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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윌은 엘의 입에서 그 이름이 나올때 살짝 혀를 찼어. 엘은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예민한 레윌은 봉인이 깨지지 않았는데도 여기까지 불길한 기운과 사기가 올라오는게 느껴져서 솔직히 레월로서는 나중에 무언가 해결할 문제가 하나 더 생기겟구나 싶어. 과연 레윌이 괜히 신들과 함께 싸운 상대가 아냐. 레윌이 개인전을 해서 비긴 용사가 1:1로 승부를 보지 못한 수준으로 강하다면 그는... 그렇게 즐겁게 싸우고 자시고 할 차원이 아니였어. 만약 부활한다면 레윌은 그땐 목숨을 걸어야 할거야. 하지만 그럴리는 없으니... 레윌은 감탄해하는 엘에게 말했어.
[아무 동굴에나 자라는건 아니지만 예전에 처음 이곳으로 올때 갖고왔던 녀석들이야. ...그땐 몇포기였는데 어느세 뒤덮을만큼 퍼졌네?]
그 옛날에 심었던 것들은 시들었을것이 분명하지만 그 뒤로 이런식으로 식물들이 계속 씨를 퍼트리며 자라는건 확실히 생명의 신비였어. ...관리를 해주지도 않는데 말이야. 언젠가는 또 이 식물들이 동굴을 전부 뒤덮을 때까지 퍼지게 될까? 레윌은 궁금했어. ...뭐. 그때가 되봐야 알겟지만.
[여기에. ...입구가 뒤덮혀서 잘 안보이려나. 어디... 네 니힐룸.]
주문이였던걸까. 레윌이 말하자마자 한쪽의 동굴벽이 흔들리더나 먼지도 일으키지 않고 사라져버리면서 무언가가 나타나기 시작했어.
식물이 빛을 내뿜고, 근처에 있는 발광석 또한 스스로 빛을 내고 있는 이 모습을 보면 볼수록 정말 신기하게 느껴져. 저 식물들은 어떻게 빛을 내뿜고 있는 것일까? 혹시 마나와 연관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마을 근처에 있는 풀숲에서 가끔 볼 수 있었던 벌레와 연관이 있는 것일까? 그런 의문을 머릿속에 품고 있을 때, 드래곤이 나에게 이 동굴에 왔을 때 약간의 식물을 가져왔는데, 지금은 이렇게 많아졌다고 했어. 그냥 놔두기만 했는데, 이렇게 많이 늘어나게 됐다고? 예전에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로는 식물은 햇빛과 물이 있어야 자랄 수 있다고 했어. 이 동굴에는 햇빛이 없는데, 어떻게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것일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도, 난 드래곤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식물에 옮겼어. 한 번 만져보고는 싶지만, 왠지 모를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때문에 만지기가 두려워.
아공간이 어디에 있는지 드래곤에게 물어보니, 드래곤은 여기에 있다고 하며 주문을 외웠어. 그러자 신기하게도 저 너머에 있는 동굴의 벽이 흔들리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지며 무언가 이상한 게 나타나게 됐어. 난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고는, 시선을 드래곤에게 옮기는 동시에 드래곤의 꼬리에 나 있는 뿔을 꼭 쥐고는 물어봤어.
레윌주야. ...우선. 미안해 엘주. 요새 힘든 일이 많아서 상판을 살피는 속도라던가 답례다는게 조금씩 힘들어지고 있는데다가 아공간이라던가 앞의로의 전개같은걸 거위 생각하지 않고 쓰다보니까 한 레스를 쓰면 한 레스를 걱정하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 속도가 느려지는 것 같아... 잘 풀린다면 오늘 안에 답례를 줄 수 있지만 잘 안된다면 답례가 내일이나 모래까지 미뤄질지도 모르겟어...
라고, 아직 소년인 엘과 전혀 다른 감성의 끝에 도출된 결론을 말하던 레윌은 엘이 아공간 주변의 식물에 아즈 많은 호기심이 생기었다는 것을 모르고 그런 생각을 하다가 슬쩍, 아공간에 들어가기 전에 엘이 꼬리를 잘 잡고 있는건가 하고 뒤를 돌아보았어.
[그래. 우리 목적지랑 거의 다 왔어. ...뭐야ㅡ 겁먹은거니? 음. 하긴. 아까 초반부터 무서운 말을 하기야 했지. 뭐. 사실이지만. 그래도 방금 온 것 처럼 잘 잡고 따라오기만 한다면 분명히 괜찮을거야.]
라고 말한 레윌은 출발한다는 말을 덛붙힌 뒤에, 이제와서 완전히 모습을 들어낸 아공간을 바라보았어. 뜨겁고... 굉장히 딱딱한 공간이 나타났지. 그런 공간을 보자 걸어가려던 레윌은 뜨악 하면서 멈췃어. 여긴 자신의 모체의 아공간과 보물을 그대로 물려받은 공간이였거든! 아아아 주문을 잘못 외웠나봐. 어쩌다가 이런 실수를... 엘이 자는 침...낭때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마법실수를 해버리자 레윌은 잠깐 부끄러운 심정이 들었어.
[잠깐잠깐! 여기 아냐! 잘못 외웠네... 후. 여기 들어가면 난 몰라도 넌 큰일나. 그러니까 원래의 주문이... 레니라함?]
...초원지대가 나타났어.
[파 야르 니힐룸!]
...이번엔 대놓고 바닷속 한 가운데가 열렸어. 레윌이 주문을 말할때보다 더 빨리 마력으로 문을 닫지 않았다면 동굴은 상상하기도 끔직한 일이 벌어졌겟지. 레윌은 잠깐 자기 머릿속의 주문들을 생각하다가 말했어.
[아! 이번엔 진짜야! 메나 니힐룸.]
그렇게 말하자 갑자기 거대한 책들과 오래된 물건들이 가득 쌓인채로 야광석이 군데군데 놓여진, 책으로 만ㄷㄹ어진 박쥐라던가 잉크로 된 거미가 사는 창고가 눈앞에 나타났어.
[휴... 겨우 도착했네.]
