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5719633> 1:1 자유 상황극 보트 - [1] :: 387

익명의 참치 씨

2016-02-17 23:33:53 - 2021-09-13 01:05:49

0 (16E+38)

2016-02-17 (水) 23:33:53

본 글은 다수가 아닌 1대1로 짝을 지어서 노는 보트입니다. 통제하는 캡틴은 특별히 없습니다.
장르나 글의 퀄리티 등등은 파트너 참치끼리 상의하며 상황극 게시판의 규칙을 준수하는 아래 자유롭게 조율하고 돌리실수 있습니다.
파트너간의 불화나 사정으로 인한 하차 등등은 원할한 대화로 해결하도록 합시다.

자세한건 시트 보트를 참고해주세요.

현 시트글 - http://tunaground.co/cardpost/trace.php?bbs=situplay&card_number=1455719482&recent=true

235 레윌-엘 (70142E+56)

2016-05-06 (불탄다..!) 13:18:38

레윌은 잠시 자기 시대의 마법들을 생각했었어. 모두의 마력을 공유하면서 지하에 흐르는 마력들의 흐름을 다뤄 마력으로만 이루어진 에너지원을 쓰던 고대의 커넥트 도시, 마법의 여신이자 마녀 유타의 아이들이 이뤄냈던 기적들, 진리를 풀어내던 학자들 사이를 흐르는 청명한 마법, 그리고 그들 위를 날던 드래곤들과 그 모든것을 내려다보던 신들... 모두 과거가 되었다고 할만큼 그 시대에 비해 지금의 시대는 그 모든것이 찬란한 색채를 좀 잃어버렸지만 레윌에게는 어쨋건 영광의 시대였었어. 아. 그때 참 좋았는데... 라고 생각하던 그녀는 곧 엘의 말에 눈을 깜박이면서 놀라버리었어.

[마법을...? 엄... 진짜? 못 배워서 그런거야...? 아님 아무도 안가르쳐줘서?]

엘의 나잇대쯤엔 기초마법정도는 그래도 알겟거니 하던 레윌은 엘이 모른다고하자 깜작 놀라서 반문하였어. 그러다가 엘이 또 시무룩해져버리자 자산이 그렇게 만든건가 싶어서 얼굴을 바싹 갖다대면서 말했어.

[오오, 아냐아냐! 그렇게 풀죽을 필요는 없어. ...뭐. 마법이라는 학문이 원래 난이도가 높으니까 그럴 수 있어. 음... 그리고.... 정... 힘드면 천천히 다시 배우면 되는걸! 우리때도 서른살이 넘어서 겨우 마법을 쓸수 있게 된 경우도 왕왕 있었으니까.]

...그때는 아무리 대 마도시대라고 했어도 마법사들이 각 마탑 및 학파마다의 신비주의와 비밀주의가 가득해서 입문 자체가 아주 늦은 나이에 행하여졌다는건 말을 안했지만 레윌은 어쨋든 그렇게 말해줫어.

236 엘 - 레윌 (86131E+58)

2016-05-07 (파란날) 20:23:40

사람들이 흔히 전설이라고 칭하는 과거를 담은 책이나 그런 이야기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든 동화에서는 지금으로부터 먼 옛날에는 세상에 인간 말고도 다른 다양한 종족이 살고 있었다고 하고, 다양한 마법을 이용해 각 종족이 편리하게 살아가는 사회가 있었다고 적혀 있었어.
... 문득 든 생각인데, 만일 내가 다양한 종족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갔던 그 먼 옛날에 살았더라면, 지금과 같이 다른 아이들보다 힘도 약하고 마법도 쓰지 못한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쫓겨나지 않았을지도 몰라. 부모님에게까지 버려진 나를 받아줄 다른 이종족이 있었을지도 몰라. 남들이 날 비난하고, 놀리고, 흉보았을 때 옆에서 격려를 해 줄 그런 이종족이 있었을지도 몰라. 마치,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드래곤처럼.

내가 마법을 쓰지 못한다는 말을 들은 드래곤은 놀란 듯 말을 더듬으면서 정말 마법을 쓰지 못하는 것이냐고 말해왔어. 마법을 못 배워서 그런 것이냐고, 아무도 나에게 가르쳐주지 않았냐고. ... 그러진 않았어. 다들 나에게 마법을 가르쳐주려 했는걸. 내가 그걸 따라가지 못 했을 뿐이지.
풀이 죽은 눈으로 드래곤을 바라보니, 드래곤은 자신의 얼굴을 불쑥 내밀더니 풀죽을 필요 없다고 날 위로했어. 서른 살이 넘어서 겨우 마법을 쓸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며. 그 말을 들은 나는 고개를 살짝 들며, 약간이나마 자신감이 생긴 표정을 지으며 드래곤의 눈을 바라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 정말요? 그렇다면, 저도..."

나도 열심히 연습한다면, 다른 사람들처럼 마법을 잘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려 했지만, 이상하게 그 말이 목구멍에 막혀서 올라오지 못하는 바람에 그 말을 하지 못했어.

// 괜찮아, 늦을 수도 있지. 나도 늦었는걸.

237 레윌-엘 (2867E+55)

2016-05-08 (내일 월요일) 13:10:52

인간들의 기준으로는 마도사의 시대나 고대시대라고 부렸던 그 시대는 레윌이 아직 엘만큼이나 어린 시대였어. ...그때도 엘보다 10살은 더 많았지만 말이야. 뭐. 그때도 그때 나름의 고증이라던가 기쁨과 슬픔이 판을 폈지만 레윌은 어쨋던간에 그때가 그립긴 했어. 지나간 세월이란건 그 세월이 지나갔다는 것 만으로도 그리운 경우가 많은거니까. 그나저나 저렇게 풀죽다니... 아. 하긴 그러려나. 엘은 그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죽으려고 여길 찾아왔으니까. 라고 생각한 레윌은 다시금 눈을 반짝이면서 기대에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엘을 보곤 일단 고개를 끄덕였어. 뭐 여차하면 피의 교육이란게 있긴 하니까.

[그래. 가능해. ...흠. 그치만 일단 재능이 어느정도인지 알기 위해서 잠깐 손좀 내밀어볼래?]


그래도 일단 엘이 어느정도인지를 확인하고 싶었던 레윌은 설마 마력이 흐르는 길이 꽉꽉 막혀있다던가 하는 그런거는 아니겟지라고 생각하며 엘이 손을 내밀기를 기다렸었어. 근데 가만보자... 자기가 누구한테 뭔갈 가르친 적이 있었나? 아예 없던 것 같았는데.

//자기전에 작성누르고 잔다는게 새로고침 누르고 잠들어버린지도 몰랐다... 어...

238 엘 - 레윌 (80119E+53)

2016-05-08 (내일 월요일) 14:39:01

찬란한 마법과 이종족이 있었던 시대와 지금은 많은 차이점이 있다고 들었던 기억이 나. 우선 인간 이외의 이종족은 보기가 매우 힘들어졌고, 마법도 일상생활에 사용될 정도로 널리 사용되지 않는다고 했어. 그때 있었던 수많은 기술들도 사라졌다고 했고.
왜 수많은 이종족과 기술들이 사라졌는지는 난 알 수 없어. 책에서는 각종 재난과 각 종족끼리 분쟁이 발생하는 바람에 일어난 전쟁 때문이라고 되어 있긴 했지만. 만약 과거로 갈 수 있는 마법이 있다고 한다면, 난 그 옛날 시대로 돌아가 보고 싶어. 그 기술들과 이종족의 모습을 꼭 보고 싶거든.

드래곤은 나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재능이 어느 정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을 내밀어보라고 했어. 드래곤이 한 말 중에 '재능'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난 다시 기가 죽은 듯 고개를 살짝 숙이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어. 재능... 많이 들어본 말이야.
어른들은 다른 아이들에게 마법에 재능이 있다, 검술에 재능이 있다, 아니면 특별한 능력에 재능이 있다는 말을 많이 했거든. 나에게는 아무런 재능도 없다는 말을 했지만. 재능이 없는 아이는 어딜 가도 못쓴다는 이야기도 들으면서.

잠시 슬픈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 드래곤의 말대로 손을 내밀었어. ... 그러고 보니, 옛날에 선생님들이 나에게 마법을 가르쳐줬을 때, 마력이 팔에 흐른다고 생각해보며 마법을 써보라고 했던 것 같아. 실제로도 그런 느낌이 난다고 했고.
물론, 나는 그런 느낌이 나지 않았지만. 대신 몸 안에서 무언가가 흐르는 기분이 들었고, 가끔은 심장이 빠르게 뛴다던지, 현기증이 온다던지 하는 경우가 있었을 뿐이지.

// 아... 그런 경우엔 좀 짜증나긴 하지. 내가 쓴 글을 실수로 다 날려버렸으니까.

239 실크-네게브 (11729E+60)

2016-05-09 (모두 수고..) 01:43:44

"이번역은 '루나티스' 입니다"

여름도 아니지만 언제나 찝찝하고 숨이 텁텁막히는 화물칸
칸의 이름대로 사람을 태우는 칸이 아닌지라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하긴 헐값에 몸을 옮겨다주는것도 감사해야하는터라 그누구도 항의 할수없는 일,2일 밤낮을 달려 마침내 도착한 루나티스 센트럴
저번 지령은 시골의 마을에서 이루어졌기에 이렇게 복작거리는 도시풍경은 둘에게 오랜만일것이다
특히 석탄사업으로 발전한 이곳은 다른곳보다 더 즐길거리들이 많기에 실크는 꽤나 들뜨기까지 했다
그래봤자...즐길돈도 시간도 없지만 말이지

기차가 정차하고 나오는 사람들이 한가득 짜증을 얻고 오는 가운데 누군가 한사람 만은 얼굴에 만연한 웃음을 띄우고 일등석을 향해 뛰쳐나간다
가끔 화물칸에서 일등칸을 시샘한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이는 많지만
당당히 일등칸 인물에게 다가가는것은 좀 이상한 일
그도 그럴게 최상층과 최하층에게 인연이 있을법하진 않기때문이다

"어머..."

