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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RAeKhiz2

2024-09-23 18:08:33 - 2024-12-04 16:13:57

0 ◆MjRAeKhiz2 (zXep3rh/ik)

2024-09-23 (모두 수고..) 18: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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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 아앨라나 - 진행 (L8abJ4Y3bs)

2024-10-31 (거의 끝나감) 21:34:11


@@ >>543

괴수의 그런 시도는 제가 전부 회피 해냄으로서 무력했어요. 그와는 반대로 그러다 결국에는 괴수는 저에게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지요. 그 괴수에게 다른 이들이 자신의 일부를 잃어버렸던 것처럼 그것에게도 그에 마땅한 댓가를 치르게 되도록 했었요. 이에 괴수는 분노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와 같이 희생자들의 분노 또한 강렬했을 것이에요

그러던 한 순간에, 괴수는 그것 대로 수단을 강구한 것 같아요. 상대를 파악하고 환경을 잘 이용하는 것은 효과적인 싸움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에요. 이것은 저에게도 괴수에게도 같을 거에요. 봐요, 저것을... 하지만 저에게는 여전히 극복할 수단이 있지요. 이 전투에서 저 괴수와 대치하고 있는 것은 저 뿐만이 아니에요

"그래요, 꽤 재주를 부렸네요. 저것을 제대로 처단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효과적일까요! 제게 가르침을 배풀어주세요"

저의 공격이 이어주는 다리처럼 되었다는 것은 필히 그 수단, 뿜어진 물과 접촉을 했다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이것은 어떨까요? 저는 이번에도 그 공격을 회피하고자 하면서 괴수가 저에게 다가서고자 하여 닿았을 물줄기를 순간적인 동결과 변형을 시도하여 예리하고 퍼져나갈 냉기를 담은 얼음의 검으로 화해 찔어 베어내도록 시도하고는 그 때의 순간을 노리도록하여 저는 가말라시엘 님에게 전투에서 이어질 공격을 어떻게 하면 될지 물어보며 도움을 청했어요

547 ◆MjRAeKhiz2 (hrPxWfXhsY)

2024-11-01 (불탄다..!) 12:28:14

>>546
"호오, 제가 생각한 것을 그대로 하셨군요?"

물줄기가 얼음으로 변해 얼음 송곳이 되는 것을 본 가말라시엘이 껄껄 웃으며, 순식간에 크라켄을 꿰어버린 아앨라나의 기지와 재치를 칭찬하고는 또다른 계책을 내어줍니다. 이 시대에는 아직 이르지만, 검은 숲에서는 '찌릿장어', 바깥세상 대학도시는 전류라고 흐릿하게 알고 있는 번개의 권능입니다. 가말라시엘은 물에 젖은, 그리고 점막으로 이루어진 특성상 촉촉할 수밖에 없는 그 크라켄의 몸에...


콰지직!


...인간이었다면 숯덩이로 만들었을 거대한 번개가 번쩍이며 아앨라나의 눈 앞을 섬광으로 가리고


콰까까깡!!!!!!!!!!!!!!!!!!!!!!!!!


천둥 소리가 귓전을 때리며 섬광을 몰아냅니다. 눈을 뜨면, 살벌하던 그 기세는 어디가고 감전되어 쭈글쭈글하게 온 몸이 쪼그라든 크라켄이 물 위에 둥둥 떠서 발발대고 있습니다. 가말라시엘이 속삭이는군요.

"끝장내는 방법은 굳이 훈수두지 않겠습니다."

// 가재 잡을때처럼, 원하는거 묘사하면 현재 능력껏 묘사함.

548 크론 - 진행 (vR8ue/tZa6)

2024-11-01 (불탄다..!) 13:57:15

@@>>535

해이해진 경비대. 한껏 해이해진 정의인가.
그런 얼빠진 생각을 아무리 해봐도 고통은 도무지 익숙해지질 않는다.

"하..핫, 아무래도 이런 꼴은 마법사스럽진 않지요? 어서 아카데미로 가야겠어요..그래야 싸우더라도 좀 더 고상한 모습일테니."
..잭에 말해 '크론'은 얼빠진 생각에 이어 얼빠진 소리를 입 밖으로 낸다.

살인에 대한 거부감. 생존에 대한 욕구가 늘 앞서던 환경에서 그런 거부감은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다만 지금은 생존에 대한 욕구보다 더 큰 욕심이 내 안에서 타오르는 느낌이라...
어쩌면 욕심이 타오르는 활활 소리가 다른 내면의 소리를 전부 묻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아카데미. 아카데미다.

"남은 길은 편안하길 바랄 뿐이죠."
그리 말하며 '크론'은 비척거리는 몸을 마차에 싣는다.
//오랜만!

549 ◆MjRAeKhiz2 (hrPxWfXhsY)

2024-11-01 (불탄다..!) 15:11:20

>>548
"그, 그럼 출발합니다..."

마부는 도마 위의 무마냥 동강동강 썰린 시신들을 애써 무시하고, 말을 진정시키고는 다시 출발합니다. 아까 전의 전투에서 도적들이나 잭이나 마차를 온전한 상태로 내버려두려고 했기에 마차는 피가 묻은 것을 제외하면 멀쩡하게 구르기 시작합니다. 다시 평화로운 광경이 펼쳐지고, 크론과 잭은 별 일 없이 며칠간 마차 위에서 자고 마신 끝에...

"거의 다 왔군요."

...라고 잭이 말합니다. 지평선에 그어진 넓은 회색에 금빛,은빛의 수많은 지붕들이 반짝이고, 그 주변으로는 '마법'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기후대에 맞지 않는 신비(빙해, 열대우림)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마법학교를 재정적으로 지탱하는 황금 평야가 둘러싸고 있고, 크론은 평야 초입에서 바람에 따라 넘실넘실 파도를 타는 황금 밀밭을 난생 처음 보고는 경외감에 빠지고, 한참 동안 바라봅니다. 잭은 그런 크론의 옆구리를 찌릅니다.

"슬슬 준비하시죠. 가도 경비대가 거수자와 입학생을 구분하려 들 겁니다. 입학증이라던지 그런 게 없으면..."

잭은 슥, 목을 긋는 시늉을 합니다.

"...이러더군요."

550 엘리 - 진행 (LZyQsdZXz2)

2024-11-01 (불탄다..!) 21:13:52

@@>>545

"위겔 교수, 알았어!"

믿어도 좋을 것이다. 언니는 대놓고 막으면 막았지, 이상한 정보를 흘려서 훼방놓는 사람이 아닐테니까.

지금 당장 가보자! 뱀파이어의 활동시간인 밤에 찾아가려 한다면, 나는 편하겠지만 접견 요청이 받아들여지기 힘들테니까. 올블랙 로브를 뒤집어쓰고 동쪽 성탑을 향했다.

551 아앨라나 - 진행 (nCLuibsshs)

2024-11-01 (불탄다..!) 22:03:36


@@ >>547

"해냈어요~!"

저의 시도는 이번에도 괴수의 행동을 저지하고 제대로 반격해냈어요. 그것에 따라 저는 가말라시엘 님께서 그렇게 말해주시어 칭찬을 받는 것에 흥겹게 순간의 성취감에 차 말했어요. 저는 가말라시엘 님에게 도움과 가르침을 청했지요. 그런데, 저의 물음과 조언이 있기를 넘어서 저는 이미 그에 알맞는 행동을 먼저 했냈던 것이에요. 제가 한층 더 마녀 님과 같이 완전함을 따라갈 수 있도록 성장하게 된 것 같았아요

그리고는 이어지는 광경에서 제가 목도하게 된 것은 강렬한 소음과 빛과 함께 번개가 내리치며 마치 괴수의 최후와 그 전투의 마지막에 이르는 것이라 예감이 들었어요. 저는 괴수가 흉한 몰골로 나가떨어지는 것을 보았어요

"그렇다면 이것으로서 이 장면도 대단원 이겠어요"

가말라시엘 님의 말에 저는 이것으로 희생자들과 그들의 헌신으로 그들의 몫까지 살아갈 이들의 목적을 완수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여 그렇게 말했어요

저는 집중하며 힘을 분출하고 넒은 면적의 수면이 순식간에 얼어붙을 정도로 강렬한 한기가 몰아치듯이 호수의 물로부터 화한 햇빛을 받아 창백한 빛으로 반짝이는 얼음, 거꾸로 뒤집혀 있는 듯한 거대한 된 빙산과도 같은 것이 여러개가 허공에 솟아올라서 그것은 제대로 되었다면 말뚝처럼 그 심장과 신체를 꿰뚫어 호수의 괴수를 처단하여 그 끝을 낼 수 있을거에요

저는 괴수를 향하여 내려치듯 손 짓하였어요

552 ◆MjRAeKhiz2 (cSbX8ISaPw)

2024-11-01 (불탄다..!) 23:37:47

>>550
치지지지직.....

