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도 찾아보면서 엄청 가고 싶어졌습니다wwwwwwwwwwww 근데 코로나 때문인지 요즘은 당일온천 안 하는 곳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저곳은 예약 잡기가 멧쨔 어려운wwww 하루종일 사이트만 바라보고 있으면 모를까 돈도 시간도 없는wwwwwwwwww 쿳소...🫠🫠🫠🫠🫠🫠
🤔 사실 생각해보니 멧쨔랑 1년 더 지낸 유우가는 중증이면 중증이었지 경증일 거 같진 않네요... 그래도 원본 유우가는 미스미랑 왕코쨩이 정보도 흘려주고 상담도 해주고 하면서 아주 야악간씩 가까워지니까 희망(?)은 있을지도 🤔 그래도 멧쨔보고싶어 😭 상태로 술에 절어 살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만화쪽이 무지 마일드하게 그려졌네요 이거 작화도 꼴보기 싫어서 리뉴얼을 해야 할텐데 🫠 (5년뒤일지도)
5개나 되는 탕을 원하는 걸로 골라서 원하는 만큼 쓰고, 아침과 저녁에는 호화롭다고 할지, 사치스럽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의 식사가 나오는 료칸인데도, 어째 묵는 동안 마음은 그닥 좋지 않았다. 마음이 별로 없는 상대와 여행을 오는 것 자체도 스트레스인데, 같은 방을 쓰는데다 틈만 나면 가까이 다가오고 맞닿으려고 해서 진절머리가 났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어쩌면 유우가는 클래식, 시니어 시즌 내내 이런 기분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렇다면, 정말로 못할 짓을 했었구나, 하고. 미안함과 죄책감이 가슴 한 켠을 무겁게 내리눌렀다.
이런 상태에서 여행이 좋게 흘러갈 리가 없었다. 공원을 거닐며 단풍구경을 해도, 유명하다는 폭포를 봐도, 중간중간 주전부리를 나눠 먹을 때조차도 계속 뚱한 표정을 한 채로 다니니 드디어 상대도 지친 듯 했다. 그래도 애써서 '어제밤에 무리해서 힘든가보네'라는 말을 꺼내는 쪽이 더 마음에 안 들었다. 별로 무리하지 않았어. 별 감흥 없었다는 쪽에 가까울지도 모르지. 꺼내지 못한 말은 다시 꼭꼭 씹어서 삼켰다.
츠나지에 돌아가지 않았던 건, 거기에 남아있을 수많은 추억에 내가 짓눌릴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돌아가지 않아도 별 다를 거 없다고, 이제야 실감하고 있었다. 어디에 있든 유우가와 함께 했던 추억은 끈질기게 나를 따라다니며, 시도때도 없이 고개를 불쑥 내밀고는 했다. 식사를 할 때도, 이곳저곳 구경을 다닐 때도, 료칸에 돌아와 목욕을 하고 이불에 누운 뒤에도. 끊임없이 나오는 추억에 자연스럽게 곁에 있는 상대에게 유우가를 투영하고, 실망해버린다. 유우가였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텐데. 어쩔 수 없다는 듯 받아주는 것 같으면서도 선은 명확하게 그었으면 그었지, 이렇게 하진 않았을텐데.
넉넉한 이불 속에서 쓸데없이 꽉 끌어안은 채로 잠든 상대를 흘끗 본다. 사진으로 봤던 유우가를 닮은 얼굴은 이제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 사진도, 내가 유우가를 그리워해서 그렇게 잘못 봤던 걸지도 모르지. 그냥 유우가를 보고 싶었던 거야. 그래서 그렇게 봤던 거겠지. ....하지만 아무리 봐도 유우가가 아니니까, 이제 그만해도 되겠지. 지금도, 끌어안고 자는 건 유우가랑 똑같지만, 완전히 다른 느낌이니까. ...전혀 기분좋지도 않고, 포근하지도 않으니까.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아침에 상대가 눈을 뜨자마자 돌아가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다. 원래라면 더 길게 진득하게 여행할 예정이었겠지만, 내가 빨리 여행을 끝내고 싶다고 해서 그런지 상대의 얼굴도 영 좋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순순히 알겠다고 하는 건 나를 생각해주는 건지, 내 뒷배인 할머니를 생각해서인지는 모르겠다.
