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 친척께서 돌아가셨다. 장례식장은 언제나 그 무거운 분위기가 불편하다. 하지만 이런 애도가 없다면 평생 그 사람을 그리워하고 돌아오길 기다리게 된다고 했다. 그런 슬픔을 공유하고 무거운 짐을 나누는건 가문의 일원으로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장례식장에서 떠들썩하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싫었고 직계가족이 아님에도 비통해하는 사람들도 공연히 법석떤다고 한때는 생각했지만 그만큼 마음을 쓰고 있었다는것이고 그 관계를 소중히 했다는거 아닐까 싶고
그제 여친네 엄마랑 새아빠 또 뵈었고 조개구이를 먹었었다 여친네 엄마는 결혼 압박을 슬슬 넣고 있는데 나는 나이도 나이고 엄마가 그런걸로 압박 안 줘서 글쎄... 그리고 또 더 많이 만나봐야 결혼을 하든가 말든가 하지. 여하간 난 안 하고싶다...
요즘 나는 퇴사를 코앞에 두고있다. 이제 지긋지긋한 노가다도 그만둘거다. 하지만 개발은 훨씬 더 힘들거란 것을 안다. 기실, 그 쉽다는 파이썬도 내게는 조금 어려우니까. 그러나 이왕 칼을 뽑아든거, 6개월간은 열심히 해볼 요량이다. 안 되면 뭐 노가다나 마저 하면 되고...
배수의 진을 치는 심정이 어떤지는 알고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해도 안 되면 도망칠 길은 있어야 하잖아.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지금 여러모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최악의 경우라고 해도 바로 내뺄 수 있으니까.
그런데 유의해야 할 것은 최악의 경우가 아니라 고만고만한 나쁜 결과라는걸 물론 명심해야할 터이다. 누가봐도 최악이라면 뺄 시기를 나도 알 테지만, 아니라면 애매하게 빠져서 길을 잃을테니깐...
대충 카드값이랑 이것저것 나가면 1년간 모은 돈이 퇴직금 포함 1,050만원 정도가 되는데 참 너무 적다... 1년에 고작 이것밖에 못 모으다니. 역시 씀씀이를 좀 줄여야겠구만... 실업급여 못 받으면 이걸로 6개월간 생활비를 해야하는데 모자람은 없겠다만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한으로 해야겠구나 싶다.
노가다 하던 버릇 어디 안가서, 주6일로 일할 때는 돈쓸 시간도 없어 딱히 절약하려고 애를 안 써도 자연히 일정 이하로 소비가 맞춰졌는데 이쪽 길로 취업을 한다손 쳐도 고작 200 받으면 땡큐일듯 하니 여러모로 암울하다.
소장놈때문에 정신병 심해져서 죽겠다. 사실 퇴사도 더는 버티기 힘들어서 그랬던건데 어떻게 이 양반은 후임이 가는 마당에 끝까지 저러고 싶을까. 답대가리 없다. 뭐 상관없다 없는 정신이나마 녹취는 그때그때 다 따놨으니까... 근데 그걸 모으면서도 의문스러웠다. 어차피 증오심이든 좌절감이든 그러한 동기 자체는 금방 휘발될것이고, 가장 큰 결과란 결국 회의와 도피 혹은 내면으로의 천착으로 이어질 게 뻔한데.
참치에서 옥돔으로 바꿀라다가 그냥 킬킬 앤 하이드가 되었음 0. 본 주제글을 역주행해보고 있는데 역시 기록이 기억을 이긴다. 물론 해당 인용구의 맥락에는 안 맞는 이야기지만, 요는 내가 나의 지난날을 너무 잊고 있었단거다. 불과 1년전까지만 해도 나는 심각한 정신병자였다는 사실이 잘 믿기지가 않곤 한다. 그만큼 나는 놀라우리만치 호전되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몰락은 부흥보다 훨씬 쉬우니 방심은 금물이다.
1. 나의 기저에서 가장 지배적인 동기는 결국 죄의식과 몰입할 대상에 대한 탐색, 이 두가지인듯 하다. (애정결핍은 좀 사그라들었다) 전자는 곧 노는 걸 죄스럽게 여기는 것이고, 후자는 무언가 몰두할 것이 생기면 금방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고 또 삶 전체가 충만함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그것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또 한번 발견하고 나면 거기에 깊이 몰입하고 그것을 탐닉한다.