엘리의 온 몸에 다시 햇빛이 내려쬐고, 혈통에 깃든 저주가 그녀의 날카로운 반사신경을, 무시무시한 맷집을, 믿을 수 없는 속도를, 그 모든 능력에 족쇄를 채워 그 무엇보다도 약한 존재로 격하시킵니다. 온 몸이 산 채로 불타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실제로 불타지는 않는게 다행입니다. 엘리가 로브를 뒤집어쓴채로 언니가 알려준 곳으로 향합니다.

임학회 주최 식용버섯 요리대회, 탕가니카 원시부족의 장신구 박람회, 엘프와 드워프 인체의 신비전, 고대 연금학사(史) 논문 발표회 등등, 일반 대중의 관심을 끌 법한 주제부터 진지함이 묻어나는 학자들만의 주제까지 각종 홍보 전단지가 붙은 벽들을 지나면, 엘리는 점점 화기애애하고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무거워지는 공기를, 살기마저 느껴지는 분위기를 직감합니다. 그리고...

"당신, 누구요?"

딱 봐도 '나 수상하오' 하는 마법진을 그린 문 앞에서, 딱 봐도 '나 수상하오' 하는 옷을 입은 경비가 철퇴를 꺼낸 채 엘리에게 물어옵니다. 저 철퇴...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에레야를 따르던 거한들이 들던 그것과 비슷합니다.

553 ◆MjRAeKhiz2 (8nfcS71aQg)

2024-11-02 (파란날) 01:11:13

>>551
얼음. 얼음(Ice, 氷)이란 물이 섭씨 온도 0도 이하에서 응고되어 '고체' 형태로 된 것을 가리킵니다. 이 얼음은 당연하게도 액체 상태의 물보다 차갑고... 더욱 단단하죠. 그리고 그 특성상, 검은 숲에서는 정말 깊은 동굴 속에서도 보기 힘든 것이... 아앨라나가 수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빌린 권능으로, 하늘 위에 수많은, 거대한 빙산을 만들어냈습니다. 그것들은 뭉툭하기도 하고, 날카롭기도 합니다. 동시에 파랗기도 하고, 하얗기도 하고, 투명하기도 하고, 불투명하기도 하고... 하지만 그것들이 모두 다양해도, 아앨라나는 자신의 마법으로 공통점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모든 유빙(流氷)들은 하나하나가 바깥 세상의 전열함들을 일격에 박살낼 정도로 거대하고... 모두 라투그, 감전되어 벌벌 떨고 있는 민물 크라켄을 향하고 있습니다. 아앨라나가 이 거대한 얼음 운석들로, 저 크라켄에게 원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그냥 좀 죽어.

그리고 아앨라나는, 손을 휘저어 자신의 소망을 관철합니다.

하나, 둘, 셋, 거대한 얼음들이 크라켄의 온 몸을 짓누르고, 그 얼음의 거대한 존재감을 이기지 못한 호수는 거대한 해일을 일으키고, 그 해일은 뷔르트겐 호수 전체를 일렁이게 만들고 주변 몇백미터의 물과 땅을 뒤엎어버립니다. 물론 크라켄은? 남아났을 리가 없죠.

아앨라나는 물보라가 걷히고 나서, 수십개로 쪼개져서 호수를 붉게 물들인 크라켄의 시체를 바라봅니다.


...아앨라나는, 플라베르흐의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했습니다.

554 크론 - 진행 (oMkgx6WY4g)

2024-11-02 (파란날) 16:26:50

@@>>549

생전 못 누려본 마차 여행이라는 호사를 즐기며 마음을 다잡다 보니 어느새 아카데미인가

"살다살다 이런 광경은 또 처음이네요.."

'크론'은 그리 감탄하며 눈앞의 광경을 눈에 담아두고자 했다. 비록 상식이 풍부한 편은 아니지만..그럼에도 눈앞에 보이는 저 같은 말 그대로 마법 같은 광경이 일반적이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다만 감탄의 시간을 오래 가질 순 없나보다.

잭의 말에 '크론'은 고개를 끄덕이며 품 속에서 '크론'의 것이었던 입학 관련 서류들을 꺼낸다.

바로 건네주면 되겠지.

555 ◆MjRAeKhiz2 (0Y7bIW1NQk)

2024-11-02 (파란날) 18:07:24

>>554
얼마 가지 않아 말을 탄 이들이 먼지구름을 요란하게 일으키며 나타납니다. 마부는 그들을 보자마자, 작은 파란색 깃발을 들어서 빙글빙글 흔들어대고, 말을 탄 이들은 마차를 둘러싼 채 말을 타고 빙글빙글 돌다가 점점 속도를 늦추고, 크론의 눈에 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크론이 국경에서 보았던 난민들을 두들겨패는 경비대, 경비대를 가장했던 도적들과는 비교를 불허하는 무장입니다. 가슴과 목, 머리, 허벅지는 판갑으로 덮여 햇빛을 받아 흰색으로 번쩍거리고, 어깻죽지와 발목 같은 평범한 기간병들의 복장에서는 방호를 포기하거나 두꺼운 천옷으로만 방어하는 부분도 찰갑이나 사슬갑을 달아서 보통 사람이 든 보통 창칼로는 도저히 죽일 수 없는 걷는 요새처럼 보입니다. 그런 이들 하나하나가 마치 공주의 넓은 치마폭처럼 말의 보폭을 커버하는 마갑을 입은 거대한 말에 타고 있으니, '크론'이나 그를 연기하고 있는 변경의 이름없는 참칭범이나 감히 반항할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잭은 크론의 옆구리를 다시 찌릅니다.

"쫄지 마세요. 가도 경비대입니다. 어이! 난 잭 리거, 해머할 마검학 교수님의 검술조수다. 직원증을 잃어버렸는데, 내 얼굴은 다들 알잖아? 그리고 이 쪽은 크론, 입학생이고."

가도 경비는 가까이 와서 잭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크론에게서는 입학증을 받더니 또다시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는 수정구 하나를 내어주는군요.

"이 수정구가 있으면, 이제 아카데미 입학처로 갈 때까지 가도 경비대에게 검문받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순찰하면서 위험 요소는 전부 배제하고 있지만, 만약 공격당한다면 여기에 마력을 조금만 흘려넣으십시오. 그러면 바로 수정구가 폭발하면서 인근 50km에 구조 신호를 송신할 겁니다."

음, 정말 좋은 물건이군요. '크론'이 마법을 전혀 못 쓴다는 점만 빼면요.

556 아앨라나 - 진행 (dVmaoyCIkg)

2024-11-02 (파란날) 20:01:35


@@ >>553

저의 손짓과 함께 괴수와 호수에게 일어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꽤 좋은 볼거리 이였어요. 저에게 주어지고 그래서 가진 힘으로서 만들어내고 해낸 그 일련의 과정을 거쳐 그렇게 괴수를 처치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저는 부탁으로 받은 임무를 완수했어요. 이제 어촌으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전해야 겠지요. 죽은 괴수는 호수의 어천, 플라베르흐의 악몽이였어요. 꿈은 결국에는 언젠가는 깨어나기 마련이에요. 악몽 역시 꿈일 뿐이기에 사라지게 되겠지요. 어촌과 이 상황은 실제이고 현실이지만 괴수는 더는 어촌을 습격하지 못할 것이고 이것도 시간이 지나 사람들 사이에서 흐릿하게 된다면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지요

저는 제가 해낸 이 모든 것들에 스스로가 뭔가 대단하게 느껴짐과 동시에 큰 성취감을 느꼈어요. 그래서 일까요? 저는 기쁜 기분이 되어 마음이 들떴어요. 그들은 무엇을 위해 희생했나요? 이렇게 되기 위한 의식이였지요. 그러니 이렇게 되어야만 했어요 다르게 되는 것이 나쁜 것이지요

"가말라시엘 님, 이 존재의 파편을 재료로 사용하여 좋은 무언가에 쓰일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보다는 따로 '뒷처리' 같은 것을 해야할까요?"

방금 전까지의 그 큰 일에도 고요함을 되찾은 호수 위에서 유유히 떠있던 저는 죽은 괴수의 흩어진 파편을 바라보았다가 그것들을 방치하거나 처분 할 수도 있겠지만 무언가 쓸만한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가말라시엘 님에게 그렇게 물어보았어요. 이 승전보를 기념하거나 확실히 매듭짓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으려나요

557 ◆MjRAeKhiz2 (0Y7bIW1NQk)

2024-11-02 (파란날) 22:02:26

>>556
"글쎄요. 지금 남아있는 살덩이들을 수천 포로 떠서 말릴 수 있다면 플라베르흐 촌민들이 앞으로 몇 달 동안 아예 일을 안 하고 손 놓고 있어도 될 정도의 식량을 확보할 수 있겠죠. 하지만, 뭐 가치 있는 게 있냐고 하면..."

