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50418> [All/일상/청춘] 서머타임 래그타임 - 제14화 :: 1001

◆vuOu.gABfo

2024-08-05 21:10:55 - 2024-08-26 20:11:58

0 ◆vuOu.gABfo (f1Zo6vTmAk)

2024-08-05 (모두 수고..) 21:10:55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말이 아닌 소리를 들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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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박수 : https://forms.gle/EKHngwiTNwTSqz2h9

818 카나타 - 이즈미 (4GZOTRrLC2)

2024-08-21 (水) 21:32:36

"...잘 모른다는 것으로 알면 될까?"

지금 그가 하는 말의 의미를 잘 이해를 할 수 없었는지, 카나타는 괜히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특별히 무슨 말이 더 있진 않았다. 자신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결국 변하는 것은 변해가기 마련이었다. '변화'가 일어난다면 스스로 그것을 응원해주는 것이 맞는 법이니까. 아쉬움은 가라앉히면서 카나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가만히 물결을 바라봤다.

"...나는 여기에 쭉 있을 생각이야. ...얼마든지 오고 싶으면 와. ...호시노 이누네코랜드에."

귀여운 고양이와 강아지가 많아. 그렇게 말하는 카나타는 절로 미소를 지었다. 한편, 호수 위에 등불이 떠오르자 그 고요한 빛이 모든 것을 감싸는 듯 했다. 어둠이 사라지며, 잔잔한 불빛이 호수를 감쌌다. 그 호수 너머에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 카나타는 살며시 앞으로 걸어가며 호수에 비친 자신의 얼굴, 그리고 어쩌면 투명하게 비칠 그 너머의 것도 보려고 했다. 가만히 손을 뻗어 호수에 대려고 하는 듯 했으나 곧 그는 손을 치웠다.

"...이나리님. 당신에게 바치는 등불을 받으시고, 니시키리의 소원을 부디 들어주십시오."

고요하고 건조한, 그러면서도 다정함이 살짝 녹아있는 목소리로 그는 호수에 자신의 기원을 바쳤다. 품에 안고 있던 소원은 아니었으나, 이 정도라면 괜찮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며 카나타는 숨을 후우 내뱉었다.

"...예쁘네. 등불이."

819 미카즈키 - 히라무 (ALnilcihEY)

2024-08-21 (水) 21:34:47

"사과는 왜? 괜찮아."
"응. 투수."

히라무의 회상은 틀리지 않다. 뭐 한때 날리던 유명한 투수의 손자가 마을에 돌아온다고 쑥덕대는 소리가 귀를 스쳐간 적이 있을까. 아무튼 이 이방인은 그 투수가 맞았다. 볼캡을 푹 눌러쓰고, 이따금 태양 아래 선명히 빛나는 새파란 색채의 눈동자가 히라무의 시선과 이따금 한 번씩 스쳐 마주치던, 멋진 슬라이더를 던지던 그 사람- 그러나 지금 여기에 있는 그는, 히라무가 기억하고 있던 낮의 모습을 허물마냥 벗어던지고 이 자리에 있는 것만 같았다.

"글쎄. 어디든 괜찮아. 지명 다 잊어버리기도 했고, 딱히 뱃삯도 없고..."

히라무의 목적어만 남긴 조심스런 질문에, 이방인은 선뜻 대답을 내어놓았다. 이방인다운 대답이다. 이제 딱히 자신을 가려줄 허물이 없기도 했고.

"하토가와라."

히라무의 말을 한번 되감고는, 그는 히라무를 가만히 바라보며 반문했다.

"합석할 자리가 있을까?"

그리고는 몇 번 본 기억이 있던, 아마 히라무도 몇 병인가 갖고 있을 브랜드의 라무네병을 꺼내어보인다.

"라무네, 이거라도 괜찮다면, 줄게."

820 히라무-미카 (xBQXLM9i1g)

2024-08-21 (水) 21:47:40

기분이 안 좋아 보이셔서요, 라고 대놓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히라무는 멋쩍게 웃기만 했다. 과연 야구부로군. 그 때의 미카는 심해에 사는 물고기가 아니라, 수면 위를 나는 빛나는 물고기 같았는데.

"본 적 있는 것 같아요. 기억이 날 듯 말 듯."

유명 투수의 손자라던가, 그래서가 아니라, 운동장 위에서 유연한 폼으로 공을 날리던 모습이.

