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수용소 루트] 어떻게든 따돌리고 오긴 했으나 역시 세상은 그야말로 개판이 된 상태였습니다. 이곳저곳에서 검은색 빛기둥이 솟아오르고 있었고, 검은색 괴물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중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같은 4학구이기에 '수용소'까진 어떻게든 진입이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안티스킬이 방어선을 치고 있었고, 그 앞에는 크리에이터가 지휘를 맡고 있었습니다.
"오. 다들 무사했나? 오랜만에 보는 이도 있네. 아무튼 지금 뭐가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는데... 일단 대피 장소는 저기야. 이 아저씨가 에스코트 해주고 싶은데 그게 안되네."
크리에이터는 근처에 있는 대피소로 향하는 루트를 손으로 가리켰습니다. 아무래도 대피 장소를 찾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대피소 루트] 사람들이 대피한 그 대피소에선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내부에선 이리저리 말싸움을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당연하지만, 그 사람들의 몸 속에서는 검은색 에너지 결정이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그게 어디로 가는지는 아마 여러분들도 아주 잘 알지 않을까요? 당장 위험한 것은 없어보이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분위기가 상당히 살벌하다는 겁니다.
"뭐?! 그럼 나보고 죽으라는거야?!"
"핫. 평소에 그렇게 레벨이 높다고 잘난척 하더니, 이럴 때는 겁쟁이처럼 벌벌 떠나보지? 자칭 엘리트 양반?"
"닥쳐! 이 자식이!! 무임승차나 하는 무능한 자식이!"
"치려고? 하. 그래 쳐봐. 평소에도 레벨 낮은 이들 치고 다녔으니까 다 보는 곳이라고 해서 딱히 꺼릴 것도 없겠네. 안 그래?"
아. 저기선 남자 두 명이 각자의 멱살을 잡고 다투는 중입니다. 상당히 분위기가 살벌하네요.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도중에 서형과 아지를 만나긴 했지만 서로의 안부를 물을 새도 없이 곧 갈라졌다. 아무래도 대피소 쪽으로 가는 모양이다. 몸 조심해야 할텐데. 어쨌거나 나는 철형이랑 혜우와 같이 수용소로 향했다. 수용소로 가보니, 크리에이터 아저씨가 상황을 지휘하다 우릴 보고 아는 체를 했다. 혜우가 용건을 먼저 꺼내기에, 난 아저씨한테 고개를 숙여 인사나 했다.
5년만에 똥쟁이, 아니 유니온을 본다. 난 그 놈 앞에서 이번에도 품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상황이 퍽 정신없긴 하지만 괜히 그런 걱정이 들었다. 어쩌겠어. 5년동안 감정이 많이 무뎌졌길 바라는 수밖에. 게다가 상황이 퍽 정신없으니 그냥 마주할 때보다야 낫겠지.
아직은 자욱한 연기 속에서 허겁지겁 도망치던 중 뒷덜미가 께름칙했다. 5년 전 수박씨가 나 때문에 죽다 살아난 게 떠올라서였다. 수박씨도 목숨은 하난데 저 괴물한테 잡아먹히면 어떡해? 하지만 그때 배웠다. 약자는 전투 현장에 껴 봤자 강자한테 방해나 된다. 달아나는 게 차라리 도와주는 거다만, 께름칙함은 못내 가시지 않아 헬기 쪽으로 꽥꽥거렸다.
" 고맙습니다!!! " " 글고 조심하세요!!! " " 부정적인 생각, 나쁜 감정 가지면 저 괴물이 더 쎄지는 거 같아요!!!! " " 글고 저기 시커먼 덩어리 안에, 사람이 있어요!!! " " 살아는 있는 거 같은데... " " 암튼 조심하세요!!!! "
수박씨한테까지 들렸을지는 알 수 없지만... 더는 할 수 있는 게 없네. 울적해질 뻔한 걸 머리를 두들기며 털어낸다. 다른 생각 해야 돼. 아지랑 초롱씨랑 로아랑 토실이가 간 대피소로 가자. 사천만도 거기 있을 테니.
그렇게 이동했더니, 사천만은 대피소 입구에 살짝 박치기(???)를 한 채 멈춰 있었다. 시동을 꺼 둔 뒤 대피소로 들어가 보니 아지와 초롱씨와 로아는 (많이 불안해 보이긴 해도) 일단 자리를 잡고 한숨 돌린 거 같다. 덕분에 토실이와도 다시 만났다. 폴짝 뛰어오르는 토실이를 답싹 안으니 마음이 한결 놓인다.
