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5719633> 1:1 자유 상황극 보트 - [1] :: 387

익명의 참치 씨

2016-02-17 23:33:53 - 2021-09-13 01:05:49

0 (16E+38)

2016-02-17 (水) 23:33:53

본 글은 다수가 아닌 1대1로 짝을 지어서 노는 보트입니다. 통제하는 캡틴은 특별히 없습니다.
장르나 글의 퀄리티 등등은 파트너 참치끼리 상의하며 상황극 게시판의 규칙을 준수하는 아래 자유롭게 조율하고 돌리실수 있습니다.
파트너간의 불화나 사정으로 인한 하차 등등은 원할한 대화로 해결하도록 합시다.

자세한건 시트 보트를 참고해주세요.

현 시트글 - http://tunaground.co/cardpost/trace.php?bbs=situplay&card_number=1455719482&recent=true

206 레윌-엘 (99827E+49)

2016-04-19 (FIRE!) 17:15:57

레윌은 엘의 목소리와 표정을 찬찬히 살펴봣어. ...뭐 그녀가 사려깊다던가 그런 성격은 아니야. 하지만... 여겐 둘밖에 없고 그녀는 오랫동안 혼자서 있었잖아? 그러니까 레윌이 엘에게 이렇게 집중하고 사근사근하게 대하는건, 그녀로서는 아주 당연할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그나저나 아프다니... 역시 상처약이 필요하겟어. 아니. 상처약보다 직방인게 있었지 참?

[그거 꽤 곤란한 일이잖아? 어디... 괜찮다면 보여줘봐. 상처가 심각하다면 약은 없지만 회복마법을 걸어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레윌은 소년의 손목과 붕대를 바라보다가 끄덕이면서 입 안에서 혀를 굴렸어. 상처를 낫는 마법을 걸어줘야할지 아니면 상처약을 찾거나 만들어서 발라줘야할지 고민하고 있었어. 그... 언제였더라. 옛날에 드워프 로인이 약을 자주 만들었었는데. 나에게는 쓸모없을지도 모르겟다고 했지만 계절마다 아라드니아랑 같이 오면서 약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던게 기억나. 아. 이젠 죽었으려나. 그 둘도. 굉장히 좋은 부부였는데. 보고싶다... 라고 생각하던 때였어. 갑저기 바깥에서 우르르르 꽝꽝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희미하게 빗소리가 들려와. 그녀가 살짝 고개를 들어 코를 킁킁 거렸어. 습기... 빗방울이 땅바닥을 치면서 먼지가 풀썩거리는 냄새가 살며시 나왓어. 동굴이 좀 더 습기차지겟구나.

[음. 미안한데 지금 혹시 우계(우기와 같은말)야?]

잠깐 레윌이 엘에게서 고개를 돌려 다 살펴보다가 다시 엘에게 고개를 돌리고 물어봣어. ...맙소사. 세상에. 진짜 그녀는 마지막으로 나간게 언제였을까? 그녀의 저 매끈한 비늘들에 곰팡이나 버섯이 자라나지 않은게 정말 용할 노릇이였어.

207 엘 - 레윌 (42029E+57)

2016-04-20 (水) 23:05:58

엘주야. 우선 미안, 레윌주. 내일 답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208 엘 - 레윌 (07046E+52)

2016-04-21 (거의 끝나감) 09:30:26

한순간의 감정과 착오로 이 손목에 생긴 상처는 지금도 날 계속 괴롭히고 있어. 손목이 아파질 때마다, 내가 했던 그 행동에 대해서 후회하게 돼. 난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하며.
드래곤은 내 손목에 생긴 상처를 보여달라고 하며, 회복 마법을 걸어줄 수도 있다고 말했어. 난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오른손으로 왼쪽 손목에 감긴 붕대의 매듭을 천천히 풀어갔어.

그나저나,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손목에 있는 상처가 쓰려오기 시작했어. ... 아파. 마치, 그때 내가 했던 것처럼. ... 차가운 칼날이, 나의 손목을 그어버리는 것처럼.
매듭이 풀어진 붕대를 천천히 풀어가자, 손목에 나있는 수많은 흉터들이 보이게 됐어. 왼쪽 손목에 감긴 붕대를 완전히 풀어낸 뒤, 이어서 왼손으로 오른쪽 손목의 붕대를 풀기 시작했어.

그러던 중, 갑자기 동굴 밖에서 천둥소리와 함께 비가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어. 난 고개를 돌려 동굴 밖을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드래곤을 바라보며 붕대를 마저 풀었어.
지금이 우계냐고 질문한 드래곤의 말에 난 고개를 갸우뚱거렸어. 우계...? 우기는 들어봤지만, 우계라는 말은 처음 들어 봐. 난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 거린 상태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우계는 모르겠지만... 지금이 우기이기는 해요."

그 말을 한 뒤, 난 양쪽 손목에 감긴 모든 붕대를 풀었어. 길게 늘어진 붕대를 다시 돌돌 말며 왼손 위에 올려놓은 뒤, 난 드래곤의 눈과 손목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며 다시 손목을 드래곤에게 내밀었어.

"... 지금도 후회하곤 해요. 죽고 싶다는 이유로, 단검으로 제 손목을... 이렇게 만들었으니까요."

209 레윌-엘 (06338E+48)

2016-04-21 (거의 끝나감) 14:13:09

[...척 보기에도 네가 스스로 그엇겟구만.]

레윌은 상처가 세겨진 방향으로 엘에게 그어진 흉터나 상처들을 보고 그걸 알아냈어. 그리고는 엘이 자신에게 내민 상처들을 그냥 네개의 눈으로 찬찬히 바라봣어. 뭐 다른 사람들이라면 인상을 찌푸린다거나 훈계를 할 수도 있겟지만 레윌에게 그런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아. 왜냐고? 레윌 그녀에게 상처라든가 우울감같은건 그냥... 두려운 감정도 일어나지 않을만큼 무신경하고 지루한 것이였으니까. 게다가 그녀에게 위협되는 것도 아니고. 다만... 그건 어디까지 레윌에게만 해당되는 일이라는것을 잘 알고있었어. 어디까지나 레윌만 그런거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더욱 더 심각하다는건 그녀도 어렴풋이 알고있는 사실이니까 그녀는 딱 그것만 생각하고 나름 조심스럽게 대해주기로 생각했어.

[우... 뭐? 요새는 우계를 우기라고 하는건가... 와. 나 방금 진짜로 세대차이라는걸 느꼇어. ...뭐. 그건 중요한게 아니니까 아무튼간에. 일단 잠깐만 그대로 있어봐.]

그리고 레윌은 입을 벌려서 축축한 혀 끝으로 두 손목의 상처와 흉터를 싸악 핥아버렸어. ...방금 전까지 이게 자신과 남이 다르다는걸 진짜 자각이나 한 걸까 고민되게 하는 순간이지만 어쨋든간에. 레윌은 곧 소년이 하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

[지금부터 숫자로 5정도만 세면 말끔하게 낳아있을거야. ...뭐. 네가 후회한다니까 별 말은 없어. 게다가 일단 그정도의 상처는 나라면 언제든지 낫게 해둘 수 있으니까. 그런데 엘. 네가 놓지는게 하나 있는 것 같아서 말해주고 싶은게 있어. 상처는 내가 없어도 오래 걸리겟지만 네 몸이 낫게 해줄거야. 하지만 엘. 네가 너 자신을 그렇게 가차없게 하면 상처는 네가 후회해도 어느순간에 네가 또 낼지 몰라. 게다가 네가 너한테 속으로 입히는 그런 상처는 난 어떻게 해줄 수 없어. 네가 널 아껴주는건... 그것부터는 네가 알아서 해야 해.]

그녀는 이미 다 낳은 엘의 팔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엘의 보랏빛 눈을 똑똑히 바라봐주며 느긋하게 말해주었어.

210 엘 - 레윌 (64374E+55)

2016-04-22 (불탄다..!) 23:22:06

엘주 갱신. 시간이 안되서 답레는 내일쯤 달아줄 수 있을 것 같아, 레윌주.

211 레윌-엘 (08794E+59)

2016-04-22 (불탄다..!) 23:23:05

알았어 엘주!

212 엘 - 레윌 (60341E+60)

2016-04-23 (파란날) 21:49:13

내 손목에 있는 상처를 보고는 내가 스스로 만든 상처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드래곤의 말에 난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어. 드래곤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꼭... 꾸중을 듣는 것 같았거든. 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마을에 있는 어른들이 그랬던 것처럼.
마을에 있는 어른들은 내가 자갈이 있는 바닥에 넘어져서 상처투성이가 돼도 날 위로해주고 치료해주기는커녕 날 나무라며 혼내기만 했거든. 다른 아이들에겐 다 괜찮다고 해주고, 상처를 직접 치료해주고 했지만.

우계라는 말은 처음 들어 봐. 우기의 옛날 말인가? 드래곤이 요즘은 우계를 우기라고 하는 거냐고 말하는 것을 봐서는 그런 것 같아.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아서 이젠 전설 속의 존재라고 알려진 드래곤이니 알고 있는 말이나 그런 것들이 다른 것 같아.

