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하입니다 👋 어제 밤샘하고 달린 덕분에 오늘은 약간 한가하네요... 덕분에 불초해졌지만🫠 느긋하게 일상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괜찮으실런지 모르겠네요 슬슬 바쁘시지 않나 싶어서 🤔... 일단은 일상 신청과 함께 갱신하겠습니다 😌
히메이 얘기) 저 동거지아 때 편한 옷이나 속옷 사야할 때 자기도 모르게 귀여운 거에 손이 갔다가 유우가가 w😏 하길래 어른스러운 거 구경하는 척 했는데 나중에 짐에 소리소문 없이 그 커엽던 거 들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치만 토끼무늬 파자마 메이쨔.. 보고십은걸..
밤을 새셨군요.. 꼬질콘을 달아드릴게요(?) 농담이고 나데나데입니다👋👋👋👋 어제는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일상 좋죠 헤헤.. 오늘은 월루하기 좋은 날이니까 완전 오케이입니다🤤 그리고 그 썰도 무지 좋은wwwwww 멧쨔 어른스러운 네글리제랑 캐미솔 구경하는 척하다가 폭닥폭닥 귀여운 파자마 쓱 집어넣는거 완전완전이라고요wwww 금방 들킬건데 아무 것도 모르는 척하는 바보 멧쟈...바보야...🤭
나중에 토끼무늬 파자마에 고양이양말 신고서 발가락 쫙 벌리면서 냐~ 하다가 들키면 좋겠다 히히...
요즘의 나라고 하면, 늘 그런 느낌이었다. 평일은 돌아올지 모르는 메이사를 기다리거나, 주말동안 들를 곳에 예약을 잡고, 건성으로 일한다. 담당들은 미스미랑 이누키가 봐준 지 오래다. 사키 녀석도 아무말 않았다. 나에게 실망했는지도, 말은 안 해도. 사회적인 위신에 신경을 쓰는 나였지만, 이젠 그런 걸 신경 쓸 수도 없게 되었다.
메이사가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너에게 같은 기분을 맛보여주고 싶었다는 편지와 담배 반 갑을 남기고.
하야나미부터 갔다. 그 다음부터는 도쿄 근교, 구조, 토요하시, 고센, 가마이시, 아사히카와, 오사카, 토야마, 오카야마... 그 외, 이름도 모를 시골까지 4달 동안 계속 돌아다녔다. 독한 감기에 걸려서 한 주 빼먹긴 했지만, 그 외에는 주말을 전부 헌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도 단서가 잡혔다. 어느 날 전화를 걸자 메이사가 받았을 때다. 숨소리만 옅게 들리는데, 그게 살아있다는 이야기라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나와는 한 마디도 나누기 싫은가, 내가 입을 떼면 끊어버리려나 하는 불안감에 나도 침묵을 지키고 있을 때. 웬 메론빵 트럭의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메로메로메론빵, 하는 유치한 노래가 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는 끊겼다.
그리고 트위터부터 뒤졌다. 메로메로메론빵이라는 노래의 단서를 잡으려고 몇백만자는 읽은 것 같다. 비슷한 트윗을 쓴 녀석의 프로필에 들어가서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사진이나 트윗을 추리고, 운 좋게 찾아낸 메론빵 포장지 사진에서 회사를 찾고, 회사 홈페이지에서 분점과 이동판매를 한단 사실을 알아내고, 이동판매의 위치와 관련해 전화를 걸어 알아냈다.
결국 미야기현에서 주로 사업을 하는 곳이란 걸 알게 되고. 어제는 센다이에서 오늘은 이시노마키로 건너갔다. 역에 내려서 이온몰 앞에 있는 가면라이더 동상을 보고 힘빠진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렸을 때.
어. 벤치에 앉은 갈색 꼬리, 붉은 색 리본을 감은.
그걸 보고 홀린듯이, 신호등도 무시한 채 건너갔다. 겨울바람에 살랑거리는 귀가, 단발 아래로 기른 긴 머리가, 벤치에서 까딱거리는 발끝이, 그냥, 그 모든 게 너무 익숙하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메이사."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나한테 키스하고 싶어하던, 야속하게 바라보던, 그러고도 애정을 포기하지 못하던, 증오하던, 그리고 다시 웃어주던 노란 눈과 다시 마주했다.
