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스터디 사람들이랑 한잔 걸쳤는데.... 뭔가 남녀간에 친구없다는 말엔 동의 못하지만 사회 분위기가 그렇다는 것 자체는 수긍을 하고... 그에 따라 이성간에는 어느 정도의 성적 긴장감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것 같다.
내가 아무리 자의식과잉이라지만 뭔가 하는 행동들이 아아주 약간은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는 듯한 제스쳐여서 아주 약간은 헷갈린다는 느낌. (손을 대어본다거나 약간의 터치, 혹은 연애 이야기를 자꾸 꺼내면서 왜 연애 안하냐고 묻는다든가)
그치만 제스쳐와는 다르게 말로는 분명하게 별로 원하지 않음을 드러내고 있어서 그리 헷갈리진 않는다. 제스쳐와 말 사이에서 혼동된다면 언어 쪽을 믿는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겠지.
한편 나 자신도 연애를 준비할 여유는 안되긴 한다... 뤈래 나라는 사람이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한 사람이지만 당장 올해는 소정의 목표(합격)이 있기 때문에, 그에 필요한 공부에 방해를 받을 것도 같고, 또 내가 원래 회피/자기방어형이라서 연애적 관계로 발전한다 한들 그리 순탄치는 않을 것 같다.
페퍼상사는 정말 거를 타선 하나 없는 띵반이다. 갑자기 이런 당연한 이야길 하는 이유는 오늘 비틀즈 (도) 좋아하는 힙스터 례술충 동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 실친 ?? 중에서 페퍼상사 아는 사람 진짜 첨본다니까? (페퍼상사는 아니지만 군대 후임이 러버소울 알긴 했음)
예전에 아버지가 나한테 했던 말중 하나가 “네가 뭔가 필요하면 필요하다고 요구하기를 주저하지 마라.” 배가 고픈데 돈이 없다거나 힘이 든다거나 그럴 때마다 타인의 도움을 빌리는 것이 좋다는것. 그러나 당신도 결국 당신께 도움을 청하면 탐탁찮아 할 것이고 타인도 마찬가지겠지. 결정적으로 난 그냥 일을 뭔가 독립적으로 해내는 것이 좋다. 그냥 이건 개인적인 선호라고 봐야할듯
예전의 나는 불안이 좀 많았다 왜 쓸데없이 그랬는지는 모름 아무리 고민해도 걱정해도 나아질 게 없는 일을 마음에 담아두어봐야 아무 의미 없는 것을. 근데 그때 애인이 마침 유난히 주변에 관심없는 유형이어서 정말 궁합이 안좋았다.
이 성인애착유형이라는게 새로운 혈액형, 새로운 MBTI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만, 애착유형으로 말하자면 불안형 남자와 회피형 여자가 만나면 최악의 궁합이라고 그러잖아. 딱 그거였던거지 뭐.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다 부질없다. 인간 결국 다 거기서 거기고, 굳이 새로운, 이데아적인 누군가를 찾아나서서 굳이 기어코 사랑에 빠지려는 짓은 정말 무의미해. 하지만 내가 예전에 아이언맨한테 느꼈던 설렘은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이고 더군다나 진짜였기에 딱히 단언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게 맞는거라는 얘기일 뿐야.
방금 10월새기랑 손절치고왔다 이유는 터무니없다 별것도아닌걸로 개 비난짓거리 해대길래 꼬우면 손절치던가 했더니 진짜 침 굳이 누군가에게 내 행동의 정당성을 확인받고싶지도 않고 그냥 그 친구가 나한테 너무 기대치가 높았나보다 자신의 정병을 알고 이해해주면서 충분히 친밀하게 지내길 원했는데 내가 조금만 자기 맘에 안드는 짓거릴 하니 꼴같잖았던거겠지...
솔직히 도서관에서 열라게 공부중인데 전화 윙윙 울리고 왜안받냐고 ㄱㅈㄹ할때도 싫었고 할말도없으면서 맨날 전화걸어서 한시간 넘게 폰붙들고 있게 만드는것도 싫었고 오늘처럼 나만 천치 만드는 언행도 싫었고 내가 불만을 말하면 듣고 고민하긴 커녕 별것도 아닌걸로 뭐라한다면서 선비에 쫌생이라고 오히려 비난하는 것도 싫었는데 나는 너랑 성향이 달라서 매번 일일히 말 안한거야... 매번 말했어도 별것도 아닌거라고 항변했겠지. 고집이 너무 세다구 진짜.
방금 빵댕이 두들기고 있었는데 문득 둔전경락사와 정동행성이 떠올랐다 이게 바로 연상의 무시무시함 아닐까. 그와 별개로 최근 아는 사람이 내 생각보다 좀 연상이었어서 놀랬다. 그 사람은 결혼을 원하고 나는 그 나이 먹고 백수인 사람을 별로 원하지 않으니 결국 양자가 서로를 별로 안 원하는 셈이다. 이 또한 연상의 무서움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