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51922> [판타지/모험/개인서사] 이야기들 - 1 - :: 852

◆MjRAeKhiz2

2024-09-23 18:08:33 - 2024-12-24 23:24:02

0 ◆MjRAeKhiz2 (zXep3rh/ik)

2024-09-23 (모두 수고..) 18: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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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MjRAeKhiz2 (yn/McHgSW2)

2024-09-29 (내일 월요일) 08:31:55

그리고 헬렌주한테 말하자면 바바 페흐의 이야기는 바바 페흐 개인의 의견일 뿐임.
지금 헬렌이 사는 곳은 판타지 세계관이고, 헬렌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수만 있다면 헬렌이 척 보기에는 허공에다 대고 대화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정령과 대화하고 있다고 사람들이 알아봐줄 수도 있는 것. 바바 페흐의 충고를 따라 마음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채택하거나, 아니면 하던대로 계속 그냥 말소리로 이야기하거나 하는건 헬렌의 자유임.

105 헬렌 - 진행 (bwU7FhHvjE)

2024-09-29 (내일 월요일) 09:10:33

@@>>100
땅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헬렌은 말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를 마음속으로 복기했다. 그리고 지붕 위의 정령을 바라본다. 백과사전의 정령의 말에 따르면 바바 페흐, 초가집의 정령이었다. 물론 초가집의 정령을 처음 본 것은 아니지만 우리 영지의 정령과는 다르게 생겨서 그런가 사실 바로 알아보지는 못했다.

바바 페흐가 자신이 인간의 말로 대화를 건 것에 대해 지적하자 헬렌은 부끄러운지 조금 얼굴이 붉어졌다. 백작성과 영지 내에서 살 때는 자신이 정령과 대화하는 것을 사람들이 다 그러려니 생각하고 용인해주었기 때문에ㅡ가문을 빛낼 정령사의 탄생에 오히려 이런 티를 내는 것을 더 좋아하곤 했다ㅡ 습관처럼 말을 걸었던 것이었다.

‘다급하다보니 그랬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헬렌은 미소를 지으며 바바 페흐에게 말하고는 이제 도둑을 잡으러 가려고 한다.

‘바람의 정령아. 바바 페흐가 말한 닭머리 모양 굴뚝 있는 집으로 가는 길 중 인간이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로 안내해줄래?’

이번에는 좀더 구체적으로 부탁을 해본다. 바람의 정령이 길을 안내한다면 헬렌은 그 길을 따라 달려갈 것이었다.

/오 그런 모티브가 있었구나~! 백과사전의 정령 은근 개그에 귀엽고 유용해 ㅋㅋㅋ 인지기능 격의 인격이라고 한다면 논리의 정령? 같은 게 붙어서 같이 다니는 느낌이려나? 아니면 다른 방법인가?
캡틴 항상 고마워~~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밌다~

106 헬렌주 (bwU7FhHvjE)

2024-09-29 (내일 월요일) 09:11:34

>>104 오케이 확인~ 상세하게 코칭해줘서 고마워~~!!

107 ◆MjRAeKhiz2 (yn/McHgSW2)

2024-09-29 (내일 월요일) 09:55:03

>>103
"정말요? 그럼 소개시켜주시는 김에 일족의 가주님을 소개시켜줄 수 없을까요?! 혹시 일족 만찬에 올려주실 수 없나요? 네?!"

"자, 다음으로 청문하실 사항은... 야, 이 년 아가리 물려라."

에레야는 아까 전의 귀족과는 달리 이 사교도 여성에게는 아직 물어볼 것이 남았는지, 이용 가치가 남았는지 재갈마 물리라고 말합니다. 그에 거한은 재갈을 들고 와서 사교도의 아가리에 쑤셔넣는군요. 그러자 사교도는 읍읍대면서도 구속복에 묶인 채 일어나서, 그래도 몸을 꿈틀거려 통통 뛸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엘리 쪽으로 다가가려고 하다가, 보다 못한 거한이 정강이를 걷어차자 쓰러집니다. 거한은 엘리에게 한숨을 쉬고는 그 사교도 위를 깔아뭉개 앉아버리고 에레야가 하는 말을 듣습니다. 다시 상황을 진정시킨 에레야는 이단심문관의 위용을 완전히 회복했고, 그녀를 몰아붙여야 할 청문위원과 배심원들은 오히려 더 주눅이 들어 누가 청문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그, 그, 그렇다면... 왜 하필 뱀파이어입니까? 왜 조사를 위한 현지 요원으로 뱀파이어를..."

"신의 딸 예슈아께서 선한 사마리자 사람의 비유로 이르신 바와 그 이르신 바에 근거해 교회법과 이단심문관 행동예규에 따르면, 필요한 경우 태양교의 교세 확장과 이단의 박멸이라는 대의의 완수를 위하여 다른 이들과 협력할 수 있음은 명백합니다. 여기 앉아있는 뱀파이어는 뱀파이어로 변이하고자 한 반-뱀파이어 혐오체를 혼자서 2마리나 살처분했고, 그 과정에서 민간인을 구출하기도 했습니다. 이건 그 제가 말해봤자 입 아프죠. 증인을 호출합니다!"

에레야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증인을 호출하자, 정문에서 한 작은 소녀가 걸어나옵니다. 안 본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참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 머리카락이 발치까지 닿을 것 같은 하플링 여급 비냐입니다. 비냐는 익숙한 듯 증인석에 앉고 에레야를 똑바로 바라보고, 에레야의 질문에 사실 그대로 답합니다.

"증인 비냐, 당신은 저기 앉아있는 뱀파이어인 엘리자베스 바토리 블라드 체페슈에 의해 두 번이나 죽을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그 진술이 사실임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까?"

"네. 확인합니다."

"좋습니다. 그리고..."

에레야는 서류를 한참 뒤적거리더니, 큰 소리로 읽기 시작합니다. 서류 내용이 계속되면 계속될수록, 귀족들과 주교의 표정이 무섭게 썩어 들어갑니다.

"레트 자작! 방금 엘리가 박살내고 온 레트 자작은 귀족들이 이단심문소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자금을 모으면, 이를 세탁해 주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마리엘의 허브 42번 창고, 루마족 행상으로 위장한 비밀 황금마차. 이것도 전부 여기 나와있군요. 그리고 여기에 참여한 귀족 명단. 베르 훈작, 가이세리 남작..."

"닥쳐!"

"모함이다!"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졸지에 부패한 성직자로 지목당한 주교는 일어나더니 에레야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비난합니다.

"지, 지금 신성한 신전에 모기년을 들여와놓고, 이제는 주교를 모함해?! 이건 더 이상 청문회도 아니야! 내가 당장 당신을..."

"아직도 청문회가 끝나고 긴급 이단심문으로 바뀐 걸 몰랐습니까, 주교님?"

에레야의 차갑게 식은 목소리에 모두의 표정이 차갑게 변하고, 그 말과 함께 지하에서 끙끙대던 거한들이 몰려와 연장을 챙긴 채 사람들을 노려봅니다. 에레야를 막아야 할 경비병들과 신전 근위대도, 지금까지 나온 증거와 상황만 봐도 누구 편을 들어야 할 지 확실한지 나서지 않고 상황만 살필 뿐입니다. 에레야는 엘리의 어깨를 툭툭 치고 말합니다.

