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육성의 요소가 있으나, 참가 시간대가 일정할 수 없으니 최대한 고려하여 지나치게 떨어지는 상황은 없게 조율할 예정입니다. - 스토리 플롯의 변화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어, 결과적으로 대립성향을 띈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 매너를 지키며 즐겁게 플레이 합시다. 불편하거나 개선사항 같은게 있으면 얼마든지 캡틴에게 문의해주세요. - 이벤트는 보통 금-토 8시 ~ 로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진행을 잘 해 하루만에 끝날때도 있을거 같네요. - 각 캐릭터마다 주 1회, 의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 하루에 한번, 훈련 스레에서 훈련 독백을 쓸 수 있습니다. - 10일내로 아무런 갱신도 없을 시, 시트를 일시 동결, 그 이후 7일 동안 해제 신청이 없을때 시트가 내려갑니다. (미리 기간 양해를 구할 시 제외) - 다이스 전투가 기본입니다. 그러나 상호 합의하에 다이스 제외 전투를 하는건 자유-☆ - 데플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캐릭터의 자유에 걸맞는 책임감을 부탁드립니다. - 서브 캐릭터를 허용합니다. (설정상 일상을 돌리기 힘든 성향이라거나 여러 기타 사유를 고려해서.) - 매주 월요일에 웹박수를 공개합니다. 앓이나 응원, 호감표시등 자유롭게 해주세요. 공개되길 원하는 웹박수의 경우 말머리에 [공개]를 써주세요.
어라, 지뢰를 터트렸나? 아닌가? 아닌 거 같기도 하고? 하고싶은 말을 죄 쏟아부은 것은 좋은데 막상 그러고 나니까 후폭풍이 걱정되었다. 친구들 중 이것에 대해 잔소리를 한 게 누구였더라... 아직도 졸업을 못했다며 엉엉 울던 마리 선배였나.... 하지만 다행이, 마음에 든 쪽인듯 초대 도서관장님은 태연하게 말을 이으며 어느 책 한 권을 보여주었다. 현대에서는 찾을 수 없던, 먼 과거에 대한 책.
이제는 잊힌 영웅들의 이야기. 평화와 함께 풍화된 역사. 그것을 보던 나는 열쇠가, 좀 더 고풍스럽게 변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저것은, 이제 나의 것이다.
우성은 잠시 의문에 잠긴 표정을 짓고는 일루미나가 어깨를 잡더니, 영혼의 힘이 강해짐을 느끼면서도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우성은 일루미나의 말에 피식 웃음을 짓고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제가 며칠 전에 진룡파의 선조를 봤어요. 진짜로 용이더라고요. 그 용이란 것도 당신들이 말한 이종족들이 맞죠?"
"그렇다면 다른 대가문들의 선조들 역시 이종족이라는 추측이 나오고요. 이종족들의 후예기에 더 강하고 , 그 힘을 이용해서 대륙의 패권을 잡았겠죠."
우성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이해가 안 되어서요. 신격이란 것도 결국 힘에 지나지 않는데, 더 강한 힘이면 당연히 격파할 수 있는 것인데.. 왜 우리의 공격이 안 통할까.. 그 괴물은 신격을 통해서만 부술 수 있다고 했죠?"
"그 괴물에게 공격이 안 통하는 이유. 약한 신격으로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봐요. 강력한 신격으로 이루어진 괴물을 약한 신격으로 공격하니깐 당연히 안 먹힐 수 밖에요. 그렇다면 우리 인간에게도 신격이 있나?"
"아주 미미하게 있는 겁니다. 당연히 이종족들의 후예니깐요. 피가 섞이고 섞였다지만 결국은 이종족의 신격이 아주 미세하게 섞여 있죠. 너무 미세해서 우리는 그게 신격인지도 모르지만요. 그런 미세한 신격이 오히려 발목을 붙잡는 겁니다. 그 미세한 동질의 신격을 가짐으로써 방대한 격을 가진 당신들이나 괴물들에 비해 약할 수 밖에 없겠죠."
"신격만 사용할 줄 안다는 당신의 말에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럼 왜 지금까지 그들을 초월한 인간이 나타나지 않았나.. 분명 신격과는 다른 힘을 사용하는 것이 인간이 아닌가.. 어차피 신격이니 마력이니 해도 다 같은 힘인데 말이죠."
우성은 자신의 양팔을 벌리며 말했다.