레윌은 그제서야 다시 출발해도 된다고 말하면서 걷기 시작했어. 중간중간 잉크거미를 먹는 펜 도마뱀들이 보여.
여기에 있는 수많은 신기한 식물을 보고 드래곤은 벌레 같은 이상한 것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하고 있었어. 벌레? 스스로 빛을 내는 그런 벌레를 이야기하는 걸까? 그렇다 한다면 이곳에 벌레가 생겼으면 좋았을 것 같아. 스스로 빛을 내는 식물과 벌레. 굉장히 아름다울 것 같아.
드래곤의 뿔을 꼭 쥐자, 드래곤은 뒤를 돌아보며 내 모습을 보더니 곧 목적지에 도착한다고 하며 무서워하지 말라고 날 안심시켰어. 난 고개를 끄덕이고 저 너머에 나타난 아공간을 빤히 바라봤어. 드래곤 너머로 보이는 아공간은 이상하게도 아주 딱딱해 보이는 외형에, 뜨거운 기운이 여기까지 도달할 정도로 아주 뜨거운 공간인 것 같았어.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려고 했을 때, 드래곤이 당황한 듯 여기가 아니라고 하며 아까와는 다른 주문을 외웠어. 이번에는 저 너머에 초원지대 같아 보이는 것이 나타나다가, 바닷속으로 추정되는 공간이 나타났어. 계속 이상한 공간이 나타난 바람에 드래곤 자신도 상당히 당황했는지, 이번에는 진짜라고 하며 또 다른 주문을 외웠어.
이번에는 책이 가득 쌓인, 책이 박쥐처럼 날아다니고 잉크에 거미같이 발이 달린 생물이 돌아다니는 창고 같은 공간이 보였어. 드래곤은 이제야 겨우 도착했다고 말하며 그 아공간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어. 드래곤을 따라 뒤따라가던 나는 펜에 꼬리와 발이 달린 생물이 잉크를 먹는 것을 잠시 동안 빤히 바라봤어. 아공간 속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라서 그랬던 걸까? 상상도 하지 못 했던 생물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나는 이 공간이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젔는지 궁금해져서 드래곤이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맞추고는 조금 큰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물어봤어.
"저... 여기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그렇게 말하면서, 난 드래곤의 뿔을 잡으며 수많은 책과 잉크, 펜처럼 생긴 생물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봤어. 그나저나, 아까 봤던 그 공간들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어떤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을까? 동화에서는 드래곤이 자신의 보물을 보통 사람이 도달할 수 없는 곳에 숨긴다고 했는데. 레윌도 그랬던 걸까?
한편 간만에 들어온 레윌덕분에 놀란 생물들은 허겁지겁 엘과 레윌을 피해 도망가려고 하는건지 그냥 소란스럽지 않은 곳을 찾는 것인지 마구마구 움직여서 빠져나갔지.
퍼득 퍼드득 푸드득 푸득 푸드드득 쉬시시식 다다다다다닥
하지만 그중에서도 예외라고 할 만한 것들 정도는 있나봐. 몇몇 책새들은 레윌의 주변을 뱅뱅 돌듯이 날아다니면서 서성이고, 어떤 팬도마뱀은 도망가는 다른 도마뱀들과 달리 자신을 바라보는 엘 앞에 가만히 있다가 살금삶금 엘에게 다가오기도 했거든. 그때, 잠깐 뭔가를 생각하던 레윌은 엘의 말에 자기도 시선을 맞추면서 말했어.
[수많은 책들과 물건을 보관했던 창고야. 아주 오래전부터 내가 만들었는데 시간이 가다보니까 어느 순산부터는 내 마력에 영향을 받아서 그런건지 물건들 대부분이 살아움직이거나 마력을 품고 있더라고. 게다가 지금은 얘네들끼리 생태계도 이룬다?]
라고 말하던 레윌은 자꾸만 가까히 다가오는 책들을 적당히 쫒아내면서 계속 무언가를 찾다가 슬그머니 책장 사이에 숨어 똬리를 틀던 밧줄 하나를 끄집어냈어.
샤아아아! 샤악!!
[아따 거 놈 여전히 팔팔하네.]
//이 다음 부분부터 엘의 힘을 시험한다면서 무슨무슨 말을 할 것 같은데 엄... 어떤 식으로 엘의 능력을 발견한다고 해야할지 잘 모르겟어.
마치 동물처럼 살아 움직이는 사물들은 나랑 레윌이 들어오자마자 어디론가 도망가기 시작했어. 날아다니는 책은 저 너머 구석진 곳으로 날아갔고, 발이 달린 잉크와 펜은 서로 싸우는 것을 잠시 멈추고 그 작은 다리를 움직여가며 그늘이 있는 곳으로 도망갔어. 그런데, 잘 보니 모든 사물들이 도망가는 것 같지는 않아 보여. 몇몇 책들은 나의 머리 위에서 원을 그리며 날아다니기도 했고, 어떤 펜은 날 유심히 보더니 날 향해 살금살금 다가오기도 했거든. 난 잠시 고개를 들어 내 주변을 날아다니는 책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내려 나에게 다가오는 펜을 빤히 바라봤어.
살아있는 펜에게 고정되어 있는 시선을 드래곤에게 돌리며 질문하자, 드래곤은 나랑 시선을 맞추고는 나의 질문에 대답해줬어. 이 공간에 어떤 것이 있는지를. 여긴 일종의 창고인 것 같아. 아주 옛날부터 있던 곳인데, 시간이 지나니 드래곤의 마력 때문인지 모든 사물이 살아 움직이게 됐다고 해. 마력의 영향을 받아서, 사물이 살아 움직이게 됐다고? 지금 내 머리 위에 있는 책과 날 향해 다가오는 펜 역시 그러한 것 때문에 생명을 얻게 된 건가? 그렇다 하면, 이 살아 움직이는 사물들은 예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냥 평범한 사물에 불과했다는 걸까?
드래곤은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책장 사이에 있는 밧줄을 끄집어냈어. 밧줄은 마치 뱀이라도 된 것처럼 큰 소리를 내며 자신을 붙잡은 레윌을 향해 울부짖었어. 난 그 모습을 보고는, 다시 한 번 조금 큰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질문했어.
