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누군가를 위한 이야기의 소품이자, 단역이자, 조연이기도 하고 동시에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 이야기는 비참할 수도, 행복할 수도 있고, 기승전결이 갖춰졌거나 이야기의 어떤 구성요소 하나도 제대로 된게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엉망인 이야기가 되는 한이 있어도 우리는 선택하고, 때로는 강요당하면서 우리의 이야기를 써낸다. 이야기의 악마 이프가 이제 마침표를 찍으라 권할 때까지, 죽음이 우리를 찾아올 때까지. 왜냐면 우리는 살아있으니까. 그 이야기는 우리의 삶이니까.
시트양식 이름: 성별: (남녀 외 가능) 종족: (커스텀 종족은 사전 상의요망) 성격: (너무 공격적인 성격은 반려되거나 서사 진행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 나이: 능력치(기본 강함 2 보통 2 약함 1) (능력치 배분 변경을 원할시 사전 상의요망) 근력 체력 지능 민첩 매력 과거사: 현재 상황: 궁극적 목표: 원하는 서사: 기타:
서사를 예로 들자면 이역만리 도시에 잡혀온 수인 노예가 가까스로 탈출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이야기 어려움 없이 살던 귀족영애가 계승권을 노린 반란에 죽을 뻔하는 상황을 이겨내는 이야기 악마에게 죽음을 저당잡힌 노병이 악마의 농간도 이길 정도로 강한 이를 찾아 떠도는 여정
>>5 이게 어디에 테마(육아물적인 아이들이 성장하는 보람? 또는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한 가정의 아이들과 함께 상처를 보듬는 한국 산업화시대 소설, 맨발의 겐적 감성?)를 두느냐에 따라 전개가 다른데, 일단 가능할듯. >>60 ㅇㅇ. 다만 이 경우는 잊힌 영웅의 흔적을 쫓는 고고학자를 겸하거나, 대영웅 한두명만 지켜보는 느낌이 될듯? 아무리 사후에 만드는 세계관이라도 대영웅이 양산되면 곤란하니까. 아니면 별거 없어보이던 동료가 살신성인하고, 어쩌다보니 영웅과 함께한 음을시인이 되는것도 가능하겠네
이름:라제스 성별:남 종족:인간 성격:낭만을 추구하며 즐거움을 최고 가치로 여긴다. 감수성 넘치며 자극에 약하다. 꽤 겁쟁이지만 할 때는 하는 성격. 나이:21세 능력치 근력 보통 체력 약함 지능 강함 민첩 보통 매력 강함 과거사:어린 시절 그는, 부모님이 운영하지는 주점에 들른 한 손님에게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손때가 탄 오래된 리라를 연주하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전쟁 영웅의 일화, 늙은 기사의 충직, 현자의 지혜, 악룡을 죽인 복수귀에 대한 노래를 부르던 한 음유시인. 다른 아이들은 그 노랫속 영웅들을 동경했지만, 그는 그 음유시인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했다. 찬란하게 빛났던 그들의 영광을 영원토록 이어질 수 있게 노래하는 그와 같은 존재가 되기를 꿈꾸게 된 것이다. 현재 상황:제대로 다루는 법도 모르는 리라 하나와 배낭 하나만을 들고 세계 각지를 떠돌고 있다. 부족한 음악 실력으로 야유를 받아가며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소한 영웅들의 행적을 노래하면서, 지금은 그 누구도 연주하지 않는 없는 잊혀진 영웅담을 찾고자 고대의 흔적을 추적하고있다. 궁극적 목표:이제는 더 이상 울려퍼지지 않는 영웅의 행적을 발굴해 세상에 퍼트리는 것. 원하는 서사:어쨌든 모험! 그리고 탐험이다! 영웅의 행적을 쫒아가며 유쾌하게 노래하는, 그런 걸 원합니다! 기타:리라가 정확히 무슨 악기인지 사실 모른다. 마을에 있던 골동품점에서 리라 하나 달라고했더니 주인 아저씨가 비슷한거라고 준 것을 리라라고 들고 다니고 있다. 어쨌든 소리만 잘 나면 그만 아닐까?
