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5719633> 1:1 자유 상황극 보트 - [1] :: 387

익명의 참치 씨

2016-02-17 23:33:53 - 2021-09-13 01:05:49

0 (16E+38)

2016-02-17 (水) 23:33:53

본 글은 다수가 아닌 1대1로 짝을 지어서 노는 보트입니다. 통제하는 캡틴은 특별히 없습니다.
장르나 글의 퀄리티 등등은 파트너 참치끼리 상의하며 상황극 게시판의 규칙을 준수하는 아래 자유롭게 조율하고 돌리실수 있습니다.
파트너간의 불화나 사정으로 인한 하차 등등은 원할한 대화로 해결하도록 합시다.

자세한건 시트 보트를 참고해주세요.

현 시트글 - http://tunaground.co/cardpost/trace.php?bbs=situplay&card_number=1455719482&recent=true

184 사르비에 - 코로나 (94527E+58)

2016-03-28 (모두 수고..) 00:27:05

"어련하시겠어~ 대화를 할거라 생각했던 내가 바보지."

역시나 돌아온 대답은 지극히도 그녀다운 말이었다.
어쩌면 그것 외에 다른 말이 나오는 것이야말로 사르비에가 당황할만한 소재 아닐까?
꽤나 또렷하고 간단하게 돌아온 대답에 한숨을 쉬며 코로나를 바라보자 그녀 역시 똑바로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와... 악취미네 그거... 관찰이라기보단 감시에 가깝지 않아?
먼 옛날에 인간들의 놀잇감으로 쓰였다던 개미관찰통도 개미의 입장에선 감시당하는 쪽이었지?"

그저 평소처럼 행동하면 될 뿐, 처분을 결정하는건 그 뒤라며 코로나가 건네는 것은 사르비에가 그토록 피하고 싶어하던 작고 단단한 쇳덩이였다.
하지만 어쩌랴, 지금은 그러지 않으면 바로 목이 달아날 판이니...

"애시당초 말야... 그런건 차라리 말을 안하고 감시하는게 낫지 않아?
...... 아니아니, 됐다. 그게 더 끔찍하겠네. 차라리 말을 해줘서 고맙네~"

사르비에는 옥상 바닥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여전히 무기질적인 코로나를 바라보았다.
일말의 감정도 담기지 않은 저 눈동자를 뭐라고 해야 할까?
아니, 자세히 보면 렌즈라고 봐야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서 네가 얻는건 뭔데?
스토킹도 뭔가 성취감이나 이득이 있으니까 하는거 아냐?"

185 이름 없음 (98538E+61)

2016-04-02 (파란날) 01:28:38

갱신

186 마뉴스 - 요한 (5509E+60)

2016-04-02 (파란날) 12:50:08



"당신은, 자비로우신 신을 . 배반한 배신자 바그너를 처리해야할겁니다 . 요한 하지만 그는 신의 힘을 뺏어갔고. 당신또한 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자비로우시고. 인자하신 신의 명령이 내려져왔습니다"


그녀의 눈빛은 차분하고. 근엄했으며 아름다웠다. 잠시 뜸들이다가 입을 열은 그녀는 어찌보면 조금 당혹스러울지도 모를. 어쩌면 기분이 조금 묘할지도 모른 말을 조용히 내뱉었다.



"신께서, 당신에게 능력을 주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당신은 선택한 능력을 가지게 될터이며 . 그 누구도 가지지못한 힘을 얻게될거라고 믿습니다"


그녀는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눈빛으로. 요한을 응시했다.

187 이름 없음 (95439E+61)

2016-04-02 (파란날) 22:10:19

뒤셀의 말을 듣고 있던 중 담임을 계속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레아나의 죽음이 유쾌한 일은 아니기는 하지만 유능한 교사를 내쳐버리기에는 아깝지 아니한가. 저 유능한 교사는 이번 일을 토대로 더 성실하게 우리를 가리칠려고 노력하겠지. 그러다 흐려지는 뒤셀의 눈동자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의외로 마음이 연약하신 모양이군. 위로를 할 생각은 없다. 스스로 잘못이라는걸 아는 상태의 사람에게 위로라는건 오히려 역효과가 될 수 있기에.

"질문 하나만 던지겠습니다. 우리가 갔던 동굴은 도대체 무엇이었습니까?"

188 이름 없음 (12645E+58)

2016-04-12 (FIRE!) 21:51:11

자유스레의 드래곤주 갱신

189 이름 없음 (73223E+65)

2016-04-12 (FIRE!) 21:55:33

>>188 소년주야. 여긴 1:1 본 보트야! 시트 보트에서 보도록 하자.

190 이름 없음 (12645E+58)

2016-04-12 (FIRE!) 21:59:19

>>189 으헉 잘못봐서 본스레를 갱신해버렸네... 응

191 엘 - 레윌 (6964E+58)

2016-04-14 (거의 끝나감) 14:44:11

나와 드래곤의 숨소리 이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동굴 안에는 드래곤 이외의 생명체가 터를 잡고 살고 있지 않을 것 같아. 주변에 이상한 기운이 흘러나오고, 무서운 드래곤이 살고 있는 곳에 누가 터를 잡으려 할까? 아무리 용감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러지는 않을 거야.
드래곤은 나의 질문에 마치 신세를 한탄하듯 대답해줬어. 마왕이 태어난 뒤로부터 지금까지 혼자 살아왔다고. 난 그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마치 아름다운 공예품같이 생긴 드래곤의 두 눈을 바라보았어.

드래곤은 그동안 혼자 살아왔나 봐. 앞으로 몇천 년 동안 죽지도 못하고 자신의 운명을 따르며 살아가야 한다니. 근처에 다른 생명체가 없기에 나처럼 따돌림과 비난을 받을 일은 없겠지만, 아주 외로울 것 같아.
드래곤이 또다시 커다란 한숨을 쉬었어. 그 한숨에 나의 머리카락이 마치 힘차게 흐르는 강물처럼 휘날렸어. 난 눈을 꼭 감고는, 고개를 푹 숙이며 드래곤을 올려다보며 다시 떨리는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 그러시군요. ... 저도, 사실상 혼자 살아왔어요."

말을 끝마치니, 공포와 긴장에 의해서인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어. 비록 눈물이 그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나의 마음속에는 드래곤에 대한 공포가 심어져있었어.

그리고 난, 소년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소년은 죽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기 시작했어.

// 잠깐 시간이 나서 선레 달아 봐, 드래곤주. :D

192 이름 없음 (03425E+61)

2016-04-14 (거의 끝나감) 20:23:11

갱신!

193 이름 없음 (00856E+60)

2016-04-15 (불탄다..!) 00:11:05

끌올!

194 레윌-엘 (68301E+52)

2016-04-15 (불탄다..!) 00:49:07

레윌타티오... 줄여서 레윌로 몇첫년전까지 불리던 그녀는 울음을 멈춘 소년의 물음에 대답해버리면서 자신이 지금 소년에게 해버린 신세한탄을 곱씹으면서 앞으로도 기다릴 자신의 운명을 생각해보았어. 신들께서는 영원하게 봉인을 지킬지도 모르는 자신을 고작 몇천년만 살게하기 아까워하셧기 때문에 자신들의 권능으로 레윌 자신에게 부워준 권능들중 하나덕분에 그녀는 반신에 가까운 힘을 갖느라 자연사같은 죽음은 아예 찾아올 수 없게 되었지. 그녀는 몇천년... 아니. 몇만년을 넘어 계속 이대로 살아야 할거야. 그것도 그녀 자신이 아닌 순전히 남들을 위해서만. 소년이 생각한대로 이 동굴과 동굴 주변의 터에는 아무도 살지 않아. 이따금씩 멍청한 동물이 어슬렁거릴때는 있지만 정말이지, 동굴에서부터 뿜어나오는 기룬때문인지는 몰라도 소년처럼 일부러 찾아오는게 아니라면 레윌이라는 드래곤은 예전부터 그래왓듯이 앞으로도 계속 혼자서 이 동굴에서 살아가기만 해야 해. 아아... 이건 정말로 슬픈 일이야. 뭐. 그녀는 이 슬픔도 배우지 못했으니까 그냥 지루한 일이라고만 생각하겟지만. 아무튼 그러던중에 자신의 두쌍이 되는 눈중에서 한쌍의 눈을 바라보며 소년이 말하자 레윌은 그런 생각을 그만두었어.

