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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헴니스 성당 , 늘 분주했다. 신한테서 ,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을 뿐더러 늘 울면서 들어오는 자들이 많았기에 . 힐러 또는 의료팀은 항상 바삐 움직였고. 신부들은 사람들을 돕고 도우면서 . 고생하기 그지 없었다. 오늘도 물밀듯이 밀려오는 사람들이 성당에 주를 이루었다. 성당사람들은 점차 지쳐가고 있었고. 체력은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힐을 하면서 겨우 버티고 있는 지경까지 이르렀고. 정신력을 소모하는것은 . 교황인 그녀또한 마찬가지었다. 부드럽게 한숨을 쉬고있음에도 불구하고 . 그녀는 여전히 매우 아름답디 아름다웠으며 . 그곳의 교황인 마뉴스 시빌라 데무타티오 1세는 , 아름다운 입을 꾹 다물면서 .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자매께서 친히 새끼때 어미에게서 뺏어와 친히 고기와 몽둥이와 재갈로 교화(그건 교화가 아니라고 요한주는 생각한다.)시킨 마수 살바토르는 어마무시한 속력을 뽑내며 요한을 아르헴니스 성당에 데려왓다. 잠시동안 너무나 빠른 속도에 머리가 멍했던 요한이였으나 곧 정신차리고 요한은 살바토르에게서 내린 뒤 다른 수사에게 요한 자신의 방문을 알리고 대기하다가 마뉴스가 들어오라는 허락이 있을 때 까지 기다렸다가 그녀가 보낸 다른 사람을 따라 그녀에게 갔다.
"신께서 살피시길... 고귀하신 여교황 마뉴스 시빌라 데무타티오님을 뵙습니다."
신께서 친히 만드신것이나 다름없는 꼭두각시인 그녀에게 엄격한 예법을 지키며 무릎을 꿇고 시선을 낮춘 요한이였다.
보기라도 하면 누구라도 반할것같은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보인 교황은 . 무릎을 꿇고 시선을 낮춘 그를 바라보면서 이내 아름답고 가느다란 다리를 움직여 . 요한한테 향했다. 마치 바람같은 걸음걸이로 . 우아하고 성스러운 계단을 교황은 잠시 걱정스러움이 섞인 웃음이 교황의 얼굴을 스쳐지나갔을까. 교황은 다시금 미소지으면서. 요한을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잠시동안의 성스러운 정적이 흘렀을까. 그 정적을 조금은 즐기던 교황은 . 안에 있던 자신의 사제들에게 나가라고 . 부탁이 섞인 명령을 내뱉었다. 신부 수녀들이 나가는 소리가 . 귓가를 맴돌았을까. 교황은 부드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누군가가 신은 불공평하다고 외치고싶게 만들어지는 아름답게-그 말도 부족하지만 그 말 외에는 어떤 단어도 어울리지 않았다.-생긴 그녀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묵묵히 기다리던 요한은 곧 그녀가 바그너에 대하여 말을 꺼내자 끄덕인다.
"네. 그자가 남긴 흔적과 목격담을 토대로 하여 찾는데 성공했습니다만..."
요한은 신 디음으로 자신의 종교에서 최고권위지인 그녀를 차마 보질 못 한채 말을 하였다.
"죄송합니다 교황님. 저 요한 신부,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여 그자와 교전했으나 제가 미흡하여 그를 저지하는 것 도, 크나큰 타격을 입히거나 그분의 품으로 보내는 것 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와의 실력차가 거대해서 그자가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았다면 제 머리는 교황님의 앞이 아닌 땅바닥 어딘가에 있었을 것 입니다."
실제로 요한은 오히려 바그너를 찾다가 도중에 만난 도적무리라든가 범죄자와의 전투가 더 힘들었었다고 생각했을만큼 자신을 봐주었던 바그너에 대해서 잠시 생각하였던 요한은 그 생각을 이내 지워버리면서 마뉴스의 앞에서 고개조차 들지 않고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잠시, 고민에 빠진듯. 긴 쌍커풀의 눈을 감으면서. 교황은 고민했다 .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신의 힘을 자그마치나마 훔쳐간 그였기에 . 사실상 요한이 이기는것은 불가능에 가깝기도 했다. 이해한듯이 마치 작은 새가 날갯짓을 하듯 고개를 끄덕거린 교황은. 아름답고 인자한 그리고 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요한을 응시했다 . 어딘가 묘한감촉이 성당안을 흘러내리고. 교황은 잠시 뜸들이다가. 매혹적이게 입을 열었다.