가말라시엘은 크라켄의 상태를 지적합니다. 라투그, 한때 플라베르흐를 비롯한 뭇 뷔르트겐 호수의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던 민물 크라켄은 아앨라나의 현명한 마법과 가말라시엘의 적절한 개입 아래 얼려지고 감전당한 다음 끝내는 거대한 얼음 운석에 밟혀 찍혀 형체도 얼마 못 남기고 죽어버렸습니다... 소나 돼지, 닭 같은 동물을 도축할 때도 최대한 멀쩡한 원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경동맥 같은 급소를 노려서 죽여야 최대한 많은 고기, 즉 더 큰 효용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이 크라켄도 아마...

"크라켄은 수십개의 다리로 수백개의 동시 행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뇌수 추출물은 '기지의 비약'이라 하여, 한 번에 집중을 요하는 여러 일을 처리해야 하는 학자들과 고위 관료들이 비싼 값으로 구입합니다. 또한 크라켄의 이빨은 '바다의 상아'라 불리면서 비싸게 거래되지요. 아, 아앨라나 씨가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은 역시 크라켄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크라켄의 부속지 중 하나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머리, 이빨, 부속지. 그게 뭐건 간에 다 터져버렸군요. 그리고 뒤처리에 대해 언급하자 가말라시엘이 되묻습니다.

"글쎄요. 뷔르트겐 호수에는 시체를 던지면 좋다고 달려들 게 많지 않습니까? 크게는 악어부터, 작게는 골뱅이까지."

558 엘리 - 진행 (rOOouTvhkc)

2024-11-02 (파란날) 22:25:06

@@>>552

"음."

엘프와 드워프의 인체가 도대체 왜 전시되어있는걸까...에 대한 고민은 둘째치고.

"연구 건으로, 위겔 교수를 만나고 싶은데."

미리 접견신청을 해두지 않으면 어려웠던 걸까나. 그런 일이 된다면, 지금 신청해두자.

559 ◆MjRAeKhiz2 (YSmRnSPFhE)

2024-11-03 (내일 월요일) 17:44:53

>>558
"위겔 교수?"

경비는 인사치레 따위는 집어치우고 바로 본론을 찌르는 엘리의 성미 덕에, 그녀가 원하는 것을, 그녀의 용건을 빠르게 눈치챕니다. 경비병은 엘리를 한참 동안이나 쳐다봅니.다. 위아래로 붉은색 깔맞춤한 편한 옷을 입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맞춤 가면을 뒤집어쓴 그녀의 모습은, 마치 훈련 상황을 위해 준비한 교과서적인 거동수상자나 다름없습니다. 경비병은 옆에 있던 밧줄을 잡아당겨 경종을 울리고, 그와 비슷하게 차려입은 경비병들이 엘리를 360도로 포위하고, 성에서는 궁수들이 엘리를 조준합니다. 솔직히 말해 세스타우의 경비병들은 세금도둑 느낌이 강했는데, 호르뮈셰의 경비병들인지, 아니면 태양교단의 성전사들인지는... 확실히 대응 속도나 훈련 수준이나 격이 다르다는 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렇다쳐도, 위겔 교수를 죽이러 왔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반응이 격할 필요가 있나 싶은데...

"이름, 출신, 정확한 목적을 밝히십시오. 최근 경계 수준이 격상됨에 따라, 경고 없는 즉각 살상이 허용되었음을 고지합니다."

...아까 류드밀라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먼저 정보를 내준 이유가, 할 테면 해보라는 말 같다는 예마의 사족이 이해됩니다. 하지만, 엘리는 이렇게까지 경계받아야 할 정도로 나쁜 짓을 한 적이 없었기에, 금방 도와줄 동앗줄이 나타납니다.

"잠깐, 저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심문관보님. 사살할까요?"

"좀 있어봐. 이 새끼는 뭐 말만 하면 사살, 사살, 사살..."

심문관보라 불린 남자가 마방진을 그린 성문을 열고 나옵니다. 덩치가 크고, 가면을 쓴 엘리를 알아보는데, 놀랍게도 엘리도 이 사람이 기억납니다. 세스타우에서 에레야를 수행해 사건을 조사하던 거한들 중 하나입니다. 사건이 잘 풀린 덕분에 좋은 곳으로 영전하거나 승진한 이들도 있었는데, 그 케이스 중 하나가 앞에 서 있군요.

"그 사람이 피 빨아달래는대도 못 빨겠다던 이상한 뱀파이어, 이름이... 옐리사베타 블라디미로비나 예페슈카, 였나요?"

저 긴 가짜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엘리가 했던 수많은 일 중에 하필 저것만 들먹이는 것도 대단하군요.

560 아앨라나 - 진행 (TDstWRc/yM)

2024-11-03 (내일 월요일) 19:51:33


@@ >>557

"그렇겠네요. 그렇지만 제가 이 파편들을 전부 가져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이렇게나 많고 큰 것들을 제가 혼자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어촌의 사람들에게 괴수가 그 최후를 맞이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중요한 부분만 가져하면 될 것 같아요. 이 괴수의 정체를 어렴풋이 알 수만 있다면 상관 없을 거에요. 어쩌면 이 위치를 상세하게 표시와 함께 기록해두고 알려주면 어촌의 사람들이 직접 모여서 할 수도 있겠지요

저의 물음에 가말라시엘 님께서 들려주신 것들은 언젠가 서고의 책에서도 읽은 적이 있는 것 같았아요. 보았던 것이 오래 되기도 했고 괴수를 처치하는 것만 생각하다보니 그런 것들을 잊고 있었던 같아요. 그리고 이런 위험한 존재를 상대하는데 있어 애매하게 대하면 충분히 넘길 수 있었던 위험을 겪거나 어려워지기에 그렇기도 하겠지요. 무언가 아쉬운 느낌도 들지만 저의 목적은 본래 사냥 전리품을 얻고자 했던 것이 아니였으니까요

"이렇게 되었으니 어쩔수 없지요~ 저의 목적은 본래 이 괴수를 처치하는 것이였으니까요"

"어촌의 분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면 다들 좋아할 거에요"

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말했어요. 이것으로 부터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얻지는 못하겠지만 임무는 달성했어요. 그것만으로도 이득이 될 수 있을거에요

561 ◆MjRAeKhiz2 (mEDIXhUxz6)

2024-11-03 (내일 월요일) 20:04:11

내일 일찍 나가야해서 오늘 여기서 끊어야할듯
아앨라나주 미안하이 내일 촌민들 감동끓는 반응으로 보답하겟다

562 엘리주 (hyJrEbMFag)

2024-11-03 (내일 월요일) 20:23:04

수고했당~~ 고마워

563 아앨라나주 (TDstWRc/yM)

2024-11-03 (내일 월요일) 20:23:35

괜찮아요, 수고하셨어요!

564 헬렌주 (Q3csGFKQXg)

2024-11-03 (내일 월요일) 22:11:04

캡.... 동결 일주만 더...... ㅋㅋㅋㅋ.... 담주는 꼭 올게.
캡 한주 잘 보내고 다들 좋은 한주 보내~

565 엘리 - 진행 (x2SJwSkE2Y)

2024-11-04 (모두 수고..) 11:07:53

@@>>559

일단 손을 들어올리고 말한다.

"엘리자베스 바토리 블라드 체페슈."

원래 엘리, 까지만 대고는 했지만. 가짜 신원으로 이름이 알려지는 것도 참 애매한 상황이었으니.

"위겔 교수에게, 뱀파이어 연구의 협력을 구하고 싶어서 찾아왔어!"

뭐, 내가 그런 지식이 있어서 조수로써 돕겠다는 건 아니고. 피험체 일좀 하겠다는 거지만.

566 ◆MjRAeKhiz2 (uzmlX4viKQ)

2024-11-04 (모두 수고..) 12:39:17

>>560
아앨라나는 완전히 박살나서 호수를 붉게 물들인 크라켄을 뒤로 하고, 마력이 소진되어 날개가 사라지기 전 서둘러 플라베르흐로 돌아갑니다. 날개를 훌쩍 펼쳐 등지는 바람을 받으며 아래를 내려다보면, 수백마리의 물고기들과 매들이 아앨라나가 펼친 잔치판의 피냄새를 맡고 달려들며 만드는 어지러운 물보라와 검은 하늘이 인상적입니다. 뷔르트겐 호수에 가라앉은 생명은 그 어떤 것이든, 얼마나 크든 작든, 얼마나 부드럽건 단단하건 끝에는 이리 될 운명입니다. 이번에는 그저 아앨라나가 라투그보다 강했기에, 아앨라나가 크라켄의 위장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크라켄이 수많은 이들의 든든한 수십끼가 되는 결말로 끝난 것이지요.

