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태도에 적잖이 당황한 듯 두어 발 물러선다. 그냥 빨리 꼬리 말고 도망쳤어야 했는데ㅡ 생각이 들었을 땐 이미 늦었다. 이상하리만큼 무겁게 느껴지는 공기를 이기지 못 하고 자세를 낮출 뿐이다. 아니, 실제로 무거워졌다? 씨X... 우그러진 포커페이스에서 입 단속에 신경 쓸 만 한 여유는 이미 찾을 수 없고.
- 혀, 형님! 저희 이러다 짜부 됩니다! - 저 여자 진짭니다! 사, 사, 사계 비, 비비, 비올라..! - 이런, 개.. 알아, 이 새X들아! 좀 닥쳐 봐!
괜히 소리 버럭 지르는 것은 몸 구석구석 들어차는 생경한 초조함을 감추기 위함이다. 그 다음으로 몸 휘감는 감정은 이제껏 느껴 본 일 없었던 굴욕이다. 하필이면 걸리면 안 되는 상대에게 단단히 잘못 걸려 가지고, ....이것도 전부 다 연해운 저 새X 탓이다. 울그락불그락해진 얼굴로 날카롭게 눈 흘기려던 찰나에,
뻑!
- ......... - ....... - ..........뭐, 무슨...
목청 시끄럽게 꽥꽥대던 배짱 어디 가고 셋 모두 얼굴이 페인트 바른 것처럼 허옇게 질렸다. 간담이 서늘해진다는 것은 이런 감각을 두고 하는 말이다. 누구 하나랄 것 없이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 몸은 무겁지만 지금이라도 꽁지 빠지게 도망을 쳐 볼까, 굳은 머리로 되도 않는 계획 따위를 세우다가.
- .....예?
워, 원금을 받고 끝내? 얼빠진 얼굴이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이런 대사가... 나오나? 여태껏 살아 온 사채 인생에서 한 번도 처해 본 적 없던 기묘한 상황이라. 미처 이해되지 못 한 낱말들이 머릿속을 빙빙 맴돌기만 한다. 사, 상도덕, 원금, 이자, 헉! 지, 지금 대신 돈을 갚겠다고 말하는 건가?! 신께 버림받지는 않았는지, 어쩌면 돈은 돈대로 받고 몸 성히 이 여자의 손아귀에서 풀려 날 수도 있겠다. 사내의 눈이 그새 탐욕으로 형형하게 빛난다. 적당히 얼마를 불러야 속여 넘길 수 있을까? 입에 침도 안 바르고서,
- ...사, 삼 어, - 삼천!!!!!!!!!!!!!!!!!!!!!!
일 초, 이 초, 삼 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뒤늦게 깨달은 시선이 형언할 수 없는 비속어로 가득 차서는 황급히 뒤 돈다.
- 이, 이 새X, 너 지금... - 사, 삼천!!! 삼천 빌렸습니다, 똑똑히 기억합니다! 제가 계약서 쓰고 지장 찍는것도 옆에서 다 똑독히 지켜본 사람인, - 야!!!!!!!!!!!!!!!!
그들은 제법 운이 좋은 편이었다. 한 3년만 더 일찍 그녀를 만났더라면, 기회고 나발이고 이미 벽에 박혀 전치 4주 이상은 나올 부상에 수금보다 출혈이 더 컸을 테니까. 그 뿐이랴, 그들이 병상에 누워 들을 소식은 그들의 업장을 포함한 그 업계가 모종의 의뢰로 인해 싹 털려 그야말로 맨몸으로 길바닥에 나앉게 될, 그럴 수도 있었을 운명이었다.
어쩌면 살아남은 업장에 의해 갑을 관계가 뒤바뀌는 지옥을 맛봤을 지도 모르지. 그런데, 그들이 얼마나 운 좋은 줄도 모르고, 저 굴러가는 눈알을 보라.
"흐응-"
류화는 잠자코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리더의 눈알 굴러가는 것부터 그 눈빛이 어떻게 변하고 그 입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런 상황 속에서도 남 탓 하려는 그 태도가 류화의 심기를 살살 긁었다. 결국 리더 남자의 태도가 류화를 등처먹는 것으로 바뀐 순간, 그가 사실을 고하는 똘마니를 돌아보기 무섭게 그의 몸이 골목 벽으로 날아가 짓눌린다. 물론 힘조절은 했으니 충격으로 인한 통증 외에는 느껴지는게- 없진 않으려나? 그러거나 말거나, 류화는 삼천을 외친 똘마니를 스윽 돌아보고, 웃는 얼굴로 물었다.
"내가 지금- 삼천이라고 들은 거 같은데~ 맞지? 응?"
완벽히 상황의 우위에 서서 하는 말은 자비롭다기보다 그들의 두려움을 가지고 놀 듯 기만적이다. 삼천, 삼천이라! 혼잣말을 중얼중얼 하던 류화는 아! 하며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두 손바닥을 짝! 맞댔다.
"본인한테 물어보면 되겠네! 나도 참~ 이렇게 간단한 걸~"
그러더니 한걸음에 똘마니와 바닥에 엎어진 해운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잠깐, 똘마니를 주시하다가, 휙 쪼그려 앉았다. 엎어진 해운을 일으켜주기는 커녕 그대로 뺨을 아프지 않게- 라고 하지만 차닥차닥 소리가 나게 두드리며 말했다.
"얘얘- 너어가 얘들한테 빌린 돈~ 삼천이 맞니~? 말하기 힘들면 고개 끄덕해~ 맞으면 한 번~ 아니면 두 번~"
..제법 오래 바닥을 기었다. 옆구리 통증이 제법 오래 이어진 이유도 있었으나 딱히 끼어들어 좋은 꼴 못 볼 상황인 탓이 조금 더 컸다. 하나 뿐인 통로도 딱 가로막혀 몰래 도망치는 것도 애저녁에 텄겠다, 가만히 누워서 상황 마무리 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다.
이 참에 스트레스 풀 겸 괘씸한 개자식들 조금 얻어맞는 것 구경 좀 하고, 시리게 올라오는 바닥 냉기가 부은 뺨 식히기에도 제법 안성맞춤이라. 제법 멀리 있는데도 희미하게 술 냄새 풍기는 것으로 보건대 조용히 죽은 듯 엎드려 특이한 인상 남기지 않으면 다음 날 기억도 없이 넘어갈 수 있을 지 모를 일이다. 말 보태지 않아도 스스로 파멸의 길 걷는 저치들을 보며 속으로 비웃음 흘리고 있는데, 아.
아무래도 평범히 넘어가기는 그른 모양이지.
