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조아~~~ 일상! 아람이랑 민호~~!! 노래방에서 만나려나! 예약은 스텝이 해줬을거고 일찍 온 사람이 방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거나~ 노래방은 아마도 호텔 내에 있는 노래방이었을 것 같고 간단한 주전부리랑 음료수도 비치되어 있을 것 같다! 노래만 부른다기 보다는 노래도 부르고 서로 얘기도 하고 그러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이번 일상 끝나면 아람이랑 혜성이랑 마주쳐서 서로 대화하는 것도 보고싶음~~!~!
적어도 민호는 노래만 부를 생각은 추호도 없을테니..이런저런 이야기를 시도하지 않을까 싶네! 이쪽은 그냥 아람이를 노리고 있는 애니 말이야! 아앗..ㅋㅋㅋㅋ 그럼 3번째 일상으로 그렇게 마주쳐서 대화나누는 걸로 해도 되지 않을까? 만나는 것 자체는 노래방으로 하면 될 것 같아! 노래 부르는 묘사는...요즘 최신곡들 잘 모르는데 찾아봐야할지도 모르겠네! (절레절레) 선레는 다이스로 갈까?
혜성과 나희가 그렇게 시간을 보낼 시기. 당연히 다른 이들도 각각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를테면 민호라던가. 아람과 파트너가 된 것에 매우 만족하며, 그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몸을 꾸미고 있었다. 머리카락을 빗으로 빚고, 괜히 은은한 장미 향수를 뿌려보기도 하고, 더 나아가 옷차림도 다시 한번 살며시 점검했다.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베이지색 셔츠와 그 위에 입은 진한 남색 가디건. 그리고 아래에 입은 검은색 긴 바지. 양말까지 깔끔하게 차려입은 그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남자친구 분에겐 미안하지만... 조금 거리를 늘려두면 좋겠지?"
물론 처음부터 아람과 확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상대도 부담스러워할테니까. 하지만 천천히 거리를 좁히다보면 마지막 날, 아람을 쟁취하는 것은 자신이 되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민호는 자신감 넘친 표정을 지었다. 일단 만나기로 한 장소는 노래방. 호텔 내부에 있는 노래방이라는 것이 조금은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민호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밀실 안에 단 둘만 있으니 방해받을 일이 없었고, 눈치를 볼 일도 없었다. 물론 카메라에 많은 것이 담기겠지만, 적어도 현장에는 아무도 없지 않은가. 그것으로 충분했다.
이어 그는 다시 한번 몸에 은은한 향이 풍기는 것을 확인하며, 방 밖으로 나섰다. 마음 같아선 아람을 직접 데리러 가고 싶지만 그건 역시 너무 부담스럽겠거니 생각하며 그녀는 바로 노래방으로 향했다.
이어 입구에서 기다리며 그는 작은 휘파람을 솔솔 불었다. 언제쯤 올까. 나름대로 기대를 하고. 얼마나 예쁘게 하고 올까. 그렇게 기대감을 다시 한번 품으며.
자신이 이런 연애 프로그램에 나오게 되다니. 확실히 인지도가 없긴 한가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인생이라는 게 열심히 한다고 모든 것들을 보상받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어릴 적의 환상과 현실이 너무 달랐기 때문일까. 아람은 아직 찹잡한 마음을 버릴 수 없었다.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혜성이 이 프로그램에 나오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자신과 헤어진 이후에도 승승장구하며 잘 나가놓고선 왜 이런 프로그램에 나올 생각을 한 건지.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에도 아람은 혜성을 힐금 살폈지만 그 생각을 알순 없었다. 오랜만에 본 얼굴이 꽤나 어른의 태를 갖고 있어서인지 조금은 설레기도 하고 이별의 감정이 떠올라 싱숭생숭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혜성이 자신을 지목했다는 것에 아람은 크게 놀랐다. 혹시...... 정말 이 프로그램에 나온 게 자신과 다시 잘 되기 위해서? 설마, 설마, 설마. 하지만 아람은 혜성을 선택할 수 없었다. 너무 갑작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기 때문에. 방송 카메라 앞에서 혜성과 마주하며 무슨 말을 해야할지 생각하면 머리가 하얘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회피를 택했다.
