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51922> [판타지/모험/개인서사] 이야기들 - 1 - :: 855

◆MjRAeKhiz2

2024-09-23 18:08:33 - 2024-12-27 01:54:53

0 ◆MjRAeKhiz2 (zXep3rh/ik)

2024-09-23 (모두 수고..) 18:08:33

.

512 크론-진행 (FUHs5O4dmk)

2024-10-26 (파란날) 11:31:25

@@>>508
"커억."
차가운 냉병기가 자신의 살점을 뚫고 들어와 피에 데워지는 그 불쾌한 감각을 또다시 느끼고 말았다.

운 좋게도 나는 이 감각을 선명하게 알 수 있을 만큼 겪고도 살아남았지만, 그 운이 오늘도 통할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크론'이 되는 일에 운을 다 써버린 것일지도 모르니..

나는 어떻게든 도망치려는 양 양손을 쭉 뻗어 바닥에 움켜쥐고 기어간다.
칼에 찔려 피를 질질 흘리면서 꿈틀대는 모양새가 지렁이와 다름없다.

다만 이 지렁이는 단순히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눈이 돌아 끝장을 내고자 다가올 녀석에게 뿌려줄 흙과 모래를 모으기 위해 꿈틀대고 있었다.

남은 힘을 다해 얼굴에 흙을 뿌리고는 이제 운에 맡긴다. 그니깐..잭에게 맡긴다.
//>>510 ㅜㅜ

514 ◆MjRAeKhiz2 (e6oUpWBpqc)

2024-10-26 (파란날) 12:11:10

>>513
잊어

515 ◆MjRAeKhiz2 (e6oUpWBpqc)

2024-10-26 (파란날) 12:30:07

"이단심문관이랑 협력하는 뱀파이어란 것부터 이미 기준치 초과야."

뭐 그렇다는데, 류드밀라가 이런저런 말을 하며 자매끼리 문제다 아니다 아웅다웅 하는 사이에 누군가 노크합니다. 뭐, 커봤자 마차니 노크할 사람이야 뻔합니다. 류드밀라의 하인 중 하나인 남자입니다.

"티호미르입니다. 말씀드려도 좋습니까?"

"무슨 일이지?"

"호르뮈셰에 몇 시간 뒤면 도착합니다. 지금이 학술대회 기간이라 야간에도 정문을 개방한다는데, 밤에 들어가실까요?"

류드밀라는 엘리를 바라봅니다. 어쩔래? 하는 듯합니다.

516 엘리 - 진행 (SmzwRxCDO.)

2024-10-26 (파란날) 12:59:57

"뱀피이어가 부끄러워?!"

우리가 뭐 도둑도 아니고, 밤에 몰래 들어가야 하냐. 그런 의미였다.

사실 밤에 들어간다고 해도 그냥 편한 시간대에 들어가는 거였지만...

뭐, 낮에 들어갈 여유가 있는데 굳이 밤에? 우린 당당히 찾아간다.

517 엘리 - 진행 (SmzwRxCDO.)

2024-10-26 (파란날) 13:00:09

@@>>515 흠흠

518 ◆MjRAeKhiz2 (e6oUpWBpqc)

2024-10-26 (파란날) 13:21:48

>>512
크론은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바닥을 긁고 할퀴지만, 이건 도망가려고 기는 움직임이 아닙니다. 크론의 핏빛 섞인 손톱 끝에 먼지와 흙, 자갈, 모래 따위가 모여 손아귀를 채우고 크론은 온 몸을 돌려 상대의 얼굴에 그걸 뿌려버립니다. 뒤늦게 눈을 감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아윽, 씨팔!"

아무리 눈이 돌아가서 뵈는게 없대도, 수사적인 의미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눈에 뵈는게 없어지는 건 한참 다른 겁니다. 앞이 먼 도적과 칼에 찔린 크론이 땅에 뒹굴고, 크론은 칼에 찔려 시시각각 힘이 빠지는 와중에도 아직 멀쩡한 이빨 힘으로 상대를 물고 손가락으로 눈구멍이나 콧구멍 따위의 아픈 부위를 마구 찍어대고, 상대는 팔다리를 휘저으며 아무거나 때립니다. 이 진흙탕 돼지우리 개싸움에, 다행히도 이번에는 종지부를 찍는 이가 나타나고, 그는 크론의 편입니다.

"그만 죽어, 인마."

잭은 순식간에 도적을 걷어차고는 바로 치명적인 부위를 아래부터 위로 명치/목/눈구멍에 차례로 꽂고는 크론을 지혈합니다.

"제기랄. 심한데, 이거."

잭은 크론의 등허리에 붕대를 감..는게 아니라 그냥 쑤셔박고, 크론은 출혈 대신 고통으로 죽을 것 같은 격통과 함께 겨의 살아납니다.

519 ◆MjRAeKhiz2 (e6oUpWBpqc)

2024-10-26 (파란날) 13:56:42

>>516
"마음대로 해."

"...후회하실 텐데."

엘리 말마따나 류드밀라나 하인이나 뱀파이어 일족에 속한다는 게 딱히 부끄럽진 않기에, 티호미르는 선선히 물러나고 류드밀라도 손을 더듬어 문고리를 찾고는 잡아 돌려서 자기 방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웅성거리는 소리가 마차의 육중한 벽을 뚫고 들어오고, 멈출 줄 모르고 구르던 마차는 구르다 말았다를 반복하는 것이 확실히 호르뮈셰건 어디건 도착하긴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인 중 여자가 노크합니다.

"예마입니다. 호르뮈셰 경비대에서 마차 안의 뱀파이어 귀족을 확인하겠다고, 진입하겠답니다."

...음. 뭐, 그래도 노크는 해줬군요.

520 아앨라나 - 진행 (h4EBn/JOOM)

2024-10-26 (파란날) 20:17:46


@@ >>509

옛부터 생명을, 사람을 제물로서 결과를 이루기 위한 원천으로 삼는 것은 그것이 줄 수 있는 확실성에도 이를 사용하는데 있어 크게 문제가 되었어요. 사람을 위해 원하여 이루고자 하지만 이를 위해선 정작 사람 자체를 잃어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이러한 수단은 많은 사례에서 처음이 아니라 마지막을 위한 것으로 믿어져 왔어요

이렇게하여 의식은 성공적으로 되어 모여든 모든 이들은 그들이 존재했다는 자취만을 남긴체 사라졌어요. 그 광경은 마녀 님의 때와는 달랐어요. 하지만 그들은 육신을 허물어져 보이지 않게 되었을 뿐이이에요. 그것은 앞으로 행해지게 될 힘과 행위의 원천이 되어주어 저에게 느껴져 이렇게 흐르고 있는 이 강대한 힘과 기운으로서 명백히 흐려지지 않는 존재감이 되어서 있었어요

"그래요... 이들의 목적을 향한 결의로서 넘겨준 생명, 그 삶의 모든 것을 허투로 낭비할 수는 없겠지요"

저는 가말라시엘 님의 말에 긍정하며 말했어요. 이유와 원인은 하나가 아닐지라도, 이들은 결국에는 하나의 목적으로 모든 것을 받쳐 도사린 거대한 악을 파멸시킬 힘으로서 저와 함께하게 되었어요. 그러니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그들의 희생을 헛된 것이 되지 않도록 해야하겠지요. 그리고 이들의 힘이 함께한다면 그것은 더는 문제가 아니라 단지 하고자 하는 의지에 달려있겠지요