유우가를 떠난 지도 거의 4달이 되어 간다. 아니, 이미 지났던가. 처음엔 아무도 모를 정도로 평평했던 배도 이제 조금 커졌고, 주의를 기울여야 간신히 느껴지던 미미한 태동도 이젠 잘 느껴지게 됐다. 이제 습관으로 굳어져가는 손동작으로 배를 쓰다듬으며 병원을 나서자 조금 쌀쌀한 바람이 느껴진다.
"....오늘도 있네.."
초음파 검사를 받고 나온 병원은 이시노마키 옆 앞에 있고, 역 주변이라 그런지 앉아서 쉬어갈 곳도 있고, 가끔 푸드트럭도 온다. 저 메론빵 트럭처럼. 그러고보니 전에 유우가한테서 전화가 왔을 때, 안 받으려고 했는데 실수로 받아버려서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만 있을 때도 저 트럭이 옆에 있었지. 결국 끝까지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끊어버렸었다. 유우가는 아마 메론빵 노래만 지겹게 들었겠지. ...문득 생각날 때가 있다. 유우가는 그때 어떤 심정이었을까, 어떤 얼굴이었을까. 그때 이후로 전화... 안 오니까. ...이제 나같은 건 잊어버리기로 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말이지.
".....유우가.."
툭, 중얼거린 말은 흐린 입김과 섞여 흩어진다. 처음엔 이렇게 해서 복수할 생각이었지만, 같이 지내면서 그런 생각은 점점 흐려져만 갔다. 굳이 그럴 필요 없을지도 몰라, 복수라니 그런 거 안해도, 그냥 같이 있는 걸로도 좋지 않나 하고. 하지만....
늪에 빠져들어가듯 생각에 가라앉고 있던 도중, 배를 차는 움직임에 살짝 놀라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배를 쓰다듬으며 걸음을 옮긴다. ...일단 벤치에서 잠깐 쉬었다가 갈까.
"오늘은 해가 따뜻하네. 조금 바람 쐬다가 들어가자~"
벤치에 앉아 배를 쓰다듬으며 별 생각 없이 쭈욱 주변을 둘러본다. 이온몰 앞 가면라이더 동상, 여기 병원 처음 왔을 땐 이거 보고 조금 놀랐었다. 유우가도 가면라이더 좋아했었지. 그리고 그 옆으로 메론빵 트럭. 그리고 더 옆에는—
"—유, 우가...?"
많이 덥수룩하고, 츠나지에 있던 때보다도 더 꾀죄죄한 몰골을 하고 있지만, 그렇지만.... 눈이 마주친 순간 알 수 있었다. 유우가다. 유우가인데, 왜, 여기에....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짜인가, 꿈인가, 환각이라도 보고 있는 걸까. 뭐라고 말해야 하는 거지... 입만 덥석거리다가, 간신히 내뱉은 말은.
"....치사해. 나, 나는... 몇년이나 걸려서 찾았는데." "유우가는... 왜 이렇게.... 빨리..."
나를 보고서 메이사가 일어섰다. 이대로 달려서 도망쳐버리면 나는 평생 따라잡지 못하겠지. 3달이 넘어서야 겨우 잡은 실마리를 놓쳐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면 또 얼마나 너를 찾아서 헤매야 하나. 그런 불안감이 훅 올라왔다. 쥐라도 오른 것처럼 경직된 머리가 지시하는 건 단 하나였다.
성큼, 크게 딛었다. 그리고 또 성큼 다가섰다. 그대로 어깨를 잡아 입맞췄다. 버둥거리는 몸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힘껏 끌어안고, 겨울바람에 말라붙은 입술을 부빈다. 메이사가 얌전해질 때까지. 그리고 타는 속이 아주 약간 진정될 때까지.
"...뭐가 치사해."
메이사는 키스할 때마다 치사하다고 말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뭐가 치사하냐고 되묻는다. 이번에도.
"이쪽은 너 때문에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매일 잠도 안 오고," "어디서 뭘 하나 신경 쓰이고...!"
"아, 제기랄..."
애끓는 속에 치사하다는 말이 던져지자, 서럽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북받쳐 올라서 나도 마구 쏟아부었다.
"사랑한다고!"