“하아........”
아람은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땋아내렸다. 양쪽으로 땋아내린 머리카락은 꽤나 발랄한 느낌을 주어 노래방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조금 오버핏한 긴팔 흰티에 멜빵 청치마는 봄 특유의 활기찬 느낌을 잘 보여주었다. 공원이나 놀이동산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노래방이라니 조금 아쉬운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아람은 거울을 보며 뺨을 톡톡 두드리며 표정을 풀었다. 화장기로 인해 밝고 화사한 느낌이 드는 얼굴은 밝은 표정이 덮어지자 더욱 매력적인 마스크로 변했다.
“가볼까ㅡ!”
웃는 얼굴로 아람은 방을 나서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노래방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는 민호를 발견하자 아람은 배시시 웃으며 밝게 인사한다.
발소리가 들리자 민호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졌다. 드디어 시작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표정을 애써 관리하며 뒤로 돌아서서 아람을 바라봤다. 와. 저 예쁜 모습 좀 봐. 속으로 크게 감탄하며 민호는 얼굴에 미소를 가득 지었다. 저 화사하고 활기찬 이미지의 아람씨와 함께 한다니. 진짜 오늘 하루는 잊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그는 다시 한번 애써 표정을 관리했다. 그리고 아람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아람씨! 저야말로 오늘 하루 잘 부탁할게요! 그건 그렇다고 쳐도... 노래방이라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하네요. 노래방도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조금 더 밝은 그런 곳이 좋았을 것 같은데. 제가 제비뽑기 운이 없긴 없나봐요."
물론 반 정도는 거짓말이었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그 누구의 시선도 받지 않는 곳에 아람과 단 둘만 있는다는 것 자체는 엄청나게 환영할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역시 조금 여기가 아니라 밖이었으면 좀 더 그녀의 화사함이 돋보이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뭐가 어찌되었건 일단 미션부터 수행할 생각이었다. 일단 최대한 인증샷은 나중에 찍어볼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닫힌 문을 열고 어서 들어오라는 듯, 문고리를 잡고, 아람이 들어갈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켰다.
"들어가볼까요? 아. 그러고 보니 아람씨는 어떤 노래를 좋아하세요? 그래도 노래방인데 노래 한 곡씩은 조금 불러보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요. 물론 노래 부르는 거 별로 안 좋아하면 굳이 억지로 안 불러도 되고요!"
마음 같아서는 사랑과 관련된 곡을 부르고 싶었으나 일단 그건 참기로 하며 민호는 어떤 노래를 부르면 좋을지 머리를 가만히 굴렸다. 일단 첫만남. 부담이 되는 행동을 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조금은 거리를 좁히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열심히 머리를 굴리며 그는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만 조용히 지을 뿐이었다.
"그건 그렇고 오늘도 예쁘시네요. 하하하. 저만 보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요. 물론 제가 TV로 보던 아람씨는 늘 예쁘고 화사한 느낌이었지만... 오늘은 특히나 더 그렇게 보이네요."
아쉬워하는 듯한 민호의 말에 아람이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답했다. 아람도 날씨도 좋으니까 밖에서 촬영한다면 더 좋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노래방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긴 했으니까. 문고리를 잡아 열어주는 것에 감사 인사를 하며 아람은 노래방 안으로 들어갔고 적당한 자리에 앉았다.
“저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해요~ 그래도 노래만 부르다가 헤어질 순 없으니까 일단 한 곡씩만 불러볼까요? 얘기도 좀 하고 틈틈히 노래도 부르고요.”
테이블에는 확실히 대화를 나누라는 듯 간단한 다과가 있었고 음료와 물 등이 놓여 있었다.
“감사합니다. 민호 씨도 멋있으세요. 그나저나 티비에서 저 보신 적 있으세요?”
한 때 비중있는 조연으로 티비에 나온 적도 있고 꽤 유명세도 탔었지만 그 때 뿐이고 연예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을 정도였기에 아람은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다.
"하하. 그럼 아람씨 노래 기대해봐도 되죠? 저는 그렇게까지 잘 부르는 편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불러볼게요! 어쨌든 노래방에 왔으니까요! 물론 얘기도 좋고요!"