"제 말이 맞다면.. 제 몸에 있는 용을 포함한 신격과 관련된 모든 것을 없애주세요. 오히려 버리고 순수한 인간으로 탄생하면서.. 이종족..신... 그들과 대등해질 수 있으니깐요."
당신의 대답에 푸른 구슬은 이내 형체를 잃고 사라졌습니다. 허나 당신은 진정으로 그 경계를 걷는자가 되었음을 알 수 있었죠. 애매하게 걸쳐있는게 아닌. 자신의 의지로 그 경계를 넘나드는 자.
"나? 나는.. 마수에다가 요정이니까 엄청 오래 살겠지."
그녀는 잘은 몰라도 아마도 그럴거라며 당신에게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생긴 문. 이 문을 열면 나갈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얘네 따라오고 싶은가봐."
아까 구해줬던 요정들중 일부가 당신의 주변으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부라곤 하지만 그 수가 결코 적지 않습니다. 근데 이 안에서 밖으로 데리고 나갈 수 있는걸까요?
"뭐, 괜찮지 않을까..."
┴┬┴┬┴┬┴┬┴┴┬┴┬┴┬┴┬┴┬┴┬┴┬┴┬┴┴┬┴┬┴┬┴┬ "후우..."
그의 검에서 단순히 당신의 검에 부족함만을 본게 아닌. 그 이후의 검로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직은 완벽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고. 그것은 그도 알고 있었죠.
"이걸론 좀 부족하지.."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검을 당신에게 건넸습니다. 만약 당신이 검을 받아들였다면 그 검은 형태를 잃고 당신의 홍련에게 흡수되었겠죠.
그리고 동시에 지금까지 그가 겪었던 수많은 전투와 수련의 과정들이 머리속으로 흘러 들어올겁니다.
┴┬┴┬┴┬┴┬┴┴┬┴┬┴┬┴┬┴┬┴┬┴┬┴┬┴┴┬┴┬┴┬┴┬ "그리고 이건 특대 서비스. 원래는 네가 직접 찾아야하지만.."
그는 세권의 책중 하나를 꺼내서 당신에게 건넸고. 그 힘은 네로에게 자연스레 흡수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어떠한 힘을 받은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거나 시간을 절약하는건 좋은 일입니다.
"그러면 잘 부탁해. 앞으로의 세계와 이야기를."
그는 문의 모습을 드러내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이 도서관도 계속 채워줘.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책장은 늘어날테니까."
"내가 채울 수 없는 미래의 이야기들로 말이야."
┴┬┴┬┴┬┴┬┴┴┬┴┬┴┬┴┬┴┬┴┬┴┬┴┬┴┴┬┴┬┴┬┴┬ "그래.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이니."
그녀는 기술을 알려달라는 당신의 말에 앉아보라고 손짓하며 당신의 등에 손을 댔습니다.
"잘 배우렴."
이것은 단지 보여주는걸론 익힐 수 없었죠. 그야 당신이 겪은건 당신의 죽음이지 타인의 죽음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이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당신은 몸속으로 들어오는 살법의 극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독한 통증이 이어졌지만 그것은 좀 더 확실하게 당신을 다음 단계로 이끌어줄겁니다.
┴┬┴┬┴┬┴┬┴┴┬┴┬┴┬┴┬┴┬┴┬┴┬┴┬┴┴┬┴┬┴┬┴┬ [아.. 그건 아니에요.]
정확히는 이종족은 맞지만.. 이라며 일루미나는 선조에 대해 부정했습니다.
[대가문의 가주들은 원래부터 인간이었어요. 그는 원래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걸 목표로 했지만..] [자신의 힘이 괴물에게 통하지 않아 모두가 힘을 합쳐서 겨우 봉인을 한 일을 계기로 인간 이상의 존재를 원했죠.] [그리고 결국 진짜로 용이 되어버린거에요. 대신 그 대가로 이성을 잃어버리긴 했지만....]
그녀는 비극이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저희도 신격이 생기는 정확한 구조 자체는 모릅니다. 저희에게는 그냥 숨쉬는것처럼 자연스럽게 생기는거니까요.] [하지만 인간도 수련을 거듭하다보면 신격이 쌓인다고 알고 있어요.]
그리고는 당신의 신격을 없애달라는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알겠어요]
그리고 곧바로 당신의 업적등으로 인해 쌓였던 신격이 사라진 순간. 인과가 옅어짐과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신격과는 다른 격이 오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까 강화된 영혼의 힘과 더불어 영혼의 격을 높였죠. 물론 당장 얼마나 강해진건지는 잘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요.