다가왔다. 낯선 체취에 섞인 알콜 냄새가 차갑게 식어선 희미하게 코를 간지럽힌다. 거진 땅바닥에 붙은 낮은 시야 구석으로 라벤더색 머리카락이 살랑 나부끼나 싶더니 곧 시선이 마주쳤다. 라벤더 색. 부은 탓인지 뺨에 닿는 감각이 어쩐지 기묘하다. 차닥, 차닥, 찹, 피부 두드리는 소리에 맞추어 눈꺼풀 떨듯이 움찔댔으나 구태여 별 말은 뱉지 않았다. 저 멀리 벽에 처박히다시피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 다음 벽 장식이 자기가 되지 않으리란 법 없다. 그러나 생각 하나만은 차마 누르지 못 하고 둥실 떠올라 머릿속을 맴돈다. ..얻어 맞고 있던 사람에게 하는 짓 치고는 제법 거칠지 않나? 사계의 비올라, 라는 이름이 본래 이런 이미지였는지? 그렇지 않으면 심기 건드리는 말 툭 나올 것 같아 터진 입술 짓씹지 않으려고 꾹 다물기만 했다.
얘들한테 빌린 돈 삼천이 맞니? 말 하기 힘들면 고개 끄덕 해. 맞으면 한 번, 아니면 두 번.
..듣기에 나긋하게 들려도 그 밑에 깔린 무엇이 심상치 않다. 아니면, 멀지 않은 곳에서 못 박힌 듯 구부정하게 선 똘마니를 바라보는 시선과 어떤 뜻 담긴 것이 분명히 느껴지는 의미심장한 말 맺음도. 지금껏 본 적 없는 표정으로 이 쪽을 바라보는 세 명의 시선이 제법 볼 만하다. 한 번 고개 끄덕여 주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음이 역력한 것이다. 여기까지 온 이상 차라리 저들을 한 번 겁박해 두면 시달릴 일이 영영 사라지게 될 지도 모르지. 어떻게, ....X되게 한 번 해 봐? 잠깐 나쁜 마음 먹어 볼까 생각했으나,
얻어 맞고 쓰러진 사람에게 하는 것 치고 거친 손짓임은 맞았으나, 진한 보랏빛 머리카락 타고 흘러드는 주향이 증명하듯 류화는 지금 취한 상태였다. 그런 상태로 고작 찹찹하게 두드리는 건 나름의 손대중이 들어간 행동이란 거다. 고작해야 도망가지 못 할 정도로 중력을 실었던 것도, 저 벽에 누른 이가 멀쩡히 눈 뜨고 성한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것도.
이미 기회를 날린 이들에게 '나름대로' 자비를 베푸는 것이라 하면, 그건 오만일까. 기만일까. 그런 건 어찌됐건 중요한 건 해운의 대답이었다.
"아항. 맞구나? 너어 착하네~ 음음 이래야 기분이 살지~"
해운이 순순히 삼천이 맞다 대답하자 류화가 방긋 웃었다. 보랏빛 눈동자가 초생달마냥 가늘게 휘어진다. 뺨을 두드리던 손이 살포시 머리로 옮겨가 복숭아빛 머리칼을 살살 쓰다듬는다. 착하다 착해~ 마치 아이 달래듯 하다. 그럴 거면 일으켜주고나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거나 말거나 제멋대로 굴고 히히! 개구진 소리를 짧게 낸 류화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삼천을 외쳤던 똘마니를 향해 한 손을 까딱거렸다.
"확인 끝났으니 돈 줄게. 계좌는 귀찮으니까 QR코드로 하자. 자, 얼른 폰 안 꺼내고 뭐해? 감히 나를 기다리게 할 셈이야?"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똘마니가 허겁지겁 폰을 꺼내 그치들 계좌의 코드를 켜자, 류화도 폰을 열어 뱅킹앱으로 코드를 찍었다.
찰칵.
더도 덜도 아닌 딱 삼천. 일시불도 아닌 전액 현금으로 이체된 걸 똘마니가 확인하자 류화는 벽에 올려붙였던 그들의 리더를 풀어주었다. 말 그대로 능력만 풀었기 때문에 쿵, 하고 바닥에 다리인지 엉덩이인지 찧는 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어쩌면 욕지거리도 있었겠지만.
"자- 이제 너희는 이 사람한테 볼 일 끝난 거다? 차용증 파기는 니들이 알아서 하고, 가서 니들 대가리한테 전해. 또 이 근처든 어디든 어슬렁거리는게 내 눈에 띄었다간..."
근처에서 콘크리트 덩어리가 여럿 떠오르더니 아까처럼, 동시에, 바스라진다. 그걸 보고도 뭔가 지껄일 수 있었을까. 하나도 아닌 여럿도 '그렇게' 만들 수 있음을 몸소 보여 준 류화는 패거리들이 골목에서 벗어날 때까지 기세등등하게 서서 지켜보았다. 어두운 골목이 잠깐 소란스러워졌을 지도 모르겠다. 좌우간 다 떠나고 그녀와 그, 둘만 남게 되자, 조금 전처럼 씨익 웃은 류화가 해운을 돌아본다. 그리고 말한다.
"이제 넌 내 거다?"
오호라, 산 너머 산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일까. 뭔 되도 않은 말을 내뱉은 류화는 다시금 옆에 쭈그려 앉아 키득키득 웃으며 해운의 볼을 콕콕 찔러댔다. 그러면서 집에 가져가야지, 하고 중얼대는 걸 보니 농담을 한 건 아닌 듯 했다. 그게 문제겠지만은.
해운주도 메리크리~! 난 솔로인데다 불러주는 곳도 없어서 연말까지 걍 혼자 있을거야 ㅋㅋㅋ 케이크는 자느라 주문 못 했으니 이따 낮에 하려구! 아마 투썸에서 고를거 같아 케이크는 뭐니 뭐니 해도 투썸이 제일이지♥ 해운주는 꽤 바쁜 휴일이 되겠구나~ 내일도 꽤 춥다더라 외출할 때 옷이랑 핫팩이랑 잘 챙기기~ :)
그 리 고 리본으로 예쁘게 포장했으면 풀어주는게 인지상정이겠지? 으흐흐 가라 류화몬 보쌈해버려~!(?????) XD
사실은 잔뜩 골탕 먹은 뒤 찾아올 지 모를 후폭풍을 만나기가 싫었을 뿐인데. 간지럽게 어르는 말은 부모에게도 들어 본 일 없는 것이라 묘한 기분이다. 흐트러진 행색으로 바닥에 엎어진 남자를 냅다 쓰다듬는 광경이란 제법 우스꽝스러운 것이었지만, 적어도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그것을 보고 웃을 생각 할 수 있을 린 없겠다. 희미하게 가는 눈매에 시선이 간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손길과 함께 알 수 없는 여운도 입김과 함께 흩어지고.