히라무가 고민했던 것은 호칭이다. 어쨌든 같은 학교 선배이니 선배님으로 일단은 괜찮지만, 동행한다면 통성명 정도는 해두고 싶었다. 히라무가 동생이니 먼저 말하도록 하자...고 했으나, 그 전에 섬세해 보이는 선배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었다.

"뱃삯이 필요하진 않을 거예요. 집행부는 공짜로 태워 주신다고 점장님이 그랬거든요. 등불 띄우실 거죠? 선배님도."

마지막 편이니 케이시 점장님이 귀띔해준 대로 집행부를 위한 자리가 비워져 있을 거였다. 히라무의 예측일 뿐이다. 그러나 히라무는 당당하게 장담하다시피 했다.

"집행부한테 비워 놓으신댔어요. 같이 가실래요?"

미카가 꺼내드는 것은 라무네 병이다. 사실 히라무도 먹을 걸 가져왔는데, 어디보자...가방 안을 뒤지던 히라무는 물물교환할 밀크캐러멜을 두 개 꺼냈다.

"제가 배 모는 것도 아닌데요 뭐. 그치만 라무네는 좋아하니까...선배님은 이거 드실래요?"

821 히라무주 (xBQXLM9i1g)

2024-08-21 (水) 21:50:33

갑자기 점장님을 대인배로 만들어버렸지만,,, 괜찮겠?지?situplay>1597050418>335 캐붕은 아닌 듯 암튼아님

822 이즈미 - 카나타 (wip1ZZRa2.)

2024-08-21 (水) 21:59:58

"예측과 예지는 다른 법이니까요."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 이라고 생각하면서 어깨를 으쓱합니다. 예측에 쓸 정보가 많아서 예지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그렇게 예측이 쉬운 건 아니고.

"호시노 이누네코랜드에 들르는 게 행사처럼 될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거기에 있을 동물들도 언젠가.. 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카나타가 그 곳에 있어도 달라지긴 하겠지만, 그래도 같은 건 있겠지.

"...소망을 이룰 수 있는 힘을 달라에 더 가까울까요..."
호수의 물과 비추는 것과 결국 빠져버릴 것.. 한참을 바라보면서 떠다니는 것을 바라봅니다. 예쁜 불빛이지요. 말은 없습니다.

823 카나타 - 이즈미 (4GZOTRrLC2)

2024-08-21 (水) 22:04:30

"...와준다면 얼마든지 환영이야."

꼭 이즈미가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상관없었다. 물론 여름방학이 끝나면 한동안은 그곳의 일을 도와주는 빈도가 점점 줄어들겠지만, 그럼에도 자신은 역시 그곳에 계속 있을테니까. 이렇게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는 것에 카나타는 안도했다. 누가 들으면 이해를 하지 못할지도 모르고, 왜 그렇게 생각을 하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어쩌겠는가. 자신이 그러겠다는데.

카나타는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등불을 바라봤다. 조용히... 조용히... 그 불빛이 천천히 떠가면서 어둠을 빛내며 어쩌면 여우가 뛰어들었을지도 모르는 그 위치까지 흘러가는 것을 조용히 바라보며 그는 가만히 고개를 돌렸다.

"...돌아가자. 다른 등불도 봐야지."

이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을 등불. 그런 등불을 잔잔하게 바라보는 것 또한 하나의 여흥이었다. 오늘은 바로 돌아가지 말고 이렇게 근처를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하다가 가는 것도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카나타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니시키리. 덕분에 좋은 구경을 했어."

824 카나타주 (4GZOTRrLC2)

2024-08-21 (水) 23:09:21

(데구르르)

825 미카즈키 - 히라무 (ALnilcihEY)

2024-08-21 (水) 23:44:41

어차피 그렇게 별 가치를 두지 않아도 될 사람. 뭔가 대놓고 말해도 좋고, 시원하게 욕지거리를 해도 아무도 뭐라고 그러지 않을 것이다. 이젠 빈털터리나 다름없는 처지라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으니. 마법은 풀렸고, 앙상한 뼈만 남아 있다.

"그래?"

히라무의 말이 딱히 극적인 심경의 변화를 불러온 것 같지는 않지만, 유용한 정보인 것은 사실이었기에 이방인은 그런가, 하고 히라무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반문했다. 알려줘서 고마워, 라고 하려던 찰나 따라붙는 히라무의 질문.