"엘리. 만약에 저기 배심원석에 앉은 귀족놈들이건, 청문위원석에 앉은 놈팽이들이건, 위원장석에 앉은 주교건, 만약에 도망치려 하면 붙잡아서 제압해. 팔다리 하나 날아가도 상관없어. 지혈하면 되니까 문자 그대로 죽이지만 마."

그 이야기에 사람들은 더 무서워져서 다리가 얼어붙어 버립니다.

108 ◆MjRAeKhiz2 (yn/McHgSW2)

2024-09-29 (내일 월요일) 10:19:26

>>105
"누가 로렌스네 집 딸 아니랄까봐 예의는 참 바르게 컸어요."

무심하고 괴팍한듯 하면서도 분명히 느낄 수 있는 칭찬의 뉘앙스를 뒤로 하고, 헬렌은 바람의 정령에게 부탁합니다.

'바람의 정령아. 바바 페흐가 말한 닭머리 모양 굴뚝 있는 집으로 가는 길 중 인간이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로 안내해줄래?’

우우우우우우ㅡ

흙의 정령이 헬렌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융기한 표면에 자신의 얼굴을 만들었던 것처럼, 바람 역시도 자신의 얼굴이나 감정을 표현할 실체는 없지만 마치 말소리처럼 휘이이 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멀리서부터 바람을 몰아오고... 바람의 정령이 헬렌의 부탁을 듣자마자 아무런 바람도 없이 정적으로 가라앉은 마을에 갑자기 칼바람이 불고, 엉거주춤하던 헬렌은 마치 뒤에서 누군가 떠미는 것처럼 쫓겨나는 것처럼 바람의 인도를 받게 됩니다.

"꺄아악?!"

"갑자기 이게 뭔 바람이야?!"

"꼬꼬댁!"

바닥에서 애벌레를 쪼아먹던 닭이 갑자기 비둘기와 기러기마냥 하늘을 훨훨 나는 기적이 일어나고 동네 사람들이 쌓아둔 물건들이 와르르 쏟아집니다. 헬렌이 쫓겨나듯 바람의 인도를 따라 골목 하나를 돌면, 갑자기 바람의 방향이 오른쪽으로 바뀌어 그녀를 밀치듯이 하고, 그러기를 반복하다 어느샌가 헬렌은 바바 페흐의 표현을 빌려 '닭대가리 모양 굴뚝 있는 집'으로 참 빨리 도착했습니다. 갑자기 바람이 이리저리 너무 휙휙 바뀐 나머지 그녀의 돈을 훔쳐간 도둑이 바닥에 쓰러졌다가 겨우 일어났는데, 헬렌을 보자마자 도망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휘이이이이이ㅡ

하급 정령은 정령사의 청원을 기계적으로 이행한다는 원칙은 여기서도 적용되어, 헬렌이 스무 걸음만 가면 그 집인데도 불구하고 정령은 아직 헬렌이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바람을 불어냅니다. 그리고 닭머리 모양 굴뚝 위에 올라가 있던 양동이가 떨어지더니 도둑의 머리를 깨버립니다.

깡!

"..."

털썩! 그렇게 도둑은 자기가 훔친 돈주머니와 함께 쓰러지는군요.

109 헬렌 - 진행 (bwU7FhHvjE)

2024-09-29 (내일 월요일) 11:33:26

@@>>108
굉장한 바람이 불어오고 헬렌은 그 바람에 밀려 이리저리 떠밀려 뛰어가게 되었다. 문제는 그 바람이 주변의 물건들을 떨어뜨리는 난리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려나. 이번에는 좀더 상세하게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또 실패였다. ‘안내’가 아니라 ‘알려’달라고 했어야 했나. 어쨌든 헬렌은 속으로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등 떠미는 바람에 따라 달렸다. 체력은 자신있었으니 큰 문제없이 바바 페흐가 말한 집 근처로 도착할 수 있었다.

“앗!”

그리고 그 집 근처에서 도둑을 발견했고 도둑이 바람에 휩쓸려 넘어진 것도 확인했다. 그렇지만 아직 바람의 정령의 길안내는 끝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집까지 떠밀려가는데 이내 양동이가 도둑의 머리 위로 떨어져 그 머리를 깨버렸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쓰러진 도둑. 정령에게 도움을 잘못 요청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성공인 걸까. 헬렌은 어안이 벙벙한 느낌이 되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바람이 멈추자 헬렌은 바람의 정령에게 감사 인사를 건넨 뒤 쓰러진 도둑에게 다가가 돈주머니를 챙겼다. 그리곤 옆에 있는 나무가 있길래 나무의 정령에게 부탁했다.

‘나무의 정령아. 이 아이를 다치지 않지만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묶어서 내 키 정도 높이에 매달아줄래?’

정령술이란 정령친화도도 중요하지만 언어능력도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헬렌이었다.

110 ◆MjRAeKhiz2 (vJI1TcR3Vg)

2024-09-29 (내일 월요일) 14:04:23

>>109
조부모대와 부모대에 정령 적성이 발현되지 않은 것까지 한번에 정산이라도 하려는듯 헬렌의 정령 적성은 예외적이고, 특출나고, 규격 외적입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평생을 바쳐야 얻을 정령의 총애를 그저 출생의 권리로 얻었고, 하급 정령들에게 있어 그녀의 부탁은 부탁이 아니고 명령조차도 아닌, 이 세상의 맞는 계에 존재하고 있는 이상 따를 수밖에 없는 물리 법칙과도 같습니다. 그렇기에, 두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헬렌은 하급 정령을 다룰 때는 마치 세상의 물리법칙을 서술한다는 생각으로 엄밀성을 기해야겠다 절감하며 나무가 도둑고양이를 엮어내는 것을 지켜봅니다.

우득, 우드득...

나무에 소녀의 팔다리가 엮이고, 헬렌은 돈자루를 챙깁니다. 이제 어떻게 합니까?

111 아앨라나 - 진행 (GnWEY6fODk)

2024-09-29 (내일 월요일) 14:18:31


@@ >>71

제가 그녀의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서 하였던 설명은 그녀의 마음을 크게 자극하게 된 것만 같아요. 그녀가 눈물을 글썽이며 저의 말을 기록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살짝 눈웃음을 한번 지어보였어요

그렇게 저희는 물가를 떠나서 목적지를 향하여 계속 이동하였어요. 어느덧 숲을 덮고 있었던 어둠은 빛이 다시금 도래하는 순간이 되었다는 것을 저희에게 보여주듯이 하늘로부터 천천히 내려쬐는 빛줄기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었어요. 얼마후 어둠은 숲의 구석에 남고 빛이 숲에 더 많은 자리를 얻었어요

"그렇네요... 빛이, 햇빛이 비춰주고 있어요"

저희가 그러한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는 못했어요. 멈추지 않는 듯한 기세를 갖고 있던 그녀 이였더라도 사람으로서의 한계가 있을거에요. 저도 그럴 것이고요. 이 쯤에서 저는 소지품에서부터 지도를 꺼내보았어요. 이제 빛 아래서 표식들을 살펴보면서 저희의 위치와 목적지까지의 남은 것을 계산해보았어요. 음~ 저희가 계속 올바르게 갈 수만 있다면 이것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어요

그리고 어느정도 길을 가던 저는 멈춰서는 그녀에게 못했던 휴식을 이곳에서 마저 하는 것을 제안하기 이전에 주변을 가볍게 둘러보기로 했어요

112 아앨라나주 (GnWEY6fODk)

2024-09-29 (내일 월요일) 14:20:12

안녕하세요

그리고 말하신 것을 보았어요. 훌륭한 방식, 이라고 생각해요. 매번 진행에 고마워요! 캡틴!

