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철현의 말을 들으며 민호는 다시 한번 절규하듯,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의 두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것처럼 글썽거리고 있었다. 물론 한참 후의 미래겠지만, 민호에게 있어서는 그 모든 것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모양이었다. 특히 결혼하겠죠라는 말에 그는 털썩 주저앉았다. 하지만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고 다시 헛기침 소리를 냈다.
"AI 장치가 파괴되었잖니. 그래서 그 안의 시스템도 더는 존재하지 않아. 없는 것을 다시 만들 순 없어."
그것만큼은 조금 힘들다는 듯이, 민호는 강하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자신의 능력이라고 해도 안되는 것은 안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모든 시스템을 총괄하는 AI장치가 파괴되어버린 이상 시스템 역시 무사할 수 없었다. 이어 그는 다음 물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에 그는 가만히 생각을 하다가 이야기했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1대 대표이사이자 기술개발부장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지. 그 사람은 정말 엄청난 천재였으니까. 혹은... 오지덕 박사라던가. 일단 전자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오지덕 박사가 협력할리도 없고."
둘 다 어려운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민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어 그는 가만히 철현을 바라보다가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켰다.
"아니면 학생이 연구원의 길을 걸어서 그 기술을 직접 구현해보는 것은 어떻니? 옛 말에도 있잖아? 목마른 이가 우물을 파야된다라는 말."
@캡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일전에 새봄이와 디스트로이어와의 일상이 캡틴에게는 좋지 못한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해줬었잖아. 그래서 그런데, 그 당시에 돌린 내용은 정사에서 빼는 게 좋을까? 당시의 경험이 새봄이 서사에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캡의 의견을 따르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물어봐:>
>>466 앗 고마워!!>< 그런데 내가 캡의 기분을 상하게 했어서 미안한 거랑은 별개로, 새봄이 입장에서는 그 날의 일이 복수에 성공했으니 쾌거일 수밖에 없는데, 그 부분도 괜찮을까...? 다른 바라는 방향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줘!
그리고 또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데. 이 다음에 또 같이 일상하게 되면, 새봄이의 행동이나 내 묘사에 불편한 부분에 대해서는 가급적 곧바로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 저번에 내가 캡의 불편함을 알아채지 못해서 실수한 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서 말야. 말해주면 바로 시정하거나 일상을 중단하는 등 조치를 취할게.
"인간은 선 위를 걷는 존재라고들 하더라아. 나는 그 말이 참 우습다고 생각해. 평행선을 걷는다고 하면서, 목표가 같으니 그 선 위를 같이 걷는 것만으로도 유대를 형성하고 영원한 동반자가 된다니 뭐니."
목소리는 경쾌했다.
"하지마안, 이시미야. 알잖아. 그런 것은 기만이야. 우리같은 존재에겐 너무나도 먼 세계야. 손을 잡고 걷는들 평행은 평행이야. 개인의 기-일을 걷기 때문에 언제든 뿌리칠 수 있다고. 인간은 그런 존재잖아? 언제든 내치고 길 걷는 주제에 그걸로 유대감이니 뭐니를 가졌다고 회고하는 것들."
딸깍.
"그래서어, 나는 늘 불만이었지이. 왜냐며어어언…… 저것이 나를 내치면 '영원한 우정'이 아니잖아아.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내 친구가. 아주 좋은 방법을 가지고 있더라고오. 남과 평생 이어지지 않을 길을 손 하나에 의지해 언제 다다를지 모를 목표를 믿고 걷느니."
달그락.
"내가 그 길에 침범해서 평생 함께 하려고."
구십춘광의 녹음은 호선을 긋고, 고른 치열은 가느다란 쪽배 물그림자처럼 휜다.
"내 친구라면 운명을 공유해야지. 너와 나는 한몸처럼 되어야지. 그게 영원한 우정이지. 너와 나는."
이제 평생 친구야. [멍멍아] [너 이제 재미 없어.] [레벨 5도 못 될 멍청이는 필요 없어. 대기해.]