초롱씨가 위험을 감수해 버려서 혼이 다 빠졌을 텐데 그 와중에 토실이까지 부탁해 옴짝달싹 못하게 했으니 이건 미안할 게 맞다. 그렇게 한숨 돌린 것도 잠시. 안에선 계속 검은색 알갱이가 빠져나가고 있다. 난데없는 대재난이라 다들 황당하고 짜증도 나고 무엇보다 무섭겠지. 정이, 태인이, 호진씨, 길벗 상담센터 사람들, △△병원 사람들, 기계 검사 장비 개발팀, 미술관 사람들, 우리 과 학생들과 교수님들은 괜찮을까. 톡이라도 돌려 봐야겠다. 연락 주고받다보면 그나마 불안이 가실지도...
하는데 흥분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오간다. 개중 두 사람은 아예 몸싸움이라도 할 기세다. 아, 잠만. 이거 어케 말리지? 일단 시선을 집중시켜야...!!! 하여 서연은 바깥에 주차된(???) 사천만에 다시 탄 다음 보조등도 켜고서 안으로 진입했다. 그러고는 사천만의 굴착용 드릴을 작동시켜 소음을 일으켰다. 다투는 소리고 얘기 소리고 싹 묻히도록. 그렇게 해서 시선을 끌었다면 드릴 작동을 중단시킨 뒤 사람들에게 얘길 해 봤을 것이다.
" 저기, 많이들 불안하시겠지만 " " 잠깐만 얘기 좀 들어 주세요. " " 그, 저... " " 지금 여기 둥둥 떠 다니는 까만 알갱이 보이세요? " " 이게요, 확인해 보니까 " " 우울, 분노, 공포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 생기더라고요. " " 생기는 족족 아까 보신 시커먼 괴물들한테 흡수돼서 " " 그 괴물들의 힘이 쎄지고요. " " 저희 기분이 꿀꿀해질수록 괴물들이 더 쎄진단 얘기예요!!! " " 그니까 어, 무섭고 막막하시더라도 " " 지금 이 상황보단 " " 좋은 거 예쁜 거 즐거운 걸 생각하는 데 집중해 주실 수 있을까요? " " 그렇게 해서 괴물들을 약하게 만들면 " " 안티스킬이나 다른 능력자들이 괴물을 퇴치하기도 " " 이 사태를 안전하게 수습하기도 수월해질 거 같아요. " " 힘들긴 해도 언젠간 끝날 테니까... " " 기다려 주시면 안 될까요? "
[수용소 루트] "뭐? 유니온이? 면담? 아. 뭐... 가능하다면 가능하긴 한데... 일단 저 안으로 들어가면 된단다. 자네. 이 사람들을 좀 안내해주게나."
크리에이터는 아무래도 이 자리에서 떠나기 힘든 모양입니다. 그렇기에 근처에 있는 안티스킬 대원 한명에게 지시를 내렸습니다. 유니온과 왜 만나려고 하는진 모르겠지만... 정확히는 정말로 유니온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하니 믿는 모양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서 장벽을 더욱 단단하게 올렸습니다. 괴물이 아무래도 근처까지 다가온 모양입니다. 어쨌든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봅시다.
한편 나라는 혜우의 말에 잠시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그런 느낌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러니까.. 뭐라고 표현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는데..." "그러니까... 정말로 거울을 바라볼때의 느낌과 비슷한 느낌이에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뭔가... 뭔가... 머릿속으로 저 존재를 알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는 그런 느낌..."
아무래도 나라는 현 시점에선 뭔가를 떠올리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그런 와중에 박사는 작게 혀를 차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애초에 네가 능력을 써서 그 괴물을 처리하면 되잖아." "흡수가 무섭다면 흡수당하지 않도록, 주변에서 지킨 후에, 그 괴물을 날려버리기만 해도 벌써 끝난 이야기야."
이어 박사는 정말로 진지한 눈빛으로 나라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습니다.
"잘 생각해봐라. 너는 저지먼트다."
"그런 네가 여기서 무섭다고 물러설 생각은 아니겠지?"
"네가 존경하는 그 사람들은 누구보다 이 위험에 맞섰어."
"이번엔 네 차례다."
"너를 믿고 있는 모두의 기대를 저버릴 생각이냐."