그렇기에 역무원들에게 제제를 받는 화물칸의 여자
나온칸도 그렇고 차림새도 썩좋지 않은게 어쩌면 물의를 이르킬수있기때문에 예방의 차원에서 그러는것같다

"잠깐, 오빠들! 나 저기 아는사람 있으니ㄲ..앗! 아~가~씨이 이거 어떻게 해명좀 해줘"

/루나티스는 적당히 18세기 런던정도의 배경으로 생각해줘!

240 네게브-실크 (32452E+57)

2016-05-09 (모두 수고..) 02:40:16

기관의 내부 사정이 어찌되엇건 돈줄이 되는 사람은 우대한다는건 훌륭한 생각이다. 누가 생각한건지는 몰라도 상을 주어야한다. 열차의 일등석을 만든사람처럼.
일등석은 확실히 대단하다. 이번에는 이동하는 동안에는 정말로 잠만 잔것같지만 어깨결림은 커녕 허리통증또한 없을정도. 역시 돈이 있다는건 멋진일이다. 내 돈은 아니지만...

"이번 역은 '루나티스'입니다."

몽롱한 눈을 비비고는 가방을 맨다. 어느샌가 이번 목적지까지 도착해버렸다.
루나티스 센트럴.
어디를 가더라도 같겠지만 저번에 있던 시골보다는 훨씬 마음에 든다. 밖을 봐도 경작지같은것밖에 보이는게 없다는건 나같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어디를 가던지 다른 모습이 있다. 시간이 있다면 천천히 돌아다니며 풍경을 체크해보는것도 좋았겠지만 그럴 시간은 없다. 차라리 이게 여행이였다면 좋았을텐데...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열차에서 내리자 마자 산업의 향기가 나는 도시가 나타난다... 였으면 좋겠지만 그 전에 역에서 나가지도 않았다.
빨리 나가서 잠시만이라도 눈에 새겨두도록 하자고 마음속으로 정하고 달리려 했지만 뭔가 잊은게 있다는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 생각은 틀리지않았다.
역무원에게 잡혀있는 장신의 여자는 일등석에 있을만한 사람은 아니다. 문론 일반칸에 있어야할 옷을 입지도않았다.
하지만 익숙하다. 그야 그럴수밖에 페어니까.

"죄송합니다. 이분은 제 일행이에요."

역무원에게 다가갔다. 이 사람이 잡혀있으면 나도 힘들어진다. 거기에 저렇게 계속 둘수도 없는노릇이기도 하고.

"그냥 바깥에서 기다리시지... 괜찮으세요? 어디 아프지는 않아요?"

역무원한테 제재를 받으면서 다쳤을지도 모른다. 호위역이 다치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이기도 하니까 평소 하던대로 실크의 주변을 빙빙 돌면서 간단히 몸 상태를 살핀다. 뭐 실랑이가 있었던건 아닐테니까 다치지는 않았겠지.
/참고로 말하면 난 밤-새벽쯤에 올것같아.

241 이름 없음 (01314E+56)

2016-05-09 (모두 수고..) 20:55:34

인양

242 레윌-엘 (16081E+53)

2016-05-09 (모두 수고..) 21:27:42

아름답고 찬란했던 그 시대를 아무리 그려보아도, 어차피 세상은 변해버렸지. 고대의 나라들은 사라지고, 자손들은 그 유전자가 퇴화되어가고, 빛과 어둠 양쪽 다 흐릿해지는 그 감각은 가끔씩 동굴에 있는 래윌조차도 세계가 멸망해버리는게 아닐까 하면서 몸을 떨게 만들어. 생명과 죽음 둘 다 소리를 죽이는 날이면... 레윌은 원래부터 혼자 있었어도 정말로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라 몸이 떨리지. 그렇지만 말이야. 이 시대도 나름대로의 좋은 무언가가 있어. 그건...

[어... 라?]

레윌은 역시 보통 사람들에 비해 마나가 많이 막혀있는걸 보곤 남들보다 힘들긴 힘들겟구나 생각했어. 이런거라면 억지로 한방에 패스를 뚫다간 엘의 몸을 다치게 하겟구나 라고 생각하던중에... 엘의 몸에서 느끼는 감각때문에 조금 깜작 놀랐어. 이건 마나의 기운이 아니야. 그렇지만... 음. 이건 뭐지?

[흐음. 잠시만. 엘. 혹시 가끔 이유없이 현기증이 날때가 있어?]

아니. 설마하니 그건... 그거려나? 하지만... 이라고 무언가를 떠올리며 레윌은 살며시 엘의 손에서 손을 떼었어.

//음 엘이 갖고있는 무언가를 잘 몰라서... 일단 이렇게는 썻어.//

243 실크-네게브 (11729E+60)

2016-05-09 (모두 수고..) 22:57:37

"아가씨가 너무 반가워서 그랬지이-그리고 걱정마 아가씨를 호위할 만큼의 상태는 되어있으니까"

생채기 조차 없는 모습
오히려 네게브는 역무원들을 걱정하는게 정답인지도 모른다
평소 시한폭탄같은 실크는 살인의 장소도 시간도 가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일을 벌리니까

역에서 나와 처음으로 북적거리는 도시의 모습을 바라보는 둘
역은 공업지역에 더 가깝기 때문에 아직 낮임에도 도시의 공기는 매캐한 흑안개로 뒤덮혀있었고
그사이를 실크와 같은 차림새의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이번 환자의 집은 이 할렘가 안에 있기에 두사람은 뒷쪽 골목에서 마차에 오르기로한다

"아가씨는 이쪽 ...?응?"

지령과 함께온 돈봉투를 주며 마차에 오르던 실크는 이내 마차장의 제제에 마지못해 내린다
그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이 봉투에는 오직 1인분만의 비용이 있다는것
몇번의 말다툼끝에 눈 깜작할새 선혈이 튀며 마부의 목이 날아간다
분수처럼 쏟아져나오는 피를 맞으며 시체를 간단히 치워둔다

"자 이제 출발하도록 하죠 아가씨,시간이 너무 지체되었으니까요"

자연스럽게 마차에서 여분의 마부유니폼을 걸친 실크는 마부의 자리에 앉는다

244 네게브-실크 (32452E+57)

2016-05-09 (모두 수고..) 23:28:21

역 근처에는 예상한 대로 공업지역에 가까운 모습이였다. 좋은 상태는 아니야. 그래도 의사인데 어디서든지 병에 걸릴수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있는게 좋다고 볼수가 있을리가.
상태가 좋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기는 한다. 여기 저기에 돈이 놓여있는거나 마찬가지인 곳이니까 이런곳을 주저하면 안되지.

이동 후에 또 이동이라는건 마음에 안들었지만 그나마 마차를 쓸수있다는건 꽤나 괜찮은 소식이였다. 문론 의사를 위험한곳에 자기발로 걷게해서 보내지는 않겠지만 어디선가 안심이 되는데...

아무래도 언제나처럼 돈이 1인분밖에 준비되지 않은거겠지. 위험한일만 하지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순간 눈앞에서 마부의 목이 사라지는 광경을 보게되었다.
목이 사라진 몸은 자기 머리를 찾지못한채 힘이 빠져 쓰러졌고 갈라진 공간에서는 피가 샘솟았다.

방금 광경으로 인해 속이 매스꺼워져 마차에서 다시 내린뒤에 길가에 토를 한다. 이런건 많이 봐왔지만 익숙한건 아니다.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다. 그런 광경을 받아 들일 수 있는건 정신이 나간 사람이거나 아니면 심하게 우수한 군인정도겠지.
목이 아파올 정도로 게워낸 뒤에야 이제 시체를 바라볼수있게되었다. 손수건을 꺼내 눈물과 입가를 닦고 바로 버려버렸다. 안녕 아끼던거였지만.

"신이시여..."

치워놓은 시체곁으로 가서 안식을 빌어주었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수술도 불사했을텐데 이 직업이 한탄스러워지는 순간이였다.
방금까지 마부의 자리에 있던 실크를 잠시 째려본뒤에 다시 마차에 올랐다.

"죽이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었을거에요."

그래 돈에 얽힌 문제다. 승차비가 부족했던것은 나중에 갚으면 되는것 뿐인 이야기이다. 온정에 기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수도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탄 마차를 운전하는 마부겸 호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뭐든지 그렇게 해결했다간 언젠가는 당신도 똑같이 당할거에요."

245 실크-네게브 (11729E+60)

2016-05-09 (모두 수고..) 23:51:20

속을 게워내는 네게브를 뒤로한채로 출발전 체크를 하며 그녀에게 충고한마디를 한다

"어머머? 아가씨는 이 일에 좀더 익숙해질 필요가있어보이네
난 머리에 대한 재주는 없어 그래서 기관에서 지원을 받지 못한거고 대신 다른 재주를 써서 이 탈것을 제공받았지
어때? 공평하지?사람은 스스로 살길을 만들어야해 안그럼 살아갈수없으니까"

네게브의 눈치는 신경쓰지 않은채,그녀가 마차에 오르자마자 거친주행을 시작한다
둘다 전문 마부가 아닌이상 이런 복잡한길을 안전하게 운행할수있다는건 무리라는걸 당연히 여긴다

"꺄르르륵 신이래 신! 왠일이니,기관 사람들 중에서 신을 찾는 사람도 있다니!"

혼자 배를 잡고 웃어대는 실크
무슨 재미난 개그라도 들은듯이그녀의 웃음은 그칠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하하 아가씨,내가 한마디 해두겠는데
책잡고 있던 아가씨에겐 그 조그만 종이쪼가리가 해준말이 세상의 전부인것같아도 ..
그녀석이 숨기는게 더 많단말이지...신라느니 되돌려받는다느니
하긴뭐...기관의 기계처럼 수술만 반복하고 다닌다면 알필요 없는 이야기겠지만
어쨌든 나하고 페어를 짠이상 방금전 모습은 익숙해지도록해"

246 네게브-실크 (55497E+52)

2016-05-10 (FIRE!) 00:31:14

방금 내 안에서 이 사람에대한 이미지가 드디어 확립되었다. 인간이 윤리적으로 결여되어있는 모습. 자신이 틀린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모두 돈으로 되어있다. 멀쩡한 인간을 죽이는건 돈을 강에 뿌리는것과 같다. 최대한 살려두면 돈을 벌수있다. 내 사고방식도 정상이라고는 못하지만 이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생각할 틈도 주지않는다. 저 사람에게 안전 운행을 바라는건 역시 무리였을까. 덜컹거린다를 넘어서 조금만 잘못하면 마차 자체가 쓰러질것만 같은 정도의 주행이 계속된다.