그러고 보니 이 미션은 시간이 언제까지지? 그냥 마음껏 즐긴 다음에 나오면 되는건가? 오늘 지나가기 전에만 오면 되는건가? 아니면 노래방 시간 끝나면 그걸로 끝인가? 이건 조금 상황을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민호는 아람이 들어간 후에야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녀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아주 잠깐, 그녀의 옆자리가 눈에 보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그는 일단은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테이블에 놓여있는 다과 중 일부를 그녀의 앞에 살며시 내려놓은 후, 물까지 챙겨준 후에야 민호는 자신의 몫을 챙겼다. 가볍게 웃으며 패트병의 뚜껑을 딴 후, 그는 물을 먼저 한모금 마셨다.
"티비에요? 이런 말 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아람씨 나온다는 프로는 어지간하면 다 챙겨보고 있어요! 물론 제가 체육교사다 보니 아무래도 수업 준비를 해야하거나, 시험문제를 만들거나 할 땐 못 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이어 그는 괜히 사람 좋은 미소를 내비추며 아람에게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자기 소개할 때도 어느 정도 티는 냈다고 생각하는데. 저 아람씨 이외에는 딱히 눈여겨보는 사람이 없기도 하고... 아.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받아달라는 것은 아니에요. 물론 받아주면 고맙긴 한데... 그래도 아람씨 마음도 존중해야죠. 하지만... 기회 정도는 줄 수 있죠?"
물론 그것도 부담스럽다면 어쩔수 없지만요. 그렇게 이야기하며 민호는 호쾌하게 웃음소리를 냈다.
아람이 장난스럽게 말하며 그 말을 받는다. 그야 배우이지만 방송에서 노래 부를 일이라던가 연기를 하면서 노래 부를 일도 있을테니 이를 대비해서 연습해오기는 했으니까. 나름 뮤지컬 같은 것에도 관심이 있기도 했고. 이전이라고 해서 노래를 못불렀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아람은 민호가 다과와 물을 챙겨주자 고맙다는 의미로 눈인사를 했다. 민호를 따라 물을 따고 목을 축이는데 민호에게서 반가운 소리가 들린다.
“정말요? 히히. 챙겨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방송인으로서 방송을 챙겨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이런 이들이 많아져야 자신에게도 새로운 일이 들어오는 것이니까. 호쾌한 웃음을 내며 적극적으로 플러팅 멘트를 날리는 것에 아람은 별로 거부감이 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런 프로그램이기도 했고 나름 솔직한 모습이 좋다고 생각했으니까. 방송으로서 재미있기도 하고.
“그 말씀은 제 팬이라서 하시는 말씀이세요?”
아람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짖궂게 말한다. 티비로 챙겨봐왔다곤 하지만 진짜인지는 알 수 없는 이야기이고. 그저 배우라고 하니까 호기심에 하는 대시는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로 기대하겠다는 듯이 민호는 아람을 바라보며 웃음소리를 냈다. 과연 어떤 느낌일까? 자신은 자신대로 열심히 해야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는 다시 한번 무슨 노래를 부르면 좋을지에 대해서 살며시 고민했다. 어쨌건 노래방 안의 문이 닫히고 이제는 정말로 딱 둘만 남은 상태였다. 카메라야 돌아가고 있겠지만, 어쨌든 지금 당장은 둘만 있었으니까.
한편 아람에게서 물음이 들어오자 민호는 싱긋 웃었다. 자신의 팬이라서 그런 것이냐는 말에 민호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아람을 더더욱 빤히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솔직히 저는 아람씨에 대해서는 TV에서 본 것 이외에는 아는 것이 없어요. 솔직히 팬이라서 그러는 것도 있죠. 당연히. 제가 아람씨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니니까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참가한 이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아람씨이고, 딱히 아람씨 이외에는 가까워지고 싶은 이도 없는데... 굳이 아람씨 이외에 다른 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까요? 그러다가 이제 더 아람씨가 마음 속을 채울 수도 있는 거고. 연애라는 거... 저는 대부분은 이렇게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계기는 사소할지도 모르나, 그 사소한 계기조차 없으면... 발전조차도 될 수 없으니까요."
