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5719633> 1:1 자유 상황극 보트 - [1] :: 387

익명의 참치 씨

2016-02-17 23:33:53 - 2021-09-13 01:05:49

0 (16E+38)

2016-02-17 (水) 23:33:53

본 글은 다수가 아닌 1대1로 짝을 지어서 노는 보트입니다. 통제하는 캡틴은 특별히 없습니다.
장르나 글의 퀄리티 등등은 파트너 참치끼리 상의하며 상황극 게시판의 규칙을 준수하는 아래 자유롭게 조율하고 돌리실수 있습니다.
파트너간의 불화나 사정으로 인한 하차 등등은 원할한 대화로 해결하도록 합시다.

자세한건 시트 보트를 참고해주세요.

현 시트글 - http://tunaground.co/cardpost/trace.php?bbs=situplay&card_number=1455719482&recent=true

155 마뉴스- 요한 (98765E+58)

2016-03-13 (내일 월요일) 02:02:15




보기라도 하면 누구라도 반할것같은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보인 교황은 . 무릎을 꿇고 시선을 낮춘 그를 바라보면서 이내 아름답고 가느다란 다리를 움직여 . 요한한테 향했다. 마치 바람같은 걸음걸이로 . 우아하고 성스러운 계단을 교황은 잠시 걱정스러움이 섞인 웃음이 교황의 얼굴을 스쳐지나갔을까. 교황은 다시금 미소지으면서. 요한을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잠시동안의 성스러운 정적이 흘렀을까. 그 정적을 조금은 즐기던 교황은 . 안에 있던 자신의 사제들에게 나가라고 . 부탁이 섞인 명령을 내뱉었다. 신부 수녀들이 나가는 소리가 . 귓가를 맴돌았을까. 교황은 부드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요한 , 신의 품에서 벗어난 불쌍한 배반자를 만나셨습니까 .]



부드러운 말투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목소리에는 위엄이 섞여있었다.

156 바그너주 (98765E+58)

2016-03-13 (내일 월요일) 02:02:37

있을까 모르겠네. 음음

157 바그너주 (98765E+58)

2016-03-13 (내일 월요일) 02:38:54

갱신! 보고싶다 요한주!

158 요한-마뉴스 (45683E+61)

2016-03-13 (내일 월요일) 03:48:27

누군가가 신은 불공평하다고 외치고싶게 만들어지는 아름답게-그 말도 부족하지만 그 말 외에는 어떤 단어도 어울리지 않았다.-생긴 그녀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묵묵히 기다리던 요한은 곧 그녀가 바그너에 대하여 말을 꺼내자 끄덕인다.

"네. 그자가 남긴 흔적과 목격담을 토대로 하여 찾는데 성공했습니다만..."

요한은 신 디음으로 자신의 종교에서 최고권위지인 그녀를 차마 보질 못 한채 말을 하였다.

"죄송합니다 교황님. 저 요한 신부,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여 그자와 교전했으나 제가 미흡하여 그를 저지하는 것 도, 크나큰 타격을 입히거나 그분의 품으로 보내는 것 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와의 실력차가 거대해서 그자가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았다면 제 머리는 교황님의 앞이 아닌 땅바닥 어딘가에 있었을 것 입니다."

실제로 요한은 오히려 바그너를 찾다가 도중에 만난 도적무리라든가 범죄자와의 전투가 더 힘들었었다고 생각했을만큼 자신을 봐주었던 바그너에 대해서 잠시 생각하였던 요한은 그 생각을 이내 지워버리면서 마뉴스의 앞에서 고개조차 들지 않고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159 요한주 (45683E+61)

2016-03-13 (내일 월요일) 03:49:51

이제봣어 바그너주!!! 일은 괜찮아? 잘 해결되었는가 모르겟네... 그래도 돌아와서 일단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160 바그너주 (98765E+58)

2016-03-13 (내일 월요일) 13:35:58

좀 풀려서 돌아왔어!

161 마뉴스-요한 (98765E+58)

2016-03-13 (내일 월요일) 15:01:29




[...]



잠시, 고민에 빠진듯. 긴 쌍커풀의 눈을 감으면서. 교황은 고민했다 .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신의 힘을 자그마치나마 훔쳐간 그였기에 . 사실상 요한이 이기는것은 불가능에 가깝기도 했다. 이해한듯이 마치 작은 새가 날갯짓을 하듯 고개를 끄덕거린 교황은. 아름답고 인자한 그리고 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요한을 응시했다 . 어딘가 묘한감촉이 성당안을 흘러내리고. 교황은 잠시 뜸들이다가. 매혹적이게 입을 열었다.



[ 그를 이기는것은 ,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요한 신의 기적이 함께 해주신 덕분에 지금 이곳에 올수있었겠지요. ]




애초에, 악마며 인간이다. 그것도 신의 힘을 조금이나마 뻇어간 배반자의 악마. 웅장한 목소리로 . 눈을 감은채로 목소리를 내뱉은 교황은 잠시나마 뜸을 들이다가.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요한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 요한 신부, 제눈을 봐주셨음 좋겠습니다. ]



조용한 성당안은, 교황의 인자하면서도 근엄있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162 바그너주 (98765E+58)

2016-03-13 (내일 월요일) 15:01:56

맞아, 혹시라도 스레가 재미없음 말해줄수있지 ?

163 요한주 (66353E+57)

2016-03-13 (내일 월요일) 17:18:28

>>162 엄 다행이도 아직까지 그런점은 없었어!

다만 약심장이라 요한은 멀쩡한데 요한이 아닌 내가 가끔 심장을 벌렁이면서 레스를 쓸 뿐이지...

164 요한주 (66353E+57)

2016-03-13 (내일 월요일) 17:18:54

아직 밖이라서 이따가 덥례 달 수 있을 것 같아

165 요한-마뉴스 (78039E+55)

2016-03-13 (내일 월요일) 21:07:02

요한은 그녀에게 고개를 들려다가 무언가 꺼림직한 기분이 들었다. ...뭐지. 뭔가가 불안해. 하지만 딱히 그녀의 말에 거절할 말이 떠오르지 않으므로 요한은 무례가 되지 않을 만큼만 조금 뜸을 들아며 말하였다.

"그럼... 실례하겟습니다."

조용히, 최대한 표정을 지워버린 채로 고개를 들어서 조심스럽게 너무나 아름답고 성스러운 그녀를 바라보는 요한은 그녀의 다음말을 기다렸다.

//

늦게 올려서 미안하지만... 사실 피로가 안 풀려서 오늘은 더 돌리기 힘들 것 같아... 나중에 천천히 이어줘 바그너주...

166 코로나 - 사르비에 (43632E+54)

2016-03-13 (내일 월요일) 23:29:49

"그 말은 들어줄수 없어."

코로나가 말한다.

"네 말대로 이건 부탁이 아니니까."

