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금의 표정은 안쓰러워서 손을 뻗어 어루만져 주고 싶은 그런 표정이었을 것이었다. 평상시와 달리 땋지 않은 머리카락은 당신에 의해 헝클어지고,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당신의 손등을 스친다. 괜찮을 거야. 수많은 일들을 헤쳐 왔음에도 이번 일만큼은 이겨내지 못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득했던 이전과 달리 그 말을 들으면 어딘가 안심이 되는 것이었다. 당신의 그 말을 금은 마음에 단단히 새겼다. 입맞춤에는 그 쓸쓸하던 금의 얼굴에 미소가 서린다. 애정을 받아 기뻐하는 솔직한 모습이었으니 당신을 만나고 나서부터 부쩍 늘어난 감정 표현이었다. 당신에게는 정말 고마웠다. 이런 따스함을 느끼게 해줘서. 나른한 웃음이 걸리면 금은 물끄러미 당신을 바라본다. 그렇게 당신과 금이 마주 보는 동안, 금의 얼굴에는 추위 때문인지 아니면 당신의 행동과 말 때문인지 모를 발그스름한 빛이 엷게 묻어난다.
"... 고맙습니다."
끝이 오더라도 후회 없이 사랑했다고 말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묵주를 걸어준 금은 제 마음속의 그 말을 전하며 금은 기도라도 하려는 듯, 당신의 손을 꼭 잡아 쥐고서 자신의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려 한다. 그러며 당신의 목가에서 어렴풋이 스쳐 보인, 이전에는 본 적 없던 흔적을 본 것이었으니 금은 손을 들어 당신의 목으로 가져간다. 당신이 코트를 잡고 이끌면 금은 채 확인하지도 못하고 무력하게도 끌리며 방으로 들어서게 된다.
"아, 응."
처음 당신의 집에 찾아왔을 때와 달리 이제는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들어섰던 금은 전보다 짙게 느껴지는 가장 달콤할지 모르는 초콜릿 향기를 느끼고, 그에 당신의 여전히 당신의 목가에 머물던 시선은 책상 위에 놓인 것에 머문다.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제자리에 우뚝 멈춰 선다. 당신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서. 언젠가 당신에게서 느껴졌던 체향들을 떠올리며, 방금 전에 자신이 보았던 것까지 더해져 복잡해진 마음이 되었으니. 금은 약간 심란하다는 표정으로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만 벙싯거리다가 다문다. 시선을 둘 곳이 없어서 바닥으로 돌렸으니, 분위기가 어색했다.
시시각각 침묵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난 과연 어떤 답을 바라는 걸까. 스스로도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선배가 안 가겠다면, 안 갈 거다! 주변 사람들 통수? 난 뭐 알고파서 알았나? 스스로를 못 속여? 아는 일이면 다 끼어들어? 어차피 지금도 테러 진압 중이길 바라긴 똑같잖아?! 개조 중인 깡통도 고철이나 돼라 빌고 있고!!
고여 가던 침묵을,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몰아냈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던 얘기가 대놓고 나오니 뼛속까지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웃음기 없이 굳은 표정은, 반대 상황이라면 선배도 다르지 않단 의미일까. 내가 위험하다 판단하자마자 유니온한테 맨몸으로 뛰어들고 제로쓰리의 타깃이 되길 자처했던 선배니. 그러니 어쩌면...?
기대감이 들었을 땐, 어느새 선배에게 안겨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안 말려진다. 선배 품이 따스한데도 등골이 오싹했다. 동시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극한까지 몰려도 돌파하려는, 포기를 모르는 남자 그런 사람이기에 동경하고 의지했고 암담한 상황에도 희망이라 느꼈다. 이제 와 말려지길 바라는 게 내 멋대로지.
쓰게 웃다 그만 울컥했다. 무능하고 겁많은 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말. 세상 무엇보다 마음 놓이고 고마운 얘기건만 세상없이 불길한 선고로도 느껴졌다. 내가 어쩌든 선배는 기필코 가고 말겠단 선고.
야속했다. 난 무서운데. 더욱이 선배가 다치는 건 떠오르기만 해도 암것도 못하겠는데. 연구원이 나 땜에 선배가 다칠 위험도 있댔을 땐 아예 정신이 나갔었는데. 이런 내 심정을 헤아려 줄 순 없는 걸까? 반대로 내가 다칠지도 모른단 생각은 안 해 봤냐고, 선배가 내 입장이면 안 말리겠냐고 따지고도 싶었다.
그러나... 말이 안 나왔다. 말할 수가 없었다. 선배의 품에서 잦고 거센 고동이 와 닿아서. 혼자 가기로 결심한 듯 돌아온단 장담은 못한다는 목소리가 떨려서. 무섭지 않아서 가려는 게 아니라 무서워도 버텨내고자 안간힘을 다하는 거다. 그렇게까지 애쓰는 건 아마... 아무리 안 가려도 안 갈 수가 없단 뜻이겠지.
말문이 막힌 사이 선배가 약속했다. 변치 않겠노라고. 그때껏 막연하던 불길함이 또렷해졌다. 이렇게 가면? 선배가 심하게 다치거나 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 가면? 선배 마음은 확실히 죽는다! 안 가려도 안 갈 수가 없는 건 그래서가 아닐까. (난 마음을 잃더라도 몸이 살면 나중을 기약할 수 있다 쪽이지만, 선밴 마음을 잃고선 돌이킬 수 없어지나 보다...)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건?
서연은 눈을 깜박여 눈물을 걷어냈다. 그러고는 철현의 얼굴을 감싸쥐며 바라보았다.
" 돌아온단 말 싫어. " " ...꼭 가야겠으면, 같이 가. "
안다. 이건 어딜 보나 최고로 멍청한 결정이다. 내가 껴 봤자 전력에 보탬은 못 되고 연구원의 말대로, 나 땜에 선배가 다칠 위험만 생긴다. 그걸 뻔히 알고도 이렇게밖에 못하는 건 다른 거 다 눈막귀막 한대도 선배 혼자 사지로 뛰어드는 것만은 외면할 수 없어서리라. 하지만 이 결정이 선배에겐 두려움일 것도 알기에...
" 조심할게. " " 정신 나가서 자포자기 안 하게! " " 수박들한테 안 쥐어터지게! "
맘 같아선 선배한테도 약속받고 싶다. 몸조심하라고. 무모한 행동만은 말아 달라고. 하지만 선배 맘대로 되는 상황이면 무모해질 리 없고 선배 맘대로 안 되는 상황이면 약속이 부질없으니, 차라리 내 걱정이라도 덜할 약속이나 하련다. 그래도, 꼭 다짐받아야 할 건 있다.
" 리라 팔찐 꼭 해. 빼지 말고... "
그러고는 발돋움해서 입술을 포개려 한 서연이었다. 일전에 입맞춤으로 약속했던 게 각인되었거니와 선배가 잠깐이라도 두려움을 달랠 수 있었으면 했다.
오전엔 공장 따라가서 호진씨의 작업 과정(과 내 빚이 늘어나는 과정...)을 구경하다 사이코메트리 연산식으로 머리 깨지다 돌아와 보니, CCTV 개발팀장이 와 있었다. CCTV 개발은 계속하나? 방향 바꾸나? 어느 쪽이든 난 시키는 대로 사이코메트리나 하면 되니 상관없지만, 그래도 뱉은 말이 있어 개발팀장의 안색을 살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데, 겉보기론 뭐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더라. 다과 앞에서 오가는 가벼운 대화들이 지루했다.
그러다 돌연 개발팀장이 일단은 자동차 검사용 장비를 개발해 보는 걸로 정해졌단다. CCTV는 그만하기로 했구나. 반가워하는데 개발팀장이 나한테 자동차에 관한 자료들을 줬다. 당장은 자동차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만 파악하는 장비로 충분하지만, 장기적으론 접촉만으로도 이상이 생긴 부분과 그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그러니 내가 자동차에 대해 알아 두면 좋겠다나? 맙소사!!!! 그러고는 본인 차와 연구원 차에 이상이 없는지를 사이코메트리하게 시키는데, 개발팀장이 준 자료를 읽은 덕인지 연구원 차는 엔진 오일에 찌꺼기가 제법 쌓였고 개발팀장 차는 주유구 뚜껑이 느슨하게 잠겼단 게 느껴졌다. 개발팀장이 반색하며 앞으로도 이렇게 하면 된다는데, 하아... 공부거리가 또 늘어 버렸다;;;;
>>15 제 행동에 의해 머리 잔뜩 헝크러진 채, 발그레한 얼굴로 웃는 얼굴을 가만 올려다보며 혜성은 꽤 순수하게 감탄했다. 예쁘게 잘생기긴 했어. 하고. 피부에 닿는 공기는 차갑고, 반면 제 손 잡아 끌어당기는 손의 온기는 따뜻하다. 따뜻함과 차가움의 상반되는 공존에, 항상 어렴풋하게 긴장하고 있던 마음이 풀어졌음이 분명하다. 금의 손이 이제는 낯선 무게감이 머무는 제 목으로 향했을 때, 혜성은 그 방향으로 고개 기울여냈다. 부자연스러울지 모르는 행동이라하더라도 별 수 없었으나 이어지는 금의 코트를 잡아 방 안으로 끌어당기는 행동으로 자신의 부자연스러울지 모를 행동이 가려지길 바랄 뿐이다.
혜성은 애꿎게 가디건을 당겨 올리며 어깨를 움츠렸다. 저 문 하나 나섰다가 들어섰을 뿐인데, 방 안의 향취가 다르다. 혜성은 소리없이 숨을 들이쉬고 내뱉는다. 치워내지 못해 어지러이 난잡한 책상 위의 물건과, 창문을 통해 들어온 겨울의 찬바람에 흐려졌으나 그럼에도 남아있는 공기 중의 달큰한 내음.
아, 큰일났네. 가슴 언저리 어딘가로 착잡함과 빠듯한 긴장감이 스쳐지나감과 동시에 혜성의 머릿속을 스치는 문장이었다. 변명을 하기엔 이미 타이밍이 너무 늦었고. 허둥지둥 책상 위의 물건들을 치워내는 건 더더욱 말이 안되기 때문에, 혜성은 금의 코트를 잡았던 손을 놓고 제 책상으로 걸어갔다.
"네가 생각하는 게 맞아, 라고 하면─"
한동안 혜성은 책상 위를 정리하는데 집중했다. 기출 문제집과 풀이용 공책 등을 정리해 책꽂이에 넣고 뒤이어 휴대용 재떨이와 담배, 라이터를 집어 서랍에 밀어넣고 나서야 혜성은 제 책상에 걸터앉듯 몸을 기대 서서 느릿하게 제 눈 깜빡였다.
"그렇게 납득하고 넘어가주겠다고 하면, 그렇다고 대답해줄 수 있는데."
말하고 보니, 제 스스로가 정말로 나쁜 사람처럼 느껴져서, 무슨 표정을 지어야할지 모르겠다.