2. 이모부 상 당했을 때도 느낀거지만 역시 부모랑은 연을 끊는 게 맞다. 그리고 헬리콥터 부모 (라고 하기에는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무심하는 등 다분히 선택적이었지만) 같은 어머니 밑에서 계속적으로 통제와 억압을 받으며 굽실대고 "Hyo" 정신에 따라 숭앙 내지는 신앙하느니 그냥 조실부모한 고아가 되는게 나은것같다. 이 집안 전체는 반면에 근본적으로 답대가리 없는 것은 아니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다른 집과 마찬가지로 일정 이상은 콩가루이고 딱히 거기 붙어있어봐야 내가 득볼 것은 없으며 뜯길 일만 남았으니 좋을 건 하나도 없다.
3. 이 회사를 나가야겠다는 결심을 너무 늦게 했다. 지난 현장은 화성이었고 올해 2월 초쯤에 경기 하남으로 신규 발령받았는데 당췌 무엇때문에 1년이나 여기 붙어있었을까? 그만큼 내가 작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직전 회사에서 얼마 하지도 못하고 잘렸으니 그럴 만도 하지. (사회 초년생이 뭘 알겠으며 뭘 얼마나 할 줄 알겠는가? 당연 자존감은 존내 낮은게 맞다) 근데 암튼 이 회사는 체계도 없고 근본도 없으며 그걸 굳이 감내하면서 물경력 쌓으면서 있기에는 나라는 사람의 시간이 아깝고 미래도 보장되지가 않는다. 당췌 체계란게 없고 협업도 없고 너나할 것 없이 각자에게 주어질 책임 내지는 문책을 회피하기 급급한데다 같은 시간에 따로 놀고있으니 프로젝트가 성사될 리가 있나? 그저 PM의 자리에 있는 이사가 정말 불쌍할 뿐이다.
4. 그렇다고 굳이 진로를 전공과 아예 관련없는 다른 길로 옮겨야만 했던 건 아니지만, 요즘 코딩 공부하는게 제법 재미있다. 파이썬은 분명 기본 문법이 쉽고 간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깔끔하고 효율적인 코드를 바로 짤 수 있느냐 하면 절대 아니긴 하다. 설령 이 시도가 잘못되어서 개발자로의 길을 포기하게 된다 해도, 6개월에서 12개월 가량의 시간동안 개발을 공부하는건 결코 헛된 일이 아닐것이라 생각한다. (어차피 언젠간 했어야 했던 일이고, 다른 일을 할 때에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
5. 퇴사를 앞두고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단 한가지, 다음주에 바꾸기 매우 어려운 일정이 잡혀있는데 퇴사일보다 조금 전에 시간을 비워야 했어서 골치가 아팠다. 하지만, 확인해보니 다음주가 아니라 2주뒤였고, 이제 퇴사와 관련한 고민은 아예 없다. 사실 지금도 좀 시간 남아서 놀고있음. 상기한 바와 같이, 내가 퇴사를 선언하거나 하다못해 결심하지 않았더라도 나는 지금 놀고 있었을거다. 왜냐하면 이 현장은 그냥 와해됐기 때문이다 ㅋㅋ 소장놈은 내가 퇴사한다고 분명히 말했고 자기도 그걸 들었으면서 (뒤늦게 들은 척 하기는 했지만) 왜 가는 마당에 끝까지 구질구질하게 저럴까? 도무지 알 수 없음이다.
6. 분명 인간의 감정은 거짓되지 않다. 적어도 그 당시 그 순간만큼은 진실되었다. 단지 그걸 너무 빨리 잊고 돌아설 뿐이다. 모든 감정이 그러하다. 시간의 많고 적음만이 차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인간 세상의 모든 감정적 교류나 화학반응이 실로 하찮기 그지없다. 그러나 의미란 결국 부여하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달린 것이기 때문에 그냥 이 순간을 진실되고 거짓없이 사는 것만이 유일한 길로 보인다.
