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이게 뭐야;;;;; 일코 포기하자마자 사람들이 사천만에 막 매달려서 난리도 아니다. 뭔 상황인지 어케 해야 해결되는지 모르긴 나도 마찬가지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은우 선배라고 딱히 다르실 거 같지 않은데. 그래도 일단은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게 상책일 테니, 내가 아는 선에서 불안을 덜 수 있는 방향으로 얘기해 봐야지.
" 어, 음, 그... 아마 에어버스터한텐 이미 연락이 갔을 거예요. "
아지랑 통화될 때, 한양 선배께서 연락하시는 걸 들은 거 같다.
"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은, 네, 맞아요. " " 사람들이 우울해지고 화내고 불안해하고 무서워할수록 " " 바깥의 괴물이 늘어나고 강해지는 거 같았어요. " " 그래서 그런 감정들을 가라앉힐수록 " " 괴물과 싸우는 사람들이 괴물한테 이기기 수월해질 거라 생각해요. "
수박씨 괜찮으려나 모르겠네... 그 괴물 촉수에 닿았다간 잡아먹힐지도 모르니 원거리 공격 위주로 하고 접근은 안 해야 할 텐데;;;;; 여기서 걱정해 봤자 달라지는 건 없나... 일단은 사람들이 진정해 줬으면!!
" 제 능력으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거기까지였는데요 " " 뭐라도 더 알아내게 되면 바로 말씀드릴게요 " " 그니까 일단은 여러분의 주변 사람들이 무사한지 확인해 보시고 " " 얘기들 나누면서 진정해 주세요. "
하던 중 비상 알림 메시지가 떠서 확인해 봤다. 차원을 여는 능력? 평행우주에다 괴물을 옮겨넣자는 건가? 바깥 세상에서 먼 바다에다 쓰레기 섬 만들듯이?? 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일지도 모르지만................
진짜로 잊고픈, 다시 생각하기 싫은, 유니온과의 일이 떠올랐다. 유니온이 디멘션 오프너라는 능력을 못 쓰진 않을 거 아냐. 실제로 공간을 찢어서 능력자들을 이상한 데로 빨아들이려고도 했고. 근데도 유니온은 인첨공 사람 모두가 증오를 버리는 거 말곤 노답이랬다. 게다가 사이코메트리를 썼을 때도 괴물들을 다른 데로 이동시킬 수 있다거나 하는 정보는 없었어.(내가 전혀 모르는 대상이라 정보가 안 나온 건지도 모른다만) 그런즉 디멘선 오프너론 해결이 안 된단 의미!!
" 저기, 저기, 잠깐만요!!!!! " " 그거 방법 아닐 거 같아요!!!!! " " 그게 방법이었다면 사이코메트리를 썼을 때 " " 어딘가로 보낼 수 있다는 단서가 나왔을 거예요!!! " " 이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누군진 몰라도 " " 그 괴물은 처음 봤을 거잖아요 " "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 " 찾아볼게요. 알아낼 수 있는 건 알아내 볼게요!!! " " 사이코메트리는 그러라고 있는 능력이니까요 " " 그니까 일단은 기다려 주시면 안 될까요?? " " 차근차근 알아보면 " " 당장 해결하긴 힘들더라도 어떻게든 수습될 거예요. "
난 이런 식으로 낙관하는 타입이 전혀 아니다만, 모르겠다. 나아질 거라고 믿어야 어떻게든 버텨질 거 같아. 여기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도 행복회로 동원해야겠다. 이 사람들도 믿어 주면 좋으련만
어떻게든 도망쳐서 대피소로 들어왔으나 상황은 첩첩산중이다. 내부 혼란을 막기 위해서 후드티와 선글라스, 마스크를 뒤집어쓴 채 머무르고 있던 리라는 일련의 상황이 벌어지자 짧은 한숨을 토해냈다. 아니, 한숨이 맞나? 그보다는 더 날카로운.
"하, 아하하, 하하!"
웃음이 터져나온다. 어지간히 연예인에 관심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인첨공 거주민 대부분이 한번이라도 들어봤을 법한 그런 목소리가 대피소 안을 청량한 웃음소리로 메웠다. 때에 맞지 않는 이질적인 감정이었다. 이 상황에서 웃어?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하겠지. 하지만 웃지 않을 수 있나? 리라는 빗자루를 꺼내서 그 위에 몸을 납작 엎드리고, 그 상태로 인파 위로 떠올라 곧장 서연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안녕 현아. 공연장에서 보면 좋았을 텐데 재회 장소가 영 별로네. 어후... 사람들 참. 우리 현이 압사당하겠어요! 있지, 한 5초 정도만 눈 감고 귀 막을래? 좀 시끄러울거야."