드래곤은 잠시 있어보라고 하며, 입을 벌려서 나의 손목에 있는 흉터를 혀끝으로 훑었어. ... 그러고 보니,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 드래곤의 몸에 나오는 모든 것이 다 인간에게 효능이 있다고. 정확하게 어떤 효능이 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드래곤은 나의 상처가 5초 정도 지나면 다 나아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나에게 조언을 했어. 몸의 상처는 언제든지 나을 수 있지만, 어쩌면 자신의 몸에 다시 상처를 낼 수 있는 마음속의 상처는 자신이 나을 수 있게 해줄 수 없다고. 그 상처는 내가 치료해나가야 한다고.
나의 두 눈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말한 드래곤의 말을 듣고, 난 잠시 고개를 숙여 손목에 있는 상처를 바라보았어. 신기하게도, 그동안 나 있던 흉터가 말끔히 치료된 것이 보였어. ... 물론, 아직도 자국이 살짝 남아있는 것을 보니 완전히 치료되지 않은 것 같지만.

난 다시 드래곤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약간 밝아진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네, 명심할게요. 그리고... 고마워요."

난 그렇게 말한 뒤 다시 고개를 푹 숙였어.

/ 맞춤법 검사기는 왜 드래곤을 드래건이라고 교정시키는지 모르겠어. 외래어 표기법상 드래건이 맞긴 하지만, 그래도 대중적으로는 드래곤이 더 잘 알려져 있는데.

213 레윌주 (08403E+57)

2016-04-24 (내일 월요일) 00:02:54

레윌주인데, 일이 생겨서 답례는 내일에나 달 수 있을 것 같아

214 레윌-엘 (68009E+63)

2016-04-24 (내일 월요일) 16:02:19

저 멀리 동양에 있는 사촌뻘 종족중 나이가 많은 용의 뇌는 죽은 사람도 살리는 명약이래. 드래곤의 심장은 연금술의 귀한 재료인 동시에 어떤 사람이든 먹으면 인간을 뛰어넘은 초인이 된다는건 유명하지. 그리고 살아있는 용의 피는 용의 지식과 생명력을 지니며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용의 피는 강력한 저주와 증오를 품기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땅을 오염시키고 동물과 사람들에게 역병을 일으킨대. 이빨과 발톱, 뼈와 뿔은 강력한 무기로도 만들 수 있지만... 비옥한 토양에 발톱이나 뿔, 이빨을 심으면 모두가 완전무장을 한 사납고 강력한 병사들이 자라나기 때문에 아주 먼 옛날 강력한 힘을 원하던 고대의 왕 라모스는 자신의 충실한 기사 10명에게 명령해 드래곤들을 사냥하고 다니며 얻은 드래곤의 이빨로 만들었다던 병사들로 만들어진 용아병 부대는 그 시대 대부분의 기록과 유산들이 없어져서 신비의 시대라고 불리는 지금까지도 그 위엄과 전설들이 남아있지. ...뭐 이런식으로 하다가는 끝이 없을테니, 이 모든걸 줄인다면 드래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값어치가 어마어마하다는 정도? 하여튼간에. 레윌은 자신의 신체에서 나오는 효능을 알기 때문에 그냥 마법을 거는것보다 빠른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뿐이였어.

'신기한 꼬맹이야...'

그리고 레윌은... 아주 밝아진 목소리로 말하는 엘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 방금 전까지는 자신을 굉장히 무서워하고 계속 울기만 했었는데... 아. 그러고보니 살아있는 생물이랑 대화다운 대화를 한 것 자체가 까마득하게 옛날이라서 인간들이 어땟는지 자체를 거의 잊어먹은건가. 하고 한가하게 생각을 했어. ...이런 곳에 혼자 있다보면 느는건 지루함이고 할 것은 생각밖에 없어지기 때문에 레윌은 아주 당연하게도 엘의 반응에 우선 생각과 생각... 관찰등을 하다가 엘이 또 고개를 숙이자 이번엔 왜 숙였는지 알아내었어.

...부끄러운걸거야! ...라고. 음. 아닌 것 같지만 딱히 그걸 그녀에게 알려줄 사람이 없네. 뭐. 하지만 괜찮을거야. 아마...도?

[그래. ....]

쏴아아아- 우르르르- 하는 소리가 갑자기 더 커지자 레윌은 잠깐 무언가 말하려다가 멈추고 동굴쪽을 바라보다가 말했어.

[우... 기라고 했었지? 아무튼간에. 오늘안에 비가 그치기는 그른 것 같네.]

그나마 동구로 들어오던 빛도 거의 사라져버리면서 비가 올때 나는 냄새가 맡아지자 레윌은 불을 좀 더 키우고 근처에 배까지 딱 붙이듯 누웟어.

215 엘 - 레윌 (67369E+62)

2016-04-24 (내일 월요일) 23:07:05

늦게 확인해서 미안. 요즘 할 일이 너무 많아져서 자주 답레를 줄 수 없을 것 같아. 이번 답레는 내일 주도록 할게. 아마 앞으로도 이틀에 한 번씩 답레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216 엘 - 레윌 (46489E+48)

2016-04-25 (모두 수고..) 11:48:25

난 방금까지만 해도 흉터가 남아있던, 그러면서 지금도 약간의 자국이 남아있는 손목을 다시 붕대로 감았어. 밖에서 은은하게 들려오는 비 오는 소리에 난 눈을 꼭 감으며 손목에 감은 붕대에 매듭을 지었어.
그런데, 정말 신기해. 아까까지만 해도 내 눈앞에 있는 이 드래곤이 그렇게나 무서웠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지는걸. ...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아까보다는 확실하게 밝아진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더니, 드래곤은 나긋한 목소리로 나의 말에 대답했어. 그러면서, 동굴의 입구 부분을 바라보며 오늘 안으론 비가 그치기 어렵겠다고 말했어.
난 드래곤의 시선을 따라 동굴의 입구 부분을 바라보았어. 이젠 해가 다 저물었나 봐. 동굴 밖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졌어. 비가 올 때마다 흘러나오는 흙과 풀냄새가 코 근처에서 아른거리는 것 같아.
드래곤이 바닥에 누운 모습을 보자 난 잠시 고개를 두리번거렸어. 이제 드래곤과 같이 살아가기로 했으니, 앞으로 여기서 잠을 자야 할 텐데. ... 당연하겠지만, 여기엔 침대나 그런 건 없겠지?

".... 그럴 것 같아요. 그런데, 전 어디서 자야 할까요?"

난 살짝 낮아진 목소리로 드래곤의 말에 대답하며, 동시에 드래곤에게 질문했어. 난 따로 이불이나 그런 것을 가져오거나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217 레윌-엘 (37614E+53)

2016-04-25 (모두 수고..) 18:49:56

당연하게도, 엘의 생각대로 동굴은 그냥 동굴 다운 것만 있었어. 이끼, 거미줄, 불이 닿는 곳 외의 곳에 둘러쳐진 어둠, 습기... 그나마 다른 드래건의 레어라고 할만한 곳들은 외관만 그렇다고는 하지만 에 윌의 레어이자 동굴은 유난히 더 그래 보여. ...뭐. 거기에는 에 윌이 그런 것에 무관심하다는 것도 한몫을 하지만 일부러 봉인되어있는 장소이기도 한 이곳을 눈에 띄게 하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기야 하지만 말이야. 몇백 년 전에는 그나마 찾아오는 작은 종족용 손님을 위한 방들을 따로 지하에 만들어두기도 해서 거기에다가 침대라든가 그런 것들을 놓고 관리하기도 했지만 몇 년 전에 까먹어버린 데다가 또 그년도에 몰아친 우계... 아니. 우기 때문에 잠깐 땅 밑에서 벽이 허물어지면서 그 방 자체가 묻혀버렸으니 할 수 없지만. 그래서 레윌는 엘이 어디서 자냐는 말에 잠깐 멍한 표정을 짓다가 아차 했어.

[아...! 그러고 보니 너네 종족은 맨바닥에서 못 자는 종족이지?]

어쩐다. 인간들은 맨바닥에서 자는 종족인데. 라고 생각하던 레윌은 고민했었어. 그러다가 잊고있던 손님용 방을 생각해내기야 했지만 그것도 나중에 사용 가능하단것을 떠올리고는 잠깐 동굴 안을 느릿느릿 돌아다니면서 생각했어. ...지하의 방들중에 뭐가 멀쩡했는지라든가, 지금 남아있을 물건들 중에서 이불이라든가 그 대용물로 할만한 것이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야. 그런데, 그런게 전혀 없었어. 이런. 레윌은 이런 상황을 예상 못했었나봐.


[하나 만드는 수밖에 없겟네.]