[엄청 지루한 일이였겟네... 아. 넌 널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어서 힘들어하니까... 지루하고 힘든 일이 있었겟네 라고 해야하려나.]

문득 레윌은 몇백년전에 보석같은 눈이라고 또다른 사람이 말해주던 자신의 네개의 눈으로 소년을 바라봣어. ...그래. 보라색 눈은 지금껏 자기 종족인 드래곤을 제외한다면 단 두번밖엔 못 봣지만 말이야, 그 대신 소년이 보이는 저 눈동자속의 감정은 레윌이 꽤 많이 봐오던 거였어. ...공포와... 삶에대한 의지. 어떻게 모르겟어? 그동안 죽여온 생명들이 최후까지 그녀를 바라보면서 가장 많이 자신의 눈과 표정에 띄운 감정들인데. 그녀는 그걸 잊을리가 없었어. 그런건 아직까지도 꿈에서도 나올만큼 강렬한 생명들의 의지라서 잊는게 불가능한거니까.

[너도 날 무서워하는구나. 뭐 대부분이 날 무서워하지만.]

레윌은 그 순간 어쩐지 입안이 무척 쓰게 느껴졌어. 하지만 왜 그런지 모르고 그냥 그걸 넘겨버렸어. 외로움이나 죄책감은, 그녀에게 일부러 가르쳐지거나 느끼는것을 피하게 하려고 한 감정들중에 하나니까. 그래서 그녀는 아직까지 외로움과 원망이라는 단어 자체를 몰라. 슬픔도 모르고, 죄책감이라는 것도 아예 모르지. 그러던중 레윌에게 기막힌 생각이 하나 떠올랐어.

[...저기. 어차피 죽어야 할 이유가 네가 다른 인간들에 비해 쓸모없게 평가된다는거랑 널 필요로 하는 인간들이 없다는거였잖아. 넌 니가 그래서 강해진다고 해도 받아줄 곳아 없어서 죽고싶다고 했고.]

그렇지만 레윌은 소년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있었어. 그건... 어쨋든간에 소년은 결국 자기옆에 영원히 심심허지 않게 해줄 수 없다는걸 아주 잘 이해한다는 얘기지. 그래서 레윌은 소년이 거절을 한다면 이번엔 그냥 자신의 이빨로 소년을 으적으적 씹어먹겟다고 생각했어. 그녀의 이는 날카롭고,많고, 크니까 소년에게 최소한의 고통만 주고 빨리 끝내버려서 소년의 바람을 들어줄 수 있겟다 생각했거든.

[난 엄청 심심해. 여긴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그러니까 너말이야. 넌 네가 필요한 곳이 필요하고 나는 혼자서 지루하게 있능게 싫고. 그러니까 너 나랑 같이 살면 안돼?]

용은 너무 순진하게 말했었어...

195 레윌주 (68301E+52)

2016-04-15 (불탄다..!) 12:11:18

갱신

196 엘 - 레윌 (66476E+57)

2016-04-15 (불탄다..!) 22:31:24

이젠 기억하기도 싫지만, 그 끔찍한 기억들은 아직도 날 따라다니고 있어. 겉으로 보기에는 곁에 부모님과 아이들이 있기에 혼자가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속으로는 모두가 날 배척하고 따돌리려 해서 사실상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 그 기억들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떠오르려 하고 있어.
드래곤은 두 쌍의, 총 네게의 눈으로 날 바라보다가 지루하고 힘든 일이 있었겠다고 말하였어. 난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어. 지루한 것은 잘 모르겠지만, 힘든 건 맞았으니까. 너무 힘들어서 죽어버리고 싶었으니까. 그러기에 이곳에 오게 된 것이니까.
... 하지만, 한편으로는 죽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드래곤이 마법을 이용해 나를 죽이더라도, 날 있는 그대로 삼켜버린다 하더라도 엄청난 고통이 뒤따를 것 같았거든. 그리고, 내가 여기서 죽어버리게 된다면 내가 겪었던 일을 아무도 모르게 될 것 같기도 했고. 내가 겪었던 일을 아무도 모르는 건 싫어. 나의 존재를 모두가 모르게 되는 것도 싫고.

아무리 용기를 낸다 하더라도, 무서운 것은 숨길 수 없나 봐. 드래곤은 나의 눈을 바라보고는 나도 자신을 무서워한다고 했는걸. 난 그 말에 부정하지 않는다는 듯 잠시 동안 드래곤의 네 눈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푹 숙였어. ... 비록 저 눈에서 살의가 느껴지지 않기는 하지만, 무서워. 여전히 무서워.

그러던 중, 드래곤이 나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어. 날 받아줄 인간이 없고, 아무리 강해진다 하더라도 날 받아줄 마을이 없다 한다면 지루하게 있는 것이 싫은 자신과 같이 살면 안되냐고. 난 그 말을 듣고는 푹 숙인 고개를 바로 올리고는 놀란 눈으로 드래곤의 얼굴을 바라보았어.
나랑 같이 살자니. 그 누구보다도 강하고, 그러기에 마왕의 봉인을 지키고 있는 드래곤이, 약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마을에서 버려진 나랑 같이 살겠다니. 믿기지가 않아. 정말... 정말로, 나랑 같이 살고 싶다는 걸까? 난 다시 드래곤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

"... 정, 정말로요?"

당황한 것 때문인지, 난 말을 살짝 더듬었어.

197 레윌-엘 (58353E+59)

2016-04-16 (파란날) 00:01:40

자기가 새삼스럽게 무슨 말을 한 것일까 싶어서 잠깐동안 두쌍의 눈을 꼬옥 감아버리는 레윌은 자꾸만 소년이 고개를 숙이는게 조금 맘에 안들었어. ...왜 그런지는 몰라. 레윌은 자기 마음을 살피는 법에 대해서 제대로 배우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그냥 자신의 꼬리나 손 끝, 혹은 마법으로 소년의 숙여진 고개를 들어올릴까 싶었지만 아무리 섬세하게 힘조절을 하는 자신이라고 해도 그렇게 하다가는 소년을 정말 다치게 하기 때문에 맘에 안들기는 해도 소년을 어쩌지는 않고 얌전히 내버려둔채 자기의 권유에 대답해주길 기다렸어. 그리고 소년이 다시 물어보는 말에 레윌은 감았던 눈을 떠서 네개의 눈으로 소년을 보며 말했어.

[레윌타티오 레 콜루브라라는 내 이름을 걸고 말하는데, 나는 너희 인간이라는 종족의 주특기인 그 거짓말을 싫어해. 게다가 잘 하지도 못하고.]

잠시 말을 쉬는 레윌은 어쩐지 비를 맞은 날 어미없이 이 동굴 근처를 지나가던 아기사슴이 떠오르는 소년의 보라색 눈을 보며 아주 오래전에 자신과 비겻던 용사가 떠나기 전에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게 떠올랐어. ...그러고보니 그때 용사가 떠나기 전에 자신에게 무언가를 말 해 주었던 것 같은데...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서 떠오르지가 않았어.

[그러니까 다시 한 번 말해줄게. 너, 괜찮으면 여기서 나랑 사는게 어때?]

레윌은 아무 생각 없이 소년의 주변에 있던, 자칫하면 위험할 수 있는 자신의 꼬리를 살짝 들어 소년이 위험하지 않게 꼬리 끝으로 아주 조심히 소년의 검은 머리를 쓸어주었어. 아. 그래. 이제서야 기억나. 용사가 레윌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해준 말은 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냐고 레윌이 물어본것에 대답이였어. 그때 용사는... '왜 그런지는 모르겟어. 하지만 널 보니까 이렇게 해줘야 될 것 같아서 그런것 뿐이야. 잘있어 레윌.' 그렇게 말해주고 영원히 작별을 고했었어.

198 엘 - 레윌 (90598E+59)

2016-04-16 (파란날) 21:52:45

이상하게 드래곤의 앞에 서면 마치 기가 눌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드래곤 특유의 눈동자와 동굴에서 흘러나오는 이상한 기운 때문에 그러는 걸까? 아니면, 여전히 드래곤에 대한 공포가 마음속에 심어져 있기에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 난 알 수 없었어. 한가지 알 수 있는 것은 그러한 것 때문에 고개를 푹 숙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할 수밖에 없다는 거야.