[ 그를 이기는것은 ,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요한 신의 기적이 함께 해주신 덕분에 지금 이곳에 올수있었겠지요. ]
애초에, 악마며 인간이다. 그것도 신의 힘을 조금이나마 뻇어간 배반자의 악마. 웅장한 목소리로 . 눈을 감은채로 목소리를 내뱉은 교황은 잠시나마 뜸을 들이다가.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요한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그리고 코로나의 포는 존재감을 과시하는듯 아까보다도 더욱 귀에 거슬리게 웅웅대고 있었다. 코로나의 말에는 적대하는 분위기는 담겨있지 않았지만, 그와 동시에 서로의 입장에 대해서 확실히 선을 긋고 있었다. 뒤가 잡히고 이미 면식이 있는 사르비에에게 있어서 지금은 그녀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건 무리일지도 모른다.
"첫번째 질문이야."
포가 울리는 소음이 어느정도 줄어든듯한 기분이 들었다. 본부의 명령을 무시한 코로나의 단독행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코로나가 동요한듯 작게 중얼거렸다. 설마하던 존재가 여기 눈 앞에 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상상할수 있었던 그 끝의 존재. 자신이 녹색빛을 띄는 모든걸 태우고 태워오던 작업속에서도 한번도 마주치지 못했던 존재. 그리고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존재... 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제 감정을 잘 내비추지 않는 코로나가 다시 흔들리고 있었다. 때문에, 사르비에가 허락없이 손을 이쪽으로 내미는걸 막지도 못했던것이다. 그제서야 아차 싶었는지 코로나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떨구고 있던 고개를 올렸다. 절대 소품처럼은 보이지 않는 그녀의 손이 눈으로 들어왔다. 정확히는, 랜즈.
"아직 질문은 끝나지 않았어."
코로나는 손을 면밀히 확인하는 대신에 겨누고 있던 포를 다시 들이밀며 그렇게 말했다. 손을 거두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계속 그것이 눈에 띈다면 시선이 팔릴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사르비에가 보기에도 지금의 그녀는 상당히 동요한듯한 모습이었다. 자신이 그녀에게 팔을 내밀었음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하지만 그런 당혹스러운 상황도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다.
"그래그래 알았어~ 거참 성격 나쁘네~"
잠깐 자신의 팔이나 손을 보던 코로나가 이내 그것을 애써 무시하려는건지 현혹되기 싫다는 건지 방금전까지 겨누고 있던 포를 다시 들이밀었다. 당연하게도 사르비에는 그것에서 뿜어져나오는 열기나 소음이 싫었기에 행여나 이파리 하나라도 타들어갈까 손을 거두었다.
"목적이라... 뭐라고 말해주는게 좋아?"
잠깐 되물었다. 어차피 숨겨봤자 자신은 그다지 거짓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알아챌거고, 거짓말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진짜 목적을 말한들 그녀가 이해해줄까?
"간단해. 그저 너희들의 잔인한 행동에 대한 방어대응일 뿐이야. 그렇게 큰걸 바라는 것도 아니거든. 눈을 피해서 숨지 않고 평화롭게 살수 있다면 우리도 크게 문제를 일으킬 생각은 없어. 너도 알다시피 우리들이 너희를 공격한적은 없잖아? 그저 녹색이 꼴보기 싫다는 너희들의 일방적인 말살이었지, 안그래?"
코로나도 나름 이해할만큼 말을 해보려 했지만 그때문인지 악감정이 차오르자 사르비에는 뿌득, 이를 갈면서 그녀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본래 화를 내려던 목적은 아니었기에 고개를 돌려 투덜거리는 것 말고는 달리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뭐라고 말해주는게 좋냐는 그녀의 말. 혹은 비아냥에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무엇를 의미하는걸까. 평소의 냉철함? 아니면 마음속의 고뇌? 둘 다 아니었다. 그녀에게 정말로 말해줄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대답이 나오든 코로나 자신은 공감할수 없는 까닭에서다. 녹색의 대지를 전부 불태워 버리는 일을 하고있는 자신이었지만, 거기에 자신의 의지는 없었다. 그게 당연시되어있는 사회에서, 당연히 해야할일을 할 뿐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코로나의 일이었기 때문에. 보잘것없는 이유였다. 그래서, 이어서 흘러나오는 가시가 돋힌 사르비에의 말에도 코로나는 어떤 말도 꺼낼수 없었다.
