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8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추위에 익숙하다는 게 춥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뺨을 흔적 없이 베고가는 겨울 바람은 당연히 날카롭고, 눈 속에 파묻혀 있으면 당연히 체온을 빼앗긴다. 역치가 높다 뿐이지 추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설한의 땅 출신인데다가 무림인이까지한 상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얼마 전에 얼어죽기 직전까지 갔었다. ...그래, 과거형이다.
상일을 동사까지 몰고갔던 동굴에서 그는 일종의 '기연'을 만났다. '혹한강파심신결'이라 이름 붙은 책,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무려 서늘한 신공. 그 영향으로 상일은 앞으로 얼어죽을 걱정은 없어졌다. 이 사실을 깨달은 상일이 맨 처음 품은 감상은, 좀 더 어렸을 적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정도였다. 춥디 추운 고향에서 멀어진 지금에서 냉기 면역은.. 중요하긴 했다. 매리설산 등정을 위해서도!
매리설산 등정! 현재 상일의 가장 가까운 목표. 하지만 전쟁은 절찬리에 진행중이고 상일은 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러니 어쩌겠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관광이나 해야지. 그렇게 걸어다니던 상일은 눈이 두껍게 쌓인 곳에서 잠깐 쉬고 가기로 하였다. 추위와 적이 아닌 친구가 된 이후 상일에게 생긴 이상한 취미가 있는데
".....흐암.." 폭
바로 눈 속에서 자는 것이다. 적당히 서늘하니 좋고, 몸을 감싸는 것도 기분이 괜찮은데다가, 애당초 하얀 머리에 피부를 지녔으니 눈에 띌 일도 적다. 하여 상일은 곧잘 눈 속에서 잠에 들었다. 오늘과 같이. 덕분에 신경쓰지 않으면 밟히기 딱 좋게 되었으니, 인생사 일장일단이라.
눈이 고복하게 쌓인 이 산은 장강과 험한 산세를 끼고 있어 그 누구도 자신의 땅이라 여기질 않는 무주공터다. 산에 나는 나무나 풀도 없고 그저 눈과 산세 뿐이니 쓸 구석이 있어야지. 그렇기에 잠시 요괴를 잡기 위하여 숨을 돌리기에는 더 나은 장소가 없다. 산에 오르면 으레 산주인이 있는 법이라 예라도 갖출 겸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보다 보니, 푹 하고 의족(만년한철 섞였다. 딱딱하다.)에서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지는 것 아니겠는가?
사천에서 문자 그대로 사선을 넘은 야견은 달라진 모습에 고민하고 있었다. 이전까지는 불가능했던 여러 일들이 가능해진 것은, 동시에 그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 특히나 이전보다 훨씬 예민해진 오감은 골칫거리였다. 시장바닥에서 점심이나 때우고 꾸벅꾸벅 졸고 있을 때 조차 굳이 알고 싶지 않았는데도 저 멀리 시장에서 걸어오는 익숙한 발소리의 누군가를 느끼게 해주니.
“...그 천강단원인가...?”
그리고 그 발소리가 묘하게 조심스럽고, 어딘가 숨는 기색을 보이는 것까지 느낀 야견. 이내 커지는 발소리에 천천히 눈꺼풀을 뜨고, 기지개를 켠다. 이윽고 오랜만이라는 인사에 듯이 피식 소리 나게 웃는다.
“그래, 오랜만이다. 사과는 잘 먹지. 잠을 깨는데 도움이 되겠어.”
이전보다 묘하게 느긋하고 풀어진 듯한 태도. 뿐만 아니라 머리칼에 군데군데 섞인 흰색과 붉은 색의 눈, 무엇보다 억누르고 있자면 묘하게 틈새에서 흘러나오는 정제된 기는 야견에게 많은 일이 일어났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이를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다. 스타일 바꿨네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아직까지 사천에 있는 줄은 몰랐는데. 그 매리곤문의 여식을 세뇌, 아니 포교하는데 오래 걸리나봐?”
킥킥하고 웃는 야견. 세뇌라는 말이 마교인들 입장에서는 안 좋게 들리는걸 알고 일부러 저러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