┴┬┴┬┴┬┴┬┴┴┬┴┬┴┬┴┬┴┬┴┬┴┬┴┬┴┴┬┴┬┴┬┴┬ "그래 맞아. 본디 카르마의 과격파들이 가주마저 무시하고 그 짓을 한거지."
그녀는 웃기는 이야기라며 코웃음을 치고는 그 때 가주는 너무 착했었다며 그래서 의심하지 못한거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본디 유라와 그 남자도 처음부터 인간을 멸하려고 하진 않았어. 아, 유라는 좀 그런 생각이 있긴 한거 같긴했지만."
아무튼 시간을 들여서 지켜보긴 했었지.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쌓여만가는 인과에 포기한게 아닐까. 라며 그녀는 말했습니다. 그녀의 말이 애매한것은 그녀는 그들의 기분을 별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겁니다.
"그래 내 후손아. 시간이 거의 됐구나."
어느새 문이 나타났습니다.
┴┬┴┬┴┬┴┬┴┴┬┴┬┴┬┴┬┴┬┴┬┴┬┴┬┴┴┬┴┬┴┬┴┬ "....."
당신의 대답에 용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가만히 지켜봤고. 이내 손톱으로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내 딸을 맡아준 사람이 당신같은 사람이라 다행이네요. 그녀에게도 감사를 해야하나."
몇번의 쓰다듬이었지만. 그걸로도 당신에게 꽤 큰 힘이 흘러들어오고 있었고. 용은 다음으로 스텔라도 쓰다듬어 주고는 작은 팔찌를 하나 건넸습니다. 뭔가 딱 스텔라한테 맞는 사이즈네요.
"선물이에요, 받아줄래요?"
┴┬┴┬┴┬┴┬┴┴┬┴┬┴┬┴┬┴┬┴┬┴┬┴┬┴┴┬┴┬┴┬┴┬ "얼씨구, 지금 내 수준에도 못 미치면서?"
그는 웃으면서 동작들을 이어나갔고, 당신은 그것을 따라하다가 이내 자신만의 권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몇 시간? 아니 몇 일이 지났을까요. 흘러버린 시간속에서 당신은 무를 깨우칠 수 있었고. 무가 될 수 있었습니다.
허나 그가 말했듯 이것은 결코 무의 끝에 도달한게 아니었습니다. 아직 당신이 걸어갈 길은 너무나도 많이 남았기에.
"어때, 좀 조바심은 사라졌냐?"
그는 어느샌가 나타난 문에 기대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록시아가 누구냐고 하는 말에 그녀는 굉장히 착잡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 공간에 있다는건 그녀도 가주급이란걸텐데. 어째서인지.. 그녀의 표정은 당신에게 큰 미안함을 담고 있었죠.
비틀비틀, 언제 어느 쪽으로 쓰러져 문제가 생길지 모르던 때와 다르게 쑥-하고, 편하게 요정의 격을 꺼낸 소년이 빙글빙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고서는 살랑- 하고 날아올라 양 손을 입가에 대고,
"플루!"
하고 외쳤다. 곧 살랑살랑 다가온 플루를 살살 쓰다듬어준 소년은 손으로 주변에 모인 요정들을 가리켰다.
"네가 대장이야. 알겠지? 그러니까, 친구들 잘 데려와야해?"
물론 이걸로 대응을 끝낸 건 아니고, 혹시 모르니 요술을 이용해 요정들을 보호한 소년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카셀라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 후에 나타난 문을 보고 입을 열었다.
"나 말이야, 옛날에는 왕이라고 불렸어." "요정들을 지키는 데에 힘을 썼거든. 딱히 누가 시킨 건 아니고, 내가 하고 싶어서." "그래서 말이야, 나는 늘 앞에서 비를 내리며, 요정들을 지키고자 했어. 그러다 인간에게 반해서... 음,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할래. 엄청 길다구?" "아무튼.. 음... 그러다보니까, 지켜지는 건 사실, 딱히 익숙하지 않아." "...지켜지는 거 말이지, 생각보다 훨씬 기분 좋긴 했어." "여태껏 여러번 고마워." "앞으로도 너에게 고마워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3층의 책도 그 수가 많아서, 찾는 데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던 참이다. 그런 중에 하나를 이렇게 안겨주니 무척 안심이 되었다. 세 개를 찾는 거랑 두 개를 찾는 건 훨씬 좋은 일이지.