521 ◆MjRAeKhiz2 (e6oUpWBpqc)

2024-10-26 (파란날) 22:38:09

>>520
아마 가말라시엘은 참으로 오랜만에 맛본 인간의 맛에 감탄해 흔적 하나 없이 쪽 빨아먹고 그런 감탄사를 남겼겠지만, 아앨라나는 그것보다는 훨씬 더 경건한 이미지로 받아들입니다. 육체가 정신을 지배한다면, 마나는 마법사의 육체를 지배하고 즉 정신을 지배합니다. 열한 명의 산제물로 일순 초월을 맛본 듯한 아앨라나의 시야에, 맥동하는 거대한 심장이 호수에 숨어있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마나를 통해 그녀의 머리에서 뻗어나온 불가해한 신경 시냅스가 그것의 정체를 과거와 미래, 멀리와 가까이, 논리와 이성을 뛰어넘어 알려주고, 아앨라나는 그것을 읊습니다.

"라투그, 민물의 크라켄."

눈을 부릅뜨자 푸른빛으로 마나가 일렁이고, 촌장은 조심스레 묻습니다.

"이제 그 괴물을 죽이러 가는 거지?"

522 아앨라나 - 진행 (h4EBn/JOOM)

2024-10-26 (파란날) 23:54:59


@@ >>521

희생으로 맺어져 하나로 모인 힘, 불사사의한 소용돌이와 같은 그것에 서려있는 듯한 의지는 저에게 보여주었어요. 저의 입을 통하여 전하였어요. 호수에 자리하고 있는 깊은 곳의 박동하고 있을 심장. 그것은 심연으로 끌어가는 거대한 수십의 손길, 신화적인 바다의 악몽... 크라켄. 이라 할만했어요. 그것의 정체가 맞다면 어째서 그러한 존재가 바다로부터가 아닌 숲의 호수에 있는 것인지 궁금하여 좀 더 알고 싶었지만 지금으로서눈 그보다 처단해야 하는 것을 우선해야 할 것이에요

"네, 그렇게 하기 위한 의식이며 희생이였으니까요"

저는 촌장 님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어요. 이 모든 것은 호수의 도사리고 있는 자가 다른 이들을 끝내었던 것처럼 그조차도 끝을 내고자 그렇게 하기로 약속하였기에 된 것이니까요. 이렇게까지 되었는데 그 약속을 저버릴 이유가 없지요. 그리고 지금의 저의 상태라면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있을 거에요

523 ◆MjRAeKhiz2 (hIEv40mJbE)

2024-10-27 (내일 월요일) 00:52:53

>>522
아앨라나는 질척한 호수로 나아갑니다. 뷔르트겐 호수는 언제나처럼,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불지 않으면 불지 않는대로 평온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 아래에 숨어있는 끔찍한 괴물을, 그 괴물을 잡기 위해 희생시켜야 했던 이들의 숫자를, 그들의 목숨의 무게를 알고 있는 아앨라나의 눈은 결코 예전과 똑같이 그 호수를 바라보지 않습니다. 아앨라나는 눈을 감고, 그 크라켄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냅니다... 이곳으로부터 약 30km 지점에 있는, 침몰한지 너무도 오래되어 이제는 기억하는 이도 몇 없는 외부 세계의 코그선 잔해가 뻘에 처박혀 만들어낸 은신처에, 라투그... 그녀가 그리 부른 크라켄이 숨어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배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이 정도의 마력이라면... 제 힘으로, 사도님을 물 위에서 걷게 만드는 것 정도야 간단하니까요. 만약 30km를 걷는 게 영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면, 쪽배 하나 정도는 빌리셔도 됩니다.'

...라고, 가말라시엘이 사족을 얹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524 아앨라나주 (prFHxnDYmw)

2024-10-27 (내일 월요일) 00:57:56

진행 수고하셨어요!

525 엘리주 (WHW.mLRNU2)

2024-10-27 (내일 월요일) 00:58:42

수고했다 땡큐베리마치~~

526 엘리 - 진행 (WHW.mLRNU2)

2024-10-27 (내일 월요일) 16:22:34

@@>>519

"흐음—"

심기가 썩 좋진 않았다만. 그래도 항의해야 할 만큼의 무례는 아니라 생각했기에, 나는 걸음을 옮겼다. 그래. 얼굴 좀 보자. 항의까진 아니지만, 쏘아붙이는 정도는 해야 성미가 풀릴 성 싶다.

내가 세스타우에서 어색할 정도로 사람을 구하고 다닌 건, 그들이 우선 나에게 선의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난 나에게 선의를 배푼 이를 위해선 싸울 수 있었지만, 악의를 품은 이한테까지 친절한 성인군자가 아니었기에.

"오라 그래."

527 ◆MjRAeKhiz2 (hIEv40mJbE)

2024-10-27 (내일 월요일) 17:41:59

>>526
"...시, 시시시, 실례합니다."

끼이이익... 문이 열리고,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머리가 아닌 날카로운 창끝입니다. 그리고 일광(日光)이 차폐된 검은 마차 속에 있는 엘리의 세밀한 눈에, 그 창끝이 벌벌 떨리고 있는 게 보입니다. 그 창끝은 이리저리 휘둘려져 살짝 열린 문틈을 벌리고, 겁에 질린 경비병이 보입니다. 딱 봐도 앳되보이는 것이, 인간의 나이 세는 법대로라면 열여섯? 성인식은 마쳤을까 싶은 초짜입니다. 양측이 피 튀기도록 싸우며 종의 운명을 걸고 격돌하고, 낮에는 인간들이 뱀파이어의 가슴에 말뚝을 꽂고 밤에는 뱀파이어들이 어둠에 눈이 먼 인간들을 사냥하던 시대는 엘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끝났지만, 그 시기에 만들어진 뱀파이어에 대한 인간들의 공포는 아직도 남아있음이, 경비병의 눈으로 보입니다.

"...화, 확인해쓰, 씁니다."

이거, 뭐... 항의하기에는 급도 안 맞을 놈이 들어왔습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말을 들어본 엘리는 저도 모르게 혀를 차고 맙니다.

"저, 저저절차일, 뿐입니다. 경비대장님께서, 지직접, 확인하라고..."

뭐겠습니까. 뱀파이어가 한 명도 아니고 두 명, 그것도 귀족급이 들어있다는 말에 경비병들이 잔뜩 쫄아서 차라리 죽이라고 드러누웠고 경비병들 중 그나마 만만한 막내한테 다 떠넘긴 거겠죠. 세스타우는 엘리의 존재 덕분에 어느정도 뱀파이어에 대한 경계심을 풀긴 했겠지만, 아직도 이런 동네가 많습니다.

528 엘리 - 진행 (WHW.mLRNU2)

2024-10-27 (내일 월요일) 18:23:44

@@>>527

항의... 까진 아니더라도. 저렇게 한껏 쫄아든 걸 보니, 내 안에서 장난기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인간. 두려운가?"