서연이 귀를 막아주었다면, 그 자리에서 곧장 요란한 소리와 빛을 내는(그러나 인체에는 완전히 무해한)폭죽 몇 개를 실체화시켜 빠르게 터뜨렸을 것이다. 이목을 끌기 위해. 충격요법으로 입을 다물게 하기 위해. 그리고 저마다 움직이는 그 손가락들을 잠깐이라도 멈추게 만들기 위해서.
"안녕하세요, 이리라입니다. 아니, 지금은 굿위치라고 소개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목이 그 자신에게 집중되었다면 리라는 빗자루에서 내려와 몸을 가리고 있던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대중 앞에 섰을 것이다. 이러려고 무대 의상 입고 뛰어왔나. 뭐, 상황은 얄궂어도 도움은 되네. 허공을 뻗어 쥔 자리에는 마이크가 실체화되어 나타나 리라의 손끝에 감긴다.
"일단 다들 멈춰주시겠어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일개 개인, 그것도 어린아이에게 응원이라는 이름으로 짐을 지우는 건 하나하나의 의도가 어쨌든 실질적으로 압박이나 다름없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압박하면 어때,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는데...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한명이 모두의 희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정신적으로 몰려 희생함으로서 모든 게 해결됐다면 인첨공이 여기까지 오진 않았겠죠. 안 그런가요? 조금 전 여기 현의 말을 들으셨으면서 느낀 바가 전혀 없으신가요?"
마이크를 통해 목소리를 키운 리라는 계속해서 말을 잇는다.
"저지먼트라고 책임을 지우고, 상황에 맞는 능력자라고 책임을 지우고, 힘이 있다고 해서 개개인에게 해결을 전가하고, 본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관하고... 여러분, 부끄럽지 않으신가요? 말마따나 5년 전에도 같은 일이 있었죠. 그때나 지금이나 어린애 몇 명의 손에 세상 일을 쥐여줘놓고 정작 본인들은 무섭도록 방조만 하고 계시네요. 혹여나 잘못되기라도 하면 전부 씹어먹을 것 같은 얼굴로 말이에요."
"손이 없나요, 발이 없나요? 여러분은 스스로가 정말 힘이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뭐 개개인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 여러분이 정말 '개인' 인가요? 아뇨, '집단' 이잖아요. 인첨공의 시민."
"그 이름에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가장 이 종말적 사태에 걸맞고 올바른 행동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소수를 영웅 삼아 모든 걸 떠맡기는 행위는 너무 진부하고... 비겁하잖아요. 여러분이 정말로 힘이 없는 게 아닌데도요."
[수용소 루트] 도망치려는 나라의 팔을 새봄이 붙잡았고, 핸드폰이 더 울리지 않게 혜우는 그 핸드폰을 부숴버렸습니다. 적어도 이제 거슬리는 진동 소리는 더 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라가 밖으로 뛰쳐나가서 잘못될지도 모르는 상황은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라가 더더욱 패닉 상태가 되는 것 또한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라는 진정이 되지 않는지, 계속해서 숨을 거칠게 내쉬었습니다. 아무래도 제대로 공황상태가 된 모양입니다. 그래도 스스로 진정하려는 듯이, 천천히...천천히...호흡을 정리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당신은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이것 말고 무슨 해결책이 있다는 겁니까?! 말은 누구나 다 하지! 대안법도 없이 그저 보기 안 좋다고 반대만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죠! 나라고 어디 마음이 편한 줄 아십니까?! 만능이건, 아니건 일단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건데!"
이어 박사는 새봄과 혜우의 말에 반박하듯이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그 내용은 전혀 둘의 말을 반박하지 않고 그저 고집만 부리는 것에 가까웠습니다. 그 와중에 철현은 박사의 핸드폰을 뺏어서 모두에게 메시지를 또 보냈습니다.
"존버한다고 될 문제는 아닐텐데. ...내가 본 '이전의 미래'는 여기서 더 나아가서 지구 자체가 소멸하는 것이었거든. 존버해봐야 결국 다 소멸해버리겠지. ...뭐, 그 미래에서는 너희들은 없었으니 이번엔 조금 변수가 있었다만, 뭐가 가능하지?"