아앨라나는 플라베르흐로 날아가고, 그곳의 부두에는 외부인과 촌민들을 막론하고 모두가 뒤섞여서 아앨라나가 온 방향을, 수많은 얼음 운석이 충돌한 폭심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거대한 폭발의 충격은 플라베르흐에도 전해져서, 이곳에서도 격랑의 바다와 같이 수면이 출렁거리고 땅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그들 앞에는, 코그선을 부수고 수많은 이들을 잡아먹은 괴물 크라켄이 아닌, 아앨라나, 마녀 앨리스의 제자가 서서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누가 이겼는지, 누가 죽었는지는 말로 이야기하는 것보다도 훨씬 명백합니다. 베스니는 아앨라나를 소 닭 보듯 멀뚱멀뚱 쳐다보지만 촌민들은...

"아아... 아아아!"

"해냈어! 마녀의 제자가 해냈어!"

"괴물이 죽었다!!!! 괴물이 죽었어!!!!"

...환호하면서 아앨라나의 쾌거를 칭송합니다. 그 괴물이, 호수의 마을들을 끝장낼 뻔한 악몽이 사라지자, 눌려있던 짐이 사라진 그들의 입가가, 어깨가 용수철처럼 튀어오릅니다. 그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웃으며 이 승리를 기뻐하고, 울며 이 승리를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한 이들을 추모합니다. 어쩌다보니 분위기에 휩쓸린 외부인들도 만세를 외치며 축하 분위기에 흥을 더하는데, 베스니가 그 사이에서 튀어나와 아앨라나에게 묻습니다.

"근데 뭔 일이에요, 진짜로?"

567 ◆MjRAeKhiz2 (uzmlX4viKQ)

2024-11-04 (모두 수고..) 12:49:45

>>564
ㅇㅋ

568 ◆MjRAeKhiz2 (x05CbDrebk)

2024-11-04 (모두 수고..) 13:28:26

>>565
"아! 맞다, 옐리사베타는 다른 이름이었죠? 하하, 내 정신 좀 보게. 그나저나 위겔 교수라..."

심문관보는 난처한 표정을 짓습니다. 하지만 다른 경비병들이 엘리로부터 위겔 교수를 지키려 드는 눈치라면, 심문관보는 마치... 위겔로부터 엘리를 지키려는 것 같은 눈치입니다. 심문관보는 귓속말로 속삭이는군요.

"엘리님처럼 이단심문관과 협력한 이력까지 있는 분이면 끈을 못 이을 이유는 없습니다만... 괜찮으시겠습니까? 그 고문실에서 뱀파이어한테 피 한번만 빨려보겠다고 뻗대고 끝내는 일족의 영지로 '배달'된 그 미친년 있잖습니까... 그년 아버집니다."

오... 맙소사.

"좀 그 년만큼 미쳤죠. 정말 괜찮으십니까?"

569 아앨라나 - 진행 (tgWB/CI0XY)

2024-11-04 (모두 수고..) 18:15:05


@@ >>566

"이것도 꽤... 보기에 괜찮은 볼 거리 같네요~ 먹히고 먹는 삶의 순환이라고 해야되려나요"

호수 위를 날아가면서도 바라본 수면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바라보았던 저는 그렇게 한 줄로 감상평 남기듯 중얼거리듯 말했어요. 찾아온 결말은 어촌에서의 뿐만이 아니라 호수에서도 좋은 것으로 성대한 만찬을 만나게 된 호수 속의 거주자들이 분주히 자신들의 할 일을 하는 것에는 살벌하면서도 흥미를 자극하는 광경이였어요

그렇게 저는 호수에 도달했었던 것처럼, 빠르게 어촌으로 복귀할 수 있었어요. 제가 보았을 때는 어촌의 주민들은 제가 오는 방향에 그 시선을 두고는 맞이하고자 해주었어요. 사람들의 외침과 그들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과 표정 그리고 행동들...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자면 저 또한 그들과 같이 기쁨에 젖어드는 것만 같아서 작게 미소를 지으며 한 쪽 팔을 들어 올려서는 그 손을 보이며 흔들어보았어요

이내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 사람들의 성대한 환호성으로 맞이하며 어촌으로 돌아온 저는 적절해 보이는 빈 자리를 찾아서 지상으로 사뿐히 내려와 그 땅에 발을 닿으며 제가 해낸 것들을 그 재차 실감하고 느끼며 가만히 있었어요

"계속되는 악몽으로부터 시달리며 공포와 고통에 놓여있던 사람들이 그 악몽에서 지금에서야 깨어나게 되었다는 것만 아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다가 거기에서 감동과 기쁨에 벅차오른 듯해 보이는 사람들의 틈 사이로 부터 다가와 다시 만나게 된 익숙한 인물인 베스니, 그녀가 저에게 그렇게 물어보는 것에 옅게 눈웃음을 한번 지어 보이고는 그렇게 대답해주었어요

570 크론 - 진행 (kfDzs7Zh4M)

2024-11-04 (모두 수고..) 22:13:56

@@>>555

정말이지..마법 그 자체인 풍경을 본 이후로는 더 놀랄 것도 별로 없겠구나 싶었는데.

경비대. 이 말에 이토록 큰 무게감을 느낀 적이 있었던가.
물론 원래도 경비 눈에 잘못띄면 그래도 파리 목숨될 신세였던지라 경비대라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없던 것은 아니나 그래도 아예 답도 없는 존재란 느낌은 없었다.

그런데 저건..답이 없는 존재다.
그저 자신이 아직은 문제가 아니라 다행이라고 여겨질 뿐.

그리고 그것은 방금 막 '크론'이 경비대에게 보인 서류의 존재 덕분. 이게 일종의 해답지인 셈이지.

'크론'은 수정구를 건네받고 살짝 쓰다듬는다.
매끄롭고 차과운 표면. 음 어쩌면 마법사는 다른 감상을 느끼려나. 혹시 모르는 일이니 말을 아끼기로 했다.

지금은 그저 입학식을 앞두고 긴장한 나머지 다른 일은 잘 눈에 들어오지 않는 어리숙한 신입생..아 잠만.

"감사합니다. 그런데..공격이라니. 이곳에 어떤 위험요소가 있을 수도 있나요?"

그래도 위험요소에 대한 확인은 놓칠 수 없는 나였다.

571 ◆MjRAeKhiz2 (Q08kjHjToQ)

2024-11-05 (FIRE!) 14:04:26

>>569
"어... 대충 좋은 일이네요? 야호!"

아무튼 좋은 게 좋은 겁니다. 플라베르흐의 온갖 노역에 동원되던 베스니는 사람들이 기쁨에 환호하는 틈을 타 함께 만세를 외치느라 노역에서 잠깐동안 해방되고, 촌장은 기분이 좋다면서 원래는 함부로 열지 않았을 술독까지 열고 사람들에게 한 잔씩 공짜술을 돌립니다. 물론 베스니도 한 잔을 맛봅니다. 사람들은 당장 연회를 준비할 틈도 없이 그냥 집에 있는 재료들, 예를 들어 악어 고기나 가재포 따위를 전부 솥에 쏟아붓고 마늘과 허브 따위의 맛을 내는 것을 넣어 보글보글 끓이기 시작하고, 촌장은 아앨라나의 위업을 칭송합니다.

"여기 있는 앨리스의 제자, 그리고 강력한 마녀, 아앨라나가 플라베르흐, 더 나아가 뷔르트겐 호수를 위협하던 괴물 문어를 한 방에 제압했소! 그렇기에, 이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모두 함께 축하하기 위하여... 이 자리에 모였소."

어느새 아앨라나 옆에 앉아있던 베스니는 빠르게 수첩을 꺼내, 아앨라나가 했던 일들을 적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오는 말에, 잠시 베스니의 손이 떨리는군요.

"하지만, 그를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했던 열 명의 촌민과, 복수에 동참하고자 한 외부인 한 명을 먼저 기리는 시간을 가집시다. 그들은 다시는 볼 수 없겠지만, 그래도 아앨라나에게 힘을 모으기 위한 그들의 희생은 분명 값졌소."

"...어... 아앨라나 씨? 저거 무슨 소리에요?"

베스니의 손이 발발 떨리고 있습니다. 음... 아무래도 인신 공양은 바깥 세계에서는 극도의 금기라도 되는 걸까요?

572 ◆MjRAeKhiz2 (Q08kjHjToQ)

2024-11-05 (FIRE!) 14:10:00

>>570
"별 것 없습니다. 여기서 강도를 만나는 것보다 용을 만날 확률이 더 높을 겁니다. 하지만... 가끔씩은..."