"그렇다 하면, 여기에 있는 물건들은 예전까지만 해도 그냥 평범한 물건이었나요?"
// 엘은 자신의 몸 안에 마나가 쌓인 상태니까, 대량의 마력을 사용하면서도 막상 별 쓸모가 없는 마법을 써보게 하는 건 어떨까? 예를 들면 비를 내리게 하는 마법이라던지, 특정한 색을 띄는 불빛을 만들어내는 마법이라던지. 아니면 엘과 레윌이 들어온 아공간이 창고라는 점을 이용해서 그곳에 있는 마력석 같은 것을 가져와서 엘과 반응시키는 것도 좋을 것 같고.
계속 바둥거리는 밧줄뱀을 바라보던 레윌은 살며시 자기 입맛대로 일이 돌아가지 않는다는걸 알았어. 예전에, 이 뱀이 살아있기 전이였던 평범한 밧줄일때 레윌은 이 뱀으로 마력석들을 묶어놨어. 그런데 마지막으로 이 창고에 왓을때 혹시나 싶어서 이 밧줄뱀을 살펴봣을때 밧줄뱀은 마력석은 뱀이 꽁꽁 묶어서 자기 몸에 낑겨다녔던 거야. 레윌은 그래서 이번에도 뱀만 찾으면 마력석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상하네? 마력석의 기운은 느껴지는게 정작 중요한 마력석이 보이질 않아! 라고 생각하던중에 레윌은 밧줄뱀의 배에 시선이 갔어. ...여기만 왠지 불룩하다?
[응. 맞아. 이 뱀도 그렇고... 처음에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적당히 둥둥 떠다녔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생명력을 얻어버리더라고. 그 전까지는 정말 평범한 물건들에 마도서들이였지.]
샤아아악!!!
배를 살펴보려고 했을때 갑자기 레윌의 손에서 더 팔짝 뛰는 밧줄뱀을 본 레윌은 잠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감이 왓다는 듯이 표정을 지었어.
[여기다가 숨겨둿구만!]
엘에게 생명력이 있다고 말을 하긴 했지만 이 생물들의 구조는 어디까지나 물건일때와 별반 다를게 없나봐. 레윌이 밧줄뱀의 밧줄이 꼬여진 반대방향으로 풀기 시작하니까 버둥거리던 뱀은 잠깐 배가 열리더니 거기서 묘한 색갈을 띈 돌 세개가 나왓어. 뱀은 분이 나는 것인지 그 순간을 놓치지 않더니 돌 한개를 재빨리 다시 삼키고 사라져버렸어.
[...아깝게 됬구만... 흠. 그럼 어디보자... 엘, 이 돌들중에 하나로 골라서 잠깐 손에 쥐고 이 돌과 네가 연결된다고 생각하고 집중해볼래?]
이곳에 있는 물건이 생명을 얻어서 탄생한 수많은 생물들 중 드래곤이 붙잡고 있는 밧줄이 드래곤의 얼굴을 보며 울부짖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저 생물은 뱀이랑 비슷한 생물일 것 같아. 그런데, 왜 레윌은 저 뱀을 붙잡은 걸까? 나에게 그 모습을 자세하게 보여주기 위해서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드래곤이 붙잡고 있는 밧줄을 유심히 바라보던 중, 유난히 어떤 부분이 볼록 튀어나온 것이 보였어. 그 모습을 본 드래곤은 잠시 나의 질문에 대답해주다가, 자신의 손에서 날뛰고 있는 밧줄을 슬쩍 풀며 이상한 색을 띄고 있는 돌 몇 개를 밧줄에서 꺼냈어.
난 그 모습을 보며, 믿을 수 없는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졌다는 것처럼 밧줄과 바닥에 떨어진 돌을 유심히 바라보았어. 그러던 중 갑자기 밧줄이 드래곤의 손에서 벗어나며 돌 한 개를 삼키고 저 너머로 사라졌어. 그 모습을 보고 드래곤은 아깝다는 듯 말하며 남은 두 개의 돌을 내가 있는 쪽으로 밀어주며, 돌 하나를 골라 손에 쥐고 나랑 돌이 연결된다는 느낌으로 집중해보라고 했어. 드래곤의 말이 끝나자, 난 바닥에 놓인 두 개의 돌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드래곤의 말에 대답하듯 고개를 끄덕였어. 바닥에 놓인 돌은 각각 보라색과 연한 파란색을 띠고 있었어. 내가 돌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 돌은 땅을 파면 볼 수 있는 평범한 돌인 것 같지는 않아 보였어.
난 두 개의 돌 중 나의 눈과 똑같은 색을 띄고 있는 보라색 돌을 집기로 했어. 오른손을 바닥에 뻗어 돌을 집은 나는 돌을 손바닥 한가운데에 옮기고, 그대로 주먹을 쥐며 눈을 꼭 감았어. 드래곤이 말한 것처럼 내 손 위에 올려져 있는 돌이 나와 연결된다고 생각하며 집중하면서. 그러자, 내 손이 쥐고 있는 돌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그러는 동시에 약간의 현기증이 느껴지기도 했고. 내 몸 안에 있는 마나 같은 것이 가슴 한가운데에서 점점 쌓이는 듯한 기분도 드는 것도 같았고.
그렇게 몇 초의 시간이 흐른 뒤, 갑자기 돌이 엄청 뜨거워지더니 폭발하려는 것처럼 미세하게 흔들리자 난 바로 돌을 손에서 놓고는 바닥에 떨어뜨렸어. 바닥에 놓인 보라색 돌은 순간적으로 강한 옅은 보랏빛을 방출해내더니, 이내 잔잔한 보라색 기운을 주변에 내뿜기 시작했어. 난 그 모습을 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떨어지지 않는 시선을 드래곤에게 옮기며 놀랐으면서도 당황한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저... 이 돌, 갑자기 뜨거워지더니, 이상한 빛을 내더니... 이젠 보라색 기운을..."