7. 지금 여친을 보면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 모든 미안함과 짜증과 애정같은 감정의 격동은 그냥 한순간일 뿐이다. 내가 실망했던건 그런 감정적 격류 바깥으로 가면 잔존하는 것이 없다는 지점이었는데, 다행히 (?) 요즘은 그럭저럭 뭐... 무난하다. 검증할 방법은 없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그러하다. 그런데 여자란 생물이 원래 그러한 것인지 아니면 BPD라 그런건지, 스트레스가 좀 심해지기로서니, 갑자기 월경통이 그렇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진다는게 가당키나 한가? 굉장히 신기하다 (못 믿겠다는 건 아님)
고노부에 직장내 괴롭힘으로 민원 넣었음 정말이지... 막상 정리하고 나니까 2개월이라는 짧은시간 사이 내용이 엄청 방대하고.... 이거 개인정보가 포함되어있어서 업로드는 안될거같긴 한데 (특정가능한 정보 지우면 되려나?) 아무튼 너희들도 이거 보면 정말 기함할거다 세상에 대체 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냐고 그리고 (이건 좀 자의식 과잉인거같긴 하지만) 내가 그동안 어떻게 참아왔는지 경탄도 할걸 분명.
퇴사 후 직장내괴롭힘 고발 및 형사고소 진행 절차 밟으려고 준비중인데 여즉 녹음해놓은 것들 다시 듣는 것도 고통이고, 그걸 하나하나 일일히 녹취록 작성하는 것도 힘들고 짜증난다. 그렇다고 속기사 고용할 정도 분량은 아니거니와, 변호사를 선임하기에도 사건이 워낙 명백해서 직접 넣는것만으로도 진행될 것 같은데 또 그러자니 나 혼자서 다 하나하나 일일히 찾아서 진행해야하고. 짜증나네.
그리고 여친은 아직도 자고있고. 어제도 하루종일 자더니 참 신기한 몸이야. 자는건 둘째치고 집안이 이렇게 개판인데 내가 안 치우니 한번도 스스로 나서서 치우려고는 생각 않으니 당췌 어떻게 살겠다는건지 의문이네 그래. 집주인은 나랑 마주쳐서는 헛소리나 떠벌대길래 기 좀 눌러주려고 했더니만 어디서 큰 소리냐면서 되려 역정내던데. 참 이상한 사람들 많다.
>>740 고맙소 http://gabjilwiki.com/wiki/index.php/%EC%A7%81%EC%9E%A5_%EB%82%B4_%EA%B4%B4%EB%A1%AD%ED%9E%98_%EC%9C%A0%ED%98%95 직장내괴롭힘 유형 중 내 경우에는 폭언, 모욕, 협박 (여기에 추가한다면 태움) 정도겠군 이 건들은 시간차를 두고 형사고소도 진행할 것이다 (가해자를 괴롭히는 것 또한 내 목적 중 하나이니까)
에휴 소장한테 그래도 사과할 기회는 주자 어떻게 나오나 보게! 라고 생각해서 전화했는데 대뜸 스토킹으로 신고하겠다느니 ㅋㅋ.. 이러더니... 내가 전화 하도 안 받아서 메일로 보낸 거에 대해서 답장은 또 하대 장문으로 길게. 전화통화 때랑은 딴판으로 예의차려서 쓰더만 내용은 또 가관임. "킬킬씨가 나와 근무 중에 마음이 상했다면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합니다. 하지만 킬킬씨가 주장하는 일방적인 내용들은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그 모든 모진 말과 욕설 섞인 폭언과 험담과 협박이 다 '마음이 상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로 퉁쳐질만한 것이냐? 진짜 옘병이다 그럼 마음이 단순히 상하는 게 아니라 찢어발겨질 것 같다면 그땐 어떡할래? 할복이라도 할거야? 아님 그것도 그냥 미안하다고 퉁칠거야?
나보고 직무유기랜다. 내가 직무유기를? 뭘 했는데? 시킨거 다 했는데? 진짜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끊임없이 어린놈의 새끼니 임마니 짜식이니 산만한 새끼니 씨발이니 형편없는 새끼니 헛소리한다니 그런 온갖 모욕을 다 들어왔는데 결국 내가 더 잘못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