"아무튼 설명을 다시 해주자면... 왜 거울을 보냐고 한다면 그건 곧 '그 아이'니까. 정확히는 1531200번째 아이지. 지금 너희가 겪은 이 상황은 이번으로 15312001번이야. 뭐, 처음에는 작았던 '에너지 덩어리'였지만 그걸 디멘션 오프너를 통해서 계속해서 다른 평행 세계로 보냈고, 점점 그 에너지 덩어리는 계속해서 감정을 흡수하고, '뱅크 데이터'를 흡수해서 강해졌지. 처음에야 그래봤자 디멘션 오프너를 통해서 계속해서 워프가 가능했지만... 850000번째부터는... 점점 강해져서 디멘션 오프너를 사용하는 능력자는 불구가 되거나, 혹은 식물인간이 되었지. 그리고 바로 전.. 1531200번째 능력자는... 결국 지금과 똑같은 루트를 통해서 디멘션 오프너를 사용하려다가 결국 자신의 몸을 일체화시키면서 자신과 함께 평행세계로 간 거야. ...그리고 여기가 바로 1512001번째."
"흡수하려는 이유는 뻔하겠지. ...'차원'을 다루는 힘을 완전히 흡수해서 자신의 것으로 삼기 위해서. 뭐, 또 다시 일체화를 하면서 평행세계로 갈 수 있다면 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지. 너무나도 강해졌거든. 이제는 그 누구도 건들 수 없을 정도로 말이야. 뱅크 데이터도 이미 흡수가 끝나서 점점 너희들의 공격도 먹히지 않아. 내 공격은 더더욱 어림도 없다고 봐야지."
"그런 마당에... 지금 인첨공에 돌아다니는 괴물이 한두마리도 아니고.. 계속해서 데이터를 업데이트해서 공유할텐데... 뭘 더 어떻게 할 수 있지?"
"하물며 그건, 본체도 아니고 그저 에너지 덩어리일 뿐이야. 본체를 막으려면, 에너지덩어리를 모두 무력화해야 할테고, 계속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에너지원으로 삼아서 실시간으로 회복을 하면서 쓰러뜨리는 것도 불가능해."
"...이론적으로야 가능하겠지. '남을 미워하거나 증오하는 마음'을 떠올리지 않는 상태에서.. 50여명의 각각 다른 능력자가 일제히 공격을 퍼붓는다면... 뭐, 괴물 하나 정도는 소멸을 시킬 수 있을거야. '프로덱트 데이터'가 따라가지 못할테니까. 그 정도면. 근데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진심으로?"
"불가능해. 아무리 해도. 그러니까 없애버리려고 한 거야. ...이거야말로 이 인첨공이 존재해서는 안되는 이유야. 지금도 봐. 결국 '희생양'을 만들고 자신들은 빠지려고 하지. 차라리 5년 전에 다 사라졌으면 나았을 것을. 이젠 돌이킬수도 없거든. 사실상."
허탈한 웃음소리를 내며 유니온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으며 나라는 움찔하더니.. 다시 한번 몸을 떨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심장 부위를 붙잡고, 숨을 거칠게 내쉬었습니다.
"딱 한가지 차이점. 너희들은 그 1531200번째 관측 동안 한번도 없었어. ...너희들의 존재 자체가 이번에 처음 나온 케이스야. 자. 변수님들. 이제 어쩔 참이지?"
[대피소 루트] 갑자기 모두의 핸드폰이 다시 울렸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공지였습니다. [방금 메시지는 보이스피싱의 거짓말이며, 개인정보가 털릴 수 있으니 문자를 보내지 마십시오] 정도의 내용이 담긴 메시지였습니다. 모두 그 메시지를 바라보며 욕을 하거나 으아아악! 소리를 지으면서 더 이상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서연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이야기.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알아보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일단은 기다려달라는 메시지. 그 말을 하는 와중 한 사내가 그 말을 끊고 서연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럼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하는건데?! 우리 정말로 죽을지도 모르잖아! TV 안 봤어?! 아프리카와 유럽이 사라졌고, 저 괴물이 우릴 다 잡아먹을지도 모르잖아! 그럼 대체 얼마나 기다리고 언제쯤 대책이 나오는건데?!"
하지만 그 소리를 끊어버리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그건 어린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였습니다.
"누나는 정말로 해결할 수 있어요?" "언니. 믿어도 괜찮아요? 그럼 저와 제 동생은 뭘 하면 돼요?"
서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이가 나왔습니다. 물론 아직은 어린애 정도였지만요. 하지만 다른 어린애들도 서연을 가만히 바라봤습니다.