만든다ㅡ? 레윌은 무엇을 만든다는 것일... 아. 그녀가 갑자기 땅에다가 발톱을 들어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해. 동굴 안쪽은 돌바닥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발톱으로 긁어버리자 동굴에는 그그극 거리는 소리로 가득 차지만 레윌은 신경 안쓰는듯했어. 그극 그그극 그그극 극 하는, 엘이라면 귀를 막을지도 모르는 그 소리가 끝나자 바닥에는 기이한 고대어, 연금술에서 쓰는 상징과 비밀들로 만든 암호문자등이 섞인 마법진이 돌바닥에 완성되었어. 그 위로 레윌은 발톱끼리 부딛쳐 마치 쇠끼리 부딛쳐 나는듯한 불씨를 만들었지. 그러자 마법진에서 빛이랑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서 마법진들끼리 엉키고 붙여가다가 쭉쭉 늘어나고 다시 엉키면서...

[아... 하하하. 창조계 마법을 진짜 간만에 쓰다보니까 좀 오류가 나버렸네. 침대같이 해볼려고 했는데.]

신기하게도, 연기 냄새가 살짝 나는 침낭이라고 해야할지 이불이라고 해야할지 모를 무언가가 완성되었어. 뭐... 그치만 제법 폭신폭신해보이는 모양새를 봐서 당분간은 쓸 수 있을 것 같아.

[...나중에 코볼트네라든가 야생 몬스터중에 털있는 무리 좀 두리번거려서 만드는게 나으려나.]

레윌은 자기가 만든것을 손끝... 이 아니라 발톱 끝으로 찢어지지 않게 폭신 폭신 하고 찔러보면서 고민과 함께 약한 자괴감에 빠졋어. 으아아아... 명색에 살아있는 드레곤들중에서 이길 자가 없을 그녀가 이런 간단한(정작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조마법은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수준이지만...)창조마법을 틀리다니. 그건 그녀에게는 살짝 자존심이 상하는 일인것 같아.


218 레윌주 (37614E+53)

2016-04-25 (모두 수고..) 18:51:07

//이제 한턴에서 두턴 사이로 첫날이 마무리 될 것 같은데 두번째 상황은 어떻게 할까?

219 이름 없음 (30757E+55)

2016-04-25 (모두 수고..) 21:05:36

>>218 일단 이번 상황을 끝낸 뒤에 1:1 시트 보트에서 이야기하도록 하자.

220 엘 - 레윌 (97657E+57)

2016-04-27 (水) 19:57:38

이 동굴에서 누울 수 있는 곳이라곤 딱딱하고 차가운 바닥이 전부일 것 같아. 물론 인간과 드래곤의 생활방식이 다르기에, 드래곤은 이런 바닥에서도 충분히 잠을 잘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나는 이런 바닥에서 자기는 많이 힘들 것 같아. 애초부터 이곳에 온 이유가 죽기 위해서 온 것이었으니, 따로 이불이나 침낭 같은 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으니까.
드래곤은 나의 말을 듣고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아차 하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해왔어. 나랑 같은 종족의 사람들은 맨바닥에서 잘 수 없는 종족이었다고. 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그 말에 대답했어. 물론 인간이 아예 맨바닥에서 잘 수 없지는 않긴 해. ... 나도 몇 번 맨바닥에서 잔 적이 있었거든.
차가운 바닥에 누워 이불도 덮지 못한 체 추위에 몸을 떨며 차디찬 바닥에 머리를 베고 눈을 감으며 잠을 청하는 것.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극심한 피로 때문에 결국 잠이 오고야 말고, 잠에서 깨어나도 개운하게 일어나지 못하는 그 느낌. 몇 번 느껴본 적이 있어.

드래곤은 다시 말을 이어가며, 내가 누울만 한 침대를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어. 그러면서 자신의 발톱을 들며 딱딱한 동굴 바닥에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어. 드래곤의 발톱이 바닥을 파고드는 그 소리에 난 잠시 고개를 숙이며 양손으로 귀를 막았어.
그 소리가 끝이 나자, 바닥에는 고대어로 추정되는 문자들이 나열되어 있는 마법진이 생기게 됐어. 그리고 드래곤은 그 마법진에 불씨를 만들더니, 마법진에서 이상한 빛이 나오더니 무언가가 나타나게 됐어. 이불과 침대가 합쳐진 것 같은, 그런 모양세를 한 무언가가.

난 그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 눈을 휘둥그레 뜨며 바라보았어. 드래곤은 창조계 마법을 오랜만에 쓰다 보니 오류가 나버렸다고 했지만, 그래도 마을에서조차 전설로만 내려오던 무언가를 창조하는 마법을 눈앞에서 보게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말 기분이 좋았어.

"... 우와."

난 신기하다는 목소리로 작게 환호했고, 드래곤이 나중에 다른 동물들을 통해 침대를 만들어야겠다는 말을 하자 난 다시 고개를 들며 드래곤을 바라보며 한층 밝아진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아니에요, 이 정도로도 충분해요."

그렇게 말하며, 난 드래곤이 만든 침낭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허리를 숙여 그 침낭을 몇 번 건드려봤어.

// 늦어서 미안!

221 레윌주 (05417E+59)

2016-04-27 (水) 23:14:58

갱신! 오! 엘주의 레스다! 아마... 두 시간쯤 뒤에 답례들고 돌아올게!

222 레윌-엘 (20131E+58)

2016-04-28 (거의 끝나감) 15:31:18

분명히 배울때는 빡시게 배웟던것 같은데 그새 까먹었던걸까... 광물의 원래 성질에 대한 수식이랑 변환식은 제대로였는데. 설마 구현화 단계에 적용하는 것들에서 계산을 잘 못 한것이 아닐까? 아니면 발화 매개 촉진에서... 라고 레윌이 계속 생각할때쯤에 엘이 하는 말을 간신히 들은 레윌은 잠깐 움찔했어.

[...ㅁ...뭐? 어? 진짜로 괜찮아?]

뭐 괜찮다니까 다행이기야 하지만. 어쨋든 만족한듯한 엘의 얼굴을 보고 레윌은 또다시 창조마법을 쓴다던가 죄없는 가축 및 몬스터무리들을 쓸어버리면서 그들의 가축을 취하여 수작업으로 만드려는 계획은 실행하지 않기로 하였어. 정말이지, 가죽을 갖고있는 생물체들에게 다행이지 뭐야! 엘이 살렸어!

[니가 쓸거니까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엘이 기분 좋아져서 침...대로 다가가는 것을 본 레윌은 좋은게 좋은거지라고 넘겨버리다가 문득 하품을 하면서 네개의 눈을 깜박깜박 거렸어. 아. 갑자기 눈꺼플이 조금씩 무거워지고 약간 멍해지는 기분이 들어. 이건... 음. 그녀가 평소에 잘 시간이 가까워졌기 때문일거야. 그래서 그녀는 마지막으로 엘이 추워지지 않도록 남아있는 불씨를 더욱 돋구기 위해 방금전에 불을 뿜은 곳에 다시 불을 뿜은 뒤 정말 잠자기 편한 자세로 바꾸어 업드렸어.

[흐(잘 못 들으면 크로도 들릴 것 같아)아암... 잘자 엘. 난 먼저 좀 잘게.]

그리고는 엘쪽으로 고개를 놓고서는 네개의 눈을 깜빡깜박거리다가... 레윌이 잠들었어

223 엘 - 레윌 (31646E+57)

2016-04-29 (불탄다..!) 21:23:26

엘주야. 자주 늦어서 미안해. 요즘 일이 몰려서 오는지라 정신이 없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답레는 내일쯤 줄 수 있을 것 같아.

224 레윌-엘 (07271E+49)

2016-04-29 (불탄다..!) 21:26:00

>>223 엄... 힘들다면 무리하지 않아도 돼 엘주.

첫 번째 상황도 아마 엘주의 레스로 마무리 될 것 같고. 천천히 해도 돼!

225 엘 - 레윌 (20151E+53)

2016-04-29 (불탄다..!) 21:30:18

>>224 그렇게 말 해줘서 고마워. ('▽' )! 그럼 내일 보도록 하자.

226 엘 - 레윌 (32779E+61)

2016-04-30 (파란날) 19:05:43

신기해. 마법 하나로 이런 침낭을 만들 수 있다니. 그동안 내가 보고 알아온 마법들은 불, 물, 바람 같은 간단한 원소를 만들어내서 그 원소를 던진다던지, 함정처럼 어딘가에 숨겨둔다던지, 그런 공격적인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가끔 누군가를 치료할 수 있는 회복 마법 같은 것도 있었고.
책에서 본 소환 마법같은 것도 있었어. 무언가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마법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흠이었지만. 아무튼 그런 마법이 아닌,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마법이라니. 정말 신기해.

몇 번 침낭을 만져보다가, 드래곤이 정말로 괜찮냐고 나에게 말을 걸어오자 난 숙였던 허리를 펴며 드래곤의 네 눈을 바라보고 말했어.
"네, 괜찮아요."

드래곤이 날 위해서 창조해낸 침낭이기도 하고, 비록 침대보다는 오래 쓸 수 없겠지만 그래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쓸 수 있을 것 같이 보이니까 괜찮아. 난 침낭 위에 앉아 침낭 속으로 몸을 집어넣었어. 드래곤이 불이 있는 곳에 다시 불을 뿜고는, 하품을 하며 나에게 먼저 자겠다고 말했어.