다소 싸늘해진 분위기인채로 우리는 역에 도착했다. 플랫폼에 서서 물끄러미 철로를 바라본다. 상대가 뭐라고 얘기하는지도 전혀 듣지 않고, 멍하니 철로를 보다가 시선을 올렸다. 맞은 편에 선 누군가도 시선을 철로로 향하고 있었다. 덥수룩한 머리카락, 면도를 안 한 티가 팍팍 나는 후줄근한 모습이 어쩐지 익숙했다. 묘하게 초점이 어긋나있던 시야가 한순간에 또렷해진다. 귤박스를 덮고 있던 노숙자로 오해했던 그 날이 오버랩됐다. 착각인가? 또 유우가를 닮은 사람을 봐서 또 멋대로 덧씌우고 있는 건가? 몇번이고 눈을 깜빡인다. 몇번이고 봐도 유우가다. 틀림없어.
맞은 편의 네가 고개를 들어 시선을 올린다. 거짓말처럼 눈이 마주치고, 확신했다. 유우가가 맞다.
"—유,우가.."
유우가, 라고 중얼거린 말은 곧 열차가 들어온다는 방송에 밀려 아무에게도 닿지 못했다. 참 얄궂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사람을 이제야 마주했는데. 그 사이를 가로막듯 열차가 들어온다. 열차에 밀려들어온 바람에 치맛자락이 휘날리고, 열린 문으로 승객들이 타고내린다. 시간이 멈춘 듯이 우뚝 서 있는 나를 재촉하듯, 먼저 올라탄 상대가 손짓을 했다.
으헥... 너무 귀여워...🥰🥰🥰🥰🥰🥰🥰 멧쨔 이마 유성도 유우가 안경도 재현도 높아서 너무 귀여운wwwwwwwwwww 저 이거 살래요...🫠 사고싶어.. 우우웃...... 근데 이거 목도리도 너무너무 귀여워서 진짜 와 계속 보면서 귀엽다귀엽다하는 말만 하게 되는wwwwwwwww
히히wwwwwwwwww 목도리에 연보라색이랑 노란색 있는 거 보는 순간 이거다 해버렸지 뭐예요wwwwwwwwwwww 시간이 나면 나중에 헷쨔랑 2다이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먼가 마음에 들어해주셔서 멧쨔 기쁜데 실물을 보여드릴 수가 없어서 진짜 아쉽네요...이거 진짜진짜진짜귀여운데... 🫠
>>58 하지만 저 상대 쪽이 더 별로라고 생각하는 게... 저기 긴잔의 료칸은 예약 진짜 빡세서 상반기 예약 하반기 예약 단위로 받는 거로 안단 말이죠... 맨날 꽉꽉 차있는 곳인데 그걸 미리 예약을 잡았다는 건 🤔 멧쨔 아닌 다른 사람이랑도 갈 수 있었다는 소리죠 멧쨔를 소개받자마자 료칸예약을 했어도 쓰레기, 남이랑 가려고 잡은 료칸을 멧쨔랑 가는 것도 마찬가지로 쓰레기인wwwww
>>67 🤔...사실 유우가한테 옷을 굳이 사줘야 하나? 그냥 벌거벗고 내 집에서 나가도록... 하는 마음으로 멧쨔 거만 사긴 했는데 확실히 멧쨔가 입고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뭔가뭔가인wwwwwwwwwwwww 사은품으로 투명 튜브가 오긴 했는데 이거라도 입혀줄까 싶긴 하네요 🤔 목도리에 튜브...? 더 수상해지는데 🤔
목도리에 튜브...? 옆에서 혼자만 옷입고 있는 멧쨔도 뭔가 수상해지는 조합인데요...🫠 멧쨔.. 유우가를 어떻게 키우고 있는거야(??) 무슨 플레이하는 중인데..(????)
으헤헤.. 헷쨔랑 2다이 인형도 언젠가 나오는 거군요🤭 멧쨔 기대하고 있을게요 히히히
근데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니..🤔 상대도 만만찮게 -쓰-네요.. 그리고 사실 멧쨔한테 마음이 있다기보단 약간 프로미넌스가에 더 관심이 쏠려있다고 멋대로 설정하고 있기도 하고요🫠 멧쨔도 그런 촉이 와서 '날 신경쓰는 건지 내 뒷배인 할머니를 신경쓰는 건지'라고 하기도 했고... 아마...?
