜빡거리는 거 즐겁게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추연은 대단해요 ㅎ.ㅎ! 나는 늘 그렇게 생각하구 있어요. 어떤 이유에서든 한 곳에 오래 남아 거길 보살펴주고 있으니까요. 추연에게 감사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을 거예요. 둘이 사랑하게 하는 건 윤에게도 최고의 선물이네요. 그렇게 해주세요~
어린 아이들 귀여우니까 불가항력으로 귀여워하게 됐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나중에 동생 다 커도 아기취급하지 않을까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연주 말 너무 귀엽게 하는 거 알아요? 보면서 많이 웃어요... 고마워요... 추연 퍼스널컬러는 뭔가요? 나도 잘 어울리는 색 알고 싶어요! 무서운 얘기는 무서워하기보단 귀신 사연에 안타까워했을 것 같네요. 은근히 그쪽으론 겁이 없어서요.

그간 잘 지냈어요? 나도 추연주 본 받아 복숭아도 많이 먹고, 책도 열심히 읽었답니다. 커피도 실컷 내려마시구 좋은 여름이었어요. 덥긴 더워도 여름만의 좋은 분위기가 있더라구요 ㅋㅋㅋㅋㅋ 입추 지나고 온도 내려가서 기억이 미화되고 있는걸까 싶기도 하네요... 장화는 여전히 꺼낼 일이 없고... 응 그렇네요...
관념적 여름은 사실 나도 어디서 들은 말인데 매 여름마다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나뭇잎 사이로 드는 햇볕이나 초록색이나 하늘, 바다 이런 거 생각하면 이 계절도 제법 나쁘지 않더라구요. 온도 내려가서 기억이 미화되고 있는 걸까 222......
요즘 갈수록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기는 귀찮고 하면서는 하다가 죽겠다 싶은데 하고 나면 역시 하길 잘했다 싶구요 ㅋㅋㅋㅋㅋ 추연주도 아직 열심히 하고 있나요? 같이 힘내요!

학교는 잘 다녀왔는지 모르겠어요. 아직도 상황이 많이 안 좋아서 어디 오갈 때 신경도 쓰일 것 같구... 기온 떨어졌지만 낮은 한참 덥잖아요. 꼭, 꼭! 건강 잘 챙기구요. 추연주도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즐거운 일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번 주도 행복한 시간 되길 바라요. u.u

324 이름 없음 (xMVTlGcfk.)

2021-08-16 (모두 수고..) 18:55:50

안녕, 윤주야! 인증코드 달려면 앞에 샵을 붙이던가..? 갑자기 기억이 안 나서 이번만 생략할게요 ㅋㅋ ㅠㅠㅠ 다정한 안부 고마워요. 답레는 이번 주 안에 들고 올게요! 쾌적하고 즐거운 여름날 보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금방 올게요 ♥

325 ◆GyZknqLERw (gpEVE1GBvg)

2021-08-27 (불탄다..!) 00:25:17

윤주야!! ㅠㅠ 자꾸 늦어져서 미안해요 ㅠㅠㅠ 외부실습 일정이 바껴서 정신이 없었어요.. ㅠㅠ 개강 전까지는 꼭 답레와 함께 돌아올게요 ㅠㅠㅠ

326 추연 - 서 윤 ◆GyZknqLERw (dngY/dz9n2)

2021-09-08 (水) 16:47:49

"그거 영광스러운데."

추연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첫 도피를 나와 해주다니. 윤의 모든 처음을 함께 하는 것은 깃털로 마음을 긁는 것처럼 간지러웠다. 때로는 뱃속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부풀어 터질 것 같기도 했다. 약을 한다면 이런 기분일까. 한 번 발을 들이는 순간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이었고, 중독될수록 끝을 모르고 요구하게 되는 아편이었다. 밤낮으로, 오직 세상에 둘만 남겨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때를 가리지 않고 피어났다. 그러나 추연은 아주 신중하게 행동하기로 했다.
윤이 먼저 애정표현을 해올 때면 추연은 안달이 났다. 첫 연정을 품은 소년처럼 목이 말랐다. 추연은 날짐승처럼 멀어지는 그녀를 잡아채고픈 마음을 애써 억눌렀다. 그녀에게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연인이 되어줄 것이다. 저의 썩어 문드러진 본체에 놀라 달아나지 않게, 예쁘게 포장하고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게 다가갈 것이다. 네가 사랑할만한 이가 될 수 있도록……. 추연이 익숙히 속내를 삼키며 윤의 어깨를 부드럽게 매만졌다.
무엇보다 그를 갈급하게 만드는 것은 저를 바라보는 윤의 눈빛이었다. 특별하다는 듯 바라봐주는 그 두 눈동자만이 자신을 의미있는 존재로 만들었다. 보석처럼 빛나는 사랑은 윤의 사랑을 더 갈구하게 했다. 그녀의 다정한 눈빛이 거둬지는 상상만으로도 덜컥 겁이 났다. 그를 지지하는 기반, 그가 디디고 선 땅이란 그토록 연약했다. 단 한 사람의 마음과 눈빛에 일으켜 세워지고 종내에는 무너지고 마는 것.

"나쁘지 않다는 말로는 모자라지."

추연이 마주친 시선에 매여 있다가 허물어지듯 웃으며 윤의 얼굴에 점점이 입술을 찍었다. 최고였어, 하고 속삭이며 윤의 뺨을 다정하게 쓰다듬는 손이 따뜻했다. 다음에는 더 먼 곳으로 도망가자. 어디로든, 네 손을 잡고라면 깊은 산 속, 바다, 초원, 저 먼 이국의 사막……. 어디든 데려가 줄게. 네가 원하는 곳은 어디든, 그 곁에 내가 있을수만 있다면. 추연이 다짐을 삼키며 입술을 휘었다.
햇볕이 따스했다. 완연한 봄이 오면 그의 세상은 얼마나 빛이 날지 궁금해질 만큼. 분명히 온 몸이 숯덩이가 되어 사그라질 만큼 뜨거울 것이다. 그것이 두려우면서도 멈출 수 없었다. 그의 눈은 이미 멀었고 그의 손발은 윤에게 매인 포로였기에. 추연은 다가올 화형이 기꺼웠다.