"그럼요."
누가 알았을까? 평범한 시골 소년이던 내가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중요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역시 미래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묘한 기색의 네로를 쓰다듬고 품에 껴안았다. 문으로 다가가던 중 살짝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가, 네로를 띄워두고 슬쩍 안경을 벗었다. 그리고는 톡톡 다가가서 초대 도서관장님에게 내밀었다.
"어쩌면 먼 미래에 다시 만날 수도 있어요."
미래는 모른다. 그러니 불가능을 미리 말해두는 것은 영 로망이 없는 일이다.
"그럴때면 꼭 도서관에 초대하겠습니다. 분명 놀라실 거에요. 아주 많이 넓어져 있을 테니까."
저번에 싸웠던 그 남자가 여기에 갇혀있었다. 분명 저번에 봤을땐 죄수 같은 복장은 아니었는데 ... 그리고 이렇게 갇혀있으면 밖으로 나오는게 가능한건가? 나는 좀 혼란스러워졌다. 그러다 이 문이 시공을 얽어놨다는 것을 떠올렸고 그렇다는 것은 과거의 어느 순간을 내가 경험하고 있는건가?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 연구원 ... "
연구원이라는 말이 나오자 나는 이곳이 연구소의 산하시설이라는 사실까진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은 알 수가 없었기에 연구원들을 좀 더 관찰해보기로 했다.
"아..원래는 인간이긴 했구나. 그래도 결국 이성을 잃은 신격이 섞인 존재긴 했군요. 그때 당시 생각해봐야 인간 이상의 존재라면.. 결국은 또 신격이었을 테니깐요. 결국 그 바보같은 괴물과 다름이 없었군요."
인간도 수련을 하다보면 신격이 생긴다는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 그 힘의 오리지널보다는 약하겠지요. 신격의 근본인 이종족이 쓰는 것과 후천적으로 인간이 익힌 것을 비교하면 당연히 전자가 강하죠. 그렇기에 인간의 신격으로는 이종족의 신격을 이기지 못하구요. 인간의 신격이 더 강해진다면 모를까... 그거는 가능성이 없다고 봐요. 인간이니깐요. 인간이라면 인간의 힘을 고수하는 것이 정답이었어요."
"그들의 선택이 틀렸다고 증명해야겠네요. 강해지기 위해서 인간의 본질에서 벗어나 폭주하는 것이 아닌, 인간 그 자체로 더 강해지는 것이 정답이라고 증명해야겠어요."
그녀는 당신의 질문에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레오넬의 선조.. 정말 레오넬과 잘 어울리는 여자였다고.
"모두가 가짜 신. 그 괴물 앞에서 포기하려고 할때 자기 목숨을 걸고 신을 강림시켜 도움을 받으려 했던 막가파에다."
"한대 맞으면 열대로 돌려줘야 한다는 깡다구도 있었고."
그 외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있자니. 어디 귀족 가주가 아니라 깡패같이 들리는건 기분탓이 아닐겁니다.
"아무튼 멋진 여자였어."
응응.
┴┬┴┬┴┬┴┬┴┴┬┴┬┴┬┴┬┴┬┴┬┴┬┴┬┴┴┬┴┬┴┬┴┬ 스텔라는 엄마 냄새가 난다면서 팔찌를 받아서 끼워보곤 만족스럽게 웃었습니다.
"그런데 파트리샤."
그런 스텔라를 보고 있자니, 어느새 용은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서는 당신의 앞에 서있었습니다. 스텔라가 당신에게 영향을 많이 받아 외형도 어느정도 닮은 부분이 있었다면. 그녀의 모습은 당신의 부분을 뺀 스텔라가 어른이 된듯한 느낌이군요.
"당신은 적들도 구하고 싶어할만큼 착한 아이란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결국 그것이 불가능할때, 그들을 죽이는것에 망설이지 않을 수 있나요?"
┴┬┴┬┴┬┴┬┴┴┬┴┬┴┬┴┬┴┬┴┬┴┬┴┬┴┴┬┴┬┴┬┴┬ "음? 나를 뭐 신선이나 아님 인간과 다른 존재로 보고 묻는거냐?"
그는 편안해진 당신을 보며 피식 웃다간 이어지는 질문에 뭐라는건지 모르겠다는듯 어깨를 으쓱였습니다.