"내가 흘려보낼 건 따로 있으니까 괜찮아."

이방인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보였다.
손바닥보다 약간 더 작은, 새하얀 종이배다.
같이 가실래요, 하는 히라무의 제안에 이름모를 선배는 종이배를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이것마저 못하려나 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신세지네."

망부석처럼 서 있던 다리가 차근차근 발걸음을 옮긴다. 기꺼이 그 손은 히라무에게 라무네 한 병을 쥐어주었고, 히라무가 내미는 캐러멜 하나를 받아들었다.

"고마워. 잘 먹을게."

그는 히라무를 따라, 선착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826 미카즈키주 (ALnilcihEY)

2024-08-21 (水) 23:45:21

요즘 왜이리 초저녁잠이 많은지 모르겠네.. 기합으로 깨서 답레 썼어.

827 카나타주 (4GZOTRrLC2)

2024-08-21 (水) 23:48:55

아이고...피곤하면 어서 푹 쉬길 바라! 미카주!

828 이즈미 - 카나타 (wip1ZZRa2.)

2024-08-21 (水) 23:52:48

"언젠가 돌아오기도 하고. 누군가는 떠나가고..."
그렇게 되기도 하겠다고 생각하며 이즈미는 천천히 등불이 떠다니는 것을 바라봅니다. 등불이 위치한 곳을 보다가. 다시 다른 곳으로 가다가. 어디론가 흘러가겠지요...

"돌아가는 것이죠."
다른 등불을 보기도 하고, 흘러가는 그 거대한 등불의 파도에서 어떤 것을 느끼는지.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요. 이즈미는 좋은 구경을 했다는 말에, 저도 좋은 구경을 했네요. 라고 말하려 합니다...

829 히라무주 (xBQXLM9i1g)

2024-08-21 (水) 23:52:59

>>826 엇 주무시고 내일 또 이어주세영!! 저도 다른 거랑 병행중이라 텀이 조금씩 있을 것 같아서...무리하지 않으셔도 되니깐영!!!

830 미카즈키주 (ALnilcihEY)

2024-08-21 (水) 23:53:10

아니, 지금 수면패턴을 조금이라도 교정해두지 않으면 일주일 내내 초저녁잠을 자다가 일상 끝마무리를 못할지도 모르니까, 조금이라도 깨 있고 싶어서. 카나타주는 괜찮아?

831 카나타주 (4GZOTRrLC2)

2024-08-21 (水) 23:54:04

나는 아직은 잘 시간이 아니니 말이지! 새벽 1시 경에는 자러 갈거지만 말이야!
그리고.. 사실상 이쪽 페어 일상은 거의 마무리 단계인 것 같고!

832 카나타 - 이즈미 (4GZOTRrLC2)

2024-08-21 (水) 23:56:58

"...그럼 다행이야."

자신은 언제 생각해도 말재주가 없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좀 더 이런저런 말을 할법도 하건만, 결국 나오는 것은 이런 건조한 목소리 뿐이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 이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이즈미를 바라보던 카나타는 "말재주가 없어서 미안."이라는 말을 살며시 남겼다. 물론 이즈미가 어떻게 생각할진 그로서도 알 길이 없었지만.

이내 카나타는 돌아가겠다고 이야기를 했고, 배는 천천히 호수 바깥을 향해서 이동했다. 호수 바깥에 도착하면 어떻게 할까. 조금 더 이런저런 곳을 바라보는 것도 좋을테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좋겠고, 아직 이어지는 축제장에 들려 이것저것 구경하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가만히 호수를 바라보면서 카나타는 조용히 이야기했다.

"...이나리 신님. 안 나와주려나. ...이런 곳에서 유일하게 등불 하나가 빛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이즈미에게 괜히 그렇게 물어보며 그는 점점 멀어지는 등불. 그리고 호수 중심가를 가만히 바라봤다. 육지에 도착하는 그 순간까지 그의 시선은 아마 그곳에서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833 히라무-미카즈키 (SF5cNlj5i6)

2024-08-22 (거의 끝나감) 00:06:18

미카는 손에 흰 것을 꺼내들었다. 캬라멜보다 밝지만 라무네보단 어둡다. 흰빛이라 눈에 잘 띄기는 했다. 종이배다. 등불은 두 사람이 같이 띄우는데, 소원을 같이 흘려보내기 위함이니 두 명 분의 소원을 태울 공간은 충분했다.