"마지막 질문이야."
이쪽을 노려보는 날카로운 시선을 아무런 감정도 실리지않은 눈으로 맞받으며 입을 때었다. 마지막 질문.
되물어와도 들려오는 답은 없었기에 사르비에 역시 침묵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치 정지되기라도 한 양, 코로나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오히려 불안한 것은 사르비에 였었다.
"......"
자신이 말을 해도 너무 심했나 싶었지만 되짚어 생각해보면 사르비에의 눈에 보이는 코로나는 그것엔 전혀 신경쓸것 같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에 대한 침묵이라면 달리 쏘아붙일 말이 없던 사르비에는 한동안 흐르는 정적을 깨려 하던 찰나, 그녀가 다시 말을 걸어오자 살짝 마른 침을 넘겼다.
잠깐 코로나를 째려보던 자신의 시선과 그런 사르비에를 무덤덤하게 바라볼 뿐인 코로나의 마지막 질문은 다소 황당한 제시였다. 그녀의 마지막 질문은 질문 이라기엔 어딘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고 받아치려던 즈음 갑자기 소각포의 기계음이 멎자 어떤 목적에서 그런 건지 알 수 없던 사르비에는 살짝 뒤로 물러나 한참을 묵혀두었던 말을 꺼냈다.
"나참... 난 또 뭐라고? 아니 그 전에, 이름을 알려달라 묻는 사람쪽이 먼저 이름을 말해줘야 하는거 아니야?"
물러난 거리는 그대로 둔채 맥이 빠진듯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쏘아붙이던 사르비에는 고개를 홱 돌리고나서도 계속 그녀의 눈치를 보더니 그제서야 다시 입을 열어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무어라 투덜거리는 그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곧, 자신의 이름은 물론 그 유래까지 대답해주는 그녀. 사르비에였다. 사르비에는 사이보그가 무기를 멈춘만큼 당황한 빛을 띈것같기도 했으나 어찌보면 그것은 안도였다. 물론 그런것과 관계없이, 항상 일관된 분위기와 얼굴을 하고있는 소녀였으나.
"코로나."
그 소녀는 자신의 이름 혹은 명칭. 어찌됬든 고유명사로 통하는 그것을 마치 사르비에의 투덜거림에 답이라도 하듯이 입에 올렸다. 지금까지 그런 전례가 없기도 했지만, 만약 사르비에도 식물로 친다면 지금, 사르비에는 그 소녀의 이름을 들은 유일한 식물이 된것이었다.
"널 제거하는걸 보류하기로 결정했어."
그리고, 살아남은 유일한 식물이 되기도 할것이다. 그것은 코로나에게 있어서 중대한 위반사항이기도 했다.
"흐응~ 코로나, 라는 이름인가 보네? 코로나... 그럴듯해. 그렇게 불릴것 같이 생기긴 했어.
...... 뭐! 그냥 이름에 어울리게 생겼다는 거야! 시비거는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몇번 코로나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무어라 하던 사르비에는 여전히 눈썹하나 움직이지 않는 그녀의 표정이 '기분 나쁘다.' 인 거라고 오해를 했는지 약간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렸다. 정작 상대방은 아무런 감정 없이 대했을 텐데도 말이다.
"...... 어...?"
하지만 여전히 무감정한 목소리 그대로, 거리낌없이 들려온 코로나의 말은 자신의 이름을 묻는 것보다도 더 당혹스러웠다. 제거하는걸 보류한다, 물론 그 말인 즉슨 여차하면 다시 제거할 생각이 잔존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분명 코로나의 시선에선, 그리고 인간들의 시선에선 극히 이질적이고 중범죄와도 맞먹을만한 한마디였다.
"...... 뭐,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나도 선심 써서 네 이름은 특별히 기억해 두도록 할게. 혹시 알아? 나중에 우리가 떳떳하게 살 날이 온다면 그땐 귀빈 대접이라도 해줄지?"
물론 이어진 사르비에의 말은 거의 허세에 가까운 희망사항이었다. 지금의 상황으로 봐선 남아있는 녹색의 식물이라곤 오로지 자신뿐이니까, 행여 전쟁통에 보존된 씨앗이나 자신처럼 또 다른 싹을 틔운 누군가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그렇듯, 현재로썬 도박수준의 운을 걸고 움직인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고, 어쩌면 코로나라는 존재가 사르비에에게 있어 나름의 카드가 될 가능성도 없잖아 있으니까,
선을 긋는듯한 사르비에의 말에 조금의 동요도 보이지 않은채 그렇게 말했다. 찬물을 끼얹는듯한 말이기도 했지만 정말로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었다. 당장 태워져도 이상하지 않은 사르비에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이유는 코로나가 위의 뜻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까닭이었다. 그것을 다시금 상기시키려는 듯이 코로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나의 단독행동. 다시 거론하지만 위에서는 내가 너를 소각하길 바라고 있어."