"난 그냥 평범한 사람이야. 그냥 남들보다 좀 쎄고. 마력이 짱이니 뭐니하는 세상에서 외공 위주로 단련한 별종정도?"
이 일 이후에 재해니 뭐니 부르겠지만. 자신은 정말 그냥 평범한 인간이라며 그는 손을 저었습니다. 그리고 이내 문 앞을 비켜주며 마지막으로 말을 남겼죠.
"... 재해니 뭐니 신경쓰지 마라. 대가문에 재해가 없는것도 아니거든."
"그러니까, 필요하면 가져가던가."
그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없군요.
┴┬┴┬┴┬┴┬┴┴┬┴┬┴┬┴┬┴┬┴┬┴┬┴┬┴┴┬┴┬┴┬┴┬ "그래.. 그렇지."
그녀는 일단 아라크네드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가면녀와 가면남을 제외한 이들은 그들이 이 공간에서 과거에 고통받았던 인물들을 하나 하나 선별해 데리고 나온거란걸. 즉 원래대로의 역사에서라면 죽었을 인물들이지만 그들이 인과가 약하고 시공이 뒤틀린 이 공간에서 데리고 나온겁니다.
"그렇기에 너희에겐 매우 먼 과거의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바로 어제의 고통이란거지."
"물론 그게 너희를 공격해도 될 이유가 되진 못해. 그건 그들도 알고 있을거고.. 하지만 그렇게라도 안하면 정신을 잡을 수 없겠지."
딱히 이해하라는건 아니라며 그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사실 업보는 너무나 많아. 가주에 올랐으니 알겠지만 어떤 가문이라도 세가 클수록 허점은 많지. 가주는 그걸 전부 처리할 수 없어. 입지적인 이유든 다른 이유든 말이야..."
그녀는 그 업보를 전부 하나 하나 알고 싶은건 아니지 않냐며 다시 물었습니다.
┴┬┴┬┴┬┴┬┴┴┬┴┬┴┬┴┬┴┬┴┬┴┬┴┬┴┴┬┴┬┴┬┴┬ "??"
그는 자기 이름은 어떻게 아냐는듯 머리를 긁적였습니다. 그러나 큰 의심없이 그냥 이상한 연구원이거니 하고 있었죠.
당신은 일단 시선을 돌려 연구원쪽을 살폈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당신이 여기에 있는것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뭔가 특이한 공간이군요.
아무튼 그들은 사람에게 신격을 주입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 감옥에 있는 이들은 그 피험체로. 사람에게 신격을 강제로 주입하는것으로 그 힘을 늘리고. 강해진 이들을 자신들의 노예나 다름없는 병사로서 운용하려는 계획이었죠.
그리고 그 신격을 주입하는 광경은... 굉장히 잔인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힘을 버티지 못하는 육체는 실험 한번 할때마다 터져나갔고. 그 고통은 상상을 초월해보입니다.
수백번을 죽어보면 감이라도 잡힐거라고 했던 말을 필리아는 아직 잊지 않았다. 진심으로 화가 나던 이유는 단순히... 그 말이 진짜였기 때문이었지.
재해란, 무엇일까. 그저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힘인가. 아니면 그저 이름일 뿐인가. 그녀는 슈고를 떠올렸다. 실질적으로 그녀와 가장 가까웠던 재해라고 한다면 그녀였으니. 비참한 사연을 기억한다. 수치스러운 선조로 인해 가족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슬픔을. 비틀려버린 심상을 기억한다. 슬픔에 휩쌓여 휘두른 것이라 하더라도 그녀는 아름답지 않았던가. 철벽으로서 살아온 남자를 기억한다. 민족의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남자를. 본 적은 없으나 그의 심정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았었다.
당연하다.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다. 가족을 사랑하고, 누군가를 지키기위해 살아온 인간. 극에 달해버린 사랑으로 인해 그 힘을 휘두를 수 밖에 없었던 인간. 재해란 그저 평범한 인간을 뜻하는 것이다.
"...기억이 이어질지는 모르겠으나. 언젠가 서부 기사단이라는 이름이 들려올겁니다."
그녀는 손끝을 깨물어 피를 내고는 땅바닥에 떨어진 레오넬의 휘장에 자신의 이름을 휘갈겨 써넣었다.