찬 바닥에 붙었던 몸을 일으켜서 몸을 추스리는 동안 상황은 희한할 만치 간단하게 정리되었다. 어쩌면 맞고 기절해서 이상한 꿈을 꾸나 싶기도 하다. 비록 이 쪽을 바라보는 시선 몇 개는 아직 분한 기운을 채 감추지 못했더라도, 한 동안은 자신을 찾아다니면서까지 시비를 걸어 오지는 않겠지. 몰래몰래 째려보는 시선이 꽤 노골적이길래 여자 몰래 가운데 손가락이라도 들어 줄까 하다가, 콘크리트 부서지는 모양새에 또 사색이 되어 헐레벌떡 꽁지 빼는 걸 보곤 조용히 참았다. 제법 꼬신데.
됐다, 황당하긴 했으나 어떻게든 상황은 잘 마무리됐다. 이 정도면 그래도 해프닝으로 넘길 만 하지, 요즘 같은 시대에. 삐뚤어진 안경을 고쳐 쓴다. 늦은 시간이다. 슬슬 돌아가야 한다. 한 뜸 들이고 말을 꺼낸다.
"..저, 감사합니다. 지출하신 돈은 나중에..."
- 이제 넌 내 거다?
"어떻게든 갚을-"
...방금 뭐랬지?
말문이 턱 막히고 만다. 류화를 바라보는 시선엔 혼란과 미심쩍음만 덕지덕지 묻어 있다. 저기, 방금 뭐라고.. 입 열다가 집에 가져간다며 중얼대는 말에 다시 입을 꾹 다물었다. 얼굴 바라보던 시선이 산만하게 바닥을 더듬는다. 잘못 들은 게 아니야?
...도망칠까?
분명 콕콕 찌르는 손놀림은 볼을 향해 있는데 심장이 쾅쾅 뛴다. 아,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적격이다. 기껏 매타작에서 벗어난 다음엔 능력자한테 납치(딱히 대체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당하는 거라고? 부정적인 미래가 머릿속에 확확 떠오른다. 취조! 적발! 처벌! 어쩌면 처음부터 이러려고 왔나, 추운데도 등줄기에 식은땀이 송송 배어나는 기분이 든다. 긴가민가하다. 취한 걸 보면 분명 이러려던 계획은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지나가다 베푼 자비 치고는 또 너무 과한 기분도 들고, 동공지진 일으키다가 겨우 말을 걸어 보기로 한다. 적어도 말 좀 잘못 한다고 저치들처럼 냅다 손부터 대진 않겠지 싶어서.
크리스마스로부터 벌써 한 시간이 지났다..🥺 꿀같은 휴일 하루가 수수숙 사라졋어요 이럴수가.... 류화주 투썸 케이크 사서 맛있게 드셨는지~?! 저 사는 덴 주변에 투썸이 없어서 배달이라두 시킬까 햇는데 정신 차리니 넘 늦은 시간이었다네요.....😭 류화주라도 맛있게 드셨길 바랍니다..
아니 그리고 픽크루 머야!!!!!!!!!!!! 눈튀어나오는줄 알앗다네요 햐,, 넘ㅜ기엽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해운이가 리스트 들고 잇어서 그런가 집안일 리스트 들고 잇는 연해운 옆에서 신나게 놀고잇는 류화같기도하구,,, 넘좋네요 감사하빈다 이런 보배로운 픽크루를 ㅠ ㅠ,,,
끼얏후 해우주다! (돌진포옹!) 원래 주중 평일은 눈깜빡하면 사라지는거긴해 ㅋㅋㅋ 응응 케이크 무사히 시켜서 먹었지~ 아구 해운주도 같이 먹었으면 좋았을 걸... (쓰담쓰담) 이이 어서 텔포가 되는 세상이 와야만 >:ㅁ
ㅋㅋㅋㅋ 신년 계획 세우는 해운이 옆에서 와랄라 집 어지르는 류화~ 같은 분위기로 만들어봤는데! 잘 전해졌구만! 하하 (코쓱) 이제 불안한 낌새를 느낀 해운이가 엉망이 된 집안 보고 미간 꾸깃- 하는거지 나중에는 어지르지 말라고 잔소리도 하려나? 그런다고 멈출 류화가 아니지만?!
이 골목 앞을 지나칠 때, 류화의 시야에 흔들리는 분홍빛이 잡혔다. 어둠 속에서도 살랑이는 분홍빛은 아직 피어나지 못 한 꽃송이 같아서. 이런 곳에 떨어져서 피어나지 못 한 거라면 주워가야지. 가져가서 예쁘게 피어나게 해줘야지. 술김에 그런 생각을 했던 것도 같다. 술에 진득히 취해 있었으니까.
"응? 뭐~ 별 거 아냐~"
해운이 일어나 감사를 표하자 류화는 생글생글 웃으며 대답했다. 별 거 아니랬지만 술이 깨고나면 머리 벅벅 긁으며 혀를 찰 일이었다, 그렇지만 아직은 전혀 모르는 채로, 류화는 해운의 볼을 깊게 꾹 누른다. 킥킥 웃는 소리.
"집? 간다구?"
그러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해운의 말을 앵무새 따라하듯이 되뇌인다. 아 맞다, 집! 하는 걸 보면 이제 말귀를 알아들었나 싶다가도...
"그러네~ 얼른 집에 가자! 얌전히 있어야 해?"
벌떡 일어나서 하는 말은 해운의 불안에 무게만 가중시킨다. 아니나다를까, 조금 전까지 볼을 누르던 손을 위로 까딱해서 해운을 번쩍 들어올린다. 거대한 손 같은 부유감이 해운을 둥글게 감싸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마치 에어볼이라도 드는 듯 한참 큰 해운을 가볍게 든 류화가 웃는 얼굴로 말한다.
"내 집 여기서 별로 안 멀거든? 너어 아까 막 맞았잖아~ 그니까 편하게 데려가줄게! 조금만 참아~"
이대로라면 꼼짝없이 끌려갈 루트가 해운의 눈 앞에 펼쳐진다. 이 순간 류화의 미소가 해운에게는 세상 악독한 악마의 얼굴로 보이지 않았을까.