327 ◆GyZknqLERw (dngY/dz9n2)

2021-09-08 (水) 17:21:55

안녕, 윤주야! 이번에도 너무 늦어버려서 미안해요 ㅠㅠ 아아! 늦지 않게 가져오고 싶었는데..! 그동안 잘 지냈을지 궁금해요. 저는 개강하고.. 다시 실습중이지만 이론수업이 많이 줄어서 그래도 제법 여유가 생겼어요. 국시 준비를 해야하는데.. 아직은 가을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네요. 아, 그리고 혹시 윤주가 괜찮다면 제 레스를 막레로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으악, 학기 준비에 시험까지 준비해야 했다니 정말 바쁘고 정신 없었겠어요. ㅠㅠ 지갑을 잃어버렸다니 속상해요 ㅠㅠㅠ 핸드폰도.. 심장이 철렁 했겠어요. 다가오는 가을을 위한 액땜이었으리라 위안해 봐요. 백신 맞았다니 조금 안심이에요. 2차는 소문대로 많이 아프던데 윤주는 괜찮았을까요? 헉 추연이 귀엽다니! 제법 음험하게 굴리고 있는데.. 추연주가 귀여운 탓인가봐요..ㅎ

아니 제가 이제 졸업반이라 그런지.. 그 만남.. 왜 그리 풋풋하게 느껴지는지? 둘이.. 새내기같이 풋풋하게 썸타다가.. 쌍방 삽질도 조금 하다가 재미난 연애를 해주라.. 커플 후드티 입고 모자 뒤집어쓰고 시험기간에 도서관에서 공부해주라.. 한쪽이 밤샘 과제하는데 간식 사들고 나타나서 꽁냥대주라.. 추연아.. 윤을 잘 따르는 남자 후배에게 질투를 해라.. ㅠㅠ 너무 사랑스러워요.. 둘은.. 사랑을 해라! ㅠㅠ 약간 불순한 의도로 직무에 충실한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좋게 생각해 주다니 기쁘고 고마워요!
그럼그럼 한 번 동생은 영원한 동생이지요. 동생아 윤같은 누나를 둔 것에 하늘에 감사해라! 헉 제 말이 귀엽나요? 그렇게 봐줘서 고맙고.. 윤주를 좀더 웃게 할 수 있도록 애써볼게요..! ㅋㅋㅋ 추연은 애가 좀 희미한 것이.. 여름 라이트..?쪽이 어울릴 것 같아요. 고명도 저채도의 밝고 아주 희미한 게 어울릴 것 같아요.. ㅋㅋㅋ 헉ㅠㅠ 귀신 사연에 안타까워하는 다정한 공주님.. 알면 알수록 사랑할 수밖에 없네요. 추연은 환생 같은게 없었더라도 윤을 사랑하게 되었을 거예요.

입추에 처서까지 지나 벌써 여름이 끝나가네요. 그래도 좋은 여름 보냈다는 말을 보니 기뻐요. 벌써 매미소리가 그리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벌써 미화됐나봐요 ㅠㅠ 멋져요! 운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건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정말 하기 싫어 죽겠어요..!
요새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하지요? 밤산책 하기 근사한 날씨예요. 이 여름이 끝나면 2주간 가디건과 트렌치의 계절이겠네요! 우리 잘 준비해 뒀다가 이 기간을 제대로 즐겨 봐요. 저는 가을 향수를 개시할 생각에 드릉대고 있어요. 후후.. 낙엽과 코트가 어울리는 여자가 될테야..
최근에 제가 있는 곳에는 비가 많이 왔어요. 오늘은 간만에 날씨가 좋아서 몸을 좀 말렸답니다. 환절기에 감기는 잘 조심하고 있나요? 곧 추석이에요. 힘든 학기를 보내고 있다면 긴 연휴를 떠올리며 으쌰으쌰 힘냈으면 좋겠어요! 늘 고맙고, 윤주가 바쁜 와중에도 행복한 9월 보내길! 또 봐요.

328 ◆GyZknqLERw (GLZioPRQk.)

2021-09-14 (FIRE!) 22:12:49

안녕, 윤주야! 못 찾을까봐 살짝 띄워놓고 가요. 요새 날씨가 참 좋아요. 그런데 남부지방은 곧 태풍이 지나갈 거라고 하네요. 별 피해 없길 바라며 오늘도 좋은 밤 보내요~ 답은 천천히 주세요!

329 ◆3yPNMD/6aY (tpCD0liMR2)

2021-09-15 (水) 01:06:54

추연주, 안녕! 요즘 계속 자료조사와 발표의 연속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ㅠ.ㅠ 주말에 백신 2차도 있어서 그 안에 큼지막한 것들 해결하고 오려고 해요...! 추석 연휴 안쪽으로 다시 와서 제대로 답 남길게요. 참 추연주 레스를 막레로 하는 거 좋답니다. 고맙구 좋은 밤 되길 바라요 u.u* 곧 또 봐요!

330 ◆GyZknqLERw (VcAmAXdoOY)

2021-09-21 (FIRE!) 22:55:41

안녕, 윤주야! 추석 잘 보냈나요? 보름달은 봤을까요? 저는 본가에서 뒹굴뒹굴.. 전도 조금 구워 먹고.. 과일도 잔뜩 먹고 제법 배부르게 보냈어요! 그러고도 연휴가 하루나 더 남아있다니 이번 추석.. 정말 길고 행복하네요..
윤주는 그간 많이 바빴던 것 같은데 ㅠㅠ 명절을 맞아 잘 쉬었을까요? 아니면 이 기간마저도 바빴을까요 ㅠㅠ 백신 2차는 소문대로 정말 아프더라구요.. 크게 고생하지 않고 잘 넘겼길 바라요.

그럼 저걸 막레로 해요! 그리고 다음 상황도 같이 천천히 생각해 봐요. 돌려보고 싶은 상황 있거나 하면 남겨 주세요! 저도 생각해서 달아 둘게요~
보름달처럼 행복으로 풍요로운 나날 되길 바라며.. 늘 건강 잘 챙기고, 또 봐요!