다리를 꼬고 앉아서, 평소엔 하지도 않던 무게를 잡는다. 뭐, 이러면 대충 도망치기라도 하겠지. 그거면 충분하다.

529 아앨라나 - 진행 (prFHxnDYmw)

2024-10-27 (내일 월요일) 20:06:16


@@ >>523

그 이후로 부터 저는 호수의 보다 깊은 곳으로 향하고자 떠나가 어촌으로 부터 멀어졌어요

어촌은 호수의 일부라고 해도 될 수 있었기에 그곳에서 부터 호수의 좀 더 가까운 그 곁으로 가는 것은 따로 시간을 길게 들여서 할 일이 아니었어요. 잠시 동안이면 되었지요. 호수의 풍경은 여전히 보이고, 보였던 것처럼 잔잔하고 아름다웠어요. 하지만 이제 저는 볼 수 있으며 알고 있어요. 보이는 것 이상을 볼 수 있게 되었던 저는 호수의 깊은 곳으로 부터 전해지는 것을...

호수와 자연들 이외의 많은, 모두로 부터 잊혀졌지만 한 때 바다의 꿈을 품었을 것이라 여겨지는 먼 옛날을 아직도 간직한 잔재로부터 제가, 그들이 마주해야 될 그것이 있어요

수면 위로부터 곧바로 가는 것에도 이 정도 인 걸까요. 호수가 지닌 그 넓이를 제대로 실감할 수 있게 되었네요. 과연, 숲 속의 자그마한 바다 라는 표현이 걸맞는 장소 다워요

"제가 날아서 가는 것을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 위를 걸어보는 것도 특이한 경험이 될 것이 겠지만 거리가 꽤 되는 만큼 이번을 기회로서 배 자체를 빌리기 보다는 저는 가말라시엘 님에게 이렇게 하면 어떠할지 대해서 그렇게 물어보았어요. 호수 위를 높지도 낮지도 않게 비행하는 것도 값진 경험이 될 거에요. 할 수 있을때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것이 좋겠지요?

530 ◆MjRAeKhiz2 (uTKyORcHtA)

2024-10-28 (모두 수고..) 08:23:15

>>528
"히, 히익...!"

경비병은 엘리가 무게를 잡고 센 척을 하자 내보이지도 않은 살기에 지레 겁먹고 꾸당탕 도망칩니다. 예마는 그런 경비병의 뒷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다가 다시 엘리를 위한 마차칸의 문을 닫습니다.

"출발합니다. 지금 바깥에 구름 한 점 없어서, 창문 열지 마세요. 진짜 위험하십니다."

"아까 전에 말씀드린 이유가, 밤이면 여기 전경을 보면서 들어오실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쉽게 됐습니다."

말인즉슨, 밤에 들어오려 했던 이유는 호르뮈셰의 야경을 엘리도 볼 수 있게 하려는 거였단 건데... 뭐 그리 됐습니다. 다만 엘리가 원한다면 뭐... 스탯 하락과 고통을 감수하고 못 볼 건 없을지도요.

531 ◆MjRAeKhiz2 (uTKyORcHtA)

2024-10-28 (모두 수고..) 09:59:54

>>529
"뭐든 안 되겠습니까."

가말라시엘의 지팡이에서 거대한 마나가 무리지어 방출되더니, 아앨라나의 양 어깻죽지에 마구 달라붙습니다. 뜨겁지만 고통스럽지는 않은 열감과 함께 아앨라나는 그녀가 원했던 날개를 얻고, 플라베르흐 사람들의 경외에 찬 시선을 받으며 열려있던 창문을 통해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그녀의 머리칼이 세찬 비행풍에 휘날리고, 눈동자가 바람에 바짝바짝 마르지만 아앨라나는 난생 처음, 참새이자 물총새이자 비둘기이자 독수리가 된 기분을 느끼며... 아니, 그것보다도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날아올라 플라베르흐를 모래낙서처럼, 뷔르트겐 호수를 냇가처럼, 검은 숲을 제 발 아래처럼 두고 웃습니다.

"어떠십니까?"

가말라시엘이 잘 알면서 굳이 물어옵니다.

532 크론 - 진행 (a741S/oiPA)

2024-10-28 (모두 수고..) 14:11:48

@@>>518
젠장 어떻게 맞땋드린 행운인데 이대로 끝인가..싶다가도 행운은 끝났어도 악운은 아직 남았던 것인지 결국 잭이 왔다.

"끄아..악!"

아니 차라리 죽는 게 행운이었나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잭의 응급처치를 겪으며 눈이 또렷하게 떠진 나는 다시금 차차 눈이 감기려는 것을 느꼈다.

"대체..이게 무슨 일이에요..왜 도적이 경비..일단 당장은 무사한 거 맞죠?"

눈이 천천히 감기는 중인 '크론'이 겨우겨우 입을 열었다.

죽을 때 죽더라도.
아카데미는 직접 보고 밟아보고 죽으리라.

533 엘리 - 진행 (.JilYyqVRo)

2024-10-28 (모두 수고..) 19:08:30

@@>>530

"아... 음..."

열까? 하는 생각이 안 들었다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나는 너무 피곤했다. 도시 구경 정도는 날이 저물고도 할 수 있으니까.

"뭐, 걱정 할 필요 없어. 내가 언제 궁금하다고 창문 연 적 있어?"

음. 말하고 보니 있었던것 같은데.

534 아앨라나 - 진행 (G5m4CD6gt2)

2024-10-28 (모두 수고..) 20:29:52


@@ >>531

저의 물음에 가말라시엘 님은 그렇게 대답해주셨어요. 곧이어 따스한 마력의 흐름이 뿜어져 나와서는 저의 어깨를 자극하면서 모여들어 날개와 같이 그 형상을 만들어냈어요. 모여들고 남겨지었던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듯한 저는 새로 얻는 힘의 날개로 힘껏 하늘로 향하였어요

"와아... 이 광경은 저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겨지게 될 것 같아요~!"

창공을 유유히 가로지르며 나아가는 새들처럼, 불어오는 거센 바람과도 같이 저는 하늘에 가까워졌어요. 그렇게 하늘에 닿아서는 내려다 보이는 지상의 그 광경은 대단해서 가말라시엘 님이 물어보시는 것에 그렇게 감탄하며 말했어요

그리고 저는 이 흥겹고도 색다른 감각, 그 경험을 잠시 가만히 누리고는 이내 제가 도달해야 될 목적지를 하늘 위에서 재차 살펴보면서 그곳의 방향으로 이동하기로 했어요

535 ◆MjRAeKhiz2 (uTKyORcHtA)

2024-10-28 (모두 수고..) 23:37:27

>>532
잭은 고개를 끄덕이며, 크론이 뒹구는동안 자신이 처리한 이들을 보여줍니다. 어떤 도적은 전신이 정수리부터 가랑이까지 정확히 세로 방향으로 반으로 갈라졌고, 어떤 도적은 도마 위 소세지마냥 동강동강 팔다리가 썰렸습니다. 그나마 제일 곱게 죽은게 머리와 몸이 분리된 궁수입니다.

"가끔씩 경비대가 너무 해이해지면 이런 일도 일어나죠. 이런 식으로 외진 경비초소를 그냥 집어삼킨 뒤에 경비병 행세를 하면서 척 봐도 강해보이면 그냥 보내고 만만해보이면 덮치고."

