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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의 차이점이 여기서 나는군요. 제 대답은... 아니. 대답또한 별 쓸모가 없겟군요."
잠시동안 기이하게도 검은 눈물을 흘리며 나긋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에게 타락을 권유한 바그너를 보며 진즉에 정리해야할 옛 전우로서의 우정이 떠올라 자신의 얼굴에서 씁쓸한 표정이 떠오른듯 했으나 요한은 이를 악물고 자신의 키의 반만한 그 무거운 양손검을 사정없이 바그너에게 휘드르기 시작하였다.
절대 그의 손에서 무고하게 사람들이 죽어가게 할 수 없다. 죽음은 그냥 끝이 날 뿐이지, 모든 끝난채로 덮힌 문제들을 산 사람의 몫으로 남겨버릴 뿐이라고 그는 어쨋든 그렇게 생각하며 바그너에게 찾아오는 동안 보았던, 요한이 돕거나 돕지 못했던, 그리고 아주 가끔이나마 요한을 지탱하여준 그 비참할뿐이였던 사람들의 얼굴과 함께 사제가 되기 전까지 그들과 아주 비슷할 뿐이였으며 지금도 약간밖에 다르지 않은 자신을 떠올렸었다.
'아믓시엘...'
신이시여, 죽은 성자여, 부디 그들을 도우소서. 그리고... 내 앞에 이 불쌍한자와 이자에게 칼을 드는 나를 용서하여 주소서.
- "형제여 , 너의 목소리를 고통받는 사람들한테 들려줄생각이 없는건가 안식을 갈구하는 신에게 고통받는 그들을 편안하게 해줄 생각은 없는건가 ? "
서글픈목소리 었지만 , 무표정을 유지한 바그너는 기이한 검은 눈물을 흘러내렸다. 뚝뚝 멈추지않는 눈물로 당신을 응시하면서 . 떠오른 씁쓸한 표정을 놓치지않고 . 본 바그너는 배트를 들어보였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양손검을 자신한테 휘두름에도 불구하고 바그너는 아무 공격도 안하면서 . 빠른 발놀림으로 피할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아직도 눈을 보지못하는 그를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 기분나쁜 바람이 방향을 바꾸고 . 작은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바그너의 귓가에 맴돌어오는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눈을 떠내렸다.
서글픈목소리는 어느새 사라진채로 그가 조용히 바람이 섞인 목소리로 말해오길
- " 앞을 보지않는 자여 너와 함께 라면 그들을 막을수 있을터인데 . 어째서 날 막는것이지 ? "
땅에 끌리는 배트가 소름끼치게 들려온다. 재들을 쳐내고서는 . 무표정하게 동요하고있는 그를 응시했다. 전혀다른사상과 다른 생각 - 요한이 강력하게 세뇌당했다고 바그너는 생각하면서 먼지바람을 일으키면서 높은곳에 다리를 꼬고 그 꼰 다리위에 턱을 괴고서는 앉았다. 마치 계속 지켜보겠다는듯이 요한의 칼들을 피해내면서 . 마치 모든것을 다 이해한단 표정으로 응시할뿐이었다.
그의 말들이 끝날때까지 묵묵히 검을 휘드르던 요한은 잠시 가파지던 숨을 고르며 다리를 꼬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바그너를 올려다보며 새삼 자신과 바그너의 역량의 차이를 실감하였다.
현재 어느쪽으로 보든 전황은 그에게 유리한 쪽이였다. 잠깐의 틈으로 쳐놓은 결계는 확실히 그의 도주 경로를 막을 정도야 되었지만 그 이상으로 강력할 수는 없었다. 또한 자신은 그간 전장에서 이탈한 뒤부터 지금까지 기량이 확실하게 떨어져 있었다. 평상시의 요한이라면 이쯤에서 치고 그냥 빠지는 전략으로 후퇴를 하는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했겟지만 지금이 요한은 후퇴는 제2의 선택지 정도로 남겨버렸다. 그것은 그가 바그너를 쓰러뜨릴 마지막 한 수가 있거나 해서가 아니였다. 자신과 적대적인것이 확실한 바그너가 자신을 이렇게까지 봐주는 이유와 그의 현재 상태등을 면밀히 알아놔야만 다음 한 수를 좀 더 정확히 찌를 수 있기 때문이다. ...라고. 흔들리는 감정의 목을 죄이며 그의 서리같은 이성이 재빨리 속삭였다.