331 ◆3yPNMD/6aY (A/reLHX8JY)

2021-09-23 (거의 끝나감) 02:15:54

안녕! 정신차려보니 연휴가 끝나있네요... 2차 백신... 저는 운이 좋았는지 1차 때보다도 몸이 멀쩡했지만, 불행히도 연휴인 게 무색하게 계속 책상 앞을 떠날 수다 없었답니다 ^.ㅠ... 그나마 하루는 드라이브라도 가서 좋은 날씨 실컷 누리고 오긴 했네요. 주말이랑 추석연휴가 이어져서 이번 휴일은 유독 길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계속 뭐 하긴 했어도 강의 없는 건 좋았는데 좀 아쉽네요 ㅋㅋㅋ큐ㅠㅠㅠㅠㅠ
추연주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푹 쉰 것 같아 다행이에요. 이번에 잘 쉰 기억으로 이번 학기도 파이팅하기로 해요!

다음 상황은 조금 생각해봤는데 봄비 맞았으니 여름으로 넘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일상마다 한 계절씩 바뀌는 거 이상하게 좋더라구요. 꼭 한 일상=한 계절이 될 필요는 없지만요! 여름이면 바다 구경도 좋을 것 같구... 조금 더 생각해볼게요. 추연주도 떠오르는 거 편하게 말해주세요.
좀 오래오래 생각하고 길게 안부 남기고 싶은데 요즘 계속 쫓기듯 일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ㅠ.ㅠ... 추연주는 부디 이 멋진 날씨들 즐기며 하루하루 보내길 바라요. 좋은 밤~ u.u

332 ◆GyZknqLERw (PwZVmlNxeo)

2021-09-26 (내일 월요일) 16:34:09

안녕, 윤주야! 앗 ㅠㅠㅠ 연휴에도 바빴다니 가슴 아파요.. 그래도 드라이브 갔다니 즐거웠겠어요. 드라이브 하기 정말 멋진 날씨였죠! 윤주에게 요즘처럼 근사한 날씨를 누릴 여유가 생기면 좋겠어요. 가을은 너무 잠깐이니까요.
저는 연휴가 길어서인지 다시 학교 가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ㅋㅋㅋ 개강할 때와 비슷하게 절망적인 기분.. 그래도 행복함의 마지노선..? 아래로 기분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은 충전되어 있어서 ㅋㅋㅋ 아직 행복해요. 고마워요!

헉 바다 구경 너무 좋아요..! 저도 계절 바뀌는 거 늘 정말 좋았어요 ㅠㅠ 방에 누워서 가국의 사계절 맛보기..ㅎ 우리 공주님이랑 추연에겐 관념적인 여름 즐기게 해 주는 건가요? ㅋㅋㅋㅋㅋ 너넨 좋은 것만 골라서 해..!
둘끼리 가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막 사절단? 같은 식으로 타국 바다로 놀러 가도 재미있을 것 같고.. 가국 바닷가 마을에 황실 사람을 파견할 일이 생겨서 따라가도 재미있을 것 같고.. 요괴물 같은 걸 섞어서..(??)
윤주는 어떤 게 좋아요? 요새 많이 바쁘니까 윤주가 골라주면 제가 선레 써올게요~!

다정한 말 고마워요! 편안히 숨 돌릴 행복한 순간순간이 있는 나날 되었으면 좋겠어요. 안녕~

333 ◆3yPNMD/6aY (4kWv2mUktQ)

2021-10-04 (모두 수고..) 02:29:09

안녕, 잘 지내요? 나는 요즘 생각보다 가을이 길어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얄팍한 외투 걸치고 창문 열어놓으면 그렇게 좋더라구요. 비록 집이지만... 원래 이 달부터는 그나마 나을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일을 하나 맡게 돼서 비슷하거나 좀 더 바빠지게 되었어요. 조금 더 빨리 오고 싶은데 매번 늦어져서 아쉽고 미안하네요 ㅠ.ㅠ...
연휴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갈 때는 진짜 힘들죠... 저도 다시 새로운 주 맞아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 슬퍼하고 있어요. 추석에 너무 쉬어서 그런지, 대체공휴일은 쉬는 날로 안 쳐주시더라구요 ㅎ... 행복함은 아직 넉넉하게 충전되어있을까요?

사절단처럼 타국 가는 게 제일 재밌을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못 가는 여행 추연과 윤이라도 보내주고 싶은 마음도 크구요 ㅋㅋㅋㅋㅋㅋ 둘이 관념적 여름 실컷 즐기고 올 수 있게 해줘요, 우리! 선뜻 선레 써주겠다고 해줘서 고마워요 ㅠ.ㅠ... 여건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게 쉬운 일 아닌데 진짜루 늘 고맙게 생각해요.

지금은 잘 자고 있다면 좋겠네요. 꿈 없이 푹 자구요, 또 만나요. 안녕!

334 ◆GyZknqLERw (aPHBevJ0vw)

2021-10-15 (불탄다..!) 00:45:39

안녕, 윤주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 같아서 짧게라도 남기고 가요 ㅠㅠ 주말에는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토요일에 갑자기 추워 진다고 하니 꼭꼭 겨울 옷 잘 챙겨 두고, 기온 변화에 아프지 말고 잘 견뎌 보아요.
바쁜 와중에도 잘 지내고 있길 바라며, 좋은 꿈 꿔요. 안녕!