"네. ... 안녕히 주무세요."

침낭에 눕자마자 졸음이 몰려온 탓에, 난 잠긴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한 뒤 그대로 눈을 감았어.

// 늦어서 미안해! 이게 막레 맞지? 그렇담 1:1 시트 보트로 가서 다음 상황을 상의해보도록 할까?

227 레윌-엘 (44283E+53)

2016-05-01 (내일 월요일) 21:07:53

우계... 아니. 우기가 시작되었어. 하늘은 적어도 며칠을 계속 깜깜한 비구름으로 옷을 지어서 번개를 뿌리고 다닐테고 계속 동굴 안에 불을 피워서 습기를 날려도 동굴은 어쩔 수 없이 조금씩은 눅눅하겟지. 동굴 밖으로 나갔다가는 축축해지는데다가 사냥감은 더 찾기 힘들어. 뭐 그것까지야 상관 없지만... 식량은 맨날 우기가 오기 한달 전부터 넉넉하게 모아 놓았으니까 굳이 저 비를 맞아가면서 돌아다니지 않아도 괜찮거든. 동굴 눅눅한거야 뭐 ...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곰팡이라면 아예 핀 곳마다 싹 다 태워버리면 그만일테니 상관이 없어. 그치만... 그치만... 레윌은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이 심심함은 도대체 뭐 어쩌란 말인가!!!! 아 진짜! 신이시여! 왜 당신들은 나에게 평생을 이 지루한 일만 시키게 하시고 이 지루함을 해결할것들은 스스로 조달하라고 하신 것이옵니까!!! 왜요!!! 라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였어. 다른 드래곤들은 살다가 사는게 지겨워지면 스스로 목을 긋던가 다른 드래곤들에게 죽여달라고 부탁하던가 아나면 100년 가까히 잠을 잔다고 하는데 레윌은 봉인을 지키고 감시해야 해서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 그 긴 세월을 혼자 고스란히 견뎌야만 했어. 그래서 다른 날들보다 유독 심각하게 지루한 우기가 시작되자 레윌은 말없이 동굴 벽에 머리를 콩콩(레윌의 기준이야. 엘의 기준으로 저건 쿠-웅. 쿠-웅. 거리는 수준이지.)박으며 심심하다고 생각하다가 그만둿을때 자기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엘을 보고는 표정이 밝아졌어! 그래! 이번 우기는 생에 처음으로 같이 보내는 사람이 있었어! 그건 곧... 심심함에서 그녀가 벗어날 수 있다는 거야! 레윌은 기뻐하면서 엘에게 말했어.

[엘. 뭔가 이 우기동안 해보고 싶은거 있어? 고대어 낭독이든 마법대결이든 뭐든 말이야. 응?]

228 엘 - 레윌 (6925E+50)

2016-05-02 (모두 수고..) 22:01:59

밖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빗소리, 저 너머에 있는 따뜻한 불기둥과 푹신한 침낭 덕분에 오랜만에 편히 잘 수 있었어. 마을에서 쫓겨난 이후부터는 산속을 돌아다니며 밤을 새우거나 정 피곤하면 근처에 있는 나무에 기대 눈을 감으며 잠이 올 때까지 기다렸거든.
사실, 마을에 있었을 때도 별로 다를 것은 없었어. 집에 있는 침대는 부모님의 침대가 전부였고, 난 항상 침대 위에서 쫓겨나 맨바닥에 이불을 덮고 잠을 청했어야 했거든. 차갑고 딱딱한 그런 바닥에서.

그동안 몸에 쌓여왔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 탓일까, 난 평소보다 몇 시간 더 많이 자게 되었어. ... 저 너머에서 들려오는, 무언가가 서로 부딫치는 듯하는 커다란 소리에 놀라 잠에서 급히 깨어났긴 했지만.

땅에서 진동이 울리는 것이 느껴져오자, 난 눈을 번쩍 뜨며 몸을 일으키면서 이 정체 모를 괴성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어. 저 너머에서 드래곤이 벽에 머리를 부딫치는 것을 본 나는 순간적으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걱정된다는 표정을 짓게 되었어.

드래곤이 날 보고는 기쁨이 묻어 나오는 듯한 목소리로 다짜고짜 우기가 끝날 때까지 하고 싶은 것이 있냐고 나에게 질문했어. 난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에 시선을 이리저리 옮기다가, 다시 드래곤의 네 눈을 바라보며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어.

"하고 싶은 거요...? ... 잘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드래곤이 다짜고짜 나에게 질문을 해 왔고, 이 동굴에 온 이유도 내가 죽기 위해서 왔던 것이라서 딱히 무언가를 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229 레윌-엘 (7979E+52)

2016-05-02 (모두 수고..) 23:38:24

아직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잘 모르겟다고 말하는 엘을 바라보건 레윌은 조금 김이 세는 듯 하였지만 뭐 그러려니 했어. 하긴. 잠에서 깬지 얼마 안되었을때 물어보면 정신이 멍하니까. 라고 생각한 것 같아.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음. 우기동안 그럼 뭘 할까... 흐음. 아. 엘. 혹시 넌 마법 쓸줄 알아?]

엘이 약하다고는 들었지만 레윌은 과연 이 시대의 평상적으로 내려오는 마법이 과연 어떤 수준일까 궁금해졌었어. 과연 자신이 알던 시대보단 퇴보했을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더 진보했을까? 이 학문에 대해서 다들 이제는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일까? 그런 호기심이 들기 시작하자 레윌의 심심함이 줄어들기 시작하였어.

[어때? 응?]

그녀는 궁금한듯 엘을 바라보았다.

230 레윌-엘 (7979E+52)

2016-05-02 (모두 수고..) 23:45:22

>>229 쓰다가 작성눌러버렸어. 더 이어서 써야할 것이 남아있어!

231 레윌-엘 (7979E+52)

2016-05-02 (모두 수고..) 23:57:54

아직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잘 모르겟다고 말하는 엘을 바라보건 레윌은 조금 김이 세는 듯 하였지만 뭐 그러려니 했어. 하긴. 잠에서 깬지 얼마 안되었을때 물어보면 정신이 멍하니까. 라고 생각한 것 같아. 사실 레윌도 어제는 푹 자기야 했지만 일찍 깨어버리는 바람에 어제 불빛에 슬쩍 비춰보인 엘의 자는 모습이 확실히 깊히 자는 것 처럼 보였거든. 그런 상태에서 바로 일어난 거니까 저렇게 졸린 표정이겟지?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음. 우기동안 그럼 뭘 할까... 흐음. 아. 엘. 혹시 넌 마법 쓸줄 알아?]

엘이 약하다고는 들었지만 레윌은 과연 이 시대의 평상적으로 내려오는 마법이 과연 어떤 수준일까 궁금해졌었어. 과연 자신이 알던 시대보단 퇴보했을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더 진보했을까? 이 학문에 대해서 다들 이제는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일까? 그런 호기심이 들기 시작하자 레윌의 심심함이 줄어들기 시작하였어.

[어때? 응?]

그녀는 궁금한듯 엘을 바라보았어. ...혼자서 너무 오래 있는거라든가 아주 오랫동안 이어지는 심심함이란건 확실히 레윌을 봣을때 위험한 것으로 보여. 방금 전까지 심심하다는 이유로 머리를 박고 있었던 저 용이 갑자기 저렇게 반색을 띄고 물어본다니!

///
수정

232 엘 - 레윌 (72666E+60)

2016-05-04 (水) 22:53:55

드래곤은 나의 솔직한 대답에 김이 세는 듯한 반응을 보였어. 드래곤을 실망시킨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는 걸. 내가 아닌 다른 인간들이라 하더라도 잠에서 깨어난 직후 무엇을 해야 할지 물어본다면 내가 한 것과 똑같은 대답이 나올 거야.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하는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이 나올 확률은 적으니까.
드래곤은 날 보고는 마법을 쓸 줄 아냐고 질문해왔어. 마법... 마을에 있는 다른 아이들이 불덩이나 얼음을 만들어내거나 바람을 불게 만들고 작은 번개를 만들었을 때, 난 마법의 기초조차도 이해하지 못 해서 그런 것들을 만들어내지 못했었어. 드래곤이 나의 두 눈을 바라보자, 난 이번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했어.

"... 어떤 마법이 있는지 알긴 하지만, 쓰지는 못해요."

방금 전보다 풀이 죽은 목소리로 대답한 나는 고개를 숙였어. 다른 아이들이 어릴 때 마법의 기초를 이해하고 그 기초를 통해 만들 수 있는 원소들을 가지고 놀았을 때, 나 혼자서 그 원소를 만들어내지 못 해서 매일 선생님에게 혼나고, 부모님에게 혼난 적도 있었어.
내가 마법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마법의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 할 거야. 처음으로 만들 수 있는 원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이해해야, 그제야 다른 마법을 쓸 수 있을 거야.