그리고 코로나의 포는 존재감을 과시하는듯 아까보다도 더욱 귀에 거슬리게 웅웅대고 있었다. 코로나의 말에는 적대하는 분위기는 담겨있지 않았지만, 그와 동시에 서로의 입장에 대해서 확실히 선을 긋고 있었다. 뒤가 잡히고 이미 면식이 있는 사르비에에게 있어서 지금은 그녀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건 무리일지도 모른다.

"첫번째 질문이야."

포가 울리는 소음이 어느정도 줄어든듯한 기분이 들었다. 본부의 명령을 무시한 코로나의 단독행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넌 누구지?"

가장 묻고싶었던 것.

"사람과 녹색... 어느 쪽이야?"

167 사르비에 - 코로나 (44602E+55)

2016-03-14 (모두 수고..) 00:35:53

"체에, 거 참 까탈스럽게 구네..."

당연하지만 역시나 유감스러울 정도로 코로나의 주장은 흑, 아니면 백이었다.
사르비에는 호기롭게 비아냥대면서도 그녀의 심기를 딱히 건드리고 싶진 않았기에 바로 말을 이었다.

"그래그래~ 부탁은 아니지 이거~"

웅웅거리는 포의 소음이 더 심해지자 사르비에는 그 소음이 싫은듯 인상을 조금 찌푸렸다.
하다못해 소리나는 것만이라도 좀 어찌 해주면 고마울지도 모르겠지만 상대방이 그럴 리가 없다는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이제 겨우 두번 본 사이지만,

그전과는 다르게 어딘가 동요하는듯했고 그 반증으로 딱히 적대감, 살의는 담기지 않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코로나의 질문에 사르비에는 조금 곤란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질문에 답하려면 적어도 그건 좀 어떻게 해주길 바랬어~ 땡큐땡큐~"

자신의 생각이라도 읽은듯 소각포의 소음이 조금 약간 줄어들자 사르비에는 한숨을 내쉬며 때아닌 추격전에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바로잡았다.

"......"

첫문부터 단도직입적, 사람과 녹색... 인간이냐 식물이냐를 묻는 말이었다.
처음부터 너무 질문의 세기가 강한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그렇다고 말을 안할 수도, 안할 리도 없었기에 사르비에는 간단하게 질문에 답했다.

"나?
정확히 말하면 그 반반이야.
너희들같은 인간이기도 하고, 너희들이 그렇게 증오하는 녹색의 식물이기도 해.
정 의심되면 한번 잡아당겨보던지?"

그렇게 말하면서 사르비에는 코로나에게 자신의 팔을 내밀어보였다.
풀잎의 색이 만연한 덩굴로 감싸진 밝은톤의 피부, 손등에 내려앉은 이끼는 분명 그녀가 보기에도 머리카락이나 잔솜털같은 몸의 일부분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168 코로나 - 사르비에 (20962E+51)

2016-03-14 (모두 수고..) 01:05:23

"...반반..."

코로나가 동요한듯 작게 중얼거렸다. 설마하던 존재가 여기 눈 앞에 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상상할수 있었던 그 끝의 존재. 자신이 녹색빛을 띄는 모든걸 태우고 태워오던 작업속에서도 한번도 마주치지 못했던 존재. 그리고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존재... 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제 감정을 잘 내비추지 않는 코로나가 다시 흔들리고 있었다. 때문에, 사르비에가 허락없이 손을 이쪽으로 내미는걸 막지도 못했던것이다. 그제서야 아차 싶었는지 코로나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떨구고 있던 고개를 올렸다.
절대 소품처럼은 보이지 않는 그녀의 손이 눈으로 들어왔다. 정확히는, 랜즈.

"아직 질문은 끝나지 않았어."

코로나는 손을 면밀히 확인하는 대신에 겨누고 있던 포를 다시 들이밀며 그렇게 말했다. 손을 거두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계속 그것이 눈에 띈다면 시선이 팔릴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두번째 질문."

기계소녀가 마음을 다잡고 말한다.

"너의 목적을 대답해."

169 바그너주 (51662E+55)

2016-03-14 (모두 수고..) 01:08:01

나도 좀 바쁘다 찬찬히 이을게 8ㅁ8

170 사르비에 - 코로나 (01914E+56)

2016-03-14 (모두 수고..) 01:27:57

사르비에가 보기에도 지금의 그녀는 상당히 동요한듯한 모습이었다.
자신이 그녀에게 팔을 내밀었음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하지만 그런 당혹스러운 상황도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다.

"그래그래 알았어~ 거참 성격 나쁘네~"

잠깐 자신의 팔이나 손을 보던 코로나가 이내 그것을 애써 무시하려는건지 현혹되기 싫다는 건지 방금전까지 겨누고 있던 포를 다시 들이밀었다.
당연하게도 사르비에는 그것에서 뿜어져나오는 열기나 소음이 싫었기에 행여나 이파리 하나라도 타들어갈까 손을 거두었다.

"목적이라...
뭐라고 말해주는게 좋아?"

잠깐 되물었다. 어차피 숨겨봤자 자신은 그다지 거짓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알아챌거고, 거짓말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진짜 목적을 말한들 그녀가 이해해줄까?

"간단해. 그저 너희들의 잔인한 행동에 대한 방어대응일 뿐이야.
그렇게 큰걸 바라는 것도 아니거든.
눈을 피해서 숨지 않고 평화롭게 살수 있다면 우리도 크게 문제를 일으킬 생각은 없어.
너도 알다시피 우리들이 너희를 공격한적은 없잖아?
그저 녹색이 꼴보기 싫다는 너희들의 일방적인 말살이었지, 안그래?"

코로나도 나름 이해할만큼 말을 해보려 했지만 그때문인지 악감정이 차오르자 사르비에는 뿌득, 이를 갈면서 그녀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본래 화를 내려던 목적은 아니었기에 고개를 돌려 투덜거리는 것 말고는 달리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171 이름 없음 (28098E+51)

2016-03-14 (모두 수고..) 22:51:00

띄우기

172 바그너주 (37942E+55)

2016-03-15 (FIRE!) 06:56:49

바그너 주다 요즘 너무바빠서 못왔네 앞으로 몇일동앗 못올것같아

173 요한주 (01535E+52)

2016-03-15 (FIRE!) 12:49:05

알았어. 그럼 느긋느긋 모드로 기다릴게

174 코로나 - 사르비에 (29896E+51)

2016-03-15 (FIRE!) 22:15:27

뭐라고 말해주는게 좋냐는 그녀의 말. 혹은 비아냥에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무엇를 의미하는걸까. 평소의 냉철함? 아니면 마음속의 고뇌?
둘 다 아니었다. 그녀에게 정말로 말해줄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대답이 나오든 코로나 자신은 공감할수 없는 까닭에서다. 녹색의 대지를 전부 불태워 버리는 일을 하고있는 자신이었지만, 거기에 자신의 의지는 없었다. 그게 당연시되어있는 사회에서, 당연히 해야할일을 할 뿐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코로나의 일이었기 때문에. 보잘것없는 이유였다. 그래서, 이어서 흘러나오는 가시가 돋힌 사르비에의 말에도 코로나는 어떤 말도 꺼낼수 없었다.

