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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질 거 같아? 그의 탄성에 마시로의 눈이 깜박인다. 알 지 못한다며 쓴웃음을 흘리는 미카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얼굴은 무구하다. 미카의 사정을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지금 그의 표정과 아까 전, 다시 돌아왔다는 그의 말을 토대로 대강 추측해 본다면...뭐 부메랑처럼 되돌아온 본인의 경우와 얼핏 비슷하려나, 마시로에게 공부는 그저 수단이고 그녀는 고작 탈선했던 것 뿐이지만. 예체능은 결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다. 촉망받는 예체능인이 타지로 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 온 경우라면 슬럼프라던가 마찰이 있었을까. 다 상관없고 2차 성징이 오기 전부터 야구를 즐겨하던 아이가 이 더운 날 여름방학에도 야구 연습을 하고 있는걸 보면 퍽 재미없는 게 당연한 거 같기도 하고. 뭐가 됐든 섣불리 판단하는 건 좋지 않다.
“마시로, 잘 컸지.”
잊어주지 않는다고 하니 기꺼이 제 자랑을 한다. 마시로, 그때는 정말 어린애였으니까. 지금은 키도 많이 크고 앳된 얼굴을 조금씩 벗어나면서 성숙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엇대. 뿌듯함을 감추기 위한 세모난 입과 달리 동그란 눈은 기대를 감출 수 없다. 발육과 성장으로만 따지자면 소년이 훨씬 더 월등한게 뻔하다만.
“근데 미카, 혹시 성인?”
혹시, 혹시나 하구. 그를 곤란하게 하기 위한 유치한 질문인지 순수 궁금증인지 모호한 얼굴로 깜박, 미카를 응시한다. 그의 덩치가 또래중에 평범한 축에 속하는 것은 아니라 사실 대학생이나.. 선생님이었다던가. 그럼 내가 좀 버르장머리가 없어지는데. 그런 얼빠진 질문을 하는 사이 미카는 어느새 휘적휘적 저 멀리까지 걸어가더랬다. 마시로는 주위 눈치를보다 급하게 미카를 종종 따라 뛰어갔다. 한창 이성과 엮어 놀리기 좋아할 시기에 의외로 이런 걸 신경쓰지 않는 점도 그렇고, 막 열어서 막 나눠주는 점도 그렇고... ...그렇게 머릿속으로 중얼대고 있을 때 쯤 미카의 목소리가 차갑게 일깨운다.
“아―나는 똑같은 거.”
손가락으로 미카를 가리키며 툭 대답한 마시로는 아이스박스 근처로 허리를 숙이더니 손끝을 살짝 담가 소년의 쪽으로 물 튀기며 웃었다.
카나타상이랑 소꿉친구구나. 종종 오는 건 그냥 단골손님이라고 생각했는데 카나타를 보러 놀러 오는 거였나 보다. 히라무는 말을 듣고 츠키에 대한 몇 가지 사실을 추측할 수 있었다. 카나타상을 오빠라고 부르는 걸 봐서는 카나타보다는 연하겠고, 이 동네 또래들은 토키와라 고등학교 학생이 아닌 경우가 더 드물고. 그럼 대충 히라무와 같은 1학년이거나 2학년이 될 텐데, 히라무가 돌아다니는 1학년 권역에서 본 적은 없으니 2학년쯤 되겠다.
거센 빗소리 안에서도 츠키의 목소리는 알아듣기 쉽다. 발음도 낭랑하고 목소리도 또렷하다. 그런 점에서도 수달 같은데...그래도 싫어하는 것 같으니까. 츠키의 말에도 틀린 데 하나 없고. 친구한텐 해달과 수달의 구별법을 보낼 수 있지만 모르는 사람한테 수달이랍시고 혼잣말 하는 건 실례다. 그래서 웬만하면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싸늘한 시선. 뜬금없이 초면인 남자에게 평가를 받아서 좋아할 여자가 어디있을까. (*실제로 그렇게 했다가 고소당한 적도 있으니 주의하자!) 그녀는 당신에게 무표정하게 답하고는 그저 비내리는 풍경을 쳐다볼 뿐이다. 우연히 만난 남성에 초면에 무례하기까지 헸으니 츠키 입장에서는 그 녀석이 생각나서 더 디분이 나빠지는 것이다.
어 츸주 막레 드릴까영 저 갑자기 이상한 생각 났는데 어케 생각하시는지 고견좀,,,저 지금 최악의 첫인상 쌓은 상태에서 갑자기 츠키를 만날 구실(????)을 만들고 싶어졌거든영 혹시 츠키 소지품 같은거 떨구고 가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영 (ㅋㅋㅋㅋㅋㅋㅋㅋ) 편하게 말씀부탁!~!~!~
등교길, 홍엽이 하나 둘 져간다. 가을이 지나갔고. 일단락된 일들을 돌아보아야 할 시간이다. 앙상한 가지가 될 것을 지켜봐야지.
당신은 등교하는 그를 바라보고 있다. 빛에 비추면 붉은 기가 도는 듯한 당신의 머리카락은 지금은 단정하게 빗어내려져 있지만, 한때는 꽤 부스스하고 뻗쳐 있었다. 등교하기 전 잠깐 차 옆에 앉았습니다.
"코이.가 바닷물에 시름시름 앓으면 곤란하잖아요?" 일견 듣기에는 알기 어려운 말입니다. 아무리 기수역까지도 가능해도 정말 집어넣으면 곤란하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래다주고 나면 코이가 헤엄치는 연못에 먹이를 줄 예정이니까요.
"코이의 이름. 알아요?" 제일 최근의 코이는 먼 듯 가까웠다고 했습니다. 내가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말이지요. 하지만 물에 빠졌다고 했습니다.
"아키라요." 그는 고개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대화는 하지만 얼굴은 보고 있지 않는다는 건. 일종의 합의였습니다. 그 뒤로는 무언이었습니다.
등교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내린 그를 당신은 손을 흔들어 배웅합니다. 갑자기 바람이 불어 낙엽이 눈을 가리기 시작했을 때 그는 사라졌습니다.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는 건 알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알림을 희미하게 보다가 가요. 라고 속삭였습니다. 차의 창문이 닫히고. 희미한 엔진소리의 흐름이 사라질 즈음에 그는 창에서 그것을 내려다보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