난 고개를 푹 숙인 체 풀이 죽은 눈으로 시선을 위로 옮기며 드래곤의 얼굴을 바라봤어.

// 많이 늦어서 미안... @ㅁ@

233 이름 없음 (19094E+54)

2016-05-06 (불탄다..!) 12:59:06

갱신!

234 레윌주 (70142E+56)

2016-05-06 (불탄다..!) 13:06:36

엘주 미안해... 오늘안에 답례 올릴게... 진짜 미안해...

235 레윌-엘 (70142E+56)

2016-05-06 (불탄다..!) 13:18:38

레윌은 잠시 자기 시대의 마법들을 생각했었어. 모두의 마력을 공유하면서 지하에 흐르는 마력들의 흐름을 다뤄 마력으로만 이루어진 에너지원을 쓰던 고대의 커넥트 도시, 마법의 여신이자 마녀 유타의 아이들이 이뤄냈던 기적들, 진리를 풀어내던 학자들 사이를 흐르는 청명한 마법, 그리고 그들 위를 날던 드래곤들과 그 모든것을 내려다보던 신들... 모두 과거가 되었다고 할만큼 그 시대에 비해 지금의 시대는 그 모든것이 찬란한 색채를 좀 잃어버렸지만 레윌에게는 어쨋건 영광의 시대였었어. 아. 그때 참 좋았는데... 라고 생각하던 그녀는 곧 엘의 말에 눈을 깜박이면서 놀라버리었어.

[마법을...? 엄... 진짜? 못 배워서 그런거야...? 아님 아무도 안가르쳐줘서?]

엘의 나잇대쯤엔 기초마법정도는 그래도 알겟거니 하던 레윌은 엘이 모른다고하자 깜작 놀라서 반문하였어. 그러다가 엘이 또 시무룩해져버리자 자산이 그렇게 만든건가 싶어서 얼굴을 바싹 갖다대면서 말했어.

[오오, 아냐아냐! 그렇게 풀죽을 필요는 없어. ...뭐. 마법이라는 학문이 원래 난이도가 높으니까 그럴 수 있어. 음... 그리고.... 정... 힘드면 천천히 다시 배우면 되는걸! 우리때도 서른살이 넘어서 겨우 마법을 쓸수 있게 된 경우도 왕왕 있었으니까.]

...그때는 아무리 대 마도시대라고 했어도 마법사들이 각 마탑 및 학파마다의 신비주의와 비밀주의가 가득해서 입문 자체가 아주 늦은 나이에 행하여졌다는건 말을 안했지만 레윌은 어쨋든 그렇게 말해줫어.

236 엘 - 레윌 (86131E+58)

2016-05-07 (파란날) 20:23:40

사람들이 흔히 전설이라고 칭하는 과거를 담은 책이나 그런 이야기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든 동화에서는 지금으로부터 먼 옛날에는 세상에 인간 말고도 다른 다양한 종족이 살고 있었다고 하고, 다양한 마법을 이용해 각 종족이 편리하게 살아가는 사회가 있었다고 적혀 있었어.
... 문득 든 생각인데, 만일 내가 다양한 종족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갔던 그 먼 옛날에 살았더라면, 지금과 같이 다른 아이들보다 힘도 약하고 마법도 쓰지 못한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쫓겨나지 않았을지도 몰라. 부모님에게까지 버려진 나를 받아줄 다른 이종족이 있었을지도 몰라. 남들이 날 비난하고, 놀리고, 흉보았을 때 옆에서 격려를 해 줄 그런 이종족이 있었을지도 몰라. 마치,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드래곤처럼.

내가 마법을 쓰지 못한다는 말을 들은 드래곤은 놀란 듯 말을 더듬으면서 정말 마법을 쓰지 못하는 것이냐고 말해왔어. 마법을 못 배워서 그런 것이냐고, 아무도 나에게 가르쳐주지 않았냐고. ... 그러진 않았어. 다들 나에게 마법을 가르쳐주려 했는걸. 내가 그걸 따라가지 못 했을 뿐이지.
풀이 죽은 눈으로 드래곤을 바라보니, 드래곤은 자신의 얼굴을 불쑥 내밀더니 풀죽을 필요 없다고 날 위로했어. 서른 살이 넘어서 겨우 마법을 쓸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며. 그 말을 들은 나는 고개를 살짝 들며, 약간이나마 자신감이 생긴 표정을 지으며 드래곤의 눈을 바라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 정말요? 그렇다면, 저도..."

나도 열심히 연습한다면, 다른 사람들처럼 마법을 잘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려 했지만, 이상하게 그 말이 목구멍에 막혀서 올라오지 못하는 바람에 그 말을 하지 못했어.

// 괜찮아, 늦을 수도 있지. 나도 늦었는걸.

237 레윌-엘 (2867E+55)

2016-05-08 (내일 월요일) 13:10:52

인간들의 기준으로는 마도사의 시대나 고대시대라고 부렸던 그 시대는 레윌이 아직 엘만큼이나 어린 시대였어. ...그때도 엘보다 10살은 더 많았지만 말이야. 뭐. 그때도 그때 나름의 고증이라던가 기쁨과 슬픔이 판을 폈지만 레윌은 어쨋던간에 그때가 그립긴 했어. 지나간 세월이란건 그 세월이 지나갔다는 것 만으로도 그리운 경우가 많은거니까. 그나저나 저렇게 풀죽다니... 아. 하긴 그러려나. 엘은 그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죽으려고 여길 찾아왔으니까. 라고 생각한 레윌은 다시금 눈을 반짝이면서 기대에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엘을 보곤 일단 고개를 끄덕였어. 뭐 여차하면 피의 교육이란게 있긴 하니까.

[그래. 가능해. ...흠. 그치만 일단 재능이 어느정도인지 알기 위해서 잠깐 손좀 내밀어볼래?]


그래도 일단 엘이 어느정도인지를 확인하고 싶었던 레윌은 설마 마력이 흐르는 길이 꽉꽉 막혀있다던가 하는 그런거는 아니겟지라고 생각하며 엘이 손을 내밀기를 기다렸었어. 근데 가만보자... 자기가 누구한테 뭔갈 가르친 적이 있었나? 아예 없던 것 같았는데.

//자기전에 작성누르고 잔다는게 새로고침 누르고 잠들어버린지도 몰랐다... 어...

238 엘 - 레윌 (80119E+53)

2016-05-08 (내일 월요일) 14:39:01

찬란한 마법과 이종족이 있었던 시대와 지금은 많은 차이점이 있다고 들었던 기억이 나. 우선 인간 이외의 이종족은 보기가 매우 힘들어졌고, 마법도 일상생활에 사용될 정도로 널리 사용되지 않는다고 했어. 그때 있었던 수많은 기술들도 사라졌다고 했고.
왜 수많은 이종족과 기술들이 사라졌는지는 난 알 수 없어. 책에서는 각종 재난과 각 종족끼리 분쟁이 발생하는 바람에 일어난 전쟁 때문이라고 되어 있긴 했지만. 만약 과거로 갈 수 있는 마법이 있다고 한다면, 난 그 옛날 시대로 돌아가 보고 싶어. 그 기술들과 이종족의 모습을 꼭 보고 싶거든.

드래곤은 나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재능이 어느 정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을 내밀어보라고 했어. 드래곤이 한 말 중에 '재능'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난 다시 기가 죽은 듯 고개를 살짝 숙이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어. 재능... 많이 들어본 말이야.
어른들은 다른 아이들에게 마법에 재능이 있다, 검술에 재능이 있다, 아니면 특별한 능력에 재능이 있다는 말을 많이 했거든. 나에게는 아무런 재능도 없다는 말을 했지만. 재능이 없는 아이는 어딜 가도 못쓴다는 이야기도 들으면서.

잠시 슬픈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 드래곤의 말대로 손을 내밀었어. ... 그러고 보니, 옛날에 선생님들이 나에게 마법을 가르쳐줬을 때, 마력이 팔에 흐른다고 생각해보며 마법을 써보라고 했던 것 같아. 실제로도 그런 느낌이 난다고 했고.
물론, 나는 그런 느낌이 나지 않았지만. 대신 몸 안에서 무언가가 흐르는 기분이 들었고, 가끔은 심장이 빠르게 뛴다던지, 현기증이 온다던지 하는 경우가 있었을 뿐이지.

// 아... 그런 경우엔 좀 짜증나긴 하지. 내가 쓴 글을 실수로 다 날려버렸으니까.

239 실크-네게브 (11729E+60)

2016-05-09 (모두 수고..) 01:43:44

"이번역은 '루나티스' 입니다"

여름도 아니지만 언제나 찝찝하고 숨이 텁텁막히는 화물칸
칸의 이름대로 사람을 태우는 칸이 아닌지라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하긴 헐값에 몸을 옮겨다주는것도 감사해야하는터라 그누구도 항의 할수없는 일,2일 밤낮을 달려 마침내 도착한 루나티스 센트럴
저번 지령은 시골의 마을에서 이루어졌기에 이렇게 복작거리는 도시풍경은 둘에게 오랜만일것이다
특히 석탄사업으로 발전한 이곳은 다른곳보다 더 즐길거리들이 많기에 실크는 꽤나 들뜨기까지 했다
그래봤자...즐길돈도 시간도 없지만 말이지

기차가 정차하고 나오는 사람들이 한가득 짜증을 얻고 오는 가운데 누군가 한사람 만은 얼굴에 만연한 웃음을 띄우고 일등석을 향해 뛰쳐나간다
가끔 화물칸에서 일등칸을 시샘한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이는 많지만
당당히 일등칸 인물에게 다가가는것은 좀 이상한 일
그도 그럴게 최상층과 최하층에게 인연이 있을법하진 않기때문이다

"어머..."

