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베개를 권했더니 돌아오는 것은 안고 자고 싶다는 말이었다. 그러니까 옆으로 누워서 안게 해달라는 의미인걸까? 세나는 가만히 고개를 갸웃했다. 그렇게 답이 나올 것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탓이었다. 물론 자신은 잠들 생각이 없었다. 지금은 딱히 잠이 오지 않았고, 여기에 눕는다고 해도 잠이 올 것 같지도 않았으니까. 물론 실제로 누우면 또 다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자신을 바라보며 팔을 벌리고 있는 해인을 바라보며 세나는 말없이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 살며시 자신의 등을 그에게 가져가며, 그대로 백허그 자세로 폭 안겼다.
"이런 자세가 좀 더 낫지 않아요? 오빠 입장에서도요."
확 사로잡힌 것 같잖아. 그렇죠? 대답을 바라지 않는 동의를 구하며 세나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아주 자연스럽게 세나의 표정은 해인이 바라볼 수 없도록 가려졌을 것이다. 아주 당연하게도 세나는 자신의 얼굴을 지금 보일 생각이 없었다. 그야 지금 자신의 얼굴은 정말로 붉을 것 같았으니까. 이어 그녀는 살며시 누우려는 듯, 몸을 기울였다.
"...이번만이에요. 후훗."
파트너도 아닌데 이런 거 안해주는 거 알죠? 이건 특별서비스.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녀는 그에게 어서 푹 자라는 듯 조용히 속삭였다. 그리고 한마디를 살며시 더했다.
"공연 정말로 수고했어요. 오빠."
다음에도 또 보여줘요. 그렇게 속삭이듯 이야기하며 그녀는 분위기라도 맞춰보려는 듯, 살며시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