"ㅇ...왜요! 뭐가 이상하다고!!"

인간이 불가능한 영역이라면 신을 찾는게 당연한것이고 사후에는 사람이 관여 할수있을리가 없다. 그렇다면 신께 의지하면서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어주는 수밖에는 없지.
문론 내가 이런말을 하는것도 이상하기는 하지만 신을 믿는것또한 좋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기관의 기계. 틀린 말은 아니다. 일만하고 휴식은 없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반항할 생각도 들지않는다. 그런 생각을 안해본건 아니지만 그럴 때마다 원인을 모르는 데에서 나오는 공포감이 몸을 감싸버릴 뿐이였다.

"과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 이라는 건가요? 응. 깊이가 느껴져요. 그럼 당신의 시야를 피해서 책을 읽어야겠네요."

약간 다운된 목소리로 말한다. 분명히 비꼬는것처럼 들렸지만 이런거라면 간단히 넘겨야 한다. 어찌되었건 계속 얼굴을 마주할 사람이기도 하니까 이정도는 받아들여야지.

"그리고 페어라면 당신도 이제부터라도 제 앞에서는 죽이는것보다는 기절만 시켜주세요. 부탁할게요."

247 엘 - 레윌 (42354E+52)

2016-05-10 (FIRE!) 14:41:07

솔직히, 지금도 팔에 마력이 흐르는 느낌이라는 것이 뭔지 잘 모르겠어. 항상 마법을 사용하려고만 하면 몸에 그 마력이 쌓이는 느낌이 들고, 가끔은 현기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생기는걸.
드래곤의 커다란 손이 나의 작은 손 위에 올라오더니, 드래곤이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는지 놀라는 반응을 보이다가 나에게 가끔 현기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생기냐는 말을 해 왔어. 현기증...? 무엇 때문에 그런 거지?

"... 네."

난 드래곤의 말에 조금 불안해지는 바람에 조금 무겁고 낮아진 목소리로 드래곤의 말에 대답했어. 드래곤이 내 손 위에 올려놓은 자신의 손을 내려놓자, 또다시 현기증이 몰려왔어.
난 잠시 눈을 꼭 감고는 왼손을 들어 머리 위에 올린 뒤 휘청거리려는 몸을 겨우 바로잡았어. 현기증이 서서히 사라져가자 나는 눈을 천천히 뜨며, 드래곤의 네 눈을 바라봤어.

그런데, 왜 난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마력이 팔에 흐르는 그 느낌을 느끼지 못 했던 걸까?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마법에 재능이 없어서 그랬던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 사실 나도 엘이 뭔가를 가지고 있는지 명확하게 정하지는 못했어. 일단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두곤 있어. 하나는 엘의 몸 안에 비정상적으로 쌓여버린 마나가 있다는 거랑 또 하나는 레윌주랑 상의를 해야겠지만 엘이 드래곤이랑 서로 영혼이 묶일 수 있는 존재 중 하나... 라는 식의 설정을 생각해두고 있었어. 다른 것도 생각해보고 있고. 자세하게 정한게 아니라서. 아무튼 자세한 내용은 다음 상황으로 넘어갈 때 서로 상의해도 되고.

248 레윌-엘 (9624E+54)

2016-05-10 (FIRE!) 17:20:32

//그런 능력이였구나... 는 후자의 경우라면 나도 레윌에 대해서 비슷한것을 생각했던 것 같아. 예전에 읽은 소설의 설정에 가까운 거지만. 확실하게 생각한건 아니라서 자세히는 말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서로에게 계약을 통해서 영혼과 몸이 공유되는 그...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체인질링같은 거도 나름 가능한 파트너같은 것을 생각중이였어. 서로의 영혼이 연결되었기 때문에 힘이나 생각같은것도 서로 주고받을 수 있고 상대방의 감정을 같이 느끼는 것도 가능하고.//

[특이한 경우라고 우선 말해두고 싶어. 굳이 네가 갖고있는 마법에 대한 가능성을 말하자면... 아마 인간들이 일반적으로 아는 방식으로만 노력을 했다면 그건 진짜 희대의 삽질이였을거야 엘.]

레윌은 엘 안의 무언가가 비정상적으로 마나를 많이 몸안에 쌓아두었다는 것부터 말해준 뒤 앓는 소리를 내면서 골치아파했어. 분명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그게 뭐였더라? 아아. 분명 이런 경우를 보기야 봣어. 하지만... 그건 1000년도 전에 봣던 경우인데다가 레윌의 일이 아니였었단말야. 레윌이 기억력이 좋기야는 하지만 너무 오래된 일들은 그녀로서도 강렬하게 남지 않는한은 기억을 안한단 말이지.

[그래... 그러니까 아마 1000년도 전에 너랑 같은 체질을 봣었어. 음. 그애는 ...하를렌 족이였던가? 들리는 소식에서는 200년 전에까지 이어진 마지막 대 전쟁에서 멸족당했다니까 넌 모르겟지만 피부가 굉장히 새파란것을 빼면 인간과 비슷한 종족이였지. 이게 중요한게 아니라.]

레윌은 엘을 바라보다가 그때를 떠올리려고 말을 멈추었어. 그때 그 하를렌의 소녀는 레윌의 동족이자 레윌의 오랜 친구였던 지그가 데리고 다니는 아이였기 때문에 엘도 알게되었던건데... 그 소녀의 몸에서도 마나는 한 번 모이면 빠져나갈 생각을 못했지. 가장 자유로우면서도 쉽게 변하는게 일반적인 상태일때의 마나들인데 말이야.

[나도 이런 경우는 일생에 두번본거라서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아.]

레윌은 생각하다가 당장에 답이 안나오자 잠시 앎는 소리를 내었어. 이럴땐 어떻게 하더라... 당장 생각 나는건 없고. 도움을 청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지그에게 연락을 할텐데 지그는 우기가 한 번 시작되면 질색을 하고 자기 레어에서 나오지 않기로 유명한 놈이니까... 아!

[...아니지. 괜찮을만한게 있을지도. 엘, 아침먹으면 잠깐 지하에 갈건데 따라올래?]

레윌은 지하실에 있던 그것을 떠올리며 엘을 바라봣어.

249 엘 - 레윌 (40142E+55)

2016-05-10 (FIRE!) 22:57:06

휘청거리는 몸을 바로잡고 눈을 뜨며 드래곤을 바라보자, 드래곤은 나에게 특이한 경우라는 이야기를 하며 내 안의 무언가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마나를 쌓아놨다고 이야기하며 골치 아파하는 듯 앓는 소리를 냈어. 내 안의 무언가가, 마나를 쌓아놓고 있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난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이며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어.
기존 인간들의 방식으로 마법을 쓰려고 했다는 것도 사실상 의미가 없는 이야기라니. 이해가 되질 않아. ... 왜 그런 일이 벌어진 걸까? 드래곤의 말대로 기존의 방식대로 마법을 쓰는 것이 의미가 없다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마법을 써야 하는 것일까? 알 수 없는 이야기 투성이야.

드래곤은 이어서 약 천 년 전에 나랑 같은 체질을 지닌 사람을 본 적이 있다고 했어. 정확히는 나랑 같은 종족이 아닌 하를렌 족이라는, 200년 전에 멸종한 종족의 소녀였다고. 그리고 드래곤은 이런 경우를 평생 두 번밖에 보지 않았다고 하며, 다시 앓는 소리를 냈어.

"... 몸에 쌓인 마나, 하를렌, 천 년 전의 이야기..."

난 드래곤이 나에게 이야기해준 말들을 정리하기 위해 혼잣말을 하듯 작은 목소리로 그동안 들은 이야기의 주요 주제가 되는 문장을 말했어. ... 이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책에서도 본 적이 없는 걸. 몸에 마나가 쌓인 것은 물론, 그 멸종한 하를렌이랑 종족 또한. 인간이랑 비슷한 종족이라고는 하지만, 그 어떠한 책이나 이야기에서 그 종족의 이름조차도 들어보지 못했어.
그러자 드래곤은 무언가 좋은 수가 떠오른 듯 나에게 아침을 먹은 뒤에 지하로 따라올 것이냐고 물어봤어. 지하? 이 동굴에도 지하 같은 것이 있는 걸까? 있다 한다면, 그 지하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난 혼란과 호기심이 섞인 눈빛으로 드래곤의 네 눈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어.

"네, 같이 갈래요."

// 응. 정확하게 정하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이 두 가지로 생각해놨어. 일단 전자는 지금 상황에서 나타났으니 이대로 진행해도 될 것 같고, 후자같은 경우에는 서로 영혼이 묶이려면 아무래도 엘과 레윌이 상당히 친해져야 하니 천천히 생각하도록 하자. 다음 상황을 상의할 때 이야기해도 좋고, 아니면 답레를 달면서 상의해도 좋고. 아, 그리고 레윌주가 생각한 설정도 괜찮은 것 같아!

250 레윌주 (53601E+52)

2016-05-10 (FIRE!) 23:09:25

엘주,아마 답례는 내일 달 것 같아. 지금 답례를 발견하긴 했는데 내가 지금 술을 많이 먹어서 제정신이 아니라... 슬깨면 답례달게.

251 이름 없음 (40142E+55)

2016-05-10 (FIRE!) 23:19:47

>>250 그래. 천천히 달아 줘!