붕대를 쑤신 상처 위로 붕대를 칭칭 감아주면서 설명하던 잭은, 본의 아니게 크론의 본모습을 그의 전투 방식을 통해 어느 정도 읽어냅니다.

"누구한테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대단하군요. 다른 싸움 방법은 하나도 안 알려줬는데, 살인에 대한 거부감만 딱 없애다니."

...그렇습니다. 크론은 인간을 무의식적으로 타자화하는 뱀파이어도, 투쟁이 곧 삶인 보팔토끼 수인 전사도, 능력 여하에 따라 너무나도 쉽게 인간을 죽일 수 있기에 무던해지는 마법사도, 그 무엇도 아닌데도 살인에 아무 거리낌이 없단 겁니다. 하지만 잭은 딱히 뭐라 더 묻지 않고 고개를 처박은채 떨고 있던 마부를 툭툭 차서 일으켜세웁니다.

"도적들 죽이는건 우리가 다 했으니, 마차 모는건 마부 양반이 다 해야 맞죠. 안 그렇습니까."

536 ◆MjRAeKhiz2 (uTKyORcHtA)

2024-10-28 (모두 수고..) 23:56:01

>>533
"그, 제 아버지께서 모시던 시절에 그늘꽃 제일 많이 태운게 인간 하인들이 아니라 엘리자베스 아가씨라고 하던데요?"

그늘꽃, 식물은 햇빛이 있어야 자란다는 상식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햇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 자라나, 처음 보는 이들에겐 마치 심연을 들여다보는듯한 자줏빛을 띄는 꽃을 피우는 식물입니다. 햇빛이 닿으면 소금 만난 거머리, 약 먹은 쥐마냥 쪼그라드는 뱀파이어처럼 햇빛을 보면 바스러지거나 심하면 불타기에 인간 하인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였는데... 그래도 밝은 바깥을 보겠다고 설친 엘리만큼 많이 태우진 않았습니다. 예마가 혹시 몰라 경고하는군요.

"류드밀라님께서 혹시 엘리자베스 아가씨가 또 그런 짓 하는지 잘 감시하라고도 하셨습니다."

뭐 뻔합니다. 자기야 몰라도 언니 무서운줄은 알란 이야기죠.

537 ◆MjRAeKhiz2 (s2/UTWBF.2)

2024-10-29 (FIRE!) 00:29:16

>>534
인간의 한 걸음이 달팽이의 일평생이듯, 거대한 마법 날개를 단 새의 날갯짓 한 번은 인간의 반나절 달음질이나 다름없읍니다. 아앨라나는 라투그가 숨어있는 곳으로 몸을 굽혀 급강하하면서 온 몸의 피가 발가락으로 쏠리는 듯한 기묘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게 급강하한 그녀는 코그선의 돛대 끝부분이 물 위에 튀어나온 것을 보고 그 상공에 멈춥니다.

아앨라나는 어떻게 하나요?
/다음진행은 자고나서

538 엘리 - 진행 (q5DaSFSXlE)

2024-10-29 (FIRE!) 18:48:49

@@>>536

네 아버지가 오락가락할 나이인가보지!

라는 말이 떠올랐지만, 난 사리분별을 못하지 않았기에 조용히 속으로 삼켰다. 응, 응. 가족 욕은 안 될 일이지.

"나도 이제 나이는 먹을만큼 먹었거든~"

또다시 언니의 불호령이 떨어지는 것도 싫었고 말이다.

539 아앨라나 - 진행 (dgFX50SfAs)

2024-10-29 (FIRE!) 21:35:39


@@ >>537

세상의 존재들이 저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속도로 그 생활을 이루어 지내지만 지금의 저는 그것을 넘어서서 상당히 되는 거리였음에도 제가 얻은 힘의 날개는 저를 빠르게 목적지까지 이끌어주었어요. 그 속력은 생각했었던 것보다도 휠씬 높았어요. 제가 한 동작임에도 그것은 주어진 속도 때문에 신체로부터 묘한 느낌을 만들어내었지만 그로인해 보여지는 광경은 그런 느낌을 금세 잊게 만들어주었어요. 이윽고 목적지에 근접하였던 저는 수면으로부터 돋보이는 돚대의 끝자락으로 보이는 것을 보고 멈추었어요

"이곳에... 그것이 있는 것이겠네요"

저는 그것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서 그렇게 속삭이듯이 중얼거렸어요. 이후 집중하여 물에 힘을 가하고 조작하려고 시도했어요. 물은 지금까지 그것을 숨겨주고 살아갈 수 있게 해주었겠지만 이번에는 그것을 속박하고 징벌하는 기구가 될 수 있을 거에요. 지금의 저의 상태라 할지라도 광활하기 이를데 없는 호수에 전부 영향을 주는 것은 힘들 것이 겠지만 그렇게 할 필요 조차 없을 거에요. 이 자리에서면 충분할테니까요

540 ◆MjRAeKhiz2 (UM6k6j6KsQ)

2024-10-30 (水) 11:01:09

>>538
"그럼 잘 부탁드리죠."

예마가 그리 말하고 문을 닫으면 마차는 다시 구릅니다. 학술대회 기간이라는 것을 알리려는 듯 왁자지껄한 소리가 마차의 벽을 뚫고 엘리에게 전달되고, 이곳에서라면 엘리가 원하는 뱀파이어들이라면 진조부터 엷은 피까지 피할 수 없는 저주의 비밀에 다가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전합니다. 그리고 티호미르와 예마는 마차 여관에 마차를 대고 전합니다.

"두 분을 위한 객실을 잡았습니다. 엘리 아가씨, 소달구지의 소와 닭은 어떻게 할까요?"

541 ◆MjRAeKhiz2 (UM6k6j6KsQ)

2024-10-30 (水) 12:09:28

>>539
인간이 항상 그 안에 거하기에 망각하는 사실이 있다면, 우리 인간은 아무것도 없는 허무가 아닌 공기와 여러 입자들이 섞이고 그것들이 상호작용하는 기체들의 공간을 거닐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크라켄, 라투그 역시도 뷔르트겐 호수의 물을 완전히 지배하고 제 집처럼 여기기에 자신은 물 속에 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다가 그 대가를 치릅니다.

ㅡㅡㅡㅡㅡ!!!!!!!!!!!!!!!!!

크라켄이 온 몸을 휘감는 끔찍한 힘에 저항하면서 뷔르트겐 호수의 물결이 폭발하다가, 아앨라나의 지배에 다시 잠잠해지기를 반복합니다. 크라켄은 두 눈으로 자신을 옥죄는 힘의 근원, 아앨라나 당신을 바라보고는 뒤집어쓴 코그선 잔해를 힘겹게 뜯어내 던집니다!

"오?"

가말라시엘의 반응을 보아, 명중하면 위험합니다.

