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관에 재미있을 것 같은 수업이 있어서 신청했더니만 재수좋게 고인물 기수에 얻어걸려가지고 무경력인 입문자는 나 하나 뿐이었음. 학생이 나 말고도 둘 더 있길래 물어보니까 이미 경력이 7년이더라고... @됐다... 이거 진도 어떻게 따라가냐... 했는데 나중엔 비슷한 속도로 작업했음. 가르치던 선생님도 나보고 "이건 사기야" 라고 했다...
"선생님이 떠먹여주시니까 가능한 거죠! 선생님 짱!" 이렇게 무마해서 넘어감. 물론 당연한 이야기다... 선생님이 몇 년 걸려 배운거를 내가 몇 개월도 안 돼서 터득하는 일이 일어날 리가 없다는 걸 내가 아는데...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학생의 도전을 무한으로 허용하는 선생님+사이좋은 썩은물 기수 콤보로 가능했던 것임... 늒네라고 사방에서 밥을 줬거든요... 그 결과로 우량아가 된 것임(??)
문득 든 생각인데... 우울이 주는 혜택 중 하나가 관찰력 아닐까?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점이라면 내 눈이 더 정확하게 본다는 것일 뿐이다. 말하자면 해상도가 높은 이미지가 입력돼서 평범한 손으로도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거고, 보고 그리는 훈련 위주인 초보 수준에서는 압도적이라는 착각마저 일어나는 거임...
아니 반쯤 먹은 빵도 벌레 나오면 환불이란 걸 해주잖아. 영화관에서는 일단 상영 시작하면 환불이라는 게 없어. 필름이 잘못됐다든지 영사실에서 정신 놔가지고 다른 영화를 틀었다든지 뭐 이런 관리상의 책임이 있지 않은 다음에야 환불같은 거 없다고. 그럼 욕이라도 먹어줘야 할 것 아니야. 난 가만히 앉아가지고 @같은 소리 들어가면서 두시간 이 악물고 버티고도 2만원 가량을 잃었는데. 그돈으로 주식을 샀어봐라 @장...
여담이지만 영사실에서 사고 거하게 한 번 쳐서 대환불 사태가 일어난 적이 있다... 그 때의 손님들이 제일 침착하고 질서있게 환불 받았음. 빼도박도 못하게 영화관 책임이어서 당연하게 환불받을 수 있다고 생각이 됐겠지 아마? 누구도 불안해하거나 먼저 환불받으려고 하지 않았고 매니저 눈에서는 피눈물이 흘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