시트양식 이름: 레이첼 맥도웰 성별: 여성 종족: 인간 성격: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않은 듯 순수한 성격. 남을 잘 의심하려 들지 않고 희박한 정보에도 로망이 있다며 달려든다. 나이: 21세
능력치 근력 보통 체력 보통 지능 강함 민첩 강함 매력 보통
과거사: 서쪽 왕국의 역사학자. 어린 시절 침대에서 어머니가 읽어주셨던 옛날 이야기들에 매료되어 언제나 탐험을 나가기를 꿈꾸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고래, 바다 위를 떠다니는 거대 거북과 그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 바다의 저편에 있는 절벽. 그중에서도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이야기는 고대의 기술로 만들어진 자립형 골렘들과 인간들의 이야기였다. 그녀는 꿈을 이루기위해 어린 나이에 왕립 학교에 진학, 실력을 인정받아 담당교수가 치프를 맡은 발굴현장으로 가게 된다. 몇년간의 발굴작업 끝에 그녀는 고대 유적의 묘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공을 인정받아 남작지위를 얻게 되었다. 다만 그것이 그녀가 얻은 것의 전부는 아니었으니 그 누구보다도 먼저 묘실에 진입한 그녀는 아직 작동하는 마도공학 기계를 발견하여 몰래 가지고 나왔고 아직 머리가 깨끗했던 그녀는 이것이 자신과 모험을 이어주는 열쇠라고 생각한채 그대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현재 상황: 자기 보신용으로 배운 평범한 수준의 마법과 그저 어딘지 모를 방향을 가리키고 있을 뿐인 오래된 마도공학 구체를 들고 여행을 하고 있다. 고대문명의 유적을 찾아다니지만, 이전과는 달리 지원이 없는 상황이라 그리 유복한 생활은 하지 못하고 얼기설기 엮인 흔적만을 찾아다닌다.
궁극적 목표: 잊혀져버린 고대문명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 있는 모든 경험들이 그녀의 목표이다. 원하는 서사: 모험! 탐험!!! 인디아나 존스! 그리고 말년에는 한적한 도시 외곽의 오두막집에서 경험을 글로 써내려가고 싶어요!
기타: 직업적으로는 역사학자이지만 마법이나 함정해제등 모험가적인 지식이 더 특출나다. 기초적인 수준의 함정해제나 식량의 구분정도는 할 수 있고 마법역시 자기 몸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는 사용할 수 있는 편. 다만 근력만큼은 다른 모험가나 역사학자에 비견하더라도 한심한 수준으로 일반인보다 아주 살짝 떨어지는 정도.
>>16 라제스, 자칭 음유시인에게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라제스는 분명 매력적이었고, 부모님이 아들놈 기죽지 말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극단에 거둬졌다면 꽤나 날리며 살았을 정도로 잘 생겼고 언변도 뛰어났습니다. 물론 그는 주점 아들내미였고, 주점 아들내미로서는 말 잘하고 얼굴 잘생긴 놈팽이보다야 못생기고 힘 좋은 놈이 최고인 게 문제였지만요. 여튼 주점에서 일한 덕분에 동냥술 받아마시려는 사람들은 언제나 많았고, 개중 동냥술 받을 만한 사람은 바로 음유시인이었습니다. 라제스는 그 음유시인을 동경하며 모험길에 올랐고, 노랫가락을 수집하던 도중 '샬러스빌'이라는 한 낡은 마을에서 흥미로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모여서 킥킥대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가막새야, 울지마라. 망태할범, 울고간다."
"예끼, 이놈들아! 그딴 노래 부르지 말래두!"
이것만으로는 그리 흥미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부모나 삼촌뻘로 보이는 어른들은 혀를 차며 지나가고, 노인들은 막대기를 휘휘 내저으며 혼을 냅니다. 라제스의 상식으로 듣기에 상식적으로 그리 천박한 노래는 아닙니다만.... 왜 그러는 걸까요? //시작!
>>25 노인은 라제스의 이야기를 듣고 크흠... 하면서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지만 못내 의심스러운 속내는 숨기지 못해, 라제스에게 노령을 고려해도 참 낮고 걸걸한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말이야 길지만, 속뜻은 간단합니다: 알면 다쳐.