"우물을 팔 시간이라. ...유니온 말이니? 인첨공의 종말이 다가온다지. 아마. 에어버스터가 이야기를 해주더라."
씁쓸하게 웃으면서 민호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이미 그 사태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굳이 크게 퍼뜨리지 않는 것은 그 사실이 퍼졌을 때 가지고 올 혼란이 더욱 큰 재앙을 부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아마 인첨공이 다른 형태로 멸망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그렇기에 그는 작게 후우 소리를 내뱉었다.
"코팅에 대해서는 아마 단기적으로는 3학구장도 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그쪽을 알아보렴. 장기적으로 쭉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연구를 해야겠지만, 임시적으로 물을 마시기에는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학생?"
적어도 당장의 불은 끌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민호는 어깨를 으쓱했다. 한편, 무기를 달 수 있냐는 그 물음에 민호는 가만히 자신의 턱수염을 만졌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이 되는 모양이었다.
"뭐랄까. 살상 능력이 없는 정도라면 가능할 것 같긴 한데... 일단 그에 대해서는 또 다른 법령을 봐야겠지만... 뭐, 지금 당장은 급하니까 일단은 살상력이 없는 하에서 가볍게 가는 것으로 하자. 이 아저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정도야."
그 이상 더 도와줄 수 없었기에 그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난처한 눈빛을 보였다. 그리고 어깨를 으쓱하더니 철현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 부분은 이 아저씨가 커다란 컴퓨터를 하나 만들어줄게. 그리고 그에 연동되어서 작동하는 제작 장치를 만들어줄테니까 네가 직접 만들어서 커스텀 해보는 것은 어떻겠니? 그 갑옷 이름은 어떻게 되려나? 코뿔소맨이 되나? 후후."
언제나처럼 아침이 밝았다. 지긋지긋한 하루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가운 이불에서 벗어나 차가운 바닥으로 발을 디뎠다. 안녕? 그 순간. 오랜만이네. 빠드득, 금 가는 소리와 함께 바닥이 무너졌다. 새까만 나락, 그 안에 빠져 속수무책으로 떨어졌다. 삐죽삐죽 부서진 틈이 순식간에 저 먼 상공이 되며 어느새 사방이 어둠이 되었다. 전에 말했었지. 바닥이 어딘지 모를 허공을 추락해갔다. 어느새 위도 아래도 구분되지 않았지만 떨어진다는 실감은 명확했다. 언젠가 반드시 돌아올 거야. 떨어지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많은, 아주 많은 생각을 했다. 그래서 기다리고 있었어.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생각으로 가득찬 머릿속이 새까맣게 물들었다. [내]가 새까만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을 떠올려봤지만 띄우기 무섭게 다시 새까맣게 물들었다. 이 곳으로- 그래서 다시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려고 했는데 돌아오는 날을. 어느새 다가온 밑바닥이 어서 와! 내 정수리 위에.
"허윽!"
그녀는 비명 같은 소리를 내며 잠에서 깼다. 그래, 방금 전까지는 꿈이었다. 차가운 이불을 헤집고 나와 차가운 바닥을 맨발로 디디던 감각이 선명하건만 눈을 뜨고 주변을 보니-
틱, 탁, 틱, 탁... 타다닥, 타닥, 달칵, 달칵...
LED전등빛 환한 사무실 안이 시야에 확 들어왔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내부의 모습, 여기는...
"오, 일어났어요? 슬슬 깨울 생각 참이었답니다."
그녀는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려보았다. 거기엔 짙은 밤갈색 사무용 책상이 있었고 그 위에 펼쳐진 노트북과 그 뒤에 앉아있는 인물이 차례대로 시야에 들어왔다.
노트북 위로 눈만 살짝 보이던 그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더니, 노트북 옆으로 얼굴을 내밀고 싱긋 웃었다. 처진 눈매의 붉은 눈이 애교 있게 접혔다.