"형제여, 당신이 죽인 사람들이 당신에게 구원받았다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그 방법만이 구원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신의 의견에 따를 수 없습니다. 내 보잘 것 없는 세월동안 죽음으로 해결하였던 일들은 전부 다 지독한 혼돈과 새로운 문제점을 안고서 돌아왓었던 것을 저는 제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 나는... 당신이 유일힌 구원의 방법이라고 믿는 그 방법이 이 세상을 어떻게 만들지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두렵군요."
탁. 하고 흔들리던 마음 어딘가가 돌뿌리에 걸린것 마냥 갑자기 멈추어버렸다. 요한은 자신을 내려다보는 바그너를 보며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보았다.
숨을 가르는 , 요한을 바라보며 . 바그너는 여유롭게 꼬았던 다리를 풀어내렸다. 아직도 앞을 보지못하는구나. 나의 오랜 벗이자 나의 오랜 형제여 . 검은색 날개는 소름끼치게 펄럭이고 있었고 . 높낮이 없는 목소리가 바그너가 악마라는것을 실감시켜주고 있었다. 어째서 이렇게 되버린걸까 . 무표정하게 요한을 응시하면서 잠시 생각에 빠지던 그는 . 동요하는 요한을 바라보며 잠시 미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매사 무표정이었던 표정은 . 잠시 당혹스러움으로 바뀌어져 있었고 , 그의 표정을 바라보던 . 바그너는 흔들리는듯한 표정으로 . 입을 여는 요한을 바라보다가. 따라서 입을 열었다.
잠시, 떨려오던 목소리는 공중에 사라지고 바그너가 말하길
- "신의 , 하수인이 한일은 많았다 . 여러가지 방법이 그들을 맞이했지 . 하지만 그 방법들은 그들의 아이들을 그들을 옥죄었다. 나의 형제여 이 세상이 아직도 올바르다 생각하는가 . 고통스러움과 울음소리가. 성당을 찔러내리고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곳이 과연 옳은것인가 ? 나의 오랜 벗이자 형제여 , 아직도 눈을 뜨지 못한거이냐 - 네 손으로 도와주던 그들의 처음모습을 너는 기억하지 못하는것이냐 "
잠시 , 감정섞인 목소리가 흘러내려왔다 . 서글프면서도 . 무엇인가 가득 담겨있는 목소리는 점차 속삭이는 소리로 사라져갔고 . 축 내려앉은 꼬리를 뒤로하고 . 그를 응시했다. 흔들리고 있는건가. 오랜시간 동안 지내왔건만 바그너는 아직도 요한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찌보면 사상의 차이일지도 아니면 '종'의 차이일지도 몰랐다. 바그너 그는 악마였으니까.
바람이 차게 느껴진다. 더이상의 설득도 더이상의 말도 더이상 내뱉어 지지 않는다. 시간은 멈춰버린것 처럼 정적만의 가득했고. 재들만의 공중에 흩날릴 뿐이었다.
"...솔직히 당신의 말이나 행동을 들어본다면 지금 형제께서 여기까지 온 이유가 어느정도는 읽히기야 합니다만."