나름대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며, 민호는 아람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걸 정면으로 긍정하며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였다가 다시 사람 좋은 미소와 표정을 지으며 아람에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건 아람씨도 해당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팬이기에 눈에 들어오고, 그러다보면 자연히 제가 마음을 채울 수도 있겠죠. 여기가 꼭 연애하고 싶어서 오는 이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전, 적당히 시간 떼우다가 갈 생각은 없거든요. 기회를 살려서 아람씨 한번 꼬셔볼거고, 최종적으로 제가 선택되는 것이 목표인데... 뭐 아까도 말했다시피 꼭 받아달라는 것은 아니에요. 아람씨의 마음은 아람씨의 것이니까. 그러니까 아람씨도 뭐, 제가 아니더라도 마음에 드는 이 있으면 그 사람과 잘 되었으면 해요. 없으면 없는대로 어쩔 수 없는거지. 안 그래요?"
이런 답은 조금 그런가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괜히 호쾌한 웃음소리를 한번 더 냈다.
/ㅋㅋㅋㅋㅋㅋㅋ 뭐, 혜성이는 이 방송분을 보면 초조해지겠지만 말이야. 반대로 아람이는 혜성이와 나희 쪽 방송분을 보고 어떻게 느낄지도 궁금해지네!
확실히 그렇겠지! 실시간으로 방송하면 네 전남친/ 네 전여친 저렇게 놀고 있대요! 라고 대놓고 알려주는 거니 말이야! ㅋㅋㅋㅋ 사실 싸움으로 끝나면 차라리 다행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ㅋㅋㅋㅋㅋ 아람이도 묘한 기분을 느끼는구나. 의외로 사이가 좋아보여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혜성이가 다른 여자와 1:1로 그렇게 있다는 것 자체가 어색해서 그런 것일까.
연애의 시작이라. 확실히 연애의 시작은 사소한 것으로 시작되는 법이긴 했다. 자신이 혜성에게 먼저 말을 걸고 사진 찍는 것을 가르쳐달라고 했던 것처럼. 그 이후로 연애를 다시 시작하지는 못했지만...... 그건 너무 생각이 많아서 그랬던 것일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고 이런저런 현실에 찌들면서 좋다,라는 순수한 감정보다는 서로의 조건을 따지게 된 것일지도 모르고.
“그렇죠. 그래도 선전포고 같은 걸려나요. 뭔가..... 저한테 적극적으로 대시하시려는 분이 있을거라곤 그닥 생각하지 못해서서 좀 민망하기도 하지만요.”
그래도 나쁘지 않다는 듯 아람은 배시시 웃었다. 아람은 물을 한 모금 더 마시고는 노래방 리모컨을 들었다.
“음, 슬슬 노래 한 곡 부를까요? 먼저 부르는 쪽이 좋으세요? 아니면 제가 먼저 부를까요?”
"제가 아니어도 한 명 정도는 더 있을 것 같은데요. 딱 보니까 티가 나던데. 뭐, 그렇다고 해서 적당히 좋은 것이 좋은거지. 할 생각은 없지만요! 선전포고라고 해도 좋아요. 애들 가르칠 때도 항상 최선을 다하라고 가르치는데, 정작 제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애들에게 무슨 면목으로 그렇게 말하겠어요?"
정말로 다른 여성은 신경도 쓰지 않고, 다른 누가 아람을 노리고 있다고 해도 자신은 물러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그는 강하게 선언했다. 한 우물을 파는 그의 성향 그 자체였다. 물론 아람이 부담감을 느낀다면 조금 생각을 바꿀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상태에서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임은 분명했다. 오히려 자신만만한 눈빛과 미소를 보이며 민호는 아람의 제안에 마이크를 먼저 들었다.
"그럼 제가 먼저 부를게요. 그래도 이런 것은 역시 맨 처음에 분위기를 좀 띄워야죠!"