"마지막 질문이야."

이쪽을 노려보는 날카로운 시선을 아무런 감정도 실리지않은 눈으로 맞받으며 입을 때었다. 마지막 질문.

"이름을 알려줘."

그것과 함께 웅웅거리던 기계음이 멎었다.

175 사르비에 - 코로나 (73158E+57)

2016-03-16 (水) 00:07:34

되물어와도 들려오는 답은 없었기에 사르비에 역시 침묵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치 정지되기라도 한 양, 코로나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오히려 불안한 것은 사르비에 였었다.

"......"

자신이 말을 해도 너무 심했나 싶었지만 되짚어 생각해보면 사르비에의 눈에 보이는 코로나는 그것엔 전혀 신경쓸것 같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에 대한 침묵이라면 달리 쏘아붙일 말이 없던 사르비에는 한동안 흐르는 정적을 깨려 하던 찰나,
그녀가 다시 말을 걸어오자 살짝 마른 침을 넘겼다.

잠깐 코로나를 째려보던 자신의 시선과 그런 사르비에를 무덤덤하게 바라볼 뿐인 코로나의 마지막 질문은 다소 황당한 제시였다.
그녀의 마지막 질문은 질문 이라기엔 어딘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고 받아치려던 즈음 갑자기 소각포의 기계음이 멎자 어떤 목적에서 그런 건지 알 수 없던 사르비에는 살짝 뒤로 물러나 한참을 묵혀두었던 말을 꺼냈다.

"나참... 난 또 뭐라고? 아니 그 전에, 이름을 알려달라 묻는 사람쪽이 먼저 이름을 말해줘야 하는거 아니야?"

물러난 거리는 그대로 둔채 맥이 빠진듯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쏘아붙이던 사르비에는 고개를 홱 돌리고나서도 계속 그녀의 눈치를 보더니 그제서야 다시 입을 열어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 '사르비에'야. 샐비어(사루비아)라는 꽃에서 유래된 이름이고,"

176 이름 없음 (62172E+52)

2016-03-17 (거의 끝나감) 00:51:03

갱신

177 이름 없음 (00025E+54)

2016-03-20 (내일 월요일) 01:27:33

갱신

178 이름 없음 (64199E+50)

2016-03-21 (모두 수고..) 20:49:12

띄우기

179 코로나 - 사르비에 (09757E+54)

2016-03-22 (FIRE!) 00:36:39

무어라 투덜거리는 그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곧, 자신의 이름은 물론 그 유래까지 대답해주는 그녀. 사르비에였다.
사르비에는 사이보그가 무기를 멈춘만큼 당황한 빛을 띈것같기도 했으나 어찌보면 그것은 안도였다. 물론 그런것과 관계없이, 항상 일관된 분위기와 얼굴을 하고있는 소녀였으나.

"코로나."

그 소녀는 자신의 이름 혹은 명칭. 어찌됬든 고유명사로 통하는 그것을 마치 사르비에의 투덜거림에 답이라도 하듯이 입에 올렸다. 지금까지 그런 전례가 없기도 했지만, 만약 사르비에도 식물로 친다면 지금, 사르비에는 그 소녀의 이름을 들은 유일한 식물이 된것이었다.

"널 제거하는걸 보류하기로 결정했어."

그리고, 살아남은 유일한 식물이 되기도 할것이다. 그것은 코로나에게 있어서 중대한 위반사항이기도 했다.

180 사르비에 - 코로나 (83229E+54)

2016-03-22 (FIRE!) 00:55:18

"흐응~ 코로나, 라는 이름인가 보네? 코로나... 그럴듯해. 그렇게 불릴것 같이 생기긴 했어.

...... 뭐! 그냥 이름에 어울리게 생겼다는 거야! 시비거는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몇번 코로나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무어라 하던 사르비에는 여전히 눈썹하나 움직이지 않는 그녀의 표정이 '기분 나쁘다.' 인 거라고 오해를 했는지 약간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렸다.
정작 상대방은 아무런 감정 없이 대했을 텐데도 말이다.

"...... 어...?"

하지만 여전히 무감정한 목소리 그대로, 거리낌없이 들려온 코로나의 말은 자신의 이름을 묻는 것보다도 더 당혹스러웠다.
제거하는걸 보류한다,
물론 그 말인 즉슨 여차하면 다시 제거할 생각이 잔존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분명 코로나의 시선에선, 그리고 인간들의 시선에선 극히 이질적이고 중범죄와도 맞먹을만한 한마디였다.

"...... 뭐,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나도 선심 써서 네 이름은 특별히 기억해 두도록 할게.
혹시 알아? 나중에 우리가 떳떳하게 살 날이 온다면 그땐 귀빈 대접이라도 해줄지?"

물론 이어진 사르비에의 말은 거의 허세에 가까운 희망사항이었다.
지금의 상황으로 봐선 남아있는 녹색의 식물이라곤 오로지 자신뿐이니까,
행여 전쟁통에 보존된 씨앗이나 자신처럼 또 다른 싹을 틔운 누군가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그렇듯, 현재로썬 도박수준의 운을 걸고 움직인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고, 어쩌면 코로나라는 존재가 사르비에에게 있어 나름의 카드가 될 가능성도 없잖아 있으니까,

"하지만 이건 똑똑히 알아둬, 나도 여차하면 널 위험리스트에 올릴 수도 있으니까 말야."

181 코로나 - 사르비에 (4304E+51)

2016-03-25 (불탄다..!) 00:55:30

"상관없어. 우리쪽에선 이미 네가 제거리스트로 올라와 있으니까."

선을 긋는듯한 사르비에의 말에 조금의 동요도 보이지 않은채 그렇게 말했다. 찬물을 끼얹는듯한 말이기도 했지만 정말로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었다. 당장 태워져도 이상하지 않은 사르비에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이유는 코로나가 위의 뜻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까닭이었다.
그것을 다시금 상기시키려는 듯이 코로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나의 단독행동. 다시 거론하지만 위에서는 내가 너를 소각하길 바라고 있어."

하지만 이 소녀는 그러지 않았다. 제 업무를 유기한것이다. 자신이 평생 따라오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었을 천직. 해야했고, 할수밖에 없었던 일. 그것을 부정하고있는 지금. 덕분에 사르비에는 목숨을 건졌다.

"조건이 있어."

하지만 아무런 조건도 없이 그런 행동을 할만큼, 이 기계소녀는 비합리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업무를 배반한 만큼 조건도 필시 따를터. 그녀는 그 조건을 다음과 같이 달았다.