335 추연 ◆GyZknqLERw (pPDDu2mZjc)

2021-10-25 (모두 수고..) 15:23:42

그의 기분만큼이나 날이 좋았다. 갑판에 선 추연이 배에 와닿아 부서지는 잔물결들을 보았다. 당연하게도 항해는 순조로웠다. 바닷바람에 세차게 펄럭이는 돛과 바다를 가르는 배의 소리가 귀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만물이 장성하는 계절, 여름은 추연이 가장 기운이 넘치는 계절이었다. 뜨거운 계절의 한 가운데에서, 탄국의 왕녀가 태어났다. 탄국은 제법 큰 섬나라로, 사계절 내내 기후가 온화하고 바다가 아름답기로 유명했다.
국력이 비록 제국인 가국에 비할 바는 못 되겠으나, 탄국은 우방이었다. 가국의 바닷길을 절반이나 쥐고 있기도 했다. 현 황제의 누이가 공주이던 시절 탄국의 왕자와 혼약을 맺어 그 관계는 더 공고해졌다. 다음 대 탄국의 왕이 될지도 모르는 왕녀의 탄생에 축하 사절단을 보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탄국의 왕은 여인이었다. 모계 국가라서일까. 윤이 사절단에 들었다는 말이 들려왔다. 추연은 냉큼 저도 가리라 하였다. 워낙 흥미 본위로 움직여 온 터라 크게 의아해 하는 이는 없었다. 뱃길의 걱정은 없으리라, 내심 기뻐 보이기도 했다.
탄국은 제법 큰 섬나라로, 사계절 내내 기후가 온화하고 바다가 아름답기로 유명했다. 덩굴 식물 줄기를 잘라내어 꼬아 만든 제품들과 진주와 산호를 이용한 공예품이 유명했다. 윤의 머리에 붉고 푸른 산호를 장식하고 큰 진주를 박은 금가락지를 끼워 주리라.
그야말로 바다의 요정 같은 모습일테지. 제 손으로 치장할 윤의 모습을 떠올려 보며 추연이 흐뭇하게 웃었다. 갑판에는 아무도 없었다. 뱃사람들은 그를 경외하여 주변에 오려고 하지도 않았고, 사절단들은 대다수가 뱃멀미로 고생 중이었던 탓이다.
윤 역시 뱃멀미로 고생 중일까? 아무래도 배를 타는 건 처음일 테니 확인을 하러 가는 게 좋겠다. 추연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몸을 돌렸다.

336 ◆GyZknqLERw (pPDDu2mZjc)

2021-10-25 (모두 수고..) 15:39:29

안녕, 윤주야! 잘 지내고 있나요? 요새도 많이 바쁘겠지요? ㅠㅠ 선레 들고 오는 데 너무 오래 걸려서 미안해요 ㅠㅠ 저번 주 주말에..! 들고 오겠다고 해놓고..!! 분명 1학기에 비해 여유로운데도 이상하게.. 마음의 여유가 안 나더라구요.. 흑흑
저는 이제 학사일정이 다 끝났고 졸업고사랑 국시만 남겨두고 있어요! 6년 언제 다 다니나 싶었는데 졸업이 코앞이라니 기분이 이상해요~ 씩씩하게 잘 다닌 저를 칭찬해주고 싶네요 ㅎ

공주님 멀미 있으실까요? ㅠㅠ 저기서 뿅 나타나셔서 뱃전에서 도란도란 얘기해도 좋고.. 멀미하시는거 등 토닥토닥 두드려 드려도 좋고.. (상상만 해도 너무너무 귀엽고 안쓰러워..)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도 좋아요 ㅋㅋㅋㅋ
사절단 상황은 제 마음대로 짜봤는데 ㅠㅠ 수정하고픈 부분 있으면 마음대로 바꿔 주세요~ 나라는 약간.. 하와이 느낌의 기후로 생각해 봤어요.. 얘들아 천국에서 지내다 오렴.. 이국의 멋진 날씨와 다양한 음식과 달콤한 과일들..! 즐기고 와..!
공주님이 평소와 다른 옷 입어주겠지요? 탄국의 의복이라던가.. 너무 기대돼요.. 흑흑.... 외국이니까.. 둘이 남의 시선 신경 쓸 필요 없이 데이트 할 수 있을지도..ㅠㅠ 밤의 바닷가도 맨발로 걷구요.. ㅠㅠㅠㅠㅠ 벌써 가슴 떨려요..

요새 날씨가 참 좋아요. 금세 겨울처럼 추워 지려나, 싶었는데 아직은 가을이라고 할만한 날씨인 것 같아요! 하늘도 파랗고.. 공기는 상쾌하고.. 그래도 방심하면 안 되겠지만요! 저는 겨울이 되기 전에 새 목도리를 사려고 해요. 뭔가 캠핑도 가고싶고 그러네요.. 히히
답레는 천천히, 시간에 부담 가지지 말고 여유롭게 주세요. 안부도 남겨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숨 돌리다가 가끔 생각날 때쯤 들여다 봐 주세요. 윤주가 제게 말해 주었듯, 이 곳이 숨 돌릴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안부 종종 남길게요.
제 안부에도 답장 해야겠다는 부담 가지지 마세요. 약간.. 가끔은 제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 할 윤주를 떠올리며 털어 놓기만 해도 뭔가 위로가 되더라구요. 그럼 또 봐요! 감기 조심하고, 코로나 조심하고, 좋은 나날 즐겨요.

337 ◆3yPNMD/6aY (IALvhvBBwQ)

2021-11-03 (水) 20:36:32

안녕, 내가 너무 늦었죠 ㅠ.ㅠ... 11월이라 생각하면 아직 날이 많이 따뜻하지만, 그래도 일교차가 제법 큰데 잘 지내고 있나요? 나는 중간에 제의가 들어온 덕분에 일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감사한 일인데 진짜.. 정신은 없네요 ㅋㅋㅋ큐ㅠㅠㅠ 일단 씩씩하게 학교 잘 다닌 추연주 칭찬하구요, 또 앞두고 있는 시험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 얻을 수 있기를 바랄게요.
선레는 봤구 쉬는 날에 조금씩 써서 답레 가져올게요! 배경이 완전히 바뀐 건 처음이라 재밌는 상황이 될 것 같아요. 추연 덕분에 윤은 태어나 처음으로 바다 구경을 하게 되었네요 ㅎㅎ 오가는 길에 보이는 단풍이 엄청 예쁘던데 추연주 있는 곳도 그럴까요? 좋은 가을 날씨 맘껏 즐기고 있길 바라요. 너무 늦지 않게 올 수 있도록 할게요. 안부 남겨주어 고마워요! 또 만나요! u.u

338 서 윤 ◆3yPNMD/6aY (SLkn.XuAE2)