같이 손 잡고 길을 거닐 때도, 소파에서 어깨를 맞대고 있을 때도, 깍지를 끼고 엉켜있을 때도 안 했던 말. 내가 메이사를 사랑하는 게 맞는지, 다른 욕망을 헷갈린 건 아닌지 확신이 없어 내내 꺼내지 못하고 있던 말이 터져나왔다.
"내가, 너를!"
그렇게 쏟아내고 나자 눈물이 날 정도로 후련해져서, 붙들고 있던 메이사의 목덜미에 고개를 처박았다.
유우가가 다가온다. 성큼 다가와서 코앞까지 얼굴이 들이밀어지는 그때까지도 나는 얼어붙어 있었다. 그렇게 훅 가까이 와서야, 겨울바람에 마르고 갈라진 입술끼리 부벼지고 짙은 담뱃내가 입으로 비집고 들어오고 나서야 퍼뜩 정신이 들었다. 뒤늦게 뒷걸음질 치지만 이미 어깨를 꽉 잡혀서 도망갈 수도 없었다. 버둥거리고 밀어내려고 해도, 힘껏 끌어안겨 있어서 쉽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얌전히 끝나는 걸 기다리기로 했다. 어깨를 밀어내던 손을 아래로 내려서, 배가 너무 눌리지 않게 살짝 유우가를 밀어내는 정도만 하면서.
"...윽..."
나 때문에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잠도 안 오고, 어디서 뭘 하나 신경 쓰였다고. 서러움마저 묻어나는 말을 유우가가 토해낸다. 츠나지에 남겨졌던 내가 겹쳐 보이는 거 같아서 이상한 기분이 됐다. 그래도 너는, 나 같은 거 잊어버리고 잘 지낼 줄 알았다고, 그렇게 대꾸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그냥 그대로 너를 올려다 보기만 하다가.
사랑한다는 말에 머리가 새하얗게 됐다. 한번도 해주지 않았던 말인데. 우리가 아무리 가까이 붙어서 자고, 손을 잡고, 깍지를 끼고, 서로 엉켜서 시간을 보낼 때도 듣지 못했던 말. 한번도 꺼내지 못했던 말을, 네가 지금 꺼내서, 그래서....
".....유, 우가...."
그대로 내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는 유우가의 머리에 나도 고개를 기댄다. 여전히 말은 안 나오지만, 아까랑은 다른 기분이다. 그래. 벅차서...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머리가 새하얗게 돼서, 하지만 이건, 너무 좋아서 그런 걸지도 몰라...
"...나도, 사랑해..." ".....그, 근데 잠깐만.."
슬그머니 손을 올려서 유우가의 어깨를 잡고, 살짝 떼어낸다. 팔을 조금 펴서, 나한테 달라붙은 유우한테서 조금 멀어진다. 약간의 공간을 확보하고 나서야 한숨 돌리고서, 유우가를 올려다 봤다가 아차 싶었다. 표, 표정이 안 좋아.... 설마...
"..앗, 그게, 저기." "배 너무 꽉 안으면... 아기가.... ...담배냄새도 좀 그래서.. 유우가가 싫은 게 아니라, 아, 아기가 잘못되면 안되니까...."
메이사가 나를 밀어냈다. 어떤 얼굴로 밀어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밀어냈다는 사실이 날 철렁하게 만들었다. 아, 결국 날 떠난 건 그런 이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입술을 꾹 깨문다. 그러자 하는 이야기가,
"...아기?"
우리 주변에 아이는 없다. 메이사가 품에 안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면...
내려다본 배는 약간 나와있어서, 잠깐 머리가 멈춰버렸다. 어, 임신. 임신인가... 혼란스러워하다가 겨우내 입을 떼서 말하는 건 실없는 얘기였다.
"임신... 했구나."
나랑은... 잘 챙겨 먹었지. 막판 가면 내가 안 챙기긴 했지만, 혼자서 잘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매달 재활용 쓰레기로 나오는 약 상자를 확인했었고. 애초에 나랑 생긴 거면 날 떠날 이유가 없잖아. 그러면......
심장이 지끈했다. 그동안 가슴이 아프다는 게 비유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통증이란 게 있는 거더라. 숨통이 막힐 정도로 찡하게 아파서 얼굴을 찡그렸다. 메이사는 어쩌면 나 없는 다른 곳에서 남편이랑 함께... 가슴은 아픈데, 자꾸 생각을 물고 늘어지게 된다. 그래서 더 아파왔다. 목이 꽉 조여왔다.