"이 추위에, 아직 완공도 안 된 센터에서 자고 그러면 안 되죠. 몸도 안 좋잖아요. 물론 하루 빨리 시스템을 완성시키고픈 마음은 알겠지만, 당장은 집중해야 하는 일이 달리 있지 않던가요. 그렇죠?"
한없이 선해보이는 얼굴로, 그는 웃으며 말했다.
"센터의 일은 직면한 일부터 차근차근 마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답니다. 성급하게 진행하려 하다간 죽도 밥도 아니될 테니까요. 당분간은 제게 맡겨두고 마음 편히-"
그가 말 하는 중간, 그녀가 일어섰다. 고개를 반쯤 숙여 산발이 된 머리가 얼굴을 가린 탓에 표정은 보이지 않은 채, 천천히 그의 책상 앞으로 걸어왔다. 자연스레 떨어진 담요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놓은지 얼마 되지 않은 새 책상 위에는 작은 아날로그 캘린더와 연필꽂이 같은 자잘한 소품 몇 개 만이 올려져 있었다.
그녀는 손으로 그것들을 밀며 책상 위에 걸터앉았다. 와장창, 떨그렁, 유리와 철제가 바닥에 요란히도 나뒹굴었다. 떨어뜨린 그것들을 대신하듯 올라 앉은 그녀는 목을 가누기 힘든 것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머리카락 일부가 그의 노트북 화면을 가렸다. 지켜보던 그는 웃으며 그녀를 향해 말했다.
"저런, 아직 잠이 덜 깼나 봐요. 책상은 딱딱해서 불편할 거에요. 이리 내려와요."
그의 말에 반응하듯 그녀의 고개가 살짝 들렸다. 머리카락 사이, 검푸른 안광이, 그녀를 향해 뻗은 손과 의자에 앉아있는 그에게 향했다. 안기면 편안할 것이 분명한 무릎과 품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그녀가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까드득
그녀가 고개를 숙인 후, 뭔가 깨무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러자 그의 노트북 모니터에 금이 쫙 퍼지며 액정이 깨졌다.
"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순간적으로 상황 파악이 늦은 그에게 붕대로 점철된 하얀 손이 확 뻗쳐왔다.
작은 손은 그의 넥타이와 셔츠 카라를 한 웅큼 쥐어 끌어당겼다. 가느다란 팔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강한 힘에 그는 엉거주춤 일어나 책상을 짚으며 끌려갔다. 급하게 짚은 손 아래로 재차 빠직, 소리가 났지만 소리의 출처를 살필 겨를은 없었다. 검고 푸른 머리카락 사이로 핏발 선 두 눈과 마주쳤기에.
"...내가, 쓸데 없는 짓거리는, 하지 말라고... 분명, 말하지 않았던가...?"
잔뜩 잠긴, 아니, 잠겼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만큼 깊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그의 귓가로 서늘하게 들려왔다.
"착각하지 마... 그나마, 쓸 만 해서, 불러들였지... 용서하거나, 용납한게 아니야..."
옷깃을 쥔 손에서는 붕대를 감았음에도 서서히 옷깃 마찰하는 소리가 선명히 울렸다. 그 소리를 따라 서서히 목이 졸려옴을 그는 피부로 체감하고 있었다.
"헛소리, 헛짓거리, 할 시간 있으면..."
목소리가 살짝 늘어진다 싶은 순간, 그녀의 손이 그의 넥타이를 확 당겼다.
쿵!
"으큭!"
그의 얼굴이 그대로 책상에 처박혔다. 그렇게 엎어진 뒷통수를 재차 내리누른 그녀가,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진윤태 감시나 똑바로 해..."
속삭임 이후, 그를 누르던 압박감이 사라졌다. 이제 됐나 싶어 일어나려던 그의 귓가를 날카로운 은빛이 스쳐지나갔다. 피슉, 하고.
"모가지 성하게, 살고 싶으면..."
그 다음 콱, 꽂히는 소리가 났다.
순간적으로 몸이 굳었던 그가 눈만 옆으로 굴리자 은빛 날 선득한 메스가 그 옆에 있었다. 책상에 꽂힌 메스를 보고 반사적으로 그 쪽 귀를 만져보았지만 피가 살짝 묻어날 뿐, 상처는 없었다.