>>72 wwwww 이녀석들 10센치밖에 안된다구요wwwww 껴안았다가 쨔/붓 상태로 발견될 거예요 😏 물론 그것도 그거대로 좋은 느낌을 주지만... 본드로 좀 단단히 고정해놓고서 어디 키링으로 매달고 다닐까 싶기도 하네요 🤔 완전 철딱서니려나 그러면... 하지만 원래 모루인형은 그렇게 쓰는 거니까요...🫠 암튼 무지귀엽습니다
눈을 마주친 순간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 메이사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걸까? 놀란 것 같기도 하고, 기쁜 듯도 하고, 슬픈 것처럼도 보였다. 죄책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사형수가 가족에게 전할 말을 남길 때의 표정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열차가 들어왔다. 메이사는 아마 저 열차를 타고 떠날 것이다. 도쿄행이라고 적힌 열차로.
내가 메이사를 불러세워도 되는 걸까? 아니, 그런다고 세워질까. 애초에 메이사가 맞나? 보고 싶다 못해 내가 기어이 미쳐버린 게 아닌가. 그게 아니고서야 이렇게 기적처럼 만날 수가 있는 건가.
하지만 지금 아니면 다시는 못 볼 거 같다. 그런 예감이 들자마자, 목청에서 겨우내 막혀있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메이사―!!"
메이사의 이름을 이렇게 불러보는 게 얼마만이더라. 시니어 마구로기념 때가 마지막이었나. 약간 울음이 날 것 같은 기분으로 외쳤다. 메이사는 열차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흉터가 욱신거렸다. 메이사를 보자마자 두쿵거리던 심장이 혀뿌리까지 올라온 것만 같다. 이상해, 이상하다고. 고장난 게 분명하다, 네가 열쇠를 꽂고 간 그날부터.
보고 싶어. 내 말은 죽어도 안 듣고, 무시하고, 자기 좋을대로 휘두르다가 이젠 좋아하지도 않는, 내 속을 새까맣게 태워놓는, 틱틱대고 불평하고 눈살을 찌푸리기만 하는, 기어이 날 찌르고 가버리기까지 한 메이사지만.
그런 메이사라도 좋아. 계속 같이 있고 싶어. 달리지 않게 된 지금도, 꿈을 버리고 도쿄로 와서도. 열쇠로 날 몇 번이고 찔러도 괜찮아.
묻는 말에도 대답할 수 없었다. 진짜야. 진짜 유우가인가? 웅성거리던 승객들의 소리 사이로 크게 비집고 들어오는,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 이제는 꿈에서나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유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귀가 저절로 쫑긋 섰다. 여행 내내 처져있던 귀가 바르게 선다. 바쁘게 돌아간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서. 문이 닫힌다는 방송이 나오자마자 나는 곧바로 열차에서 뛰어내렸다. 당황한 상대가, 유우가를 닮았다고 생각했었던 그 사람이 다급하게 내 이름을 몇 번인가 더 부르지만, 아까 전과 다르게 내 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 메이사? 왜 그래? "....." - 아니 잠깐만, 왜 내려? 돌아간다고 했잖아? 메이사! 메이사——
그 사람이 뻗은 손을 막듯이 문이 닫히고, 열차가 출발한다. 창 너머로 나를 보는 황망한 시선은 무시한 채로, 반대편 플랫폼을 향해 달렸다. 반대편에 열차가 도착하지 않기를, 그 전에 내가 유우가에게 갈 수 있기를, 내가 본 유우가가, 내 이름을 부른 유우가가— 부디 나만의 환상이, 환각이, 환청이 아니기를 간절하게 빌면서.
레이스도, 간단한 트레이닝도 그만뒀지만, 그래도 제법 빠르다고 할 수 있는 속도로 달린다. 계단을 뛰어 내려가서 반대편 플랫폼으로 오자,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딱 한 사람만 내 눈에 들어왔다. 떠나가는 열차를 보고 있는 뒷모습이, 내 기억 속의 모습보다 더 길어지고, 덥수룩한 머리카락을 한 뒷모습이 보였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한 발짝, 또 한 발짝 다가간다. 가까이 다가가도 너는 여전히 떠난 열차 쪽을 보고 있어서, 내가 뒤에 바짝 다가가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어쩌면 모른 척을 하고 있는 걸까. 살짝 떨리는 숨을 가다듬고, 바싹 마른 입술을 괜히 여닫기를 두어번 하고나서야 말을 꺼낼 수 있었다.