"알겠슈. 근데 젊은이. 아직 세상 살아본 세월이 짧아서 그런 것 같은데, 세상에는 몰라도 되는 일도 많고, 몰라야 하는 일도 있슈. 마을 일이니까 더 간섭하지 마시라고."
물론, 라제스는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고 굽힐 사나이가 아닙니다. 그런다면 부동산이자 알짜배기 돈통인 주점을 이어받는다는 편한 선택을 내버려두고, 연주법도 제대로 모르는 리라를 들고 여기까지 나와서 이러고 있겠습니까? 물론... 지금은 아주 잠시, 굽히는 척을 하는게 나아보인다고, 라제스의 직감이 말하고 있습니다. 노인은 슬금슬금 곁눈질로 옆을 바라보고, 그 노친네들의 시선을 따라간 시냇가에는... 아낙네들이 몽둥이를 들고 참 살벌하게 빨랫감을 내리치면서... 라제스를 보고 있군요. 보통은 라제스 정도로 잘생긴 남정네를 보는 건 흔한 일이 아니라 그렇겠지만... 글쎄요. 라제스를 보고 좋아 죽던 여편네들은 최소한 표정이 저렇진 않았습니다.
>>30 아무래도 라제스가 멀리 있어서 얼마나 멋진지 몰랐던 걸까요? 아낙네들은 라제스가 가까이 다가오자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좋다고 깔깔대면서 다가옵니다. 이래서 사람이 멋지고 봐야 하나 봅니다. 하지만... 여자들이 잘생긴 남자를 본 적이 몇 번 없는 걸까요? 아낙네들은 라제스의 사방으로 몰려들고, 하나같이 라제스의 칭찬만 합니다.
"아유, 총각이 참 반반혀. 어디서 뭘 먹어야 이런 얼굴이 나오나 몰러?"
그리고 개중에서 제일 나이가 많아보이는 할머니가 앞으로 나와 마을에 전해지는 옛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이를 바꿔친 요정 이야기, 피리 부는 사나이 이야기...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던 라제스는 저도 모르게, 이야기들의 다음 장면을 추측해버리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이건 라제스도 잘 아는, 아니, 라제스기에 아주 잘 아는 공통적인 이야기들입니다... 왜 이렇게 개성 없는 이야기들만 가득할까요?
"어때, 할미 얘기 재밌쟈?"
할머니가 물어옵니다. 솔직하게 답한다면, 다 아는 내용이라 뻔하다고 할지도 모르죠. 아무튼, 라제스가 무슨 말을 할까요?
일단은 시트스레 정식으로 세우고 시스템에 대해서도 좀 더 토론해볼 수 있으면 좋겠네. 이런거 있으면 좋겠다, 싶은거 있음 알려줘! 육성스레에서 시도됐던 일상 돌리면 얻는 재화로 스토리상 이득을 얻는 건... 일단 사람이 적기도 해서, 베타테스트로 좀 해도해도 스토리 전개가 안된다 싶을때 도와주는 식으로 출연할지도 모르겠네.
시트양식 이름: 레이첼 맥도웰 성별: 여성 종족: 인간 성격: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않은 듯 순수한 성격. 남을 잘 의심하려 들지 않고 희박한 정보에도 로망이 있다며 달려든다. 나이: 21세
능력치 근력 약함 체력 보통 지능 강함 민첩 강함 매력 보통
과거사: 서쪽 왕국의 역사학자. 어린 시절 침대에서 어머니가 읽어주셨던 옛날 이야기들에 매료되어 언제나 탐험을 나가기를 꿈꾸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고래, 바다 위를 떠다니는 거대 거북과 그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 바다의 저편에 있는 절벽. 그중에서도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이야기는 고대의 기술로 만들어진 자립형 골렘들과 인간들의 이야기였다. 그녀는 꿈을 이루기위해 어린 나이에 왕립 학교에 진학, 실력을 인정받아 담당교수가 치프를 맡은 발굴현장으로 가게 된다. 몇년간의 발굴작업 끝에 그녀는 고대 유적의 묘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공을 인정받아 남작지위를 얻게 되었다. 다만 그것이 그녀가 얻은 것의 전부는 아니었으니 그 누구보다도 먼저 묘실에 진입한 그녀는 아직 작동하는 마도공학 기계를 발견하여 몰래 가지고 나왔고 아직 머리가 깨끗했던 그녀는 이것이 자신과 모험을 이어주는 열쇠라고 생각한채 그대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현재 상황: 자기 보신용으로 배운 평범한 수준의 마법과 그저 어딘지 모를 방향을 가리키고 있을 뿐인 오래된 마도공학 구체를 들고 여행을 하고 있다. 고대문명의 유적을 찾아다니지만, 이전과는 달리 지원이 없는 상황이라 그리 유복한 생활은 하지 못하고 얼기설기 엮인 흔적만을 찾아다닌다.
