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방정식’. 그렇게 와닿는 제목은 아니다. ‘사랑’은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게다가 자신은 남들의 연애를 구경하면 구경했지, 절대 그 주역이 되고자 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표버들이 ‘사랑의 방정식’에 참가하고자 마음먹은 것은⋯⋯ 어쩌면 변덕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것에 대해 더 알 수 있겠다는⋯⋯. 물론 양질의 기삿거리를 위해서기도 하지만! 동거인 배정은 빠르게 이루어졌다. 표버들의 동거인은⋯⋯ 강소호라는 3학년 선배였다. 어떤 사람일까? 소년은 꽤 들뜬 마음으로 짐을 챙겼다. 사실 챙겨갈 짐도 별로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가벼운 가방을 메고, 표버들은 배정받은 기숙사로 향했다. 참 신묘한 게 제가 도착하자마자 방문이 덜컥 열렸다는 것이다. 현관에 서있는 사람은 저보다도 키가 한 뼘은 큰 미모의 여학생이었고. 표버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뺨을 긁적였다. 일단 첫인상은 합격이라고 할까⋯⋯.
“아⋯⋯ 안녕하세요~”
그리고 꾸벅 인사한다. 허리를 어찌나 굽혔는지 등에 멘 가방이 앞으로 불쑥 쏠렸다. 다시 몸을 꼿꼿이 세운 버들은 순진무구한 미소를 짓고 있다.
“강소호 선배님이시죠~ 앞으로 2주동안 동거하게 된 표버들이라고 합니다~”
소개하는 목소리가 제법 발랄하다. 그와 함께 버들의 머릿속 사고회로도 팔팔 돌아가기 시작했다. 일단 가볍게 인터뷰부터 해보는 것도⋯⋯. ‘사랑의 방정식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특별히 눈여겨보고 있는 참가자가 있나요?’, ‘앞으로의 프로그램 진행에서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등등. 아니, 너무 부담되려나⋯⋯.
말이 좋아 데이트지. 자세히 보자면 결국 그냥 바람 쐬러 나가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아니. 그것이 어떻게 보면 데이트일까? 세나는 그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하루 놀러가는 거야, 중학생 시절에는 가끔 있던 일이기도 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벚꽃을 보거나 따로 밥을 먹거나 할 정도로 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저 그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도 딱히 나쁘지 않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해인과의 데이트라. 응. 나쁘지 않았다.
"저는 오빠가 없고, 동생도 없어서 솔직히 첫째의 특성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제 친구 오빠들의 말을 들어보면 해인이 오빠처럼 섬세하게 챙겨주고 신경 써주는 케이스는 없었어요."
오히려 싸우기만 싸우고, 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라는 케이스만 가득 들었다고 하면서, 그와 동시에 자신은 '친오빠'에 대한 환상 같은 것은 없다고 이야기를 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어쨌든 잡담은 여기까지. 슬슬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세나는 해인을 바라보며 오른쪽 눈을 살며시 감아 다시 윙크를 보냈다.
"그럼 안내 부탁해도 될까요? 오빠."
생각해둔 곳이 있다고 했으니, 안내는 결국 해인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안내를 위해서 앞장선다면 아마 세나는 그의 옆에 나란히 서서 천천히 걸어갔을 것이다.
/일단 페어로서의 미션은 다 끝났고.. 밖으로 나가는 느낌이긴 한데... 이후에 스테이크를 먹고 산책을 했습니다! 라는 정도로 가볍게 정리하고 끝내도 괜찮고... 조금 더 길게 일상을 즐기고 싶다면 더 이어도 괜찮아! 이 부분은 해인주가 편한대로 해도 될 것 같아!
음.. 일단 페어라고 해서 해인주하고만 계속계속 돌리는 것만 아니면 괜찮겠...지? 아마도? 사실 여기 시스템과 분위기를 내가 다 파악한 것은 아니라서! 그러면 캡틴 답변 나오기 전엔 저 일상 후일담 썰이나 풀래? 어차피 지금 깨어있는 거 나와 해인주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물론 나도 그렇게 오래 깨어있진 못하긴 하지만.. 내일 이어서 풀어도 상관없을 것 같기도 하니까!
>>29 세나도 너무 늦은 시간이 아니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거 좋아하니까 아마 해인이가 공원에 쉬러 가자고 하면 알았다고 하면서 따라갔을 것 같아. 그리고 해인이에게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것저것 물어볼 것 같아. 중학생 때 이야기라면 소속사에 있었을 때 함께 활동햇던 이야기려나? 아마 세나는 그때 이야기를 하면 덕분에 많은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배시시 웃을 것 같아. 무대에도 많이 익숙해졌다고 이야기도 할 것 같네.
>>31 해인이가 그렇게 근황을 말하면 아마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럼 이번에는 평범한 학교 생활도 마음껏 즐기라고 이야기를 할 것 같아. 그래도 가끔은 기타 연주 들려달라고 살짝 조를 것 같기도 하고! 앗. ㅋㅋㅋㅋ 그러면 세나는 가만히 바라보다가 짓궂은 목소리로 그럼 지금은 안 귀엽다는 말이에요? 그렇게 말을 할 것 같네. 장난스러움 99%로! 그리고 여동생을 보여주면 확실히 그렇게 보인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고개도 끄덕일 것 같아. 그래도 제가 조금 더 예쁘네요. 라고 이렇게 장난스럽게 또 말을 할 것 같기도 하고. 물론 바로 이어서 농담인 거 알죠? 라고 말하면서 웃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