"너를 좀 더 알게해줘."

182 사르비에 - 코로나 (57355E+51)

2016-03-25 (불탄다..!) 01:32:04

호기롭게 말은 꺼냈지만 솔직히 따지고 보면 어떤점에서든지 우위에 있는건 사르비에 자신이 아니었다.
오로지 한명 남은 외지인과 수백, 수천만의 차디찬 현지인들의 입장, 그저 그것밖에 안되는 것이었으니까...
말로라도 자신이 우위에 서고 싶었으나 애석하게도 상대방인 코로나는 자신에게 있어 가장 쥐약인 성격이었다.

"체에, 누가 그거 모른다니? 어차피 여기서 이런 모습은 나뿐인데 안 죽이는게 기절할 일이지. 안 그래?
그리고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나를 쫒은 녀석이 관대한 너니까 말야."

만약 코로나가 아닌 다른 이가 자신을 발견했다면 지금까지 숨이 붙어있을 거라는 상상이 되지 않았다.
물론 그녀가 아니라도 살아날 기회가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나마 자신의 생존 가능성이 코로나로 인해 상승했다는 것에 대해 사르비에는 약간 안도하고 있었다.

"흐응... 조건이라~"

물론 지금까지 자신을 살려둔다는 것에 대한건 자신에 대해 함구한다는 것, 혹은 속인다는 것이었다.
상부에 자신이 죽었다고 전할지, 놓쳤다고 전할지도 그녀의 몫...
그것을 감안한다면 코로나가 조건을 내걸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 뭐야 그거~? 호감쪽이라면 그만둬~
뭐... 팔에서 대포가 나오는 소녀에게 그런 말이 나올리는 없겠고..."

자신을 좀 더 알게 해달라는 것, 그건 자신의 명을 연장해주는 대신 신상을 밝혀야 하는 이야기에 가까우리라.
사르비에는 당연스럽게도 그렇게 생각했다.

"뭐... 내 목숨 부지시켜주는 조건 치곤 과하지도 적지도 않네?"

연유야 어찌되었건 일단 상대방이 온건한 태도를 취하려 하기에 사르비에는 다시 본래의 상태로 돌아와 팔짱을 끼며 쏘아붙이듯 말했다.
물론, 둘 사이의 거리는 여전히 몇걸음 떨어져있었지만 말이다.

"그래, 뭐가 알고 싶은데? 아마 어디에 자리잡고 두고두고 말해야겠지만 말야?"

183 코로나 - 사르비에 (71567E+55)

2016-03-27 (내일 월요일) 23:51:01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르비에의 말처럼 호감을 노리고 제시한 조건은 아니었다. 그녀가 생각한대로, 그 말뜻은 단지 그것이 전부였다. 확실히 사르비에의 입장에선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조건이리라. 아니, 목숨에 비하면 턱없이 싸게 먹히는 편이었다. 그런 황당한 조건을 제시한 사이보그는 그녀의 말에 이렇게 대답한다.

"네가 말해줄 필요는 없어."

날카롭게 쏘아붙히는 어조에도 불구하고, 감정에 기능이상이 생긴것처럼 평소와도 같이 또렷히 나오는 말이었다. 시선 또한 고개를 올려 사르비에를 피하지않고 마주하고 있었다. 그런 둘 사이에 흐르는건 몇 마디의 말과, 몸을 타고 가볍게 흝고 지나가는 바람뿐이다.

"너를 관찰할거야. 너의 얼굴과 데이터 베이스는 이쪽에게 있으니 언제든지 찾을수 있어. 넌 평소처럼 행동하면 될 뿐."

코로나는 마치 통보하는것처럼 말한다. 사르비에가 죽음을 택하지 않은 이상 이제 그녀에게 선택지는 그것밖에는 없었다. 말은 관찰이라 했으나, 그 내용은 감시와 별반 다를것 없는것이었다.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손을 들어 사르비에에게 건네보이며 말했다.

"너의 처분을 결정하는건 그 뒤야."

이제 그녀에게는 작은 강철이 붙어있게 될 것이다.

184 사르비에 - 코로나 (94527E+58)

2016-03-28 (모두 수고..) 00:27:05

"어련하시겠어~ 대화를 할거라 생각했던 내가 바보지."

역시나 돌아온 대답은 지극히도 그녀다운 말이었다.
어쩌면 그것 외에 다른 말이 나오는 것이야말로 사르비에가 당황할만한 소재 아닐까?
꽤나 또렷하고 간단하게 돌아온 대답에 한숨을 쉬며 코로나를 바라보자 그녀 역시 똑바로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와... 악취미네 그거... 관찰이라기보단 감시에 가깝지 않아?
먼 옛날에 인간들의 놀잇감으로 쓰였다던 개미관찰통도 개미의 입장에선 감시당하는 쪽이었지?"

그저 평소처럼 행동하면 될 뿐, 처분을 결정하는건 그 뒤라며 코로나가 건네는 것은 사르비에가 그토록 피하고 싶어하던 작고 단단한 쇳덩이였다.
하지만 어쩌랴, 지금은 그러지 않으면 바로 목이 달아날 판이니...

"애시당초 말야... 그런건 차라리 말을 안하고 감시하는게 낫지 않아?
...... 아니아니, 됐다. 그게 더 끔찍하겠네. 차라리 말을 해줘서 고맙네~"

사르비에는 옥상 바닥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여전히 무기질적인 코로나를 바라보았다.
일말의 감정도 담기지 않은 저 눈동자를 뭐라고 해야 할까?
아니, 자세히 보면 렌즈라고 봐야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서 네가 얻는건 뭔데?
스토킹도 뭔가 성취감이나 이득이 있으니까 하는거 아냐?"

185 이름 없음 (98538E+61)

2016-04-02 (파란날) 01:28:38

갱신

186 마뉴스 - 요한 (5509E+60)

2016-04-02 (파란날) 12:50:08



"당신은, 자비로우신 신을 . 배반한 배신자 바그너를 처리해야할겁니다 . 요한 하지만 그는 신의 힘을 뺏어갔고. 당신또한 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자비로우시고. 인자하신 신의 명령이 내려져왔습니다"


그녀의 눈빛은 차분하고. 근엄했으며 아름다웠다. 잠시 뜸들이다가 입을 열은 그녀는 어찌보면 조금 당혹스러울지도 모를. 어쩌면 기분이 조금 묘할지도 모른 말을 조용히 내뱉었다.



"신께서, 당신에게 능력을 주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당신은 선택한 능력을 가지게 될터이며 . 그 누구도 가지지못한 힘을 얻게될거라고 믿습니다"


그녀는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눈빛으로. 요한을 응시했다.

