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50693> [판타지/모험/개인서사] 이야기들 (임시스레) :: 1001

◆MjRAeKhiz2

2024-08-13 09:12:58 - 2024-09-23 18:13:26

0 ◆MjRAeKhiz2 (NchKwKy7oA)

2024-08-13 (FIRE!) 09:12:58

우리 모두는 누군가를 위한 이야기의 소품이자, 단역이자, 조연이기도 하고 동시에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 이야기는 비참할 수도, 행복할 수도 있고, 기승전결이 갖춰졌거나 이야기의 어떤 구성요소 하나도 제대로 된게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엉망인 이야기가 되는 한이 있어도 우리는 선택하고, 때로는 강요당하면서 우리의 이야기를 써낸다. 이야기의 악마 이프가 이제 마침표를 찍으라 권할 때까지, 죽음이 우리를 찾아올 때까지.
왜냐면 우리는 살아있으니까. 그 이야기는 우리의 삶이니까.

2 ◆MjRAeKhiz2 (NchKwKy7oA)

2024-08-13 (FIRE!) 09:30:16

원하는 캐릭터 컨셉이나 질문 있으면 부담없이 말해줘

캐릭컨셉은 캐릭터의 과거, 현재의 상황, 궁극적 목표 같은걸 말해주면 상의하기 더 쉬울것 같아.
그리고 원하는 국가 같은거나 종교는 본인 캐릭의 서사에 그게 필요하거나, 캐릭이 그것과 엮이는걸 보고 싶다고 하면 최대한 맞춰서 만들어볼게.

3 ◆MjRAeKhiz2 (NchKwKy7oA)

2024-08-13 (FIRE!) 09:34:56

시트양식
이름:
성별: (남녀 외 가능)
종족: (커스텀 종족은 사전 상의요망)
성격: (너무 공격적인 성격은 반려되거나 서사 진행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
나이:
능력치(기본 강함 2 보통 2 약함 1)
(능력치 배분 변경을 원할시 사전 상의요망)
근력 체력 지능 민첩 매력
과거사:
현재 상황:
궁극적 목표:
원하는 서사:
기타:

4 ◆MjRAeKhiz2 (Ga1V7v56s.)

2024-08-13 (FIRE!) 09:38:19

서사를 예로 들자면
이역만리 도시에 잡혀온 수인 노예가 가까스로 탈출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이야기
어려움 없이 살던 귀족영애가 계승권을 노린 반란에 죽을 뻔하는 상황을 이겨내는 이야기
악마에게 죽음을 저당잡힌 노병이 악마의 농간도 이길 정도로 강한 이를 찾아 떠도는 여정

등이 있겠네.

5 이름 없음 (hWEmzt0HMM)

2024-08-13 (FIRE!) 09:44:47

다종족 보육원 운영이나 육아도 가능해? :3c

6 이름 없음 (bNnfZjLTlI)

2024-08-13 (FIRE!) 09:46:18

영웅과 신화를 노래하는 음유시인을 동경하는, 실력 없는 떠돌이 음악가 설정 가능할까? 최종적인 목표는 위대한 영웅의 행적이나 후세로 전해질만한 대사건을 직접 보거나 겪어보고 퍼트리는 것.

7 ◆MjRAeKhiz2 (RJrI9tOeF6)

2024-08-13 (FIRE!) 09:58:02

>>5
이게 어디에 테마(육아물적인 아이들이 성장하는 보람? 또는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한 가정의 아이들과 함께 상처를 보듬는 한국 산업화시대 소설, 맨발의 겐적 감성?)를 두느냐에 따라 전개가 다른데, 일단 가능할듯.
>>60
ㅇㅇ. 다만 이 경우는 잊힌 영웅의 흔적을 쫓는 고고학자를 겸하거나, 대영웅 한두명만 지켜보는 느낌이 될듯? 아무리 사후에 만드는 세계관이라도 대영웅이 양산되면 곤란하니까.
아니면 별거 없어보이던 동료가 살신성인하고, 어쩌다보니 영웅과 함께한 음을시인이 되는것도 가능하겠네

8 이름 없음 (fykS41LB7Q)

2024-08-13 (FIRE!) 09:58:20

참가자들은 전원 각각 플레이야? 아니면 만나서 협력할 수도 있나?

9 이름 없음 (bNnfZjLTlI)

2024-08-13 (FIRE!) 10:00:06

>>7 고고학자 느낌이 좋겠네! 그렇게 시트 짜올까?

10 ◆MjRAeKhiz2 (RJrI9tOeF6)

2024-08-13 (FIRE!) 10:11:44

>>8
기본적으로 갠플. 상황에 따라 레이드를 한다거나 아주 우연히 동선이 겹치면 만날수도 있운든?

11 ◆MjRAeKhiz2 (RJrI9tOeF6)

2024-08-13 (FIRE!) 10:26:00

>>9
천천히 가져와줘. 검토해볼게

12 이름 없음 (YZ4l1o77fk)

2024-08-13 (FIRE!) 10:39:55

모험 자체가 목적인 청년의 모험담 같은 것도 가능할까?