리모컨을 받은 후, 그는 검색 기능을 돌려보다 경쾌하고 신나는 분위기의 곡을 선택했다. 딱히 사랑 관련 곡은 아니었다. 그냥 지금 이 분위기를 즐겁게 바꿔보겠다는 듯이, 경쾌한 멜로디를 방 안에 가득 울리게 하며 그는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전문가 수준으로 아주 잘 부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 부르는 것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딱 무난한 중간 정도의 실력. 하지만 음이 꽤 안정적이었고, 가사 또한 꽤나 부드럽게 넘어가고 있었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거나 그런 모습이 아니라 그냥 이 자체를 즐기겠다는 듯이 환한 미소를 비추며 어깨까지 들썩이며 노래에 집중하던 그는 싱긋 웃으면서, 마지막 파트까지 무난하게 불렀다.
나는..조금 피곤한 하루였지만 그래도 괜찮아! 이제부터 쉬면 되지 뭐! 주말도 코앞이다! ㅋㅋㅋㅋㅋ 아무튼...ㅋㅋㅋㅋ 아람이..ㅋㅋㅋㅋㅋ 회피한 것 치고는 엄청 신경쓰고 있잖아! ㅋㅋㅋㅋ 정작 혜성이는 그때의 기억을 그냥 뭐, 아는 사람 하나 늘렸다 정도로만 기억하겠지만 말이야.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하...추워... 이게 날씨가 맞는건가..겨울이니까 맞네! ㅋㅋㅋㅋ 아무튼 내일 연차로구나! 축하해! 난 다음주 수요일 연차다! 하하! (엄지척) 아무튼 아람주도 하루 수고 많았어!! ㅋㅋㅋㅋ 일단 아람이도 현재 별 생각은 없구나. 민호가 알면 시무룩 할지도 모르겠는걸? ㅋㅋㅋ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닌법이지!
ㅋㅋㅋㅋ큐큐ㅠㅠㅠㅠㅠ 진짜 겨울 싫어......... 담주 수요일 연가 축하해~~!!! 담주 수욜에 뭐하는데? 약속가? 혜성주도 수고 많았어~~~ 아마 답레는 내일 가져올 듯 하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쉽지 않지~~! 민호처럼 한눈에 반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 않을까?
딱히 일정은 없어! 그냥 어차피 올해내로 연차 한번 더 써야하니..그냥 수요일에! 후후..이걸로 난 3주 연속 주 4일제다! 답레는 천천히 써도 괜찮아! 확실히..쉽지 않지. ㅋㅋㅋㅋ 맞아. 한눈에 반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진짜 엄청난 확률이니 말이야. 그만큼 아람이가 예쁘고 귀엽고 최고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내일 연차라고 너무 늦게 자나......? ㅋㅋㅋㅋㅋㅋ 혜성주 3주 연속 주4일제냐구 ㅋㅋㅋㅋㅋㅋ 축하해(?) 확실히 한눈에 반한다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해~~! 아니 ㅋㅋㅋㅋ 그게 아람이가 그런 덕이냐고~~ 그냥 혜성주가 아람이를 좋아하는 것 뿐이잖아~! 지금 시간이면 자고 있을테니까 잘자구 내일도 힘내기야~!
연차는 잘 보냈니? 아람주? 오늘 쉬는 날이면 늦게 잘 수도 있지! ㅋㅋㅋㅋ 아침에 늦잠은 푹 잤을지도 궁금하네! 그리고..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어! 다음주 수요일 연차. 그 다음주 수요일은 크리스마스! 그리고 다음주는 1월 1일! 와! 나 3주 연속 주 4일제야!! 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아니야! 아람이는 단체스레에 올라갔어도 진짜 다들 아람이와 연플 찍으려고 엄청 노렸을 거라니까! 나만 그런거 아니라구! 아람이는 충분히 한눈에 반할만한 존재야! ㅋㅋㅋㅋ
아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 또한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으로 이곳에 온 것이니까. 연애 프로그램이라고 빼지 않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참여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민호가 최선을 다해서 다가온다면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도 나름 중요한 것이라고 아람은 생각했다.
그리고 민호의 첫 곡이 흘러나오고 경쾌한 분위기에 아람은 탬버린을 흔들고 소리를 내며 조금은 따라부르기도 하면서 이 분위기와 노래를 즐겼다. 그리고 노래가 끝나자 탬버린으로 손뼉을 치며 웃는다.