마나는 굉장히 유동성이 있는 존재야. 적어도, 레윌이 보기에는 그래. 원래 마나는 세상을 흐르며 존재하는 하나의 흐름에 가까운 것이였어. 그렇기 때문에 마법사들은 마나를 쌓을때 자신의 몸 안에서 마나를 흐르게 하고 검사같은 사람들은 몸 안의 마나를 뼈와 근육에 스며들게 하는 식으로 붙잡아두었어. 레윌도 그것과는 약간 다르기야 하지만 어쨋든간에 마나를 몸 안에 흐르게 하는 식으로 보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살아있는 생물이 마나를 자기 몸안에 보관하거나 일부러 무생물에게 마나를 부여할때 쓰는 방법이야. 자연계에서 생물이 아닌 것들에서 마나가 모여있을때는 흔히 지맥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흐름같은게 본의아니게 모여있을때, 계속 흐르기만 하던 마나들끼리 뭉쳐지거나 어느 원소 안에 딱딱하게 고여버리면서 생겨. 그게 바로 마나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이지. 그렇기 때문에 무수하게 많은 마나를 갖고있는 마나석은 겉으로는 평범한 광물같아도 주변의 현상에 따라서 쉽게 반응을 보이는 불완전 에너지 자원이라고 여겨져.
[마나끼리 자극을 받아서 그런 반응을 보인거야. 괜찮아.]
레윌은 엘이 당황해서 돌을 떨어뜨렸을때 괜찮다고 말하면서 엘과 마나석을 다시 살펴보았어. 흠. 그동안 얌전하던 마나석이 엘 덕분에 잠깐 불안정해졌던 것 같아. 게다가 안에 뭉쳐있던 마나가 파동을 따라서 천천히 새어나오는걸 보면, 레윌이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 저 마나석은 나중에 가서 산산조각이 나거나 반동으로 다른 마나들을 흡수하려고 하겟지.
[마나석은 마법을 쓸 때 단순히 마나만 보충해주기 때문에 마법사들에게 유용하게 여겨지는게 아닌 돌이야. 주변의 반응이나 자신이 품고 있는 마나에 따라서 변수를 일으키거나 수식의 부족한 부분을 매워주기 때문에 마법사들이 그렇게 얘를 찾아. ...라고 해도 말이지! 기뻐해도 좋아. 엘. 인간의 마법은 진짜 않 맞을진 몰라도 넌 마법에 대한 재능 자체가 없는건 아냐! 어디로 췰지 모르는 마나를 이렇게 옴짝달짝 할 수 없게 만드는건 마법사들에게 꽤 중요한 재능중에 하나니까 말이야!]
라고 하면서 파장이 점점 더 심해지던 보라색 마나석을 손에 꼭 쥐고 잠시 집중을 하면서 마나석을 잠잠하게 만든 레윌은 엘의 재능에 대해서 라던가 앞으로 가르칠 것들을 생각하던중 문득 어떤 단어가 생각났어.
...영혼력. 흔히 마나의 위에 존재하지만 더 까다로운 상위의 힘이... 말이야.
[넌 아마 가장 배신없는 마법을 쓰는 사람이나 마나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이 될 수 있을거라고.]
정말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 오묘한 색의 돌을 집고는 집중을 하니, 갑자기 돌이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이 반응하다니. 난 그 돌의 반응에 놀라는 동시에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았어. 드래곤이 준 이 돌은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이지? 그런 생각을 하며 난 돌을 유심히 바라보았어. 드래곤은 마나끼리 자극을 보여서 그렇다는 말을 하고 나를 안심시키며, 바닥에 떨어져 있는 그 돌을 살펴보았어. 마나끼리 자극을 받았다고 한다면, 저 돌에 마나가 깃들어 있다는 것일까? 아니면... 내 몸에 쌓여있다는 그 마나랑 연관이 있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잘 모르겠어.
드래곤은 바닥에 떨어진 돌을 바라보며 마나석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어. 마나에 대한 보충은 물론 수식을 매워주기도 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고 하며. 그러면서 나에게 기뻐해도 좋다고 하며, 나에게 마법에 대한 재능 자체가 없지는 않다는 말을 했어. 마나를 붙잡아두는 것도 마법사에게 중요한 재능이라 하며. 마나를 붙잡아두는 것이 마법사의 재능 중 하나라고? 그리고, 인간의 마법이 잘 안 맞을지도 모른다니. 마나를 붙잡아두는 것에 대해서는 마법 수업시간에 들어본 기억이 나긴 하지만, 인간의 마법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니. 아까 들어본 이야기이긴 하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드래곤은 바닥에 있는 마나석을 꼭 쥐고는 이상한 기운을 내뿜던 마나석을 다시 잠잠하게 만들더니, 나에게 배신 없는 마법이나 마나를 능숙하게 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어. 마나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거나, '배신 없는' 마법을 다룰 수 있다니. 그 마법은 무엇일까?
"배신 없는... 마법요?"
난 고개를 들고 드래곤의 네 눈을 바라보며, 드래곤이 언급한 배신 없는 마법에 대해 물어봤어.
다시 평범하게 돌아온 마나석을 손톱으로 톡톡 두드리는 레윌은 앞으로 뭘 어떻게 훈련시켜야 할지를 생각하다가 엘이 자신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물어보자 입을 열었어.
[비유가 그렇다는 거야. 비유가. 음. 마법이 기본적으로 마나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알지? 보통의 마법은 수식을 이용해서 한다는 것도. 그건 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어떤 마법이느냐에 따라서라거나 마법을 쓰는 시전자에 따라서는 마나만 있어도 마법을 수식 없이 쓰는건 가능해. 마나보다 상위의 에너지를 쓰는 사람이나 마나가 고여있기 쉬운 성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가 그런 경우거든. 그런 사람들을 같은 수식의 마법을 써도 마나가 안정적으로 뒷바침을 해줘. ...뭐. 예외가 있어. 인간의 수식의 경우엔 기본적으로 마나를 소모 시켜서 마법이라는 현상을 만들어내는데 아까 말한 두 가지 경우엔 그런 마법응 마나가 모이려 드는 특성때문에 수식으로 빠져야 할 마나가 전혀 가질 않아서 마법이 미약하게 발현되거나 아예 발현되지가 않아. 그래서 내가 너한테 인간의 마법을 배우는건 삽질이라고 한거야. 보통은 이 사실을 몰라. 종족별로 발전시킨 마법이니까 무조건 같은 종족이라면 그게 최상의 마법이라고 생각하거든. 뭐... 보통의 경우엔 그게 맞는거긴 하지만.]
