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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않은 말을 술술 하는 카나타를 보며 그게 뭐냐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메론소다는 사시사철 다 맛있지만 역시 여름 축제에서 마시는게 제일이다. 그리고 살짝 일탈을 하는 느낌이라 더 좋달까. 카페 부스에 있을 말차류를 마시지 않는다는 점이 말이다.
"에~ 카나쨩 먹ㅂ, 와아~ 고마워~"
딱딱. 갓 뜯은 나무젓가락을 부딪혀 소리내며 먹보라고 하려던 말이 쏙 들어갔다. 카나타가 메론소다 한 잔을 스즈네에게 내밀어서다. 도로 가져갈새라 얼른 받아들고서 냉큼 빨대부터 물었다. 상큼달달한 향이 화하게 느껴지는 음료를 쭉 흡입하니 입 안이 단숨에 시원해진다. 그래~ 역시 이거지~ 하는 표정으로 메론소다를 마신 스즈네는 행복해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음음~ 응~"
빨대를 문 채로 초코바나나 사러 가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 스즈네는 한 모금을 더 꼴깍 마시고서야 입을 열었다.
"사격 할 거야~! 사격이랑 다트랑~ 아~ 조금 전에 들었는데~ 저어쪽에 버스킹 공연이 있대~ 기타랑 드럼이랑~"
얘기하다보니 누가 하고 있을지 대충 감이 잡혔지만 거기까지 말하지는 않았다. 그 쪽으로 안 갈 지도 모르니까. 말을 하던 스즈네는 입이 심심한지 메론소다의 빨대를 다시 물어 잘근거렸다. 그러면서 카나타의 유카타를 툭툭 당기고 저 사람들 사이로 초코바나나가 그려진 입간판을 가리켰다. 그리고 씨익 웃더니 한 걸음 앞서 종종 걸어가기 시작했다.
먹ㅂ라는 말에서 끊기긴 했지만,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자 했는지 카나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그런 거 아니라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좀 많이 먹는 감은 있지만, 축제니까 그 정도는 되는 것 아니겠는가. 손에 쥐고 있는 야키소바를 바라보다가 이건 조금 있다가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메론소다부터 집중해서 마셨다. 물론 다 마시진 않고 반 정도 남긴 후, 그는 빨대를 입에서 떨어뜨렸다.
한편 스즈네의 입에서 버스킹 공연이 있다는 말에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것이 있었나? 누가 할까? 유명인이 하려나? 물론 이곳에 유명인이 올 것 같진 않았지만, 정보를 알고 있으니 누가 출연하는지도 알지 않을까 생각하며 카나타는 스즈네에게 질문했다.
"...누가 하는지 알아? ...알면 가르쳐줘."
조금 흥미가 생겼는지 그렇게 질문하며 그는 그녀의 답을 기다렸다. 그와는 별개로 유카타를 막 잡아당긴 스즈네의 뒤를 따라 초코바나나 부스로 향했다. 일단 소원권으로 얻어낸 먹을 것은 여기까지였다. 충분히 맛있게 먹으리라 다짐하면서 그는 사람들의 사이를 빠져나가면 메론 소다를 한 입 더 천천히 빨대로 마셨다가 입에서 떨어뜨렸다.
"...아. 맞아. 나 가다가 가면 부스가 있으면 잠깐 들려도 될까? ...여우 가면이 있으면 살까 해서."
이나리 신사에서 주관하고 있으니 여우 가면 정도는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괜히 기대감을 보였다. 없으면 조금 아쉽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그렇게 물어보는 사이, 두 사람은 부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바나나와 초콜릿 특유의 달콤한 향이 부스에서 가득 풍기고 있었고 카나타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역시 축제는 먹을 것이 많아서 좋아. ...당분간, 다이어트 조금 해야 할 것 같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그 말은 굳이 하지 않으면서 그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리고 스즈네를 바라보며 기대에 가득 찬 눈빛을 반짝반짝 빛냈다.
어두운 밤. 모두가 안대를 쓰고 꿇어앉은 가운데, 죽통을 타고 흐르는 차가운 물 소리가 텐트 안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둔탁한 소리······. 재료들이 하나씩 내려오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나가시소멘이란 전분기가 쭉 빠진 탱글탱글한 소면을 차가운 쓰유에 찍어 먹는, 여름의 호젓하고 소박한 맛이 있는 풍물시였겠지만, 이것은 어둠 나가시소멘. 덩어리져 내려오는 정체불명의 재료들의 소리는 물론, 냄새부터가 일반적인 여름 별미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참가자들은 허공에 젓가락을 휘적대며 겨우 수로선을 찾아, 엉성한 폼으로 건져내기 시작했다. 입에 넣기 전까지는 재료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이 어둠 나가시소멘의 묘미. ‘그러다가 젓가락이 입을 찔러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없지는 않았지만, 이미 학창시절에 어둠 나가시소멘을 몇 번이고 주도했던 쿠로사와는 알고 있었다. 망설임이 무엇보다 강력한 완충재가 되어 준다는 것을······!
