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42174> 성격을 말해주면 책의 한 문장을 말해주는 곳 :: 132

책벌레

2020-09-25 22:18:48 - 2023-10-24 17:37:49

0 책벌레 (X.yMrGG/2M)

2020-09-25 (불탄다..!) 22:18:48

제목과 같다. 성격을 말해주면 주관적으로 어울리겠다 싶은 책의 한 문장을 추천하겠다. 심심해서 하는 것이므로 언제 끝날지 모름. 없는 것 같다면 노래를 추천하겠다. 그것도 없다면 사과함.

40 국문의 참치 씨 (MzjC..70pA)

2022-11-03 (거의 끝나감) 03:50:54

한국이 전쟁->산업화, 독재라는 다이나믹한 사건을 겪고, 현재는 단지 세계 문학 트렌드를 좇는 상황이라 일종의 문화적 공백 상태인 건 아닐까.

41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3:53:27

위에서 나열한 특성이 다 나쁘다는 건 아님. 맞는 말 해도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고, 희망적으로 생각하자고 말했더니 받아들이는 사람이 순진하다 느꼈을 수도 있고, 그냥 말하면 재미 없으니까 일부러 현실과 유리된 느낌을 주려고 할 수도 있다.

나는 책 한 권은 단지 책 한 권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함. 작품은 작가의 고민이 실체를 갖게 된 모습인만큼 고민에 좀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함. 소설 속 세상에 들어와서 체험해보는 경험을 선사하지는 못하더라도 이 이야기의 인물들이 무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제대로 들려야 한다고 생각함.

42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3:54:46

>>40 문화적 공백 상태는 지금이라고 생각함. 1950년대만 해도 과거의 정신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양식을 취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43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3:56:01

암튼 그래서 하고싶은 말은 무작정 '아~ 국내소설 수준 떨어지네~ 외서나 읽어야지~' 하기 전에 왜 그게 잘 들리지 않을까를 고민해보면 어떨까 싶음.

44 국문의 참치 씨 (MzjC..70pA)

2022-11-03 (거의 끝나감) 03:57:21

한국 자체가 워낙... 문인들이 할 말이 딱 정해져 있었으니까
일제강점기->슬픔, 독립
해방->혼란, 반전주의
산업화->불평등, 황금만능주의
독재->민주주의, 자유
이렇게 그동안 문인이 할 말이 거의 확실한 사회였는데, 이젠 작가마다 자기만의 주제를 창조해야 하는 상황이라 공백기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별로 공감도 안되면서 퀴어 집어넣고 그러지.

45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3:58:36

작가가 암만 좋은 주제의식 준비해놔도 독자들이 들어오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작가들이 외서에 절여져서 한국의 실제와 동떨어진 작품을 하고 있는 것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것인지 스스로 겨루어보게 하라고.

아마 전자도 만만치 않을 거라고 생각함. 도서관 죽돌이를 하다보면... 책을... 보기만하고 읽지 않은 사람들이 제법 있거든?...

46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4:00:11

>>44 퀴어소설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작가조차 자기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는 것 같은 작품 많음...
퀴어들의 커뮤니티를 모르는 나조차 이게 말이 안 된다고 느낄 정도면 심각한 거 아니냐고...

47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4:02:13

>>45 나는 이걸로 고민한지가 일단 10년은 넘었는데... 독자의 입장에서 고민했고, 현 시점까지는... 가슴아프게도...

한 6:4쯤 되는듯.

48 국문의 참치 씨 (MzjC..70pA)

2022-11-03 (거의 끝나감) 04:06:27

여담으로 전공 OT에서, 신입생들 대상으로 교수님이 "한국적 소설이란 뭘까요? 한국 고유의 정서가 뭐죠?" 해서 학생이 한이라고 말하는걸 보고 좀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솔직히 한이라는거 별로 와닿지 않는데, 현대 한국의 정서라고 하면 경쟁과 도태에 대한 공포와 천민자본주의가 좀더 맞지 않나.

49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4:09:32

한국이 되게 특수한 환경이라는 이유그 있음. 그
.. 전해듣는 것이라는 게 있잖아? 내가 살아보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삶을 듣잖아. 너무 왜곡된 사실로만 자기 세계를 구성하니까, 책을 읽기 어려울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지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 있다고 생각함.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은 그걸 듣는 일인 거잖아. 어떤 사람은 이렇게도 살더라~ 라는. 그러면 듣고 음~ 하거나 오~ 하거나 추임새 넣어가면서 공감하는 척이라도 하잖아?
책 읽을 때에도 그렇게 하라는 거지. 좀만 입맛에 안 맞다 싶으면 팍팍 덮어버리지 말고.

아니, 잘 모르는 거 괜찮다 이거야. 하다못해 작품 속 세상을 경험하는 순간만이라도 다른 거 전부 잊고 빠져들 수 있으면 말이야.