으악!!!!!!!!!!! 대역죄인이 여기에 섭니다... 던지시오 돌을 던지시오🥺 항상 열심히 기다려주시는데 맨날 늦어버려서 할 말이 없읍니다.... 오늘 8시쯤부터는 진짜로 암것도 없어서 집가서 스레에 찰싹붙어잇을라고요...ㅜ ㅜ 진짜로 염치없지만 쪼매만.... 쪼매만 더 기달려주십사... 가능하다면 썰풀이용 진단같은거라도 같이 들고 찾아뵙겟습니다...🙇🏻🙇🏻🙇🏻🙇🏻
무어라 말을 할래도 뺨 쿡쿡 누르는 손가락에 턱 막혀 내어 놓기 힘들었다. 거기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옛 말도 있고, 해서... 제법 멀쩡하게 깡패들 쫓아 보내길래 술 좀 깬 줄 알았더니 막상 그건 또 아닌 모양새다. 키득거림에 옅은 한숨으로 답했다. 미간에 작은 금, 흩어지는 입김 보는 체 하며 잽싸게 머리를 굴린다. 도통.. 논리적인 설득이 통할 것 같지가 않은 상태다. 차라리 큰 길가까지 같이 나가서, 사람 혼잡한 길거리까지 간 뒤에 일행 놓친 척 유유히 빠질까. 그것도 아니면 화장실에라도 들르는 척 세워 놓고 가게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길도-
"-뭐, 뭇, 당신 지금 뭐 하는-"
발이 둥실 뜬다. 반사적으로 버둥거리느라 무게중심 잃었으나 넘어지는 일은 없었다. 인간은 웬만해선 느낄 수 없는 기묘한 감각이리라. 생판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해도 되는 건가? 아무리 술에 꼴았기로서니 사람을 두고 산책시키는 강아지 번쩍 들어 데려가는 감각으로?
"아니, 그 집 말고, 잠깐! 이거 놓으세요! 이런,"
...젠장! 그럼에도 여전히 해사한 미소에 심한 말 쏟아부을 수 없어 이를 악 문다. 단어는 막았어도 소리를 튀어나와 으르렁거림 비슷한 것이 되었다.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진 몰라도 혹시나 영향 줄 수 있을까 싶어서 몸부림 쳐 본다. 삼십 초? 일 분? 가쁜 숨 뱉는 것만 공중에 퍼져나가는 와중에 찌릿, 하고 갈비뼈에 통증이 와 그만두었다. 반쯤 누운 자세 그대로 몸에 힘을 뺐다. 거꾸로 된 시야가 어지럽다. 아, 오늘 진짜,
...되는 일, 없네....
큰 한숨 탁, 뿜어져 나온다. 뭉실뭉실. 사람 속도 모르고 여전히 해맑은 옆얼굴 바라본다.
423 자캐는_자신의_이름을_어떻게_생각하는가 - 갖출 해 晐 재운있을, 많이있을 운 賱 지독히도 이름값 못 하는 인생이다... 라고 생각하고있을 것 같구요🤔🤔🤔.. 누가 지어줬는진 모르겠지만 자리 까시면 안 되겠는데요. 요런 감상도 함께...?
64 자캐가_카페에_가면_차_vs_커피_vs_스무디_vs_우유 - 어쩐지 생긴 걸로만 봐서는 에스프레소 원샷도 때릴 것 같고 원두 사다가 갈아서 내려마시고 이럴 것 같다는 느낌이 있는데ㅋㅋㅋㅋㅋㅋ... 흠.. 사실 커피보다는 차를 더 좋아할 것 같긴 해요! 그렇다고 본격적인 건 아니겠구 그냥 마트에서 티백으로 파는 녹차나 홍차 꽃차 이런 거. 본격적으로 빠져들라면은 돈도 돈대로 들기도 하고ㅋㅋ.. (사실 지금은 이게 크지 않을깝쇼?🤔) 잠들기 전에 따끈한 꽃차 나눠마시면서 도란도란 얘기하는 해운류화ㅋㅋ 맛잇다. (??)
87 자캐는_매운_음식을_잘_먹는다_vs_못_먹는다 - 못 먹는 건 아닌데 나중에 위장 아파서 굳이 안 찾아 먹는 타입. 소화기관이 그렇게 튼튼할 것 같진 않아요 <:3 이거 갠적으로 류화는 매운거 잘 먹는지 못 먹는지 궁금합니다🥺 전 어느 쪽이든 분명 좋을테지만요 케헤헥,
사실 해운이 얼굴에 철판 깔고 일찌감치 도망갔다면 잡힐 일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류화는 지금 취했고, 슬슬 졸려오는 마당에 도망간 사람 한 명 찾자고 근방을 이 잡듯 뒤질 위인도 못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해운은 최소한의 예의를 아는 사람이었고 그 결과 류화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과연 오늘을 훗날 어땠다고 기억할지, 참으로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에엥- 너어 얌전히 있으랬잖아~!"
어찌됐건 해운을 들어올린 류화는 곧장 집으로 가려고 했지만 버둥거리는 해운 때문에 그러지 못 했다. 금방 가니까 얌전히 있으라고 하지 않았냐며 저걸 잡아- 말아- 하는 눈으로 빤히 쳐다본다. 그래도 버둥거림이 오래가지 않고 멈추자, 류화는 그래야지! 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멈췄어도 또 움직일까봐 그러는지 바로 움직이진 않다가, 이거 납치라는 말에 히-죽 웃었다. 히-죽.
"그으럼 너 당장 삼천 토해낼 수 있어어?"
지멋대로 내줘놓고 그걸 빌미로 삼다니! 이 얼마나 악독한! 어쩌면 비올라의 악명은 이런 점에서 나온 것이지 않을까? 그러거나 말거나, 류화는 해운과 눈높이를 맞추듯 살짝 떠올랐다. 그리고 한 손을 춉, 하게 세워서 들어올리더니,
"또 막 움직이면 귀찮으니까- 얍!"
하고 퍽, 하는 소리가 함께 해운의 뒷목에 충격이 가해진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뒷목치기로 기절시키기가 현실에서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까, 류화는 해운을 기절시켰다 이 말이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깔끔하게. 어쩌면 완벽한 기절이 아니라 정신이 혼미한 그런 상태일 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히히 집에 가야지~"
늘어진 해운을 풍선 마냥 든 류화의 귀갓길이 시작되었다. 술김이어도 이 꼴로 대로에 나가면 안 된다는 걸 나름 알았는지, 골목 뒤로 돌아가 퐁당퐁당 뛰듯이 걸어 집으로 향한다. 그러나 늦은 시간이래도 바깥이라면 사람은 있는 법이었고, '사계의 비올라가 왠 남자를 풍선마냥 들고 간다'라는 사진이 SNS에 올라 무수한 RT를 받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그러던지 말던지- 류화는 흥얼거리며 집에 돌아와 해운을 제 침대에 던졌, 아니 눕혔다. 그리고 익숙한 듯 신발을 벗겨 현관으로 던져놓고, 구급상자를 가져와 소독약이며 연고며 밴드며 해운의 얼굴에 발라주고 갈비뼈도 훌렁(!) 까서 파스 한 장 붙여주더니, 거기까지가 의식의 한계였는지 해운의 옆에 풀석 드러누웠다.
"으에에... 졸려......"
능력으로 어찌어찌 밀어낸 구급상자가 방바닥 어딘가로 내려지는 것을 끝으로 류화는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줄은 꿈에도 모른 채.
