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뭐랄까 삶의 이유를 잘 모르겠지 근데 어느정도는 그것에 대한 강박을 놓고 살 수 있게 된 것 같아 주변에 사람이 없어도, 내가 가진 게 없어도, 어느 선까지의 욕심을 채우고 난 뒤에 그 남은 것들은 모두 비우는 것 결국 산다는 건 열반에 오르는 과정인지도 근데 단 하나, 태어났을 때부터 부를 상속받는 무한계급은 그게 없다는게 좀 뼈아프다 큭
아무튼 오늘도 충실한 루팡적 하루였다. 전 회사랑 비교해서 현 회사는 뭔가 어딘가... 이상하더라고. 이렇게까지 아무 것도 안해도 되는건가? 싶은. 아직은 1년미만의 조무래기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현장이 작아서 그런걸까... 그야말로 의문이다 의문. ㅍㅅㅍ 오히려 아무것도 안한다기보다 아예 방치된 느낌인데. 뭘 물어봐도 답도 제대로 안해주고, 물어보기 전까진 잘 알려주지도 않고. 상당히 귀찮아하는 느낌인데, 이거 ㅈㅅ라서 그런거냐?
근데 뭐, 다른건 모르겠지만 전화를 두 번이나 걸었는데 둘 다 씹고, 다음날 돼도 연락을 안주는건 너무하다. 대체 왜 그러는거야? 그냥 나도 마음을 접어야 하는거야? 그렇게 나는 혼자 들떠서는 혼자 친근하게 다가갔는데, 결국 원나잇밖에는 안된다는건가? 예비되지 않은 점진적 이별에 그저 애도할 여유도 주어지지 않는다.
아니 근데 생각해봐. 만약 내가 좆같은넘이야. 근데 그러면 어쩔건데? 제깟것들이 나한테 뭐 어쩔건데. 까구자빠졌네 느그들 나한테 하등 쓸모없어. 알아서 할랑게 걍 지나가쇼.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그냥 내 곁을 스쳐지나가라고. 이건 그냥 지나가다 어깨방 한방 맞은 정도로 생각하고 욕지꺼리 몇번 하고 말면 되지.
오랜 관계에서만 비롯될 수 있는 서로에 대한 강한 확신과 신뢰가 필요해. 아직 뭐하는 사람인지도 잘 몰라. 아직 심연을 들여다 본 적도 없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긴 한지, 내가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도 몰라. 아직은 모르는 것 투성이다. 복잡하고 짜증난다. 기분나빠. 내가 그동안 그토록 바라던 강렬한 감정마저도 아닌 그저 먹먹하고 어렴풋한 마음 뿐이다. 개짱나니까 빨리 퇴근이나 시켜줘 형씨.
누가 날 보고 비난할까봐, 갑자기 목덜미를 콱 하고 잡을까봐 심장이 떨려 왜 그럴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 모르겠어 다만 어딘지 계속 불안해 내가 그랬지... 우울하지 않으면 일기 안쓴다고. 응. 반쯤, 아니 한 8할은 맞는 말이여 지금은 불안하고 우울하다 아아 정말 살기 싫다... 그냥 막연하게 살기 싫다. 누군가한테 잡혀가는게 싫어.
그 불안 그냥 배고파서 그랬나보다. 근데 사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하고 곰곰히 생각하다보면 갈래도 없어 금방 찾을 수 있는 불안이었다. 원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어떤 계기로 촉발하거나, 촉발않는 것 뿐이지. 그리고 방금 삼각김밥이랑 마카롱 먹었다고. 매우 맛이 있다.
근데 내가 언제 내 말을 제대로 지키기는 했던가? 백신맞고 몸져 앓아누웠을 줄은 누가 알았겠어? 그저 건강한 신체라는 저주를 타고났기 때문이라고밖엔. 하루종일 몽롱한 상태여서 전화도 못 받았다고 한다. 용케도 통화 거절 문자는 보냈군. 안심이야 안심. 그래도 내 불안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이런 비슷한 일이 몇번이고 더 일어날 것은 명약관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