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687079> 청새치의 정신분석 쇼 :: 876

익명의 청새치 씨

2022-12-01 19:00:12 - 2023-01-16 19:11:12

0 익명의 청새치 씨 (SXa5ai8JfY)

2022-12-01 (거의 끝나감) 19:00:12

★ 타로 간단한 것만 봄
★ 상시 분노폭발 주의 ☆
★ 불만쟁이 1500배 ☆
★ 멘탈 최적화 대실패 ☆
★ html, css, java 불러오는 중...
★ 정밀소묘 불러오는 중...
★ 심리학 자료 불러오는 중...
★ 욕 줄이는 중... 6트 (5트: 70점)
★ 경주마 육성 중...
★ 이영도 소설 다운로드 중...

319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0:29:45

친구랑 얘기하면서 나온 얘긴데

친구 : 내가 '어쩌라고' 이렇게 말하면 눈치 챙겨라는 느낌인데 니가 '어쩌라고' 이렇게 말하면 '우리 관계는 파탄이 났고, 당신은 더이상 내 앞에서 발언할 자격이 없습니다' 라는 느낌이지...
나 : 그래요... 바로 그거에요... 어쩌라는 거냐는 말만 해도 사람이 죽어버린단 말이에요... 난 시작도 안했는데 왜 벌써 죽어버리냔 말이야?
친구 : 질문 속애 답이 있는 것 같아요...
나 : 아...

320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0:32:12

참 고민이야

321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0:39:27

친구가 나보고 인간을 너무 이성적으로 봐서 인간혐오 심한 거 아니냐고 하긴 하던데. 흠.

322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0:40:44

그닥 동의하진 않음. 인간은 저마다의 이유로 혐오스러운데 스스로의 혐오스러움에 저항하기는 커녕 전혀 돌보지도 않는 주제에 그걸 남이 운명적으로 사랑해주기를 기대하는 비겁한 생물이라고.

323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0:42:48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세상에 사랑보다 더 필요한 건 강인함이야. 나조차도 사랑할 수 없는 모습이라면 과감하게 베어내는 강인함이 필요하다고.

324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1:24:43

내가 사람에게 보복하는 방법이 한 가지 있다면, 자기가 잘못한 걸 자기 스스로 떠벌리게 하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조금 화가 나서 나를 욕하고 싶을만한, 그렇지만 누가 들어도 내 잘못은 없고 나를 욕하는 그 사람만 창피해지는 말을 스스로 하게 만드는 거야.

물론 그 사람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나를 욕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오로지 그 사람의 의지가 얼마나 강인하냐에 달려있다.

325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1:25:53

그게 내 귀에 들어오면 나는 내 선택이 옳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쁘고, 전혀 그런 말이 들리지 않으면 당신이 최악은 아니었다는 뜻이니까 뭐, 그것대로 나쁘지 않다.

326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1:29:25

누가 나에게 사랑스럽게 굴고 잘해주는 것보다 누군가 자기 잘못에 스스로 걸려 넘어졌다는 사실에 더 즐거워하는 나...
세상 사람들이 성선설이 맞다 해도 나를 보는 나만큼은 성악설을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음.

327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1:30:47

이런 걸 숨기려고 애써 축구 좋아하는 척 해왔어.

328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1:32:23

솔직히 호날두만 해도 말야, 누구라도 욕하기 좋을 만한 행동만 일삼잖아. 남들 사이에 숨어서 비웃고 있으면 얼마나 편안한지 몰라. 스포츠만 그런 게 아니라 연예계도 그렇고, 정치도 그렇잖아.

그런 안락함의 나쁜 점도 알기 때문에 하고싶지 않은 거야.

329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1:34:06

성선설보다 성악설을 더 믿는 건, 내 본성이 저절로 선해지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
노력하지 않으면 혐오스럽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광물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말을 들었다고 보석을 다듬다 말아? 시작했으면 하던 건 마저 해야지.

330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1:35:35

그래서 사랑보다는 강인함이 더 많이 많이 필요해. 사랑을 지킬 능력이 없으면 어차피 사랑같은 건 있으나 마나.
사랑이 강인함보다 우선하는 가치일 수는 있어도, 세상을 살아가는 데 먼저 요구되는 능력은 아니다.

331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1:40:00

아무튼 그렇다는 거임. 사랑과 지혜도 좋지만 어째서인지 악한 면과 뒤섞인 것들도 필요하니까 선한만큼 악해져야 한다고 하는 것 같다. 동전의 양면 같은... 용기와 분노가 그렇고, 강인함과 냉정함이 그렇다.

332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3:01:10

자기가 당연히 사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 특히 역겹다. 이 세상에 당연하게 주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 삶조차도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옳거나 정당하거나 했던 게 아니잖아.

333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3:03:06

자기가 무조건 좋은 사람으로 기억돼야 한다고 믿고, 그걸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나쁘게 구는 것도 역겹다고.

334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3:03:57

아! 왜 나는 깡통이 아니라 사람으로 태어났을까. 진짜 고민이다.

335 익명의 청새치 씨 (g6P.mJTORc)

2022-12-14 (水) 23:29:06

으으으아아아아아아!!!!!!!!!!!