"지금도 저지먼트 부원들을 너를 믿고 있을텐데? 부장이잖나!"
"......"
그 말에 나라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어 그녀는 눈을 조용히 감았습니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확실히 제 능력을 사용하면... '다른 차원'으로 보내버릴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되는 걸까요? 그보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에너지가 강해서... 제 능력은 4이긴 하지만... 그 존재만 다른 차원으로 보내는 것이 가능할지도 잘 모르겠고..."
"해보지 않으면 모르지 않나?!"
아무래도 박사는 지금 이 상황을 해결 할 수 있는 것은 나라의 능력 뿐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잠시만 기다리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핸드폰을 톡톡 조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와중, 마침내 면회실에 그들은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구속구를 차고 있는 남성. 박찬유. '유니온'이었습니다.
"오랜만이네." "만나러 왔다는 것은 뭐,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모양인데 우선 나부터 해도 될까?" "...어때? 승산이 있어보여? '피할 수 없는 재앙' 말이야."
[대피소 루트] 사천만의 드릴이 강하게 소음을 일으켰습니다. 그 때문에 잠시 말다툼이 끝나고, 모두의 시선이 서연을 향했습니다. 그녀가 말하는 것은 괴물이 더 강해질 수 있으니, 좋고 예쁜 것을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는 듯이 싸우고 있던 남성 중 하나가 이야기했습니다.
"개소리하고 있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좋고 예쁜 것을 생각하란 말이야?! 애초에 내가 왜 이런 피해를 입어야하는건데?! 이거 따지고 보면 또 과학실험 같은 거 하다가 벌어진 거 아니야?! 그럼 그런 기반을 만든 레벨이 높은 엘리트 층의 잘못이잖아! 왜 항상 무시를 당하면서도 이런 피해를 입어야 하는 거냐고!"
"뭐?! 그러는 너 같은 녀석은 맨날 불평만 하고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이제 이런 상황이 되니까 무조건 우리 탓만 하는 거야?!"
"아니. 따지고 보면 지금 퍼스트클래스는 뭐하는거야? 영웅이라면 영웅답게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아니. 난 그런건 모르겠고 그냥 다 싫어! 싫다고!!"
"5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그때 해결해둔 그 저지먼트 애들은 어디서 뭐하는거야?! 이제 자기 일 아니다 이거야?!"
그야말로 난장판 같은 소동이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었습니다. 이것을 진정시키는 것이 가능하긴 한걸까요? 적어도 서연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림도 없는 모양입니다.
"...아무나 좋아. 제발 이거 누가 해결 좀 해 줘!"
"어. 잠깐만? 뭔가 지금 메시지가 뜬 것 같은데?"
누군가의 말에 모두가 일제히 인첨공에서 사용되는 스마튼폰을 꺼내들었습니다. 무슨 메시지라도 뜬 것일까요?
크리에이터의 허락에 그녀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안내를 해주려 다가오는 안티스킬을 따라 수용소 안으로 들어가며 나라의 말을 듣고, 그녀의 견해를 말했다.
"거울 너머에 비치는 것은 '나'밖에 없지. 거울을 보는 느낌이라면 네가 그것을 모를 리가 없다는 의미야. 너는 알고 있지만, 알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어. 염두해서 계속 생각해 줘."
나라에게 진지하게 말하던 그녀는 다시 떠들기 시작한 박사를 보고 입꼬리만 스윽 끌어올려, 웃었다.
"당신, 아까 저 학생이 괴물에게 포착되는 걸 보고도 그런 말을 하나? 현재 확실한 건 괴물의 목표 중의 하나가 저 학생을 삼키거나 일체화 하는 거다. 그럴 지도 모르는 상황에 능력을 써서 날리면 되지 않냐고? 확실하지도 않은 결과를 두고?"
면회실에 들어가기 전에, 그녀는 잠시 나라의 손을 놓았다. 빈 손을 두어번 쥐었다 펴고 다시 움켜쥔 다음, 박사의 명치를 향해 뻗었다.
맞았다면, 그녀의 체구에 비해 묵직한 한 방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쥔 손을 풀어 흔들며 시선은 나라에게 향한 그녀가 말했다.