드래곤의 입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나왔어. 자신이랑 같이 살자는 이야기. 믿기지가 않았어. 비록 긴 시간 동안 혼자서 이 동굴을 지켜왔기에 지루함을 느껴서 그렇다 하더라도, 그 누구보다도 쓸모없고 약한 나를 받아들이겠다니. 난 드래곤의 권유에 정말 그렇냐고 되물었어.
그러자 드래곤은 자신의 이름까지 걸어가면서 그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밝힌 뒤, 다시 한 번 나에게 같이 살아가겠냐고 물어보았어. 그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는 듯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던 난 드래곤이 자신의 꼬리로 내 머리를 건드리자 순간적으로 놀란 표정을 지었어.

그리고 이내 드래곤이 자신의 꼬리로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주자, 난 고개를 살짝 숙인 뒤 눈을 꼭 감았어. 이 느낌, 이 따뜻함. ... 이 다정함. 어디서 많이 느껴본 것 같은 감정이지만, 이상하게 그리움이 밀려오는 것 같은 이 느낌.
그 느낌에 의해, 난 나도 모르게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띄게 되었어. 천천히 감았던 눈을 뜬 나는, 드래곤이 했던 말에 대답하기로 했어. 여전히 떨리고는 있지만, 희미하게 기쁨이 묻어 나오는 목소리로.

"그렇다 한다면... ... 당분간은 같이 살아가도록 해요."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 난 드래곤과 같이 살겠다고 말하였어. ...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어.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던 내가, 여기 있는 이 드래곤과 같이 살아가겠다고 말하다니. ... 혹시, 드래곤이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것 때문에 이랬던 걸까?

199 레윌-엘 (94644E+52)

2016-04-16 (파란날) 23:32:13

뭐... 드레곤에게 있어서 엘이 강하다거나 약하다거나 하는건 별로 상관없을거야. 지금까지 단 한번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어차피 드래곤인 레윌 본인보다 약하다는건 변한적이 없는 명제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래서 엘이 자신을 무서워 하는 것 처럼, 레윌보다 엘이 한참 약하다는 사실도 그녀에게는 어차피 중요한게 아니였을거야.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다가 다시 고개를 내리는 엘을 본 레윌은 쓸어주는것을 적당히 멈추고 꼬리를 엘의 근처에 내려놧어. ...누군가를 내려다보기 위해서가 아닐때는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는 레윌은 엘이 자꾸 고개를 숙이는 이유를 알 수 없었어. 이제 돌이켜 생각해본다면 그녀는 타인들이 보는 관점에서는 다소 오만할 수 있겟지만 그녀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머리를 조아려 부탁해보거나 당장 자기보다 더 우위에 있는 강자에게 머리숙이고 자신을 낮추거나 비위를 맞춘적이 없었거든. ....아. 신에게서 이 임무와 운명을 받아들였을때는 빼고 말이야. 그리고... 엘이 아주 희미하게 레윌의 기준으로 맘에 드는 표정을 지으면서 목소리까지 떨자 레윌은 어차피 둘밖에 없어서 무시하지 못하지만 일단 집중해서 엘의 대답을 듣고는 만족스럽게 네개의 눈을 깜박이고 엘을 다시 바라보았어. 역시, 죽이질 않고 살려두는게 더 찜찜하지 않으니까 레윌은 자기 판단이 옳다고 생각하나봐.

[...그래. 좋은 결정이야. 그편이 그냥 사라진다고 하는것보단 나은거겟지. 아. 일단은 같이 지내게 되었으니 특별히 넌 날 레윌이나 레윌타티오라고 불러도 좋아. 허락해줄게.]

라고 말하던 레윌은 문득 자기가 아까 한 말들을 떠올리다가 눈살을 살짝 찌푸렸었어. 난 기껏 이름도 털어놓았는데 저 소년은 자기 이름을 아직도 말해주지 않은거야. 뭐. 그럴 경양이 없었다는거야 레윌도 인정하지만... 그래도 왠지 자기만 알려주니까 억울했었어. 특히 그녀는 이름만 알아도 해를 가할 수 있던 언령마법이 그나마 남아있던 옛날시대에 있던 드래곤이라서 이름을 소중히 여기는 구시대적인 관념이 좀 남아있었거든.

[그런데 넌 이름이 뭐야? 난 널 뭐라고 불러야 하지?]

200 엘 - 레윌 (27825E+53)

2016-04-17 (내일 월요일) 19:32:37

참 신기해.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죽고 싶어 했는데, 같이 살자는 권유와 그 온정이 담긴 행동 덕분에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어. ... 사실, 그동안 날 위해서 이렇게 말해주고 행해준 사람이 없었거든. 마을에 있기만 해도 마을 사람들의 증오가 담긴 시선만이 날 따라다녔고, 집에서도 항상 부모님의 불평 섞인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거든.

드래곤은 네 개의 눈을 깜빡이더니, 자신의 권유에 응한 날 보고는 좋은 결정이라고 하며 자신을 레윌로 불러도 된다고 했어. 레윌이라면, 아까 드래곤이 말한 자신의 본 이름을 줄인 말일까? 난 고개를 끄덕이며 드래곤의 말에 방금 전보다 살짝 밝아진 목소리로 대답했어.

"네, 알겠어요. ... 레윌."

그런 고민을 하던 난 드래곤이 눈살을 살짝 찌푸리는 것을 보고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어. 혹시 곤란한 일이라도 생긴 걸까, 아니면 내 행동이 드래곤에게 거슬려서 그랬던 걸까라는 생각을 하던 나는 이내 드래곤의 내 이름을 물어보는 것을 보고는 내심 안심했어. 아, 이름이 궁금해서 그랬던 것이구나. 난 드래곤에게 나의 이름을 말해줬어.

"... 엘이에요. 엘 룬. ... 엘이든, 룬이든 마음데로 불러주셔도 돼요."

엘 룬. 이게 나의 이름이었어. 정확히는 '이름'이기만 하지만. 나의 성은 마을에서 추방당하는 동시에 마을 총장에게 빼앗기고 말았거든. 나의 성이 무엇이었는지 어렴풋이 기억이 나긴 하지만, 더 이상 그 이름을 나의 머릿속에 떠올리긴 싫어. 그 성에는 모멸감과 증오, 날 향한 손가락질들이 그대로 묻어 나오고 있으니까.
마을 사람들은 특정한 사람을 지칭할 때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성으로 부르거든. 그래서일까, 부모님은 날 보고는 내가 자신들의 이름을 더럽히고 있다고 하며 마을 사람들에게 받은 그 분노를 나에게 풀었거든. ... 자신의 아이에게 한심한 아이라고, 이 세상에 존재하면 안 됐을 존재라고 말하는 사람의 밑에서 산다면, 그 누구라도 죽고 싶어 했을 거야.
이 손목에 감긴 붕대도, 그 때문에 감게 된 것이거든.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난 마을에서 추방되기 전에도 죽고 싶어 했었거든. 난 말을 마치고는 슬픈 생각에 잠긴 듯 보이는 두 눈을 깜빡이며 드래곤의 눈을 바라봤어.

201 레윌-엘 (77285E+49)

2016-04-17 (내일 월요일) 21:00:20

레윌은 엘이 웃는것을 보는 레윌은 왠지 아주 그리운 기분이 들었어. 무언가... 이 동굴 자체가 아까랑 조금 달라진 기분도 들고. 그치만 그게 뭔지도 몰랐고 괜히 그런것에 대해서 말하면 이 기분이 반감될 것 같은 기분이라 엘에게는 이 기분을 말하지 않기로 했어. 하지만 금방 또 얼굴이 찌푸려졌다가 풀리는 다양한 엘의 표정을 보고는 참 복잡하고 다양하네. 라고 생각하면서 엘에게 대답해주었어.

[엘이라니... 좋은 뜻이네? 그거 굉장히 여러가지로도 쓸 수 있는 말이기도 하잖아. 그럼 난 엘이라고 불러줄게.]