13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10:50:31

>>12
물론이지. 다만 현재의 상황(신분, 재산, 모험을 동경하게 된 이유)이 상세하면 더 좋을듯!

14 ◆rZZxWfZ37w (bNnfZjLTlI)

2024-08-13 (FIRE!) 11:27:55

이름:라제스
성별:남
종족:인간
성격:낭만을 추구하며 즐거움을 최고 가치로 여긴다. 감수성 넘치며 자극에 약하다. 꽤 겁쟁이지만 할 때는 하는 성격.
나이:21세
능력치
근력 보통
체력 약함
지능 강함
민첩 보통
매력 강함
과거사:어린 시절 그는, 부모님이 운영하지는 주점에 들른 한 손님에게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손때가 탄 오래된 리라를 연주하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전쟁 영웅의 일화, 늙은 기사의 충직, 현자의 지혜, 악룡을 죽인 복수귀에 대한 노래를 부르던 한 음유시인. 다른 아이들은 그 노랫속 영웅들을 동경했지만, 그는 그 음유시인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했다. 찬란하게 빛났던 그들의 영광을 영원토록 이어질 수 있게 노래하는 그와 같은 존재가 되기를 꿈꾸게 된 것이다.
현재 상황:제대로 다루는 법도 모르는 리라 하나와 배낭 하나만을 들고 세계 각지를 떠돌고 있다. 부족한 음악 실력으로 야유를 받아가며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소한 영웅들의 행적을 노래하면서, 지금은 그 누구도 연주하지 않는 없는 잊혀진 영웅담을 찾고자 고대의 흔적을 추적하고있다.
궁극적 목표:이제는 더 이상 울려퍼지지 않는 영웅의 행적을 발굴해 세상에 퍼트리는 것.
원하는 서사:어쨌든 모험! 그리고 탐험이다! 영웅의 행적을 쫒아가며 유쾌하게 노래하는, 그런 걸 원합니다!
기타:리라가 정확히 무슨 악기인지 사실 모른다. 마을에 있던 골동품점에서 리라 하나 달라고했더니 주인 아저씨가 비슷한거라고 준 것을 리라라고 들고 다니고 있다. 어쨌든 소리만 잘 나면 그만 아닐까?

15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12:34:26

>>14
확인했어! 이렇게 되면 최대한 전투상황을 회피해야 하는 회화 중심 캐릭터가 되겠네. 원한다면 오늘 중에 한번 상황 줄테니까 반응해볼 수 있을까? 나도 솔직히 말해 상판에서 캡틴 해보는건 첨이라 한번 연습할 겸해서.

16 ◆rZZxWfZ37w (bNnfZjLTlI)

2024-08-13 (FIRE!) 12:37:41

>>15 그래주면 나야 좋지! 언제든 상황 줘!

17 ◆sVA0efxA.s (fXGGEa4coc)

2024-08-13 (FIRE!) 13:12:00

https://ifh.cc/g/RqyqLh.jpg

시트양식
이름: 레이첼 맥도웰
성별: 여성
종족: 인간
성격: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않은 듯 순수한 성격.
남을 잘 의심하려 들지 않고 희박한 정보에도 로망이 있다며 달려든다.
나이: 21세

능력치
근력 보통
체력 보통
지능 강함
민첩 강함
매력 보통

과거사: 서쪽 왕국의 역사학자.
어린 시절 침대에서 어머니가 읽어주셨던 옛날 이야기들에 매료되어 언제나 탐험을 나가기를 꿈꾸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고래, 바다 위를 떠다니는 거대 거북과 그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 바다의 저편에 있는 절벽.
그중에서도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이야기는 고대의 기술로 만들어진 자립형 골렘들과 인간들의 이야기였다.
그녀는 꿈을 이루기위해 어린 나이에 왕립 학교에 진학, 실력을 인정받아 담당교수가 치프를 맡은 발굴현장으로 가게 된다.
몇년간의 발굴작업 끝에 그녀는 고대 유적의 묘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공을 인정받아 남작지위를 얻게 되었다.
다만 그것이 그녀가 얻은 것의 전부는 아니었으니 그 누구보다도 먼저 묘실에 진입한 그녀는 아직 작동하는 마도공학 기계를 발견하여 몰래 가지고 나왔고
아직 머리가 깨끗했던 그녀는 이것이 자신과 모험을 이어주는 열쇠라고 생각한채 그대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현재 상황: 자기 보신용으로 배운 평범한 수준의 마법과 그저 어딘지 모를 방향을 가리키고 있을 뿐인 오래된 마도공학 구체를 들고 여행을 하고 있다.
고대문명의 유적을 찾아다니지만, 이전과는 달리 지원이 없는 상황이라 그리 유복한 생활은 하지 못하고 얼기설기 엮인 흔적만을 찾아다닌다.

궁극적 목표: 잊혀져버린 고대문명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 있는 모든 경험들이 그녀의 목표이다.
원하는 서사: 모험! 탐험!!! 인디아나 존스! 그리고 말년에는 한적한 도시 외곽의 오두막집에서 경험을 글로 써내려가고 싶어요!