"저지먼트는 인첨공의 책임과 희생을 떠안기 위한 직책이 아니야. 그 상황이 나에게 무엇보다 위험하다면, 그걸 외면할 권리 또한 있어. 저지먼트 또한 저 밖의 시민들과 같은 인간이니까. 그리고 내가, 과거에 종말을 막았던 건, 내가 그러고 싶었기 때문이야. 저지먼트이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막고 싶었으니까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각오한 것이 아니라면, 누구도 타인에게 희생을 말할 순 없어. 그러니 너는 지금 너의 안전을 우선해도 돼. 학생. 그리고 차분히,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도 돼. 그럴 수 있게 지켜 줄 테니."
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나라의 손을 잡아주려 했다. 그리고 같이 면회실로 들어가, 유리창 앞에 섰다.
"여, 보자마자 하는 소리 하곤. 서론은 됐고, 네가 말한 여자아이, 얘 맞지? 왜 이 학생이 그 괴물에게서 거울 같은 느낌을 받는 거지? 이 학생의 능력으로 괴물을 차원 너머로 보내버리면, 이 상황은 해결이 되나?"
그녀는 빠르고 간결하게 질문을 했다. 그 외의 할 말은 없었으니, 잠자코 대답을 기다렸다.
크리에이터 아저씨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보이고 안티스킬 대원 분을 따라서 걸음을 옮겼다. 가면서 유나라라는 학생과 박사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듣자 하니 지금 이 사태는 나라와 조금 연관이 있는 것 같고, 이론적으로는 나라의 능력으로 저 괴물들을 다른 차원으로 보내는 시도를 하는 것 자체는 가능한 모양이다. 나라는 자신이 없어보이지만. 지금 이 시점에선 나도 뭐라고 말하긴 애매해서 그냥 가만히 듣기나 했다. 그러다보니 면회실에 도착했다. 그 안에는 유니온이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 오랜만이다, 똥쟁아... 라고 말하고 싶은 걸 애써 눌러 참았다. 대신 주머니 속에 있는 단주를 만지작거리며 생각했다.
화가 난다고 해서 말조심하지 않으면 나 또한 상스러운 사람이 되고 만다는 걸 양아름 사건 때 배웠지. 그리고 내가 하는 상스러운 말들을 애들이 배울 수 있다는 걸 철형이 일깨워줬고. 그러니까 난 유니온이 얼마나 얄미웠던간에 상스러운 소리는 하지 않을 거야.
"그러게, 오랜만이다." "승산? 너 때랑 비슷할 것 같던데. 신종호 때랑도, 오맨들 박사 때랑도." "모든 싸움은 지구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그렇게까지만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물어보고 싶은 게 없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많거니와, 어차피 내가 물어봤자 나한테 감정이 좋을 리도 없는 녀석이 제대로 된 대꾸를 할 리 만무하니 입이나 다물고 있는 게 돕는 거다 싶기 때문이었다. 진짜 궁금한 게 생기면? 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해봐야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좋고 예쁜 것을 생각하냐. 맞말이다. 그러기 힘들다. 말문이 막힌 사이 도로 높아진 목소리들. 암담하고 막막하지만 이런 생각 해서 좋을 게 없어 애써 참는데, 대화가 오갈수록 기분이 묘해졌다. 정신이 확 깨는 듯도 했다.
난 그런 건 모르겠고
라는 건, 레벨이 다른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기는 하지만 그런 상대를 진짜로 원망한다기보다는 당장의 재난 상황이 너무 싫고 벗어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기에 표출된 화풀이 아닐까. 물론 전혀 악감정이 없을 수야 없겠지만 이 사태가 해결되기만 하면 어떻게든 묻어 두고 지낼 수는 있는 정도?? 그니까 원망과 증오라기보다는 사람이 나서든 신이 나서든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갑툭튀하든
제발 이거 누가 해결 좀 해 줘!
이 상황이 싫고 어떻게든 해결됐으면 하는 심정.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기 위한 방법을 찾고 싶은데 내가 알겠는 거라곤 그 검은 덩어리가 커지면 안 된다는 거랑 그러려면 부정적인 감정을 덜 느껴야 한다뿐이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얘기하는 것.
그니까 전달해야 한다. 근데 어떻게?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믿어 줄까?? 난 모르겠다........................ 토실이를 꼭 끌어안고 심호흡을 하는 서연이었다. 그러고는 다시 드릴을 작동시켜 시선을 이쪽으로 집중시켰다.