542 아앨라나 - 진행 (4qJAVle0Mk)

2024-10-30 (水) 18:06:59


@@>>541

거대한 호수를 이루고 있는 대량의 물은 이 장소에 저의 뜻대로 그 아래에 기거하는 존재을 얾매이도록 해주었지만 아직은 부족했어요. 많은 이들을 공격해왔던 괴수를 처치하기 위해서는 속박하는 것만으로는 완수할 수 없어요. 그것만으로 되었다면 어촌의 사람들이 그렇게 당하지도 배가 난파하지도 않았을 거에요

이 괴수는 어떻게든 버텨내면서 물 속에 오랫동안 잠겨져 잊혀진 잔재를 오늘 날에야 다시금 하늘 아래서 그 밖으로 꺼내보이며 이내 잔재를 저에게 던져 향하고 있었어요. 즉시 저는 잔재를 회피하기 위해서 내려다 보던 허공에서 다른 쪽으로 움직였어요. 힘의 날개로 이곳까지 도달하게 될때의 속력은 매우 뛰어났던 것처럼 저를 향해 오는 저 잔재 또한 피하는 것은 어렵지는 않겠지만 이것만이 아닐 것이에요

그러니까 반격을 준비해야 될 거에요. 저는 근처에서 물을 끌어와 고도로 압력을 주어서 압축하고는 적당한 때를 노려서 강렬하게 쏘아내는 것을 시도하고자 했어요. 물의 힘은 종종 과소 평가되고는 하지만 제대로 활용한다면 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힘은 휠씬 크지요

543 ◆MjRAeKhiz2 (UM6k6j6KsQ)

2024-10-30 (水) 19:51:18

>>542
크라켄이 던지는 판자들은 위력적이지만, 그 위력은 맞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것을 뚫는 창도, 베는 칼도, 부수는 망치도 안 맞으면 그만이고, 아앨라나에게도 저 판자가 위험해봤자 안 맞으면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크라켄은 속박되어서 균형감각과 자세제어 능력을 크게 잃어 명중률이 처참한 공격만 반복하다, 아앨라나가 만들어낸 예리한 수류(水流)에 자신의 촉수마디 중 하나가 절단나자 크게 분노하더니 아앨라나의 능력을 역이용합니다.

"오, 흥미로운데요?"

그르느르르르르...

크라켄은 물이 자신을 속박하기 위해 밀도가 미친듯이 높아져 고체와 다름없는 상태로 변한 걸 역이용해 자신의 미끌미끌한 몸으로 타오르고, 그대로 도움닫기해서 아앨라나에게 달려듭니다!

//코멘터리: 원하면 가말라시엘이 개입 가능

544 엘리 - 진행 (1GYz2whuD6)

2024-10-31 (거의 끝나감) 02:53:52

@@>>540

"음—"

저거, 구매할때 돈 한 번 내는게 다가 아니라 관리비란 게 있으니까. 빨리 다 먹어서 치우고 싶은데.

그렇다고 딱히 지금 폭식시간을 가질 명분도 없었고말이다.

"적당히 처리해줘."

만능 답변, 적당히 처리해줘. 이제 하인들은 알려주지도 않는 상사의 기준을 혼자 고민하면서 맞춰야 하는 끔찍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권력 좋다는 게 뭐냐, 이런 데 쓰는거지!

545 ◆MjRAeKhiz2 (pVP5KWpOHI)

2024-10-31 (거의 끝나감) 12:46:04

>>544
"알겠습니다."

적당히 처리... 라는 말에 두 사람은 고민하는 투도 내지 않고 대답합니다. 예마는 앞이 보이지 않는 류드밀라를 2층의 방으로 데려가고, 엘리는 그 뒤를 따라갑니다. 창 밖으로 보면, 아플 정도로 밝은 햇빛 사이로 티호미르가 남아있는 닭을 옆구리에 낀 채 소를 끌고 가는 것이 보입니다. 아마 팔아서 활동 자금에 조금이라도 보태던지, 아니면 고기파티라도 하던지. 뭐라도 하겠죠. 아무튼, 위로 올라가자...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류드밀라는 엘리 쪽으로 손을 젓다가, 엘리의 몸을 더듬어 손을 잡고는 그녀에게 말합니다.

"어차피 넌 말한다고 듣는 애 아니었으니까, 더 큰 사고 치기 전에 그냥 너가 찾고 있을 법한 사람을 알려줄게."

약간은 체념, 약간은 '그래도 동생인데...'같은 가족애가 느껴지는 복잡한 목소리로, 류드밀라는 자신의 여동생에게 이야기합니다.

"뱀파이어 전문가는 위겔 교수야. 동쪽 성탑에 자기 학부를 거느리고 있지. 그런데 그건 알아두는 게 좋을 거야. 뱀파이어도 그렇고, 이단심문관도 그렇고 그 사람을 아주 좋아해서... 만날 수 있으면 한번 잘 만나 봐."

그리고는 방 안으로 홱 들어갑니다. 예마는 '굳이' 부연하는군요.

"방금 류드밀라 아가씨 말씀은... 해볼테면 해보란 얘기 같습니다."

546 아앨라나 - 진행 (L8abJ4Y3bs)

2024-10-31 (거의 끝나감) 21:34:11


@@ >>543

괴수의 그런 시도는 제가 전부 회피 해냄으로서 무력했어요. 그와는 반대로 그러다 결국에는 괴수는 저에게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지요. 그 괴수에게 다른 이들이 자신의 일부를 잃어버렸던 것처럼 그것에게도 그에 마땅한 댓가를 치르게 되도록 했었요. 이에 괴수는 분노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와 같이 희생자들의 분노 또한 강렬했을 것이에요

그러던 한 순간에, 괴수는 그것 대로 수단을 강구한 것 같아요. 상대를 파악하고 환경을 잘 이용하는 것은 효과적인 싸움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에요. 이것은 저에게도 괴수에게도 같을 거에요. 봐요, 저것을... 하지만 저에게는 여전히 극복할 수단이 있지요. 이 전투에서 저 괴수와 대치하고 있는 것은 저 뿐만이 아니에요

"그래요, 꽤 재주를 부렸네요. 저것을 제대로 처단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효과적일까요! 제게 가르침을 배풀어주세요"

저의 공격이 이어주는 다리처럼 되었다는 것은 필히 그 수단, 뿜어진 물과 접촉을 했다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이것은 어떨까요? 저는 이번에도 그 공격을 회피하고자 하면서 괴수가 저에게 다가서고자 하여 닿았을 물줄기를 순간적인 동결과 변형을 시도하여 예리하고 퍼져나갈 냉기를 담은 얼음의 검으로 화해 찔어 베어내도록 시도하고는 그 때의 순간을 노리도록하여 저는 가말라시엘 님에게 전투에서 이어질 공격을 어떻게 하면 될지 물어보며 도움을 청했어요

547 ◆MjRAeKhiz2 (hrPxWfXhsY)

2024-11-01 (불탄다..!) 12:28:14

>>546
"호오, 제가 생각한 것을 그대로 하셨군요?"

물줄기가 얼음으로 변해 얼음 송곳이 되는 것을 본 가말라시엘이 껄껄 웃으며, 순식간에 크라켄을 꿰어버린 아앨라나의 기지와 재치를 칭찬하고는 또다른 계책을 내어줍니다. 이 시대에는 아직 이르지만, 검은 숲에서는 '찌릿장어', 바깥세상 대학도시는 전류라고 흐릿하게 알고 있는 번개의 권능입니다. 가말라시엘은 물에 젖은, 그리고 점막으로 이루어진 특성상 촉촉할 수밖에 없는 그 크라켄의 몸에...