잽싸게 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그새 들었나 보다. 먹보 아니라며 콕 집는 카나타의 말에 스즈네는 입술을 비죽 내밀고 눈을 가늘게 좁혀 떴다. 얼른 가져간 메론소다를 다시 뺏길까 보아 소중하게 챙기면서 우우~ 이래서 눈치 빠른 카나쨩은~ 하고 중얼거렸다. 굳이 끊은 말을 그렇게 콕 집었어야 했냐는 불만. 은 커녕 눈치가 빠른 것에 대한 농담이었다. 그도 그럴게 제가 말해놓고 스스로 웃겨 키득대고 있었으니 말이다.
"히히히~ 으응? 에~ 그니까 그게~"
하지만 버스킹 공연에 대해 돌아온 물음에 스즈네는 명백히 망설이는 모습으로 대답을 어물거렸다. 이걸 말해도 될까 안 될까 하는 고민이 표정에 잠깐 스쳐간다. 감출 만큼 대단한 사실은 아니지만 만에 하나라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말하지 말란 얘기도 따로 들은게 없으니까. 괜찮겠지 하듯 눈을 두어번 깜빡이고 대답한다.
"아마~ 히-쨩네 밴드일 거야~ 카나쨩도 알지~? 2학년 때 역사 쌤~ 이자 우리 집 둘째~ 취미로 하는 밴드인데~ 오늘 순찰 비번이라 나온댔어~ 아마 그거일 거야~"
밴드 이름이 뭐랬더라~ 맨날 까먹네~ 정말로 까먹었는지 으음~ 하고 앓는 소리를 내던 스즈네는 곧 모르겠다~! 하고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중요한 정보도 아니니까 그러려니 하자는 느낌이다. 그렇게 인파를 헤치며 초코바나나를 향해 가다가 가면 얘기에 우웅? 하고 돌아본다. 입에 빨대가 물려 있어서 소리가 울린 모양이었다.
"가면~? 그거 좋네~ 나도 살래~ 노오 가면이나 야차 가면~ 있을까나~"
어쩐지 취향 독특하다 싶은 가면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스즈네는 키득거렸다. 석가면이나 철가면도 좋은데~ 라는 중얼거림이 조금은 섬찟할 지도. 그런 말을 하며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 더더욱.
"맛있는 거 실컷 먹구~ 매일 아침마다 조깅하면 돼~ 카나쨩은 골든이랑 뛰면 되겠다아~"
어느새 도착한 초코바나나 부스 앞에서 카나타의 중얼거림을 들은 스즈네가 말했다. 그러면 다 된다는 듯이 아무 걱정도 없어 보인다. 실제로도 활동량이 많아 살이 잘 찌지 않는 타입이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아침마다 가볍게 동네 외곽을 뛰는 조깅을 하고 있었다.
"아하~ 카나쨩~ 초코바나나가 그렇게 좋아~? 간식 달라는 링링이 같아~ 귀엽네~"
살은 둘째치고 먹을 기대에 찬 카나타를 마주 본 스즈네가 경쾌하게 웃었다. 아하하! 그러더니 금새 모옷된 표정을 지으며 속닥거렸다.
"다신 평범한 초코바나나는 못 먹을 몸으로 만들어주지~ 기대하라구~"
여기서 기다려! 라며 단호히 말한 스즈네는 호다닥 부스 앞으로 가서 초코바나나 두 개를 주문했다. 뭔가 손짓까지 해가며 장황한 주문이 보통이 아닌 듯 하다. 부스 주인도 진지하게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초코바나나를 만들기 시작했다. 갓 까낸 하얀 바나나를 제과용 꼬치에 꽂아 그 위에 초콜릿을 입히는 것까진 보인다. 평범한 초코바나나를 만든다기엔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폴폴 풍긴다. 그 뒤는 가판 등등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다. 그 냄새에 이끌린 인파로 인해 부스 앞이 조금 더 북적이게 되었다. 그러고도 조금 더 지나서야 스즈네가 초코바나나로 보이는 것을 들고 돌아왔다.
"기다렸지~ 짜잔~!"
의기양양하고 기쁜 표정으로 돌아온 스즈네가 들고 온 것 중 하나를 내밀었다. 그건 얇디 얇은 크레이프로 생크림과 함께 도르르 말려있는 초코바나나였다. 안에 들은게 생크림 뿐일까. 받아서 가까이 보면 생크림 사이사이 새빨간 생체리 조각이 보이고 상큼한 수제 사과잼의 향도 옅게 느껴진다. 제일 중요한 바나나는 초콜릿 코팅을 두 번이나 해서 깨물면 표면이 바사삭 부서질 것 같다. 초콜릿은 무려 밀크와 다크 두 가지 맛이라 과하게 달지 않게 신경 쓴 것이 보인다. 확실히 보통이 아닌 비주얼이었지만 취향에 맞을 지는 별개의 문제긴 했다.