기타: 직업적으로는 역사학자이지만 마법이나 함정해제등 모험가적인 지식이 더 특출나다. 기초적인 수준의 함정해제나 식량의 구분정도는 할 수 있고 마법역시 자기 몸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는 사용할 수 있는 편.
다만 근력만큼은 다른 모험가나 역사학자에 비견하더라도 한심한 수준으로 일반인보다 아주 살짝 떨어지는 정도.

18 이름 없음 (vZhsoE2AI6)

2024-08-13 (FIRE!) 13:22:05

>>7 성장 보는 보람! 그리고 힐링 치유 + 간간히 귀여운 캐릭터들 보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

19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13:26:58

>>16
라제스, 자칭 음유시인에게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라제스는 분명 매력적이었고, 부모님이 아들놈 기죽지 말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극단에 거둬졌다면 꽤나 날리며 살았을 정도로 잘 생겼고 언변도 뛰어났습니다. 물론 그는 주점 아들내미였고, 주점 아들내미로서는 말 잘하고 얼굴 잘생긴 놈팽이보다야 못생기고 힘 좋은 놈이 최고인 게 문제였지만요. 여튼 주점에서 일한 덕분에 동냥술 받아마시려는 사람들은 언제나 많았고, 개중 동냥술 받을 만한 사람은 바로 음유시인이었습니다. 라제스는 그 음유시인을 동경하며 모험길에 올랐고, 노랫가락을 수집하던 도중 '샬러스빌'이라는 한 낡은 마을에서 흥미로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모여서 킥킥대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가막새야, 울지마라. 망태할범, 울고간다."

"예끼, 이놈들아! 그딴 노래 부르지 말래두!"

이것만으로는 그리 흥미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부모나 삼촌뻘로 보이는 어른들은 혀를 차며 지나가고, 노인들은 막대기를 휘휘 내저으며 혼을 냅니다. 라제스의 상식으로 듣기에 상식적으로 그리 천박한 노래는 아닙니다만.... 왜 그러는 걸까요?
//시작!

20 라제스 (bNnfZjLTlI)

2024-08-13 (FIRE!) 13:39:36

태양빛이 뜨겁게 지면을 달구고, 산들바람이 그 지면을 조심스레 어루만져 식히는 여느 날과 다름 없던 여행길.

먼발치에서 보인 민가의 흔적을 따라가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작은 마을이 보였다.

마침 쉴 장소가 필요하던 참에 잘 되었다 생각해 자연스레 마을로 향했다.

마을로 도착한 뒤 잠시 짐을 풀고 거리에 앉아 리라를 키고 노래를 해볼까 하던 찰나에 들리는 이색적인 가락.

듣기로는 그다지 특이할 것 없는 동요, 처음 들어보지만 큰 의미는 없어보인다. 헌데 어찌된 일이지 어른들의 반응이 이상한 것이...흥미가 돋기 시작하였다.

이럴때는 역시 직접 물어보는게 좋겠지.

"안녕 꼬마 신사들? 이 형은 떠돌이 음유시인인데, 너희처럼 노래를 잘 부르는 아이들은 처음보는구나. 그래서 궁금해서 묻는 건데, 너희가 부른 노래는 혹시 어떤 의미가 있니?"

호의적으로 웃으면서 조심스레 다가가 묻습니다.

21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13:42:31

>>18
그런 쪽으로는 좀 경험이 없긴 하지만 한번 맞춰볼수 있을거 같네. 다만 이야기에는 일상과 다른 변곡점이 있어야 한다(일상물이라 쳐도) 하는 주의라 좀 시련이 순한맛으로 있을수 있다는 건 감안해줘!

22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14:03:04

>>20
라제스의 매력적인 눈웃음에 아이들은 쉽게 마음을 열었습니다. 매일매일 어른들이 주의를 주긴 했지만, 아무튼 나쁜 어른은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라제스에게 물씬 풍기기 때문이었죠. 아이들은 주변 어른들의 눈치를 살살 보더니 소곤소곤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형아만 알고 있어요. 사실, 이 노래에 나오는 망태 할아범이 말이죠... 옛날 여기서 엄청 유명했대요. 막 사람들 잡아가고 그런다고..."

"아니라던데? 귀신이라서 막 사람 내장 빼먹고 그런다던데?"

"아냐, 너네가 말한거 다 틀렸어."

이런, 아이들의 이야기에는 큰 영양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서로 뭔가 말하려다가 결국 이겨먹으려고 아무 말이나 지어내는 느낌이었고, 라제스가 물어본지 5분도 되지 않아 되려 피로감을 느낄 때쯤, 라제스의 비상한 머리에 무언가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가 지나칩니다.

"아빠가 그러는데, 가막새가 우는게 문제래! 가막새만 안 울면..."

물론, 더 물어보려는 시도는 어디선가 나타난 노인 때문에 좌절됩니다. 노인은 그냥 무서운 얼굴표정 하나만으로 아이들을 전부 쫓아내더니, 처음 보는 이방인에게 고개를 돌려 묻습니다.

"댁은 뉘슈?"

23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14:03:57

>>17
확인했어! 고대문명 좋지! 하지만 이 부분은 인디아나 존스처럼 좀 죽을고생(실제로 죽진 않음) 하는 장면이 나와도 괜찮을까? 아무래도 그 정도는 되어야 보상(고대문명 발견)에 대한 벌충이 될 것 같아서!