187 이름 없음 (95439E+61)

2016-04-02 (파란날) 22:10:19

뒤셀의 말을 듣고 있던 중 담임을 계속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레아나의 죽음이 유쾌한 일은 아니기는 하지만 유능한 교사를 내쳐버리기에는 아깝지 아니한가. 저 유능한 교사는 이번 일을 토대로 더 성실하게 우리를 가리칠려고 노력하겠지. 그러다 흐려지는 뒤셀의 눈동자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의외로 마음이 연약하신 모양이군. 위로를 할 생각은 없다. 스스로 잘못이라는걸 아는 상태의 사람에게 위로라는건 오히려 역효과가 될 수 있기에.

"질문 하나만 던지겠습니다. 우리가 갔던 동굴은 도대체 무엇이었습니까?"

188 이름 없음 (12645E+58)

2016-04-12 (FIRE!) 21:51:11

자유스레의 드래곤주 갱신

189 이름 없음 (73223E+65)

2016-04-12 (FIRE!) 21:55:33

>>188 소년주야. 여긴 1:1 본 보트야! 시트 보트에서 보도록 하자.

190 이름 없음 (12645E+58)

2016-04-12 (FIRE!) 21:59:19

>>189 으헉 잘못봐서 본스레를 갱신해버렸네... 응

191 엘 - 레윌 (6964E+58)

2016-04-14 (거의 끝나감) 14:44:11

나와 드래곤의 숨소리 이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동굴 안에는 드래곤 이외의 생명체가 터를 잡고 살고 있지 않을 것 같아. 주변에 이상한 기운이 흘러나오고, 무서운 드래곤이 살고 있는 곳에 누가 터를 잡으려 할까? 아무리 용감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러지는 않을 거야.
드래곤은 나의 질문에 마치 신세를 한탄하듯 대답해줬어. 마왕이 태어난 뒤로부터 지금까지 혼자 살아왔다고. 난 그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마치 아름다운 공예품같이 생긴 드래곤의 두 눈을 바라보았어.

드래곤은 그동안 혼자 살아왔나 봐. 앞으로 몇천 년 동안 죽지도 못하고 자신의 운명을 따르며 살아가야 한다니. 근처에 다른 생명체가 없기에 나처럼 따돌림과 비난을 받을 일은 없겠지만, 아주 외로울 것 같아.
드래곤이 또다시 커다란 한숨을 쉬었어. 그 한숨에 나의 머리카락이 마치 힘차게 흐르는 강물처럼 휘날렸어. 난 눈을 꼭 감고는, 고개를 푹 숙이며 드래곤을 올려다보며 다시 떨리는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 그러시군요. ... 저도, 사실상 혼자 살아왔어요."

말을 끝마치니, 공포와 긴장에 의해서인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어. 비록 눈물이 그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나의 마음속에는 드래곤에 대한 공포가 심어져있었어.

그리고 난, 소년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소년은 죽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기 시작했어.

// 잠깐 시간이 나서 선레 달아 봐, 드래곤주. :D

192 이름 없음 (03425E+61)

2016-04-14 (거의 끝나감) 20:23:11

갱신!

193 이름 없음 (00856E+60)

2016-04-15 (불탄다..!) 00:11:05

끌올!

194 레윌-엘 (68301E+52)

2016-04-15 (불탄다..!) 00:49:07

레윌타티오... 줄여서 레윌로 몇첫년전까지 불리던 그녀는 울음을 멈춘 소년의 물음에 대답해버리면서 자신이 지금 소년에게 해버린 신세한탄을 곱씹으면서 앞으로도 기다릴 자신의 운명을 생각해보았어. 신들께서는 영원하게 봉인을 지킬지도 모르는 자신을 고작 몇천년만 살게하기 아까워하셧기 때문에 자신들의 권능으로 레윌 자신에게 부워준 권능들중 하나덕분에 그녀는 반신에 가까운 힘을 갖느라 자연사같은 죽음은 아예 찾아올 수 없게 되었지. 그녀는 몇천년... 아니. 몇만년을 넘어 계속 이대로 살아야 할거야. 그것도 그녀 자신이 아닌 순전히 남들을 위해서만. 소년이 생각한대로 이 동굴과 동굴 주변의 터에는 아무도 살지 않아. 이따금씩 멍청한 동물이 어슬렁거릴때는 있지만 정말이지, 동굴에서부터 뿜어나오는 기룬때문인지는 몰라도 소년처럼 일부러 찾아오는게 아니라면 레윌이라는 드래곤은 예전부터 그래왓듯이 앞으로도 계속 혼자서 이 동굴에서 살아가기만 해야 해. 아아... 이건 정말로 슬픈 일이야. 뭐. 그녀는 이 슬픔도 배우지 못했으니까 그냥 지루한 일이라고만 생각하겟지만. 아무튼 그러던중에 자신의 두쌍이 되는 눈중에서 한쌍의 눈을 바라보며 소년이 말하자 레윌은 그런 생각을 그만두었어.

[엄청 지루한 일이였겟네... 아. 넌 널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어서 힘들어하니까... 지루하고 힘든 일이 있었겟네 라고 해야하려나.]

문득 레윌은 몇백년전에 보석같은 눈이라고 또다른 사람이 말해주던 자신의 네개의 눈으로 소년을 바라봣어. ...그래. 보라색 눈은 지금껏 자기 종족인 드래곤을 제외한다면 단 두번밖엔 못 봣지만 말이야, 그 대신 소년이 보이는 저 눈동자속의 감정은 레윌이 꽤 많이 봐오던 거였어. ...공포와... 삶에대한 의지. 어떻게 모르겟어? 그동안 죽여온 생명들이 최후까지 그녀를 바라보면서 가장 많이 자신의 눈과 표정에 띄운 감정들인데. 그녀는 그걸 잊을리가 없었어. 그런건 아직까지도 꿈에서도 나올만큼 강렬한 생명들의 의지라서 잊는게 불가능한거니까.

[너도 날 무서워하는구나. 뭐 대부분이 날 무서워하지만.]

레윌은 그 순간 어쩐지 입안이 무척 쓰게 느껴졌어. 하지만 왜 그런지 모르고 그냥 그걸 넘겨버렸어. 외로움이나 죄책감은, 그녀에게 일부러 가르쳐지거나 느끼는것을 피하게 하려고 한 감정들중에 하나니까. 그래서 그녀는 아직까지 외로움과 원망이라는 단어 자체를 몰라. 슬픔도 모르고, 죄책감이라는 것도 아예 모르지. 그러던중 레윌에게 기막힌 생각이 하나 떠올랐어.

[...저기. 어차피 죽어야 할 이유가 네가 다른 인간들에 비해 쓸모없게 평가된다는거랑 널 필요로 하는 인간들이 없다는거였잖아. 넌 니가 그래서 강해진다고 해도 받아줄 곳아 없어서 죽고싶다고 했고.]