113 헬렌 - 진행 (bwU7FhHvjE)

2024-09-29 (내일 월요일) 14:44:39

@@>>110
헬렌은 나무에 소녀가 엮여 매달리는 것을 지켜봤다. 일단 상대를 정확히 관찰하려고 했다. 일단... 기절한건가?

“얘. 괜찮니? 일어나 봐.”

하며 고양이 소녀의 뺨을 콕콕 찔러본다. 그래도 안 일어난다면 어깨를 잡아 흔들어 보았을 것이었고.

“어쩐다. 경비대에 넘겨야 하려나?”

절도는 나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헬렌은 앞뒤가 꽉 막힌 고리타분한 사람인 것도 아니었다. 시간을 낭비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애를 기절까지 시킬 정도로 화가 난 것도 아니었다. 그래. 사실 그냥 잡아서 돈주머니를 받고 훈계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던 일에 과실로 인해 애가 기절까지 했던 점에 대해서는 살짝 미안한 감이 있었다.

아냐. 생각해보니 소매치기가 너무 노련했고 발도 엄청 빨랐다. 상습 절도범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경비대에 넘겨서 다신 이런 일을 하지 못하게 혼쭐이 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일단 소녀의 말을 들어보고자 하는 심산이다.

당장 일어나지 않는다면 소녀의 집으로 보이는 닭 머리 굴뚝집을 살펴볼 것이었고.

114 ◆MjRAeKhiz2 (yn/McHgSW2)

2024-09-29 (내일 월요일) 15:24:54

>>113
"으윽..."

제일 먼저 깨어난 건 꼬리입니다. 움찔움찔거리더니 자기 다리와 사지를 엮은 나무 따위에 아무렇게나 휘감기다가, 나무에 난 가시에 쿡 찔리더니 꼬리가 펑! 하고 터지듯 부풀어오릅니다. 그리고 그 따끔한 통증이 사라진 의식을 일깨워주었군요. 도둑소녀는 헬렌을 보자마자, 그리고 묶인 팔다리를 보자마자 얼굴에 핏기가 싹 가셔서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합니다.

"소, 손목은 봐주세요. 제발 새끼손가락만..."

...여긴 절도 처벌이 꽤 과격한가 봅니다.

115 ◆MjRAeKhiz2 (yn/McHgSW2)

2024-09-29 (내일 월요일) 15:31:59

>>111
주변을 둘러보니 나무가 여럿 쓰러져 있어 햇빛이 들어오는 구간이 보입니다. 햇빛이 들어오고 있어 검은 숲이라는 이명이 무색하게 밝게 빛나고, 축축하고 부슬부슬한 나무와 땅이 버석버석하게 말라 붙었습니다. 아마 축축하게 젖었는데 당장 말려야 하는 것들, 예를 들어 건빵이나 육포 같이 젖으면 큰일나는 것들 따위가 있다면 여기서 말리고 가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하는 김에 냇가와 늪지, 습지대를 건너며 잔뜩 젖었을 양말 따위도 좀 말리고 말입니다. 빛, 그것도 햇빛과 같이 뜨거운 고에너지 열선이 없는 이곳에서 이런 곳은 흔치 않습니다. 드워프족들과 같이 적극적인 개발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더더욱이요.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곳은 쉬기 딱 좋습니다.

"후아아... 따뜻하네요."

...그리고 베스니는 벌써 짐을 내려둔 채, 햇빛을 그대로 받아서 바싹 말라 하얗게 타버린 이끼 침대 위에 올라가 눈을 감고 있군요.

116 ◆MjRAeKhiz2 (yn/McHgSW2)

2024-09-29 (내일 월요일) 15:32:14

오늘은 4시 정도까지 하고 들어갈듯. 일이 있어서...

117 헬렌 - 진행 (bwU7FhHvjE)

2024-09-29 (내일 월요일) 15:33:13

@@>>114
헬렌은 꼬리가 펑 터지는 것을 보고 꽤 귀엽다고 생각했다. 동물의 특성을 지닌 작은 소녀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수도 있겠다.

“흐음......”

절도를 하면 손목을 자르나? 확실히 그런 곳이 있다고 듣기는 했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 도둑질을 했다니. 손발이 잘린 곳은 없어보이니 이번이 처음인걸까 아님 처음 잡힌 것일까?

“어떤 사정인지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봐 줄수도 있고. 부모님은 안 계셔? 도둑질은 생계 때문이야?”

소녀에 대한 처분은 일단 상황을 들어보고 결정하려고 합니다. 거짓말을 하거나 얼버무린다면 경비대에 넘기는 수밖에.

118 헬렌주 (bwU7FhHvjE)

2024-09-29 (내일 월요일) 15:33:51

천천히 편하게 줘~~~ 진행 재미있어 캡틴~

119 엘리 - 진행 (YKKyMTIMro)

2024-09-29 (내일 월요일) 15:47:45

@@>>107

"으, 응."

아군일 땐 무섭고, 적일 땐 상상도 하기 싫다. 그것이 에레야였다.

하지만... 그 권위를 내 등에 업었다 생각하니 기세가 등등해지는 면도 있었다.

"자아, 어디 도망쳐보시지!"

잽싸게 튀어나가 문 앞에 선다. 문이 이쪽만 있는 게 아니라면, 그 쪽에도 선다. 다시 다른 쪽 문에도 선다.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120 아앨라나 - 진행 (GnWEY6fODk)

2024-09-29 (내일 월요일) 15:59:57


@@ >>115

저는 주변을 살펴보았고 이번에는 알맞는 장소를 찾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숲은 주로 어둠이 거하며 이곳저곳에 머물고 가려지고는해요. 그러나 이곳만큼은 달라요. 이곳은 빛의 영역이라고 할만해요. 숲에서 햇빛이 이렇게나 잘 비추어 주는 곳은 흔하지 않아요

저보다 벌써 휴식을 위한 준비를 들어간 그녀를 뒤따라서 햇빛이 선사하는 열기를 위한 것들을 적당한 위치에 놓아두고는, 저는 근처에서 괜찮아 보이는 곳에 않기로 했어요

"이정도의 햇빛이 주는 열기는, 오랫만에 느껴보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상태로 살짝 기지개를 펴면서 중얼거렸어요. 하지 못했던 만큼 여기에서 충분히 휴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121 ◆MjRAeKhiz2 (yn/McHgSW2)

2024-09-29 (내일 월요일) 16:13:44

>>117
"그, 그게..."