".......바보, 허접."
그렇게 말하면서 유우가를 껴안았다. 보고싶었다던가, 찔러서 미안했다던가.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아서 겨우 꺼낸 말이 이런 거라니. 진짜 허접은 나야. 나라구.
열차가 지나갔다. 플랫폼은 텅 비어있다. 신기루라도 봤던 건가. 아니, 어쩌면 정말 메이사였고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서 무시한 걸지도 모른다. 어, 가능성 있지. 하지만 확인해볼 기회라도 줬으면 좋았을텐데. 한 번만 닿아보면 알잖아,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 어설프게 희망을 가질 바에야 그게 나을텐데.
끔찍한 기분을 애써 눌렀다. 이를 악물었다. 흉터는 여전히 욱신거리고, 심장은 쥐어짜이는 것 같고, 괴로워서 고함이라도 질러버리고 싶지만, 사람이 많으니까. 아직은 아니다. 아니야. 콧등을 꾹 눌렀다. 여기서는 이러지 말자. 꼴사납다고...
스스로에게 진정하라고 되뇌는 내 뒤를 누군가가 덮쳤다. 덮쳤다는 건 너무 과격한 표현이지만, 실감으로는 그랬다. 모르는 사람들 일색인 여기서 누가 날 껴안는다고. 손을 뒤로 해서 더듬어보면, 익숙한 머리칼과 보드라운 귀가 스쳤다.
- ......바보, 허접.
그 말에 울컥했다. 뒤를 돌아보기가 어려웠다. 거짓말 같다. 허리를 감싸고 흉터 위에 얹혀있는 손만 보이는데, 뒤를 돌아보면 이것도 훅 사라져버릴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확인을 해야 하는데...
"훌쩍."
숨을 꾹 참고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몸이 떨리는 건 감출 수가 없었다. 젠장, 이래서야 죄다 틀려먹었다.
"...어딜 싸돌아다니다가 이제 돌아오는 거야, 바보가."
이를 꾹 깨물고 돌아섰다. 그러자 보이는 갈색 귀와 흰색 유성. 날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일등성같은 눈. 그걸 보자마자 턱을 붙잡고 입맞춰버렸다. 맞추자마자 이성이 돌아와서 아차, 싶었지만 뗄 수 없어서, 그냥 그대로 껴안고는 오래오래 붙어있었다. 숨이 막힐 때까지. 입술을 여전히 맞댄 채로 숨을 몰아쉬다가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신기루일 수가 없다.
아, 유우가다. 내가 만들어낸 환상도 아니고, 진짜 유우가야. 진짜야. 확신을 더하듯 유우가를 더 꽉 끌어안았다. 아니, 그러려고 했지만 유우가가 더 빠르게 움직였다. 턱을 잡혀서 고개가 들리고, 그대로 입과 입이 맞닿는다. 눈을 감으면 유우가가 사라질까 약간의 불안감이 들었지만, 그냥 눈을 감았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도 더 선명하게, 맞닿은 우리의 입술이, 온기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한참을 안고 있다가, 천천히 눈을 떴다. 지근거리에서 눈과 눈이 마주친다.
"...나도." "나도 보고 싶었어..."
넘치도록 실감하는데도,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아차하는 순간 깨버리는 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그 정도로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니까. 그대로 유우가의 품에 머리를 폭 파묻고 부볐다. 시니어 시즌에도 자주 했던,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하지만 유우가가 아닌 사람에겐 결코 하지 않았던 익숙한 동작이다.
"....미안해."
열쇠로 찌른 것도, 너를 찌르고서 묘한 고양감에 기뻐하던 것도, 그대로 너를 두고 떠났던 것도. ....클래식 시즌부터, 내켜하지 않는 너에게 계속 달라붙어 귀찮게 굴던 것도. 아, 그래. 이런 짓들을 해놓고 어떻게 네 곁에 계속 남겠다고 말할 수 있을까. 뒤늦게야 그런 생각이 들어서 살짝 몸을 떼어놓으려고 했다.
