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주 안녕~ 어제 기절해버리는 바람에 ㅋㅋㅋ큐ㅠㅠㅠ 페어 잘 부탁해~~ 지나는 아는 사람하고의 페어는 처음이라 공지 들었을 때 눈 땡글해졌을 것 같애 ㅋㅋㅋ 짐 풀러 와서는 잘 부탁한다고 얘기했을 것 같고 둘이 어느정도 아는 사이이니까 바로 흉가 체험 일상 돌리면 될 것 같은데? 해인주 생각은 어때?
3주차가 시작되었다. 벌써 한 달이 지났다니! 지나는 왠지 눈이 동그래지는 느낌이었다. 세상에 시간 빨라!
3주차의 파트너는 해인이었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해인과는 옆자리였기에 이미 어느정도 익숙하고 친한 상태였지만 왠지 그래서인지 같은 기숙사를 쓴다는 게 훨씬 민망하게 느껴지긴 했다. 짐을 풀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하긴 했지만.
그리고 지금은 3주차 미션을 하기 위해 해인과 함께 기숙사 밖으로 나왔다. 해는 어둑어둑 지고 있고 지나는 두 손으로 손전등만 꽉 쥐고 있다. 기숙사 밖으로 나올 때는 그나마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산의 초입이 가까워 질수록 지나의 표정은 점점 긴장이 차올랐다. 결국 산의 입구에서 지나의 발걸음이 멈췄다.
“방송부에서 뭔가를.... 설치해놓은 건 아니겠지...?”
지나가 겁을 먹은 표정으로 해인을 올려다봤다. 확실히 믿을 것은 같이 갈 파트너 밖에 없다. 해인이 무언가를 무서워 할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기에 기숙사 밖으로 나오면서도 조금 걱정이 덜하긴 했지만.
“폐가를 체험하라니.... 어디까지 해야 체험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그냥 주변만 둘러보면.... 안 되겠지...?”
체험의 의미를 대폭 줄이고 싶은 마음으로 그렇게 물어본다. 하지만 확실히 방송 분량을 챙기려면 안까지 들어가봐야 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무서워!
/일단 선레 들고와봤는데~ 혹시 아니다 싶은 것 있으면 알려줘~~ 해인주 바쁜 것 같아서 미리 가져와봤다~~!!
그것과는 별개로 스레 홍보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어! 사실 지금 자주 활동하는 이가 나와 지나주, 그래고 해인주 정도고 가끔 한번씩 호랑주와 선아주가 들어오는 식이니까... 뭔가 정체가 되었다는 느낌이야. 저번 주에도 나와 해인주가 일상을 돌리는 동안 지나주는 살짝 방치되는 느낌에 가깝기도 했고.. 그래서 홍보를 해서 사람을 조금 더 불러오는 느낌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확실히 세나주 말도 일리가 있지만 뭐랄까~ 스레 홍보로 뭔가 바뀔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다른 스레들을 봤을 때 과연 효용이 있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 사람이 없다는 문제의 해결책은 보통 없어서...... 흐음...... 캡이 바빠진다면 역시 스레 존속은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 아쉽겠지만~ 물론 한달 내에 새로운 유입이나 다시 기존 레스주들끼리 활발해 진다거나 해서 서로 일상도 많이 돌릴수 있게 되면 베스트일 거고~
사실 뭐랄까. 지금 이대로 계속 지속된다고 한다면 결국 누구 한명은 계속 방치되는 느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 물론 가장 베스트는 다른 이들의 현생이 좋게 좋게 풀리는 거지만... 사실 그럴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없다고 생각하는지라... 물론 그렇다고 바쁜 이들 탓하는 것은 아니야! 해인주는...글쎄. 아마 접속한 후에 레스 보면 의견을 남겨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내어준다. 봉투도 내어주고, 마음 속에 가있는 금까지 내어준다.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지나는 그 작은 체격에 비해 강했으니까. 비단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조그만 만큼 차돌처럼 야무진 사람- 그것이 호랑이 지나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였다. 겉으로는 병아리콩이니 숏다리니 몽당연필이니 신나게 놀려먹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랑은 내심으로 지나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고, 인정하고 있었다. 결국 자신이 덩칫값 못하고 머리나 가슴팍을 싸쥘 때, 가장 믿고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은 지나였다. 좀 걸을까? 하는 말에 호랑은 두 사람의 머리 위를 덮고 있는 우산을 흘낏 올려다보며 웃었다.
"비가 와서 좀 그래."
호랑의 어깨는 이미 한쪽이 흠씬 젖어있었고, 바짓자락도 이미 물을 머금고 있는 상태였다.
"들어가서 밥 차리면서 이야기해도 안 늦을 듯? 공용주방이라고 뭐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굳이 어디 더 안 걸어가도, 어쩌면 기숙사에 도착하기 전에 이야기가 다 끝날지도 모르지."
호랑은 그렇게 말하며, 계속 발걸음을 옮겼다. 어쩌면 기숙사에 도착하기 전에 이야기가 다 끝날지도 모르겠다고 하기엔, 기숙사 건물이 이미 꽤 가까워져 있다. 기숙사 정문의 뚜렷한 형상이 보일 정도니까. 후다닥 달려서 들어가면 비를 그렇게 많이 맞지 않고도 건물 현관으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다만 우산을 쥐고 있는 호랑이, 딱히 내달릴 기색이나 그러고 싶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을 뿐. 그 대신 호랑은 급작스럽게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