고양이 소녀의 얼굴이 움찔움찔거리다가 끝내 울음을 터뜨립니다. 사연을 들어보면... 신전에서 모시는 신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으며, 좋으신 천사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사악한 악마들도 이 소녀의 이야기를 들으면 것 참 하며 혀를 차지 않을지 걱정이 되는군요. 소녀는 겨우겨우 입을 열어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백과사전의 정령은 이 상황에서 눈치가 있어서 그러는 것인지, 없어서 그러는 것인지, 헬렌의 양심을 칼로 찌르는 듯한 배경 설명을 덧붙입니다.

"엄마가... 엄마가... 일하시다가... 허리를 다쳐서 쫓겨나셨는데... 저는 너무 어리다고 받아주는 데가 없어서..."

'펠리네 수인족은 절도, 가품 매매 등 각종 경범죄에 연루되었다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극단적인 사회적 차별을 겪습니다. 또한 펠리네 수인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사법 체계에도 존재하여, 타인이라면 간단한 벌금이나 훈방으로 끝날 범죄도 펠리네 수인족이라면 신체 불구형이나 화형과 같은 극단적인 처벌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뭐 그렇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도둑질은 도둑질이고, 헬렌도 뭐 여기 놀러 나온 건 아니니까, 헬렌이 이 소녀를 봐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질 필요는 없겠지요. 봐주면 고마운 거고, 아니어도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122 ◆MjRAeKhiz2 (yn/McHgSW2)

2024-09-29 (내일 월요일) 16:36:08

>>119
엘리 딴에는 그냥 조금 빠르게 섰을 뿐이지만, 사람들 입장에서는 고개를 돌렸더니 이쪽에 나타났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더니 저쪽에도 나타나고, 고개를 또 돌렸더니 그쪽에도 있는 상황입니다. 뱀파이어가 이단심문관과 함께해서 자기를 대적하는 것도 무시무시한 상황인데, 거기에 더해 저 정도로 날쌘 뱀파이어가 나타났다고 생각하니 귀족들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십니다. 에레야는 한 손에 총을 든 채로, '긴급 이단심문'을 계속합니다. 평소의 결연하지만 정중했던 목소리는 어디로 가고, 분노에 찬 듯한 웅변이 신전을 쩌렁쩌렁하게 울리고, 마치 '네 죄를 네가 알렷다'라고 외치는 듯 에레야는 역으로 귀족과 주교를 몰아붙입니다.

"피에흐 뮈테 주교! 당신은 대주교좌에서 사건을 종결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고 이야기하면서 나한테 이 문서를 보여주었죠. 예. 종결하라고 했죠. '수사의 상당성이 의심되는 추가적인 사건이 없을 때' 종결하라고 했는데 당신은 이 부분을 뺐습니다!"

"그, 그건...!"

"이유야 내가 알지! 당신이 저 귀족들한테서 챙긴 돈이 한두푼이 아니니까!"

에레야는 속속들이 증거를 제출합니다. '훔친' 증거부터 정상적으로 수집한 증거까지 모든 것이 내밀어지고, 에레야는 자신이 확보한 것과, 엘리가 경비대 본부에서 처리한 것을 보여주는군요. 물론 신전에 들어오면 반-뱀파이어 혐오체들은 전부 불타야 하지만, 엘리가 수호부의 영향으로 멀쩡한 것처럼 그들도 무언가 특수한 처리가 된 것 같습니다. 레트 자작은 창에 꽂힌 상태 그대로 들어와서 끄르륵거리며 쓰러져 있고, 사제복 입은 여자는 가슴에 태양교 심볼 수십개가 처박힌 채 기절한 상태입니다. 경비병들이 그새 이 레트 자작을 가져온 모양이군요. 세스타우 성의 거대한 음모를 지탱하던 축들 중 두 개가 박살난 꼴을 보자, 귀족들은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십니다.

에레야는 귀족들과 주교를 경멸하는 눈으로 쳐다보더니, 그들에게 이야기합니다.

"불경한 사술을 통해 태양의 교세를 위축하고자 시도한 혐의, 이단의 유혹에 빠진 혐의, 수백명의 인명을 살상하고 수만명의 인명을 위험에 빠트린 혐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나 이단심문관 에레야는, 이 자리에 모인 너희 벌레들에게 유죄를 선고한다. 그리고 너희의 형량은 오직..."

엘리가 기껏 가져온 서류를 바닥에 팍 던진 에레야는 허리춤에서 철퇴를 꺼내고, 그들에게 외칩니다.

"...죽음이라!"

하지만 귀족들과 주교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 있고, 거한들도 움직이는 대신에 엘리에게 물어볼 뿐입니다. 아마 이렇게 멋지게 선언한 다음에 좀 복잡한 실무 절차가 있나 보군요. 얼굴을 붕대로 싸맨 거한은 엘리의 어깨를 툭툭 치더니 말합니다.

"뱀파이어 님. 그 사교도 년 당신네 일족에 배송할 테니까 주소 좀 알려주세요."

123 헬렌 - 진행 (bwU7FhHvjE)

2024-09-29 (내일 월요일) 16:37:05

@@>>121
헬렌은 고양이 소녀의 이야기를 듣고 백과사전 정령의 설명도 듣는다. ‘알려줘서 고마워.’ 백과사전 정령의 이번 설명은 이제까지 중에 가장 도움이 되는 설명이었다. 물론 그것이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사정도 모르고 다그치는 사람은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래도 도둑질은 안 돼. 어머니는 집에 계시지?”

우는 얼굴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을 다 믿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다 의심하여 들지도 않았고. 일단 현 상황에서는 정도의 말을 할 뿐이고 보호자 인계라는 방법이 적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 혼이 났으면 또 다시 도둑질은 하진 않겠지.

‘나무의 정령아. 이 소녀를 바닥에 내려두고 풀어준 뒤 원래대로 돌아가줘.’

소녀가 안전히 풀려난다면 그 손을 잡고 집 문을 두드리려고 한다. 아이의 어머니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인계하려는 생각이다.

124 ◆MjRAeKhiz2 (yn/McHgSW2)

2024-09-29 (내일 월요일) 16:50:02

>>120
두 사람은 휴식을 가집니다. 여기서 오래 산 아앨라나도 검은 숲이라는 이명에 걸맞게 이 숲에서 햇빛을 쬘 기회는 달에 몇 번 꼽을까말까 할 정도로 별로 없었던 만큼, 아앨라나는 반갑게 햇빛을 맞이하고 잠시 눈을 감습니다. 그간 베스니의 한쪽 다리를 말다리로 바꾸거나 온갖 불행을 만들 것처럼 겁을 주던 가말라시엘도 이번에는 눈치를 챙기기로 결심했는지, 안심이 될 법한 이야기를 합니다.