그 와중에 리라는 인첨스타 라이브를 켠 후에 모두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것은 더 이상 압박을 하지 말라는 말. 그리고 이 상황 자체가 부끄럽지 않냐는 일괄이었습니다. 5년 전의 일. 그것을 거론하며, 리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올바른 행동을 찾아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한 여성이 소리를 지르면서 이야기했습니다.
"우리가 뭘 할 수 있는데! 너희들...너희들 5년 전의 그 아이들이지?! 너희들은 힘이 강해서 그런거야!! 너희들...레벨5가 대부분이었잖아. 나는 그래봐야 레벨3야! 그런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레벨4긴 하지만... 그래봐야 레벨5의 앞에선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 퍼스트클래스의 힘에 비하면 우린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레벨0야... 그런데...뭐가 가능해. ...능력도 못 쓰는데."
어린아이들은 조금씩 반응하지만, 아직 어른들은 아닌 모양입니다. 아니. 어쩌면... 이게 바로 인첨공의 현실일지도 모릅니다. 철저한 능력위주의 사회.
너희는 능력이 높기에 그런 것이 가능하지만.. 우린 그 정도는 아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할 수 없다.
인첨공에서 사라질래야 사라질 수 없고, 저지먼트가 나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한 그 분위기가 바로 이곳에도 있었습니다.
난 지갑속에서 영수증 두 장을 꺼내 둥글게 뭉쳐서는 하나는 껌으로 만들어 박사의 입에 강제로 넣어버리고, 하나는 초콜릿으로 만들어 나라에게 건넸다.
"이거 먹어요. 좀 진정될 거예요."
그러는 사이, 유니온 녀석은 여전히 떠들었다. 생각보다 나랑 많이 말을 섞어주네. 의왼데. 그냥 피식 웃으면서 입이나 다물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말 많은 녀석이었나? 아, 맞다. 우리랑 한번씩 싸워본 녀석들은 항상 말이 많았지.
"내기할래? 이번 사태가 해결될 지, 안 될지. 안 되면 니가 이기는 거고, 되면 내가 이기는 거야. 이기면 나 소원 하나만 들어줘."
실없이 그런 소리를 내뱉었지만 녀석이 이 내기를 받아들이리라는 기대는 없었기에 그냥 이어지는 이야기를 듣기나 했다. 유니온 녀석의 실패담은 거의 흘려들었고, 귀담아 들은 건 그 다음이었다. 괴물을 없앨 수 있는 이론적인 방법. 유니온 녀석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어떻게 가능한 방법이 있지 않을까. 마약이라도 쓴다던지, 아니면 서현 씨가 고생해주시는 방법이라던지. 그것도 아니면, 대피소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든 설득한다던지. 되든 안 되든 최대한 머리는 굴려봐야지.
"네, 맞아요. 근데 그게 왜요? 5년 전이랑 지금이 완전히 같다고 보세요? 그땐 저런 괴물도 없었고, 그때도 저지먼트와 퍼스트클래스 모두가 힘을 쏟아부어서 겨우겨우 일단락한 상황이었어요. 지금처럼 다수의 적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때처럼 인첨공의 일부만이 참전한다고 이 사태를 완전히 정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래, 이게 현실이지. 박찬유, 당신 말이 맞았을지도 몰라. 인간들이란 정말... 지긋지긋하지. 새삼스럽지 않았다. 리라는 여전히 사람들을 사랑했지만 다시 이 직업을 선택하면서 믿음만큼은 서서히 잃어갔기에.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아예 믿음이 말라붙은 건 아니다. 그러니,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걸어봐야지. 5년 전의 코뿔소가 그랬듯이.
"레벨, 레벨. 하나같이 지긋지긋하네요. 여러분, 죄송하지만 저도 레벨 0이었답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저지먼트 업무에 나섰어요. 그 해의 저지먼트 업무라는 건 일반적인 저지먼트가 하는 업무와 한참 거리가 있었고, 그민큼 위험했는데도... 저뿐만이 아니에요. 당시에는 저 말고도 대다수의 저지먼트 부원이 저레벨이었거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나름대로 힘을 합쳐 닥친 시련들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머리가 있다면 생각을 해 보세요.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나요? 초능력이라는 힘은 세상에 등장한지 고작 20년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초능력이 등장하지 않았던 세대에 있었던 각종 위기들은 과연 해결되지 못했나요? 아니요, 해결됐어요. 특정 개인의 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뜻을 모아 하나로 움직일 때 비로소 인류는 한 발짝 나아가곤 했죠. 모르지 않으실 텐데요, 대한민국에서, 이 지구에서 태어나 교육 받아온 사람이라면."