은우:언제 갑자기 종말이 일어날지 몰라. 조심해야 해. 조심해야 해. 조심해야 해. (슬금슬금 걸어다니기)(주변 막 살피기)(대충 미어캣 모드) 세은:아직 수술 안해서 언제 갑자기 터질지 몰라. 날 위협하는 존재가 있을지 몰라. 갑자기 나 납치당할지도 몰라. (벽에 고개만 빼꼼)(대충 미어캣 모드)
휴.... 킹받고도 부럽군요 너무 조아요 그치만....... 둘이 이쁜 사랑을 하렴....🫶 아니 와 무섭다 진짜 와중에 개후레생각이 났는데 어르신은 유리조각 처리 소리에 잠깐 고뇌할 것 같음... 그 뭐야 살상력 그런 거 때문이 아니라 세대차이 때문에...(서휘: 그거 그거 아니니? 연싸움할 때... 너희는 연 안 날렸다고? 사실 나도 안 날렸단다.) 아 가보자고
ㅋ ㅋ ㅋㅋㅋㅋ아 감사합니다 오늘도 극찬 1스택 적립~~~~ 어르신 피가 아니라도 그냥 팔 슥~ 걷어주면서 아웅 내 팔 비싼데 ^^ 하고 너스레 떠는 미친 양반 어떤데~ 이밈미 발언에 잠시 고민하더니 "걔는 너보다 근력 딸려서 괜찮단다." 이지랄 해버림... 나중에 현태오가 그 발언 들으면 나리 머리에 가만히 손 얹고 뇌에다 냅다 개큰생각 때려박고 감
"얘. 그럴 줄 모르고 나랑 대화하니?" 하면서 웃다가도 깔깔대더니 "사람 참 좋다. 나 이런 애들 참 좋아하는 것 같네. 나중에 불러주렴. 구경은 좀 그렇고, 처리는 도와줄게." 하는... 이중생활 종용하는 아니맵다맛잇다사댱해금아미안해
>>107 하하 나는 이제 마수에서 벗어나는 중이지 하하 (기만질) 하지만 그 맞잖아 이사람아. 치유물이 치명적인 유해물의 준말이라는 건 알지만 어르신은 치유물을 넘어선 무언가란 말이지(이런발언) 킹치만...킹치만!!!!! 당신도 긍정하잖아!!!!!! 나는 잘못없어!!!!🫠🫠 (냅다 남탓하기)
밖에서는 세상 똑부러지고 냉정하고 차분한 사람이 집에 가자마자 다 내려놓고 애인한테 치대는 게 얼마나 맛있게요 (억지로 떠먹임) 그말그대로 돌려드리겠읍니다. 부디 셋이서 행복하렴~~ (동물농장 나레이션톤) 세ㅋㅋㅋㅋ대차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이어에 날카로움+15강 처리 해주신다구요? 아 ㄱㅅㄱㅅ 충성충성
그거 보자마자 이혜성 순간 이 사람은 대체 왜 나한테 이러는걸까 하고 진지하게 n번째 고민을 하지 않을까🤔 왜냐면 삐?친 어르신의 모습도 이혜성에게는 경계의 대상이기 때문이죠
ㅋㅋㅋㅋㅋㅋㅋ무슨 소리 안들리나요 이혜성이 으!;하고 진절머리를 치며 팔을 슥슥 문지르는 소리 말이야(?) 근력 딸려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체력이 아니라 근력이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이혜성이라도 현뱜미랑 팔씨름해서 이길 수 있을 것 같긴해(이런발언 2차)
아 대사 진짜 돌아버렸네 진짜 극찬을 불러일으키게 되 "적어도 당신께서 저한테 극진한 관심을 두실거라고는 예상 못했어요. 그것도 이렇게 오랫동안." 이혜성 요즘 맹랑해지다못해 예전 현뱜미처럼 인간사 해탈 수준이라 어르신 앞에서 입 놀리는 폼이 위험해졌다함. "스트레인지에 시체 한둘쯤 늘어난다한들 누가 신경쓰겠나요. 이런 시기에." 라며 가면없이 씩 웃어보인다나 어쩐다나 근데 처리해준다는 건 거절안하지용
책상 위에 놓인 휴대용 재떨이, 담배, 라이터. 숨겨져 있던 당신의 다른 일면을 마주했으니 당혹스러운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놀라움과 당혹감에도 불구하고, 화는 나지 않았다. 금은 조용히 숨을 들이 마셨다. 머릿속은 복잡해도 감정은 잔잔했다. 당신이 어떻게 이런 사실을 숨기고 있었는지, 서운하다던가 그런 것 또한 없었다. 타박하거나 이유를 따져 물을 생각도 없었다. 분명 묻고 싶은 것이 많을 텐데. 금은 그런 당신의 답을 듣고서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런 거라면요."
자신에게 이런 사실을 숨기고서 많은 고민을 해야 했었을 것이다. 언제 들킬지 모르니 불안하고, 걱정스러웠겠지. 그저 얘기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모든 걸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숨겨야 했던 이유도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금은 당신의 목에서 보았던 그것만큼은 따져 물을 수밖에 없었다. 금은 천천히 한 걸음, 또 한걸음 당신을 향해 다가가며 마음속의 복잡한 감정들을 하나하나 눌러 담았다. 당신을 책상에 몰아세우듯 가까워지면, 금은 손을 뻗어 당신의 목덜미에 살짝 손끝을 얹었다. 평상시의 그 따뜻함은 지금 같은 상황에선 불에 덴 것 같이 뜨거울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건 언제부터였습니까."
낮게 말하는 금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그 질문 속에서 담긴 묘한 긴장감이 우리 주변을 가득 채웠다. 확인하기 이전에 당신의 대답을 듣고 싶어 기다리며, 금은 그저 그곳에 손을 올린 채 기다렸다.
혜성은 느릿하게 중얼거리듯 대답했다. 너는 무엇도 묻지 않는다. 서운하다고, 혹은 왜 숨겼냐는 단순한 물음조차 없다. 우리가 서로를 좋아하고 있다는 건 분명하나 놀라울만큼 서로에 대한 궁금증을 입밖에 내지 않는다는 퍽 좋지 못한 공통점이 있었다. 그건, 아마도 서로를 향한 충분한 이해가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일테지만. 네게 그저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결코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죄책감이 상황을 이렇게 만든걸지도 모르겠다. 쓰고 있던 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혜성은 버릇처럼 피로한 기색이 짙은 눈과 눈 사이를 누른다.
그리고, 혜성은 반사적으로 제 목에 닿는 금의 손을, 어깨를 움츠리는 것과 동시에 낚아채듯 제 손으로 감싸쥐었다. 방금 전까지, 그리도 안정적이고 따스하던 체온이 뜨겁게만 느껴졌다.
"뭘 묻는 건지 모르겠어."
공기를 메우는 팽팽한 긴장감이 평소와 달랐으나, 혜성은 그저 흩어질 것처럼 기력없이 푸스스 소리없는 웃음을 흘리며 감싸쥐고 있던 금의 손가락 사이로 제 손가락을 감아 단단히 붙잡았다. 느릿한 혜성의 물음이, 팽팽한 긴장감을 타고 흘러나온다. 도망칠 수도 없이 몰아세워져 있음에도, 느릿한 웃음이 머물러있는 차분한 표정은 변함없었다. 제 것과 같으면서도 다른 금의 눈을 가만 올려다보듯 들여다보는 혜성의 눈빛만큼은 그리 차분하지 못하다는 걸 알 수 있었을테지.
"금아.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먼저, 눈길을 돌린 건 자신이었다. 단단히 감아 붙잡고 있던 금의 손을 풀어내고 찬공기가 여즉 머물러있을 금의 어깨 근처에 이마를 기대며 혜성은 중얼거렸다. 결단코, 네게 좋은 사람이 아닐거라고. 이야기했었건만.
>>239 크아악 8분 더 지나서 와버리다니 나 자신을 매우 치기 폭염특보라니 습기 빠졌다고 다행이라 할 게 아니네... 찜기에서 꺼내서 불에 굽는거잖아 이거🫠 크아악 한국인 살려!! 그나저나 벌써 다음주가 추석이라니... 시간 빠르다... 연휴 빨리와서 참치들을 쉬게 하소서
안티스킬 호출이 올 줄이야? 한동안 호출이 안 와서 내가 할 일은 없나 보다 했는데. 더 놀라운 건 안티스킬에서 학교 앞까지 차를 끌고 왔단 거다. 매번 알아서 오게 했는데 무슨 일인가 싶었다. 알고 보니 이번에 가야 하는 현장은 차나 워프 장치나 이동 능력 없이는 접근하기도 빡센 야산이었다. (그간 자주 봐 온 안티스킬과 동행해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안티스킬 사칭하고 나 야산에 묻으려는 거 아닌가 개쫄렸을 거다;;;;;) 암튼 현장에 도착해 보니, 도로 가에는 담요로 덮인 길쭉한 뭔가와 엉망진창으로 긁히고 찌그러진 차가 있었다. 교통사고? 누가 뺑소니라도 쳤나? 거기 생각이 미치자 담요에 덮인 게 뭐일지 생각하기 싫어졌다. 그러나 안티스킬 커리큘럼에서 그냥 넘어갈 리 있나? 짤없이 담요가 벗겨지며 드러난 건 시신이 아니라 (키로 보아 생전엔 초등학생이었을 거 같은) 해골 두 구였다. 시신보단 해골이 차라리 낫다고 안도해야 할지 안티스킬 커리큘럼은 뭐 멀쩡한 게 없다고 수박을 외쳐야 할지 헷갈렸다만, 사이코메트리 해 보니 명백히 후자였다. 경제 사정을 비관한 부모가 살해했어... 이후 부모도 죽을 작정이었는지 시신을 차에 태운 채 도로 아래 비탈로 처박았으나, 살아남아서 차 버리고 튀었다까지가 해골에서 확인되는 정보였다. 수박... 이딴 짓을 저질러 놓고 지들은 튀어? 잡아야지!!!!! 바짝 집중해서 차를 사이코메트리한 결과 차량 소유주가 피해자들의 아버지란 것도 확인했다. 어디로 튀었는지까지 알아낼 수 있었음 좋았을 텐데. 나쁜 인간들. 길 가다 자빠지면 머리랑 코랑 다 깨지다 잡혀라!!!!!
situplay>1597051456>45 @철현주 앗 아앗 아아앗 어제 다녀가셨었네요 @ㅁ@!!!!!! 혹시 이거 situplay>1597051456>31에 대한 선배 반응일까요? 그럼 다행일 텐데요👀👀👀 그 밖에도 갠적으로 궁금한 게 있어 여쭙겠습니다아아~~ 1) 선배는 본인이나 친구들이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 및 스트레스를 어떤 방법으로 다스려 왔을까요? 2) 서연이가 말렸던 썰을 정사에 넣어도 될까요?
>>252 @철현주 1) 으엣!? 뜻밖이네요 @ㅁ@ situplay>1597051012>637의 대사도 있고 해서 본인이 다치는 건 각오한 줄 알았어요👀👀👀 2) 감사해요오오오~ >< (제리인사)(굽신굽신) New!!3) 여쭈려다 그만 깜박해 버린 건데 situplay>1597051456>31에서 서연이가 생각한 부분이 선배의 입장에 어느 정도 부합은 할까요?👀👀👀
>>268 혜우주 앗 앗 반응 감사해요!!!! 세계관 치고 진짜 보통이라니 딱 캐릭터성 같아서 뿌듯해졌어요 >< 사실 부장님과의 첫 일상에서 다갓이 점지하신 바에 따르면 운동신경은 똥망이어야 하지만... 진행에 참여하는 동안 그거 구현을 쌩까 버린 탓이 크네요(먼눈)(옆눈)
>>276 >>278 혜우주 와와!!! 혜우주 천재...? 은근 양심통 오던 부분이었는데 구멍 메꿔 주셔서 감사해요오오오 >< 와... 진단 첫 질문 무시무시하네요...@ㅁ@ 정말 사람 동물 식물 하나도 없이 혼자 살아남으면 웬만한 사람은 정신 나갈 듯요. 혜우는 죽기 전엔 다른 사람한테 울지 말고 웃으란 말을 안 한단 의미는 아니죠?
>>277 캡 그래도 수요일엔 쉬실 수 있겠네요. 잘 다녀오세요!!! 운전하시면 졸음운전 안 하게 중간중간 쉬어 주시고요~~
>>316 태오주 헐 맙소사;;;;;;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등은 스토킹처벌법에 따른 처벌 대상이라니 경찰에 신고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CCTV 같은 게 있으면 증거 확보도 됐을 텐데요. (없으면 지금이라도 설치해 보시고요)
자신의 질문에 회피하는 당신의 대답을 듣고서 금은 침묵했다. 당신이 기대어온 이마의 무게가 의식될 만큼 가까이에서, 숨을 골랐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 말은 너무 복잡하고 무겁게 느껴졌다.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으며, 왜 그토록 당신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금은 당신에게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다. 당신에게 완벽함을 바란 적도 없고, 당신의 결점들이 두렵지도 않았다. 그러니 당신은 자신에게 그런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좋은 사람이 아니라도, 자신이 당신에게서 멀어질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 꼭 좋은 사람이어야 합니까?"
맞잡았다 풀어낸 손가락 사이로 차가운 공기가 스며들었다. 금은 한숨을 내쉬며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었다. 천천히 당신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속삭였다.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였다. 언젠가 당신과 이렇게 마주 선 채, 말하지 못하던 비밀에 대해 이야기했던 때를 금은 떠올렸다. 이제는 그 복잡한 감정을, 이제는 짚어야 할 때라고 느꼈다. 물음표를 던지지 않고 서로의 감정 속에서 헤매는 것이 더는 좋지 않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330 그건 그런데 크아아악 알고 있지만 이혜성은 자기가 자경단 캡틴이라는 건 어떻게든 숨길 녀석이고 (아마 안티스킬이 되고 나서도 숨길 작정일수도 있고) 고해성사가 아니라 라이어 게임이 될수도 있겠는디 답레는 찬찬히 주겟으니 얼른 다시 자자 (이불도롱이 만들어버림)
스토킹 증거는 의외로 남기기 어렵기 때문에 경찰을 귀찮게 굴어. 신고가 들어갔다는 기록, 경찰의 출동 기록은 나중에 증거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들었거든. 호신용품을 가지고 다니는 것또한 좋고 공동현관까지 따라왔다는 cctv도 확보할 수 있다면 확보하자. 이건 씁......경찰보다는 스스로 확보해놔야할 가능성이 있지만... 일단 심신의 안정을 취하고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도움을 요청하고.