"잠시 보호 결계를 만들겠습니다. 불곰이나 괴물이 온다고 막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너무 늦기 전에 깨울 수는 있겠죠."

...그렇게 말하니 안심하고 두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은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앨라나는 언제까지 휴식하나요?

125 ◆MjRAeKhiz2 (yn/McHgSW2)

2024-09-29 (내일 월요일) 16:50:29

>>124 까지
오늘 수고 많앗어

126 아앨라나주 (GnWEY6fODk)

2024-09-29 (내일 월요일) 16:56:41

진행 수고하셨어요!

127 헬렌주 (bwU7FhHvjE)

2024-09-29 (내일 월요일) 17:02:47

캡 수고했어~~

128 엘리주 (YKKyMTIMro)

2024-09-29 (내일 월요일) 18:15:05

수고했당~~

129 엘리 - 진행 (YKKyMTIMro)

2024-09-29 (내일 월요일) 18:43:07

@@>>122

"어... 응."

일단 사교도가 상대라도 약속 내용은 지키는거구나.

"내가 갈 생각은 없지만 알려주는 정도라면야."

엘리자베스 바토리 블라드 체페슈가 보냈다, 라고 한다면 문전박대를 하진 않겠지. 뭐.

"그런데 진짜 도망치는 녀석은 없...나?"

그래. 나도 신전에서 피를 보고 싶진 않았다.

130 ◆MjRAeKhiz2 (/vMOVOB/3.)

2024-09-30 (모두 수고..) 04:30:47

>>129
"내가 살다살다 뱀파이어 일족에 산제물을 갖다바칠 줄이야..."

...라고 말하며 거한이 양피지를 꺼내들어 엘리가 읊어주는 일족 영지의 주소를 적습니다. 뭐, 엘리도 자기 살아있을 때 '인편'으로 산제물을, 그것도 이단심문소가 주는 산제물을 받을 줄은 몰랐을 겁니다. 다른 거한들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단과 괴이를 쳐죽이기 위해 톱니바퀴와 캠이 연결된 기계처럼 배심원석으로 가서, 알아서 차라는 듯 수갑을 던집니다. 그리고 동작이 느리면 어깨를 철퇴로 내려쳐 부숴버리는 방식으로 다른 이들의 동작을 재촉하는군요.

"엘리."

그새 주교를 꽁꽁 묶어버린 에레야는 엘리의 어깨를 툭툭 치고 턱짓으로 바깥을 가리킵니다.

"나 좀 보지."

131 누누코 (mFQ0AJi7Ec)

2024-09-30 (모두 수고..) 04:52:03

@@ >>98
"...요한은 누누코를 얕보지 마."
그의 반응에 엄중히 경고하듯이 말했다...지만, 딱히 반박할 것은 없고.
괜스레 심드렁한 기분이 들어 정면을 향하고 있던 몸을 마차 바깥쪽으로 돌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신성한 들판에도 교환 정도는 있었어. '거래' 는 그것의 연장이라 들었고."
"붉은 잎 나무의 축복이지... 후흥. 무엇이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누누코는 그렇게 말했고, 마차와 시간은 그저 유유히 흘러가 어느덧 비든베일을 지나고 있었다. 이르다고 해야할지, 벌써 동이 트고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그저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누누코의 귀가 요한의 물음에 쫑긋 올라갔다.

"석궁이라면... 이상한 장치 활이구나. 물론 알고있어."
"누누코에게는 그 둘이 좀 더 편할뿐이야."
그 둘이라면 투척을 말하는 것일테다.
당장 손에 있는 것을 던져서 맞추면 되는데 뭣하러 그런 복잡한 장치가 필요하냐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132 엘리 - 진행 (FZiBzKn0Wg)

2024-09-30 (모두 수고..) 14:21:27

@@>>130

"어... 응."

그런 말이 나올 리 없다는 건 알지만, 지금까지 수고했다면서 철퇴로 날 가격해와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였다.

에레야를 따라서 밖으로 나서고,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건지 기다린다

133 아앨라나 - 진행 (/toT9KV.p.)

2024-09-30 (모두 수고..) 18:13:05


@@ >>124

그렇게 않아 있었던 저는 자리에서 평온히 몸을 맡기듯이 기대었어요. 그대로 있어서 신체가 한 껏 풀어지자 천천히 졸음이라는 이름의 방문자가 저에게 오고있어요...

"고마워요, 그것은 큰 도움이 될거에요"

저는 이때 먼저 나서서 가말라시엘 님까지 친히 도움이 주는 이 순간에 지팡이를 살며시 품으로 끌어안듯이 잡고는 눈을 감은채로 흐릿하게 미소를 한번 지어보이고는 중얼거리듯 말했어요. 이것은 드문 기회니까 제대로 활용해야겠어요. 충분한 만큼 쉴 수 있겠지요? 하지만, 시간을 너무 허비해서는 안될 거에요. 기운을 차리고 난 다음에는 다시 행동하는 것이 아무래도 좋겠지요

134 헬렌주 (AbWsy/A042)

2024-09-30 (모두 수고..) 18:19:14

>>123으로 갱신!

135 ◆MjRAeKhiz2 (LgKI.3L0/A)

2024-10-01 (FIRE!) 01:09:32

>>123
나무의 정령은 헬렌의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소녀를 풀어줍니다. 소녀는 헬렌이 도둑인 자신을 그대로 풀어준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어안이 벙벙한 채로 헬렌을 올려다보다가 허무하게 손이 채이고, 헬렌은 문을 두드립니다. 하지만 헬렌이 소녀에게 '도둑에게 수갑보다 더 악질적인 구속을 기껏 해놓고, 그걸 그냥 풀어버린다고?'라는 의외를 주었듯, 이번에는 그 소녀가 사는 닭대가리 굴뚝집이 헬렌에게 또다른 의외를 줍니다. 노크를 아무리 해도 문이 열리지 않아 슬쩍 문을 열어보니, 작은 탁자와 의자들이 놓여있고, 비쩍 마른 고양이 수인 한 명이 그녀를 맞이합니다. 긴 머리칼과 갸름한 턱선이 아니라면, 여자라는 것도 겨우 알아봤을 것 같습니다. 그러더니 헬렌을 보고는 바로 자기 할 말만 합니다.

"도둑질은 미안하게 됐습니다. 수색대에 쓸 인재를 찾고 있었는데, 이렇게 쓸모 없는 년일 줄은 꿈에도 몰랐군요."

"오늘 일진이 안 좋았다니깐요! 갑자기 바람이 불지, 갑자기 하늘에서 양동이가 떨어지지..."

"운 좀 안 좋아서 탈락할 놈이라면 잘 탈락한 거다. 아무튼 넌 돈 돌려주고, 꺼져."

쾅!!!!!

닭대가리 모양 굴뚝집이 문전박대하듯 문을 닫아버리고, 정적만이 남습니다. 무슨 일인지 모를까봐, 아는척 좋아하는 백과사전의 정령이 이럴 때 필요한 아는척을 해줍니다.

