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근데 나는 요즘 드는 생각은 이 모든 게 업보라는 생각이 많이 들곤 함. 앞선 이야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간 일을 묻어버린 대가를 치르는 자세부터 갖추는 게 먼저 아닌가 싶기도. 미래를 위해서 앞서나가는 이야기는 언제나 해야 한다 생각함. 다만 그게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고 진실을 마주하는 태도와 함께여야 한다 생각할 뿐임. 다만 지금 진실을 마주해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얼마 남지 않았음... 그래서 세상이 미쳐돌아간다 하는거임.
>>48 알지~ 한국 사람으로 살고 있는 이상 우린 이미 부르주아고 착취자인걸(물론 여기도 빈곤은 있고, 국민으로서 수긍하기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그리고 고도 성장을 하면서 문화지체 현상이 너무 심해졌어. 발전하면서 성장통도 겪고, 국민성이라는 걸 대대적으로 갈아끼우는 사건들이 발생해야하는데 그걸 죄다 묻어놓고 갔으니... 실질적으로 우리의 민족성은 아직도 60년대 나랏님이 말하시면 넙죽 기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나는 종종 생각해. 그러니까 부조리에 목소리를 내는 게 기이하게 여겨지는 거고, 불합리한 압박에 기는 선택지를 선택하는 게 보통이 되어버린 거지
실은 우린 이미 골든타임 놓친 환자를 처치하고 있는 거나 다름이 없어... 하하... 웃음밖에 나오지 않아
그래도 외면할 수 없으니 해야 하죠? 꼬우면... 사람이 소리소문없이 죽어가죠? 그러니까 할 수밖에 없지만
뭐 이 정도는 알 거라고 생각하지만... 언젠가 이 주제로 쓰려고도 했으니 꽃씨 씨 한 명에게만 하는 잔소리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음. 지금 안 쓰면 까먹을 것 같고 나도 이것만 쓰고 저녁 먹으러 갈 거임...
앞선 얘기 그런 거 뭐 다 좋음. 그러나 한 가지, 꼭 기억했으면 하는 것은 그런 좋은 세상은 누구도 살아본 적이 없다는 것임. 그런 세상은 단 한 순간도 우리 세계에 없었음. 세상은 언제나 미친 짓과 미친 소리로 가득했고, 숨 쉬는 일조차 어려워진 지금이 가장 힘든 것이 아님. 더 옛날에는 자연이 두려워 잠도 편하게 못 잤다는 것을 기억해야 함. 그것을 기억하고, 이상주의자가 되어버리는 일만 경계한다면 앞서나가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임.
그리고 현실은 시궁창임에 좌절한 나머지 이상 속에만 존재하는 '좋은 세상'으로 도망치면서 현실에서 버티려는 사람들을 좌절시키는 트로이 목마 같은 인간들을 점잖게 처단할 방법을 강구하시길 바람. 그게 진짜 필요함.
나중에 트로이 목마를 스타일리시하게 불태울 방법을 고안해낸다면 꼭 다시 와서 의견을 공유해주면 좋겠음 더 나은 세상 만들자는 다짐에 동참하는 척 "우리는 이미 망했어" 라든가 "에휴 먹고살기부터 해야지" 라든가 "그건 힘 있는 사람들이 해야지" 하면서 방해공작을 펼치는 것들을 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되다 만 염세주의자들을 모조리 처단할 것이다아아ㅏㅏㅏㅏ 모조리이이이ㅣㅣㅣㅣㅣㅣㅣ 끼에에에에에에에엑
Q 왜 그런 한탄이 문제인지?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범주 아님? A 항상 맥락이 중요하다고 하잖음. 지금처럼 꼭 필요한 얘기 하는 중에 맥 빠지게 하는 게 방해가 아니면 뭐란 말임... 학생들이 교육청에 정당한 요구를 해도 "낼 모레 시험 준비나 하지" 하는 거랑 같음. 이건 말 자르는 거지.
아무튼... 세상에는 이성간의 사랑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테러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학교를 튼튼하게 짓는 것도 사랑이고 사람들 선로에서 떨어지지 말라고 스크린도어 설치한 것도 사랑이다. 자기가 사랑받는 줄도 모르고 뒤룩뒤룩 처먹고 살만 찐 주제에 남을 위해서 발로 뛰는 곳은 죽을 만큼 힘든 역겨운 방관자들은, 꼭 이런 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