그녀는 예전에 무슨 단어마다 끝에 엘을 붙여서 신을 찬양하던 시절의 찬송이나 구절, 찬양과 높임등을 듣고 보던 때를 기억하며 즐거운듯이 웃었다. 생각보다 엘의 이름이 신을 찬양하는게 뼈 안쪽부터 박혀있는 레윌에게는 어쨋든간에 간만에 신을 생각나게 하는 엘의 이름이 아주 맘에 드나봐. 드래곤은 타락하거나 영혼째로 망가지지 않는한 절대 신을 미워할 수 없어. 누군가를 신보다 먼저 사랑하지 않는한... 뭐. 그건 지금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까. 그런데 레윌이 슬쩍하고 또 엘의 얼굴이 슬퍼지니까 이해할 수 없었어. 쟨 왜 저런 표정을 자주 짓지? 하지만 레윌은 이번에도 다구치거나 하진 않았어. ...쓰다듬는게 효과있다는것을 알았으니까. 레윌은 그래서 얌전하게 다시 꼬리로 쓰다듬으며 말했어.

[지금 무슨 생각해?]

202 레윌-엘 (38406E+55)

2016-04-18 (모두 수고..) 22:45:30

갱신

203 엘 - 레윌 (93376E+53)

2016-04-18 (모두 수고..) 23:00:25

난 나의 이름이 어떤 뜻을 지니고 있는지 몰라. 그동안 부모님에게 나의 이름이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 물어보지도 않았고, 물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어. ... 내 이름에 좋은 뜻이 담겨있다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으며 마을에서 추방된 이젠 그 의미를 잃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드래곤은 그런 나의 이름을 듣고는 좋은 뜻이 담겨있다며 칭찬을 해줬어. 좋은 뜻이 담겨 있다고...? 이젠 별 의미가 없을 터인데. 그래도, 드래곤이 나의 이름을 부르며 마을 사람들처럼 경멸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니 뭔가 기쁘기도 하고, 안심이 되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 들어.
날 엘이라고 불러주겠다고 하는 드래곤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어.

"... 네."

그 말에 대답한 후, 난 고개를 살짝 숙이며 손목에 감긴 붕대를 잠시 바라보았어. 이 손목... 아마 몇 달 전이었을 거야.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에게 끝없는 비난을 받던 내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잠자리에 들기 전 집에 있던 단검을 들고 침대 위에 올라갔었어. 그리고, 그 단검으로...

잠시 생각에 잠기던 나는 드래곤이 꼬리로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냐고 질문을 해오자 잠시 깜짝 놀란 표정을 짓다가, 나의 머리에 따듯한 온기가 남아나는 느낌을 받고는 애틋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이내 아까와는 달리 침착하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난 드래곤의 말에 대답했어.

"... 옛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 이 붕대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었고요."

난 말을 마친 뒤 드래곤에게 손목에 감긴 붕대가 보이도록 양손을 내밀었어.

204 레윌-엘 (99827E+49)

2016-04-19 (FIRE!) 00:19:58

머리를 쓰다듬어주는건 아주 좋은 일인가봐. 엘은 머리가 쓰다듬을 때마다 어딘가 맘에 드는 표정을 지어. 이걸 뭐라고 하더라... 남의 표정을 관찰하는 일이 드물었으니까 표정이나 감정을 뜻하는 말이 레윌에게는 잘 기억나지 않아. 어디. 이곳보다 조금 더 깊은 곳에... 동굴에 있는 비밀장소중에 책만 따로 보관해 두었던 곳이 있었는데 나중에 거기있는 도서관에 한 번 가봐야겟어.

[옛날 생각...?]

아하 라고 살짝 덭붙이면서 레윌은 적당히 꼬리를 근처 땅에 내려놓고 자세를 또 바꾸었어. 아무래도 한곳에 계속 한 자세로 있는건 좀 찌뿌등하니까. 그녀가 엘과 자기 사이에 둔 불에서 나오는 빛이 자세를 바꾸는 그녀의 몸에 있는 비늘들과 언뜻 보이는 까만 발톱을 비추어내었어. 그리고 그녀는 엘이 내민 붕대가 감긴 손목을 깜박이면서 찬찬히 바라봣어.

[지금도 아프거나 해?]

만약 그렇다면 굉장히 엘에게는 성가실 것 같다고 생각하는 레윌은 상처약같은 것을 생각했었어. ...음. 보통의 인간이라면 손목의 흉같은 것을 생각할때 생각하는걸 그녀는 생각해내질 못했나봐. 아마 이런 점이 그녀와 엘의 차잇점이라고 생각해. 아무튼 그녀는 엘의 상처에 대해서 다른 부정적인 감정이 없이 태연하게 말했어.

[그렇다면 힘들겟네.]

205 엘 - 레윌 (09171E+53)

2016-04-19 (FIRE!) 14:32:27

다들 그런 이야기를 해. 아무리 죽고 싶다 하더라도 실제로 죽으려 하지 말라고.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고. 처음에는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이젠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알 것 같아.
난 다시 고개를 숙여 손목에 감긴 붕대를 바라봤어. 드래곤이 지금도 아프냐고 물어보자, 난 고개를 끄덕이며 낮아진 목소리로 그 말에 대답했어.

"... 네."

내 손목에 상처가 난지 이제 몇 달이 지났지만, 가끔가다 손목에 나있는 상처가 쓰려올 때가 있어. 손목에 나 있는 흉터에서 피가 조금씩 흘러나오는 경우도 있고. ...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지금 후회해봤자 의미가 없긴 하지만.
드래곤이 자세를 바꾸더니 그 비늘과 까만 발톱이 문득 보이자, 난 잠시 드래곤의 비늘과 발톱을 바라보다가 힘들겠다는 드래곤의 위로에 다시 시선을 드래곤의 네 눈에 맞추고는 고개를 끄덕였어.

"... 지금도, 가끔가다 손목에 나 있는 상처가 아파오는 경우가 있어요."

슬픔에 잠긴 목소리로 드래곤의 말에 대답한 나는, 잠시 드래곤의 눈을 바라보다가 드래곤에게 내민 손목을 거두며 오른손으로 왼쪽 손목에 감긴 붕대를 살며시 잡았어.

"저기, 괜찮다면... 보실레요?"

그리고, 조금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206 레윌-엘 (99827E+49)

2016-04-19 (FIRE!) 17:15:57

레윌은 엘의 목소리와 표정을 찬찬히 살펴봣어. ...뭐 그녀가 사려깊다던가 그런 성격은 아니야. 하지만... 여겐 둘밖에 없고 그녀는 오랫동안 혼자서 있었잖아? 그러니까 레윌이 엘에게 이렇게 집중하고 사근사근하게 대하는건, 그녀로서는 아주 당연할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그나저나 아프다니... 역시 상처약이 필요하겟어. 아니. 상처약보다 직방인게 있었지 참?

[그거 꽤 곤란한 일이잖아? 어디... 괜찮다면 보여줘봐. 상처가 심각하다면 약은 없지만 회복마법을 걸어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레윌은 소년의 손목과 붕대를 바라보다가 끄덕이면서 입 안에서 혀를 굴렸어. 상처를 낫는 마법을 걸어줘야할지 아니면 상처약을 찾거나 만들어서 발라줘야할지 고민하고 있었어. 그... 언제였더라. 옛날에 드워프 로인이 약을 자주 만들었었는데. 나에게는 쓸모없을지도 모르겟다고 했지만 계절마다 아라드니아랑 같이 오면서 약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던게 기억나. 아. 이젠 죽었으려나. 그 둘도. 굉장히 좋은 부부였는데. 보고싶다... 라고 생각하던 때였어. 갑저기 바깥에서 우르르르 꽝꽝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희미하게 빗소리가 들려와. 그녀가 살짝 고개를 들어 코를 킁킁 거렸어. 습기... 빗방울이 땅바닥을 치면서 먼지가 풀썩거리는 냄새가 살며시 나왓어. 동굴이 좀 더 습기차지겟구나.

[음. 미안한데 지금 혹시 우계(우기와 같은말)야?]

잠깐 레윌이 엘에게서 고개를 돌려 다 살펴보다가 다시 엘에게 고개를 돌리고 물어봣어. ...맙소사. 세상에. 진짜 그녀는 마지막으로 나간게 언제였을까? 그녀의 저 매끈한 비늘들에 곰팡이나 버섯이 자라나지 않은게 정말 용할 노릇이였어.