252 실크-네게브 (67139E+60)

2016-05-11 (水) 00:54:19

"만약 신이 있다면 그사람은 엄청 무신경한 사람이거나 무능력한 사람일꺼야
그도그럴께 그 증거가 떡하니 존재하고있잖아? 우리위에 말이지"

네게브를 약올리듯 지령문서를 팔랑거리며 보여준다
오늘따라 유독 밝게 빛나는 금색 테두리의 기관마크 ...'천사의 집'
천사는 개뿔...지금도 반인륜적인 행위로 죽어가는 이도있을테고 실크같은 녀석을 기계처럼 찍어내고 있을 그곳을 어떻게 가만히 보고있을수있겠어

"시이러☆ 그도그럴께...그쪽이 더 재미있잖아?게다가...은근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확실히 도덕성이 결여된 인간의 대답이다
그래 그녀가 마부에게 간청도 거래도 해보지않고 바로죽인것은 간단하고 재미있으니까
그녀의 부탁따위는 무논리로 상큼하게 무시해버리고 엉망진창의 운전이 끝낸다

"자 손잡아"

에스코트하듯 소중한 의사님을 마차에서 내려주려 가까이 다가가 속삭인다

"너도 언젠가 내손에 저렇게 될수있으니까 ...조심하라고?"

그렇다
지령에 실패한 의사는 자신의 호위의 손에 죽는것이 운명
실크는 그순간을 기대하는듯 흥분한 얼굴 ...에서 뒤를 돌아 고객의 집안사람을 마주보는 동시에 예의 바른미소를 짓는다

" 안녕하세요 마님 '천사의 집'에서 나온 네게브님과 호위담당 실크라고 해요,요 몇일간 잘부탁드립니다"

무서울정도의 태세 변환이다

253 코로나 - 사르비에 (1098E+60)

2016-05-11 (水) 01:40:11

"개미보다는 대우가 좋아. 적어도 난, 너를 아크릴 통에 가둬놓지는 않을테니."

농담할 타이밍은 아니었지만, 애초에 이것도 농담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 스스로도 어느정도의 자각은 있는것인지 감시라는 대목에서는 딱히 부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 단독행동엔 성취감도 이득도 없어."

그럼과도 동시에 그렇게 단언한다. 이득도 뭣도 없는 감시가 어떤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코로나는 말했다.

"틀린 선택을 하는 기분이 들었을 뿐."

사르비에에게 말과는 대비되는 차가운 시선을 고정한채로 우뚝 서있는 소녀와 잔잔한 바람만이 흘러갔다.
그 사이에 비어있는 손을 건네보이는 그녀.
이런 상황에 악수를 청한다고 생각하는건 조금 무리가 있었지만, 지금 코로나의 모양새는 그것이라고 밖에는 생각할수 없었다.

254 이름 없음 (83765E+62)

2016-05-11 (水) 01:40:50

실크주 아무래도 답레는 오늘 밤에나 올릴수있을것같아...미안해

255 사르비에 - 코로나 (43564E+62)

2016-05-11 (水) 22:26:47

"...... 뭐어... 방금건 좀 무서운 농담으로 받아들여도 상관없는 거지?"

적어도 개미보다는 나은 대우라는 코로나의 말이 농담, 진담인지의 구분을 떠나 사르비에는 오묘한 한기를 느꼈다.
딱히 그녀의 말에서 한기가 서려있는게 아닌, 단어 그 자체 말이다.
어쨌든 감시는 한다는 뜻이 내재되어있다는 점에선 한숨을 쉴수밖에 없었으나 사르비에의 뇌내 판단은 '기왕 걸린 바에 당장 죽는 것 보다는 어느정도 목숨을 부지하는게 낫겠지.' 라는 선택으로 기울어갔다.

"......"

그 뒤에 들려온 그녀의 단언, 코로나가 행하고 있는 그 '단독행동' 엔 성취감도 이득도 없다 한다.
심지어 틀린 선택을 하는 기분까지 들었다고 하니, 지금 그 단독행동이라는 것에 의해 어떻게든 연명을 하게 된 사르비에는 그 말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었으나
코로나의 말이 거짓이 아님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기에 손을 건네보이는 그녀의 행동에도 딱히 반사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마주잡아 보였다.

아주 잠깐 움츠러들긴 했지만 그건 분명 팔에 닿은 스산한 바람탓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 이건 어떤 의미의 악수인 거니? 휴전? 아니면 내가 협조를 잘 해준다는 것에 대한 긍정의 표현?"

256 네게브-실크 (05137E+58)

2016-05-11 (水) 22:35:49

저 마크. 오히려 신에대한 믿음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버리는 저 마크. 내가 신을 믿을수밖에 없는 유일한 이유이자 저것이 사라진다면 더욱 강렬한 신앙을 가지게될 낙인같은것.
그래. 이런 나락에 떨어진 상황에서 신은 아직 나를 구하지 않으셨다. 다치고 병든자를 모두 구하시고 그 다음이 나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가 가진 의술은 신께서 주신것에 틀림없으며 이것으로 조금이라도 더 빨리 자신을 구하라는 소리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믿어야한다.

강렬한 신앙을 가지고서 저 사람이 하는 말을 듣지 않으려 했지만 눈을 감고 귀를 막아도 저 목소리는 마치 뱀처럼 내 귀속으로 기어들어왔다. 재미있으니까 사람을 죽인다. 나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
기관의 말을 듣지않으면,의뢰에 실패한다면 나는 그녀의 손에 죽는다. 실패는 용납되지않는다.힘쓸수있는 선까지 노력해서 의뢰인이 죽으면 나도 죽는다. 목숨을 걸고서 사람을 치료하는데도 내게 오는 인정따위는 없었다.

"...그런날이 오면 좋겠네요."

죽는건 무섭다. 하지만 살아도 죽은것과 마찬가지다. 수술을 할때도 몇번씩이나 여기서 일부러 죽일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용기가 생기지않는다. 차라리 실패해서 죽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죄책감없는 사람에게 죽는건 기분이 어떨까.
에스코트 하려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천천히 마차에서 내렸다. 별 의미는 없었지만 그래도 본능에서 오는 긴장감. 그걸 감출수는 없었겠지.

"안녕하세요. '천사의 집'에서 파견된 의사 네게브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자신의 소개만 한뒤에 실크의 저 미친듯한 태세 변환의 속도를 보았다. 화살이 과녁에 박히는것도 저것보단 느릴거라 생각하며 재미있다는듯 코웃음을 쳤다. 저런 사람이라서 지금까지 살아남은거겠지.

257 실크 (90582E+54)

2016-05-11 (水) 23:51:49

미안 네게브주 오늘은 내가 못올릴것같아ㅠ
피곤해서 일찍자야해서

258 이름 없음 (35998E+57)

2016-05-12 (거의 끝나감) 00:28:23

>>249 엘주가 갱신!

259 레윌주 (60646E+52)

2016-05-12 (거의 끝나감) 00:43:14

>>258 미안해!

하루 죙일 숙취에 시달리느라 그만...

260 레윌-엘 (85086E+50)

2016-05-12 (거의 끝나감) 01:08:41

엘이 앞으로 모르는 것들을 들으면서 의문심에 휘청거리자 잠깐 걱정하던 레윌은 그래도 자신의 이야기를 꾸준히 들으며 필사적으로 이해하려는 엘을 기특하게 바라보았어. 이건 마치... 닭이 병아리를 바라보는 심정이랄까? 그와 거의 비슷한 류의 뿌듯함이야. 하지만 레윌은 곧 머리가 터질것 같은 엘에게 그런걸 말해주진 않았어.

[뭐 너어어무 예전일이니까 지금 다 이해하기 힘들면 이해하지 않아도 돼.]

사실 인간들이 지금 쓰는 마법과 마족들만 쓰는 마법, 신이 허락하여 탄생한 신성마법과 엘프나 술사들만이 쓰는 특이한 마법들은 전혀 다른 마법이지만 그 뿌리만큼은 다 같아. 그건 바로 드래곤의 마법. 정확히 하자면 뿌리라기보단 기원만 같다고 해야하나... 이 세상에 마법을 처음 만든 것은 신이 아닌 드래곤들이였어. 그들의 마법은 그들이 모시는 신만큼이나 기적에 가까워 보였지. 몇 안되지만 드래곤이 탄생시킨것이나 다름없는 신들중에 하나가 그래서 마법의 신이야. 마법은 엄청났기 때문에, 마법을 만든 드래곤들을 본 신은 마법의 힘과 가능성을 미리 알아보시며 마법을 관리하는 신까지 따로 만들었지. 그런 힘이였기 때문에 드래곤들이 아닌 지성 생물들은 모두 마법을 쓰고 싶어했어. 하지만 드래곤의 마법은 드래곤들에게 특화되어 맞추었기 때문에 각 종족들과 생물들는 오랜 연구와 드래곤의 조언들 끝에 자기들만의 마법을 만들었지. 그래서 드래곤의 마법과 인간의 마법 엘프의 마법과 마족들의 마법이 전부 겉우로 보기에는 비슷해도 전혀 달랐어.

[지하는 겉으로 보기엔 감춰져있지만 내가 맘만먹는다면 언제든지 열릴 수 있는 아공간의 입구가 있는 곳이야. ...이 동굴이 넓긴 하지만 여기 한 공간에 모든것을 다 처리하긴 힘들잖아? 그래서 만들었었어.]

라고 지하에 대하여 말을 한 뒤 레윌은 아침으로 준비한 식량을 꺼낸 뒤 엘에게도 엘이 먹을 분량만큼을 덜어주며 말했어.

[좋아. 시원시원해서 좋네.]

레윌은 아마... 방금 꺼낸 장황한 마법의 역사를 알고 있기에 엘이 아직 어떤 힘을 가졌는지는 몰라도 엘에게 맞는 마법은 분명 인간의 마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던 것 같아.

261 코로나 - 사르비에 (42282E+56)

2016-05-12 (거의 끝나감) 01:20:03

손을 맞잡은 사르비에의 말에 코로나가 고개를 기울였다.

"악수는 파트너끼리 앞으로 잘 해보자는 의미인것이 당연할 터."

표정에 여전히 변화는 없었지만 그것은 의문을 표하는것임이 분명했다. 파트너라는 단어선택은 조금 웃겼지만, 확실히 그 둘은 어느 의미로는 파트너였다.
바로 반역 파트너.
사르비에는 세상의 시선을 피해 식물을 만개시키려 하고 있었고, 코로나는 그런 그녀를 즉각 소각처리하지 않고 보류라는 독단적인 행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코로나 본인은 그저 악수의 평범한 의미를 읊은듯한 모양이었지만.