그렇게 말한 레윌은 어느세 자기 주위로 몰려온 책들을 보며 쫒아낼까 싶다가 귀찮으니 되었다고 생각하며 말을 잇는다.
[인간의 마법은 주로 수식을 앞세우고 종족이 선천적으로 부족한 마법은 마나석을 보조로 맞추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어. 가장 비슷한게 아마 엘프의 마법들이겟지. 걔네들은 간단히 말해서 마력을 일순위로 두는 편이야. 그렇기 때문에 두 종족의 마법은 여러 학문을 두루 익히면서 수식을 배우는게 편하다고 하고. 그리고 나. 내가 있는 드래곤들에게 마법은... 어. 예전에 이거 그대로 말했다가 다른 종족들에게 재수없다는 소리를 듣긴 했는데 말이야. 사실이 그러니까 다른 말로 표현하기가 그렇지... 사실 우리의 마법은 그냥 숨을 쉬는 거랑 비슷해. 굉장히 의문없이 사용할만큼 자연스러울뿐이라서 대부분의 마법을 쓸때 우리에겐 수식이니 뭐니 필요한 적이 거의 없어. 창조마법의 경우엔 음... 그건 내가 유난히 취약한 마법이라서 그런거고.]
...이로써 레윌이 이불침낭을 만들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밝혀졌어. 그냥 그 마법만 레윌이 서툴렀던게 밝혀진거야.
[우리는 생각이나 말로 주변에 있거나 우리 안에 있는 마나를 움직여서 마법을 발생시켜. ...너한텐 어려운 설명이겟지만 이게 그나마 다른 종족들에게 가장 쉽게 설명한거야.]
마나를 능숙하게 다루거나 배신 없는 마법을 다룰 수 있게 된다는 뜻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라서 그 의미를 드래곤에게 한 번 물어봤어. 그러자 드래곤은 배신 없는 마법은 일종의 비유라고 하면서, 마법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어. 대부분의 이야기는 수업시간에 듣거나 책에서 본 적이 있는 이야기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없었어. 대부분의 마법은 수식을 이용하고, 특히 인간은 수식을 이용하여 마법을 쓰지만 그 수식에 마나가 빠지지 않으면 마법이 발현되지 않기에 내가 인간의 마법을 배우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 드래곤의 설명이었어. 저 설명이 맞는다고 한다면, 난 수식을 쓰는 마법이 아니라 마나를 직접 이용하는 식의 마법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일까?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어.
이어서 드래곤은 각각의 종족들이 어떻게 마법을 쓰는지 설명해왔어. 인간은 수식을 주로 하고 가끔 마나석을 보조적으로 사용하고, 인간과 비슷한 마법을 사용하는 엘프는 마력을 주로 한다는 것이었어. 그리고 레윌과 같은 드래곤은 마법 자체가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쓸 수 있다고 했고. 저번에 있었던 그 침낭이 나온 이유는 단순히 레윌이 그 마법을 잘 쓰지 못하기에 그런 일이 나타났다고 했고. 이어 드래곤은 자신들이 마법을 쓸 때에는 주변이나 각자 보유하고 있는 마나를 움직여 마법을 '발생'시킨다고 했고. ... 아직 정확하게 무엇인지 모르는 용어들이 상당수 있기에 드래곤의 말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는 대강 알 수 있겠어.
종족별로 추구하는 마법이 다르고, 나에게 인간의 마법이 어울리지 않다 한다면 난 어떤 종족의 마법을 배워야 하는 것일까? 드래곤이 언급한 마력을 주로 삼는 엘프의 마법을 배워야 하는 걸까? 아니면, 그럴 리는 없겠지만 드래곤이 마법을 쓰는 방식을 익혀야 하는 것일까? 마치 그 마을에 있었을 당시에 수업을 듣는 것처럼 마법에 대한 이론적인 이야기를 드래곤에게 들은 나는 잠시 드래곤 주변을 날아다니는 책을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드래곤의 네 눈에 맞추고는 조용히, 궁금하다는 목소리를 내며 입을 열었어.
으로 말하던 레윌은 잠깐 뜸을 들였었어. 레윌은 엘의 재능이 어떤 성질인가는 알았지만 그래도 아직 정확하게 밝혀낸 것인지를 알아내지 못해서 그게 신경쓰였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데 말이야. 라고 생각하던중에 레윌은 유독 엘의 근처에 바짝 붙어있는 책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릴 뻔 하다가 한 번 언젠가는 시험해봐야겟다고 생각하며 일단 엘의 질문에 대답부터 해주어야겟다고 생각하고 입을 열었어.
[지금 당장은 마법을 정해서 배우긴 일러ㅡ 그래도 난 마법사의 훈련을 너에게 시킬 생각이야. 무슨 말이냐 하면... 우선은 기초마법을 여러가지 가르쳐보면서 네 적성에 좀 더 맞는 분류를 찾아서 내가 그쪽으로 널 가르칠 생각이야. 처음에는 원소마법들이랑 아까 마너석으로 시험해 본 것처럼 기초적인 감응을 알아보면서 네가 마력쓰는 것에 익숙하게 할 생각이야. ...특이체질이 좋은거긴 하지만 그래도 그것때문에 마력을 원활하게 쓰는 연습을 안하면 마법사가 되기 힘드니까. 그거 말고도 집중력 연습이라거나 여러가지를 난 시켜보고 싶어.]
수련 자체는 지금 당장부터 레윌이 정해서 밀고나가도 상관없는 것들이 많았지만 레윌은 그러지 않았어. 왜냐하면 레윌에게 있어서 엘은 일단 자신이 처음으로 맞이하는 첫 제자이기도 했거든. 아마 스승으로서의 그녀는 자신이 좀 미숙하단걸 알기 때문에 조심조심하고 싶었나봐.