207 엘 - 레윌 (42029E+57)

2016-04-20 (水) 23:05:58

엘주야. 우선 미안, 레윌주. 내일 답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208 엘 - 레윌 (07046E+52)

2016-04-21 (거의 끝나감) 09:30:26

한순간의 감정과 착오로 이 손목에 생긴 상처는 지금도 날 계속 괴롭히고 있어. 손목이 아파질 때마다, 내가 했던 그 행동에 대해서 후회하게 돼. 난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하며.
드래곤은 내 손목에 생긴 상처를 보여달라고 하며, 회복 마법을 걸어줄 수도 있다고 말했어. 난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오른손으로 왼쪽 손목에 감긴 붕대의 매듭을 천천히 풀어갔어.

그나저나,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손목에 있는 상처가 쓰려오기 시작했어. ... 아파. 마치, 그때 내가 했던 것처럼. ... 차가운 칼날이, 나의 손목을 그어버리는 것처럼.
매듭이 풀어진 붕대를 천천히 풀어가자, 손목에 나있는 수많은 흉터들이 보이게 됐어. 왼쪽 손목에 감긴 붕대를 완전히 풀어낸 뒤, 이어서 왼손으로 오른쪽 손목의 붕대를 풀기 시작했어.

그러던 중, 갑자기 동굴 밖에서 천둥소리와 함께 비가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어. 난 고개를 돌려 동굴 밖을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드래곤을 바라보며 붕대를 마저 풀었어.
지금이 우계냐고 질문한 드래곤의 말에 난 고개를 갸우뚱거렸어. 우계...? 우기는 들어봤지만, 우계라는 말은 처음 들어 봐. 난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 거린 상태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우계는 모르겠지만... 지금이 우기이기는 해요."

그 말을 한 뒤, 난 양쪽 손목에 감긴 모든 붕대를 풀었어. 길게 늘어진 붕대를 다시 돌돌 말며 왼손 위에 올려놓은 뒤, 난 드래곤의 눈과 손목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며 다시 손목을 드래곤에게 내밀었어.

"... 지금도 후회하곤 해요. 죽고 싶다는 이유로, 단검으로 제 손목을... 이렇게 만들었으니까요."

209 레윌-엘 (06338E+48)

2016-04-21 (거의 끝나감) 14:13:09

[...척 보기에도 네가 스스로 그엇겟구만.]

레윌은 상처가 세겨진 방향으로 엘에게 그어진 흉터나 상처들을 보고 그걸 알아냈어. 그리고는 엘이 자신에게 내민 상처들을 그냥 네개의 눈으로 찬찬히 바라봣어. 뭐 다른 사람들이라면 인상을 찌푸린다거나 훈계를 할 수도 있겟지만 레윌에게 그런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아. 왜냐고? 레윌 그녀에게 상처라든가 우울감같은건 그냥... 두려운 감정도 일어나지 않을만큼 무신경하고 지루한 것이였으니까. 게다가 그녀에게 위협되는 것도 아니고. 다만... 그건 어디까지 레윌에게만 해당되는 일이라는것을 잘 알고있었어. 어디까지나 레윌만 그런거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더욱 더 심각하다는건 그녀도 어렴풋이 알고있는 사실이니까 그녀는 딱 그것만 생각하고 나름 조심스럽게 대해주기로 생각했어.

[우... 뭐? 요새는 우계를 우기라고 하는건가... 와. 나 방금 진짜로 세대차이라는걸 느꼇어. ...뭐. 그건 중요한게 아니니까 아무튼간에. 일단 잠깐만 그대로 있어봐.]

그리고 레윌은 입을 벌려서 축축한 혀 끝으로 두 손목의 상처와 흉터를 싸악 핥아버렸어. ...방금 전까지 이게 자신과 남이 다르다는걸 진짜 자각이나 한 걸까 고민되게 하는 순간이지만 어쨋든간에. 레윌은 곧 소년이 하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

[지금부터 숫자로 5정도만 세면 말끔하게 낳아있을거야. ...뭐. 네가 후회한다니까 별 말은 없어. 게다가 일단 그정도의 상처는 나라면 언제든지 낫게 해둘 수 있으니까. 그런데 엘. 네가 놓지는게 하나 있는 것 같아서 말해주고 싶은게 있어. 상처는 내가 없어도 오래 걸리겟지만 네 몸이 낫게 해줄거야. 하지만 엘. 네가 너 자신을 그렇게 가차없게 하면 상처는 네가 후회해도 어느순간에 네가 또 낼지 몰라. 게다가 네가 너한테 속으로 입히는 그런 상처는 난 어떻게 해줄 수 없어. 네가 널 아껴주는건... 그것부터는 네가 알아서 해야 해.]

그녀는 이미 다 낳은 엘의 팔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엘의 보랏빛 눈을 똑똑히 바라봐주며 느긋하게 말해주었어.

210 엘 - 레윌 (64374E+55)

2016-04-22 (불탄다..!) 23:22:06

엘주 갱신. 시간이 안되서 답레는 내일쯤 달아줄 수 있을 것 같아, 레윌주.

211 레윌-엘 (08794E+59)

2016-04-22 (불탄다..!) 23:23:05

알았어 엘주!

212 엘 - 레윌 (60341E+60)

2016-04-23 (파란날) 21:49:13

내 손목에 있는 상처를 보고는 내가 스스로 만든 상처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드래곤의 말에 난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어. 드래곤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꼭... 꾸중을 듣는 것 같았거든. 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마을에 있는 어른들이 그랬던 것처럼.
마을에 있는 어른들은 내가 자갈이 있는 바닥에 넘어져서 상처투성이가 돼도 날 위로해주고 치료해주기는커녕 날 나무라며 혼내기만 했거든. 다른 아이들에겐 다 괜찮다고 해주고, 상처를 직접 치료해주고 했지만.

우계라는 말은 처음 들어 봐. 우기의 옛날 말인가? 드래곤이 요즘은 우계를 우기라고 하는 거냐고 말하는 것을 봐서는 그런 것 같아.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아서 이젠 전설 속의 존재라고 알려진 드래곤이니 알고 있는 말이나 그런 것들이 다른 것 같아.

드래곤은 잠시 있어보라고 하며, 입을 벌려서 나의 손목에 있는 흉터를 혀끝으로 훑었어. ... 그러고 보니,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 드래곤의 몸에 나오는 모든 것이 다 인간에게 효능이 있다고. 정확하게 어떤 효능이 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드래곤은 나의 상처가 5초 정도 지나면 다 나아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나에게 조언을 했어. 몸의 상처는 언제든지 나을 수 있지만, 어쩌면 자신의 몸에 다시 상처를 낼 수 있는 마음속의 상처는 자신이 나을 수 있게 해줄 수 없다고. 그 상처는 내가 치료해나가야 한다고.
나의 두 눈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말한 드래곤의 말을 듣고, 난 잠시 고개를 숙여 손목에 있는 상처를 바라보았어. 신기하게도, 그동안 나 있던 흉터가 말끔히 치료된 것이 보였어. ... 물론, 아직도 자국이 살짝 남아있는 것을 보니 완전히 치료되지 않은 것 같지만.

난 다시 드래곤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약간 밝아진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네, 명심할게요. 그리고... 고마워요."

난 그렇게 말한 뒤 다시 고개를 푹 숙였어.

/ 맞춤법 검사기는 왜 드래곤을 드래건이라고 교정시키는지 모르겠어. 외래어 표기법상 드래건이 맞긴 하지만, 그래도 대중적으로는 드래곤이 더 잘 알려져 있는데.

213 레윌주 (08403E+57)

2016-04-24 (내일 월요일) 00:02:54

레윌주인데, 일이 생겨서 답례는 내일에나 달 수 있을 것 같아

214 레윌-엘 (68009E+63)

2016-04-24 (내일 월요일) 16:02:19

저 멀리 동양에 있는 사촌뻘 종족중 나이가 많은 용의 뇌는 죽은 사람도 살리는 명약이래. 드래곤의 심장은 연금술의 귀한 재료인 동시에 어떤 사람이든 먹으면 인간을 뛰어넘은 초인이 된다는건 유명하지. 그리고 살아있는 용의 피는 용의 지식과 생명력을 지니며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용의 피는 강력한 저주와 증오를 품기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땅을 오염시키고 동물과 사람들에게 역병을 일으킨대. 이빨과 발톱, 뼈와 뿔은 강력한 무기로도 만들 수 있지만... 비옥한 토양에 발톱이나 뿔, 이빨을 심으면 모두가 완전무장을 한 사납고 강력한 병사들이 자라나기 때문에 아주 먼 옛날 강력한 힘을 원하던 고대의 왕 라모스는 자신의 충실한 기사 10명에게 명령해 드래곤들을 사냥하고 다니며 얻은 드래곤의 이빨로 만들었다던 병사들로 만들어진 용아병 부대는 그 시대 대부분의 기록과 유산들이 없어져서 신비의 시대라고 불리는 지금까지도 그 위엄과 전설들이 남아있지. ...뭐 이런식으로 하다가는 끝이 없을테니, 이 모든걸 줄인다면 드래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값어치가 어마어마하다는 정도? 하여튼간에. 레윌은 자신의 신체에서 나오는 효능을 알기 때문에 그냥 마법을 거는것보다 빠른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뿐이였어.