이런 걸 보내지 않아도 그렇다. 이것도 얘기해 드릴까 고민하던 찰나 종이배는 도로 주머니 안으로 들어갔다. 히라무는 잠시 주머니를 쳐다보다가 미카의 얼굴로 눈을 들었다. 잘 보이지 않는 얼굴. 초승달보다도 그믐달 그림자가 진 듯하다.

"천만에요."

히라무는 딴생각이라도 하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캬라멜을 하나만 가져가실 때도 별 말 없이 있었다. 두 개 다 드셔도 되지만, 하나로 충분하실 수도 있으니까.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는 어느덧 어둠이 사방에 질펀했다. 밤의 물은 조용하고 까맣다. 달빛과 어스름한 푸른색이 배가 일으키는 물결에 맞춰 일렁이고 있다. 배가 출발하자 하얀 물보라가 일었다.

이 하얀색을 봤는데.

물보라를 보자 물어보고 싶은 게 생각났다. 두어 개 있었다. 일단 첫 번째 질문부터.

"참, 제 이름은 호죠 히라무입니다. 선배님은..."

목에 걸린 열쇠가 달빛에 반짝거렸다.

834 히라무주 (SF5cNlj5i6)

2024-08-22 (거의 끝나감) 00:09:45

>>830 계획대로!!! 그래도 늘 몸이 우선인 거 아시죵^///^

835 이즈미 - 카나타 (teYa3FaSBk)

2024-08-22 (거의 끝나감) 00:10:06

다행이다. 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다행이 맞으니까요. 말재주가 없어서 미안하다는 말에는 글쎄요.. 라고 말끝을 흐립니다.

"예측이나.. 숨은 것을 파헤치는 것을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것 또한 다 경험이 기반되어야 하는 것인 만큼, 확실하지 않습니다. 잘만 사용한다면 사람을 휘어잡을 수도 있을까? 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오래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나리 신님께서 나와주신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나와주신다면 좋은 일일 텐데 말이지요. 라는 말을 하는 이즈미입니다. 이나리 신님이 나와주신다면 쓰담쓰담을 할 수 있어보일지도? 음. 근데 쿠레비호에 꽤 오랫동안 계셨다면 털말리는 데 한세월일지도 모릅니다. 등불도. 다른 주위광경도. 어딘가 멍하게 집중하게 되는 깜박임이 느껴지는 것처럼 빤히 쳐다보게 됩니다...

836 카나타 - 이즈미 (DgU4Jknn6U)

2024-08-22 (거의 끝나감) 00:21:02

"...귀엽겠지. 여우잖아."

그 말을 하는 카나타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필시 이나리 신은 귀여움의 대명사일 거라고 생각했는지, 그의 두 눈동자가 상당히 초롱초롱 반짝였다. 혹시나 어딘가에서 여우가 나타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라도 했는지 두리번, 두리번. 그렇게 두리번거리던 카나타의 표정은 이내 실망으로 가득 찼다. 아무리 둘러봐도 여우로 보이는 것은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하긴, 나올리 없겠지."

아쉬운 목소리를 내던 그는 배가 육지에 도착하자 재빠르게 내렸다. 그리고 이즈미에게 잡고 내려오라는 듯 가만히 손을 내밀었다. 만약 그가 붙잡았으면 안전하게 육지로 내려줬을 것이고, 잡지 않고 그대로 내렸다면 손을 아래로 내렸을 것이다. 아주 자연스럽게. 정말로 자연스럽게.

"그럼...니시키리는 이제 어쩔거야? 나는 적당히 둘러보다가 갈 생각이야."

등불도 보고, 축제도 둘러보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이즈미의 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뭐라고 할지 나름 궁금하다는 듯.

/어... 뭔가 초고속으로 끝나버린 것 같은 기분 오브 기분이네. 일단 막레에 비슷한 느낌이 되려나? 이거? 일단 등불을 띄우는 것이 목적이었으니 말이야. 이번 이벤트!

837 미카즈키 - 히라무 (DatFCbiqoA)

2024-08-22 (거의 끝나감) 00:38:59

그런 찬란히 빛나는 것에 적을 말은 더 이상 없었다. 그런 데 쓸 말들은 이미 다 울부짖고, 털어놓고, 이루거나... 망쳤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을 마지막 소원.