콰지직!


...인간이었다면 숯덩이로 만들었을 거대한 번개가 번쩍이며 아앨라나의 눈 앞을 섬광으로 가리고


콰까까깡!!!!!!!!!!!!!!!!!!!!!!!!!


천둥 소리가 귓전을 때리며 섬광을 몰아냅니다. 눈을 뜨면, 살벌하던 그 기세는 어디가고 감전되어 쭈글쭈글하게 온 몸이 쪼그라든 크라켄이 물 위에 둥둥 떠서 발발대고 있습니다. 가말라시엘이 속삭이는군요.

"끝장내는 방법은 굳이 훈수두지 않겠습니다."

// 가재 잡을때처럼, 원하는거 묘사하면 현재 능력껏 묘사함.

548 크론 - 진행 (vR8ue/tZa6)

2024-11-01 (불탄다..!) 13:57:15

@@>>535

해이해진 경비대. 한껏 해이해진 정의인가.
그런 얼빠진 생각을 아무리 해봐도 고통은 도무지 익숙해지질 않는다.

"하..핫, 아무래도 이런 꼴은 마법사스럽진 않지요? 어서 아카데미로 가야겠어요..그래야 싸우더라도 좀 더 고상한 모습일테니."
..잭에 말해 '크론'은 얼빠진 생각에 이어 얼빠진 소리를 입 밖으로 낸다.

살인에 대한 거부감. 생존에 대한 욕구가 늘 앞서던 환경에서 그런 거부감은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다만 지금은 생존에 대한 욕구보다 더 큰 욕심이 내 안에서 타오르는 느낌이라...
어쩌면 욕심이 타오르는 활활 소리가 다른 내면의 소리를 전부 묻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아카데미. 아카데미다.

"남은 길은 편안하길 바랄 뿐이죠."
그리 말하며 '크론'은 비척거리는 몸을 마차에 싣는다.
//오랜만!

549 ◆MjRAeKhiz2 (hrPxWfXhsY)

2024-11-01 (불탄다..!) 15:11:20

>>548
"그, 그럼 출발합니다..."

마부는 도마 위의 무마냥 동강동강 썰린 시신들을 애써 무시하고, 말을 진정시키고는 다시 출발합니다. 아까 전의 전투에서 도적들이나 잭이나 마차를 온전한 상태로 내버려두려고 했기에 마차는 피가 묻은 것을 제외하면 멀쩡하게 구르기 시작합니다. 다시 평화로운 광경이 펼쳐지고, 크론과 잭은 별 일 없이 며칠간 마차 위에서 자고 마신 끝에...

"거의 다 왔군요."

...라고 잭이 말합니다. 지평선에 그어진 넓은 회색에 금빛,은빛의 수많은 지붕들이 반짝이고, 그 주변으로는 '마법'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기후대에 맞지 않는 신비(빙해, 열대우림)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마법학교를 재정적으로 지탱하는 황금 평야가 둘러싸고 있고, 크론은 평야 초입에서 바람에 따라 넘실넘실 파도를 타는 황금 밀밭을 난생 처음 보고는 경외감에 빠지고, 한참 동안 바라봅니다. 잭은 그런 크론의 옆구리를 찌릅니다.

"슬슬 준비하시죠. 가도 경비대가 거수자와 입학생을 구분하려 들 겁니다. 입학증이라던지 그런 게 없으면..."

잭은 슥, 목을 긋는 시늉을 합니다.

"...이러더군요."

550 엘리 - 진행 (LZyQsdZXz2)

2024-11-01 (불탄다..!) 21:13:52

@@>>545

"위겔 교수, 알았어!"

믿어도 좋을 것이다. 언니는 대놓고 막으면 막았지, 이상한 정보를 흘려서 훼방놓는 사람이 아닐테니까.

지금 당장 가보자! 뱀파이어의 활동시간인 밤에 찾아가려 한다면, 나는 편하겠지만 접견 요청이 받아들여지기 힘들테니까. 올블랙 로브를 뒤집어쓰고 동쪽 성탑을 향했다.

551 아앨라나 - 진행 (nCLuibsshs)

2024-11-01 (불탄다..!) 22:03:36


@@ >>547

"해냈어요~!"

저의 시도는 이번에도 괴수의 행동을 저지하고 제대로 반격해냈어요. 그것에 따라 저는 가말라시엘 님께서 그렇게 말해주시어 칭찬을 받는 것에 흥겹게 순간의 성취감에 차 말했어요. 저는 가말라시엘 님에게 도움과 가르침을 청했지요. 그런데, 저의 물음과 조언이 있기를 넘어서 저는 이미 그에 알맞는 행동을 먼저 했냈던 것이에요. 제가 한층 더 마녀 님과 같이 완전함을 따라갈 수 있도록 성장하게 된 것 같았아요

그리고는 이어지는 광경에서 제가 목도하게 된 것은 강렬한 소음과 빛과 함께 번개가 내리치며 마치 괴수의 최후와 그 전투의 마지막에 이르는 것이라 예감이 들었어요. 저는 괴수가 흉한 몰골로 나가떨어지는 것을 보았어요

"그렇다면 이것으로서 이 장면도 대단원 이겠어요"

가말라시엘 님의 말에 저는 이것으로 희생자들과 그들의 헌신으로 그들의 몫까지 살아갈 이들의 목적을 완수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여 그렇게 말했어요

저는 집중하며 힘을 분출하고 넒은 면적의 수면이 순식간에 얼어붙을 정도로 강렬한 한기가 몰아치듯이 호수의 물로부터 화한 햇빛을 받아 창백한 빛으로 반짝이는 얼음, 거꾸로 뒤집혀 있는 듯한 거대한 된 빙산과도 같은 것이 여러개가 허공에 솟아올라서 그것은 제대로 되었다면 말뚝처럼 그 심장과 신체를 꿰뚫어 호수의 괴수를 처단하여 그 끝을 낼 수 있을거에요

저는 괴수를 향하여 내려치듯 손 짓하였어요

552 ◆MjRAeKhiz2 (cSbX8ISaPw)

2024-11-01 (불탄다..!) 23:37:47

>>550
치지지지직.....

엘리의 온 몸에 다시 햇빛이 내려쬐고, 혈통에 깃든 저주가 그녀의 날카로운 반사신경을, 무시무시한 맷집을, 믿을 수 없는 속도를, 그 모든 능력에 족쇄를 채워 그 무엇보다도 약한 존재로 격하시킵니다. 온 몸이 산 채로 불타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실제로 불타지는 않는게 다행입니다. 엘리가 로브를 뒤집어쓴채로 언니가 알려준 곳으로 향합니다.

임학회 주최 식용버섯 요리대회, 탕가니카 원시부족의 장신구 박람회, 엘프와 드워프 인체의 신비전, 고대 연금학사(史) 논문 발표회 등등, 일반 대중의 관심을 끌 법한 주제부터 진지함이 묻어나는 학자들만의 주제까지 각종 홍보 전단지가 붙은 벽들을 지나면, 엘리는 점점 화기애애하고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무거워지는 공기를, 살기마저 느껴지는 분위기를 직감합니다. 그리고...

"당신, 누구요?"