그렇지만 레윌은 소년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있었어. 그건... 어쨋든간에 소년은 결국 자기옆에 영원히 심심허지 않게 해줄 수 없다는걸 아주 잘 이해한다는 얘기지. 그래서 레윌은 소년이 거절을 한다면 이번엔 그냥 자신의 이빨로 소년을 으적으적 씹어먹겟다고 생각했어. 그녀의 이는 날카롭고,많고, 크니까 소년에게 최소한의 고통만 주고 빨리 끝내버려서 소년의 바람을 들어줄 수 있겟다 생각했거든.

[난 엄청 심심해. 여긴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그러니까 너말이야. 넌 네가 필요한 곳이 필요하고 나는 혼자서 지루하게 있능게 싫고. 그러니까 너 나랑 같이 살면 안돼?]

용은 너무 순진하게 말했었어...

195 레윌주 (68301E+52)

2016-04-15 (불탄다..!) 12:11:18

갱신

196 엘 - 레윌 (66476E+57)

2016-04-15 (불탄다..!) 22:31:24

이젠 기억하기도 싫지만, 그 끔찍한 기억들은 아직도 날 따라다니고 있어. 겉으로 보기에는 곁에 부모님과 아이들이 있기에 혼자가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속으로는 모두가 날 배척하고 따돌리려 해서 사실상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 그 기억들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떠오르려 하고 있어.
드래곤은 두 쌍의, 총 네게의 눈으로 날 바라보다가 지루하고 힘든 일이 있었겠다고 말하였어. 난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어. 지루한 것은 잘 모르겠지만, 힘든 건 맞았으니까. 너무 힘들어서 죽어버리고 싶었으니까. 그러기에 이곳에 오게 된 것이니까.
... 하지만, 한편으로는 죽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드래곤이 마법을 이용해 나를 죽이더라도, 날 있는 그대로 삼켜버린다 하더라도 엄청난 고통이 뒤따를 것 같았거든. 그리고, 내가 여기서 죽어버리게 된다면 내가 겪었던 일을 아무도 모르게 될 것 같기도 했고. 내가 겪었던 일을 아무도 모르는 건 싫어. 나의 존재를 모두가 모르게 되는 것도 싫고.

아무리 용기를 낸다 하더라도, 무서운 것은 숨길 수 없나 봐. 드래곤은 나의 눈을 바라보고는 나도 자신을 무서워한다고 했는걸. 난 그 말에 부정하지 않는다는 듯 잠시 동안 드래곤의 네 눈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푹 숙였어. ... 비록 저 눈에서 살의가 느껴지지 않기는 하지만, 무서워. 여전히 무서워.

그러던 중, 드래곤이 나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어. 날 받아줄 인간이 없고, 아무리 강해진다 하더라도 날 받아줄 마을이 없다 한다면 지루하게 있는 것이 싫은 자신과 같이 살면 안되냐고. 난 그 말을 듣고는 푹 숙인 고개를 바로 올리고는 놀란 눈으로 드래곤의 얼굴을 바라보았어.
나랑 같이 살자니. 그 누구보다도 강하고, 그러기에 마왕의 봉인을 지키고 있는 드래곤이, 약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마을에서 버려진 나랑 같이 살겠다니. 믿기지가 않아. 정말... 정말로, 나랑 같이 살고 싶다는 걸까? 난 다시 드래곤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

"... 정, 정말로요?"

당황한 것 때문인지, 난 말을 살짝 더듬었어.

197 레윌-엘 (58353E+59)

2016-04-16 (파란날) 00:01:40

자기가 새삼스럽게 무슨 말을 한 것일까 싶어서 잠깐동안 두쌍의 눈을 꼬옥 감아버리는 레윌은 자꾸만 소년이 고개를 숙이는게 조금 맘에 안들었어. ...왜 그런지는 몰라. 레윌은 자기 마음을 살피는 법에 대해서 제대로 배우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그냥 자신의 꼬리나 손 끝, 혹은 마법으로 소년의 숙여진 고개를 들어올릴까 싶었지만 아무리 섬세하게 힘조절을 하는 자신이라고 해도 그렇게 하다가는 소년을 정말 다치게 하기 때문에 맘에 안들기는 해도 소년을 어쩌지는 않고 얌전히 내버려둔채 자기의 권유에 대답해주길 기다렸어. 그리고 소년이 다시 물어보는 말에 레윌은 감았던 눈을 떠서 네개의 눈으로 소년을 보며 말했어.

[레윌타티오 레 콜루브라라는 내 이름을 걸고 말하는데, 나는 너희 인간이라는 종족의 주특기인 그 거짓말을 싫어해. 게다가 잘 하지도 못하고.]

잠시 말을 쉬는 레윌은 어쩐지 비를 맞은 날 어미없이 이 동굴 근처를 지나가던 아기사슴이 떠오르는 소년의 보라색 눈을 보며 아주 오래전에 자신과 비겻던 용사가 떠나기 전에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게 떠올랐어. ...그러고보니 그때 용사가 떠나기 전에 자신에게 무언가를 말 해 주었던 것 같은데...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서 떠오르지가 않았어.

[그러니까 다시 한 번 말해줄게. 너, 괜찮으면 여기서 나랑 사는게 어때?]

레윌은 아무 생각 없이 소년의 주변에 있던, 자칫하면 위험할 수 있는 자신의 꼬리를 살짝 들어 소년이 위험하지 않게 꼬리 끝으로 아주 조심히 소년의 검은 머리를 쓸어주었어. 아. 그래. 이제서야 기억나. 용사가 레윌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해준 말은 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냐고 레윌이 물어본것에 대답이였어. 그때 용사는... '왜 그런지는 모르겟어. 하지만 널 보니까 이렇게 해줘야 될 것 같아서 그런것 뿐이야. 잘있어 레윌.' 그렇게 말해주고 영원히 작별을 고했었어.

198 엘 - 레윌 (90598E+59)

2016-04-16 (파란날) 21:52:45

이상하게 드래곤의 앞에 서면 마치 기가 눌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드래곤 특유의 눈동자와 동굴에서 흘러나오는 이상한 기운 때문에 그러는 걸까? 아니면, 여전히 드래곤에 대한 공포가 마음속에 심어져 있기에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 난 알 수 없었어. 한가지 알 수 있는 것은 그러한 것 때문에 고개를 푹 숙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할 수밖에 없다는 거야.

드래곤의 입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나왔어. 자신이랑 같이 살자는 이야기. 믿기지가 않았어. 비록 긴 시간 동안 혼자서 이 동굴을 지켜왔기에 지루함을 느껴서 그렇다 하더라도, 그 누구보다도 쓸모없고 약한 나를 받아들이겠다니. 난 드래곤의 권유에 정말 그렇냐고 되물었어.
그러자 드래곤은 자신의 이름까지 걸어가면서 그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밝힌 뒤, 다시 한 번 나에게 같이 살아가겠냐고 물어보았어. 그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는 듯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던 난 드래곤이 자신의 꼬리로 내 머리를 건드리자 순간적으로 놀란 표정을 지었어.