그동안의 훈련과 천성으로 인해 요한은 자신의 감정이 어떤식으로 있든간에 냉정한 관찰괴 판단, 분석을 끊임없이 계속하며 처음에 자신이 알던 바그너가 전혀 못 알아볼 만큼 변해버린채 이질적이게 되어버린 것에 느낀 당혹에 가까운 놀람이 사라진채로 바그너를 보았다. 어쩐지 머릿속이 덜덜거리며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 ...아니. 그것이 아니였다. 그건 그냥 요한의 바램일 뿐이다. 혼란스럽고 불리한 상황일수록 그의 머리는 예전에 그랬던 것 처럼 그저 서리마냥 차가워질 뿐이다.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진실을 말하는 것일까? 그는 지금 어떤 동요를 일으키려고 하고 또 얼마나 자신의 말에 적극적으로 반응한 것일까? 그는 예전의 바그너에 대한 것 과 지금 바그너에게서 얻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스스로도 제법 굵게 느껴지는 마디의 것들을 머릿속에서부터 정리하며 잠시 눈을 깜박였다. 우선 가장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를 와형적으로나 외면적으로나 완전히 되돌리는 것은 신이 이 자리에 와도 불가능 하다는 것 이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바그너의 설득을 위해서든지 진심으로 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구원론에 설득당해서든지 그의 계획에 동참하는 순간부터 그는 정말로 자신이 막기 힘든 존재사 된다는 것 또한 확실하다. 그러나 이렇게 미적지근하게 서로 입만 벌리는 것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요한의 머리가 내린 확실한 결론이였다.
"그렇다고 당신의 행동또한 옳은 것 입니까? 신께서 하신 것과 거의 비슷하게 보이는 이 짓이 정녕 옳은 것 이란 말입니까? 저 또한 지금 세상이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형제님. 그렇지만 이것은, 이런 방식으로는 아닙니다... 형제님. 저또한 아까와 같고, 형제님또한 변함이 없군요."
문득 그는 예전에 느꼇던 종류의 슬픔을 느꼈으나 그는 그 이상의 감정적인 동요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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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이불속에 숨어서 끙끙이는거 보는동안 오랫동안 키워와서 대략 내가 뭘 해줘야 하는지 훤히 꿰고 있는 애였지만 엄청 걱정하긴 했었어.
그나저나 전혀 예상 못 한 이유때문에 그렇게 아파하다니... 역시 뭘 키운다는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엄청난 일이구나 싶어. 어쨋든 고마워.
달라진것 없이. 똑같다. 그것이 바그너가 내린 생각이었다. 바그너는 별로 날카로운 눈치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알수있었다. 그가 달라진점이 없다는것은 . 아니 달라진점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신에 대한 믿음일것이다. 속고있는 자여 눈이 가려진 자여 어쨰서 보지못하는것이냐. 자신의 옛 형제는 당황하고 있었다.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바라보면서. 심지어 자기자신 조차도 이질적일터인데. 그로써는 어떠할까. 복잡해보이는 표정의 그를 응시하면서 . 모든것을 보고있는 그처럼 - 바그너는 입을 열지않았다. 그가 무엇을 하든 통하지 않을것이란것을 알았기떄문이기도 하였지만, 더이상 말을 못할것같음도 한몫하긴 하였으니까. 씁쓸한 표정으로 조용히 입을 다물고있던 그는 자신의 형제였던 요한이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감정과 생각을 정라하길 기다렸다. 바그너는 반쯤 포기할수밖에 없었다. 그가 안넘어올것이라는것을 알고있었으니까. 그아이의 울음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것 같은 착각을 느끼면서. 바그너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사소한 감정들은 바람과 함께 날려보내고. 잠시 먼지들을 바라보던 죄책감은 배트와함께 날려버린 바그너는 그의 말에 조용히 입을열었다.