악수가 끝나고 나서는 -사실 악수라고 하기에도 뭐했다. 그저 손가락으로 서로의 손을 감싸쥐고 놔준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미 해는 반쯤 떨어져서, 강철같은 도시에 어둠을 깔기 시작했다. 이미 발빠른 몇몇 가게나 주점등은 간판의 조명에 스위치를 넣고 있었다.
점점 찾아오는 도시의 야경을, 코로나는 알고 있던것일까? 소녀는 고개를 돌려 지평선에 턱걸이 하고있는 해에 눈길을 한번 준 다음, 사르비에에게 이렇게 말하곤 움직였다.

"시간이 늦었어. 그럼 이만."

그런 간단하고도 붙임성없는 인사와 함께 부서진 난간으로 뛰어내리는 것이었다. 이내 전에 들어본적이 있는 기계음섞인 파공음이 퍼지며 파란 꽁무니를 달고 건물들 사이로 사라지는 비행체 하나가 사르비에의 눈에 띄였지만.

// 막레에요 사르비에주~ 긴 시간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이걸로 첫번째 프레이즈는 막을 내리도록 합시다!
혹시 잇고싶으시다면 레스 하나정도는 더 이어도 괜찮아요~
그럼 시트보트에서 보도록 합시다!

262 사르비에 - 코로나 (21424E+59)

2016-05-12 (거의 끝나감) 02:25:02

"파트너라~ 그거 어떤 의미에선 상당히 위험한거, 당연히 알고 하는 소리겠지~?
뭐... 그래도 아까 말한 개미보단 나은 대우보단 훨씬 더 듣기 좋은 말이네~"

딱히 대답을 바라고 한 것은 아닌 몇마디,
물론 코로나가 말한 파트너의 의미는 사르비에에게 정확히 와닿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도 그럴게 여전히 변함없는 무표정에서 좋은 의미를 찾기는 힘들었으니까,
서로의 손을 잠깐 감싸쥔 것에 지나지 않은지라 사실상 악수라고 하기에도 뭐한 행동이었지만 사르비에는 그것이 일종의 조건이자 하나의 약속일지도 모른다고 여기기로 했다.

서서히 걸쳐져오는 황혼, 이미 이 세계는 싸늘함만이 감도는 곳이 되어버렸는데도 그 석양이나 뒤따라오는 달은 전혀 차갑지 않았다.
지금 살아있는 자신에겐, 그것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었다.

"그래그래~ 너도 돌아갈 시간이고 나도 돌아 갈 시간이니까~
나중에 또 어디서 볼런진 모르겠지만?"

여전히 간단명료한 코로나의 인사 뒤로 이어진건 건물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그녀의 푸른 잔상이었다.

"나참... 여전히 귀따갑네... 저런 것도 이젠 익숙해져야 하는 거려나~"

높은 건물 옥상에 홀로 덩그러니 남은 사르비에는 서서히 남색으로 변해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다시 내려가 돌아갈 생각을 했다.
그녀와 다르게, 다른 이들과 다르게 자신은 날아다닐 수 있는 능력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까.

// 코로나주도 수고했어! 드디어 1회분 끝이구나!
다음 이야기는 시트보트에서!

263 엘 - 레윌 (02146E+54)

2016-05-12 (거의 끝나감) 09:48:37

내 몸에 쌓인 마나, 나랑 비슷한 체질을 지녔던 200년 전에 멸종한 종족의 아이...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 투성이야. 책에서도 본 적이 없고, 이야기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를 이해하려 애쓰고는 있지만, 그렇다 해도 그 이야기가 무엇을 뜻하는지 전혀 모르겠어.
드래곤은 너무나도 오래전에 있었던 이야기이니 이해하기 힘들다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 ... 그런데, 나랑 비슷한 종족에 비슷한 체질을 지닌 아이는 어떻게 됐을까? 그 아이도 나처럼 마법을 쓰지 못한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받았을까? 그 아이에 대해 알아보고는 싶지만, 자그마치 천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니 더 이상 알아볼 순 없을 거야.

만일 그 아이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한다면, 그 아이가 평생에 단 한 번이라도 마법을 쓸 수 있었는지를 알고 싶어. 책에서 본 이야기지만, 마법도 종족마다 사용하는 방법이나 그 모습이 다르다고 본 적이 있었거든.

드래곤은 이어서 지하에 관한 이야기를 했어. 겉보기엔 아무것도 없어 보이지만 언제든 열릴 수 있는 아공간의 입구가 있는 곳이라고. 아공간? 아공간이라면, 마법으로 만든 임의의 공간을 말하는 것일까? 이 동굴의 지하에 그런 공간이 있다니. 한 번 보고 싶어.
난 드래곤의 말에 호기심으로 가득 찬 눈빛을 하며 경청하다가, 드래곤이 아침으로 준비한 식량 중 일부를 나에게 나눠주는 것을 보고는 고개를 앞으로 살짝 꾸벅이며 조금 밝아진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고맙다고 말했어.

"고마워요."

난 드래곤이 준 식량을 손으로 집으며, 그 식량을 유심히 바라보았어. 그나저나, 동굴의 지하는 어떻게 생겼을까? 그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난 궁금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시선을 식량에서 드래곤의 네 눈으로 돌리고 드래곤에게 물어봤어.

"저, 레윌. 지하에는 무엇이 있나요?"

드래곤이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한 직전을 제외하곤 드래곤의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던 나는 이번에는 약간 용기를 내보며 드래곤의 이름을 이야기했어.

// 괜찮아, 숙취라고 한다면 상당히 고생했겠다. X( 숙취가 너무 심하다면 잠시 푹 쉬도록 해. 아, 혹시 레윌이 엘에게 준 식량이 무엇인지 물어볼 수 있을까?

264 레윌-엘 (81366E+56)

2016-05-12 (거의 끝나감) 12:34:26

//하하... 하루종일 속이 부대꼈었지... 해장국 끓이면서 다시는 주량을 오버하지 않기로 결심한 날이였어. 지금은 괜찮아.//

[...]

잠깐 뭔가가 생각이 날 것 같던 레윌은 말없이 엘을 바라보다가 딱 하나가 그 옛날에서 떠올랐어. 뭐 그치만 중요한건 아니였어. 그냥 그 하를렌 소녀도 엘처럼 예쁜(레윌은 보라색과 빨강색을 좋아했거든.) 보라색 눈을 하고 있었었지.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소녀도 레윌을 보자마자 겁을 먹었어. 자기 얼굴이 무서운건가? 라고 생각하는 레윌은 무섭게 생긴거야 맞는 얼굴이지만 그건 레윌이 아니라 레윌 부모님의 잘못이고.

[푸흐흐흐. 엘을 보니까 잠깐 옛날일이 떠올라서 봤었어.]

아무 생각 없이 어제처럼 엘의 머리를 쓰다듬던 레윌은 곧 엘이 고맙다는 말을 하자 고개를 끄덕였어. 아. 참고로 레윌이 엘에게 준 식량은... 만화고기처럼 생긴 고기였어. 뼈에 얼굴만한 살덩이가 붙은채 익혀있는 거라고 말하면 될까? 아무튼 그런 만화고기의 가장 큰 부분을 먹던 레윌은 아공간에 무엇이 있냐고 물어보자 먹던걸 멈추고 말해주었어.

[창고나 책을 모아둔곳, 식량 저장소같은 거라든가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상속빋은 엄마가 갖고있던 레어의 보물들만 있는 방도 있어. 예전에 아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되었을때 신이나서 여러개씩 만들고는 지우지 않아서 처음보는 사람한텐 미로같은 곳일거야.]

레윌은 처음, 자기가 만든 아공간들에서 길을 잃는 바람에 며칠동안 갇혀버렸다가 간신히 순간이동을 하던 때를 기억하며 고개를 잠시 절레절레 저었어.

[정말이지, 나도 내가 만든거지만 실수로 거기 갇힌 적이 있었는데 그때만큼 순간이동을 할 수 있다는게 다행스러운적이 없었지 뭐야.

265 엘 - 레윌 (35998E+57)

2016-05-12 (거의 끝나감) 23:32:58

드래곤이 나에게 준 식량은 다름 아닌 잘 익혀진 고기였어. 고기... 마을에 있었을 때 자주 맛보지 못한 음식이야. 먹을 수 있다 하더라도 기껏 스튜에 조금 넣는 것이 전부였고. 내가 지내던 마을에는 큰 목장 같은 곳이 없었기에 모든 고기를 다른 마을이나 도시에서 가져오는 것에 의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기사가 되거나 나처럼 마을에서 쫓겨나는 등의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마을에서 태어난 사람은 평생 동안 마을 밖을 벗어날 수 없는, 심지어 마을 바로 옆에 붙어있는 숲에도 들어갈 수 없다는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조항이 있는 것도 고기가 귀한 음식이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되는 것 같기도 해.

잠시 고기를 빤히 바라보던 나는 드래곤이 네 개의 눈으로 말없이 날 바라보는 것을 보고는 순간적으로 깜짝 놀라서 놀란 표정과 반응을 보이다가, 작게 웃으면서 옛날 일이 떠오르기에 날 보았다는 드래곤의 말을 보고는 잠시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어.
그러다가 드래곤이 저번처럼 꼬리로 내 머리를 쓰담아주자, 살며시 눈을 감으며 드래곤의 꼬리가 나의 머리를 쓸고 지나가는 그 느낌을 고스란히 느꼈어. 다시 살며시 눈을 뜬 나는, 잠시 식사를 멈추고 나의 질문에 대답해주는 드래곤을 바라보며 드래곤이 하는 말을 경청했어.

지하... 라고 불리는 듯한 아공간에는 창고나 서재, 식량 저장소나 레어의 보물이 들어있는 공간이 있는 것 같아. 또, 드래곤이 순간이동까지 해가며 겨우 아공간에서 탈출했다는 것을 본다면 복잡한 미로와도 같은 구조일 것 같고. 난 드래곤의 말을 듣고는 이해됐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어.

"그런 것들이 있다라... 굉장히 신기할 것 같아요."