'베르누 수색대: 베르누 수색대는 왕국의 다인종, 다계급, 다계층 정보 기관입니다. 밀정, 조사, 잠입, 정찰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공무 수행을 위해 범죄 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제한적 범죄 면허를 발급받기도 합니다.'

...라고 하는군요?

136 ◆MjRAeKhiz2 (LgKI.3L0/A)

2024-10-01 (FIRE!) 01:16:06

>>131
"물물교환을 아는 것과, 화폐 경제를 아는 것은 조금 다른 개념이라서 말입니다. 먹을 수 있는 고기 한 덩이와 누군가를 찌를 수 있는 칼 한 자루를 바꾸는, 즉 직관적인 가치를 즉각 활용할 수 있는 물건을 거래의 수단으로 삼는 게 아니라, 오지거 개래의 수단을 위해서만 이용되는, '가치가 있다'는 믿음으로만 지탱되는 화폐를 이용한다는 발상은 생소할 수도 있으니까 한 말이었습니다. 제가 자립을 도와드렸던 한 부족민 친구는 화폐 경제에 대한 설명을 장장 일주일 동안 듣고 결론내리기를, 현대 상업을 신봉하는 이들은 전부 정신병자라는 겁니다! 제가 봐도 좀 그런 면이 있지요."

...라고 말합니다. 이 긴긴 말을 대충 요약하자면, 딱 앞에 있는 말만 들으면 됩니다: 물물교환을 아는 것과, 화폐 경제를 아는 것은 조금 다른 개념이라서 말입니다. 아무튼 요한이 보기에도 이게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은지, 요한은 턱짓으로 짐칸을 가리키고, 누누코가 짐칸을 열어보면 도끼와 칼 따위가 잔뜩 들어있습니다. 대체 이렇게나 많은 걸 무슨 목적으로 준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침 준비했으니 좋...기는 개뿔. 요한은 상황을 설명합니다.

"그럼 잘 됐습니다. 지금 우리의 정당하고 독점적인 노동의 산물을 빼앗아가려는 비신사적인 친구들이 달라붙어서 말입니다. 그 도끼랑 칼로 비신사적인 놈들에게 비신사적인 방식으로 대응해 주십시오."

뭐, 도끼랑 칼을 던져서...

"야, 저 새끼들이 그 시체 주운 놈이다!"

"뺏으면 200탈러야!!!"

...시체도둑질을 하려는 저 놈들을 담궈달라, 이 말이겠죠?

137 ◆MjRAeKhiz2 (LgKI.3L0/A)

2024-10-01 (FIRE!) 01:16:19

나머지는 자고 인나서 쓸게
인지능력 개박살ㄴㅏ는게 느껴진다

138 헬렌 - 진행 (NYq6FiFWzY)

2024-10-01 (FIRE!) 09:52:45

상황이 순식간에 정리되고 굴뚝집의 문이 닫히면 헬렌은 눈만 깜빡였다.

‘오. 알려줘서 고마워.’

수색대라는 말만 나왔는데 어떻게 베르누 수색대인 것을 알았을까. 백과사전 정령이다보니 자신이 보지 못한 것을 보고 이야기해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점을 보면 정말 유용한 정령이 아닐 수 없다. 방금부터 계속 도움을 받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이 소녀의 말은 거짓말이 된 셈이다. 처음부터 다 믿은 것은 아니었지만 눈물 흘리는 연기는 꽤 실감났는데 말이지. 하긴 받아주는 곳이 없어서 도둑질을 했다기에는 손놀림도 엄청 빠르고 발놀림도 빨랐던 것 같다.

“받아주는 데가 없진 않았을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내가 일자리를 잃게 한 셈이긴 하네.”

그렇다고 유감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소녀의 말을 다 믿었다면 배신감을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런 일도 있구나 정도였을까. 어려 보이는 외모이지만 나잇도대 나랑 비슷할지도, 아니 나보다 많을지도 모른다.

“다음에는 타겟을 신중하게 고르도록 해.”

헬렌은 어깨를 으쓱하며 잡았던 손을 놔주었다. 수색대의 실력 테스트 같은 것에 연루되었다가 재미있는 구경했다 치면 나쁘지 않지.

139 헬렌 - 진행 (NYq6FiFWzY)

2024-10-01 (FIRE!) 09:53:34

>>138
@@>>135 깜빡하고 안달았다..!!
캡 항상 고맙고 잘 자고 있길~~!

140 ◆MjRAeKhiz2 (LgKI.3L0/A)

2024-10-01 (FIRE!) 11:51:10

>>133
"...음..."

잠에 듭니다. 수면 속에서, 아앨라나의 몸은 중력이라는 그녀를 이 땅에 속박하고 있는 것에서 벗어나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합니다. 앨리스님의 가르침도 떠오르고, 뷔르트겐 호수를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의 전경도, 그리고 한때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연락이 끊겨 그냥 잘 지내겠거니ㅡ하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하지만 피로의 마법도 피로가 조금씩 풀릴수록 힘이 약해져서는, 점점 그녀를 속박하는 중력과의 싸움에서 져가기 시작해, 문득 아앨라나는 자신이 잠에서 깼다는 사실을, 햇빛이 참 따갑다는 사실을 느끼고 눈을 뜹니다. 베스니는 아직도 세상 모르고 쿨쿨 자고 있습니다만, 아앨라나는 벗어놓은 양말이 바짝 마른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해가 조금씩 서쪽으로 갈까 말까 하는 것이, 하루에 두 번이나 숙영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슬슬 일어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141 ◆MjRAeKhiz2 (LgKI.3L0/A)

2024-10-01 (FIRE!) 12:06:18

>>132
어느새 으악, 아이고 하는 곡소리와 퍽, 딱, 깡! 하는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난무하는 폭력의 장이 된 신전을 떠나서, 에레야는 자신이 준 특수한 수호부의 영향 없이도 숨쉬고 있을 법한 곳으로 엘리를 데려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에레야는 엘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엘리가 생각하던 것처럼 '그동안 수고했다'며 철퇴를 꺼내 머리통을 터뜨리는 대신, 의외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원래는 네 존재는 최대한 숨기고 사건을 처리할 생각이었는데, 배심원들 말마따나 그 모든 끔찍한 상황을 겪고도 살아남은 '협력자'의 존재를 대충 얼버무릴 수는 없어서 말이야. 우연히 만난 별종 뱀파이어의 도움을 받았다고 처리할 거고, 그 별종 뱀파이어는 바로 너야. 그런데 여기서 두 가지 길이 갈리지. 이단심문의 꽃은 역시 공개 화형이고, 그 전에 무슨 일을 저질러서 장작더미 위에 끌려가게 되었는지 대중들에게 설명하는데... 그 과정에서 네 존재도 대충은 설명할 거거든. 여기서 어떻게 이야기할지는 네 의사를 들어보려고 해."

에레야는 꽤나 진지한 얼굴로 두 가지 옵션을 제시합니다.