민호의 너스레에 자리에서 일어나자 민호가 노래를 부를 때 예약해 놓은 곡이 시작된다. 노래는 아람이나 민호가 학창 시절 때 인기 있던 걸그룹의 노래였다. 유명해서 누구나 알 수 있는 신나는 곡. 물론 걸그룹 노래다보니 사랑 노래이긴 했다. 의미가 있다고 하긴 어렵겠지만. 아람은 마이크를 들고 앞으로 나오면서 몸을 까딱까딱 가볍게 흔들었다.
밝고 경쾌한 곡을 부르며 손동작으로 가벼운 안무를 흉내내기도 하는데 꽤나 즐거워 보인다. 노래도 안정적이고 꽤나 잘 부르네, 싶은 정도이고. 안무 중에 손가락 총으로 민호를 겨눠 장난스럽게 쏘기도 했고.
노래가 끝나자 아람이 와르르 웃음을 쏟아내고는 자리에 앉았다. 추억 소환 노래다보니 부르면서도 재밌었던 듯.
진짜 쉬는거 너어어무 좋아!!! 이번주 진짜 바빴던 만큼 집에서 늦잠도 엄청 자구 그랬다~~! 거의 점심 넘어서 일어났어 ㅋㅋㅋㅋ 와~~~!! 진짜 그렇네~~ 나도 휴일 많아서 너무 좋아~~ 그렇지만 일은 기다려주지 않겠지만 ㅋㅋㅋ큐ㅠㅠㅠㅠ 진짜 담주에도 열심히 일해야지이이이 혜성이도 다인스레에서 인기 많았을걸? 츤데레라니 너무 귀엽잖아~~~!~!~! 진짜 츤데레 최고.........
멋있다는 말이 아람의 입에서 들리자 민호는 예스! 소리를 크게 내면서 아자하는 느낌으로 포즈를 취했다. 정말로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하기사 자기가 마음에 두고 있는 이의 입에서 자신이 멋있다는 말이 나왔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그는, 아람을 진심으로 자신이 데려가려고 노리고 있었기에.
자신의 노래가 끝난 후, 아람의 노래가 시작되자 민호는 절로 오- 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 곡이 무슨 곡인진 자신도 알고 있었다. 이거 자신의 학창 시절 때 잘 나가던 걸그룹의 노래가 아니던가. 뭔가 되게 오랜만에 듣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그는 탬버린을 흔들면서 조용히 곡에 집중하는 것과 동시에, 아람의 안무를 눈에 담았다.
귀엽다.
예쁘다는 감성에 이어 귀엽다는 감상이 절로 나왔다. 사랑 노래이긴 하지만, 애초에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에 대해서 민호는 조금도 기대하지 않고 아람의 귀여운 안무를 즐기는 것에 만끽했다. 안정적으로 잘 부르는 노래 실력에 감탄하다 그녀가 손가락 총으로 빵야 쏘자 민호는 심장을 잡고 으윽. 소리를 내면서 어느 정도 그녀의 행동에 맞춰줬다.
"하하하. 엄청 잘 부르시는데요? 안무도 출 줄은 몰랐는데. 너무 귀여우시다. 아람씨. 귀엽다는 평 많이 듣지 않았어요? 응. 진짜 눈이 갈 수밖에 없더라고요. 어쩌지. 아람씨 진짜 더 욕심 나는데."
직설적으로 그녀에 대한 호감을 강하게 표현하면서 민호는 그녀의 모습을 계속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혜성에겐 조금 미안할지도 모르나, 역시 아람은 자신이 데려가야겠다고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다음에는 듀엣 곡 어때요? 사랑곡 안해도 상관없어요. 그냥 아람씨와 듀엣 한번 부르고 싶어서."
물론 받아들일지, 아닐지는 아람의 자유였다.
/ㅋㅋㅋㅋㅋ 진짜로 푹 쉰 것 같아서 다행이야! 아람주..한동안 엄청 바빴으니까. 일은...ㅋㅋㅋㅋ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휴일은 즐겨야지! 연차도 즐기고 주말도 즐겨야 하고 그런 법이야! ㅋㅋㅋㅋㅋ 글쎄..혜성이가 인기가 많았으려나. 모르겠다! 아람주에게 인기가 있었으면 그걸로 족했을 것 같긴 해!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