이 여름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러 가는 길마저도 하필이면 당신같은 자상한 사람의 옆을 빌려야만 한다는 것이, 식어버린 가슴에도 미안해서 쓰라렸다. 그러나 이제 와서 무언가 말을 꺼낼 염치라도 있던가, 말을 꺼낼 거리라도 남았던가.

하다못해 좀더 일찍 당신을 만났더라면- 그러나 기다려주지도 않는 토키와라가 거슬러올라오기끼지 해줄 리는 더더욱 만무하다. 이제 와서 자의로 할 수 있는 것은 히라무의 손에서 캐러맬을 받아드는 것, 그리고 히라무를 따라 배에 타는 것. 그뿐이다.

하얀 포말을 가르며, 케이시 요시마사가 모는 배는 아느샌가 하토가와에 도착했다. 그때 건네어져오는 히라무의 목소리에, 이방인은 고개를 들어 히라무를 바라보았다.

"호죠 히라무. ...좋은 이름이네."

하고 되뇌고는, 그는 입을 열어 히라무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일러주었다.

"나가쿠모 미카즈키."

어딘가에서 들어봤을 법한 성씨, 이름이 될 법한 낱말을 히라무가 잘 아는 국어로 일러주는데, 그 이름이 머릿속에 남지 않는다.

838 이즈미주 (teYa3FaSBk)

2024-08-22 (거의 끝나감) 00:52:49

진짜 막레.. 로 받아도 될 거 같은 느낌이... 있긴 하네요..?

839 히라무주 (SF5cNlj5i6)

2024-08-22 (거의 끝나감) 00:54:59

미카주 좀 늦어질 거 가트영 ㅠ0ㅠ...죄송해영 답레 내일 아침에 올라올 수도 있으니까 너무 늦어지면 기다리지 말고 주무시기!!!

840 카나타주 (DgU4Jknn6U)

2024-08-22 (거의 끝나감) 00:55:47

일단 캐입대로 하긴 했는데... 이즈미주가 편한대로 해도 될 것 같아!

841 이즈미주 (teYa3FaSBk)

2024-08-22 (거의 끝나감) 01:04:17

막레로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카나타주도 수고하셨어요

푹 자고 일어나서 이을 순 있는데 요즘 멍한 느낌이 있어서...

842 카나타주 (DgU4Jknn6U)

2024-08-22 (거의 끝나감) 01:06:05

음 그럼 저걸로 막레로 이벤트 일상을 끝내는 것이 맞으려나? 아무튼 상태가 별로 안 좋구나. 그럴 때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지. 그럼 마무리 짓자! 일상 수고했어! 이즈미주!

843 카나타주 (DgU4Jknn6U)

2024-08-22 (거의 끝나감) 01:25:34

그렇다면 일단 난 자러 갈게!! 다들 잘 자!!

844 히라무-미카즈키 (SF5cNlj5i6)

2024-08-22 (거의 끝나감) 15:11:53

"소리가 잘 안 들려요..."

외치는 히라무의 말끝이 물보라 소리에 묻혔다. 다시 말하면 되겠지만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진짜인지 아닌지 불확실해서다. 선배가 목소리를 작게 내지도 않았는데 물소리에 묻힐 리가 없다.

이 사람은 조금 이상하다.

낮에 운동장에서는 이렇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물 먹은 솜처럼 무거워져 있을까? 푹 젖어 약한 힘에도 찢어질 종이처럼. 히라무는 아까 받았던 라무네를 들었다. 어두운 밤하늘도 라무네의 투명함 앞에서는 얄짤없이 투과되어 보인다.

좋은 이름이라는 칭찬은 평범한 인사치레다. 알고 있는데도 하고 싶은 말이 생긴다. 히라무는 라무네 너머로 미카를 보며 해설하듯 늘어놓았다.

"히라무라고 하는 이름, 한자는요, 열 개開자에 힘쓸 무務를 써요. 뭔가 여는 데 힘을 들이라거나, 열 의무가 있다든가, 웃긴 이름이죠? 할아버지가 지었대요, 아빠 말로는요. 뭘 열라고 이런 이름을 지었을까요?"

라무네를 내린 히라무의 가슴팍에서 쇳덩이가 반짝였다. 보트의 물보라는 아직 세차게 일고 있다.

