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그래도 사람인데 그리고 가족인데 너무 물화하는 거 아니냐고 하면 딱히 타당한 해명을 할 수 없지만. 나의 A가 A로서의 기능(혹은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데 A 대우를 해주기는 나는 너무 힘이 들어. 이렇게까지 말하기는 나도 싫지만 내 인생에(적어도 지금 상황의 일상생활에) A가 짐이 아니라고는 하기 어렵지.
차라리... 내가 태어날 즈음부터 이미 망가져있었거나 아니면 내가 어른이 된 이후의 타이밍에 망가졌다면. 그랬으면 조금 낫지 않았을까. 전자의 경우라면 내가 아는 A는 이러지 않다며 기억과 현실의 괴리에 고통받지는 않았을 것이고. 후자의 경우라면 그래도 A의 덕은 다 본 다음이니까 이 지점에서 억울하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일어나지 않은 그리고 않을 일이니까. 이걸로 망상하며 아쉬워하기에는 기력도 시간도 아깝지.
남을 탓하기 ->내가 괴로움. 남을 괴롭게 할 수도 있음. 남을 해치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함. 최대한 적절하게 문제 제기하려면 에너지가 꽤 많이 소모됨. 힘을 내서 문제를 제기해도 공감과 동의 한쪽 혹은 둘 다 얻지 못할 가능성. 사회적으로 쫌생이겁쟁이예민충 될 가능성. 남에게 공격 당할 가능성. 나를 탓하기 ->내가 조금많이 괴로움. 이 건으로는 남에게 공격 당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움.
차라리 걍... 여기가 어디죠 이름이 뭐죠 당신은 누구죠 오늘이 무슨 요일이죠 점심은 뭘 먹나요 여기가 어디죠 내가 누구죠 이름이 뭐죠 ㅇㅇ씨는 왜이렇게 예쁘죠 오늘이 무슨 요일이죠 여기는 어디죠 당신은 누구죠 ㅇㅇ씨가 누구죠 ㅇㅇ씨는 왜이렇게 예쁘죠 지금 계절이 어떻게 되나요 이딴 것만 말했으면 좋겠다. 물론 이것만도 너무 힘들긴 한데. 그래도 그렇게까지 정신나갈 것 같지는 않아.
전근대 성차별 마초 꼰대 발언 제발 좀 그만...
결혼 안 보낸다는 말 그만. 제발. 애인 있냐고도 그만. 당신 때문에 연애 못하니까. 물론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 당신도 매우 크니까 그만 좀 해 제발...
하하 재밌다. 이게 재밌어? 웃겨? 치매가 장난이야? 치매가 개그냐고. 너희는 안 당할 것 같아?
똑같은 소리 반복하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누구냐고 물어보고 몇달씩 하루에도 몇번씩 말하고 가르치고 학습시킨 거 다 까먹고 계속 실수하고 질질 흘리고 힘은 더럽게 세고 고집도 더럽게 세서 이제 나이 들어서 세 시간만 이 안 닦아도 입냄새 나는데 말을 진짜 어떻게 이렇게 안 들어 이도 안 닦는대 세수도 안 하겠대 와중에 비틀대니까 걸으려면 잡아줘야 돼 근데 또 계속 말은 걸어야 돼 그러면 뭐가 예쁘다고 그 커다란 냄새나는 얼굴을 30에서 40 cm 반경에서 마주하고 있어야 돼 그러면서 계속 똑같은 말 똑같은 말 하하 진짜
치매가 웃을 일이야? 치매가 웃겨 너네는? 뇌손상이 얼마나 끔찍한지 몰라서 그래. 원래 자상하고 사랑스러운 인간이었는데 그깟 전두엽 좀 망가졌다고 인격이 일그러지는 꼴을 고장난 카세트처럼 똑같은 말 똑같은 말 똑같은 말!!!!!!!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꼴을 이걸 과연 견딜 수 있어?
어른 되고 사회생활하면서 배운 예의 같은 건 다 까먹고 다 롤백 돼서 유년기 때 그 형편없는 부친한테 배운 것만 중얼중얼 조잘조잘... 원래 안 그랬잖아. 원래 안 그랬는데. 내가 아는 아빠는 이런 사람이 아닌데. 근데 원래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었대 이런 집안에서 자랐대 나만 몰랐던 거야 나만 속았던 거야 차라리 평생 속이고 살지 원래 사람은 남을 속이면서 살아 그게 예의라는 거고 체면이라는 건데 뇌가 특히 앞쪽이 손상되면 이제 충동조절이 안 되고 감정을 스스로 컨트롤을 못해요 이게 무슨 소리냐면 예의는 모르겠고 욕구만 남는다고요 염치라는 게 소실되어버린다고 저거 분명 아빠의 껍질인데 어떻게 지능과 충동억제가 없어졌다고 다른 사람이 되냐고 진짜로 영혼이 바뀐 것만 같아
아버지어머니 생일은 아는데 아내 생일은 몰라 당연히 딸 생일도 몰라 최근 기억은 다 날아가고 오래된 기억만 남아있어 이끼처럼. 오래된 곰팡이처럼. 오래된 기억만. 꾸역꾸역. 나는 누가 내 생일 기억 못한다고 이렇게까지 서운할 줄 몰랐어. 분명 우리 아빠 머리도 좋고 자상한 아빠인데 어린이날에 나 갖고 싶어한 거 사주겠다고 야근하고도 굳이 멀리까지 가서 할인도 하나도 안 먹이고 사왔었는데 내 말 하나에 그렇게까지 해줬었는데 그날도 다 까먹고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어떻게 나와의 추억을 다까먹을 수가 있냐고. 나빴어. 나빴어진짜 너무 나빠. 진짜 미워. 이럴 거면 남편도 하지 말고 아빠도 하지 말지 그랬어. 잘해주다가 갑자기 죽어버리는 게 어딨냐고. 차라리 처음부터 없지 그랬어. 처음부터 애초에 아빠 같은 거 없었으면 이렇게까지 빼앗긴 기분은 아니지 않았을까
안 당해봤으니까 너는 안 당해봤으니까 안 겪어봤으니까 그냥 웃는 거야 뭐가 웃기다고 그래 우는 것보단 웃는 게 낫지 근데 난 못 웃는데 어떡해 난 못 웃는데 어떻게 하냐고 나는 어떻게 하면 되냐고
B는 본인이 견디기 힘들면 진작 도망치지, 왜 버티고 버티다가 겁자기 공격을 한 거람. 의중을 알 수가 없네. 사고방식과 행동원리를 파악할 수가 없어. 왜 이러는지 모르니까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아무튼간 고마워. 이렇게 네가 내 트라우마를 하나 더 적립했네. 이제 정말로 못 버티겠어. 네가 나가든지 아니면 내가 나가는 거야. 살면서 사람 때리는 장면을 그렇게 목격한 적이 없었는데. 네 덕에 이번에 두번째야. 내가 "괜찮겠지" 하고 잠시 긴장을 놓았다가 B가 A를 폭행한 거. 이번이 두번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