그렇기에 역무원들에게 제제를 받는 화물칸의 여자
나온칸도 그렇고 차림새도 썩좋지 않은게 어쩌면 물의를 이르킬수있기때문에 예방의 차원에서 그러는것같다

"잠깐, 오빠들! 나 저기 아는사람 있으니ㄲ..앗! 아~가~씨이 이거 어떻게 해명좀 해줘"

/루나티스는 적당히 18세기 런던정도의 배경으로 생각해줘!

240 네게브-실크 (32452E+57)

2016-05-09 (모두 수고..) 02:40:16

기관의 내부 사정이 어찌되엇건 돈줄이 되는 사람은 우대한다는건 훌륭한 생각이다. 누가 생각한건지는 몰라도 상을 주어야한다. 열차의 일등석을 만든사람처럼.
일등석은 확실히 대단하다. 이번에는 이동하는 동안에는 정말로 잠만 잔것같지만 어깨결림은 커녕 허리통증또한 없을정도. 역시 돈이 있다는건 멋진일이다. 내 돈은 아니지만...

"이번 역은 '루나티스'입니다."

몽롱한 눈을 비비고는 가방을 맨다. 어느샌가 이번 목적지까지 도착해버렸다.
루나티스 센트럴.
어디를 가더라도 같겠지만 저번에 있던 시골보다는 훨씬 마음에 든다. 밖을 봐도 경작지같은것밖에 보이는게 없다는건 나같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어디를 가던지 다른 모습이 있다. 시간이 있다면 천천히 돌아다니며 풍경을 체크해보는것도 좋았겠지만 그럴 시간은 없다. 차라리 이게 여행이였다면 좋았을텐데...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열차에서 내리자 마자 산업의 향기가 나는 도시가 나타난다... 였으면 좋겠지만 그 전에 역에서 나가지도 않았다.
빨리 나가서 잠시만이라도 눈에 새겨두도록 하자고 마음속으로 정하고 달리려 했지만 뭔가 잊은게 있다는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 생각은 틀리지않았다.
역무원에게 잡혀있는 장신의 여자는 일등석에 있을만한 사람은 아니다. 문론 일반칸에 있어야할 옷을 입지도않았다.
하지만 익숙하다. 그야 그럴수밖에 페어니까.

"죄송합니다. 이분은 제 일행이에요."

역무원에게 다가갔다. 이 사람이 잡혀있으면 나도 힘들어진다. 거기에 저렇게 계속 둘수도 없는노릇이기도 하고.

"그냥 바깥에서 기다리시지... 괜찮으세요? 어디 아프지는 않아요?"

역무원한테 제재를 받으면서 다쳤을지도 모른다. 호위역이 다치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이기도 하니까 평소 하던대로 실크의 주변을 빙빙 돌면서 간단히 몸 상태를 살핀다. 뭐 실랑이가 있었던건 아닐테니까 다치지는 않았겠지.
/참고로 말하면 난 밤-새벽쯤에 올것같아.

241 이름 없음 (01314E+56)

2016-05-09 (모두 수고..) 20:55:34

인양

242 레윌-엘 (16081E+53)

2016-05-09 (모두 수고..) 21:27:42

아름답고 찬란했던 그 시대를 아무리 그려보아도, 어차피 세상은 변해버렸지. 고대의 나라들은 사라지고, 자손들은 그 유전자가 퇴화되어가고, 빛과 어둠 양쪽 다 흐릿해지는 그 감각은 가끔씩 동굴에 있는 래윌조차도 세계가 멸망해버리는게 아닐까 하면서 몸을 떨게 만들어. 생명과 죽음 둘 다 소리를 죽이는 날이면... 레윌은 원래부터 혼자 있었어도 정말로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라 몸이 떨리지. 그렇지만 말이야. 이 시대도 나름대로의 좋은 무언가가 있어. 그건...

[어... 라?]

레윌은 역시 보통 사람들에 비해 마나가 많이 막혀있는걸 보곤 남들보다 힘들긴 힘들겟구나 생각했어. 이런거라면 억지로 한방에 패스를 뚫다간 엘의 몸을 다치게 하겟구나 라고 생각하던중에... 엘의 몸에서 느끼는 감각때문에 조금 깜작 놀랐어. 이건 마나의 기운이 아니야. 그렇지만... 음. 이건 뭐지?

[흐음. 잠시만. 엘. 혹시 가끔 이유없이 현기증이 날때가 있어?]

아니. 설마하니 그건... 그거려나? 하지만... 이라고 무언가를 떠올리며 레윌은 살며시 엘의 손에서 손을 떼었어.

//음 엘이 갖고있는 무언가를 잘 몰라서... 일단 이렇게는 썻어.//

243 실크-네게브 (11729E+60)

2016-05-09 (모두 수고..) 22:57:37

"아가씨가 너무 반가워서 그랬지이-그리고 걱정마 아가씨를 호위할 만큼의 상태는 되어있으니까"

생채기 조차 없는 모습
오히려 네게브는 역무원들을 걱정하는게 정답인지도 모른다
평소 시한폭탄같은 실크는 살인의 장소도 시간도 가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일을 벌리니까

역에서 나와 처음으로 북적거리는 도시의 모습을 바라보는 둘
역은 공업지역에 더 가깝기 때문에 아직 낮임에도 도시의 공기는 매캐한 흑안개로 뒤덮혀있었고
그사이를 실크와 같은 차림새의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이번 환자의 집은 이 할렘가 안에 있기에 두사람은 뒷쪽 골목에서 마차에 오르기로한다

"아가씨는 이쪽 ...?응?"

지령과 함께온 돈봉투를 주며 마차에 오르던 실크는 이내 마차장의 제제에 마지못해 내린다
그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이 봉투에는 오직 1인분만의 비용이 있다는것
몇번의 말다툼끝에 눈 깜작할새 선혈이 튀며 마부의 목이 날아간다
분수처럼 쏟아져나오는 피를 맞으며 시체를 간단히 치워둔다

"자 이제 출발하도록 하죠 아가씨,시간이 너무 지체되었으니까요"

자연스럽게 마차에서 여분의 마부유니폼을 걸친 실크는 마부의 자리에 앉는다

244 네게브-실크 (32452E+57)

2016-05-09 (모두 수고..) 23:28:21

역 근처에는 예상한 대로 공업지역에 가까운 모습이였다. 좋은 상태는 아니야. 그래도 의사인데 어디서든지 병에 걸릴수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있는게 좋다고 볼수가 있을리가.
상태가 좋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기는 한다. 여기 저기에 돈이 놓여있는거나 마찬가지인 곳이니까 이런곳을 주저하면 안되지.

이동 후에 또 이동이라는건 마음에 안들었지만 그나마 마차를 쓸수있다는건 꽤나 괜찮은 소식이였다. 문론 의사를 위험한곳에 자기발로 걷게해서 보내지는 않겠지만 어디선가 안심이 되는데...

아무래도 언제나처럼 돈이 1인분밖에 준비되지 않은거겠지. 위험한일만 하지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순간 눈앞에서 마부의 목이 사라지는 광경을 보게되었다.
목이 사라진 몸은 자기 머리를 찾지못한채 힘이 빠져 쓰러졌고 갈라진 공간에서는 피가 샘솟았다.

방금 광경으로 인해 속이 매스꺼워져 마차에서 다시 내린뒤에 길가에 토를 한다. 이런건 많이 봐왔지만 익숙한건 아니다.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다. 그런 광경을 받아 들일 수 있는건 정신이 나간 사람이거나 아니면 심하게 우수한 군인정도겠지.
목이 아파올 정도로 게워낸 뒤에야 이제 시체를 바라볼수있게되었다. 손수건을 꺼내 눈물과 입가를 닦고 바로 버려버렸다. 안녕 아끼던거였지만.

"신이시여..."

치워놓은 시체곁으로 가서 안식을 빌어주었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수술도 불사했을텐데 이 직업이 한탄스러워지는 순간이였다.
방금까지 마부의 자리에 있던 실크를 잠시 째려본뒤에 다시 마차에 올랐다.

"죽이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었을거에요."

그래 돈에 얽힌 문제다. 승차비가 부족했던것은 나중에 갚으면 되는것 뿐인 이야기이다. 온정에 기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수도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탄 마차를 운전하는 마부겸 호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뭐든지 그렇게 해결했다간 언젠가는 당신도 똑같이 당할거에요."