"웃긴 이름이지만 저도 좋아해요. 선배는 좋아하세요? 선배 이름."

히라무는 발 밑에 라무네를 내려놓고 등불을 들어 안았다. 곧 배가 멈추면 불을 붙일 요량이었다.

"저,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845 미카즈키 - 히라무 (NWMRPbvwrY)

2024-08-22 (거의 끝나감) 17:52:09

어째서일까, 똑똑히 들었는데 들리지 않는 이름. 잘 안 들린다고, 한번 더 그 이름을 말해주길 재청해보았으나, 히라무를 마주보고 앉아있는 이방인은 의뭉스레, 안개같은 웃음을 지어보일 뿐이다.

히라무가 기억하고 있던 모습과는 많은 게 달라져있는 모습. ...무겁다? 아니. 그 표현은 공정하지 못하다. 아니 오히려, 무언가가, 이 이방인을 학교에서 보았을 때보다, 그는 무언가 많은 것을 잃어버린 듯한 모습이었다. 그 이방인에게, 원래 응당 있었어야 할 것까지... 이 이방인을 이방인이 아니라 ■■■■ ■■■■라 부를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던 것들까지 잃어버리고 잃어버린 끝에, 이것은 자신이 있던 자리에 자신을 붙들어주는 매듭들도 자신의 자리마저도 자기 자신마저도 모조리 잃어버리고 이 자리에서 히라무와 함께 부유하고 있었다. 게으른 주제에 욕심은 많았던 끝에, 전부 탕진해버린 게다.

이방인은 가만히 히라무의 말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인사치레. 맞다. 인사치레였지만, 그래도 그 시바견같이 헤실하면서도 묘하게 야무진 구석이 있는 인상의 소년을, 히라무, 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잘 어울린다. 그렇게 느낀 것만큼은 사실이었다.

네 열쇠를 쓸 곳, 아직 찾지 못했구나. 아직도 무언가를 연 일 없이 물결 따라 히라무의 가슴팍에서 춤추고 있는 열쇠를 바라보며, 이방인은 히라무의 말에 끝까지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예기치 않게도, 질문으로 마무리된 네 이야기.

"우리 할아버지는 일본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투수인 나가쿠모 텐이치로야. 할아버지는 변화구를 엄청나게 잘 던지시는데, 마운드에서 쓸 수 있는 구종이 8종류가 넘었다던가. 그 중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 때마다 사용하신 게 커브야. 곡선을 그리며 올라갔다가 직선 궤도로 떨어지는데, 타자 입장에서 공이 둥실 떠올랐다가 포수 미트로 순간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대. 그 커브볼을 던질 때 할아버지의 투구 폼을 보고 메이저리그에서 그 커브에 붙여준 별명이 '크레센트 커브'... 내 아빠는 내가 할아버지를 뛰어넘길 원했고... 그래서 내 이름을 「미카즈키」라고 지어줬어..."

"정말로 바보같은 아빠야."

"내가 제일 잘 던지는 건..."

"왼팔로 던지는 직구거든."

이방인은,
나가쿠모 미카즈키는 호죠 히라무를 바라보며 흐릿하게 웃고 있었다. 보트의 물보라도 흔들림도 조금씩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

"응, 듣고 있어."

846 하나요주 (SM41gmTT1w)

2024-08-22 (거의 끝나감) 18:50:13

>>812 히라무 특기 ㅋ ㅋ ㅋㅋ ㅋ ㅋ ㅋㅋ ^ㅁ^ 좋아~~!!!~~!! 그걸로 하자~~!~!~~!!!

>>813 요것도 하고 싶지만 하나요는 일하는 중이라 슈다 많이 못 떨 테니까~~~!~~!!! 썰로 풀면 어때~~?~~??? ㅇㅂㅇ

선레는 누가 할까??~?? 다이스로 할까..??~?~~??

847 카나타주 (DgU4Jknn6U)

2024-08-22 (거의 끝나감) 19:05:14

갱신이야! 다들 안녕!

848 하나요주 (6d0HF4CN9M)

2024-08-22 (거의 끝나감) 19:06:17

카나나주 안뇽~~~~~~~!!!!!