2021-11-24 (水) 00:38:03

어디에 시선을 두어도 온통 푸른색이었다. 위에는 하늘이, 아래에는 바다가. 제가 살고 있는 곳이 세계의 전부가 아니라는 건 익히 읽고 들은 바 있었으나 막상 눈 앞에 펼쳐지니 마음이 붕 떠오르는 것 같았다. 조금 상기된 얼굴을 하고선 뱃전을 기웃대던 윤이 허공으로 팔을 뻗었다. 손가락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은 적당하게 시원하고 기분 좋아서, 꼭 부드럽게 손에 감기는 얇고 긴 비단 같기도 했다. 느리게 남았다 뜨는 눈이 기분 좋게 접혔다.
하지만 슬프게도 항해 체질은 아닌 모양인지, 윤은 시간이 지날수록 묘하게 어지럽고 속이 불편하다 느꼈다. 결국 윤은 제 창백한 얼굴을 보고 다가온 사람에게 잠시 쉴 수 있는 곳을 물어 방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몸이 약한 편이라 생각하진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떠나는 길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된 게 조금은 속상했다. 윤에게 처음 보는 바다는 제법 황홀했기에, 그 풍경을 조금 더 담아두고 싶었던 탓이다.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정이 조금도 두렵지 않았냐면 그런 건 아니지만……. 제 곁에는 추연도 있었으니까. 얇은 이불 위로 몸을 누이며, 윤은 문득 추연을 떠올린다. 함께 황궁 아닌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게 꿈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다음엔… 그냥 그가 보고 싶었다.
윤은 그렇게 추연을 생각하다 그리운 얼굴 한 번 보고, 그 손 한 번만 잡을 수 있다면 좋겠다, 하는 작은 욕심을 내어보기도 했다. 물론 마음속으로만.

339 ◆3yPNMD/6aY (SLkn.XuAE2)

2021-11-24 (水) 00:39:20

많이 늦었죠... 미안해요 ㅠ.ㅠ... 안부 답장은 곧 해서 올려놓을게요. 푹 자고 내일도 좋은하루 보냈으면 좋겠어요! u.u

340 ◆GyZknqLERw (W3X866GaHo)

2021-12-03 (불탄다..!) 21:35:20

안녕, 윤주야! 오랜만이에요. 공부로 바쁜 와중에 일도 하다니, 너무 대단해요~ 한편으로는 무리할까봐 걱정 되기도 하지만요. 스스로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해 주세요. 바쁜 와중에 사랑스러운 답레도 고마워요. 저도 짬짬이 써서 가지고 올게요!
저는 졸업시험을 보느라 좀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지만.. 무사히 통과했고, 이제 남은 건 정말 국시 뿐이에요!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힘내 볼게요. ㅠㅠ 요상하게 날짜가 다가올 수록 공부가 안 되네요.

이제는 정말 겨울이라고 부를만한 날씨가 되었지요. 예전엔 겨울이 싫었는데, 이상하게 요새는 차가운 바람, 그리고 손끝이 얼어붙는 느낌도 즐기게 되네요. 아직 한파가 안와서 배부른 소리를 하는 걸까요.. 히히
그래도 최근에 얇게 입고 돌아다녔다가 가볍게 감기를 앓긴 했어요. 윤주도 감기 조심 코로나 조심..! 옷은 겹겹이 따뜻하게 입고 목도리 장갑도 꼭꼭 챙겨 다녀요~ 그럼 또 봐요, 안녕!

341 ◆3yPNMD/6aY (536u/4ygKw)

2021-12-24 (불탄다..!) 00:35:41

안녕, 내일이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어쩌다보니 내일은 쉬게 돼서 친구 집에 놀러가게 됐어요. 상황이 이래서 자주 못 만나니까 가끔 보는 친구들 얼굴이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요즘 연말이라고 거리가 반짝반짝해요! 아직 공부하고 있을 텐데 그래도 오가면서 트리나 예쁜 조명들 보면서 감탄할 수 있는 여유 잠깐은 있으면 좋겠네요 ㅠ.ㅠ
이번 주말은 무지 춥대요. 나갈 일이 없으면 좋은데 진짜 일 때문에 이틀을 다 나가게 생겨서 조금 무섭네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 그래도 안 갈 수는 없으니 꽁꽁 싸매고 나가보려고 해요!
추연주도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구요, 길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도 조삼해요. 마지막으로, 메리크리스마스! u.u*

342 ◆GyZknqLERw (0h4WnvMl1U)

2022-01-01 (파란날) 22:19:06

안녕, 윤주야! 너무 오랜만에 왔지요 ㅠㅠ 답레와 함께 온 게 아니라서 미안해요! 제가 국시가 얼마 안남아서 ㅠㅠㅠㅠ 집중해서 잘 마무리 하고 이번 달 안으로 돌아 올게요. 늘 고마워요.

크리스마스 인사 고마워요. 덕분에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낸 것 같아요. 저는 새해 인사 남기고 갈게요~ 히히.. 2021년도 모자란 저와 함께 해줘서 고마웠어요. 2022년에도 잘 부탁해요! 올해는 윤주에게 좀 더 친절하고 상냥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요샌 눈 소식이 잦은 것 같아요. 빙판길도 조심하고.. 꽁꽁 잘 싸매고 다녀야 해요♥ 아끼는 사람들과 반가운 소식 주고받으며 편안한 연초 보내고 있으면 좋겠네요. 나중에 봐요, 안녕~

343 ◆3yPNMD/6aY (Ehrn1eJ.ZU)

2022-01-20 (거의 끝나감) 00:21:53

안녕, 잘 지내지요? 오늘은 눈이 펑펑 오더라구요. 함박눈 구경도 하고 동네 어린이들이 만들어둔 눈오리도 구경했어요 ㅋㅋㅋㅋㅋ 시험은 잘 마쳤나요? 혹시 아직 준비중이라면 마지막까지 힘내길 바라구요, 치른 이후라면 푹 쉬고 있길 바라요.
저는 방학은 했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애를 좀 먹는 중이에요 ㅠ.ㅠ...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그래도 시간날 때마다 쉬고 좋아하는 영화 드라마 보면서 즐거운 연초 보내고 있어요.
요즘 날씨가 꽤 싸늘한 것 같더라고요. 감기 조심하고 코로나도 조심하고 오늘 눈 왔으니까 미끄럼도 조심하구요! 행복하고 따뜻한 나날들 보내길 기원할게요. 먼저 오늘 밤이 추연주에게 좋은 밤이길 바라요. u.u*

344 ◆GyZknqLERw (2aceUeOw0M)

2022-02-10 (거의 끝나감) 18:20:59

안녕, 윤주야! 덕분에 시험 잘 마무리 했어요. 다만 새 집 구하고 이사 준비 하고 하느라구 정신없이 시간이 이렇게 되어 버렸네요 ㅠㅠ 미안해요 조만간 답레랑 같이 돌아올게요..!
바쁜 와중에도 몸 잘 챙겨요!