딱 봐도 '나 수상하오' 하는 마법진을 그린 문 앞에서, 딱 봐도 '나 수상하오' 하는 옷을 입은 경비가 철퇴를 꺼낸 채 엘리에게 물어옵니다. 저 철퇴...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에레야를 따르던 거한들이 들던 그것과 비슷합니다.

553 ◆MjRAeKhiz2 (8nfcS71aQg)

2024-11-02 (파란날) 01:11:13

>>551
얼음. 얼음(Ice, 氷)이란 물이 섭씨 온도 0도 이하에서 응고되어 '고체' 형태로 된 것을 가리킵니다. 이 얼음은 당연하게도 액체 상태의 물보다 차갑고... 더욱 단단하죠. 그리고 그 특성상, 검은 숲에서는 정말 깊은 동굴 속에서도 보기 힘든 것이... 아앨라나가 수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빌린 권능으로, 하늘 위에 수많은, 거대한 빙산을 만들어냈습니다. 그것들은 뭉툭하기도 하고, 날카롭기도 합니다. 동시에 파랗기도 하고, 하얗기도 하고, 투명하기도 하고, 불투명하기도 하고... 하지만 그것들이 모두 다양해도, 아앨라나는 자신의 마법으로 공통점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모든 유빙(流氷)들은 하나하나가 바깥 세상의 전열함들을 일격에 박살낼 정도로 거대하고... 모두 라투그, 감전되어 벌벌 떨고 있는 민물 크라켄을 향하고 있습니다. 아앨라나가 이 거대한 얼음 운석들로, 저 크라켄에게 원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그냥 좀 죽어.

그리고 아앨라나는, 손을 휘저어 자신의 소망을 관철합니다.

하나, 둘, 셋, 거대한 얼음들이 크라켄의 온 몸을 짓누르고, 그 얼음의 거대한 존재감을 이기지 못한 호수는 거대한 해일을 일으키고, 그 해일은 뷔르트겐 호수 전체를 일렁이게 만들고 주변 몇백미터의 물과 땅을 뒤엎어버립니다. 물론 크라켄은? 남아났을 리가 없죠.

아앨라나는 물보라가 걷히고 나서, 수십개로 쪼개져서 호수를 붉게 물들인 크라켄의 시체를 바라봅니다.


...아앨라나는, 플라베르흐의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했습니다.

554 크론 - 진행 (oMkgx6WY4g)

2024-11-02 (파란날) 16:26:50

@@>>549

생전 못 누려본 마차 여행이라는 호사를 즐기며 마음을 다잡다 보니 어느새 아카데미인가

"살다살다 이런 광경은 또 처음이네요.."

'크론'은 그리 감탄하며 눈앞의 광경을 눈에 담아두고자 했다. 비록 상식이 풍부한 편은 아니지만..그럼에도 눈앞에 보이는 저 같은 말 그대로 마법 같은 광경이 일반적이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다만 감탄의 시간을 오래 가질 순 없나보다.

잭의 말에 '크론'은 고개를 끄덕이며 품 속에서 '크론'의 것이었던 입학 관련 서류들을 꺼낸다.

바로 건네주면 되겠지.

555 ◆MjRAeKhiz2 (0Y7bIW1NQk)

2024-11-02 (파란날) 18:07:24

>>554
얼마 가지 않아 말을 탄 이들이 먼지구름을 요란하게 일으키며 나타납니다. 마부는 그들을 보자마자, 작은 파란색 깃발을 들어서 빙글빙글 흔들어대고, 말을 탄 이들은 마차를 둘러싼 채 말을 타고 빙글빙글 돌다가 점점 속도를 늦추고, 크론의 눈에 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크론이 국경에서 보았던 난민들을 두들겨패는 경비대, 경비대를 가장했던 도적들과는 비교를 불허하는 무장입니다. 가슴과 목, 머리, 허벅지는 판갑으로 덮여 햇빛을 받아 흰색으로 번쩍거리고, 어깻죽지와 발목 같은 평범한 기간병들의 복장에서는 방호를 포기하거나 두꺼운 천옷으로만 방어하는 부분도 찰갑이나 사슬갑을 달아서 보통 사람이 든 보통 창칼로는 도저히 죽일 수 없는 걷는 요새처럼 보입니다. 그런 이들 하나하나가 마치 공주의 넓은 치마폭처럼 말의 보폭을 커버하는 마갑을 입은 거대한 말에 타고 있으니, '크론'이나 그를 연기하고 있는 변경의 이름없는 참칭범이나 감히 반항할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잭은 크론의 옆구리를 다시 찌릅니다.

"쫄지 마세요. 가도 경비대입니다. 어이! 난 잭 리거, 해머할 마검학 교수님의 검술조수다. 직원증을 잃어버렸는데, 내 얼굴은 다들 알잖아? 그리고 이 쪽은 크론, 입학생이고."

가도 경비는 가까이 와서 잭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크론에게서는 입학증을 받더니 또다시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는 수정구 하나를 내어주는군요.

"이 수정구가 있으면, 이제 아카데미 입학처로 갈 때까지 가도 경비대에게 검문받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순찰하면서 위험 요소는 전부 배제하고 있지만, 만약 공격당한다면 여기에 마력을 조금만 흘려넣으십시오. 그러면 바로 수정구가 폭발하면서 인근 50km에 구조 신호를 송신할 겁니다."

음, 정말 좋은 물건이군요. '크론'이 마법을 전혀 못 쓴다는 점만 빼면요.

556 아앨라나 - 진행 (dVmaoyCIkg)

2024-11-02 (파란날) 20:01:35


@@ >>553

저의 손짓과 함께 괴수와 호수에게 일어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꽤 좋은 볼거리 이였어요. 저에게 주어지고 그래서 가진 힘으로서 만들어내고 해낸 그 일련의 과정을 거쳐 그렇게 괴수를 처치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저는 부탁으로 받은 임무를 완수했어요. 이제 어촌으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전해야 겠지요. 죽은 괴수는 호수의 어천, 플라베르흐의 악몽이였어요. 꿈은 결국에는 언젠가는 깨어나기 마련이에요. 악몽 역시 꿈일 뿐이기에 사라지게 되겠지요. 어촌과 이 상황은 실제이고 현실이지만 괴수는 더는 어촌을 습격하지 못할 것이고 이것도 시간이 지나 사람들 사이에서 흐릿하게 된다면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지요

저는 제가 해낸 이 모든 것들에 스스로가 뭔가 대단하게 느껴짐과 동시에 큰 성취감을 느꼈어요. 그래서 일까요? 저는 기쁜 기분이 되어 마음이 들떴어요. 그들은 무엇을 위해 희생했나요? 이렇게 되기 위한 의식이였지요. 그러니 이렇게 되어야만 했어요 다르게 되는 것이 나쁜 것이지요

"가말라시엘 님, 이 존재의 파편을 재료로 사용하여 좋은 무언가에 쓰일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보다는 따로 '뒷처리' 같은 것을 해야할까요?"