리라는 잠시 숨을 고른 후 마이크를 하나 더 만들어 서연에게 건넸다. 필요하다면 사용하라는 듯. 그리고 공중에 띄울 수 있는 핸드폰 거치대를 실체화시켜 핸드폰을 공중에 띄운 후 그대로 방송을 송출시키기 시작했다. 닿아라. 닿을 수 있는 데까지는.
"기다리지 마세요. 대책이 나올 때까지 숨죽이고 있지만도 말아주세요. 레벨 4든, 3이든, 2나 1, 심지어 0이라도 좋아요. 이번 일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어떤 특별한 힘을 가진 개인이라도 결국에는 여러분처럼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이니까요. 방대한 힘에 맞설 수 있는 건 마찬가지로 방대한 힘뿐입니다. 그리고 그건 소수로서는 이뤄낼 수 없어요."
"여러분, 5년 전 저희한테 빚을 지셨죠. 그 빚, 이번에 갚으세요. 저는 여러분이 말하는 강자로서, 남들보다 여유가 있는 레벨 5의 의무로 여러분이 죽거나 다치지 않게 돕겠습니다. 대신 여러분은 스스로를, 우리를, 서로를, 최종적으로 인첨공을 위해 움직여주세요. 여러분의 힘을 과소평가 하지 말고 뭐라도 해 주세요. 저지먼트 활동을 하다 보니 얻은 교훈인데, 가끔은 물량과 쪽수로 밀어붙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되더라고요."
그는 웃어보인다. 다소 처절하게.
"지난 시간동안 갈라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복하면서 수동적으로 변화하고 서로가 서로를 질투하고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는 걸 이해합니다. 저마저도 그랬는걸요.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 아닐까요? 전 지구적인 위기를 앞뒀고, 말마따나 까딱하면 저 아프리카나 유럽처럼 여기의 모두가 소멸해버릴지도 모르는데. 정말 아무것도 안 해볼 건가요? 뭐라도 해봐야죠. 다시 말할게요. 여러분은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힘을 합쳐주세요. 누군가에게 미루지도 말고, 누군가를 미워하지도 말고, 그렇게... 부탁드립니다. 미래를 위해서요."
부정적인 감정은 안 품어야 하는데 말하면서도 쫄린다. 디멘션 오프너가 답이 아니란 감은 온다만, 뭘 어째야 이 사태가 수습되는지 모르기는 똑같으니까. 그러니 믿어 줘도 이후가 노답이다. 사이코메트리로 뭘 얼마나 알아낼 수 있을까. 알아내려면 뭘 어째야 하지? 사천만 타고 수박씨가 있던 데로 가 봐야 하나?
머릿속이 복잡해졌을 때 맑고 낭랑한, 어딘지 유쾌한 것도 같은 웃음소리가 울렸다. 그와 거의 동시에 사천만의 눈높이(???)에 날아온 빗자루에 탄 사람은, 리라였다. 공연 준비하다 왔는지 무대 의상이다. 무사하구나, 다행이다!!! 토실이도 자길 만들어 준 사람을 알아보고 폴짝거린다. 다만 리라 말마따나 재회 장소는 영 수박이다. 무대에서 반짝이는 리랄 구경할 줄 알았는데!!!
암튼 리라 말대로 눈과 귀를 가릴 수 있도록 웅크리며 토실이도 감쌌다. 그러고 나니 가린 눈귀로도 뭔가 번쩍이는 거 같고 폭죽 소리 같은 게 울렸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적절한 도구를 만들어다 사용한 거 같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 누군가를 압박하고 희생시켜서 해결하는 걸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단 이야기. 리라다운 말들이다. 그리고 내용도 내용이지만 나만 여기 있는 게 아니라는 게, 나를 도와주려는 친구가 있다는 게 마음 놓이기도 했다.
그때 폰으로 새로운 메시지가 왔다. 좀 전의 메시지대로 연락을 보내면 개인정보가 털린다는 문자. 사기였어? 아니, 저건 믿을 만한 정본가?? 뭐가 뭔진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메시지를 보내지 않게 된 게 다행 같으면서도, 희망이 생겼다가 좌절된 게 사람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키우게 되진 않을지 쫄린다.