궁극적 목표: 잊혀져버린 고대문명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 있는 모든 경험들이 그녀의 목표이다. 원하는 서사: 모험! 탐험!!! 인디아나 존스! 그리고 말년에는 한적한 도시 외곽의 오두막집에서 경험을 글로 써내려가고 싶어요!
기타: 직업적으로는 역사학자이지만 마법이나 함정해제등 모험가적인 지식이 더 특출나다. 기초적인 수준의 함정해제나 식량의 구분정도는 할 수 있고 마법역시 자기 몸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는 사용할 수 있는 편. 다만 근력만큼은 다른 모험가나 역사학자에 비견하더라도 한심한 수준으로 일반인보다 아주 살짝 떨어지는 정도.
>>37 내가 그 장르를 해보진 않았지만 대충 무슨 느낌인진 알 것 같아. 캐릭터가 바윗덩인줄 알았던게 갑자기 일어나는 걸 보고 "?????????" 하는 장면도 재밌겠네. 향후 서사에 그런 부분 나오게 해볼게! >>38 우와 다행이다. 지금 간략하게 짜본 설정이 딱 그거거든. 알겠어!
일단 2명 정도로 소수진행 하게 될것 같은데, 일단 한김에 이거로 계속 진행해봐야겠다. 짧게 하면서, 이런 부분은 개선했으면 좋겠다 싶은거 알려줘. 일단 이야기하자면
1. 중간에 고난(캐릭터가 갑자기 물리적으로 뒤통수에 뭘 맞고 기절한다던지)은 있지만 데플이나 데플이나 다름없는 신세(식물인간, 전신마비)는 플레이어가 그걸 원하는 게 아닌이상 절대 없을 거야. 이 부분은 유념해줘. 2. 그리고 캐릭터가 시도하는 행동들 중 일부는 상황에 따라 실패할 수도 있어. 예를 들어 근력이 약한 캐릭터가 술집의 거한을 주먹으로 때려서 머리통을 깨버리려 하면 역으로 손목이 붙잡혀 꺾이거나 걷어 차이겠지? 이 부분은 실패했다고 좌절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의 서사의 한 요소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캐릭터가 어딜 가나 무조건 성공만 하는 이야기도 수요는 있지만, 어쨌든 전통적인 이야기에는 캐릭터의 실패도 무조건 있으니까. 3. 물론 2번은 내가 묘사를 잘 해야 하는 것도 있을거야. 캐릭터의 실패를 실패 그 자체로 그냥 '님 바보 히히' 하는게 아니라, 최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도록 해볼게. 던전월드 같은 룰에서 실패를 단순히 캐릭터를 바보 만들고 끝내는 게 아니라, 상황에 또다른 불리한 변수를 부여하고 그 변수로 다양한 이야기를 창출하는 데 있는 것처럼!