일단 신고는 했단 말임... 거수자 있고 서성거리다 갔다고 순찰차 보내준다고는 했는데 일단 집에서 문 다 잠그고 있긴 한데
생전 모르는 사람인건 둘째치고 내 퇴근시간 루틴을 어떻게 알고 따라온 건지(내가 이 사람이 설마설마 했는데 어장에서 한 번 얘기했던 생전 처음 보는 그 사람 맞았음 기억력이 나빠도 설마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둘이겠냐고)도 모르겠음... 이어폰 끼고 걷다가 뭔가 쎄했는데 언제부턴지 뒤따라오고 문 닫히는 걸 보고 서성대다 가니까 아 진짜 미쳐버리겠네 내가 뭘 했다고...
깡통로봇 공장에 가는 건 익숙해졌다만 오늘따라 영 마음이 안 놓였다. 출발 전엔 며칠 전 읽었던 자동차 관련 자료들을 사이코메트리로 되새긴 뒤 연구원의 자동차에 이상이 없는지 사이코메트리 했다.(엔진 오일 교체했더라~☆) 가는 도중엔 연구원한테 자율 주행 모드라고 눈 떼지 말아 달라 강조하면서 나도 백미러 열심히 봤다. 도착해서는 호진씨한테 부착할 기계 장치의 사용설명서를 달라고 요구해서는 사이코메트리로 점검했고, 그 뒤엔 깡통로봇의 사용설명서를 받아다가 깡통로봇도 상태를 확인했다. 고철만 덧씌웠대도 정상적인 기기에 변형을 가한 거니.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르잖아? 설명서 봐 가며 사이코메트리 쓰길 반복하려니 눈알도 머리도 뻑뻑해지는 느낌이었지만, 이상 없는 걸 직접 확인하자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시운전을 해 봐야만 확인되는 것도 있을 터라 방심하면 곤란하겠지만) 내가 겁쟁이 걱정쟁이인 게 종종 자괴감 들지만, 가끔은 조심해서 짚고 넘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다.
>>115 아 마수 넘어가기 부럽다 나 지금 양식장 시즌이야(기어이 이런 발언) 아 ㅋ ㅋ ㅋ ㅋㅋㅋㅋ남탓을 하시겠다???? 하지만 ㅇㅈ합니다 어르신은 큐티가 좀.... 좀 그래 나였어도 어르신이 큐티...? 현태오가 복숭아 먹고싶어... 하고 새벽에 우는 거에서 느끼는 괴리감이랑 동... ... ...? 왜... 괜찮지...?
아 너무 마싯서요... 더즈세오. 나 이걸로 밥 3공기 리필햇자나 더줘더줘🥺 아니 ㅋ ㅋ ㅋ ㅋㅋㅋㅋㅋ여기는 좀 그렇구 온나노코들의 맛난 사랑을 주세요; (대충 그 짤)
아 세대차이 연 끊어먹기 놀이 ㅋㅋㅋㅋㅋㅋ 어케참냐고~!!!!
아니 고민하지 마! 경계하지 마 어르신은 그냥 무해한 머시깽이자나!!!(?)
ㅋㅋㅋㅋㅋ아 근력 딸리는 현뱜미애옹. ㅇㄴ 현뱜미 이밈미랑 팔씨름 하다가 픽 무너지고 "말도 안 돼. 다시." 이러고 한 4번 더 처발리고 나서야 "..." 하면서 자신이 힘없는 낙지인 걸 인정해야만 함(이런발언)
앙 극찬의마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맹랑하고... 깜찍하군뇽 아주 짱이야... "네가 그만큼 재주 있단 소리지. 아니하니? 아, 인첨공 좀 일찍 오지 그랬니. 태오랑 같이 거뒀어야 했어." 여기까지 가겠죠는 엄마야 윤금 탈세혐의에 자금은닉까지 추가로 얹어(금주: ?) "글쎄다, 신경 쓸지도 모르고?" 하며 의뭉스럽게 웃고 칼 손에 쥐여주기 짱.
차가운 겨울날이 되어도 안티스킬이 쉬는 일은 없었다. 특히 저번 1학구 테러 사건으로 인해 제 4학구장까지 사망했으니 더더욱. 꽤 피곤한지, 민호의 두 눈에는 다크서클이 잔뜩 내려와있었다. 플레어 이 자식. 이 아저씨를 피로로 죽일 참이니. 대체 어디에 있는거야. 속은 시원하지만. 그런 중얼거림을 조용히 내뱉으며 민호는 제 4학구에 있는 본부로 천천히 들어왔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철현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저 학생이 여기엔 또 무슨 일이야? 또 에어버스터가 무슨 짓이라도 했나? 혼자서 설치기라도 하나?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철현에게 다가가서 그의 어깨를 가볍게 툭 쳤다.
"학생. 오랜만에 보네. 여긴 무슨 일이야? 신고하러 왔어? 이 아저씨가 접수 받아줄까?"
물론 신고를 하러 온 것이 아닐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일단 안티스킬을 찾아오는 일은 보통 이런 느낌이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가만히 안경 너머로 철현을 바라봤다.
"아. 아저씨 오늘은 조금 피곤하니까 하품할 수도 있으니 그건 양해 좀 부탁할게. 알았지?"
>>324 혜성은 금의 심장 소리와 금의 숨소리에 제 호흡을 맞췄다. 무의식적인 행위였다. 너와 나 사이에 침묵은 무척 당연스럽게 느껴질만큼 자연스러운 것이었으나 오늘은 달랐다. 혜성은 지금, 제게 있어서 안전하기 그지 없는 이 공간에 감도는 침묵을 오늘만큼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철저하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숨기고 싶었다. 제 몸을 아끼거나 사리지 않고 뒷골목을 싸돌아다니다가 흉터가 남아, 그 흉터를 덮기 위한 시술을 받았다던지, 서슴없이 청소년으로서 하지 말아야할 것에 손을 댔다던지 하는 것들을.
네가 알고 있는 이혜성이라는 사람은, 생각보다 타인에게 무관심하다는 것또한. 그것은, 그래. 혜성은 호흡을 맞추며 천천히 눈 깜빡였다. 혹여나, 아주 혹시라도 네가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적어도, 너한테는. 너한테만큼은 좋은 사람이고 싶어."
그 누구도 긍정하지 않더라도 너만큼은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길 바라. 머리를 쓸어내리는 금의 손길을 따라 머리를 기울이며 제 손으로 금의 손을 잡아, 혜성은 그 손바닥에 제 얼굴을 기대고는 느릿하고 나긋하게 속삭였다. 내가 어떤 사람이더라도, 너는 나를 지금처럼 좋아해줄까. 네가 나를 싫어하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무슨 일이 있더라도,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날 좋아해줄거야?"
기대고 있던 고개를 기울여, 잡은 손바닥에 제 입술을 묻으며 혜성은 속삭인다. 익숙할 어리광이었지만 묘하게 어딘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느끼지 못하더라도 혜성에게는 상관없었다.
? ?? ??? 본인이 말해놓고 어 뭐지 마쉿네? 하는 짤 쓰지 마세요 이사람아; 근데 그거 좀 보고 싶은데 함 써주시죠 센세(냅다) 아 왜그러시죠 그쪽 집안의 엎치락뒤치락으르렁컹컹쉭쉭거리는 사랑이 얼마나 도파민 듬뿍 맛도리인데요. 그니까 더 내나(대충 고양이가 밥그릇 달그락거리는 움짤)
연끊어먹기 해본 적은 없는데 쓰으으읍 와이어에서 연끊어먹기를 떠올리는 걸 보니 쓰으으으읍 할매요;(이거 안됨) 하지만 본인 입으로 위에서 유해하다고 발언하셨습니다 선생님. 그러나 유해한 것또한 나름 맛있으니 괜찮다. 그리고 본인이 무해한 머시깽이라 하셨으니 무해하다고 생각....생각해볼게🤔(절대 안함)(ㅋㅋ)
현뱜미가 자기한테 팔씨름 연속 4회 지면 이밈미가 진짜 진지한 표정으로 "너 혹시 숨쉬기도 운동이라도 칭하는 거 아니지? 기침하다가 갈비뼈 금가거나 그럴 수도 있다?" 하고 걱정해줌. "살기 위해 운동을 좀 해라..." 하며 측은한 표정은 덤임🫠
ㅋㅋㅋㅋㅋㅋ아 반응 진짜 아😶 근데 진짜 극찬을 할 수 밖에 없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후 희대의 미친사람 같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듣잦마자 "영광이군요. 안타깝게도."<< 하고 반어법인척 직설적 화법을 사용하고 어르신이 준 칼 받아서 이리저리 보다가 초기때부터 쭉 가지고 다녔던 이 다나가고 낡아빠진 나이프 꺼내서 테이블 위에 툭 올려놓는 이밈미. "어느쪽이든, 과해요. 신경을 쓰는 것도, 신경을 쓰지 않는 것도." 이러고 칼 들고 나갔는데 얼마 뒤에 이혜성이 진짜 슥삭해버리고 처리하는 상황까지 나오면 느와르 1쿨 뚝딱인데 캬
"...이 아저씨가 물건을? 만들어줄 수는 있는데 이 아저씨가 만든 물건은 아저씨가 펼친 공간에 한정해서만 유지할 수 있어. 그래도 상관없니?"
'능력으로 만든 물건'. 즉 자신의 능력인 사이버 리얼리티를 말하는 것 같았기에 그는 철현에게 그 사실을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자신이 만든 가상공간 안에선 코드를 얼마든지 조작해서 상대를 지워버리거나, 특수한 물건을 만들거나 이것저것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었으나 자신의 능력 밖인 가상공간 밖에서는 그 물건이 유지되지 않았다. 즉, 어디까지나 자신의 능력은 자신이 만든 특수한 가상공간이기에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히며 그는 가만히 어깨를 으쓱했다.
"많이 바쁘지. 여러모로. 하지만 기밀인 부분도 있어서 말이야. 이 아저씨 입장도 생각해주렴. 후후."
인자하게 웃으면서 민호는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제 4학구장이 사망했다는 사실은 사실상 기밀 중의 기밀이었다. 그게 밝혀지는 순간,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으니까. 언젠가 발표해야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밝힐 수 없다는 듯, 그는 자신의 입을 지퍼로 잠그는 시늉을 했다.
"어쨌든 가상공간 밖에서도 쓸 수 있는 물건을 만들고 싶다면 나보다는 유능한 과학자나 연구원에게 가보는 것이 좋지 않겠니? 3학구장 꽤 유능하잖아. 그 사람에게 가보는 것이 아저씨는 좋을 것 같은데."
>>444 철현주 철현주도 안녕하세요오오~~ situplay>1597051456>255에서 질문 드렸었는데, 그 답이 이번 일상에서도 어느 정도 나올 거 같아 기대 중이에요~☆★ 건 그렇고 슈트 못 만들면 어쩌나 걱정됐는데 물건이 물건을 만들게 한다니? 이쪽은 생각도 못했어요@ㅁ@ 선배 발상 자유롭다!!!!
이건 생각도 못한 발상이네. 그렇게 생각하며 민호는 가만히 자신의 턱을 오른손으로 만졌다. 면도를 하지 못해 진해진 턱수염을 만지며 그는 표정을 잠시 찡그렸다. 오늘은 면도를 해야겠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지만 그러면서도 철현에게 향하는 시선은 조금도 다른 곳으로 향하지 않았다. 꽤 재밌으면서도 당돌한 아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 이야기를 했다.
"일단 만들어달라면 만들어줄 수는 있긴 한데 그걸로 뭘 만들고 싶은거니? 학생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자신은 안티스킬. 물론 상대를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럼에도 확인을 반드시 해야만 했다. 만약에 허용할 수 없는 물건을 만들려고 한다면 자신은 그것을 막아야만 했으니까. 그것이 바로 자신의 역할이고, 어른의 의무라고 민호는 생각했다.
"아. 그건 이 아저씨가 묻고 싶은데. 에어버스터 요즘 잘 지내니? 또 어디가서 혼자서 뭐하겠다고 설치다가 쓰러지진 않고?"
물론 당시의 에어버스터는 특수부대 '에이전트'와 교전을 한 후였으나 그 사실을 저지먼트 멤버들이 알 일은 없었다. 그 사실을 은우는 철저하게 숨겼기에. 이후로도 말할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어쨌든 민호는 오른손으로 입을 막고 하품을 크게 한 후에, 다시 철현에게 이야기했다.
"어쨌든... 아저씨도 일단 정확히 어떤 것을 원하는지 들어봐야 결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저씨가 안티스킬인거 알잖니. 막 아무거나 다 해주겠다 그러진 못해. 후후."