엎친 데 덮쳤다고 내 말도 그닥 설득력은 없었나 보다. 한 사람이 화가 치밀었는지 따지기 시작했다. 갑갑할 테니 무리도 아니라 생각했지만
" ......??? "
아프리카랑 유럽이... 뭐?? 좀 전의 메시지보다도 더 허무맹랑하게 느껴졌다. 거긴 능력자 없어? 퍼클 못지않게 강한 능력자도 얼마든지 있을 텐데, 사라졌다고?? 땅 전체가 아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야???;;;;;;;; 이럴 땐 어쩌면 좋지?? 선배라면 죽도록 불안해도 어떻게든 감추고 희망을 키워 줬겠지만...
" ....... " " 얼마나 기다려야 나아지는지는 사실 저도 몰라요. " " 다만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를 조금이라도 빨리 파악하려면 " " 아까 말씀드린 대로 " " 지금 상황이 불러일으키는 불안, 우울, 분노 같은 감정을 잠시 잊는 게 " " 그래서 바깥의 괴물이 더 강해지지 않게 하는 게 " " 최선이란 거밖에 몰라요 " " 괴물이 더 강해지지 않는다면 " " 밖에서 안티스킬을 비롯해 이곳을 지키는 분들이 " " 어떻게든 막을 수 있을 테니 여기까지 쳐들어오진 못할 거예요 " " 그렇게 믿어 주실 순 없을까요? "
했을 때 아이들이 이쪽으로 왔다. 사천만에 타고 있으면 애들이 얘기하기 힘들겠다. 후다닥 내렸더니 애들이 물었다. 정말로 해결할 수 있냐고, 믿어도 괜찮냐고, 뭘하면 되냐고.
" ....... "
해결? 내 능력으론 못해. 그래서 믿어도 된다고도 못해...하지만 이런 얘길 하면 아이들은 더 무서워하겠지. 하여 무릎을 바닥에 대고 앉아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면도 섣불리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이 아이들이 겁먹지 않게 하려면 어째야 할까...... 고민 끝에 토실이를 아이들에게로 안아 보라는 듯 건네 본다.
" 얘 이름은 토실이야. " " 괜찮으면 토실이랑 어울려 줄래? " " 토실이 데리고 조사하러 나갔다간 " " 토실이가 다칠까 봐 무섭거든 " " 그리고, 기왕 어울리는 거 즐겁게 놀아 줘. " " 너희가 마음 편하게 있어 주면 " " 큰 힘이 될 거 같아. "
일단은 이렇게밖에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토실이까지 맡긴 이상 뭐든 알아내 봐야겠지. 선배랑 새봄이가 유니온한테 갔으니 무슨 정보든 듣지 않았을까? 거기서 들을 수 있는 거 최대한 들어 보고, 나머지는 밖에서 조사해 보자. 그리 마음먹고 철현에게든 새봄에게든 영상 통화를 시도해 보는 서연이었다.
그녀는 박사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 시선은 인간 이하의 것을 보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상황을 똑바로 봐. 지금 이건 현실이고 실제 상황이야. 손바닥만한 랩실의 실험이 아니라고. 하물며 실험실에서조차 어떤 시도를 할 땐 그에 대비를 갖춰놓고 해. 그런데 지금은 어떤 시도에 대한 아무런 대비도 할 수 없지. 그럴 때는 공식과 이론부터 재접근해야 한다. 그 정도 기본도 생각하지 못 하다니, 연구원 실격이군. 당신에겐 발언 자격이 없으니 조용히 있도록 해."
이번은 정말로 마지막 경고라고 고지한 뒤 그녀는 나라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입고 있던 백의의 겉옷을 벗어 공황 상태를 보이는 나라의 머리 위로 씌워주고 그 위로 손을 올려 귀를 덮어주려 하며 말했다.
"침착해. 천천히, 숨을 쉬는 것에 집중해. 다른 건 생각하지 마.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다시 들이쉬고, 내쉬고, 자, 반복하는 거야. 하나, 둘-"
그녀는 나라의 공황 상태를 진정시키려 하며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저 괴물은 그 동안 무수히 쌓인 부정적 에너지의 결정체. 그러나 발단은 이 학생의 능력, 디멘션 오프너. 모든 사람이 부정적 생각을 멈추고 일치단결해야만...
"그러니까, 모든 괴물을 동시에 요격해야 한다는 말이군. 모든 사람들이 동원되어서 말이지."
그녀는 그녀의 폰을 꺼내 어디론가 연락을 넣기 시작했다. 어디든 대피소에 있을 레벨 5의 심리장악에게 근처에서 뭔가 방송을 하고 있다면 거기에 '설득력'을 불어넣으라는 지시였다. 통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시도는 해보라고 했다.