345 추언 - 서 윤 ◆GyZknqLERw (wALcOtjyG.)

2022-02-18 (불탄다..!) 18:32:45

이 어디 즈음에 있을 텐데. 사절단이 이용하는, 이 정도로 큰 배에는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 마련이었다. 아주 긴 항해를 위해 만들어진 배는 아니었지만 황족과 제가 이용하는데 어련히 신경을 썼을 터. 추연은 두리번거리다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고 다가섰다. 윤 곁에 있는 것을 몇 번 보았지. 뱃멀미가 없는지 제법 쌩쌩한 얼굴의 시비가 공주님께 가져다 드린다며 물을 담은 병과 쟁반을 들고 종종 걸음을 옮기는 것을 발견한 추연이 그를 강탈했다.
추연이 밖에서 문을 두드려 인기척을 냈다. 나무로 된 문은 부드럽게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열렸다. 시중 들 이들 모두 뱃멀미로 고생 중인지, 아니면 스스로 물린 것인지 윤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핏기 없이 창백하고 피곤한 얼굴로 누워있는 윤의 모습에 다른 모습이 겹쳐져 가슴이 선득하게 내려 앉았다. 추연은 내색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섰다. 머리맡에 쟁반을 내려 놓고 그 근처 바닥에 주저앉은 추연이 윤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

“윤, 많이 안 좋아? 물 조금만 마시고 누워 있을까?”

마시기 싫으면 억지로 마시진 말고, 얼굴을 가까이 하며 덧붙인 추연이 단 몇시진 새 핼쓱해진 뺨을 쓸었다. 추연의 손 끝에서 사늘한 바람이 불어 윤의 코끝을 스쳤다. 인간들이 하는 뱃멀미를 느껴 보지는 못했지만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파봤자 죽지도 않는 내가 너 대신 아파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물론 추연도 고통은 알았다. 내장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은 그 아픔을 몇 번이고 겪었으니까. 그렇기에 윤은 단 한 순간도, 아주 작은 고통도 겪지 않았으면 싶었다.

“어디서 봤는데……, 남의 손을 꽉 붙잡고 있으면 나아진대.”

뱃멀미는 딱딱한 바닥이 흔들거려 균형에 혼란이 온 것이기에 움직이지 않는 무언가를 꽉 잡고 있으면 좋아 진다고 하였다. 손 정도면 충분히 딱딱하지 않을까.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듯 목소리를 낮추어 속삭인 추연이 뻔뻔스레 손을 내밀었다.

346 ◆GyZknqLERw (wALcOtjyG.)

2022-02-18 (불탄다..!) 19:02:11

안녕, 윤주야! 제가.. 너무너무 오랜만에 와서 미안해요 ㅠㅠ 윤주가 기다리며 응원해 준 덕분에 저는 시험도 잘 끝냈고, 이사도 잘 했고, 이사 후 요양도 잘 했어요. 이제 곧 졸업이에요..! 저는 큰 병원에는 들어가지 않기로 해서.. 직장 구하기 전까지는 아주 여유로울 예정이에요. 물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해야겠지만..! 아직은 백수 생활을 즐기고 싶어요.
근황 말고 tmi를 전하자면 저 요새는 귤에 빠져서.. 매일매일 귤 까먹기 하고 있어요. 이제는 껍질을 안 끊기고 전부 벗길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늘 집 밖에서 음악 들을 때만 사용하던 헤드셋이 있었는데.. 요샌 잘 안 나가게 된 김에 집에서 별 생각 없이 들어 봤는데 정말정말 좋아서..! 매일매일 헤드셋으로 음악 듣기에 빠져 있어요.

윤주는 잘 지냈나요? 방학인데도 바쁘다니 속상해요 ㅠㅠ 쉴 수 있는 방학이 되면 좋을 텐데요. 그래도 중간중간 즐거움은 챙기고 있다니 귀엽고 기쁘고 그러네요. 하는 일 모두 잘 풀리는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려는 모든 일을 응원할게요! 자주 말했지만 바쁜 와중에도 끼니는 잘 챙기구요. 올 겨울이 작년보단 따뜻한 것 같지만.. 그래도 목도리 장갑 잘 챙겨 다니구요.
요새 오미크론이 난리이지요. 백신 3차까지 다 맞았지만 저는.. 서울에 사는 관계로 자발적 감금 상태로 지내고 있어요. 당장 지인, 다른 지인의 가족들 막 이렇게 확진이 나오고 있어서.. 여느 때보다 더 위협을 느끼고 있답니다. 부디 무사히 지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안부 전하러 올게요. 답레는 여유롭게 주세요! 안녕, 좋은 밤 돼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아요!

347 ◆GyZknqLERw (ssQA4t1tJM)

2022-03-12 (파란날) 23:53:46

안녕, 윤주야! 낮에는 정말 봄이 온 것 같았는데, 또 갑자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이에요. 저번에 윤주가 날씨 얘기를 자주 했더니 내가 떠오른다고 했잖아요. 나도 그래요. 이렇게 꽃이 필 것처럼 따뜻한 봄이 되고, 겨우내 마른 땅을 적셔줄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니 윤주가 생각나서 글을 적어요.
요즘 어때요. 잘 지내고 있나요? 개강해서 많이 바쁘리라 생각해요. 주변, 그리고 후배들에게 듣자 하니 대면수업을 하거나 하이브리드로 한다면서요. 수업도 듣고.. 일도 계속 하고 있을까요? 그렇다면 우리 윤주는 더 바쁘겠어요. 따뜻한 봄날씨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요새 쉬엄쉬엄 공부를 하며 백수 생활을 하고 있어요. 노니까 정말 좋아서.. 취직이 하기 싫어요 ㅋㅋ ㅠㅠㅠ 이러다간 근육이 전부 사라지겠다 싶어 며칠 전부터 운동도 시작했답니다. 면역력과 건강이 가장 중요해진 시대이니까 말예요.
요즘 정말 제 주변에는 코로나 안 걸린 사람이 없을 만큼 심하더라구요. 나쁜 바이러스가 부디 윤주와 그 곁은 잘 피해 갔으면 좋겠어요. 늘 윤주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고 있어요. 이제 요 며칠간은 비가 오며 기온이 떨어지는 것 같으니, 방심하지 말고 옷 꼭꼭 껴입기로 해요!
또 올게요. 좋은 밤 보내고 있길 바라며, 안녕 ♥