849 하나요주 (6d0HF4CN9M)

2024-08-22 (거의 끝나감) 19:08:48

마이주는, 혹시 보고있디면 하나요주가 같이 등 띄우는 독백 올려도 될까? 에 👌 아니면 ❌️ 중에 하나만 해줄 수 있으까~~~???~~??? ㅇㅂㅇ

오늘은 컨디션이 괜찮아서 독백 가능할지두 몰라서~~~!!!~~!!!!

850 히라무주 (tUgJOhyo46)

2024-08-22 (거의 끝나감) 19:11:03

>>846 앗 다 조아영!!! 그럼 이걸로 하고 선레는 카요주한테 부탁드려도 될까영??
지금은 밖이어서 집 가서 다시 접속해야 할 거 같거든영 ㅠㅠ 시간 남을 때 가볍게 써주셔도 되고 제가 집 가서 써도 댐!!

미카미카 답레도 확인해쓰영 집 가서 답레 드릴게영~~~~

851 하나요주 (6d0HF4CN9M)

2024-08-22 (거의 끝나감) 19:12:02

>>850 웅 나도 집밖이야~~~!!~~!! ㅋ ㅋ ㅋㅋㅋ ㅋㅋㅋ 우리는 집밖인 사람들~~~!!!!~~!!! ^ㅁ^ 집 가서 씻구 썬레 써올게~~~~!!!~!!!

852 카나타주 (DgU4Jknn6U)

2024-08-22 (거의 끝나감) 19:15:45

다들 안녕!! 아무튼 일상이 돌아가는구나! (뒹굴) 나는 일단 스토리가 나오는 것을 기다려봐야겠네!
어떤 스토리가 나올진 모르겠지만 일단 그걸 보고.. 슬슬 정리해야겠어.

853 하나요주 (oDNDvPxZxI)

2024-08-22 (거의 끝나감) 19:20:06

하얀부적 메이트~~~~!!!!~~!!!

나두 기대하면서 기다릴깨. ㅇㅂㅇ

854 카나타주 (DgU4Jknn6U)

2024-08-22 (거의 끝나감) 19:27:48

마지막에 이나리님 보여주세요. 이나리님 보여주세요! 제발 보여주세요! (굽신굽신)

어쨌든... 작별인사는 스토리를 본 후에 하는 걸로! 여기까지 왔으니 그래도 스토리는 봐야지. 그게 이즈미주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고!

855 하나요-히라무 (FFdBX4.etw)

2024-08-22 (거의 끝나감) 20:48:21

시점은 축제의 전날, 호리이 하나요는 집에 있었습니다.

"으~~~음."

얌전하게 앉아있는 하나요의 앞에는 옷 두 벌이 있었습니다. 한쪽에는 언니에게 물려받아 매년 입던 분홍빛 유카타와 노란 오비, 그리도 다른 쪽에는 엄마가 친구 딸이 더이상 입지 않게 되었다고 가져온 비취색의 유카타.

이것을 누구에게 보여주고 골라달라고 할까......

하나요에게 문득 창문이 보였습니다. 그 너머에는 소꿉친구가 있을 것입니다. 하나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섬주섬 비취색 유카타로 갈아입습니다. 유카타에 그려진 분홍색과 흰색이 섞인 꽃무늬가 다채롭습니다.

하나요는 그대로 방에 모아두었던 말랑이들 중 하나를 꺼냅니다. 오늘은 흰색 닭 모양 말랑이입니다. 그것을 손에 쥐고서,.

"읏-차~~~!!!"

-삐꾹!

라무쨩의 방 창문에 부딪치는 말랑이입니다.

"라무 쨩~~~!!"

커튼을 두손으로 모아서, 자신의 얼굴만 보이고 유카타는 보이지 않게 하고서 히라무를 부르는 하나요입니다.

856 카나타주 (DgU4Jknn6U)

2024-08-22 (거의 끝나감) 20:51:31

(데굴데굴)

857 하나요주 (FFdBX4.etw)

2024-08-22 (거의 끝나감) 20:52:02

(같이 떼구르르)

858 카나타주 (DgU4Jknn6U)

2024-08-22 (거의 끝나감) 21:00:32

어이구! 하나요주는 어서 무대로 올라가라구! 일상을 돌려야지! (빤히)

859 하나요주 (FFdBX4.etw)

2024-08-22 (거의 끝나감) 21:02:38

(방긋)(카나타주 손잡고 무대로 올라가기)