새봄이 껌으로 박사의 입을 막아버리자 박사는 몸을 바둥바둥거리면서 힘들어했습니다. 일단 확실한 것은 더더욱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나라는 초콜릿을 일단 조심스럽게 받았고, 혜우의 말대로 숨을 정리하려고 했습니다. 후우. 하아. 후우. 하아. 그렇게 숨을 정리하다가 이내 받은 초콜릿을 천천히 먹으면서 조금이나마 행복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맛있어. 초콜릿. 그런 말을 중얼거리면서 말이죠.
"소원이라. 정말로 이룰 수 있다면, 소원이고 협력이고 다 해 줄 수 있지. 그게 정말로 가능하다면 말이야." "...내가 이뤄내지 못한 것을 변수인 너희들이 이뤄낼 수 있다면 더더욱 말이지."
만약 정말로 그게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협력을 하고 소원이고 뭐고 다 들어주겠다는 말을 유니온은 분명하게 했습니다. 어쨌든 헤우의 요청으로 '리라의 방송'에 '설득력'이 부여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설득력이기 때문에 일단 말은 들어주는 효과는 발생할 듯 했습니다. 적어도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리라를 바라보고 귀를 기울이는 정도의 효과는 발생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입니다. 아주 큰 지진이 그곳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수용소 내부에 방송이 울렸습니다.
"미안하다. 얘들아. 이 아저씨가 나름대로 노력을 하려고 했는데... 장벽이 그렇게 오래 버티질 못할 것 같다." "일단 그곳에서 대피해줄 수 있을까? 안전한 곳으로 말이야. 이 아저씨와 안티스킬 멤버들은 여기서 최대한 막아보긴 하겠지만... 민간인인 너희들을 휘말리게 할 순 없어서 말이야."
아무래도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는 모양입니다. 이곳으로 괴물이 들이닥치기라도 하는 것일까요?
대피를 해야 할까요? 아니면....
[대피소 루트] 서연의 말에 아이들은 두 눈을 반짝였습니다. 토실이가 귀엽다고 느끼면서 다가오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알았어요. 언니, 누나. 등등의 말이 들려옵니다. 아. 중간에 아줌마라는 말도 들린 것 같은데 무시합시다. 원래 애들 눈에는 20대면 다 아줌마죠 뭐. 아무튼 아이들은 행복하게 지금 상황을 잊으며 토실이 근처에 와서 놀려고 했습니다.
조금은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 같습니다. 방금 전까지 살벌했던 분위기가 말이죠.
"물론 우리도 믿고 싶긴 해... 믿고 싶긴 한데..."
그 증거로 방금 전까지 살벌했던 목소리가 줄어들고 이렇게 동요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서연의 노력이 허사는 아닌 모양입니다. 이제야 겨우 목소리가 닿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걸 기반으로 리라의 목소리를 듣는 이들도 점점 입을 다물고 그녀의 목소리에 집중했습니다.
"가능할까...우리가..."
누가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요?
"나는 그저 레벨이 0일 뿐인데." "퍼스트클래스도 해결하지 못하는 지금 상황을 우리가 정말로..."
하지만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 증거로 몸에서 흘러나오는 검은색 에너지 결정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으니까요. 그 중에선 한번 해보자라는 느낌의 말들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입니다.
대피소의 문이 박살이 났고, 그 너머에서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크와아아앙!! 하는 괴성이 울렸고, 붉은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봤습니다.
서연의 말에 아이들은 두 눈을 반짝였습니다. 토실이가 귀엽다고 느끼면서 다가오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알았어요. 언니, 누나. 등등의 말이 들려옵니다. 아. 중간에 아줌마라는 말도 들린 것 같은데 무시합시다. 원래 애들 눈에는 20대면 다 아줌마죠 뭐. 아무튼 아이들은 행복하게 지금 상황을 잊으며 토실이 근처에 와서 놀려고 했습니다.
조금은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 같습니다. 방금 전까지 살벌했던 분위기가 말이죠.
"물론 우리도 믿고 싶긴 해... 믿고 싶긴 한데..."
그 증거로 방금 전까지 살벌했던 목소리가 줄어들고 이렇게 동요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서연의 노력이 허사는 아닌 모양입니다. 이제야 겨우 목소리가 닿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걸 기반으로 리라의 목소리를 듣는 이들도 점점 입을 다물고 그녀의 목소리에 집중했습니다.
"가능할까...우리가..."
누가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요?
"나는 그저 레벨이 0일 뿐인데." "퍼스트클래스도 해결하지 못하는 지금 상황을 우리가 정말로..."