레이첼의 담당교수가 수업시간에 처음 말했던 이야기입니다. 그 때는 멋모르고 넘겼던 말이지만, 지금의 레이첼은 그 말을 마음에 담게 되었습니다. 왜냐? 그녀의 기념비적인 첫 발굴 이래, 지금까지 별 발굴 성과가 없었던 건 분명 이 고대 문명이 전설이 되다 못해 신화가 되어 사라졌기 때문일 테니까요. 고대 문명의 묘실을 발굴하고 몰래 작동하는 마도 유물을 빼돌렸을 때는, 묘실의 존재를 알리고 (1대 한정이지만) 맥도웰 가문에 '학술남작'이라는 멋진 작위를 붙여줬을 때는 그야말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습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적어도 좋다고 장려금을 팍팍 쓰다가 쪼들리는 지금 상황에 이르지는 않았을 텐데요.
어쨌든, 레이첼은 여기서 포기할 수 없습니다. 고대 문명이 애초 존재하지도 않는 거대한 지적 사기극이라 여겼던 이들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계속한 발굴 작업인데, 이제와서 고작 돈 문제 때문에 포기할 리가 없습니다. 레이첼은 마음을 다잡고 일어납니다. 이곳은 베스터란트 왕국의 길리움 도시, '코주부와 홀쭉이'라는 이름도 참 괴상한 여관. 이제 길만 나서면 그만이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레이첼이 계획한 대로 파손된 탐험 도구(곡괭이, 램프, 밧줄, 그외 기타등등)를 새로 구입할 돈을 제하면... 이 여관의 방값과 식비를 못 낼 것 같습니다.
레이첼은 꽤 팍팍한 현실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 것은 오늘 오후였다.
“뭐 그 정도야 있어요.”
레이첼은 그리 말하며 빵을 베어 물었다. 평범한 흑빵일테지만 생각 이상으로 맛이 진하네.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돈을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문제가 있다면 이 여관비와 식사비를 내고 나면 수리가 불가능한 수준인 물건들을 다시 갖출 돈이 남지않는다는 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을 내지 않고 도망친다면 허울뿐이라도 남작의 품위에 문제가 된다.
요즘의 사람들은 로망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과거를 공부하기에는 살기가 바쁜 것인지 이런 일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귀신같이 돈을 받아낼 생각만 한다니까요. 위대한 위업에 동참할 기회는 언제나 오는 것이 아닌데.
레이첼은 꽤 팍팍한 현실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 것은 오늘 오후였다.
“뭐 그 정도야 있어요.”
레이첼은 그리 말하며 빵을 베어 물었다. 평범한 흑빵일테지만 생각 이상으로 맛이 진하네.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돈을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문제가 있다면 이 여관비와 식사비를 내고 나면 수리가 불가능한 수준인 물건들을 다시 갖출 돈이 남지않는다는 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을 내지 않고 도망친다면 허울뿐이라도 남작의 품위에 문제가 된다.
요즘의 사람들은 로망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과거를 공부하기에는 살기가 바쁜 것인지 이런 일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귀신같이 돈을 받아낼 생각만 한다니까요. 위대한 위업에 동참할 기회는 언제나 오는 것이 아닌데.
걸걸한 목소리로 내뱉던 반말이, 돈 얘기에 긍정적인 답을 얻자 쾌활한 존댓말로 바뀝니다. 아무리 돈 낼까 의심스러운 손놈이랑 돈은 잘 내는 손님이 다르다지만, 정말 사람 대하는 태도가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군요.
어쨌든 학술남작도 남작은 남작인데, 여기서 그런 이유로 도망친다면 남작의 체면이 안 삽니다! 그리고, 뭔가 주문해놓고 도망치는 꼴은 레이첼의 성격이 용납하지 않기도 하고요. 시큼텁텁한 흑빵을 마저 다 먹은 레이첼은 일어나서 돈이 될 만한 일을 고민해보기로 합니다. 간단하게는, 이 도시는 뭔 일손이라도 필요한 곳이 있을 정도로 크다는 겁니다. 몸이 약해도 마차에서 물건을 내리는 일을 잠시 거들 수 있고, 레이첼이 가방끈 덕 좀 보려고 한다면 귀족들한테 찾아가서 뭔가 일거리를 물어보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나름 학술남작로서 귀족위에 있으니 그녀는 일을 고르는 데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까다로운 눈을...가지지는 못했습니다. 어쩌겠어요. 고작해야 재능빨로 얻어낸 작위, 왕이 인정을 해주었다 해도 그것이 천성을 바꿀 수는 없는 법입니다. 지금 체면이 중요합니까 못먹어서 죽게 생겼는데!