평생을 귀찮게 굴어도 된다는 말에 왈칵 눈물이 터져나왔다. 그동안 할머니와 지내면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붙어있으면서는 꾹 참고 있었던 눈물이 한번에 터진 것 같았다. 하지만 플랫폼에 들어오는 열차와, 오가는 사람들의 소란스러움에 퍼뜩 제정신을 차렸다. 유우가의 품에 고개를 부비며 눈물을 닦아냈다.
내가 가는 대로 가겠다는 말에 유우가를 한 번, 그리고 이제 막 출발하는 열차를 한 번 봤다. 다음 열차는 4시간 뒤. 문득 떠올랐다. 오늘 돌아가겠다고 고집부려서 그냥 나와버린 료칸의 방, 아직 쓸 수 있으려나. 바로 다른 예약을 잡기엔 빠듯한 시간일테니 아마 아직 비어있지 않을까. 비어있지 않아도, 다른 료칸을 잡으면 될 일이다. 예전과는 다르게 돈이라면 꽤 있으니까, 조금 가격대가 있는 곳도 문제없고... 웃돈이 붙어도 걱정이 없지.
그런 생각에 잠겨있다보면, 네 시간 동안 뭐 할거냐는 물음이 들렸다. 다시 고개를 돌리면 유우가와 눈이 맞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얼굴이 가까워지고, 아무도 없는 플랫폼에서 우리는 다시 입을 맞춘다. 새삼스럽지만, 진짜로 꿈이 아니구나...
".....그 사람하고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가능하면 피했고, 어쩔 수 없을 때는 응하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하진 않았다. 그쪽은 나름대로 그런 걸 마음에 들어했던 것 같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상한 녀석이지... 어쨌든 아직도 서툴다는 뜻이잖아. 반박하고 싶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못하는 쪽일 것 같고, 유우가는 잘하는 쪽이니까... 조금 전에도 느꼈지만 확실히 잘하긴 하니까. 한 5분 정도를 그렇게 잔뜩 키스하고나서야 천천히 말을 꺼냈다.
"...나 원래 일정 더 남아있었는데, 그냥 가겠다고 하고 나온 거라." "료칸에 잡아뒀던 방... 바로 다른 예약이 차진 않았을 것 같은데. ....같이 가자. 만약에 찼어도 다른 숙소 잡으면 되니까."
그렇게 말하며 유우가의 손을 잡았다. 커다란 손은 여전히 따스해서, 꿈에서 보던 그대로라서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대로 돌아가기엔 서로 할 얘기도 많을 것 같고.... .....아직 돌아가고 싶지 않으니까."
"흐음― 료칸인가." "좋아, 금방 나가서 다른 남자를 데려오는 게 어떻게 보일진 모르겠지만."
슬쩍 웃었다. 깍지낀 메이사의 손을 더 꽉 잡았다.
"난 그런 메이사도... 좋으니까."
좋아한다는 말은 눈을 맞추고 하기 부끄러워서 피해버렸지만. 이거로 메이사가 어떤 죄책감이랄까, 불편한 기분에서 해방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난 친절한 아저씨들에게만 잘 대해주는 메이사도 좋아했던 거니까. 이제와서 특별히 달라질 건 없지. ...좀 심기 거슬리긴 하지만.
하지만 그런 불만이 표출될 기회는 없었다. 료칸 마을까지는 역에서 버스로 40분, 게다가 버스는 하루에 5번만 오는데 어떻게 가려나 싶었는데... 택시를 타더라. 그리고 딱 봐도 엄청 번듯한 료칸 건물로 날 데리고 들어갔다. 전망 좋은 3층의 일본식 방에 들어섰을 때, 나는 이미 완전히 기가 눌려버렸다. 아니 뭐랄까, 이 건축양식이랑 방의 향에서 풍기는 냄새부터가 다르다니까. 다다미도 내가 묵었던 여관과는 차원이 다르고. 게다가 여기 료칸인데 프라이빗 욕탕도 딸려있는 특실이잖아. 애초에 그게 아니더라도 이, 현관에서부터 나 부자요 하는 그런 게 있더라니깐. 나랑은 문화가 달라.
이런 데에 머리 덥수룩하고 수염 부숭부숭한 아저씨가 들어와도 되는 거야? 되는 겁니까? 아, 역시 키스하기 전에 면도는 좀 해둘걸 귀찮다고 냅뒀다가......