>>80 오 이름 의미 좋다 근데 해운이랑은 영...은 아니지 않을까 해운아 너 이제부턴 인생 필지도 모르는데(?) >>누가 지어줬는진 모르겠지만 자리 까시면 안 되겠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야 이제부터일거야 해운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해운이 커피보다 차 좋아하는 거 진짜 의외다 얼죽아 관상이었는데(실패한적폐) 근데 잘 어울리긴 하네...? 나중에 돈에 여유 좀 생겨서 이름 있는 차도 마셔보고 하는 거 보고싶다 류화가 몰래 다도세트 같은거 갖다놓으면 쓰려나? 자기 전 같이 차 한잔이라 류화는 몰래 술 타려다 걸려서 잔소리 들을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류화 : 아 딱 한 잔만! 아! (땡깡)
아 해운이는 매운거 잘 먹는구나! 류화는 기껏해야 보통 라면 정도? 킹뚜껑 같은건 먹는데 불볶은 못 먹는 애매한 정도? 그리고 매운 맛은 술맛을 헤쳐서 안 좋아한대 (이유가 글러먹었다) 의외로 담백슴슴한 맛, 고소한 맛, 이런거 좋아함
!!!!!!! !!!!!!!!!~~~!!!!!!!!!!!(주먹울음) 따신 집에 들여주는것만 해도 고마운데 침대에도 눕히고 치료까지해줫어 이여자 진짜 최고로상냥한여자야 거의 마더테레사야!!!!!!!!!
다도세트ㅋㅋㅋㅋㅋㅋㅋ사실 전통 다기같은 건 잘 안 쓸 것 같긴 한데(이유 / 🩷 : 설거진 제가 하잖아요.&다도예절 배운 적 없음)(??) 그래두 갖다놓으면 한번쯤은 써 보지 않을까... <:3 좋은 다과세트같은 게 들어오면 류화도 한 잔 내려주구요 차를 마셔두 전기포트에 물 팔팔팔 끓여서 대충 우려먹기만 하는 타입일 거 같아용🥺ㅋㅋ
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헤이 걸!!!!!!! 술을일케조아해서 어떡해!!!!!!!!! 하지만 차에다가까지 술을타면안디야!!!!!(갈!!!!) 글고보면 류화... 주량이... 어케 되나요? 아무래두 약한 편은 아닌 것 같긴 합니다마는🤔 알고싶은 이유는 다른 건 없고 그냥 둘이 술 마시다 류화 앛에서 먼저 꼴아버리는 연해운을 보고싶어서 그럽니다.(글러먹엇다.)
해운이도 기깔나게 잘 먹음. 이라기보단 그냥 평균보다 쪼끔 위..(마라탕 2-3단계정도?🙄)일 것 같긴 한디요 그것보다 매운거 싫어하는 이유가 >>술맛 해쳐서<< 라니 이게.... 진정한 주당의 자세....?😳 담백한... 맛.. 슴슴하고 고소한..... 맛.... 쥔님 밥차려드릴 때 참고할 것....(????)
치료라고 해도 마데카솔에 밴드 붙여준게 다인걸 ㅋㅋㅋㅋㅋ 지한테 하는거랑 똑같이 해벌임^^ (구급상자가 바로 튀어나온 이유) 오히려 갈비뼈에 파스 붙인거보고 기피요소+1 된건 아닌가 싶고 호호호 아 물론 좋습니다 그런취급(?)
사실 류화도 예절이니 그런거 잘 몰라 걍 해운이가 평소에 차 많이 마시는거 보고 지나가는 길에 흠? 하고 덥석 사올 가능성이 매우 높음 대충 써주기만 해도 소파에 디비누워있다가 흐뭇해할 류화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류화 주량은~~ 정확하게 정하진 않았는데 앉은 자리에서 위스키 한병은 맘만 먹으면 꿀꺽 할듯? 소주 같은건 물처럼 마실거 같고~ 근데 짧고 굵게 마시는게 아니라 길게 많이 마시는 타입! 안주는 최소치로! 같이 술마시다 먼저 훅가는 해운이 존버합니다 히히히 목ㅈ 아니 리본이 어딧더라 (이쪽도 만만치 않다)
납치라는 말을 들어도 여전히 동요치 않는 얼굴이다. 다만 히죽 웃을 뿐이다. 사실은 딱히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하지도 않았다마는. 히-죽. 흔들리는 시야 눈동자에 들어찬. 냅다 이런 일 하기엔 어울리지 않는 결의 웃음인데도. 둥실거리는 움직임 맞추어 떠오르는 나타난 시시한 감상. 그러나 곧 뒤바뀌었다. 류화의 이어진 말 때문이다. 차마 그렇다 긍정할 수 없어 끙 앓는 소리와 함께 고갤 돌린다.
이건.. 협박일까? 대신 갚아 준 삼천을 내 놓지 않으면 풀어주지 않겠다는, 그런 종류의?
납치범이 몸값을 납치 당사자에게 뜯어먹는려는 경우는 듣도보도 못 한 것 같지만 어찌되었든 간에. 이대로라면 상대만 바뀔 뿐이지, 빚 지고 있다는 상황 자체는 별다를 것이 없다. 어쩌면 이전보다 더 위험하다. 이 여자는 능력자고,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거리낌없이 나설 정도라면 업체 소속일 확률도 높다. 그렇다는 건, 무엇 하나 잘못 걸렸다가는, 조직이, 그리고 내 자금줄이-
- ...얍!
?
생각에 몰두하느라 여자의 행동에 차마 신경쓰지 못 한 것이 화근이다. 둔탁한 충격과 함께 눈 앞이 반짝이나 싶더니,
아, 이런,
이건 정말 생각지도 못 한ㅡ
.... ..
"ㅡ헉."
눈을 뜬다. 웬 일인지, 누워 있는 곳은 차갑고 딱딱한 바닥 따위가 아니라..... 침대다. 그것도 제법 푹신하니 좋은 침대다. 급하게 몸을 일으키면 갈비뼈에서 찌릿 통증이 인다. 신음 윽 뱉으며 몸 움츠려 더듬어 보면, ...옷자락 들춰 본다. 파스다. 얼굴에도 위화감 느껴진다. 손 끝으로 만지면 살갗 대신 미끄러운 비닐 감촉만이 있다. 밴드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지? 몽롱한 머릿 속 필사적으로 헤쳐 본다. 희미하게 모습 드러내기 시작하는 기억의 파편 몇 개, 잠깐. 흐린 시야 찌푸려 주위를 둘러 본다. 뭉개진 시야로 봐도 센티넬 관련 업체나 아지트같은 풍경은 아니다. 일반.. 가정집이다. 다만,
.....꽤 지저분하단 수식어가 붙는.