하지만 이 소녀는 그러지 않았다. 제 업무를 유기한것이다. 자신이 평생 따라오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었을 천직. 해야했고, 할수밖에 없었던 일. 그것을 부정하고있는 지금. 덕분에 사르비에는 목숨을 건졌다.
"조건이 있어."
하지만 아무런 조건도 없이 그런 행동을 할만큼, 이 기계소녀는 비합리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업무를 배반한 만큼 조건도 필시 따를터. 그녀는 그 조건을 다음과 같이 달았다.
호기롭게 말은 꺼냈지만 솔직히 따지고 보면 어떤점에서든지 우위에 있는건 사르비에 자신이 아니었다. 오로지 한명 남은 외지인과 수백, 수천만의 차디찬 현지인들의 입장, 그저 그것밖에 안되는 것이었으니까... 말로라도 자신이 우위에 서고 싶었으나 애석하게도 상대방인 코로나는 자신에게 있어 가장 쥐약인 성격이었다.
"체에, 누가 그거 모른다니? 어차피 여기서 이런 모습은 나뿐인데 안 죽이는게 기절할 일이지. 안 그래? 그리고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나를 쫒은 녀석이 관대한 너니까 말야."
만약 코로나가 아닌 다른 이가 자신을 발견했다면 지금까지 숨이 붙어있을 거라는 상상이 되지 않았다. 물론 그녀가 아니라도 살아날 기회가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나마 자신의 생존 가능성이 코로나로 인해 상승했다는 것에 대해 사르비에는 약간 안도하고 있었다.
"흐응... 조건이라~"
물론 지금까지 자신을 살려둔다는 것에 대한건 자신에 대해 함구한다는 것, 혹은 속인다는 것이었다. 상부에 자신이 죽었다고 전할지, 놓쳤다고 전할지도 그녀의 몫... 그것을 감안한다면 코로나가 조건을 내걸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 뭐야 그거~? 호감쪽이라면 그만둬~ 뭐... 팔에서 대포가 나오는 소녀에게 그런 말이 나올리는 없겠고..."
자신을 좀 더 알게 해달라는 것, 그건 자신의 명을 연장해주는 대신 신상을 밝혀야 하는 이야기에 가까우리라. 사르비에는 당연스럽게도 그렇게 생각했다.
"뭐... 내 목숨 부지시켜주는 조건 치곤 과하지도 적지도 않네?"
연유야 어찌되었건 일단 상대방이 온건한 태도를 취하려 하기에 사르비에는 다시 본래의 상태로 돌아와 팔짱을 끼며 쏘아붙이듯 말했다. 물론, 둘 사이의 거리는 여전히 몇걸음 떨어져있었지만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르비에의 말처럼 호감을 노리고 제시한 조건은 아니었다. 그녀가 생각한대로, 그 말뜻은 단지 그것이 전부였다. 확실히 사르비에의 입장에선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조건이리라. 아니, 목숨에 비하면 턱없이 싸게 먹히는 편이었다. 그런 황당한 조건을 제시한 사이보그는 그녀의 말에 이렇게 대답한다.
"네가 말해줄 필요는 없어."
날카롭게 쏘아붙히는 어조에도 불구하고, 감정에 기능이상이 생긴것처럼 평소와도 같이 또렷히 나오는 말이었다. 시선 또한 고개를 올려 사르비에를 피하지않고 마주하고 있었다. 그런 둘 사이에 흐르는건 몇 마디의 말과, 몸을 타고 가볍게 흝고 지나가는 바람뿐이다.
"너를 관찰할거야. 너의 얼굴과 데이터 베이스는 이쪽에게 있으니 언제든지 찾을수 있어. 넌 평소처럼 행동하면 될 뿐."
코로나는 마치 통보하는것처럼 말한다. 사르비에가 죽음을 택하지 않은 이상 이제 그녀에게 선택지는 그것밖에는 없었다. 말은 관찰이라 했으나, 그 내용은 감시와 별반 다를것 없는것이었다.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손을 들어 사르비에에게 건네보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