뿌득 빠드득
깊게도 박혔던 메스를 뽑아 든 그녀는 주르륵 흘러내리듯 책상에서 내려갔다. 언제 갈무리했는지, 빈 손을 추욱 늘어뜨리고 비틀거리며 그의 사무실을 나갔다.
부드러운 경첩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닫히자 그는 겨우 한숨을 내쉬며 다시 의자에 주저앉을 수 있었다. 그제야 책상을 살피자, 망가진 노트북이 제일 먼저 보였다.
액정 상단에 깨문 자국이 선명하고, 강한 힘으로 눌러 접합부가 뚝 부러진 처참한 노트북의 상태에 재차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핑계로 새 노트북 신청을 하나, 그런 생각을 하며 흐트러진 옷을 고치던 그는 그가 아주 큰 문제 하나를 깨닫지 못 하고 있다는 걸 아직 몰랐다.
"모르고 있었니? 에어버스터는 지금 디스트로이어나 레드윙도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데. 네가 이해해주렴. ...그만큼 그 애도 진심인거야."
물론 이에 얼마나 응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은우는 은우대로 움직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정확히 그의 노력이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민호는 그에 응해줄 생각은 있었는지, 표정이 어둡거나 부정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이어 그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턱수염을 다시 천천히 문질렀다.
"좋아. 그럼 그렇게 가보자. 개량버전은 차후에 네가 직접 만들렴. 이 아저씨도 일로 바빠서 언제까지나 계속 능력을 펼쳐줄 순 없으니 말이야. 아까도 말했지만 목마른 자가 곧 우물을 파는 법이라고 이 아저씨는 생각한단다."
너라면 할 수 있겠지. 그렇게 말을 하며 민호는 철현의 어깨를 다시 가볍게 토닥였다. 그 와중에 '강철복'이라는 말이 나오자 민호는 두 눈을 깜빡이다가 가볍게 웃었다.
"강철복 괜찮은 것 같은데 그걸로 가보는 것은 어떠니? 강철맨도 좋지 않니?"
외국에 아이언맨이 있다면 인첨공엔 강철맨이 있는거야.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농담투였다. 하지만 웃음소리를 천천히 줄이면서 민호는 철현에게 다음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언제 만들어줄까? 이 아저씨의 능력이 펼쳐져야 하니까..이 아저씨의 비번일 때가 좋은데. ...제일 빠른 것은 이번주 주말이 될 것 같은데."
"그럼 이 아저씨도 어른다운 말을 해줄까? 같이 하자. 이 아저씨도 인첨공을 잃고 싶진 않거든. 예쁜 아내와 귀여운 딸내미를 위해서라도 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민호의 표정은 그 무엇보다 상당히 진지했다. 절대로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는 강한 마음. 강한 결의. 그 모든 감정을 그 말 한마디에 담은 그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철현을 바라봤다. 이렇게까지 이 학생이 하고 있는데 자신도 그 이상은 해야하지 않겠는가. 그런 마음을 꾹 안으면서 그는 숨을 고르면서 이야기했다.
"그래. 그럼 주말에 여기로 오렴. 이 아저씨가 힘 좀 써볼게."
그렇게 약속을 잡으면서 민호는 수첩을 꺼낸 후에, 철현과 만날 약속을 기록했다. 이어 수첩을 다시 제복 주머니에 집어넣은 민호는 싱긋 웃으면서 철현에게 물었다.
"그 이외에 더 요청하고 싶은 거 있니? 후후. 물론 지금 없어도 주말에 요청해도 괜찮아. 다만... 아저씨. 지금은 조금 쉬고 싶은데 괜찮을까? 요즘 많이 바쁘거든."
테러 사건의 '테'도 꺼내지 않으며, 정말로 이런저런 일이 있다는 듯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철현을 바라봤다. 물론 그 이외에도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한다면 아마 그는 더 들어줬을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느 정도 힘을 빌려줬을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