그리고 이내 드래곤이 자신의 꼬리로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주자, 난 고개를 살짝 숙인 뒤 눈을 꼭 감았어. 이 느낌, 이 따뜻함. ... 이 다정함. 어디서 많이 느껴본 것 같은 감정이지만, 이상하게 그리움이 밀려오는 것 같은 이 느낌.
그 느낌에 의해, 난 나도 모르게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띄게 되었어. 천천히 감았던 눈을 뜬 나는, 드래곤이 했던 말에 대답하기로 했어. 여전히 떨리고는 있지만, 희미하게 기쁨이 묻어 나오는 목소리로.

"그렇다 한다면... ... 당분간은 같이 살아가도록 해요."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 난 드래곤과 같이 살겠다고 말하였어. ...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어.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던 내가, 여기 있는 이 드래곤과 같이 살아가겠다고 말하다니. ... 혹시, 드래곤이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것 때문에 이랬던 걸까?

199 레윌-엘 (94644E+52)

2016-04-16 (파란날) 23:32:13

뭐... 드레곤에게 있어서 엘이 강하다거나 약하다거나 하는건 별로 상관없을거야. 지금까지 단 한번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어차피 드래곤인 레윌 본인보다 약하다는건 변한적이 없는 명제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래서 엘이 자신을 무서워 하는 것 처럼, 레윌보다 엘이 한참 약하다는 사실도 그녀에게는 어차피 중요한게 아니였을거야.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다가 다시 고개를 내리는 엘을 본 레윌은 쓸어주는것을 적당히 멈추고 꼬리를 엘의 근처에 내려놧어. ...누군가를 내려다보기 위해서가 아닐때는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는 레윌은 엘이 자꾸 고개를 숙이는 이유를 알 수 없었어. 이제 돌이켜 생각해본다면 그녀는 타인들이 보는 관점에서는 다소 오만할 수 있겟지만 그녀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머리를 조아려 부탁해보거나 당장 자기보다 더 우위에 있는 강자에게 머리숙이고 자신을 낮추거나 비위를 맞춘적이 없었거든. ....아. 신에게서 이 임무와 운명을 받아들였을때는 빼고 말이야. 그리고... 엘이 아주 희미하게 레윌의 기준으로 맘에 드는 표정을 지으면서 목소리까지 떨자 레윌은 어차피 둘밖에 없어서 무시하지 못하지만 일단 집중해서 엘의 대답을 듣고는 만족스럽게 네개의 눈을 깜박이고 엘을 다시 바라보았어. 역시, 죽이질 않고 살려두는게 더 찜찜하지 않으니까 레윌은 자기 판단이 옳다고 생각하나봐.

[...그래. 좋은 결정이야. 그편이 그냥 사라진다고 하는것보단 나은거겟지. 아. 일단은 같이 지내게 되었으니 특별히 넌 날 레윌이나 레윌타티오라고 불러도 좋아. 허락해줄게.]

라고 말하던 레윌은 문득 자기가 아까 한 말들을 떠올리다가 눈살을 살짝 찌푸렸었어. 난 기껏 이름도 털어놓았는데 저 소년은 자기 이름을 아직도 말해주지 않은거야. 뭐. 그럴 경양이 없었다는거야 레윌도 인정하지만... 그래도 왠지 자기만 알려주니까 억울했었어. 특히 그녀는 이름만 알아도 해를 가할 수 있던 언령마법이 그나마 남아있던 옛날시대에 있던 드래곤이라서 이름을 소중히 여기는 구시대적인 관념이 좀 남아있었거든.

[그런데 넌 이름이 뭐야? 난 널 뭐라고 불러야 하지?]

200 엘 - 레윌 (27825E+53)

2016-04-17 (내일 월요일) 19:32:37

참 신기해.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죽고 싶어 했는데, 같이 살자는 권유와 그 온정이 담긴 행동 덕분에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어. ... 사실, 그동안 날 위해서 이렇게 말해주고 행해준 사람이 없었거든. 마을에 있기만 해도 마을 사람들의 증오가 담긴 시선만이 날 따라다녔고, 집에서도 항상 부모님의 불평 섞인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거든.

드래곤은 네 개의 눈을 깜빡이더니, 자신의 권유에 응한 날 보고는 좋은 결정이라고 하며 자신을 레윌로 불러도 된다고 했어. 레윌이라면, 아까 드래곤이 말한 자신의 본 이름을 줄인 말일까? 난 고개를 끄덕이며 드래곤의 말에 방금 전보다 살짝 밝아진 목소리로 대답했어.

"네, 알겠어요. ... 레윌."

그런 고민을 하던 난 드래곤이 눈살을 살짝 찌푸리는 것을 보고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어. 혹시 곤란한 일이라도 생긴 걸까, 아니면 내 행동이 드래곤에게 거슬려서 그랬던 걸까라는 생각을 하던 나는 이내 드래곤의 내 이름을 물어보는 것을 보고는 내심 안심했어. 아, 이름이 궁금해서 그랬던 것이구나. 난 드래곤에게 나의 이름을 말해줬어.

"... 엘이에요. 엘 룬. ... 엘이든, 룬이든 마음데로 불러주셔도 돼요."

엘 룬. 이게 나의 이름이었어. 정확히는 '이름'이기만 하지만. 나의 성은 마을에서 추방당하는 동시에 마을 총장에게 빼앗기고 말았거든. 나의 성이 무엇이었는지 어렴풋이 기억이 나긴 하지만, 더 이상 그 이름을 나의 머릿속에 떠올리긴 싫어. 그 성에는 모멸감과 증오, 날 향한 손가락질들이 그대로 묻어 나오고 있으니까.
마을 사람들은 특정한 사람을 지칭할 때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성으로 부르거든. 그래서일까, 부모님은 날 보고는 내가 자신들의 이름을 더럽히고 있다고 하며 마을 사람들에게 받은 그 분노를 나에게 풀었거든. ... 자신의 아이에게 한심한 아이라고, 이 세상에 존재하면 안 됐을 존재라고 말하는 사람의 밑에서 산다면, 그 누구라도 죽고 싶어 했을 거야.
이 손목에 감긴 붕대도, 그 때문에 감게 된 것이거든.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난 마을에서 추방되기 전에도 죽고 싶어 했었거든. 난 말을 마치고는 슬픈 생각에 잠긴 듯 보이는 두 눈을 깜빡이며 드래곤의 눈을 바라봤어.