"...코팅을 하겠다는 거로구나. 하지만 그것을 구현하긴 힘들거야. 능력이 통하지 않는 코팅은 있긴 하지만, 그건 한번 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고, 거기다가 주기적으로 해야 해. 물론 자체적인 프로그램이 있다면 모를까. 그건 이 아저씨도 짜기 힘들 것 같아. 자동적으로 갱신하는 프로그램을 짜서 구현하려면 정말 엄청난 천재가 있어야할거야. ...이 아저씨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천재."
나름대로 훌륭한 생각이라고는 하나 현실적으로 조금 힘들 거라고 생각하며 민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1회성 코팅이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일단 돈이 남아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는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자신이라면... 정확히는 퍼스트클래스라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퍼스트클래스급이 굳이 그렇게 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그것조차도 막강한 파괴력을 가진 초능력까진 완벽하게 막아낼 수 없어. 그 점은 고려하렴."
어느 정도 위력은 줄일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힘들 거라고 이야기를 하며 민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하지만 적어도 단기적인 사용이라면... 적어도 그 순간은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을 거라고 민호는 판단하고 그렇게 말했다.
한편 은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에 민호는 웃음소리를 작게 냈다. 또 이상한 곳에 가서 이상한 짓을 하고 영웅처럼 돌아왔을텐데라... 그 말을 들으면서 민호는 철현에게 물었다.
"너는 그렇게 행동하는 에어버스터를 이해할 수 있니?"
딱히 추가적인 설명은 없었다. 그저 그렇게 물음을 하나 딱 던졌을 뿐. 그 상태에서 침묵을 지키던 민호는 눈을 감고 숨을 후우 내뱉더니 이어 그에게 이야기했다.
"아마도... 아마도 이해할 수 없을 거야. 퍼스트클래스는 그런 존재거든. 동경의 대상이기에, 가깝게 있는 듯 하면서도 너무 멀리 있지. 그 애가 '이상한 짓'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냥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렴. 그 애만의 사정이 있겠구나 하고 말이야."
아니 나 젊어 ㅡㅡ 늙어빠진 건 왕뱜 뿐이다 무해한 왕뱜(본인이 생각해도 절대 아님)(ㅋㅋㅋ)
아 미치겠네 진지한 표정으로 티배깅하는 거 왤케 킹받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뱜미 미쳤냔 눈으로 "너 진짜 꼴받는다..." 하면서 세상 어이없단 표정으로 "네가 비정상적으로 강하다고는 생각을 안 하는 건가요?" 하면서 본인의 숨쉬기(운동)를 부정함 아 암튼 지는 운동 한다 생각한다고 ㅋㅋ~~~~~
아 마시따 왔다리갔다리 화법 조아용~~~ 낡아빠진 나이프 받아들면서 나중에 돌려줄 적이면 날 새롭게 갈려있고 그런거지? 2쿨 돌입할 때 책상 위에서 나이프 날 반짝여야 함... 오타쿠의 심장 설레게 하는 것: 처음 쓴 무기가 마지막 무기가 된다
물론 실제로 실험해본 적은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이론적으로는 그럴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어쨌든 포세이돈의 설계도를 바라보면서 그는 가만히 고개를 갸웃했다. 이어서 으음- 소리를 내면서 잠시 생각하던 민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역시 자동설계화 프로그램이 되어있는 모양인데... 이것까지 해석하긴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네. 애초에 설계도만 봐서는 정확히 어떤 코드가 적용되어있었는진 알 수 없으니 말이야. 하하. 미안해. 하지만 아이언맨처럼 장착되는 갑옷이라면 만들 수 있을 거야. 철컹철컹하는 느낌으로 말이야."
영화 본 적 있니? 아이언맨.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민호는 괜히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 한번 기기를 구상해볼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눈을 빛냈다. 물론 조금은 연구를 하고 구상을 해야겠지만.
어쨌든 자신의 물음에 대해서 철현이 대답을 하자 민호는 입을 다물고 조용히 그의 말에 집중했다.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기도 싫다라. 누구나 그런 면은 있다는 말에 이어 꼭 이해받을 필요가 있냐는 물음에 나오자 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렇지. 상대를 100%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이 아저씨도 그렇거든. 가끔 아저씨 딸내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나이를 더 먹어서 사춘기가 되면 더욱 이해하기 어려워지겠지. 그리고 남자친구를 데리고...안돼! 아린아!! 이 아빠는 허락 못해!! 어!!"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민호는 절규하는 목소리를 내다가 순간 멈칫했고 이어 헛기침 소리를 냈다. 그리고 표정을 관리하더니 철현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454 철현주 앗앗@ㅁ@;;;;;;;; 제가 너무 막연하게 여쭸나 봐요. 죄송해요👀👀👀 위험 요소가 명확하고 두려운데도 가고자 고집하는 까닭이 안 가면 마음이 죽기 때문이란 추측이랑 선배는 마음이 한번 꺾이면 돌이킬 수 없어지는 사람이라는 추측이 맞을까가 궁금했어요 ^^;;;;;
철현의 말을 들으며 민호는 다시 한번 절규하듯,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의 두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것처럼 글썽거리고 있었다. 물론 한참 후의 미래겠지만, 민호에게 있어서는 그 모든 것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모양이었다. 특히 결혼하겠죠라는 말에 그는 털썩 주저앉았다. 하지만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고 다시 헛기침 소리를 냈다.
"AI 장치가 파괴되었잖니. 그래서 그 안의 시스템도 더는 존재하지 않아. 없는 것을 다시 만들 순 없어."
그것만큼은 조금 힘들다는 듯이, 민호는 강하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자신의 능력이라고 해도 안되는 것은 안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모든 시스템을 총괄하는 AI장치가 파괴되어버린 이상 시스템 역시 무사할 수 없었다. 이어 그는 다음 물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에 그는 가만히 생각을 하다가 이야기했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1대 대표이사이자 기술개발부장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지. 그 사람은 정말 엄청난 천재였으니까. 혹은... 오지덕 박사라던가. 일단 전자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오지덕 박사가 협력할리도 없고."
둘 다 어려운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민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어 그는 가만히 철현을 바라보다가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켰다.
"아니면 학생이 연구원의 길을 걸어서 그 기술을 직접 구현해보는 것은 어떻니? 옛 말에도 있잖아? 목마른 이가 우물을 파야된다라는 말."
@캡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일전에 새봄이와 디스트로이어와의 일상이 캡틴에게는 좋지 못한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해줬었잖아. 그래서 그런데, 그 당시에 돌린 내용은 정사에서 빼는 게 좋을까? 당시의 경험이 새봄이 서사에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캡의 의견을 따르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물어봐:>
>>466 앗 고마워!!>< 그런데 내가 캡의 기분을 상하게 했어서 미안한 거랑은 별개로, 새봄이 입장에서는 그 날의 일이 복수에 성공했으니 쾌거일 수밖에 없는데, 그 부분도 괜찮을까...? 다른 바라는 방향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줘!
그리고 또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데. 이 다음에 또 같이 일상하게 되면, 새봄이의 행동이나 내 묘사에 불편한 부분에 대해서는 가급적 곧바로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 저번에 내가 캡의 불편함을 알아채지 못해서 실수한 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서 말야. 말해주면 바로 시정하거나 일상을 중단하는 등 조치를 취할게.
"인간은 선 위를 걷는 존재라고들 하더라아. 나는 그 말이 참 우습다고 생각해. 평행선을 걷는다고 하면서, 목표가 같으니 그 선 위를 같이 걷는 것만으로도 유대를 형성하고 영원한 동반자가 된다니 뭐니."
목소리는 경쾌했다.
"하지마안, 이시미야. 알잖아. 그런 것은 기만이야. 우리같은 존재에겐 너무나도 먼 세계야. 손을 잡고 걷는들 평행은 평행이야. 개인의 기-일을 걷기 때문에 언제든 뿌리칠 수 있다고. 인간은 그런 존재잖아? 언제든 내치고 길 걷는 주제에 그걸로 유대감이니 뭐니를 가졌다고 회고하는 것들."
딸깍.
"그래서어, 나는 늘 불만이었지이. 왜냐며어어언…… 저것이 나를 내치면 '영원한 우정'이 아니잖아아.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내 친구가. 아주 좋은 방법을 가지고 있더라고오. 남과 평생 이어지지 않을 길을 손 하나에 의지해 언제 다다를지 모를 목표를 믿고 걷느니."
달그락.
"내가 그 길에 침범해서 평생 함께 하려고."
구십춘광의 녹음은 호선을 긋고, 고른 치열은 가느다란 쪽배 물그림자처럼 휜다.
"내 친구라면 운명을 공유해야지. 너와 나는 한몸처럼 되어야지. 그게 영원한 우정이지. 너와 나는."
이제 평생 친구야. [멍멍아] [너 이제 재미 없어.] [레벨 5도 못 될 멍청이는 필요 없어. 대기해.]
"우물을 팔 시간이라. ...유니온 말이니? 인첨공의 종말이 다가온다지. 아마. 에어버스터가 이야기를 해주더라."
씁쓸하게 웃으면서 민호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이미 그 사태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굳이 크게 퍼뜨리지 않는 것은 그 사실이 퍼졌을 때 가지고 올 혼란이 더욱 큰 재앙을 부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아마 인첨공이 다른 형태로 멸망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그렇기에 그는 작게 후우 소리를 내뱉었다.
"코팅에 대해서는 아마 단기적으로는 3학구장도 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그쪽을 알아보렴. 장기적으로 쭉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연구를 해야겠지만, 임시적으로 물을 마시기에는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학생?"
적어도 당장의 불은 끌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민호는 어깨를 으쓱했다. 한편, 무기를 달 수 있냐는 그 물음에 민호는 가만히 자신의 턱수염을 만졌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이 되는 모양이었다.
"뭐랄까. 살상 능력이 없는 정도라면 가능할 것 같긴 한데... 일단 그에 대해서는 또 다른 법령을 봐야겠지만... 뭐, 지금 당장은 급하니까 일단은 살상력이 없는 하에서 가볍게 가는 것으로 하자. 이 아저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정도야."
그 이상 더 도와줄 수 없었기에 그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난처한 눈빛을 보였다. 그리고 어깨를 으쓱하더니 철현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 부분은 이 아저씨가 커다란 컴퓨터를 하나 만들어줄게. 그리고 그에 연동되어서 작동하는 제작 장치를 만들어줄테니까 네가 직접 만들어서 커스텀 해보는 것은 어떻겠니? 그 갑옷 이름은 어떻게 되려나? 코뿔소맨이 되나? 후후."
언제나처럼 아침이 밝았다. 지긋지긋한 하루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가운 이불에서 벗어나 차가운 바닥으로 발을 디뎠다. 안녕? 그 순간. 오랜만이네. 빠드득, 금 가는 소리와 함께 바닥이 무너졌다. 새까만 나락, 그 안에 빠져 속수무책으로 떨어졌다. 삐죽삐죽 부서진 틈이 순식간에 저 먼 상공이 되며 어느새 사방이 어둠이 되었다. 전에 말했었지. 바닥이 어딘지 모를 허공을 추락해갔다. 어느새 위도 아래도 구분되지 않았지만 떨어진다는 실감은 명확했다. 언젠가 반드시 돌아올 거야. 떨어지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많은, 아주 많은 생각을 했다. 그래서 기다리고 있었어.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서 생각으로 가득찬 머릿속이 새까맣게 물들었다. [내]가 새까만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을 떠올려봤지만 띄우기 무섭게 다시 새까맣게 물들었다. 이 곳으로- 그래서 다시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려고 했는데 돌아오는 날을. 어느새 다가온 밑바닥이 어서 와! 내 정수리 위에.
"허윽!"
그녀는 비명 같은 소리를 내며 잠에서 깼다. 그래, 방금 전까지는 꿈이었다. 차가운 이불을 헤집고 나와 차가운 바닥을 맨발로 디디던 감각이 선명하건만 눈을 뜨고 주변을 보니-
틱, 탁, 틱, 탁... 타다닥, 타닥, 달칵, 달칵...
LED전등빛 환한 사무실 안이 시야에 확 들어왔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내부의 모습, 여기는...
"오, 일어났어요? 슬슬 깨울 생각 참이었답니다."
그녀는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려보았다. 거기엔 짙은 밤갈색 사무용 책상이 있었고 그 위에 펼쳐진 노트북과 그 뒤에 앉아있는 인물이 차례대로 시야에 들어왔다.
노트북 위로 눈만 살짝 보이던 그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더니, 노트북 옆으로 얼굴을 내밀고 싱긋 웃었다. 처진 눈매의 붉은 눈이 애교 있게 접혔다.