가도 경비대는 턱짓으로 빙해와 열대우림, 울창한 숲이 펼쳐진 지대를 가리킵니다. 그리고 그곳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저곳은 특수한 환경에서 자라나는 생물들을 채집하고 연구하기 위해 마법으로 재현한 곳인데... 재현도가 너무 뛰어난 나머지 맹수들도 서식하거나, 가끔씩 재현을 위해 사용한 환경조성 마법의 매개체에 노출되어서 마수화되어 흉폭해지는 동물들이 발생한답니다. 보통은 우리가, 심해도 그 구역을 담당하는 마법사가 제거하는데, 세상에는 만약이란 게 있거든요..."

종합하자면, 강도 같이 '크론'의 살가죽을 뒤집어쓴 변경의 사칭범이 만났던 수많은 '세속적인' 적들은 이곳에서 찾아보기 힘들 거란 얘기입니다. 하지만 들개나 광견병 걸린 여우 따위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흉폭한 맹수를 아주 재수없으면 만날 수도 있다는 소리 같군요... 잭 리거는 쫄지 말라는 듯 크론의 어깨를 툭툭 두드립니다.

"걱정 마세요. 크론 씨. 마차를 태워주는 대가로 지켜주기로 내가 약속했죠? 아마 별 일 없을 겁니다. 아마 없어도 사는데 지장 없는 손발가락 몇 개 빼고는 다 성하게 입학할 수 있을 거에요. 책임지고 보증하죠."

...그냥 하는 김에 손발가락까지 전부 다 성하게 데려다주는 건 어려운 걸까요?

573 엘리 - 진행 (t9LAMmoxUA)

2024-11-06 (水) 00:34:11

@@>>568

"아."

연구를 위해서 내 생살을 후벼파는 미친 연구자 정도랑은 잘 지낼 재간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런 부류는 좀...

"그, 그래도 해볼게."

—라고는 하지만, 내 궁극적인 목표. 태양의 극복이 달린 일이 아닌가. 미쳤다고? 오히려 좋아! 열정적으로 연구에 동참해줄테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고생길이 훤히 열린 것 같지만, 그래도 그리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574 크론 - 진행 (8W.qYyzY4U)

2024-11-06 (水) 10:57:33

@@>>572

용..? 살아생전 연이 있을 거라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존재가 그냥 언급이 된다.

에이..그냥 표현이 그런 것이겠지.

그러나 이어지는 얘기를 듣다 보니 용이 단순한 표현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내가 충격을 수습할 여지도 없이 난데없는 이어지는 충격의 연속에서 허우적 거릴 때 잭이 위로를 건네주었다.

다만..

"기왕이면 아무것도 잃지 않고 싶습니다만..제가 어련히 잘 챙겨야 할 일이겠죠..손가락, 발가락 정도는.."

스스로를 격려라도 하듯 '크론'은 자신의 뺨을 두어 번 치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잘 알겠습니다. 엄청난 이야기였지만 그 만큼 아카데미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는 것도 사실이군요. 빨리 가보고 싶네요."

이후 아카데미로 다시금 향하고자 한다.

//그러고보니 세계에서 용은 어떤 존재야? 지성도 있고 마법도 쓰는 존재? 탐욕스러운 플라잉 거대 도마뱀?

575 ◆MjRAeKhiz2 (YlNyWsvACc)

2024-11-06 (水) 11:31:55

>>574
나는 "설정은 서사를 위해 존재한다"는 주의고, 본 어장은 그 신조를 극단으로 몰고 가서 이 세계에서 용에 대한 구체적인 설정은 아직 없음. 각 캐릭터의 서사 진행에 따라 필요하다면 신격으로서의 용이, 반대로 생물일 뿐인 용이 나올수도 있음.

576 엘리주 (2g49Ku4o/k)

2024-11-06 (水) 11:57:18

어쩌면 투명할지도 몰라!

577 ◆MjRAeKhiz2 (YlNyWsvACc)

2024-11-06 (水) 12:21:53

>>573
그렇게 엘리는 심문관보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기 전, 간단한 몸수색 절차를 거칩니다. 그래도 호르뮈셰는 학술도시라는 이명이 괜한게 아닌지, 뱀파이어인 엘리도 여자라고 여성 경비원이 투구를 벗어서 자기가 여자임을 확인시키고는 위부터 아래로 몸수색을 시작합니다. 두둑한 돈자루와 먹지 않은 블랙 소시지. 그리고 무기는 없습니다. 그야 당연히 밤의 엘리는 양 손에 달린 손톱만으로도 열 개의 단검이나 다름없고 낮의 엘리는 뭔 무기를 들어도 무력하니 필요가 없지요. 그리고...

"뭐야, 이거?"

손수건에 싸인 태양 인장을 본 경비는 엘리와 그 인장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곧바로 엘리의 몸에 대봅니다. 당연히 더럽게 아프고,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경비는 다시 인장을 손수건에 싸서 돌려주면서 참 이상한 뱀파이어 다 보겠네, 라 말하고... 엘리는 마침내 위겔 교수의 연구실로 갈 수 있게 됩니다.


또각, 또각...


인영이 비칠 정도로 매끈한 나무 바닥은 걸음이 닿을 때마다 또각또각 신발 오가는 소리를 울리고, 무섭도록 조용한 복도에는 온갖 뱀파이어 일족들의 상징물과 조각상들이 놓여있습니다. 엘리가 살던 대저택과 이곳을 구분하는 것은 학부의 공지사항과 수업시간표, 그리고 학식 메뉴판 같이 학문의 장에서도 숨길 수 없는 생활의 흔적들뿐입니다. 그 복도를 따라 계속 걷던 엘리는 복도 끝 대문에 서고, 문을 열면...

"방문객은 받지 않네. 단, 뱀파이어는 제외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책을 읽고 있는 차가운 노인이 보입니다.

578 ◆MjRAeKhiz2 (YlNyWsvACc)

2024-11-06 (水) 12:23:56

>>576
투드 이제는 클래식이지..

579 ◆MjRAeKhiz2 (YlNyWsvACc)

2024-11-06 (水) 12:58:41

>>574
가도 경비대의 경고와는 달리, 남은 기간 동안 다행히도 별 일 없었습니다. 드문드문 크론은 본 적도 없던 거대한 동물들이나 척 봐도 성질 더러워보이는 맹수들이 사냥당한 채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잭이 그 동물들을 아는대로 설명해줄 뿐이었죠. 가령 황금빛 털에 머리를 덮는 갈기가 인상적인 저 짐승은 사자라는 녀석이고, 저기 근사한 긴 엄니를 양 쪽에 붙이고 그 엄니보다 긴 코를 단 놈은 코끼리랍니다.

"사실 여기는 도적들보다도, 이런 희귀 동물들을 노리는 까마귀들이 더 많아요. 코끼리 상아, 사자가죽 등등."

그런 말들을 뒤로 한 채 크론의 마차는 어느새 아카데미를 둘러싼 도시에 도착합니다. 아까 본 광경에 비하면 좀 평범하지만... 그래도 깨끗하고 좋습니다. 아무튼, 도시 성벽에서 가도 경비대가 걸어나와 묻습니다.

"입학증과 수령한 수정구를 보여주십시오."

580 엘리 - 진행 (t9LAMmoxUA)

2024-11-06 (水) 22:34:04

@@>>577

"저, 저놈 저저저!"

일순간 열이 올랐지만, 화내봤자 나만 손해라는 걸 자각하고 이내 가라앉힌다.

'위겔 교수랑 친해지면 일러야지.'

화를 가라앉힌다는 말이 원한을 잊는다는 말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뱀파이어...에요."

나보다 나이가 적은 존재는 외견이 어찌됐던 반말을 한다...라는 주의였지만. 일견 여든을 넘을수도 있어 보였기에 존대를 사용했다.

581 아앨라나 - 진행 (4gx6LnYdOI)

2024-11-06 (水) 22:39:58


@@ >>571

저의 대답과 함께 그녀도 주민들과 덩달아서 어촌의 주민들의 환호에 어울리듯 같이 따라하고 있네요. 이제는 사람들은 근심이 아닌 행사를 위해서 분주하게 이것 저것들을 가져오거나 찾거나 만들거나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말없이 저는 바라보면서 눈웃음을 한번 지었어요. 곧이어 저는 사람들의 사이에서 적당한 빈 자리를 찾으려 했어요

"후후훗... 여러분의 호응과 찬사에 감사드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로서는 부족하답니다. 정말 강한 마녀라고 불릴 앨리스 님을 따라서는 것은 아직 많이 남았어요. 저는 여러분들의 행동과 힘이 있었기에 희망을 이룰 수 있도록 한 것이에요. 저희가 모두가 함께한 결과이지요"

촌장 님을 대표로 어촌의 사람들이 저에게 그렇게 말하며 열렬한 선언에 저는 사람들에게 상체를 가볍게 한번 숙이고는 감사하며 동시에 그렇게 말해보았어요. 그러니까 저는 약을 만들어 준 것이고 그들은 그것을 위한 재료를 가져다 준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어촌과 앞으로도 이어질 모든 사람들을 구한 훌륭한 분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거에요"

그리고 이제 저의 옆으로 와서는 앉아 있던 그녀가 물어보았고 그녀에게서 팔이, 다리에서 어떤 떨림이 보이는 듯했어요. 저는 그녀의 그러한 질문에 그렇게 대답했어요. 그들의 희생을 통한 행동은 그렇게 표현되는 것이 마땅하고 존중 받아야 할 일 이였으니까요

582 ◆MjRAeKhiz2 (Ud52hjmc1I)

2024-11-07 (거의 끝나감) 00:57:42

>>580
"뱀파이어?"

