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대박적인것 같아요 히히 저 이 에유 린이 본명인 나시네로서 꽤 유명한 아역배우였다가 모종의 일로 그만두고 잠적해버린 것으로 정체를 생각했거든요 린이 학교에서 나시네가 아닌 린인 이유도 그런...지역유지인 친척(낫 삼촌)의 도움으로 이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고 그런 상상을
"하지만 방금 목표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나갔는데..." 망가진 라디오가 제대로 전파를 인식하지 못해 서로 다른 방송이 뒤섞인 것처럼 혼동되는 내용을 뱉다 스친 이질적인 인물과 알렌의 부름에 현재로 돌아왔다. 여인은 붉은 눈을 동그랗게 하고 당혹스러움을 그대로 드러내며 그와 눈을 마주하며 고개를 올려 마주보았다.
"오라버니? 아니 사무카와랑 하루카가 기다린다고." 불꽃을 머릿속으로 인지하여 의식하는 순간 생각의 흐름이 어그러진다. 다정한 노을빛 눈을 가진 십칠팔세 정도 되었을 소년의 손을 작은 고사리 손으로 붙잡는다. 나시네 불꽃이 곧... 어딘가 텅비고 흐린 음성이 웅웅이는 잡음이 섞여 흐리멍텅하게 울린다. 휙 장면이 바뀌고 짙은 갈색이 섞인 더티블론드의 정리되지 않은 머리통에 날티나는 녹안이 못마땅히 까닥인다. 그 옆에 같은 빛의 녹안을 빛내는 소녀가 그녀를 걱정스레 응시한다. 불량스레 눈살을 찡그리던 소년이 입모양으로 말한다.
마츠시타 정신차려
"기다린다고...아, 제가 무슨 말을." 퍼뜩 놀라 생각에 빠져 살짝 놓은 손을 다시 쥐어 붙잡는다. 밝은 금빛의 머리칼에 자신을 걱정스레, 혹은 무언가를 원하는 빛으로 응시하는 푸른눈이 현실로 린을 끌어당겼다. 어색한 순간을 깨듯 다시 알림음이 울렸다.
"방금 그 사람이 맞나봐요. 방향을 바꾸어서 저 끝으로 향하고 있어요. 저 끝은..." 목적지를 찾아 시선이 닿은 곳에 불꽃이 하나 피어올랐다.
"...보러," 멍하게 그것을 붉은 눈이 바라본다. 머릿속이 아릿하게 멀어지다가 잡념이 없어져 맑아지고 달싹이던 입술이 저절로 움직여 답을 담는다.
"같이 보러가요." 길 잃은 아이처럼 불안하게 세게 쥐다 놓다 반복하던 손이 그의 손을 편안히 잡았다
옛날에, 10년도 더 전에 달에서 내려온 공주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늦게 자면 안된다며 이야기를 도중에 끊어 그 끝을 듣지 못한 5살의 하야시시타 나시네는 아침에 일어나 서재를 뒤지가다 어린이 문집에서 그 끝부분을 읽을 수 있었다. 대체 무슨 뜻인지 공주가 다시 달에 돌아간 걸 그저 안타까워하다 호기심을 해결하고서 까무룩 잊어버린 전래동화가 왜 지금 다시 떠오르는 것일까.
나시네는 오래 전에 가족을 잃었지만 아직도 그 때의 꿈에 사로잡혀 돌아갈 날이 올듯이 환각으로 그리며 현실에 유리되어 숨어있었다. 과거를 비추는 아스라한 달빛과 닮은 환영을 계속 바라보면서 그 날을 후회하고 계속 그리다 자기 자신도 과거에 붙박혀 현실을 거부하며 그 날의 연을 끝맺는 날만을 기다려왔다. 마치 달에 돌아가는 날만을 기다려온 그 옛 이야기의 공주처럼. 다채로운 빛을 띠는 푸른 눈이 자신을 붙잡는다. 예전에 죽어버린 자신의 것과 다르게 맑은 물이 푸른 하늘의 빛을 곧이 곧대로 투영하듯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눈이 흔들리며 저를 뒤따라 바라본다. 흔들리는 푸른 동공에 비치는 자신을 인지함과 동시에 불꽃놀이의 시작을 알리듯 울리는 폭죽소리가 온통 주위에 가득차 확 파도가 밀려오듯 현실이 온 감각으로 그녀에게 다가온다.
더 이상 머리가 아프지 않았다.
"왜 그런 표정을 지어요?" 맑은 미소가 그에 어울리는 살며시 지어진 눈웃음이 자연스레 흰 얼굴에 피어났다. 얼떨떨하고 어색하게 마음에 무언가 얹힌듯 표정을 짓는 알렌에게, 자신을 온전히 잠시나마 현실로 내려오게 한 그에게 말을 건내었다.
"정말 바보같아." 목표물의 위치를 전송하는 신호음이 삐삐 두근거리는 박동을 반영하듯 바삐 울리다 불꽃놀이가 진행되는 부둣가에 닿았을 때 사람들 틈바구니서 울려 그 주인이 누군지 모를 작은 웃음소리와 함께 소란에 묻혀 잦아들었다. 저 멀리서 멍하게 붙박혀 선 테크웨어를 입은 사람의 인영이 보였다. 아니 사람들의 인영이었다. 명백하게 마츠리의 분위기속에서 튀는 이질적인 테크웨어를 입은 남자가 유카타를 입은 여자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불꽃만 보고 그를 돌려보낼게요] 발신자가 누군지 모를 메세지가 알렌과 린 두사람의 챗에 전달된다. 연한 갈색머리를 한, 테크웨어의 남성 옆에 선 여성이 두 사람을 돌아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그의 다음 생이라도 만날 수 있었으니 이제 모든 염원은 마쳤습니다.] 환히 웃는 여자의 얼굴이 팟 하고 검푸른 밤하늘에 떠오르는 거대한 불꽃이 피어나자 그 빛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가려진다.
[미래의 이방인이여 지금 이 순간을 그저 담을 수 있기를.] 하늘에 알알이 보석이 박히듯 불꽃이 번지며 수놓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