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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풍경은 점점 기이하게 변화해 갔다······. 쏙독새 울음 소리가 간간이 들려 왔다. 두 사람의 걸음을 힐난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나아가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 같기도 했다. 모든 것이 토키와라의 평범한 산길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무엇이 「평범」이고 무엇이 기기괴괴인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려 놓으려는 듯이, 비상식적인 보랏빛으로 점멸하며 무릎까지 자란 무성한 풀숲.
분명히 기억나는 것 하나는, 오솔길은 그렇게 길지 않았고 석등이 이렇게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석등이 늘어선 사이를 지나갈 때마다 새하얀 빛이 하나씩 켜졌다. 저 멀리서는 낮은 울음 소리와 함께, 구근을 태우는 듯한 매콤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풍겨 왔다. 짐승의 울음, 아니면 사람의 울음? 맞은편에서 무언가가 무리지어 걸어오는 듯하지만, 눈에는 무엇도 비치지 않는다.
어느새 두 사람은 교토의 후시미이나리타이샤에 놓인 것과 비슷한, 무수히 길게 이어져 있는 센본도리이의 통로 앞에 다다랐다. 선선한 주황빛이 불처럼 형형했지만, 가까이서 바라보면 그 모습은 투명하다. 토리이의 붉은색은, 기괴하게 자란 보라색 수풀에서부터 난반사된 빛이었다······. 둘에게는 이 이상 걸어가면 안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인기척이 자꾸만 흘러들어 왔다. 바람보다 무겁고 슬픈 무언가가, 얼떨떨하게 선 두 사람의 몸을 그대로 뚫고 지나가는 것처럼 스쳐서 등줄기에 알 수 없는 감촉을 남겼다. 그때 등 뒤에서 나지막하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자 그 자리에 서 있는 건 낮과 마찬가지로 무녀복을 빼입은 키타토라 양이었다.
“길을 잃으셨네요.” 한밤중이라 지쳤는지 어딘지 힘이 없는 말투. 주춧대 없이 자라 허공을 둥실둥실 떠 다니는 덩굴처럼, 말에 아무런 심지를 느낄 수 없다. “말씀드렸잖아요, 혼자서 가는 건 위험하다고요. 정말로 큰일날 뻔했어요. 제가, 신사로 안내해 드릴게요······.”
키타토라 양은 붉은 하카마 자락을 나풀대며 미끄러지듯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어쩐지 떨떠름했지만, 결국 따라가지 않으려면 기괴한 토리이가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키타토라 양을 뒤따라 왔던 곳과는 다른 길로 오솔길을 타고 들어가면, 그간의 기묘한 경치가 마치 잠깐 졸면서 꾸는 꿈이었다는 듯이 사라지고 어느새 아무런 특이사항 없는 흙바닥과 익숙한 신사의 배전이 나왔다.
분명 키타토라 양을 따라 걸을 셈이었으나 원래 장소로 도착하고 나니 앞장서서 걷던 키타토라 양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두 사람은 아무래도 서둘러 신사의 입구 쪽으로 달려갔겠거니 하고서는, 흙길에서 나와 돌바닥을 지나 여우 석상이 있는 입구로 향하기로 했다. 그리고, 돌계단으로 내려가는 길목의 사무소 모퉁이에서 다급히 튀어나온 키타토라 양을 맞닥뜨렸다.
“정말, 두 분! 어디 가셨던 건가요? 산길에서 무슨 일이라도 당한 줄 알고 놀랐어요.”
분기 ③ 해금! - 보상으로 각자에게 「라무네」 1개, 「빨간색 부적」 1개 지급. - 단, 샤카도 치카게와 세이야 츠키에게는 추가 보상이 존재합니다. (>1597049860>288) - 이후로 이벤트 분기 ③에 도달하는 캐릭터도 모두 동일한 스토리와 보상이 적용됩니다.
스즈네주. 다음번에는 내가 명확하게 묘사하지 않은 부분을 두고 스즈네가 지적하는 묘사는 이런 부분 내가 이렇게 받아들였는데 내가 받아들인 게 맞냐 하고 물어봐줄 수 있을까. 내가 캐릭터 시선처리는 별도로 묘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에서만 넣는 타입이라... 솔직히 내가 생각하던 미카의 행동이랑 다른 행동이 나오니 조금 당황스러워서. ◐◐ 일단 지금은 미카가 감정적으로 몰려있는 상황이니 그렇다고 넘어갈게.