24 ◆sVA0efxA.s (fXGGEa4coc)

2024-08-13 (FIRE!) 14:08:25

>>23 그런건 좋아요!

25 라제스 (bNnfZjLTlI)

2024-08-13 (FIRE!) 14:27:57

>>22 이런. 역시 아이들의 말은 대부분 허황되거나 과장되기 마련인가? 어린 아이들 특유의 상상력은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그다지 유쾌하게 넘기기는 어렵겠어.

그나마 귀에 걸리는 말은...가막새라, 까마귀를 말하는 것이려나? 보통은 그렇다고 알고 있지만. 자신이 모르는 새거나 이곳의 방언일 가능성도 있으니 넘겨 짚기에는 이르려나.

가막새가 울면...망태할범도 울고간다고? 이런 류의 이야기는 보통 울면 잡아간다, 가 많을 텐데 망태할범도 운다라. 역시 보통 동요는 아니겠어.

한창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에 들려오는 노기 어린 늙은 목소리.

이런, 처음보는 행색의 이방인이 마을 어른들에게 미움 받는 노래에 대하 아이들에게 물어보는 일은. 역시 그다지 좋게 보이지는 않았으려나?

"제 소개를 하자면, 이 세상에 흐르는 모든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전하는 일을 하는 예술가. 방랑 음유시인 라제스라고 합니다."

나름 주점 주인의 아들로서 접대 일에는 능숙한 그였다. 귀족의 그것에는 못 미치지만 평민들끼리 하기에는 충분하다 못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예의를 차리며 자기소개를 한다.

"저는 그저 이 노랫소리의 흥미가 생겼을 뿐입니다. 모든 노래소리는 그 의미를 가지고 이어질 권리를 지녔으니까요."

26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15:15:27

>>25
노인은 라제스의 이야기를 듣고 크흠... 하면서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지만 못내 의심스러운 속내는 숨기지 못해, 라제스에게 노령을 고려해도 참 낮고 걸걸한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말이야 길지만, 속뜻은 간단합니다: 알면 다쳐.

"알겠슈. 근데 젊은이. 아직 세상 살아본 세월이 짧아서 그런 것 같은데, 세상에는 몰라도 되는 일도 많고, 몰라야 하는 일도 있슈. 마을 일이니까 더 간섭하지 마시라고."

물론, 라제스는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고 굽힐 사나이가 아닙니다. 그런다면 부동산이자 알짜배기 돈통인 주점을 이어받는다는 편한 선택을 내버려두고, 연주법도 제대로 모르는 리라를 들고 여기까지 나와서 이러고 있겠습니까? 물론... 지금은 아주 잠시, 굽히는 척을 하는게 나아보인다고, 라제스의 직감이 말하고 있습니다. 노인은 슬금슬금 곁눈질로 옆을 바라보고, 그 노친네들의 시선을 따라간 시냇가에는... 아낙네들이 몽둥이를 들고 참 살벌하게 빨랫감을 내리치면서... 라제스를 보고 있군요. 보통은 라제스 정도로 잘생긴 남정네를 보는 건 흔한 일이 아니라 그렇겠지만... 글쎄요. 라제스를 보고 좋아 죽던 여편네들은 최소한 표정이 저렇진 않았습니다.

27 이름 없음 (vZhsoE2AI6)

2024-08-13 (FIRE!) 15:42:24

>>21 해보고 싶기는 한데, 내가 접속 텀이 느리고 참여하는 사람이 많이 보여서, 내가 원하는 대로 느긋한 접속 텀으로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묻힐 것 같네. 이전 레스 찾느라 시간도 걸리고, 조금 기분도 그럴 것 같아. 혹시 나중에 좋은 기회가 되면 다시 말 걸게.

28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15:54:22

>>27
참여한다는 사람 너참치까지 포함해서 3명인데...?
아무튼 알겠어! 나중에 다시 와줘!

29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16:01:05

일단 지금까지 시트 준 사람들 설정은 오케이인데
>>17의 경우는 약함이 없는데 캐릭터가 좀 더 강력한 세팅을 원하는 걸까?
그리고 혹시라도 실험적으로 진행 원하면 찔러줘.

30 라제스 (bNnfZjLTlI)

2024-08-13 (FIRE!) 16:02:16

>>26 "이거, 외부인인 제가 너무 간섭한 모양이군요. 그러나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의 천명이 바람처럼 떠도는 것이니 얼마안가 사라질겁니다. 그저 한 때의 손님이라 여기시고 편히 대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노인은 자신에게 이 이상 무언가를 알려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아쉽게 되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 그렇다고 포기는 생각도 하고 싶지 않으니...

흠. 저 여인분들의 시선은 참으로 익숙치 않은 그것이야. 이래봬도 어릴 때부터 주변 어른들의 이쁨이라고는 독차지 한 몸이거늘, 빨래를 하는 중이라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참 살벌할 따름이야.