" 그, 저는 사이코메트리 쓰는 현이라고 " " 5년 전 목화고 저지먼트 중에 한 명이었는데요 " " 좀 전에 말씀드린, 부정적인 감정이 바깥의 괴물을 키운다는 건 " " 사이코메트리로 확인한 정보였어요. " " 다른 정보를 더 캐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 " 제가 이제까지 파악한 건 그게 전부여서 " " 당장은 좀 전에 말씀드린, 방법이 최선이라고밖에 못 해요. " " 물론 어렵고 힘드신 거 알아요. 저도 그래요. " " 그럼 차라리 주변 사람들은 어디로 대피했는지 " " 어쩌고 있는지 안부라도 물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 " 궁금하시잖아요. 괜찮을지 걱정들도 되고 " " 얘기 나누다 보면 기분들이 좀 나아질지도 모르고요. " " 그러시는 동안 더 알아볼 수 있는 게 있다면 알아볼게요 " " 저도 이 사태가 해결됐으면 하긴 똑같으니까요 "
이 말은 들어줄까? 확신이 안 선다. 들어주든 안 들어주든 내 일코는 끝났구나.............. 이 판국에 그게 문제일까만 한숨은 나온다. 그때 사람들의 폰에 웬 메시지가 떴단다. 뭐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폰을 꺼내 보는 서연이었다.
"그럼 대체 이거 이외에 무슨 방법이 있습니까?! 당신들의 공격도 통하지 않고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데! 흡수당하거나 일체화되지 않도록 주변에서 지켜주면 되는 거 아닙니까? 모두가 협력해서! 이건 저 아이만 마음을 확실하게 먹고, 다 협력하기만 하면 해결 될 수 있는 문제에요!"
명치를 맞긴 했지만, 그럼에도 박사는 이를 악물고 큰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말로 이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있긴 하냐는 식의 어투. 그것은 그만큼 이 상황이 박사도 답답하기 짝이 없는 모양입니다.
어쨌든 철현과 혜우의 말을 듣고 나라는 조용히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정말로 제 능력 이외에는 아무런 답이 없다면..." "...그러면 저는 어떻게..." "...저.. 기억하고 있어요. 에어버스터...는 어린 시절의 저를.. 그때 레벨0가 되어도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지켰는데... 그런데 정말로 기대를 저버려도 되고, 안전을 우선해도 되는 걸까요..." "...일체화가 되기 직전에라도 다른 차원으로 보내면..모두가..."
"그럴 일 없어! 나라야! 여기에 있는 모두가 지켜줄거야! 걱정하지 마렴! 그리고 너에게 기대를 거는 이가 얼마나 많은지 알긴 아는거니?! 자꾸 소심한 이야기 좀 하지 마!"
적어도 나라는 현재 상당히 흔들리는 모양입니다. 그만큼 그녀에게도 지금 이 상황은 상당히 강한 스트레스이며 불안한 모양입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압박을 가하는 박사도 마찬가지고요.
한편 나타난 유니온은 피식 웃으면서 모두의 말에 대답을 했습니다.
"나와 비슷한 승산이라. ...정말로? 전혀 아닐 것 같은데? 지금 흘러가는 분위기를 보면 말이야. 도저히 답이 없어서 나를 찾아온 거 아니었나?"
"너희들과 싸웠을 때 난 충분히 전력을 다했는데. ...예정대로라면 너희들을 모두 지워버리고 인첨공도 없애버릴 예정이었지. 너희가 그걸 막은 것 뿐이고. ...마지막에 내가 쓴 능력이 어디 적당히 봐준 능력이었다고 생각해? 생각해보면 그걸 쓴 것 자체가 패인이었던 것 같지만... 뭐 어때. 아무튼 결국 이 날이 오고 말았는걸."
"그게 뭐냐고 해도 말이지. '피할수 없는 재앙'이야. 정확히는... '인첨공이 낳은 증오와 미움의 결정체가 모여서 에너지를 얻어 하나의 생명체로 탄생한 괴물..그리고 그 괴물의 핵의 일부가 되어버린 버림받은 존재'이지."
"그 애가 맞긴 해. 후훗. 어떻게 구한 모양이네? 왜 그 아이가 거울 같은 느낌을 받냐라고 하면... 글쎄. 이걸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하나. 뭐.. 어쨌든 다른 차원으로 보내면 해결은 될 거야. 보낼 수 있다면 말이야. 하지만 솔직히 승산은 없을걸?"
유니온이 여유롭게 이야기를 하자 박사는 인정할 수 없다는 듯이 버럭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슨 헛소리를! 이 아이의 능력이 뭔지나 알고..."