'신기한 꼬맹이야...'

그리고 레윌은... 아주 밝아진 목소리로 말하는 엘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 방금 전까지는 자신을 굉장히 무서워하고 계속 울기만 했었는데... 아. 그러고보니 살아있는 생물이랑 대화다운 대화를 한 것 자체가 까마득하게 옛날이라서 인간들이 어땟는지 자체를 거의 잊어먹은건가. 하고 한가하게 생각을 했어. ...이런 곳에 혼자 있다보면 느는건 지루함이고 할 것은 생각밖에 없어지기 때문에 레윌은 아주 당연하게도 엘의 반응에 우선 생각과 생각... 관찰등을 하다가 엘이 또 고개를 숙이자 이번엔 왜 숙였는지 알아내었어.

...부끄러운걸거야! ...라고. 음. 아닌 것 같지만 딱히 그걸 그녀에게 알려줄 사람이 없네. 뭐. 하지만 괜찮을거야. 아마...도?

[그래. ....]

쏴아아아- 우르르르- 하는 소리가 갑자기 더 커지자 레윌은 잠깐 무언가 말하려다가 멈추고 동굴쪽을 바라보다가 말했어.

[우... 기라고 했었지? 아무튼간에. 오늘안에 비가 그치기는 그른 것 같네.]

그나마 동구로 들어오던 빛도 거의 사라져버리면서 비가 올때 나는 냄새가 맡아지자 레윌은 불을 좀 더 키우고 근처에 배까지 딱 붙이듯 누웟어.

215 엘 - 레윌 (67369E+62)

2016-04-24 (내일 월요일) 23:07:05

늦게 확인해서 미안. 요즘 할 일이 너무 많아져서 자주 답레를 줄 수 없을 것 같아. 이번 답레는 내일 주도록 할게. 아마 앞으로도 이틀에 한 번씩 답레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216 엘 - 레윌 (46489E+48)

2016-04-25 (모두 수고..) 11:48:25

난 방금까지만 해도 흉터가 남아있던, 그러면서 지금도 약간의 자국이 남아있는 손목을 다시 붕대로 감았어. 밖에서 은은하게 들려오는 비 오는 소리에 난 눈을 꼭 감으며 손목에 감은 붕대에 매듭을 지었어.
그런데, 정말 신기해. 아까까지만 해도 내 눈앞에 있는 이 드래곤이 그렇게나 무서웠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지는걸. ...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아까보다는 확실하게 밝아진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더니, 드래곤은 나긋한 목소리로 나의 말에 대답했어. 그러면서, 동굴의 입구 부분을 바라보며 오늘 안으론 비가 그치기 어렵겠다고 말했어.
난 드래곤의 시선을 따라 동굴의 입구 부분을 바라보았어. 이젠 해가 다 저물었나 봐. 동굴 밖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졌어. 비가 올 때마다 흘러나오는 흙과 풀냄새가 코 근처에서 아른거리는 것 같아.
드래곤이 바닥에 누운 모습을 보자 난 잠시 고개를 두리번거렸어. 이제 드래곤과 같이 살아가기로 했으니, 앞으로 여기서 잠을 자야 할 텐데. ... 당연하겠지만, 여기엔 침대나 그런 건 없겠지?

".... 그럴 것 같아요. 그런데, 전 어디서 자야 할까요?"

난 살짝 낮아진 목소리로 드래곤의 말에 대답하며, 동시에 드래곤에게 질문했어. 난 따로 이불이나 그런 것을 가져오거나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217 레윌-엘 (37614E+53)

2016-04-25 (모두 수고..) 18:49:56

당연하게도, 엘의 생각대로 동굴은 그냥 동굴 다운 것만 있었어. 이끼, 거미줄, 불이 닿는 곳 외의 곳에 둘러쳐진 어둠, 습기... 그나마 다른 드래건의 레어라고 할만한 곳들은 외관만 그렇다고는 하지만 에 윌의 레어이자 동굴은 유난히 더 그래 보여. ...뭐. 거기에는 에 윌이 그런 것에 무관심하다는 것도 한몫을 하지만 일부러 봉인되어있는 장소이기도 한 이곳을 눈에 띄게 하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기야 하지만 말이야. 몇백 년 전에는 그나마 찾아오는 작은 종족용 손님을 위한 방들을 따로 지하에 만들어두기도 해서 거기에다가 침대라든가 그런 것들을 놓고 관리하기도 했지만 몇 년 전에 까먹어버린 데다가 또 그년도에 몰아친 우계... 아니. 우기 때문에 잠깐 땅 밑에서 벽이 허물어지면서 그 방 자체가 묻혀버렸으니 할 수 없지만. 그래서 레윌는 엘이 어디서 자냐는 말에 잠깐 멍한 표정을 짓다가 아차 했어.

[아...! 그러고 보니 너네 종족은 맨바닥에서 못 자는 종족이지?]

어쩐다. 인간들은 맨바닥에서 자는 종족인데. 라고 생각하던 레윌은 고민했었어. 그러다가 잊고있던 손님용 방을 생각해내기야 했지만 그것도 나중에 사용 가능하단것을 떠올리고는 잠깐 동굴 안을 느릿느릿 돌아다니면서 생각했어. ...지하의 방들중에 뭐가 멀쩡했는지라든가, 지금 남아있을 물건들 중에서 이불이라든가 그 대용물로 할만한 것이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야. 그런데, 그런게 전혀 없었어. 이런. 레윌은 이런 상황을 예상 못했었나봐.


[하나 만드는 수밖에 없겟네.]

만든다ㅡ? 레윌은 무엇을 만든다는 것일... 아. 그녀가 갑자기 땅에다가 발톱을 들어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해. 동굴 안쪽은 돌바닥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발톱으로 긁어버리자 동굴에는 그그극 거리는 소리로 가득 차지만 레윌은 신경 안쓰는듯했어. 그극 그그극 그그극 극 하는, 엘이라면 귀를 막을지도 모르는 그 소리가 끝나자 바닥에는 기이한 고대어, 연금술에서 쓰는 상징과 비밀들로 만든 암호문자등이 섞인 마법진이 돌바닥에 완성되었어. 그 위로 레윌은 발톱끼리 부딛쳐 마치 쇠끼리 부딛쳐 나는듯한 불씨를 만들었지. 그러자 마법진에서 빛이랑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서 마법진들끼리 엉키고 붙여가다가 쭉쭉 늘어나고 다시 엉키면서...

[아... 하하하. 창조계 마법을 진짜 간만에 쓰다보니까 좀 오류가 나버렸네. 침대같이 해볼려고 했는데.]

신기하게도, 연기 냄새가 살짝 나는 침낭이라고 해야할지 이불이라고 해야할지 모를 무언가가 완성되었어. 뭐... 그치만 제법 폭신폭신해보이는 모양새를 봐서 당분간은 쓸 수 있을 것 같아.

[...나중에 코볼트네라든가 야생 몬스터중에 털있는 무리 좀 두리번거려서 만드는게 나으려나.]

레윌은 자기가 만든것을 손끝... 이 아니라 발톱 끝으로 찢어지지 않게 폭신 폭신 하고 찔러보면서 고민과 함께 약한 자괴감에 빠졋어. 으아아아... 명색에 살아있는 드레곤들중에서 이길 자가 없을 그녀가 이런 간단한(정작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조마법은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수준이지만...)창조마법을 틀리다니. 그건 그녀에게는 살짝 자존심이 상하는 일인것 같아.


218 레윌주 (37614E+53)

2016-04-25 (모두 수고..) 18:51:07

//이제 한턴에서 두턴 사이로 첫날이 마무리 될 것 같은데 두번째 상황은 어떻게 할까?