201 레윌-엘 (77285E+49)

2016-04-17 (내일 월요일) 21:00:20

레윌은 엘이 웃는것을 보는 레윌은 왠지 아주 그리운 기분이 들었어. 무언가... 이 동굴 자체가 아까랑 조금 달라진 기분도 들고. 그치만 그게 뭔지도 몰랐고 괜히 그런것에 대해서 말하면 이 기분이 반감될 것 같은 기분이라 엘에게는 이 기분을 말하지 않기로 했어. 하지만 금방 또 얼굴이 찌푸려졌다가 풀리는 다양한 엘의 표정을 보고는 참 복잡하고 다양하네. 라고 생각하면서 엘에게 대답해주었어.

[엘이라니... 좋은 뜻이네? 그거 굉장히 여러가지로도 쓸 수 있는 말이기도 하잖아. 그럼 난 엘이라고 불러줄게.]

그녀는 예전에 무슨 단어마다 끝에 엘을 붙여서 신을 찬양하던 시절의 찬송이나 구절, 찬양과 높임등을 듣고 보던 때를 기억하며 즐거운듯이 웃었다. 생각보다 엘의 이름이 신을 찬양하는게 뼈 안쪽부터 박혀있는 레윌에게는 어쨋든간에 간만에 신을 생각나게 하는 엘의 이름이 아주 맘에 드나봐. 드래곤은 타락하거나 영혼째로 망가지지 않는한 절대 신을 미워할 수 없어. 누군가를 신보다 먼저 사랑하지 않는한... 뭐. 그건 지금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까. 그런데 레윌이 슬쩍하고 또 엘의 얼굴이 슬퍼지니까 이해할 수 없었어. 쟨 왜 저런 표정을 자주 짓지? 하지만 레윌은 이번에도 다구치거나 하진 않았어. ...쓰다듬는게 효과있다는것을 알았으니까. 레윌은 그래서 얌전하게 다시 꼬리로 쓰다듬으며 말했어.

[지금 무슨 생각해?]

202 레윌-엘 (38406E+55)

2016-04-18 (모두 수고..) 22:45:30

갱신

203 엘 - 레윌 (93376E+53)

2016-04-18 (모두 수고..) 23:00:25

난 나의 이름이 어떤 뜻을 지니고 있는지 몰라. 그동안 부모님에게 나의 이름이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 물어보지도 않았고, 물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어. ... 내 이름에 좋은 뜻이 담겨있다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으며 마을에서 추방된 이젠 그 의미를 잃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드래곤은 그런 나의 이름을 듣고는 좋은 뜻이 담겨있다며 칭찬을 해줬어. 좋은 뜻이 담겨 있다고...? 이젠 별 의미가 없을 터인데. 그래도, 드래곤이 나의 이름을 부르며 마을 사람들처럼 경멸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니 뭔가 기쁘기도 하고, 안심이 되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 들어.
날 엘이라고 불러주겠다고 하는 드래곤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어.

"... 네."

그 말에 대답한 후, 난 고개를 살짝 숙이며 손목에 감긴 붕대를 잠시 바라보았어. 이 손목... 아마 몇 달 전이었을 거야.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에게 끝없는 비난을 받던 내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잠자리에 들기 전 집에 있던 단검을 들고 침대 위에 올라갔었어. 그리고, 그 단검으로...

잠시 생각에 잠기던 나는 드래곤이 꼬리로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냐고 질문을 해오자 잠시 깜짝 놀란 표정을 짓다가, 나의 머리에 따듯한 온기가 남아나는 느낌을 받고는 애틋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이내 아까와는 달리 침착하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난 드래곤의 말에 대답했어.

"... 옛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 이 붕대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었고요."

난 말을 마친 뒤 드래곤에게 손목에 감긴 붕대가 보이도록 양손을 내밀었어.

204 레윌-엘 (99827E+49)

2016-04-19 (FIRE!) 00:19:58

머리를 쓰다듬어주는건 아주 좋은 일인가봐. 엘은 머리가 쓰다듬을 때마다 어딘가 맘에 드는 표정을 지어. 이걸 뭐라고 하더라... 남의 표정을 관찰하는 일이 드물었으니까 표정이나 감정을 뜻하는 말이 레윌에게는 잘 기억나지 않아. 어디. 이곳보다 조금 더 깊은 곳에... 동굴에 있는 비밀장소중에 책만 따로 보관해 두었던 곳이 있었는데 나중에 거기있는 도서관에 한 번 가봐야겟어.

[옛날 생각...?]

아하 라고 살짝 덭붙이면서 레윌은 적당히 꼬리를 근처 땅에 내려놓고 자세를 또 바꾸었어. 아무래도 한곳에 계속 한 자세로 있는건 좀 찌뿌등하니까. 그녀가 엘과 자기 사이에 둔 불에서 나오는 빛이 자세를 바꾸는 그녀의 몸에 있는 비늘들과 언뜻 보이는 까만 발톱을 비추어내었어. 그리고 그녀는 엘이 내민 붕대가 감긴 손목을 깜박이면서 찬찬히 바라봣어.

[지금도 아프거나 해?]

만약 그렇다면 굉장히 엘에게는 성가실 것 같다고 생각하는 레윌은 상처약같은 것을 생각했었어. ...음. 보통의 인간이라면 손목의 흉같은 것을 생각할때 생각하는걸 그녀는 생각해내질 못했나봐. 아마 이런 점이 그녀와 엘의 차잇점이라고 생각해. 아무튼 그녀는 엘의 상처에 대해서 다른 부정적인 감정이 없이 태연하게 말했어.

[그렇다면 힘들겟네.]

205 엘 - 레윌 (09171E+53)

2016-04-19 (FIRE!) 14:32:27

다들 그런 이야기를 해. 아무리 죽고 싶다 하더라도 실제로 죽으려 하지 말라고.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고. 처음에는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이젠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알 것 같아.
난 다시 고개를 숙여 손목에 감긴 붕대를 바라봤어. 드래곤이 지금도 아프냐고 물어보자, 난 고개를 끄덕이며 낮아진 목소리로 그 말에 대답했어.

"... 네."

내 손목에 상처가 난지 이제 몇 달이 지났지만, 가끔가다 손목에 나있는 상처가 쓰려올 때가 있어. 손목에 나 있는 흉터에서 피가 조금씩 흘러나오는 경우도 있고. ...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지금 후회해봤자 의미가 없긴 하지만.
드래곤이 자세를 바꾸더니 그 비늘과 까만 발톱이 문득 보이자, 난 잠시 드래곤의 비늘과 발톱을 바라보다가 힘들겠다는 드래곤의 위로에 다시 시선을 드래곤의 네 눈에 맞추고는 고개를 끄덕였어.

"... 지금도, 가끔가다 손목에 나 있는 상처가 아파오는 경우가 있어요."

슬픔에 잠긴 목소리로 드래곤의 말에 대답한 나는, 잠시 드래곤의 눈을 바라보다가 드래곤에게 내민 손목을 거두며 오른손으로 왼쪽 손목에 감긴 붕대를 살며시 잡았어.

"저기, 괜찮다면... 보실레요?"

그리고, 조금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드래곤에게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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