위겔 교수는 뱀파이어라는 말에 고개를 돌리더니 엘리를 바라봅니다. 비록 엘리의 얼굴은 가면에 가려졌지만, 은백색 머리칼과 가면의 눈구멍 사이로 보이는 붉은 눈을 본 교수는 직감적으로 눈 앞의 상대가 뱀파이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읽고 있던 책을 덮고 일어나서 아까 전의 차가운 태도와는 정반대로 매우 정중하고 온화하게 웃으면서 엘리를 정식으로 맞이합니다. 이거, 뱀파이어를 위한 인격과 인간을 위한 인격이 따로 있는 수준입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세스타우에서 봤던 그 미친년의 아버지다운 모습은 안 보입니다. 아직까지는요.

"이거, 제 딸 예넬레가 이상한 종교쟁이질 한다고 대학 때려치지만 않았다면 바로 한 잔, 많이 배고프시면 식사 한 끼로 대접드리는 건데 아쉽게 됐군요."

네, 그 미친년 애비 맞습니다. 아무런 이상함도, 거침도 없이 온갖 개소리를 하는 모습에 엘리의 등골에 소름이 돋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녀의 언니 류드밀라가 이야기할 정도면, 뱀파이어 사회에서도 위겔 교수는 엄청난 실력자라는 이야기일 텐데...

"아무튼, 무슨 용건으로 찾아오셨습니까?"

583 ◆MjRAeKhiz2 (Ud52hjmc1I)

2024-11-07 (거의 끝나감) 01:11:13

>>581
"............."

베스니는 음유시인입니다. 음유시인의 기본적인 소양은 누군가 하나를 말하면 열로 부풀리는 것이고, 누군가 싸움을 말하면 전설적인 투쟁으로 포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거기서 더 나아가, 열로 부풀린 이야기에서 '하나'라는 진실을 찾고, 전설적인 투쟁이라는 포장 속의 단순한 '싸움'을 찾는 능력을 가질 수도 있지요. 그리고 베스니는 그 능력을 가진 이고, 그렇기에 굳이 인신공양을 했다, 사람을 바쳐서 크라켄을 잡을 마력을 벌충했다고 대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는데도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대충은 이해합니다.

"그, 그렇군요..."

베스니는 천천히 펜을 휘갈겨 적기 싲가하고, 가말라시엘은 언제나 그렇듯 아앨라나에게 속삭입니다.

"사도님. 만약 제가 사도님이었다면, 기회가 될 때 이 외부인 여자를 죽일 겁니다."

584 엘리주 (VTOH1x0vjU)

2024-11-07 (거의 끝나감) 09:53:08

@@@>>582

'와, 만만찮아.'

내가 보낸 여정을 시작하고서 보낸 시간은 짧은지언정, 밀도만은 참 굉장하단 걸 다시금 느꼈다.

"검문하는 경비원 중에 불친절한 녀석이..."

일단은 고자질. 지금이 속에서 묵히고 있었던 복수를 실천할 때다.

"아니, 본론을 얘기하죠. 태양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본론을 이야기한다.

585 아앨라나 - 진행 (zZ9AjA6IKc)

2024-11-07 (거의 끝나감) 17:49:30


@@ >>583

그녀는 잠깐의 침묵으로 저에게 대신 대답해주었어요. 저도 그녀와 같이 침묵을 지켰어요. 그녀의 지금 태도를 보아하니 이제까지 보여주었던 어리숙한 분위기와는 달라졌지요? 그 성품과 능력은 별개이니까요. 그녀가 진실을 유추하고 어떠한 것으로 그 마음이 향하고 있을까요. 그렇지만 그녀는 저에게 완전히 숨기려 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해야된다고 들지 않았거나 저와, 이들을 여전히 믿어보려는 것일까요. 상황이 이러니 만큼 선뜻 판단하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겠지요

"어촌을 위해서는 그것도 한가지 방법이겠지만... 적당히 기회를 보아서 기억을 지우거나 덮어쓰는 것을 시도하는 어떨까요? 지금은 어촌의 사람들이 한창 떠들썩하고 기쁠 때 이잖아요. 여기서 또 다른 누군가가 잘못된다면 상황이 좋지 못할 거에요"

저는 가말라시엘 님의 말에 부분적으로 긍정하면서도 그렇게 대답하였어요. 지금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그녀와 대화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부탁 받은 것은 어촌에 존속에 위협이 되는 괴수의 처치이고 거기에는 이런 경우가 포함되어 있던 것은 아니였으니까요. 나중에 만약, 해야한다면 그녀가 모르게 해야 할테니까 적당한 곳에서 마법으로 잠들게 하거나 그런 식으로 밑 준비를 해두는 것도 좋겠네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숲의 어느 곳에서 만난 이후로 호수에 도달하기까지 저는 그녀와 함께 하며 보았어요. 비록 그녀를 잘 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큰 부상을 당하기는 했어도 그녀는 홀로 숲을 횡단할 기술을 갖추고 있었겠지요. 비록 그녀가 큰 일은 할 수 없었더라도 그녀에게도 그녀만의 수단과 다른 것이 있을 거에요

"지금 어촌을,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모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지금의 그녀의 얼굴을 한번 잠시 바라보았다가 다시 시선을 사람들을 향하고는 부드러운 태도와 어조로 그녀에게 그렇게 의도적으로 물어보았어요. 그녀는 이 광경에서 무엇을 보고 있을까요?

586 ◆MjRAeKhiz2 (7ue9u83guw)

2024-11-07 (거의 끝나감) 19:11:29

>>584
"아, 그 무례는 저도 어쩔 수 없답니다. 가끔씩 손님이 아니라 원수로 찾아오시는 뱀파이어분들이 계셔서 말이죠. 덕분에 이번에도 좋은 뱀파이어 표본을 하나 해부할 수 있었지만 목숨이 위험했던 건 위험했던 거라."

...해부라. 엘리가 아무리 뱀파이어 중 별종이라 해도 그녀 앞에서 동족을 해부해 봤다는 말이 쉽게 나오는 정신상태는 광기를 넘어 경이의 경지입니다. 위겔 교수는 아무튼 이해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엘리가 묻는 본론에 눈을 크게 뜨더니 말합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평생을 뱀파이어 연구에 바쳤는데... 태양을 피해 드워프보다도 앞서서 지하도시를 구상하고 실천에 옮긴 암굴왕 투발카인, 뱀파이어 세상을 위해 태양을 영원한 먹구름으로 가리겠다고 준동했던 흑운공 자'파사쓰라, 태양을 피하면서도 태양 아래서 살기 위해 본래의 육신을 내전지고 사도를 자처하는 인간들의 정신 속에서 영원히 살아가기로 한 '나누어 존재하는 자'까지 많은 이들이 있었는데..."

위겔은 벌떡 일어나 서재로 향하더니 수십개의 색인이 꽂힌 두꺼운 책을 펼쳐 돋보기로 좁쌀 같은 글씨를 한참 동안 읽다가 웃으며 엘리를 돌아봅니다.

"...최근에 카르밀라라는 별종 뱀파이어까지 포함해 태양을 극복해보겠단건 당신과 그 사람, 그 둘이 유이합니다."

587 ◆MjRAeKhiz2 (7ue9u83guw)

2024-11-07 (거의 끝나감) 19:29:00

>>585
가말라시엘이 아앨라나를 사도라 부르고 있긴 하지만, 실상은 아앨라나는 소유주요 가말라시엘은 마녀의 조잘대는 막대기에 불과한지라, 죽이자는 가말라시엘의 제안은 제안으로 끝납니다. 정 필요하다면, 아앨라나는 베스니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방법을 써도 되고 말입니다. 검은 숲도 인구 밀도가 낮을 뿐 나름의 도리와 법도가 있는 곳인데 다짜보짜 죽이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촌민이 보나, 베스니가 보나, 뷔르트겐 호수의 개구리가 보나, 굳이 죽여야겠냐는 아앨라나의 의견은 타당합니다.