245 실크-네게브 (11729E+60)

2016-05-09 (모두 수고..) 23:51:20

속을 게워내는 네게브를 뒤로한채로 출발전 체크를 하며 그녀에게 충고한마디를 한다

"어머머? 아가씨는 이 일에 좀더 익숙해질 필요가있어보이네
난 머리에 대한 재주는 없어 그래서 기관에서 지원을 받지 못한거고 대신 다른 재주를 써서 이 탈것을 제공받았지
어때? 공평하지?사람은 스스로 살길을 만들어야해 안그럼 살아갈수없으니까"

네게브의 눈치는 신경쓰지 않은채,그녀가 마차에 오르자마자 거친주행을 시작한다
둘다 전문 마부가 아닌이상 이런 복잡한길을 안전하게 운행할수있다는건 무리라는걸 당연히 여긴다

"꺄르르륵 신이래 신! 왠일이니,기관 사람들 중에서 신을 찾는 사람도 있다니!"

혼자 배를 잡고 웃어대는 실크
무슨 재미난 개그라도 들은듯이그녀의 웃음은 그칠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하하 아가씨,내가 한마디 해두겠는데
책잡고 있던 아가씨에겐 그 조그만 종이쪼가리가 해준말이 세상의 전부인것같아도 ..
그녀석이 숨기는게 더 많단말이지...신라느니 되돌려받는다느니
하긴뭐...기관의 기계처럼 수술만 반복하고 다닌다면 알필요 없는 이야기겠지만
어쨌든 나하고 페어를 짠이상 방금전 모습은 익숙해지도록해"

246 네게브-실크 (55497E+52)

2016-05-10 (FIRE!) 00:31:14

방금 내 안에서 이 사람에대한 이미지가 드디어 확립되었다. 인간이 윤리적으로 결여되어있는 모습. 자신이 틀린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모두 돈으로 되어있다. 멀쩡한 인간을 죽이는건 돈을 강에 뿌리는것과 같다. 최대한 살려두면 돈을 벌수있다. 내 사고방식도 정상이라고는 못하지만 이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생각할 틈도 주지않는다. 저 사람에게 안전 운행을 바라는건 역시 무리였을까. 덜컹거린다를 넘어서 조금만 잘못하면 마차 자체가 쓰러질것만 같은 정도의 주행이 계속된다.

"ㅇ...왜요! 뭐가 이상하다고!!"

인간이 불가능한 영역이라면 신을 찾는게 당연한것이고 사후에는 사람이 관여 할수있을리가 없다. 그렇다면 신께 의지하면서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어주는 수밖에는 없지.
문론 내가 이런말을 하는것도 이상하기는 하지만 신을 믿는것또한 좋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기관의 기계. 틀린 말은 아니다. 일만하고 휴식은 없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반항할 생각도 들지않는다. 그런 생각을 안해본건 아니지만 그럴 때마다 원인을 모르는 데에서 나오는 공포감이 몸을 감싸버릴 뿐이였다.

"과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 이라는 건가요? 응. 깊이가 느껴져요. 그럼 당신의 시야를 피해서 책을 읽어야겠네요."

약간 다운된 목소리로 말한다. 분명히 비꼬는것처럼 들렸지만 이런거라면 간단히 넘겨야 한다. 어찌되었건 계속 얼굴을 마주할 사람이기도 하니까 이정도는 받아들여야지.

"그리고 페어라면 당신도 이제부터라도 제 앞에서는 죽이는것보다는 기절만 시켜주세요. 부탁할게요."

247 엘 - 레윌 (42354E+52)

2016-05-10 (FIRE!) 14:41:07

솔직히, 지금도 팔에 마력이 흐르는 느낌이라는 것이 뭔지 잘 모르겠어. 항상 마법을 사용하려고만 하면 몸에 그 마력이 쌓이는 느낌이 들고, 가끔은 현기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생기는걸.
드래곤의 커다란 손이 나의 작은 손 위에 올라오더니, 드래곤이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는지 놀라는 반응을 보이다가 나에게 가끔 현기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생기냐는 말을 해 왔어. 현기증...? 무엇 때문에 그런 거지?

"... 네."

난 드래곤의 말에 조금 불안해지는 바람에 조금 무겁고 낮아진 목소리로 드래곤의 말에 대답했어. 드래곤이 내 손 위에 올려놓은 자신의 손을 내려놓자, 또다시 현기증이 몰려왔어.
난 잠시 눈을 꼭 감고는 왼손을 들어 머리 위에 올린 뒤 휘청거리려는 몸을 겨우 바로잡았어. 현기증이 서서히 사라져가자 나는 눈을 천천히 뜨며, 드래곤의 네 눈을 바라봤어.

그런데, 왜 난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마력이 팔에 흐르는 그 느낌을 느끼지 못 했던 걸까?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마법에 재능이 없어서 그랬던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 사실 나도 엘이 뭔가를 가지고 있는지 명확하게 정하지는 못했어. 일단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두곤 있어. 하나는 엘의 몸 안에 비정상적으로 쌓여버린 마나가 있다는 거랑 또 하나는 레윌주랑 상의를 해야겠지만 엘이 드래곤이랑 서로 영혼이 묶일 수 있는 존재 중 하나... 라는 식의 설정을 생각해두고 있었어. 다른 것도 생각해보고 있고. 자세하게 정한게 아니라서. 아무튼 자세한 내용은 다음 상황으로 넘어갈 때 서로 상의해도 되고.

248 레윌-엘 (9624E+54)

2016-05-10 (FIRE!) 17:20:32

//그런 능력이였구나... 는 후자의 경우라면 나도 레윌에 대해서 비슷한것을 생각했던 것 같아. 예전에 읽은 소설의 설정에 가까운 거지만. 확실하게 생각한건 아니라서 자세히는 말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서로에게 계약을 통해서 영혼과 몸이 공유되는 그...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체인질링같은 거도 나름 가능한 파트너같은 것을 생각중이였어. 서로의 영혼이 연결되었기 때문에 힘이나 생각같은것도 서로 주고받을 수 있고 상대방의 감정을 같이 느끼는 것도 가능하고.//

[특이한 경우라고 우선 말해두고 싶어. 굳이 네가 갖고있는 마법에 대한 가능성을 말하자면... 아마 인간들이 일반적으로 아는 방식으로만 노력을 했다면 그건 진짜 희대의 삽질이였을거야 엘.]

레윌은 엘 안의 무언가가 비정상적으로 마나를 많이 몸안에 쌓아두었다는 것부터 말해준 뒤 앓는 소리를 내면서 골치아파했어. 분명 이런 경우가 있었는데 그게 뭐였더라? 아아. 분명 이런 경우를 보기야 봣어. 하지만... 그건 1000년도 전에 봣던 경우인데다가 레윌의 일이 아니였었단말야. 레윌이 기억력이 좋기야는 하지만 너무 오래된 일들은 그녀로서도 강렬하게 남지 않는한은 기억을 안한단 말이지.

[그래... 그러니까 아마 1000년도 전에 너랑 같은 체질을 봣었어. 음. 그애는 ...하를렌 족이였던가? 들리는 소식에서는 200년 전에까지 이어진 마지막 대 전쟁에서 멸족당했다니까 넌 모르겟지만 피부가 굉장히 새파란것을 빼면 인간과 비슷한 종족이였지. 이게 중요한게 아니라.]

레윌은 엘을 바라보다가 그때를 떠올리려고 말을 멈추었어. 그때 그 하를렌의 소녀는 레윌의 동족이자 레윌의 오랜 친구였던 지그가 데리고 다니는 아이였기 때문에 엘도 알게되었던건데... 그 소녀의 몸에서도 마나는 한 번 모이면 빠져나갈 생각을 못했지. 가장 자유로우면서도 쉽게 변하는게 일반적인 상태일때의 마나들인데 말이야.

[나도 이런 경우는 일생에 두번본거라서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아.]

레윌은 생각하다가 당장에 답이 안나오자 잠시 앎는 소리를 내었어. 이럴땐 어떻게 하더라... 당장 생각 나는건 없고. 도움을 청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지그에게 연락을 할텐데 지그는 우기가 한 번 시작되면 질색을 하고 자기 레어에서 나오지 않기로 유명한 놈이니까... 아!

[...아니지. 괜찮을만한게 있을지도. 엘, 아침먹으면 잠깐 지하에 갈건데 따라올래?]

레윌은 지하실에 있던 그것을 떠올리며 엘을 바라봣어.

249 엘 - 레윌 (40142E+55)

2016-05-10 (FIRE!) 22:57:06

휘청거리는 몸을 바로잡고 눈을 뜨며 드래곤을 바라보자, 드래곤은 나에게 특이한 경우라는 이야기를 하며 내 안의 무언가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마나를 쌓아놨다고 이야기하며 골치 아파하는 듯 앓는 소리를 냈어. 내 안의 무언가가, 마나를 쌓아놓고 있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난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이며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어.
기존 인간들의 방식으로 마법을 쓰려고 했다는 것도 사실상 의미가 없는 이야기라니. 이해가 되질 않아. ... 왜 그런 일이 벌어진 걸까? 드래곤의 말대로 기존의 방식대로 마법을 쓰는 것이 의미가 없다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마법을 써야 하는 것일까? 알 수 없는 이야기 투성이야.