"받아가는 것에 대한 값...이라고 생각하고 받아주십시오. 제 밑에서 일할 생각이 있으시면 그걸 들고 찾아와주십시오. 지나온 길에 하나는 남겨야하지 않겠습니까."
저 사람은.. 예전에 우성이 죽였던 철벽... 가르간티아?! 우성에게 죽기 전 살아있는 시간대구나.. 그렇다면 이것은 곧 우성의 세력을 위한... 선물이 이런 의미였군.
가르간티아를 죽인 뒤에 그에 대해 조사를 해봤다. 동쪽의 문파들에게 피해를 당하고 싸운 재해..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기인지 불분명해. 데리고 간다고 해도.. 어떻게 데려가는지는 파악해야지. 일단 가르간티아가 현재 동쪽과 싸우는 중인지 혹은 비극을 맞이하기 전인지 알아야 돼.
"하하.. 다름이 아니고.. 방랑자라고 봐도 될까요?'
"실례가 안 된다면 지금의 날짜와 시간을 말해주세요. 제가 바깥을 너무 오래 돌아다녀서 시간개념이 약해졌거든요."
본능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눈앞에 있는 여자가 누구인지. 지금의 이 상황이 어째서 일어난 것인지.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고 레오넬의 이름을 더럽힌 벌레에 의해서 선량한 누군가가 가족을 잃었다.
그녀는 아무말을 하지 않고 여인의 곁에 앉았다. 타오르는 불길은 제것이 아니라 뜨겁게만 느껴졌음에도 어째서일까.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면 할 수 있을거랑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에도, 그렇지 않은 것에도.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바꿀 열쇠가 되는 것이다.
"역시 자네의 심정을 이해하지는 못하겠어."
그녀는 가족을 잃지 않았다. 언제나 자신이 모를 뿐 사랑을 받고 있었으며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나 부족함이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상실의 고통을 모른다.
"허나, 무지한 나라도 추모정도는 할 수 있겠지."
그렇기에 모든 것을 안다. 그녀에게는 그것만이 당연한 것이다. 그녀는 손을 뻗었다. 최대한 남이 만들었다 하더라도 저것은 레오넬의 불꽃. 그렇다면, 사자왕의 이름을 이어받은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을리가 없다. 레오넬의 인간은 강함만이 모든 것이기에.
열기에 미칠것만 같다. 레오넬의 인간답게 타인의 불꽃에는 약할 수밖에 없었기에. 그럼에도 그녀는 맹화속에 냉기를 담는다. 주먹을 휘두르고 발로 찬다. 깨뜨리고 부순다. 열기와 분노마저. 마치 춤을 추듯 파괴를 행한다.
멍청하다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별 반응 없이 어깰 한번 으쓱이고 맙니다. 제나도 일단은 레오넬인지라, 아무 감정 안 들었다고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눈 앞의 상대는 신이고, 선조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궁금해서 물어본 것도 맞고 말이죠. 할 말이 없다- 그 이야깁니다.
가르간티아는 당신에게 날짜와 시간을 말해주었습니다. 그는 꽤나 차분해 보였지만. 놀랍게도 이 시간은 동쪽과의 전쟁을 끝낸 이후였습니다. 그러니까 남운과 진룡파 앞에서 돌연 되돌아온 그 날 이후입니다.
지금의 모습으로 봐서 더 이상 복수를 하고 싶어하는 모습은 아닙니다만. 과연 이 후에 수십년이 지나는 동안 어떤 일이 있어서 다시 아라크네드의 편을 들었던걸까요. 그 사실은 지금의 그는 알지 못하겠죠.
"하하, 이런 곳에 오다니 길을 잘못 들었나보군."
그는 그저 평온하게 당신을 반겨주었습니다. 그리고 방랑이라는 말에 조금 생각하는게 있는듯이 보였죠.
"방랑이라... 방랑. 그것도 나쁘지 않군."
어쩌면 의외로 쉽게 당신을 따라올지도 모릅니다.
┴┬┴┬┴┬┴┬┴┴┬┴┬┴┬┴┬┴┬┴┬┴┬┴┬┴┴┬┴┬┴┬┴┬ "그래, 어디가서 맞고 다니면 안 된다. 후손아?"
아, 이미 많이 맞았나. 그녀는 놀리려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팔짱을 꼈다간 당신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다소 가벼워 보이는 신이긴 했지만. 어쨌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으니 됐을까요.