"아. 미안한데 저 쓰레기는 좀 치워줄래? ...이미 저질러버린 모양이니... 쓰레기 확정이지. 아무튼 방법이라. 없어. 후훗. 말했잖아. 어떻게 해도 넘어설 수 없는 재앙이라고 말이야. 나조차도 저 존재는 어떻게 할 수 없어. 피할 수 없는 재앙이라고 분명히 말했잖아. 어떻게 피하겠다는거야? ...상대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을 일순이라도 없애버릴 수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정말로 그게 가능하다고 믿는 건 아니지? 지금부터 일어나는 일이야말로... 내가 인첨공이 없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한 가장 큰 이유야. ...가능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5년전에 다 없어지길 바랬는데 말이야."
그 순간입니다. 나라의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잠깐 실례하겠다는 말과 함께, 나라는 핸드폰을 들어올렸습니다. 하지만 그 진동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계속해서 울렸습니다. 그리고 화면을 확인한 그녀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거친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그녀는 뒤로 물러났고, 그대로 달아나려는 듯, 뒤로 홱 돌아 앞으로 달리려고 했습니다.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면... 거기엔 150...320....700...아니. 계속해서 진동하고 울리는... 메시지의 수많은 창이 떠있었습니다.
[아..XX. 빨리 해결 좀 해달라고! 시간 끌지 말고! 이런 메시지 보내기 전에 좀 해결해주면 덧나냐고! 지금 개판 난 거 안 보여?!] [도와주세요. 제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너 아무 것도 안하고 도망치지 마라. 해결할 수 있으면 빨리 해결해라 대답] [ㅋㅋㅋㅋㅋ 응원요] [힘내세요. 우리를 도와주세요.]
"...시작된 모양이네." "...선의. 그리고 악의로 이뤄진 폭력이."
[대피소 루트] "..저지먼트?" "방금 저지먼트라고 했지?!"
서연이 자신을 저지먼트라고 이야기하자 사람들은 단번에 그녀에게 몰려갔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붙잡고 마구마구 울부짖듯이 외쳤습니다.
"부탁이야! 에어버스터. 에어버스터에게 말해서 빨리 이 사태를 해결해달라고 해 줘!" "뭐든 할게!! 그러니까 이 사태 좀 어떻게 해결해줘!!" "부정적인 감정? 그러니까... 어...어... 나쁜 생각만 안하면 되는거야?!" "아니...아니..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해줘!"
당장 싸우는 목소리는 사라졌습니다. 아무래도 관심이 확 서연 쪽으로 바뀌어버린 모양이겠죠. 하지만 그 순간 모두의 핸드폰에 진동이 울렸습니다. 서연 역시 폰을 꺼내자 거기에는 [비상알림] 메시지가 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여기에 있는 모든 이들이 다 동일한 메시지를 받은 모양입니다. 정확히는 '기념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설치한 앱을 통해서 들어온 메시지입니다.
메시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쓰여있었습니다.
[인첨공 20주년 기념 행사에 참여하신 여러분. 모두 지금 사태가 걱정이 되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 이 상황을 해결 할 수 있는 존재가 있습니다. '디멘션 오프너'를 사용할 수 있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의 능력은 차원을 열어 다른 평행우주로 모든 것을 옮겨버릴 수 있는 능력입니다. 즉..이 아이의 능력을 사용하면 지금 여러분들을 위협하는 괴물을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는 지금 자신감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십시오. 그 아이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서 할 수 있다고 응원해주십시오. 연락 방법은...]
이어 보이는 것은 임시 번호입니다. 저지먼트 부원들에게 주어지는 임시 번호. 즉 진짜 자기 번호는 아니나, 외부인이 필요해서 연락을 할 때 사용되는 임시 번호입니다. 아무튼 그 임시 번호가 떠 있었습니다.
"...들었지? 방법이 있나봐? 응원해서 해결된다면 빨리 하자." "나도 보냈어. 빨리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유해!" "뭔진 몰라도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빨리! 빨리!! 빨리!!!"
수많은 사람들이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그저 희망. 영웅. 디멘션 오프너를 사용하는 그 영웅을 응원하기 위한 메시지를 작성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는...과연 순수한 메시지만 보내는 이가 있을까요?
/10시 10분까지!
.........와...내가 쓰면서도 내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흐릿) 그리고 어서 오세요! 리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