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스레 : >1597050418> ▶ 진행 중인 이벤트 : >1597050418>656 ● 포털 시트스레 : >1597049288> 임시스레 : >1597049227>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서머타임%20래그타임 웹박수 : https://forms.gle/EKHngwiTNwTSqz2h9
"...내년에 그 소원이 이뤄질지도 모르지. ...이나리님은 자비로운 신이니 말이야. ...그리고 후후. 누군가가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 아니겠어? ...우리 쪽은 아무도 없어서 잔잔했지만 말이야."
그런 장소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카나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내일 자신이 등불을 구경하러 다시 갈지는 알 수 없었다. 이런저런 상황이 겹치거나 다른 일이 생기면 못 갈 가능성도 컸으니까.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는 축제 현장에 가는 것도 좋겠거니 생각하며 그는 내일 계획을 조용히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그러던 와중 생각도 못한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서 만나자면서 매점이라도 같이 가자는 그 말에 카나타는 두 눈을 깜빡였다. 그러다가 겨우 이해를 하고 그는 작게 웃음소리를 냈다.
"...시간이 된다면야. 나도 3학년이니까... 공부를 어느 정도는 해야하거든. ...그러다가 우연히라도 만나면 빵이라도 하나 사줄게."
내가 먹을 것도 합쳐서. 야키소바 빵 좋아해? 그렇게 말한 후, 이내 그는 "열심히 해 봐. 그러면 칭호를 바꿔줄게. 아직은 불안한 호리이 정도로." 라고 심술궂은 목소리를 냈다. 적어도 그의 눈에는 하나요가 아직은 불안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인 모양이었다. 쉽사리 그 칭호를 바꿔줄 생각이 없다는 듯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여기서 헤어져야겠네. 잘 들어가."
가만히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며 그는 저벅저벅 앞으로 걸어가다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면서 작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 번 손을 흔들었다.
"내일 또 보자."
마타 아시타. 짧고 간결한 인삿말을 내뱉으며 그는 뒤로 돌았고 카페를 향해 천천히 발을 옮겼다. 언제나 그렇듯이. 변함없는 그 길을 따라서.
/이렇게 막레를 주면 되겠지? 내일이 엔딩날이고 슬슬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으니! 일상 수고했어! 하나요주! 자...그래서 2번째 소원은 뭐야? (빤히)
살살은 무슨. 히라무는 말랑이를 좌우로 까딱까딱 흔들어 보였다. 햇빛 받으면 고개 까딱이는 태양열 인형처럼.
"이 녀석은 아니래. 왜냐면 창에 부딪치면서 삐꾹 소리 냈는걸."
말랑이는 위아래로 눌리면서 또 슬픈 소리를 냈다. 삐이이......꾹.
히라무로서는 높은 단계에 있는 칭찬이었는데도 카요쨩은 영 기분이 별로인 듯하다. 바로 그 점이 문제라는 사실을 히라무는 알아채지 못했다. 박물관에 미친 녀석이 청자 도자기 같다고 감탄한다는 건 곧 유카타 입은 소녀를 유물 보듯이 세세하게 주시하고 있다는 것. 여자아이의 감이다마다, 하나요는 그 크리피한 사실을 기깔나게 알아차린 것이다...그러거나 말거나 히라무의 오른쪽 눈썹은 왼쪽 눈썹 아래로 미끄러졌다.
"왜 부끄러워하는 거야? 예쁘다니까."
갑자기 나와버린 본심! 하나요에게 이런 차가운 색감이 잘 어울릴 줄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예상외로 차분하고 예쁘다. 칭찬을 해 줘도 하나요는 커튼 뒤로 숨어 버리고. 히라무는 자세를 낮추었다. 불타오르는 듯한 카요쨩의 얼굴 아래, 유카타 차림을 다시 보려고.
"어째서? 모처럼 새로 받았잖아? 안 어울리는 것도 아닌데, 그걸로 하자. 마...이도 귀엽다고 해줄 거야."
책이나 게임에 푹 빠져 있으면 카요쨩은 커녕 엄마가 불러도 모르지만, 그래도 카요쨩의 부름에는 제대로 대답하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하는데. 히라무는 하나요의 주장에 곰곰이 생각하다가 물었다.
"나, 그래도 카요쨩이 부르는 건 잘 듣지 않아? 방금도 사실은..."
전령사로 선택된 삐꾹이가 와서 부딪힐 때 히라무가 하고 있던 생각이 있는데. 말하려다가 히라무는 으음 하는 소리와 함께 헤 웃었다. 사람을 화나게 하는 방법 첫번째는 말을 하다 마는 것이고 두 번째는
"엥? 뭐야, 지금 입는 거 아니었어?"