"이 추위에, 아직 완공도 안 된 센터에서 자고 그러면 안 되죠. 몸도 안 좋잖아요. 물론 하루 빨리 시스템을 완성시키고픈 마음은 알겠지만, 당장은 집중해야 하는 일이 달리 있지 않던가요. 그렇죠?"
한없이 선해보이는 얼굴로, 그는 웃으며 말했다.
"센터의 일은 직면한 일부터 차근차근 마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답니다. 성급하게 진행하려 하다간 죽도 밥도 아니될 테니까요. 당분간은 제게 맡겨두고 마음 편히-"
그가 말 하는 중간, 그녀가 일어섰다. 고개를 반쯤 숙여 산발이 된 머리가 얼굴을 가린 탓에 표정은 보이지 않은 채, 천천히 그의 책상 앞으로 걸어왔다. 자연스레 떨어진 담요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놓은지 얼마 되지 않은 새 책상 위에는 작은 아날로그 캘린더와 연필꽂이 같은 자잘한 소품 몇 개 만이 올려져 있었다.
그녀는 손으로 그것들을 밀며 책상 위에 걸터앉았다. 와장창, 떨그렁, 유리와 철제가 바닥에 요란히도 나뒹굴었다. 떨어뜨린 그것들을 대신하듯 올라 앉은 그녀는 목을 가누기 힘든 것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머리카락 일부가 그의 노트북 화면을 가렸다. 지켜보던 그는 웃으며 그녀를 향해 말했다.
"저런, 아직 잠이 덜 깼나 봐요. 책상은 딱딱해서 불편할 거에요. 이리 내려와요."
그의 말에 반응하듯 그녀의 고개가 살짝 들렸다. 머리카락 사이, 검푸른 안광이, 그녀를 향해 뻗은 손과 의자에 앉아있는 그에게 향했다. 안기면 편안할 것이 분명한 무릎과 품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그녀가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까드득
그녀가 고개를 숙인 후, 뭔가 깨무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러자 그의 노트북 모니터에 금이 쫙 퍼지며 액정이 깨졌다.
"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순간적으로 상황 파악이 늦은 그에게 붕대로 점철된 하얀 손이 확 뻗쳐왔다.
작은 손은 그의 넥타이와 셔츠 카라를 한 웅큼 쥐어 끌어당겼다. 가느다란 팔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강한 힘에 그는 엉거주춤 일어나 책상을 짚으며 끌려갔다. 급하게 짚은 손 아래로 재차 빠직, 소리가 났지만 소리의 출처를 살필 겨를은 없었다. 검고 푸른 머리카락 사이로 핏발 선 두 눈과 마주쳤기에.
"...내가, 쓸데 없는 짓거리는, 하지 말라고... 분명, 말하지 않았던가...?"
잔뜩 잠긴, 아니, 잠겼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만큼 깊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그의 귓가로 서늘하게 들려왔다.
"착각하지 마... 그나마, 쓸 만 해서, 불러들였지... 용서하거나, 용납한게 아니야..."
옷깃을 쥔 손에서는 붕대를 감았음에도 서서히 옷깃 마찰하는 소리가 선명히 울렸다. 그 소리를 따라 서서히 목이 졸려옴을 그는 피부로 체감하고 있었다.
"헛소리, 헛짓거리, 할 시간 있으면..."
목소리가 살짝 늘어진다 싶은 순간, 그녀의 손이 그의 넥타이를 확 당겼다.
쿵!
"으큭!"
그의 얼굴이 그대로 책상에 처박혔다. 그렇게 엎어진 뒷통수를 재차 내리누른 그녀가,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진윤태 감시나 똑바로 해..."
속삭임 이후, 그를 누르던 압박감이 사라졌다. 이제 됐나 싶어 일어나려던 그의 귓가를 날카로운 은빛이 스쳐지나갔다. 피슉, 하고.
"모가지 성하게, 살고 싶으면..."
그 다음 콱, 꽂히는 소리가 났다.
순간적으로 몸이 굳었던 그가 눈만 옆으로 굴리자 은빛 날 선득한 메스가 그 옆에 있었다. 책상에 꽂힌 메스를 보고 반사적으로 그 쪽 귀를 만져보았지만 피가 살짝 묻어날 뿐, 상처는 없었다.
뿌득 빠드득
깊게도 박혔던 메스를 뽑아 든 그녀는 주르륵 흘러내리듯 책상에서 내려갔다. 언제 갈무리했는지, 빈 손을 추욱 늘어뜨리고 비틀거리며 그의 사무실을 나갔다.
부드러운 경첩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닫히자 그는 겨우 한숨을 내쉬며 다시 의자에 주저앉을 수 있었다. 그제야 책상을 살피자, 망가진 노트북이 제일 먼저 보였다.
액정 상단에 깨문 자국이 선명하고, 강한 힘으로 눌러 접합부가 뚝 부러진 처참한 노트북의 상태에 재차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핑계로 새 노트북 신청을 하나, 그런 생각을 하며 흐트러진 옷을 고치던 그는 그가 아주 큰 문제 하나를 깨닫지 못 하고 있다는 걸 아직 몰랐다.
"모르고 있었니? 에어버스터는 지금 디스트로이어나 레드윙도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데. 네가 이해해주렴. ...그만큼 그 애도 진심인거야."
물론 이에 얼마나 응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은우는 은우대로 움직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정확히 그의 노력이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민호는 그에 응해줄 생각은 있었는지, 표정이 어둡거나 부정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이어 그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턱수염을 다시 천천히 문질렀다.
"좋아. 그럼 그렇게 가보자. 개량버전은 차후에 네가 직접 만들렴. 이 아저씨도 일로 바빠서 언제까지나 계속 능력을 펼쳐줄 순 없으니 말이야. 아까도 말했지만 목마른 자가 곧 우물을 파는 법이라고 이 아저씨는 생각한단다."
너라면 할 수 있겠지. 그렇게 말을 하며 민호는 철현의 어깨를 다시 가볍게 토닥였다. 그 와중에 '강철복'이라는 말이 나오자 민호는 두 눈을 깜빡이다가 가볍게 웃었다.
"강철복 괜찮은 것 같은데 그걸로 가보는 것은 어떠니? 강철맨도 좋지 않니?"
외국에 아이언맨이 있다면 인첨공엔 강철맨이 있는거야.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농담투였다. 하지만 웃음소리를 천천히 줄이면서 민호는 철현에게 다음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언제 만들어줄까? 이 아저씨의 능력이 펼쳐져야 하니까..이 아저씨의 비번일 때가 좋은데. ...제일 빠른 것은 이번주 주말이 될 것 같은데."
"그럼 이 아저씨도 어른다운 말을 해줄까? 같이 하자. 이 아저씨도 인첨공을 잃고 싶진 않거든. 예쁜 아내와 귀여운 딸내미를 위해서라도 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민호의 표정은 그 무엇보다 상당히 진지했다. 절대로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는 강한 마음. 강한 결의. 그 모든 감정을 그 말 한마디에 담은 그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철현을 바라봤다. 이렇게까지 이 학생이 하고 있는데 자신도 그 이상은 해야하지 않겠는가. 그런 마음을 꾹 안으면서 그는 숨을 고르면서 이야기했다.
"그래. 그럼 주말에 여기로 오렴. 이 아저씨가 힘 좀 써볼게."
그렇게 약속을 잡으면서 민호는 수첩을 꺼낸 후에, 철현과 만날 약속을 기록했다. 이어 수첩을 다시 제복 주머니에 집어넣은 민호는 싱긋 웃으면서 철현에게 물었다.
"그 이외에 더 요청하고 싶은 거 있니? 후후. 물론 지금 없어도 주말에 요청해도 괜찮아. 다만... 아저씨. 지금은 조금 쉬고 싶은데 괜찮을까? 요즘 많이 바쁘거든."
테러 사건의 '테'도 꺼내지 않으며, 정말로 이런저런 일이 있다는 듯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철현을 바라봤다. 물론 그 이외에도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한다면 아마 그는 더 들어줬을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느 정도 힘을 빌려줬을테고.
당신은 나에게는 더 나은 사람이기를, 좋은 사람이기를 바라고, 그리고 그것이 당신의 두려움이기도 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 말에 당신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금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당신의 상상 속에서 상대에게서 평소와 다른 면모를 발견하고,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상대의 모습을 알게 되었을 때. 모든 걸 알게 된 내가 당신을 거부할 나의 모습. 일어나지 않을 그 일을 불안해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안쓰러운 것이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당신의 그런 물음에 금의 얼굴에서는 숨겨지지 않는 어떤 감정 같은 것이 떠올랐다. 그것은 자신이 할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표정이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혜성. 전 언니를 사랑할 겁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어떠한가. 나에게는 좋은 사람이고, 내가 당신을 사랑하며, 당신이 내 전부인데. 당신만 있다면 모든 것을 가진 것과 마찬가지인데. 금은 다른 손으로 당신의 머리를 자신에게 누른 채 속삭였다. 당신 앞의 자신은 절대 당신을 혼자 두지 않을 것이라는걸.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더욱 변함없는 방식으로 당신을 사랑할 것이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으니, 금은 자신의 말이 당신을 안도로 채우길 바랬다.
"언니가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습니다. 언니가 숨기려는 모습도, 드러낸 모습도 다 좋아하니까요. 그러니까..... 숨기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양 팔을 제 목뒤로 두르면 금은 손을 당신의 허리로 뻗고, 양팔에 힘을 주어 당신을 꽉 끌어안는다. 당신의 두 발이 들리도록 들어 아까까지 당신이 정리하던 책상 위로 당신을 앉혔으니, 금은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을까. 당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내렸으니, 한 번 더 문신이 있을 위치에서 손을 멈추며 금은 묻는다.
575코뿔소들은 모르는 또 하나의 이야기 - 2 ◆TMmm6tsoPA
(T2.PTZ6Igc)
2024-09-12 (거의 끝나감) 20:29:31
제 3학구 스트레인지 35구역. 이곳은 2학구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구간이었으며, 지금은 스킬아웃들도 사용하지 않는 폐허구역입니다. 조만간에 재개발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인만큼 여기저기에 출입금지 표지판이 붙어있었습니다. 은우는 지금 바로 이곳에 있었습니다. 전 날. '오퍼레이터'는 다른 부원들도 모두 데리고 이곳으로 오라고 했지만 은우는 지금 혼자 서 있었습니다. 그는 가만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오늘따라 달이 유난히 어두웠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구름도 잔뜩 끼여있어 날씨가 평소보다 더 어두워질지도 모르겠다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째깍. 째깍. 째깍.
왼손에 차고 있는 검은색 아날로그 손목시계의 바늘이 정시를 가리켰습니다. 드론이 날아오는 소리가 밤하늘을 가르며 은우에게 전달되었고, 은우는 가만히 고개를 올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드론을 바라봤습니다. 어제와 다른 드론입니다. 물론 어둠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쉽게 감출 수 있는 검은색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달을 바라보던 은우의 눈빛에서 감정이 사라지고, 아무런 것도 느낄 수 없는 무감정한 눈빛이 드론의 모습을 향했습니다.
-에어버스터. 생각은 충분히 했습니까?
"...물론."
-물어볼 필요도 없겠군요. 분명히 다 같이 오라고 했는데 혼자 온 것을 보면 말이죠.
"예상한 거 아니야? 설마 그 제안을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한 것은 아닐 거 아니야. 그러니까 굳이 이곳으로 부른 것일테고."
-어제와는 다르게 말이 짧군요. 에어버스터.
'오퍼레이터'의 말대로 전 날, 은우는 존어를 써서 대화를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유난히 그 목소리가 차갑고 짧았으며, 존대를 하려는 생각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편 은우는 오퍼레이터의 그 말을 듣기가 무섭게 피식 웃었습니다.
-그 말은 즉, 인첨공을 위한 조치를 거부하고, 멋대로 움직이겠다는 의사로 봐도 되겠습니까?
"나 혼자만의 이야기라면 받아들여도 상관없겠지만... 우리 애들이 걸려있잖아. 아직 저지먼트 부장인데, 어떻게 애들에게 그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하겠어? 그렇겐 못 해. 역으로 묻겠는데 나 혼자만의 구속으로 끝낼 생각은 없어?"
-불가능합니다. 어찌되었건 저지먼트는 플레어를 해방했고, 그로 인해 테러가 벌어졌습니다.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인첨공이 그 개판이 나도록 당신네들은 뭘 했는데?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오히려 그 쪽 아니야?"
오퍼레이터의 말에 은우는 단 한마디도 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차가운 목소리를 내뱉었습니다. 허당미가 있고, 잘 웃으며 조금은 단순해보이던 은우의 모습은 그곳에 없었습니다.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은 다름아닌 '에어버스터'였습니다.