219 이름 없음 (30757E+55)

2016-04-25 (모두 수고..) 21:05:36

>>218 일단 이번 상황을 끝낸 뒤에 1:1 시트 보트에서 이야기하도록 하자.

220 엘 - 레윌 (97657E+57)

2016-04-27 (水) 19:57:38

이 동굴에서 누울 수 있는 곳이라곤 딱딱하고 차가운 바닥이 전부일 것 같아. 물론 인간과 드래곤의 생활방식이 다르기에, 드래곤은 이런 바닥에서도 충분히 잠을 잘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나는 이런 바닥에서 자기는 많이 힘들 것 같아. 애초부터 이곳에 온 이유가 죽기 위해서 온 것이었으니, 따로 이불이나 침낭 같은 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으니까.
드래곤은 나의 말을 듣고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아차 하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해왔어. 나랑 같은 종족의 사람들은 맨바닥에서 잘 수 없는 종족이었다고. 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그 말에 대답했어. 물론 인간이 아예 맨바닥에서 잘 수 없지는 않긴 해. ... 나도 몇 번 맨바닥에서 잔 적이 있었거든.
차가운 바닥에 누워 이불도 덮지 못한 체 추위에 몸을 떨며 차디찬 바닥에 머리를 베고 눈을 감으며 잠을 청하는 것.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극심한 피로 때문에 결국 잠이 오고야 말고, 잠에서 깨어나도 개운하게 일어나지 못하는 그 느낌. 몇 번 느껴본 적이 있어.

드래곤은 다시 말을 이어가며, 내가 누울만 한 침대를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어. 그러면서 자신의 발톱을 들며 딱딱한 동굴 바닥에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어. 드래곤의 발톱이 바닥을 파고드는 그 소리에 난 잠시 고개를 숙이며 양손으로 귀를 막았어.
그 소리가 끝이 나자, 바닥에는 고대어로 추정되는 문자들이 나열되어 있는 마법진이 생기게 됐어. 그리고 드래곤은 그 마법진에 불씨를 만들더니, 마법진에서 이상한 빛이 나오더니 무언가가 나타나게 됐어. 이불과 침대가 합쳐진 것 같은, 그런 모양세를 한 무언가가.

난 그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 눈을 휘둥그레 뜨며 바라보았어. 드래곤은 창조계 마법을 오랜만에 쓰다 보니 오류가 나버렸다고 했지만, 그래도 마을에서조차 전설로만 내려오던 무언가를 창조하는 마법을 눈앞에서 보게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말 기분이 좋았어.

"... 우와."

난 신기하다는 목소리로 작게 환호했고, 드래곤이 나중에 다른 동물들을 통해 침대를 만들어야겠다는 말을 하자 난 다시 고개를 들며 드래곤을 바라보며 한층 밝아진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아니에요, 이 정도로도 충분해요."

그렇게 말하며, 난 드래곤이 만든 침낭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허리를 숙여 그 침낭을 몇 번 건드려봤어.

// 늦어서 미안!

221 레윌주 (05417E+59)

2016-04-27 (水) 23:14:58

갱신! 오! 엘주의 레스다! 아마... 두 시간쯤 뒤에 답례들고 돌아올게!

222 레윌-엘 (20131E+58)

2016-04-28 (거의 끝나감) 15:31:18

분명히 배울때는 빡시게 배웟던것 같은데 그새 까먹었던걸까... 광물의 원래 성질에 대한 수식이랑 변환식은 제대로였는데. 설마 구현화 단계에 적용하는 것들에서 계산을 잘 못 한것이 아닐까? 아니면 발화 매개 촉진에서... 라고 레윌이 계속 생각할때쯤에 엘이 하는 말을 간신히 들은 레윌은 잠깐 움찔했어.

[...ㅁ...뭐? 어? 진짜로 괜찮아?]

뭐 괜찮다니까 다행이기야 하지만. 어쨋든 만족한듯한 엘의 얼굴을 보고 레윌은 또다시 창조마법을 쓴다던가 죄없는 가축 및 몬스터무리들을 쓸어버리면서 그들의 가축을 취하여 수작업으로 만드려는 계획은 실행하지 않기로 하였어. 정말이지, 가죽을 갖고있는 생물체들에게 다행이지 뭐야! 엘이 살렸어!

[니가 쓸거니까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엘이 기분 좋아져서 침...대로 다가가는 것을 본 레윌은 좋은게 좋은거지라고 넘겨버리다가 문득 하품을 하면서 네개의 눈을 깜박깜박 거렸어. 아. 갑자기 눈꺼플이 조금씩 무거워지고 약간 멍해지는 기분이 들어. 이건... 음. 그녀가 평소에 잘 시간이 가까워졌기 때문일거야. 그래서 그녀는 마지막으로 엘이 추워지지 않도록 남아있는 불씨를 더욱 돋구기 위해 방금전에 불을 뿜은 곳에 다시 불을 뿜은 뒤 정말 잠자기 편한 자세로 바꾸어 업드렸어.

[흐(잘 못 들으면 크로도 들릴 것 같아)아암... 잘자 엘. 난 먼저 좀 잘게.]

그리고는 엘쪽으로 고개를 놓고서는 네개의 눈을 깜빡깜박거리다가... 레윌이 잠들었어

223 엘 - 레윌 (31646E+57)

2016-04-29 (불탄다..!) 21:23:26

엘주야. 자주 늦어서 미안해. 요즘 일이 몰려서 오는지라 정신이 없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답레는 내일쯤 줄 수 있을 것 같아.

224 레윌-엘 (07271E+49)

2016-04-29 (불탄다..!) 21:26:00

>>223 엄... 힘들다면 무리하지 않아도 돼 엘주.

첫 번째 상황도 아마 엘주의 레스로 마무리 될 것 같고. 천천히 해도 돼!

225 엘 - 레윌 (20151E+53)

2016-04-29 (불탄다..!) 21:30:18

>>224 그렇게 말 해줘서 고마워. ('▽' )! 그럼 내일 보도록 하자.

226 엘 - 레윌 (32779E+61)

2016-04-30 (파란날) 19:05:43

신기해. 마법 하나로 이런 침낭을 만들 수 있다니. 그동안 내가 보고 알아온 마법들은 불, 물, 바람 같은 간단한 원소를 만들어내서 그 원소를 던진다던지, 함정처럼 어딘가에 숨겨둔다던지, 그런 공격적인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가끔 누군가를 치료할 수 있는 회복 마법 같은 것도 있었고.
책에서 본 소환 마법같은 것도 있었어. 무언가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마법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흠이었지만. 아무튼 그런 마법이 아닌,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마법이라니. 정말 신기해.

몇 번 침낭을 만져보다가, 드래곤이 정말로 괜찮냐고 나에게 말을 걸어오자 난 숙였던 허리를 펴며 드래곤의 네 눈을 바라보고 말했어.
"네, 괜찮아요."

드래곤이 날 위해서 창조해낸 침낭이기도 하고, 비록 침대보다는 오래 쓸 수 없겠지만 그래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쓸 수 있을 것 같이 보이니까 괜찮아. 난 침낭 위에 앉아 침낭 속으로 몸을 집어넣었어. 드래곤이 불이 있는 곳에 다시 불을 뿜고는, 하품을 하며 나에게 먼저 자겠다고 말했어.

"네. ... 안녕히 주무세요."

침낭에 눕자마자 졸음이 몰려온 탓에, 난 잠긴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한 뒤 그대로 눈을 감았어.

// 늦어서 미안해! 이게 막레 맞지? 그렇담 1:1 시트 보트로 가서 다음 상황을 상의해보도록 할까?