"...나 일단 면도 좀 하고 와도 돼?"
자각하고 나니까 이건 뭐, 다른 남자를 데려왔다가 아니고 '유기견 입양하려는데 남친이 귀찮게 굴어서 남친을 파양했어요' 수준이잖아.
"그리고 일단 좀 씻고... 옷도 좀 갈아입고."
일단 냅다 떠나온 거라 단벌이다. 막상 좋은 향이 풍기는 방에서 완전 어른여성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메이사를 보다보니까, 나 이래도 되나 싶어서.
".........미안."
따지고보면 클래식 시즌 때랑 다를 것도 없는데, 어쩐지 메이사를 좋아한다고 자각을 하고 나니까 미안해졌다.
어차피 여행지에서 오며가며 스쳐가는 사람들 중 하나로 남을테니까. 뭐라고 떠들든 크게 신경쓸 필요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가볍게 넘기던 찰나, 뒤이어 들린 말에 멈칫했다. 유, 유우가가... 좋아한다고 해줬어... ....키스까지 한 주제에 그런 말로 부끄러워하냐고 딴지를 걸만도 하지만, 하지만, 직접 듣는 건 거의 처음이고..... 슬쩍 본 유우가는 고개를 돌리고 있긴 했지만, 언뜻 보이는 귀가 조금 붉은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찢어질듯 올라간다.
"....나도, 좋아해. 유우가."
그리고 손을 잡아끌며 일어섰다. 사실은 꼭 끌어안고 또 키스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오늘 우리는 숙소가 아니라 역에서 자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출발한 우리는 이미 한참 전에 떠난 버스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대신 택시를 타고 료칸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어쩐지 유우가의 표정이... 음.. 표정이라고 할까, 분위기 같은 게 말이지. 묘한 느낌이 들지만 그냥 묵묵히 방으로 향했다. 예상대로라고 해야할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아까 나갔던 방은 아직 다른 손님을 받지 않은 채였다. 그래서 그냥 다시 쓰겠다고 하고, 식사 예약도 원래 일정대로 유지하겠다고 했으니 이제 걱정은 덜었다.
"응, 여기 탕은 아무때나 원하는만큼 들어가도 좋으니깐. 느긋하게 있다가 가자." "......갑자기? 일부러 기르는 줄 알았는데."
아니, 그게... 물론 이래저래 덥수룩하고 좀 후줄근해 보이는 느낌이긴 했지. 내가 없으면 더 잘 살겠거니 했는데 의외로 아니라서 좀 의아하기도 했고. 그래서 내린 결론은 그냥, 일부러 기르는 중인가?하는 지레짐작이었고. 그래서 면도 좀 하고 와도 되겠냐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신경쓰고 있는 걸까. 하긴, 나도 할머니랑 지내게 된 초반에는 약간 그런.. 느낌이긴 했지. 나랑 다른 문화, 다른 급인 환경에서 내가 이러고 있어도 되는 건가 싶은 그런... 그런 느낌. 미안하다고 말하는 유우가에게 다가가서 그대로 꽉 껴안았다.
"왜 미안해? 난 그런 유우가도 좋아해. ....어떤 유우가라도 좋아하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하지만 역시 씻는 건 환영이지. 정확히 말하자면, 같이 씻는 거. .....평생 귀찮게 굴어도 된다고 했잖아. 유우가가 확실히 말했잖아. 그러니까 괜찮지?
"그럼 씻고 유카타로 갈아입을까. 나도 같이 들어갈래. 괜찮지? 응?"
끌어안은 채로 유우가를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눈이 마주치면, 저절로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그냥 자기 관리를 안 한 거라고 설명할 틈도 없이 꽈악 껴안겼다. 아까부터 신경쓰였던 다른 향수 냄새에 어질어질하다.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껴안아도 괜찮았지만, 이제 방에 들어와서부터는 좀, 그, 거리가...
"이게 그, 좋... 좋아하는 사람한테 이런 꼴 보이면 좀 그렇잖아... 미안하다고. 그게. 그러니까 잠깐 팔, 팔 좀..."
그런 나의 사정 따위는 봐주지도 않고 같이 씻자는 제안을 하는 메이사. 아참 그랬지, 이 녀석 멧쨔스키 스위치가 켜지면 이렇게 마구 들이대는 타입이라서 날 매번 시험에 빠트렸었지... 그때는 자기관리가 됐지만 요즘은 좀 곤란하다. 대충 먹고 술 마시다 자고 출근하고, 그런 일상의 반복이라.