"먹을 거는 이거면 되겠는데~ 어디 앉아서 먹어야겠어~ 손이 꽉 차버렸는 걸~"
카나타는 몰라도 스즈네의 손으로는 꼬치구이통에 메론소다와 초코바나나를 들고 있는게 고작이었다. 걸으면서 먹기는 힘드니 어디 앉자고 말하며 스즈네는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인파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 않아 으잉~ 하고 불만스러운 소리를 냈지만.
"역사 쌤? ...아. 그 사람. ...보러 갈래? 보고 싶으면 말이야. ...나는 조금 흥미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면 그다지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르나 아는 사람이기에 카나타는 살짝 흥미를 보였다. 하지만 스즈네의 입장에선 혈육인만큼 보고 싶을지는 또 애매한 편이었다. 아무래도 혈육이 공연을 하고 있으면 직접 바라보기 묘하게 부끄럽거나 얼굴이 간질간질할 수 있으니까. 그렇기에 스즈네의 생각을 물어보며 카나타는 조용히 대답을 기다렸다. 이어 그녀의 입에서 노오 가면과 야차 가면이 나오자 그는 침묵을 지키다가 어깨를 으쓱했다.
"...축제인데 없지 않을까. 텐구는 있을 것 같지만... 뭐, 나중에 찾아보면 되겠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으니까."
적어도 야차 가면은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 카나타의 생각이었다. 전문 가면점이라면 모를까. 하지만 팔지 않으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찾아보고 있으면 사고, 없으면 넘어가고. 그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그 와중에 무서운 가면을 찾는구나 싶어 그는 가만히 스즈네의 얼굴을 바라봤다. 머릿속으로 가면을 쓴 스즈네의 얼굴을 매칭하다 그는 별말없이 피식 웃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오직 그만이 알 일이었다.
"좋아해. 초코바나나. 자주 먹는 것은 아니지만 여름 축제하면 역시 그거잖아. ...그래서 하나는 꼭 먹어야 해."
마치 나름의 신념이라도 이야기하는 것처럼 카나타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간식을 달라는 링링 같다는 말에 카나타는 피식 웃으면서 좋아하는 것을 먹을 땐 원래 다 그래. 그런 말로 응수했다. 마치 자신은 아무런 잘못도 없고, 이것도 당연하다는 것처럼. 물론 그저 자기 합리화에 지나지 않았지만 뭐 어떻겠는가. 이런 날은 자기 합리화를 해도 괜찮은 법이라고 카나타는 생각했다.
이어 스즈네가 초코 바나나를 주문하고 그것을 들고 나오자 카나타는 가만히 초코 바나나를 바라봤다. 달콤한 향기가 가득 풍기고 있는 초코 바나나를 바라보던 그는 조심스럽게 초코 바나나를 챙겼다. 슬슬 손이 부족한 것은 카나타 역시 마찬가지였다. 야키소바에 메론 소다, 그리고 이제는 초코 바나나까지. 확실히 스즈네의 말처럼 어디에 앉아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카나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자리는 사람이 많아서 힘들거야. 조금 한적한 곳으로 가자. 그런 곳이라면 앉을 자리도 있어."
아니면 공연 보러 가자. 앉을 곳 있겠지. 서 있더라도 먹을 거 먹기에는 충분해. 그렇게 의견을 제시하며 카나타는 스즈네의 답을 기다렸다.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그는 딱히 상관없는 듯 했다. 한적한 곳이면 자신이 좋은 곳을 알고 있었고, 공연을 보겠다고 한다면 바로 그곳으로 향하면 될테니까.
"...그리고 초코바나나 고마워. ...평범한 초코바나나는 못 먹을 몸으로 만들어준다고 하더니 이런 것을 사올 줄은 몰랐어. ...잘 먹을게."
>>0 슬라이스된 오이라. 즉 이 멤버 중 요리를 할 줄 아는 멤버라는 것이고, 내 기억에는 카나 오빠가 유력해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쉬운 문제를 출제했을리는 없고 호죠군일지도 모른다.. ..스즈 언니는 내가 모르겠고 즉 확률은 내가 넣은 것이 아닌 카나 오빠와 미야마 양과 호죠군 3명 중 하나..! 다시 말해서 답은...
>>0 총 쏘는 것은 잘 못하는데, 그리 생각하며 따도 카나 오빠나 코하 언니 스즈네 언니에게 몰아줘야지라고 생각하며 총을 듭니다 Bang! 뱅! 통! 3번의 총성이 울리고 사격을 종료합니다. 그 결과는 어떠려나-하고 슥 결과를 확인하는(*즉 보고 쏘지 않았습니다) 츠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