"저기. 실례하겠습니다. 저는 라제스, 이야기를 모으는 일을 생업 삼은 떠돌이입니다. 혹시 이 마을에 전해지는 구전 같은 것이 없을까요?"

직접적으로 묻는게 안된다면 최대한 돌려서 물어본다. 웃는 얼굴에는 침 못 뱉는다고 최대한 싱긋 웃으며 다가간다.

31 이름 없음 (vZhsoE2AI6)

2024-08-13 (FIRE!) 16:16:00

>>28 3....명... 이었어.....? 왜 한 5명은 되는 줄로 알았지?!
ㅋㅋㅋㅋㅋ 아무튼 지켜보다가 다시 올게, 좋은 하루 보내!

32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16:59:10

>>30
아무래도 라제스가 멀리 있어서 얼마나 멋진지 몰랐던 걸까요? 아낙네들은 라제스가 가까이 다가오자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좋다고 깔깔대면서 다가옵니다. 이래서 사람이 멋지고 봐야 하나 봅니다. 하지만... 여자들이 잘생긴 남자를 본 적이 몇 번 없는 걸까요? 아낙네들은 라제스의 사방으로 몰려들고, 하나같이 라제스의 칭찬만 합니다.

"아유, 총각이 참 반반혀. 어디서 뭘 먹어야 이런 얼굴이 나오나 몰러?"

그리고 개중에서 제일 나이가 많아보이는 할머니가 앞으로 나와 마을에 전해지는 옛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이를 바꿔친 요정 이야기, 피리 부는 사나이 이야기...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던 라제스는 저도 모르게, 이야기들의 다음 장면을 추측해버리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이건 라제스도 잘 아는, 아니, 라제스기에 아주 잘 아는 공통적인 이야기들입니다... 왜 이렇게 개성 없는 이야기들만 가득할까요?

"어때, 할미 얘기 재밌쟈?"

할머니가 물어옵니다. 솔직하게 답한다면, 다 아는 내용이라 뻔하다고 할지도 모르죠. 아무튼, 라제스가 무슨 말을 할까요?

33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18:33:03

일단은 시트스레 정식으로 세우고 시스템에 대해서도 좀 더 토론해볼 수 있으면 좋겠네. 이런거 있으면 좋겠다, 싶은거 있음 알려줘!
육성스레에서 시도됐던 일상 돌리면 얻는 재화로 스토리상 이득을 얻는 건... 일단 사람이 적기도 해서, 베타테스트로 좀 해도해도 스토리 전개가 안된다 싶을때 도와주는 식으로 출연할지도 모르겠네.

34 ◆sVA0efxA.s (afJO3oLRAI)

2024-08-13 (FIRE!) 18:37:58

>>29 아앗 약함으로 바꾸는걸 잊고있었네요!! 시트를 수정하고 올테니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35 ◆sVA0efxA.s (afJO3oLRAI)

2024-08-13 (FIRE!) 18:38:54

https://ifh.cc/g/RqyqLh.jpg

시트양식
이름: 레이첼 맥도웰
성별: 여성
종족: 인간
성격: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않은 듯 순수한 성격.
남을 잘 의심하려 들지 않고 희박한 정보에도 로망이 있다며 달려든다.
나이: 21세

능력치
근력 약함
체력 보통
지능 강함
민첩 강함
매력 보통

과거사: 서쪽 왕국의 역사학자.
어린 시절 침대에서 어머니가 읽어주셨던 옛날 이야기들에 매료되어 언제나 탐험을 나가기를 꿈꾸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고래, 바다 위를 떠다니는 거대 거북과 그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 바다의 저편에 있는 절벽.
그중에서도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이야기는 고대의 기술로 만들어진 자립형 골렘들과 인간들의 이야기였다.
그녀는 꿈을 이루기위해 어린 나이에 왕립 학교에 진학, 실력을 인정받아 담당교수가 치프를 맡은 발굴현장으로 가게 된다.
몇년간의 발굴작업 끝에 그녀는 고대 유적의 묘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공을 인정받아 남작지위를 얻게 되었다.
다만 그것이 그녀가 얻은 것의 전부는 아니었으니 그 누구보다도 먼저 묘실에 진입한 그녀는 아직 작동하는 마도공학 기계를 발견하여 몰래 가지고 나왔고
아직 머리가 깨끗했던 그녀는 이것이 자신과 모험을 이어주는 열쇠라고 생각한채 그대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현재 상황: 자기 보신용으로 배운 평범한 수준의 마법과 그저 어딘지 모를 방향을 가리키고 있을 뿐인 오래된 마도공학 구체를 들고 여행을 하고 있다.
고대문명의 유적을 찾아다니지만, 이전과는 달리 지원이 없는 상황이라 그리 유복한 생활은 하지 못하고 얼기설기 엮인 흔적만을 찾아다닌다.

궁극적 목표: 잊혀져버린 고대문명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 있는 모든 경험들이 그녀의 목표이다.
원하는 서사: 모험! 탐험!!! 인디아나 존스! 그리고 말년에는 한적한 도시 외곽의 오두막집에서 경험을 글로 써내려가고 싶어요!