내가 어떤 종족의 마법에 재능이 있을지, 또 그 종족이 주로 내세운 마법적 요소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그런 생각을 하며 난 내 주변을 날아다니는 책들을 향해 시선을 옮겼어. 왜 이 책들은 내 주변을 날아다니는 걸까? 레윌의 말이 맞는다면 저 책들 또한 마나를 통해 생명을 얻게 된 일종의 동물일 텐데. 숲 속에 있던 다른 동물들처럼 단순한 호기심에 이끌려 내 주변을 날아다니는 걸까? 아니면 나랑 모종의 연관이 있기에 내 주변을 날아다니는 걸까? 난 책이 날갯짓을 하는 사이에 보이는 책 안에 있는 종이를 유심히 살펴봤어. 저 안에 무언가가 있을까 하며. 뭔가 글씨 같아 보이는 것이 살짝 보이기는 하지만, 무엇이 적혀있는지는 잘 모르겠어.
드래곤은 어떤 마법을 배워야 하냐는 나의 질문에 대답을 하려 하다가 잠깐 뜸을 들였어. 드래곤이 잠시 말을 끊자 난 드래곤의 네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어. 무엇 때문에 갑자기 말을 멈춘 거지? 혹시 나에게 마나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느껴졌기에 저런 반응을 보인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던 나는 드래곤이 지금 당장은 어떤 종족의 마법을 배우기는 이르고, 기초적인 마법이나 마력의 응용법, 집중력을 기르는 훈련 등의 기초적인 마법사의 훈련을 시킬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살짝 실망하면서도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 잠깐 떠오르는 바람에 조금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어.
"기초적인 마법..."
난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다가, 그래도 나의 체질을 알고 있는 드래곤이라면 나에게 알맞은 마법 훈련을 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내 시무룩한 표정을 펴고는 다시 드래곤을 바라보며 아까와 같은 밝은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그러면, 어떤 것부터 시작하면 되나요?"
// 괜찮아, 힘든 일이 있었다 하면 늦어질 수도 있는 법이지. 정 힘들면 쉬엄쉬엄 답레를 줘도 돼.
[재능부터 본다면 넌 소환마법이나 그런 계열을 알려주고야 싶었지만 아까 말한대로 난 기초부터 가르칠 거니까 그건 길면 3달 뒤의 얘기가 될 것 같고.]
라고 말하는 레윌은 또다시 이론에 대하여 말할까 하다가 조급한... 아니. 기대가 넘치는 엘을 보면서 이름하여 육감, 그리고 마나같은 것을 느끼는 감각에 대해 자신과 엘이 좀 더 예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숨 쉬는 것 마냥 엘 주변의 마나를 조절하기 시작했어.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 레윌의 태도는... 음. 아주 평소랑 똑같아보여. 예민한 사람이라도 마나라던가 하는 것의 변화만 조금 알 뿐이지 설마 그녀가 뭔가를 일으키지 않는걸까 하는 생각을 하긴 힘들만큼 그녀는 아주 평온하고 달라진 것이 없었지. 다만 따지고 본다면 레윌 덕분에 생명을 얻은 물건들은 조금씩 레윌의 주변에서 떨어지기 시작했어.
[혹시 어떨지는 모르니까 뭐 평범한 바닥이지만 앉든지 눞든지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눈을 감고 잠깐 딴 생각은 멈춰둔 채로 주변의 소리라던가 형태같은거... 아무튼. 시각 외의 모든 느껴지는 것들에 집중하기 시작해봐. 엘.]
엘에게는 아마 레윌의 조치가 처음에는 조금 집중이 잘 되는 정도에서부터 시작되서 어렴풋이 다른 것들도 마나석처럼 노골적인 반응원이 없어도 좀 더 안전하게 인지할 수 있게 되겟지만 레윌에게는 자신이 한 일로 느껴지는게 아주 달랐어. 한 아공간 안에서 계속 돌던 마나의 흐름이 변하면서 달라진 흐름의 소리라던가 엘의 주변에 보여지는 생체 파장들, 원래부터 보이던 흔히 적외선이네 무슨 선이네 하는 것으로 분류되는 것들이 좀더 색이 또렷한다던가 하는 것에서부터... 아까는 느껴지기만 했던 엘의 기운의 형체라던가 하는 것과 냄새... 이런 점때문에 레윌은 엘에게 아까전에 드래곤의 마법에 대하여 설명하는걸 힘들어 했나봐. 애초에 두 종족의 시야와 배경이 너무 달랐으니까 말이야.
내가 특정한 종족의 마법을 배우기 전에 기초적인 마법들을 먼저 배워야 한다니. ... 기초적인 마법이라면 자신이 없어. 예전에 마을에 있었을 당시에도 기초적인 마법을 배우다가 선생님께 많이 혼나곤 했으니까. 그래도 마을에 있었던 사람들보다 내가 어떤 마법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를 잘 아는 드래곤이니, 기초적인 마법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다른 사람들보다 잘 가르쳐줄 것 같으니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자신이 없거나 하지는 않아.
드래곤은 내 재능을 보면 소환 계열의 마법을 배우면 좋겠지만 그 이야기는 몇 달 뒤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말하며, 내가 가장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자세를 취하며 눈을 감으며 나에게 느껴지는 모든 것에 집중을 해보라고 말했어.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드래곤의 근처에 몰려있었던 책들이 점차 레윌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어. 난 드래곤 근처에서 떨어져가는 책을 빤히 바라보다가 드래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 자리에 풀썩 앉아 그대로 눈을 감았어.
드래곤의 말대로 느껴지는 모든 것들에 집중을 하기 시작하자, 이상하게도 내 주변에 이상한 기운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 내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는 것 같은 느낌과 동시에 약간의 현기증이 느껴지기도 했고. 그리고... 이상한 무언가가 내 가슴에 고여있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드래곤이 나에게 무엇이 느껴지기 시작했냐고 물어보자, 난 눈을 감은 체로 잔잔한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느껴지는 모든 것을 말했어.
"... 주변에 이상한 무언가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심장이 빨리 뛰면서 어지러운 것도 느껴지고... 또, 뭔가가 제 가슴속에 고여있는 듯한... 그런 것이 느껴져요."
