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나 동물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인간이 자연물에 '폭력을 사용한다'고 하곤 하는데 어째서 이 모든 것을 폭력이라고 하는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 거임(있기를 바람...). 폭력은 말 그대로 난폭한 것임. 난폭한 것들은 앞뒤 안 가리고 달라들지? 여기에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의미가 들어간다. 인간이 자연에 대해서 폭력적이라는 건 자연의 순환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난폭하게 착취하고 순환에 전혀 기여하지 않는다는 말인 거다.
스타벅스 본사에 여태까지 먹은 커피값이 아까우니 쿠폰으로 캘린더나 머그잔을 사게 해달라고 할 때 무슨 자연의 순환 같은 걸 생각했어? 아니라고. 인간은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 거면 지금의 위기를 재앙이라고 하면 안됨. 어떤 생물군이 쇠락하고 멸종하는 것은 생물 진화 단계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잖음. 동물들이 뭐 생각하고 살아? 인간도 생긴대로 생각 없이 산 거면 한 백 년쯤 뒤에 개체수가 크게 줄어서 빌빌거리고 사는 것도 이상할 것은 없잖아. 안 그래?
과수원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인간의 욕심 때문에 그렇게 원래 모습을 버리고 살게 된 것이 아니라 그 나무들이 인간이 제안하는 모습에 동의했기 때문에 거기서 살고 있는 거라고 보는 시각도 있기는 함. 인간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줄 알겠지만 귤나무도 복숭아나무도 인간과 함게 지난 몇 천 년간을 살아왔는데, 설마 인간이 가지 좀 꺾어서 접붙이기를 했다고 원래 모습을 잃겠나. 그리고 접붙이기도 안 되는 건 또 안 된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약간 오싹해지지 않음?
지구도 마찬가지야. 이 행성이 합성수지와 다양한 합금이 필요해서 인간을 살려두고 있는 거라면 어떨까? 몇 만 년 전에는 운석에 실컷 맞고 당시의 지배종이던 공룡은 멸종해버렸지. 인간은 위성을 쏴서 운석이나 소행성을 다른 곳으로 날려버릴 수 있는데 당연히 살려둘 가치가 있는 것 아니겠나.
그렇게 보자면 행성이 생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간들은 살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인간들은 딱히 필요 없는 거지. 즉, 모든 인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란 이야기.
잠깐 다른 얘기. 예전에 디자인 수업 들을 때 '이것도 예술이고 저것도 예술이다'하는 말을 들으면서 무슨 개소리지? 싶었던 게 지금 해결이 됐음. 이거나 저거나 다 예술이라고 할 것 같으면 그 무엇도 예술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함. 맞잖아? 기준이 없을 것 같으면 그렇다는 거지. 그럼 모든 수준의 작품을 존중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 모든 것은 기준이 필요함. 표절 작품도 패러디도 원본과 같은 수준으로 존중한다고? 어린이가 아무렇게나 그은 선을 연륜을 자랑하는 작품과 동일선에 놓고 본다고? 말 같은 소리를 해야지.
이런 말은 꼭 디자이너들이 한다. 디자인도 예술로 인정받고 싶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는 거지.
내 생각에 감상자로 하여금 어떤 경험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살아있는 것을 작품이고 그런 작품과 체험 모두를 일컫어 예술이라고 해야 맞다. 그냥 내 보기에 좋다고, 여러 사람이 좋아한다고 작품이고 예술이 아니다 이거지. 경험이 불쾌했을지라도 언젠가 한 번은 마주했어야 하는 것을 바라보고 그걸 통해 감상자가 정신적인 성장을 이뤘다면 그것은 작품으로써 충분한 힘을 발휘한 거고, 이것은 예술이 맞다.
그럴 수 있다. 감상자는 창작자보다 게으를 수밖에 없음. 창작자가 얼마나 긴 시간동안 뺑이를 쳤건 감상자는 그냥 앉아만 있다가 작품을 접하게 되니까.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 심사위원의 자세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옳은지 생각해야 진정한 문명인 아니야?
언제 누가 나한테 그걸 심사할 자격을 줬느냔 말이야. 왜 그걸 당연하단 듯이 누리고 있는 거냐고.
강다니엘 논란을 보면 거진 말실수던데... 댓글 중에 '평판은 잘 모르겠고 논란 달고 사는 거 보면 영리하진 않은갑네' 하는 말이 좀 그럴싸하긴 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그 사람이 모든 일을 좀 혼자 하려고 하나? 아니면 주변에 어른이 없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듦. 그리고 사람이 지지리 운도 없음.
솔직히 '여자들 사이에서 기빨리다가 남자들 사이에 있으니까 너무 좋다'는 남자들 열에 아홉은 이 말에 동의할 거임. 이성에 미친 바람둥이랑 변태 빼고는... 이거 까는 사람은 마인드가 어린 여팬이 아닐까 싶은데... 공교롭게도 이게 팝핑논란으로 한참 불타고 난 다음이라서 딱 걸린 거 아님. 하필이면 프라이빗 채팅앱에서 마치 뒷담까다 걸린 것처럼 됐잖아. 나는 주변에서 누가 이걸 조언을 안 해주나? 아무도 신경을 안 써주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음.
근데 또 사람이 한 번씩 맛탱이 갈 수 있다. 생각보다 ●랄 타이밍은 주기적으로 오니까... 강다니엘이 실수를 했냐, 잘못을 했냐, 죄를 지었냐 하면 대개 실수에서 잘못 정도라고 봄. 이게 규모가 점점 커지면 모르는데 글쎄, 내가 보기엔 그냥 고만고만한 잘못에 그치는 것 같애...
너무 옛날 작품에 목숨 걸지 말라고 하는 것이, 작품 보존에 목숨 걸어야 하는 건 미술관이랑 보존과학맨들임. 오래된 그림들 특히 유화로 된 작품들이 망가지는 걸 보고 사람들이 상처씩이나 받는 건 좀 아니다 이거지. 반 고흐 그림도 그렸을 당시랑은 아주 다른 모습일 거임. 유화의 수명은 일반적으로 300년 정도라고 하니까... 모든 그림은 망가져간다. 흘려보낼 건 흘려보내야 한다. 모든 것을 붙잡을 수는 없다. 모든 것은 언젠가 죽는다.
지난번에 말한 것처럼 현 시대의 작품만 잘 보고 느끼는 걸로도 충분함. 굳이 오래된 작품일 필요 없다 이거지. 이건 현대미술을 업신여기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고, 현대의 창작자들과 작품 위에서 소통하지 않을 거면 굳이 예술작품을 즐길 필요가 없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