기타: 직업적으로는 역사학자이지만 마법이나 함정해제등 모험가적인 지식이 더 특출나다. 기초적인 수준의 함정해제나 식량의 구분정도는 할 수 있고 마법역시 자기 몸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는 사용할 수 있는 편.
다만 근력만큼은 다른 모험가나 역사학자에 비견하더라도 한심한 수준으로 일반인보다 아주 살짝 떨어지는 정도.

36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19:40:55

>>35
확인했어! 이 경우는 아무래도 재치와 손놀림으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서 빠져나가는 스타일이 되겠네! 혹시 고대문명에 대해 원하는 컨셉 있을까?

>>30
그리고 라제스주도, 혹시 발굴하고 싶은 영웅의 컨셉이 있다면 알려줘! 최대한 반영해볼게!

37 ◆sVA0efxA.s (fXGGEa4coc)

2024-08-13 (FIRE!) 19:43:48

>>36 간단히 설명하자면 소드월드 2.0의 룬포크나 던전 앤 드래곤의 워포지드처럼 자율형 골렘을 만들정도로 마법공학을 발전시켰던 나라가 좋지 않을까해요!

38 ◆rZZxWfZ37w (bNnfZjLTlI)

2024-08-13 (FIRE!) 20:31:01

>>36 세계를 돌아다니며 선행을 했지만 이름을 밝히지 않아 묻혀진. 하지만 구해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영웅의 흔적을 남겼고 그 흔적에 공통점이 있어 찾아보면 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는 그런?

39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20:43:12

>>37
내가 그 장르를 해보진 않았지만 대충 무슨 느낌인진 알 것 같아. 캐릭터가 바윗덩인줄 알았던게 갑자기 일어나는 걸 보고 "?????????" 하는 장면도 재밌겠네. 향후 서사에 그런 부분 나오게 해볼게!
>>38
우와 다행이다. 지금 간략하게 짜본 설정이 딱 그거거든. 알겠어!

40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20:47:40

일단 2명 정도로 소수진행 하게 될것 같은데, 일단 한김에 이거로 계속 진행해봐야겠다. 짧게 하면서, 이런 부분은 개선했으면 좋겠다 싶은거 알려줘.
일단 이야기하자면

1. 중간에 고난(캐릭터가 갑자기 물리적으로 뒤통수에 뭘 맞고 기절한다던지)은 있지만 데플이나 데플이나 다름없는 신세(식물인간, 전신마비)는 플레이어가 그걸 원하는 게 아닌이상 절대 없을 거야. 이 부분은 유념해줘.
2. 그리고 캐릭터가 시도하는 행동들 중 일부는 상황에 따라 실패할 수도 있어. 예를 들어 근력이 약한 캐릭터가 술집의 거한을 주먹으로 때려서 머리통을 깨버리려 하면 역으로 손목이 붙잡혀 꺾이거나 걷어 차이겠지? 이 부분은 실패했다고 좌절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의 서사의 한 요소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캐릭터가 어딜 가나 무조건 성공만 하는 이야기도 수요는 있지만, 어쨌든 전통적인 이야기에는 캐릭터의 실패도 무조건 있으니까.
3. 물론 2번은 내가 묘사를 잘 해야 하는 것도 있을거야. 캐릭터의 실패를 실패 그 자체로 그냥 '님 바보 히히' 하는게 아니라, 최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도록 해볼게. 던전월드 같은 룰에서 실패를 단순히 캐릭터를 바보 만들고 끝내는 게 아니라, 상황에 또다른 불리한 변수를 부여하고 그 변수로 다양한 이야기를 창출하는 데 있는 것처럼!

41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20:48:33

일단 레이첼주는 원하는 시작 상황이 있을까? 아예 고대유적을 다 발굴했다, 같은 상황만 빼면 한번 최대한 만들어볼게. 부담스럽다면 내가 시작해도 되고!

42 ◆sVA0efxA.s (fXGGEa4coc)

2024-08-13 (FIRE!) 20:50:54

>>40 확인했어요! 고대유적을 다 발굴했다는건 당연히 지금은 바라지 않고 최종적으로 유적의 흔적을 찾아다니면서 판타지 세상을 여행하는 느낌의 일반적인 로드무비 느낌을 바라는데 괜찮을까요? 평범한 모험가의 시작 같은 느낌으로 좀 부탁드리고 싶어요!

43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21:06:22

역사는 전설이 되고, 전설은 신화가 되어 사라진다.

레이첼의 담당교수가 수업시간에 처음 말했던 이야기입니다. 그 때는 멋모르고 넘겼던 말이지만, 지금의 레이첼은 그 말을 마음에 담게 되었습니다. 왜냐? 그녀의 기념비적인 첫 발굴 이래, 지금까지 별 발굴 성과가 없었던 건 분명 이 고대 문명이 전설이 되다 못해 신화가 되어 사라졌기 때문일 테니까요. 고대 문명의 묘실을 발굴하고 몰래 작동하는 마도 유물을 빼돌렸을 때는, 묘실의 존재를 알리고 (1대 한정이지만) 맥도웰 가문에 '학술남작'이라는 멋진 작위를 붙여줬을 때는 그야말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습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적어도 좋다고 장려금을 팍팍 쓰다가 쪼들리는 지금 상황에 이르지는 않았을 텐데요.