말수 적은 후배가 오만방자해 보여도 부디 그 사정을 헤아려주기를. 사춘기에 겪는 감정의 빈사상태라는 것이 아직 어린 영혼에게 남기는 것이 그리 적지는 않은 법이다. 몸을 일으켜세우지 않고 게을리 누워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고통이 남아 몸을 추스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니. 미카즈키에게, 오늘 겪은 정도의 만남이 아직 버거웠을 뿐이요, 익숙지 못했을 뿐이다. 그래서 스즈네가 미카즈키의 뺨을 잡아채어 당기며 미카즈키를 다그칠 제, 미카즈키는 뭐라 입을 떼려다가... 하려던 말을 바꿨다. 시선을 턱께로 내리깔며,
"주의하겠습니다."
하고 내어놓는 말끝이, 메말라 있다. 메마른 말을 뱉고 보니 입끝이 마르는지, 미카즈키는 다시 찻잔을 들어서 입가로 가져갔다. 그리고 찻잔을 들이킨다. 무슨 맛인지도 모를 액체를 입안에 쏟아붓는 와중에도 귀는 기울이고 있었던지, 찻잔을 내려놓으며 미카즈키는 다시 스즈네에게로 시선을 돌리면서 입을 열었다.
"차라리 어느 한 쪽이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과연 길 잃고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부상병자의 발언이다. 갈피를 잡는 것. 그게 첫 번째 준비인데 그것도 못하고 있는 셈이다. 미카즈키는 찻잔을 소리없이 잔받침 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스즈네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씁쓸하게, 한 마디 더 내려놓고 만다.
"...제가 그럴 자격이 있을까요?"
일순간 소년의 뒤로 그림자가, 아니, 그림자들이 스쳐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마음이 갈가리 찢겨나간 소년. 그가 정상적으로 성장한 청소년과는 거리가 먼 소년이라는 사실을, 오늘 스즈네는 몇 차례고 충분히 간접적으로 접해보았겠으나, 방금 그 빈상맞기 짝이 없는 질문은 어쩌면 오늘 스즈네에게 있어 그 상처를 가장 솔직히 드러내는 증상일지도 몰랐다.
와르르 무너지는 물보라 가운데에서 하나요는 어쩌면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무언가 서로 딱 맞물려서 옴짝달싹도 못하게 굳어져있던 무언가가 물보라에 휘말려 서로 아퀴가 빠지고, 쓸려나가버리는 것을. 하나요의 다이빙은 예상보다 많은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
대뜸 와락 목을 끌어안으면서 연못물을 뚝뚝 흘리는 하나요를, 미카즈키는 피해서 몸을 내빼거나, 이러지 말라고 밀어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마주 안아주지도 못했다. 하지만 무언가는 해주고 싶었다. 미카즈키가 할 수 있는 것은 겨우 하나... 차분히 손을 들어서, 하나요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몸을 던진 그 품에서, 하나요는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없다.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후후후 하고 웃던 그 아이에게서 느껴지곤 하던 따스한 체온이, 어느덧 이렇게 훌쩍 커서 돌아온 창백한 소년에게서는 없었다. 단지 물에 젖은 옷가지라던가 연못물의 온도에 낮아진 체온이라던가 하는 알량한 핑계로는 결코 설명될 수 없는, 무덤덤한 무감각한에 가까운 냉랭함만이 느껴졌을 뿐이다.
"아니, 돌아왔어."
감정을 추스리고, 미카즈키는 차분히 말을 내려놓는다. 지금은 단촐한 슬랙스에 셔츠 차림이지만, 가방에는 분명히 토키와라 고교의 야구부 유니폼이- 아, 가방. 어디에 내버려뒀더라. 아니, 상관없다. 지금은 가방을 어디에 뒀느냐가 아니라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니까. 그리고, 미카는 지금 무언가 말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 말이라는 게, 재회했을 때 하는 말치곤 정말로, 정말로 멋대가리없는 말이라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가 없다. 멋대가리없는 사람이니 멋대가리없는 말을 할 수밖에는.
온몸뿐만 아니라 소리까지 연못 물에 젖어버린 건지, 목소리가 어째 조금 눅눅해져서 꺼내어진다.
"...미안해, 하나요."
약속,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말하지 못하고 떠나서 미안해. 말없이 불쑥 돌아와서 미안해. 이런 형편없는 몰골로 돌아와서 미안해. 토키와라에 돌아왔는데 바로 널 찾아오지 못해서 미안해. 더이상 네가 기억하던 미키군이 아니라 미안해. 더 구구절절히 말하고 싶었는데, 겨우 두 마디 꺼내고 나니 목소리가 목에 걸려 잘 나오지 않았다. 미카는 그래서 고개를 잠깐 위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