860 카나타주 (DgU4Jknn6U)

2024-08-22 (거의 끝나감) 21:03:54

엗? 나는 왜 무대로 올라가는거야? (동공지진)

861 하나요주 (FFdBX4.etw)

2024-08-22 (거의 끝나감) 21:08:08

카나타주는 상냥하니까~~!!~~!!~!~!! ^ㅁ^

862 하나요주 (FFdBX4.etw)

2024-08-22 (거의 끝나감) 21:08:08

카나타주는 상냥하니까~~!!~~!!~!~!! ^ㅁ^

863 카나타주 (DgU4Jknn6U)

2024-08-22 (거의 끝나감) 21:09:23

ㅋㅋㅋㅋㅋㅋ 뭔가 앞뒤가 안 맞잖아! 그거!

864 히라무-미카즈키 (SF5cNlj5i6)

2024-08-22 (거의 끝나감) 21:35:29

열쇠를 쓰고 싶었을까?

어딘가를 열고 싶었을까? 이름에 들어 있는 의무를 지키고 싶다고 히라무는 줄곧 생각해 왔다. 이 열쇠의 미스터리를 풀어내기 전에는 토키와라를 떠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잃어버린 친구를 만나서 그간 쌓아온 이야깃거리를 늘어놓을 수 있을까? 그러고 싶다고 소원을 빌려고 했다.

선배는 이름을 말해주지 않는다. 사장 할아버지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나 보다고 혹자는 말한다. 히라무는 반박한다. 이름을 몰라도 좋아할 수는 있지, 추억에 꼭 이름을 붙여야만 해?

이름 없는 향수야말로 평생을 간다.

이 밤도 그런 알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지 모른다고, 히라무는 문득 그런 예감이 들어, 파도 사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바윗산 같은 선배를 물끄러미 본다. 선배는 히라무에게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그것도 서술형으로.

"초승달?"

히라무는 되물었다. 나가쿠모 텐이치라, 토키와라의 유명인을 수록한 한 장짜리 페이지에서 본 적 있다. 그 손자였구나. 그렇다면 나가쿠모...미카즈키. 예쁘고 특이한 이름이다. 그러나 선배는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별로 마음에 안 들어하시는구나. 조금 더...이렇게 쭉 뻗은 이름이었으면 좋았을려나?"

아닐 수도 있지만. 히라무는 앞으로 두 팔을 나란히 폈다가 접었다.

"별 건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요...미카즈키, 선배는 종이배를 띄우시는 거죠? 어째서예요?"

865 히라무-하나요 (SF5cNlj5i6)

2024-08-22 (거의 끝나감) 21:40:38

내일이면 축제! 히라무는 올해 집행부니까, 축제 관련 인사가 된 기분을 내려고 뭐라도 입을 예정이다. 보통은 대충 티셔츠에 반바지였지만 축제 기간에는 종종 핫피나 유카타 같은 전통의상을 걸치곤 했다.

방 옆 창문 뒤에 숨은 소꿉친구는 매년 꼬박꼬박 유카타를 입어왔지만. 마침 읽고 있는 책은 일본의 의상사에 대한 책이다. 유카타 페이지에 소개된 다채로운 유카타 자료사진을 보면서, 올해 만나는 하나요도 분홍색 유카타에 노란 띠를 맸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던 차에...

삐꾹!

문 열라는 뜻이다. 히라무는 창문을 열었다. 창문에 말랑이가 부딪힐 때마다 내는 처절한 울음소리다. 카요쨩도 너무하기도 하지! 매번 귀여운 말랑이를 살신성인의 메신저로 써 놓고는 천진난만한 얼굴을 하고 있다. 커튼 뒤에 얼굴만 내놓고 숨은 하나요를 보고 히라무는...

"아, 오늘 공연은 가부키입니까?"

라무쨩도 너무하기도 하지!

866 히라무주 (SF5cNlj5i6)

2024-08-22 (거의 끝나감) 21:44:56

귀가~~~~~~

뉴카타 카요쨩 귀여웡^///^

867 카나타주 (DgU4Jknn6U)

2024-08-22 (거의 끝나감) 21:49:33

어서 와! 히라무주!

868 히라무주 (SF5cNlj5i6)

2024-08-22 (거의 끝나감) 21:52:40

안녕안녕~~~~~ 카나타주도 좋은 저녁이에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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