"...행복해보여요. 고향 전쟁이랑은 다르게."

숙연해지고 차분해진 베스니는, '신비한 숲을 관찰하러 온 외부인'의 환희가 아닌 닿을 수 없는 막연한 동경과 아쉬움을 담아 말합니다.

"고향에서도 큰 전쟁이 있었지만 다들 큰 감흥이 없었어요. 이겨도 다음 전쟁이 있을 테니까, 거기서 또 죽을 테니까... 하지만 여기선, 다들 행복해보이네요."

588 엘리 - 진행 (HMMq7gyN/U)

2024-11-07 (거의 끝나감) 19:37:46

@@>>586

"그야 태양을 피하는 건 뭔가 자존심 상하니까!"

자존심 상한다. 꽤나 유치한 이유였다. 실현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차라리 지하도시를 만들거나 태양을 통채로 가려버리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일지 몰랐지만. 그리고 딱히 구체적인 계획을 새워놓은 것도 없었지만!

"그러니까... 도와주세요."

카르밀라, 라는 이름이 들린 것도 같았지만 굳이 더 묻지 않았다.

'뭔가, 내가 그 여자를 따라하는 것 같잖아?!'

구태여 그 행적을 의식하고 있지 않았기에 에레야와의 만남도 태양을 극복한다는 목표도 자연스레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여자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 지 알게 된다면, 내 성격 상 같은 길을 걷기 싫다고 의식하면서 피할 것 같았기에.

589 ◆MjRAeKhiz2 (l2SaA1DGAY)

2024-11-08 (불탄다..!) 11:21:18

>>588
"물론 도와드릴 용의야 있습니다. 첫번째는 임상 데이터를 쌓을 겸 공짜로 해드릴 수 있지만, 둘째는 비용이 좀 필요하겠죠."

위겔 교수는 그렇게 말하면서 '윌리!'라고 무언가를 부르고, 팔다리가 달려있지만 인간이라 부르기에는 기괴한 호문쿨루스 시종이 두 개의 큰 틀을 질질 끌고 와서는 나란히 세웁니다. 하나는 인간이고... 하나는 뱀파이어고... 공통적으로 전신을 세로로 갈라 절반은 피부를 갈라 해부했고, 비대칭적인 장기가 몰린 몸통 부분은 전부 해부했습니다. 뭐, 비슷하군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인간이 되시는 겁니다. 피에 엮인 권리와 저주를 모두 청산하고, 피는 그저 피고 태양은 그저 태양일 뿐인 보통의 생명으로 돌아가는거죠. 카르밀라가 정확히 이 방법으로 인간이 되었고...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전 인간에게는 관심이 없어서."

위겔은 엘리를 흘깃 보다가 말을 잇습니다.

"물론, 이 방법을 원치 않으실테니... 다음 방법은 저도 솔직히 이론과 일부 신화, 실마리만 알려드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마저도 대부분의 정보가 이단심문소와 비밀을 중시하는 일족들과 민감하게 엮인 거라, 저도 위험부담이 커서 나름의 비용은 받아야겠습니다."

590 아앨라나 - 진행 (Ed8onfYM2U)

2024-11-08 (불탄다..!) 13:45:18


@@ >>587

"그런가요, 베스니도 오랜 상처를 지니고 있었네요. 그렇지만... 그때 저와 베스니가 만나서 달라지게 된 것 처럼. 그것도 어떠한 변화에 다다를 수 있을 거에요"

그녀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그 좋게 보이나 그 속에는 음울함이 묻어나오는 것이 였어요. 전쟁... 인류가, 나아가 그만한 능력을 갖춘 존재들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과정과 결과를 불러오는 행위. 그녀가 처했던 상황도 어촌이 놓이게 된 것과 유사했어요. 단지, 그 대상과 크기의 차이였을 뿐. 어촌의 상처가 지금은 아물겠지만 언젠가 또 다시 상처가 있을지 모르는 것처럼요. 다만, 어촌은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이 있을 거에요. 그곳은 아직 그렇지 못한 것 같지만요

"아시나요? 어촌의 사람들을 구하고 이들의 얼굴을 기쁨을 피워낸 이들 중에는 여럿 사람들이 있는데 거기에 베스니도 포함될 수도 있다는 것을요"

"그 자체로 사람과 세상 사이에 흐르는 것을 풀어내지는 못하겠지만 그를 위한 한줄기는 될 수 있을 거예요. 옷을 만들기 위해선 가늘고 얇은 수많은 실이 엮여서 되는 것처럼요"

저는 그녀가 보여주었던 태도와 대답에 그렇게 비유하여 말을 이어갔어요. 방향은 반대이고 대상도 달랐지만 여전히 그녀와 저는 닮은 면이 있었어요. 무언가를 향한 동경과 갈망이라는 바램은 같다고 할 수도 있으니 저도 일부 만큼은 그녀의 느낌을 이해 해볼 수도 있겠지요

세상은 필연적으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우연으로 가득 차 있어요. 제가 그녀와 만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녀가 호수로 가자고 부탁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늦든 빠르든, 어촌의 상황은 보다 점차 극단적이 되어갔겠죠

"모처럼이에요. 사람들은 연회를 하게 될 것이니 같이 즐기며 어울리는 것은 어때요? 지금 이 순간 만큼 그래도 된다고 생각해요"

마음의 안정을 찾은 사람은 좋은 행동을 곧잘 하게 되지요. 저는 한 번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그녀에게 살며시 천천히 손을 내밀고 그리 말했어요. 그녀는 어촌의 풍경에 어울릴 수 없었던 거에요. 그림 속의 풍경이 얼마나 화려하고 예쁘든 그저 그림인 것처럼요. 하지만 그녀에게 다른 점은 적어도 지금의 상황은 실제이고 그림은 아니라는 거에요

591 ◆MjRAeKhiz2 (l6MZ44KZmk)

2024-11-08 (불탄다..!) 19:06:17

>>590
"그렇단 말이죠..."

베스니는 자기에게 놓인 공짜술을 들이킵니다. 돌아오지 못할 이들을 위해, 살아가야 할 삶이 남은 이들을 위해, 살아갔던 이들을 위해, 앞으로 살아갈 이들을 위해, 아니... 다 집어치운다면 당장 한 잔이라도 즐겁게 마시기 위해. 그리고는 이리저리 떠드는 사람들을 제치고, 누군가 서투르게 뚱뚱 튕기는 현악기를 뺏어듭니다. 그리고 외치는군요.

"오늘의 주인공 아앨라나를 위해, 그리고 절 받아주신 플라베르흐를 위해 한 곡 바치겠습니다."

그리고 잔잔한 선율에 바닥을 쿵, 찍으며 악센트를 더하며 전주하고는 리듬을 붙인 노래를 부릅니다.

"거울 같은 잔물결에 바람부나, 진주 품은 살결같이 부드럽나... 정처없는 그대여 이리 오라, 짐진삶을 뛰기만을 어찌하랴... 저 편에 흉적이 모여드니, 문 잠가 아래로 숨어들라..."

플라베르흐를 묘사하던 가사는 어느새 괴물을 묘사하고, 아앨라나의 행적을 기리는 듯한 가사로 흐릅니다. 의도적으로 따라하기 쉬운 리듬과 음정으로 부르니 사람들도 저절로 흥얼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베스니가, 플라베르흐에서 일하며 들은 천적과 괴수들을 크게 호명하며 호통칩니다.

"땅굴 속에 뿌리박은 베룩놈아! 현혹하는 안개쟁이 두르프야! 가재가 뛰니 게도 뛰고, 괴물이 뛰니 반푼이도 난리누나!"

하지만 그 다음은 플라베르흐의 희생자들을 호명하며, 그들의 위업을 칭송합니다.

"주먹왕 베거가 앞서가고, 육손이 호머루가 도왔다네, 옆집의 길잡이 넬루가 마녀를 불러오네. 전쟁은 육월 육일 육시간이나 이어졌고, 마녀는 꾸밈없는 요술로 흉적을 격멸했네."


사람들의 흥이 최고조에 이르자 베스니는 크게 노래합니다.

"승리로다, 평화로다, 웃는 얼굴 따뜻하다! 물 위의 집이여, 강 위의 성이여, 오늘만큼은 편히 잘지어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합니다. 가말라시엘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지만요.

'노래는 가면 갈수록 끔찍해지는군요.'

592 엘리 - 진행 (crkHjJr9YM)

2024-11-09 (파란날) 16:50:29

@@>>589

"으음... 오십 년 시한부면 좀...'

오십 년. 인간의 수명과 내 신체 나이를 통해 계산해본 인간이 됐을 경우의 기대수명.

정확하진 않으니, 한 십 년 정도는 오차가 있을지 몰라도 대략 저 언저리일 것이다.