하나요가 입었던 유카타는 히라무로 하여금 편의점이 가고 싶게 만들었다. 반드시 편의점이어야만 한다. 카요쨩도 같이 간다면 좋겠지만, 아니라면 사진이라도 찍어 와야지. 또 혼자만의 나쁜 생각에 키득대던 히라무는 커튼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또 의아해졌다.
"그런 눈이라니 뭐야? 그렇게 말하면 변태 아저씨 같은 눈 했다는 거 같잖아."
히라무는 너무하다는 듯이 투덜댔다. 변태 아저씨는 아니지만 변태 교수님 같은 눈으로 하나요에게는 비쳤을지도...마쨩은 분명히 귀엽다고 해줄 텐데. 게다가 예의 유카타가 아니라 새로운 유카타니까 더더욱 신기해하면서 만져보려고 할지도 모르고. 히라무가 그런 거 아니냐고? 그럴 수도...
"내일 입을 거지? 나 기대한다. 나한테 골라달라고 해놓고...돌았어어."
주객전도된 투정을 남기면서도 히라무는 하나요의 요청대로 제대로 뒤돌아 주었다. 뒤돈 채로 히라무는 조금 커다랗게 목소리를 냈다.
히라무는 능청스러운 웃음만 흘렸다. 아무래도 소꿉친구란 상대를 화나게 하기 위해 존재하므로...
"으음, 뭐였을까...같이 편의점 가면 알려 주지."
그렇다 해도 소꿉친구를 사기의 희생자로 삼을 생각은 없다. 히라무도 그 정도까지 악질은 아니다.
하긴 새로 받아온 유카타이니 아껴 입는 게 당연하겠다. 히라무는 저도 모르게 새 유카타 차림으로 밖에 나가는 하나요를 상상했다가 지웠다. 하나요 말이 맞았다. 유카타는 걸음걸이가 불편한데다, 보여줄 거래도 축제 때 보여줘야지. 냉혹하게 쏘아붙이는 변태라는 발언에 북슬북슬한 뒷머리를 벅벅 문지르던 히라무가 넌지시 물었다.
"흐음, 보여줄 사람 있는 거야?"
귀여운 머리장식에 손가방도 들고, 카요쨩은 항상 축제 때마다 구색을 갖췄다. 같이 다니면 옆의 아가씨는 무척 예쁘게 꾸몄다고 다들 귀여워하고, 대충 입고 나온 히라무는 지나가다 인사나 해 주는 서글픈 일이 여름마다 반복되고는 했다...히라무가 신경 쓰는 위인은 아니었지만, 자극을 안 받지도 않았다.
"좋아. 역시 그거 입을 거지?"
이번엔 히라무도 전통의상을! 물론 핫피 정도를 얘기하는 것이다. 유카타는 귀찮아...
"아니, 배고픈 건 아니고. 생각나는 음료수가 있어서."
히라무는 정직하게 얘기했다. 카요쨩네 주먹밥이 남았다고 한다면 별개로 몇 개 얻어먹을 것이다.
"그치만 겸사겸사 군것질도 할지 몰라. 응...애걕."
아프지도 않고 엄청 놀라지도 않았지만 요상한 기분에 휩싸여 낸 감탄사도 괴상망측했다. 뒤통수에 난데없는 폭격을 맞은 히라무는 고개를 잠깐 숙이고 있다가 그 상태로 돌아섰다. 바닥에 노랑이가 뒹굴고 있다. 이것으로 이 말랑이도 제 겁니다. 히라무는 새로운 폭격기를 주워들며 하나요를 보는데 그 눈빛이 시무룩하다. 어째서!
앗 카요주 계실때 하나 여쭤봐야징 다니면 옆의 아가씨는 무척 예쁘게 꾸몄다고 다들 귀여워하고, 대충 입고 나온 히라무는 지나가다 인사나 해 주는 서글픈 일 <<< 이 일어날 때 맨날 동네 어른들이 친구랑 맛있는거 먹으라고 카요쨩한테만 용돈 주고 히라무한텐 인사만 함... 괜찮으신가영 이렇게 쓰고 싶었는데 과거조작이라 참앗슴 ^^^^ 절대 하나요재산만늘려
그래도 히라무주나 다른 이들은 선관이거나 관계가 있는 이들이 많이 남아서 다행이야. ㅋㅋㅋㅋㅋㅋ 나는 어쩌다보니 진짜 다 없어졌으니 말이야. 츠키주도 시트를 내렸고 코하네주도 사라졌고... 흑흑. 소꿉친구 서사 좀 먹어보려고 했는데..이게 이렇게 실패합니다! 아. 물론 징징대는 건 아니야. 그냥 아쉬움의 표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