348 ◆3yPNMD/6aY (xVat5X.p2w)

2022-03-19 (파란날) 02:17:16

늦어서 미안해요 ㅠ.ㅠ 답레랑 안부 전부 봤는데 자리잡고 앉아서 답장할 정신이 없어서 엄청 늦어버렸어요 흑... 아직 할 일이 남아서 오늘은 짧게 생존신고만 하구 이 달 안에 답레랑 안부 답장 가져올게요!
3월 치고 따뜻하다 싶었는데 내일은 눈이 온다고 하더라구요. 코로나도, 감기도 조심하구요. 오늘밤 푹 자길 바랄게요, 안녕!

349 ◆GyZknqLERw (s24J2MIi0g)

2022-03-29 (FIRE!) 18:34:03

안녕, 윤주야! 앗 아녜요~ 3월은 새로운 시작이기에 바쁜 달이잖아요. 이 달 안에 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여유 날 때는 쉬면서 차 한 잔 하고.. 마음도 챙기고 건강도 다 챙기고.. 답레는 그 다음 천천히 주세요.
꽃샘추위가 어제같은데.. 이제 날이 많이 따뜻해 졌어요. 여기저기 꽃이 피기 시작했네요. 개나리는 만개했던데, 개나리도 봤나요? 윤주가 지내는 곳, 그리고 걸어다니는 곳 근처에 꽃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한 철 짦은 봄을 즐겨요. 그럼, 또 봐요~

350 ◆3yPNMD/6aY (L6OAUEeMso)

2022-03-32 (불탄다..!) 01:51:12

안녕, 답레가 말한 것보다 늦어져서 들렀어요. 그래도 이번 주 안으로는 올라가지 않을까 싶어요 ㅎㅎ 벌써 4월이네요. 잘 지내고 있나요? 나는 여전히 공부도 하고 일도 하면서 시간 보내고 있어요. 강의는 훨씬 적게 듣는데 할 일은 왜 더 많은지... 아직도 납득 못 한 채로... 지내고 있답니다... ^.ㅠ 왜지.. 진짜 왜일까......
추연주 있는 곳은 벌써 개나리가 만개했군요! 나 있는 곳은 좀 쌀쌀해 그런지, 개나리나 목련은 아직이에요. 대신에 집앞에 있는 매화나무에 꽃이 피었더라구요. 이제 4월이니까 슬슬 다른 꽃들도 볼 수 있겠죠! 앙상한 가지에 연두색 이파리들 피어날 거 생각하면 좋네요. 일 때문에 이동하더라도 풍경 예쁘면 괜히 기분이 좋아요 ^//^!
추연주는 여전히 공부하고 운동하며 보내고 있을까요? 지금까지 바쁘게 지내온 만큼 여유 즐기며 쉴 수 있는 시간 즐겼음 좋겠네요 ㅎㅎ 난 나도 그렇고, 주변도 그렇고 쉴 때 이상하게 불안한 마음이 들곤 해서 늘 스스로와 주변을 안심시키려구 노력하고 있답니다... 너무 tmi죠 ㅠㅋㅋㅋㅋㅋ 그냥 추연주가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를 편하게 누렸으면 하는 맘에서...! 한 말이었어요 히히
이제 바람 불더라도 서늘하다 싶은 정도라서 진짜로 겨울이 갔구나, 생각하면서도 일교차는 여전히 크더라구요. 감기 조심하구요. 봄이니까 딸기 많이 먹으면서 행복한 나날 보내길 바라요. 좋은 꿈 꾸고 조만간 또 올게요. u.u

351 ◆GyZknqLERw (eFctEkhcoA)

2022-04-21 (거의 끝나감) 01:24:59

안녕, 윤주야! 오랜만이에요~ 만우절에 다녀 갔군요 ㅋㅋㅋ
으악 ㅠㅠ 바쁘고.. 바쁜... 나날 보내고 있군요. 가슴이 아파요.. 그래도 때로는... '왜'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정서 건강에 더 좋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물이 든 물잔을 들고 있는다고 할 때, 물잔에 물이 얼마나 채워져 있느냐 보다는 그 물잔을 얼마나 오래 들고 있는지가 날 얼마나 힘들게 하느냐를 결정한다고 해요. 여기서 물잔이 걱정이래요. 걱정의 절대적인 크기보다는 얼마나 자주, 오래 걱정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거지요. 윤주는 걱정은 아니고 ㅋㅋㅋㅋ 스트레스지만 ㅠㅠ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앗 ㅠㅠ 다정한 말 정말 고마워요. 안그래도.. 슬슬 구직 해야하나.. 하고 약간 조급해 지고 있던 차였는데, 꼭 제 마음을 들여다 봐준 것 같아서 위로가 돼요. 저는 4월 초엔 꽃놀이를 참 많이 다녔어요. 대학생 때는 늘 시험기간이라 아쉬웠는데.. 백수가 좋긴 좋아요 ㅎㅎ 요새도 날씨가 맑을 때면 채광이 좋은 카페에 가곤 해요. 가서 이력서도 끄적여 보고.. 공부도 하고.. 그러고 있어요. 운동은.. 아무리 해도 하기가 싫지만..ㅠㅠ 하고는 있답니다.
서늘했던 게 어제 같은데.. 이젠 벌써 여름이 올락말락 하는 것 같아요 ㅋㅋㅋ 반팔에 얇은 겉옷만 입어도 참 적당한 나날이에요. 윤주는 이제 시험 기간이지요? 이런 따뜻한 날이 공부하랴, 일하랴 힘든 와중에 위로가 되면 좋겠어요. 딸기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최근까지도 팔길래 먹었답니다?! 윤주의 안배였나봐요 ㅋㅋㅋ
암튼.. 더워도 차가운 음료 너무 자주 먹지는 말구요. 건강히 잘 지내고,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금방 또 올게요, 안녕!

