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꿈이라고 하면 개인마다 쫓기는 것일 수도 있고, 잡히고 싶은 것일 수도 있고, 나나 다른 사람의 경솔함이나 스트레스의 표현일 수도 있다는 거임... 이게 정답도 없고 사람마다 의미가 다르다 하는게 괜찮은 접근인 것 같음. 개인적으로 꿈해몽 타로도 여러번 해봤는데 융의 방법이 훨 나음. 그리고 하고나면 훨씬 마음이 편해짐.
그리고 자기 전에 불평 하나 하고싶음. 나 천원샵 엄청 유행할 때 든 생각이 뭐였냐면 '왜 사람들한테 싸고 안 좋은 물건을 쓰게 하는 거지?' 라는 거였음. 물건은 길들여서 오래오래 아껴 쓰는 게 좋은 건데, 쓰고 휙 버리는 거면 누가 물건을 아껴? 그게 처음부터 이해가 안 됐음. 그리고 지금 다이소가 제일 좋다는 사람들 보명 '왜 안 좋은 물건을 좋아하는 거지?' 라는 거임. 내가 얼마나 구시대적인 인간인지 나조차도 감이 오지 않는다...
급발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원래 물건을 아껴서 오래오래 써야 함. 기분따라 바꾸고 그런 게 아니다 이말이지.
관계도, 내 몸도, 물건도 아무렇게나 막 바꿀 수 있는 지금의 시대가 뭘 보여준다고 생각하느냐면... 그 무엇도 소중하지 않은 시대라고 생각함. 이게 '님들이 쓰레기 막 버리니까 환경이 파괴된다구욧!' 이런 말이 아님. 뭘 아낄 줄 모르는 게 문제라는 거야. 나를 아낄 줄 모르니까 내가 사는 환경도 아낄 줄 모른다고. 아껴서 조금씩 오래 쓰는 감각을 아는 사람이 너무나 적어졌다.
자, 타노스가 전 우주의 인구를 딱 반으로 줄였다고 치자. 그게 옳든 그르든 일단 벌어졌다 치자고. 그럼 여기서부터 질문.
1) 남겨진 사람들은 자원과 환경을 사랑하고 아껴서 오래오래 써야겠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상실을 위로하고 잃어버린 것을 복구하기 위해서 자원을 더 쓰려고 할까? 2) 남겨질 사람들을 랜덤으로 정하는 건 공정성을 위한 거라고 하는데 오히려 지혜로운 사람을 많이 남겨야 자원을 더 아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예를 들어, 어린이가 더 많이 남은 행성은 어쩌지?
극한의 이기주의를 한 방에 해결해주는 게 타노스잖아. 아니야? 제딴에는 우주를 위한 대업이네 어쩌네... 역사 시간에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모든 문명에서 가장 많은 자원을 투자해서 가장 많은 자원을 파괴하는 게 전쟁이라는 걸 모를 수가 없는데 어떻게 타노스가 옳다는 말이 나오느냐고.
이거는 심각한 문제임. 환경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말하는 영상에 '타노스가 옳았네요' 이러고 있는 사람들, 만약에 당신들 대졸자면 난 웃음도 안 나올 것 같다...
타노스는 말이다, 백인들 특유의 과잉된 의식-"개도국"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으니 그냥 때려부수고 해결한 셈 치자는, 스스로 도덕적으로 우월하다 착각할 뿐인 폭력-을 비웃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면, 지금의 오락문화가 어디로 얼마나 잘못가고 있는지 증명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함. 사람들 선동하는 꼴 좀 봐라. 이게 MCU를 완성하고 자시고의 문제가 아냐. 책임이 없잖아. 재미있으면 다야? 돈 많이 쓰고 돈 많이 벌면 다야? 정말?
나는 사람들이 타노스를 비난할 줄 알았어. 영화 보고나서 '환경문제 해결 못하면 쓸모없는 사람들 없애버립시다' 하고 있으면 가서 멍청한 소리 한다고 비난할 줄 알았어.
인구는 어느 기점을 지나면서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음. 인구 증가에 크게 기여한 건 녹색혁명이었고, 당시에 인구론을 주장한 맬서스는 크게 비난받았음. 근데 지금 봐라. 늘어난 식량을 어찌할 줄 모르고 또 부족하다지.
그냥 절반으로 줄인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줄여봤자 다시 늘어난다는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뭔 대업이야. 대업을 핑계로 대량학살 하고싶었을 뿐이잖아. 차라리 돌아가신 아부지가 꿈에 나와서 '아들아, 전 우주의 인구를 딱 반으로 줄이렴' 했다고 하면 좀 더 설득력 있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