-더 이상 대화를 할 이유가 없을 듯 하군요. 에이전트를 투입하도록 하죠. 전원이 사살되어도 모두 당신의 책임이라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그러면 난 지금 여기서 2학구에 있는 당신네들 아지트로 처들어가서 다 박살내주겠어."
-에어버스터. 혈기가 올라서 미치기라도 했습니까? 아무리 당신이라고 한들 그런 행동이 허용될 것 같습니까? 당신을 막을 방법 따윈 얼마든지 있습니다만.
"말이 너무 기네. 오퍼레이터."
그 순간이었습니다. 강한 돌풍이 불었고, 드론의 몸통의 절반이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우르르 떨어지는 파편 속에서, 아직 남아있는 절반의 몸통에서 목소리가 울렸습니다.
-에이전트와 정면 충돌이라도 하겠다는겁니까? 에어버스터. 진심입니까?
"...사냥개에다가 헌터까지 온다고 해도 당신네들 제안은 못 받아들여."
-에어버스터!
"살고 싶어서 비겁하게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친 적이 있었어. 이제 더는 그러지 않을 생각이야. 나중에 보자."
남아있는 드론 몸통의 절반이 산산조각 났습니다. 땅으로 떨어지던 작은 조각 파편들은 바람을 타고 하늘 높게 솟아올라 넓게 퍼졌습니다. 일부는 풍화되어 사라졌고, 일부는 저 멀리 인첨공 바다에 퐁당퐁당 소리를 내며 빠졌습니다.
"...가볼까. 2학구."
땅을 걷던 발걸음 소리가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찢어버릴 정도로 날카로운 공기를 찢는 소리만이 그곳에 남아 메아리처럼 퍼졌습니다.
>>543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았던 그날부터 반복했다. 나는 결단코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차라리, 언젠가는 네가 나를 싫어해주길 바란다고. 그렇다면 되려 너를 속이고 있고 언젠가는 숨기고 있는 내 모든 것들을 내보이지 않아도 될거라고 합리화할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좋아한다는 고백을 되돌려주던 날엔, 언제까지 숨기고만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코앞까지 성큼 다가와서야 덜컥 겁을 집어먹고 말았다. 네가 나를 싫어할까봐, 모든 걸 알게 됐을 때의 네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로. 상상만으로도 가슴 어딘가가 시리도록 차가워졌기에 그만큼, 어쩔도리 없이 너를 내가 좋아하고 있다고 상기한다.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니까."
품에 얼굴을 묻은 채, 혜성은 들릴듯 말듯 미약하게 목소리로 속삭였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라니. 아, 이 얼마나 견고한 애정인가. 일정하고 흔들림없이 자신에게 내어주는 온기과 비례하는 따스한 애정이, 저 문장 하나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아서 혜성은 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너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 옆에 있어줄까.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짓을 해왔고, 앞으로 어떤 짓을 할지 알게되더라도 너는. 천천히 눈 깜빡이며 혜성은 길어지려는 생각을 떨쳐버렸다.
"..─ 내가, 사람을 죽였을지도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양지와 음지, 양쪽에 발 디딘 채 필요하다면 범죄자와 공모할 생각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도, 좋아한다는 네 마음은 변함이 없을까. 혜성은 그만 생각하기로 했다. 금의 표정이 너무나 결연하고 견고했기 때문에, 자신의 몸을 끌어안고 제 책상에 올려놓는 사뭇 단단하고 안정적인 애정 때문이었다. 금과 눈 마주치자, 혜성은 눈 가늘게 뜨며 손을 들어 금의 콧잔등을 톡 건드려봤을 것이다.
"좋아. 보고 싶다는데, 내가 안보여줄 이유는 없지."
담백하게 대답하고 혜성은 제 머리를 한데 끌어 한쪽으로 쓸어내며 목까지 올라오는 니트나 티 종류를 입으면 아슬아슬하게 가려지는 위치의 문신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흑색으로 유려한 곡선을 그려진 그것은 버드나무 잎을 고스란히 연상시키는 문신이었을 것이다.
>>572 철현주 어? 어? 어어어어어어??? ∑@ㅁ@!!!!!!!!!!!!!!! 마무리하신 줄 알았는데 이어 주셨네요 지저스 크라이스트!!!!!! 서연이가 4챕에서 런 안 할 만한 구실을 도통 못 찾겠어서 머리 깨질 지경이었는데 이 레스 덕분에 극적으로 타협했습니다아아아아아아(만세)(덩실덩실) 감사해요 철현주!!!!!! >< (굽신굽신)(제리인사)(그랜절)(중요하니까 두 번)
우울한 날이다. 공장에서 호진씨의 작업을 봐도, 사이코메트리로 깡통 로봇의 상태를 확인해도, 오가는 길에 연산식을 읽어도 꿀꿀했다. 유니온이 진압됐단 뉴스가 뜨기만 기다렸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인 것도 기운 빠졌다.(정말 다른 대안이라곤 1도 없이 3주를 보내쟀던 건 아니겠지?? 그랬음 다윈상감이라고...;;;;;;) 선배가 같이 가자, 뭐든 함께하자 받아 준 게 그나마 버팀목이었다. 선배가 함께해 주는 한, 다 끝장난 거 같더라도 버틸 수 있다. 버텨 볼 테다!! 그렇게 안정된 것관 별개로, 우울감은 알바 탐에도 통 가시질 않았다. 평소 같으면 쿼츠 활동 내역 정리와 알바를 병행하며 내가 그래도 1인분은 한다는 뿌듯함을 느꼈을 텐데, 오늘은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시기에 이러고 있어도 되나 찜찜하기만 했다.
그나마 우울감이 도움이 된 면을 꼽자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단 생각은 들었단 거다. 하여 사장님께 12월 하순부터 내가 출근 안 하면, 내가 엄청 재수없는 인간 돼 버린 거니 다른 알바 구하고 내 이름으로 광고도 하지 말랬다. 쿼츠야 정하가 있고, 연구소도 나한테 생기는 일은 제일 먼저 파악할 데니 노 상관이다만, 울 점포는 연락 못 받을지도 모르니까. 또... 토실이는 연구원이 피난갈 때 부탁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설령 내가 죽더라도 유니온이랑 윗대가리들이 제압되면 토실이는 계속 살 수 있으니까. 진짜 유니온 맘대로 돼 버리면 인첨공에 안전한 곳이 없겠지만, 혹시 알아? 연구원이 모 게임의 (핵전쟁을 겪고도 끄떡없던) 벙커 같은 요새라도 찾을지?? 그니까 털빠짐 없고 사료 안 먹이고 배설물 안 치워도 되고 청소나 간단한 심부름 정도는 할 줄 안다고 사정해 봐야겠다. 근데 나 죽으면 빚은 어쩌지? 저금 다 꼬라박아서 내 물건들 털어 봤잔데. 시신 기증이나마 가능하길 바라야 하나? 시신 기증(양도) 서약서라도 써 놔야겠다.
>>452 캬아아악 그런 운명 공동체는 필요없어; 저리 치워; (기겁하는 고냥이짤) 새삼스럽지만 탱주만큼 캐릭터의 아방을 적극적으로 미는 오너는 처음이야ㅋㅋㅋㅋㅋㅋ아ㅋㅋㅋㅋ하지만 킹정합니다. 지켜보는 건 재미짐ㅋㅋㅋㅋㅋㅋㅋㅋ좋아용 우리 앞으로도 도파민 품앗이 해용. 쌍방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 어쩌고의 금혜성금을 드릴게용(금주:?) 그러니까 삼인조 줏세요
ㅋㅋㅋㅋㅋ할무니 왜글애 이미 알 사람들은 다 알아요^^ 근데 무해한 왕뱜했을 때 양심에 손은 올려보셨나요 센세 킹치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비즈니스 프렌드로서 참을 수 없는 티배깅이었는걸ㅋㅋㅋㅋ아 어떻게 이혜성보다 근력이 딸리는 남캐가 있냐며ㅋㅋㅋㅋㅋㅋㅋㅋ(급기야) "어떻게 또래 여자애를 못이기는 남자애가 있니." 하고 측은해하다가 "있네. 너." 하고 티배깅함. 이혜성 개 뻔뻔하다못해 현태오 한정 개 밉상일듯ㅋㅋㅋㅋㅋㅋ근데 어르신과 태오가 자기를 썩 마음에 들어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내제되어 있는 확신범임.
하지만 초기에 쓰던 나이프 다시 쓴다고 그러면 어르신이 떼잉 쯔쯔하는 거 아니냐며(?) 근데 오딱구 심장 두근거리네; 배운 사람🫳🫳(복복) 어르신이 처리할 때 의뭉스레 웃어보이는 것도 제법😉 아니~~~~ 금이가 무슨 잘못이 있는데~~~~ 잘라서 이어줘도 되고 안이어주고 이대로 썰 끝내도 된다. 탱주 편한대로 혀
1. 사실 나 아방수도 좋아해 딸기토끼수 진짜 좋아해서 뇌에 힘 빡주고 현태오 묘사함 아니면 얘한테 광공즈가 인형 선물해주고 그거 끌어안고 집안에서 큰 티셔츠+반바지 입고 슬리퍼 직직 끌고 다니면서 수면안대 밀어올리더니 "……형아 어디갔지…." 하고 리디북스 현태오 나온다....... 2. 님 진짜 티배깅의 신이군요 현뱜미는 이밈미가 제법 괜찮은 친구라서 확신범 < 이거가 진짜 킹받음 현태오 이 악물고 "니 진짜 두고보자" 하는데 24살 현태오도 처발릴 예정~ 근데 질 때마다 "잉 자기 넘 쎄당 ㅠ" 하는 트롯가수(스트레인지에서 미는 캐릭터성) 현뱜미 나옴 3. 윤금 압수수색 특검해야 한다 생각함 죄는 이밈미가 개쩌는 캐인데 윤금마저 개쩌는 캐라서 내 밥을 죄다 훔쳐간 죄(급기야)
여담인데 저도 어제 잠을 잘 못 잤어요. 정확히는 자긴 했는데... 생각도 못한 더위에..(흐릿) 9월달 들어가서 선풍기도 에어컨도 안 켜고 밤에 잠 잘만 잤고 어제도 그렇게 잤는데..아니..세상에.. 열대야 때문에 잠에서 깨버렸네. 으악. 내 코로 뜨거운 공기가 들어와! 순간적으로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에 깜짝 놀라서 확 눈을 떴어요. 농담 아니고..(흐릿)(죽은 눈)
>>622 시간이 약이라 한들 그건 익숙해져서 외면하는 법을 알게 되는 거더라고... 그래도 리라링이라면 해낼 수 있을 테니 너무 불안을 맘에 담고 있진 말구. 낯선 타지에서도 잘 살아왔는데 넘 낯설다고 슬픔까지 다시 가져옴 힘들자너 좋은 일 가득했음 좋겠네... 오늘은 그래도 어디 나가면 조그마한 꽃 예쁘게 피어있어서 고개 내렸다 마주치고 소소하게 기분 좋아지는 하루 되었음 해용 (뽁뽁뽁
>>623 랑랑링랑루도 중요한 시험을 준비하는구만... 수능전사처럼...(뽁뽁) 그래도 그동안 해온 거 있을 거고 랑링랑이 요즘 주야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해온다는 거 사람들이 다 아니까 응... 넘 무리하지 말어야 몸 상해~~~ 내가 봐온 랑링랑주... 캐도 똑부러지는데 오너도 상황판단 빠르고 꾸준한 노력파인 것 같어양... 사람이 아주 굿이에용👍 그니까 잘 될거야 넘 부담갖지 말구 좋은 결과 있길 바랑👍👍👍
>>628 🥺🥺🥺🥺 아 진짜 먐미 너무따뜻해... 어쩜 이렇게 사람 마음 깊은 곳까지 말랑해지는 말을 잘 해주지... 진짜 내가 살면서 봐온 사람 중 손꼽게 최고로 따스한 사람이야...🥺🥺🥺 격려 너무너무 고마어 소소하게 기분 좋아지는 일 한번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하루 되어볼게!! 먐미도 오늘 행복한 꿈꾸고 쾌적한 밤 됐음 좋겠따 와바박~!!!