무표정한 표정으로 바그너가 요한의 말에 입을 열길
- "옳은것은 , 아니지 하지만 계속 고통스럽게 울고있는 그들을 신의 품속에서 안식을 취하게 해주려는 것이다. 너도 알고있지 않느냐. 나의 옛 형제여 . 그가 이런짓을 벌이고 있다는것을 알고있음 에도 불구하고 눈을 감고 있었던것이냐 . "
슬픈 목소리로 , 바그너는 요한한테 가서 . 회색빛 손을 내밀었다. 어딘가 이질적이게 보이는 역관절을 움직이면서. 역안의 눈을 번뜩이며 - 그한테 부드럽게 손을 내밀 뿐이었다.
"...형제여. 전 아마 이대로 아무런 일도 벌이지 않고 한적한 곳으로 떠나 조용히 살아도 당신보다는 빨리 한줌 흙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 행동이 제가 책임질 수도 없는, 제가 없는 세상에서 이후에도 살아있을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들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고민스럽게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며 눈앞의 손을 바라보았다. 어린 시절, 아니... 그보다는 좀 더 앞이나 뒤에 있던 때 그가 자신에게 어느 순간에 내밀어준 손이 언뜻 곂쳐져 보이며 이성을 조금 귀찮게 굴었다.
"당신의 방법이 어떤 것인지는 어느정도 알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결국 그 방법을 따를 수 앖다고 생각합니다. 고통에서 해방시키는 것과 살아가면서 다음을 기약할 권리를 뺏는것은 분명히 다르니까요. 하지만 저도 이대로 손놓고 세상 돌아가는 것들을 두고보고싶진 않으니, 전 도움을 구하는 자들을 외면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보겟습니다."
씁쓸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손을 치워낸 바그너는 . 이내 무표정이지만 눈속에는 무표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의 이름을 자그마하게 내뱉었다. 더이상 과거의 관계로 만날수없는 나의 옛 형제여. 아련함이 섞인 추억을 회상하던 눈은 마음을 바꾼것인지. 다시 차디찬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눈동자로 바뀌었다. 네 선택이 그렇다면 어쩔수 없겠지. 씁쓸함이 몸을 감싸안고 더이상은 없는 형제를 뒤로한채로 바그너는 뒤를 돌아보고서는 검은 날개를 펼치고서는 . 배트를 들고 날아올랐다.
아르헴니스 성당 , 늘 분주했다. 신한테서 ,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을 뿐더러 늘 울면서 들어오는 자들이 많았기에 . 힐러 또는 의료팀은 항상 바삐 움직였고. 신부들은 사람들을 돕고 도우면서 . 고생하기 그지 없었다. 오늘도 물밀듯이 밀려오는 사람들이 성당에 주를 이루었다. 성당사람들은 점차 지쳐가고 있었고. 체력은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힐을 하면서 겨우 버티고 있는 지경까지 이르렀고. 정신력을 소모하는것은 . 교황인 그녀또한 마찬가지었다. 부드럽게 한숨을 쉬고있음에도 불구하고 . 그녀는 여전히 매우 아름답디 아름다웠으며 . 그곳의 교황인 마뉴스 시빌라 데무타티오 1세는 , 아름다운 입을 꾹 다물면서 .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자매께서 친히 새끼때 어미에게서 뺏어와 친히 고기와 몽둥이와 재갈로 교화(그건 교화가 아니라고 요한주는 생각한다.)시킨 마수 살바토르는 어마무시한 속력을 뽑내며 요한을 아르헴니스 성당에 데려왓다. 잠시동안 너무나 빠른 속도에 머리가 멍했던 요한이였으나 곧 정신차리고 요한은 살바토르에게서 내린 뒤 다른 수사에게 요한 자신의 방문을 알리고 대기하다가 마뉴스가 들어오라는 허락이 있을 때 까지 기다렸다가 그녀가 보낸 다른 사람을 따라 그녀에게 갔다.
"신께서 살피시길... 고귀하신 여교황 마뉴스 시빌라 데무타티오님을 뵙습니다."
신께서 친히 만드신것이나 다름없는 꼭두각시인 그녀에게 엄격한 예법을 지키며 무릎을 꿇고 시선을 낮춘 요한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