검은색... 은. 아니야. 빨간색이라기엔 조금 탁하고 어둡고. 레윌은 엘 주변에 보이는 기운들을 보고 느끼면서 천천히 엘의 재능을 느껴갔어. ...세상에. 잔짜로 영혼력의 존재가 느껴지기 시작해. 하지만 옛날에 디아볼로라던가 토루카같은 영혼력을 휘드르는 군주들보다는 다른 느낌이였어. 그나마 가까운게 하르파 족의 아이랑 리드... 그래! 리드였어. 마법사는 아니였지만 검성으로 불렸던 그 리드. 레윌은 그제야 가닥이 잡히는 기분이였어.
[그래. 제대로 짚은거야. 여기에서부터 마나를 다루는 법을 알려줄게. 자. 쉼호흡을 하면서 천천히... 천천히... 심장에 찰랑거리는걸 숨을 쉬면서 천천히 빼낸다고 생각해봐. 아주 천천히. 천천히.]
그렇게 말하면서 레윌은 엘의 심장에서 아주 느릿하게 찰랑이는듯이 심장을 누르며 그 주위에 뭉쳐서 움찔거리면서 계속 고여있으려고 하는 마나를 보다가 자신의 몸에서 슬금슬금 아주 적은량의 마나로 그곳에 있는 마나를 달래듯이 부드럽게 살살 끌어내려고 했었어. 아주 살살. 최대한 부드럽게, 꺼내는 감각을 엘이 알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했어.
[일단 네 안의 그게 어떻게 움직이는지, 움직여지는지 그 감각이랑 주변에 변화를 제대로 알아봐.]
이상해. 현기증이 나타난다던가 심장이 빨리 뛰는 건 예전에도 느껴보았지만, 가슴에 무언가가 고여있는 느낌을 직접적으로 느껴본 것이랑 주변에 이상한 것들이 느껴지는 것은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기에 이상하다는 기분이 들어. 드래곤에게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을 말하자, 드래곤은 나에게 제대로 짚었다고 하며 내 심장에 고인 것을 빼낸다고 생각해보라고 했어. 천천히 하라는 말을 덧붙여서. 드래곤의 말을 듣고 나에게 느껴지는 느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니, 가슴에 무언가가 고인 것 같은 느낌이 심장에 있는 무언가가 마치 물처럼 찰랑거리는 것 같았어. 난 드래곤의 말대로 심장에 있는, 찰랑거리는 무언가를 빼보기로 했어.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가슴에 찰랑거리고 있는 무언가를 빼낸다고 생각해봤어. 천천히.
... 이상해. 뭔가 아까와는 다른 이상한 것이 느껴져. 가슴에 있는 무언가가 천천히 빠져나오면서 몸과 배를 간지럽히는 동시에 살짝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 현기증도 아까보다 더 심해진 것 같아. 주변이 살짝 뒤틀리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드래곤이 나에게 내 안에 있는 찰랑거리는 것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느껴지는 감각과 주변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알아보라고 하자, 난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이번에도 드래곤에게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을 말했어.
"... 심장에 있는 것이 빠져나오면서 그게 몸과 배를 간지럽히는 동시에 아픈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머리가 점점 어지러워지는 것 같고, 주변이 서서히 뒤틀리는 것 같아요."
레윌주야. 우선 미안해 엘주. 어제부터 생리통이 시작해서 몸상태가 끔직해졌어... 아파서 날밤을 새고 막 허리가 너므 아프고 기운없고 밥넘기기 힘들고... 아마 답례는 빠르면 내일 늦으면 모레 달 것 같아. 으아... 진통제 더 먹고 싶은데 이미 10알 먹어서 하루 권장치를 다 먹었네...
>>323 엘주야. 저런... 진통제를 그정도까지 먹었을 정도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아픈거 아니야? ;ㅁ; 너무 무리하지 마. 정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아프거나 하면 한 번 병원에도 가보도록 하고. 답레는 천천히 줘도 되니까 무리하게 주지 않아도 돼. 몸 상태 좋아지고 써도 괜찮으니까, 힘 내고!
//늦어서... 죄송합니다!!!!// 살아있는 생물들의 몸에는 꽤 많은 길들이 있어. 공기가 돌아다니는 길, 피가 돌아다니는 길, 음식이 돌아다니는 길이 대표적이지만 마법사라던가 마나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길이 하나 더 있어. 그 길을 마법사들은 마나패스, 혹자는 기맥이라고 불러. 마나는 이 길로 흘러야 몸에 해가 가질 않지. 게다가 이 길은 계속 갈고닦지 않으면 찌꺼기라고 할많안 것들이 쌓여서 길을 좁게 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아예 길을 막아버리기도 해서 큰일이지. 김각을 꽤 예민하게 키운 레윌은 곧 엘이 하는 말이랑 눈에 보이는 흐름을 보면서 마나가 지나지 않던 길이 군데군데 막히기 직전까지 쓰이지 않아서 그곳에서부터 마나가 어질어질하게 움직이는것을 보면서 이 부분부터 자기가 도와주어야겟구나 싶었어.
[마나가 다니는 길이 그동안 사용하지 않느라 많이 좁아졌는데 그곳을 갑자기 사용해서 그래. ...음. 심하지 않은 곳은 간지럽겟지만 많이 좁아진곳은 그덕에 좀 아플거야.]
라고 하던 그녀는 곧 자신의 몸에서 아주 적은 양의 마나를 내보내어서 엘의 몸에 마나가 막혀있는 곳에서 좁아진 길을 아주 천천히 넓히면서 몸 속의 마나가 다른 곳으로 나오려고 하면서 엘의 몸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길로만 움직이게 하면서 다시 말했어.
[근데 뭐 그렇게 무서워 할 일은 아냐. 의외로 회생불능할 정도로 망가지지 않았다면 마나를 계속 움직이는것만 반복해도 다시 통로가 뚤려서 괜찮아지거든.]
그리고 아주 한참 후에, 통로가 거의 깨끗해졌을때 레윌은 엘에게 눈을 뜨라고 하면서 자기 몸 안의 마나를 불꽃만큼으로 뜨겁게 데워서 엘과 자신의 근처에 꺼내고 말했어.