어쨌든, 레이첼은 여기서 포기할 수 없습니다. 고대 문명이 애초 존재하지도 않는 거대한 지적 사기극이라 여겼던 이들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계속한 발굴 작업인데, 이제와서 고작 돈 문제 때문에 포기할 리가 없습니다. 레이첼은 마음을 다잡고 일어납니다. 이곳은 베스터란트 왕국의 길리움 도시, '코주부와 홀쭉이'라는 이름도 참 괴상한 여관. 이제 길만 나서면 그만이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레이첼이 계획한 대로 파손된 탐험 도구(곡괭이, 램프, 밧줄, 그외 기타등등)를 새로 구입할 돈을 제하면... 이 여관의 방값과 식비를 못 낼 것 같습니다.

"어이, 지식인 양반. 돈 있는거 맞지?"

그런 레이첼 들으라는 듯, 여관주인 아저씨가 걸걸한 목소리로 문 너머에서 묻습니다...

이제, 레이첼은 어떻게 하나요?

44 ◆MjRAeKhiz2 (HMa.dv4cEE)

2024-08-13 (FIRE!) 21:12:13

캡틴은 업무특성상 8시부터는 자고 그다음날 새벽에 일어나야 해서 들어가볼게! 매일매일 몇시간씩 투자하는 건 무리겠지만, 최소 하루에 지문 하나씩은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 그리고 스토리 전개가 너무 루즈하다, 너무 빠르다 싶으면 이야기해줘. 맞춰볼테니까!

45 레이첼◆sVA0efxA.s (fXGGEa4coc)

2024-08-13 (FIRE!) 21:36:33

레이첼은 꽤 팍팍한 현실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 것은 오늘 오후였다.

“뭐 그 정도야 있어요.”

레이첼은 그리 말하며 빵을 베어 물었다. 평범한 흑빵일테지만 생각 이상으로 맛이 진하네.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돈을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문제가 있다면 이 여관비와 식사비를 내고 나면 수리가 불가능한 수준인 물건들을 다시 갖출 돈이 남지않는다는 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을 내지 않고 도망친다면 허울뿐이라도 남작의 품위에 문제가 된다.

요즘의 사람들은 로망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과거를 공부하기에는 살기가 바쁜 것인지 이런 일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귀신같이 돈을 받아낼 생각만 한다니까요. 위대한 위업에 동참할 기회는 언제나 오는 것이 아닌데.

우선은 주변을 좀 둘러볼까요. 어딘가에 돈이 될만한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46 레이첼◆sVA0efxA.s (fXGGEa4coc)

2024-08-13 (FIRE!) 21:36:33

레이첼은 꽤 팍팍한 현실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 것은 오늘 오후였다.

“뭐 그 정도야 있어요.”

레이첼은 그리 말하며 빵을 베어 물었다. 평범한 흑빵일테지만 생각 이상으로 맛이 진하네.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돈을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문제가 있다면 이 여관비와 식사비를 내고 나면 수리가 불가능한 수준인 물건들을 다시 갖출 돈이 남지않는다는 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을 내지 않고 도망친다면 허울뿐이라도 남작의 품위에 문제가 된다.

요즘의 사람들은 로망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과거를 공부하기에는 살기가 바쁜 것인지 이런 일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귀신같이 돈을 받아낼 생각만 한다니까요. 위대한 위업에 동참할 기회는 언제나 오는 것이 아닌데.

우선은 주변을 좀 둘러볼까요. 어딘가에 돈이 될만한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47 ◆MjRAeKhiz2 (DmbajZ87Ko)

2024-08-14 (水) 09:25:15

>>46
"그럼 다행이네요! 손님!"

걸걸한 목소리로 내뱉던 반말이, 돈 얘기에 긍정적인 답을 얻자 쾌활한 존댓말로 바뀝니다. 아무리 돈 낼까 의심스러운 손놈이랑 돈은 잘 내는 손님이 다르다지만, 정말 사람 대하는 태도가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군요.

어쨌든 학술남작도 남작은 남작인데, 여기서 그런 이유로 도망친다면 남작의 체면이 안 삽니다! 그리고, 뭔가 주문해놓고 도망치는 꼴은 레이첼의 성격이 용납하지 않기도 하고요. 시큼텁텁한 흑빵을 마저 다 먹은 레이첼은 일어나서 돈이 될 만한 일을 고민해보기로 합니다. 간단하게는, 이 도시는 뭔 일손이라도 필요한 곳이 있을 정도로 크다는 겁니다. 몸이 약해도 마차에서 물건을 내리는 일을 잠시 거들 수 있고, 레이첼이 가방끈 덕 좀 보려고 한다면 귀족들한테 찾아가서 뭔가 일거리를 물어보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48 레이첼◆sVA0efxA.s (G.gQ/gACq2)

2024-08-14 (水) 10:41:28

>>47
"몇일은 더 머물테니 떠나는 날에 한번에 계산하지요."