"첫째, 네 이름을 적당히 숨기고, 동방귀족 옐리사베타 같은 다른 가짜 신분이나, 신원 불상의 용병 같은 엉뚱한 신분을 댄다. 이 경우에 넌 세스타우 성을 떠나게 되면 널 알아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고, 이건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내가 보장할 거야. 좋은 의미로는 너한테 복수하려고 칼을 들고 찾아오는 미친 년놈들이 없을 거고, 나쁜 의미로는 어딜 가도 넌 그냥 머리 희고 눈 빨갛고 대낮마다 가면 뒤집어쓰고 다니는 이상한 여편네 취급이나 받는거고. 두번째, 네 정체를 밝히는 거야. 아직도 네가 우리를 도운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뱀파이어가 사람을 도울 수도 있다는 걸 만방에 알리는거지. 이것의 장단점은, 정확히 내가 말했던 첫째 길의 정반대다."

에레야는 질문으로 끝맺습니다.

"그래서, 뭘 원하지?"

142 ◆MjRAeKhiz2 (LgKI.3L0/A)

2024-10-01 (FIRE!) 12:37:11

>>138
"망했네. 쯥..."

소녀는 헬렌에게 돈을 휙 던져줍니다. 후드에 걸린 고양이귀가 바닥에 깔릴 듯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쭉 올라가더니, 주먹을 꽉 쥐는군요. 그리고는 홀연히 옆으로 사라집니다. 그래도 그 베르누인지 배터져인지 뭔지, 수색대에 들어가려고 시험을 보던 게 사실이긴 한지, 헬렌이 잠시 안 본 사이에 사람들 사이에서 마치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듯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헬렌은 다시 돈자루를 얻었습니다. 넉넉한 돈자루도 얻었겠다, 다시 의뢰나 탐사를 알아보기 위해 정보를 사거나, 용병을 알아볼 수도 있겠습니다. 아마 이 정도의 마을이라면 마차 여관이 그나마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군요!

143 엘리 - 진행 (gsAaixUcOU)

2024-10-01 (FIRE!) 13:42:25

@@>>141

"나한테 복수하려고 칼을 들고 찾아오는 녀석들이..."

뭐.

대수인가? 칼이 아니라 공성추를 들고 쫓아와도 난 전혀 상관이 없었다. 그 앞에 '축성받은' 이란 수식어만 없다면 말이다.

"그러라고 하지?"

태양 앞에서 멀쩡히 살아남기 위해서는, 몸이 타오르는 것도 타오르는 것이지만 낯의 주민들에게 만나자마자 사냥당하지 않는 것도 중요했으니까.

"두 번째 안으로!"

144 ◆MjRAeKhiz2 (LgKI.3L0/A)

2024-10-01 (FIRE!) 14:31:12

>>143
"넌 정말 뭘 봐도 특이한 뱀파이어다. 내 짧은 삶에서는 두번째고, 이단심문관 되고 나서는 처음이야."

에레야는 그렇고 말하고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처음에 불타는 여관, 그 난리통에서 만났던 그때와는 다르게, 에레야는 마치 엘리의 외견적 나잇대, 즉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사이의 소녀를 보는 것처럼 대견스럽다는 얼굴로 보는군요. 사실 나이차이를 숫자 그대로 적용한다면 입장은 반대지만, 엘리는 뱀파이어의 기준에서 살 날 한참 남은 '아기 때 먹은 젖피가 아직도 안 마른 젊은이'고 에레야는 인생의 절반을 산 좋게 말하면 노익장, 나쁘게 말하면 아지매니까 말입니다.

그리고는 엘리에게, 다른 것을 또 질문하는군요.

"이단심문소 협력자 보상 규정에 따르면, 재량에 따라 좀 달라지긴 하지만... 넌 엄청 많은 일을 해줬어. 네가 만약 일반적인 인간이었다면 세스타우 귀족들도 싹 다 태워버리겠다, 남는 귀족 이름이랑 귀족영지 중에 마음에 드는 거 몇 개 골라서 이 동네에서 지역 유지라도 하라고 시켜줬을 거야. 만약 네 성씨에서 '블라드'만 없었다면... 왜, 블라드 일족이 좀 옛날에 안 좋은 의미로 많이 날렸잖냐... 아무튼 그 성씨만 없었다면 아마 세스타우에 가짜 뱀파이어가 아니라 진짜 뱀파이어인 네가 경영하는 영지가 생겨났을 수도 있었겠지. 각설하고, 그러니까 기본적인 보상은 줄 거야. 예를 들어서 이단심문관 에레야의 이름으로 이 뱀파이어는 '일단은 무해하다'고 보증하는 문서를 써 준다던지. 그리고 다른 보상 하나도, 지역 귀족사회의 대규모 이단 타락 사건을 해결하고 온 이단심문관의 정치력이 닿는 선에서 가능한 소원은 뭐든 하나 들어주는 거로 하지."

뭘 원하나? 라고 묻는군요. 뭐, 원할 수 있는 건 많습니다. 돈도 되고, 책도 되고, 아니면 동료도 되고...

145 아앨라나 - 진행 (/NVtVAM9DA)

2024-10-01 (FIRE!) 15:05:14


@@ >>140

저는 그렇게 잠들었고 꿈 속 세상에 도달했어요. 그곳에서 저는 과거에서 비롯한 여러가지를 보았어요.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요? 저는 더는 그 곳에 있지 않았어요

"꿈... 빛이 찌르듯이..."

그 모습이 이리저리 달라지는 꿈 속으로부터 다시금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에 돌아왔다는 것을 알았어요. 저의 그 뜬 그 눈에는 익숙한 숲의 모습과 동시에 이곳에서는 드물게도 강하게 저에게 내려쬐는 빛에 대한 느낌이 남았고 저의 입에서는 말이 흘러가듯이 나왔어요. 주변을 둘러보면 그녀는 지금도 잠들어 있는 것을 보았어요. 제가 꿈 속으로 떠나고 돌아온 것이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거나, 그녀는 그동안 육체적으로 더 많은 힘을 썼으니 좀 더 피로가 쌓여있던 것이겠지요?

"베스니씨 일어나세요~ 꿈 속 세상으로부터 돌아올 때에요~"

하늘을 올려다 보았을때 해의 위치가 미루어 보면 지나간 시간은 짦은 것도 긴 것도 아닌 것 같았어요. 그러니 이제 길을 떠나야할 시간이에요. 저는 챙겨야 될 것들을 가지고는 그녀의 가까이에서 그 신체를 조심스럽게 가볍게 쿡쿡 찌르듯이 하면서 말했어요. 그녀가 실제로 꿈을 꾸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146 엘리 - 진행 (NhXEinMc6E)

2024-10-01 (FIRE!) 16:38:56

@@>>144

"특이하다니, 쑥스럽게~"

칭찬은 아닌 것 같았지만, 어찌됐던 칭찬으로 받아들인다.

"소원— 소원이라—..."

대단한 업적을 세운 이단심문관의 정치력으로 들어줄 수 있는 보상은 안 되는 것보다 되는 것이 많다. 턱에 손을 괴고 곰곰히 생각해본다

뭐가 좋지? 돈? 충분하지 않나? 동료? 내 주침야활 스케줄을 사람한테 맞추라고 하기엔 좀 불쌍하고...