227 레윌-엘 (44283E+53)

2016-05-01 (내일 월요일) 21:07:53

우계... 아니. 우기가 시작되었어. 하늘은 적어도 며칠을 계속 깜깜한 비구름으로 옷을 지어서 번개를 뿌리고 다닐테고 계속 동굴 안에 불을 피워서 습기를 날려도 동굴은 어쩔 수 없이 조금씩은 눅눅하겟지. 동굴 밖으로 나갔다가는 축축해지는데다가 사냥감은 더 찾기 힘들어. 뭐 그것까지야 상관 없지만... 식량은 맨날 우기가 오기 한달 전부터 넉넉하게 모아 놓았으니까 굳이 저 비를 맞아가면서 돌아다니지 않아도 괜찮거든. 동굴 눅눅한거야 뭐 ...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곰팡이라면 아예 핀 곳마다 싹 다 태워버리면 그만일테니 상관이 없어. 그치만... 그치만... 레윌은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이 심심함은 도대체 뭐 어쩌란 말인가!!!! 아 진짜! 신이시여! 왜 당신들은 나에게 평생을 이 지루한 일만 시키게 하시고 이 지루함을 해결할것들은 스스로 조달하라고 하신 것이옵니까!!! 왜요!!! 라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였어. 다른 드래곤들은 살다가 사는게 지겨워지면 스스로 목을 긋던가 다른 드래곤들에게 죽여달라고 부탁하던가 아나면 100년 가까히 잠을 잔다고 하는데 레윌은 봉인을 지키고 감시해야 해서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 그 긴 세월을 혼자 고스란히 견뎌야만 했어. 그래서 다른 날들보다 유독 심각하게 지루한 우기가 시작되자 레윌은 말없이 동굴 벽에 머리를 콩콩(레윌의 기준이야. 엘의 기준으로 저건 쿠-웅. 쿠-웅. 거리는 수준이지.)박으며 심심하다고 생각하다가 그만둿을때 자기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엘을 보고는 표정이 밝아졌어! 그래! 이번 우기는 생에 처음으로 같이 보내는 사람이 있었어! 그건 곧... 심심함에서 그녀가 벗어날 수 있다는 거야! 레윌은 기뻐하면서 엘에게 말했어.

[엘. 뭔가 이 우기동안 해보고 싶은거 있어? 고대어 낭독이든 마법대결이든 뭐든 말이야. 응?]

228 엘 - 레윌 (6925E+50)

2016-05-02 (모두 수고..) 22:01:59

밖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빗소리, 저 너머에 있는 따뜻한 불기둥과 푹신한 침낭 덕분에 오랜만에 편히 잘 수 있었어. 마을에서 쫓겨난 이후부터는 산속을 돌아다니며 밤을 새우거나 정 피곤하면 근처에 있는 나무에 기대 눈을 감으며 잠이 올 때까지 기다렸거든.
사실, 마을에 있었을 때도 별로 다를 것은 없었어. 집에 있는 침대는 부모님의 침대가 전부였고, 난 항상 침대 위에서 쫓겨나 맨바닥에 이불을 덮고 잠을 청했어야 했거든. 차갑고 딱딱한 그런 바닥에서.

그동안 몸에 쌓여왔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 탓일까, 난 평소보다 몇 시간 더 많이 자게 되었어. ... 저 너머에서 들려오는, 무언가가 서로 부딫치는 듯하는 커다란 소리에 놀라 잠에서 급히 깨어났긴 했지만.

땅에서 진동이 울리는 것이 느껴져오자, 난 눈을 번쩍 뜨며 몸을 일으키면서 이 정체 모를 괴성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어. 저 너머에서 드래곤이 벽에 머리를 부딫치는 것을 본 나는 순간적으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걱정된다는 표정을 짓게 되었어.

드래곤이 날 보고는 기쁨이 묻어 나오는 듯한 목소리로 다짜고짜 우기가 끝날 때까지 하고 싶은 것이 있냐고 나에게 질문했어. 난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에 시선을 이리저리 옮기다가, 다시 드래곤의 네 눈을 바라보며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어.

"하고 싶은 거요...? ... 잘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드래곤이 다짜고짜 나에게 질문을 해 왔고, 이 동굴에 온 이유도 내가 죽기 위해서 왔던 것이라서 딱히 무언가를 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229 레윌-엘 (7979E+52)

2016-05-02 (모두 수고..) 23:38:24

아직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잘 모르겟다고 말하는 엘을 바라보건 레윌은 조금 김이 세는 듯 하였지만 뭐 그러려니 했어. 하긴. 잠에서 깬지 얼마 안되었을때 물어보면 정신이 멍하니까. 라고 생각한 것 같아.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음. 우기동안 그럼 뭘 할까... 흐음. 아. 엘. 혹시 넌 마법 쓸줄 알아?]

엘이 약하다고는 들었지만 레윌은 과연 이 시대의 평상적으로 내려오는 마법이 과연 어떤 수준일까 궁금해졌었어. 과연 자신이 알던 시대보단 퇴보했을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더 진보했을까? 이 학문에 대해서 다들 이제는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일까? 그런 호기심이 들기 시작하자 레윌의 심심함이 줄어들기 시작하였어.

[어때? 응?]

그녀는 궁금한듯 엘을 바라보았다.

230 레윌-엘 (7979E+52)

2016-05-02 (모두 수고..) 23:45:22

>>229 쓰다가 작성눌러버렸어. 더 이어서 써야할 것이 남아있어!

231 레윌-엘 (7979E+52)

2016-05-02 (모두 수고..) 23:57:54

아직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잘 모르겟다고 말하는 엘을 바라보건 레윌은 조금 김이 세는 듯 하였지만 뭐 그러려니 했어. 하긴. 잠에서 깬지 얼마 안되었을때 물어보면 정신이 멍하니까. 라고 생각한 것 같아. 사실 레윌도 어제는 푹 자기야 했지만 일찍 깨어버리는 바람에 어제 불빛에 슬쩍 비춰보인 엘의 자는 모습이 확실히 깊히 자는 것 처럼 보였거든. 그런 상태에서 바로 일어난 거니까 저렇게 졸린 표정이겟지?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음. 우기동안 그럼 뭘 할까... 흐음. 아. 엘. 혹시 넌 마법 쓸줄 알아?]

엘이 약하다고는 들었지만 레윌은 과연 이 시대의 평상적으로 내려오는 마법이 과연 어떤 수준일까 궁금해졌었어. 과연 자신이 알던 시대보단 퇴보했을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더 진보했을까? 이 학문에 대해서 다들 이제는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일까? 그런 호기심이 들기 시작하자 레윌의 심심함이 줄어들기 시작하였어.

[어때? 응?]

그녀는 궁금한듯 엘을 바라보았어. ...혼자서 너무 오래 있는거라든가 아주 오랫동안 이어지는 심심함이란건 확실히 레윌을 봣을때 위험한 것으로 보여. 방금 전까지 심심하다는 이유로 머리를 박고 있었던 저 용이 갑자기 저렇게 반색을 띄고 물어본다니!

///
수정

232 엘 - 레윌 (72666E+60)

2016-05-04 (水) 22:53:55

드래곤은 나의 솔직한 대답에 김이 세는 듯한 반응을 보였어. 드래곤을 실망시킨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는 걸. 내가 아닌 다른 인간들이라 하더라도 잠에서 깨어난 직후 무엇을 해야 할지 물어본다면 내가 한 것과 똑같은 대답이 나올 거야.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하는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이 나올 확률은 적으니까.
드래곤은 날 보고는 마법을 쓸 줄 아냐고 질문해왔어. 마법... 마을에 있는 다른 아이들이 불덩이나 얼음을 만들어내거나 바람을 불게 만들고 작은 번개를 만들었을 때, 난 마법의 기초조차도 이해하지 못 해서 그런 것들을 만들어내지 못했었어. 드래곤이 나의 두 눈을 바라보자, 난 이번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했어.

"... 어떤 마법이 있는지 알긴 하지만, 쓰지는 못해요."

방금 전보다 풀이 죽은 목소리로 대답한 나는 고개를 숙였어. 다른 아이들이 어릴 때 마법의 기초를 이해하고 그 기초를 통해 만들 수 있는 원소들을 가지고 놀았을 때, 나 혼자서 그 원소를 만들어내지 못 해서 매일 선생님에게 혼나고, 부모님에게 혼난 적도 있었어.
내가 마법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마법의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 할 거야. 처음으로 만들 수 있는 원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이해해야, 그제야 다른 마법을 쓸 수 있을 거야.

난 고개를 푹 숙인 체 풀이 죽은 눈으로 시선을 위로 옮기며 드래곤의 얼굴을 바라봤어.

// 많이 늦어서 미안... @ㅁ@

233 이름 없음 (19094E+54)

2016-05-06 (불탄다..!) 12:59:06

갱신!

234 레윌주 (70142E+56)

2016-05-06 (불탄다..!) 13:06:36

엘주 미안해... 오늘안에 답례 올릴게... 진짜 미안해...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