오십 년이면... 너무 짧았다! 햇빛 좀 누리겠다고 산책하다 보면 억 하고 죽을 정도로.

"역시 후자로 할게요. 대가는 뭔가요?"

593 헬렌 (fZy58yTffE)

2024-11-09 (파란날) 19:31:34

@@>>406
헬렌은 소름이 돋아 겨우 한 발짝 뒤로 물러났고 칼날이 아슬아슬하게 목이 있던 자리를 쇄액 지나갔다. 머리카락이 몇 가닥 끊어져 바닥으로 나풀나풀 떨어지는 것을 보며 식은땀이 나는 것을 느꼈다.

“아니, 절대 일부러가 아니라. 나도 어떻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내 정령술이 아직 미숙해가지고. 정말 미안해. 고의는 아니었어. 도와줘서 정말정말 고맙고.”

헬렌은 평상시의 차분한 모습과 달리 당황해서 말을 빠르게 내뱉었다. 그러다 궁금증이 든 듯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묻는다.

“...그런데 너는 왜 여기 있었던 거야?”

자신이야 광부들을 도울 마음으로 온 것이긴 했지만 이 고양이 소녀는 왜 여기에 있었던 걸까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뭔가... 아무런 이유 없이 누군가를 도울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데, 하는 생각과 함께.



/오랜만에 갱신!!!! 진짜 넘 바빴다 흑흑

594 ◆MjRAeKhiz2 (UF7WGRaHBU)

2024-11-09 (파란날) 20:41:42

>>592
"어떤 뱀파이어에게는 차라리 죽는 게 더 빠르고, 어떤 뱀파이어에게는 마음만 먹으면 노력이랄 것도 없이 당장 치를 수 있는 대가죠. 윌리! 모형 가져와. A-5번으로."

위겔 교수는 다시 윌리, 기이한 호문쿨루스에게 명령하고 호문쿨루스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수레에 실어야 하는 큰 형체를 끌고 옵니다... 크기는 3미터가 넘고, 피부는 비늘인지 뭔지 모를 두껍고 파란 무언가로 덮여 있고, 어깨에는 거대한 날개가 뻗어나왔고, 양 손의 손가락들은 하나하나가 창처럼 길면서 저승사자의 대낫처럼 구부러졌고 날카롭습니다... 엘리, 아니, 뱀파이어 엘리자베스 바토리 블라드 체페슈에게 좀 더 익숙한 명칭 딱 하나로 설명하자면... '밤의 군주' 입니다. 하지만 엘리는, 자신과 위겔 교수를 내려다보는 것이 살아있긴커녕 박제조차 아닌, 그냥 정교한 모형일 뿐임을 한번에 간파합니다. 위겔 교수는 엘리의 반응을 알고 있다는 듯 이야기합니다.

"'밤의 군주'. 뱀파이어들 중에서도 특히 선택받은 이들만이 다다를 수 있다는 은총의 증거지요. 보시다시피, 저는 가까이서 본 적이 없이 기록과 실측에만 의존해서 재현한 터라 실제 뱀파이어 당사자가 보시면 이 모형은 엉망이란 생각이 들 겁니다... 그러니까 저는 밤의 군주를 보고 싶습니다. 밤의 군주로 변할 수 있는 뱀파이어를 여기 데려오셔서, 밤의 군주를 제가 실측하고 위아래, 앞뒤좌우로 그려서 기록을 남길 수 있게 해주신다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만약, 아주 만약이지만..."

위겔은 손을 벌벌벌 떨고, 손바닥을 싹싹 비비면서 미친 듯한 웃음을 흘리면서 이야기합니다.

"해부까지 하게 해준다면... 약속하지요. 절대 죽이지 않습니다. 죽일 수도 없고... 비밀 유지 서약이건, 이단 심문이건, 그 때는 죽어도 여한이 없으니 제 '학술 기록'까지 위험해지지 않는 선에서 다 알려드리겠습니다."

엘리가 밤의 군주로 변신할 수 있긴 합니다. 다만... 약간의 인간성 상실은 감수해야겠지요. 인간성이라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면 상관 없겠지만 말입니다.

595 ◆MjRAeKhiz2 (UF7WGRaHBU)

2024-11-09 (파란날) 21:13:55

>>593
".....후우."

고양이 소녀는 칼집에 칼을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후우우, 하아아, 후우우, 하아아,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를 반복하며 겨우 진정하더니 헬렌을 올려다보는군요. 어느샌가 얇아진 꼬리와 쫑긋쫑긋 펴진 귀가, 그녀가 감정적으로 어느 정도 진정했음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고양이 소녀는 헬렌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다가, 천천히 누운 3자 모양으로 다문 입을 열어서 우물우물 움직입니다. 그렇게 한참 동안 그, 저, 하아... 같은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면서 말 같으면서도 말 같지 않은 소리를 내다가, 결국은 그녀도 헬렌에게 사과합니다.

"나도 미안해요. 방금 그거 안 피했으면... 진짜 큰일날 뻔했어요. 너무 감정적이었네요. 척후는 이렇게 감정적인 사람이 하면 안 되는데..."

암허슈트가 미리 경고하지 않았더라면 헬렌은 더 당황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왜 화났지?"라고 생각하는 와중에 목에 칼이 들어왔을지도 모릅니다. 경동맥이건 경정맥이건, 목을 지나는 혈관이 찔린다면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은 안 봐도 뻔했을 겁니다. 그렇기에, 고양이 소녀는 자존심과 분노를 꾹 누르고 사과를 선택했고... 그래도 화는 아직 덜 풀렸는지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할 때마다 꼬리가 아래로 쭉 뻗는게 생각을 머리가 아니라 꼬리로 한다 치면 금방이라도 한 대 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고양이 소녀는 헬렌이 묻자 대답합니다.

"여기서도 합법적인 일은 못 하겠다, 다른 동네로 가려는데 광부들이 마차값 모아주는 대신에 안에서 뭔 일이 일어나는 건지 봐달라고 하더라고요. 진짜 용병들이 다 죽었는지, 그 '아가씨'도 죽는 건지. 그런데 뭐... 지금 보니까, 거대 뱀도 뱀인데 사람도 문제였던 거 같네요."

...그렇게 이야기하니, 문득 무언가 생각났는지 암허슈트가 바닥을 지팡이로 똑똑 두드리고, 헬렌과 고양이 소녀는 끔찍한 소름에 온 몸에 닭살이 돋습니다. 헬렌은 이 느낌이 매우 불쾌하지만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난생 처음, '뱀'이란 걸 봤을 때, 그 쉿쉿거리는 소리와 낼름거리는 혓바닥을 보았을 때 느꼈던 혐오감입니다.

"어우, 갑자기 춥네..."

정령의 곡소리라는 것을 모르는 그녀는 동굴 바람 탓을 하지만, 헬렌은 무언가 다른 게 있음을 본능적으로, 다시 한번 직감합니다...

// 오랜만이야~~~

596 헬렌 (fZy58yTffE)

2024-11-09 (파란날) 21:55:50

@@>>595
고양이 소녀가 칼을 집어넣자 헬렌은 소녀와 같이 한숨을 내뱉었다. 다행이 추가적으로 공격을 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눈으로 보기에 그렇게 다친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몸싸움으로 간다면 절대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며 헬렌은 안도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아무짓도 하지 않거나 (반)죽이거나의 방법밖에 답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웬만하면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다.

“뭐어...... 나도 잘 한 건 없으니까.”

화를 내려면 낼 수도 있었지만 사과를 하는데다가 자신도 그렇게 잘 한 것은 없었고 결과적으론 괜찮았으니 좋은게 좋은 것이라 생각하며 넘어가기로 한다. 죽을 뻔 했지만.

고양이 소녀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그래도 광부들이 자신을 신경쓰고 사람을 보내줬다는 것이려나.

“하긴 그렇지. 용병들이 거대 뱀을 몰아넣고 자작극을 벌인 것이니. 사람이 문제일지도.”

그러다 갑자기 암허슈트가 땅을 두드리고 소름이 돋자 헬렌은 지금 그 신호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아채고 말았다. 거대 뱀이 올 것이라는 걸. 헬렌은 침을 삼키고는 어둠을 바라보며 말했다.

“...칼 다시 꺼내는 게 좋을거야. 뱀이 온대.”

그리곤 이번엔 정령에게 말한다.

“수사닌, 뱀이 오면 그에게 광석을 떨궈줄래요?”

직접 말로 하는 이유는 수인 소녀도 들으라는 뜻이었다. 혹시나 뱀한테 바로 달려들었다가 다시 석탄이라도 맞으면 안 될테니까. 아니, 이번엔 진짜 칼에 찔릴지도......



/캡의 진행 너무 그리웠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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