방금 전까지의 그 큰 일에도 고요함을 되찾은 호수 위에서 유유히 떠있던 저는 죽은 괴수의 흩어진 파편을 바라보았다가 그것들을 방치하거나 처분 할 수도 있겠지만 무언가 쓸만한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가말라시엘 님에게 그렇게 물어보았어요. 이 승전보를 기념하거나 확실히 매듭짓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으려나요

557 ◆MjRAeKhiz2 (0Y7bIW1NQk)

2024-11-02 (파란날) 22:02:26

>>556
"글쎄요. 지금 남아있는 살덩이들을 수천 포로 떠서 말릴 수 있다면 플라베르흐 촌민들이 앞으로 몇 달 동안 아예 일을 안 하고 손 놓고 있어도 될 정도의 식량을 확보할 수 있겠죠. 하지만, 뭐 가치 있는 게 있냐고 하면..."

가말라시엘은 크라켄의 상태를 지적합니다. 라투그, 한때 플라베르흐를 비롯한 뭇 뷔르트겐 호수의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던 민물 크라켄은 아앨라나의 현명한 마법과 가말라시엘의 적절한 개입 아래 얼려지고 감전당한 다음 끝내는 거대한 얼음 운석에 밟혀 찍혀 형체도 얼마 못 남기고 죽어버렸습니다... 소나 돼지, 닭 같은 동물을 도축할 때도 최대한 멀쩡한 원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경동맥 같은 급소를 노려서 죽여야 최대한 많은 고기, 즉 더 큰 효용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이 크라켄도 아마...

"크라켄은 수십개의 다리로 수백개의 동시 행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뇌수 추출물은 '기지의 비약'이라 하여, 한 번에 집중을 요하는 여러 일을 처리해야 하는 학자들과 고위 관료들이 비싼 값으로 구입합니다. 또한 크라켄의 이빨은 '바다의 상아'라 불리면서 비싸게 거래되지요. 아, 아앨라나 씨가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은 역시 크라켄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크라켄의 부속지 중 하나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머리, 이빨, 부속지. 그게 뭐건 간에 다 터져버렸군요. 그리고 뒤처리에 대해 언급하자 가말라시엘이 되묻습니다.

"글쎄요. 뷔르트겐 호수에는 시체를 던지면 좋다고 달려들 게 많지 않습니까? 크게는 악어부터, 작게는 골뱅이까지."

558 엘리 - 진행 (rOOouTvhkc)

2024-11-02 (파란날) 22:25:06

@@>>552

"음."

엘프와 드워프의 인체가 도대체 왜 전시되어있는걸까...에 대한 고민은 둘째치고.

"연구 건으로, 위겔 교수를 만나고 싶은데."

미리 접견신청을 해두지 않으면 어려웠던 걸까나. 그런 일이 된다면, 지금 신청해두자.

559 ◆MjRAeKhiz2 (YSmRnSPFhE)

2024-11-03 (내일 월요일) 17:44:53

>>558
"위겔 교수?"

경비는 인사치레 따위는 집어치우고 바로 본론을 찌르는 엘리의 성미 덕에, 그녀가 원하는 것을, 그녀의 용건을 빠르게 눈치챕니다. 경비병은 엘리를 한참 동안이나 쳐다봅니.다. 위아래로 붉은색 깔맞춤한 편한 옷을 입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맞춤 가면을 뒤집어쓴 그녀의 모습은, 마치 훈련 상황을 위해 준비한 교과서적인 거동수상자나 다름없습니다. 경비병은 옆에 있던 밧줄을 잡아당겨 경종을 울리고, 그와 비슷하게 차려입은 경비병들이 엘리를 360도로 포위하고, 성에서는 궁수들이 엘리를 조준합니다. 솔직히 말해 세스타우의 경비병들은 세금도둑 느낌이 강했는데, 호르뮈셰의 경비병들인지, 아니면 태양교단의 성전사들인지는... 확실히 대응 속도나 훈련 수준이나 격이 다르다는 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렇다쳐도, 위겔 교수를 죽이러 왔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반응이 격할 필요가 있나 싶은데...

"이름, 출신, 정확한 목적을 밝히십시오. 최근 경계 수준이 격상됨에 따라, 경고 없는 즉각 살상이 허용되었음을 고지합니다."

...아까 류드밀라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먼저 정보를 내준 이유가, 할 테면 해보라는 말 같다는 예마의 사족이 이해됩니다. 하지만, 엘리는 이렇게까지 경계받아야 할 정도로 나쁜 짓을 한 적이 없었기에, 금방 도와줄 동앗줄이 나타납니다.

"잠깐, 저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심문관보님. 사살할까요?"

"좀 있어봐. 이 새끼는 뭐 말만 하면 사살, 사살, 사살..."

심문관보라 불린 남자가 마방진을 그린 성문을 열고 나옵니다. 덩치가 크고, 가면을 쓴 엘리를 알아보는데, 놀랍게도 엘리도 이 사람이 기억납니다. 세스타우에서 에레야를 수행해 사건을 조사하던 거한들 중 하나입니다. 사건이 잘 풀린 덕분에 좋은 곳으로 영전하거나 승진한 이들도 있었는데, 그 케이스 중 하나가 앞에 서 있군요.

"그 사람이 피 빨아달래는대도 못 빨겠다던 이상한 뱀파이어, 이름이... 옐리사베타 블라디미로비나 예페슈카, 였나요?"

저 긴 가짜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엘리가 했던 수많은 일 중에 하필 저것만 들먹이는 것도 대단하군요.

560 아앨라나 - 진행 (TDstWRc/yM)

2024-11-03 (내일 월요일) 19:51:33


@@ >>557

"그렇겠네요. 그렇지만 제가 이 파편들을 전부 가져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이렇게나 많고 큰 것들을 제가 혼자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어촌의 사람들에게 괴수가 그 최후를 맞이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중요한 부분만 가져하면 될 것 같아요. 이 괴수의 정체를 어렴풋이 알 수만 있다면 상관 없을 거에요. 어쩌면 이 위치를 상세하게 표시와 함께 기록해두고 알려주면 어촌의 사람들이 직접 모여서 할 수도 있겠지요

저의 물음에 가말라시엘 님께서 들려주신 것들은 언젠가 서고의 책에서도 읽은 적이 있는 것 같았아요. 보았던 것이 오래 되기도 했고 괴수를 처치하는 것만 생각하다보니 그런 것들을 잊고 있었던 같아요. 그리고 이런 위험한 존재를 상대하는데 있어 애매하게 대하면 충분히 넘길 수 있었던 위험을 겪거나 어려워지기에 그렇기도 하겠지요. 무언가 아쉬운 느낌도 들지만 저의 목적은 본래 사냥 전리품을 얻고자 했던 것이 아니였으니까요

"이렇게 되었으니 어쩔수 없지요~ 저의 목적은 본래 이 괴수를 처치하는 것이였으니까요"

"어촌의 분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면 다들 좋아할 거에요"

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말했어요. 이것으로 부터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얻지는 못하겠지만 임무는 달성했어요. 그것만으로도 이득이 될 수 있을거에요

561 ◆MjRAeKhiz2 (mEDIXhUxz6)

2024-11-03 (내일 월요일) 20:04:11

내일 일찍 나가야해서 오늘 여기서 끊어야할듯
아앨라나주 미안하이 내일 촌민들 감동끓는 반응으로 보답하겟다

562 엘리주 (hyJrEbMFag)

2024-11-03 (내일 월요일) 20:23:04

수고했당~~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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