드래곤은 이어서 약 천 년 전에 나랑 같은 체질을 지닌 사람을 본 적이 있다고 했어. 정확히는 나랑 같은 종족이 아닌 하를렌 족이라는, 200년 전에 멸종한 종족의 소녀였다고. 그리고 드래곤은 이런 경우를 평생 두 번밖에 보지 않았다고 하며, 다시 앓는 소리를 냈어.

"... 몸에 쌓인 마나, 하를렌, 천 년 전의 이야기..."

난 드래곤이 나에게 이야기해준 말들을 정리하기 위해 혼잣말을 하듯 작은 목소리로 그동안 들은 이야기의 주요 주제가 되는 문장을 말했어. ... 이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책에서도 본 적이 없는 걸. 몸에 마나가 쌓인 것은 물론, 그 멸종한 하를렌이랑 종족 또한. 인간이랑 비슷한 종족이라고는 하지만, 그 어떠한 책이나 이야기에서 그 종족의 이름조차도 들어보지 못했어.
그러자 드래곤은 무언가 좋은 수가 떠오른 듯 나에게 아침을 먹은 뒤에 지하로 따라올 것이냐고 물어봤어. 지하? 이 동굴에도 지하 같은 것이 있는 걸까? 있다 한다면, 그 지하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난 혼란과 호기심이 섞인 눈빛으로 드래곤의 네 눈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어.

"네, 같이 갈래요."

// 응. 정확하게 정하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이 두 가지로 생각해놨어. 일단 전자는 지금 상황에서 나타났으니 이대로 진행해도 될 것 같고, 후자같은 경우에는 서로 영혼이 묶이려면 아무래도 엘과 레윌이 상당히 친해져야 하니 천천히 생각하도록 하자. 다음 상황을 상의할 때 이야기해도 좋고, 아니면 답레를 달면서 상의해도 좋고. 아, 그리고 레윌주가 생각한 설정도 괜찮은 것 같아!

250 레윌주 (53601E+52)

2016-05-10 (FIRE!) 23:09:25

엘주,아마 답례는 내일 달 것 같아. 지금 답례를 발견하긴 했는데 내가 지금 술을 많이 먹어서 제정신이 아니라... 슬깨면 답례달게.

251 이름 없음 (40142E+55)

2016-05-10 (FIRE!) 23:19:47

>>250 그래. 천천히 달아 줘!

252 실크-네게브 (67139E+60)

2016-05-11 (水) 00:54:19

"만약 신이 있다면 그사람은 엄청 무신경한 사람이거나 무능력한 사람일꺼야
그도그럴께 그 증거가 떡하니 존재하고있잖아? 우리위에 말이지"

네게브를 약올리듯 지령문서를 팔랑거리며 보여준다
오늘따라 유독 밝게 빛나는 금색 테두리의 기관마크 ...'천사의 집'
천사는 개뿔...지금도 반인륜적인 행위로 죽어가는 이도있을테고 실크같은 녀석을 기계처럼 찍어내고 있을 그곳을 어떻게 가만히 보고있을수있겠어

"시이러☆ 그도그럴께...그쪽이 더 재미있잖아?게다가...은근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확실히 도덕성이 결여된 인간의 대답이다
그래 그녀가 마부에게 간청도 거래도 해보지않고 바로죽인것은 간단하고 재미있으니까
그녀의 부탁따위는 무논리로 상큼하게 무시해버리고 엉망진창의 운전이 끝낸다

"자 손잡아"

에스코트하듯 소중한 의사님을 마차에서 내려주려 가까이 다가가 속삭인다

"너도 언젠가 내손에 저렇게 될수있으니까 ...조심하라고?"

그렇다
지령에 실패한 의사는 자신의 호위의 손에 죽는것이 운명
실크는 그순간을 기대하는듯 흥분한 얼굴 ...에서 뒤를 돌아 고객의 집안사람을 마주보는 동시에 예의 바른미소를 짓는다

" 안녕하세요 마님 '천사의 집'에서 나온 네게브님과 호위담당 실크라고 해요,요 몇일간 잘부탁드립니다"

무서울정도의 태세 변환이다

253 코로나 - 사르비에 (1098E+60)

2016-05-11 (水) 01:40:11

"개미보다는 대우가 좋아. 적어도 난, 너를 아크릴 통에 가둬놓지는 않을테니."

농담할 타이밍은 아니었지만, 애초에 이것도 농담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 스스로도 어느정도의 자각은 있는것인지 감시라는 대목에서는 딱히 부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 단독행동엔 성취감도 이득도 없어."

그럼과도 동시에 그렇게 단언한다. 이득도 뭣도 없는 감시가 어떤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코로나는 말했다.

"틀린 선택을 하는 기분이 들었을 뿐."

사르비에에게 말과는 대비되는 차가운 시선을 고정한채로 우뚝 서있는 소녀와 잔잔한 바람만이 흘러갔다.
그 사이에 비어있는 손을 건네보이는 그녀.
이런 상황에 악수를 청한다고 생각하는건 조금 무리가 있었지만, 지금 코로나의 모양새는 그것이라고 밖에는 생각할수 없었다.

254 이름 없음 (83765E+62)

2016-05-11 (水) 01:40:50

실크주 아무래도 답레는 오늘 밤에나 올릴수있을것같아...미안해

255 사르비에 - 코로나 (43564E+62)

2016-05-11 (水) 22:26:47

"...... 뭐어... 방금건 좀 무서운 농담으로 받아들여도 상관없는 거지?"

적어도 개미보다는 나은 대우라는 코로나의 말이 농담, 진담인지의 구분을 떠나 사르비에는 오묘한 한기를 느꼈다.
딱히 그녀의 말에서 한기가 서려있는게 아닌, 단어 그 자체 말이다.
어쨌든 감시는 한다는 뜻이 내재되어있다는 점에선 한숨을 쉴수밖에 없었으나 사르비에의 뇌내 판단은 '기왕 걸린 바에 당장 죽는 것 보다는 어느정도 목숨을 부지하는게 낫겠지.' 라는 선택으로 기울어갔다.

"......"

그 뒤에 들려온 그녀의 단언, 코로나가 행하고 있는 그 '단독행동' 엔 성취감도 이득도 없다 한다.
심지어 틀린 선택을 하는 기분까지 들었다고 하니, 지금 그 단독행동이라는 것에 의해 어떻게든 연명을 하게 된 사르비에는 그 말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었으나
코로나의 말이 거짓이 아님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기에 손을 건네보이는 그녀의 행동에도 딱히 반사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마주잡아 보였다.

아주 잠깐 움츠러들긴 했지만 그건 분명 팔에 닿은 스산한 바람탓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서... 지금 이건 어떤 의미의 악수인 거니? 휴전? 아니면 내가 협조를 잘 해준다는 것에 대한 긍정의 표현?"

256 네게브-실크 (05137E+58)

2016-05-11 (水) 22:35:49

저 마크. 오히려 신에대한 믿음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버리는 저 마크. 내가 신을 믿을수밖에 없는 유일한 이유이자 저것이 사라진다면 더욱 강렬한 신앙을 가지게될 낙인같은것.
그래. 이런 나락에 떨어진 상황에서 신은 아직 나를 구하지 않으셨다. 다치고 병든자를 모두 구하시고 그 다음이 나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가 가진 의술은 신께서 주신것에 틀림없으며 이것으로 조금이라도 더 빨리 자신을 구하라는 소리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믿어야한다.

강렬한 신앙을 가지고서 저 사람이 하는 말을 듣지 않으려 했지만 눈을 감고 귀를 막아도 저 목소리는 마치 뱀처럼 내 귀속으로 기어들어왔다. 재미있으니까 사람을 죽인다. 나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
기관의 말을 듣지않으면,의뢰에 실패한다면 나는 그녀의 손에 죽는다. 실패는 용납되지않는다.힘쓸수있는 선까지 노력해서 의뢰인이 죽으면 나도 죽는다. 목숨을 걸고서 사람을 치료하는데도 내게 오는 인정따위는 없었다.

"...그런날이 오면 좋겠네요."

죽는건 무섭다. 하지만 살아도 죽은것과 마찬가지다. 수술을 할때도 몇번씩이나 여기서 일부러 죽일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용기가 생기지않는다. 차라리 실패해서 죽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죄책감없는 사람에게 죽는건 기분이 어떨까.
에스코트 하려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천천히 마차에서 내렸다. 별 의미는 없었지만 그래도 본능에서 오는 긴장감. 그걸 감출수는 없었겠지.

"안녕하세요. '천사의 집'에서 파견된 의사 네게브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자신의 소개만 한뒤에 실크의 저 미친듯한 태세 변환의 속도를 보았다. 화살이 과녁에 박히는것도 저것보단 느릴거라 생각하며 재미있다는듯 코웃음을 쳤다. 저런 사람이라서 지금까지 살아남은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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