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간혹 내가 하는 작품에 대한 인터뷰를 그냥 써보곤 한다. 뭔 관종짓이냐 하겠지만 혼자 질문 주고받고 하면서 그냥 씀. 보통 끝까지 쓰는 일도 잘 없고 해놓고 나서도 ㅈㄴ 부끄러운데 여기서 뭔가... 내가 지금 하는 일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가 잘 드러난다고 생각함. 지금 창피한 기분쯤은 참을 수 있어야 나중에 진짜 창피한 것을 창피한 줄도 모르고 세상에 남기는 끔찍한 일을 막을 수 있기도 하다..
근데 엘리멘탈같은 거는 좀 까야돼. 진지하게. 요즘에 작품 감상하는 사람들 마인드가 ㅈㄴ 잘못돼서 "영화라도 좀 행복한 거 보자!! 그러니까 동화인 거잖아!!" 이러는데... 미안하지만 동화는 욕망이 이뤄지는 걸 조심하라고 항상 강조해왔다. 왜 소원 들어주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항상 파멸하고, 왜 잔꾀부리던 여우 꼬리에는 불이 붙고, 왜 동생 괴롭힌 새언니는 출세한 동생한테 말도 못 걸어보겠냐? 그딴 식으로 살지 말라는 걸 무의식 레벨로 주입시키는 게 동화 아니냐?
애초에 행복이라는 게 누구 기준인데 ㅡㅡ 그니까 이걸 야동 야설이랑 동급이라고 까는 거 아니야
오늘 또 고막주사를 맞았고 한 번 구멍이 났다고 그런지 더럽게 아팠음. 아, 주사가 아팠다는 건 아님. 나 마취약 잘 받는 편이라 주사는 안 아픔... 아니 이게 약 칙칙 뿌리고 안쪽까지 잘 들어가라고 위에서 꼭꼭 누르는데, 그게 더럽게 아프더라고. 육성으로 크아아아악 했음... 그리고 마취 잘 안 되면 아플 수도 있나봄... 누가 난리쳤던 것 같다... 근데 고막은 그럴 수 있지...
마취 > 소독 > 주사 이런 식으로 하는데... 오늘은 소독을 좀 대충하는 느낌이 들긴 했음. 주사 놓을 때까지 괜찮았는데 뭔가 쭈우욱 들어오는 느낌이 들면서 진짜로 빙글빙글 돌아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임. 난 술 먹어도 그런 기분이 한 번도 안 들었는데... ㅈㄴ 너무 빙글빙글 돌아서 개같이 어지러웠음. 말하지 말라고 한 건 알았지만 "그어어어 너무 .. 너무 어지러우어ㅛ..." 하니까 호다닥 달려가더니 그거 마취약이 같이 들어간 것 같다고... 조금 있으면 괜찮아질 건데 또 어지러우면 호출벨 누르라고 손에 쥐어주고 가더라.
그냥 뭐가 맞고 틀리고 잘했고 못했고 그런 얘기 하는 건 의미가 없음. 작가 본인도 알 걸 아마? 그게 왜 그렇게 됐는지 알면 전문가인 거고, 그런 부분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제시하면 평론가라고 생각함. 둘 다 아닌 사람은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정말로 잘못된 것만 거부해도 부족하지 않음.
원래 게임하냐그러면 안 한다그랬음. 게임한다그러면 잔소리하고 싶어가지고 안달난 인간 많은데 관심있어서 물어보면 그것도 귀찮으니까... 근데 요즘에는 핸드폰에 피카츄 스티커가 있어서 "안 하는데요" 했다가 "아, (스티커 때문에) 못 믿으실 수도 있는데요..." 라고 말해서 사람들 눈물 흘릴 정도로 웃어버림...
>>713 사실 이런 얘기 하는 거는 여러가지에서의 이유가 있긴 한데... 대표적으로는 사람들이 그림 그리는 데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정확히 어느정도인지(그러니까 그 편차까지도) 잘 모르면서 자꾸 한 컷 한 컷에 정성 들이라고 강요하는 부분이 어이없다는 거임.
그런 사람들 중에 무료로 보는 사람은, 좋은 댓글도 안 달면서 뒤에 몰래 숨어가지고 "이런 컷은 좀 너무 대충인 거 아니야?ㅋㅋㅋㅋ" 같은 글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아마 대부분 같은 사람이겠지ㅋ 돈 냈다 치더라도 꼴랑 2~300원. 전 회차 소장해도 10만원도 안 되는 돈 써놓고 대단히 후원 많이 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 너무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