난 차분한 어조로, 그러면서도 호기심이 담긴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한 뒤 손에 들려진 고기를 바라보다가 바로 먹기 시작했어. 아침을 먹어야지 지하에 갈 수 있으니, 빨리 먹어야 할 것 같아.

// 괜찮다니 다행이다. 앞으로 너무 과하게 술을 많이 마시진 마! 괜히 고생하게 되니까.

266 레윌-엘 (44701E+55)

2016-05-13 (불탄다..!) 13:58:42

아공간... 순수하게 개인이 만드는 그 이형의 공간은 만드는 사람과 용도에 따라 달랐어. 어떤 곳은 앞도 뒤도 위 아래 양 옆도 알 수 없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뿐인 새까마거나 새하얀 공간이 있다면 마치 정말로 다른 세상을 하나 옮겨놓은것마냥 시간이 흐르고 낮과 밤과 생명이 살아 숨쉬는 곳 또한 있어. 그런가하면 그냥 또다른 방처럼 생긴 공간도... 레윌은 가끔 동굴 안이 지루하면 자기 아공간에서 놀았기 때문에 레윌의 아공간은 아주 많았어.

[만드는데 애는 걸렸지만 그래서 꽤 재미있는것들도 많을걸?]

엘이 차분하게 말을 하지만 고기를 먹는 속력이 빨라지는것을, 거대한 고깃덩어리를 날카로운 검은 이빨로 마음껏 뜯어서 씹어 삼키며 보던 레윌은 고기를 삼키고 난 뒤 말을했어.

[조심해서 먹어, 그러다가 체할라.]

사실 말하자면 이 고기도 아공간에서 꺼내왔어. 아공간중에는 시간이 멈춰있는 곳도 있는데 레윌은 식량을 주로 거기에다가 보관하거든. 그러면 상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만약 레윌이 죽게 된다면 그것들은 어떻게 될까? ...음. 근데 그럴 일은 없으니까 아마 그런 고민은 안해도 괜찮을 것 같아. 아무튼 그런 사이에 레윌은 자기 고기를, 남은 뼛조각까지 아드득 빠드득하고 씹어 삼켜버렸어. ...레윌의 이는 정말 단단한가봐.

267 사르비에 (56461E+57)

2016-05-13 (불탄다..!) 18:18:58

"파트너, 인가..."

사르비에는 어제의 그 건물 옥상에서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분명 그녀의 입에서 나올만한 말도 아닌데다, 그녀나 자신이나 서로에게 그정도로 믿을만한 존재도 아니었다.
그러면 그 파트너라는 단어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뭐... 딱히 적당한 말이 없었겠지~"

사르비에는 그렇게 애써 부정해보았다.
혹여 그녀나 자신이 파트너라는 말에 어울릴 정도로 친해진다면야 모를까, 무엇보다 코로나의 생각은 도무지 읽을 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

잠시 그렇게 하늘만 바라보며 어제의 일을 곱씹어보던 찰나, PDA에서 울리는 알림음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사르비에는 화면에 뜬 단막메시지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벌써 그런 때가 온건가... 그녀석이랑 붙어가면... 사람들한텐 어떻게 설명한담?"

고민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그녀, 코로나의 동행이었다.
사실 자신에게도 황당하기 그지 없지만 그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아무쪼록 변명이란게 잘 맞아떨어지길 바라는 사르비에였다.

"우와, 그런데 지금 내려가려다 마주쳐버리면 참 싫은데..."

268 실크-네게브 (18191E+62)

2016-05-13 (불탄다..!) 23:24:59

두사람은 메이드의 안내에 따라 집안으로 들어간다
메이드가 말해준 방안에 들어가자 한 노신사가 앉아있다

"어서오시게나"

꽤나 정정해보이는 할아버지
네게브의 진단의 결과는 가벼운 지병인듯보인다
적당한 처방을 드리고 방안에서 나오는 두사람은 다시 메이드에게서 지령서와 근처호털의 소개장을 받아든다
다음 장소가 멀지않으니 하룻밤만 이근방에서 자고 다시 떠나라는 소리겠지
물론 소개서는 1인분밖에 없었다

"여전히 쪼잔한곳이네-"

아까 가져온 마차를 몰며 호텔로 가는 도중 실크의 불평이 언제나와같이 하늘을 찔렀다
하긴 둘다같은 사람인데 한명은 호화호텔 자신은 밤이슬을 맞으며 노숙하라는 점에서 그걸 받아들이는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자, 도착했어 아가씨 ...슬슬 개들이 냄새맡고 쫒아오기전에 난 마차부터 처리하러가야겠어
아침쯤엔 돌아올테니까
그럼!~"

1.호텔에서 내일까지 실크가 오기를 기다린다
2.시간도 많으니 시내에 한번 나가본다
/음...선택지가 없으면 너무 감이 안잡힐것같아서 만들어봤는데...
솔직히 네게브주가 알아서 움직여도 상관은 없어!

269 네게브-실크 (12413E+59)

2016-05-14 (파란날) 00:10:01

진단결과는 별것아니였다. 가벼운 지병이였을뿐이고 그렇게 위험한것은 아닌걸로 보였다. 적당한 처방과 이 병에 좋은 식재료등을 알려드리고 방을 나오자 메이드는 또 지령서와 근처에 있다는 호텔의 소개장을 건내주었다. 약간 혐오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다가 웃으며 지령서를 받아들었다.
어차피 이게 아니였으면 죽었을테니.

"처우가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죽어서 벗어나는 방법도 있어요. 사람 죽이는거 좋아하잖아요? 자기도 죽이면 되죠."

아무렇지 않은듯 실크의 투정에 덧을 붙였다. 죽으려 하면 된다. 말은 쉽지. 이곳을 벗어나서 자유를 얻으려 했지만 영혼의 자유가 먼저온다면 신의 바로 옆자리를 허락받아도 사양할테다.

"진짜... 아무렇지도 않게 가버리네요."

호위역이 마차를 처리하러갔다. 이대로 바깥에 나가는게 위험하기는 하지만 호기심이라는게 억누를수있는거라면 과학자와 의사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단정할수있다.
나는 실크가 마차를 끌고 간뒤에 호텔로 들어가 짐을 풀었다. 간단히 몸을 방어할수있는 도구정도는 가지고있었다. 지팡이에 독약에 아니 애초에 대부분은 지팡이랑 가면만 쓰고다녀도 가까이오지않는다. 의사는 우험한직종이니까.

"그럼 나가볼까요."

새부리가면을 고쳐쓰고 지팡이를 짚었다. 애초에 시내에 나가는것뿐이다. 그 이상은 없다. 이런곳에와서 모처럼 개인의 시간이 생겼는데 낭비하기는 아깝다. 당연히 나간다.

270 ◆WE0/5HKmSU (51923E+46)

2016-05-14 (파란날) 00:58:36

새로 세워진 마법의 가을의 스레주입니다!
1:1스레는 관전만 해봤지만 다른 스레와 다른 특유의 맛이 있는거 같아요! 어쩐지 더 자유스러운 느낌...?(이름부터 자유 상황극이니 당연하랴나요)
자유 상황극 돌리는 분들의 이야기가 앞으로도 펼쳐지길 고대합니다!

271 레윌주 (45782E+51)

2016-05-14 (파란날) 13:34:51

갱신

272 엘 - 레윌 (23546E+57)

2016-05-14 (파란날) 20:46:13

아공간의 내부가 어떻게 생겼을지 너무 궁금해.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마치 밤하늘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생겼을까? 아니면 내가 생각하지 못한 다른 형태로 생겼을까? 당장이라도 확인해보고 싶어. 드래곤은 아공간에 재미있는 것들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 아공간에 대해 들으면 들을 때마다, 빨리 그곳에 가서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져.
그래서 난 내 손에 들려있는 고기를 먹는 속도를 점차 늘리기 시작했어. 드래곤은 그 모습을 보고는 천천히 먹으라고 했고. 하지만 난 드래곤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고기를 물어뜯었어. 고기가 어느 정도 입속에 들어오니, 서서히 씹기가 힘들어지게 됐어. 난 잠시 고기에서 입을 때고 잠시 드래곤을 바라보며 고기를 씹었어.

드래곤은 그 튼튼한 이로 커다란 고기를 뼈째로 씹어 삼켜버렸어. ... 책에서도 본 적이 있지만, 드래곤의 이는 발톱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정말 단단한 것 같아. 그러지 않고서야 저 딱닥한 뼈를 씹어먹을 수 없을 테니까. 난 그 모습을 보다가 입에 있는 고기를 삼키고는 뼈에 붙어있는 나머지 고기들을 물어뜯었어.
너무 급하게 먹는 바람에 그 맛을 음미할 순 없지만, 고기의 맛은 정말 좋은 것 같아. 오랜만에 먹어보아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평생동안 이런 고기만을 먹고 지낼 수도 있을 것 같아. 이젠 뼈밖에 남지 않은 고기를 바라보던 나는 뼛조각을 손에 쥐며, 드래곤을 바라보며 신이 난듯한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잘 먹었어요. 이제 지하로 가는거죠?"

빨리 가보고 싶어.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이 두 눈으로 보고 싶어.

// 분량이 짧아서 미안...

273 코로나 - 사르비에 (57833E+52)

2016-05-15 (내일 월요일) 02:01:07

사르비에의 예상과는 달리 그 길고 긴 계단을 밟고 층을 하나하나 내려오는 동안, 아무와도 마주치지 못했다. 특히나 코로나는 그림자조차 찾아볼수 없었다. 감시를 하겠다더니 잊은건 아닌가.
사르비에가 밖으로 나오면, 건물의 입구 옆에서 아이보리 색의 로브를 뒤집어 쓰고있는 소녀가 하나 있는것을 볼수 있다. 사르비에가 나오자, 이윽고 소녀는 이렇게 말했다.

"뒤를 잡혔던 곳에 다시 돌아가는 취미라도 있는 모양이지."

로브를 쓴 소녀가 사르비에를 올려보기도 전에, 사르비에는 그 톤의 변화가 거의 없는 목소리만 듣고도 그게 누구인지 자연스럽게 유추가 되리라.
로브의 사이로 보이는 얼굴은 분명히 사르비에도 잘 아는 얼굴이었다. 강철과도 같은 무표정. 코로나였다. 전에 옥상에서 이뤘던 만남에서 처럼, 딱히 숨길 생각도 없었던 것이다.