눈 뜨자마자 처음 보는 광경이 꼭 이래야만 했을까? 스멀스멀 퍼지는 불편함을 애써 무시하고는 앉은 자리 옆으로 시선을 돌려 안경을 찾으려 하는데, 이럴 수가. 시선이 어느 한 군데 딱 꽂혔다. 비록 눈 앞은 흐릿하나 명확히 감이 말하고 있다. 어제 그 능력자라고. 그리고 자신이 여기에 있는 것도 분명.... 이 여자 때문이라고. 상황 파악이 되자 심장이 쾅쾅 뛰었다. 한 손으로 세수하듯 온 얼굴을 쓸어내렸다. 한숨, 그러나 깨울 정도로 크지는 않은 소리의.
도망치자.
별 탈 없이 지금과 같은 삶을 영위하고 싶다면 지금으로선 이게 최선의 방법이다. 얼른 이 집을 나서서 최대한 빨리 도망쳐야 한다. 가능하면 이 여자를 마주치기 힘들 만 한 곳으로. 최대한 침대를 흔들지 않고 내려오기 위해 진땀을 뺐다(그냥 두고 가기엔 조금 민망한 차림새를 하고 있기에 이불을 덮어 주기는 했다. 아주 살짝). 구겨진 이불 주름 새에 끼어 있던 안경도 찾았겠다, 달라진 옷차람이래봤자 신발 벗겨진 것 밖에 없겠다. 이젠 최대한 기척 내지 않고 이대로 현관으로만 나가면- 그리고 그 때였다. 턱, 하고 시선을 잡아챈 것은. 방 구석에 이런저런 잡동사니들에 파묻히듯이 서 있었던 그것을.. 보고 만 것은.
ㅋㅋㅋㅋㅋㅋㅋ지금이야 못참고 청소해버리지만 나중에 쇼로록 감긴 후에는 (뭐 어찌어찌하다가 싸우고) 내가 이노므 집구석 나가고만다!(?)이럼서 현관까지 갔다가 아 그래도 나가는 건 좀 아닌가 그치만 나간댔는데 씁 (두리번두리번)(청소할거찾음)(자연스럽게 청소시작) 이럴거 같아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무슨무례한적폐) 어멋 그런 멘트.... 해운주 로맨틱♥ (으!) 그렇게 따지면 나도 내년 운 미리 영끌해서 해운/주 만난거다! 아이고 나 이제 해운이랑 해운주 없음 내년 못산다 아이고 ㅋㅋㅋㅋ 웅웅 같이 좋은 하루 보내고 오자구~
밥차려주면서 기분 풀어주는 건 대체 ㅋㅋㅋㅋ 뭐지이거신박하네맛있다(쩝쩝) 약간 그럴거 같네 해운이 잘못이었으면 류화가 반주로 술 꺼내와도 해운이 암말 못할거 같고 류화 잘못이었으면 한국인의근본채식밥상+술금지로 류화 시무룩...한데 밥은 잘 먹음 (맛있으니까) 그리고 다 먹고 류화가 설거지 한다고 하면 왠지 해운이가 못 하게 할거 같아 (주방세제 과다로 거품난리가 나거나)(그릇 다 박살낼거같다고)
제법 푹신하니 좋은 침대. 해운이 눈을 뜬 장소는 그러했다. 이물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스프링에 부드러운 극세사 시트와 이불로 그 푹신함이 배가 되는, 누워서 눈 감으면 그대로 저승 갈 때까지 잘 수도 있겠다 싶은, 그런 좋은 침대였다. 그러나 그렇게 좋은 물건도 제 것이 아니면 그저 낯설고 경계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요 그 옆에 위협적인 존재가 있다면 더욱 그러할 터다.
"음냐..."
해운을 이 곳까지 데려온 장본인인 류화는 세상 태평하게 자고 있었다. 옷은 자다가 벗으려 시도했는지 단추와 지퍼만 얼레벌레 헤쳐졌고 긴 머리는 반쯤 풀려 한 뭉치 터럭이 되어 있다. 장성한 처자가 외간남자 앞에서 참으로 망측스러운 꼴이었으나 상황이 상황이라 그런지 후폭풍 생길 일은 나지 않았다. 잠든 류화는 해운이 침대에서 빠져나가는 줄도 모르고 작게 퓨- 하는 숨소리를 내며 곤히 자고 있을 뿐이었다. 그야말로 몰래 도망치기 딱 좋은 상황이 아닐 수 없었으나...
아, 해운은 보고 말았다. 보고 만 것이다. 온 집안을 장식()한 그... 잡동사니 사이에서 겨우 손잡이는 보이는 그 청소기를! 그것도 한 번 충전으로 최장 2시간은 사용 가능하며 기존 제품보다 가벼우면서 먼지통의 용량은 늘어났으며 어쩌구저쩌구 아무튼 졸라게 비싼 청소기를!
그 존재감을 무시하지 못 하고 잡아버린 해운은 인간의 청소 역사에서 청소기의 발명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금 깨닫는 경험을... 하기엔 집 안의 상태가 너무했음이 더 컸지 않을까 싶다. 부엌에 음식물이 썪어있고 소파 밑에서 벌레가 나오고 그런 정도는 아니었지만, 장기간 제대로 된 청소를 하지 않았다는 건 분명한 상태였으니 말이다.
다만 치우면서 느껴지는 점은 있었을 것이다. 이 집은 크기에 비해 가구나 가전이 지나치게 적고, 있는 것도 사용감이 거의 없으며, 사람 사는 티라곤 여성, 여태 침대에서 자고 있을 류화 한 사람 분량 뿐이다. 그리고 부엌에 있는 건 술과 생수와 인스턴트 뿐이며 쓰레기도 그것들의 빈 용기 뿐이란 점도. 청소와 함께 그 전경을 보며 해운이 무슨 생각을 했을 지는 모른다. 하지만 소리를 죽인다고 죽여도 청소에 소리가 안 날 수는 없었을 것이고, 그 탓, 혹은 그 덕에 류화도 잠에서 깨어 일어나버렸다.
"..흐아암... 무야..."
잠에서 갓 깬 류화의 눈에는 그저 세상이 뿌옇고 흐릿하고 아무튼 뭐가 제대로 보이질 않았다. 묘하게 개운한 기분이었지만 아직은 눈치 채지 못 한 듯, 반쯤 눈 감은 채로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와선 엉망인 옷을 한 점씩 벗어 내던졌다. 어디에? 방바닥에.