336 익명의 청새치 씨 (hx0mxiEgJY)

2022-12-15 (거의 끝나감) 12:26:29

크아아아아아아아악

337 익명의 청새치 씨 (tj0lCuqigs)

2022-12-15 (거의 끝나감) 12:50:35

리빙포인트) 싫으면 싫다고 말했어야지~! 말도 없이 참은 게 잘못이지~ 이렇게 가스라이팅 하는 사람에게는

"애초에 싫은 짓을 하지 말았어야 했던 거 아닐까?" 라고 카운터치면 된다.

338 익명의 청새치 씨 (tj0lCuqigs)

2022-12-15 (거의 끝나감) 12:50:54

카운터펀치~!

339 익명의 청새치 씨 (Zl4XgeoZ7E)

2022-12-16 (불탄다..!) 22:57:26

아!!!! 됐다@@!@!!!!!!! 히히히히히 이젤 쓸 수 있다!!!!!!!

340 투덜이 청새치 씨 (JcveOSd.zg)

2022-12-17 (파란날) 13:04:17

내가 언젠가 했던 말 중에서 '내가 생각하기에 제일 당연한 거였는데 남들은 그런 생각조차 해본 적 없던 것' 한 가지를 꼽아보자면 제일은 이거다.

"따지고 보면 안경 쓴 너도 시각장애인이다. 애들이 거진 안경 쓰고 다니니까 본인은 장애인 아니라는 생각 들지? 너 혼자만 안경 썼어봐라. 혼자 목발 짚고 다니는 애랑 뭐가 다른가."

341 투덜이 청새치 씨 (JcveOSd.zg)

2022-12-17 (파란날) 13:05:58

그 말에 그렇게 충격을 받더라고. 근데 걔는 내 말에 충격받을 수밖에 없었어. 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거든.

다리에 깁스하고 목발 짚고다니는 애 보고 "쟤 완전 장애인 같다" 이랬음.

342 투덜이 청새치 씨 (JcveOSd.zg)

2022-12-17 (파란날) 13:08:09

장애 자체는 이해할 필요가 없다. 다수의 인간들이랑 달라서 불편한 점이 뭔지 이해하는 건 필요하겠지만, 마치 장애라는 게 어디서 생기는지 알아내면 이 세상에서 장애가 없어진다고 믿는 사람마냥 '쟤는 다리가 왜 저럴까...' 이딴 생각은 애초에 할 필요가 없다고. 심지어 쓸모도 없다.

343 투덜이 청새치 씨 (JcveOSd.zg)

2022-12-17 (파란날) 13:11:14

어차피 장애는 그냥 이미 생겨버린 거라 뭐가 잘못돼서 이러는 건지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의사가 아닌 사람들은 어차피 머리 써 봐야 소용 없다는 말이기도 함. 막말로 남의 사정인데 알아서 뭐함?
그리고 장애도 일종의 사회적 합의임. 안경 점자 그딴거 없던 조선시대에 녹내장이 일찍 온 사람이었어봐라. 그냥 짐짝임. 근데 요즘엔 점자도 있고, 다니기 좋으라고 전용 보도블럭도 깔잖아.

이게 존엄성이라니까? 인간이기만 하면 어떤 형태로 태어났든 살 수 있게 다 같이 의무를 지고 그렇게 해서 지켜지는 게 존엄성이라고.

344 투덜이 청새치 씨 (JcveOSd.zg)

2022-12-17 (파란날) 13:45:24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는 그 대화

걔 : 쟤 완전 장애인 같다. 혼자만 저러고 다니는 거 보기 안 좋은데 엘리베이터 타지. 어차피 다른 애들은 엘리베이터 못쓰는데.
나 : 너도 혼자만 안경 썼으면 그런 취급이었을걸. 다른 사람들도 다 안경쓰고 다니니까 너는 남들에 비해서 모자라다는 생각이 안 들지? 뚫린 입이라고 말이 막 아무렇게나 나오냐?
걔 : 으애앵... 8ㅁ8

345 투덜이 청새치 씨 (JcveOSd.zg)

2022-12-17 (파란날) 13:45:46

놀랍게도 고등학생이었답니다...

346 투덜이 청새치 씨 (JcveOSd.zg)

2022-12-17 (파란날) 13:52:06

그러다 똑똑한 사람들이 '장애의 기준을 넓히자' 하면 어쩌려고 그래. 전교 10등 안에 못 들면 지적 장애인 걸로 하자고 정하면 사람들 태반이 장애인 되는거야.
자기는 평생 장애인 안 될 줄 알아.

아, 맞다. 대학생들이랑 이런 얘기 하니까 "저는 그 전에 죽을래요." 하는 애랑 "저는 장애 생기면 죽을래요." 하던 애가 있었다.

347 투덜이 청새치 씨 (JcveOSd.zg)

2022-12-17 (파란날) 13:52:44

어메이징... 어메이징...

348 투덜이 청새치 씨 (JcveOSd.zg)

2022-12-17 (파란날) 13:54:41

엘리베이터 끊기 운동 실천 2달차에 경사면이 빙판 되어버려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말았다는 소식입니다...

349 투덜이 청새치 씨 (JcveOSd.zg)

2022-12-17 (파란날) 13:56:13

근데 사실 우리는 이미 크고작은 장애를 다 가지고 산다는 게 유머 아니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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