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맞아. 해인주! 내가 일단 정주행을 하긴 했는데 그래도 조금 궁금한 것이 있어서! 일단 페어 동거 자체는 따로 마련된 숙소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긴 한데.. 혹시 방 구조에 대해서 나온 것이 따로 있을까? 해인이가 먼저 참가를 했고 세나가 이후에 참가를 한 구조니까 아마 세나가 짐 싸들고 해인이가 있는 숙소로 방문하는 구조가 될 것 같은데... 내 마음대로 방을 서술했다가 설정과 어긋나면 안되니까!
그것이 바로 세나가 가지고 있는 지론이었다. 사랑의 방정식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를 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버라이어티 연애쇼라는 말에 결국 재미를 위한 쇼겠거니 생각을 했지만, 그럼에도 꽤 재밌어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는만큼 자유롭게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지금 뿐이라고 생각해서 세나는 조금 늦긴 했지만 참가 신청을 했다.
그리고 같이 동거생활을 하는 파트너가 발표된 것이 어제. 꽤 낯이 익은 이름이었다. 내가 아는 그 오빠?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해인에게 연락을 넣어볼까 했지만 그녀는 굳이 연락하지 않았다. 그야 직접 가서 보는 것이 더 재밌을 것 같았으니까. 아는 사람이면 좋고, 모르는 사람이어도 좋았다. 어쨌든 이번 일은 자신에게 있어서 자신을 더 성장시켜줄 발판이었으니까. 정확히 뭐에 도움이 될진 스스로도 알 길이 없었지만.
어쨌든 가볍게 생활할때 사용할 짐을 주섬주섬 싸니 가방이 한가득이었다. 2주 동안 입을 옷이나 커다란 짐은 미리 택배로 부쳐서 보냈으니, 가방 속에 들어있는 것은 교과서, 핸드폰 충전기, 읽을 책, 화장품, 향수, 기타 등등 필요한 것들이 한가득이었다. 무게가 조금 무겁긴 했으나 못 들어올릴 정도는 아니었다. 아마 짐은 이미 2주간 지낼 곳에 도착을 한 것 같으니 몸만 가면 되겠거니 생각하며 세나는 출발했다.
>>767 30초간 춤을 추면서 유소민의 짧은 감상은 이랬다. 아.......이번 방송 분량 진짜로 레전드겠다...... 뚝 딱 이는 바람풍선의 몸짓과 함께 따라 뚝 딱 이는 춤선(일부러 이렇게 췄다).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그정도로 이번 틱톡 미션은 성공적이었다. 무슨 의미에서? 개그 장면 뽑기 의미에서.
"수고 많았어요~! 자, 그럼 좀 쉬어 볼까? "
"휴식~! " 을 외치고 냅다 가방을 들고 침대에 내려놓는 유소민. 그리고 그 안에서 꺼내는 맥북에어. 영상 편집용이다. 냅다 노트북을 펼치며 유소민이 말했다.
새로운 파트너가 발표되는 날 해인은 핸드폰으로 결과를 받아보고 있었다. 딱히 핸드폰으로 결과를 전송해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극성인 부원들이 친히 카메라로 찍어서 보내주는 것을 보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정세나, 익숙한 이름이었다. 그러고보니 자신이 아는 같은 이름을 가진 소녀도 학교에 입학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던것 같기도 했다. 물론 동명이인일 가능성도 부정하진 않았지만 어째서인지 이 세나가 자신이 아는 그 사람일거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
아침 일찍 택배들이 와서 뭔가 했더니 짐이 한가득이라 학교에서 여기까지 올려보내준 것 같았다. 해인은 그것들을 자신이 쓰는 방이 아닌 곳에 넣어두고 있었는데, 짐의 주인이 도착한 것 같아 대충 뒷정리만 하고 문을 열어주기 위해 현관으로 향했다. 그렇게 현관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옅은 회색 머리카락을 하나로 묶은 갈색 눈의 소녀, 자신이 아는 그 사람.
" 오랜만이네? "
옅은 미소와 함께 해인은 세나를 맞이해주었다. 종종 연락을 하긴 했었지만 서로 시간도 안맞고 스케줄이 있다보니 이렇게 보는 것은 꽤나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어색하지는 않은지 해인은 세나가 들어올때까지 기다려주었다가 문을 닫고선 방에 놓여진 짐들을 자랑하듯 보여주었다.
" 짐 먼저 풀고 있어. 마실거 갖다줄께. "
먼저 있던 곳이라 냉장고엔 자신이 넣어둔 음료가 여러개 있었다. 뭐가 좋을지 고민하다가 간단하게 오렌지 주스로 고른 해인은 컵에 가득 담아 세나에게 가져다주었다.
문이 열리고 보이는 얼굴에 세나의 얼굴은 순식간에 밝아졌다. 문 너머의 얼굴이 누군지는 그녀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요즘은 잘 못 본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한때는 꽤 봤던 사람의 얼굴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주 보고 만나고 그랬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모르는 사람보다는 아는 사람. 단순히 아는 사람보단 조금 더 친근한 사람 쪽이 더 좋았기에 그녀는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해인 오빠! 이름을 보고 혹시나 했었는데 역시 오빠였구나. 후훗. 반가워요! 오랜만이에요!"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면서 그녀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섰다. 공동 구역이 있고, 사람마다 각각 사용하는 방이 하나씩. 그렇게 방 두 개에 공동 구역 하나로 이뤄진 공간을 바라보며 그녀는 눈을 초롱초롱 반짝였다. 꽤 좋다. 여기. 개인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방이 있다는 것도 괜찮고.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미소를 머금었다.
"어? 이 짐 오빠가 다 옮겨준 거예요? 나중에 제가 옮겨도 괜찮았는데. 고마워요! 네? 마실 거요? 그럼 부탁 좀 할게요."
여전히 자상한 사람이다. 그렇게 세나는 생각했다. 물론 붙임성이 좋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자상하고 친절한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조심스럽게 방으로 들어섰다. 짐을 풀려면 조금 시간이 걸리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쭈욱 기지개를 켜고 일단 메고 있는 가방을 아래로 내렸다. 짐을 풀기 전에 방을 가만히 바라보며 그녀는 살며시 막 그가 내미는 오렌지 주스를 받았다.
"잘 마실게요. 짐 다 풀고 정리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약간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도 이해 좀 해주세요. 그건 그렇고 해인 오빠도 이런 것에 관심이 있었구나. 의외네요.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하고 관심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