그 즈음 해운이 어딜 청소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침대 있던 방 문 벌컥 열리고 차박차박 걸어가는 소리나, 머리 산발한 속옷바람 류화가 주변은 보지도 않고 욕실로 슥 들어가는 걸 볼 수 있었을 터다. 곧 물 떨어지는 소리 나더니 앗 차가! 하는 짧은 비명 들리고, 온도를 맞췄는지 어쨌는지 씻는 소리로 이어진다. 씻고 나오면 좋든 싫든 마주치게 될 테니, 어쩌면 이 때가 도망 갈 마지막 타이밍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류화는 술을 겁나게 좋아하는거지 편식을 하는 건 아니라서! 어지간한 건 잘 먹는다 그리고 나물반찬? 아이고 이 귀한 걸 (념념념념)(자취인에게 매우 귀한 비타민듬뿍반찬) 없어서 못먹지 아유그럼
>>계란프라이 맡겼는데 잠시 후 돌아와보니 프라이팬이 ???한 존재로 거듭나있음<< 이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그 천하제일 망한요리에서 비슷한거 봤어 (팬케이크 아닙니다(뭔가 거대한 계란후?라이)) 거기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불타는 지옥의 석탄이 되는거지 음음 ㅋㅋㅋㅋㅋㅋㅋ 류화 살림력... 막막 끔찍한 정도는 아닌데 대충건성이 너무 심해서 해운이가 눈 뜨고 못 봐줄거 같음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신정인데 출근이라니 너무 박한 세상 ;ㅅ; 픽크루 별거 아니지만 해운주한테 힘이 된다면 나 넘 기뻐요 헤헤헤 헤헤 기분좋당 (뿌듯!)(어깨 으쓱!)(저거 움짤인데 제대루 본 거겠지...?!) ㅋㅋㅋ 우리 핑크핑쿠까칠귀욤핸섬냥해우니는 또 어떻구~~ 해운이 캐디 넘 맘에 들어서 픽크루 만들 때마다 무지 즐거워 ㅎㅎ 일케 이쁜캐 들고 나타나줘서 고마워 해운주💕 갓 시작한 25년도 잘 부탁해~~ 💜✨💗
처음엔 그저 보이는 바닥만 대충 쓸어 주고 도망쳐야지 했는데- 쓸다 보니 자꾸만 발에 걸리는 온갖 잡동사니며 옷가지 같은 것들이 거슬리기 시작하고, 그걸 가져다 치우고 있자니 분명 제 자리가 있을 물건들이 이상한 위치에 놓여 있는 게 또 신경 쓰이고. 지나친 깔끔은 때로 독이 된다. 지금 해운이 그랬다. 너저분하기 그지없던(물론 어디까지나 그의 기준이지만) 거실이 대충 봐줄 만해졌다 싶었을 때, 그래, 기묘한 만족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소파 위 먼지를 털까 말까 생각하던 그 때에,
들려선 안 되는 소리가 들린다.
음성이다. 어떡하지, 숨을까? 그러나 그럴듯한 엄폐물 찾기엔 찰나는 터무니없이 짧아 별 수 없이 열리는 문에 시선 두었는데. 머릿속이 새하얗다. 그 짧은 시간 머리 굴리며 찾던 궁색한 몇몇 변명조차 싹, 싹 사라져서. 이래서야 애써 이불 덮어주고 나온 의미가 전혀 없지 않나. 집주인이 차박거리며 욕실로 들어가는 동안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 있다가- 타일 바닥 물 부딪히는 소리 들리자 문득 현실로 돌아왔다.
...투명인간 취급?
민망함보다 얼떨떨함이 더 큰 마음에 조금 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 류화가 지나온 길을 눈으로 더듬었다. 그러자 확실히 이제 소파 위의 먼지 생각 따위는 조금도 나지 않았다. 대신에 또 다른 생각이 머릿속에 쾅, 하고.
"....아, 젠장.."
보통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투명인간 취급 당했음에 감사하며 후다닥 이 집을 빠져나갔을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면 누가 보아도 그것이 올바른 판단임은 명확하다. 평소의 해운이라면 그리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 집을 빠져나갈 수 없는 저주에라도 걸린 것처럼 자꾸만 여기저길 맴돌게 되는지? 이 순간만큼은 평소 지저분하게 살지 못 했던 제 천성을 누구보다 한탄하며 해운은. 류화가 벗어던진 옷가지 슥 집어 빨래통을 찾아 헤맸다. ..그런데, 이런 상태라면.. 빨래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거겠지? 또 다른 불안감 하나가 전구 켜지듯이 머릿속에 반짝.
물소리가 멎고, 이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은 기분 좋게 욕실을 나섰을까. 어쩌면 빨래 돌아가는 소리 따위를 희미하게 들었을 수도 있겠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깔끔해진 거실에 해운이 앉아 있을 것이다. 민망한 상황 벌어질 것을 생각해 일부러 뒤돌아 앉은 채지만, 머리라도 아픈 듯 관자놀이 짚은 채임은 알 수 있다. 문 소리, 혹은 발 소리, 당신이 낼 인기척 눈치챈 듯 고개 들어도 돌리진 않는다. 잠시 말 고르는 것처럼 발치 내려가는 시선 따라 미세한 고개의 움직임 볼 수 있고. 머잖아 입 열었다.
아이고!!! 당 근 빳 따 루 움짤인거알고잇엇죠!!!!!!!!!!!! 저 오늘정말. 힘냇어요. 류화와 류화주를 생각하믄서,,(비록 이번주는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토요일일요일도 일하게되엇지만,,^-T) 갸아악...🥺 해운이를 일케 좋아해주셔서 저야말로 맨날 몸둘 바 모르겠는거 있죠..~! 사실 글찮아요 아시죠 내가 구상한 캐릭터 이렇게나 좋아해주는 사람 찾기 정말정말 힘든거...🥺🥺🥺🥺 류화주덕분에 저도 해운이 더 잘 굴리고 싶고 해운이랑.. 류화랑... 그리고 해운류화라는 커플링에 애정도 더 숙숙숙 커지고 그럽니다🤭 아직 풀고싶은 썰. 보고싶은 상황. 이빠이잇어요 다 풀고 풀어서 진심 남아나지 않을 때까지 저랑 함께 계셔주셔야하니까 25년 아주 각오하셔요^_^,,~!! 넘 키모해서 이사람 진심키모오타쿠라고 도망치고싶어도 도망못치심.(이러고)
(지평선에서부터달려와몸통박치기) 해운주다아아아 신년 첫날부터 고생했어 고생했어~~ 아니근데 주말도 없는 스케쥴 뭐야! 거 시프트 담당자 나오라 그래! >:ㅁ 사람이 쉬어가며 일을 해야 효율도 나지 어! 거 직장이 너무하네! (쒸익쒸익)
ㅋㅋㅋ 우우 해운주 키모해요~~ XD 사실 해운주가 해운이를 넘 잘 구상해줘서 당연히 좋아할수밖에 없는거야~~ 나 원래 찌르는거 고민 좀 심하게 하는 사람인데 해운이 시트보고 고민도 안 했다니까? 후후후 그치만 너무 잘 굴리려구 무리하지는 않기야 어디까지나 같이 딩기당가 노는게 제일 좋은거니까 ╰(*°▽°*)╯ ㅋㅋㅋㅋㅋ 해운주 혹시 리본 필요해? 나 얌전히 있을게 이쁘게 묶어조❤ ㅋㅋㅋㅋㅋ 도망 안 가니까 썰 생각나느거 차곡차곡 쟁여뒀다가 하나하나 다 잼나게 풀어보자구~!