>>645 안그래도 나 그 말 하려고 했음 오퍼레이터 이 사람들 왤케 킹받게 굴죠 지들이 우리 환상의 저지먼트쇼 벌일 때는 카라멜 팝콘 무것슴서 이제 와서 팝콘값 물어내라고 하다니 킹받아요 그리고 은우야............ 다쳐서 돌아오면 나 지짜 울어버릴거임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어주마😬😬😬😬😬😬
>>637 헤헤 쪼와 랑주는 태오주가 말한대로 그리고 그동안 봐왔던대로 본인 건강 잘 챙겨가며 열심히 꾸준히 할일을 해나가는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쉬러올 때 만나는거야!! 잘자구 내일도 힘내자~~ 😘😘😘 (맞뽀)
>>638 후 같이 출퇴근하는 사람도 있고 페퍼스프레이도 있다니 일단은 다행이지만... (복복복복) 비번 바꾼거 아주 퍼펙트해요 잘해써요 메모장에 적어둔 준비성도 칭찬해요(비번 까먹은게 남일같지않다) 후 진짜... 심란하구 그르네 먐미에게 좋은일만 가득했으면 해... 내가 그놈을 묻겠다 < 어떤결심
그치만 나 진짜 아방 너무 좋아해서 면역력 없음 클날텐데🥺 이게 아방보다는 후에수에 가까운데🥺 자기 몸 반절만한 인형에 다리 하나 올린 채 끌어안고 웅크리면서 안 일어날거라고 우으응 조금만 더어 이러면서 농성 벌이다가 결국 부스스 일어나면 점심 먹어야지. 뭐 먹을래? 했을 때 딸기잼이랑 크림치즈 바른 토스트... 비몽사몽 하다가 다시 어깨에 툭 기대고 잠들어서 서휘가 밥은 먹고 다시 자. 하면 입맛 떨어진 것 같아... 해서 결국 백서휘가 딸기 씻어와서 입에 하나하나 넣어주고 그러는데 먹다가 즙 좀 흘리면 칠칠치 못하다면서 박박 닦아주는 그런거 좋아하는데(구체적)
>>667 히히히히히 (이미 준비 중이었음) 음 존맛. 마트 다녀오셨어요?^^ 아니 진짜 아니 그 뭐지 광공즈가 미쳐 돌아가는 포인트를 너무 잘 아는거 아니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연하의 뿌엥은 연상을 돌아버리게 만듭니다. 귀여워보이면 그건 찐사라고 카더라. 근데 너무 맛있네요 더 줘바유 (밥그릇 달그락거리는 짤)
>>669 왜 좋아하지? 나만 좋아하는 후레취향인줄 알았는데! 했다가 금혜성에 대입해보고 바로 감 옴 개큰미식이구나 이거 아 진짜 너무 좋아.....^^ 나는 사실 한결이 앞에선 한없이 아방해지다 못해 좀 퇴행스러운(원래 사람은 편하고 좋아하면 퇴행한다고 그러자너) 태오가 되길 바라고... 서휘는 안 그래도 챙겨줬으면 좋겠음 태오 아직도 안고 다니는 것처럼 ^^
※위험※ 해당 지침서는 현존 괴이 중 가장 위험한 지역인 [한마음 정신병원]의 탈출 지침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침서를 읽고 [한마음 정신병원] 으로의 진입 충동을 느끼신다면 당장 읽기를 그만두시고, 최대한 정신을 안정시키십시오. 허벅지를 꼬집는 등의, 혹은 그것보다 더한 고통이 동반된다면 더욱 좋습니다. 명심하십시오. [한마음 정신병원]은 인첨공에 위치했던 꽤나 큰 병원이었습니다만, 경영난과 의료사고 등의 사건이 겹쳐 오래 전 폐업했습니다. [한마음 정신병원]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병원이며, 당신의 충동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면 그곳에 진입하기 위해 어떤 짓이든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어떤 짓이든.
0. 당신은 환자가 아닙니다.
1-1. 당신이 성공적으로 한마음 정신병원(이하 병원) 으로 진입하셨다면, 주변엔 짙은 안개가 깔려있고 전방에 커다란 병원 본건물이 보일 것입니다. 주변의 안개로 진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니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1-2. 병원 입구에는 경호원이 서있습니다. 당신이 접근하지 않는 이상 별다른 반응이 없을 것이지만, 접근하면 당신의 신원을 물어 올 것입니다. 흔한 이름을 대며 해당 환자의 보호자라고 둘러대십시오. 운이 좋다면 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안으로 들여보내줄 것입니다.
1-3. 만약 당신이 말한 이름이 경호원의 기억속에 없는 이름이라면, 죄송합니다. 당신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경호원은 즉시 의사를 호출할 것이며, 당신은 어떻게든 경호원을 뿌리치고 병원 내부로 진입해야 합니다. 이 순간부터 당신의 탈출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행운을 빕니다.
1-4. 그 어느 경우에서라도, '동월' 이라는 이름을 꺼내서는 안됩니다. 이름이 아니라고 둘러대봤자 의미가 없습니다. 즉시 병원 내부의 모든 존재가 당신을 쫓게 될 것입니다.
(중략)
0. 당신은 환자가 아닙니다.
4-1. '의사' 개체를 보았다면 즉시 그것에게서 최대한 멀어지십시오. '의사' 개체는 온 몸이 하얀색이며, 빼빼 마른 체형에 눈, 코, 귀 등이 없이 온 몸에 새하얀 이를 드러낸 입만이 덕지덕지 붙어있습니다. 그것은 눈이 없기에 멀리 있으면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지만, 근처에 접근한다면 반드시 당신을 알아차릴 것입니다.
(중략)
0. 당신은 환자가 아닙니다.
7-1. 만약 병원 내부를 돌아다니던 중, 404호 병실을 목격한다면 절대로 들어가지 마십시오. 실수로라도 들어가서는 안됩니다. 404호 병실 내부에는 '누군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간호사들과 환자들이 존재하며, 당신이 내부로 진입한 순간부터 당신이 '누군가'인지 확인하기 위해 당신을 있는대로 헤집을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의사' 개체가 빠르게 접근할 것입니다. 퇴로는 사라질 것입니다.
낮은 목소리로, 당신에게 무언가를 구하는 목소리로. 당신을 현혹할 목소리로. 각기 다른 목소리로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싶은 욕구를 금은 참아낸다. 다만 방금 전의 그 목소리에서 당신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기쁨 같은 것이 당신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금은 그 질문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당신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당신을 포기할 수 없다. 당신에게 사로잡혔고, 당신을 향해 가지고 있는 내 마음은 종교에 가까우니까. 암영에 온몸을 던져버릴 수 있는 종류의 사랑이라, 당신만큼 깊게 빠져든 대상이 없었다. 당신이 나를 싫어하고, 나를 밀어내지 않는 한. 나는 언제나 당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었었다. 당신을 향한 자신의 사랑은 그런 말에 무너지기엔 너무나 견고했다.
"아,"
당신이 머리를 쓸어내며 보여주는 문신에 금은 작게 탄성을 낸다. 옷에 가려진 곳까지 길게 문신이 이어져 있는 것이 보였을까. 버드나무 잎을 연상시키는 문신. 저 무늬를 타고 내려가면 그 문신의 끝이 어디일지 궁금했다. 금은 빤히 바라보다 손을 뻗어 그 문신을 만진다. 피부로 느껴지는 당신의 체온과 가까운 곳에서 호흡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그 문신을 살피는데 몰입한다. 자신도 모르게 크게 침을 삼켰던 금은 몇 번의 헛기침을 한 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손을 떼며 당신을 바라보며 묻는다.
영락의 연구원인 김 선생은, 당일 관찰 보고서를 올릴 겸 짤막한 사담을 나누기 위해 직접 주 선생의 사무실을 찾았다. 과거 가르쳤던 학생이 잘 성장해 자신과 같은 직함을 갖게 되다니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며 사무실 문을 열었는데...
"우으... 히잉... 우으으..." "어머- 이게 무슨 일일까요?"
소파에 쪼그려 누운 그 애- 천혜우와 맞은편에 앉아 식은땀만 뻘뻘 흘리는 주 선생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애도 식은땀 투성이로 쪼그려 배를 감싸쥔 모습이 언뜻, 주 선생에게 맞은 듯이 보이기도 했다. 김 선생이 혹시나 하는 눈으로 주 선생을 보자, 그는 답지 않게 당황하며 변명했다.
"아니, 아니아니아니 아무리 그래도 손은 안 대요 손은! 저 아무 짓도 안 했어요!" "그으럼 얘가 혼자서 이러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아니, 아 나 참-"
주 선생 흘겨보기를 계속 이어가며 김 선생이 아이의 머리맡에 앉았다. 아이의 퀭하게 패인 검푸른 눈이 힘겹게 뜨여 김 선생을 올려다보았다. 김 선생은 웃으며 침착하게, 차분하게 아이를 다독였다.
"괜찮아요, 저 모옷된 선생님은 제가 혼내줄게요. 어디가 이렇게 아플까요, 응? 일어날 수 있겠어요? 이렇게, 허리만 좀 들어볼까요?"
아이는 김 선생의 지시와 부축을 받으며 몸을 주춤주춤 일으켰다. 창백한 얼굴에 식은땀으로 들러붙은 머리카락이 너저분했다. 김 선생은 백의 소매로 땀을 닦아 머리카락을 깨끗이 넘겨주곤 아이를 안아 자신의 어깨에 기댈 수 있게 해주었다. 체구에 비해 한참 가벼운 아이는, 고분고분 기대더니 이내 작게 앓는 소리를 냈다.
"선새임... 배, 배ㅐ... 아파ㅇ... 우, 으..." "으응, 배가 아팠어요. 약 먹을까요?" "아ㅇ... 시러여..." "응, 그래요. 그럼 괜찮아질 때까지 이렇게 있기에요?" "ㄴ... 에에..."
김 선생은 약 먹기 싫다고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며 능숙한 손길로 등허리를 천천히 쓸어주기 시작했다. 반복된 손길에 아이는 점점 앓는 소리가 작아지다가 곧, 낮고 고른 숨을 내쉬며 잠들었다. 아이가 잠든 걸 확인한 김 선생은 마저 주 선생을 흘겨보며 작은 소리로 캐물었다.
"그래서, 뭘 했길래 애가 이렇게 다 죽어가요? 솔직히 말하는게 좋을 거요." "아니 저 아무 것도 안 했다니까ㅇ! ...그, 걔가 마라탕 먹고 싶대서 시켜준 거 밖에 없어요...!" "마라탕? 정말인가요?" "네...!"
김 선생은 설마 하는 생각에 되물었다.
"혹시 맵기는 어느 정도로 했어요?" "어, 제일 매운 걸로 했는데요. 걔가 그게 좋대서." "오, 맙소사."
이마를 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김 선생의 손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짧은 탄식과 고개를 가로젓곤, 작게 덧붙였다.
"얘 그런 거 못 먹어요...! 아니, 먹기는 하는데, 먹으면 바로 위장부터 난리나서 먹는데도 주면 안 되요. 먹기 전에 개비X콘 한 박스 먹이면 모를까." "...그런 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하..."
두 선생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고충은 꿈에서도 모른다는 듯, 아이는 축 늘어진 채 잘만 자고 있었다.
안티스킬 호출에 눈이 뒤집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 빌어먹을 부모들이 잡혔다더라. 날 왜 부르는지는 생각도 않고 가 봤더니, 엄청 꼬질꼬질한 차림새에 퀭한 얼굴의 부부가 심문실에 앉아 있었다. 수박 같은 인간들. 자식 죽이고 해골이 되도록 도망다니더니 꼴 좋다! 한 대 패고 욕도 퍼부으면 속이 시원하겠는데!! 내 안의 폭력성을 시험하는 사이 안티스킬이 그 수박들한테 사이코메트리 쓰라더라. 말을 안 하니 심문이 불가능하다면서. 때려도 되냐니까 그건 안 된단다. 쳇. 화딱지나서 심문실 문을 대신 걷어찼지만... 발 아파서 열만 더 받았다.
근데 어쩌겠어? 하라는 거나 해야지. 그래도 곱게 하긴 싫어서 수박 부부의 귀를 부러 세게 잡아당겼는데...반응이 없다. 아프단 소릴 낼 법도 한데. 순간 빡치던 것도 쏙 들어가 평범하게(???) 손만 잡고 사이코메트리를 썼다. 그렇게 확인한 사정은 그야말로 기가 막혔다. 세상에, 애들 시신이랑 같이 추락하겠다고 절벽으로 차를 몰면서... 안전벨트를 했어??!! 심지어 그 차를 중간에 나무가 받아줘서(???) 둘 다 살았네?? 그래도 죽을 작정은 찐진심이었는지 돌로 자기 머리와 배우자 머리를 후려까고, 한겨울에 옷을 다 벗기도 했다. 그러고 기절했다가 지나가던 사람이 발견해서 구조됐어;;;;;;;; 그러고부턴 살아 보겠다고 그날그날 막노동하면서 숨어 다녔네. 열이 꼭뒤까지 올라왔다. 이게 뭐야!!?? 생활고 때문에 죽으려고 했다면서 더 가난하겐 잘만 살았네??!! 이럼 살해당한 애들은 뭐가 돼!!!! 몸이 약하고 덜 성장한 탓에 개죽음당한 거잖아...