"아!"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축복받은 물건은, 접촉하기라도 하는 순간 내 몸을 지져버리지만... 직접 접촉이 아니라 가까이 다가가는 정도라면 불쾌한 기분 정도로 끝나지 않던가.

"축복받은 물건을 줘."

자고로 근육은 쓰면 단련되고 철은 담금질을 통해 제련되는 법. 축복받은 물건을 가지고 다니면서 조금씩 옆에 두면 몸이 그 불편함에 적응하지 않을까? 그리고 익숙해지면 더 가까이 두고, 더 익숙해지면 손에 잡고...

그런 식으로 언젠가 태양과 가까워져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147 ◆MjRAeKhiz2 (LgKI.3L0/A)

2024-10-01 (FIRE!) 16:45:00

>>145
"...으음..."

베스니는 아무래도 좋게 말해서 일어나는 스타일은 아닌 듯합니다. 뭐, 많지 않습니까. 조금만 더 자겠다. 10분만 더 자겠다 하면서, 그 10분을 되는 한 최대한 연장시키려는 인간 군상이요. 하지만 불행히도, 지금 옆에 있는 아앨라나는 그녀의 어머니도, 보호자도, 아니면 유사한 법적 의무를 지니 늑 누군가도 아닙니다ㅡ 그냥 뷔르트겐 호수까지 우연히 같이 가게 된 동행자일 뿐이죠. 그래서인지, 아앨라나의 수고를 덜기 위해, 아앨라나가 양말을 신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는 동안 가말라시엘이 아앨라나의 수고를 덜어주려는 듯, 난데없는 번개를 만들어냅니다.


콰콰콰쾅!!!!


거대한 천둥 소리에, 베스니가 아마 그 나이를 먹고도 천둥 소리에 쪼는 찔찔이는 아니겠지만, 마른 하늘에, 그것도 자고 있는데 얕은잠에 천둥 소리가 들리면 깰만합니다.

"히익!!!"

베스니는 일어나더니, 아앨라나를 보는군요.

"전쟁 났어요?!"

아뇨.

148 아앨라나 - 진행 (/NVtVAM9DA)

2024-10-01 (FIRE!) 17:36:23


@@ >>147

저의 행동에도 그녀는 깨어나지 않았어요. 아마도 계속 이럴 것 같아요. 그녀는 잠이 많은 사람, 깊은 사람인가요. 하지만 이대로 계속 두고는 시간이 마냥 가도록 할 수는 없어요. 그녀를 깨우기 위해서는 과감해지거나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제가 이동할 준비를 마무리하는 동안에, 저희가 잠들기 전에 먼저 나서서 도와주신 것처럼 이번에도... 저의 의도보다 과감했던 가말라시엘 님의 조치로 인해 그녀는 확실히 깨어날 수 있었어요. 그녀만큼은 아니겠지만 저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을 거에요. 갑작히 만들어진 천둥의 우렁찬 소리는 그렇겠지요

"그렇지 않아요, 이것은 깨어나기를 바라는 것처럼 울리는 천둥 소리이에요"

저는 소리로 인해 순간적으로 조금 움츠러들었다가 곧바로 돌아왔고 화들짝 놀라서 일어나서는 그렇게 묻는 그녀에게 그리 대답해주었어요. 저는 대략 준비가 된 것 같으니까, 이제 그녀가 할 차례에요. 해야 될 것을 하고나면 얼마 남지 않는 목적지를 향해서 가도록해요

149 ◆MjRAeKhiz2 (LgKI.3L0/A)

2024-10-01 (FIRE!) 19:25:47

밥먹고처리하께

150 엘리주 (NhXEinMc6E)

2024-10-01 (FIRE!) 19:53:32

151 ◆MjRAeKhiz2 (LgKI.3L0/A)

2024-10-01 (FIRE!) 21:11:54

>>148
베스니도 어느새 짐을 다 챙겨서 출발할 채비를 마쳤고, 두 사람은 이제는 정말로 뷔르트겐 호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희망을 원기 삼아 앞으로 나아갑니다. 장거리 행군 상황에서 애매하게 쉬면 근육이 굳어버려서 오히려 더 힘들어진다는데, 지금 같은 경우는 푹 쉬었으니 상황이 좀 다릅니다. 밤에 자야 하는데 못 잔 잠을 지금 잔 셈이라 치면, 오히려 컨디션이 아주 좋아졌다 볼 수 있죠. 두 사람은 한층 나아진 기분, 뽀송뽀송해진 양말, 바싹 마른 옷가지와 함께 기분 좋게 발을 내딛습니다. 백 걸음도 못 가 만난 습지에 다시 젖어버렸지만 뭐 어떻습니까. 잠깐이라도 '발'과 '양말'이란 게 마를 수 있는 존재라는 걸 확인했는데.

"후우, 후우, 뷔르트겐 호수..."

베스니는 뷔르트겐 호수를 묘사하기 위해 노트의 가장 많은 페이지를 남겨놨다고 자신만만해하며 웃는군요. 이거, 호수가 대단하지 않으면 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습니다. 정말로...

152 ◆MjRAeKhiz2 (LgKI.3L0/A)

2024-10-01 (FIRE!) 23:40:28

>>146
축복받은 물건이라. 엄청나게 많을 겁니다. 태양교의 각인부터 그 외 기타등등 모든 것까지. 주는 건 전혀 문제가 아닙니다. 아마 이단심문관이 아니더라도, 신실한 사람이더라도, 그냥 달라면 줄 겁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상대가 그냥 일반적인 인간이 아니라... 엘리자베스 블라드 바토리 체페슈, 뱀파이어라는 겁니다. 네, 태양교의 신성한 힘으로 축복받은 것에 노출되면 고통스러워하고, 너무 오래 노출되면 죽는 존재 말입니다. 그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엘리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을 테니, 에레야는 길게 말할 것도 없이 자신의 철퇴를 꺼내더니 짧게 성가를 외워 태양의 힘을 담고는, 엘리의 손가락을 때리는 것도 아니고 슬쩍 대봅니다.

치이이이익...

그리고, 엘리는 진심으로 자기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은, 아니, 자기 손목을 잘라버리고 싶은 심정이 들 정도의 격통에 시달리고, 마치 태양이 어떤 전염병이나 기생충처럼 그녀의 팔을 따라 심장까지 뻗어가려는 듯한 환상에 빠졌다가, 에레야가 철퇴를 빼자마자 그 느낌이 조금씩 사라져 잦아듭니다. 에레야가 이거로 말하려는 것은 명백합니다.

"줄 수야 있는데, 진짜로?"


//왜 안올라오지 하고 있었는데 여태껏 이걸 안보고 있었네 진짜 미안하이
내가 씹을라고 씹은게 아녀
늙어서그래!!!

153 ◆MjRAeKhiz2 (LgKI.3L0/A)

2024-10-01 (FIRE!) 23:41:06

근데 이번건 7시간 스루는 역대급ㅇㅣ다 진짜미안해요잉 이거는

154 엘리주 (NhXEinMc6E)

2024-10-01 (FIRE!) 23:47:55

그럴수두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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