- 종료
┴┬┴┬┴┬┴┬┴┴┬┴┬┴┬┴┬┴┬┴┬┴┬┴┬┴┴┬┴┬┴┬┴┬ "....... 제압이란건 많이 어렵답니다. 상대보다 강하다 수준으로는 힘든 일이니까요."
그녀는 당신의 모습에 머리를 다시 쓰다듬어 주고는 스텔라와 함께 잘 보라며 무언가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오랜 기간을 살아온 고룡으로서의 용의 정수가 담긴. 용의 기술들입니다.
분명 강대한 위력을 자랑하는 기술들일텐데 당신들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따스하기 짝이 없습니다. 강력한 힘이라도 오랜 기간 쌓여온 노하우가 있다면 마치 어린아이에게 보여주는 마술처럼 가볍고 작은 규모로 쓸 수 있는걸까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힘이 없는 정의란 헛소리에 불과하죠."
"잘 새겨두세요. 용의 기술을."
┴┬┴┬┴┬┴┬┴┴┬┴┬┴┬┴┬┴┬┴┬┴┬┴┬┴┴┬┴┬┴┬┴┬ "... 당신은."
처음에는 누군지 모를 당신에 대해 경계했고, 뒤이어 당신의 기운에 레오넬인걸 눈치채 살기를 품었던 그녀였지만. 당신의 행동에서 의아함을 느끼며 그녀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파괴를 행하곤 자신의 앞에 선 당신을 바라보던 그녀는.
"..... 그런가."
무언가를 이해한것처럼 눈을 깜박였습니다. 아마 당신의 안에 남아있는 그녀의 영향을 받은 심상과. 재해로서의 격이 무언가를 설명해주었기 때문이겠죠.
그녀는 완전히 상황을 이해한건 아니었지만, 자신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 당신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이내 당신의 뒤쪽에서 나갈 수 있는 문이 나타납니다.
┴┬┴┬┴┬┴┬┴┴┬┴┬┴┬┴┬┴┬┴┬┴┬┴┬┴┴┬┴┬┴┬┴┬ "사실 원래 신기를 만들 때. 우리 가문이 신과 연관이 많긴 하지만 더 이상 신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느껴서기도 했지."
신과 가까워질수록, 사람은 신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고. 그것은 조금만 삐끗하면 광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그녀는 신격을 빌리지 않고 신을 상대할 수 있는 신기를 만들어낸거라며 눈을 가늘게 떴습니다.
"원래 그 괴물 이전 세대의 카르마는, 신격을 다뤘단다. 그때는 신과도 원활하게 소통하고 그랬거든. 하지만 그런 신의 힘을 맛보고 나니. 사람들은 점점 그 힘에 빠져버리게 된걸지도 몰라."
그렇기에 널 보고 있었단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잡은 손을 통해 신기의 힘을 흘러보냈습니다. 약간의 강화이긴 하나 갈피를 잡기엔 충분해보입니다.
"신을 믿지 않는 가주. 그렇기에 이 인과를 끊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
그러나 그녀는 이어서 뜻밖의 질문을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 묻고 싶은게 있어. 가주님한테 카르마 가문은.. 의미가 있니?"
┴┬┴┬┴┬┴┬┴┴┬┴┬┴┬┴┬┴┬┴┬┴┬┴┬┴┴┬┴┬┴┬┴┬ 이 곳의 수준은 상당히 높았습니다. 신격을 주입하기 위한 기술력이라던가. 카르마 가문이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겠죠. 아직까지 성공한 실험체는 없었고 아마 앞으로도 나오지 않겠지만. 그들이 만든 기술력만은 무의식적으로 당신에게 흘러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되찾을 수는 없다. 이미 잃어버린 것과 동일한 것을 다시 얻는다 하더라도 그것의 가치가 같을 수는 없다. 그러니 필리아는 평생을 걸쳐서라도 그녀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돌조각 하나에도 수억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인간. 교감을 나누며 살아온 마수의 무리가 순식간에 불타 사라진 슈고의 정신을 이해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그냥 손을 잡았다. 그저 손을 잡고 일으켜세울 뿐. 자신이 그 한걸음의 이유가 될 수 있을지는 영원히 알 수없었다.
"고생많았네. 그리고 고마워."
그녀는 옷깃을 찢어 슈고의 피눈물을 닦아내려 했다. 서로에게 새긴 흔적이 남아있기에 아주 조금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기를 바라며 그녀는 또 한 명의 스승과 함께 문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