나름 학술남작로서 귀족위에 있으니 그녀는 일을 고르는 데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까다로운 눈을...가지지는 못했습니다. 어쩌겠어요. 고작해야 재능빨로 얻어낸 작위, 왕이 인정을 해주었다 해도 그것이 천성을 바꿀 수는 없는 법입니다. 지금 체면이 중요합니까 못먹어서 죽게 생겼는데!

우선은 저잣거리로 나가서 일거리를 찾아보도록 합시다. 확실히 생각보다 마을이 넓으니 무슨 일이라도 알아볼 수 있을거에요. 그러면서 돈을 많이 주는 일이라면 더 좋고.

"귀족들은... 대뜸 찾아갔다간 남작이고 뭐고 예의에 안맞다고 할테니 일단은 차선책으로 둬야겠네요."

마을의 규모가 좀 크니 학술원이나 학교같은 곳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가서 단기강사 구하냐고 물어봐야겠어요

49 이름 없음 (Bjo2D9PTTI)

2024-08-14 (水) 11:00:40

영생을 사는 저주를 받은 수인 용병같은 어디서 많이 먹어본 김치찌개같은 맛의 캐릭터도 가능한가요?

50 ◆MjRAeKhiz2 (DmbajZ87Ko)

2024-08-14 (水) 11:01:08

레이첼은 알아서 하라는 여관주인을 뒤로 한 채 나갑니다. 길리움 시에 처음 들어왔을 때 보았던 잘 짜맞춘 벽돌 길이 그녀를 반기고, 주변에는 아이들이 웃으면서 뛰어다닙니다. 돌아다니다 보면 여러가지 일거리... 라 할만한 것들은 모르겠지만, 레이첼은 여러가지를 보았습니다.

"이 염병할 놈! 오라질 놈! 쓸모없을 때는 짜증날 정도로 주둥이 나불대더니만 필요할 땐 유령마냥 사라져요!"

식당에서는 설거지 하던 욕쟁이 아줌마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욕을 퍼붓는 식당주인이 접시 사이에 끼여 비명을 지르고 있고, 사람들은 그걸 보고 껄껄 웃으면서 술을 한잔 더 주문합니다.

"으아아앙! 내 반지! 내 반지이!"

"아가씨, 그러게 이런 곳은 돌아다니지 말라고... 큰일났네. 이걸 어찌한담."

딱 봐도 돈이 많아보이는 귀족 아이는 좀... '귀족적'이지 않은 수챗구녕 앞에서 울고 그 옆에는 수행원으로 보이는 대머리 아재가 이미 다 빠진 머리를 쥐어뜯으며 이를 악물고 있군요.

그리고 학술원은 좀 멀리 있는 것 같습니다. 게시판에 붙은 마법학회 발표 공고를 보니, 북쪽으로 몇 블럭 더 올라가면 있다는군요.

51 레이첼◆sVA0efxA.s (bxpyMc5QWM)

2024-08-14 (水) 11:25:51

평온한 하루가 흘러갑니다. 옛날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오늘 하루도 바쁜 하루가 흘러가고 있습니다. 식당 주인은 날뛰고 어린아이는 울면서 수채구멍앞에서 울고있고... 음, 이거 평온한거 맞을까요? 제가 몇년동안 여행하는 사이에 평온의 기준이 바뀐 건 아니겠죠?! 어디 보통은 벽보에 구인공고가 붙어있으니...

"학술원은... 발표회?! 아니 이런걸 왜 지금 알게된거에요!!"

인간을 미지로 이끄는 원동력!!! 학술적 탐구심! 신이 인간을 만든 이래로 인간을 발전 시킨 것은 순수하게 더 나은 삶을 위한 갈망과 그렇게 쌓아온 시행착오의 역사가 아닌가요!!! 지금 하루에도 의미앖지만 위대한 논문들이 몇개씩 나오고 있는데 이런 곳에서 시간을 낭비할 수는...

"으아아앙! 내 반지! 내 반지이!"

당장에라도 학술원으로 달려가서 자리잡고 새로운 지식을 탐미해도 모자랄 시간인데!!! 크으윽... 어쩔 수 없네요.

"저기... 무슨 일 있으신가요?"

그렇게 머리를 잡으면 탈모가 가속될거라는 말은 꾸역꾸역삼켜버리고 근처에 있던 수행원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곤란하신것 같은데. 도와드릴까요?"

52 ◆MjRAeKhiz2 (DmbajZ87Ko)

2024-08-14 (水) 13:37:11

>>50
"아, 그게 말입니다..."

수행원은 레이첼에게 사정을 설명합니다. 아가씨가 반지를 끼고 바깥에 나갔다가, 그만 반지를 이 수챗구멍에 빠트리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밑에 하수구는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크긴 한데, 아가씨의 옷은 평민의 2년치 연봉, 수행원의 옷은 평민의 1달치 옷이라 괜히 들어갔다간 반지를 새로 사고 마는게 나은 꼴이 되며, 옷이야 새로 사면 된다쳐도 안에 위험한 것들이 있다는 소문을 들어서 걱정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수행원은 레이첼을 보더니, 귓속말을 합니다.

"도와주시면... 옷 버린 값, 더러운 하수구 걸어들어간 값 섭섭잖게 쳐드릴 수 있는데 어떻게, 괜찮으실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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