픽크루...저도 가져와봣어요 보라색머리가 없엇기땜에 색상 변경한 티가 좀 나는건. 이해부탁드립니다,,, ^ ^)7... 그 언젠가 둘이서 커플셀?카?를 찍게되면 이런느낌일까나싶어가지구..
맞다맞어 맨날 사람없다면서 면접만보구 사람은 뽑지도 않고😩~~!!!! 배째 쉬게해줘~~!!!(버둥버둥)
헉... 정말루.. 그 정도로 해운이가 맘에드셧다구요...🥺 제가 진짜정신차려서. 잘하지않으면안되겟다.() ㅋㅋㅋㅋㅋㅋ물론~!!!! 무리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거 너무너무 잘 알고잇죠~!! 그 점에 잇어서는 걱정마시고!!! ㅋㅋㅋㅋㅋㅋㅋㅋ아ㅋㅋㅋㅋㅋ리본ㅋㅋㅋㅋㅋ하지만 이런 귀빈을 꽁꽁묶어놓을수는없고요. 대신에 리본으로 장식한 왕좌를 준비해드리겟습니다 자,, 앉으시죠,,,^^ (대충 모시겟습니다오죠-사마포즈)
좋아요`~!! 맘같아선 오늘 썰만 주구장창풀다자고싶지만... 슬슬 내일 출근을 위해 잠들어야 할 시간이라 아쉬움만 가득 남기고 저는 이만,, 자러 가도록하겟습니다 아무쪼록 류화주도 넘 늦게잠들지마시구!!!! 다시 내일 뵈어용 굿밤🤗🤗
해운은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고 느꼈겠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류화도 살짝 억울한 부분이 없잖아 있다. 아예 존재 자체를 모르는 상태라면 투명인간 취급이고 뭐고 의미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류화가 아무리 성격이 글러먹었어도 있는 사람 무시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 증거로, 찬 물 맞고 가장 먼저 생각난게 어젯밤이었으니 말이다.
"앗 차가!"
생각 없이 당긴 수도꼭지로 인해 정수리부터 냉수 폭격을 맞은 류화는 그야말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맞다, 삼천! 그 단어가 떠오르며 동시에 필름 되감듯 떠오르는 기억들을 돌아보면서 손으로는 수도꼭지를 돌려 물 온도를 맞춘다. 겨우 알맞게 맞춰진 물을 맞으며 씻는 동안 류화는 생각을 마저 정리했다. 그리고 조금 뒤늦게, 욕실 문 밖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을 깨달았다.
뭐야, 안 갔어?
기억 속 꽃잎 같던 분홍빛을 떠올리며 생각한다. 어거지로 데려오긴 했지만 여긴 평범한 아파트고 문도 안에서 열면 얼마든지 나갈 수 있다. 그런데 왜 안 갔을까? 류화였다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도망갔을 것이다. 아무리 고마운 은인이래도 막무가내로 구는 인간, 그것도 센티넬이면 기피하는게 당연할 텐데.
이상한 놈이네.
이런 저런 생각 하다보니 어느새 거품 싹 씻겨내려갔다. 대충 주변에 물 뿌려 정리하고, 수건으로 몸과 머리 닦으며 욕실 바깥으로 나간다. 이 때 해운이 뒤돌아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젠 속옷조차 없는 채로 나와버린 류화였으니까.
"흐음."
잠기운도 술기운도 싹 가신 시야에 제일 먼저 들어온 건 말끔해진 거실이었다. 이 집 거실이 이렇게 넓었던가? 싶을 정도로 정리된 모양을 보고 류화는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그 거실 가운데 다소곳이 앉은 뒷모습을 보고, 류화는 성큼성큼 걸어갔다. 어깨에 수건만 걸친 채로, 해운의 등 뒤까지 다가가더니 감사하다는 말 듣자마자 대뜸 중얼거렸다.
"너, 진짜 별나다."
어깨 뒤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술기운에 들뜬 밤과 달리 나즈막히 깔려 있었다. 동시에 코끝 간질이는 라벤더와 파우더향이 물씬 풍긴다. 류화가 해운을 향해 상체를 살짝 기울인 탓에 해운의 어깨로 물방울이 툭툭 떨어진다. 그걸 보고 해운이 돌아보았을지 모르겠지만, 돌아보았다면 어마무시한 장면을 보았겠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류화는 휙 돌아서며 말했다.
"이왕 안 간 거, 얘기나 하자. 암거나 입고 올 테니까 기다려-"
제멋대로 말하고 차박차박 맨발소리 내며 걸어간다. 침대 있던 방이 옷방인지 다시 거기로 들어가 덜컹, 부스럭부스럭, 하고 나오자 머리엔 새 수건 감았고 몸엔 하얀 샤워가운 걸쳤다. 방을 나와선 바로 해운에게 가지 않고 세탁기가 있는 다용도실과 부엌을 차례대로 들렀다. 다시 거실로 돌아와 서스럼없이 소파에 털석! 앉은 류화는 500미리 생수병을 따서 그대로 반통을 들이마셨다. 한 손에 생수통 든 채 소파에 길게 몸 늘어뜨리고서, 심드렁한 눈으로 해운을 보았다. 약간 잠긴이 풀린 목소리가 류화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러니까- 내가 어제 뭔 짓거리를 했는지 다 기억이 났거든? 나도 참, 오늘 오프라고 기분이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그래도 뭐 내가 내 맘대로 한 거니까, 뭐, 응."
류화가 손을 들어 머리를 긁자 헐렁한 가운도 같이 슬렁슬렁 움직인다. 무방비해진 가운을 다시 여미려는 기색은 티끌만치도 없이 턱을 괸 류화는 말을 덧붙였다.
"그냥 넘기려면 넘길 수도 있긴 한데, 삼천은 아무래도 적은 돈은 아니니까 말이지. 너, 갚으라면 갚을 수 있어?"
전날 취해서 했던 말과 달리 지금 류화의 물음은 확인의 기색이었다. 갚으라고 하면 갚을 의지가 있느냐. 대놓고 묻는 무심한 태도를 보아하니 못 갚겠다고 하면 그래 그럼 가라며 순순히 보내줄 것도 같다. 하지만 갚겠다고 해도 전날밤처럼 이상한 소리는 하지 않을 듯한 느낌적인 느낌도 있긴 했다. 무슨 대답을 할 지는 해운의 선택이었고, 류화는 남은 생수를 마시며 대답을 기다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