50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4:10:00

>>48 그걸 한이라고 우기는 게 교수들 아니었냐

51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4:11:44

한편으로는 이런 것도 있음. 나도 요새 나오는 소설들은 끝까지 읽는 경우가 잘 없는데, 특이한 기법을 쓰는 건지 뭔지 정말 잘 안 읽히긴 함. 미칠 것 같워요...

52 국문의 참치 씨 (MzjC..70pA)

2022-11-03 (거의 끝나감) 04:12:07

>>50...!

53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4:13:08

내... 문해력이... 나락...?

54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4:14:24

아무튼 도서관 죽돌이 출신 근장이 새벽에 열정적으로 발언해보았습니다.
이상으로 발언 마칩니다...

55 국문의 참치 씨 (MzjC..70pA)

2022-11-03 (거의 끝나감) 04:15:10

나도 도서관 근장 해보고 싶다
당신, 율리시스를 읽어.

56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4:17:29

근장 한 명이라는 법 있어? 나메 다세요

57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4:17:54

율리시스... 논문 끼고 읽어야 하는 미친 소설...

58 국문의 참치 씨 (MzjC..70pA)

2022-11-03 (거의 끝나감) 04:18:13

현실근장이용

59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l1MJS21M1Y)

2022-11-03 (거의 끝나감) 04:20:31

ㅇ ㅏ

60 뉴비에요살려주세요 (7yDe9XP89E)

2022-11-25 (불탄다..!) 16:37:07

대충사는편
성격 생각해본적 없긴한데
집에 있는거 선호하고
맡은거 끝까지하려하고
근데 귀차니즘도있고..
뭐 만드는거좋아함!!!! 생각하는것도 나름좋아함
근데 그전에 침대에 드러눕는게 더 중요함

61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hhcmhawsq6)

2022-11-25 (불탄다..!) 18:02:54

만드는거 생각하는거는 어떤거 좋아함?
이거 추천 못하면 근장직을 내려놓도록 허겠습니다(정치인톤)

62 뉴비에요 살려주세요 (V98Z/nX0aY)

2022-11-27 (내일 월요일) 11:34:45

요즘은 뜨개질이나 수예같은거 하구있다!
옛날엔 기계같은거 해체했다가 조립한적도있고...
집에 있는 뜯어진 문짝을 다시 고친적두 있지
이렇게 쓰니까 엄청난데

63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6QAvIi8rbA)

2022-11-27 (내일 월요일) 12:07:45

어떤 미술가가 뭔가를 만들기 위해서 물감과 캔버스를 사용하든 금속을 사용하든, 혹은 비디오테이프를 사용하든 간에, 그리고 그 결과물이 빌딩만큼 거대하든, 혹은 육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작든 간에, 그리고 그것이 갤러리나 도심 공원에 있든, 혹은 컴퓨터 스크린 속에 있든 간에, 그 물체는(그것을 "물체"라고 하기 힘들더라도) 여전히 "작품"이라고 불릴 수 있다.

<공예로 생각하기> 글렌 아담슨 저, 미진사

64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6QAvIi8rbA)

2022-11-27 (내일 월요일) 12:09:49

>>62 워, 그건 진짜 엄청나구만. 관심사의 폭이 넓은 건 축복이라고!

65 국문의 참치 씨 (I4X7mYkhSc)

2022-11-27 (내일 월요일) 14:22:03

성격: 그냥 국문씨

66 뉴비참치 (V98Z/nX0aY)

2022-11-27 (내일 월요일) 15:50:05

멋진 글이다 고마워!!!!
그리고 칭찬도 고마워 그런말 들어본적이 처음이라 왠지 쑥스럽네..

67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6QAvIi8rbA)

2022-11-27 (내일 월요일) 16:29:42

>>65 후흑의 연마과정 3단계

1단계. '낯가죽이 성벽처럼 두껍고 속마음은 숯덩이처럼 시꺼먼' 단계로서, 다른 사람의 공격에 쉽게 파괴되는 초보적인 수준을 말한다.
2단계. '낯가죽은 두꺼우면서도 딱딱하고 속마음이 검으면서도 맑은' 단계로서, 이 단계에 이르면 다른 사람의 공격에도 미동도 하지 않으며 후흑의 자취를 나타내는 형체와 색체가 서서히 드러난다.
3단계. '낯가죽이 두꺼우면서도 형체가 없고 속마음이 시꺼먼데도 색체가 없는' 단계다. 이 단계에 이르면 하늘은 물론 사람들까지도 후흑과 정반대의 불후불흑(不厚不黑)의 인물로 여기게 된다. 이런 경지의 인물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후흑학> 신동준, 위즈덤하우스

68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6QAvIi8rbA)

2022-11-27 (내일 월요일) 16:30:49

>>66 손을 쓸 줄 안다는 것은 요즘 들어서 특히 귀한 감각이니까 잘 애끼도록 해

69 국문의 참치 씨 (NnIRZiCqjQ)

2022-11-27 (내일 월요일) 16:34:51

>>6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왠지 납득되는 구절이네오...

70 도서관 근장 청새치 씨 (6QAvIi8rbA)

2022-11-27 (내일 월요일) 16:36:40

휴! 근장직을 사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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