살짝 눈을 뜨고 내리깔았다가, 배시시 웃는 얼굴에 바로 눈깔을 뒤집었다. 방금 위험했다고. 멧쨔스키 모드 진짜 좀 그래. 사람의 존엄성이라는 걸 뭘로 아는 거냐고 우리 안 좋게 끝났다가 감동적으로 다시 만났는데 이러고 싶지 않다고...! 나도 순애와 무드라는 걸 아는 사람이다 이 말이다.
"알겠어, 좋아하는 거 알겠는데 그... 같이 씻는 건 조금 그, 그렇..."
사알짝 다시 시선을 내렸다가 표정에 철렁했다.
"아, 큿, 아씨... 그, 그런 게 아니고 내가...!"
결국엔 메이사의 손을 겹쳐잡고... 다리 위에 올려놨다. 이번엔 가이세키 정식에 나오는 젓가락으로 찔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딱히 효과를 보진 못했다. 적어도 이 설명이 메이사에게 잘 먹히길 바랄 뿐이다. 조금 진정효과를 가져오면 더 좋고.
같이 씻는 건 좀 그래, 라고 하는 말에 눈썹이 내려가고 웃음도 스르르 사라졌다. 그래도, 그래도 손을 겹쳐잡길래 괜찮다고 해주는 건가~ 싶었다가 움찔. .....잇, 이, 이거.... ....아, 아니... 새삼스럽네. 나, 나 이렇게 보여도 어른이고, 유우가한테 말하긴 좀 그렇지만 결국 다른 사람하고도 그랬고... 별 감흥도 없고 좋지도 않고 싫을 뿐이었지만. ...그, 근데. 진짜 새삼스럽지만.... ...확실히 다르다. 느낌이라는게, 그러니까, 어제까지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 그, 오늘, 이번엔.... 얼굴이 확 뜨거워지는게 느껴졌다.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걸까, 그, 그래도 이렇게까지 다르다고? 스스로도 놀라울 지경이다.
"아, 그, 그렇, 그렇네에...."
겹쳐잡던 손이 떨어지면, 파다닥 손을 거두고 가슴 앞에서 모아잡았다. ....그, 그렇구나아... 조금 전까지는 유우가를 똑바로 보던 시선을 어쩐지 마주치기 힘들어서, 뭐랄까, 새삼 부끄러워서. 슬쩍 고개를 돌리게 된다.
wwwwwwwwwwwwwwww멧쨔wwwwwwwwww상냥하네wwwwwwwwwwwwwwwwwwwwwwwwwwww이 순애 소녀 어째야하냐고wwwwwwwwwwwww 유부녀인데 순애소녀..근데 아가씨..헐..........근데 쑥맥........ 이게 한 번에 가능하다니 저는 그만 정신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으히히... 열쇠지아 최고🤭 근데 진짜 원본지아랑 다르게 럭셔리네요..🫠 멧머니의 힘 굉장해....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고🤔 열쇠지아는 열쇠를 일찍 맞아서(...)팔자가 핀 거 아닐까요🙄 같은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저도 슬슬 잘 때가 된 거 같기도...으?헤..🫠
wwwwwwwwwwwwwwwwwww요즘 저희 완전 늦게 잤으니까요 오늘은 뇌=송송 상태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죠...🫠
사실 저는 멧머니한테 전남친이 (대충 사정설명하고 그렇게 됐다는 보고) 했을 거 같은데 얼마 지나지 않아 료칸에서 2박 일시불 120만원 결제 문자가 와서 🤔 우리 손주는 뭘 하고 있는 걸까... 하는 멧머니를 생각했어요 뭔가 멧쨔 웃길 거 같네요 🫠
그리고 2박 지나고 완전 반짝반짝탱글탱글반들반들✨ 상태로 무슨 유기견 같은 거 데려와서 😼 할머니 나 이 사람이랑 기정사실 만들어버렸는데💕 불쌍해서 내가 책임져주기로 했어💕 😒💦💦 (이쪽도 괜찮다고 해서 속았음......오는 열차에서 알게 됨) 하고 있으면 뒷골 잡을지도요www