"이 건물은 철거될 예정이야. 안에 아무도 없는것도, 그 까닭."

코로나는 그렇게 말하곤 사르비에에게 앞장 서라는듯이 한발짝 물러났다.

"이동하자."

274 이름 없음 (77461E+54)

2016-05-15 (내일 월요일) 21:53:26

갱신!

275 사르비에 - 코로나 (6206E+61)

2016-05-16 (모두 수고..) 00:04:30

"그건 그렇고 아무도 없네..."

그전에도 생각했던 것이지만 건물은 참 조용했었다.
어제는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던 사르비에였지만 조금 제정신이 돌아온 지금에서야 그 이질감이 와닿았을까?
무엇보다 영 찜찜했던건 코로나가 무소식이라는 것이었다.

"애당초 그녀석이 어딨는지를 아는게 더 이상하려나~"

갑자기 와서 갑자기 갈 뿐이지 지금껏 그녀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도 전혀 알수 없었으니 말이다.

좀 오래 걸어서 건물 밖으로 나왔을 무렵, 사르비에는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보이는 누군가를 금방 알아채었다.
일단 저 아이보리색의 로브는 그렇다치고 목소리는 어제도 그 전에도 줄기차게 듣던 톤이었으니까,

"왜, 옷장에 숨다가 들켜서 도망간 어린아이가 다시 옷장으로 숨는거 같아서 우습니?"

사르비에는 코로나의 말에 대해 그렇게 퉁명스럽게 내뱉곤 고개를 돌렸다.

"흐응... 이제 움직이자, 그런거지? 뭐...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널 붙이고 가는게 내 신변에 좋을테니~ 움직이도록 하지 뭐?"

대뜸 목소리를 높이며 먼저 걸어나가던 사르비에는 그 걷는 와중에도 그 뒤를 어찌해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줄곧 혼자서 찾아간 길인데 한명이 더 늘어나면, 그것도 이런 로봇소녀를 대동하고 간다면 분명 그 사람들도 적잖이 당황할테니 말이다.

'..... 될대로 되라지 뭐...'

276 실크-네게브 (45845E+60)

2016-05-16 (모두 수고..) 00:57:48

호위대상을 안전한 호텔로 배웅한뒤의 일은 호위 스스로가 알아서 생활하여야한다
노숙을 하던가 따로 일을 해서 벌던가... 아님 범죄를 저지르는 일을 하던가
어떻게든 밤을 지내야 내일을 살아갈 기회를 얻는다

"고마워 오빠♡"

끈적거리는 피를 씻은 머리를 살살 말리면서 욕실에서 나오는 실크
그녀는 좀전만 해도 사람이였던 고깃덩어리에 감사의 인사를 한다
그녀가 내일로가는 티켓을 잡는 방법은 누구보다도 간단했딘
적당한 남자를 잡아 집까지 같이오면 머리를 댕강 베어버리는 그런방법
같이 다니는 도덕적인 아가씨는 이런방법에 불만을 토로할것같지만....
그런건 배부른 녀석이나 챙기는것이라 생각하며 금방 접어버린딘

"어머...이 오빠는 돈이 없네?"

아직 저녁을 먹지못한 그녀는 집안곳곳을 살피며 음식을 살수있을만한것을 찾아본다
오늘 죽인 남자의 집은 보기에도 허름해보여 그리 많은 돈을 기대하긴 어려워보인다

"흐음...추가로 뛰어야하는건가"

그리고 다시 거리로 나온다
오늘은 운이 없는것같아 기분이 별로 좋지않아 보인다
귀찮았는지 적당히 주변을 살피다 거리에 혼자 남아 있던 남자를 조용히 베어버린다
뭐 누가보면 그사람도 죽이면 되겠지 같은 안일한 생각으로 다시한번 거리를 살펴보다 익숙한 여자의 얼굴을 본다

"어머? 아가씨 좋은 저녁이야...근데 아가씨가 다니기엔 너무 위험한 거리같아보이지 않아?
이근처에선 살인귀도 나오는것같은데"

나쁜기분을 괜히 네게브에게 장난으로 풀어보려
싫어할것을 뻔히 알고 죽은 남자의 목을 네게브쪽으로 차버린다

277 ◆0tNar1euJQ (7309E+56)

2016-05-16 (모두 수고..) 13:17:08

이리저리 일정에 치이다 매우 늦은 떡을 돌리게 되었네요 . 머쓱하고 부끄러워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어지지만 그래도 소중한 성의와 마음을 담아 떡을 돌려봅니다 .
안녕하세요 , 저는 현재 넘나드는 바람결 어장을 이끌고 있는 캡틴입니다 ! 스레딕의 흰 안개꽃과 검은 장미의 리부트작이지만 전 스레의 세계관을 완전히 뒤엎고 새로 시작하는 새 출발을 산뜻하게 시작하고 있는 어장입니다 ~
특별한 인연을 만들어가는 1 : 1 상황극 . 깊은 관계 속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상황극으로 채워나가지길 바랍니다 ★
희망차고 활기찬 스토리와 사랑이 넘치는 세계관으로 늘 모두의 마음에 따뜻함을 가져다주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
자유로운 육성물을 추구하며 무엇을 하여도 노 터치 ! 자유로운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저희 어장을 오게 해 준 이 곳 참치넷과 , 참치넷의 상황극판에서 함께하는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앞으로 잘 지내보아요 ~
떡 맛있게 드시고 , 늘 좋은 하루 보내시길 !

p.s 파일명 신경쓰면 지는 겁니다 .




사진출처 : http://www.bing.com/images/search?q=%ec%8b%9c%eb%a3%a8%eb%96%a1&view=detailv2&&id=48A02DF37298AFBD4876A244BA514639C1CA1A7E&selectedIndex=4&ccid=mLXHn5j0&simid=607994952945567182&thid=OIP.M98b5c79f98f48b81881e539cfe37d210o0&ajaxhist=0

278 레윌주 (86336E+59)

2016-05-16 (모두 수고..) 16:47:21

>>272 이제 봣어! 으아... 점점 레스 확인하거나 발견하는 속도기 느려지네... 미안해.

지금 선레써올게!

279 레윌-엘 (93661E+55)

2016-05-16 (모두 수고..) 17:01:00

그러고보니 레윌은 어제 초저녁 무렵부터 엘이 아무것도 안 먹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었어. 사실... 아까 고기를 줄 때도 예전에 레윌의 친구가 인간류의 생물에게는 자기 머리만큼~반만큼의 음식이 딱 적당한 한끼 식사라고 들어서 그정도로 준거였는데... 거의 정신없이 두 볼을 빵빵하게 채우면서 먹어치우는 엘을 보면 흐뭇하면서도 그것보다 더 줘야 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그러고보니 아공간의 식량창고 말고도 저번에 인공으로 햇살과 땅과 물을 만들고 놔둔 뒤에 씨만 뿌려버리고 가버린 곳이 있었는데 어떻게 되었더라...? 이번 기회에 엘이랑 같이 아공간에 가는 김에 레윌은 거기도 같이 가야겟다고 생각했어.

[그걸로 괜찮아? 많이 먹는것 같았는데...]

레윌이 고기를 다 먹어버리고 엘이 먹는것을 보며 다른 아공간에 대해서 생각하던 순간에 엘이 다 먹었다고 하자 레윌은 정말로 배부른지 궁금해서 엘에게 물어봣어. ...그런데 그건 그냥 레윌의 기우였나봐. 금방이라도 내려가고싶다는 듯이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레윌을 바라보는 엘의 눈빛을 본 레윌은 그런 엘의 모습에 푸흐흐흐 웃으면서 말했어.

[그래그래. 배는 다 찬 모양이네. 알았어. 자아, 엘. 그럼 내 꼬리 끝을 잡고 뒤를 잘 따라와. 지금 갈테니까.]

동굴 안쪽으로 몸을 돌린 레윌은 곧 엘의 근처에 꼬리를 내려놧어. ...뭐. 엘의 꼬리는 엘의 고사리같은 손으로는 한 손으로 잡기 힘들만큼 크지만, 대충 그 위에 자란 뿔같은 것들중에 하나는 잡고 갈 수 있는 것 처럼 작게 보여.

280 레윌-엘 (93661E+55)

2016-05-16 (모두 수고..) 17:02:41

선례가 아니라 답례인데... 크흠!

으아... 그나조나 나도 긴 편은 아니네...?

281 엘 - 레윌 (64995E+60)

2016-05-16 (모두 수고..) 23:49:05

고기를 다 먹은 뒤에 생각난 건데, 드래곤이 나에게 준 고기가 내가 봐 왔던 고기와는 다르게 크기가 상당히 컸던 것 같아. 드래곤과 함께 지하에 가기 위해 그 큰 고기를 급하게, 빠르게 먹기는 했지만. 그런데, 그 고기는 어떤 짐승의 고기였을까? 돼지나 소같이 인간이 흔하게 먹는 짐승의 고기였을까?
아니면, 내가 알지 못한 커다란 짐승의 고기였을까? 갑자기 고기의 정체가 궁금해지긴 했지만, 지금은 고기보단 지하의 모습이 더 보고 싶기에 이런 질문은 잠시 마음속에 눌러두기로 했어. 드래곤은 고기를 다 먹은 날 보고는 그걸로 괜찮냐고 말했어. 그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어.

"네, 괜찮아요."

고기의 양이 상당히 많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아. ... 사실 마을에서 추방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하기도 했으니까. 어쩌면 심하게 배가 고픈 탓에 그 많은 양의 고기를 다 먹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어. 빨리 지하로 내려가고 싶다는 눈빛으로 드래곤을 바라보니, 나의 모습을 본 드래곤이 잠시 웃더니 자신의 꼬리 끝을 잡고 잘 따라오라고 하며 내 근처에 자신의 꼬리를 살포시 내려놨어.

"... 네."