우선은 저잣거리로 나가서 일거리를 찾아보도록 합시다. 확실히 생각보다 마을이 넓으니 무슨 일이라도 알아볼 수 있을거에요. 그러면서 돈을 많이 주는 일이라면 더 좋고.
레이첼은 알아서 하라는 여관주인을 뒤로 한 채 나갑니다. 길리움 시에 처음 들어왔을 때 보았던 잘 짜맞춘 벽돌 길이 그녀를 반기고, 주변에는 아이들이 웃으면서 뛰어다닙니다. 돌아다니다 보면 여러가지 일거리... 라 할만한 것들은 모르겠지만, 레이첼은 여러가지를 보았습니다.
"이 염병할 놈! 오라질 놈! 쓸모없을 때는 짜증날 정도로 주둥이 나불대더니만 필요할 땐 유령마냥 사라져요!"
식당에서는 설거지 하던 욕쟁이 아줌마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욕을 퍼붓는 식당주인이 접시 사이에 끼여 비명을 지르고 있고, 사람들은 그걸 보고 껄껄 웃으면서 술을 한잔 더 주문합니다.
"으아아앙! 내 반지! 내 반지이!"
"아가씨, 그러게 이런 곳은 돌아다니지 말라고... 큰일났네. 이걸 어찌한담."
딱 봐도 돈이 많아보이는 귀족 아이는 좀... '귀족적'이지 않은 수챗구녕 앞에서 울고 그 옆에는 수행원으로 보이는 대머리 아재가 이미 다 빠진 머리를 쥐어뜯으며 이를 악물고 있군요.
그리고 학술원은 좀 멀리 있는 것 같습니다. 게시판에 붙은 마법학회 발표 공고를 보니, 북쪽으로 몇 블럭 더 올라가면 있다는군요.
평온한 하루가 흘러갑니다. 옛날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오늘 하루도 바쁜 하루가 흘러가고 있습니다. 식당 주인은 날뛰고 어린아이는 울면서 수채구멍앞에서 울고있고... 음, 이거 평온한거 맞을까요? 제가 몇년동안 여행하는 사이에 평온의 기준이 바뀐 건 아니겠죠?! 어디 보통은 벽보에 구인공고가 붙어있으니...
"학술원은... 발표회?! 아니 이런걸 왜 지금 알게된거에요!!"
인간을 미지로 이끄는 원동력!!! 학술적 탐구심! 신이 인간을 만든 이래로 인간을 발전 시킨 것은 순수하게 더 나은 삶을 위한 갈망과 그렇게 쌓아온 시행착오의 역사가 아닌가요!!! 지금 하루에도 의미앖지만 위대한 논문들이 몇개씩 나오고 있는데 이런 곳에서 시간을 낭비할 수는...
"으아아앙! 내 반지! 내 반지이!"
당장에라도 학술원으로 달려가서 자리잡고 새로운 지식을 탐미해도 모자랄 시간인데!!! 크으윽... 어쩔 수 없네요.
"저기... 무슨 일 있으신가요?"
그렇게 머리를 잡으면 탈모가 가속될거라는 말은 꾸역꾸역삼켜버리고 근처에 있던 수행원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수행원은 레이첼에게 사정을 설명합니다. 아가씨가 반지를 끼고 바깥에 나갔다가, 그만 반지를 이 수챗구멍에 빠트리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밑에 하수구는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크긴 한데, 아가씨의 옷은 평민의 2년치 연봉, 수행원의 옷은 평민의 1달치 옷이라 괜히 들어갔다간 반지를 새로 사고 마는게 나은 꼴이 되며, 옷이야 새로 사면 된다쳐도 안에 위험한 것들이 있다는 소문을 들어서 걱정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수행원은 레이첼을 보더니, 귓속말을 합니다.
"도와주시면... 옷 버린 값, 더러운 하수구 걸어들어간 값 섭섭잖게 쳐드릴 수 있는데 어떻게, 괜찮으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