"...미안. 내가 생각도 안 하고 키스해서..." "그, 괜찮... 은 거야?"
어떤 의미로는 내가 싫지 않다고, 애써서 챙겨주려고 하는 게 더 마음아팠다. 너랑은 볼 장 다 봤고, 질려버렸고, 난 최선을 다하고 이제 유감도 없이 새 인생을 살겠다고 털어내버린 것만 같아서. 조금 주저앉고 싶은 기분이 됐다.
4~5개월 사이의 작게 부푼 배는 이제 옷을 입어도 조금 티가 나니까. 유우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배를 살짝 쓰다듬었다. 아, 움직이네 또. ...아기도 놀란 걸까..
"응?" "아... 괜찮아. 직접 피운 것도 아니고. 간접이긴 해도 그렇게 심하진 않으니까..." "....아마 괜찮지 않을까?"
괜찮은 거야?라고 물어본 건, 역시 담배 이야기겠지. 조금 매캐하긴 했지만, 오래 노출된 것도 아니고. 내가 직접 피운 것도 아니니까.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의사도 뭐 이 정도로 뭐라고 하진 않겠지. 정말 놀란 건지, 아까보다도 더 잘 움직이고 있어서 손만 대고 있어도 다 느껴질 정도네. ...아, 그렇지.
"...손, 대볼래?"
대볼래? 라고 묻긴 했지만, 슬쩍 유우가의 얼굴을 살피니 뭔가 멍하다고 할까, 그런 얼굴이라서. 그래서 그냥 기다리지 않고 유우가의 손을 잡아 배 위에 얹었다.
"......아하하.. 엄청 움직이네. 아빠를 알아보는 거 같아." "보이지도 않을텐데... 어떻게 아는 걸까."
배를 쓱 훑는 느낌에 어깨가 움찔 튀었다. 뱃속의 아이가 손인지 발일지 모를 것으로 쓱 훑는 묘한 감각. 유우가의 손을 확인하기라도 하는 걸까. 밖이 보이지도 않을텐데, 신기하지.
내가 물은 건 그런 게 아니지만, 뭔가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 돼서, 멍청하게 듣고만 있었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그럼 이제 널 찾아서 돌아다니는 것조차 못하게 되겠네' 하는 생각에, 어쩌면 그렇게 찾아다닐 때가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 멍하게 대꾸도 않고 있으려니, 메이사가 내 손을 잡고 배 위에 얹었다.
이건 무슨 악취미인가. 이번엔 또 어디서 뭘 배워와서 이렇게 남의 마음을 제대로 찢어놓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할 찰나.
- 아빠를 알아보는 거 같아.
귀를 의심하는 말에 고개를 들었다.
"아빠... 라고?"
"...내가?"
눈을 끔벅거렸다. 메이사의 뱃속에 있는 건 내 아이다. 그러면 내가 임신시킨 게 된다. 내가 아빠니까. 그러면 내가 남편이 되는 건데. 어... 어...?
"...내가 그럼 네 남편...인 거지?"
아기와의 교감을 느끼기도 이전에 그냥 이해가 안 가서, 그것부터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메이사의 손목을 붙잡고.
"근데 왜 떠난 거야...?" "혼인신고서도 있었잖아. 그냥 제출하기만 하면 됐는데, 그럼 되는데 왜......"
그러고보면 담배냄새만으로도 날 피했지. 아이를 보호할 생각이 있단 건 애정이 있다는 뜻. 그건 좋은 일이다. 다행인 일인데. 아까서부터 꾹 참고 있던 통증이 울컥 솟았다. 거기에 온 마음이 쏠려서, 눈물이 뚝 뚝 떨어지고 있는 것도 몰랐다.
