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지적하자 남자가 옆구리를 푹 찌릅니다. 이놈의 도시는 뭐하는 놈들이 만들고 뭐하는 놈들이 살길래 도시 이름도 이렇게 발음하기 더러운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학문이 융성한 도시임은 확실하고, 좀 반응이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가족인 류드밀라와 함께라 생각하니 약간은 기대도 됩니다. 류드밀라는 엘리의 질문에 고민할 것도 없이 답합니다.
"당연히 저 달구지는 짐 부리는 용도로 쓰고 검은 마차에 너랑 내가 타야지. 설마 너, 저 소달구지를 타고 하루종일 뙤약볕 아래에서 자해라도 하려고 한 거야?"
>>474 "저는 마법사가 아니니까요. 아카데미 출신 비마법사? 개가 웃을 일이죠. 전 마검사 과정에서, 마검사 이전에 '검사'가 되기 위한 것들을 가르치기 위해 고용된 사람입니다."
...잭은 본의 아니게 크론에게 또다른 팁을 줍니다. 아카데미에 비마법사라는 개념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크론은 그 존재를 잘 숨겨야 할 것이란 점을. 아무튼 잭은 마차 위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네 파벌은 흑, 적, 금, 백 의 4색으로 나뉘어요. 여기에 뭔 고상한 의미가 있네 없네는 모르겠고... 흑색 파벌은 신비주의고, 적색 파벌은 좋은 의미로나 나쁜 의미로나 화끈하고, 금색 파벌은 돈이 많고, 백색 파벌은 수저가 좋거나 태양교의 신임을 받는 이들이 모입니다."
>>479 차라리 소달구지 속에서 뙤약볕의 저주를 받으며 저녁이 올 때까지 노릇노릇하게 겉은 바삭 속은 촉촉 구워지면 구워졌지 언니랑 같은 마차 쓰기 싫다... 는 말을 안 한 것만 해도 엘리는 많이 참은 겁니다. 솔직히 말해 류드밀라는 오빠와 언니의 안 좋은 점만 모아놓은 것 같은 자매였고, 집행자 직위를 얻은 후론 부모님보다도 더 심한 꼰대가 됐으니까요. 바토리의 이명을 가진 뱀파이어가 그렇게 개판으로 꾸미냐, 블라드의 이명을 가진 뱀파이어가 그렇게 겁쟁이같이 구냐, 체페슈의 이명을 가져놓고 그리 놈팽이같이 구냐...
그렇기에 각방도 상당히 순화한 얘기지만, 류드밀라는 방금 전까지 엘리를 반죽이려 해놓고 서운함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