352 윤 - 추연 (d6zgMYFRKs)

2022-05-03 (FIRE!) 01:31:42

윤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잠이 오는 건 아니었기에, 문 너머에서 들리는 말소리와 파도소리 따위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렇게 멀리까지 나와본 건 태어나 처음인데 몸이 적응하지 못해 누워있어야 한다는 게 못내 억울했다. 눈을 감고 있는데도 시야에 푸른빛이 일렁이는 것 같았다. 희게 부서지는 파도와 빛이 닿자 잘게 반짝이는 물결 모두 아름다워 매혹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억지로 고집을 피워봐야 제 몸만 힘들고 주변만 난처하게 할 뿐이라는 걸 알기에, 윤은 머릿속으로 아까 본 풍경을 곱씹는 데에 그쳤다.
윤이 다시 눈을 뜬 건 작게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팔로 몸을 지탱해 느리게 몸을 일으키는 사이에 문이 열리고 익숙한 인영이 다가와 있었다. 놀란 얼굴로 추연을 바라보던 윤이 곧 가늘게 뜬 눈으로 물었다.


“…당신, 사람 마음도 읽을 줄 알던가요?”


그게 아니면 보고 싶다고 생각할 때마다 나타나는 게 설명이 안 되잖아요. 여전히 조금씩 울렁이는 탓에 완전히 편안한 얼굴은 아니었지만, 기쁜 기색이 드러나기엔 충분했다. 머리를 만지는 손길에 따라 눈을 감았다가 뜬 윤이 작게 고개를 젓고서 추연의 어깨에 가만히 기대었다.


“조금만 이렇게 있다가요.”


“당신한테서 바람 냄새가 나네요.” 살포시 웃은 윤이 다정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당신이 바람이면 꽃잎 간질이는 봄바람일까요, 땀 식혀주는 여름의 바람일까요. 마른 갈대 사이로 스치는 가을바람일지도 모르겠어요. 콧잔등 위로 사뿐히 눈송이 떨어뜨려주는 겨울바람이라도 좋아하게 됐겠죠. 설사 매서운 바람이라고 하더라도.
…추연, 당신은 듣고서 웃어버릴지도 모르는 생각이지만요. 나는요, 당신이 어떤 모습이었든 당신을 사랑하게 됐을 것 같아요. 아침이 지나면 낮이, 낮이 지나면 밤이 오듯이. 내게 당신을 사랑하는 건 그렇게 당연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연이 한 말이니까 믿어볼게요.”


속삭이는 목소리로 화답하고 추연이 내민 손을 양손으로 조심스레 붙잡았다.


“추연은 전에도 바다를 본 적 있어요? 탄국보다 더 멀리 가본 적은요?”


문득 궁금한 마음에 물었다. 세상에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계속 모르는 채로 있는 게 나은 건지, 조금 두려워도 바깥으로 나와야 하는지. 천천히 눈을 깜빡인다. 멀리서 새의 울음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 지금은 너무너무 잠이 와서 안부 겸 잡담은 조금 뒤에 이어올게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너무 늦어서 미안하구요, 좋은 꿈 꾸고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랄게요~ U.U

353 이름 없음 (OX.M5VOl9A)

2022-05-17 (FIRE!) 00:46:42

안녕, 자기 전에 안부 겸 잡담 나누려고 와봤어요 ㅎ.ㅎ 이젠 날씨가 제법 여름 같아요. 여전히 일교차는 커서 얇은 겉옷 하나씩은 꼭 가지고 다녀야 하지만요... 그래도 겨울보다 훨씬 가벼워진 옷차림이라는 건 느껴지네요.
제가 공부하고 있는 곳은 시험은 없는데, 대신에 발표하고 소논문을 제출하고 있어요. 개수 자체가 많다기보다는 전보다 결과물에 훨씬 많은 책임을 져야 해서 부담스러운 것 같아요 ^.ㅠ... 나이 먹으니까 아무래도 체력도 많이 떨어져서(...)
저도 늘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탓에 조언할 만큼은 못 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너무 힘들다 싶을 정도로 자기자신을 몰아세우지는 말기로 해요!
저는 최근에 화분을 몇 개 들여와서 키우고 있어요. 사실 제가 해주는 건 물 주고 햇볕 잘 드는 자리에 놓아주는 게 다라서 이걸 키운다고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 그래도 식물들 키가 자라고 새 이파리 나는 거 보다보면 좋더라구요. 뿌듯하기도 하고 왠지 평화롭기도 하구... 초록색이라 그런가? ㅎㅎ
요즘 추연주를 즐겁게 하는 일이 무얼까 궁금해요. 나중에 들렀다가게 되거든 알려주세요! 그럼 건강하구요, 푹 자고 있길 바라요. 나중에 또 올게요. u.u

354 ◆GyZknqLERw (oudxlxstXo)

2022-05-24 (FIRE!) 23:46:02

안녕, 윤주야! 윤주가 다녀간 사이 제가.. 취직을 했어요! 그런데 타지에 하게 돼서... 당분간 이사랑 병원에 적응하느라 바쁠 것 같아요 ㅠㅠ 그래두 한 달 안으로는 돌아올게요! 건강히 잘 지내고 있어요

355 ◆3yPNMD/6aY (ljFzbSyx/o)

2023-06-16 (불탄다..!) 01:02:33

예전 생각나서 우연히 와봤는데 제가 답레를 안 남겼었네요... 당연히 남겼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좀 많이... 뒤늦게 하는 사과지만 답변 못 남겨서 미안했어요 ㅠ.ㅠ
일은 잘하고 있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을까요? 몰래 남기고 가는 인사라 추연주가 확인할 수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잘 지내고 있다면 좋겠어요. 좋은 꿈 꾸고 있길 바라요 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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