순간 멱살 잡고 흔들 뻔했다가 넋나간 표정들에 기운이 쭉 빠졌다. 무슨 짓을 해도 죽은 사람은 못 살아나니까. 차라리 보육원에 버렸으면 목숨이라도 건졌단 소리가 목구멍까지 치밀었으나, 바로 목이 꽉 막혔다. 인첨공의 고아들은 실험용으로 쓰이기도 하는 신세라고 들은 게 떠올라 버려서다. 풀 데 없이 울화만 쌓인 하루였다.
콧잔등을 건드리고 미끄러져 내리는 손끝으로 혜성은 금의 뺨을 쿡, 하고 누르며 눈 가늘게 뜬다. 불만스럽다기보다 곤란함이 깃든 묘한 표정으로 금을 올려다보던 혜성은 도록, 다른 방향으로 눈 굴렸다. 곤란함이 깃든 묘한 표정 위에 희끄레한 쑥쓰러움이 머무르다 사라진다. 부끄럽기도 하고, 쑥쓰럽기도 하며 목 안쪽이 간질간질한 감각은 언제라도 익숙해질 수 없을 것이다. 단순하게 이름이 불릴 뿐인데. 그저 이름을 부를 뿐일텐데. 간지러운 감각이 신경을 건드리는 이유는 그 속에서 느껴지는 견고하고 무한한 애정 때문일 것이다.
설령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하더라도 그저 사랑하겠다고 말하며 너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는 사랑을 한결같이 증명하고 있었다. 어떻게 돌려줘야할지도 모를만큼. 가족을 제외한 타인에게 이리도 조건없는 사랑을 받은 적은 처음인데. 혜성은 가만 금의 눈을 응시하다가 느릿하게 입매를 당겨 미소를 지어보였다.
너에게 받은 애정과 사랑을 어떻게 갚아나가야할까.
"여름이 끝날 때쯤. 더운 날에 하면 회복되는데 시간도 걸리고, 자칫하면 상처가 덧날 수도 있다고 해서 더위가 좀 가셨을 때 했어."
신기한 것이라도 본 것마냥 제 문신이 있는 피부 위를 스치는 금의 손이 제법 따뜻했다. 책상 바로 앞에 있는 창문이 활짝 열려있음에도 불구하고 추운 것도 모를 정도로 따뜻하고, 간지러운 기분이라 혜성은 작게 키득거리며 금의 물음에 천천히 속삭이듯 답을 내놓았다. 아마 문신이 있는 곳을 만지다보면 미약하게 그 피부 위에 새겨져 있는 문신이 아닌 흔적들이 손끝을 스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많진 않으나 그렇다고 적지도 않은 흉터들을 문신으로 덮어 가렸음을 알아차렸을까.
"그래서, 어때? 잘 어울려?"
손이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혜성은 금의 코트 목깃을 쥐어 제쪽으로 끌어당기며 입맞추려 했을 것이다.
선배, 언니, 이제는 그런 단어로 당신을 부르고 싶지 않아서. 애칭이라도 정해야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며 볼을 쿡 찔리면 금은 작게 소리 내어 웃는다. 당신의 그런 반응 때문이더라도 이름으로 부르는 걸 멈출 수 없다. 이상하다는 그 기분이랴, 당연히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그런 기분이겠지. 여름 끝날 때쯤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손끝이 당신의 피부를 스칠 때, 문신 아래에 감춰진 흉터를 느낄 수 있었다. 미처 살피지 못한 그 흔적들. 혜우가 있을 텐데. 이런 흉터가 남은 것에 아직 말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고 금은 어렴풋이 느낀다. 하지만 이 흉터의 이유를 묻지 않는다. 원하는 순간에 당신이 이야기하도록 기다릴 뿐이다.
"응. 잘 어울립니다."
고갤 끄덕이며 답할 때, 당신이 자신의 코트를 잡아당기면 금은 당신의 입술을 받아들인다. 부드럽게 이어진 입맞춤이 끝난 후 금은 당신을 장난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그리고 천천히 움직여 당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몸을 가까이 붙인다. 따뜻한 숨결이 당신의 피부에 닿는 순간, 금은 당신의 목덜미에 살짝 입술을 댄다. 이전에 당신을 깨물었던 그때처럼. 살짝 쿡 찌르듯이 입술이 닿았다 떨어진다. 그러고서 고개를 들었으니 금은 속삭이듯 덧붙인다.
음. 혜우주는 고양이 전문가로군요!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거나... 고양이를 키운 적이 있다거나?!
아니. 근데 이건 새봄주와 수경주에게도 물어봐야 알겠지만 세은이와 어릴 때 소꿉친구 비슷했던 관계 3명은 다 어린 시절에 세은이의 집에 놀러와도 방에 처박혀있는 은우가 뭐하는 애인가 싶지 않았을까 하는 뇌피셜이 있어요. 일단 세은이는 자기 오빠랑 이야기 나누지 말라고 막긴 했지만 원래 그럴수록 저 사람은 얼마나 문제투성이길래 세은이가 저렇게 막지? 하는 느낌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아님)
아니요! 접점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세은이는 어차피 자기 오빠 자기 친구들에게 소개시키기 싫다는 어린 감성으로 아마 은우를 내보냈거나, 집에서 얘기 못하게 막았을 거예요. 그냥 그런 상황이니까 과연 이 3명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이 급 궁금했기에! 그냥 뒹굴거리다가 막 떠오른 무언가랍니다!
>>942 어린시절에 새봄이가 본 은우라... 당시 새봄이는 낯가림이 심해서 접할 일이 많지 않았으면 그런가보다 했을거같네! 세은이가 못 만나게 하는 걸 보면 성격이 나쁜가 정도로 생각했었을지도? 부장과 부원으로 만나게 됐을 때는 다른 의미에서 거리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고! 은우는 혼자서 짊어지고 있는 게 많으니 말이야><
>>980 캡 어 어... 그러게요@ㅁ@;;;;; 저도 까칠과 분노를 엄청 섬세하게 구분 짓진 못하겠어요^^;;;;;;;;
>>981 새봄주 엣 엣 엣 어린 시절의 새봄이는 그랬군요👀👀 일부러 만날 계기를 만들지 않고서야 친구의 호적메이트와 마주할 기회(???)가 많진 않을 듯한데 세은이가 일부러 막기까지 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어요. 부장으로 만난 뒤도 그럴 만하다 싶네요. 부장님은 본인 얘길 터놓는 걸 꺼리는 성향이 있어 보이니요(먼눈)
미술관에서 작품 감정 요청이 오면 신경이 곤두선다. 이번엔 또 뭔 엽기적인 걸로 기겁시킬까;;;; 더욱이 요샌 유니온이며 윗대가리들이 깽판 못 치게 됐단 소식만 기다리는 중이라 더 날카로워졌다. 그래서 바짝 예민해진 채 미술관에 갔다. 근데 웬걸? 오늘은 딱 봐도 일출 그림인 걸 알겠더라. 밝아오는 하늘과 떠오르는 해와 수평선을 펼친 바다가 한 덩어리로 섞인 듯하면서도, 바다와 하늘과 해의 질감이 제각기 달라 보이는데 그림 밖으로 나올 듯한 입체감도 있어 신기했다. 일출이 하늘과 바다에 번지는 불길 같기도 하고. 멀쩡한 작품도 전시하는구나.
모처럼 경계심이 풀렸으나, 사이코메트리로 누가 어떻게 그렸는지 알아내면서는 토할 뻔했다. 동물 십수 마리한테 뭔 약물 같은 걸 투여해서 미친 듯이 싸우게 하더니, 죽어 나가는 동물들을 구경하고 히죽대며 그렸다!! 심지어 체포되고도 그 인간은 그 짓거리가 예술적 영감을 끌어내기 위한 시도였다고 나불댔다. 미친... 기가 막혀 욕도 안 나왔다. 그림을 첨 봤을 때 멋지다 느꼈던 게 한심해졌다. 큐레이터한테 보고하면서도 짜증을 있는 대로 부렸다. (아마 어지간한 예민보스는 저리 가라일 수준이었을 거다.) 근데도 큐레이터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니 더 신경질이 났다. 내가 확인한 과정이 진품이란 인증이다 이거지?
더 있어 봤자 속만 긁히겠어서 돌아가려는데, 큐레이터가 질문을 던졌다. 작가의 행적이나 창작 과정도 작품을 평가할 때 반영해야 한다 생각하냐고. 이번 작품을 첨 봤을 땐 맘에 들어하는 눈치였는데 사이코메트리 후엔 냉담해져서 물어본단다. 오늘 사람 속 긁으려고 작정했나? 그래 궁금하면 대놓고 말해 준다! 하여 필터링 쌩까고 답했다. 예술이네 뭐네 거창한 척 떠들어 봤자 여가 시간 보낼 놀잇감 중 하나 아니냐고. 저딴 짓을 해야만 만들 수 있는 놀잇감이라면 만들면 안 되고, 만들었어도 갖다 버려야 한다고. 그케 욕을 해도 큐레이터는 기분이 전혀 안 나쁜 눈치였다. 저 불쏘시개를 질색하는 거 같진 않은데 왜째서? 사회생활용 포커페이슨가? 도통 모를 사람이다...
가슴이 무겁게 아렸다. 사지로 뛰어들지 않고는 마음이 죽는 지경까지 몰려 버린 선배가 안타깝고, 그런 선배한테 걱정거리나 될 걸 알고도 같이 가자 고집해 버린 내 이기심이 미안했다.
내가 강하거나 똑똑했다면 선배의 위험을 막아 줄 수 있을 것이고,
용감했다면 선배의 두려움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며,
하다못해 덜 이기적이기라도 했다면 따라가겠다 억지 쓰며 안 다치게 조심하겠단 모순적인 소릴 뱉는 대신 내 걱정이라도 덜하게 포기할 텐데.
이도 저도 아니라 무엇으로도 보탬이 못 되는 게 서글펐다. 차마 선배를 못 보겠어서 고개가 숙여졌다.
그런데 돌연, 선배의 목소리가 굳세졌다. 앞뒤 못 가리고 무너졌던 나를, 함께 살 거라며 지탱해 줬던 그때처럼.
"그래, 같이가자." "뭐든 함께하자"
가슴을 짓누르던 것들이 대번에 녹아들었다. 내가 짐스러운데도 참고 받아 준 게 아니다. 나와 함께임에 마음놓고 의지해 준 거다.
도로 눈물이 넘쳤다. 목놓아 울어버릴 뻔한 걸 가까스로 누르고 훌쩍대며 말을 이었다.
" 고마워... 함께하자고 해 줘서 " " 내가 따라가면... 불안하고 걱정될 텐데 " " 알면서도, 이기적으로 굴었는데... " " 함께하고픈 상대로... 여겨 줘서 " " 팔찌... 안 뺀단 것도, 고맙고... "
현실은 그대로다. 선밴 여전히 극한 상황에 몰린 처지고 난 가 봤자 부원들 신세나 지는 구멍이다. 그러니 선밴 날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테고 나 때문에 선배가 위험해져 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걱정되고 불안하긴 마찬가지일 선배가 뭐든 함께하자고 잡아 줬다. 날 받아들여 주고 내게 기대 주고자 한다. 그러니 이젠 망설이지 않으련다. 물론 무섭고, 지금이라도 유니온의 테러가 진압돼서 여태 마음 졸인 게 죄다 뻘짓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만! 불행히 가야만 하는 순간이 닥칠지라도 살아 있는 한 선배와 함께하는 데 집중할 테다!!
그런 마음과 함께 맞닿은 입술. 가슴 떨리지만 따스했고 조마조마하지만 포근했다. 살아 있단 감각이 생생해졌다. 동시에 희망도 퍼져 갔다. 지금의 결정이 내게도 선배에게도 최선이리라는
/@철현주 읽을수록 그냥 넘기긴 아쉬워서 늦으나마 마무리(???)로 달아 봤습니다~☆ 서연이의 내적 갈등을 제가 잘 감당을 못해서 빡셌는데 철현주께서 찰떡같이 받아 주신 덕에 어찌어찌 수습했어요~~>< 감사합니다!!(제리인사)(굽신굽신)
>>986 캡 어리광이야 고3쯤 됐으면 웬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고서야 부려 봤자 피차 거북스러워질 테니 자제하는 게 좋겠지만... 음, 아니다. 생각해 보니 의지하는 것도 친밀감과 신뢰감이 두터운 사이 아니면 꺼려지는 게 당연하겠네요. 언젠간 부장님이 마음 놓고 거리 좁히면서 친분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사람도 생기겠죠👀👀👀
>>987 철현주 앗앗!!! 예술알못이라 겪는 고충(???)으로 넣어 본 에피소든데 그렇게 해석해 주시니 색다른데요~☆ 말씀해 주신 김에 궁금해진 게 >< 선배라면 저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그림을 어떻게 평가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