눈을 끔벅거리는 유우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우가의 아이가 확실하니까. 유우가가 아닐리가 없다. 아주 미세한 확률로 성서에 나오는 수태고지일 확률도 있겠다만은, 그래도 한없이 0에 가까운 가능성이니까. 그냥 100% 유우가의 아이라고 하자. 그러면 유우가는 자기가 남편인 거냐고 재차 물어왔다. 거기에도 고개를 끄덕여서 대답했다. 결혼은 안했지만, 사실혼이라고 치면... 남편이라고 부를 사람도 유우가밖에 없으니까. 살짝 고개를 숙인 채로 유우가의 손을 겹쳐잡고 배에 대고 있으면, 유우가가 반대편 손목을 붙잡았다. 왜...그러지? 의아한 표정을 숨기지 않고 고개를 올리면, 거기엔....
"유, 유우가..."
유우가가 울고 있었다.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어서, 어쩐지 나까지 울 것 같은 기분이 돼서. 겹쳐잡고 있던 손을 놓고 유우가의 얼굴을 소매로 닦아준다. 뺨을 타고 흐르던 눈물이 소매를 따라 번지고, 사라져간다.
"...그런 거 아냐. 내가 왜 유우가를 싫어해. 난 유우가를... ...사랑한단 말이야..." "계속계속 좋아했는데, 유, 유우가도 날 두고 갔었고.... 그, 그래서.. 다시 만났는데도, 그냥..."
아, 여기까지 말하고 나도 왈칵 눈물이 솟아서 뺨을 타고 흐른다. 울음섞인 목소리가 돼서 알아듣기 힘들 것 같은데. 최악이다...
".....그냥.... 연인도 아니고.... 파트너 같은 거였으니까......" "근데 아기도 생겨서, 유, 유우가... 아이 싫어하겠지...하고...."
우리는 서로를 와락 끌어안았다. 아주 오래 전에, 유성우가 쏟아지던 날처럼. 그때도 이렇게 서늘하고,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춥지 않았다. 부둥켜안은 우리 사이로는 차가운 바람도 비집고 들어오지 못했으니까. 정수리에 그리웠던 감촉이 닿아, 나도 유우가의 품에 고개를 묻고, 가볍게 부빈다. 떨어져 있던 동안 아주 많이 그리웠던 냄새가 가득했다.
".....나도 미안해.... ....그, 그냥 도망쳐서....." ".......에..."
눈이 저절로 커졌다. 방금 내가 뭘 들은 거지... 내가 없으면 안 된다고 한 건 들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유우가가 없으면 안 돼. 떨어져 있는 동안 절절하게 느꼈다. 그래서 네가 날 찾지 않는다고 생각했을때 조금, 아니 꽤 많이 슬펐고. 하지만 뒤에 따라온 말은, 그 뒤에 이어진 말은.... 이제는 가망없을거라고, 포기했던 거여서.....
대답 대신 또 다시 입맞췄다. 기차에서 내려서 담배 필까 고민도 했었는데 안 피길 다행이다. 메이사가 움찔하며 아이를 걱정하는 기색이길래 입술을 가볍게 문지르고 떼기만 했다. 동거할 때처럼 진득하게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응. 돌아가자."
메이사의 양 손을 두손모아 잡고 애원하다시피 말했다. 메이사가 좋아, 어설프게 다른 감정이랑 헷갈린 것도 아니고, 몸정이 들어서 그리워하던 것도 아니다.
네가 없는 3개월동안 휑한 집이 끔찍했다. 소파 옆자리에 놓여 있던 네 손이 없어서 외로웠다. 침대 끝자락에 등이 놓이던 비좁은 침대가 썰렁했다. 기차를 탈 때면 나도 모르게 창가자리, 메이사가 있던 곳으로 고개를 놓고 자고 있고. 이제 뭘 해먹어도 2인분으로만 만들고. 입을 사람도 없는 여성용 속옷이 서랍장 반 칸을 꽉 채우고 있는데. 그런 나를 자각할 때마다 사무치게 보고 싶었다.
이걸 사랑이 아니고 뭐라고 말할 수 있지. 멋대로 쳐들어와서 걱정이란 걱정은 다 시키고, 고향과 가족으로부터 떨어트리고, 사랑하게 만들어버린 거잖아. 내 인생의 절반을 사치스럽게 차지해놓고는 멋대로 떠나가버리는 게 어디 있냐. 그러니까.
"돌아가서, 제대로 혼인신고하고, 부부로 살자."
작고 거친 손을 꾹 쥔다.
"이제 너 아닌 다른 사람은 싫어." "메이사가 좋아." "그러니까 곁에 있게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