[이번엔 오늘 훈련의 마지막이야. 마나를 몸 안에서 움직이는건 어느정도 알게 되었으니까 마나를 소모해서 마법을 일으키는 감각이 뭔지 알려줄게. 마나는 몸 바깥으로 나가는 순간부터 쉽게 흩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좀 어려울 수도 있겟지만... 아주 간절하게 집중해서 손 끝 한 점으로만 아까처럼 마나를 내보내면서 네 주변에 가장 뜨겁게 느껴지는 곳에 촛불을 다른 초에 옮기듯이 그걸 이으려고 해봐.]
그리고 레윌은 혹시 몰라서 불이 옮겨붙으면 큰일이 나니까 은근슬쩍 아공간의 다른 생물들에게 보호막을 씌워주고 엘을 지켜봣어.
어디가 아픈지는 잘 모르겠지만, 갑자기 바늘에 찔리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가 막히는 느낌과 동시에 온몸이 따끔거리기 시작했어. 난 눈을 질끈 감으며 계속 느껴지는 고통 때문에 눈가에 눈물을 살짝 흘려보냈어. 드래곤은 내 말과 행동을 보고는 마나가 다니는 길을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하지 않았기에 아플 수도 있다고 말했어. 마나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한동안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말이겠지? ... 항상 마법을 사용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실패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는데.
드래곤은 계속 말을 이어가면서,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어. 마나가 다니는 통로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통로가 뚫리게 돼서 괜찮아진다고 했어. 그 말이 귓가에 들린 동시에, 이상하게도 내 온몸에 마나가 서서히 퍼지는듯한 느낌이 들었어. 그동안 가슴에 고여있었던 마나라는 것이 팔과 다리, 배와 손끝에 흐르자 난 눈을 감으면서도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어. 아직 온몸이 따끔거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방금 보다는 조금 나아져서 괜찮아.
온몸이 따끔거리는 느낌이 서서히 사라지자, 드래곤은 나에게 눈을 뜨라고 했어. 드래곤의 말대로 난 눈을 뜨고, 드래곤이 몸 안에 마나가 움직이는 느낌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 마법을 일으키는 감각을 알아보자고 하자 난 고개를 끄덕였어. 손끝에 있는 한 점에 온 신경을 집중시키며 마나를 내보내, 내 주변에서 가장 뜨겁게 느껴지는 곳을 이으려고 해라. 드래곤의 말을 듣고 난 그 말대로 손끝에 있는 한 점에 집중하며 마나를 내보낸다는 느낌으로 근처에서 가장 뜨겁게 느껴지는 곳에 손가락을 천천히 옮겼어.
이상하면서도 흐르는 물같이 느껴지는 마나를 내보내며 근처에서 가장 뜨겁게 느껴지는 영역에 손가락이 닿자, 갑자기 손가락 근처에 커다란 돌멩이 같은 크기의 불이 붙기 시작했어. 순간적으로 붙은 불을 보고 나는 깜짝 놀라는 바람에, 몸을 뒤로 젖히고는 뜨거운 영역에서 손가락을 땠어. 이상하게도, 그 영역에서 손가락을 땠는데도 불이 꺼지기는커녕 오히려 불의 크기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어. 난 눈동자를 불과 드래곤 사이를 빠르게 오가며, 놀란 표정으로 불을 계속 바라보았어.
[어떤 마법사들에게 수식이나 마법을 거는 행위는 마나에게 명령을 내린다거나 부탁을 한다는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대. 뭐. 이건 비교적 마법이라기보단 마나가 움직여서 마법이라는 반응을 어떻게 내는지에 관해서 느낌을 알려주기 위해 한거에 가깝지만 말이야.]
라고 해도 사실 엘이 열번정도는 실패하다가 성공할줄 알았던 레윌은 한번에 성공하는 엘을 보면서 조금 뿌듯해하면서 놀란듯란 엘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어.
[마법이라는 뒤틀린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선 우선의 마나가 필요하지. 그 말은 일단 마나가 있다면 그동안은 마법이 유지된다는 것이기도 하고. 아까 네가 네 마나에 불을 붙인건 화기를 잔뜩 집어먹은 마나였기때문에 이런식으로 불이 난거야. 적어도 네가 불어넣은 마나가 사라질 때 까지는 이런식으로 타오르겟지. ...만, 마나가 다 사라지기 전에도 마법은 얼마든지 파쇄할 수 있어. 마법사가 수식으로 만든 마법은 반대의 수식이나 수식을 분쇄하기 위한 수식으로 분해하는게 보통이고... 마법사 본인이 마법을 해제하려면 그냥 간절히 마법이 풀리기를 의식적으로 바라면서 이미 발동한 마법에 대고 마법을 발동할때와 반대로 하면 돼.]
점점 더 커지던 오렌지와 붉은 빛이 섞인 불꽃을 보던 레윌은 가볍게 자신의 한 팔에 쇠를 두르듯이 두텁게 마나를 두르더니 뜨거운 불을 짓눌러 뭉게뜨리듯이 그 불꽃을 힘껏 도마뱀같은데다가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손으로 눌러버려서 불을 꺼버렸어.
[좀 막무가내같은데다가 경우에따라 아주 비효율적이기야 하지만 훨씬 더 강한 물리력이나 마력을 쏟아부워서 마법을 찍어눌러버리면 마나가 흩어지면서 이런식으로 마법을 멈추게도 할 수 있어.]
그리고 레윌은 꼬리끝으로 조심스럽게 엘의 머리를 톡톡 두드리리면서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을 했어.
[아하하! 엘, 이건 아직 마법사로서 시작이야, 앞으로 넌 더 많은 마나의 기적을 볼텐데 이거갖고 놀라긴 아직 일러. 라곤 해도... 성공적으로 첫 훈련을 마친건 축하해줄게. 엘. 지금 그 느낌이랑 경험을 잘 기헉해두길 바래. 수고했어.]
레윌은 혹시 몰라셔 쳐둔 보호마법이랑 감감을 예민하게 만들어버리는 마법을 풀었어. 그러자 이 광경에 놀란 생물들이 분주히 놀라서 움직이는게 레윌과 엘의 눈에 들어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