난 잠시 동안 드래곤의 꼬리를 바라보다가, 신기하다는 목소리로 드래곤의 말에 대답했어. 나의 눈앞에 놓여진 드래곤의 꼬리는 마치 통나무를 보는 것처럼 아주 컸고, 그 위에 뿔이 나열되어 있듯이 나 있었어. 드래곤의 꼬리는 이렇게 생겼구나. 정말 신기해.
난 작은 손으로 드래곤의 꼬리에 난 뿔 중 적당히 잡을만한 꼬리를 살며시 쥐고는, 드래곤이 동굴의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뿔을 쥔 손을 꼭 쥐고는 그대로 드래곤을 따라갔어.

//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282 네게브-실크 (38123E+52)

2016-05-17 (FIRE!) 00:48:23

...나오자 마자 이러는것도 뭣하지만 이 근방의 경찰은 정말로 일을 하기는 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대놓고 날 잡아가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전혀 잡히지 않았다.
공업의 냄새는 마음에 든다. 더할나위없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급격히 사회가 부유해지면 부패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법... 이라고 전에 읽은 책에 적혀있었다. 그런건 아닐까.

잡다한 생각을 해가면서 걸어다녔지만 이상할정도로 사람이 가까이 오지않았다. 가면의 인상이 이렇기 때문인걸까 아니면 그냥 의사라서 그런걸까?
확실히 의사들이 쓰는 가면이 정상적으로 보일리는 없다. 후세에는 이런걸 가지고 괴담같은게 생기는건 아닐까 할정도로 무섭다. 문론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괴물이 더 무섭지만.

"ㄲ...꺄아아아아!!"

동공이 이 이상 커질수없을 만큼 확장되고 머리카락이 곤두선다. 목에서 나온 날카로운 비명이 거리를 가득 채워갔다. 눈앞에 있는 광경을 믿지 못하는건 아니였지만 작은 공을 차듯이 아무렇지않게 발로 채여져서는 내 발앞에 놓인 남자의 머리는 시선도 핏기도 잃어버린채로 허공을 응시하고있었다.
저 살인귀는 자신이 하는 짓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는 있는 것일까. 날 놀리고 싶어서 이런 시체를 보여주는 것일까. 아니라면 그저... 아니 사람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 저 사람도 틀림없이 나을수있어. 마음을 굳게 먹자.

"그래도 다행이네요. 그 살인귀가 절 보자마자 죽이지는 않아서."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음을 추스리고는 경직된 얼굴근육을 억지로 움직여 웃음을 지어보았다. 이런상황에서 웃을수있는 사람은 분명히 두종류중 하나다. 하나는 저 살인귀와 같은 사이코패스. 나머지 하나는 정말로 강인한 사람.
문론 나는 둘다 아니다. 신을 믿고 도덕심을 가지고있는 평범함의 극치.

"그래서 당신은 뭐하고 있었어요? 살인? 아니면 강도? 아,당신이니까 둘 다일지도 모르겠네요."

낮에 마부를 살해하고 마차를 탈취한 그 사건으로 유추해서 지금 하고있는 일을 상상해 보았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아마도 여기서 내가 죽는게 빠른 일일지도 모른다. 한걸음도 움직일수없어서 처음에 있던 그 자리에서 그저 센척해보이며 팔을 꼬고서 그저 서있을 뿐이다.
//발견이 좀 늦어서 많이 늦었네...

283 이름 없음 (55495E+51)

2016-05-17 (FIRE!) 23:54:41

끌올!

284 레윌-엘 (29802E+48)

2016-05-18 (水) 01:07:39

거짓말이 아닌 진심으로 괜찮다고 하는 엘의 모습을 번 레윌은 그래도 친구가 해줫던 적량대로의 말이 맞아서 다행이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엘이 자기 꼬리를 잡길 기다리고 있었어.

사실 드래곤의 생김새는 그들의 수명만큼이나 아주 다양했어. 그나마 인간들에게 알려진 대표적인 모습이 비늘과 날개있는 도마뱀에 가깝고, 레윌도 그런 대표적인 용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어떤 드래곤은 갈기에 뿔이나 비늘 대신에 공작새마냥 멋진 깃털이나 부드럽고 매끈거리는 털들이 자라나기도 했고 흔히 물에서 살거나 하는 드래곤들은 날카로운 발톱이 있는 다리 대신에 매끈한 지느러미와 아가미가 있거나 아예 비늘 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었지. 그것뿐만 아니라 날개도 아예 새처럼 생긴 것 부터 피막처럼 생긴것, 여러개인것부터 아예 없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 개성넘치는 드래곤들이 모였을 때는 무척이나 요란스럽지. 이것에 대하여서는 말하자면 정말 끝도 없을 것 같아. ...그런데 엘은 언젠가 이런 사실들을 알게 될까? 레윌은 다른 드래곤에 대한 얘기를 해주는것을 싫어하진 않지만 그래도 다른 드래곤이 굳이 레윌을 찾아오거나 레윌이 굳이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그건 잘 모르겟어...

쿠웅. 쿵. 쿵.
뚜벅. 뚜벅. 뚜벅.

엘이 꼬리를 잡자 출발한다는 신호를 보낸 레윌은 그렇게 엘과 함께 동굴의 끝까지 걷기 시작했어. ...엘이 들어올때도 충분히 깊게 들어오긴 했던거지만 이 동굴은 정말 거대한 것 같아. 점점 습기가 강해지고 어두워지는 동굴은 두 사람의 발자국 소리 외에는 어쩌다가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석회가 가득찬 물방울이 똑똑 떨어져 땅바닥에 부딛치는 소리밖에 안들렸어. 여기까지 걸어오는 동안 둘은 점점 더 깊히, 어딘가를 구불구불 꺾어서 갈 뿡이였지. 그러던 때였어. 마침내 아무것도 잘 안보인다 싶을 만큼 어두운 곳에 왓을때 엘에게도 보일만큼 조금 아릿하게 먼 거리에서 묘한 빛을 보이는 점같은 곳이 보이기 시작했어.

[이제 거의 다 왓어. 저기가 이 동굴의 끝이야. ...뭐. 정확히 말하면 진짜 끝은 아니지. 내가 말했었지? 라그나로크를 봉인한 동굴이라고. 사실은 이 밑에 층이 더 있지만 내가 거긴 고의로 막으면서 거기와 여기 사이에 돌로 된 두꺼운 층을 만들었거든. 그러니까 라그나로크에게 가려면 사실 이 바닥을 뚫어야 하지만 말이야.]

라고 계속 걸어가며 말을 하던 레윌은 마침내 반짝이는 곳에 엘과 도착했어. 거기는... 세상에. 어쩌면 믿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꽃대나 열매가 반짝거리거나 은은히 빛을 뿜는 식물들... 그러니까 야광초들이 한 가득 핀걸로도 모자라서 빛을 뿜는 야광석이 널려 빛을 만들어 내는 곳이였어.

[그리고 여기부터가! 아공간으로 갈 수 있는 곳이야.]

285 엘 - 레윌 (56335E+54)

2016-05-19 (거의 끝나감) 09:56:53

난 그동안 드래곤의 자세한 외형을 알지 못했어. 전설로만, 그리고 그 전설을 바탕으로 만든 그림에서만 그 모습을 볼 수 있었지, 막상 실제로 드래곤을 마주한 적은 없었어.
그런 의미에서 지금 나랑 같이 지내고 있는 레윌은... 내가 알아오던 드래곤의 모습과는 조금 달라 보였어. 내가 알던 드래곤은 눈은 두 개에, 네 개의 발과 한 쌍의 날개, 그리고 뿔 없이 매끈한 꼬리가 있었거든.

그림 속에 있는 드래곤의 두 눈은 무서우면서도 마치 아름다운 구슬을 보는 것 같이 아름다웠고, 그 모습은 웅장하면서도 위엄이 흘러나왔어. 그래서 옛날에 존재했던 이종족들은 드래곤과 친하게 지냈다는 말이 있었어.
레윌의 눈도 계속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아름답고, 그 모습에서 위엄이 흘러나오기 했지만, 그런 것보다는 무서운 느낌이 더 많이 느껴졌어. 처음으로 레윌과 만났을 때, 예언의 주인이자 어떤 것을 봉인했던 존재였기에 그런 것이 느껴진 걸까?

드래곤의 꼬리에 나 있는 작은 뿔을 꼭 잡고, 드래곤이 출발한다는 신호를 보내자 난 드래곤과 함께 동굴 속으로 들어갔어.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어두워지고, 습기 또한 점점 많아졌어.
주변에 들리는 소리라곤 나와 드래곤이 걷는 소리 외에는 없었어. 구불거리는 동굴 안의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마치 악몽 속에 들어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난 드래곤의 꼬리에 나있는 뿔에 몸을 살짝 기댔어.

몇 분이 지났을까, 저 너머에 묘한 빛이 보이기 시작했어. 드래곤은 그것을 보고는 동굴의 끝이라고 하며, 이 밑에 몇 개의 층이 더 있다고 말했어. 자신이 지키고 있는 라그나로크가 봉인되어 있는 곳을 고의로 막았다고 하며.

"라그나로크..."

난 드래곤의 말을 다 듣고는, 드래곤이 봉인하고 있다는 그것의 이름을 중얼거렸어. 라그나로크...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지만, 그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모르겠어. 어떤 무시무시한 사람일까? 아니면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는 괴물?
그런 의문을 품으며 드래곤을 따라 계속 걷다 보니, 온갖 식물들과 야광식이 빛을 내뿜고 있는 곳에 도착했어. 난 그 모습을 보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어. 이건... 동화 속에 나오는 그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아.

"우와..."

드래곤이 여기가 아공간으로 갈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하자, 난 이곳의 모습을 잠시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둘러보았어. 정말... 신기해. 어떻게 식물이 이런 은은한 불빛을 내뿜을 수 있는 거지? 저기에 있는 돌은 어떤 원리로 빛을 내고 있는 걸까?
그리고, 아공간은 어디에 있는 걸까? 잠시 이곳을 둘러보던 나는 시선을 드래곤에게 돌리고, 호기심에 가득 찬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물어봤어.

"그런데, 아공간은 어디에 있는거에요?"

// 조금 늦어버렸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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