하지만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 증거로 몸에서 흘러나오는 검은색 에너지 결정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으니까요. 그 중에선 한번 해보자라는 느낌의 말들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여로의 해보자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이번엔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 그 말을 들은 어른들은 서로서로 바라보면서 손을 잡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와중에 어린아이의 말. 응! 나 저런 어른은 되지 않을게!! 고마워! 형아! 그런 말도 들려오네요.
하지만 그 순간입니다.
대피소의 문이 박살이 났고, 그 너머에서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크와아아앙!! 하는 괴성이 울렸고, 붉은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봤습니다.
그래도 뱉지 않는 게 다행인가. 그나마 나라가 조금 진정한 것 같아, 나도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내가 만든 초콜릿을 맛있게 먹어주는 게 고맙기도 했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해서 가방에서 이것저것 잡동사니를 꺼내, 근처 테이블에 디저트를 한 상 차렸다. 케이크, 쿠키, 휘낭시에, 초콜릿 등등. 그러고는 나라의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
"맛있으면 더 들어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하고."
그러고 있자니, 의외의 말이 들려왔다. 소원이고 협력이고 다 해주겠다?
"나중에 가서 말 바꾸면 달콤하게 만들어버린다?" "어... 그럼 상황이 상황이니까 너도 밖으로 나가서 싸우는 건 어때?" "이건 소원 아니다. 소원은 이 사태가 해결된 다음에 말할 거다."
전과자를 밖에 풀어놓는 게 영 마음엔 안 들었지만 지금은 한 사람이라도 전력이 절실한 상황. 혹시나 해서 그렇게 말해보려니 갑자기 땅이 진동했다. 가까스로 중심을 잡으려니, 방송이 들려왔다. 안티스킬이 세운 장벽이 얼마 버티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전 안티스킬 쪽을 지원하러 갈게요." "나라 학생이랑 박사님은 대피소로 가세요, 여기도 얼마 못 버틸 수도 있으니까요."
@강철현 @신새봄 " 유니온하고 만났어? " " 어떻게 된 거래? 유니온은 얼마나 알고 있어? "
유니온이 종말 운운했던 건 이 사태를 겪어 봐서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사이코메트리 능력도 나보다 뛰어날 테니 이거저거 알아보지 않았을까? 모르긴 해도 다른 색적 능력도 총동원했을 테고. 그러니 유니온이 아는 걸 듣고서 내가 뭘 조사하는 게 좋을지 궁리하는 게 좋겠다.
한편 아이들은 토실이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토실이도 자기가 예쁨받는 걸 알았는지 손길을 받을 때마다 방싯방싯 웃으며 반응했다. 다행이다. 덕분에 아이들이라도 불안을 잊을 수 있겠어.
리라가 만들어 준 마이크로 소릴 키운 덕일까? 내 얘기가 대피소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들린 거 같고 그 덕인지 성인들도 좀은 누그러든 반응이었다. 믿고 싶다. 그 말대로다. 이대로 다 수박되길 바라는 사람이 어딨겠어? 다 괜찮아지길 바라지. 그 바램이 너무나 간절해서, 이뤄지지 않을까 봐 불안해서, 별별 나쁜 생각이 다 드는 거고.
하던 중 리라가 조곤조곤 하는 얘기들을 듣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소수가 방대한 힘을 이루진 못한다. 가끔은 물량과 쪽수도 좋은 전략이다. 듣고 보니 그러네. 난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기만도 급급했는데, 리라는 더 큰 그림을 보고 있었구나. 거기 힘을 얻었는지 분위기가 달라졌다. 검은 알갱이가 줄어든 것도 보였다.
그러나 안심한 것도 잠시
" ?!?! "
대피소 문이 박살나자마자 다들 겁에 질리고 말았다. 다른 사람을 밀치거나 방패로 삼으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저러다 누가 넘어져 깔리기라도 하면 대참사...!!!!! 황급히 사천만에 올라타 아이들 쪽으로 사람들이 몰리진 않도록 가로막았다.
" 밀고 밀리면 더 위험해져요!!! " " 진정해 주세요!!!! "
그나저나 저 괴물은 어케 막지? 스턴건은 통하는 거 같았는데.... 할 때, 괴물의 머리에서 작은 불꽃과 번뜩임이 일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토실이를 안은 애들이 괴물과 맞섰다!?!?! 이어지는 괴성과 촉수
" 이런 수박!!!!! "
자칫했다간 아이들도 토실이도 끝장이다. 생각이고 뭐고 없이 사천만을 아이들의 앞으로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